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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 우얼샨 "시각적 즐거움 주고파"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인 '푸주한, 요리사 그리고 검객'은 중국 감독 우얼샨과 일본 배우 안도 마사노부, 미국인 제작자 더그 라이먼 등 다양한 국적의 영화인들이 어울려 작업한 영화다. 부산 해운대에서 최근 만난 우얼샨 감독은 여러 나라의 사람들과 함께 일한 것에 대해 "굉장히 좋았다"면서 "그들의 영화에 대한 생각이나 일하는 방식이 나와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두번째 장편영화인 '푸주한, 요리사 그리고 검객'에서 신비로운 검을 손에 쥔 세 남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그는 이 영화에 대해 "여러 면이 풍부하게 있다. 장르로 따지면 무협 코미디 영화"라면서 "관객에게 시각적으로 새로운 즐거움을 주고 싶다. 영화를 보고나서 탐욕, 복수, 어리석음 등에 대해 생각해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키즈 리턴' 등에 출연한 안도 마사노부를 캐스팅한 것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그가 나온 영화를 보면서 좋아했다"며 "말을 못 하는 역할이라 언어는 문제가 안 됐고 잘 생겼으면서 순수한 느낌의 인물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CF 감독 출신인 그는 시각적인 효과를 중시하는 편이다. 그는 "영화는 출발부터 시각의 예술"이라면서 "시각과 청각을 통해 체험하는 것은 다른 매체로는 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인셉션' 같이 굉장히 매력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우얼샨 감독은 중국에서는 검열 때문에 공포영화나 범죄를 소재로 한 영화는 선택하지 못한다고 아쉬워하면서 그 때문에 무협영화를 많이 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영화는 미국의 20세기폭스사가 투자한 영화다. 그는 "중국은 탐낼만한 시장"이라며 "아직 중국의 영화 산업은 잠재력이 크다. 폭스 같은 회사도 분명히 그런 부분에 관심을 많이 두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방송·연예
  • 연합
  • 2010.10.13 23:02

"제 이름은 셋입니다"

25주년 맞은 KBS '가요무대' 19년 진행 김동건 아나운서(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제 이름이 셋입니다. 하나는 김동건이고, 또 하나는 아나운서, 그리고 세 번째가 '가요무대'입니다."올해로 25주년을 맞은 KBS 1TV '가요무대'의 산증인인 김동건(71) 아나운서는 이렇게 말하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현재 활동 중인 최고령 아나운서이자, 한국아나운서클럽 회장으로 한국 아나운서의 대명사인 그는 '가요무대' 25년 역사 중 19년을 함께 하면서 대중에게 '가요무대'와 떼려야 땔 수 없을 정도로 각인된 인물이다.실제로 '가요무대'가 최근 '가요무대' 하면 떠오르는 것'에 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고향' '어머니'에 이어 '김동건'이 순위에 올랐다. 1985년 11월 '가요무대' 3회 방송부터 마이크를 잡았던 그는 2003년 6월16일까지 18년간 832회를 진행하다7년 만인 지난 5월17일 다시 '가요무대'로 돌아왔다."시청자들이 이렇게 생각해주시는데 제가 어떻게 함부로 하겠어요. 이 프로그램이 25년간 이어지도록 사랑해주신 시청자께 고맙고 해외 700만 동포도 너무 고맙습니다."11일 '가요무대'의 녹화장에서 만난 그는 사실 한사코 인터뷰를 고사했다. 25년을 줄곧 진행했으면 모를까, 중간에 7년을 쉬었고 복귀한 지 5개월밖에 안됐다는 이유에서였다. 7년간 진행해온 후배 전인석 아나운서에 대한 미안함이었다. '가요무대'를 19년간 지켜온 그의 후배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식을 줄 모르는 그의 인기비결을찾을 수 있었다.하지만 어렵게 말문을 연 그는 1시간여 성심을 다해 이야기를 풀어냈다.다음은 일문일답.--이 프로그램이 25년간 이어질 것이라 생각했나.▲시작할 때만 해도 당시 시청자였던 연세 많은 분들이 돌아가시면 어쩌나 했는데 그건 기우였다. 나이 많은 사람은 자꾸 생겨났고 그 시절 사랑받던 노래는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나그네 설움' '번지없는 주막' '목포의 눈물' '눈물젖은두만강' 같은 곡들은 80-90년이 지나도록 사랑받는다.--그래도 노래의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25년이 흘렀지만 트로트 장르를 다루는 프로그램은 몇개 없었고 트로트를 부르는 젊은 가수가 별로 없으니 신곡도 별로 없었다. 오죽하면 '가요무대' 차원에서 새롭고 발랄한 신인을 발굴해야하지 않겠냐는 말도 나온다. 그래서 레퍼토리의 변화는 별로 크지 않았다. 우리가 그간 튼 곡 수가 2만3천곡이다. 그런데 중복해서 튼 곡이 많다. 노래라는 것은 자기가 좋아하는 곡은 매주 들어도 좋은 법이다. 또 '가요무대' 이전에 만들어진 곡들이 너무 많아서 그것들을 소화하기도 힘들다. 다만 예전에는 한이 깃든 노래들을 주로 불렀다면 요즘에는 즐거운 노래가 많다. 대중가요라는 것이 그 시대의 거울인데 '나그네 설움'이 나왔던 일제시대와 지금의 정서가 같을 수는 없지 않겠나.--그사이 객석의 반응은 어떻게 바뀌었나.▲예전보다 훨씬 요란하다.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박수뿐만 아니라 소리도 지른다.--꾸준히 오는 관객도 있나.▲예전에는 있었다. 초창기부터 10년 이상 할머니 서너 분이 매회 오셨다. 누구도 못 말렸다. 그때는 입장권을 나눠주던 시절이라 새벽 6시부터 와서 줄 서서 들어오셨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인터넷으로 사연을 보내면 그중에서 채택된 분들께 표를 드리기 때문에 꾸준히 오고 싶어도 못 오신다. 경쟁률이 10대 1에 이른다.--그간 관객들에게 선물도 많이 받았을 것 같다.▲늘 오시던 할머니 한분이 있는데 항상 껌을 하나씩 주셨다. 오랫동안 손에 쥐어 흐물흐물해진 껌을 주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껌을 안 씹는다. 껌이라는 게 단물만 빨고 버리는 것 같아 싫고 그것을 딱딱 소리내며 씹고 있는 것도 싫다. 하지만 선물을 안 받으면 실망하실테니 받으면 '왜 안 씹냐'고 하셨다. 그래서 '방송 끝난 후 씹을게요'라며 넘겼다. 그 선물은 받았지만 다른 선물은 받으면 안된다. 방청객들에게 왜 선물을 받나. 와주시는 것만도 고마운데.--'가요무대'를 하며 가장 큰 보람은 무엇인가.▲의학자들이 오래 살 수 있는 비결로 꼽은 10가지 중 노래부르기가 상위에 들어가 있더라. 노래가 얼마나 건강에 좋은지 보여주는 것 아니냐. 이렇게 훌륭한 프로그램을 오래도록 진행할 수 있다는 것에서 보람을 느낀다.--아나운서 인생 48년째다.▲참 오래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나운서 꿈을 꾸고 대학교 1학년 때 시험을봤는데 그때 어머니가 춥고 배고픈 직업이라고 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때 내가 3년만 해보고 그때 가서 아니다 싶으면 관두겠다고 시작한 게 어느새 50년을 바라보고 있다. 천직이라고 생각한다.--요즘 아나운서가 인기 직업이다. 방송국 공채를 하면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다.▲대통령도 길어야 5년밖에 못하는데 내가 50년 가까이 아나운서를 할 수 있는 이유가 뭔지 아나. 높은 자리가 아니라서 그렇다. 권력, 돈과 거리가 먼 직업이기 때문이다. 만약 권력, 돈과 관계가 있는 직업이라면 누가 50년을 하도록 내버려두지않았을 것이다. 후배들에게 늘 말한다. 얼굴을 팔아 유명해지기는 하지만 너무 잘난척하지 말라고. 아나운서의 인기가 높아진 것은 좋은 일이지만 아나운서는 아나운서다워야 한다. 그럼 어떤 것이 아나운서다운 것이냐, 아나운서다운 것이 아나운서다운 것이다. 난 여기까지만 후배들에게 말한다. 나머지는 자기들의 몫이고, 그것도 못알아들을 정도면 아나운서 하지 말아야한다.--'아나테이너(아나운서+엔터테이너)'들이 인기를 끈다. 아나운서의 필수 덕목은 무엇인가.▲아나운서는 우리말을 지켜야한다. 불어가 왜 아름다운지 아나. 연극 단역배우도 사투리를 못쓰기 때문이다. 영국은 BBC의 언어, 일본은 NHK의 언어가 표준말로 인정받듯, 한국은 KBS 아나운서들의 말이 표준어가 되길 바라며 난 지금도 일을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나운서가 품위가 있어야 한다. 그게 굉장히 힘들고 그 역할이 정말 막중하다. 요즘 초등학교 아이들도 욕을 빼고는 대화를 할 수 없다고 하는데 참 개탄스럽다. 그 나라의 수준은 말이 정한다. 우리나라처럼 욕이 많은 나라도 없다. 10년 목표로 어린아이부터 무섭게 바른말 교육을 시켜야한다. 이런 때일수록 아나운서들이 무게있게 우리 말을 지켜야한다. 저속한 것은 재미있는 게 아니라 저속한 것일 뿐이다.--아나운서로서 장수의 비결이 뭔가.▲'저 사람 왜 아직도 나와'라는 소리 나오면 얼른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도 아직은 찾아주시니 고마울 따름이다. 몸은 건강한 편이다. 술은 안 마시고 담배도 끊었다. 술 마시는 자리가 제일 힘들다. 운동은 골프를 즐긴다.

  • 방송·연예
  • 전북일보
  • 2010.10.13 23:02

유재석, 소속사와 결별 공식화

방송인 유재석이 소속사와 결별을 공식화했다.유재석, 김용만, 윤종신, 송은이, 김영철, 김태현, 박지윤 등 스톰이앤에프(구 디초콜릿 이앤디에프, 이하 스톰) 소속 연기자 7명은 12일 법무법인 한별과 법률사무소 준경이 공동작성한 공식보도자료를 통해 "스톰과의 전속계약관계가 적법하게 종료됐다"라고 밝혔다.이들은 "일부 언론에서 밝힌 바와 같이 스톰 측 채권자들은KBS, MBC, SBS 방송 3사에서 연예인들에게 지급되어야 할 출연료를 압류한 상태다"라며 "그로 인해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출연료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고, 방송 연예활동에 필요한 제반경비(매니저 진행 경비, 코디 급여 등)도 제때 지급되지 않아 방송활동에 여러 가지 불편을 초래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주장했다.이어 "위와 같은 상황을 시정하여 정상적인 연예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결해 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2010년 8월 초 스톰 측에 발송했지만, 현재까지 그에 따른 스톰 측의 명확한 입장을 서면으로 전달받지 못했다"라며 "위와같은 이유로 2010년 10월 초에 내용증명 우편으로 스톰 측에 전속계약 해지 통보서를 발송했다"라고 말했다.이들은 "따라서, 스톰과의 전속계약관계는 전속계약 해지통보에 의해 적법하게 종료됐다"라며 "스톰 측에 투자한 주주분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인내심을 가지고 성의있는 해결책 제시를 기다렸지만 스톰 측의 안일하고 무성의한 태도로 위와같은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을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 방송·연예
  • 노컷
  • 2010.10.13 23:02

<부산영화제> "한국서 많은 걸 보고 싶다"

"쿠르드의 영화산업은 미미합니다. 하지만 곧 발전할 거라 생각합니다. 단기간에 커다란 발전을 이룬 한국에서 많은 걸 보고 가고 싶습니다."쿠르드 문화예술인을 이끌고 한국을 처음 찾은 아딜 하산 쿠르드 자치정부(KRG) 영화예술부장은 최근 부산의 한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산 부장은 27명의 쿠르드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11일 열린 쿠르드영화세미나와 씨네콘서트 '쿠르드의 노래'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쿠르드 문화예술인들이 대거 내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비는 모두 쿠르드 자치정부와 쿠르드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했다. 그는 "한국에 꼭 오고 싶었다"고 했다. "한국은 쿠르드족을 보호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한 나라입니다. 전후 복구과정에서 자이툰부대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군인들의 원조에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자이툰부대의 모국을 꼭 한번 방문하고 싶었습니다."자이툰부대는 2004년 파견돼 4년여간 이라크 북부 아르빌 지역에서 맹활약했다. 쿠르드어 교실, 태권도 교실 등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약 260개가 넘는 건물을 새로 지으며 한국과 쿠르드의 문화 교류에 가교 역할을 했다.하산 부장은 쿠르드 영화진흥정책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다. 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은 바흐만 고바디 등 유명 감독이 일부 있지만 쿠르드의 영화 현실은 척박하다. 쿠르드 자치정부에서는 연간 4편의 장편과 40-50편의 단편영화가 제작된다. 극장은 한곳도 없으며 영화제작사들도 이제 막 생기기 시작한 정도다. "영화는 우리의 문화를 세계 곳곳에 전달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쿠르드 영화의 현실은 매우 열악하지만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내년 우리 정부는 800만달러의 예산을 편성, 영화진흥에 나설 예정입니다."그는 쿠르드인들이 경험한 굴레의 역사가 오히려 쿠르드 영화에는 좋은 자양분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쿠르드족 출신의 사우카트 아민 코르키 감독이 만든 '킥오프'를 보면 쿠르드인이 겪는 암담한 현실이 그대로 포착된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쿠르드 영화에는 강한 휴머니즘이 깃들어 있어요. 쿠르드 자치구는 완벽한 영화 스튜디오죠. 한 사람 한 사람의 일생이 마치 한편의 영화 같아요. 영화인들은 자신들이 겪은 현실을 어떻게든 영화를 통해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좋은 영화가 많이 나올 거라 확신합니다."

  • 방송·연예
  • 연합
  • 2010.10.12 23:02

MC몽 '네이버 지식iN'에 물어 생니 더 뽑았다

병역 기피 혐의로 기소된 가수 MC몽(본명 신동현.31)이 인터넷상의 정보공유 공간으로 유명한 '네이버 지식iN'을 통해 누리꾼에게 직접 병역면제 가능성을 문의하고서 추가로 생니를 뽑은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이기석 부장검사)에 따르면 MC몽은 2005년 1월2일 이 사이트에 글을 올려 "어금니 여덟 개와 작은 어금니 한 개가 없고 앞니 4개와 송곳니 한 개가 의치입니다. 5급이 맞죠. 혹시 재검을 받는데 5급을 안 주는 경우도 있나요"라고 물었다. 이에 한 누리꾼이 "치아 상태가 더 좋지 않은 사람도 현재 군복무 중"이라며 부정적으로 답변하자, 병역 면제가 불투명하다고 판단한 MC몽은 이듬해 12월 서울 강남의 한 치과에서 멀쩡한 생니를 추가로 뽑았다는 것이다. MC몽은 이를 뽑은 직후 진단서를 발급받은 뒤 2007년 1월 재신체검사를 신청했고, 결국 치아기능 평가점수 미달로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그는 2004년 8월에도 병역을 면제받을 목적으로 멀쩡한 어금니 한 개와 이미 신경치료를 받아 제거할 필요가 없는 다른 어금니 한 개 등 생니 2개를 빼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에 앞서 MC몽이 1998년 8월 신체검사에서 1급 현역 판정을 받은 뒤 2000~2003년 생니 세 개를 뽑은 것도 병역 면제를 위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증거 부족으로 혐의를 밝혀내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 방송·연예
  • 연합
  • 2010.10.12 23:02

묵직하지만 경쾌하게…"깨달음 찾아가는 여정"

"불교를 소재로 했지만 그리 어렵지는 않아요.기본적으로 로드 무비고 사랑이야기죠."영화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을 연출한 임순례 감독이 최근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 영화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을 통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됐다.'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은 불교 철학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본성을 찾아가는 선 수행 과정을 소와 주인의 관계에 비유해 그린 십우도(十牛圖)를 배경으로 한 김도연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묵직한 내용을 담았지만 영화의 발걸음은 밝고 경쾌하다. 사랑이야기와 성장이야기가 뒤섞이면서 상업영화로서 충분한 재미를 갖췄다.시골에 사는 노총각 선호(김영필)는 아버지의 잔소리를 듣고 홧김에 소를 팔러 나간다. 하지만, 턱없이 싼 값을 부르는 상인들의 황당한 제안에 제값을 받고자 유명한 우시장을 찾아 나선다.그러던 중 갑자기 옛 여자친구인 현수(공효진)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현수의 남편이자 한때 자신과 절친했던 친구 피터가 죽었다는 것. 선호는 오랜만에 장례식장에서 현수를 만나고, 옛 추억에 잠긴다."불교적인 내용을 담았지만 너무 어려우면 안 되잖아요. 깨달음의 내용을 담되 한편의 로드무비로, 혹은 러브스토리로 봐도 무방한 영화를 만들려고 했습니다."임 감독의 말처럼 영화에서 사랑이야기는 중요한 축이다. 마치 소가 되새김질하듯 선호와 현수는 지나간 사랑을 되새김질한다."선호는 오해와 집착 때문에 제대로 사랑을 표현하지 못해요. 게다가 자신의 선택에 대해 책임질 줄도 모릅니다. 반면 현수는 이른바 쿨하죠. 행복함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결혼생활을 책임감있게 잘 해내고, 남편이 죽었을 때도 의연하게 받아들이죠."영화는 임 감독에게 우연히 찾아왔다. 소설을 영화화하는 것에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임 감독은 택시 안에서 우연히 책 소개 프로그램을 듣다가 김도연의 소설을 알게 됐고, 영화화하면 재밌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시나리오 수정작업을 거쳐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작으로 선정됐다. 지원금 4억원을 포함해 8억원의 제작비가 들었지만 턱없이 부족했다. "배우들은 매우 낮은 가격에 출연"했고 원작소설에 도드라진 판타지를 구현하기 위해 컴퓨터그래픽(CG) 작업도 거의 하지 못했다."소설은 관념적이고 판타지도 많은데 어떤 부분을 영화로 끌어올릴까 고민했어요. 판타지부분을 살리려면 CG와 미술작업을 많이 해야 하는데 예산이 턱없이 부족했어요. 그래서 영화적 리얼리티에 초점을 맞췄죠."제목이 시사하는 것처럼 영화에서 소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임 감독은 "잃어버린 자아, 놓친 사랑, 마음의 평정 등 다양한 의미가 있다"며 "여행을 통해 그런 것들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려 했다"고 말했다.영화를 찍으면서 힘든 점은 없었을까."소 캐스팅이 제일 힘들었죠. 농장에 소가 많지만 실제 촬영에 쓸 만한 소는 별로 없어요. 간신히 한 마리를 구했는데 촬영때 되새김질도 많이 해 힘들었죠. 먹을 걸 안주면 성질 부리고..고생은 했지만 동물을 소재로 한 영화를 더 만들고 싶은 욕심은 나네요."(웃음)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대표이기도 한 그는 다음 달 동물을 소재로 한 영화한 편을 더 찍는다. 농림수산부의 지원을 받아 송일곤, 박흥식, 오점균 감독들과 함께 만드는 동물 옴니버스 영화 '동물과 함께 사는 세상'(가제)이다.임순례 감독은 최근 3년 연속 매년 장편 한편씩을 선보이고 있다. 장편 데뷔작 '세친구'(1996)에서 두번째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가 나오기까지 5년,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나오기까지 6년이 걸렸던 점에 비춰 보면 매우 발빠른 행보다.그는 "인권위나 영진위 등 공적인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어서 영화를 빨리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어떤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처럼 대중들이 좋아하는 영화와 작은 규모의 영화를 번갈아 만들고 싶다"며 "소재적으로는 한국근대사를 다룬 역사물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 방송·연예
  • 연합
  • 2010.10.12 23:02

"공백기는 배움의 시간이였죠"

임정희(29)는 지구력이 강한 가수다.JYP엔터테인먼트에서 7년간의 연습생 생활 끝에 데뷔했고 미국 진출 준비를 위해 2년6개월 간 뉴욕에 머물며 국내 시장을 비웠다.보컬 실력이 부족해 오랜 시간 담금질이 필요했던 게 아니다. 2005년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Music Is My Life)'로 데뷔하기 전 거리를 무대로 노래하며 '거리의디바'로 불렸던 그다.풍성한 가창력으로 '사랑아 가지마' 등의 히트곡을 낸 그는 프로듀서 박진영의 인정을 받았고 2006년 가을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잠시 귀국해 2007년 3집을 냈지만 이듬해 1월 다시 출국했다. 그러나 미국 데뷔도 못한 채 지난해 돌아왔고 3년 만에 미니음반 '진짜일리 없어'를 발표했다.최근 인터뷰를 한 임정희는 "미국은 산 교육의 장이었고 공백기는 배움의 시간이었다"고 정리했다."뉴욕에서 유명한 보컬 선생님께 수업을 받았어요. 비욘세, 브라이언 맥나이트 등 유명 팝 가수들의 크고 작은 공연도 봤고요. 브루클린에 위치한 테버네클 교회의전통 깊은 성가대 오디션을 봐 백업 솔로 싱어로도 활동했죠. 유학생인 줄 아는 주위 친구들이 미국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에 도전하라더군요. 하하."그는 미국 진출이 중단된 데 대해 "팝음악에 심취했기에 팝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꿈이 좌절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데뷔가 임박했을 때 미국 경제가어려워져 음반사들이 몸집을 줄였고 나의 파트너 음반사도 아시아 가수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데뷔의 꿈을 포기한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아쉬움을 안고 돌아온 비행기 안에서 공백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잊혀졌으면 어떡하나'란 걱정도 했죠. 음악 환경도 아이돌 그룹으로 흐름이 변화됐고요. 하지만 제 목소리를 들으면 대중이 저를 기억해줄 것 같은 확신은 있었어요."임정희의 말처럼 팬들은 그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었다. 음반 수록곡 중 먼저 공개한 조권과의 듀엣곡 '헤어지러 가는 길'은 발표 당일 음악차트 1위에 올랐다.조권의 연습생 시절 임정희는 보컬 선생이었기에 사제간의 호흡으로도 주목받았다.또 음반 타이틀곡인 네오 솔 풍의 '진짜일리 없어'도 멜론, 엠넷닷컴, 도시락 등 음악차트 10위권에 무난히 진입했다.임정희의 성공적인 복귀에는 그의 데뷔 시절부터 함께 작업하며 '나의 오리지널디바' '페르소나'라고 극찬한 프로듀서 방시혁이 있었다.임정희는 "데뷔 시절에는 방시혁 씨에게 혼도 많이 났다"며 "이제는 혼내거나 칭찬할 때 그 이유를 마음으로 읽게 된다. 긴장하는 내 마음을 편안하게 보듬어주며복귀에 큰 힘이 돼준 분"이라고 말했다.음반에는 임정희표 발라드만 수록된 게 아니어서 지루함을 덜었다. 방시혁은 그의 보컬이 지닌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고자 장르에 구애받지 않았다.방시혁이 내년 선보일 아이돌 힙합그룹 방탄소년단이 피처링한 '재'는 록과 힙합이 어우러진 곡이다. 남자 친구와 바람피우는 상대와 싸운다는 노랫말이 재미있는'아직 내 남자야'는 펑키한 스타일이어서 새롭다.임정희는 "요즘 트렌드는 우울하며 고뇌하는 뮤지션이 각광받지 못한다"며 "무거운 보컬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이미지 변신을 도와준 곡들"이라고 소개했다.그는 인터뷰 말미에 소박한 바람도 꺼내놓았다."저는 태생이 거리예요. 기회가 되면 다시 거리로 나가 노래하고 싶어요. 발라드는 대중에게 친근하게 불리지만 가수는 멀리 있는 듯 느껴지죠. 콘서트 무대보다 관객과의 거리감이 없는 길거리는 제가 침 튀기며 노래하는, 사람다운 모습을 보여줄 최고의 무대죠."

  • 방송·연예
  • 연합
  • 2010.10.1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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