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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왜 '슈퍼스타K'서 커밍아웃했나

"나는 28살 박우식이고 동성애자입니다."지난 7월 Mnet의 '슈퍼스타K2'에서 오디션의 한 지원자가 이처럼 자신을 소개하는 모습이 방송됐다. 심수봉의 '미워요'를 부른 그는 불합격한 뒤 "내 소원이 방송에 출연하는 것이었다. 그게 이루어지니까 너무 만족스럽다"고 울먹였다. 그때 그는 어떤 심정으로 방송을 통해 '커밍아웃'을 했을까. 방송이 나간 뒤 그의 삶과 그를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의 삶은 어떻게 변했을까. 케이블 채널 MBC LIFE '시선다큐-소나기'는 5일 밤 11시 방송에서 '나는 다를 뿐이다'라는 부제로 박우식 씨의 속 깊은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캐릭터를 다양한 시선에서 접근하는 방식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목 중 '소나기'는 '소통을 위한 나의 이야기'의 줄인 말이다. 박씨의 이야기는 박씨 자신과 박씨의 어머니의 시선을 통해 각각 소개된다. 박씨는 방송 출연 당시에 대해 "더 이상 내 성정체성을 숨길 수 없었다"며 "세상의 편견을 깨고 당당해지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는 방송 출연 이후에도 떳떳하게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며 살고 있지만 여전히 그를 향한 세상 사람들과 가족들의 시선은 차갑다. 눈조차 마주치지 않는 어머니 앞에서 그는 언제나 죄인일 수밖에 없다. 그가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는 인터넷 방송이다. 여전히 가수의 꿈을 갖고 살고 있는 그는 인터넷 공간을 통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시장에서 야채 장사를 하며 억척같이 살아온 박씨의 어머니에게 방송을 통한 아들의 커밍아웃은 청천벽력같은 소리였다. 그날 아들의 행동을 전해듣고 "믿을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다"고 말하는 어머니는 이해를 원하는 아들에게 "그저 남들처럼 단란한 가정을 꾸려 화목하게 살라"고 말한다.

  • 방송·연예
  • 연합
  • 2010.11.05 23:02

박민영 "연기포기 생각할 때 김윤희 만나"

"처음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부터 제가 김윤희 역을 할 거 같았어요. 경쟁률도 높았고, 당시 상황이 별로 좋지 않았음에도 왠지 이 역할만큼은 제가 꼭 할 것 같았습니다."갓, 도포를 벗어던지고 미니스커트에 긴 웨이브 머리를 늘어뜨린 박민영(24)이 화면 밖으로 걸어나왔다. 화제의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을 전날 끝낸 그를 3일 만났다. "종방연이 오늘 새벽 5시까지 이어졌고, 마지막회가 방송된 어제도 저녁 6시까지 촬영을 했던 터라 그냥 잠시 쉬는 느낌이에요. 내일 다시 촬영장에 나가야할 것 같아요.(웃음)"지난 5개월간 남장여자 김윤희로 살아온 그는 '성균관 스캔들'의 폭발적인 인기와 함께 1년여 빠져있던 슬럼프에서 보기좋게 빠져나와 새로운 각오로 새 출발선상에 서게됐다. "박민영을 김윤희에 대입해 말하자면 이제 막 성균관에 입학해 신방례를 마친 것 같아요. 향후 졸업할 때까지 어떻게 잘 버티냐가 이제 숙제죠. 최종 목표는 김윤희처럼 박사가 되는 거예요. 연기의 박사가 뭔지는 모르겠지만.(웃음) 무엇보다 대표작이 생겼다는 것이 정말 좋아요. 촬영하는 내내 너무 행복했고, 미래의 제 딸에게 자신있게 보여줄 작품이 생겨서 기쁩니다."2006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혜성같이 등장한 박민영은 이 작품의 인기로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극중 여배우 역을 맡았던 그는 예쁜 외모로 시청자를 한눈에 사로잡았고 곧바로 '아이 엠 샘'의 주인공을 꿰찬 데 이어 '전설의 고향 - 구미호' '자명고' '런닝구'까지 나름대로 1년에 한작품씩 주인공의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데뷔작 이후 더이상의 '환호'는 없었다. 너무 쉽게 단맛을 봤던 그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좌절의 시간이 이어졌다. "데뷔작이 성공했으니 행운이었죠. 전 그게 너무나 당연한 줄 알았어요. 모든 게 다 그렇게 쉬운 줄 알았죠. 하지만 그 후 잘 안 되면서 좌절감이 밀려왔고 작년부터 올초까지는 우울증까지 왔어요. 벽에 많이 부딪혔고, 진로를 바꿀까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 '성균관 스캔들'을 만났어요. 너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성공 여부를 떠나 이 작품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웠습니다."출연만으로도 고맙게 여겼던 그 작품이 그에게 '재기'의 기쁨을 줬다. 그가 연기한 김윤희는 맑고 사랑스러우면서도 용기있고 당찬 여성으로서 '성균관 스캔들 폐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한 이전까지 여성적이고 새침한 이미지로 어필해온 박민영이 건강하고 밝은 이미지로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그간 깍쟁이 같은 역할을 많이 맡았지만 그건 실제 제 성격이 아니에요. 전 윤희처럼 당돌하고 당당한 면이 많습니다. 캐스팅됐을 때 제 상황이 절박했기 때문에 더 잘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어요. 윤희는 학문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고, 전 연기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던 때라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윤희가 최악의 상황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헤쳐나갔듯, 저도 이 아이를 연기하면 같이 성장할 수 있으리라 여겼어요. 남장여자 연기에 대한 자신감보다는 윤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김윤희 캐릭터가 워낙 매력적이기도 했지만 박민영은 그 역할을 맡아 '사랑스럽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덕분에 박유천, 송중기, 유아인 등 꽃미남 3인방에 둘러싸인 역할이었지만 여성팬들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 김윤희 혹은 박민영의 사랑스러움이 여성성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것에서 나왔기 때문이다."어쨌거나 순수하고 맑은 아이잖아요. 가족을 위해 희생하면서 정에 굶주리기도 하고. 성균관에 들어와 처음 벗을 만나고 수업을 받게 되면서 그 아이에게는 새로운 세상이 열렸어요. 부둣가에 등불이 하나둘씩 켜지는 느낌처럼. 김윤희가 순간순간 느끼게 되는 기쁨에 저도 배우로서 최대한 몰입하다보니 좋은 표정이 나온 것 같아요. 솔직히 지금껏 제가 가장 몰입한 역할이었습니다. 너무 하고 싶은 역할이었고 5달 동안 겨우 3일 쉬는 바쁜 스케줄 탓에 주변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집중하며 연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김윤희가 된거죠."그는 "그럼에도 꽃미남들과 연기하니 어쩔 수 없이 안티팬들이 늘어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시청자들이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셔서 이 작품에 출연하기 전보다 안티팬이 줄어들었다"며 웃었다. 전날 마지막 컷소리에 울음을 터뜨렸다는 그는 "너무 감사해서 울었다. 카메라 앞에 서서 졸 정도로 스케줄이 너무 힘들었지만 배우와 스태프가 모두 한마음으로 끝까지 달려왔다는 것이 기뻤다"고 말했다. "24시간 중 23시간을 메이크업하고 있고 3일 연속 잠을 못자 다크서클이 볼 아래로까지 내려오기도 했지만 행복했습니다. 한여름에 가슴에 압박붕대를 계속 하고 있어 호흡곤란이 오기도 했고 이틀간 밥을 못먹기도 했지만 김윤희를 연기하는 게 좋았습니다. 6%에서 시작한 시청률이 야금야금 올라 10%를 찍었을 때는 푼수처럼 촬영장을 마구 뛰어다녔어요."그는 특히 주인공 4인방이 또래고, 모두 연기에 대한 열정이 뜨거웠다는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종방연에서 아인이와도 얘기했는데 다들 연기에 대한 열정이 뜨거워 서로 많은 자극을 받았다는 것이 좋았어요. 팀워크가 너무 좋아 상대방의 리액션신을 따줄 때도 모두 정성을 다해 연기했어요."어려서부터 디자이너를 꿈꾸던 박민영은 중학교 2학년 때 언니와 함께 미국 필라델피아로 조기유학을 가 고등학교 3학년 때 한국으로 돌아와 대입수능을 준비했다. "사실 연기에 대한 생각은 없었어요. 그런데 대학 입학 원서를 접수할 때 엄마가 뜬금없이 연극영화과에 넣어보라고 하셨고 저도 '그래 한번 해볼까?'하는 생각으로 접수했어요. 나중에 알고보니 엄마가 점을 5번이나 보고 오셨는데 모두 제가 배우가 될 거라고 했대요.(웃음) 지금은 연기를 안 했으면 어쩔까 싶어요. 연기를 하고 있는 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그는 "인기 이후 찾아오는 좌절감을 겪어봤기 때문에 '성균관 스캔들'이 성공했어도 이제는 한없이 기쁘진 않다. 인기의 특성을 알기에 휩쓸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최선을 다한 내 자신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 방송·연예
  • 연합
  • 2010.11.05 23:02

개그맨 이승윤, 왜 격투기에 도전했나

"맞는 건 두렵지 않지만 저 자신에게 부끄러운 경기를 할까 두려워요."'개그콘서트'의 '나쁜남자'나 '사이보그 괜찮아' '짐승들' 등의 코너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승윤(30)은 최근 개그맨이라는 자신의 직업과는 전혀 다른 도전을 펼쳤다. 지난달 23일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열린 격투기 경기 '로드 FC-챔피언의 부활'에 출전, 격투기 무대에 데뷔한 것이다. 이미 '헬스보이' 코너에서 12주만에 근육질로 다시 태어난 바 있으며, '근육 개그'라는 새로운 영역까지 개척했다고 해서 예상 가능한 도전이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개그맨이 아닌 남자 이승윤으로 링에 오르기 위해 그는 지난 2개월간 바쁜 일정 속에서도 훈련에 매진했다. MBC 새 프로그램인 휴먼다큐 '그날'은 6일 오전 8시45분 선보이는 첫 방송에서 '개그맨 이승윤, 격투기 도전하는 날'이라는 부제로 이승윤의 격투기 도전기를 소개한다. 이 프로그램은 누구나 세상을 살다 보면 한 번씩은 마주치게 되는 특별한 '그날'의 이야기를 담는다. 임신부라면 출산 예정일이 '그날'이 될 수 있으며 뒤늦게 대학생이 되고 싶어하는 한 아저씨에게는 수능시험일이 '그날'이다. 제작진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언젠가는 맞게 될 특별한 '그날'의 이야기를 다양한 관계와 입장 속에서 살펴본다. 첫 방송의 주인공 이승윤이 맞게 되는 '그날'은 바로 어려서부터 꿈꿔온 격투기 링에 오른 날이다. 무모하다며 만류하는 목소리도 있었고 격투기라는 힘든 운동을 가볍게 보고 뛰어든 것 아니냐는 힐난도 있었지만 이승윤은 어려서부터 막연히 가지고 있던 이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묵묵히 훈련을 해왔다. "맞는 것은 두렵지 않다"는 이야기는 격투기 데뷔전을 준비하던 그가 제작진에게 들려준 말이다. "남자로서의 도전이다. 한 번쯤 격투기 무대에 서보고 싶었다"는 그는 "부끄러운 경기를 할까 두려워서 더 열심히 준비했다"고 했다. 이승윤의 일과는 숨돌릴 새 없을 정도로 빡빡하다. 아침 일찍 격투기 기술훈련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그는 여의도 방송국에 출근해 아이디어회의와 방송 녹화 등으로 바쁜 일과를 소화한다. 퇴근 후에도 체력운동을 하고 시간을 아끼기 위해 공연장 대기실에서 쪽잠을 잔다.주말에는 강원도 원주에 머물며 스파링에 집중한다. 훈련 도중 기절하고 코피가 터지기 일쑤. 얼굴에는 멍과 상처가 하나씩 늘어난다. 대회 전까지 체중을 10㎏가량 감량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제작진의 카메라는 이승윤에게만 집중되는 것은 아니다. 이승윤의 어머니는 "화초처럼 곱게 키운 외아들이다. 몸 쓰는 개그를 하는 것도 속상한데 격투기대회까지 나간다"며 걱정하고 같이 개그 공연을 하는 동료들은 상처투성이에 피곤해하는 그를 보고 안쓰러워한다. 이승윤의 상대는 24살의 대학생 박종우 선수다. 전자공학을 전공하는 그에게도 이날 경기는 중요하다. 대회 기간이 중간고사 기간 잡혀있는 것을 걱정하는 그는 "상대가 연예인이고 유명인인 것은 중요하지 않다. 연습한 만큼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드디어 결전의 날. 이승윤을 응원하는 동료 개그맨들이 관중석을 채우고 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의 함성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1라운드의 시작을 알리는 공이 울린다.

  • 방송·연예
  • 연합
  • 2010.11.04 23:02

소녀시대 "고구마 줄기처럼 쭉 뻗어갈래요"

가녀린 소녀 9명이 큰일을 해냈다. 일본에 첫발을 내디딘 지 2개월 만에 떼는 걸음마다 기록이다. K-POP이 이끄는 신(新)한류의 '첨병'으로 떠오른 소녀시대 얘기다. 소녀시대는 지난달 일본에서 낸 두번째 싱글 '지(Gee)'로 한국 여성그룹 최초 오리콘 일간차트 1위에 올랐고 이 싱글은 주간차트 2위도 차지해 일본 내 해외 여성그룹 사상 30년 만의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같은 시기 국내에서 발표한 세번째 미니음반 '훗(Hoot)'도 단숨에 음악차트 1위를 차지했다. 한ㆍ일 협공에 성공해 겹경사를 맞은 셈이다. 그러나 아직은 모든 게 신기하고 어리둥절하다는 소녀시대를 2일 인터뷰했다. 멤버들은 "요즘 해외 활동이 잦아 비행기를 택시 타듯 한다. 비행기 마일리지가 많이 쌓여 흐뭇하다"며 소소한 말에도 웃음꽃을 터뜨렸다. ◇"한국 대표라는 자긍심 느껴요" = 멤버들은 다소 피곤한 기색이었다. "어제 연습하느라 취침 시간이 늦었다"며 "한시간만 연습하려다가 '필'받아서 늦게까지 했다"고 한다. 일본 활동 뒤 국내 무대에 복귀했는데 팬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에 그제서야 "우리가 뭔가를 해내고 왔나?"란 뿌듯함이 밀려왔단다. 그러나 멤버들도 일본에서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일본에서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 갔는데 어떤 분의 휴대전화 벨소리로 '지'가 흘러나왔어요. 또 거리에서 한 프랑스인이 '어, 소녀시대?'라고 알아보셨죠. 또 일본 여자 팬들이 많은데 우리의 외적인 면에도 관심을 가져주세요."(태연)"일본 여고생들이 얼굴을 중무장한 절 못 알아보고 제 앞에서 '소녀시대 포즈로 할까'라며 사진을 찍더군요."(티파니) 소녀시대는 보아, 동방신기가 일본에서 택한 현지화 전략을 쓰지 않았다. 국내 히트곡을 들고 '한국의 소녀시대'로 진출했기에 동방신기가 정상에 오르는데 걸린 5년을 2개월로 단축시켰다. 춤과 노래, 외모 등 완성도 면에서도 연일 칭찬이 터져나온다. 멤버들은 "우리에 앞서 그 길을 갈고 닦은 선배님들 덕이다. 소녀시대여서가 아니라 K-POP이 아시아에서 큰 사랑을 받기에 가능했다"고 겸손하게 말한 뒤 "사실 우리도 2007년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 때는 실력이 부족했었다"고 웃었다. 멤버 중 언변이 뛰어나 '대변인' 역할을 하는 수영의 진지한 설명이 이어졌다. "소녀시대는 일본 음악 시장에 맞추기보다 우리 본연의 음악의 색깔을 그대로 가져갔어요. 처음에는 문화 차이로 인한 '갭'을 걱정했는데 오히려 신선했던 것 같아요. 일본에선 '가창, 안무, 미각(美脚)'을 우리의 매력으로 꼽는데 이 점을 부각시킬 의도도 없었고요. 또 일본어로 말할 때의 긴장된 모습보다 우리 말을 했을 때의 자연스런 매력을 보여주고자 일본어도 많이 구사하지 않았어요."(수영)재차 소녀시대만의 색깔을 되묻자 멤버들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며 다소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수영은 "역동적인 안무와 표정에서 나오는 에너지 아닐까"라며 "우린 무대에 설 때 사람들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들고 싶다. '언제 끝나지?'란 생각이 들지 않도록, 옆 사람과 말하고 싶지 않도록 허점 없는 무대를 보여주려 한다. 우리가 무대에서 집중하니 보는 분도 집중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 덕에 소녀시대를 향한 시선은 이제 국경을 훌쩍 넘었다. 태연은 "해외로 활동 범위가 넓어지며 시선도 많아졌다"며 "행동 하나하나가 이슈가 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말, 행동에 신경이 쓰인다. 특히 해외 활동을 하는 가수로서 소녀시대와 한국의 이미지를 지키고 싶다. 한국인이란 자긍심에 한국 가수, 그리고 걸그룹을 대표해 진출했다는 생각으로 활동한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해외에서 보고 듣고 접하는 환경들이 성장의 자양분이 되고 있다고 했다. "소녀시대 데뷔 초기 일본에서 모닝구 무스메의 공연을 봤어요. '난 이 무대에서 미칠거야'란 느낌이 들 정도로 표정, 퍼포먼스에 모든 걸 쏟아내는 느낌이 들었죠. 그 어떤 멤버를 카메라에 잡아도 표정이 살아있었어요. 많은 걸 배웠죠."(수영, 제시카) "일본 음악 방송에 출연했는데 국내 방송 시스템과는 좀 달랐어요. 리허설 때 서로 몸을 부딪히며 촬영하던 여러 명의 카메라 감독님들이 실제 방송에선 독수리 5형제처럼 완벽한 동선으로 날아다녔어요. 또 생방송인데도 가수마다 다른 세트가 빠르게 들어오고 빠지는 모습도 신기했고요."(윤아, 써니) ◆"아이돌 비판도 자양분이 되죠" = 일본 내 '한국 걸그룹 열풍'의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에서도 소녀시대의 존재감은 더욱 또렷해졌다. 새 미니음반 첫 주문량이 15만장을 넘겼고, 타이틀곡 '훗'은 공개 직후 멜론, 벅스, 도시락 등 음악차트 1위를 싹쓸이했다. 소녀시대가 신보에서 택한 이미지는 복고다. '훗'은 '고고리듬'에 복고풍 기타 사운드가 가미된 경쾌한 곡으로 재킷 이미지도 권총을 든 '스파이 걸'이다. 유리는 "음악과 이미지에서 늘 새로운 스타일을 추구한다"며 "멤버가 9명이어서 다양한 모습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음반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소녀시대가 처음 시도한 R&B 발라드곡 '내 잘못이죠'의 가사를 유리가 썼다는 점. "가수를 꿈꿀 때 제 음반에 목소리뿐 아니라 생각도 함께 담고 싶었는데 기회가 왔죠. 4일 동안 머리를 쥐어짜며 가사를 썼어요. 평소 책이나 영화를 볼 때 좋은 대사와 글귀를 노트에 적어두는데 이번에도 참고가 됐죠."(유리)티파니와 태연이 "멤버들 대부분이 작사, 작곡에 관심이 많다"며 "작곡을 위한 컴퓨터 음악 프로그램을 공부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멤버들 중에는 밴드 음악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밴드 음악을 해보고 싶어요. 몇몇 음악 프로그램에서 밴드 반주로 노래해봤는데 신났어요. 노래와 반주를 고쳐나가면서 호흡하는 게 재미있었죠. 아이돌 그룹이 밴드로 공연하는 건 색다를 테니 언젠가 도전해보고 싶어요."(수영, 써니) 티파니도 테일러 스위프트, 케이티 페리처럼 트렌디하면서도 밴드와 호흡할 수 있는 음악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처럼 음악적 깊이를 위한 노력을 함에도 아이돌 그룹들은 단편적인 비판에 직면한다. 노래 파트를 나눠 부른다며 '5초 가수', 춤과 외모가 무기라며 '비주얼 가수'로 치부된다. "연예인이란 직업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해요. 아이돌이란 수식어가 붙는 한 눈을 더 크게 뜨고 볼거고요. 이런 비판이 기분을 상하게도 하지만 연습을 더 하도록 만드는 자양분이 돼요. 오히려 신경쓰이는 건 스스로 모니터링 한 뒤 부족함을 찾았을 때예요." 멤버 중 '선생님'처럼 날카롭게 무대 모니터링을 해주는 멤버는 수영. "인터넷에 '수영이의 법칙'이란 사진들이 떠돌아요. 무대에서 한 멤버가 틀리는 모습을 제가 괘씸하다는 표정으로 짓고 있는 사진 모음이죠."(수영)"사진 속 수영이의 옆 혹은 앞에 꼭 제가 있더군요. 호호. 실제 수영이한테 '오늘 춤 잘 췄어'란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요. 정말 눈물까지 글썽였어요. 수영이는 무대 지적뿐 아니라 멤버가 감기에 걸리면 약도 챙겨주며 살가워요."(제시카)또래와 달리 바쁜 스케줄에 쫓기는 멤버들은 서로의 건강을 챙기며 의지하고 있다고 했다. 가을이 되면서 연애하고 싶은 심정도 함께 나눈다. 쉬는 시간조차 함께다. 수영과 유리는 "우린 모든 걸 함께 해 친구가 없다"며 "9명이니 매일 멤버를 바꿔 놀아도 지겹지가 않다"면서 마주보고 웃었다. 샤이니의 민호 등 이제 후배들이 예뻐보인다는 멤버들은 자연스럽게 성숙한 이미지로 성장해가는 모습이 좋다고 했다. 최근 대만 공연도 성공적으로 치른 이들의 목표는 조금씩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것이다. 써니와 제시카는 "걸그룹의 공연은 드물테니 많은 나라에 가서 공연하고 싶다"며 "더불어 우리가 세계 시장에 나가는 것도 좋지만, 그 시장이 우리를 따라오도록 만들고픈 거대한 목표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막내 서현이 오랜만에 입을 열었다.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제 별명이 고구마예요. 해외 팬들이 한글로 '고구마'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응원해주세요. 소녀시대를 통해 한국을 전세계적으로 알리고 싶어요." 그러자 한 멤버가 작은 목소리로 외쳤다. "고구마 줄기처럼 쭉쭉 뻗어나갈래요."

  • 방송·연예
  • 연합
  • 2010.11.04 23:02

한 여자와 두 남자의 이중 결혼생활

KBS 2TV가 8일 첫선을 보이는 월화드라마 '매리는 외박 중'(극본 인은아, 연출 홍석구.김영균)은 이중 가상결혼을 소재로 한다. 이중 결혼에다 가상이란 단서까지 붙었으니 파격의 정도가 세다. 그러나 드라마는 청춘남녀가 티격태격하는 과정에서 사랑이 싹트는 로맨틱 코미디의 구조를 따른다. 그 과정에서 이중 결혼생활을 통해 결혼과 가족의 의미를 되묻는다. 3일 오후 임피리얼 팰리스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홍석구 PD는 "로맨틱 코미디지만 대단히 현실적이기도 하다"며 "상황의 아이러니를 통해 코미디를 추구하고 인물들의 진실을 찾아내려 한다"고 말했다. '매리는 외박 중'은 2004년 드라마로 제작돼 인기를 끈 만화 '풀하우스'의 원작자 원수연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배우 문근영이 주인공 매리 역을 맡아 귀엽고 발랄한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매리는 속칭 88만원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로 등록금을 못내 대학교를 휴학하고 비정규직을 전전하면서도 삶의 희망을 잃지 않는다. 빚을 갚기 위해 정략결혼을 종용한 아버지 때문에 재력가의 아들 정인(김재욱)과 서류상 결혼을 하지만 아버지를 설득하기 위해 인디밴드 리더 무결(장근석)과도 가상 결혼을 감행한다. 문근영은 "낙천적인 사고가 매력적인 캐릭터"라며 "또래 배우들과 함께 촬영해서 촬영현장이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장근석은 전작 '미남이시네요'의 아이돌 그룹 리더 황태경에 이어 다시 한번 뮤지션 역할에 도전한다. 자유로운 20대를 대변하는 인물인 무결은 한 곳에 얽매이기를 싫어하는 보헤미안이지만 매리와 결혼생활을 통해 사랑과 가족의 의미를 깨닫는다.장근석은 "4~5월에 시나리오를 받고 나서 아무한테도 주지 말라고 간곡히 부탁했다"며 "'미남이시네요'가 음악으로 감동을 주고 아이돌 밴드의 성장과정을 담았다면 이 드라마는 결혼을 소재로 한 청춘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선택하는 데 부담은 없었다"고 전했다. 김재욱이 연기하는 정인은 드라마 제작사 대표로 부와 능력, 외모를 모두 갖춘 소위 '엄친아'다. 부드러운 미소와 매너 속에 냉정함을 숨기고 있는 이중적인 매력의 소유자다. 김재욱은 "돈이 많은 역할이라 좋다"며 너스레를 떤 뒤 "매리와 무결 등 주변 인물을 만나면서 가치관이 바뀌고 긍정적이고 나은 사람이 되는 과정이 중요하게 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매리와 무결, 정인의 삼각관계에 휘말리는 배우 서준은 김효진이 맡았다. 서준은 원작에는 없지만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인물로 주관이 뚜렷하고 당차다. 김효진은 "여배우를 연기한다는 점이 매력 있다"며 "시놉시스를 읽었을 때 여배우 캐릭터를 전형적이지 않게 표현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여러 드라마에서 맛깔스런 코믹 연기를 선보여온 박상민과 박준규가 각각 매리의 사고뭉치 아빠와 정인의 아버지로 분해 극중 활력소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인은아 작가는 "이중 가상결혼이라 도발적이라 느낄 수도 있지만 공중파에 맞춰서 부담스럽지 않고 유쾌하게 결혼과 가족,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풀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며 "연말 분위기에 맞춰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매리는 외박 중'은 '성균관 스캔들' 후속으로 8일부터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 방송·연예
  • 연합
  • 2010.11.04 23:02

문근영 "예전 이미지로 돌아왔다 생각 안해"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에서 차가운 매력을 보여줬던 배우 문근영이 발랄하고 순수한 본연의 캐릭터로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문근영은 KBS 2TV의 새 월화드라마 '매리는 외박 중'에서 두 번의 결혼을 감행하는 주인공 위매리를 연기한다. 매리는 속칭 88만원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로, 등록금을 마련못해 대학교를 휴학하고 비정규직을 전전하면서도 삶의 희망을 잃지 않는다. 낙천적이고 밝은 캐릭터란 점에서 전작 '신데렐라 언니'의 냉정하고 이기적인 은조와 대조된다. 그러나 문근영은 3일 오후 임피리얼 팰리스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예전의 이미지로 다시 돌아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다시 귀엽고 깜찍한 걸 하네'라고 보실 수도 있지만 그런 의도는 없다"며 "이번 역할도 은조처럼 제 연기의 폭을 넓히는 캐릭터"라고 강조했다. "'신데렐라 언니'의 은조도 제가 기존에 갖고 있었던 이미지를 벗어나려고 선택한 게 아니라 해보고 싶어서 선택한 역할이에요. 문근영이 연기할 수 있는 역할이 더 늘기를 바란거지 급작스럽게 이전 거를 탈피하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방송 전 홍보하는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해 주시지 않더라고요.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건 제가 믿고 생각하는 대로 가야죠." 그는 "매리란 캐릭터가 매력적이고 이걸 어떻게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을까 고민할 뿐"이라며 "많은 감독님과 제작자, 작가, 배우분들이 문근영이란 배우와 함께 일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싶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매리는 외박 중'은 이중 가상결혼을 통해 젊은이들의 꿈과 사랑을 그린 로맨틱 드라마로, 2004년 드라마로 제작돼 인기를 끈 만화 '풀하우스'의 원작자 원수연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문근영은 작품 선택의 이유로 상대역 장근석을 꼽았다."대본도 매력적이지만 상대배우가 장근석이란 점이 작품선택의 큰 이유가 됐어요. 예전부터 같이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달달하고 재미있는 작품을 함께 하면 좋을 것 같았어요."그는 "나이도 같고 겪어왔던 상황이 비슷해서 첫 촬영부터 편하게 했다"며 "근석씨가 배려심이 깊어서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극중 매리는 빚을 갚기 위해 정략결혼을 종용한 아버지 때문에 재력가의 아들 정인(김재욱)과 서류상 결혼을 하지만 아빠를 설득하기 위해 인디밴드 리더 무결(장근석)과도 가짜 결혼을 감행한다. 결혼관을 묻는 질문에 문근영은 25살이 넘으면 결혼을 아예 안 할 수도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원래 목표가 24~25살에 결혼하는 거였어요. 가장 예쁠 때 결혼하고 싶거든요. 지금 와보니 좀 힘들 거 같아요. 올해 안에 완벽한 사람을 만나면 결혼을 할 수도 있지만 25살이 돼도 못 하면 결혼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어요. 그냥 자유롭게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도 해요."올해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와 연극 '클로져'까지 쉴 틈 없이 연기활동을 한 그는 "연기가 너무 재미있어 올해 작품을 많이 했다"고 했다. "'신데렐라 언니'가 끝나기 전부터 빨리 다음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데렐라 언니'를 하면서 너무 재미 있었거든요. 중간에 힘들어서 운 적도 많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배움을 얻으면서 너무 재미있다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지금은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아요. 앞으로 더 많은 걸 해보고 싶어요."문근영은 후배 배우 고아성이 성균관대 사회과학계열 수시전형에 합격한 것을 두고 비난이 인 것과 관련해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따뜻한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문근영도 2006년 성균관대에 자기추천 전형으로 합격했을 당시 특혜를 받았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저는 부끄러운 일이 아닌데 연예인이란 이유로 잘못된 일을 한 것처럼 비난받는 게 힘들었어요. 저의 떳떳함 마저 없어져 버릴 만큼요.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쌓이면서 내가 당당할 수 있다면 누가 비난하건 칭찬하건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스스로 정말 당당할 수만 있다면 너무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그는 "사람들이 너무 쉽게 보이는 부분만 보고 판단하는 거 같다"며 연예인으로서의 고충도 털어놨다. "대중이 봤을 때 연예인들이 쉽게 돈을 벌고 자기들보다 편하게 사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보이는 것보다) 더 큰 고충이 있고 애를 많이 쓰는데 그게 다 보이지 않아요." '매리는 외박 중'을 하며 또래 배우들과 일할 수 있어 좋다는 그는 "아무래도 전작의 캐릭터보다 밝고 감정을 표출하는 캐릭터다 보니 기분도 산뜻하고 신난다"고 했다. "원작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캐릭터가 달라서 섭섭할 수도 있고 오히려 더 좋아할 수도 있을 거에요. 단순히 청춘남녀의 얽히고설킨 이야기가 아니라 결혼도 함께 다루기 때문에 많은 연령대의 시청자들이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매리는 외박 중'은 '성균관 스캔들' 후속으로 8일부터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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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04 23:02

맷 에이킨 "시각효과는 이야기 보조수단"

"시각효과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야기의 힘은 더 중요해요. 기술은 이야기를 잘 구현하기 위한 보조수단일 뿐이죠."세계적인 시각효과 전문가 맷 에이킨 위타디지털 스튜디어 CG분야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에이킨 감독은 제4회 서울국제가족영상축제에서 '3D 워크숍'의 강연을 위해 4박5일 일정으로 지난달 30일 첫 방한했다. '프라이트너'(1996)로 시각 효과 일을 시작한 그는 영화 '아바타'의 컴퓨터그래픽 총감독으로 잘 알려졌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2001-2003), '킹콩'(2005), '디스트릭트 9'(2009) 등 할리우드의 유명 블록버스터도 그의 손을 거쳐 갔다. 그는 2일 서울 송파구 가든파이브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아바타에 나오는 행성 팬도라를 사실적으로 그리는데 굉장히 힘들었다"며 "특히 나비족, 정글 등 세밀하게 작업하는 게 어려웠다"고 했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제임스 캐머런 감독과는 주로 화상통화로 이야기를 나눴다. 넉 달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8-10시간씩 의사소통을 했다. 그는 캐머런 감독을 "자신이 원하는 걸 매우 명확하게 표현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전체 내용을 머리에 완벽하게 숙지하고 필요한 걸 명확하게 전달하는 사람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을 잘하시죠. 작업한 게 마음에 드시면 꼭 칭찬해 주십니다. 일하는 입장에서 신명나게 할 수 있죠."'아바타' CG 작업의 80%는 뉴질랜드의 웨타디지털이 담당했다. 웨타디지털은 '반지의 제왕'의 피터 잭슨이 16년 전 설립한 스튜디오다. 유명한 할리우드 영화들의 CG 작업이 이곳에서 이뤄졌다. 에이킨 감독은 "재능있는 기술자들이 좋은 프로젝트를 맡게 되고, 또 좋은 영화를 하다 보면 재능있는 인재들이 모여서 웨타디지털이 주목을 받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아바타'를 함께 작업한 한국인 기술진에 대해서는 "물, 불과 같은 자연현상, 폭발 등 매우 어려운 CG 작업을 무리 없이 소화하는 모습에서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아바타' 이후 촉발된 3D 시대의 본격적인 도래에 대해 "그래픽 자체보다는 시각효과 기술이 내용과 잘 버무려지는 게 훨씬 중요하다. 3D가 대세가 될 건 분명하지만 보다 중요한 건 스토리"라고 했다. 한국 영화 중에서는 "'괴물'의 CG를 인상적으로 봤다"며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나 '올드보이'같은 스토리가 뛰어난 영화들도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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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03 23:02

MBC, 주말 '뉴스데스크' 띄우기 총력전

MBC가 오는 6일부터 이전보다 1시간 빠른 오후 8시대로 방송 시간이 변경된 주말 '뉴스데스크'를 알리기 위해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뉴스데스크'의 시간대 변경은 이 프로그램이 생긴 이후 40년만에 처음인 만큼 MBC는 가능한 홍보 방식을 총동원해 방송 시간 변경을 적극 알리고 프로그램 홍보에 열의를 쏟고 있다. 스타 앵커인 최일구 기자를 진행자로 내세우는 한편, 뉴스 프로그램으로는 전례 없이 프로그램 홍보 광고를 자체 채널과 포털사이트에서 실시하는 파격을 보이고 있으며 앵커를 자사의 예능 프로그램에까지 출연시키는 모험을 하고 있다. MBC가 이처럼 주말 저녁 시간대 편성에서 모험을 걸고 있는 것은 '뉴스데스크'와 드라마의 시청률이 동반 하락하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이 같은 편성은 뉴스의 연성화와 보도기능의 약화라는 사내 일각의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이 강하게 밀어붙여 확정된 것인 까닭에 개편에 따른 시청자들의 반응이 내년 2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재철 MBC 사장의 리더십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는 여론도 MBC 안팎에서 높다. ◆ 파격광고 '눈길'..포털사이트ㆍ대형 옥외 광고까지 = MBC는 지난달 25일부터 자체 채널을 통해 최일구 앵커를 출연시킨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지상파 방송에서 뉴스 프로그램을 홍보하기 위해 별도의 광고를 제작, 방송한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홍보 광고는 모두 3종류다. 최 앵커가 회의 중 방송 시간을 맞추기 위해 '비켜'라고 소리를 치며 뛰어다니는 모습을 담은 광고, 영화 '전우치'를 패러디한 광고, 그리고 최 앵커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는 광고다. 광고 속 앵커의 모습은 그동안 신뢰성을 강조하기 위해 딱딱한 이미지만을 내세우던 뉴스프로그램의 전형을 파괴하는 것이다. MBC는 이와 함께 광고를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메인 상단 광고에 노출시키고 있으며 2일에는 인파가 몰려드는 서울 강남역 사거리와 신사역 사거리의 옥외 대형 광고판에서 주말 뉴스데스크를 홍보하는 광고도 설치했다. 자체 홈페이지에서는 최일구 앵커의 과거 재치있는 클로징 멘트들이 소개되고 있다. 최 앵커는 2003~2005년에도 주말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며 재치있는 멘트를 선보였으며 당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최일구 어록'이 나돌며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MBC는 오는 3일에는 최 앵커가 출연하는 자사 예능프로그램 '무릎 팍 도사'를 방송하며 '주말 뉴스데스크'의 홍보에 열을 올릴 계획이다. 이외에도 바뀐 시간대에 맞게 기획성 취재를 강화하고 앵커가 직접 현장에 나가 취재를 하는 식으로 뉴스 콘텐츠 면에서도 변화를 줄 예정이다. MBC는 또 "주말 '뉴스데스크' 팀에 중견 기자 8명을 투입해 기획 취재를 강화할 것이며 앵커가 현장에 내려가 직접 취재를 하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식의 리포트도 할 계획"이라며 "뉴스 진행 역시 기존 프로그램에서 변화를 주기 위해 예능 출신인 최원석 PD를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SBS와 시청률 경쟁 승리할까? = MBC가 주말 '뉴스데스크'의 방송 시간대를 옮긴 것은 오후 8시 이후 '드라마-뉴스-드라마'로 나뉘어 있던 방송 순서를 '뉴스-드라마-드라마' 순으로 바꿔 한 시간 빠른 뉴스를 전달하는 한편 드라마 시청자들의 시선도 끌어보자는 의도다. MBC는 2004년 이후 다른 지상파 방송사와의 주말극 경쟁에서 부진의 늪을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 기간 '한강수 타령'이나 '천하일색 박정금' 등 일부 드라마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10% 내외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일요일인 지난달 31일의 경우를 보면, 밤 10시대 드라마인 '욕망의 불꽃'은 15.2%로 그나마 선전했으나 오후 8시대 방송된 '글로리아'는 한자릿수 시청률인 8.7%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지난달 30~31일 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준으로 방송 3사의 주말 메인뉴스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KBS 1TV '뉴스9'〉SBS TV '8 뉴스'〉MBC TV '뉴스데스크' 순으로, 시청률이 6-11%로 분포돼 있다. MBC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은 30일과 31일 각각 6.5%, 6.3%이었으며 KBS와의 격차는 각각 3.6% 포인트와 4.9% 포인트였고 SBS와의 격차는 각각 1.8% 포인트와 2% 포인트였다. '뉴스데스크'의 1차적인 경쟁상대는 동시간대 뉴스프로그램으로 이미 20년간 오후 8시대에 자리 잡고 있는 SBS의 '8뉴스'다. MBC는 오후 8시로 시간대를 옮긴 '뉴스데스크'가 '8뉴스'와 겨뤄볼 만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홍순관 보도국 부국장은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을 통해 지금의 MBC 기자들의 역량과 '뉴스데스크'의 전통을 가지고 다른 방송사의 뉴스 프로그램과 경쟁해볼 만하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드라마와도 경쟁할 수 있는 시청률을 대차게 노려보자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15% 정도의 시청률이 나오면 '뉴스데스크'가 시청자들의 사랑의 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고 말했다. MBC 입장에서는 오후 8시대의 또다른 경쟁상대인 KBS 2TV의 '결혼해 주세요'가 최근 들어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결혼해주세요'는 최근 지난달 24일 방송에서 21.0%를 기록했지만 같은 달 30일과 31일 방송에서 각각 23.3%와 28.8%의 시청률을 보이며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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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03 23:02

<新한류 열풍> ①세계 속 K-POP 신드롬

국내 아이돌 그룹들이 한류 지도를 새로 그리고 있다. 2003-2004년 '겨울연가' 등 드라마로 촉발된 한류(韓流)의 중심축이 아이돌 그룹들이 선보이는 K-POP(한국 가요)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소녀시대, 일본 오리콘차트 해외 여성그룹 사상 30년만의 최고 성적' '카라 앨범, 오리콘 주간차트 2위' '슈퍼주니어ㆍ샤이니ㆍ씨엔블루ㆍ비스트, 대만.홍콩.싱가포르 등 중국어권 음악차트 각 1위' 'SM타운 월드투어 미국 공연, 美 빌보드지(誌) 공연흥행 순위 10위' 등 아이돌 그룹들이 연일 쏟아내는 해외 진출 성적표가 그 증거다. 국내외 음악 전문가들은 '한류 제2라운드'를 연 K-POP 붐을 '신(新)한류'라고 부른다. 신한류의 특징은 '한류=드라마.영화' '한류팬=고연령층'이란 공식을 깼다는 점이다.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에 열광하던 40-50대에서 K-POP에 열광하는 10-30대로 주소비층이 이전되며 한류의 장르가 다양화되고 한류의 성격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소녀시대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의 김영민 대표는 2일 "문화의 주류 소비층이 10-30대임을 감안하면 해외의 '영 제너레이션'이 K-POP에 열광하는 것은 향후 한류의 지속과 성장을 위한 잠재력을 높였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는 체계적인 가수 육성 시스템을 통한 수준 높은 음악 제작 능력, 전략적인 해외 마케팅, 이 콘텐츠를 전세계적으로 확산시킨 디지털 미디어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 열기는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 중남미까지 퍼지고 있어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한국계 주축 미국그룹 '파 이스트 무브먼트'가 2주 연속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인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한 것도 한국 아이돌 그룹에게 큰 꿈을 품게 한다. ◆양질 콘텐츠, 디지털 미디어 타고 확산 = 한국 아이돌 그룹들이 해외 공항에서 수백명 팬들의 환대를 받고 공연을 매진시키는 것은 이제 이례적인 풍경이 아니다. 이처럼 국적과 언어가 다른 이들이 K-POP에 열광하는 것은 가창력과 춤ㆍ언어 실력, 질 높은 음악, 세련된 외모 등을 갖춘 '잘 만든 콘텐츠'가 기반이 됐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포미닛과 비스트의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 홍승성 대표는 "한국은 '파이가 작은' 음악 시장에 대한 불안감으로 10년 전부터 아시아를 단일 시장으로 보고 '탈한국 용' 콘텐츠를 준비했다"며 "국내외에서 인재 발굴, 체계적인 가수 육성, 세련된 음악, 전략적인 해외 마케팅이 이제야 빛을 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지금의 아이돌 그룹들이 일본 음악을 벤치마킹한 동방신기의 현지화 전략 대신 한글의 음율을 살린 국내 히트곡으로 해외 진출에 성공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월간지 '뮤직 매거진'의 다카하시 오사무 편집장은 "한국 아이돌 가수는 연예계에서 살아남으려는 의식이 철저해 노래와 댄스에 타협이 없다"며 "한국에서 1위를 하면 세계 시장에서 승부하려는 상승욕구가 강하게 생겨난다"고 한국 아이돌 그룹의 프로페셔널한 의식도 꼽았다. 이러한 배경에서 만들어진 양질의 콘텐츠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성장 등 급변한 디지털 미디어 환경을 기반으로 실시간 전세계에 퍼져나갔다. 유튜브 등에 공개된 뮤직비디오와 댄스연습 동영상, 각종 방송 출연 영상을 통해 해외 진출 전부터 가수들의 팬덤(Fandom)이 형성된다. SM 김영민 대표는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등 전세계 공통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소녀시대는 비틀스 등의 팝스타처럼 일본 진출 전부터 현지의 수많은 팬을 확보, 2만2천명 규모의 쇼케이스를 열고 데뷔 2개월 만에 오리콘차트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는 12월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에 나설 2PM의 신곡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세계 최다 조회수를 기록하고 일본 데뷔 전인 비스트와 샤이니가 각각 11월과 12월 현지에서 1만명 규모의 첫 공연을 열며 애프터스쿨, 미스A 등 동남아시아를 첫 방문한 그룹들의 노래와 춤을 현지 팬들이 따라하는 것도 글로벌 네트워킹의 힘이다. 실제 아시아권을 넘은 지역의 팬들도 K-POP '입문 루트'로 유튜브 등의 인터넷망을 꼽는다. 지난 9월 'SM타운 라이브 '10 월드투어 인 LA'가 열린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만난 스페인 팬 요소피(18) 씨는 "유튜브를 통해 슈퍼주니어를 접했고 열심히 일한 돈을 모아 27시간이 걸려 미국에 왔다"며 한글로 '이특'이라고 써진 스페인 국기를 흔들어보였다. 지난달 10일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K-POP 경연대회'의 열기가 뜨거웠던 점도 이러한 환경이 기반됐다는 게 업계의 견해다.◆K-POP 열기, 문화 현상 넘은 파장 = 일본은 소녀시대를 주축으로 카라, 브라운아이드걸스, 포미닛 등 한국 걸그룹의 대거 진출과 성공을 새로운 문화 현상 이상으로 접근했다. 일본 여성들이 동경의 대상인 한국 걸그룹의 춤과 화장법, 패션 스타일까지 따라하는 움직임을 일시적인 유행으로만 여기지 않은 것이다. 일본 잡지 '걸 팝'의 편집장을 역임한 마에다 신지 씨는 일본 비(非)엔터테인먼트 미디어가 소녀시대를 다룬 점은 단순한 문화 흐름 이상으로 보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실제 일본 NHK가 소녀시대의 쇼케이스를 프라임타임 톱 뉴스로 다뤘고 시사주간지 '아에라'는 소녀시대 등 한국 걸그룹의 일본 진출을 1960년대 비틀스의 진출에 빗대 '코리언 인베이즌(한국의 침공)'으로 표현했다. 또 경제주간지 '닛케이 비즈니스'는 기술지향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 전략이 공통점이라며 '한국의 성장 기업이 소녀시대와 닮았다'는 분석을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마에다 씨는 "한국 걸그룹의 인기는 삼성, 현대자동차, LG전자의 발전에 반해 소니, 파나소닉, 도요타자동차가 쇠퇴하는 등 비즈니스계의 심층적인 변화의식과 상호작용한 듯하다"며 "이러한 사회적 영향은 아무로 나미에, 스피드가 일본 국민 가수가 된 시점이 오키나와 미군폭행사건과 기지반대투쟁의 시기와 맞물려 있었다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트라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달 22-24일 방콕에서 연 '제1회 한류스타 라이센싱 상품박람회'에는 태국 신세대들이 대거 몰렸다. 이들은 소녀시대, 씨엔블루, 샤이니 등의 스타 사진이 들어간 화장품, 액세서리, 티셔츠, 모자, 자전거 등의 상품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 박람회의 한 관계자는 "K-POP이 신드롬을 일으키며 슈퍼주니어, 2PM, 미스A 등 한국의 아이돌 그룹을 모방한 '커버 댄스팀'이 태국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며 "태국 젊은이들은 한글을 배우고 태극기를 구입하며 한국의 기업, 상품에 호감을 나타낸다. 문화 수출이 국가 이미지 제고와 사회, 경제적인 가치까지 창출한 셈"이라고 말했다. 자국 시장이 강해 진입장벽이 높은 중국어권 국가에서도 이 흐름은 예외가 아니다. 소니뮤직 아시아의 최쯔언동 회장은 "중국어권에선 저우제룬, 왕리훙 등 중국어권 가수의 비율이 70%, 한류 가수가 25%, 나머지가 5%를 차지한다"며 "25%는 중국어권에서 무척 큰 비율이며 강력한 점유율이다. K-POP의 성장이 한국의 이미지를 상승시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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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03 23:02

<新한류 열풍> ②비결, 그리고 지속가능성은

일본, 중국어권, 태국 등 해외 음악 전문가들은 세계 속 한국 아이돌 그룹의 K-POP 열풍을 어떻게 볼까.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한 전문가들은 한국 음악 기업들이 아시아를 단일 시장으로 본 미래지향적인 안목이 있었으며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대규모 투자를 하는 등 체계적인 준비를 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수년에 걸쳐 보컬, 춤, 언어 등의 교육을 통해 아이돌 가수를 육성하고 세계인의 눈높이에 맞춘 음악을 입히고 세련된 스타일로 포장해 완성도 높은 상품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제는 한국의 가수 육성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한국 아이돌 그룹들이 해외시장에서 천편일률적으로 댄스 음악에만 집중한다면 드라마와 영화처럼 일시적인 흐름에 그칠 것이므로 음악 장르의 다양화, 개성있는 이미지 등 부단한 콘텐츠 개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완성도 높은 콘텐츠ㆍ한국 시스템 벤치마킹 = 일본 음악계 전문가들은 한국 아이돌 그룹들이 한국 음악 산업의 높아진 수준을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일본 최고 인기 걸그룹인 AKB48의 총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 씨는 2일 "한국 걸그룹은 노래와 춤이 압도적으로 좋다"고 강조했다. 아키모토 씨는 "'만나러 갈 수 있는 아이돌'을 콘셉트로 한 AKB48은 도쿄 아키하바라에 만든 전용관 'AKB48 극장'에서 매일 공연했다"며 "춤도 못 추고 실력이 뛰어나지 않지만 성장 과정을 다큐멘터리처럼 보여줘 친근함을 무기로 남성팬들에게 어필했다. 그러나 소녀시대, 카라, 포미닛 등은 완벽한 춤과 음악으로 일본 여성들의 동경의 대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견해에는 일본 음악전문지들도 이견을 달지 않는다. '뮤직 매거진'의 다카하시 오사무 편집장은 "한국 아이돌 그룹은 여성이면 머라이어 캐리, 남성이면 보이즈투멘과 같은 가창력을 지녔지만 일본에선 그런 아이돌이 거의 없다"며 "연습생 시절 하루 3시간 정도 자며 훈련해 기초가 탄탄하다는 이미지가 강한데 실제 춤과 노래가 상당히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걸 팝'의 편집장을 역임한 마에다 신지 씨 역시 "일본은 단기 이익을 추구하느라 수익성이 높은 모바일 벨소리 생산에 열을 올려 음악의 종합적인 질을 높이려는 지향성이 낮다"며 "수준 높은 제작 능력이 있는 한국이 일본 시장에 맞추고자 낮은 수준의 음악을 제작할까 우려된다. 일본 청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K-POP의 질 높은 매력"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에 비해 대중음악 산업 면에선 후발 주자인 태국과 중국어권에선 한국의 가수 육성 시스템을 벤치마킹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태국 최대 음반사 GMM그래미도 한국의 시스템을 받아들였다. GMM그래미의 수라차이 센스리 부사장은 "SM엔터테인먼트를 방문했는데 트레이닝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놀랐다"며 "과감한 투자로 원석을 발굴해 노래와 춤을 훈련시키고 외모를 향상시켰다. 우리도 현재 이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가수를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룹 SS501 멤버 박정민의 중국어권 진출 계약을 맺은 소니뮤직 아시아의 최쯔언동 회장 역시 "한국 아이돌은 완벽한 시스템에서 훈련받았다"며 "보컬, 안무, 연기, 사고방식까지 교육한다. 여기에 헤어, 메이크업, 의상은 유행을 이끌기 충분하다. 음악까지 대중을 중독시킨다. 우리도 한국의 시스템을 가져오고 있으며 실제 중국어권에선 이런 움직임이 많다"고 덧붙였다.◆콘텐츠 다각화ㆍ꾸준한 활동 관건 = 해외 음악 전문가들은 이런 평가와 함께 K-POP이 유사한 댄스 음악을 선보이는데 그쳐서는 안된다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K-POP도 한류 드라마와 영화처럼 승패가 갈릴 날이 올 것이므로 각 그룹이 개성을 발휘할 때 하나의 장르로 정착된다는 것이다. 일본 최대 유선방송 기업인 유센의 스즈키 아쓰코 씨는 "K-POP이 댄스 음악을 중심으로 확립됐지만 한국 아이돌 밴드인 FT아일랜드, 힙합 그룹 빅뱅처럼 지속적인 장르 다변화 노력이 필요하다"며 "'K-POP=댄스음악'의 틀을 뛰어넘을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라차이 부사장도 "태국 음악 시장은 음반.음원.공연을 합해 4억 달러(한화 4천500억원) 규모"라며 "이중 평균 100달러(11만2천500원)인 한국 가수들의 공연 티켓은 지난해 총 6만장이 팔려나갔지만 아직 한국 아이돌 그룹의 음반과 음원 매출 비중은 5-10%에 불과하다. 이 점유율을 높이려면 아이돌 밴드인 씨엔블루, FT아일랜드 처럼 다른 장르의 팀들도 선보여야 한다. 우리는 최근 한국의 아리밴드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한국 아이돌 그룹들이 진출 국가의 문화를 이해해야 하며 지속적인 활동을 강조하기도 했다. 아키모토 씨는 "동방신기가 일본 현지화 전략으로 5년간 꾸준히 활동했듯이 한국 아이돌 그룹도 입지를 굳히려면 지속적인 활동이 기본"이라며 "음악에서 시작해 드라마와 영화, 연예 프로그램 등 활동 영역을 넓힐 필요도 있다. 그러나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무조건적인 진출은 K-POP 붐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쯔언동 회장도 "시간을 투자해 콘서트 등의 꾸준한 활동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이제 언어의 장벽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되는 것은 좋지만 머라이어 캐리가 중국에서 중국어로 노래하고 말하진 않는다. 언어보다 중국어권 문화를 이해한 뒤 진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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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0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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