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축제] 가을 정취와 어우러진 흥겨운 축제
국화는 없었다. 하지만 미당(未堂) 서정주(徐廷柱·1915~2000)의 시혼(詩魂)은 희뿌연 안개 속에 휩싸인 질마재를 뜨겁게 불태웠다.고창군 부안면 선운리 동구 미당시문학관. 미당이 떠난 지 8년, 올해도 미당문학제는 열렸다.미당문학제는 우리 문학의 탯줄에 오롯이 놓여있는 미당을 기리기 위해 (재)미당시문학관과 동국대가 주최하는 자리. 1일과 2일 이틀동안 미당의 유족과 제자, 문학인, 마을주민 등 200여명이 미당의 시 '국화옆에서'를 읊으며 문학제를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켰다.2일 열린 '2008 미당문학제'엔 미당 동생 서정태(85)옹을 비롯해 미당시문학관 이사장인 선운사 주지 법만 스님, 양태열 고창군부군수, 올해 미당문학상 수상자인 송찬호 시인, 강종구 한나라당 체육분과위원장, 김정웅 시인, 윤재웅 동국대 교수 등 다수 문인들이 참석했다.올해 미당문학제는 지난해보다 튼실했졌다는 것이 특징. 동국대가 주관한 시인학교가 사흘간 이어졌고, 2일엔 본 행사 격인 미당문학상 현지 시상식과, 학술대회, 대학원생 교류 세미나, 미당 백일장, 도서전시회, 질마재 투어, 축하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됐다.법만 스님은 개회사에서 "화해와 상생의 정신이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기"라며 "미당의 생애와 문학 역시 정당하게 평가되어야 하며 이를 토대로 한국문학의 발전을 새롭게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태열 부군수도 "돋음별 마을과 시문학관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대표적인 문학촌을 형성하는데 행정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