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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행촌수필문학상에 임두환·김형중·정성려 수필가

행촌수필문학회(회장 최화경)가 주관하는 제12회 행촌수필문학상에 임두환김형중정성려 수필가가 선정됐다. 수상 수필집은 각각 임두환 <뚝심대장 임장군>, 김형중 <하얀 흔적들>, 정성려 <커피와 숭늉>. 호평탁 심사위원은 운영위원회 예심을 거쳐 올라온 작가들의 수필집은 좋은 삶을 일구어가는 사람의 소박한 글이라며 문학성과 예술성, 상상의 이미지를 외면하지 않는 글을 소망한다는 수필관을 제시했기에 세 작가의 작품을 수상작으로 결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임두환 씨는 진안 출신으로 2008년 <대한문학>으로 등단했다. 현재 전북문인협회, 대한문학작가회, 행촌수필문학회, 영호남수필, 진안문인협회, 은빛수필문학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형중 씨는 2010년 <수필시대>로 등단한 후 한국농촌문학회 6대 중앙회장, 한국문예연구문학회 회장, 전북문인협회 28대 부회장, 행촌수필문학회 8대 회장을 역임했다. 정성려 씨는 2011년 <대한문학>과 2018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현재 행촌수필문학회 부회장, 전북문인협회, 전주문인협회, 완주문인협회, 전북수필, 영호남수필 회원으로 있다. 시상식은 오는 12월 13일 오후 5시 전주 중화산동 연가에서 행촌수필 제36호 출판기념회와 함께 열린다. 수상자에게는 창작지원금 100만원과 상패를 수여한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1.21 18:03

완주 연석산미술관 입주작가 나바니타·사라웃 성과보고전

완주 연석산미술관(관장 박인현)이 2019년 연석산미술관 레지던스 2기 입주작가인 나바니타 사하와 사라웃 츄티웡페티의 성과 보고전을 열고 있다. 29일까지 연석산미술관 제12 전시실. 나바니타 사하(Nabanita Saha, 인도)와 사라웃 츄티웡페티(Sarawut Chutiwongpeti, 태국)은 지난 3월 연석산미술관 레지던스 2기 입주작가 모집공고를 통해 뽑은 하반기 입주작가다.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입주하며, 조관용 미술평론가와 함께 비평가 매칭을 진행하며 작품 담론의 시간을 가졌다. 제1전시실에서는 나바니타 사하 작가가 완주 동상 계곡을 따라 흐르는 실개천을 소재로 한 작품 Streamlet of melody essence 시리즈를 선보인다. 제2전시실에서는 사라웃 츄티웡페티 작가가 바람, 거짓말, 꿈을 주제로 9점의 드로잉 작품을 펼쳐놨다. 조관용 미술평론가는 나바니타 작가의 작품 시리즈에 대해 과거와 현재의 체험을 통해 흐르는 작가 내면의 심상이 여울의 흐름을 나타내는 흰색을 매개로 하여 우리에게 다가온다며 작가가 체험하고 있는 심상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그리움이 묻어나는 애틋한 가을 풍경화를 보는 것과 같다고 했다. 또 사라웃 츄티웡페티 작가의 작품에 대해서는 그가 풀어놓은 보따리는 공간을 가득 채우거나, 화려한 불빛으로 우리를 유혹하며, 혼돈의 세계로 끌고 가는 것과는 달리 종이 위에 음양으로 형태를 주고 벽에 걸어 놓은 드로잉들이다고 평했다. 관람 문의는 063-247-2837.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11.21 18:03

디모션아트컴퍼니, 전북 예술계 대모 ‘허산옥’ 재조명

전북의 인물을 소재로 활용하고 3D 홀로그램을 접목한 가무 총체극 꽃이 된 소녀, 산옥(극작 김정숙, 연출 조민철)이 지난 15~16일 전주 한국전통문화전당대공연장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이번 공연은 일제강점기 권번학교에 들어가 춤과 소리를 배우고 예술 기생이 된 지역 예술계의 대모 허산옥(본명 허귀옥)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그는 전주로 넘어온 이후 6.25사변을 겪으면서도 생계가 어려운 동료 예술인을 불러들여 창작활동을 북돋우기 위한 후원활동에 힘썼다. 제작사인 디모션아트컴퍼니와 미디어맵은 전북의 소재를 활용하는 큐레이션 제도와 동시대 트렌드에 맞는 기술을 접목한 융복합 콘텐츠를 개발했다. 지역이 가진 예술문화 정체성을 정립하고 전북 브랜드 공연과 관광 상품의 질을 높이고자 1년 전부터 기획에 돌입했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무용, 무술, 뮤지컬 장르를 접목한 가무 총체극에 3D 홀로그램을 활용하고 프로젝션 맵핑의 시각적 공간을 만듦으로써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홍혁현 예술감독은 많은 도민분들이 3D 홀로그램과 감동적인 스토리에 많은 호응을 해주셨다며 앞으로 품평회를 통해 보완된 꽃이 된 소녀, 산옥을 대중들에게 선보이고 수준 높은 전라북도만의 콘텐츠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11.20 20:13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최기우 작가 - 김순영 수필집 ‘東이 西에서 먼 것같이’

한 글자 한 글자 수필을 쓰는 것은 한 발 한 발 가슴으로 걷는 걸음과 같다. 반세기가 넘은 세월 동안 밟고 또 밟히면서 다져진 수필가 김순영(19372019). 그의 길에도 수많은 갈래가 있었고, 그 길마다 수많은 사연이 쌓여 있었다. 글로 이어진 그의 길들은 늘 머뭇거리지 않고 다시 이어지며 또다른 이야기를 남겼다. 김순영은 수필은 사람이 걸어온 자취이며, 삶에서 찾아낸 정(精)의 뿌리이기에 재주로 쓰는 글이 아니라, 애정으로 쓰는 글이라고 말했다. 몸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고 입은 마음에서 나오는 소리를 내는 것. 휴우는 한숨이고, 아얏은 비명이며, 하하는 기쁨이고, 흐윽은 울음이다. 그는 일상을 살아내면서 수없이 내지르는 이런 소리를 정리하고 정돈해 언어로 정선하는 작업이 자신과 수필과의 해후라고 정의했다. 세상과의 화해가 필요했던 때마다 그를 달래주었던 것은 문학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1961년 전북일보(동화샛별 질 무렵)와 삼남일보(수필외투) 신춘문예로 문단에 이름을 알렸다. 등단 이후 문집신문잡지에 차곡차곡 글을 발표했다. 그 글이 한 무리를 이루면 꼼꼼하게 모아 수필집을 냈다. 그가 묶은 수필집은 모두 여섯 권, 432편. 혼나고 깨져도 스스로 부서지지 않았으니, 글은 스스로 성장했다. 그의 마지막 수필집 <東이 西에서 먼 것같이>(2009수필과비평사)에는 옴팡집, 꽃의 어여쁨이 보이는 이의 행복, 어매! 어째야 쓰까, 인연, 프라하의 천문시계, 호국의 성지 강화도, 용머리고개의 기적 등 50편이 실렸다. 표제작인 東이 西에서 먼 것 같이에는 먼 길 떠난 남편과의 이별과 신앙을 거울 삼아 돌아본 삶의 가지가 빼곡하다. 상처를 쓰다듬고 치유를 살피는 것이 문학이다. 그는 고통 속에서 더함이나 덜함 없이 나를 바라보는 신(神)을 만난 것이 큰 축복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책의 서문에 부끄럽지 않은 작가, 삶과 글이 진실한 작가, 독자에게 폐가 되지 않는 작가로 남고 싶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오래 묵고 삭힌 그의 문장과 행간은 한층 더 깊은 믿음을 주었고, 여유로웠다. 김순영의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작정하고 읽을 필요가 없다. 느릿느릿 해찰하면서 헤아리면 그만이다. 꼭 하고 싶은 이야기, 말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 동이 서에서 먼 것 같은 이야기, 그때 거기의 이야기, 지금 여기의 이야기, 삶의 안팎에서 빚어지는 간절한 이야기와 빛깔을 갈무리하는 문학의 열정이 늘 그의 곁에 있기 때문이다. 상처를 다루며 치유를 살피는 것이 문학의 힘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가 걸어온 길에 서면 마음과 마음이 만난다. 햇살이 눈부시다. *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소설)로 등단한 최기우 작가는 연극창극뮤지컬창작판소리 등 무대극에 집중하고 있다. 희곡집 <상봉>과 창극집 <춘향꽃이 피었습니다>, 인문서 <꽃심 전주>와 <전주, 느리게 걷기>, <전북의 재발견> 등을 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11.20 19:46

동학농민혁명 관련 역사자료 한권에 모아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확대하고 관련 역사를 주제로 한 연구의 질적인 발전을 도모하고자 동학농민혁명과 관련한 중요자료가 집대성됐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사장 이형규)은 <동학농민혁명 신국역총서 11>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한문과 고문을 번역한 이 자료집에는 동학농민군 편지를 비롯해 동학농민혁명 관련 고문서와 춘당록을 수록했다. 동학농민군 편지는 1894년 당시 동학농민군 유광화와 한달문이 쓴 것으로,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하면서 고향집에 있는 동생과 어머니에게 자신의 소식을 알리고자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혁명에 참여했던 당시 농민군들의 마음가짐과 생활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자료로서 사료적 가치가 매우 크다. 동학농민혁명 관련 고문서는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에서 기증받거나 구입한 자료다. 현재 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고문서 중 동학농민혁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고문서를 추출한 것이다. 기존의 연구에서는 밝혀지지 않은 사실도 다수 포함돼있다. 이 중 춘당록은 전라도 여산 유생인 양생의 개인 문집이다. 이번 자료집에는 이 중 동학농민혁명과 관련 있는 내용을 부분 발췌했다. 흥선대원군의 밀사로 알려진 소모사 이건영이 농민군과 힘을 합쳐 일본군을 몰아냈다는 사실 등 역사적 가치가 큰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관계자는 동학농민혁명과 관련해 사료적 가치가 큰 자료를 모아 새롭게 총서로 발간했다며 이번 자료집 발간을 계기로 동학농민혁명과 관련한 연구가 질적으로 심화되고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학농민혁명 신국역총서 11>와 관련한 내용은 동학농민혁명 종합지식정보시스템(www.e-donghak.or.kr)에서 열람할 수 있다. 관련 문의는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연구조사부(063-538-2897)로 하면 된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1.20 18:32

어린이 인문학의 둥지 '월간 소년문학' 324호 발간

어린이의 인문학적 소양의 디딤돌 <월간 소년문학>이 통권 324호를 발행했다. 이번 호에는 △세계의 동시-중화민국편 린량 △연재 기행 동시조 제주도(20)-지귀도 △어린이를 위한 글쓰기 교실 △오빠의 반짝이는 선택-동화의 광장 △세계속으로 들어가다-고기한조각이 책머리를 장식했다.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작품으로 내용을 꾸렸는데, 동시와 동시조 부문의 참여가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가을 골목길, 가을 숲, 가을 바람 등 겨울을 목전에 둔 늦가을의 정서를 담은 동시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달의 특선을 차지한 동시와 동시조 작품은 동시의 뜨락 코너를 통해 소개했다. 동심을 일깨우는 박근칠우정태정용원 씨의 노랫말은 동요의 동산에 수록했다. 특히, 교양의 텃밭 코너에서는 세계를 가다 스페인(에스파냐) 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101가지 작은 이야기, 만화로 배우는 지식, 알쏭달쏭 우리말,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로 독자를 위한 생각의 폭을 넓혔다. 한편, 어린이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높이자는 기치로 만들어온 <소년문학>은 통권 300호를 기점으로 한층 새로워져 독자와 깊은 소통을 추구하고 있다. 편집 관련 문의는 신아출판사(063-275-4000)로 하면 된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1.20 18:32

"수필은 자기성찰의 ’인간학’…소통과 공감의 시간 될 것"

은빛수필문학회(회장 윤재석)가 지난 18일 전주 안골복지관 3층 사랑홀에서 <은빛수필> 제12호 출판기념회와 제5회 은빛수필문학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학 은빛수필문학회 지도교수, 정군수 석정문학관장, 소재호 표현문학회장, 김정길 영호남수필 회장, 윤철 전북수필 회장, 최화경 행촌수필 회장 등 문학단체 회장들이 참석해 축하인사를 전했다. 윤재석 은빛수필문학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수필은 자신을 되돌아보고 성찰하는 문학이기에 인간학이라 말할 수 있다며 배우고 익히는 것이 즐겁고, 소통과 공감으로 인생 여정을 살피는 문우들이 있어 12번째 은빛수필문학지를 펴낸다고 말했다. 제5회 은빛수필문학상 시상식은 김경희 심사위원장의 심사평과 수상자의 소감 발표에 이어 수상한 수필작품 낭독으로 이어졌다. 수상작으로 선정된 두물머리 물처럼은 죽음 너머의 세계로 시선을 던져 살펴본 뒤 지금 우리 함께하는 삶의 소중함을 겸허한 메시지로 들려준다는 평을 받았다. 수필 두물머리 물처럼으로 제5회 은빛수필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나인구 수필가는 내안의 집착을 버리고 자세를 낮추며 허욕을 내려놓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담금질이 필요하다며 두물머리 물처럼 서로 만나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살고 싶은 내면을 밝히고자 쓴 글이었다고 소감을 이야기했다. 통권 제12호로 발간한 은빛수필문학회의 수필집 <은빛수필> 2019년 11월호에서 제5회 은빛수필문학상 수상작인 두물머리 물처럼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김학 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 전담교수의 글 책을 낼 때마다를 실어 수필집 출간에 따른 경험을 소개했다. 초대 수필로는 김영 습자지의 앞과 뒤와 이향희의 길나들이-임진강 트레킹을 실었다. 특히, 특집 나의 수필쓰기와 성찰에서는 수필가들이 말하는 수필을 쓸 때 주의해야 할 점, 나는 이렇게 수필을 쓴다, 나의 수필 쓰기, 수필 쓰기의 나쁜 버릇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밖에도 은빛수필문학회 회원들이 전하는 은빛세상 이야기와 언론 기고 및 문학기행 활동상이 담긴 글과 사진으로 책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1.20 18:32

고창고보에 대한 올바른 역사적 인식 위하여…

본 탐구의 목적은 고창고보(高敞高普)의 올바른 역사적 인식에 있습니다. 고창고보의 창립일인 고창고교의 개교기념일(1919년 4월 14일)에 대한 이견을 처음으로 제시한 연정교육문화연구소 김경식 소장이 <일제강점기 民族私學 高敞高普 - 그 심층적 탐색>(고창군)을 펴냈다. 저자의 32번째 출간물이자 18번째 연정교육문화연구소 연구총서다. 저자는 고창고보의 창립을 1922년 임술년 봄으로 보고, 1922년부터 1945년까지 23년간이라는 시간적 공간 속에서 고창고보 창립 배경과 과정, 교육정신사적 의미를 탐구했다. 서언에서 김 소장은 일본인 마스토미가 고창 부안면 오산리에 1918년 4월 1일 오산고보를 설립, 그다음 해인 서기 1919년 4월 14일 인가된 학교를 2년 후인 서기 1921년도 말에 폐교할 것을 선언하였던바, 이를 고창군민이 인수하였기에 개교기념일을 서기 1919년 4월 14일 오산고보의 인가일로 잡은 데서 오는 잘못된 인식일 것이다고 강조한다. 김 소장은 1922년 6월 3일 고창고등보통학교라는 간판을 걸고, 고창읍내에서 사상 최초로 근대 중등사학이 들어서게 됐으며, 1923년 제1회 졸업생을 배출했다고 봤다. 책은 서장 전제: 탐색이 예비적 인식, 제1장 고창고보 창립의 시대적교육적 배경, 제2장 고창고보의 창립과정, 제3장 고창고보의 발전, 제4장 고창고보의 항일민족운동, 제5장 시련과 도전의 고창고보, 제6장 민족사학 정신의 발휘: 전주신흥학교 전교생 전입 수용, 제7장 수난 속의 고창고보, 제8장 여론 등 471쪽으로 구성돼있다. 김인회 전 한국교육사학회장은 축간사에서 일본인이 오산학교를 설립했다가 자의로 폐교한 사실을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며 명문 민족사학 고창고보의 역사를 새롭게 정리한 업적의 출간을 축하한다고 했다. 고창 출신인 김 소장은 성균관대 법률학과, 전남대 교육대학원, 원광대 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거쳤다. 군장대학교에서 정년퇴직한 후 전남 동신대와 목포대에서 교육학개론, 교육사철학을 강의했다. 1997년 <문예사조> 수필문학상으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고창의 전통과 생활사>, <재중한민족교육전개사>, <중국교육전개사>, <한민족교육문화사>, <남도길, 숨은 명소, 그 사람>, <고창의 교육문화> 등이 있다. 현재 고향에서 연정교육문화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 연변교육과학연구소 석좌교수로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11.20 18:32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⑬ 가람 이병기의 문학 다시 알기

가람 이병기. 그대로 괴로운 숨 지고 이어 가랴 하니 / 좁은 가슴 안에 나날이 돋는 시름 / 회도는 실꾸리같이 감기기만 하여라 // 아아 슬프단 말 차라리 말을 마라 / 물도 아니고 돌도 또한 아닌 몸이 / 웃음을 잊어버리고 눈물마저 모르겠다 // 쌀쌀한 되바람이 이따금 불어온다 / 실낱만치도 볕은 아니 비쳐든다 / 찬 구들 외로이 앉아 못내 초조하노라 위 작품은 가람 이병기(李秉岐, 1891-1968)의 연시조 시름이다. 전주시 다가공원의 가람시비에 새겨 있는 작품으로 일제강점기를 견디며 살아온 시인의 뼈저린 내면 풍경을 다소나마 헤아릴 수 있게 한다. 시대적 절망감 속, 시조 관련 작업은 그에게 한 줄기 희망으로 다가왔으리라. 시 창작을 주제로 하는 다음 시에서 이를 엿보게 한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가장 나를 따르노니 / 이생의 영과 육과 모든 것을 다 버려도 / 오로지 그 하나만은 어이 할 수 없고나(시마(詩魔) 일부) 가람은 1891년 조선 말기에 전북 익산군 여산면 원수리에서 태어났다. 고향의 서당에서 8세부터 18세까지 한문을 공부하였는데, 이는 차후 수천 권의 고서 수집과 한문학 연구의 기초가 된다. 중국의 사상가인 양계초의 『음빙실문집을』 읽고 신학문에 눈을 뜬 가람은 전주공립보통학교에 입학하여 6개월 만에 마치고(1910년), 그해 서울의 한성사범학교에 입학한다. 1912년에는 주시경의 조선어강습원에서 수강하며 국문법과 신문명에 몰두하게 된다. 1926년 카프에 대한 대항세력으로 국민문학파가 형성되었고, 육당과 춘원을 중심으로 한 시조부흥운동이 일어나게 된다. 그러나 육당을 중심으로 한 시조운동은 계몽적 성격을 띠어 이전 시대의 시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바, 진정한 의미의 시조부흥운동은 이병기, 이은상, 정인보, 조운 등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들은 시조문학사에서 도구적 언어가 아닌 존재론적 언어의 시 창작을 지향했다. 그중에서도 가람 이병기는 사물 탐구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여 존재론적 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보여주었다. 어떤 이념이나 관념에서 완전히 해방되어 미학적 자유를 획득하게 된 것이다.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 앞에 나섰더니 / 서산머리에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 / 산뜻한 초사흘 달이 별과 함께 나오더라(별 일부) 가람은 시조에 대한 근대적인 미의식을 체계화된 논리로 제시하였다. 그의 시조 근대화 노력은 1920~1930년대에 《동아일보》, 《신생》 등에 20여 편의 시조론을 발표하며 구체화된다. 이론뿐 아니라 시조의 창작에서도 현대시의 기본적인 속성 중의 하나인 대상의 정확한 묘사를 매우 중시했다. 그가 이루고자 한 시조의 근대화 노력은 민족이나 이념을 앞세우는 것이 아닌, 시조 자체의 내용과 형식이 지니고 있는 미적 차원의 문학운동이었다. 우리 민족 유일의 정형시 시조를 통한 가람의 실천은 그 자체가 민족적 가치를 띤 작업이었고, 전통의 계승이었으며, 아울러 혁신을 내세워 변화를 시도하는 창조적 수행이었다. 그때는 1930년대 서구의 이미지즘이 도입되는 시기였는데, 이미지즘의 유입은 가람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으리라 여겨진다. 시조는 혁신하자라는 가람의 여섯 가지 주장과 당시 이미지즘의 주장은 그 일치하는 바가 크다. 가람은 시조 혁신의 여섯 가지 구체적인 방법으로 ① 실감실정(實感實情), ② 취재 범위의 확장, ③ 용어의 변화, ④ 격조의 변화, ⑤ 연작 쓰기, ⑥ 쓰는 법, 읽는 법을 제시하였다. 이를 두 가지로 정리하면, 첫째 도락성(道樂性)의 탈피와 리얼리티의 확립, 둘째 자율적인 감정의 구조와 정형(整形)으로 요약된다. 이는 사물에 본질적으로 접근하여 얻어지는 내밀하면서도 실감 있는 정서를 담아야 한다는 것이며, 이를 위하여 작가 자신의 자율적인 감정 구조에 맞는 가락을 찾아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람의 다음 시조들은 내용의 정밀감과 우리말 고유의 섬세한 가락을 조화시켜 생명의 순수성과 고결함, 인간 내면의 애틋한 정서를 실감실정의 차원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라 하겠다. 가람 문학관. 익산시 여산면 소재 담머리 넘어드는 달빛은 은은하고 / 한두 개 소리 없이 내려지는 오동꽃을 / 가려다 발을 멈추고 다시 돌아보노라(오동꽃 전문), 빼어난 가는 잎새 굳은 듯 보드랍고 / 자줏빛 굵은 대공 하얀한 꽃이 벌고 / 이슬은 구슬이 되어 마디마디 달렸다 // 본대 그 마음은 깨끗함을 즐겨하여 / 정한 모래 틈에 뿌리를 서려 두고 / 미진(微塵)도 가까이 않고 우로(雨露) 받아 사느니라(난초4 전문) 가람은 주시경 선생을 만난 이후 언어를 통하여 민족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였다. 31세 때 조선어연구회를 조직하였고, 40대 이후에는 수년 간 전국을 순회하며 우리말 강연을 하였다. 1942년(52세) 조선어학회사건으로 1년 동안 옥고를 치렀는데, 그의 강직한 성품은 둘째 아들의 회고 글에 잘 나타나 있다. 정직한 분으로 불의를 보곤 참지 못하는 성품으로 관료사상과 권력, 재물에는 무관하셨으며, 조선어학회 홍원형무소 피검자 30여 명 중에서도 끝까지 창씨개명을 않으신 어른이었다. 『가람문선』에 수록된 165편의 시조는 조선어학회사건을 기점으로 전기와 후기로 나눌 수 있는데, 전기 시조(72편)는 선비의식의 서정 미학으로, 민족의 격동기 시인의 목소리가 거칠어지는 후기 시조(93편)는 민족적 휴머니즘의 구현으로 요약된다. 특히 후기 시조에는 암담한 시대 상황 속 인갑답게 살고자 하는 생존의식과 귀거래의 고향의식을 담고 있는바, 다음 국제시장은 625전쟁으로 인한 삶의 비참한 현실과 그런 속에서도 느껴지는 훈훈한 인정미를 그려냈다. 간밤 오던 눈이 두어 자나 쌓였다 / 급행열차가 연착 이십여 시간 / 그 좁은 곳간 속에서 모두 징역을 하였다 // 다시 와서 보니 부산은 국제시장 / 눈 녹은 거리거리 사뭇 수렁이다 / 그려도 어깨를 마구 비벼대며 사람들이 밀어온다 해방 후 가람은 미군정청 학무국 편수관으로 취임하기도 했고, 1946년 이후 4년 동안 서울대에서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6․25전쟁 이후에는 전북전시연합대학에 취임하고(1951년), 전북대 문리대 학장에 피임되기도 하였다.(1952년) 1957년 67세 때 가람은 한글날 기념행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중 뇌일혈로 눕게 된다. 시조부흥운동을 하면서 국어와 신문, 잡지 등의 매체를 기본으로 하여 장르 변화를 이끌어낸 가람은 새로운 대중문화를 선도할 수 있었다. 그는 조선 후기에 부상한 서민문학을 처음으로 주목하였고, 그 문학사적 의의를 적극적으로 부각시켰다. 가람은 『국문학전서』(1957년)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실사구시의 학풍은 서민층을 발판으로 줄기찬 힘을 뻗기 시작하였다. 그러하매 문학도 자연히 새로운 방향을 개척하기 시작하였으니, 저 허균의 『홍길동전』은 실로 그런 문학의 효시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서민문학의 백미로 극가(劇歌) 즉 판소리문학을 들지 않을 수 없다. 이 극가는 그때 천대를 받던 광대‧기생의 작이요 창이었다. 광대‧기생에는 의협 호방한 천재적인 예술가가 많았다. 가람은 서민정신의 발흥이 근대정신의 시작이며, 근대적인 변화는 곧 서민문학임을 『국문학전서』에서 선도적으로 보여주었다. 가람이 제시한 서민정신과 서민문학 이론은 근대의 기점을 18세기 영․정조대로 끌어올리는 데 큰 기여를 하였다. 즉 우리나라의 근대의식은 서구의 것이 아닌 온전히 우리의 것으로 내재적, 자생적 근대화론에 의해 형성된 것임을 주장한 것이다. 서민문학에 대한 가람의 연구는 서지학자로서 방대한 양의 고문헌 자료를 수집한 그의 내력과 무관치 않다. 그는 판소리 여섯 마당을 정리한 신재효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고, 20여 년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신재효 관련 자료를 수집하였다. 이는 국문학사에서 신재효의 위상을 확립하는 계기가 되었고, 김삼불을 비롯한 후대의 판소리 연구자들에게 판소리 연구의 초석을 놓아주었다. 가람은 학문 연구에서 천재성보다 공정(工程)을 중시하였다. 이는 평생 시조의 현대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서지학자로서 큰 활약을 남긴 그의 면모와도 맥이 통한다. 1909년(19세)에 쓴 한시에서 그의 그러한 특성과 포부를 엿볼 수 있다. 만국이 각기 동서로 벌여 있는데 / 큰 학자들은 뜻이 같지 않네. / 단점을 버리고 장점을 취해 천지에 나아간다면 / 육대주 가운데 영원히 홀로 설 수 있으리. /김광원 전북문학관 학예사

  • 문학·출판
  • 기고
  • 2019.11.20 17:48

찬 바람엔…따뜻한 공연장서 감성 충전을

찬바람이 불어올 때면 잔뜩 움츠린 몸과 마음에 기대어 쉴 만한 온기를 찾게 된다. 예술의 향기로 무대와 객석이 하나 되는 시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들려오는 따뜻한 공연에 마음을 열어보면 어떨까. △테마가 있는 춤, 중견 무용수의 고뇌와 성찰 담겨 전라북도립국악원의 2019 목요국악예술무대 하반기 여섯 번째 공연으로 무용단이 준비한 창의적인 작품이 21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 오른다. 이날 저녁 7시 30분에 시작하는 공연에서는 무용단 이은하, 김지춘, 최은숙, 배진숙, 배승현, 김혜진 단원의 안무로 테마가 있는 작품을 총 네 편에 걸쳐 선보인다. 무용단원들이 직접 창작한 작품인 만큼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고 단원 개개인의 고유한 색깔과 춤사위가 더해졌다. 중견 무용수들이 들려주는 춤에 대한 고뇌와 성찰도 기대 요소다. 절제된 춤사위로 잔잔한 감동을 선물하는 그대를 사랑합니다로 문을 열고 태평소 시나위의 화려한 가락이 흥과 신명으로 어우러지는 호접樂으로 전통 춤사위를 선보인다. 사랑의 메시지를 나무의 일생에 빗대어 표현한 연리지(連理枝)와 운명의 실에 얽히고설킨 인연(因緣)은 이날 공연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 목요국악예술무대는 무료이며 공연 당일 1시간 전 현장에서 좌석권을 받을 수 있다. △전주시-포천시 하나 되어 부르는 대한독립만세 전주시와 포천시가 음악으로 하나가 된다. 문화예술교류 협약을 체결한 두 지역의 예술인들이 선보이는 합동공연이 오는 21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을 채운다. 이날 공연은 전주시립국악단 제220회 정기연주회를 겸한다. 포천시립민속예술단과 김무철동촌무용단이 함께 하는 무대로 준비했다. 이들은 앞서 지난 3월,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창작가무극 대한독립만세 The Story 191913 공연을 통해 호흡을 맞췄다. 1919년 3월 13일 만세운동의 불길이 시작되며 한반도의 만세운동을 이끌었던 대한독립의 열망이 담겼다.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 작품인 만큼 그날의 아픔과 순국선열의 희생을 기리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 작품을 비롯해 인간의 희노애락을 담은 바람의 날개, 판소리 흥부가의 눈대목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제비노정기, 여러 악기로 다양성을 그려나갈 함께 꾸는 꿈, 민요 아리랑을 환상곡풍으로 편곡한 아리랑환상곡을 선보일 계획이다. △피아노오케스트라 조화로 만나는 북유럽의 음악가 전주시립교향악단이 239회 북유럽의 음악가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22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이번 연주회에서는 닐센, 그리그, 시벨리우스 등 북유럽을 대표하는 음악가들의 오페라, 피아노협주곡, 교향곡을 만나볼 수 있다. 예술감독상임지휘자 김경희와 피아니스트 이혜전이 함께 한다. 가장 먼저, 덴마크를 상징하는 음악계의 큰 별 카를 닐센이 남긴 오페라 가면 무도회의 서곡이 5분간 흐른다. 가면무도회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 레안데르와 레오노라가 사랑을 이뤄가는 과정을 담아냈다. 이어 피아노의 명수이자 북구의 쇼팽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리그의 대표작 피아노 협주곡이 흐른다. 화려하고 극적인 아름다움이 넘쳐 독주자들 사이에서는 피아노의 연주 기교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협주곡으로 사랑받고 있다. 시벨리우스가 1901년 2월 이탈리아 라팔로에서 쓴 교향곡 2번 D장조의 작품 43번이 이번 연주회의 마지막 순서를 장식한다. 지휘자 로베르트 카야누스는 이 교향곡을 러시아의 압제에 대한 핀란드의 저항정신과 궁극적인 승리를 그린 작품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좌석 가격은 S석 1만원, A석 7000원이다. 공연 문의는 063-274-8641.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11.19 18:20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20일 ‘프랑스여자’ 특별 상영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미개봉 신작을 상영하고 감독과 배우, 전문가를 초청해 이야기를 나누는 전주쇼케이스로 20일 김희정 감독의 프랑스 여자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7시 30분 상영 후에는 김희정 감독이 참석해 관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영화 프랑스 여자는 지난 5월 열린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뉴트로 전주 섹션을 통해 소개됐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40대 여성 미라다. 프랑스 파리에 유학 와서 20년 가까이 살고 있는데 프랑스인 남편과 이혼하고 다시 한국을 방문한다. 김희정 감독은 폴란드 우치국립영화학교에서 수학하고 2007년 열세 살, 수아로 데뷔했다. 이어 2011년 두 번째 영화 청포도 사탕: 17년 전의 약속으로 역량을 인정받는다. 전주국제영화제와는 2015년 설행_눈길을 걷다가 전주시네마프로젝트로 선정되면서 인연을 맺었다. 그의 신작 프랑스여자는 미스터리한 시간의 문을 통과해 쓰라린 자신의 과거와 대면하는 주인공의 섬망을 따라간다. 기습적으로 차 앞에 뛰어드는 물체처럼 불안하고, 부유하는 존재의 정체성을 형상화하는 데 있어 탁월함을 보인다는 평을 받는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19.11.19 18:20

신기한 볼거리 풍성, 전주의 새로운 복합문화공간 ‘수다작’

우리의 부력이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가 강력이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독립운동가 백범 김구 선생(1876-1949)의 자서전 <백범일지>에 수록된 나의 소원 중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에 나오는 글귀다. 문화강국을 꿈꿨던 김구 선생의 바람을 핵심가치로 의기투합한 사람들이 전주 풍남문 인근에 복합문화공간 수다작(手多作, 관장 김병선)을 열었다. 전북 문화예술의 영토를 넓히기 위한 도전이다. 1층 수다작갤러리, 2층 고미술품전, 3층 격변의 근대사전 등 3층 규모 건물을 온전히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민 수다작. 이곳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손으로 만든 작품이 많은 공간 또는 손으로 작품을 만드는 공간이다. 김병선 관장은 많은 분들이 전통문화의 향을 만끽하기를 소망한다며 어려움 속에서도 유물들을 지켜내 전시장에 출품한 한국고미술협회 전북지회와 전라북도전통문화예술품협회 회원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1층 수다작갤러리 갤러리 입구에는 큼지막하게 걸린 김구 선생의 초상과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글귀가 관람객을 반긴다. 들어서면 회화공예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가 있고, 전주풀잎문화센터 강사들과 함께 옛 조상들의 신분증인 호패와 문패를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공간이 마련돼 있다. 한쪽에는 작은 카페도 있어 잠시 앉아 휴식도 즐길 수 있다. 전시 공간에서는 근대 미술가인 김용봉천칠봉한소희 화백이 그린 1960~70년대 전주와 경기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정재욱 작가의 목공예품과 전주풀잎문화센터 강사들이 공들여 만든 수공예품, 최북 작가의 수채화와 캘리그래피도 만날 수 있다. △2층 고미술품전 고미술품을 전시한 공간. 옛 선조들의 뛰어나고 아름다운 문화유물을 청소년들에게 알려 민족문화의 자긍심을 갖게 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조선시대 전통 전주장을 비롯해 남원부안 등 지역특색을 가진 고가구, 서예작품, 고지도 등 일일이 셀 수 없이 다양한 고미술품을 선보이고 있다. 눈길을 끈 유물은 조선시대 서당에서 붓글씨 연습용으로 사용했다는 애기 분판. 글씨를 쓰고 물로 씻어 사용하기 위해 분판 표면에 달걀노른자를 여러 번 발라 말려 만들었다고 한다. △3층 격변의 근대사전 (사)전라북도 전통문화예술품협회 전시장으로 동학농민혁명, 일제강점기, 31운동, 625전쟁 등 격변의 근대사를 엿볼 수 있는 공간. 차만근 (주)만훈 대표의 소장품들이 이곳 3층을 가득 채우고 있다. 오래되거나, 신기하거나, 또는 아프고 수치스러운 역사를 간직한 유물들이다. 정조 어의 강명길이 사용한 침통, 호남에서 활동한 대동창의단 의병장 해산 전수용의 일월벼루, 동학농민혁명 때 사용했다는 태극기, 1904년께 사용했다는 3D안경, 조선의 통치권을 빼앗아 간다고 알린 일제의 포고문, 1952년 학도 의용 기동대 사진 등. 특히 구두 구두 내 구두, 고향길을 밟아보자라고 쓰인 구두닦이통이 발길을 붙든다. 625 전쟁 때 부산 남포동에서 구두닦이 소년이 사용했다고. 이밖에도 로봇태권V 포스터나 장난감, 1980년 음료수병 모음 등 어린아이들이 좋아하거나 노스탤지어를 느낄 수 있는 자료가 많다. 정승호 부관장은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물론 지역민들도 자주 찾는 문화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며 아시아 문화심장에 부합하는 수다작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월요일은 휴관. 입장료는 3000원. 관람 및 체험 문의는 063-284-7600. 010-3684-2855.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11.19 18:20

“우리 마을이 영화로” 2019 전주우리마을영화제 보러오세요

전주 시민이 직접 제작에 참여한 영화를 선보이는 작지만 귀한 축제가 열린다. (사)전주영상위원회, 전주도시혁신센터,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 협동조합 마을발전소 맥이 함께 20일 오후 7시 전주 한국전통문화전당 공연장에서 개최하는 2019 전주우리마을영화제. 이번 영화제는 마을 스토리 발굴과 공동체 정신 발견, 전주시민의 영화영상문화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올해는 프레(Pre) 형식으로 진행된다. 상영작은 다섯 번째 멤버, 은영이 마을을 만났을 때, 건지산 그 길을 묻다, 이웃사람 등 마을이야기를 담은 네 편의 단편영화다. 올해 초부터 주관 기관과 마을 공동체 구성원들이 영화 시나리오 단계부터 촬영출연까지 영화 제작전반에 직접 참여해 완성했다. 삼천도시대학과 도시혁신센터의 개별 공동체 구성원들, 송천동 마을신문 등이 참여 주체가 됐다. 다섯 번째 멤버는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처벌하는 사회라는 설정 속에서 함께하는 공동체의 가치를 역설한다. 이웃사람과 은영이 마을을 만났을 때는 낯선 이방인이 서서히 마음을 열며 마을 구성원이 돼가는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다큐멘터리 건지산 그 길을 걷다는 전주 도시숲건지산의 자연과 문화적 가치, 사람들의 풍경을 담았다. 문의 전주영상위원회 사무국 063-286-0421(내선번호 1).

  • 영화·연극
  • 이용수
  • 2019.11.19 18:20

[리뷰-장한나와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 익산 연주] 2시간이 넘는 천상의 하모니와 지휘자 장한나의 변신

내가 장한나에 주목하게 된 계기는 어린 나이에 로스트로포비치 콩쿠르에 우승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던 천재 첼리스트로서보다 음악을 좀 더 메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하버드대 철학과에 입학했다는 인터뷰를 접하고서부터이다. 단순한 연주기술자가 아니라 진정한 예술의 깊이와 넓이에 천착하려는 그녀의 지향에서 묵직한 울림이 전달됐었다. 뿐만 아니라 그녀가 20대 초반에 연주한 <쇼스타코비치 첼로 협주곡 1번>을 들을 때는 항용 저널에서 띄우는 상투적수사로서가 아니라 이미 한 세계를 구축한 비루투오조적 경지에 가슴이 서늘했었다. 그랬던 장한나가 보우가 아닌 지휘봉을 잡고 포디움에 섰다. 그녀의 음악적 포부는 첼로안에 갇히기에는 너무나 협소했나보다. 비바람이 겨울을 재촉하는 궂은 날씨에서도 만석을 이룬 객석은 장한나가 지휘봉을 들고 입장하자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로 맞이하여 지휘자 장한나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충천한지를 알게 해줬다. 장한나와 트론헤임 심포니의 첫 레파토리는 그리그의 페르퀸트 모음곡이었다. 제1곡 <아침의 기분> 어택에서 장한나는 6/8박자를 둘로 나누지 않고 비트를 잘게 쪼갬으로 8분 음표 하나하나 까지 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다 드러내겠다는 의도가 감지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미세한 부분까지 세밀하게 큐를 주며 오케스트라를 통제했다. 2곡, <오제의 죽음>에서 약음기를 낀 현은 북구의 어둡고 음산한 서정을 유감없이 품어냈다. 노르웨이 대지를 깊숙이 파고든 피요르드의 겨울 바람소리처럼 쓸쓸하고 처연한 정서는 공연장의 공기질을 바꾸어놓으며 숨죽이게 했다. 종지부분 모렌도의 페르마타는 충분히 길었고 청중은 호흡을 멈추며 깊게 몰입했다. 히터 돌아가는 소리가 크게 들리는 순간이었다. 역시 본토 오케스트라 다운 사운드였다. 4곡 <산속 마왕의 동굴>에서 첼로와 더블베이스의 피치카토는 그 아티쿨레이션의 억양이 분명하고 크레센도의 진폭이 입체적이어서 인상적이었다. 점점 몰아치며 투티로 폭발하는 부분에서 장한나는 마치 낭떠러지에서 몸을 던지듯 열정적인 몸짓으로 절정을 이끌어냈다. 두 번째 스테이지는 임동혁과 협연하는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이었다. 어깨부터 손목까지 붉은 선이 내려온 독특한 연주복에서 앙팡 테리블이라 불렸던 임동혁이 저절로 환기되었다. 그랬던 그가 이제는 사십대를 바라보는 나이답게 중후한 연주자로 노련하게 음악을 풀어냈다. 한 치의 어김없이 난타하는 화성적 패시지에서는 남성적 에너지가 폭발하는가 하면 절제된 루바토로 속삭이는 가운데 녹아나는 영롱함은 한숨을 몰아쉬게 했다. 청중의 열화 같은 앙콜에 임동혁은 슈베르트의 <악흥의 순간>으로 응답했다. 거한 밥상을 물리고 깔끔한 후식으로 마무리하듯 섬세하고 투명한 피아니즘은 한 폭의 수채화 같았다. 마지막 스테이지, 차이콥스키 최후의 교향곡 제6번 <비창>은 긴장과 이완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얽히며 전개되는 대서사로 때로는 격렬하게 부서지고 솟구치며 내달리다가 이윽고 기슭에 몸을 부리는 유장한 대하의 흐름이었다. 이 과정에서 장한나는 부지런하고 세밀한 큐로 불굴의 투지를 불사르듯 <비창>을 장대하게 풀어내었다. 그녀의 전신을 투여하는 바통 제스쳐는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후의 악장 아다지오에서 저음악기군은 악보상에 주어진 라멘토소(애도)와 pppp를 염두에 두며 가장 무겁고 어둡게, 그리고 긴 음영을 드리우며 탄식처럼 종지된다. 청중은 차마 박수를 치지 못한다. 그렇게 긴 침묵의 시간이 흐른 후 장한나가 움직이자 기다렸다는 듯 공연장은 떠나갈듯 박수와 함성으로 가득 찬다. 여기저기서 기립하며 청중의 고조된 흥분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 페르귄트 4곡 <산속 마왕의 동굴>을 재연하는 것으로 2시간이 넘는 천상의 하모니는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리하여 지휘자 장한나의 변신은 완성된 것이다. /지성호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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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18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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