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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후보 추천 ‘가시밭길’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 대표이사 후보 추천이 가시밭길이다. 재단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의 추천안이 지난달 26일 이사회에서 부결된 이후, 재단 관계자의 면접심사 개입 논란이 불거졌을 뿐만 아니라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임추위 소집이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북 인물론에 대한 지역 문화예술계의 시각차도 뚜렷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일 예정됐던 비상임 이사와 감사 지원자에 대한 임추위의 서류심사도 미뤄지면서, 재단 대표이사 등 임원 임명이 해를 넘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재단 관계자 OOO 잘 봐달라 문자메시지 임추위 일부 위원들은 재단 측의 특정 인물 밀어주기 의혹을 제기하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임추위 A위원은 재단 관계자가 위원들에게 면접심사 과정에서 특정 인물의 점수를 올려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했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면접심사와 관련 문자메시지나 전화를 받은 임추위 위원은 4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또한 임추위 위원들은 이사회가 밝힌 추천안 부결 이유에 대해 재단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지난달 이사회는 면접심사 당일 위원 7명 중 5명만이 참석한 점과 전북 지역 문화예술관광에 대해 이바지한 경력이 있고, 앞으로도 충분히 이바지할 수 있다는 확신에 대한 심사항목 부재 등을 이유로 임추위 추천안을 부결했다. 이에 대해 일부 위원들은 재단이 임추위 위원 모두가 참석할 수 있도록 날짜를 조정해야 했고, 관련 심사 항목 등 미리 지침을 정해 위원들에게 제시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임추위 위원들이 제기한 논란과 관련 이병천 대표이사는 면접심사 결과를 보니 1~4등이 외지인이고, 5~8등이 지역 인사였다. 이사회에서 부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점수를 더 줘서라도 지역 인사 1명을 추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임추위 소집은 모든 위원이 참석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새로운 평가 항목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전북지역 인물 키워야-일 잘하는 인물 뽑아야 재단 대표이사 적임자는 누구인가. 전북인물을 키워야 한다는 입장과 타지역 인물이라도, 재단이 변화할 수 있도록 일 잘하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는 시각이 교차하고 있다. 재단 이사회 B이사는 전북 문화예술계에는 인물이 그렇게도 없어서 외부에서 끌어와야 하느냐며 이는 자존심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또 다른 인사는 안방을 내어주는 꼴이라며 단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임추위 C위원은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재단에 거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실망했다며 대표이사는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인사는 재단의 변혁이 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2년만이라도 공정하고 냉정하게 재단을 이끌어갈 타지역 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재단 대표이사 전북 인물론에 대한 온도 차는 있지만, 이들 모두 전북 문화예술관광 분야 발전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재단은 오는 9일부터 13일 사이 임추위 위원들이 모두 참석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해 소집할 예정이다.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임추위를 소집하고, 이사회재단임추위가 머리를 맞대고 매듭을 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연내 새 대표이사가 선임되지 않을 경우, 전북도 황철호 문화체육관광국장이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임추위 소집 여부 등 변수에 따라 직무대행 체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황철호 국장은 대표이사 추천을 최대한 서둘러 마무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이용수
  • 2019.12.05 17:51

한반도 하나되는 ‘대한민국독도예술제’ 군산서 첫발

독도금강산 사진전 선보이는 박철 씨. 한반도가 하나되는 대한민국 독도예술제가 군산에서 첫발을 내딛는다. 사단법인 대한민국독도(이사장 이강래)는 오는 7일 오후 7시 군산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대한민국독도예술단 주관으로 대한민국독도예술제를 열고 대한민국 독도음악회와 독도금강산 사진전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예술제는 독도와 함께 가자라는 구호 아래 지역과 계층을 넘어 대한민국이 하나 되는 시간을 만들고, 독도를 매개로 한반도를 품는 야심찬 프로젝트로 완성하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대한민국 독도음악회는 대한민국 신지식인상, 한국음악상 등을 수상한 김삼곤 지휘자가 총감독을 맡아 준비했다. 소프라노 오은경, 테너 안세권, 바리톤 오요환, 판소리꾼 방수미 등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또한 서울대구전주군산익산대전 등 지역과 나이를 넘나드는 총 120여명의 혼성 합창단이 참여해 독도의 의미와 상징을 널리 알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독도를 소재로 한 창작곡, 가곡, 가요, 동요 16곡을 만나볼 수 있으며 어린이 중창단의 무대도 큰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독도와 금강산이 만나는 사진전은 이번 예술제에서 최초로 선보인다. 큰바위얼굴 사진작가로 잘 알려진 박철 씨가 참여해 러시아를 비롯한 해외의 다양한 갤러리에서 사진전을 열었던 경력을 유감없이 풀어놓을 계획이다. 이번 예술제는 전라북도와 군산시, 한국경제문화연구원, 금강산투자기업협회가 후원했다. 이강래 이사장 사단법인 대한민국독도는 지난달 4일 총회를 열고 이강래 원광대학교 교수를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이강래 이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그동안 전임 김삼곤 이사장께서 잘 다져놓은 토대를 바탕으로 모든 회원들이 힘을 합쳐 독도문화예술활동을 이룩해왔다며 한국 독도지킴이 역사에 있어서 모범적인 사례라고 생각하며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독도운동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이날 총회에서는 대한민국독도예술제의 대회장으로 전북을 대표하는 젊은 사업가인 문성호 ㈜김장독 대표를 선임했다. 사단법인 대한민국독도 관계자는 전국 음악인이 참여하는 감동의 음악회와 아름다운 독도와 금강산이 만나는 사진전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대한민국과 독도라는 큰 이름에 걸맞게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독도운동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12.05 17:02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 이웃과 함께 하는 라면음악회

전주남성합창단(단장 한병성)이 제23회 정기연주회 공연으로 따뜻하고 진한 사랑을 노래한다. 오는 7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개최하는 이번 공연은 전주시 지역사회 통합 돌봄 후원을 위한 사랑의 라면 음악회로 준비했다. 전주시 35개 동에 거주하는 장애인, 독거노인, 청소년을 초청해 음악을 통한 위로를 전하고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성가곡 내가 산을 향하여, 나귀타고 오신 이와 정다운 우리가곡 고향의 노래를 비롯해 오페라합창곡 대장간의 합창, 가요 사랑이여 등 다양한 세대가 즐길 수 있는 곡으로 다채롭게 무대를 꾸민다. 특히, UPdream 앙상블, 전주여성합창단의 화음으로 조화의 매력을 뽐낸다. 또한 전주남성합창단의 부지휘자인 테너 김재영의 솔로곡도 만나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전주시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동 지역사회보장연합회가 후원하며 입장료를 라면 5봉지로 받는다. 연주회 이후 라면과 기부금은 전주시 지역사회 통합 돌봄 기관을 통해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할 예정이다. 한병성 전주남성합창단장은 지역사회의 따뜻한 뜻이 모여 이번 공연을 올리게 됐다며 단원들의 재능기부로 지역사회와 소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함께해주시라고 전했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12.05 17:02

전북무형문화재가 만든 옻칠잔, 한국 대표할 ‘우수문화상품’에

옻칠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3호 박강용 옻칠장이 만든 옻칠잔이 한국 고유의 문화적 정체성을 나타내는 상품으로 인정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공예디자인한복식품문화콘텐츠 등 5개 분야의 상품 71점을 2019년 우수문화상품으로 지정했다고 5일 밝혔다. 2016년 3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우수문화상품 지정제도는 우리나라의 문화적 가치가 담긴 우수상품을 공식적으로 지정해 홍보 등 국내외 확산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했다. 공예 분야의 우수문화상품으로 선정된 남원시 옻칠공예관의 옻칠잔은 옻칠생활용품의 현대화를 위해 장인의 정체성을 보여준다는 평을 받았다. 올해는 지난 8월 14일부터 9월 17일까지 공모를 진행해 총 351점을 접수했다. 이를 대상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원료, 제조기술, 상품성, 상품의 품질, 시장성을 평가한 후 상품에 담긴 이야기와 생산 철학 등을 2차로 평가해 최종 선정했다. 선정된 상품은 공예 49점, 한복 6점, 식품 5점, 디자인 10점, 문화콘텐츠 1점이며, 한식 분야에서는 지정 기준을 충족하는 상품이 없어 지정하지 않았다. 5일 서울 한국관광공사에서 지정서 수여식을 하고, 오는 14일까지 한국관광공사 5층 상품홍보관에 전시한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19.12.05 17:02

사진작가 남준, 티베트·라다크 사람들의 삶 담아

눈 내리는 날 아기를 업고 길을 가는 티베트의 젊은 여인, 맑고 깊은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어린 라마승 . 사진작가 남준 씨는 10여 년 동안 티베트와 인도 라다크 오지 사람들의 삶을 카메라에 담아 왔다. 그가 그곳에서 찾고자 했던 것, 또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남준 작가가 옮겨온 삶의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사진전이 전주에서 열리고 있다. 환희의 송가(29일까지 서학동사진관, 작가와의 대화 7일 오후 4시). 오지 인물과 풍경을 포착한 그의 사각 프레임 안에는 절망이라는 삶의 무게와 그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삶의 온기가 스며들어 있다. 참 맑은 눈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밝은 정신을 찾아보기도 어렵습니다. 따뜻하고 정직한 사람은 더욱 찾기가 어렵습니다. 아니 그렇게 되기는 더욱더 어렵습니다. 그러기에 환희의 송가에 나오는 사람들에게 주목하게 됩니다. 김지은 서학동사진관장은 사진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인생의 모든 것이 들어 있었다며 고통, 인내, 가난, 외로움, 오랜 기다림 그리고 광대무변의 자연, 그런 것들이 오직 절망의 색이 아니라 희망구원환희로 이어지는 새로운 길이었다고 했다. 남준 작가는 서울 추계예술대학교 미술대학 판화과를 졸업했다. 서울과 러시아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단체전아트페어에 30여 차례 참여했다. 제17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국제사진작가상(IPA) 프로페셔널 스페셜 기타부문 23등, 한국미술 L.A Art Festival 최우수작가상 등을 받았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12.05 17:02

[신간] 시와 그림을 한눈에 읽어보는 ‘감성의 바다’

시와 그림을 한 눈으로 읽어보는 미술문화 칼럼집이 나왔다. <시와 그림, 감성의 바다>(열린출판)를 펴낸 이승훈 시인은 현재 군산 대성중학교 교장으로 근무하며 한국문인협회 익산지부 부지부장을 맡고 있다. 이번 책은 지난 2014년 펴낸 미술문화 칼럼집 <감성, 그 시간 속으로>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다. 이승훈 시인은 서문에서 화가와 그의 작품을 통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연재했던 글을 모아서 책을 펴낸다며 화가들의 그림을 이야기하기 전에 나의 졸시를 덧붙여 놓아 미리 내 느낌을 시로 밝혔으니 그림을 시와 함께 읽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시인은 이번 감성의 바다를 완성하기 위해 시와 그림을 총 34편에 나눠 배치했다. 그림을 감상하기 전에 화가의 이름과 시 한편을 소개하는 구조다. 그림에 대한 이야기, 작가약력, 그림에 담긴 심상을 들여다봄으로써 복합적인 미술문화 감상을 가능케 했다. 이 책에 대해 김선태 미술평론가는 비타민 같은 미술사가 담겨 있어 다른 서양미술사 서적과는 구별된다며 위대한 미술작품의 탄생 배경과 역사를 중시하면서도 작품이 담고 있는 일화와 미술작품에 대한 감성적 접근에 있어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훈 시인은 지난 20056년 <대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전북벚꽃백일장 장원, 전국아이올리브문학상 백일장공모 최종 차하당선, 마한문학상 수상의 이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지평선 동인, 전북작가회, 대한문학작가회, 전북회화회, 전북수묵화회 회원으로서 지역 문학과 미술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번 책은 익산문화관광재단의 2019 다이나믹 익산 아티스트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제작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2.04 18:31

[신간] 우리 것을 지켜내는 힘겨움, 동화에 담다

우리 토종 삽살개를 쉽게 찾아보기 어렵게 된 요즘,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과 이를 지키려는 노력을 아로새길수 있는 동화가 나왔다.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어 우리 땅에 최적화된 것들을 지켜내야 하는 이유를 말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꾸준히 동화를 써온 이경옥 작가가 2019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동화 <달려라, 달구!>(아이앤북)를 출간했다. 이번 책에서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과 전쟁 물자를 동원하는 과정에서 삽살개를 군용 모자와 의류 재료로 쓰기 위해 무분별하게 포획한 과정을 꼬집는다. 그 과정에서 조선의 토종개를 멸종시키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었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일본이 조선 땅에 들어와 곡식을 수탈해 가고, 전쟁을 일으켜 청년들을 징집해 가는 것을 보고 자란 여명은 집에서 키우던 삽살개 달구와 함께 아버지의 독립자금을 전달하는 일을 한다. 일본은 전쟁 물자가 부족해지자 조선에 대한 약탈을 점차 확대한다. 이 땅에 살아가는 동물을 무차별적으로 죽여 씨를 말리는 행동까지 감행하는데, 결국 달구도 일본의 손에 넘어가고 만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던 여명이와 친구들은 달구를 찾아나서고 예전에 아버지와 함께 다녀왔던 적이 있던 시골 마을에 삽살개들이 모여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위험을 무릅쓰고 찾아간 그곳엔 삽살개들을 가둬 놓은 창고가 있었다. 달구와 삽살개들을 그렇게 도망가던 중 몇몇은 뒤쫓아 오는 일본 경찰의 총칼에 맞아 죽는다. 여명이는 달구의 엉덩이를 세차게 치며 일본인들에게서 멀리멀리 도망가라고 외친다. 그렇게 달아난 달구는 돌아오지 않고, 여명이는 달구를 그리워하며 지낸다. 많은 시간이 지나고, 달구가 새끼를 가진 상태로 나타나 우리 토종 삽살개의 명맥을 이어준다는 이야기다. 가까운 이웃 나라이면서도 끊임없이 외교와 역사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일관계의 현실을 통해 보면 이 책이 주는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어린 아이의 눈과 입을 통해서 주권 국가의 입지가 중요함을 말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큰 울림을 준다. 이경옥 작가는 어린이들에게 독서와 논술을 지도하면서 많은 동화책을 읽고, 직접 동화를 써왔다. 지난 2018년에는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두 번째 짝이 당선되는 기쁨을 안기도 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2.04 18:07

시민이 뽑은 제8회 천인갈채상에 김형미 시인, 박영준 기획자

김형미 시인과 박영준 기획자 김형미 시인과 박영준 기획자가 올 한 해 동안 전북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친 젊은 문화예술인을 선정해 시상하는 제8회 천인갈채상을 받는다. 천인갈채상은 천년전주사랑모임(이사장 김완주)이 주관, 지역 문화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25세 이상 45세 이하 예술인들을 격려하기 위한 상이며, 수상자는 기금모금에 참여한 시민 1000명이 모바일 투표를 통해 선정한다. 김형미 시인은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전북작가회의 사무처장, 전주MBC 다큐작가, 해인사 편집국 편집실장, (주)한국방송미디어 홍보영상작가, 한국중앙연구원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시인은 올해 전주MBC 다큐 위대한유산 을 통해 전북지역의 숨겨진 역사문화 유산을 발굴하는 데 힘을 보탰다. 저서로는 시집 <산 밖의 산으로 가는 길>, <사랑할 게 딱 하나만 있어라> 등이 있으며, 기획그림소설 <불청객>, 스토리텔링북 <한옥마을 골목길>을 펴낼 예정이다. 박영준 기획자는 우진문화재단 제작감독, 예술공장 대표, 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 판소리 다섯 바탕의 멋, 우리소리 우리가락, 신인춤판, 젊은춤판, 푸시킨의 눈보라 등 공연 제작에 참여했다. 특히 전북연극협회 미투사건 이후 비상대책위원을 맡으면서 피해자들의 조력자로 활동했고, 올해는 관련 전담기구인 소통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시상식은 오는 27일 오후 6시 전주 고궁에서 진행된다.

  • 문화일반
  • 이용수
  • 2019.12.04 18:07

[신간] 혼자 떠난 3500km 전국 해안선 ‘자전거 여행’

10년 전 내 건강을 걱정하던 아내가 생일선물로 건네준 자전거는 인생 후반전에 접어들던 나에게 최고의 보물이 됐다. 국토종주, 전국 자전거길 완주, 제주에서 자전거 한달 달리기, 50일간 3500km 전국 해안선 달리기 등 이형수 씨가 자전거와 함께 한 이력은 화려하다. 그가 300쪽에 달하는 여행기 <혼자 떠난 3500km 전국 해안선 자전거 여행>(신아출판사>을 내고 자전거를 타고 혼자 떠났던 여행 이야기를 소개한다. 새만금 방조제, 섬진강, 내장사, 선유도 등 전북 산하의 아름다운 풍광도 만나볼 수 있다. 전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바다가 좋아서 군 복무도 해군으로 마쳤다는 이형수 씨는 10년 전 암 수술을 한 뒤 인생을 크게 되돌아봤다고 했다. 해오던 일을 모두 내려놓고 건강을 돌보던 중 아내에게 선물 받은 자전거를 운동 삼아 타기 시작했다고. 자전거 라이딩은 체력 소모가 큰 운동이어서 50대의 나이에 본격적으로 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다고 한다. 이형규 씨는 넓고 푸르른 바다를 실컷 보노라면 행복감이 느껴지고, 두 다리를 움직여 막힘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성취감에 힘든 줄 몰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 책을 내기 전부터 인터넷 블로그를 운영하며 자전거 여행기를 소개해왔다.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돌며 느꼈던 감상과 다채로운 풍경을 비롯해 일상, 가족 소식, 완주이야기를 이웃들과 나누고 있다. 비행기를 타고 떠난 배낭여행 이야기도 함께 실었다. 다시 떠나는 제주도 수학여행을 비롯해 로키, 그랜드 캐니언, 라스베이거스 여행 이야기도 사진과 함께 기록했다. 날이 풀리는 내년 봄에는 부부가 함께 하는 라이딩도 계획하고 있다. 때로는 기차와 버스에 자전거를 싣고 쉬어갈 수도 있겠지만 함께 바라볼 풍경이 더 없이 기대된다고 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2.04 17:29

[신간] 남원 출신 정경룡 시인, 고향 그리움 담은 시집 '석양에 서서' 출간

전주 용소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후 꾸준히 시 공부를 해온 정경룡 시인이 첫 시집 <석양에 서서>(기획출판 반딧불)를 출간했다. <문예사조> 2019년 8월호에서 시 석양에 서서, 어부, 숨비소리로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이후 처음으로 펴낸 책이어서 의미가 깊다. 남원 출신으로, 전주교육대학교와 전북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정 시인은 고향과 가족, 부모님, 친구 등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진심을 시로 써왔다. 뻐꾸기 우는 내 고향 뒷동산 밭가에 산딸기 익어 가면 등을 떠밀지 않는 강물 따라 부끄럼 없이 살라하네 별을 따라가겠지 등 고향과 그리운 사람들에 대한 시인의 감성이 느껴지는 시편들이 담겼다. 이번 시집에 평설을 쓴 안도 문학평론가는 정경룡 시인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묘사하는데 발군의 감각을 보인다며 그의 시를 읽으면 깊고 고요한 평정에 이르는 길을 찾을 수 있으며 마치 시 속에 펼쳐진 풍경화를 보는 듯한 감흥을 준다고 말했다. 교직을 떠난 후 10년여 시간 동안 노을에 혼을 담는 시작(詩作)으로 시의 꽃을 피우고 싶었다는 정경룡 시인은 자신이 쓴 시가 망초 꽃처럼 소박하고 매화꽃처럼 은은하고 누구나 편안히 오를 수 있는 산이 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정 시인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다음 번에도 시집을 만들게 된다면 제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다고 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2.04 17:29

“꽃심의 도시 전주, 동학농민혁명의 중심지”

동학농민혁명은 동학사상에 근거해 일어난 우리 근대사의 반봉건자주독립운동으로 근원 없는 물이 없고, 뿌리 없는 나무가 없는 것처럼 민중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천명한 자랑스러운 역사입니다. 이윤영 동학혁명연구소장이 <전주역사문화의 자부심 - 동학농민혁명 이야기>(전주전통문화연수원)를 펴냈다. 전주전통문화연수원이 가장 한국적인 도시를 걷다 시리즈 아홉 번째로 발간한 책. 이 소장은 여는 글에서 동학농민혁명이라는 명칭에는 동학의 사상과 조직, 그리고 농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라는 두 측면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본다며 동학농민혁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동학사상의 첫 출발점인 수운 최제우의 동학 창도에서부터 억울한 죽임을 당한 순도(殉道순교) 정신까지 아울러 봐야한다고 강조한다. 이 소장은 동학(東學)은 1860년 음력 4월 5일 경북 경주 용담에서 수운 최제우(1824~1864) 선생이 창도한 새로운 도(道)요 종교철학사상이고, 이러한 동학사상은 동학농민혁명 발생과 전개에서 빠질 수 없다고 설명한다. 또한 이 소장은 1894년 4월 27일 농민군의 전주성 점령은 동학농민혁명의 전체 과정에서 최대의 승리이며, 이를 통한 전주화약과 집강소 통치를 우리나라 근대 민주주의의 출발로 보고, 전주의 정신꽃심이 동학과 접목되어 세계정신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책은 제1장 여는 글, 제2장 전주는 동학농민혁명의 중심지, 제3장 동학농민혁명 전주유적지, 제4장 동학혁명기념관, 제5장 동학농민혁명과 문화예술의 활성화 방안 등 총 5장 133쪽으로 구성됐다. 또 1894년 1월 10일 고부봉기, 고부관아 점령부터 동학농민혁명의 주요 연혁 및 일지를 부록으로 수록됐다. 이 소장은 천도교 전주교구장, 동학혁명백주년기념관장 등을 지냈다. 저서로는 <이야기 동학비사, 만고풍상 겪은 손>, <혁명 - 동학농민혁명 장편소설> 등이 있다.

  • 문화일반
  • 이용수
  • 2019.12.04 17:29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포노사피엔스’, 시어로 그리다

걷잡을 수 없는 현대사회의 변화 속에서 시인은 무엇을 쓸 것인가. 강상기김광원박윤기박환용승한장재훈정재영최기종호병탁 시인 등 10명이 활동하고 있는 시창작 동인회 포엠만경이 동인시집 <포엠만경> 8호를 펴냈다. 이번 8호 특집은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포노사피엔스. 포엠만경 동인들은 스마트폰이 바꿔놓은 인간 삶에 주목했다.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지고 정보 전달이 빨라진만큼 생활이 편리해졌지만, 중독현상이 심해 인간관계를 단절시킬 수 있다는 현대사회의 담론을 시를 통해 펼쳐 제시한다. 손전화가 요란하게 울린다 / 안 바쁘면 술 한 잔 따라라 // 바로 앞자리에서 / 성님이 빈 잔을 흔들고 있었다 - 호병탁 문명 전문. 시인들은 보안카메라에 잡힌 화자의 하루를 조명하거나, 인공지능이 시를 쓰는 인간 상실의 시대를 그리거나, 스마트폰을 두드리는 사람들을 신기한 두더지 족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주제시 외에도 시인들은 그간 아껴뒀던 시 5~7편씩을 각각 꺼내어 동인시집을 넉넉하게 했다. 포엠만경 회장을 맡고 있는 강상기 시인은 인공지능 시대, 초산업주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말 줄임 단어가 늘어나 세대 간 소통이 절뚝인다며 시인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묻는다.

  • 문화일반
  • 이용수
  • 2019.12.04 17:29

전주 지역문화의 가치 재조명, 문화정책 길을 탐색하다

(재)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정정숙)이 지역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전주다운 문화정책을 탐색하는 <전주문화비평> 제2호를 출간했다. 이번 호는 전주종합경기장과 여성과 창작이라는 두 가지 주제를 특집으로 다루고 있다. 전주종합경기장과 20세기 전주문화 조명, 전주문화예술 생산의 젊은 현장, 지역문화예술과 여성인권 등에 대한 특별기고와 공모를 통해 선정된 글을 엮었다. 먼저 전주종합경기장 섹션에서는 박태건 시인의전주종합경기장 아카이브와 20세기 전주문화, 신귀백 영화평론가의 전주종합경기장의 기억과 기록, 전주시의회 김남규 의원의 전주, 한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도시, 김형미 시인의 도시를 바꾸는 인문학, 이경로 전북타임스 논설위원칼럼위원의 전주권 문화예술의 다양한 집약을 문화재생으로!, 김철규 작가의 어머니의 주름을 그리다 - 삶의 흔적 주름 그 찬란함에 대하여 등이 실렸다. 여성과 창작 섹션에는 유순희 시네마테크 시네필전주 프로그래머의페미니즘과 영화의 조우, 임인자 독립기획자의 보이지 않는 것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당연하지 않았던 것들에 묻다, 최진영 영화연출가의 도시의 장소성과 일상성을 담은 영화적 기록, 김은혜 문학박사의가부장제를 뚫고 나온 그이들의 목소리등이 수록됐다. 정정숙 대표이사는 이번 전주문화비평 제2호는 사람과 품격을 중시하는 전주문화에 대한 다양한 시선과 통찰력을 통하여, 우리가 풀어내야 할 과제와 함께 전주가 진정 발전할 수 있는 혜안을 제시한다며, 전주시민이 제시한 실천적 비판을 발전시켜, 전주의 품격을 높이고 모든 시민이 존중받는 지역문화를 만드는 데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주문화비평> 제2호는 전주문화재단 누리집(http://www.jjcf.or.kr)에서 읽어 볼 수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12.04 17:29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⑭ 전주 출생 소설가 이익상, 한국근대문학 견인·전북문학 선구자

섣부른 양심을 버려라! 미숙한 생활욕을 끊어버려라! 그리하여 그 양심과 생활욕을 뒷동산 양지 끝에 꽝꽝 단단히 파묻어라. 그리고 한번 놀아보자. 그러나 도둑질하는 데에도 그 수단 방법이 교묘할수록 이러한 향락, 이러한 사치를 영원히 누리게 되는 것일세! 나는 수단이 자미스럽지 못하였네! 방법이 틀렸었네! 그러니까 요만한 향락과 사치를 하로밤밖에는 못 누리게 될 것이로세! 알었나? 위의 두 대사는 성해(星海) 이익상(李益相 1895-1935)의 소설 광란(1925)의 내용을 인용한 것으로 앞엣것은 청계천을 걸어가며 중얼거리는 주인공의 독백이고, 뒤엣것은 요리집에서 좌중의 동료 및 기생들을 향하여 내뱉는 대화다. 성실하게 회사를 다니던 주인공은 종로 네거리에 돈뭉치를 뿌리는 환상을 떠올리고는 발작적인 심리 상태로 이를 직접 결행하게 되는데, 직장의 금고에서 몰래 지폐뭉치를 꺼내와 동료들과 술자리를 벌이게 된다. 전주 출생의 이익상(본명 윤상)은 부안보통학교에서 교사로 3년 재직하다 1918년 일본의 니혼대학 사회학과에 입학하게 된다. 당시 니혼대학은 사회주의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던 곳이었고, 이익상은 자연스럽게 아나키즘을 위시하여 사회주의, 상징주의, 딜레탕트 등 당대의 흐름에 접촉할 수 있었고, 아나키즘에 매료된다. 흠모하던 일본의 아나키즘 작가 니카니시 이노스케의 장편소설 여등의 배후에서 열풍을 번역하여 조선일보에 연재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위 작품 광란에는 아나키즘에 기울어진 그의 면모가 잘 나타난다. 물론 비정상적 심리상태로 벌이는 행각이고, 절도를 통해 한바탕 벌이는 사건이지만, 주인공의 내면이 지향하는 세계가 어떤 세계인가를 추론할 수 있기에 독자는 그에 대한 연민을 느끼게 된다. 식민지 시기의 정치적, 사회적 위기 내지 물질 지향의 혼탁한 세태 속에서 정체성을 상실하게 되는 자의 비애심리를 그려낸 것이다. 논또랑 사이로 밭언덕 밑으로 고기새끼를 놀리며 흘러가던 청계천! 아! 어떻게 아름다웠던 청계천이냐? 청계천변을 걸으며 중얼거리는 이런 말 속에서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는 주인공의 내면과 일제강점기의 혼란상을 고발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느껴진다. 이익상은 일본 유학 중 1921년 일본 사회주의 단체 흑도회에 가입하였고, 인생을 위한 예술, 현실과 투쟁하는 예술을 표방하며 파스큘라를 조직하였다. 국제적 연대를 지향하는 흑도회는 후에 민족해방운동의 도화선이 된다. 1925년에는 좌익문학단체 염군사와 통합하여 카프(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의 결성에 참여한다. 이런 활동 등을 근거로 이익상은 신경향파 작가로 자리매김되었으나, 오창은, 최명표 등의 최근 논문에서는 조선인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리얼리즘 작가로 재평가되고 있다. 아무리 고상한 예술일지라도 우리의 인생을 떠나고 사회를 떠나서는 그 광휘를 발한다는 것이 의문이외다. 우리는 우리의 생명에 내재한 독특한 광휘를 발휘하여야 할 것이오. 인간의 내부 생명에는 공통의 고민이라든지 시대고(時代苦)가 있어서 자연히 어떠한 주의나 류(流)를 이루고, 또는 부합하게 되는 것이외다. 위 글은 『개벽』(1921.5)에서 밝힌 이익상의 평론 예술적 양심이 결여한 우리 문단의 일부인바, 카프가 결성되기 4년 전에 밝힌 내용이다. 이익상의 이런 뜻으로 미루어 볼 때, 카프의 결성에 명단을 올리고도 당시 카프의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자진탈퇴를 하게 되는 추이를 짐작하게 한다. 생경한 정치투쟁적 구호 속에 매몰될 경우 예술로서의 창작뿐만 아니라 시대고를 안고 살아가는 일상의 삶 모두를 상실하기 때문이다. 이 땅의 문사(文士)들이라면 글의 예술성 이외에 시대의 아픔에 대한 고뇌도 있어야 할 것이며, 인생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담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익상은 생전에 중단편소설 28편, 장편소설 3편, 평론 및 기타의 글 64편을 남겼다. 조선인의 궁핍한 삶에 대한 사실적 재현이라는 이익상의 창작 의도와는 달리 이익상의 평가가 신경향파 문학이라는 평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카프 담론이 오랫동안 작용했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아나키스트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될 수 없는 분단된 한국사회의 학문적 현실에 기초한다. 1910년대 아나키즘이 1920년대 사회주의 사상으로 수용된 탓에 민족해방운동의 일환이었던 아나키즘은 해방 이후에도 금기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일본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이익상은 조선일보(1924), 동아일보(1927), 매일신보(1930)에서 기자 생활을 하며 글을 쓰게 된다. 하지만 당시는 식민지의 현실이기에 탄압의 대상인 아나키즘 사상을 표방할 수가 없었다. 당시는 일제 당국의 검열이 강력하게 작동되는 관리문학의 시기였기에 일본 제국주의를 비판하거나 일본인을 비방해서는 안 되는 때였다. 그런 까닭에 그의 세 편의 장편소설 키 잃은 범선 짓밟힌 진주 그들은 어대로에는 일본인이 아예 등장하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 삼각관계에 있는 남녀의 애정과 갈등을 통해 아나키스트로서의 면모를 직간접적으로 형상화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신문사에 재직한 덕분에 다른 조선인 작가들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화류계에서 이름을 날리던 기생들도 없지 않아요. 세상 형편이 어떻게 되는 줄을 모를 때에 부모의 강제로 기생이 되었다가 차차 제 철이 들고 보니까 자기의 정조를 팔아서 일신의 호화로운 생활을 탐하는 것이 양심이 허락지 않는다 하여 단순히 마음을 돌이키어 순진한 생활을 시작하려는 결심으로 어린아이들과 함께 앉아서 부끄러운 생각을 참아가며 산술이니 습자니 하는 것인 듯해요. 장편소설 그들은 어대로의 일부이다. 교사가 된 혜영이 식민지 현실에 눈을 뜨면서 진술하는 내용이다. 소박맞은 여인, 기생, 여직공, 사생아, 장애인 등 제일 불우한 처지에 놓여 있는 여성들의 참상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당시의 여성은 교육제도의 불평등과 가난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의 구조적 모순 속에서 일제에 의해, 남성에 의해, 빈부격차와 신분에 의해 중층적으로 억압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고 과거 자신의 행위를 반성하는 내용이다. 이익상의 장편소설에 등장하는 여성들에서 연애는 등장인물 서로를 통해 식민지 현실을 응시할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있다. 이에 독자들은 조선인 남성 지식인들의 생활적 모순과 식민지적 속성을 파악하면서 동시에 그 남성과 연애 관계에 있던 여성들이 처한 조선의 식민지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식민지 현실에서 이익상은 예술지상주의에 빠질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선명한 정치적 구호를 전면에 내세우는 프로문학에도 참여할 수 없었다. 그가 소설을 통해 천착한 것은 식민지 현실 속에 살아가는 민초들의 삶이었다. 그 민초들을 형상화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일제하의 구조적 모순과 민초들이 어떤 이유로 궁핍하게 살아가게 되는지를 스스로 직시하게 한다. 버림받은 듯이 살아가는 이 땅의 약자들에게 문학을 통해 희망의 빛을 주고자 했던 이익상은 우리 문단에서 그 존재감이 희미한 상태이나, 다행히 『이익상문학전집』(2011, 최명표 편)이 나와 있으니 후속 연구들이 이어지고 재평가되어야 마땅하다. 그래서 우리 문학은 더욱 풍성해져야 할 것이다. 이익상은 분명 한국근대문학의 구축에 일조를 했고, 전북문학의 선구자로서 큰 자취를 남겼다. 이익상은 민중의 삶을 천착한 작가였다. 그만큼 그는 인간주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작가였다. 일제하의 비참한 현실을 객관적 시각으로 그려내어 독자로 하여금 더욱 심금을 울리게 하는 대표적 작품으로 단편 위협의 채찍(1926)을 들 수 있다. 일본인 농장주에 기한 내 소작료를 내지 않으면 소작권을 상실하게 되는데, 이는 농민들에게 가장 큰 위협이었다. 여섯 살 난 아들이 한 시간 뒤에 죽을지 모르는 위중한 처지에도 불구하고 성삼은 갈등 끝에 벼 한 짐을 매고 농장을 향한다. 집에 돌아왔을 때 아들은 죽어 있었다. 지금 성삼의 마음 같으면 그 주은 돌로 농장 사무실 안에 가만히 앉아 있던 자들을 모조리 때려죽여도 분이 오히려 아니 풀릴 듯하였다. 그는 다시 이를 악물었다. / 그날 저녁에 홑이불로 둘둘 싼 어린 시체가 성삼의 품에 안기어 앞 동리 공동묘지로 갔다. / 김광원 전북문학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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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04 17: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혜원 시인 - 정양 산문집 ‘백수광부의 꿈’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 알려져 있는 정양은 판소리나 한시에도 정통한 지식을 지니고 있는 문학 연구자이다. 정양이 판소리에 애정을 가졌던 것은 판소리가 민중의 전통 구비 장르로 이름 없는 민중의 창작물이었기 때문이다. 판소리는 지배층의 이데올로기에 편승하는 듯하지만 이면으로는 그 지배층에 대한 풍자와 비판을 수행한다. 그렇다면 공역이긴 하지만 한시 번역서를 출간하기도 했던 정양의 한시에 대한 애착이 언뜻 수긍이 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판소리와 달리 한시는 한자로 쓰인 기록 장르로 주로 양반들이 향유했던 창작물이기 때문이다. 공무도하 公無渡河 저 임아, 그 물을 건너지 마오. 공경도하 公竟渡河 임은 그예 그 물을 건너셨네. 타하이사 墮河而死 물에 쓸려 돌아가시니, 당내공하 當奈公何 가신 임을 어이할꼬. (정병욱 번역) 공무도하 公無渡河 물 건너가지 말라니까 공경도하 公竟渡河 끝내 건너가더니 타하이사 墮河而死 저렇게 빠져 죽었네 공장내하 公將奈何 이 노릇을 어쩌면 좋아 (정양 번역) 그러나 백수광부의 꿈 실린 한역시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의 번역을 보면, 한시 번역 작업을 통해 추구한 정양의 문학관을 짐작할 수 있다. 정양의 번역을 그 유명한 정병욱의 번역과 비교해 보자. 정병욱의 번역에는, 백수광부의 아내가 남편을 부르는 임이라는 존칭어와 건너지 마오, 건너셨네, 돌아가시니의 높임법이 사용되었다. 정양의 번역에는 존칭어도 높임법도 보이지 않는다. 뱃사공일로 먹고사는 이 시의 주인공 내외는 분명 일반 하층민이다. 더구나 물에 빠져 죽은 남편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격식 있는 언어가 사용될 리 없다. 건너가지 말라니까/끝내 건너가더니, 저렇게 빠져 죽었네, 이 노릇을 어쩌면 좋아에는 민중의 언어가 육성처럼 옮겨져 고스란히 살아 있다. 민중의 삶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번역한 공무도하가처럼, 정양은 산문집 백수광부의 꿈에서 여인을 뿌리치고 강물을 건널 수밖에 없었던 소시민 가장 백수광부의 현실적 고통을 통해 사회사적 감동을 복원해 내고 있다. 몸조심 하느라 건너려 하지 않는 강물을 목숨 걸고 건넜던 백수광부를 권력자들이 금기시한 저항 정신을 실천한 비극적 영웅으로 보고 그 백수광부를 우리 역사 속에서 소환하여 백수광부의 꿈이 모든 지배와 억압에서 벗어나 잃어버린 인간을 회복하기 위한 꿈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그 꿈이 실현될 물 건너 마을을 인간 해방의 공간으로 보았다. 물론 인간 해방의 실현이라는 이 유토피아적 시공간이야말로 정양이 그의 산문집 전편을 통해 보여준 정양의 꿈과 노래였다. * 김혜원 시인은 문학과 사진을 전공했다. 지난 201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 먼지가 당선됐고, 지형과 환경에 대한 사진 작업과 함께 시와 사진의 상호텍스트성에 대한 글쓰기를 병행하고 있다. 현재 명지대 한국이미지언어연구소 연구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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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04 16:38

‘다시 이는 독립물결’ 전주에서 파도 만들까

전주 누벨백미술관(관장 최영희)은 사회 각계각층의 애국심을 모아 특별한 전시를 완성했다. 다시 이는 독립물결이 전주에서 새로운 파도를 만들지 이목이 쏠린다. 항일, 불매운동, 독립정신을 주제로 오는 5일부터 12일까지 관람객들을 맞는 이번 전시에는 모두 75명이 작품을 냈다. 학생, 일반인, 전업 작가를 막론하고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함께 만들었다. 누벨백미술관은 이에 앞서 지난 8월부터 특별전에 참여할 작가를 공모했다. 주제만 명시하고 서양화, 한국화, 서예, 공예 등 분야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나이와 경력에 구애받지 않고 나라를 위해 바른 목소리를 낼 이들을 찾았다. 이번 전시는 한국을 향해 무모하게 경제전쟁의 불을 지핀 일본정부에 대항하겠다는 뜻으로 기획했다. 사회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경제독립과 일본상품 불매운동에 발맞춰 우리 국민들의 결연할 의지와 저항정신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겠다는 의도다. 덕분에 결코 흔들리지 않고 민족의 자주와 자존을 드높이겠다는 다짐이 한 자리에 모였다. 특히, 올해가 3.1독립만세운동의 100주년이 되는 해인만큼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의 시대정신과 애국심을 일깨우고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뜻에도 날개를 달았다. 참여자들은 저마다 선조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한 알의 밀알이 되기를 바라며 그림을 그리고 글을 지어서 저마다의 애국심을 담아냈다. 공모 기간에는 김승수 전주시장, 최용범 전북도 행정부지사를 비롯해 지역의 작가, 학생들도 정성이 담긴 글귀와 예술작품을 보내오는 등 전북도민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최영희 누벨백미술관 관장은 전시를 여는 소감에 대해 어려운 주제인데도 정성스럽게 작품을 준비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며 참여자들의 뜨거운 나라사랑이 도민들과 함께 한 마음이 돼 더욱 성숙한 국민의식이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12.03 19:18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