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6 18:41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방송·연예

"시간이 흐르면 변해야 하죠"

SBS '자이언트' 파란만장 여주인공 20년인생 연기(고양=연합뉴스) 윤고은 기자="이렇게 폭넓은 나이대를 연기해야 하는 캐릭터는 처음이에요. 근 20년 인생을 표현해야 하니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습니다."SBS TV 대하드라마 '자이언트'에서 여주인공 황정연을 연기하고 있는 박진희(32)를 최근 경기 고양 탄현SBS제작센터에서 만났다.지난 11일 자체 최고 시청률인 27.9%를 달성하며 월화극 시장의 맹주로 떠오른 '자이언트'는 1970-1980년대를 배경으로 강남의 땅 개발사를 흥미롭게 그리고 있다."시청률이 잘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기뻤어요. 일단 배우들이 다음 회 대본을 궁금해하니까 드라마가 잘되는 것 같아요. 우리가 이렇게 궁금해하는데 시청자는 어떻겠어요.(웃음)"경제개발을 위해서는 뭐든지 용서되던 시절에 펼쳐지는 다양한 인간군상의 '부딪힘'은 어느 하나 평범한 것이 없다. 그중에서도 황정연과 남자 주인공 이강모(이범수 분)의 인생은 극단을 오가는 롤러코스터를 타듯 한순간도 다리 뻗고 쉴 틈을 주지 않는다."사실 20년 인생을 그리려고 하면 파란만장하지 않은 인생이 어디있겠어요? 하지만 새엄마 밑에서 '가시돋친 장미'로 자란 정연이 어렵게 차지한 만보건설 후계자자리를 빼앗기고 시장바닥으로 내쳐져 사채업자가 된 것은 그야말로 극에서 극을 오가죠. 사랑에 있어서도 강모를 불같이 사랑했다가 완전히 원수로 돌아서기도 하잖아요. 내가 어찌해낼 수 있을까 걱정도 했지만 반면에 그만큼 재미있게 연기하고 있습니다."경영권 다툼에서 만신창이가 된 후 사채시장에 흘러들어 '큰손'을 꿈꾸는 정연은 최근 납치, 감금을 당하며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도 했다. 인생의 무게가 큰 그는결코 평범하게 살 수 없는 팔자다. 연기자로서도 다른 캐릭터와 비교해 에너지 소모가 심할 수밖에 없다."영화는 촬영 중간중간 극에서 빠져나오는 순간들이 있지만, 드라마는 그럴 시간이 없어요. 그래서 늘 정연이로 살고 있습니다. 그래야 어떤 상황이 와도 대응할 수있거든요. 정연이가 안쓰러울 때가 있지만 그래도 한때 재벌 딸로서 누릴 건 다 누렸잖아요? 강모가 죽었다고 생각했을 때 실어증까지 걸릴뻔한 순간은 불쌍했지만, 그 외에는 그 상황에 맞게 긍정적으로 대처하는 정연이처럼 저 역시 순발력있게 정연이의 감정을 흡수하며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박진희는 그간 주로 청순, 발랄, 코믹한 연기를 하며 인기를 얻었다. 그런데 '자이언트'의 황정연이 된 그를 보고 '실제 박진희가 저럴 것'이라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아닌게아니라 강단 있고 똑 부러진 황정연은 사회복지와 환경운동에 적극적인실제 박진희의 모습과 많이 오버랩된다."요즘 제가 똑 부러지고 바르게 살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어유 아니에요. 제가 무슨 성자도 아니고…. 전 그저 한낱 나약한 인간일 뿐이고 그것을 인정하며 살아갈 뿐입니다. 감정적으로는 우유부단하고 치졸하기도 해요. 다만 일에서는 맺고 끊는게 확실하죠." 지난해 연세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학위를 받고 환경운동 관련 트위터와미니홈피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예전부터 환경에 관심이 많았는데 환경을 논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의식주 문제가 해결돼야한다고 생각해서 복지에도 관심을 갖게됐다"며 "그러나 난 연기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지 복지와 환경에 관한 일은 전문가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전문가는 아닐지 몰라도 인기 배우의 말과 행동은 하나하나 사회적 관심을 끄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단적으로 그의 석사논문 '연기자의 스트레스와 우울 및 자살 생각에 관한 연구'는 큰 화제를 모으며 연기자의 복지와 인권 문제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었다.그는 이 논문에서 월평균 소득 100만 원 이상의 주연급 배우와 100만 원 미만의단역까지 연기자 26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연기자 중 40%가 가볍거나 심각한 임상적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또한 우울증과 자살 충동의 가장 주된 원인은 직무 스트레스와 생활 스트레스로지속적인 활동이 보장되지 않는데서 오는 불안감과 스트레스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주변에서 도와줄 수 있는 서비스와 프로그램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제가 지금 사회복지사로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 논문이 이슈가 되면서 학계와 연관돼 여러 인터뷰를 하는 등 관심을 환기시키는 정도의 일은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지금 내 위치에서 어떻게 조금 더 유익한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은 늘 하고 있습니다."다시 드라마 얘기로 돌아와서 극중 '큰손'을 꿈꾸는 그의 경제관념은 어떤지 물었다."전혀 없어요. 재테크 잘하는 사람 너무 부럽고 그런 방면에 '촉'이 발달한 사람들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한때 저도 관심을 가져보려고 노력했으나 머리만 아프고제 영역은 아닌 것 같아요. 그런 고민을 하며 돈을 불리느니 고민하지 않고 편하게 살려고요. 남은 방법은 한가지, 재테크 잘하는 남자와 결혼하는 거예요.(웃음)"1998년 영화 '여고괴담'으로 데뷔한 후 12년이 흘렀다. 한때는 '답이 안 나오는' 고민에 빠져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별다른 고민은 없다고 한다."그렇다고 편한 건 아니에요. 늘 감정적으로 동요를 일으키는 배우가 어찌 편할수 있겠어요. 그러려고 노력할 뿐이죠. 요즘에는 내가 과연 캐릭터에 어디까지 몰입하나, 어디까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들고는 해요. 몰입도가 커질수록 나 자신을 놓아버릴까 봐 두려운거죠. 그리고 혹시 내 한계를 알아버릴까봐 겁도 나고요."예전에 비해 한층 씩씩해지고 여유로워진 그는 "시간이 흐르면 변해야한다. 늘 한결같으면 문제 있다"며 싱긋 웃었다.

  • 방송·연예
  • 연합
  • 2010.10.18 23:02

"다시 없을 경험 소중 똑같은 감동은 글쎄"

KBS 2TV '남자의 자격'에서 따뜻한 카리스마로 합창단을 이끌었던 박칼린 음악감독이 최근 진행 중인 합창단 음원 녹음 연습과정에서 '칼마에' 다운 욕심을 드러냈다.박칼린은 최근 인터뷰에서 "얼마 전 '남자의 자격' 합창곡 음원을 녹음하기 위해 멤버들을 다시 만났는데 연습이 너무 안 돼서 다들 그냥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말했다.그는 "한 단계 한 단계 밟아서 만들어낸 결과를 다시 (녹음실에서) 만들어내려니 너무 힘들다"며 "아마도 똑같은 감동을 만들어 내기는 힘들 것"이라고 털어놨다.그는 '남자의 자격' 방송 후 커진 대중의 관심이 부담되는 듯 말을 아끼면서도 "'남자의 자격'은 다시 없을 경험이었다"고 강조했다.일 외적으로 단원들과 종종 만난다는 박 감독은 "함께 서두원씨 격투기 경기도 보러 가기로 했다"면서 "서로 너무 좋아한다. 연습을 하면서 우정을 많이 쌓았다"며변치 않은 애정을 나타냈다.'남자의 자격' 합창단은 한 달이 넘는 연습 끝에 지난달 초 거제전국합창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다.제작진은 합창단 방송에 대한 호평이 잇따르자 저작권 협상을 비롯해 음원 출시를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단원들도 지난주부터 박칼린 감독의 지도 아래 녹음연습을 시작했다.그러나 실제로 음원이 출시될지는 미지수다. 일정한 수준의 하모니를 만들어 내지 못할 경우 음원이 출시되지 않을 수도 있다.박 감독이 지적한 것처럼 대회 때 보여줬던 하모니를 재현하기는 아직 무리가 있다는 게 제작진들의 판단이다.신원호 PD는 "저작권 협상은 마무리 단계지만 음원의 질 문제가 걸려 있다"며 "단원들이 연습을 해봤지만 시간이 흐르다보니 대회 때만 못하다. 그래서 음원을 내는 게 시청자들에게 누가 되겠다 싶으면 안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방송·연예
  • 연합
  • 2010.10.18 23:02

워너뮤직 "그룹 JYJ 음반 주문량 52만장"

동방신기 세 멤버(시아준수, 믹키유천, 영웅재중)가 결성한 그룹 JYJ의 음반 '더 비기닝(The Beginning)'의 첫 주문 물량이 52만장을 돌파했다고 음반유통사인 워너뮤직코리아가 14일 밝혔다. 워너뮤직코리아는 "9만9천999장 한정으로 제작한 스페셜 음반이 30만장, 일반 음반이 22만장 이상 주문이 들어왔다"며 "미국과 아시아권 등지에도 발매되므로 해외 판매량을 합하면 기록적인 수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히트 음반 판매량의 기준이 10만 장이며 한해 최다 판매량이 20만장 임을 감안할 때 52만 장은 이례적인 주문량이다. 워너뮤직코리아는 "스페셜 음반이 계획한 물량보다 세 배나 많이 주문됐고 음반 매장들과의 수량을 조율하는 데 시간이 걸려 당초 예정인 12일보다 이틀 늦게 발매됐다"며 "스페셜 음반은 18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음반은 세 멤버와 전속 계약 분쟁 중인 SM엔터테인먼트가 '음반 발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가운데 발매됐다. JYJ의 소속사인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법원이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기 전까지 판매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미국 팝계의 유명 프로듀서인 카니예 웨스트와 로드니 저킨스가 참여한 '더 비기닝'에는 인트로를 포함해 총 8트랙이 수록됐다. 1번부터 9만9천999번까지 숫자가 표기된 스페셜 음반에는 포스터와 10여 장의 포토카드, 티셔츠가 함께 담긴다. 12일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JYJ 월드와이드 쇼케이스 인 서울'을 개최한 JYJ는 다음달까지 태국, 홍콩, 미국 등 6개국 9개 도시에서 쇼케이스를 이어간다.

  • 방송·연예
  • 연합
  • 2010.10.15 23:02

"내년에 또 만나요"..부산국제영화제 15일 폐막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5일 오후 7시30분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 상영장에서 폐막식을 하고, 9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국민배우 안성기와 강수연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날 폐막식에서는 아시아 장편영화 경쟁 부문인 '뉴 커런츠'와 비아시아권 영화 경쟁부문인 '플래시 포워드' 등의 수상작에 대한 시상식이 거행된다. 또 올해 영화제를 끝으로 무려 15년만에 은퇴하는 김동호 부산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이 고별사를 하고, 김 위원장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도 열릴 예정이다. 이어 장준환 감독과 일본의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 태국의 위시트 사사나티엥 감독이 부산을 배경으로 제작한 옴니버스 영화 '카멜리아'가 상영되는 것으로 모든 행사가 끝난다. 올해 영화제에는 67개국, 308편의 영화가 초청돼 지난해(70개국, 355편)보다 다소 줄었으나 세계 처음으로 공개하는 월드프리미어와 자국 밖에서는 처음 공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각각 103편과 52편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해 부산영화제의 높은 위상을 보여줬다. 또 세계적인 거장의 신작이나 화제작, 월드프리미어 등을 소개하는 '갈라 프레젠테이션'과 한국영화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한국영화의 오늘' 등 모두 11개 부문으로 진행됐다. 배우 김지미와 신상옥, 이형표 감독의 영화를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한국영화 회고전', 한국-스페인 수교 60주년을 기념한 '프랑코 정권기 스페인 걸작전', 한국-체코 수교 20주년을 기념한 '체코영화 특별전' 등 다채로운 특별 프로그램을 선보였고, 지난 5월 별세한 곽지균 감독의 추모전도 열렸다. 부산영화제가 올해 도입한 '온라인 스크리닝'은 국내외 바이어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할리우드 스타 윌렘 데포, 프랑스 최고의 여배우 쥘리에트 비노슈, 미국의 올리버 스톤 감독, 일본의 와다 에미 의상감독, 스페인의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 배우 김지미 등이 핸드 프린팅을 했다. 영화산업에서도 '아시안필름마켓'에서 화인컷이 영화 '시'를 일본, 포르투갈, 스웨덴, 시리아 등 무려 4개국에 배급하기로 하는 등 활발한 거래가 이뤄졌고, '부산국제필름커미션'에서도 투자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초대형 일본 영화의 부산촬영 유치가 가시화되는 등 상당한 성과를 냈다. 그러나 지난 7일 국내외 특급 배우와 감독, 영화제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개막식때 전기 사고로 개막작 '산사나무 아래'를 무려 15분이나 늦게 상영하는 등 부산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일부 진행에 미숙한 모습을 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 방송·연예
  • 연합
  • 2010.10.15 23:02

배한성 "라디오 드라마 르네상스 다시 올 것"

"1980년대만 해도 라디오 드라마의 인기가 정말 좋았어요. 국민과 희로애락을 함께했죠. 요즘 세대에게 라디오 드라마의 재미를 알려주고 싶습니다."출근길 만원버스에서 숨죽이며 라디오 드라마를 듣던 경험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3D영화까지 등장한 지금 시대에는 어느새 과거의 추억이 돼 버렸다. 1960년대 전성기를 구가한 라디오 드라마는 TV의 대중화와 컬러 TV의 등장으로 차츰 인기를 잃어오다가 결국은 상대적으로 비싼 제작비 탓에 퇴출 위기에 놓였다. 이런 가운데 MBC가 가을 개편에서 라디오 드라마 '배한성ㆍ배칠수의 고전열전'을 신설한다. 18일부터 표준FM(95.9㎒)에서 매주 월~토요일 오전 11시45분 방송하는 이 프로그램은 MBC로서는 작년 9월 '격동50년' 폐지 이후 1년여 만에 선보이는 라디오 드라마다. 14일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만난 배한성(64)은 "라디오 드라마의 르네상스를 만들 사명감이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지금 후배 성우들이 700명 정도 있어요. 성우들에게 라디오 드라마는 로망 같은 것이거든요. 라디오에서 태어나 라디오에서 살아왔으니 라디오는 제 고향 같은 곳인데, 라디오 드라마가 다시 인기를 모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이 프로그램은 배한성이 후배 배칠수(38)와 함께 내레이션을 맡는다. 두 사람은 박일, 이철용 등 다른 성우와 함께 배역을 맡아 극을 이끌어간다.제작진은 다소 무거운 느낌이었던 과거의 라디오 드라마와 달리 날카로운 세태 풍자를 코믹하게 풀어낼 계획이다. 삼국지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징병을 피하기 위해 발치가 유행이다"는 뉴스가 등장하기도 하고 고전을 다루면서도 배추값 폭등이야기를 슬쩍 집어넣는 식으로 배경은 고전이지만 현재를 이야기하는 식이다. 배한성은 "정통 드라마라기보다는 마치 만화를 라디오 드라마로 옮긴 것 같은 유쾌한 톤의 라디오 드라마"라며 "청취자들이 재미있게 들으면서도 메시지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로그램을 통해 라디오 드라마가 이제는 사라져야 할 고리타분한 골동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며 "라디오 드라마의 전통을 살리면서도 스마트폰을 쓰는 요즘 세대에게도 어필할 수 있도록 재미있게 접근해보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칠수는 개그맨으로 활발히 활동하기도 했지만 사실은 1999년 '수퍼보이스 탤런트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연예계에 데뷔한 성우 출신이다. 배칠수는 "성우 콘테스트 출신이면서도 정통 성우의 길을 걷지 못한 내게 라디오 드라마는 꿈이자 로망"이라며 "베테랑 선배들과 함께 섞여 드라마 녹음을 하는 게 정말 즐겁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최근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으로 라디오 프로그램의 플랫폼이 넓어지는 점을 이용해 젊은 층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갈 계획이다. 연출을 맡은 김승월 PD는 "모바일 환경에서 라디오 드라마가 젊은 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조만간 프로그램을 모바일 방송인 아이팟(IPOT) 형태로 무료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방송·연예
  • 연합
  • 2010.10.15 23:02

수애 "강인함 보여주고 싶네요"

'단아하다' '청순하다'….배우 수애의 이름에 따라붙곤 하는 말이다. 하지만 14일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만난 수애는 이런 꼬리표를 썩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듯했다. "저는 제가 '단아하다' 이런 틀 안에 갇혀 있는 걸 원하지 않아요. 배우로서 어떤 수식어가 있다는 건 감사해야 할 부분이지만요. 저는 아직 시작에 불과하고 갈 길이 멀어요."이날 개봉한 스릴러 영화 '심야의 FM'에서 수애는 자신의 광팬에게 인질로 잡힌 딸을 구하려고 몸부림치는 라디오 DJ 고선영을 연기했다.수애는 이 영화에 출연한 데 대해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는데 고선영 캐릭터가 심한 압박을 받지만 가족을 지키려고 강단 있는 모습으로 사투를 하면서 이겨내는 모습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스릴러라는 장르보다 강한 모습으로 싸워나가는 여성 캐릭터에 대한 도전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애는 자신이 '단아하다'는 말을 듣지만 사실 내면이 강한 모습을 꿈꾼다고 했다. '불꽃처럼 나비처럼'의 명성황후 역 등 이제까지 많이 해온 역할도 심지가 굳고 내면의 강인함이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번에도 내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모성애와 여성의 강인함이었다"면서 "내가 추구하는 것은 '외유내강'"이라고 말했다. '심야의 FM'을 찍으면서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든 면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영화 초반부터 스튜디오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인질범으로 나오는 유지태에게 전화로 협박을 당하는 연기를 한 것에 대해 "스릴러 장치로는 좋았지만, 배우로서 받는 공포감은 2배로 와닿았다"고 말했다. 또 감정 변화를 절제하지 않고 표출해야 했지만 심적으로 느낀 압박이 커서 에너지 소모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영화 후반에 '악당'과 직접 맞서는 연기는 육체적으로 힘들었다고 했다. "하이힐을 신고 달리기도 무지 많이 달렸어요. 라디오 DJ라서 보이지 않으니 슬리퍼나 운동화, 단화 같은 걸 신지 않겠느냐고 했지만 감독님은 그런 걸 신으면 전력 질주할 때 절박함이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하셨어요. 하이힐 신고 뛰다 우당탕 소리 나게 넘어지기도 했죠."영화는 이날 개봉했다. 수애는 "어떤 스코어가 나올지는 짐작 못한다"면서 "많은 분이 보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맡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수애는 최근 김상만 감독, 유지태 등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 관객을 만났다. 그는 "매번 일정이 짧아 개막식만 참석하고 와야 했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관객을 만나 열정과 좋은 기운을 많이 받고 왔다. 피곤하다기보다 행복감을 많이 느꼈다"며 웃었다. 그는 보통 밤 10시나 11시면 잠자리에 들어 아침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이라고 했다. "부산에서 묵은 호텔에서 아침 6시 반쯤 일어나 아침 먹으러 갔더니 배우는 유지태 오빠만 앉아있더라고요." 그는 다양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는 욕심을 많이 드러냈다. 그는 "드라마나 멜로 요소가 많은 시나리오가 주로 들어오는 편"이라면서도 "여러 가지 도전을 많이 하고싶다"고 했다. 코미디를 하면서 망가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면서 "기회가 주어지고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다 도전해 보고 싶다. 내가 욕심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12월 방영할 드라마 '아테나'를 찍고 있다. 총을 쏘거나 몸으로 싸우는 장면도 많아 촬영 전 하루 4시간씩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방영이 끝나는 내년 2월까지 일본, 이탈리아, 뉴질랜드 등 6개국을 오가며 촬영할 예정이다. 그는 "본격적인 촬영은 아직 안 들어갔고 몸 푸는 단계"라면서 "새로운 시도다. 캐릭터가 복합적 인물인데 하나하나 풀어가야 한다"고 했다.

  • 방송·연예
  • 연합
  • 2010.10.15 23:02

유아인 "재신.걸오.홍벽서..1인3역 좋아요"

"'걸오앓이'라…. 들어보긴 했는데 실제로 그런가요? 감사하고 쑥스러울 따름이죠."배우 유아인(24)이 KBS 2TV '성균관 스캔들'의 걸오 문재신 역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성균관 스캔들 폐인'들은 '걸오앓이'라는 말을 만들며 걸오 때문에 잠 못 드는 심경을 연일 토로하고 있다. 13일 현재 인터넷 댓글이 12만 건을 넘어선 포털사이트 디시인사이드 내 '성균관 스캔들' 갤러리는 유아인 때문에 상사병에 걸린 팬들의 고백으로 뜨겁다. 최근 극중에서 대물 김윤식(박민영 분)을 향한 걸오의 애틋한 마음이 집중적으로 그려지면서 상황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촬영장에만 있으니까 실제 반응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전주 향교 촬영장에 통제가 안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려드는 것을 보면 우리 드라마가 인기이긴 한 것 같아요. 시간이 갈수록 더 심해져서 촬영이 잘 안될 정도입니다."지방을 도는 촬영 스케줄 탓에 서울 구경을 못한 지 오래된 그가 간만에 짬을 얻어 상경한 11일 저녁 그와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긴 하지만 이틀 연속 못자지는 않으니까 그나마 견딜만 해요.(웃음) 분량은 민영이가 제일 많은데 제가 재신, 걸오, 홍벽서 등 1인3역을 하다보니 현장에서 가장 분주한 것은 사실입니다. 매번 의상과 헤어스타일, 촬영장소가 다 달라지다보니 항상 옷을 갈아입거나 머리를 고치고 있어야하거든요. 털털한 것도 패션이라 신경 쓸게 많아요. 옷을 풀면 얼마나 풀 것인가 등 고민해야하거든요.(웃음)"그는 "그래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고 무엇보다 짐승남을 언제 해보겠나. 배우로서 과도기라고 생각하는데 인간적으로도, 성인 배우로도 한단계 성숙해지는 계기를 얻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미친 말'이라는 뜻의 걸오는 외관상 다분히 마초다. 말보다 주먹이 앞서고 터프함이 절절 묻어나는 캐릭터지만 여자 앞에만 서면 딸꾹질을 하고, 김윤식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내는 면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2003년 데뷔해 영화 '하늘과 바다' '서양골동품양과자점 앤티크',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 '최강칠우' 등에 출연한 유아인은 그간 주로 곱상한 마스크에 어울리는 패셔너블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어필해왔다. 적어도 외관상으로는 그랬다. 키는 크지만 여린 골격이 그런 이미지를 더 강조했다. 그 때문에 그가 일명 '거지옷'이라 불리는 넝마 같은 걸오의 옷을 입고 머리를 풀어헤친 모습과 홍벽서로 종횡무진 활약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무척 신선하게 다가온다. "걸오를 통해 마초로 변신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그간 달콤한 역할을 별로 못했던 것 같거든요. 또 걸오가 달콤한 말들은 더 많이 하고 있어요. 대물 때문이죠. 그런데 외관상의 변화가 크니까 제가 180도 변신한 것으로 받아들여주시는 것 같아요."실제 성격이 어떤지 묻자 그는 "다른 분들이 콧방귀를 뀔지라도 재신이에게 있는 게 다 내 모습이다. 내게 없는 것을 하면 어색하다. 시청자가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면 그건 내게 없는 면이기 때문일 것"이라며 "그래서 버럭 소리를 지르거나 여자 앞에서 딸꾹질하는 것이 연기할 때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평소 안하던 짓이라 제가 버럭 소리를 지르면 남자다워 보이기보다는 애가 화를 내는 것 같다는 지적이 있는데 너무나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자 앞에서 딸꾹질하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어색해 죽겠어요. 실제로요? 어유 전혀 안그러죠. 실제로는 여자한테 좀 세게 구는 편이에요. 그래서 민영이도 섭섭한 게 많았을 거예요. 초반에 액션 등 부딪히는 장면에서 일부러라도 여자라고 배려를 안했어요. 재신이가 윤식을 정말 남자처럼 대해야 하니까 욕하고 헤드락 거는 등의 장면에서 가차없이 연기했어요."그는 홍벽서로 활약하느라 잔 부상은 달고 산다. "며칠 전에도 칼에 맞은 손이 부어올랐어요. 그래도 다행히 119를 부를 정도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고 있어요. 지붕 위를 뛰어다니느라 발목을 삐끗하기도 했고, 멍들고 까진 상처는 무척 많죠. 액션을 포함해 잠 못 자는 촬영이 안 힘들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어 미친 듯이 연기하고 있어요. 정말 하고 싶었던 역할이거든요."그는 "걸오 역은 내가 꼭 해야겠다고 생각해 강하게 어필했다. 짐승남이 너무 흔하고 뻔한 캐릭터가 되긴 했지만 그래서 더 흥미로웠고 전형성을 벗어난 나만의 짐승남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원작소설은 참고만 했다. 흉내를 내려고 한다면 결국 원작 속 인물에 못 미치는 선에서 끝날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원작과는 다르게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원작이 덜 다듬어진 어린아이 같은 재신을 그렸다면 드라마에서는 좀더 성숙한 재신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대신 거친 힘은 많이 빠졌지만 정치적인 부분에서는 울분 등에 좀더 깊게 다가가며 감정을 꾹꾹 눌러담아 표현할 수 있는 것 같아요."그는 재신의 모습 중 풀어진 모습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재신이 옷을 벗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여미지 않고 나오고, 때때로 보여주는 아무것도 담지 않은 텅빈 눈빛이 좋아요. 또 할 말을 하고 사는 것이 마음에 듭니다. 전 현실에서 할 말을 잘 못하고 사는데 재신이가 대신 사회에 대해 많은 말들을 해줘서 좋아요. 재신이가 문제만 제기하고 대안은 없다고 지적할 수도 있지만 목소리를 낸다는 그 자체가 제게는 대리만족입니다." 데뷔 8년차. 첫번째 대표작은 이제야 만났다. 다소 늦은 감이 있다. "8년 됐다는 얘기할 때마다 창피하고 끔찍해요.(웃음) 주변에서 아쉬워하는 분들도 많고요. 하지만 뭐 그래도 전 굉장히 만족하면서 여기까지 왔어요. 건방져 보이겠지만 24살, 이제 뭔가 펼치기 위해 그간 남부러울 것 없는 커리어를 쌓아왔다고 생각해요. 매니저 말을 들었으면 더 돈도 많이 벌고 더 빨리 인기를 얻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제 나름대로는 그런 부분은 포기하고 제가 하고 싶은 대로 작품을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걸오도 만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 방송·연예
  • 연합
  • 2010.10.14 23:02

<부산영화제> "영화는 질감 전달하는 매체"

"의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직물의 질감인 것 같아요. 영화는 질감을 전달하는 힘있는 매체입니다. 저는 질감을 어떻게 잘 전달할까 고민하죠."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된 와다 에미(73)는 13일 해운대의 한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뉴커런츠는 영화제 경쟁부문으로, 아시아 신인감독 발굴을 목표로 내건 섹션이다. 와다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 의상 감독이다. 1986년에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란'으로 아시아인 최초로 아카데미 의상상을 받았다. 1992년에는 줄리 테이머 감독의 TV 오페라 '오이디푸스 렉스'로 에미상 의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구로사와 아키라, 오시마 나기사 등 일본 거장 감독뿐 아니라 피터 그리너웨이, 프랑코 제피렐리, 장이머우(張藝謨) 감독 등 수많은 거장과 손발을 맞췄다. 주로 영화 미술과 화면구도에서 유별난 재능을 보였던 연출자들이다. "뛰어난 감독들이었지만 함께 작업하면서 한 번도 어렵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시나리오를 받아보고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데, 의견이 달라서 충돌이 있었던 적은 없었습니다."'인연'(2003), '검우강호'(2010)와 같은 중국 영화뿐 아니라 그는 한국 영화와도 인연을 맺었다. 정우성ㆍ김태희 주연의 '중천'(2006)에서다. "한ㆍ중ㆍ일 삼국은 비슷한 문화권입니다. '중천'은 한국적인 요소도 있지만 중국적인, 일본적인 부분도 있어요. 삼국 전체를 관통하고 있죠."한국 전통의상에 영향을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며 "한국 전통의상은 움직이기 좋고 편하다. '영웅'(장이머우 감독) 같은 영화에서는 액션이 중요해 활동하기 편한 한국 전통의상을 참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의상이란 "시나리오 안에 표현된 것과 실제 배우를 잇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그 같은 작업을 통해 표현된 의상을 가장 잘 표현한 배우는 누구였을까. "'백발마녀전'(1993)의 장궈룽(張國榮)과 '프로스페로의 서재'(1991)의 존 길구드 경이 가장 멋졌어요. 특히 길구드 경은 당시 86세였는데 무거운 의상이었음에도 아름다우니 그냥 입겠다고 했죠. 인상적이었습니다."칠순을 넘긴 나이지만 그는 "항상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의상을 통해서 무언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T셔츠 한장에 불과할지라도 그 안에 메시지를 담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지난 50여 년간 20편의 영화에서 의상을 감독한 와다는 장 콕토의 흑백영화를 보고 영화 의상에 반했고, 페데리코 펠리니의 영화를 보고 나서는 의상의 힘을 발견했다고 한다. 미적 감각을 키우고자 세계 미술관을 주유하고 미술 책을 통달할 정도로 보기도 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영화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물어봤다. "올해 심사위원으로 있으면서 13편을 봤는데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이 한국영화였어요. 한국 영화인에게는 재능이 응축돼 있고 작품도 대단히 힘차요. 가까운 시일 안에 깜짝 놀랄만한 영화가 나올 걸로 기대합니다."

  • 방송·연예
  • 연합
  • 2010.10.14 23:02

"'노란 샤쓰의 사나이' 50년 불렀네요"

1960년대를 풍미한 가요 '노란 샤쓰의 사나이'를 부른 한명숙(75) 씨를 만난 건 11일 저녁 합정동의 한 맞춤 의상실이었다. 파란 머리띠에 파란 테 안경으로 멋을 낸 그는 오는 20일 여의도 KBS홀에서 열릴 '노란 샤쓰의 사나이 50년-한명숙 헌정음악회'에 입을 의상을 꼼꼼히 챙기고 있었다. 이 무대는 한국싱어송라이터협회(회장 백순진) 후배들이 1961년 한씨의 데뷔곡 '노란 샤쓰의 사나이' 발표 50년을 축하하고자 마련하는 자리다. 같은 장소에서는 대중음악평론가 박성서 씨가 기획한 '한명숙 헌정음악회 기록전-한명숙의 50년, 다시 만나다'가 함께 열려 사진 300컷, 음반 재킷 80장, 훈장과 상패 등이 전시된다. 1960년대 '꾀꼬리 가수 시대'에 허스키한 음색으로 주목받은 한씨는 '노란 샤쓰의 사나이'가 일본과 동남아시아, 북한을 비롯한 공산권 국가에서도 널리 애창되며 해외 순회공연에도 적극 나선 '한류스타 1호' 가수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한씨는 5년 전부터 퇴행성 관절염을 앓았다며 한 손에 지팡이를 쥐고 있었다. 그러나 낯빛은 화사했고 특유의 허스키함이 서린 목소리도 또렷했다. "옛날에는 세월이 더디다고 느꼈는데 이 나이가 되니 세월이 참 빠르네요. 후배들이 선배를 챙겨주는 마음 씀씀이가 너무 고마워요. 행복하고 기쁘죠." 간결하게 뭉뚱그린 소감 뒤에 풀어낸 한씨의 인생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해방과 한국전쟁 등 불안정한 시대의 비극이 온전히 인생에 침투한듯 그의 삶도 파란만장했다. 한씨는 1935년 12월 평안남도 진남포에서 무남독녀로 태어났다. 그는 한국전쟁 발발로 진남포가 함포사격을 받아 불바다가 되는 모습을 보며 모친과 월남했다. 일제강점기 중국을 오가며 사업했던 아버지는 이미 광복 후 남한에 정착한 상태였지만 월남한 모녀는 아버지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소설 '방랑의 가인' 이야기를 종종 들려주셨어요. 부모와 헤어진 주인공이 유명 가수가 되어 부모와 극적으로 만나는 내용이죠. 어머니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참 많이 우셨어요."마치 소설의 한 장면처럼 그는 외삼촌의 평양음대 제자인 드러머 임원근 씨의 추천으로 1952년 '태양악극단'에 들어가 연예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더불어 군예대에 참여해 한국전쟁 당시 '군번 없는 용사'로 참전하기도 했다. "위문 공연을 가면 에스코트를 해주는 군인들이 얼마나 멋있었다고요. 제가 육군 최고 인기상을 탔어요. 어릴 때는 꽤 예뻐서 남자들이 줄을 섰죠. 호호호."이후 그는 미8군 쇼 단체인 '럭키쇼단'에 캐스팅됐고 '세븐 스타 쇼' '에이원 쇼' 등으로 무대를 넓혀나갔다. "북한에서 러시아어를 배웠고 영어를 접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훗날 음악평론가로 활동한 이백천 씨가 영어 발음을 우리말로 달아줬죠. 이런 발음은 미군에게 어색하고 괴상하게 들렸지만 다행히 제 음색이 독특해서 팝과 잘 어울렸어요."미8군에서 활약하던 그는 최희준의 소개로 작곡가 손석우 씨를 만나며 인생의 큰 반전을 겪는다. 손씨는 국내 드라마 주제가 1호로 자리매김된 '청실홍실'을 비롯해 송민도의 '나 하나의 사랑', 최무룡의 '꿈은 사라지고' 등을 만든 실력파 작곡가다. "최희준 씨에게 소개를 받았는데 손석우 선생이 이미 제 공연을 보고 저를 눈여겨봤다더군요. 손 선생이 만든 음반사 뷔너스레코드사 첫번째 음반 '손석우 작곡집-노란 샤쓰의 사나이'의 타이틀곡을 제가 부르며 정식 가수 데뷔를 했죠. 미8군에서 한동안 팝송을 불러 우리말로 노래하는게 어색했던 기억이 나요."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힐빌리(hillbilly. 초기 컨트리뮤직) 리듬의 '노란 샤쓰의 사나이'는 악평도 받았지만 국내외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한씨는 "'뽕짝' 리듬에 슬픈 노랫말이 주를 이룬 당시 가요계에서 혁신적인 곡이었다"며 "외국 관광객이 한국에 온 기념으로 음반을 사갈 정도였다. 이 노래가 많이 불려 어떤 외국인은 애국가인 줄 알았다고 한다"면서 웃었다. 이 곡은 프랑스를 대표했던 샹송 가수 이베뜨 지로가 1963년 서울시민회관 내한 공연 당시 한국어로 불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로가 이 노래를 부르자 관객들이 엄청 열광했죠. 이 노래에 반한 지로가 뷔너스레코드사를 통해 이 곡을 우리말로 취입도 했어요. 또 일본의 하마무라 미치코 등 여러 해외 가수가 부르며 동남아시아까지 퍼져나갔죠. 덕분에 홍콩, 싱가포르, 태국 등지서 순회공연을 했고 미국 25개주를 돌며 노래했어요."한씨에게는 이 곡이 더욱 특별한 이유가 있다. '방랑의 가인' 속 주인공처럼 유명한 가수가 되어 아버지를 만난 것이다. 그는 "1962년 이 노래가 크게 히트했을 때 부산 삼일극장에서 공연했다"며 "난 예명을 안 썼는데 '한명숙 무대 인사 차 내부(來釜)'라는 포스터를 본 아버지가 찾아왔다. 그러나 새 가정을 꾸린 아버지를 그때는 마음으로 이해하지 못했다. 아버지 소리를 못하고 자란 게 지금도 슬프다"고 했다. 이 노래의 붐은 영화제작으로 이어졌고 1962년 엄심호 감독이 연출한 영화 '노란 샤쓰 입은 사나이'가 서울 국도극장에서 개봉돼 1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물론 주인공은 한씨였다. "정말 연기를 너무 못해서 한 신문이 '한명숙은 연기력 없는 것이 더 매력'이라는 혹평도 했어요. 그 이후에는 연기를 안 했죠. 4중창단 블루벨즈가 제 목소리와 성격이 막걸리처럼 걸쭉하다고 '왕대포'란 별명을 붙여줬지만 사실 제가 숫기가 없어요. 사람들은 O형으로 알지만 A형이죠."그는 '노란 샤쓰의 사나이' 외에도 손씨와 손잡고 '우리 마을' '눈이 내리는데' '센티멘탈 기타' 등의 히트곡을 잇따라 발표했다. 더불어 이봉조 작곡의 '비련십년', 이희목 작곡의 '으스름 달밤', 전오승 작곡의 '사랑의 송가' 등 300여 곡을 내놨다. 한씨를 키워낸 뷔너스레코드도 최희준, 블루벨즈, 현미, 김상희, 차도균 등 유능한 신인을 발탁해 '뷔너스 가(家)'를 이뤘다. 한씨는 20대 때 현미와 찍은 흑백 사진을 기자에게 보여주며 "내 사진을 보면 꼭 옆에 현미가 있었다"며 "TV를 틀면 나, 현미, 이금희 등이 나왔다. 지금은 서로 만날 구실이 없으니 현미와도 얼굴 본 지 꽤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인이 된 남편에 대한 이야기도 꺼내놓았다. "군예대 시절 만난 신랑은 6살 연상의 군악대 트럼펫 연주자였어요. 1956년 결혼했고 아이를 둘 낳은 후 가수로 데뷔했죠. 외로웠던 제게 의지가 되는 사람이었어요. 남편이 세상을 뜬 날짜가 아직도 또렷해요. 1970년 3월 13일의 금요일이었죠. 제가 남자 복은 없어도 이렇게 후배들이 헌정음악회를 열어주니 후배 복은 있나봐요. 호호."한씨는 가수가 된 것을 단 한순간도 후회하지 않았다고 힘줘 말했다. "관객에게 환호받고 이름 석자를 세상에 알리는 게 쉬운 일인가요. 무대에 오를 때면 행복하지 않은 적이 없었어요. 손자들이 '할머니가 그렇게 유명한 가수였어?'라고 묻더군요. 가수가 된 덕에 2000년 국민문화훈장도 받았고요. 전 후배들에게 박수 하나 더 받는 가수가 되라고 해요."한씨의 말처럼 그는 TV에서는 뜸했지만 활동을 중단하고 무대에서 내려온 적이 없었다. 성대 수술을 두차례 받은 1970년대 3년을 빼고는 1980년대 중반까지 활동은 꾸준했다고 한다. TV에서 원로 가수들이 설 무대가 없는 탓에 가수 생활을 중단한 듯 보였지만 최근에도 동료들과 공연 무대에 올랐다. 그러나 이 무대마저 드물기에 시대를 풍미한 화려한 과거에 비해 유복한 생활은 누리지 못하고 있다. 많은 후배 가수들이 원로 가수들의 이 대목을 안타깝게 여긴다. 수원에서 손자 둘과 살고 있다는 그는 "나라의 지원책이 없다고 원망하거나 아쉬워하진 않는다"며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단지 마음을 나눌 친구가 없는 건 조금 외롭다"고 소녀처럼 웃어보였다.

  • 방송·연예
  • 연합
  • 2010.10.13 23:02

"사람 많은 데선 강호동.유재석보다 잘해"

방송인 김제동이 KBS 2TV '승승장구'에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현장에서는 강호동, 유재석보다도 진행을 잘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12일 제작진에 따르면 김제동은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왜 제2의 강호동, 유재석이 되지 못했냐'는 질문에 "강호동, 유재석이 부럽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겠냐"면서도 "그러나 나도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 있는 무대가 있다. 그것은 바로 사람들이 많은 무대"라고 말했다. 그는 "강호동, 유재석 씨는 오랜 기간 한 단계 한 단계 밟아 오면서 콩트나 연기 등 상황에 맞는 노하우를 쌓았지만 난 그런 것을 배울 기회가 없었다"며 "대신 각종 행사에 단련이 돼 있어 방송이든 아니든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현장에서는 강호동, 유재석 씨보다도 진행을 잘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김제동은 이와 함께 이날 방송에서 술자리에서 처음 만난 톱스타 고현정이 '몰래 카메라'로 자신을 놀린 사연과 그 이후 '절친'이 된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효리, 보아, 이다해, 유진 등의 미녀 스타들과 등산을 함께하는 이야기도 풀어놓는다. 그는 '여자 연예인과 3-4시간씩 같이 등산하는데 사심을 가져본 적도 없느냐'는 질문에 "물론 그런 생각은 할 수 있지만 특별한 감정을 가진 사람과는 불편해서 산에 못 간다"고 말했다. 김제동은 지난해 10월 4년간 진행하던 KBS '스타골든벨'에서 갑자기 하차당한 후 '승승장구'로 1년 만에 KBS에 출연했다. 그의 하차를 두고 당시 정치권 안팎에서는 외압 논란이 일었다. 방송은 12일 밤 11시15분.

  • 방송·연예
  • 연합
  • 2010.10.13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