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연꽃
중국 북송시대의 학자 주무숙(周茂叔)은 애련설(愛蓮說)에서 연꽃을 이렇게 찬양했다. “나는 연꽃을 사랑한다. 진흙 속에서 태어났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고, 맑은 물결에 씻겨도 요염하지 않고, 속이 비어 사심(私心)이 없고, 가지가 뻗지 않아 흔들림이 없다. 그윽한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고, 높은 품격은 누구도 업신여기지 못한다. 그러므로 연은 꽃 가운데 군자(花中君子)라 한다.”연꽃은 옛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유교에서는 순결과 세속을 초월한 상징으로, 민간에서는 연생귀자(連生貴子)의 구복적인 상징으로 여겨졌다. 연생귀자란 빠른 시기에 아들을 연이어 얻는다는 의미로, 연꽃이 꽃과 열매가 동시(花果同時)에 생장한데서 온 것이다.연꽃은 고대 인도에서는 여성의 생식능력, 다산, 생명창조의 상징물이었다. 중국에서는 생식 번영의 꽃으로 사랑받았다. 뿐만 아니라 이집트 벽화에도 자주 등장한다. 태양신을 숭배하던 고대 이집트에서 연꽃은 태양의 상징으로 신성시됐다. 기원전 2700년경 왕의 분묘 벽면 돌조각에 연꽃이 새겨져 있고 국왕의 대관식에는 파피루스와 함께 신에게 바쳐지는 꽃이었다.하지만 연꽃은 아무래도 불교와 인연이 깊다. ‘묘법연화경’이란 이름은 연꽃의 청정과 불염(不染)의 성질을 비유해 붙여진 이름이고 모든 사찰에는 연꽃 그림이 반드시 들어간다. 부처님이 영취산에서 설법하다가 말없이 연꽃 한 송이를 들어 보이자 가섭존자만이 미소로 답했다는 ‘염화시중’의 미소와 ‘이심전심’ 역시 연꽃이 없었다면 생겨나지 않았을 말이다.수련과의 다년생 수생식물인 연꽃은 뿌리가 물 아래 흙속에 있으며 줄기가 길게 자라 물 위에 올라와 꽃과 잎이 핀다. 물 깊이에 따라 줄기 길이가 조절되며 줄기를 잘라보면 구멍이 꽤 큰 통기(通氣)조직이 잘 발달돼 있다. 연못 뿐 아니라 논이나 습지 등의 습지에서도 잘 자라며 요즘은 집에서도 연꽃을 화분에 심어 물속에 담그어 두고 여름내 즐기기도 한다. 뿌리, 잎, 열매 등 버릴 것이 없고 최근에는 백련잎차 등이 웰빙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7, 8월은 연꽃의 계절이다. 김제 청하면의 하소백련이나 전남 무안의 회산백련지, 전주 덕진연못 등에서는 연꽃축제가 열리거나 열릴 예정이다.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같이’(서정주) 연꽃 향기 맡으러 가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