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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가 2026년 4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열흘간 열린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우범기)는 지난 27일 진행된 이사회를 통해 영화제 개최 일정을 확정지었다고 29일 밝혔다. 개최 일정과 함께 민성욱‧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의 연임도 확정됐다. 두 집행위원장은 2028년 12월13일까지 임기를 수행하며 제27회부터 제29회까지 영화제를 이끌게 된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제24회부터 공동집행위원장 체제로 전환했다. 영화제 출범 초기부터 조직위에 몸담아온 민성욱 집행위원장은 영화제의 정체성 확립에 주력해왔고 배우이자 사업가인 정준호 집행위원장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외연 확장과 대중성 강화에 기여했다. 실제 두 집행위원장 체제 아래 전주국제영화제는 의미 있는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제26회 영화제는 관객 7만명을 돌파하고 티켓 판매율 81.8%를 기록했으며 전주만의 색이 뚜렷한 프로그램들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독립·예술영화의 다양성 확대와 관객 친화적 운영을 강화해 영화제 정체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다. 조직위는 오는 11월 출품작 공모를 시작하며 제27회 영화제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이왕준 조직위원장이 연임 포기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차기 조직위원장 선임 절차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왕준 조직위원장은 29일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임기 종료 후 김희선 집행위원장과 함께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설명했다. 전북도와 전주세계소리축제에 따르면 이왕준 조직위원장과 김희선 집행위원장은 지난 27일 전북도에 ‘일신상의 사정으로 금년 말일부로 임기를 마치고자 한다’며 관련 내용 승인과 후속조치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 집행부의 임기는 오는 12월 말까지로 조직위는 곧바로 차기 조직위원장 후보자 추천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후보자로 선정되면 전주세계소리축제 위원 총회를 거쳐 선출을 확정짓게 된다. 집행위원장은 조직위원장이 총회의 승인을 받아 위촉한다. 이왕준 조직위원장과 김희선 집행위원장의 연임 포기 배경에는 조직위의 독립성 결여와 불필요한 행정 절차에 대한 회의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교수인 김희선 집행위원장이 올해 안식년을 마치고 내년에 학교로 복귀해 축제를 이끌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위원장은 “(연임 포기에 대한 이유를) 지금 당장 말하기는 어렵다”며 “내년부터 개인 업무가 있어 소리축제까지 맡기는 어렵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제 준비를 위해 후임자 선임 절차가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역 예술계 안팎에서는 이번 기회에 조직위원장 체제를 ‘예술감독’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주세계소리축제가 한국 전통음악을 세계에 알리는 축제인 만큼, 예술성과 기획력을 겸비한 인물을 선임해 기획·운영·행정까지 모든 업무를 총괄할 수 있도록 역할을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내 한 예술인은 “축제 2대 조직위원장인 안숙선 명창처럼 오랫동안 예술을 업으로 하셨던 분들이 ‘예술감독’이 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외부에서는 서울 유명한 음악감독을 데려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축제에 적합한 인물이 선임됐으면 한다”라고 제언했다. 전북도와 조직위원회는 이른 시일 내 차기 체제 구성을 마무리해 내년 축제 준비에 차질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제44호 한량무 보유자 김무철 씨가 지난 28일 별세했다. 향년 55세. 1970년 전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전북 춤의 대가 고(故) 금파 김조균 선생의 아들로, 한평생 전라도 무용의 전통을 계승하고 예술적 깊이를 확장하는 데 힘써왔다. 전주 동암고와 우석대학교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그는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몇 안 되는 춤꾼으로 평가받았다. 고인은 2011년 전북 무형유산 제44호 한량무 보유자로 지정돼 전북예총 전문위원, 전북문화예술단체지원사업 평가위원 등을 역임하며 지역 무용계의 중추적 역할을 맡았다. 또 전북도립국악원 학예연구사, (사)금파춤보존회 금파무용단 예술총감독으로 활동하며 전통춤의 전승과 창조적 계승을 위해 헌신했다. 그의 예술적 뿌리는 아버지 금파 김조균 선생으로부터 이어졌다. 김조균은 권번에서 예기와 한량을 지도한 명무 정자선·정형인 부자에게 사사하며 남무, 삼현승무, 한량무, 호적구음살풀이춤, 전주검무 등을 익혔다. 이를 바탕으로 전북무용협회 회장, 전주시립민속예술단 무용부감, 전북도립국악원 교수 등을 거치며 전북 춤의 토대를 다졌다. 빈소 전북대학교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30일 오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오는 31일과 다음 달 1일, 뮤지컬 ‘정글북’ 공연을 열고, 관객들을 맞이한다. 뮤지컬 ‘정글북’은 대한민국 어린이 공연을 이끌어온 송승환 프로듀서가 제작한 가족 뮤지컬로, 지난 190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J 러디어드 키플링의 소설 ‘정글북’을 원작으로 한다. 정글에서 자란 아이 ‘모글리’가 동물들과 함께 살며, 겪는 아름다운 성장기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은 동물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빨간 꽃’을 찾아 인간 마을로 떠나게 되는 모글리의 모험 속에서 아이들에게는 꿈을 어른들에게는 동심을 전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실감 나는 영상 기술과 화려한 무대 연출로 관객들의 몰입감을 높일 예정이다. 약 90분간 진행되는 공연 속에서 실감 나는 대형 코끼리를 비롯한 약 12종의 다양한 동물의 움직임과 특색을 살인 창의적인 안무와 의상을 선보인다. 또 입체 영상부터 플라인 기술과 같은 첨단 무대 기술까지 활용해 광활한 정글 숲속을 생동감 넘치게 구현한다. 여기에 뛰어난 연출진들이 참여해 공연 완성도를 높인다.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 ‘디아길레프’, ‘그리스’ 등을 연출한 정태영 연출, ‘몬테크리스토’, ‘레베카’, ‘그날들’의 정도영 안무가, ‘캣츠’, ‘영웅’의 한정림 음악감독 등 힘을 합쳤다. 공연은 24개월 이상부터 관람이 가능하며, 공연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북여성가족재단이 새 원장 선임 절차에 돌입하면서 후임자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북 지역 성평등 정책과 여성 복지 증진을 이끌 기관의 장(長)으로서 권한과 책임이 막중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28일 전북여성가족재단에 따르면 전정희 현 원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31일까지다. 이에 재단은 지난달 차기 원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설치·구성했다. 임추위는 모두 7명으로 전북도 2명, 전북도의회 2명, 전북여성가족재단 이사회에서 3명씩 추천해 구성됐다. 전북여성가족재단은 임추위 구성에 따라 지난 10일부터 차기 원장 선임을 위한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17일부터 27일까지 서류 접수를 진행했고 그 결과 총 5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류 접수가 마감되면서 후임 인선 후보군의 면면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번 공모에는 여성정책 전문가, 학계 인사 등 다양한 배경의 인사들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지원자로 거론되는 인물은 전 전북도의원 J씨와 여성학자 C씨, 전 지역 일간지 기자인 H씨 등의 이름이 나온다. 재단 임추위는 29일 1차 서류심사와 11월 3일 면접 심사를 거쳐 고득점자 순으로 복수의 임용 후보자를 재단 이사회에 추천한다. 이후 면접 합격자에 한해 3차 인·적성검사와 4차 평판 조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자는 이사회 의결 후 11월 중에 발표된다. 이후 조례에 따라 결격사유 조회, 인사청문회 과정을 거친 후 12월에 최종 합격자가 발표된다. 지역 여성계는 전북여성가족재단을 이끌 새 원장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최근 성평등 관점의 지역 정책 확산과 돌봄 공공성 강화 등 새로운 과제가 증가하면서 차기 원장의 리더십과 정책 비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와 전북연구원 산하 여성정책연구소를 통합해 출범한 전북여성가족재단은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와 돌봄‧복지 현안을 모두 아우르는 통합 기관의 역할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여성과 가족 정책의 효과적인 추진과 성평등 정책 전반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이끌어 갈 인물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정미경 전북여성단체연합 상임이사는 “전북여성가족재단 원장에게 제일 필요한 덕목은 젠더 감수성”이라며 “성평등 인식 확장과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인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북여성가족재단 원장 자리가 정치적인 자리로 여겨지는데, 어떤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고 성평등 정책을 굳건히 실천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청년의 마음을 위로하는 음악 공연, ‘빛나는 청춘, 별빛 콘서트’가 오는 31일 오후 7시 전주 한벽문화관 야외공연장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청년들의 일상 속 고민을 음악과 함께 나누며 서로를 위로하기 위해 기획된 참여형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고민은 나누면 빛이 됩니다’를 슬로건으로 진행된다. 예술기획 브릿지(Art Bridge)가 주최·주관해 진행되는 이번공연은 전주시 2025년 ‘청년참여예산 민간보조금 지원사업’에 선정 작품으로, 지휘는 박찬근, 진행은 테너 조예찬이 함께 한다. 공연은 ‘별을 쫓기보다 내가 별로 살아가기’라는 노랫말에서 영감을 받아 출발했다. 멀리 있는 무언가를 향해 달려가던 청춘의 시절을 돌아보며, 그때의 자신이 이미 별처럼 빛나고 있었음을 깨닫는 마음을 담았다. 공연 무대 또한 이 콘셉트에 맞춰, 별빛을 상징하는 조명으로 수놓아진 공간 연출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공연 프로그램은 클래식과 영화음악, 대중음악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구성으로 이루어졌다. 히사이시 조의 ‘어느 여름날’과 ‘바다가 보이는 마을’, 비비의 ‘밤양갱’,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 영화 ‘시네마천국’ 메들리, 베토벤의 ‘비창’ 2악장 등이 연주되며, 테너 조예찬이 ‘가리워진 길’과 ‘Butterfly’를 오케스트라 반주와 함께 노래한다. 이혜영 예술기획 브릿지 대표은 “‘별빛 콘서트’는 청춘의 불안과 고민을 음악으로 함께 나누며, 지금 이 순간의 우리 자신이 이미 빛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었다”며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이 별이 돼 무대를 함께 밝혀주는 따뜻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8090년대 한국 대중음악계를 주름잡은 천재 음악가 고(故) 김명곤을 기리는 첫 추모전이 열린다. 사랑과 평화의 원년 키보드 멤버로 출발해 수많은 히트곡을 작곡·편곡한 그는 ‘가요톱텐’ 89주 연속 1위곡을 만든 숨은 주역이자, 한국 대중음악의 사운드를 바꾼 프로듀서로 평가받는다. 전시는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서울 성수동 팝업공간 ‘성수나무’에서 막을 올리며, ‘KPOP 슈퍼노바, 김명곤으로부터’라는 제목으로 열린다. 이번 전시는 JTV 전주방송이 주관하고 방송문화진흥회, 한국음악실연자협회가 공동 주최한다. 기획을 맡은 송의성 PD는 “우리 음악이 언제부터 영미권 팝만큼 세련돼졌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김명곤 시대에서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시는 김명곤의 악보 87권을 모은 ‘선율의 숲’을 비롯해, 미공개 사진과 음성, 복원된 영상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그의 예술혼과 음악적 유산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또 지난해 방송문화진흥회 지원작으로 호평받은 JTV 다큐멘터리 ‘슈퍼노바 김명곤의 사운드 혁명’의 확장판 ‘팝업 다큐멘터리’가 상영되며, 김형석·윤일상·구창모·배수연 등 동시대 음악인들이 참여하는 릴레이 토크도 진행된다. 이어 김명곤의 미공개 음악 5곡과 희귀 음원을 들을 수 있는 청음회가 열려 관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김명곤은 음악인의 권익 향상을 위해 한국대중음악작가연대 대표로도 활동하며 선한 영향력을 펼쳤다. 송 PD는 “김명곤은 예술가이자 연대의 사람으로, 한국 음악 산업의 품격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전시는 이후 전북 지역으로 확대될 예정이며, 지역 출신 김철규 작가가 헌정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전북을 담다, 세상을 잇다’라는 새로운 슬로건 아래 JTV 전주방송이 추진하는 지속가능한 콘텐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국 K-POP의 뿌리를 되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재)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최락기) 한지진흥원이 29일 경주 월정교에서 열리는 '2025 APEC 정상회의 부대행사' 한지·한복 홍보 부스에 참여한다. 아시아·태평양 21개국 정상 및 내빈 약 2000명이 참석하는 이번 행사는 전통문화의 품격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한국의 대표 문화자산인 '한지'와 '한복'을 세계무대에 선보이는 뜻깊은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지진흥원은 현장에서 정부포상증서용 전통한지 전시와 물성 시연을 진행한다. 특히 관람객들이 한지의 내구성과 유연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한지 물성 측정 장비(내절도 시험기)를 설치해 한지의 강도와 질감 차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정부포상증서 제작에 실제 사용되는 전통한지 샘플과 함께 전국 장인들이 제작한 다양한 전통한지를 선보여 한지의 기술적 완성도와 미적 가치, 지속가능한 제작 체계를 폭넓게 알릴 예정이다. 진흥원은 국내 유일의 한지 전문 시험·분석 기관으로, 한지의 물리적 특성(평량·두께·인장강도·인열강도·파열강도·내절도·백색도 등)을 과학적으로 측정하고 품질 향상을 위한 표준화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분석 항목을 국제표준(ISO)에 맞춰 수행함으로써 국내 한지 산업의 품질 신뢰도 제고와 수출 경쟁력 강화에 기여해왔다. 홍보 부스는 국립경국대학교 전미경 교수와 고소미 작가의 협업으로 한지 재료와 작품 전시가 함께 진행되며 특설무대에서는 한국한복진흥원 주관의 한복 패션쇼가 펼쳐진다.
전북 문학계가 선거의 계절을 맞았다. 지역 대표 문학단체인 전북시인협회와 전주문인협회가 차기 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다. 먼저 전북시인협회는 올 연말 이형구 회장의 3년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따라 전북시인협회에서는 유대준 시인을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위촉하고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회장 후보 등록을 받는다. 이후 11월 10일 시인협회 회원 300명에게 후보자 접수 인원을 공개하고 11월 27일 정기총회와 함께 대의원 간접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현재 회장 출마자로 거론되는 인물은 이두현 시인이다. 이두현 시인은 전주 출생으로 전북대 대학원에서 교육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북대 겸임교수와 (사)한국미래문화연구원장을 역임했다. 지난 2008년 월간 ‘문화저널’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해 현재 전북시인협회 수석부회장, 고하최승범문학기념사업회 이사, 전북문인협회 회원이다. 올 연말 3년간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전주문인협회 김현조 회장 후임으로는 정재영 시인이 단독으로 입후보해 무투표 당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문인협회는 800여 명의 회원에게 관련 내용을 공시하고 다음달 18일 당선증을 전달할 예정이다. 정재영 시인은 순창 출신으로 1993년 자유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현재 전주한일고에서 국어 교사로 재직하며 청소년 문학 교육과 강연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제11대 전주문인협회장 임기는 내년 1월부터 3년간이다. 일각에서는 지역 문단을 이끌 회장 선거가 무투표로 치러지면서 지역 문단의 자정능력이 상실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후보 등록 마감까지 출마자가 없어 단독 입후보자가 그대로 당선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어서다. 문단 안팎에서는 무투표 당선 사례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문학에 대한 애정으로 솔선수범하여 지역 문인들을 이끌어가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특히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새로운 인물이 도전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꼬집었다. 지역의 한 원로 문인은 “회장 선거에 나오는 인물들의 이력을 보면 대개 (협회) 사무처나 임원으로 활동했던 분들이 다수이다”라며 “다양한 인물이 나와서 경쟁을 해야 지역 문단이 활성화 될 수 있는데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제5회 뉴웨이브영화제(NEWWAVE FILM FESTIVAL 2025)의 포스터가 공개됐다. ‘뉴웨이브영화제’는 전북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영화인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비경쟁 영화제다. 청년들로 구성된 집행위원 ‘물보라’와 전주 커뮤니티시네마 ‘무명씨네’가 전 과정을 이끌며 새로운 시선의 참신한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올해 뉴웨이브영화제 포스터는 ‘연결’을 키워드로 제작됐다. 포스터를 디자인한 홍보‧기획팀인 다이버 정다솔은 “올해 뉴웨이브영화제 포스터는 ‘연결’이라는 키워드를 주제로 풀과 파도, 영화와 사람 그리고 사랑을 연결한다는 의미를 표현하려고 했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 영화제 개‧폐막식을 포함한 티켓 예매가 시작됐다. 예매 방법은 검색창에 ‘뉴웨이브영화제 예매하기’를 검색하여 직접 예매하면 된다. 티켓 가격은 1매당 5000원이며 티켓 취소 및 환불은 영화제 1일 전까지 가능하다. 온라인 예매로 매진되지 않은 판매분에 한해 영화제 기간 중 운영되는 현장 매표소에서 함께 판매할 예정이다. 제5회 뉴웨이브영화제는 11월 22일부터 23일까지 이틀간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총 14편의 작품이 상영되며 감독‧배우들과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가 총 4회에 걸쳐 진행된다. 영화제 첫날인 22일에는 개막식과 함께 ‘전북 1섹션’이 상영되며 이후 영화 <배우는 엄마> <그릇된 소녀> <대책 없는 여자>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진다. 23일에는 총 3개의 섹션과 관객과의 대화(GV)가 운영된다. ‘전북2 센셕’에 <하울라> <개를 위한 러브레터> <어-푸!>가 ‘전북3 섹션’에 <오프사이드> <히든플레이스> <오래 달리기> <요리사, 편순이, 그리고 슈퍼맨>이 상영되며 관객과의 대화도 함께 진행된다. 폐막식과 함께 ‘전북4 섹션’이 상영된다. 자세한 일정 및 상영작 안내에 관한 내용은 무명씨네 공식 SNS를 통해서 확인하면 된다.
쌀쌀한 가을밤, 즉흥의 예술, 시나위가 명인들의 손끝에서 다시 살아났다. 음과 음 사이를 스치는 바람은 차가웠지만, 그 위로 흐르는 선율은 따뜻했다. ‘2025 전북무형유산축전–화락연희’의 한 장면, ‘명인전–명인명찬시나위’가 지난 25일 관객의 숨결 속에서 펼쳐졌다. 악보도, 리허설도 없는 즉흥의 무대였지만 그 안에는 수십 년을 한 길로 걸어온 명인들의 호흡과 감각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었다. 그 밤, 시나위의 본령이 그 자리에서 되살아났다. 무대의 문은 김영자 국가무형유산 판소리(심청가) 보유자의 소리로 열렸다. ‘심봉사 눈뜨는 대목’의 한 자락이 울려 퍼지자, 어둠 속의 객석은 숨을 고르듯 조용해졌다. 곧이어 대금의 숨결, 가야금의 여운, 아쟁의 깊은 선율이 차례로 이어졌다. 김일구(가야금), 이생강(대금), 박대성(아쟁), 김무길(거문고), 김청만(장구) 등 한국 전통음악사의 거장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여기에 김성아(해금)와 김태영(징)이 더해지며 즉흥의 앙상블은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서양의 재즈처럼, 시나위는 악보보다 눈빛이 먼저 말을 건네는 음악이다. 연습 없이 단 한 번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이 무대는 명인들의 평생이 응축된 순간이었다. 각자의 멋이 모여 하나의 호흡으로 엮이는 찰나, 관객들은 전통음악의 ‘자유’가 얼마나 치밀하고 정교한가를 실감했다. 공연을 앞두고 만난 다섯 명의 명인들은 한결같이 “이 무대는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삶의 자리”라고 입을 모았다. 박대성 아쟁산조 보유자는 “이렇게 전통명인들이 한 무대에 서는 건 수십 년 만이다. 시나위는 제게 신앙과도 같다. 오늘은 그 자체로 영광이다”고 말했다. 김일구 판소리 적벽가 보유자는 “시나위는 물처럼 흘러야 한다. 요즘은 악보에 갇힌 시나위가 많아 안타깝다. 눈빛 한 번, 손끝의 떨림 하나로 이어지는 즉흥의 세계가 진짜 시나위의 맛”이라고 했다. 이생강 대금산조 보유자는 “서양 음악가들이 시나위를 들으면 늘 놀란다. 제멋대로인 듯하지만 결국 하나의 덩어리로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그 깊이는 세월이 쌓인 마음에서 나온다”라고 덧붙였다. 김무길 거문고산조 전승교육사는 “시나위는 남도의 말맛과 닮았다. 약속하지 않아도 통하는 것, 그것이 세월의 힘이자, 이 음악이 세계에 자랑할 만한 이유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청만 판소리 고법 보유자는 “요즘 세대의 음악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다만 우리는 ‘놓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는 세대’였다. 시나위는 그런 여백의 미를 품은 음악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공연 전,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을 맞이하는 명인들의 목소리에는 설렘과 기대가 뒤섞여 있었지만, 그들의 말끝에는 “우리가 떠나면 이런 즉흥의 감각을 이어갈 세대가 얼마나 남을까” 등과 같은 예술적 자부심만큼이나 전통의 맥이 끊길지 모른다는 염려도 스며 있었다. 하지만 이날의 시나위는 그런 걱정을 잠시 잊게 할 만큼 뜨거웠다. 서로의 숨소리와 시선이 곧 악보였고, 세월의 깊이가 빚어낸 감정이 무대를 가득 채웠다. 즉흥의 예술, 시나위는 한순간에 피어났다 사라지지만, 그 여운은 길게 남는다. 이날 전주 중정 특설무대의 공기 속에는 세월을 관통한 명인들의 숨결과 서로를 향한 존중, 그리고 전통이 품은 미래가 함께 깃들어 있었다.
JB금융그룹 전북은행(은행장 백종일)이 후원하는 전주JB문화공간이 국내 미술계의 거장을 초청해 작품세계를 직접 듣고 살펴보는 작가초대석 ‘미술의 시간, 거장의 순간’ 네 번째 시간을 마련한다. 이번 초대석은 윤범모 평론가를 초청했다. 오는 11월13일 오전 10시30분부터 12시까지 90분간 전주 JB문화공간 2층 라운지에서 진행된다. 사회는 이흥재 정읍시립미술관 명예관장이 맡는다. 윤범모 평론가는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미술사학자 미술평론가다. 한국 근대미술 연구의 기틀을 다졌으며 동국대 대학원 석좌교수, 가천대 예술대 교수, 시우스 플로리다대 연구교수를 역임하며 후학 양성에 노력했다. 제20·21대 국립현대미술관장을 거쳐 현재는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초대석은 1부 강연과 2부 토크쇼로 구성되어 총 90분간 진행된다. 1부 강연의 주제는 ‘한국미술의 특징, 과연 무엇인가’이다. 이번 강연은 기존에 익히 접해왔던 단순한 미술사 개론이나 미술인문학을 넘어 한국미술 인문학의 본질, 즉 ‘한국미술의 본질’, ‘한국의 미’ 그 자체를 철저히 해부해 한국미술의 고유한 특징과 매력을 전달한다. 2부 토크쇼에서는 이흥재 정읍시립미술관 명예관장과 함께 윤범모 평론가의 인생 여정을 돌아본다. 이건희 삼성 회장과의 인연부터 이건희 컬렉션이 촉발한 기증 문화, 교수로서의 철학과 세계문학전집 100권을 읽어낸 미술대학 제자들의 이야기, 한국근대미술 연구를 통해 세상에 알린 거장들의 비화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작가초대석은 전북은행 후원으로 무료로 진행된다. 프로그램 참여 정원은 80명으로 현재 홈페이지에서 선착순 신청자를 모집하고 있다.
전주시가 덕진공원 열린광장 사업을 추진하면서 공원 중심부에 있는 전주 대표 시인들의 시비(詩碑)를 예고 없이 철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전주시가 반발을 사고 있는 시비들은 신석정·이철균·백양촌 시인의 시비로, 이들은 전북 문단의 초석을 이룬 이들이다. 시인들의 시비는 현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인근 실내 배드민턴장 근처에 임시로 옮겨졌지만, 사실상 방치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덕진공원 열린광장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민들의 편의와 공원의 경관 개선을 위해 공원 내 기반 시설을 정비하고, 공원 입구에 잔디와 원형 광장 등을 조성했다. 전주시는 이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시비를 철거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전주시가 ‘문화도시’를 지향하면서도 정작 문화의 근간인 문학을 행정의 부속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 문인들과 전주문인협회는 시비 이전 결정에 반대하는 입장을 전주시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시가 옮기겠다고 결정한 실내 배드민턴장 주변은 접근성이 떨어지고 문학적 상징성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역의 한 원로 시인은 “덕진공원으로 시비를 원상복구 해야 한다”라며 “애초에 시비를 세우기로 행정과 문인들이 서로 약속한 사항을 협의도 없이 임의로 옮겨놨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주의 상징적인 공간인 덕진공원에 시비를 세워두는 것이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전주에도 긍정적”이라며 “실내 배드민턴장 인근은 접근성 측면에서도 매우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전주시는 논란이 커지자, 현재 시비가 옮겨진 실내 배드민턴장 인근 부지를 메모리얼 파크로 조성해 문화적 가치를 높이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전주문인협회는 ‘덕진공원 시비 이전 반대’ 공문을 전주시장에게 발송하고 시비 이전 전면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시비 몇 기가 공원의 풍경을 훼손하거나 시민의 발걸음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취지에서다. 무엇보다 덕진공원에 있는 시비는 시민의 뜻을 모아서 만들어졌음에도 뜻을 접고 일방적으로 시비를 옮기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이다. 전주문협 관계자는 “문인들과 사전에 합의도 하지 않고 갑자기 시비를 배드민턴장 인근 주차장에 옮겨 놨다”며 “시비가 방해됐다면 공원 중앙부가 아니라 외곽에 세워도 된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조성 중인 메모리얼 파크 대신 ‘시비(문학비) 공원’을 마련하고, 향후 최명희 선생의 묘소까지를 문학공원으로 지정해 줄 것을 전주시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전주문협은 “문인들은 시비가 덕진공원에 있기를 바라고 있다”라며 “만약 이대로 사업을 지속할 때는 보이콧을 감행하겠다는 의견까지 모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전주시는 10월 말 완공 예정이었던 메모리얼 파크 공사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현재 전주문인협회 요구사항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중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 원만하게 해결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고요 속의 울림(靜中動)’을 주제로 한 달간 열린 제15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26일 막을 내린다. 올해 비엔날레에는 전 세계 50개국 3109점의 작품이 전시됐다. 이는 2023년 40개국, 2407점 전시 대비 30%(10개국 702점)가 증가한 수치다. 꾸준한 해외작가 발굴과 주한 외교사절의 적극적인 참여가 결실을 맺은 성과라는 평가다. 올해 비엔날레는 한글서예 국가무형문화유산 지정을 기념하고 203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을 목표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한글서예’ 중심의 작품들로 구성됐다. 특히 청년작가들의 실험적 시도를 지원하는 ‘K-SEOYE ART’ 전시와 천명의 종교인이 참여해 서예를 통해 종교 간 화합의 메시지를 전한 ‘서예로 만나는 경전(千人千經)’등 18개의 시대 흐름을 반영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도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버스킹 부대행사와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해 약 10만 여명이 비엔날레 전시장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송하진 조직위원장은 “올해 행사는 한글서예의 세계화를 위한 의미 있는 도약이었다”며 “한국 서예가 전통의 기반 위에 현대적 융합으로 다양하게 쓰여지고 보여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밝혔다. 제16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2027년 4월 준공 예정인 세계서예비엔날레관에서 열린다.
가을 해는 짧습니다. 반나절 도둑맞은 것만 같습니다. 돌아갈 길이 먼데 땅거미 물렸습니다. 허공에서 내렸는지, 먼 고향 동구 느티나무에서 내렸는지 눈 깜짝할 새 발뒤꿈치를 깨뭅니다. 발목 잡혀 나를 세웁니다. 오늘따라 노을이 유난합니다. “저녁노을을 보면 천 리라도 가라” 했지요, 하늘이 저리 타는 걸 보니 내일은 더 멀리 나가도 될 성싶습니다. 나락 가실 시작한 들판 건너 하나둘 등불이 돋습니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식구가 있는 거겠지요. 빙 둘러앉아 도란거리는 거겠지요. 등불 아래 가만 끼어들고 싶습니다. 꽁꽁 마음도 묶여 말 섞고 싶습니다. “아무 집이나 대문을 밀면, 막 봐놓은 두레 밥상을 내올 것만 같”(졸시, <저녁연기>)은 저물녘입니다. 등대 같은 먼 불빛에 안심했지요. 돌아가 퉁퉁 부은 발을 씻고 달게 저녁을 먹을 수 있었으니까요. 땅거미 기어간 길을 더듬어 없으나 있는 아득한 고향 집에 찾아듭니다. 아버지 초저녁잠에 살풋 코를 고시고 어머니는 행여 잊어먹을세라 자식들 이름을 하나하나 외우십니다. 그만 땅거미가 둘러친 촘촘한 그물에 걸려 옴짝달싹 못 합니다. 어느새 세상은 먹빛입니다.
특정 인물·분야를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팬덤'이 단순한 팬심을 넘어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겉으론 즐거움이 가득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여전히 지역의 벽이 존재한다. 공연과 팬미팅 등 주요 활동이 수도권에만 집중되면서 비수도권 팬들은 시간과 비용의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열정을 놓지 않는 지방 팬들의 이야기를 통해 팬덤 문화의 또 다른 단면을 들여다본다. "이 길로 들어오지 마세요." 매달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과 뮤지컬을 보러 서울에 간다는 직장인 김보민(26·가명) 씨는 '주 5일 일하고, 주말에 돈과 시간을 들여 덕질(좋아하는 일에 푹 빠지는 행동)하는 게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경고하듯 이렇게 답했다. 그는 "그냥 돈 없다고 생각하면서 산다"며 "그래도 내가 제일 행복한 때가 언제인지를 떠올려보면 항상 덕질할 때다. 보러 가야 하니까 버티자고 생각하는 것 같다. 덕질이 삶의 원동력이 된 지 오래다"고 말했다. 갈 때마다 시간과 비용이 부담되지만, 사랑의 힘으로 버티고 있는 셈이다. 아무리 당일치기로 간다고 한들 교통비 7만 원, 식비 2만 원, 티켓·굿즈값 20만 원까지 더하면 한 번 갈 때 30여 만 원은 기본이다. 일찍 출발한 것도 서러운데, 기차 시간에 맞춰야 하다 보니 공연을 끝까지 못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 씨는 "최근에도 기차 때문에 다 못 보고 뛰어 나왔다. 가면 정말 딱 공연만 보고 와야 한다. 한 번 지나간 공연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부담돼도 돈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며 "주말에 하루 갔다 오면 체력이 떨어져 다음 날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이것도 오랫동안 하다 보니 적응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고충은 김 씨 만의 일이 아니다. 비수도권 팬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다. 실제 통계를 보면 비수도권에서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공연은 적고, 접근성은 떨어져 수도권에 비해 돈도, 시간도 두 배 이상 들여야 하는 실정이다. 26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데이터에 따르면 공연건수·횟수는 비수도권에 비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최근 5년(2021∼2025년 10월 23일) 동안 수도권 공연 건수는 60%, 횟수는 70% 이상을 유지했다. 반면 비수도권은 수도권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비수도권 팬들이 돈과 시간을 할애하면서 수도권으로 향하는 이유다. 비수도권은 공연장 규모가 작은데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어 공연·팬미팅 등이 집중되기 어렵다. 수도권은 공연·팬미팅이 있지만, 인구가 많다 보니 돈이 있어도 원하는 좌석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러한 구조적 차이가 비수도권 팬들에게 시간과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현실이다. 김 씨는 "가끔 이러한 '수도권에 집중된 공연·행사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까?'에 대해 고민하는데, 서울에 가서 사는 것밖에 답이 없는 듯하다"며 자포자기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비수도권 팬들은 저마다 서러움을 안고 있으면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팬덤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다음 편부터는 가볍게 덕질을 즐기는 라이트 팬, 어디든 뭉쳐 다니는 트로트 팬덤, 혼자 가도 동지가 생기는 스포츠 팬덤을 차례로 만나본다.
한국 전통의 미를 재해석하며 고유의 입체조형과 설치 작업세계를 구축해 온 조각가 강용면이 둥근 밥그릇과 밥덩이를 형상화해 선보인다. 작가의 작업 중심에는 ‘예(禮)’와 ‘법도(法度)’가 있다. 유교적 삶의 규범 속에서 체득한 것을 예술의 근간으로 삼기 때문이다. 옛 것을 익혀 새로움을 안다는 공자의 가르침을 현대 조형언어로 풀어내 더욱 신선한 자극을 선사한다. 전북도립미술관 서울분관에서 ‘계반삽시(啓飯插匙)’를 주제로 열리는 강용면 개인전에는 작가의 대표 연작 ‘온고지신’ 시리즈 신작을 만날 수 있다. 신작 ‘온고지신 고봉밥’은 브론즈와 나무, 채색된 그릇으로 구성된 대형 설치로 밥상을 형상화했다. 둥근 산처럼 소복하게 담긴 밥공기는 공양(供養)의 의미와 한국적 풍요의 상징을 드러낸다. 또 다른 작품 ‘온고지신-깻잎’은 어머니가 평생 지어온 깻잎 농사에서 비롯된 작품이다. 소박한 일상의 정성과 생태적 순환의 미학을 시각화했다. 작가의 대표 연작 ‘온고지신’ 시리즈는 사유의 시각화로 전통적인 밥그릇과 제의적 상징물을 현대적 재료와 색채로 재구성해 한국미의 조형성과 정신성을 탐구한다. 우리 역사에서 궁핍한 민중들에게 소중했던 밥이자, 어머니들이 가족들의 안녕을 기원하며 곱게 떠놓았던 밥을 현 시대에 필요한 의미로 되돌아보게 한다. 전시 ‘계반삽시’는 그 연장선에서 ‘밥뚜껑을 열고 수저를 꽂는다’는 제의적 행위를 예술적 제의로 확장하는 작업이다. 작가는 이를 사라져 가는 전통과 관계를 깨우는 행위로 해석하며 밥공기·숟가락·그릇을 매개로 삶과 죽음,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공간을 구축했다. 강 작가는 “예술은 가장 정신적인 행위이며 역사의 전통이라는 토양 속에서 훌륭한 예술작품이 탄생한다”라고 밝혔다. 작가의 작업은 단순한 전통의 재현이 아닌 전통을 ‘살아 있는 언어’로 되살리는 실험인 것이다. 전시는 11월 2일까지 진행되면 월요일은 휴관한다.
전북도민 천명이 만원씩 모아 젊은 예술인을 후원하는 ‘천인갈채상’이 올해에도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천명이 응원을 보낸다는 뜻을 담은 천인갈채상은 전북 문화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25세 이상 45세 이하 예술인을 격려하기 위한 상이다. 시민들이 상금을 모으고 직접 투표해 2명의 수상자를 선정한다. 이 상은 2012년부터 시작해 올해 13번째를 맞는다. 첫 번째 수상자로 박성우 시인과 이항윤 대금연주자가 선정됐고 지금까지 모두 24명이 받았다. 수상자 선정은 전문가 4명이 1차 후보자를 정한 뒤 연말에 모금 참여자들이 투표로 최종 결정한다. 천년전주사랑모임 관계자는 “문화 예술은 여러 사람의 사랑에 의해서만 커나갈 수 있는 성장이 느린 나무”라며 “뜨거운 사랑과 성원 기다린다”고 밝혔다. 2025 천인갈채상 모금운동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천년전주사랑모임(063-283-1425)으로 문의하면 된다.
사람이 마흔의 나이를 맞으면 세상사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를 일컬어 ‘불혹(不惑)’이라 한다. 1986년 창단 이래 오페라를 통한 한국음악의 세계화와 지역문화 진흥에 힘써온 ㈔호남오페라단이 올해 불혹의 나이에 이르렀다. 지난 40년의 세월 동안 지역 무대의 뿌리를 지켜온 단체는 올가을, 창단 4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공연으로 도민과 만난다. ㈔호남오페라단은 다음 달 14일 오후 7시와 15일 오후 3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베르디의 대작 오페라 ‘운명의 힘’(La Forza del Destino) 을 선보인다. 이번 무대는 창단 40주년 기념공연이자 제54회 정기공연으로, ‘3대 베르디 오페라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한다. 창단 이후 40년 동안 도내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오페라의 뿌리를 다져온 민간 단체인, 호남오페라단은 이번 무대를 통해 ‘오페라 본연의 힘’과 ‘예술의 지속성’을 관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조장남 ㈔호남오페라단 단장은 “‘운명의 힘’은 인간과 신, 그리고 운명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며 “40년의 역사를 딛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상징적인 무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르디의 ‘운명의 힘’은 사랑과 복수, 구원이라는 고전적 주제를 장대한 음악 속에 담아낸 걸작으로, 186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초연된 뒤 1869년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에서 개정판이 선보이며 세계 오페라사의 명작으로 자리매김했다. ‘리골레토’, ‘일 트로바토레’와 함께 베르디 3대 오페라로 꼽히며, 인간의 고뇌와 신의 섭리를 함께 응시하는 서사로 평가받는다. 이번 공연에는 국내외 주요 무대에서 활약 중인 성악가들이 대거 출연한다. 14일 공연에서는 소프라노 김라희(도나 레오노라), 테너 박성규(돈 알바로), 바리톤 한명원(돈 카를로), 베이스 이대범(칼라트라바 후작·콰르디아노)이 출연한다. 15일 공연에는 소프라노 임경아, 테너 이재식, 바리톤 조지훈, 베이스 이대혁 등 지역 기반 성악가들이 무대에 오른다. 지휘는 세계적인 오페라 전문지휘자 클라우디오 마리아 미켈리가 맡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함께하며 음악적 완성도를 높인다. 전주시립교향악단과 시립합창단, 강명선 현대무용단이 협연해 무대의 장엄함을 더한다. ‘운명의 힘’은 주인공 레오노라, 알바로, 카를로 세 인물이 신의 뜻과 인간의 선택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장엄한 합창과 극적인 아리아, 웅대한 오케스트레이션이 어우러지며 베르디 특유의 서사적 긴장감을 완성한다. 대표 아리아 ‘신이시여, 평화를 주소서(Pace, pace mio Dio)’ 는 절망 속에서도 구원을 향한 인간의 간절함을 표현한다. 이번 공연을 끝으로 지난 3년간 이어온 ‘베르디 3대 오페라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호남오페라단의 조 단장은 “40년 동안 지역 오페라의 한 축을 지켜온 단체로서, 도민들에게 수준 높은 정통 오페라를 선물하고자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지역 문화예술의 중심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순백의 전시장에 걸린 작품들이 총천연색을 띠며 반짝인다. 사계절이 담긴 알록달록한 풍경과 평온한 시간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빨강, 파랑, 노랑 등의 색으로 채워진 말랑말랑한 나무와 동화에 나올 법한 아담한 집 등 군데군데 현실과 다른 상상의 순간들이 발견된다. 일상에서 찾은 소소한 풍경을 화폭에 담아낸 강경찬 개인전 '산책'이 29일까지 우진문화공간 갤러리에서 열린다. 평생을 치과의사로 살아온 강경찬(64)씨는 전업 작가는 아니다. 대학시절부터 자신의 마음속에 떠다니는 생각들을 캔버스에 옮겨 그렸다. 각박한 일상이었지만 그림을 그리며 자유를 느낀 강 씨는 연필 스케치부터 유화, 조소, 조각까지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작품을 완성했다. 그렇게 수십 년간 차곡차곡 쌓아간 작품 70여점을 첫 전시회에서 선보인다. ‘산책’이라는 전시 제목처럼 강 씨는 특정한 주제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았다. 일상의 풍경과 마음을 천천히 따라갔고 자연스럽게 스며든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지난 22일 전시회장에서 만난 강 씨는 “산책은 아무런 목적 없이 걷는 행위이다. 이상하게 산책 후에는 행복감과 고요함이 찾아 온다”며 “익숙하지 않은 붓질, 충분히 훈련되지 않은 눈과 마음이었지만 이 작은 전시가 관람하는 분들에게는 잠시 산책하듯 가볍고 편안한 마음으로 머물 수 있는 시간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름으로 이어온 36년의 동행 ‘삼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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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자 시인 첫 시집 ‘광야를 사랑하는 법’ 북토크 성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