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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세계소리축제] 전통의 향기, 두배로 전한다

2일 개막한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는 전통음악이 간직한 정통의 향기를 그대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담겼다. 사제동행으로 기획한 판소리 다섯바탕과 올해 주목할 젊은 소리꾼들의 꾸미는 젊은 판소리 다섯바탕, 기악독주의 절정으로 이끌 산조의 밤, 인류의 바람을 녹여낸 전북농악시리즈다. △소리축제 안방마님 판소리 다섯바탕 판소리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마주하는 시간, 소리꾼들의 기량을 확인할 무대가 3일부터 6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펼쳐진다. 3일 오후 1시 이난초임현빈 수궁가, 오후 5시 송순섭이자람 적벽가, 5일 오후 1시 조통달유태평양 흥보가, 오후 4시 김영자최현주 심청가, 6일 오후 5시 김명신정상희 춘향가 등 다섯 빛깔의 특별한 무대가 사제동행으로 새롭게 관객을 맞는다.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이 무대에서는 판소리의 살아있는 역사를 마주할 수 있는 장으로 꾸며진다. 주목해야 할 올해의 젊은 소리꾼들도 한 자리에 모인다. 젊은 판소리 다섯바탕을 그릴 주자로는 이성현, 김율희, 정윤형, 최잔디, 권송희 등 다섯 명. 매일 오후 2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뒤편 편백나무숲에서는 치열한 공모를 통해 선발된 젊은 소리꾼들이 들려주는 판소리 다섯바탕을 만나볼 수 있다. 우천시 모악당 로비로 옮겨 진행한다. △관악기 특집 산조의 밤이 전하는 바람 바람의 기원인 관악의 대가를 만난다. 관악기 특집으로 꾸며진 산조의 밤에서는 피리 연주자 최경만, 대금 연주자 원장현 명인이 정통 기악연주의 정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대숲을 울리고, 바람에 길을 내다라는 주제로 기악 명인들의 수준 높은 독주는 물론 유지숙 명창, 장문희 명창과 함께 빚어내는 즉흥 시나위까지 한 자리에서 풀어낼 예정이다. 정통 산조의 깊이 있는 멋과 새로운 매력을 동시에 만끽할 무대. 최경만 명인은 각자가 가진 특이한 가락이 하나둘 나오면서 대화하듯 어우러지는 경험을 했다며 연습기간 전세계의 악기가 모여서 함께 좋은 이야기를 듣는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원장현 명인도 전주세계소리축제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이번엔 독주 외에도 제자들과 함께 하는 순서가 있어 뜻깊다며 특히 이 고장 출신인 음악인들과 함께 하는 대금과 소리의 만남에 주목해보시라고 말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스테디 기획, 정통 기악 연주의 정수 산조의 백미를 만나는 시간 산조의 밤은 5일 오후 8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펼쳐진다. △모두의 바람을 담아 펼치는 전북농악시리즈 닷새간 매일 다른 지역의 농악을 선보일 전북농악시리즈는 축제의 주제인 바람의 의미를 담아낸 주요 기획이다. 인류의 소원을 의미하는 바람(Wish)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농악을 집중 조명하는 시간. 농악은 공동체 의식과 농촌 사회의 여흥 활동에서 유래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연 예술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조세훈 씨는 9월 남원농악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돼 기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이번 축제를 통해 세계적인 무용수 두 분과 함께 선보이게 돼 행복하다고 개막공연에 참여하는 소감을 밝혔다. 2일 오후 6시 임실필봉농악, 3일 오후 5시 남원농악, 4일 오후 5시 정읍농악, 5일 오후 5시 고창농악, 6일 오후 5시 이리농악 순으로 어울림과 대동의 판을 상징적으로 그려내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놀이마당을 채운다. 우천시 연지마당으로 옮겨 진행한다. 남녀노소, 계급과 계층을 막론하고 평등과 평화라는 어울림의 가치를 예술로 승화해 온 농악을 새롭게 만나볼 기회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19.10.02 17:42

전주패션협회 “한복을 일상처럼 일상을 한복처럼”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한복진흥센터가 주최하고 전주시와 (사)전주패션협회(회장 최경은)가 주관하는 2019 한복문화주간 전주시 한복문화 활성화 행사가 3일부터 6일까지 열린다. 개막식은 3일 오후 6시 30분 풍남문 광장. 이번 한복문화주간 행사는 아름다운 우리 옷, 한복 생활 속으로. 복服고GO! 전주!를 슬로건으로 한복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 전통과 한복문화의 활성화를 모색한다. 2회째를 맞이하는 한복문화주간 행사는 개막도시로 선정된 부산을 비롯해 전주 등 전국 10개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되며, 전주는 지난해 개막도시에 이어 올해에도 개최도시로 선정됐다. 3일 개막식에서는 사물놀이, 유치원생들의 강강술래청어엮기 공연을 시작으로 주영희고유정 디자이너의 궁중의상, 전통한복, 신한복패션쇼, 여태명 교수의 서예퍼포먼스, 김명신무용가 전통춤공연, 초등교사들의 노래모임 은교의 가을노래로 만나는 한복 축하공연, 전주시한복홍보대사 위촉식 등이 펼쳐진다. 주요 행사장인 풍남문 광장에서는 관광객과 시민들 대상으로 한복문화체험교육을 위한 체험부스를 설치해 상설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궁중의상, 전통의상, 신한복 등 다양한 한복을 전시하고 직접 입어볼 수 있고, 한복소품만들기 체험으로서 감꽃잎주머니매듭소품만들기, 티셔츠페인팅한복체험, 한지한복인형접기 등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5일 오후 6시30분 폐막행사에서는 박순자김현진 디자이너와 신입회원들이 선보이는 패션쇼로 만나는 한복변천사를 통해 16세기~20세기 한복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신한복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시민들이 참여하는 한복패션쇼에는 한복을 입고 국악, 전통춤, 시낭송, 노래, 댄스 공연 등을 통해 한복을 매체로 문화, 예술을 융합하여 향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된다. 6일 오전 10시에는 각계각층의 전문가들과 함께 전주시 한복문화 패러다임의 변화와 현황을 진단하고 한복문화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최경은 전주패션협회장은 올해 한복주간 전주행사는 전통과 문화의 도시, 한복과 한지패션의 선도도시라는 전주시 이미지에 부합하는 다양한 행사의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 한복문화 선도도시로서의 명성을 이어 갈 수 있도록 전주만의 차별화된 한복문화콘텐츠 개발에 전주시와 함께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태풍 미탁이 북상함에 따라 일부 체험행사는 취소될 예정이지만, 개막행사는 진행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이용수
  • 2019.10.02 17:42

강상원 전 전라북도지사 회고록, ‘공직과 인성 - 강상원 나의 인생 여정’

길이 막히면 돌아가고, 물길을 만나면 헤엄쳐 가야 한다. 걷다가 뛰기도 하고, 어느 때는 자동차나 비행기를 타고 한달음에 멀리 갈 수도 있다. 이렇게 자신의 길을 헤쳐나가는 과정이 인생이 아닌가. 여든여덟 살 미수(米壽). 미수는 미(米) 자를 파자(破字)하면 八十八이 되는 데서 유래됐으며, 또는 농부가 모를 심어 추수를 할 때까지 88번의 손질이 필요하다는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강상원 전 전라북도지사가 미수를 맞아 회고록 <공직과 인성 - 강상원 나의 인생 여정>(물레)을 펴냈다. 어린 시절의 삶부터 공직생활 35년을 돌아보며 허심탄회하게 담아낸 자서전이다. 강 전 전북지사는 전주시장을 지내며 오늘날 전주의 전통미를 상징하는 건물로 자리매김한 시청사를 신축했으며, 전북도지사로 재임하는 동안 용담댐 건설을 성사시켰다. 공정함과 청렴성을 평생의 신조로 언제나 주민 편의와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행정을 펼쳐왔다는 평가. 책에는 강 전 전북지사가 공직자로서 크고 작은 사업을 추진하면서 맛본 보람과 좌절, 함께 동고동락한 동료들과의 관계 등이 꾸밈없이 그려졌다. 또한 완주 삼례에서 장남으로 태어나 625전쟁의 혼란 속에서 집안을 지켜나간 이야기 등도 담겼다. 책은 축사, 나의 이야기를 시작하며, 제1장 식민지배와 전쟁의 격동 속에서 보낸 성장기, 제2장 국가고시에 도전하던 법학도, 제3장 공직의 길에 들어서다, 제4장 두 차례의 전주시장 임기, 제5장 전라북도 부지사에서 도지사까지, 제6장 은퇴 후의 삶, 이야기를 마치며 등 552쪽으로 구성됐다. 송하진 전북도지사, 김승수 전주시장, 박성일 완주군수, 임명환 전 진안군수, 김성연 전 정읍군수, 이석봉 징검다리 회장이 축사를 통해 박수를 보냈다. 강 전 전북지사는 부족한 내 삶을 통해 반면교사의 교훈을 전하고, 관직에서 제일 중요한 자질이 인성이라는 사실을 꼭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며 집필 배경을 밝히고 거짓말을 부끄러워할 정도의 나이가 되었으니 이제는 내 이야기를 기록해도 괜찮을 듯하다고 했다. 이어 순탄했던 길, 험난했던 길, 운이 좋았던 길, 불운했던 길을 피하지 않고 뚜벅뚜벅 걷다 보니 어느새 이 자리에 다다랐다. 철없던 어린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90세를 코앞에 둔 나이가 됐다며 이제야 공자님께서 말씀하신 나이 철학 속에 세상의 이치가 담겨 있음을 깨닫는다. 30세 이립(而立), 40세 불혹(不惑), 50세 지천명(知天命), 60세 이순(耳順), 70세 종심(從心). 나는 지금 어디에 이르렀는지 새삼 부끄럽다고 했다. 강 전 전북지사는 1932년 완주군 삼례읍에서 출생했으며, 전주북중학교와 서울대학교 법률학과를 졸업했다. 서울특별시 재무국 촉탁으로 공직의 길에 들어섰으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14년간 근무했다. 이후 내무부로 옮겨 전라북도 기획관리관실 기획담당관, 순창진안군수, 내무국장 등을 지내고, 전주시장을 두 차례 역임했다. 전라북도 부지사, 총리실 심의관, 총무처 소청심사위원을 거쳤고, 전북도지사로 재임하는 동안 전북의 오랜 숙원사업이던 용담댐 건설을 기획하고 추진하여 그 기반을 닦음으로써 전북도민들의 가뭄과 홍수 문제 해결에 공을 세웠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10.02 17:42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경종호 시인 - 임미성 동시집 ‘달려라 택배트럭’

다시 꺼내 본다. 임미성 시인의 첫 동시집 <달려라, 택배 트럭!>. 벌써 1년이 지나고 있다. 작은 물결이 흘러 지나듯 그렇게 소르륵소르륵 읽혀지던 그런 동시집이었다. 그 물길 속에 아이들의 삶이 보이다, 시인의 삶도 스쳐 지나더니 어느 새 자연의 풍경이 물의 깊이를 보다 더 깊이 만들어 주는 것만 같았다. 이 시집이 세상에 나왔을 때 시인은 초등학교 교감선생님이었다. 그리고 매일 점심시간이면 아이들과 함께 동시를 읽었다고 했다. 아마도 그때 이가 빠져 입을 헤 벌린 아이들이 시인을 바라보고 있지 않았을까? 아직 이갈이 안 했구나 / 벌린 입 사이로 / 잇몸 속에 숨은 작은 이 - 석류나무 치과 어쩌면 이 석류나무는 시인의 삶이 그려져 있는 그런 나무였을지도 모르겠다. 시인이 교사였던 시절 햇살이 교실 창가를 어른거리던 때의 기억일지도,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학교 주변의 길을 걷던, 아니 길을 읽던 그런 시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랬다. 석류나무에 매달려 이 뽑을 순서를 기다리는 아이들, 이갈이를 해야 하는 8살, 9살 즈음의 아이들이 눈물 글썽한 얼굴로 종종종 시인을 바라보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때 시인은 석류나무였을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의 이를 빼줄 생각은 하지 않고 시인은 그저 웃고 있다. 얼마나 사랑스러웠을까? 어쩌면 이를 빼줘야 한다는 생각마저도 잊게 만들어 버리지 않았을까? 그런 삶이 일상이 되어버린 시인이 이 동시집에 있었다. 그러다 그 길가의 풀 한 포기마저도 시인은 책으로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그 속에서 잠자리와 내가 그 책을 함께 읽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잠자리 한 마리/나 읽는 책 위에 앉았다//나보다 훨씬 느리게/내 두 눈보다 더 자세하게/천 개의 눈으로 글자를 쓰다듬어/날개로 전송하며 읽고 있다//잠자리는 책을 읽고/나는 잠자리를 읽고//잠자리와 나와/얇고 긴 책장을 넘겨 보던/그런 날이 있었다 - 잠자리와 나와 이렇게 자연과 아이들과 시인이 나란히 걸어가는 동안 동심은 스며들 듯 그들 속으로 들어온 듯 하다. 둘리 문방구에서 문자가 떨어져 나가자 둘리 방구가 되는 모습도, 문을 열 때의 그 소중한 마음으로 친구의 손을 잡는 모습도, 네모난 바퀴가 만드는 네 박자의 소리도, 택배트럭보다 먼저 달려오는 두근거리는 마음도, 고릴라 엉덩이 할머니들까지 그렇게 달려온다. 택배트럭처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동심이 달려간다. 앞산의 머리카락을 빨갛게 염색하면서 가을이 곧 택배 트럭을 타고 곧 올 것이다. 그 가을을 난 두근거리며 또 기다려 볼 것이다. 그 택배 트럭이 보일때까지. * 경종호 시인은 200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동시마중에 동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천재시인의 한글연구> [문학동네 2017]가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10.02 17:39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 문학의 메카, 전북] ⑩ 흥부전, 판소리적 골계 통해 빈익빈부익부 사회 모순 풍자

내 가난 들어 보오. 내 가난 남과 달라 이 대째 내려오는 광주산 사발 하나 선반에 얹은 지가 팔 년이로되, 여러 날 내려오지 못하고 아침저녁으로 눈물만 뚝뚝 짓고, 부엌의 노랑 쥐가 밥알을 주우려고 다니다가 다리에 가래톳이 서서 종기 터뜨리고 드러누운 지가 석 달 되었소. 흥부가 식솔들을 부양하기 힘들어 다소 의기 좋게 병영(兵營)에 죄인 대신 매를 맞기 위해 매품 팔러 갔는데, 매품 팔러 온 사람들이 하도 많아 흥부의 제안으로 서로 가난한 사정을 이야기하며 가난경쟁을 하게 된다. 위와 같은 내용 등을 듣고는 흥부는 매품팔이도 포기하고 낙담하여 돌아오게 된다. <흥부전>은 환상과 기괴가 넘치고, 과장과 해학, 풍자 등으로 어떤 고전소설보다 활기가 넘치는 작품이지만, 분명한 것은 당대 하층민의 실상을 기초로 하여 전개된다는 사실이다. 흥부전 역시 판소리계 소설로 판소리 흥보가가 소설 흥부전으로 정착되었다. 먼저 주인공의 이름을 거론하면, 사실 거의 모든 판소리에서 흥보, 놀보로 불렸으나, 1860년대 대량으로 발간된 경판본에서 흥부, 놀부로 이름을 붙이고, 광복 이후 교과서에 흥부, 놀부로 나오면서 이후 이름이 흥부, 놀부로 거의 고정되었다. 흥부의 성(姓)은 신재효의 박타령 이후 판소리창본들에서 박(朴)씨로 나오고 있으나, 임(林)씨 설, 연(延)씨 설도 있고, 확실하게 규명된 것은 아니다. 흥부전의 근원 설화로 박 타는 처녀와 방이설화를 들 수 있고, 동물보은담, 선악형제담, 무한재보담 등이 흥부전의 화소로 등장했을 개연성은 충분하다. 반면에 김창진은 꼭 이들 설화를 통해 만들어졌다는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니라면서 흥부전이 지니고 있는 현실성에 주목한다. 그는 이 작품이 실제적인 사건을 모델로 하여 만들어졌을 가능성을 추정하고 제반 상황을 검토하고 고증하였다. 흥부전은 37종의 모든 이본에서 지리적 배경을 거의 한 곳으로 설정하고 있는데, 이런 점에 비추어 이 이야기가 실제 일어난 어떤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것은 남원 광한루와 같은 어떤 특정 지역을 배경으로 설정하고 있는 춘향전이나, 지역성과 무관하게 전해오는 설화 등과는 경우가 다른 사례라 할 것이다. 흥부마을에는 흥부전의 모태가 되는 박첨지 전설과 춘보 전설이 내려온다. 박첨지 전설에 의하면, 운봉과 함양 쪽에 땅을 가진 지주 박첨지가 살았는데, 민란이 일어나 박첨지와 그의 식구들이 몰살을 당했고, 한 나그네가 찾아와서 그의 장례를 치러주었다 한다. 이 이야기를 분석한 결과 박첨지와 나그네는 놀부와 흥부의 원형적 인물임이 밝혀졌다. 그 민란이 어떤 민란인지 밝혀내지는 못했으나 흥부전은 이 박첨지 전설을 소재로 했을 것으로 추정된 것이다. 1940년까지 흥부의 제사를 지내왔으나 일제가 식량 부족을 이유로 금지시켰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등 여러 정황을 연구한 결과 흥부와 놀부는 실존인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신재효의 박타령에 나오는 복덕촌(지금의 복성리)을 여러 문헌 등을 통해 고증하고, 이런 사실 등을 종합한 결과 흥부의 출생지는 남원시 인월면 성산리이며, 흥부가 유랑하다 돌아온 곳이 복덕촌이고, 이후 이웃 마을로 이사하여 정착한 곳 즉 발복지(發福地)는 아영면 성리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박춘보라는 이름으로 묘소도 남아 있으며, 1992년 이후 해마다 제사도 지내오고 있다. 그러나 실존인물로서의 흥부와 놀부가 형제였다는 사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문헌상 흥보가를 가장 앞서 부른 명창은 권삼득(1771-1841)이다. 권삼득은 남원군 주천면에 와서 소리를 완성하고 명창이 되었는데, 주천면은 흥부의 고향과 발복 마을에 인접한 곳이다. 권삼득은 이곳에서 박첨지 전설과 춘보 전설을 분명 들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흥보가의 발생 시기가 18세기로 추정되고 있는바, 권삼득이 두 전설을 바탕으로 흥보가를 짰을 가능성도 있으며, 흥보가가 그 이전에 만들어졌다면 자기가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더욱 실감나게 다듬고 고쳐서 오늘과 같은 흥보가의 형태로 완성했을 가능성도 있다. 흥보가는 실제의 사건을 기초로 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였다. 그러나 지주의 횡포를 견디지 못한 민중이 지주를 파멸시킨 사건을 18세기 당대에 현실적인 구성으로 표현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여겨지고, 그래서 놀부박이라는 상징적인 형태의 골계와 풍자, 또는 기괴한 이야기로 나타나지 않았을까 추론된다. 흥부전의 주제는 권선징악과 형제간의 우애 등으로 말해질 수 있으나, 판소리 흥보가와 소설 흥부전 모두 그 이면에는 민중의 입장에서 조선 후기의 모순적이고 불합리한 사회상을 드러내려는 의도가 강하게 담겨 있다. 흥부전은 아무리 노력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하층민의 처참한 상황을 담아내고 있고, 민중의 입장에서 당대의 빈익빈 부익부의 현실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주제가 무리 없이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었던 것은 판소리라는 예술장르로서의 오락적 기능과 제비박이라는 상상적 서사장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민중의 꿈을 대변하는 서술자의 상상과 환상 그리고 현실성을 뛰어넘는 기괴를 통하여 흥부전은 당대의 피폐한 민중의 현실을 신랄하게 드러내면서 설움을 달랠 수 있었고, 동시에 익살과 풍자를 통해 작품의 흥미와 긴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춘향전, 흥부전, 심청전 등 대중적으로 많이 읽혀지는 판소리계 소설들에서 찾아지는 공통점은 당대 민중들의 한을 담고 있다는 사실과 익살과 해학으로 빚어지는 골계미로써 작품의 긴장과 이완을 조절하면서 이끌어나간다는 사실이다. 또한 이들 소설에서는 한결같이 비현실적 요소가 가미되어 있는데, 이러한 비현실성은 판소리계 소설 특유의 골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수용될 수 있었고, 동시에 지쳐 있는 민중들에게 오뚝이처럼 일어서게 하는 희망을 심어준다. 여기에서 원한과 탄식의 부정적 세계가 삭임의 과정을 거쳐 원(願)과 정한(情恨)의 긍정적 세계로 승화되는 한국적 한(恨)의 양상을 만나게 된다. 놀부가 없는 흥부전을 우리는 상상할 수 없다. 비현실적인 이야기지만 흥부전이 개연성 있게 느껴지는 것은 놀부박이라는 장치 속에는 빈익빈 부익부 현실의 부조리를 타파하고자 하는 당대 민중의 염원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흥부전은 착한 사람이 가난하게 살고, 악한 사람이 부자로 떵떵거리며 살아가는 불합리한 사회 구조를 제비박이라는 은유적 장치로 통렬하게 풍자함으로써 민중의 아픔을 달래고 위로하고 다시 내일을 꿈꾸게 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아울러 흥부전은 인간의 내면에 담긴 욕망이라는 본질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윤리 의식과 공동체 의식이 없이 이기적 욕심 끝에 패망해가는 놀부를 바라보며 독자는 환상적 통쾌감을 누리게 된다. 반면 착하게 살아온 흥부 가족이지만, 분에 넘치는 물질적 부유함에 정신없이 좋아라 하는 모습과 흥부에게 찾아온 양귀비의 등장 등 흥부박 이후 벌어지는 흥부 가족의 욕망 양상은 흥부 가족 역시 희화적 대상으로 바라보게 한다. 흥부전의 서술자는 단일한 시선과 절대적 가치 기준으로 이야기를 전개하지 않으며, 인간의 욕망이라는 본질적 요소를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게 한다. 욕망의 흐름에 따라 장면은 완성되고 이어지며, 독자들은 끊임없이 이야기 속 욕망과 자신의 욕망을 견주어보게 된다. 그 결과 독자의 내면에 잠재된 욕망들은 격식과 억압을 넘어서서 허구를 매개로 분출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역동성과 미완결성이 곧 흥부전 서술의 큰 동력이 되었을 것으로 여겨지는데, 이런 힘은 고정된 작품 구조가 아닌, 민중과 더불어 호흡을 함께하는 판소리계 소설이기에 얻어지는 결과라 할 수 있다. 후기 판소리 흥보가 또는 소설 흥부전으로 이행되는 과정에서 환상과 기괴는 축소되고, 현실 논리와 윤리적 측면이 강화된다. 패망한 놀부도 버려두지 않고 흥부를 내세워 포용하는 결말을 보여준다. 민중의식은 특정 상태에 머물지 않으며, 제반 환경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 모습을 바꾸는 비정형의 동적 존재를 지향한다. 결국 흥부전은 삭임을 지향하는 우리 민족 정체성을 반영하고 있으며, 물질에 지배되는 세계가 아니라 인간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대동세계를 지향한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김광원 전북문학관 학예사

  • 문학·출판
  • 기고
  • 2019.10.02 16:55

가야 수장층 무덤떼 추정 ‘장수 동촌리 고분군’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지정

전북지역 가야고분군 중 가장 큰 규모로 알려진 장수 동촌리 고분군이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장수군 장수읍 마봉산(해발 723.9m) 산줄기에 조성된 고대 고분 83기를 묶은 장수 동촌리 고분군을 사적 제552호로 지정했다고 1일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고분군을 5세기 초~6세기 초 무렵 가야에 의해 만들어진 장수지역 가야계 수장층의 무덤으로 추정하고 있다. 출토된 유물도 편자, 재갈, 둥근고리 자루칼, 은제 귀걸이, 휴대용 화살통 등 가야계 수장층의 고분에서 확인되는 종류와 유사하다. 동촌리 고분군의 가야계 구덩식 돌덧널무덤(수혈식 석곽묘)에서는 가야계 토기와 백제계 토기가 함께 발견됨으로써 동촌리 고분군이 가야와 백제의 역학관계를 밝힐 수 있는 중요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장수군은 오는 4일 오전 10시 장수군 한누리전당에서 동촌리 고분군이 군 최초로 사적에 지정된 것을 축하하는 기념행사를 연다. 이 행사에는 문화재청장, 전북도지사, 지역 국회의원 등이 참석해 전북에서 최초 건립된 가야홍보관 개관식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황철호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장수 동촌리 고분군은 장수 지역에 가야세력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유적이라며 동촌리 고분군이 사적으로 지정됨에 따라 전북지역 가야사 연구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북도는 향후 장수가야 유적정비 사업에 지속적 노력을 기울여 장수 백화산고분군(장수 삼봉리호덕리 고분군)과 침령산성의 국가사적 지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문화재·학술
  • 김태경
  • 2019.10.01 19:52

“도시는 시집이다” 물왕멀 마을축제가 전하는 마을 이야기

해마다 따뜻한 이웃사랑으로 지역사회에 온정을 전해온 얼굴없는 천사의 동네, 전주 노송동에서 마을공동체가 함께 만드는 축제가 열린다. 2일부터 오는 6일까지 물왕멀 올레길 일원에서 열리는 물왕멀 마을축제는 노송동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 주민들간 교류를 통한 화합의 장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이 축제를 기획한 물왕멀 공동체는 지난 2012년 시작된 도시농부반 공동체 활동의 결과물로 올해 주민 10명이 모여 노인 일자리 창출과 지속적인 마을관리 활동을 위해 만든 예비마을기업이다. 마을은 일상이 문화라는 주제로 완성할 물왕멀 마을축제는 마을에서 만들어진 일상의 가치가 도시를 시집으로 만든다는 신념에 뿌리를 뒀다. 시(詩)와 집(家)을 두 축으로 일상의 작은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휴식의 시간을 추구한다는 것. 이 같은 이유로 마을의 보물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보자는 의미를 담아 보물찾기라는 축제 컨셉을 설정했다. 축제를 찾은 방문객들에게는 보물지도를 건네주며 새로운 모험세계의 문을 열어주겠다는 취지다. 축제의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물왕멀 올레길 보물찾기 △노송동 캐릭터 꾸미기 대회 △시인과 야외정원 만남 △도시텃밭 비닐온실 프리마켓 △노송동 열린 음악회 △주민 장기자랑 대회 △시그림캐릭터 활용 AR기술 체험 등이 있다. 물왕멀 마을축제를 즐기기 위해서는 천사코인을 알아야 한다. 천사코인은 축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데, 1코인은 100원에 해당한다. 나눔기부체험 참여를 통해 물왕멀공동체에 회원을 가입하면 얻을 수 있다. 또한 물왕멀 미션을 달성하거나 체험에 참여해도 코인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얻은 코인은 물왕멀 공동체가 운영하는 각종 마켓에서 사용하면 된다. 물왕멀 공동체 관계자는 마을이라는 터전을 가꾸고 공동의 취미인 도시 농부 공동체 활동 덕분에 약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 모임이 유지될 수 있었다면서 세대간 소통하는 방안으로 마을 곳곳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을 좀 더 알림으로써 많은 주민들이 공동체에 참여하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물왕멀 공동체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전주동초등학교와 연계한 마을-학교를 잇다 프로그램을 4년째 진행하고 있다. 이른바, 물왕멀CCBL(Community- Challenge Based Learning). 아이들의 성장과 마을의 활성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주민간의 소통을 더욱 활발히 하자는 공동체의 뜻을 담았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10.01 19:04

2019 전주독서대전 기획전 ‘일제강점기, 전주·전북 문인의 빛나는 행적’

기미년 삼월에 독립만세 운동이 거국적으로 벌어졌을 때, 사람들은 이 용머리 고개를 하얗게 넘어오며 목메어 만세를 불렀지.- 소설 <혼불> 중. 2019 전주독서대전 기획전시 일제강점기, 전주전북 문인의 빛나는 행적전이 4일부터 6일까지 전주 한벽문화관과 완판본문화관 주변 야외에서 펼쳐진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기획된 이번 전시는 △선비들의 재야강학(在野講學) △항일과 민족교육에 앞장선 종교 △학생들의 항일독서회 △문학인들의 삶과 문학작품 △전주전북의 일제강점기를 그린 문학작품 등으로 구성됐다. 재야강학 부문은 전우(1841~1922)조희제(1873~1938)최병심(1874~1957)이병은(1877~1960)송기면(1882~1956)이광렬(1885~1966)김정회(1903~1970) 등 자긍과 자존을 지키며 올곧은 선비정신을 보여준 학자와 이들의 활동을 소개한다. 민족교육 부문은 목회자인 김인전(1876~1923)배은희(1888~1981)김가전(1892~1951)과 거리의 성자로 불린 방애인(1909~1933), 이거두리로 불린 걸인성자 이보한(1872~1931) 등 어린이와 여성의 지위 향상에 앞장서며 민족의식을 불러일으킨 종교인과 이들이 담긴 책을 살핀다. 항일독서회 부문은 핏속에서 끓어오르는 민족적 자각과 울분을 남모르게 결집해 독서회를 만들었던 학생들을 소개한다. 전주신흥학교, 전주기전여학교, 전주여자고등학교, 전주공립고등보통학교, 전주농업학교, 이리공립농림학교, 고창고등보통학교, 정읍공립농업학교 등 비밀 결사로 위태롭게 민족의 운명과 함께 한 청년들의 이야기다. 저술가와 문학인의 활동은 더 눈부시다. 을사오적 암살단의 취지문을 쓴 이기(1848~1909), 일본 총리 집을 찾아가 조선 독립을 선포한 시인 임규(1867~1948), 조선어학회 사건에 연루돼 복역한 시조시인 가람 이병기(1891~1968), 올곧은 시 정신으로 창씨개명을 하지 않았고 일문(日文)으로 원고를 쓰지 않은 시인 신석정(1907~1974), 한글 맞춤법 통일안의 수정기초위원을 지낸 국어학자 정인승(1897~1986), 한국 최초의 시 전문지 <금성>을 발행한 시인소설가 유엽(1902~1975), 신춘문예사에서 시 부문 첫 수상자인 김창술(1903~1953), 한국 최초의 여성 문학평론가인 임순득(1927~2003), 한국 최초 필화사건(1923년) 주인공인 문화평론가 신일용(1894~1950), 북한 민족문학의 기틀을 마련한 문학평론가 윤규섭(남원1909~미상), 13세에 신춘현상공모에 당선된 천재 시인소설가 정우상(1911~1950추정), 전북 첫 근대 희곡작가인 김태수(1904~1982) 등 전북과 인연이 있는 여러 문인의 활동과 작품을 담았다. 작고작가전 극작가 박동화 전시도 함께 진행되며, 저항의 글을 쓰던 독립운동가에 맞춰 박동화 작가의 삶과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전시를 총괄한 극작가 최기우 씨는 사람은 가고, 작품은 잊혀도, 사람과 작품이 선사한 감동은 정신에 깃든다면서 반듯하고 당당한 이들의 삶은 후세대의 든든한 버팀목이며, 결결이 새겨 놓은 위로이자 가슴 벅찬 자랑이라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10.01 19:04

전주세계소리축제에 담긴 ‘바람, 소리’ 베일 벗는다

제18회 전주세계소리축제가 2일 개막공연 바람, 소리로 닷새간 펼쳐질 여정의 첫 페이지를 쓴다. 전라북도가 주최하고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축제는 2일부터 6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 14개 시군에서 펼쳐진다. 2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리는 개막공연에서는 국내외 관악기 명연주자들이 대거 등장해 축제의 꽃을 피울 예정이다. 폴란드의 야누스 프루시놉스키 콤파니아 팀의 경쾌한 연주로 축제의 문을 열고 관악기 주자들의 월드시나위로 대미를 장식한다. 전북지역 5개 학교의 청소년 관악오케스트라 프로젝트팀은 궁중무용의 반주음악인 수제천을 재편곡한 수제천 변주곡을 선보인다. 올해 축제의 주요 기획인 종교음악시리즈를 대표하는 이베리 콰이어와 전북영산작법보존회, 피아니스트 미연의 합동 무대인 축원(Blessing)도 놓칠 수 없는 무대다. 소리축제의 안방마님인 판소리를 집중적으로 관람할 수 있는 공연도 관객들을 기다린다. 특히, 올해 판소리다섯바탕은 스승과 제자가 함께 하는 사제동행으로 꾸며진다. 관악기를 집중 조명하는 산조의 밤 특집도 놓칠 수 없다. 올해는 기악 명인들의 수준 높은 독주는 물론 여러 명창과 함께 빚어내는 즉흥 시나위까지 정통 산조의 깊이 있는 멋과 새로운 매력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귀한 기회로 준비했다. 닷새간 매일 다른 농악으로 놀이마당의 문을 열 전북농악시리즈는 축제의 주제를 담은 주요 기획이다. 인류의 소원과 바람을 담고 있는 예술로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농악을 집중 조명할 계획이다. 한편, 태풍 미탁에 따른 일부 야외공연 일정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일 연지마당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전북맹아학교 대취타&사물놀이와 꿈꾸는 섬 : 제주 本은 기상 상태를 고려해 취소를 결정했다. 소리축제 조직위는 기상상황 변화 등에 따라 일정에 추가 변동사항이 생기면 축제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공지할 계획이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19.10.01 18:52

[전주세계소리축제] 막 오른 18번째 이야기, 주요 프로그램은

관악기의 동력이 된 최초의 호흡, 바람(wind)이 꿈틀대는 마음 깊은 곳의 소원을 부르고 전통음악과 월드뮤직이 하나의 곡선을 그리며 인류의 바람(wish)을 전한다. 10월 2일부터 6일까지 전라북도 일원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중심으로 세계의 다양한 음악적 실험과 시도가 모이는 제18회 전주세계소리축제다. 바람, 소리(Wish on the Winds)를 주제로 이어갈 닷새간의 여정 속 눈여겨봐야 할 프로그램을 짚어봤다. △스승과 제자가 함께 만드는 판소리 다섯바탕 판소리 다섯바탕으로 시대를 매혹하는 사제 동행이 더욱 특별해졌다. 스승과 제자가 꾸미는 구성진 소리 한바탕은 소리축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무대 중 하나. 청춘 소리꾼으로 대중에게 익숙한 유태평양, 이자람 등 국악계가 배출한 스타들의 소리도 만나볼 수 있기 때문. 송순섭이자람의 적벽가, 조통달유태평양의 흥보가, 김영자최현주의 심청가, 김명신정상희의 춘향가, 이난초임현빈의 수궁가 등 어느 하나도 쉽사리 포기할 수 없는 올해의 대표 기획이다. 한편, 편백나무숲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젊은 소리꾼들이 청량한 판소리 다섯바탕을 풀어낸다. 이성현의 심청가, 김율희의 흥보가, 정윤형의 적벽가, 최잔디의 춘향가, 권송희의 수궁가가 편백나무숲의 청량한 공기와 함께 흐르면 소리 한 바탕의 멋과 정취가 일상에 쉼표를 찍는다. △전통예술 속에 새겨진 인류의 바람을 만나다 올해 소리축제의 특별 기획인 종교음악 시리즈는 삶이 기도가 되고, 기도가 연주가 된 이들의 특별한 메시지를 전한다. 우리 전통의 정수뿐 아니라 월드뮤직의 기원, 세계 곳곳의 원형 예술 그대로를 만나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조지아 정교회 수도사들의 다성음악을 이베리 콰이어의 천상의 목소리로 만나본다. 한국 첼로의 자존심 양성원과 TIMF 앙상블이 연주하는 영성 가득한 클래식도 준비했다. 이어 종교를 넘어 예술이 된 전라북도영산작법과 영남지역의 천도의식 아랫녘수륙재보존회를 통해 불교의식의 정수를 만나볼 수 있다. 더불어 어울림의 가치를 예술로 승화해 온 전북 농악을 새롭게 조명하는 시리즈도 축제 기간 내내 관객을 기다린다. 고창농악, 남원농악, 이리농악, 임실필봉농악, 정읍농악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함으로서 대동의 의미를 전달할 계획이다. △다양한 음악적 실험과 시도, 새로운 도전을 열다 지난해에 이어 EBS 스페이스 공감과 공동기획한 광대의 노래-바람의 길에서는 색소폰 연주자 강태환의 숭고미 있는 연주와 여창 가곡 이수자 강권순 가객의 음악적 대화를 엿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재즈 플루티스트 앤더스 해그베르그는 대금의 확장과 실험을 꿈꾸는 대금연주자 이창선과 새로운 충돌을 빚어낸다. 티베트 명상음악을 대표하는 나왕 케촉의 영성 가득한 연주와 한국전통무용가 여미도의 즉흥 춤사위도 놓칠 수 없다. 축제의 피날레를 장식할 폐막공연 락&시나위는 다양한 장르간 충돌의 현장으로 관객들을 이끌 예정이다. 전북지역의 연주자들이 한 무대에 올라 대중적인 락 음악과 국악, 재즈 등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실험과 도전을 펼친다. 소리축제와 아시아권 전통음악 아티스트가 함께하는 국제창작레지던시 아시아소리프로젝트의 두 번째 이야기도 눈여겨 볼만하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추진하는 문화동반자사업의 일환인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국몽골베트남인도인도네시아의 뮤지션들은 아시아 전통음악의 색다른 매력과 예술적 가치를 풀어낼 예정이다. △전통의 확장이 그려낼 한국형 월드뮤직의 새 걸음 현재의 다양한 음악적 경향을 조망할 기회를 마련, 한국형 월드뮤직 아티스트를 발굴해온 소리프론티어가 10주년을 맞았다. 올해는 가악프로젝트, 코리안집시 상자루, 헤이스트링이 본선에 진출했다. 역대 수상팀을 만나볼 수 있는 특별공연도 네 차례 열린다. 오감도, 타니모션, 더튠, 악단광칠 등 한국형 월드뮤직의 개척자들이 걸어온 당당한 발걸음을 소개한다. 이외에도 이희문놈놈프렐류드 한국남자 프로젝트에서는 경기민요의 현대화와 해외에서 주목하는 한국전통음악의 파격적이고 현대적인 행보를 풀어놓는다. 한국 컨템포러리 뮤직의 새 지평을 열고 있는 신노이, 트레봉봉팀과의 만남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19.10.01 18:52

[전주세계소리축제] “미래에도 대중과 소통하는 전통 열어갈 터”

김한 조직위원장. 10년 가까이 전주세계소리축제와 동고동락해 온 김한 조직위원장이 18회를 맞은 축제를 준비하며 느낀 소회를 전한다. 전통예술의 고유성과 확장, 그리고 전 세계의 다양한 월드뮤직을 주제로 한 닷새간의 여정에 어떤 바람이 담겼을까. △음악인에게는 기회의 무대가, 관객에게는 새로운 활기가 될 전주세계소리축제가 18년이라는 세월을 쌓아올렸습니다. 올해는 어떤 부분을 중점으로 축제를 준비하셨나요. 올해 축제의 주제는 바람, 소리입니다. 바람(wind)을 동력으로 하는 관악기와 바람(wish)를 소재로 한 종교음악과 농악을 주요 기획으로 국내외 마스터들의 수준 높은 공연을 마련했습니다. 특히 전북농악시리즈는 5일 내내 5개 지역 농악팀이 푸진 굿판을 열어 전북농악의 전통과 역사가 얼마나 꼿꼿하고 올곧게 이어지고 있는지 한 눈에 조망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20년 가까이 축적한 소리축제의 성과, 그리고 앞으로의 길이 궁금합니다. 소리축제는 내후년에 20주년이 되는데, 그간 우리지역 문화예술계, 도시문화 환경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 변화를 정의하면 다양성 그리고 팽창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국내외 외부 기관과의 협업, 아티스트 교류, 새로운 형태의 음악적 경향을 선도하고 보여주는 거점으로 더욱 차별화 된 강점을 발휘해야 한다고 봅니다. 미래에도 대중과 소통하는 전통, 미래에 인정받을 수 있는 현재의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 가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세대와 공동체를 아우르며 많은 분들이 즐길 수 있는 소리축제가 될 수 있도록 각오 한 말씀 해주세요. 전 세대의 만족도를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지하고 예술성이 큰 전통과 월드뮤직은 물론 농악, 마당극, 브라스밴드, 거리악사, k-pop 등 전 세대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프로그램도 많습니다. 여기에 푸드존, 체험존, 키즈존, 마켓존, 포토존 등 다양한 편의시설과 놀거리 또한 갖추고 있어가족형 축제로서 손색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19.10.01 18:50

지나버린 옛 것과의 이별선언 ‘프로젝트 前兆’

좋아서 시작한 일이 자신을 개인전을 다섯 번이나 연 작가로 만들었다는 한 중년의 자기소개는 수많은 성과에 대한 영광 대신 또 다른 도약을 바라보는 자의 여유가 무엇인지 짐작케 했다. 다섯 번째 그림 전시를 여는 김대곤 작가는 전시 주제를 전조(前兆, PORTENT)로 정했다며 작가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새로운 모색을 위한 조용한 성찰이자 전환의 치유작업이라고 이야기했다. 전주 누벨백미술관에서 오는 3일까지 이어지는 전시에는 유화 17점과 판화 7점이 걸렸다. 전북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낸 김대곤 작가는 정년퇴임 후 요양병원 원장으로서 의료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래선지 유화 작품에는 만고풍상을 겪은 노년의 인물이 주로 담겼다. 작가는 세월의 흐름에 따른 안면의 생물학적인 변화는 물론, 의지로 발현되는 건강한 정신력이 어떻게 보여지는가를 묘사하고자 했다. 작품 무자위를 보면 담배를 태우는 노년의 남자의 미소 짓는 모습 뒤편에 수차라 불리는 농기구 무자위가 자리해있다. 과거에 대한 회상과 현재의 일상이 맞물리는 순간이다. 또 다른 유화작품 황소에는 전통적인 농부의 순박한 모습과 흰 옷, 황소, 황토밭이 담겼다. 조상들의 삶과 정신의 토대가 된 푸른 정신이 오롯이 느껴진다. 한 인물의 역사는 인생의 희노애락으로 나타나죠. 그 사람의 내면과 심리에 집중하다보면 피사체와의 이해를 이끌어낼 수 있고, 그게 곧 작품이 주제가 됩니다. 옆으로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에칭의 한 기법인 포토에칭을 응용해 제작한 판화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대한민국미술대전과 전북 및 대전광역시미술대전에서 판화부문 초대작가로 활동했던 이력이 있는 김대곤 작가가 많은 애정을 쏟은 부분 중 하나다. 이번 전시에서는 시간과 공간적 이미지를 주제에 연동하는 병렬 작품구성 방법을 빌려왔다. 특히 틴포일을 이용해 볼록 알루미늄판을 제작하는 기법을 새로 창안해 판화 제작에 시도함으로써 작품제작에 대한 유용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2년에 걸친 작품내용에 대한 결산을 담고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 김대곤 작가는 구상 위주의 표현 방식에서 벗어나 반구상적인 탐구로 나아가고자 한다며 구상의 외형보다는 내적 감정의 흐름을 중요시 다루는 방식을 채택하고 자기 정체성의 개성을 새로운 표현양식에 응용하고자 작업전환을 위한 준비과정으로 전시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대곤 작가는 남원 출신이며 1994년 청년의사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시인이기도 하다. <암반의 뒤척임>, <기다리는 사람에게>, <그 도시의 밤안개> 등 시집도 여러 권 펴냈다.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에서 사진디자인을 전공하는 등 예술분야에 대한 호기심으로 다양한 분야에 열정을 쏟고 있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09.30 19:04

‘전라도 천년의 비상’…선비 정신, 수묵에 담다

전라도 정도 천년을 여는 해, 새로운 전라도 천년의 비상을 위해 전통정신을 새롭게 조명하고 정립하기 위한 자리가 전북도민들 앞에 펼쳐진다. 현대의 우리의 삶을 바라보는 화가의 시선과 인물, 정신을 확인함으로써 현대미술 속에서 수묵정신이 지니고 있는 예술적 가치를 새롭게 통찰할 기회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김은영)은 1일부터 오는 12월 1일까지 두 달간 수묵정신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20세기 서구현대미술의 확산에 따라 위축된 수묵화를 조명함으로써 지역의 자부심인 전통미술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자 기획했다. 이를 통해 한반도 농경문화의 본산이자 한국 전통문화의 중심지인 전북에서 학문과 풍류를 바탕으로 한 선비 정신의 정수를 보여주는 수묵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더불어 기존 수묵화 전시와 차별화되는 전통과 현대를 잇는 수묵화의 새로운 확장 가능성을 보여줄 계획이다. 또한 우리 역사를 통틀어 최초의 집단운동으로서의 80년대를 주름 잡았던 수묵운동을 비롯해 20세기 후반 진행된 한국 현대수묵화를 비판적 관점에서 조망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수묵화에 대한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아 한국성을 고양시키는 새로운 예술형식으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미래를 위한 좌표를 설정하겠다는 것. 황욱, 김호득, 손동현, 권영우, 송수남, 황창배, 서세옥 등 지역의 서화 작가들이 이어온 전북의 수묵서화의 전통과 맥락을 새롭게 인식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전북도립미술관 관계자는 현대문명 사회에 걸맞는 표현양식과 매체를 통해 새로운 수묵정신을 드러내고 그 정신을 고양시키기 위해 선정된 작가들의 작품에 주목해달라며 한국 수묵화의 핵심적 정신과 형식을 탐색하고 수묵이 갖는 시대정신을 조명함으로써 전북의 고유한 정체성을 추적하고자 한다고 전시의 취지를 설명했다. 1일 오후 4시부터 5시 30분까지 진행되는 전시 개막행사에서는 전북 서예가 김병기 교수의 강연과 정마리의 현대적이고 예술성 높은 정가 공연이 어우러진다. 수묵의 세계와 함께 수묵의 원류로서의 전북의 정체성에 대한 지적 호기심과 감성을 채워줄 풍성한 예술 향유의 시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전시기간 상설전시실에서는 전시연계체험인 다향묵향이 진행된다. 이 공간에서는 수묵 이미지의 영상을 연출해 관람객이 직접 수묵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누구나 차를 음미하면서 명상을 통한 치유와 사색의 시간을 갖도록 유도하는 미술체험 프로그램이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09.30 17:30

[박물관 유물로 읽는 옛 이야기] 완주 상림리 출토 동주식동검(東周式銅劍)

2013년 2월 전주 중동, 전주완주 혁신도시 개발사업으로 한창 공사 중이던 예전의 완주군 이서면 상림리 206-1번지 일대를 답사하였다. 이곳은 1975년 11월 25일에 26점의 중국식 청동검이 발견된 장소다. 중국식동검은 그동안 알려져 왔던 요령식동검이나 한국식동검과는 형태상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어 발견 당시부터 주목되었다. 그로부터 38년이 흐른 후 일대는 사라졌고, 2014년 12월 2일부터 2015년 1월 25일까지 완주 상림리 청동검 테마전이, 2014년 12월 5일에는 완주 상림리 청동검의 재조명 학술대회가 열렸다. 40년 만에 보다 진전된 자료수집과 연구가 종합된 장이었다. 상림리 동검에 대한 연구는 수집 당시 전주시립박물관장이었던 故전영래 선생의 열정적인 노력에 의해 처음 소개되었다. 그러나 중국이라는 이질적인 요소와 당시에는 비교자료가 많지 않아 그 중요성이나 의의가 다소 약하게 전달되었다. 중국식동검은 자루와 몸체를 한 번에 주조한 형태로 일명 도씨검桃氏劍으로 불리며 최근 동주시대(기원전 770~221)에 사용된 것으로 보아 동주식동검이라 부른다. 이 동검은 춘추시대 후기에서 전국시대 초기에 출현하여 전국시대에 완성되었다. 또한 중국의 중심 분포 지역인 중원지역 이외에 중국 동북지역, 한반도, 일본 열도에서도 확인된다. 한반도에서의 출현은 대체로 기원전 3~2세기경으로 추정되는데 이때 중국에서는 동검이 단절되고 철검이 본격적으로 등장하였던 시기이다. 따라서 한반도 유입품은 무기로서의 실용보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물품이었을 가능성이 항상 대두되었다. 완주 상림리 동검 또한 특별한 매장 시설 없이 일괄로 26점이 발견된 것을 볼 때 358점의 중세형동검이 발견된 일본의 시네마현 고진다니 유적이나 15점의 요녕식동검이 발견된 여순의 노철산 곽가둔 유적과 유사하게 의례적인 목적을 위한 매납 유구일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전시를 위한 본격적인 분석에서 동검의 세부적인 형태나 사용흔, 무게, 성분, 주조 상태가 서로 달라 26점이 모두 처음부터 매납을 위해 비실용적인 목적으로 제작된 것은 아니었다. 아울러 제작방법이나 과학적 분석 결과를 볼 때 제작에서 사용, 폐기까지의 서로 다른 과정을 겪은 동검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럼에도 대부분은 주석의 함유량이 낮아 경도가 떨어져 비실용적인 것이 많고 납 원료의 산지가 대부분 한반도로 추정되어 중국의 동검을 모방한 방제품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2천 년 전 완주에서 국제적인 교류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증거이다. 아울러 최근 보물로 지정된 완주 갈동 유적 청동거울이나 청동검 거푸집을 볼 때 당시 최신의 기술이 모인 곳이 완주였다. /최흥선 학예연구실장 직무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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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30 17:20

무주예술창작스튜디오서 펼쳐지는 ‘칠연의 예술혼’

결실의 계절, 무주예술창작스튜디오에서 칠연의 예술혼을 주제로 입주작가 전람회를 연다. 장르도 스타일도 다른 다섯 명의 작가가 그간 작업한 작품 세계를 풀어놓았다. 오는 10월 12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 도예, 연극예술 포스터, 서예, 캘리그라피 등 다섯 분야에서 최원 서양화가, 나운채 조형도예가, 박광태 예술감독, 이호영 서예술가, 허인화 캘리그라피 아티스트가 한 자리에 모였다. 무주예술창작스튜디오의 대표인 최원 작가는 지역 예술 문화를 함께 나누는 자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입주작가 전시를 준비했다며 다소 열악한 지역미술계이지만 중앙에 요구하기 전에 우리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2017년 8월 무주예술창작스튜디오에서 작업 활동을 시작한 최원 작가는 스튜디오가 위치해있는 무주군 안성면 칠연로는 청정 자연이 선물처럼 펼쳐진 곳이라고 작업환경을 소개했다. 지난해에는 박광태 예술감독과 이호영 서예술가가 합류했고, 나운채 조형도예가와 허인화 캘리그라피 아티스트가 올해 새로 참여했다. 본래 무주 도예원이던 이곳은 캠프장이자 흙 건축 문화 연구소로 이용됐다. 이후 최원 대표를 비롯한 입주 작가들이 이곳에 머물며 환경을 정비하고 예술창작을 위한 공간으로 다듬어냈다. 입주작가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예술공간을 지역주민들과 나누기로 했다. 수채화교실, 서예교실, 도예교실 등을 운영하며 지역사회와 지속적인 커뮤니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어른부터 아이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지역주민들이 미술관을 자연스레 찾게 되는 계기가 됐다. 지역사회와 발 맞춰 가려고 뜻을 모았지만 무주예술창작스튜디오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부족한 현실입니다. 이 공간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더욱 힘써야죠. 이후 평창 이남의 스키장이 자리한 무주의 축복된 자연환경을 알릴 수 있는 국제겨울미술제 등을 추진하려는 계획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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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경
  • 2019.09.30 17:07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