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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필립 그랑드리외 감독 조명

기존의 영화문법에 얽매이지 않고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프랑스 출신 감독 필립 그랑드리외를 전주국제영화제가 조명한다.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충직)는 21일 스페셜 포커스 부문의 첫 번째 주인공으로 필립 그랑드리외를 선정하고, 회고전을 통해 영화제 기간(4월 28일~5월 7일) 총 8편의 작품을 상영한다고 밝혔다. 스페셜 포커스 국내 관객이 접하기 어려운 해외 작품과 그 감독을 살펴보는 프로그램이다.필립 그랑드리외는 극영화다큐멘터리실험극 등 장르를 넘나들며 영화의 표현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한 감독으로 국제예술영화관연맹(CICAE) 특별언급상, 제65회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언급상 등을 수상하며 명성을 얻었다.영화 언어의 재발견을 부제로 열리는 이번 회고전에서는 사라예보의 귀환(1996), 음지(1998), 새로운 인생(2002), 호수(2008), 우리의 결의를 다진 것은 아름다움이었으리라 - 아다치 마사오의 초상(2011) 등 기존 다섯 작품과 함께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최신작 화이트 에필렙시(2012), 위협(2015), 밤임에도 불구하고(2016)를 만날 수 있다.필립 그랑드리외 감독은 전주국제영화제 마스터 클래스에 참여해 관객과 소통하며 영화의 개념을 넓히려는 시도와 작품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을 예정이다.

  • 영화·연극
  • 최성은
  • 2016.03.22 23:02

전주국제영화제 '프로젝트마켓' 피칭작 선정

(재)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충직)가 제8회 전주프로젝트마켓(JPM) 피칭(투자 설명회) 프로젝트 작품을 선정했다.이번 공모에는 총 141편이 접수됐으며, 극영화, 다큐멘터리, 라이징 시네마 쇼케이스 등 부문별로 5편씩 선정했다.극영화 피칭에는 총 78편의 응모작 중 김양희 감독의 시인의 사랑, 김영남의 오리의 웃음, 신아가이상철의 우정이 불타고 있다, 이정국의 잉걸, 불타는 도시, 고은기의 철혈남아 등 5편이 선정됐다.극장용 다큐멘터리를 대상으로 한 다큐멘터리 피칭에는 간첩의 탄생(조은성), 까치발(권우정), 더 디스코 스타(이주호), 무스탕 가는 길(정형민), 이중섭의 눈(김희철) 등이 뽑혔다. 정치적 소재부터 음악, 화가의 삶 이야기까지 대중성과 다양성을 작품들이다.올해 처음으로 공모 형식으로 진행한 라이징 시네마 쇼케이스에는 총 33편이 응모했으며, 이 가운데 그저 그런 여배우와 단신 대머리남의 연애(박영임김정민우), 다방의 푸른 꿈(김대현), 뚜르, 잊혀진 꿈의 기억(임정하), 파란 입이 달린 얼굴(김수정), 할머니의 먼 집(안보영)이 선정됐다.피칭 프로젝트 선정작들은 전문적인 피칭 교육과 멘토링을 거쳐 5월 1일~2일 투자사, 제작자 등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열게 된다.한편, 제8회 전주프로젝트마켓은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중 5월 1일~4일까지 전주영화제작소와 전주영화호텔을 중심으로 열린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6.03.15 23:02

도내 연극인 열정의 무대 '전북연극제' 30일 개막

대중과 멀어진 예술은 생명력을 잃고 사라지거나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하게 마련이다. 아무리 뛰어난 작품성을 가진 연극이라도 관객의 외면 앞에선 힘이 빠진다. 그런 점에서 관객평가단의 냉정한 채점과 후기를 바탕으로 발전 방향을 찾겠다는 도내 연극인들은 사뭇 비장하다. 전북도의 지원 예산이 축소되며 다소 어깨가 처졌지만 그럼에도 이들이 무대에 올릴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다.올 해 전북의 대표 연극을 뽑는 제32회 전북연극제에 7개 극단이 참여한다. 전라북도가 주최하고 전북연극협회(회장 정두영)가 주관하는 이번 연극제는 오는 30일부터 4월 3일까지 닷새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전주)과 아르케 소극장(익산), 사람세상 소극장(군산)에서 열린다.개막작 이런, 변고가 있나 조선의 변란을 시작으로 연극제 기간 총 일곱 개 작품이 관객을 만난다.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극단은 6월 3일 충북 청주에서 열리는 제34회 대한민국연극제에 전북 대표로 참가하게 된다.△극단 둥지, 이런, 변고가 있나 조선의 변란(30일 오후 7시 30분, 소리전당 연지홀)극단 둥지는 조선후기를 배경으로 한 유쾌한 사극 이런, 변고가 있나 조선의 변란(작연출 문광수)을 준비했다. 창작 초연극으로서 처음 관객을 만나는 이번 작품은 영조 등극 이후 수도가 된 한양에 백성이 몰려들며 벌어지는 변란을 소재로 한 코미디다.△창작극회, 물고기 남자(31일 오후 7시 30분, 소리전당 연지홀)창작극회는 백상예술대상 희곡상을 받은 작가 이강백의 희곡 물고기 남자(연출 박규현)를 택했다. 적조현상으로 양식업이 망해가는 바닷가, 브로커에게 속아 양식장을 구입했던 두 친구는 터무니없는 가격에 양식장을 되팔라는 브로커의 말에 저마다 한숨과 분노를 토해낸다. 비정한 현대사회에서 가치관이 상반된 두 사람을 진지하게 관찰하는 작품이다.△극단 명태, 전주연가(4월 1일 오후 7시 30분, 소리전당 연지홀)극단 명태의 전주연가(작 김선희연출 최경성)는 상처를 잊기 위해 전주 여행길에 오른 청춘 남녀가 사사건건 부딪히며 마침내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로맨틱 코미디다. 전주를 향하는 기차 안에서 처음 만난 효린과 재우는 사소한 오해로 인해 상대방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품은 채 각자 흩어지지만, 자꾸만 마주치게 된다.△극단 작은소리와 동작, 결혼(4월 2일 오후 7시 30분, 아르케 소극장)결혼(작 이강백연출 한유경)은 결혼의 의미와 조건을 다룬 남녀의 이야기다. 젊고 잘생겼지만 빈털터리인 남자는 집, 명품 넥타이, 하인처럼 값나가는 것들을 빌린다. 자신을 부자로 소개하며 결국 맞선의 기회를 잡았지만, 약속한 시간이 지나면 물건을 되돌려 줘야 했던 남자는 여자 앞에서 초라한 모습을 보이고 만다.△문화영토 판, 천년의 자리(4월 2일 오후 7시30분, 소리전당 연지홀)천년의 자리(작 양수근, 연출 고조영)는 고려초 공녀가 돼 다른 나라로 끌려가게 된 달래와 그녀를 사랑하는 바우의 이야기다. 어느 평온한 마을, 가난한 삶은 늘 고달프지만 백성들은 소박한 행복을 간직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마을 지주가 나타나 원나라에 조공으로 바칠 처녀로 달래를 붙잡고, 달래의 정혼자인 바우는 그녀와 함께 도망친다.△극단 사람세상, 길 위에 서다(4월 3일 오후 4시, 사람세상 소극장)다혜에게는 유부남 애인이 있다. 그는 고등학생 때 성폭행을 당했던 다혜가 의지할 수 있는 강한 남자지만 정작 자기 가정에서는 폭력을 일삼는다. 그런 남자의 아내는 바로 다혜가 일하는 방송국 국장 신미자. 아이를 낳지 못하는 아픔을 안고 있는 신미자는 다혜와 남편의 불륜을 알고 있지만 내색하지 않는다. 그리고 시댁과의 불화로 이혼을 택한 또 다른 여자 현경까지, 길 위에 서다(작 노병갑임갑정, 연출 최균)는 아픔을 가진 세 여자의 슬픈 이야기다.△극단 까치동, 다시 꽃씨 되어(4월 3일 오후 7시 30분, 소리전당 연지홀)다시 꽃씨 되어(작 홍자연연출 정경선)는 자아 분열을 겪고 있는 28살 여성 소정의 내적 갈등과 치유의 과정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소정의 머릿속에는 또 다른 자아인 14살의 그녀가 살고 있다. 뮤지컬 배우를 꿈꾸지만 자아와의 싸움으로 노래 한번 부르지 못하고 도망치고만 소정, 그녀는 14년 전의 잔혹한 기억에 사로잡혀 있음을 깨닫게 된다.한편 올 해 전북연극제에는 시민 25명이 직접 출품작에 점수를 매기고 관람후기를 작성한다. 전북연극협회는 25일까지 관객평가단을 모집하고 연극제 기간 이들의 채점결과를 작품 평가에 반영할 예정이다. 연극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전북예총 홈페이지(www.jbyc .com)에서 신청서를 내려 받아 이메일(play hanmail.net)로 보내면 된다. 문의 063-277-7440.

  • 영화·연극
  • 최성은
  • 2016.03.07 23:02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 확대…마당창극·농악에 지역 이야기 입혀

지역의 전통문화자원을 활용한 관광상품화 일환으로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된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이 올해는 16억여원을 들여 도내 5개 시군에서 5월부터 10월까지 펼쳐진다.(재)전북문화관광재단이 선정한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은 전주시와 전주문화재단의 마당창극 아나옜다, 배 갈라라와 정읍시와 (사)한옥마을 사람들의 서사무용극 하늘연인, 남원시와 남원시립국악단의 광한루연가Ⅳ 아매도 내사랑아!, 임실군과 임실필봉농악단의 웰컴 투 중벵이골5 필봉 굿 보러가세, 고창군과 고창농악보존회의 도리화 귀경가세등 5편이다. 지난해보다 예산이 6억원 증가하면서 4곳(전주남원임실고창)에서 올해 5곳으로 공연지역이 늘어났다.올해 처음 선정된 정읍은 정읍시 칠보면 출생으로 알려진 정순왕후(1440~1521, 단종 비)의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를 소재로 한 서사무용극 하늘연인을 선보인다. 산외면의 김동수가옥에서 공연되며, 정읍의 정체성과 전통문화를 무용극에 집약해낼 계획이다.전주의 마당창극 아나옜다, 배 갈라라는 판소리 수궁가 중 용궁잔치 대목을 마당창극 형식으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전주전통문화관 혼례마당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지난 2014년 선보였던 작품을 대폭 수정해 올린다.남원의 광한루연가Ⅳ 아매도 내사랑아!는 춘향전을 현대적으로 조명한 작품으로 관객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끌어내는 작품으로 새롭게 만들어진다. 광한루원에 무대를 꾸린다.임실의 웰컴 투 중벵이골5 필봉 굿 보러가세는 농악단을 이끄는 상쇠의 삶을 통해 필봉농악 전승을 되짚어보는 작품이다. 임실필봉농악보존회가 필봉문화촌에서 농악단의 이야기를 직접 풀어낸다.고창의 도리화 귀경가세는 동리 신재효와 진채선의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접근한 작품으로, 고창읍성 내아에 농악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5개 작품은 각각 3억여원의 제작비를 들여 공연물을 만들고, 지역별로 30여회씩 무대를 꾸릴 예정이다.문화재단 관계자는 공연이 실제로 관광객 증대와 지역경제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선정된 시군과 사업기관을 대상으로 공연과 연계할 수 있는 체험관광 프로그램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영화·연극
  • 은수정
  • 2016.03.04 23:02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본선 진출작 선정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충직)의 한국단편경쟁 부문 본선 진출작이 선정됐다. 올해 한국단편경쟁 부문에는 모두 661편의 작품이 접수됐고, 영화평론가 변성찬 남다은 송효정의 심사를 거쳐 최종 21편이 본선에 올랐다.올해 진출작들 중 17편은 이번 영화제에서 처음 상영하는 월드 프리미어로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영화를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유형별로는 극영화가 15편으로 가장 많았고 애니메이션 2편, 실험영화 3편, 다큐멘터리 1편으로 예년과 비슷한 분포를 보였다.한편, 예심에 참여한 심사위원들은 올해 작품들은 천편일률적 형식에서 탈피하려는 경향이 컸다고 평가했다. 남다은 예심위원은 뻔한 소재는 있어도 뻔한 영화는 없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작품들이다고 말했다. 작품 형식은 다양해졌지만 사실주의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작품이 적어 작품 유형은 편중됐다는 의견도 나왔다.주제에 있어서는 연출자의 개인적 경험과 정서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강세를 보였다. 학교 따돌림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많았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풋)사랑의 기억을 담은 영화가 많았다. 또한 송효정 예심위원은 취업을 소재로 한 응모작들도 많았다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실존적 문제가 전(全) 세대의 공통적인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한국단편경쟁에 진출한 21편의 작품은 다음달 28일부터 5월 7일까지 열리는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대상, 감독상, 심사위원특별상을 두고 경합을 벌인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6.03.03 23:02

3·1절 맞은 '귀향'…관객점유율·예매율 개봉 이래 최고

일제강점기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을 다룬 영화 '귀향'이 지난달 24일 개봉 이래 일일 점유율과 실시간 예매율 최고를 기록했다.1일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귀향'은 지난달 29일 전국 781개 스크린에서 3천470회 상영되면서 22만2천430명(매출액 점유율 34.0%)을 모았다.누적 관객 수는 128만3천697명에 이르렀다.'귀향'의 박스오피스 점유율은 24일 23.1%, 25일 26.1%, 26일 29.6%, 27일 29.7%, 28일 31.7%, 29일 34.0% 등 매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아울러 당일 박스오피스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예매율은 31절을 맞은 0시께 33.5%로 역시 개봉 이래 최고로 올라갔다.이날 오전 들어 조조 관객들이 예매율 집계치에서 빠지면서 오전 9시20분 현재 실시간 점유율이 31%대를 나타내고 있다.이 영화를 홍보하는 시네 드 에피의 김주희 대표는 "31절을 맞아 국민의 뜨거운 성원에 답하고자 서울 일대 극장에서 무대 인사를 진행한다"며 "조정래 감독, 배우 손숙과 최리, 위안부 피해 소녀를 연기한 배우들, 일본군을 연기한 배우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귀향'은 위안부 피해자인 강일출 할머니가 미술 심리치료 중에 그린 '태워지는 처녀들'을 모티브로 하고, 피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만들어진 극영화다.국민의 후원과 배우제작진의 재능 기부로 기적같이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 닷새 만에 관객 100만명을 돌파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커진 상황이다.31절 공휴일을 맞아 관객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귀향'과 마찬가지로 일제 치하 우리의 가슴 아픈 역사를 담은 영화 '동주'는 전날 4만8천608명(7.5%)을 모아 박스오피스 4위를 차지했다.5억원 남짓의 저예산으로 만든 이 영화는 누적 관객 수가 65만5천910명에 달해 이미 손익분기점을 훨씬 넘어섰다.같은 해 한 집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촌지간인 시인 윤동주와 독립운동가 송몽규를 통해 일제 강점기 청년들이 느껴야 했던 고민과 울분을 그렸다.강하늘박정민 등 주연배우의 열연, 윤동주 시인의 삶과 시를 절묘하게 결합한시나리오, 감독은 절제된 연출에 힘입어 역시 31절 관객들의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시간 예매율은 현재 7%대로 4위를 달리고 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6.03.01 23:02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시네마프로젝트 2015 선정작 '설행' 상영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전주영화제작소 4층)이 오는 3일부터 삶의 치유를 그린 영화 「설행-눈길을 걷다」, 실화에 바탕한 쌍둥이의 기적 같은 이야기 「트윈스터즈」를 상영한다.김희정 감독의 세 번째 작품인 「설행-눈길을 걷다」는 알코올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산 속 요양원을 찾은 정우(김태훈 분)가 수녀 마리아(박소담 분)를 만나 점차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현실과 꿈을 오가며 술에 대한 괴로운 유혹을 벌이던 정우는 마리아와의 교감으로 희망을 되찾기 시작하지만 어느 포수의 배낭에 든 술을 노리고 따라나섰다 고립되고 만다. 알코올 중독자를 생생히 묘사한 김태훈과 순수함을 띤 박소담의 연기가 완성도를 높인다. 전주국제영화제 장편영화지원 프로그램인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5선정작이다.「트윈스터즈」는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25년 동안 각각 미국, 프랑스에서 자란 쌍둥이 사만다와 아나이스가 SNS를 통해 우연히 재회한 실화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당사자인 사만다 푸터먼이 감독과 배우(본인 역)을 맡았다. 런던로스앤젤레스명동 등 다채로운 풍경을 파스텔톤 색감으로 아련하게 그려낸 영상미로 주목 받는 작품이다.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은 관객을 대상으로 자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해 3월 첫째 주 개봉작으로 선정했다.

  • 영화·연극
  • 최성은
  • 2016.03.01 23:02

[45. 캐롤] 나는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려워 술을 마셔

‘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e)’이란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면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상습적으로 거짓된 말과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말한다. 영화 「리플리」의 주인공 ‘리플리’는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하여 거짓 자기로 분장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는 아들을 찾아달라는 선박부호의 부탁을 받고 상류 사회로 뛰어든다. 그곳에는 평생 써도 바닥나지 않을 재물, 아름다운 여인, 달콤한 인생, 자유와 쾌락이 널려있었다. 리플리는 그곳에 머물기 위하여 갖은 악행을 서슴지 않는다.영화를 관람하는 동안 관객은 스크린에 투사되는 허구적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내부에 있는 감춰둔 욕망과 마주한다. 영화는 상징, 은유 등으로 무장하여 관객의 깊은 곳까지 속속 파고든다. 끝내 관람자가 부인하는 감정과 만나고 나서 고개를 든다. 영화 「캐롤」을 보면서 리플리 증후군을 떠올렸다. 영화 원작이 리플리를 탄생시킨 작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 인 점도 있고, 사람이 꿈을 잃었을 때 어떤 행태를 보이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컸는데 영화가 리플리를 환기했기 때문이다.영화는 시작과 함께 암시하듯 한 시퀀스를 보여준다. 담배 연기 자욱하고 시끌벅적한 술집 장면이다. 대여섯 명이 둘러앉아 술 마시는 탁자가 클로즈업된다. 한 청년이 말한다. “나는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려워 술을 마셔!” 그러자 다른 사람이 잇는다. “나는 깨어있는 시간이 무서워 술을 마셔”라고. 내일과 깨어있는 시간은 지금 술 마시는 시점에서 보면 미래다. 결국, 미래가 두렵고 무서워 술 마신다는 이야기 아닌가. 그렇다면 지금이 최선이라는 이야기인가? 글쎄다. 술 마시기 직전 상황의 연장선에 있는 다음 시간에 대한 부담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영화적 느낌으로 술집은 삶의 정거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 시간으로 가기 위한 대기소. 거기 웅성거리는 수많은 사람은 대부분 전에 탔던 차를 탈 것이다. 1950년대 미국 뉴욕. ‘캐롤 에어드’(케이트 블란쳇 분)는 4살 난 딸아이를 둔 주부다.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남편과 맞지 않아 이혼소송 중이다. 남편 ‘하지’는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 아내의 동성애적 성향을 문제 삼아 아이의 양육권은 물론 면접권도 허락하지 않겠다며 버틴다. ‘테레즈 벨리벳’(루니 마라 분)은 사진작가를 꿈꾸는 맨해튼 백화점 인형코너 점원이다. 결혼을 원하는 남자친구가 있지만, 썩 내키지 않아 갈등하고 있다. 어느 날 캐롤이 백화점에 물건 사러 갔다가 테레즈와 만난다. 둘은 서로 강한 눈빛을 교환한다. 크리스마스 휴가. 하지는 캐롤에게 아이와 함께 플로리다에서 시댁 식구들과 함께하자고 말한다. 거절하는 캐롤. 딸을 데리고 떠나는 남편 차 뒤에서 심란해 하던 캐롤은 테레즈에게 동·서 횡단 여행을 하자고 제의한다. 흔쾌히 대답하는 테레즈. 저돌적이고 무모하다 싶은 여행이 시작된다. 태연을 가장하는 것일까. 침묵 속에서 교환되는 미소는 다소 어색하기까지 하다. 밀려드는 상념들…. 밤이다. 숙소 커튼이 닫히고 불이 꺼진다. 캐롤이 테레즈의 몸에 손을 댄다. 호응하는 테레즈. 둘은 서로의 몸을 탐닉한다. 리플리적으로 본다면 현실을 부정하는 이들은 동성애의 세계를 만들어 그곳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이들의 행태를 놓고 상상해 보자. 참자기와 거짓자기 그리고 이들이 원래 가던 길과 지금 들어선 길에 대하여. 전에 꾸었을 꿈까지 불러 모아 재료로 삼아보자. 담배 연기 자욱하고 시끌벅적한 술집을 연상해도 좋다.김은하 외 공저 〈영화치료의 기초〉에 의하면 ‘상상은 모든 담론에 자기(Self)를 투입하도록 한다. 이는 우리가 이미지를 볼 때마다 상상을 통해 다른 방식으로 상황을 지각하고, 태도를 수용하며, 통찰을 촉진하기 때문’이라고 푼다. 또 무어(Moore)는 시각적 은유의 사용이 관객(상담에서는 내담자)에게 더 영적인 수준에서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고 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것으로 경험하게 한다고 주장한다.상상 후 아하 경험을 했다면 통찰이 왔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영화적 공감과 동정 속에서 자신의 생에 자발성을 갖게 되는 소중한 체험이 될 것이다. 모두 동성애라 말하지만 여행은 숨을 곳 없는 두 여인의 피난처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허영에 사로잡혀 거짓자기로 세상을 사는 우리 영화 「거짓말」의 주인공 ‘아영’의 반문이 머릿속에서 파문을 일으킨다. “넌 안 하니? 거짓말?”● 연재를 마치며우리의 오감은 세상을 지각하는데 있어 카메라와 마이크로폰과 같다. 자연히 무수히 많은 영화를 찍게 되는데 이를 내면영화(Inner Movie)라고 한다. 내면영화는 자신 안의 다양한 욕망과 무의식을 담고 있다. 영화를 본다는 것은 자신이 미리 저장해둔 장면들과의 만남을 의미한다. 한 편의 영화가 무엇을, 어디를 자극하는가? 이런 관점에서 2년여 동안 총 45편의 글을 게재했다. 최근 영화를 고르다 보니 오락과 미학적 측면이 강조된 점 없지 않다. 부족한 실력으로 메시지 전달에 급급하지 않았나 하는 자책 또한 크다. 혜량하여 주시기 바란다. 〈끝〉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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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2.2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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