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백운 장애인시설 '흰마실' "지역민과 어울려 자립 꿈꾼다"
한지붕 아래 지적 장애우들과 종사자들이 함께 가정을 꾸려나가는 곳이 있다. 진안 백운면 내동산 자락에 있는 지적장애우 거주시설'흰마실(원장 박주종)'이다.장애인 거주시설로는 드물게 30인 이하 소규모 시설인 이 곳은 지난해 8월 문을 열어 30명의 장애우와 16명의 종사자가 한지붕 아래 가족처럼 살고 있다.백운(白雲)의 '흰'과 마실길의 '마실'을 합한 '흰마실'. 열린 공간으로 마을 주민 및 지역사회, 자원봉사자 등과 교류하고 소통하는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시설을 운영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이 곳 거주자들이 일상생활에 있어 제약이나 통제보다는 스스로의 선택과 기호에 따라 장애인복지관, 국민체육센터(수영장) 등 다양한 지역사회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최대한 자율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것도 다 이런 맥락에서다.흰마실 입주는 보호자가 결정하기 보다는 장애인이 주체가 되어 충분한 상담과 시설견학을 한 다음, 스스로 선택토록 배려하고 있다.입주 후 생활에 있어서도 장애우 본인의 의견이 먼저다. 대개의 시설에 흔히 있는 외부 프로그램 강사도 별로 없을 뿐더러 이·미용 봉사자도 없다.이는 목욕은 대중목욕탕에서, 머리손질은 미용실서, 하고 싶은 일은 지역사회자원을 활용, 사람들과 어울려 사람들 가운데서 해결하기 때문이다.흰마실 직원들은 입주자 가족들에게 꾸준히 안부를 묻고 연락을 취한다. 가능하면 가족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함은 물론, 생일, 여름휴가, 명절 등에는 되도록 가족과 함께 하도록 가족들을 지지하고 격려하고 있다.뿐만 아니라 보호자 누구나 편안하게 방문해 장애인의 일상생활과 거주공간을 살펴보며 밥도 같이 먹고, 때로는 같이 잠을 자기도 한단다.지금은 이곳에서 함께 생활하지만, 언젠가 입주자들이 지역사회 내에서 자립해 당당하게 살아가실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이다.흰마실의 으뜸 마실지기인 박주종 원장이 그리는 흰마실의 모습은 아주 단순하고 자연스럽다.입주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가족관계의 회복과 당당한 지역사회 일원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공동체를 조성해 소규모시설의 롤모델이 되도록하고 있다.박 원장은 "역설적이게도 장애인이 지역사회 내에서 충분하고 적절한 지원을 받아 스스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 흰마실 거주기간을 최대한 줄이고 싶다"는 말로 바람을 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