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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숱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 한 경찰관의 이야기

무궁화. 이 꽃은 국가를 상징할 뿐아니라 대한민국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경찰을 상징하기도 한다. 김삼남 전 총경이 자전적 수필집 <무궁화 꽃은 피고 또 피는데>(신아출판사)를 발간했다. 산골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저자는 초등학교 1학년 때 해방의 기쁨을, 6학년 때 처절한 한국전쟁을 겪었다. 이후 419혁명과 516군사 쿠데타 등 숱한 역사의 소용돌이를 체험했고, 군복무를 마치고 순경에 보임돼 총경까지 35년간 경찰에 봉직했다. 자서전을 쓰고 싶어했던 김 전 총경은 2016년 신아문예대학에서 자서전쓰기 공부를 하려 했지만 강의가 개설되지 않자 수필창작 수요반에 등록하면서 수필과 만나게 됐다. 이후 2017년 종합문예지 대한문학 가을호에 수필 동창남으로 신인상을 수상하며 수필가로 등단했다. 수필집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 충효 등 6부로 나눠 에 담은 63편 수필을 담았다. 수필이 체험의 문학이라면 이 책은 35년 동안 경찰생활을 하면서 뗄레야 뗄 수 없는 무궁화를 떠올리게 된다. 1960년대 20대 젊은 나이에 무궁화 잎 하나로 경찰생활을 시작해 숱한 시련을 겪으면서 7년 만에 무궁화 한 송이를 피웠다. 16년 만에 무궁화 세 송이를 피웠고, 또 9년 만에 대망의 무궁화 네 송이를 피웠으니 얼마나 힘든 여정인 지 알 수 있다. 자신이 태어난 임실이 제1고향이고 처음 무궁화를 피운 전남 고흥은 제2고향, 네 번째 무궁화 꽃을 피운 무주가 제3고향인 셈이다. 김 전 총경은 오랜 망설임 끝에 책을 내게 됐다. 미완의 책을 발간하는 외람된 진실을 헤아려주길 바란다며 못 담은 발자취를 뒤돌아보고 꽃 피는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새로운 발자국을 남기려는 희망을 잃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임실 출생인 김 전 총경은 전주사범 병중, 전주고를 졸업하고 전북대 법대와 원광대 대학원, 전주대 박사과정을 밟았다. 경찰문학, 임실문학, 대한문학, 신아문예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주와 정읍, 익산 경찰서장을 거쳐 총경으로 정년 퇴임했다. 호원대, 전주대 겸임, 초빙 교수를 역임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06.03 18:12

[신간] ‘나’를 찾고 ‘너’를 만나 ‘우리’ 함께

40편의 영화가 함께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깨운다. 나를 찾고, 너를 만나, 우리 함께 주어진 삶을 아름답게 살아내자는 메시지가 흐른다. 배혜화 전주대 영화방송학과 명예교수가 한국알트루사의 심리상담 계간지 <니>의 영화 속의 니에 쓴 글을 묶어 <영화 속 나, 너, 우리>(초이스북)로 만들었다. 2005년 겨울 창간호부터 2016년 가을까지 사랑, 공동체, 독신, 갈등, 질투, 폭력, 믿음, 우울증, 불륜 등의 다채로운 주제를 선정했다. 국내외 영화 40편에 담긴 영화사적 의의와 문학적 가치를 함께 살펴보는 기회가 된다. 책의 프롤로그에는 배혜화 교수와 오랜 시간 함께 한 이장호 영화감독, 문은희 여성상담소장, 임성빈 서울국제사랑영화제 조직위원장, 서정오 동숭교회 목사, 이호인 전주대학교 총장의 글을 담았다. 생텍쥐페리가 어린왕자를 위로가 필요한 어른에게 헌정한 것처럼, 이 책도 읽는 분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배 교수는 이화여자대학교 인문대학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렌느Ⅱ대학교 불문학 석사, 소르본대학교 불문학 박사과정 수료 후, 성균관대학교에서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유학시절 막막해질 때면 영화관을 찾아 영화를 보면서 위로받았다는 그는 1983년 전주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가 돼 학생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03년 우연히 만난 대학 연극반 선배와 함께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일하면서 영화계에 발을 딛게 된다. 이후 동국대 영화과 박사과정에 등록하고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초대 집행위원장을 맡아 첫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영화방송학과로 교수로 자리를 옮긴다. 현재는 2008년 서울기독교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아 서울국제사랑영화제로 이름을 바꾼 현재까지 매년 영화와 함께 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6.03 18:12

전·현직 교원 지혜 모아 ‘교원문학’ 제5호 발행

전현직 교원문인들이 모인 문학단체 교원문학회(회장 김계식)가 회원들의 작품을 실은 동인지 <교원문학> 제5호를 발행했다. 스승의 날에 맞춰 발행한 이번 호에는 제4회 교원문학상 수상자인 장세진 평론가와 박종은 시인의 신작 시와 문학평론을 특집으로 다뤘다. 수상자들은 최근 3년 동안 각각 4권의 책을 펴내는 등 활발한 문학활동을 펼친 성과를 인정받았다. 또한, 부안초등학교 교장인 이길남 아동문학가와 구이중학교 교장을 지낸 송일섭 수필가 등 신입회원 23명을 비롯해 권태주 부천교육지원청 초등교육과장, 이선애 경남 의령 지정중학교 교사 등 기존회원 22명이 참여해 시수필동시동화소설평론 등 다양한 문학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방송평론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장세진 평론가의 드라마 톺아보기가 눈길을 끈다. 최근 인기리에 방송된 TV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하이에나아무도 모른다를 다뤘다. 책 말미에는 2016년 창립 때부터 올해 5월 6일까지 전국에서 교원문학회를 후원한 이들의 이름을 실었다. 부산의 김미자 수필가, 전주의 차재희 곤지중학교 교장 등 교원문학의 발전을 응원하는 후원인 여러 분은 의미가 크다. 한편, 지난달 29일에는 회원 위주로 간소하게 제4회 교원문학상 시상식을 진행했다. 교원문학 제5호 출판기념회를 겸해 열린 이날 시상식에는 송하선 전 우석대교수, 김동수 전 백제예술대교수, 차상철 완산학원 이사장 등 60여 명이 참석해 장세진 평론가와 박종은 시인의 수상을 축하했다. 교원문학 배지 및 로고를 제작한 이종희 수필가에게는 공로패가 수여됐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6.03 18:12

[신간] 어제와 오늘의 삶, 또 다른 성찰의 갈무리

무던하고 좀처럼 감정에 흔들리지 않던 이가 푸념을 내뱉는다. 그 속에는 자기와 세상에 대한 통렬한 성찰이 있을 터. 물 흐름에 몸 맡긴 돌멩이로, 절차를 섞바꾸지 않는 삶의 자세로 걸어왔던 시인은 어제와 같은 오늘을 시로써 불러 세웠다. 김계식 시인의 25번째 시집 <돌부처의 푸념>(신아출판사)에 담긴 상념이다. 노거수를 뵙다, 바람의 결실, 해거름의 단상, 경륜 값 매기기, 둥근 희망으로 이어지는 시편들은 자리를 굳건히 하늘을 지키고 있는 달과 닮아 있다. 빛의 흐름에 따라 생김새가 다르게 보이는 달처럼 성찰을 통해 삶의 자세를 가다듬는 법을 배운다. 김계식 시인은 돌부처의 푸념일지라도 또 한 번 아퀴를 지어 갈무리 한다며 갑자기 사방팔방 흩어진 뭇 상념들이 꽃향기에 벌떼 날아들 듯 한 곳에 모이는지라 다소 우스꽝스러울지 몰라도 지금껏 그래왔듯이 스물다섯 번째의 큰 해산을 해봤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번 책에는 특별한 이들의 목소리가 함께 한다. 책 말미에 발문이나 해설 대신 김계식 시인의 이전 책을 읽고 보내 온 지인들의 정성어린 편지를 덧붙인 것. 먼저 세상에 나왔던 24권의 책 목록도 가지런히 정리했다. 전주교육청 교육장을 역임한 김계식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전주문인협회, 완주문인협회, 한국미래문화연구회, 전국PEN클럽, 한국창조문학가협회, 두리문학, 표현문학, 교원문학 등 다양한 단체에서 문단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사랑이 강물되어> 등 20권, 신앙시선집 <천성을 향해 가는 길>, 단시집 <꿈의 씨눈>과 <나이테에 그린 꽃무늬>, 시선집 <자화상>과 <청경우독>이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6.03 18:12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진숙 수필가 - 김용옥 수필집 '생각 한 잔 드시지요'

들녘엔 감자꽃이 피기 시작하고 모내기를 마친 논에선 개구리들의 울음소리가 피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봄조차 빼앗겼다고 생각했는데 계절은 그 자리에서 그들의 시간대로 흘러 여름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발이 묶인 요즘, 마음의 발을 움직여 생각 한 잔을 마시러 떠나본다. 시인이자 수필가인 그녀, 김용옥. 많은 작품 중에서 강하게 마음을 흔드는 것은 네 번째 수필집인 <생각 한 잔 드시지요>이다. 5부로 구성된 마흔한 편의 수필을 읽다보면 자연의 소중함을 재인식하게 되고 더 나아가 가족과 이웃, 세상을 향한 발걸음의 방향을 고민하게 한다. 아직 갈아엎지 못한 마음밭에 올곧은 생각을 심어주고 내공을 갖춘 삶을 추구하게도 된다. 더욱 반가운 것은 씨오쟁이, 뱅뱅이질, 낭차짐하게 휘어진, 타분하거나 짐짐하다, 사슴사슴 낯설게 간다, 빗대짐을 한다 등 정감 있는 순우리말을 자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내가 서 있는 이 땅 정서가 담뿍 담긴 우리말을 통하여 이 곳에 어울리는 정서를 누릴 수 있게 한다. 아울러 꽃마리, 봄맞이꽃, 복수초, 타래, 은꿩다리, 솜방망이, 매발톱, 뻐꾹나리, 누운주름잎 등 백서른세 가지나 되는 야생초를 가꾸며 삶을 수용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그녀의 삶을 만날 수 있다. 가장 아픈 사랑 차마 못 다한 사랑의 현신 꽃이라며 아버지의 사랑, 하양 나팔꽃을 키우는 작가. 우리는 어떤 꽃으로 현신하여 어떤 이의 사랑이 될 수 있을까? 유월의 삼천천은 바람을 노래하는 소리쟁이. 화해를 소망하며 피기 시작한 개망초. 보라색의 갈퀴나물꽃과 각시붓꽃. 하얀 등을 달고 있는 토끼풀. 노랗게 꽃을 피운 씀바귀나 애기똥풀, 금계국. 그 위를 날아드는 노랑나비. 김의털이나 새포아풀 위에서 먹이를 찾는 참새 등이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 이 책을 읽은 후엔 이러한 자연의 변화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고 작가가 그랬던 것처럼 곁에 앉아 그들의 얘기를 듣고 싶어진다. 내가 사랑하는 우리들 모두 먹다 죽다의 생활인이 아니라 먹다 꽃 피고 죽다의 사랑이 되면 진짜 좋겠다. 작가의 음성이 들리는 듯하다. *이진숙 수필가는 전직 고교 국어교사로, 2010년부터 최명희문학관에서 혼불 완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우리 독서문화운동본부와 전주우석대학 평생교육원, 광주조선대학 평생교육원 등에서 독서지도사를 양성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0.06.03 18:09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리뷰] 익숙함과 참신함의 만남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 섹션을 통해 한국 영화계를 가꿔나가는 감독들의 실험과 도전이 모였다. 여균동 감독의 저승보다 낯선, 신수원 감독의 춤, 바람, 이난 감독의 테우리 등 기성 감독들의 통찰력을 마주할 수 있는 복귀작을 비롯해 고봉수 감독의 근본주의자, 남궁선 감독의 여담들, 이동은 감독의 포스트 잇! 처럼 21살 영화제를 닮은 젊은 감독들의 재기를 볼 수 있는 신작이 시선을 끈다. 이 작품들은 온라인과 장기상영회에서 감상할 수 있다. 여균동 감독은 2018년 예수보다 낯선에 이어 두 번째 낯선 시리즈를 선보이며 또 한 번 감독 역할을 연기했다. 저승보다 낯선 속 나의 육신은 병원 중환자실에 있지만 정신은 텅 빈 벌판을 돌아다닌다. 고요한 세계를 만끽하는 것도 잠시, 시시콜콜 말도 많은 놈(주민진 분)이 등장하며 그 평화는 멈추는 듯하다. 두 영혼은 생의 기억을 되새기며 끝없는 대화로 극을 이끌어간다. 내공이 깊은 두 남자의 연기를 집중하며 따라가다 보면 여기가 지구인지, 그 너머인지 헷갈린다. 그래서 여 감독은 지구보다 낯선 이 세상에 관심을 가진 모양이다. 신수원 감독의 춤, 바람은 현대인들에게 삶의 무게를 털어버리고 새 바람을 맞이하라고 손짓한다. 2015년 작품 마돈나로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던 신 감독은 해외문화홍보원에서 국가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로 이번 작품을 만들었다. 춤은 일상을 극복하고자 하는 몸부림이자 더 나은 즐거움을 찾으려고 하는 몸짓의 표현이 된다. 신비한 바람이 이끄는 그곳엔 스트레스를 주는 직장 상사도, 실적에 대한 압박도 없다. 오로지 나 자신뿐. 개구쟁이 소년 같은 바람과 함께 순수하게 나를 마주한다. 1996년 스윙 다이어리로 감독에 데뷔한 이난 감독의 테우리는 7년 만의 복귀작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억압적인 존재와의 싸움 속에서 억울하게 희생당한 이들을 애도하고 있다. 25년 전 청계천의 한 공장에서 벌어졌던 사건과 그 실체를 밝히는 과정을 미스터리 스릴러 형식으로 그린 것. 드러나지 않는 과거의 비밀을 따라가다 보면 픽션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그 지점에서 영화는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로 이어진 아픔을 상기시키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에 꾸준히 출품하고 있는 고봉수 감독은 신작 근본주의자 로 남녀의 순수한 사랑을 이야기한다. 승환과 진주에게 삶이란 좀처럼 맘대로 풀리지 않는 숙제 같다.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일상 속의 작은 악당들은 이들의 자존심을 손바닥 위에 두고 제멋대로 쥐고 흔든다. 승환은 애꿎은 담배만 만지작거리고 진주는 입을 굳게 닫아버렸다. 규정속도를 지키고 싶은 이들의 삶에 파격이란 명분으로 폭력을 가한다. 남궁선 감독의 여담들에는 상실의 아픔을 겪은 청년들이 등장한다. 휘종은 주차 요원으로 일하던 공터에 건물이 들어서게 되면서 백수가 됐고 예은은 퇴사 이후 연인과 이별했다. 흔들리는 일상에서는 모든 감각이 생경하게 느껴지고 걸음걸이마저 부자연스럽게 다가온다. 마치 경로를 이탈한 스포츠카처럼 도심 한가운데에 멈춰선 청춘들의 삶이 무너져내리고 있다. 잘하는 걸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일은 욕심일까. 머리아픈 고민을 하는 와중에 귓가를 때리는 음악은 발랄하고 평화로워 얄밉기까지 하다. 아이들의 소원으로 우리 사회의 가치를 돌아보는 이동은 감독의 포스트 잇!을 보면 진짜에 대한 답이 그려진다. 자매가 바쁜 부모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는 다른 아닌 냉장고 문에 붙어있는 포스트잇이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양말에 담겼으면 하는 선물을 이야기하듯 자매는 설레는 맘으로 이것 저것 적으며 사이좋게 논다. 아마 언제 가장 행복했을까에 대한 질문과 답을 스스로 하며 아이들은 한 뼘 더 크고 있었을지 모른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20.06.02 18:13

월광산수, 달빛으로 담은 심연의 공간

꿈속에서 본 듯한 전주 향교의 야경과 모악산의 여명이 심연의 공간을 연다. 전북도립미술관장을 지낸 이흥재 사진작가가 오는 8일까지 개인전을 통해 밤의 달빛과 새벽의 여명을 자연 조명 삼아 은밀하고 고요한 풍경을 보여준다. 이흥재 사진전 월광산수(月光山水) 그 심연의 공간 - 달빛으로 담다가 열리는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는 달빛 아래 조용히 드러나는 낯선 산수를 엿보며 혼자 대면하는 절대 침묵을 경험할 수 있다. 경주의 고분과 전주의 모악산은 밤의 공간 속으로 잠겨버리고, 희미한 블루의 여명만이 그 덩치를 더듬어 짐작케 한다. 이흥재 작가가 카메라로 포착하는 풍경은 경주의 왕릉을 비롯한 고분의 밤, 전주 향교의 야경과 무성서원모악산의 여명 등이다. 지역적 특성이 짙어 밝은 햇볕 아래 찍는다면 관광사진 처럼 금방 알아볼 수 있는 곳이지만 달빛 아래 드러난 모습은 낯설고 신비롭다. 달빛 스며든 작가의 월광 산수가 자연에 의한, 자연의 회화가 되어 다가오는 이유다. 이번 전시로 13번째 개인전을 여는 이흥재 작가는 전북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및 전주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불교사학과 예술사전공,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정읍시립미술관 명예관장, 무성서원 부원장, JTV 전주방송 전북의 발견 프로그램 진행자로 지역 문화예술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6.02 18:13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전북 내 문화공연 잠정연기

이제 겨우 무대서 공연을 할 수 있나 싶었는데, 아쉬운 마음이 크네요 최근 수도권발 코로나19 확산으로 전북의 각종 문화행사들이 다시 줄줄이 중단되고 있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은 전북관광브랜드공연 뮤지컬인 홍도1589를 지난달 30일부터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뮤지컬 홍도는 지난달 29일 개막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속 단 하루만에 공연을 중단했다. 당분간 홍도 공연팀은 공연을 재개하는 날까지 연습에 매진한다. 홍승광 상설공연추진단장은 공연을 잠시 멈추는 것을 결정하는데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지금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먼저이기에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향후 코로나19 감염 추이를 지켜보며, 도민 및 관광객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면밀한 검토 후 결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펼쳐지는 상설공연도 중단됐다. 전주시는 지역사회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당초 지난달 30일부터 재개하기로 했던 다양한 거리공연과 행사, 역사문화 체험 프로그램의 재개시기를 1주일 뒤로 연기했다. 전주한옥마을, 으라차차 향교길 공연과 전주한옥마을 상설콘텐츠인 전통연희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조선왕조의 본향인 전주의 역사에 대해 알려왔던 경기전 사람들들도 무기한 연기됐다. 여기에 지난달 29일 개막하려했던 전주한벽문화관의 평일 마당창극 변사또 생일잔치와 용을 쫓는 사냥꾼도 우선 1주일 연기했다. 이외에도 시는 오는 6일부터 추진될 예정인 △왕과의 산책 △수복청 상설공연 △수문장 교대식 등 기타 역사문화 콘텐츠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코로나19 감염 추이에 따라 연기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온라인 상영을 이어가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오프라인 진출 시도도 무산됐다. 당초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이달 35일 덕분에 챌린지 상영회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면서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전주시의 협조를 얻어 상영회에 초청할 의료진과 방역 당국 관계자들을 선정하려던 계획도 일시 중단됐다. 애초 계획했던 장기 상영회 역시 같은 이유로 영화제 개막식 당일인 지난달 28일 연기가 결정됐다. 장기 상영회는 전체 출품작 180편 중 온라인으로 96편 밖에 관람하지 못하는 관객들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 전주시 관계자는 전주한옥마을에는 어린이집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모두 위치해 있어 다수의 시민과 여행객들이 모여드는 문화행사가 학생들의 안전과 직접적으로 연관될 수 있다며 잠정 연기된 행사들에 대해서는 향후 코로나19의 감염추이를 지켜보면서 마을주민과 학생, 여행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최정규
  • 2020.06.02 18:13

“도의회,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후보자 인사청문회 철저히 준비해야”

전북의 시민단체가 3일 열리는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전북도의회의 철저한 인사 검증을 주문했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2일 논평을 내고 지난해 전북개발공사 사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목격했듯이 지자체장의 인사에 들러리 선 요식행위에 불과한 맹탕 청문회가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선다면서 자질 검증과 상관없는 지역구 민원 청탁 수준의 질문이 대부분이었던 것과 준비 부족이 문제였고, 도덕성 검증 과정 일체를 비공개로 진행하면서 시민의 알권리가 철저하게 배제된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북문화관광재단은 지난해 말 전임 대표이사의 임기만료 이후 5개월 째 수장의 자리를 비워두고 있다며 이번 청문회는 경과보고서 채택 자체보다 오히려 도 산하 공공기관장 후보 개인에 대한 더욱 철저한 자질 검증과 함께 그간 재단에 대해 제기된 문제들을 개선하고 앞으로 재단이 문화정책 수립이나 지역문화예술에 대한 진단 및 대안 제시와 같은 본래의 역할과 전북 문화예술 진흥,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과 소통이라는 과제를 올바로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성공적인 인사청문회가 될 수 있도록 청문위원인 도의원들의 제대로 된 준비와 노력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최정규
  • 2020.06.02 18:09

선자장 엄재수가 건넨 60점의 부채

선자장 엄재수와 엄재수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소장자들이 함께하는 전시회가 마련됐다. (사)문화연구창 전주부채문화관(관장 이향미)이 기획한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선자장 엄재수 - 2020 기대와 흔적전(10일까지 전주부채문화관). 이번 전시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선자장 엄재수의 소장자들의 주문으로 제작한 주문 부채19점과 소장자들의소장 작품41점을 선보인다. 선자장 엄재수는 이번 전시에서 각 소장자들의 취향과 기호에 맞춘 주문 부채를 제작했다. 선면 한지의 색깔과 황칠과 향칠의 여부, 속살의 살수와 칠의 색깔, 변죽과 선두의 재료, 부채의 크기, 선추 등 모든 부분을 주문자의 취향에 맞춰 제작했다. 부채를 사용하는 사용자의 편의와 취향에 맞춘 오직 한 사람만이 소유할 수 있는 한정판 등의 요소를 담아 부채라는 전통에 현대인의 취향에 맞춤한 새 옷을 입혔다. 또 엄재수 선자장의 부채를 소장하고 있는 소장자 최준웅, 김동현, 임종길, 정원구, 전성수, 김경주, 홍기영, 인치수, 임병현, 김영우, 심정선의 소장 작품41점도 소개한다. 접부채는 접어지고 펴지는 편의성으로 언제나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다. 엄재수 선자장은 어려서부터 선친인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엄주원 선생의 곁에서 합죽선 작업에 참여했고, 2012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선자장으로 지정됐다. 그는 유물과 기록으로만 남아 있던 부채의 다양한 기법을 연구해 현대적으로 재현하고 재해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전주한옥마을 내에 미선공예사와 부채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 전시·공연
  • 최정규
  • 2020.06.02 18:09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대상에 ‘습한 계절’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부문 대상에 가오 밍 감독의 습한 계절이 선정됐다. 또 한국단편경쟁 부문 대상은 한병아 감독의 애니메이션 우주의 끝에게 돌아갔다. 올해로 21회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는 1일 오후 6시 CGV전주고사 1관에서 시상식을 개최하고 국제경쟁한국경쟁한국단편경쟁넷팩상다큐멘터리상 등 5개 부문에 대한 시상을 진행했다. 국제경쟁 심사위원들은 총평을 통해 올해 국제경쟁 부문에 모인 8편의 작품은 코로나19 사태와 무관하지 않은 세계화와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인간의 고통, 전통적인 가족의 해체와 사회적 억압 등을 다루며 각각 새로운 관점과 혁신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며 그 가운데서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체성에 부합하면서도 감독이 다루는 주제를 집요하게 파고 들어간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작품상은 클리리사 나바스 감독의 천 명 중의 단 한 사람이 수상했다. 이어 심사위원들은 아담(감독 마리암 투자니)을 특별 언급작으로 소개했다. 국제경쟁 부문 심사위원특별상은 그해 우리가 발견한 것(감독 루이스 로페스 카라스코)에게 돌아갔다. 국제경쟁 부문의 감독들은 외국에서 수상 소식을 미리 접하고 소감을 담은 영상을 보내왔다. 올해 125편이 출품해 11편이 본선에 오른 한국경쟁에서는 김미조 감독의 갈매기와 신동민 감독의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가 공동으로 대상(웨이브상)의 영예를 안았다. 신동민 감독은 전주국제영화제가 제 첫 영화제이자 첫 수상작을 안겨줘 의미가 크다. 여러분의 안개도 바람이 다 걷어가주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미조 감독은 저예산 영화지만 저를 믿고 함께 참여해주신 배우와 스탭들에게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영화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독립영화계를 응원하기 위해 지난해 신설한 한국경쟁 부문 배우상은 빛과 철 염혜란 배우, 파견;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오정세 배우에게 돌아갔다. 또 CGV아트하우스상에는 한국경쟁작인 임승현 감독의 영화 홈리스가 선정됐다. 한국경쟁 심사위원들은 올해 한국경쟁 작품들에는 암울한 시대 속 개인의 주체적인 선택에 초점을 맞춘 경향성이 짙었다며 특히 기존에 여자 배우들에게 주어지던 인물의 한계를 뛰어넘는 독창적이고 개성 넘치는 여성 서사 영화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고 총평했다. 총 1040편의 역대 최다 출품작 가운데 25편이 본선에 올라 경합을 벌인 한국단편경쟁에서는 한병아 감독의 애니메이션 우주의 끝이 대상(웨이브상)을 수상했다. 감독상은 뒤로 걷기(감독 방성준)가, 심사위원특별상은 각자의 입장(감독 강정인), 유통기한(감독 유준민)이 받았다. 조민재이나연 감독이 공동연출한 실은 특별 언급됐다. 한국경쟁과 코리안시네마 부문 상영작 중에 선정하는 다큐멘터리상은 박문칠 감독의 보드랍게에 돌아갔다. 이 작품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로 힘겨운 삶을 살았던 인물 김순악의 삶을 생생하게 기록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비경쟁 부문 아시아영화가 대상인 넷팩상은 양치기 여성과 일곱 노래(감독 푸시펜드라 싱)가 받았다. 국제경쟁부문 대상 시상자로 나선 김승수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은 전주 영화의 거리 주변 구도심을 중심으로 인디컬처의 메카가 조성돼야 한다며 영화 표현의 해방구가 됐던 도시 전주에 독립영화의집이 생겨 영화인들을 위한 편안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20.06.01 20:15

“김순악 할머니 인생 그 자체를 알리고 싶었다”

위안부 할머니가 아닌 김순악 할머니의 인생, 그 자체를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정의기억연대의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과 상관 없이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출품된 위안부 할머니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보드랍게작품이 관심을 모았다. 메가폰을 잡은 박문칠(우석대) 감독은 한 인물을 성스럽게 포장하거나 박제화하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삶을 생생하게 기록했다며 경북 사투리로 고(故) 김순악 할머니의 증언을 낭독하거나 애니메이션과 아카이브 영상 등의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연출한 작품이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위안부할머니의 고통스런 삶을 한데 묶어 봤다면 이제는 그런 한분 한분의 이야기를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며 위안부 생활 이후의 삶이 얼마나 비참했고, 억울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화 초반부와 마지막 부분의 대사에 나오는 김순옥, 김순악, 요시코, 마츠다케, 기생, 마마상, 식모, 엄마, 위안부, 할머니등 고 김순악 할머니에게 따라다녔던 이름이나 호칭도 예사롭지 않다. 박 감독은 위안부 할머님들이 자신의 이름 외에 평생을 다른 이름으로 불려지면서 우리 주변의 아주머니, 할머니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면서 그들의 이야기는 위안부라는 틀에만 가둘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맞춰 다양한 모습을 가져왔고,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논란이 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윤미향 사태와 관련, 박 감독은이러한 내용이 보도되면서 매우 안타까운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어떤 단체나 개인을 비난하고, 감정적인 다툼으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위안부 할머니와 관련된 삶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어떤 형식으로든 이들을 위한 운동이 차분히 평가받고 개선돼 좋은 방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화제를 마친 후 이번 보드랍게의 영화를 해외 및 일본에서도 상영된다면 나름의 의미가 있을 것 같다면서 다양한 방식으로의 고민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의 보드랍게는 이번 전주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코리안시네마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박 감독은 2013년 가족의 역이민을 다룬 사적 다큐멘터리 마이 플레이스, 2017년 성주 사드 배치 반대 투쟁에 참여했던 젊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파란 나비효과, 지난해에는 10주년을 맞은 대구 지역 퀴어퍼레이드를 다룬 단편 다큐멘터리 퀴어 053 등 인권 주제의 영화로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믿고 보는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이미 이름을 알렸다.

  • 영화·연극
  • 최정규
  • 2020.06.01 19:32

사상 첫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청문회, 오는 3일 진행

전북도의회 인사청문위원회는 전북도가 요청한 이기전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오는 3일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도의회가 전북개발공사 사장에 대한 인사청문을 실시하긴 했지만, 전북문화관광재단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처음이다. 청문위원회는 전북문화관광재단 소관 상임위원회인 문화건설안전위원회 소속의원 8명과 의장이 추천한 의원 3명 등 모두 11명으로 인사청문회 위원을 구성했다. 문건위 의원으로는 정호윤, 이정린, 이병도, 조동용, 김대오, 나인권, 이한기, 최영일 의원이, 의장 추천으로 오평근, 김희수, 박희자 의원이 참여한다. 인사청문회는 1차 도덕성 검증(비공개)과 2차 업무능력 검증(공개)로 나눠 실시되며, 1문1답(의원 1명당 질의시간 15분)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후 6월 5일 경과 보고서를 채택하고 의장에 검토를 거쳐 8일까지 의장이 도지사에게 청문 결과를 송부한다.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자리는 2019년 12월 이후 약 5개월 가량 공석이었으며, 그동안 3차에 걸쳐 공모가 진행될 정도로 대표이사 선임 문제가 순탄하지 않았다. 청문위원회는 후보자의 리더십과 정책비전, 경영능력을 비롯한 정책수행능력 및 도덕성 등을 철저하게 검증할 것이라며 투명하고 공정한 청문회가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최정규
  • 2020.06.01 17:50

최경래 여창가곡 ‘마음의 노래’

오랜 수련과 체험 끝에 자연에서 발견한 어울림과 나눔을 글과 소리로 풀어낸 정가(正歌)의 선율이 몸과 마음을 다독인다. 전주시립국악단 상임단원으로 있는 최경래 씨가 2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전당 명인홀에서 여창가곡 독창을 선보인다. 최경래 씨는 원광대학교 국악과에서 판소리를, 동대학원에서 국악교육을 공부했다. 원광대학교 대학원 국악학과 박사 과정에서는 정가를 전공하며 선비들의 정신세계를 연구했다. 현재 원광대학교 음악과 강사이자 전라정가진흥회 총무로 있다. 신용문 우석대 명예교수의 해설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전라북도무형문화재 가곡 이수를 기념하는 무대이자, 최경래 씨의 역량을 담아낸 다섯 번째 정가개인발표회여서 의미가 크다. 이번 공연을 위해 준비한 7개의 프로그램에는 사랑에 관한 가곡과 편안한 분위기의 선율을 담고자 했다. 그의 스승인 이선수 전북무형문화제 제8호 가곡 보유자는 최경래의 성품이나 노력은 가곡을 계속하는데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발표가 그동안의 결산이자 상전벽해가 되어 전문가객으로 내딛는 길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최경래 씨는 마음으로 부르고 항상 제 마음 속에 있는 노래를 명주실타래 살살 풀어내듯 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제 마음의 노래를 전하기 위해 시작한 공부인 만큼 전라북도의 가곡 발전을 위해서 힘쓰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6.01 17:50

[리뷰] ‘위안부’ 이후의 삶 그래서 더 안타까웠던 김순악

김순옥, 김순악, 요시코, 마츠다케, 기생, 마마상, 식모, 엄마, 위안부, 할머니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 중인 우석대 교수인 박문칠 감독의 영화 보드랍게의 첫 장면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던 고(故) 김순악 할머니의 삶을 그린 이 영화는 첫 대사를 통해 김 할머니의 삶을 모두 엿볼 수 있다. 영화는 그가 위안부 피해자라고 대한민국 사회에 목소리를 내기까지의 인생 역경을 애니메이션으로 구성했다. 1928년 경북 경산에서 태어나 가난한 유년기를 보내던 김 할머니는 실공장에 취직시켜준다는 말에 속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서울을 거쳐 중국 하얼빈, 지자루(치치하루), 북경 등 전쟁터에서 일본군을 상대했다. 그 곳에서 하루 평균 3~5명을 상대했으며, 주말에는 30~50명의 넘는 일본군들의 성포로가 되어야만 했다. 식사는 소금으로 간을 맞춘 주먹밥이었으며, 밥먹을 시간도 없어 일본군과의 성관계 중 조금씩 먹었다고 한다. 이러한 내용은 영화에서 시민모임 회원들이나 위안부 인권운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들의 입을 통하거나 김 할머니의 생전 인터뷰 내용 등을 통해 전해졌다. 이 영화의 또 다른 핵심은 해방 이후 절망적이었던 김 할머니의 삶을 깊게 조명하고 있다. 김 할머니는 일본군에 끌려간 뒤 해방이 되자마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고향으로 내려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고향에는 실공장에 취직해 돈을 벌러 간다고 이야기 했는데, 고향으로 내려갈 돈도 없고, 고향에 귀향할 자신도 없어서다. 그는 며칠을 서울역 앞에 쪼그려 앉아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조선사람이 한 그릇의 따뜻한 국밥을 사준 후 김 할머니를 다시 소개소에 팔았다. 해방이후 성포로 생활을 청산하는 듯 싶었지만 다시 고통이 시작됐다. 서울, 군산, 여수, 부산을 오가며 기생, 밥장사, 식모를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 할머니가 이를 악물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이었다. 이러한 김 할머니의 일대기를 여성 활동가들의 목소리로 따라가는 삶은 개인이 감당하기에 너무나 험난하고 억울했다. 그래서 보는 내내 분노하기도, 울컥하기도 한다. 하지만 카랑카랑 울리는 생전 할머니의 목소리는 힘이 있고, 그가 직접 그린 꽃그림은 여백이 많아 보드랍다. 박문칠 감독은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순악 할머니의 삶을 특별히 포장하거나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전달했다면서 영화를 통해 단순 위안부 피해자를 묶어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힘들고 억울했던 삶을 알아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영화·연극
  • 최정규
  • 2020.06.01 17:50

2020년 책임질 ‘전주 신진예술가’ 5명 선정

올해로 7년째를 맞은 전주문화재단의 전주 신진예술가 지원사업에 젊은 예술가 5명이 선정됐다. 유인하(27), 정치현(24), 문민(31), 송지연(39), 소현(23)이 그 주인공. 올해 전주문화재단은 예술가들이 작품 창작활동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방식에 변화를 줬다. 데뷔작품 500만원, 유망작품 600만원 등의 작품지원금을 시상금 형태로 지급하며, 정산서류 대신 작품 실연과 결과보고서로만 증빙하도록 한 것. 올 초 진행한 전주 신진예술가 지원사업 공모에는 전주를 연고로 활동하는 만 20세~39세 예술가 21명의 프로젝트가 모였다. 먼저, 데뷔작품 지원 부문에 선정된 유인하 씨는 숨은 소리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주제로 미디어파사드를 제작하고 토리밴드와 아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을 열 계획이다. 정치현 씨도 누구나 공감할 만한 소재를 포착, 순수한 움직임과 소리로 재구성한 데뷔작품 Impression(인상주의)를 준비하고 있다. 유망작품 부문에는 미술 분야의 문민 씨와 영상설치분야의 송지연 씨가 선정됐다. 문민 씨의 전시 나를 비롯한 그대들 : 인간기술서에서는 사각형 틀 속 현대인의 모습을 기록하고 담아냄으로써 평면작업의 영역을 확장하는 실험을 선보인다. 그녀의 영화관 프로젝트를 기획한 송지연 씨는 영화의 가상 포스터와 짧은 트레일러 영상작업을 중심으로 개성 넘치는 시나리오를 전시에 녹여낼 계획이다. 또한, 점프컨설팅 부문에는 무예공연예술단 지무단에서 활동하는 소현 씨가 선정됐다. 오는 6~10월 역량 강화와 홍보마케팅을 위해 전문가 컨설팅을 지원받게 된다. 전주문화재단 관계자는 2020년 최고의 기대작이 될 전주 신진예술가의 작품은 올 가을 전주시 일원 문화예술 향유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20.06.0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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