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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영화 품은 미술…파티뇨·에이젠슈타인 감독 특별전

영화와 미술, 그 경계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는 이들이 있다. 영화감독이자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는 로이스 파티뇨와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1898-1948) 감독이 영화제에서 특별기획전시를 펼친다. 영화제 기간 전주 디지털독립영화관 기획전시실에서는 로이스 파티뇨의 버티칼:시간과 경관이, 백희 갤러리에서는 천재영화감독 에이젠슈테인의 드로잉 세계를 찾아서가 열린다. 감독의 작업세계를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영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이들의 영화와 미술을 접목한 행보는 영화와 지역을 결합한 전주영화제와 그 맥락을 같이 하기도 한다.△ 이미지와 시간의 확장지난달 30일, 로이스 파티뇨 감독은 GV를 앞두고 자신의 전시 버티칼:시간과 경관이 진행 중인 디지털독립영화관 기획전시실을 찾아 혹시 스크린에 문제가 생기진 않았는지, 설치작품이 잘 상영되고 있는지 꼼꼼히 살폈다. 전시는 지난달 29일부터 시작했지만 수시로 전시장을 방문해 점검하고 있다. 그가 직접 작품을 제작하고 전시를 기획해 선보이는 만큼 애정이 각별하다.그는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에서 죽음의 해안으로 작품상을 수상한 유망한 감독이자 영상과 이미지를 주제로 비디오 설치작업을 선보이는 현대 미술가이다. 풍광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주목하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고향인 스페인 비고 인근의 갈리시아 지역 자연을 재료로 영상을 선보인다. 특히 영상 수직의 시간은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만든 작품이다. 그에게 수직적 시간은 인간 내면의 시간이고 수평적 시간은 자연의 시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 두 시간의 축이 만나는 지점을 표현하고자 했다.풍경은 하나의 이미지 안에 응결된 시간의 지층들이다는 영화인 카를로스마구이로의 말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는 그는 작품을 통해 풍경 속에 담긴 다양한 시간의 결, 그 너머에 존재하는 대상의 다른 차원을 드러내고자 한다.△ 천재감독의 작업세계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1898-1948)은 라트비아출신의 옛 소련 영화감독, 영화이론가이자 예술가이다. 영화사의 기념비적 걸작인 전함 포템킨과 오래 된 것과 새로운 것 등의 작품을 발표해 러시아 영화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두 개의 영상을 교차시켜 극의 긴장감, 심리표현을 더하는 몽타주 이론을 확립해 현대 영화이론의 기술적, 예술적 토대를 구축했다.그는 드로잉 예술가로도 유명한데 작품들의 상당수가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영화제 기간 백희 갤러리에서는 에이젠슈타인이 영화를 제작하면서 작업한 드로잉 작품 50여 점이 전시된다. 러시아국립보관소와 협력해 선보이는 희귀 작품들이다.1910년~1940년대 후반에 제작된 것들로 영화 전함 포템킨 폭군 이반 퀘 비바 벡시코 등을 촬영하기 전 캐릭터나 화면 구도를 그린 작품이 대부분이다. 폭군 이반의 3막 마지막 장면을 스케치한 작품은 실제 영화에서 거의 동일하게 재현됐는데, 이처럼 드로잉과 영화 속 장면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작품 감상의 묘미다.전시와 함께 올해 탄생 90주년을 맞아 디지털버전으로 리마스터링한 그의 영화 전함 포템킨도 상영한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6.05.04 23:02

[전주국제영화제] 프로젝트마켓 '시인의 사랑'·'이중섭의 눈' 최우수상

우수한 작품의 제작과 배급을 돕는 제8회 전주프로젝트마켓에서 극영화 피칭 부문은 시인의 사랑(감독 김양희), 다큐멘터리 피칭 부문은 이중섭의 눈(감독 김희철)이 각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지원금 1000만원을 받는 시인의 사랑에 대해 심사위원단은 시인이 새로운 사랑에 눈 뜨는 과정을 재치 있는 솜씨로 그려냈다고 밝혔다. 작품은 현장에서 관객의 투표로 선정되는 관객상까지 받았다. 이중섭의 눈에 대해서는 개인적, 사회적, 예술적 차원 등 다양한 각도에서 이중섭의 삶을 조망하는 방식이 돋보인 작품이라고 밝혔다.극영화 피칭 부문의 TV5MONDE상(상금 500만원)에는 우정이 불타고 있다(감독 신아가 이상철)가 선정됐다. 오리의 웃음(감독 김영남)은 우수상을 수상해 사운드 마스터링과 디지털 색보정을 지원받는다.다큐멘터리 피칭 부문에서 영화 간첩의 탄생(프로듀서 조은성)은 TV5MONDE상(상금 500만원)과 관객상을 받았다. 까치발(감독 권우정)은 우수상을 수상했다.또한 라이징 시네마 쇼케이스에서는 말기 암 청년의 특별한 도전을 다룬 뚜르, 잊혀진 꿈의 기억(감독 임정하)이 배급지원상(상금 1000만원)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의 한 달 간 상영을 확보하게 됐다. 이소현 감독의 다큐멘터리 할머니의 먼 집은 KB국민카드상(상금 500만원)과 관객상을 받았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6.05.04 23:02

[전주국제영화제] 표 못구해 발 동동…역대 최다 매진

지난달 28일 개막한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이 매진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개막 초반 4일 동안 매진된 회차가 106회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16회 영화제 같은 기간 95회에 비교하면 11회나 많다. 그동안 매진 회차가 가장 많았던 지난 2014년 제15회 영화제 104회도 넘어섰다.관객에게 인기있는 상영작은 전주시네마프로젝트인 우리 손자 베스트와 눈발, 우아한 나체들과 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자백 7년-그들이 없는 언론 마담 B 시선사이등 다큐멘터리 영화다.영화제에서 회고전이 열리고 있는 필립그랑드리외 감독의 밤임에도 불구하고같이 심오하고 철학적인 영화들도 매진행렬에 올랐다. 올드 보이제작과정을 기록한 올드 데이즈와 지난달 30일 야외상영이 이뤄졌던 동주도 매진을 기록했다.영화제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리 개막 초반에 연휴가 없어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관객이 꾸준히 들고 있어 고무됐다면서 상영관을 집중해 동선을 최소화하고, CGV전주고사 등에 상영관을 더 확보한 것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밝혔다.영화제 조직위원회는 5일부터 폐막일인 7일까지 이어지는 연휴에도 관객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영화·연극
  • 은수정
  • 2016.05.03 23:02

[전주국제영화제] "이 영화 사세요" 전주프로젝트마켓 4일까지

전주국제영화제 주요 프로그램인 전주프로젝트마켓(JPM)이 1일 개막, 4일까지 전주프로젝트프로모션라이징 시네마 쇼케이스오픈 포럼 등 다채로운 행사를 연다. 전주프로젝트마켓은 참신한 다큐멘터리를 발굴해 배급해외진출 등을 돕는 교류의 장으로, 올해는 160여개 투자제작배급사 관계자 400여 명이 참석한다.전주프로젝트프로모션에는 극영화 피칭(투자설명회)과 다큐멘터리 피칭을 통해 10편의 작품이 소개된다. 극영화 피칭 소개작은 시인의 사랑(감독 김양희) 오리의 웃음(감독 김영남) 우정이 불타고 있다(감독 신아가, 이상철) 잉걸, 불타는 도시(감독 이정국) 철혈남아(감독 고은기) 등 5편이다. 다큐멘터리 피칭은 간첩의 탄생(감독 조은성) 까치발(감독 권우정) 더 디스코 스타(감독 이주호) 무스탕 가는 길(감독 정형민) 이중섭의 눈(감독 김희철) 등 5편이다.라이징 시네마 쇼케이스에서는 그저 그런 여배우와 단신 대머리남의 연애(감독 박영임, 김정민우) 다방의 푸른 꿈(감독 김대현) 뚜르, 잊혀진 꿈의 기억(감독 임정하) 파란 입이 달린 얼굴(감독 김수정) 할머니의 먼 집(감독 안보영) 등 배급사가 없는 한국영화 5편이 배급사를 대상으로 작품을 홍보한다. 전주프로젝트프로모션과 라이징 시네마 쇼케이스의 각 수상작은 3일 열리는 JPM 시상식을 통해 발표한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6.05.03 23:02

[전주국제영화제] 세상 민낯 폭로 '명품 다큐' 전주서 훨훨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충직)는 대안독립 정신을 기치로 하는 만큼 현실의 민낯을 드러내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올해 상영작은 우리사회가 현재 필요로 하는 내용을 담은 수작(秀作)이라고 평할 만큼 높은 완성도와 현장감을 자랑한다.매년 굵직한 다큐들이 주목을 받음에 따라 올해부터 다큐멘터리 부문 시상을 새로 마련했다. (주)진모터스의 후원을 받아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와 한국경쟁 부문 상영작 중 우수한 다큐를 선정해 다큐멘터리상(상금 1000만원)을 수여한다. 대상은 비경쟁 섹션인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부문의 영화 자백 등 7편과 한국경쟁의 마담B 등 3편으로 총 10편이다.△ 대한민국을 직시하다영화 자백은 다큐는 물론 올해 영화제 라인업 중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작품이다. 국정원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사건을 중심으로 40여 년간 발생한 간첩 조작사건을 추적하는 내용으로, 뉴스타파 최승호 피디가 연출했다. 최 피디는 국민들에게 숨겨진 진실을 알리고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며 대안언론인 뉴스타파만이 넘을 수 있는 선이라고 생각하고, 3년 동안 취재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자백은 단순히 사건을 기록하거나 피해자 입장에서만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을 파헤쳐 사건 이면의 진실을 밝혀낸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공세적인 카메라와 들이대는 그들의 배짱에 관객들은 박수를 보냈다.7년-그들이 없는 언론은 EBS에서 지식채널e를 연출했던 김진혁 한예종 교수가 연출한 작품으로, 이명박 정권 초기인 2008년부터 해직된 언론인들의 삶을 담았다. 표류하고 있는 언론 현실을 해직 언론인을 통해 조명하고 있다. 이들은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가운데에서도 언론인으로 살아갈 길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한다. 저항이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무뎌지고, 권력은 견고해지는 흐름 속에서 언론인의 길을 지키려는 고단한 여정은 쓰디쓴 감동을 준다.탈북자들의 브로커 역할을 하는 중년 여인의 이야기 마담B(감독 윤재호) 역시 전석이 매진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흔한 탈북자 다큐처럼 보이지만 영화는 거친 캐릭터와 상황보다는 여인의 굴곡진 삶을 쫓는다는 점에서 더욱 모호하고 풍부한 감정을 담는다. 김영진 수석프로그래머는 자본주의 천국 남한에 와서 겪는 환멸을 다루는 것도 아니고 삶을 망가뜨린 남한 국정원을 비판하는 것도 아니다며 의외로 멜로 드라마틱한 요소도 있고, 다큐멘터리가 줄 수 있는 또 다른 충격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삶의 이면을 들추다코뮌 서울(유자경)은 눈부신 부의 축적을 이룬 근대화 도시와 퇴락한 재개발 지역, 21세기 자본주의 서울에 관한 두 가지 낯선 풍경을 동시에 드러내는 작품이다.노후 대책 없다(감독 이동우)는 공연을 이어가기 위해 식당에서 서빙도 마다 않는 일곱 번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펑크밴드의 이야기를 담았다. 자신들의 미래를 낙관하진 않지만, 그래서 노후 대책도 없지만, 이에 상관없이 펑크음악의 존재 이유를 당당하게 증명하는 밴드 멤버들의 자부심과 개성은 관객을 매료시킨다.백스테이지(감독 이재호)는 종합격투기 선수들의 무대 이면의 삶을 조명한다. 각자 다른 상황에 처한 선수들이 화려한 재기를 꿈꾸며 지옥 같은 훈련을 이겨낸다. 단 한 번의 패배로도 돌이키기 힘든 좌절감을 안아야 하는 그들이 어떻게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며 살아가는지 보여준다.베트남 전쟁 종군기자였던 영국 사진기자 필립 존스 그리피스의 카메라 시선을 따라가는 벌레의 눈물(감독 정희도이세영)은 베트남 전쟁의 참혹했던 기억들을 더듬는다.할매-서랍은 김지곤 감독이 부산 산복도로 재개발을 소재로 찍은 할매(2011)와 할매-시멘트 정원(2012)을 잇는 3부작의 완결판이다. 새로운 마을에서 살게된 할머니들이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삶의 흔적을 담았다.△ 풍경과 사람, 어우러지다비스타리, 히말라야(감독 박정훈)는 네팔로 여행을 떠난 네 명의 뮤지션들이 그곳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 교류하는 이야기다. 이 영화의 묘미는 감독의 의도와 다르게 흘러가는 뮤지션들의 예상 밖 행동과 여정들이다. 그들이 목적한 여행을 포기하는 동안 화면을 채우는 것은 그들의 음악과 여행 도중 현지인들과 나누는 우정이다.제주 해녀의 삶을 7년간 기록한 물숨(감독 고희영)는 그들의 고단한 삶을 수려한 풍경과 함께 녹여내 아름다운 다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녀들은 지난 200년간 산소통 없이 맨몸으로 잠수해 수중에서 해산물을 잡으며 생계를 유지했다. 이들 중 일부는 물질을 하다 목숨을 잃는다.△ 기념비적 작품 되짚다전주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제작과정을 다큐로 만든 올드 데이즈(감독 한선희)도 주목받는 작품이다. 한선희 감독은 한국영화 역사상 가장 큰 국제적 영향력을 끼친 올드보이의 뒷이야기를 하나의 관점에서 재구성했다며 드러나지 않았던 영화의 이면을 탐사하는 작업은 쉽지 않았지만 그 당시 제작진들의 너무도 큰 열정과 애정을 최대한 담아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비전을 위해 타협하지 않았던 박 감독의 예술적 자의식과 제작의 조건들, 다양한 관점에 서있는 스태프들의 충돌과 협업을 신비롭게 드러낸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6.05.03 23:02

[전주국제영화제] 회고전 여는 필립 그랑드리외 감독 "시간·관계 재구성…새로운 세계 구축"

강렬한 장면들이 변화무쌍하게 나오는 것, 이것이 나에게 영화입니다.전통적인 서사 구조에서 벗어나 이미지 그 자체에 대한 힘과 변화를 중시하는 필립 그랑드리외 감독. 특히 그는 정체불명의 공간, 헐벗은 육체, 소리와 장면의 조합을 통해 신체-이미지에 대한 탐구 작업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올 영화제에서는 그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회고전 필립 그랑드리외: 영화언어의 재발견을 통해 그의 근작 밤임에도 불구하고(2016) 위협(2015) 등 대표작 8편을 선보인다.지난 1일 CGV전주고사점에서 열린 마스터클래스에서 감독은 밤임에도 불구하고에 출연한 여배우 록산느 메스퀴다와 함께 그의 작품 세계와 작품 제작 과정 이야기를 들려줬다.그는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시간의 흐름대로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관계를 재구성해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다며 변화 없이 다들 이해할 수 있는 것을 만든다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에게는 서사성, 연속성보다는 장면마다의 강렬한 흡입력, 그리고 영화 안의 새로운 세계에 빠져들 수 있는 집중력과 리듬감이 중요하다.그는 나의 작품들은 내용으로 보자면 구조와 골격이 거의 동일하다. 다만, 이를 몸의 장면과 감각을 통해 다양한 형식으로 구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사물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강렬한 장면을 만들어 내는 것, 그리고 이를 파도처럼 율동과 강약을 갖게 하는 것이 나의 영화의 형식이다고 강조했다.한편, 그는 이러한 작업은 감독 혼자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나에게는 배우가 무척 중요하고 소중한 존재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 속 세계 안에 자연스럽게 들어가 배역에 투영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록산느 메스퀴다는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다시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6.05.03 23:02

[전주국제영화제] 영화제 찾은 '귀향' 조정래 감독 "상영 때마다 영혼 한분씩 돌아올 것"

할머니들에 대한 죄의식에서 시작된 작업입니다. 전 국민이 알아야 된다고 생각했고, 지금은 세계에 알리기 위해 곳곳을 돌며 상영하고 있습니다. 바라는 것은 하나입니다. 진실된 사과이지요. 할머니들이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한 달여 동안 할머니들과 함께 미국 전역을 돌며 귀향(鬼鄕)을 상영하고 돌아오자마자 전주영화제를 찾은 조정래 감독. 전주영상위원회가 마련한 씨네 골든 마우스주인공으로 지난달 30일 관객과 만났다. 귀향의 제작은 지난 2002년 봉사를 위해 갔던 나눔의 집에서 강일출 할머니의 태워지는 소녀들이라는 그림을 보면서 시작됐다. 14년만에 제작이라는 결실을 맺기까지 4만여명의 국민 후원과 배우와 스태프들의 재능기부가 있었다.조 감독은 모두가 귀향제작은 불가능이라고 말했다면서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은 거절과 실패, 구걸의 역사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할머니들에 대한 약속과 타국에서 사망한 20만명에 달하는 위안부 소녀를 고향으로 데려오자는 다짐에서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 회씩 상영될 때마다 영혼이 한 분씩 돌아온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10만여회 상영됐으니 앞으로 그만큼 더 상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너무 어린 소녀들이 끌려갔고, 비참하게 죽었습니다. 살아남은 할머니들도 치유될 수 없는 상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생존해계시는 분들이 44명에 불과합니다. 상당수가 병원에 계시고요. 한분이라도 더 계실 때 그분들의 이야기를 하고, 알려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고 있습니다. 저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알리는 일의 시작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풀어나가야 할 숙제입니다.조 감독은 할머니들은 일본군에 끌려갔던 당시에 머물러있다면서 주름진 소녀들이라고 불렀다. 할머니들의 증언집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가 일본의 증거가 없다는 주장에 반박자료가 되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조 감독은 귀향제작과정과 할머니들의 증언과 영상기록을 모은 14년 귀향 제작기다큐멘터리도 준비하고 있다면서 동주를 제작한 이준익 감독의 말처럼 일본의 프레임 속에 아직도 우리가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영화·연극
  • 은수정
  • 2016.05.02 23:02

[전주국제영화제-'올드 데이즈' 시네마클래스] 개봉 13년 '올드보이' 추억…"한국영화사 기념비적 작품"

한국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올드 보이(Old Boy).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의 메가폰을 잡기로 한 박찬욱 감독과 임승용 프로듀서, 그리고 오대수 역을 일찌감치 수락한 배우 최민식은 3개월 여 동안 매일같이 만나 영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했다. 당시 박 감독은 최민식에게 우리 영화는 고상한 칸느에 가지 못하는 것 아시죠. 꿈도 꾸지 마세요.라고 했다.15년동안 영문도 모른채 사설감금방에 갇혔다가 풀려난 한 남자가 자신을 가둔 이의 정체를 찾아가는 복수극 올드 보이는 한국영화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올드 보이제작과정과 스태프들의 회고를 담은 다큐멘터리 올드 데이즈(Old Days)를 만든 한선희 감독은 올드 보이가 제작될 당시 한국영화는 35mm필름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시기였으며 시각효과가 정착되던 시기였고, 사운드와 음악이 부각되던 때였는데, 올드 보이는 이러한 면에서 의미있는 변화를 보여줬던 작품이었다면서 올드 보이 팬으로서, 또한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제작과정을 특별하게 기록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지난달 29일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아시네마스케이프 상영작 올드 데이즈시네마클래스에는 박찬욱 감독과 임승용 프로듀서, 그리고 한선희 감독과 백준오 프로듀서가 영화와 다큐멘터리 제작에 관한 뒷얘기를 들려줬다. 시네마클래스에는 특히 영화를 공부하고 있는 학생과 제작자들이 대거 참석했다.한 감독은 올드 보이제작 10년을 기념해 지난 2013년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이 개봉했을 때, 부가영상 제작을 제안받았는데 관습적으로 만들고 싶지 않아서 다큐멘터리 형식을 제안했고, 촬영까지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초 계획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 전주영화제를 통해 공개하게 돼 올드 데이즈를 기다린 많은 이들에게 송구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한 감독은 올드 보이영화 자체가 영화사에서 간단하게 다룰 작품은 아니어서 컨셉을 잡는데 어려웠는데, 인터뷰과정에서 제작진 모두 영화에 미쳤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열정과 애정이 대단해 이러한 느낌을 다큐에 담아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 감독이 한 인터뷰에서 올드 보이가 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 같다는 말을 했었다면서 다큐도 결국 시간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 시간과 관련된 장치를 곳곳에 해 놓았다고 설명했다.박 감독은 기억이 새롭다면서 대부분의 스태프들이 아가씨작업을 함께하고 있지만 젊은 모습을 다시 보는 것이 재미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특히 박 감독은 다큐를 보다보니 현장에서 자신이 매우 고집스러웠던 것 같다면서 올드 보이가 그렇게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제작 당시 근친상간이라는 소재보다는 흥행여부에 대한 우려가 컸다면서 속은 타들어갔지만 풍랑을 만난 배의 선장이 그러해야 하듯 평정심을 유지하는 척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올드 보이는 많은 장인의 협업으로 시너지를 얻은 작품이라며 그 당시에는 모두가 젊었고, 돌파하려는 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작업이었다고 되돌아봤다. 또한 당시 올드 보이로 한국 상업영화 지평을 한뼘 넓히고 싶었다고 말했다.김영진 전주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는 명망있는 감독의 작품이 재조명되는 것은 필요하다며 올드 데이즈는 위대한 영화에 대한 위대한 기록으로 평가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영화·연극
  • 은수정
  • 2016.05.02 23:02

[전주국제영화제-중간점검] 영화거리 모처럼 활기…화제작 매진행렬

지난달 28일 개막한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충직)가 개막 열기를 이어가며 첫 주말을 보냈다. 영화의 거리 상영관과 지프라운지 등 행사장은 영화인과 팬들로 북적이고, 화제작을 중심으로 매진이 잇따르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영화의 거리로 공간을 모아낸 것은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2000석 규모의 야외상영장이 개막식에 이어 동주가 상영된 지난달 30일 매진돼 조직위원회가 고무됐다. 화제작을 중심으로 상영작에 대한 평가도 좋다. 그러나 버스킹 공연과 특별전시 등 부대행사는 부각되지 않았으며, 특히 남부시장과의 연계 이벤트는 형식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지난 주말 영화의거리는 활기찬 축제 분위기였다. 매표소는 예매를 시작한 오전 9시부터 전국 각지에서 모인 영화팬들이 대기 행렬을 이뤘다. 오전 10시경에는 상당수 작품이 매진됐고, 일부 관객은 온라인 또는 현장에서 양도티켓을 구하기도 했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선정작 우리손자베스트 우아한 나체들 눈발을 비롯해 영화 동주 밤임에도 불구하고등이 매진행렬을 이었다. 시선 사이 자백 마담B등 화제를 모으고 있는 다큐멘터리도 대부분 매진됐다. 특히 자백이 처음 공개된 지난달 29일 관객들은 외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작품을 선택한 영화제의 용기(?)에 응원을 보냈다. 이와 관련, 김영진 수석프로그래머는 영화제가 가치 있는 영화를 상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개막작 본 투 비 블루도 예술가의 삶을 아름다운 음악과 잘 어울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상영작과 관련해서는 영화인들의 평가가 높았다. 대안과 독립 정신이 살아있으면서 완성도 높은 작품들로 기대를 충족시켰다는 것이다. 배우 동방우(옛 명계남)씨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잘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면서 김승수 조직위원장이 영화의 본질은 자유로운 표현에 있다고 말한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부산영화제도 제대로 열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영화제가 마련하는 다양한 클래스도 주목받고 있다. 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다큐멘터리 올드 데이즈와 시선사이 눈발 커튼 콜 등의 제작출연진이 함께한 토크클래스도 일반 관객과 영화인 등의 관심을 모았다.CGV스테이지에서 열린 공연 뮤지션, 영화와 만나다를 비롯해 영화를 매개로 한 공연 등도 관객들의 호응을 받았다.그러나 CGV스테이지외에 부대 행사는 눈에 띄지 않고, 참신한 기획으로 호평 받았던 100Films, 100Posters전시도 거리 위에 현수막처럼 설치돼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했다는 평이다. 한 관객은 포스터 전시는 제목이나 디자이너, 본래 포스터 등에 대한 설명이 있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전주 남부시장과 연계한 이벤트는 영화제와의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영화제와 협약을 맺고 포스터 전시와 스탬프 투어 등을 진행한 남부시장에는 영화제 연계행사임을 알리는 이정표 등을 찾기 어려웠으며, 실제 영화제 관람객이 남부시장까지 이어진 경우는 드물었다. 시장에서 만난 영화인들은 영화의 거리가 대형행사 위주라면 남부시장에서는 지역 영화예술인들의 활동이라든지 또 다른 볼거리가 있을 줄 알았는데 영화제와 관련한 행사를 찾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은수정, 김보현 기자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16.05.02 23:02

전주국제영화제, 열흘간의 봄나들이 시작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가 봄날의 영화 나들이를 시작했다.지난 28일 오후 전주 영화의 거리 야외상영장에서 배우 이종혁과 유선의 사회로 열린 개막식에는 김승수 조직위원장과 이충직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영화제 관계자와 영화인, 시민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개막식에는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과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용관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최용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 임권택 감독, 배우 안성기 장미희 정재영 한예리 박철민 안재홍 김동완 전혜빈 박정민 이솜 등이 참석했다. 심사위원으로 초청된 드니 코테, 아티나 레이첼 탕가리, 이치야마 쇼조 감독 등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은 영화인과 개막작 본 투 비 블루의 로베르 뷔드로 감독과 데이빗 브래드 작곡가도 함께했다.김승수 조직위원장은 전주국제영화제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뚜렷하고 묵직하게 대한민국 영화인과 영화를 지켜왔다며 영화의 본질은 자유로운 표현에 있는 만큼 그동안 지켜온 대안독립정신을 더욱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개막식에서는 재즈 작곡가 데이빗 브래드가 영화 본 투 비 블루에서 연주된 Somewhere Over The Rainbow와 Lets Get Lost를 들려줬다.영화제는 오는 7일까지 전주 영화의 거리 일대에서 열린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6.04.29 23:02

[전주국제영화제-지역 행사] 영화 매개 치유·공부·방송도 즐겨요

영화제 기간 지역 영화 관련 단체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와 전주영상위원회는 이준익 감독과 조정래 감독을 초청해 대담행사를 열고, 전주 남부시장 상인회도 영화제 조직위원회와 협력해 행사를 벌인다.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회장 김은지)에서는 30일 오후 12시 30분부터 전북대 진수당 가인홀에서 이준익 감독과 함께 하는 영화마당, 영화치료 특강을 연다.영화 동주 관람 후 이준익 감독과 김은지 영화치료전문가와 대담이 이어진다. 이상민 고려대 교수의 치유적 관점으로 영화 동주읽기를 주제로 한 강의도 열린다.현장등록할 수 있으며, 온라인(http://goo.gl/forms/8kCrCtc2lV)으로 사전등록하면 참가비를 할인받을 수 있다.영화 귀향의 조정래 감독도 영화제 기간 전주를 방문해 영화 제작과정과 알려지지 않은 뒷 이야기 등을 풀어낸다. (사)전주영상위원회가 영화의 각 분야별 마스터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기획한 영화영상분야 마스터 강의 전주 씨네 골든 마우스프로그램 일환이다. 30일 오후 3시부터 두 시간 동안 전주시네마타운 6관에서 무료로 진행한다. 이메일(jjfc.or.kr)또는 전주영상위원회 SNS로 신청 가능하다.전주 남부시장에서는 영화제와 연계한 이벤트가 준비된다.자전거 대여, 영화의 거리-남부시장-풍남문을 거점으로 도는 스탬프 투어, 에코백액세서리 만들기 등을 진행한다. 시장 안에 영화제 상영작 포스터를 전시하고 포토존을 만든다.팝칼럼니스트 김태훈의 시대가 선택한 영화 인문학 강좌는 29일 오후 2시부터 CGV전주스테이지에서 열린다.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는 영화제 기간 동안 옛 CGV 고사점 옆에 미니FM 라디오 스튜디오를 마련, 다음달 6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생방송으로 진행한다.영화를 좋아하는 전주 시민이 직접 제작한 것으로 영화제 관련 소식, 이벤트 정보 등을 들을 수 있다. 영화의 거리 주요 장소에 마련된 지프엠 사연 신청함을 통해 사연도 신청 가능하다. 스튜디오 일대의 반경 3~5㎞내에서 청취하거나 인터넷 보이는 라디오(아프리카 전주국제영화제 미니FM )을 통해 볼 수 있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6.04.29 23:02

[전주국제영화제-국제·한국·한국단편 경쟁 부문] 삶, 관습·문화에 대한 농밀한 탐구

전주국제영화제 위상이 높아지면서 경쟁부문에 대한 영화인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경쟁에 121편, 한국단편경쟁에는 661편이 응모했다. 이 가운데 한국경쟁에 10편, 한국단편경쟁에 21편이 본선에 올라 영화제에서 선을 보인다. 국제경쟁에는 프로그래머들이 칸과 베를린 등 유수의 국제영화제에서 선정한 작품 10편이 상영된다.△ 국제경쟁국제경쟁부문에는 스페인 에티오피아 그리스 네덜란드 미국 프랑스 독일 이스라엘 칠레 인도 등 세계 각국의 영화들이 선보인다. 공통된 화두는 세계의 몰락. 갈등과 분열, 이로인한 피로, 분노와 공포까지. 지구촌의 오늘을 고민하는 작품들이 포진했다. 특히 문화계급관습의 차이를 농밀하게 다룬 작품들이 눈에 띈다.젊은 택시운전사와 매춘부의 희망없는 사랑을 그린 사랑의 가치, 두 여성의 로드무비인 하나의 숨결, 실험적인 영상과 호러 영화적 요소가 가득한 죽음은 느리게 전진한다, 시간여행이자 역사여행인 역사의 미래, 베두인족의 풍습과 가족사를 다룬 샌드스톰이 초청됐다.정처없이 떠도는 삶의 열의나 욕망이 실종된 인간의 모습을 비틀어 보여주는 쇼트 스테이, 두 남자의 동성애를 통해 인생의 단면을 들여다보는 그들의 사랑, 운명과 숙명을 화두로 한 파두, 카자흐스탄을 배경으로 십대의 성장스토리를 다룬 상처받은 천사, 10대 소녀의 감성을 판타지와 멜로로 표현한 플란타스까지 선보인다.시네마테크 프랑세즈수석 프로그래머인 장 프랑수아 로제, 캐나다 퀘벡영화 대표주인인 드니 코테, 배우 정재영, 오승욱 작가, 그리스 출신 제작자인 아티나 레이첼 탕가리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며, 대상(2000만 원)과 작품상(10만 달러), 심사위원특별상을 선정한다.△ 한국경쟁한국경쟁 부문은 형식적으로 다양한 실험을 통해 독립영화의 지평을 확장하는 작품이 주류다.독립영화계에서 명성을 쌓은 김종관 감독의 섬세한 시선이 돋보이는 최악의 여자와 삼류연극단의 소동을 활달하게 그린 커튼콜, 해고와 실업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재기발랄하게 다룬 운동회, 4중창단을 결성해 합창대회에 나가려는 젊은이들의 우여곡절을 다룬 블랙코미디 델타보이즈, 중년 노동자의 사회적 단절을 다룬 프레스등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이 상영된다. 우리 연애의 이력과 연애담은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담담하게 풀어낸 작품이다.다큐멘터리도 3편 선보인다. 탈북여성의 기구한 삶을 다룬 마담 B, 제주 해녀의 삶을 7년 동안 기록한 물숨, 세상에 대한 분노를 음악으로 표현하는 펑크밴드 청년들의 좌충우돌을 담은 노후대책 없다가 관객들과 만난다. 10편 모두 전주영화제에서 첫 상영된다.칠레 FIC발디비아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인 라울 카마르고 보르퀘즈와 김대우 감독, 영화제작자이자 도쿄예술대학 교수인 이치야마 쇼조가 심사한다. 대상(백암상, 1000만 원)과 CGV아트하우스상(배급지원상창작지원상, 각각 1000만 원)을 수여한다.△ 한국단편경쟁극영화가 15편으로 가장 많고, 실험영화(3편) 애니메이션(2편) 다큐멘터리(1편) 등으로 유형은 편중됐지만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은 다양하다. 실존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 많으며, 경쟁작은 5개로 묶여 상영된다. 우정을 화두로 한 여름밤과 플라이, 꿈과 현실 경계의 모호함을 보여주는 날 좋은 날, 쌍둥이 형제의 각기 다른 결말을 다룬 우주비행사들이 한국단편경쟁1로 묶여 상영된다.한국단편경쟁2에서는 사악한 게임 속 세상을 그린 애니메이션 모두의 게임과 사진과 사건이 지닌 유령성을 사유하는 순환하는 밤, 고요한 풍경에서 시간의 이동을 경험하는 적막의 경관, 해고노동자 이야기를 다룬 천막을 만나볼 수 있다.소년과 소녀의 성장영화 가슴의 문을 두드려도, 노동자 청년의 평범함 일상을 응시한 비상, 독거노인의 고독사를 다룬 빗속을 혼자서, 맞벌이 부부와 입주도우미의 미묘한 불평등을 포착해낸 씨유투머로우는 한국단편경쟁3에서 상영된다.한국단편경쟁4에서는 유년시절의 흔적들을 쫓아 영화적 상상으로 풀어낸 작품들을 모아냈다. 햄스터, 동물원, 사슴꽃, 어른이 되기 전에를 통해 우리의 지난날을 반추해 본다.한국단편경쟁5에는 대상에 대한 집착을 다룬 화분에 심어진 여자, 시각적 형상화에 주목한 질식, 영화적 에로티시즘을 실험하는 몸과 마음, 사춘기 감성을 다룬 사일런트 보이, 사진촬영을 매개로 에피소드를 다룬 농담이 선보인다.세계 최고 단편영화제로 꼽히는 끌레르몽페랑프로그래머 칼맹 보렐, 이수진 감독, 배우 한예리가 심사하며, 대상(500만 원)과 감독상(300만 원) 심사위원특별상(200만 원)이 주어진다.

  • 영화·연극
  • 은수정
  • 2016.04.29 23:02

[전주국제영화제-리뷰 개막작 '본 투 비 블루'] 중독, 속도가 붙으면 멈추지 못하는 것

코엔 형제 감독의 인사이드 르윈이 걸렸던 자리에서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본 투 비 블루(Born to be Blue)를 만났다. 패배의 세대(Beat Generation)를 노래한 1960년대 초반부 미국사회의 음악가란 점에서 주인공이 닮았다. 포크송의 전설이라는 밥 딜런의 기세에 눌린 것 까지 합하면 동질성이 크다. 앞 영화의 주인공 데비브 반 롱크는 동가숙서가식 하면서 자기 노래를 지키기에 급급했다. 나를 매달아 주오(Hang me, oh Hang Me)라며 삶은 정말 비참한 것이냐고 물었다.본 투 비 블루는 트럼펫의 풍운아라 불리는 재즈 음악가 쳇 베이커(에단 호크 분)의 파란만장한 삶을 조명한다. 노래 곡명이자 그의 생을 단적으로 설명한 문장일 수도 있는 제목은 볼수록 씁쓸하고 아프다.정점에서 한 뼘 더 올라가기가 힘들어서였을까. 아니면 사는 게 따분해서였을까. 언제부턴가 그는 헤로인을 하기 시작한다. 점점 횟수가 늘어나면서 감시 대상이 되고, 급기야 불량배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해 앞니 대부분을 잃게 된다. 손가락 없이 피아노를 칠 수 없듯 앞니 없이 트럼펫을 불 수는 없는 법. 다 끝났다며 사람들이 그의 곁을 떠난다. 다행히 검은 피부를 가진 천사 제인(카르멘 에조고 분)이 곁을 지켜준다.둘이 함께하는 공간은 대부분 캠핑카다. 사랑을 나누고 꿈을 재설계하는 곳은 하얀 파도가 힘차게 밀려드는 바닷가 모래밭이고. 그 속으로 멀리, 때로는 가까이 일출 장면이 들어온다. 떠남의, 씻음의, 희망의 메시지가 반복되는 것이다.살을 에는 고통 속에서 연습은 계속되고 점점 트럼펫 소리가 달라진다. 감미로운 노래가 이어진다. 정교함이 사라졌지만 새로운 음색이 생겼다며 주변에서 좋아한다. 공연 신청이 줄을 잇는다. 이제 뉴욕 공연을 잘 마치면 과거의 영화를 되찾을 수 있다. 뉴욕공연 날이다. 오디션 계획으로 제인이 불참한다. 혼자가 된 쳇은 경쟁자들의 비난을 두려워한 나머지 대기실에서 헤로인을 주사한다. 공연이 시작된다. 섬 웨어 오버 더 레인보란 노래가 감미롭게 울려 퍼진다. 창 너머에서 그의 세상이 덩실덩실 춤을 춘다.시사회에서 만난 로베르 뷔드로 감독은 음악, 인종, 사랑, 그리고 중독에 관한 보편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고 현재와도 닿아있는 이야기라고 했다. 중독을 강조한 이유가 뭘까. 컴백하기 어려움을 강조하는 것이려니 싶다. 우리 영화 설행- 눈길을 걷다에서 알코올 중독자인 주인공 정우는 중독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중독이 뭔지 알아? 속도가 붙으면 멈추지 못하는 것 이라고.21세기가 낳은 가장 아름다운 흐느낌 이라는 재즈와 함께 명멸한 실재인물 쳇 베이커. 그는 말년에 작게나마 자기를 인정해주던 유럽을 좋아했으며 1988년 암스테르담에서 절명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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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4.29 23:02

[전주국제영화제-프로그래머 추천작] 실험적 작품부터 따뜻한 가족애까지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작품은 역대 최대인 45개국 211편. 상영작을 고르고 묶은 김영진 이상용 장병원 프로그래머가 추천한 영화를 모았다. 거장의 작품으로부터 실험성이 강한 영화,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따뜻한 영화까지 다채롭다.△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 "해녀 일상 관찰 유려한 영상"물숨은 바다 속에서 숨이 다해 들이마시는 숨을 의미한다. 그것은 종종 죽음으로 이어진다. 가지고 태어난 숨의 길이에 따라 순응하는 삶. 제주 해녀들의 삶을 입체적으로 관찰하며 삶의 복합성과 운명의 처연함을 사색하게 하는 유려한 영상의 다큐멘터리다.눈발은 한 시골 마을을 무대로 상처받은 청춘들의 슬픈 우정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 속 아이들의 세계는 어른들의 그것 못지않게 타락했으며 엄혹한 세상을 만드는 공모자다. 상투적인 성장영화의 문법에서 이탈하는 영화다.커튼 콜은 삼류 극단 관계자들이 새삼 예술의 의미를 깨닫는 과정을 요절복통 유머로 풀어낸 소동극이다. 상업성의 압박, 열악한 제작현장으로 인해 연성화가 두드러지는 한국 독립영화계에 던져진 하나의 답변으로 볼 수 있다.걸그룹NMB48는 아이돌 사업의 속내를 파헤치는 강력한 다큐멘터리다. 자본주의적 효용성만을 잣대로 끊임없이 평가받으면서 모든 것을 감내해야하는 소녀들을 통해 우리가 사는 사회 전체를 성찰하게끔 하는 영화다.마담 B는 한 중년 탈북여성의 파란만장한 사연을 따라가며 사회성과 멜로드라마적 감동을 동시에 건져내는 다큐멘터리다. 탈북자를 소재로 다루는 영화임에도 프로파간다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이를 전경으로 삼으면서 주인공의 삶을 충실히 담는다.△ 이상용 프로그래머 "서정적인 영웅담 애니메이션"카이: 거울호수의 전설은 한국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감독인 이성강의 신작이다. 서정성이 돋보이며, 동화적 모티브와 영웅 애니메이션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 애니메이션의 모델을 제시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잠자는 소녀는 사춘기 소녀의 성장담이라는 점에서 상투적인 소재지만, 묘사가 비범하다. 사춘기 소녀가 품는 몽상과 발 담근 현실의 경계를 종종 무너뜨리는 풍성한 상상력이 돋보인다.시선 사이는 이광국, 신연식, 최익환이라는 한국의 새로운 세대를 이끄는 감독들의 인권에 관한 솔직, 담백한 상상력과 기발한 영화적 표현들의 옴니버스다. 권리의 자유로운 행사가 요원한 한국사회의 현실을 환기한다.리브 어게인은 새로운 삶을 꿈꾸는 신세대와 또 다시 한 번을 외치는 아버지의 좌충우돌이 음악과 함께 마음을 건드리는 작품으로 감동도 함께 느낄 수 있다.라디오 드림스는 메탈리카와 아프가니스탄 밴드의 협연을 기획하는 문화적 차이에 대한 재기발랄한 묘사다. 미국과 중동 국가라는 정치 역학 관계를 음악을 통해 돌파하고, 코스모폴리탄으로서의 비전을 제시하는 영화다.△ 장병원 프로그래머 "배우 오마 사이 연기 압도적"쇼콜라는 프랑스 최초의 흑인 서커스 아티스트 쇼콜라의 인생유전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춤과 노래, 광대극 등 풍성한 볼거리와 언터처블: 1%의 우정에 출연했던 흑인 배우 오마 사이의 캐릭터 연기가 압도적이다.하이디는 동화 〈하이디〉를 스크린으로 옮겨 놓은 원작에 충실한 영화다. 하이디 역의 아누크 스테픈의 연기, 알프스의 수려한 풍광이 아름답게 화면을 수놓는 가족영화다.선탠은 싱싱한 육체와 젊음의 활기에 도취된 중년남자의 일탈을 따라간다. 그리스 비극의 정조를 가득 머금은 작품으로 강렬한 태양빛 아래 통제력을 잃어가는 남자의 파국이 강렬하게 묘사된다.올드데이즈는 한국영화사의 기념비적 영화인 올드보이의 제작과정, 막후 스토리를 수록한 다큐멘터리다. 연출과 연기, 촬영, 조명, 프로덕션 디자인 등을 훑어가면서 한 편의 걸작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따라간다.트레저는 인간의 도덕적 딜레마를 다룬 이야기다. 임종한 할머니가 남기간 보물을 찾아나서면서 복잡해지는 상황을 통해 생각거리를 던지는 블랙코미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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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수정
  • 2016.04.29 23:02

[전주국제영화제] '봄날의 시네마 천국' 28일 문 연다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오늘 오후 7시 영화의 거리 야외상영장에서 개막식으로 닻을 올린다.5월 7일까지 전주 영화의 거리 일대에서 열리는 영화제는 역대 최대 규모인 45개국 211편이 초청됐다. 이 가운데 전주에서 처음 공개되는 작품은 49편에 달한다. 상영관과 부대행사장은 영화의 거리로 집약됐으며, 옥토주차장에 2000석 규모의 야외상영장도 만들어졌다. 폐막식도 3년만에 부활, 5월 7일 오후 8시 폐막작 상영으로 치러진다.개막작은 캐나다 출신의 로베르 뷔드로(Robert Burdreau)감독의 본 투 비 블루(Born to be Blue). 트럼펫 연주자 쳇 베이커의 전기영화로, 1960년대를 배경으로 인종과 예술의 문제를 다룬다. 폐막작은 2000년 제1회 전주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던 류승완 감독의 장편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디지털 리마스터링이다.영화제 대표 프로그램인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는 김수현(우리 손자 베스트), 조재민(눈발)감독과 아르헨티나의 루카스 발렌타 리너(우아한 나체들) 감독이 참여한다. 국제한국한국단편 등 경쟁부문에는 장편 20편과 단편 21편이 상을 놓고 겨룬다.대안과 독립이라는 영화제 정체성이 잘 드러나는 섹션은 실험영화가 중심이 되는 익스팬디드 시네마와 탐구적 시각으로 영화에 접근하는 시네마톨로지이다. 익스팬디드 시네마에는 회화음악사진만화와 융합하고 있는 영화를 조명하며, 시네마톨로지에서는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감독과 스탭 등이 소개된다. 급진적인 영화언어를 보여주는 필립 그랑드리외 감독 특별전과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작품, 라틴아메리카에 새로운 영화조류를 만들고 있는 칠레 현대영화도 선보인다. 세계 영화산업의 흐름을 보여주는 월드시네마스케이프섹션에도 최대 규모인 60여편이 소개된다.한편 본보는 시민들이 영화제를 꼼꼼히 즐길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모아 2016 전북일보 전주국제영화제 가이드를 발간했다.올해 영화제의 특징과 주요 상영작, 프로그램을 시민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 특히 영화를 선정한 프로그래머 추천작과 경쟁부문에 출품된 작품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또한 영화제 기간 전주를 찾는 외지인들을 위해 영화의 거리 맛집 정보와 한옥마을과 남부시장 등 전주지역 명소, 그리고 영화제 기간 열리는 공연과 축제도 소개했다.본보 가이드는 전북일보사 로비와 영화의 거리와 한옥마을, 전북예술회관, 전북대와 우석대, 도청과 전주시청 등지에서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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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수정
  • 2016.04.28 23:02

[전주국제영화제] 인터뷰-전주시네마프로젝트 세 감독

전주국제영화제 대표 프로그램인 전주 프로젝트: 삼인삼색이 올해부터 전주시네마프로젝트(Jeonju Cinema Project)로 명칭을 바꾸고 프로그램을 확장했다. 그동안의 제작 지원에 더해 배급까지 돕는다. 첫 대상은 김수현 감독의 우리 손자 베스트, 조재민 감독의 눈발, 오스트리아 출신의 루카스 발렌타리너의 우아한 나체들. 세 편 모두 세계와 인간관계에 대한 걱정과 비판을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점에서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전주시네마 프로젝트에 참여한 세 감독을 만나봤다.■ '우리 손자 베스트' 김수현 감독 "인정 갈구 청년노인 버디 무비"전주국제영화제와는 깊은 우정을 나눈 친구 같은 사이죠. 지지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즐겁게 잘 임했고 또 그만큼 좋은 결과를 내야겠죠.우리 손자 베스트는 김수현 감독의 연소, 석방, 폭발, 대적할 이가 없는(2012년) 이후 4년만의 복귀작이다.완고한 정치적 신념을 품고 살아가는 20대 청년과 노인의 수상한 우정을 통해 동시대 한국 사회의 세태를 풍자하는 블랙코미디다. 청년 역할은 구교환, 노인 역할은 동방우로 개명한 명계남이 맡았다.데뷔작 귀여워(2004)과 창피해(2011) 등에서 보여줬던 독특한 캐릭터와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은 우리 손자 베스트에서도 이어진다. 보편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괴팍한 태도를 보이지만 인정받기를 바라는 두 남자의 버디 무비다.감독은 인간은 본능적으로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며 영화 속 주인공들이 낯설고 받아들이기 힘든 행로를 보이지만 저변에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깔려 있다고 말했다.감독은 영화에서 이들에 대한 이해나 비난을 강요하지 않는다. 이들에 대한 판단은 관객의 몫으로 돌린다.그는 관람 팁으로 굉장히 노련하고 익살스러운 중년배우와 거친 날것 느낌의 신인 배우의 코믹 연기가 환상이다며 둘의 호흡을 따라가면 영화를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눈발' 조재민 감독 "인간 민낯 드러낸 자전적 영화"조재민 감독은 단편영화 징후(2013)로 미쟝센단편영화제 비정성시 부문 촬영상을 수상해 한국영화계의 유망주로 꼽혔던 신예다. 영화 눈발은 전주영화제와 명필름영화학교의 첫 협업 연출작이자 장편 데뷔작.그는 원래 스릴러 장르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자신의 얘기를 하라는 교수님의 조언으로 눈발을 탄생시켰다.눈이 오지 않는 마을, 경남 고성으로 전학 온 고등학생 민식은 자신이 따돌림 당하지 않기 위해 이미 학교에서 따돌림 당하고 있는 예주를 괴롭히는데 동참한다. 그러던 중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되고, 둘은 친구가 된다. 폭력적인 세상에서 서로 위안이 되는 과정을 통해 삶과 인간의 민낯을 세심하게 들여다본다.감독이 실제 중학교 때 겪었던 일을 모티브로 한 자전적 성장 영화로 타인의 고통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 질문한다.그는 타인의 고통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주인공은 나 자신, 우리의 모습이 반영된 것이라며 우리는 방관자가 아닌 행동하고 이해하는 소통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감독은 1년반이라는 긴 시간 동안 시나리오를 수정하면서 시작과 다른 방향으로 간 부분도 있지만 인물, 연출에 대해 더 깊게 고민하면서 작품이 탄탄해졌다며 자신감을 비췄다.■ '우아한 나체들' 루카스 발렌타 리너 감독 "부조리한 현대인 나체촌 빗대"창의적인 세계관과 스타일로 매번 개성 있는 작품을 선보이는 루카스 발렌타 리너 감독.전주국제영화제의 인연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영화 전쟁을 준비하라로 영화제에 초청돼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는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발탁, 신작 우아한 나체들(로스 데센테스Los Decentes)로 돌아왔다.이 영화는 아르헨티나의 폐쇄적 부촌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젊은 여인 벨렌이 우연히 비밀스러운 나체주의자 클럽을 목격하면서 발생하는 사건을 담고 있다. 나체촌의 충격적인 풍경, 부조리한 현대인의 삶의 조건을 대담한 필치로 묘사했다.감독은 배우들이 대부분 나체로 연기해야 해서 캐스팅이 매우 어려웠다며 실제 나체주의자들을 섭외해 배우들과 함께 촬영했다고 전했다. 오스트리아 출신이지만 아르헨티나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는 경비가 삼엄한 부촌과 나체주의자 클럽을 함께 나타내 가난과 중산계급의 이데올로기, 극단적 폐쇄가 공존하는 아르헨티나의 사회적 긴장을 표현했다.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촬영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자금 조달에 힘써야 한다고 말한 그는 창작의 자유를 보장받으면서도 활동할 수 있는 자금을 지원받게 돼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6.04.28 23:02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본 투 비 블루', 예술가의 초상으로 시대를 응시하다

올해 전주영화제 개막작은 로베르 뷔드로 감독의 본 투 비 블루(Born to be blue)다. 재즈 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트럼펫 연주자 쳇 베이커(1929-1988)의 일생 중 1960년대를 다룬 작품으로, 그의 삶을 다양한 재즈 연주와 겹쳐 보여준다.28일 오후 8시 전주 옥토주차장에 개설한 야외상영장에서 대형스크린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로베르 뷔드로 감독에게 한국은 한 번 도 가본 적 없는 낯선 땅이다. 그럼에도 전주영화제를 방문하게 된 것은 영화제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그는 영화제작자들에게서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한 호평을 들어왔다며 아름다운 도시와 감상을 즐기는 관객들이야말로 내가 경험 해보고 싶은 것들이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정말 기쁘다며 영화제를 통해 처음 한국을 방문하는 이번 기회가 매우 설렌다고 덧붙였다.영화는 쳇 베이커의 삶에서 가장 치열했던 시기인 1960년대를 배경으로 그의 성공과 몰락, 러브스토리를 다룬다. 더불어 흑인이었던 연인 제인을 통해 그 당시 뜨겁게 대두됐던 인종문제를 연결시킨다.그러나 이 영화는 정치적이지도 않고 개인의 영웅담을 그리지도 않는다. 음악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꿈꿨던 예술가의 초상을 통해 시대를 응시한다.영화 비포 선라이즈(Before sunrise)등으로 유명한 배우 에단 호크가 주연으로 나서 복잡한 인물의 심리를 표현한다. 쳇 베이커에 녹아들어 그의 쇳소리 섞인 목소리부터 즉흥 연주를 선보이는 몸짓까지 섬세하게 담았다.무라카미 하루키는 쳇 베이커의 음악에서는 청춘의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때론 부드럽게, 때론 신경질적으로, 청춘의 음색을 연주했던 그. 화려했지만 약물과 술로 보낸 그의 삶은 재즈의 흐느적대는 리듬을 닮아 있기도 한다. 영화 후반부에서 쳇 베이커가 무대에 오르는 장면은 굴곡의 세월을 넘어서는 재즈 그 자체를 상징한다.로베르 뷔드로 감독은 영화는 재즈 음악사를 대표하는 예술가의 삶을 조명하는 작품이지만 음악, 인종, 사랑, 그리고 중독에 관한 보편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고 현재와도 닿아있는 이야기다며 영화를 보고 한국 관객들이 어떤 감상을 느끼고, 질문을 갖게 될지 궁금하다. 그들과 영화에 관한 다양한 감상들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6.04.28 23:02

[전주국제영화제] 상영관 밖 미술·영상·음악 즐길거리 가득

음악과 캠핑, 미술 그리고 영화. 상영관 밖에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올해는 더욱 풍성해졌다. 영화제 공간을 영화의 거리로 모아내면서 시민들이 영화관람 사이사이에 즐길거리를 다채롭게 마련했다.△ 영화, 미술과 만나다지난해 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던 영화포스터 전시가 올해도 이어진다. 상영작 211편 가운데 100편을 선정,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자신들의 시각으로 해석한 또 다른 영화포스터 100점을 제작했다. 폐막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와 24주 권력의 성찰 마담 쿠라주 마담B 마돈나의 댄서들 먼곳으로부터 등 다양한 섹션을 아우르고 있다. 작업에는 장우석 스키몬스터랩 이화영 이찬우 박철희 씨는 2030대 젊은 작가들이 영화를 보고 느낀 감동과 메시지를 작가적 시각에서 자유롭게 작품화했다.포스터는 29일부터 영화의 거리와 영화호텔 영화도서관, 남부시장 청년몰 등지에 전시되며, 영화의 거리 포스터샵에서 기념품으로도 판매한다.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에서 죽음의 해안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스페인 출신의 로이스 파티뇨 감독은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전시실에 버티칼: 시간과 경관을 주제로 설치작업을 한다. 스페인 갈리시아 지역의 자연과 인간을 제재로 한 파티뇨의 작업은 이미지를 통한 새로운 체험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하나의 풍경 속에 새겨진 다양한 시간의 결을 비디오 설치작업으로 선보인다. 감독이 직접 큐레이팅을 맡아 설치했다.옛 소련 영화감독인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18981948)의 드로잉도 29일부터 한옥마을 백희갤러리에 전시된다. 에이젠슈타인 감독은 러시아 영화황금기를 이끈 천재감독인데, 드로잉작가로도 명성을 얻었다. 전함 포템킨(1925) 10월(1927)등을 제작하며 남긴 드로잉 150여점이 전시된다. 러시아국립보관소가 소장하고 있는 희귀본 50점도 포함됐다.△ 영화, 음악과 만나다영화와 함께 하는 공연도 풍성하다. 29일부터 5월 1일까지 오후 5시 옥토주차장내 CGV전주스테이지에서 영화를 소재로한 음악을 연주하는 뮤지션, 영화와 만나다가 진행된다. 밴드 소란 옥상달빛 데이브레이크가 무대에 올라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영화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관련된 음악을 들려준다.5월 6일에는 야외상영장에서 폐막식 전야제 행사로 착한 콘서트가 열린다. 가수 김그림 진행으로, 크라잉 넛 뷰렛등 개성있는 음악인들이 출연한다. 착한 콘서트는 서울대 소아암센터와 공동으로 진행된다.영화제가 열리는 동안 영화의 거리 곳곳에서 버스킹공연도 열린다. 서울 홍대 인디씬과 전주지역에서 활동하는 밴드 12개 팀이 릴레이로 공연한다. 감성주의 다섯줄 유니콘 음담악설 노니파니등이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영화의 거리 버스킹스테이지와 CGV전주스테이지에서 연주한다.음료가 어우러진 늦은 밤 콘서트도 있다. 30일 오후 10시부터 CGV전주스테이지에서 밤마실-Camping in Jeonju를 펼친다. 어쿠스틱 듀오 신현희와 김루트 신스팝 듀오 롱디가 출연한다.△ 영화, 영상을 만나다영화제 기간 풍남문도 영화를 입는다. 개막일인 28일부터 폐막일까지, 매일 밤 9시와 9시30분 미디어파사드 공연이 펼쳐진다. 주제는 한국고전영화를 통해 보는 근대 생활사. 19501960년대 전주를 배경으로 제작된 영화들이 불빛으로 풍남문을 수놓는다.선화공주(1957) 격퇴(1956) 피아골(1955)을 비롯해 하녀(1960) 마부(1961)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78) 등이 풍남문을 스크린 삼아 상영된다. 5월 6일에는 미디어파사드와 함께 전통무용과 용기놀이도 펼쳐진다.

  • 영화·연극
  • 은수정
  • 2016.04.28 23:02

[JIFF] '초심'으로…독립·대안 강조, 정체성 강화

전주의 봄은 영화제와 함께 무르익는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슬로건을 전주, 봄의 영화도시(Cinepolis Jeonju, 시네폴리스 전주)로 내세운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올해로 17년째. 봄꽃소식이 한창인 이맘때면 영화의 거리는 마치 스크린 속으로 옮겨놓은 듯 다른 세상이 된다. 꿈같은, 때로는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영화와 함께. 올해 전주 영화제는 초심으로 돌아왔다. 독립과 대안이라는 가치를 보다 분명히 했고, 공간은 영화의 거리로 집약해 내용과 형식의 밀도를 높였다. 상영작도 45개국 211편으로 역대 최대. 전주에서 첫 선을 보이는 월드 프리미어가 49편에 달한다.△ 상영작, 양적질적으로 풍성영화제는 재즈 싱어 쳇 베이커의 전기영화 본 투 비 블루(로베르 뷔드로 감독)로 문을 열어 류승완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자 제1회 전주영화제에서 처음 상영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디지털 리마스터링으로 막을 내린다. 3년 만에 부활한 폐막작인 만큼 전주영화제의 역사와 성장을 상징하는 작품을 택했다.최근 영화계에서 주목 받은 화제작, 거장들의 작품을 보고 싶다면 월드 시네마스케이프:스펙트럼 부문작들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7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먼 곳으로부터(감독 로렌조 비가스), 올해 베를린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다가오는 것들(감독 미아 한센-러브) 등 총 60편에 달하는 작품을 선보인다.영화의 본질을 묻고 끊임없이 경계를 확장하는 작품은 시네마 톨로지 익스팬디드 시네마 시네마 페스트 스페셜 포커스섹션으로 모아졌다. 프랑스 영화작가 필립 그랑드리외 특별전과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영화언어로 읽은 셰익스피어 인 시네마, 라틴아메리카의 새로운 흐름을 짚어보는 모던 칠레 시네마까지 스펙트럼이 넓고 깊다.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는 영화제가 제작배급을 지원한 우리손자 베스트(감독 김수현), 눈발(감독 조재민), 우아한 나체들(감독 루카스 발렌타 리너)이 준비돼 있다.△ 경쟁작, 영화정신 돋보여경쟁부문은 전주영화제의 위상을 보여주는 섹션이다. 국제경쟁 한국경쟁 한국단편경쟁 부문으로 국내외 장편 20편과 단편 21편이 상을 놓고 겨룬다. 세계 각국의 현재를 담아낸 국제경쟁은 죽음은 느리게 전진한다(감독 마우로 에르세), 파두(감독 요나스 로틀랜드) 등 10편이다. 이들 중 대상(상금 2000만 원), 작품상(10만달러), 심사위원특별상(700만 원)을 뽑는다.한국경쟁에는 121편의 출품작 중 최악의 여자(감독 김종관) 운동회(감독 김진태) 커튼콜(감독 류훈)등 10편이 선정됐다. 대상과 배급지원상, 창작지원상을 각각 1편씩 선정, 상금 1000만 원 등을 수여한다. 한국단편경쟁은 사슴꽃(감독 김강민), 질식(감독 박준석) 등 21편이다. 이들 안에서 대상(500만 원), 감독상(300만 원), 심사위원특별상(200만원)을 발표한다.특히 올해는 (주)진모터스가 후원한 다큐멘터리상(상금 1000만 원)을 신설,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와 한국경쟁에 상영되는 다큐멘터리를 대상으로 시상한다.△ 전주시민 놀이터야외상영장올해는 관객들이 영화제를 자유롭게 즐기도록 영화의 거리 내 옥토주차장에 2000석 규모의 야외상영장을 조성한다. 개막식 및 폐막식을 물론 29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매일 오후 8시 시네마천국을 차린다.야외상영작은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친근한 작품들로 선보인다. 이성강 감독의 신작애니메이션 카이:겨울호수의 전설, 유명 일본 배우들이 출연하는 천공의 벌, 소년의 성장담을 담은 미국에서 온 모리스 등을 상영하고, 동주는 이준익감독과 배우가 함께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갈라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또한 전주시민에 한해 관람료를 할인한다. 현장 예매시 본인을 포함한 2인까지 50% 깎아준다. 할인된 가격은 3000원.△ 부대행사영화를 다른 형식으로 즐길 수 있는 행사도 풍성하다. 오는 29일부터 3일간 열리는 뮤지션, 영화와 만나다, 다음달 6일에 열리는 C&M 착한 콘서트, 버스킹 인 전주, 관객파티 밤마실-Camping in Jeonju 등 다양한 공연들이 영화제 기간 동안 야외상영장 등지에서 열린다. 밴드 소란 옥상달빛 데이브레이크 크라잉넛등과 전주지역 뮤지션들이 무대에 오른다.30일 오후 10시 CGV전주스테이지에서 열리는 밤마실-Camping in Jeonju(캠핑 인 전주)는 야외캠핑 분위기로 조성된 행사장에서 캔맥주음료, 안주와 함께 공연을 관람하는 파티다.영화를 시각언어로 재해석한 100 Films(필름스) 100 Posters(포스터즈)와 에이젠슈타인 감독의 드로잉전시, 스페인의 주목받는 젊은 감독 로이스 파티뇨가 기획한 전시도 열리며, 영화시장으로서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프로젝트 마켓도 영화제를 풍성하게 가꾼다.은수정, 김보현 기자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16.04.27 23:02

[JIFF] 이충직 집행위원장 "재미와 지적 만족 모두 충족"

지난해 8월 전주국제영화제 수장을 맡은 이충직 집행위원장. 영화제와의 인연은 지난 2001년 1회 때부터지만 직접 영화제를 꾸리는 입장이 되니 부담이 컸다고 밝혔다. 이 집행위원장은 올해는 대안과 독립을 표방하는 전주영화제의 성격이 보다 분명해졌다면서 선입견이나 편견을 버리고 영화제를 즐겨 달라고 말했다. 또한 프로그램 완성도가 높아 어느 영화를 선택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집행위원장 취임 후 처음 치르는 영화제입니다. 소감이 어떤가요.기대와 두려움이 반반입니다. 영화제를 준비하면서는 언제 개막하나 생각했는데, 벌써 시작입니다. 공간을 재정비하면서 챙길 것이 많았습니다. 올해는 영화의 거리로 집약했는데, 전주만의 아날로그적 감성이 더해질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 영화제가 잘 마무리되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두려움도 있습니다.- 밖에서 보던 전주영화제와 직접 치르는 전주영화제, 무엇이 다른가요.전주영화제는 1회 때부터 매년 찾았습니다. 영화전공 교수로, 제작자로, 때로는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으로. 특히 2회 때는 옴니버스 프로젝트인 아미그달다에 작품을 출품하기도 했습니다. 전주영화제는 진지한 영화제, 정체성이 뚜렷하다는 점에서 자부심이 강한 영화제라는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때로는 내분으로 망가지는 영화제이기도 했습니다. 막상 조직안으로 들어와보니 내공이 대단합니다. 구성원들의 역할 분담이 잘 돼 있고, 공유와 소통도 빼어납니다. 가족같습니다.- 전주영화제, 어떻게 소개할 수 있을까요.진심이 있는 영화제, 소박한 영화제입니다. 자유롭고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독립영화의 특징을 잘 드러내고, 그러한 영화를 잘 골라 관객과 함께 한다는 점에서 영화적 진심이 가득합니다. 또한 영화가 중심인 소박한 영화제입니다. 좋은 감독과 배우를 발굴한다는 점에서는 한국영화의 토양을 가꿔가는 대표적인 영화제이기도 합니다.- 올해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무엇입니까.프로그램이 가장 중요합니다. 영화적 주제와 형식, 표현 면에서 진지하고 본질적인 탐구를 하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모든 영화를 추천하고 싶은 정도로 좋은 영화를 준비했습니다. 영화제를 영화의 거리로 모아낸 것도 매력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상영관을 나서 마주하는 거리의 풍경이 영화의 연장 같은 느낌을 줄 것입니다. 영화가 있고, 친구가 있고, 영화를 매개로 한 행사가 이어져 재미와 지적 만족이 함께 충족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영화제를 찾는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무엇입니까.열린 마음으로 영화제를 찾아주길 바랍니다. 즐길 자세가 되어 있다면 모든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즐거울 것입니다.

  • 영화·연극
  • 은수정
  • 2016.04.27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