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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전주문학상 본상 수상자에 김용옥 수필가가 선정됐다. 또 제9회 문맥상 수상자에는 정재영·조경옥 시인이 이름을 올렸다. 전주문학상은 최근 3년간 발표한 작품집과 전주문인협회에 기여한 공적 등을 반영해 수여하는 상이다. 심사위원으로는 조기호·이소애·유대준 시인이 나섰다. 조기호 심사위원장은 심사평을 통해 “전주문학상은 전통적으로 문학성과 문단 활동 성과를 같이 평가해 왔다”며 “올해 역시 우리 지역 문단을 이끌어 온 공로와 수준 높은 문학성으로 창작에 지치지 않고 매진한 문학인을 선정했다. 문맥문학상은 문학성을 제일 가치로 두고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용옥 시인은 서울에서 출생했으니, 6세 때부터 익산에서 성장해 대학 졸업 후부터 전주에서 거주하고 있다. 그는 1980년 <전북문학>, 1988년 <시문학>으로 문단에 등단했다. 시인은 전북문인협회, 전주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회원과 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국제PEN한국본부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서로가 서로를 원하는 이유는>, <세상엔 용서해야 할 것이 많다>, 시선집 <그리운 상처> 등이 있으며, 전북문학상, 박태진문학상, 구름카페문학상 등을 받았다. 정재영 시인은 순창 출생으로 1993년 <자유문학> 신인상을 받아 문단에 들어섰다. 현재 전주한일고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현직 교사로서 청소년 문학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으며 제자를 양성함은 물론 전북문학관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문학강연을 시행하였고, 청소년 문학과 청소년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며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물이 얼면 소리를 잃는대>, <나무도 외로울 때가 있다> 등이 있다. 조경옥 시인은 장수 출생으로 1997년 <시와산문>에서 시 부문 신인상으로 문단에 나왔다. 전주여상을 졸업하고 은행 등에서 근무하면서 방송통신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수학했다. 저서로는 시집 <그곳이 비어있다>, <말랑말랑한 열쇠>, <가벼운 착각> 등이 있다. 현재 그는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전북펜문학, 전주문인협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글 서예’가 국가 무형유산으로 지정된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회(위원장 송하진)는 26일 국가유산청이 한글서예를 국가 무형유산 신규 종목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지정 예고된 한글 서예는 우리 고유의 문자인 한글을 먹과 붓을 사용해 글로 쓰는 행위와 그에 담긴 전통 지식을 포괄한다. 국가유산청 설명에 따르면 한글 서예는 훈민정음이 반포된 15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지뿐 아니라 금석(金石), 섬유 등 다양한 재질에 구현돼 왔다. 조선 왕실에서 민간에 이르기까지 한글로 쓴 문학작품의 필사본이나 일상으로 주고받는 편지글에서도 사용됐다. 궁체 등 다양한 서체와 필법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최근에는 캘리그래피 등 한글의 독자적인 조형성이 예술로 승화되고 있다. 이날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는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한글서예 국가무형유산 지정’ 브리핑을 열고, 국가 무형유산 종목 지정을 위한 과정에 관해 설명했다. 윤점용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집행위원장은 “한글서예를 국가 무형유산으로 지정 받기 위해 지난해 9월 신청서를 제출하고 추진위를 구성해 서명 운동을 전개해 왔다”며 “각고의 노력 끝에 올해 1월 국가유산청 신규 지정 신청 종목 8개 중 유일하게 ‘한글서예’가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한글 서예의 국가 무형유산 지정 배경에 대해 오랜 역사성과 다양한 예술 분야로의 확장성, 다른 언어 문화권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창성 등을 꼽았다. 윤 집행위원장은 “한글서예는 단순히 글자를 쓰는 것이 아닌 우리 민족의 혼이 담긴 한글의 아름다움을 담아내고 정서를 표현하는 예술”이라며 “한글 특유의 곡선과 형태가 지닌 미적 가치를 다양한 서체와 표현 기법으로 발전시켰고, 이는 독특한 문화적 자산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이번 국가 무형유산 지정을 토대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글서예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국가유산청 및 광역자치단체, 국내외 관련기관과 협력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윤 위원장은 “이번 국가무형유산 지정이 고무적인 것은 다른 무형유산과 달리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를 인정하지 않는 ‘공동체 종목’으로 지정됐다는 점”이라며 “앞으로 서예 작가들의 창작 환경 개선과 한글서예를 활용한 프로그램 개발 등 행‧재정적 지원 방안을 다각화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30일간 지정 예고 기간 중 각계 의견을 수렴해 무형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 무형유산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전북문화관광재단과 갈등을 빚던 전북도의회가 2025년도 재단 예산을 대거 삭감하면서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앞서 재단 노조가 폭로했던 예산 삭감을 볼모로 인사 문제 정리를 지시했다는 주장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북도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회는 지난 22일 2025년도 재단 예산을 심사하면서 전체 210억여 원 중 절반에 가까운 87억여 원을 삭감했다. 도의회는 방만한 예산 편성을 문제 삼은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재단 노조 주장대로 ‘인사 문제’가 정리되지 않자 예산 삭감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25년 재단 본예산 상임위 개수조정 현황을 보면 △전북 예술인 복지증진센터 운영 △전북자치도 관광마케팅 종합지원센터 운영 △전통예술 지역브랜드 상성공연 운영 △거리극 축제 노상놀이야 △청년예술 주문배달 서비스 △상주단체 육성지원 사업 등 전체 예산의 40%가량이 삭감된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재단 예산 삭감을 주도한 도의원이 재단과 ‘인사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박용근 의원이라는 점이다. 예산 심의에 앞서 박 의원은 긴급 현안질의와 행정사무감사에서 재단의 인사 문제를 지적했다. 지방재정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아 해임된 재단의 팀장급 직원이 복직 후 본부장으로 승진한 점을 집요하게 문제 삼으며 개선을 요구했다. 재단 노조는 지난 18일 성명서를 통해 “행정사무감사를 앞둔 지난달 2일과 7일 요구자료 설명 자리에서 박용근 의원이 ‘인사 문제가 정리되지 않으면 재단 예산을 50% 삭감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실제 예산 심의 과정에서 박 의원이 총 33개 재단 사업 가운데 9개 사업에 대한 예산을 손질하면서 보복성 삭감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박용근 의원은 “예술인과 관광 관계자들에게 주어지는 예산은 적고 업무추진비 같은 운영 예산만 잔뜩 있어 불합리하다는 판단에서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한 것”이라며 “개선이 필요한 사업들에 대해 분석하지 않고, 무조건 예산을 올려달라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예결위 전까지 개선하라는 의미에서 지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단과 도의회의 갈등이 예산 삭감으로 번지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문화예술인들도 적지 않다. 상생이 필요한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선을 넘었다고 생각하면서 자존심 싸움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도내 한 문화정책 전문가는 “이미 지나간 일을 두고 계속해서 개선을 하라고 요구하는 도의원도, 지나친 비난과 공격에 같이 날을 세우는 재단도 결과적으로는 ‘상처뿐인 영광’만 남기는 것”이라며 “예산 삭감이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기 때문에 갈등이 쉽사리 봉합되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종일 작가가 오는 29일부터 전북예술회관 2층 미리내 전시실에서 여섯 번째 사진전을 연다. 이날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의 주제는 흐름 여섯 번째 이야기, 높바람[風]으로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타인과의 관계를 들여다보는 전시를 선보인다. 그간 자연의 결을 통해 '흐름'을 보기 위해 노력해 온 한 작가는 오랜 시간 대나무 숲에 머물며 사진을 통해 시간을 담는 행위를 지속해 왔다. 숨 막히는 절정의 순간, 숨이 멈춰진 순간 눌려진 셔터로 탄생해, 여섯 번째 전시를 채운 그의 사진에는 보여지지 않은 이상인 상상 속의 환영(幻影)과 몸으로 부딪치는 현실(現實) 등이 담겨 도민과의 조우를 기다린다. 한 작가는 작가 노트를 통해 “지난 다섯 번의 개인전은 자신을 성찰하는 밑그림이었다면, 이번에는 타인과의 관계를 들여다보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며 “타인의 삶에서 시작해 봄바람으로 마무리되는 이번 전시를 통해 삶의 아픈 기억을 위로하고, 남은 삶에 기쁨을 선사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문세 ‘붉은 노을, 그녀의 웃음소리뿐’, 신승훈 ‘보이지 않는 사랑’, 정광태 ‘독도는 우리 땅’…. 전주만 들어도 반사적으로 따라 부를법한 노래들이다. 이들 음악의 공통점은 80년대를 군림한 한 천재 음악가의 손을 거쳤다는 것. JTV 전주방송이 전북이 배출한 대중음악가 故김명곤(1952~2001)을 재조명하는 라디오 다큐멘터리를 선보인다. 오는 12월 1일 방송 예정인 ‘슈퍼노바-김명곤’(송의성 연출/ JTV 매직FM/ 16시~18시). 김명곤은 작곡, 편곡, 연주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의 전설로 통한다. 공식 집계된 기록만도 1300여곡, 287페이지에 달한다. 특히 편곡은 그의 재능이 가장 빛난 분야. 명반으로 꼽히는 이문세 3~6집을 비롯해 김정호, 구창모, 김현식, 나미, 신승훈, 소방차 등 당대 슈퍼스타의 탄생 배경엔 항상 김명곤의 마법이 있었다. 이와 달리 그에 대한 정보는 희박하고 왜곡된 경우가 많다. 기획과 연출을 맡은 송의성 프로듀서는 1300여 곡에 달하는 김명곤 작‧편곡을 분석했고, 지난 3년 간 그의 가족, 친지, 친구, 동료 등을 만나 궤적을 쫓았다. 그렇게 완성된 이번 다큐멘터리는 제대로 정리된 적 없는 김명곤의 음악세계를 기록으로 남기려는 첫 시도이기에 의미가 크다. 이번 방송의 내레이션은 김명곤에 대한 존경을 표하며 가수 주현미가 맡았다. 특히 제작 과정에서 발굴된 김명곤의 미발표 유작들도 방송을 통해 최초 공개된다. 수년간 기획하고 취재를 해온 송의성 프로듀서는 시각 자료의 부족으로 라디오 다큐멘터리를 선택했지만, 김명곤의 친필 악보 등 그의 유산을 토대로 신개념 아카이브형 콘텐츠도 선보일 예정이다.
겨울을 앞둔 만추지절에 전북 정가 명인들의 공연이 펼쳐진다. ‘시조와 가곡으로 듣는 우리소리’가 오는 28일 오후 6시 30분 국립무형원 얼쑤마루 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 공연에는 임환과 김영희 전북무형유산 시조 보유자와 김경배, 김영기 국가무형유산 가곡 예능보유자, 변진심 서울특별시무형유산 시조 보유자, 박인규 충남무형유산 시조 보유자 무대로 꾸며진다. 이날 무대는 임환 시조 보유자가 열고 닫는다. 첫 무대는 ‘우시조’, ‘엮음지름시조’, 이어 ‘남창가곡 우조 우편’과 함께 마지막 무대는 ‘남창가곡 계면조 편수대엽’을 공연한다. 변진심 시조 보유자가 ‘반각시조’를, 김영희 시조 보유자는 ‘여창지름시조’로 무대를 잇는다. 박인규 시조 보유자의 ‘우조지름’을, 김경배 보유자는 ‘남창가곡 반우반계 편락’, 김영기 보유자는 ‘여창가곡 계명조 평롱’을 공연한다. 본격적인 공연에 앞서 세악 합주로 ‘천년만세’를 연주하고 가곡 연주로 이어지는 2부 시작에 앞서 서정미의 대금독주 무대도 마련되어 있어 공연장을 늦가을 정취로 물들일 예정이다. 김관영 도지사는 격려사를 통해 “정가 보존에 헌신하신 임산본 명인을 이어, 임환 명인이 올해 전툭특별자치도 무형유산 보유자로 지정돼 ‘시조와 가곡으로 듣는 우리소리’는 더욱 의미가 깊은 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이번 공연을 통해 정가의 깊은 울림이 마음속 깊이 스며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임환 전북무형유산 보유자는 “‘시조와 가곡으로 듣는 우리 소리’라는 제목으로 공연을 펼칠 수 있는 것은 각계각층의 관심과 애정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며 ”이번 공연은 정가 무형유산 활성화를 위한 선양 사업의 목적으로 추진하는 만큼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공연 소감을 전했다. 한편, ‘시조와 가곡으로 듣는 우리 소리’ 공연에서 시조 반주는 장고 정혜숙, 대금 최명호, 가곡 반주에서는 장고 권성택, 대금 서정미, 가야금 조보연, 단소 이민주, 거문고 송호은, 해금 조진용, 피리 윤형욱이 반주에 참여하며 송영국 사회와 황승주 전북국악관현악단 대표가 총기획과 연출을 맡았다.
전북 최대 미술축제인 2024 아트전북페스타(AJF)가 오는 29일부터 12월 2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1~3층)에서 진행된다. 한국미술협회 전북특별자치도지회와 JTV 전주방송이 공동 주최하며 전북자치도와 전북문화관광재단, 전북도립미술관이 후원한다. 개막식은 오는 29일 오후 3시 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 1층 로비에서 열린다. 주요 행사로는 △올해의 작가 부스터 부스전 △지역 청년작가 유망주 스프링 부스전 △사랑나눔 기부전 △뚝딱뚝딱 조각 소품전 △슥삭슥삭 드로잉전 등이다. 특히 올해는 생애 첫 개인전을 준비하는 작가들과 ‘스타트전’ 부스를 구성해 선보인다. 또 전북도립미술관과 함께 ‘2024 찾아가는 미술관’ 행사의 일환으로 미술관 소장품을 메인 전시장에서 선보인다. 오는 30일 오후 2시에는 이애선 도립미술관장이 강연자로 나서 ‘이건희 컬렉션 속 전북작가’, ‘담론과 기획의 방향’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 또 다음달 1일 오후 2시에는 나유미 팔복예술공장 창작기획팀장이 미술인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전시장 2층 '복작복작 아트난장과 조물조물 공예전'에서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공예 소품, 아트상품 등 판매 부스가 마련된다. ‘아트체험’에서는 우드 열쇠고리, 수제도장 만들기, 핸드 캐스팅, 민화 그리기 체험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제공한다. 백승관 미술협회 전북지회장은 “아트전북페스타가 단순한 전시를 넘어 지역 기관과 협력해 지역 예술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미술시장으로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풀밭에 서 있어도 꽃/벽돌 사이에 자라나도 꽃/가시가 있어도 꽃/숲속에 있어도 꽃/꽃은 꽃”(산서초 구자현 ‘꽃’) 장수 산서초등학교 구자현 학생(11)이 자신이 쓴 시 ‘꽃’을 낭송했다. 왁자지껄 떠들던 산서초 학생들은 자현이가 시를 낭송하자 이내 입을 꾹 닫고 진지한 눈빛으로 경청하기 시작했다. 자현이의 시낭송이 끝나자 친구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그의 짤막하지만 울림 가득한 시에 김용택 시인도 “잘썼다”고 감탄했고, 자현이는 쑥쓰러운 듯 웃었다. “오늘은 슬픈 날이다/발목이 삐어서 너무 아프다/내일 현장학습 못가면 어떡하지/너무 걱정이 된다”(산서초 이큰가람 ‘발목’) 9살 가람이가 쓴 시에 친구들이 조잘조잘 말을 덧붙였다. 서로 장난치며 이야기를 주고받던 아이들이 꺄르르 웃기 시작했다. 김 시인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시를 읽던 가람이의 시 노트를 받아들고 짤막한 시들을 죽 읽다가 순수한 싯구에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24일 오전 10시 임실군 덕치면 김용택 시인문학관에는 장수 산서초 아이들과 김 시인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올해 12월까지 추진하는 ‘김용택 시인과 함께하는 전북 농촌유학 문학기행 프로그램’에 참여한 산서초 학생들은 김 시인의 질문에 수다스럽게 재잘거렸다. 그러다 이내 글쓰기 시간이 주어지자 학생들의 재잘거림이 줄어들고, 슥슥 연필로 뭔가 끄적이는 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섬진강 시인으로 유명한 김 시인과 함께하는 전북 농촌유학 문학기행은 도내 농촌에서 학습하고, 생활하는 학생들에게 문학적 영감을 심어주고자 기획됐다. 이날 문학기행에 참여한 산서초 학생들의 창의력과 표현력에 놀란 김 시인은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김 시인은 1시간가량 이어지던 글쓰기 수업을 잠시 중단하고, 학생들과 강가로 나설 채비를 했다. 시인과 함께 강가 징검다리를 건너던 아이들은 맑은 물속에 핀 이끼부터 우거진 풀숲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자연 풍경을 직접 관찰하기도 했다. 한바탕 신나게 놀고 돌아 온 학생들에게 김 시인이 도화지를 건네자, 각자 자신만의 개성을 살린 꽃그림을 완성시켰다. 그림도 그림이지만, 그 속에 담긴 학생들의 표현력과 상상력은 맑고 깊었다. 수업을 마친 김 시인은 "산서의 놀라운 인재들을 만났다"며 즐거워했다. 수업이 진행되는 내내 김 시인의 얼굴에 미소가 묻어났던 이유를 수업 말미에 알아차렸다. 인생은 마음의 여백을 쉽사리 허용하지 않는 영역이다. 어른들이 벽돌 사이에 핀 꽃을 보고, 강물에 낀 이끼를 보고도 마냥 즐거워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시인은 김동현(13), 이큰가람(9), 이현우(11), 구자현(11), 이주원(13), 김민서(10), 김해니(11), 배이룸(12) 학생이 쓴 글과 그림이 얼마나 값진 작품인지 알고 있다고 했다. 모든 걸 말라 죽일 듯한 척박한 삶 속에서 '어린이'라는 꽃들이 향기롭게 자라 다른 어디서도 맡을 수 없는 향기를 퍼트리기 바라는 마음처럼 보였다. 8명의 산서초 아이들을 통해 그동안 잊고 지냈던 내 안의 어린이, 마음의 스승을 발견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마음에서였을까. 시인은 학생들이 자신이 창작한 시를 발전시키고 문학적 성취감을 지속할 수 있도록 산서초 학생들과의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 시인은 "한 달에 한번 씩이라도 아이들과 만남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청목미술관에서 ‘2024년 신소장품전Ⅰ 소‧요‧유’ 기획전을 12월 8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제4회 한‧중 수묵화 국제교류전 동행 개막식 행사 중 진행된 한‧중 작가 즉석 퍼포먼스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됐다. 당시 여러 작가가 한 화폭에 각자의 작품을 그려 넣어 하나의 완성된 작품을 만들었고, 이 과정에서 작가들이 몰입해 먹으로 노니는 듯 유유자적했던 순간은 소요유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행사 이후 기증받은 작품 중에서 소·요·유(逍·遙·遊) 의미를 담은 12점을 전시한다. '소·요·유(逍·遙·遊)'는 중국 사상가 장자가 제시한 철학으로, '소(逍)'는 소풍 가다, '요(遙)'는 멀리 가다, '유(遊)'는 노니다 라는 뜻을 담고 있다. 장자는 이를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절대적 자유의 경지로 설명하며, 세속적 근심에서 벗어나 목적 없이 자유롭게 놀며 정신적 해방과 자유를 누리는 상태를 의미한다. 1부와 2부로 구성된 신소장품전은 1부에서는 기증받은 작품 중에서 소·요·유(逍·遙·遊)의 철학적 의미를 담은 작품들을 선보이며, 2부에서는 한국화, 양화, 서예, 판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기증받거나 구입한 작품 26점을 망라해 전시한다. 참여 작가는 중국작가 가오이빈(高一宾), 원슈왕(文爽), 정지아(曾佳), 허류(何柳) 등이며 한국작가로는 김장현, 박경묵, 박종갑, 배옥영, 이은혁, 이호영, 이철규, 전철수, 정향자, 최동명, 최순녕 등 총 15명이다. 청목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올해 새로 수집한 소장품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리로, 향후 미술관의 작품 수집 정책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 신소장품전Ⅱ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목정문화재단(이사장 김홍식)이 지난 22일 전주 더메이호텔에서 제32회 목정문화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수상자에는 문학 부문에 김영 시인, 미술 부문에 박종수 화가, 음악 부문에 이명배 국악인이 선정됐다. 이들은 상패와 함께 창작 지원비를 2000만 원을 받았다. 목정문화상은 도민의 문화적 삶과 문화 욕구 충족을 위해 고 목정 김광수 선생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목정문화재단이 도내 향토문화 진흥을 위해 공헌한 문화예술인에게 시상하는 상이다. 지난 1993년부터 매년 문학, 미술 음악 3개 부문에 대해 시상하고 있다. 이날 시상식에는 수상자, 문화예술계 인사, 도민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시상식과 함께 목정문화재단이 매년 시행하고 있는 '전북고교생목정미술실기대회 공모전' 입상작 전시와 제15회 전북고교생 목정콩쿠르 수상자 연주회 등 32회를 맞이한 목정문화상을 자축하는 공연이 이어졌다. 김홍식 재단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전북 문화예술 발전의 큰 틀과 지평을 열어가는 길에 목정문화재단이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해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목정문화상을 비롯한 3개 부문 청소년대회와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지원사업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목정문화재단은 무주 출신의 고 목정 김광수 선생이 '예향의 고장 전북의 향토문화 계승 발전을 위해 지역 예술인들에 대한 지원 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신념에 따라 설립 운영했다. 2013년 목정 선생이 작고한 뒤 그의 아들인 김홍식 이사장(전북도시가스 사장)이 도내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지원사업을 펼쳐가고 있다.
박동수 수필가 작품집 <움직이는 것들의 소리를 그리워한다>로 제61회 한국문학상을 수상한다.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이사장 김호운)는 지난 18일 올해 한국문학상 수상자로 박동수 수필가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한국문학상은 창작 활동에 전념하는 문인들의 문학적 업적을 포상하기 위해 1964년 제정됐다. 60년 넘게 전북 출신 수상자는 단 7명에 불과했다. 전북 출신 수필가로는 박동수 수필가가 최초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상식은 다음달 3일 오후 3시 30분 대한민국예술인센터 2층 공연장에서 열린다. 박 수필가는 1982년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문단에 등단해 수필집 8권을 발간했다. 표현문학상, 전주시 예술상, 전라북도 문화상(학술), 전북수필문학상, 전북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문인협회 이사, 전주대학교 부총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전주대학교 명예교수다.
전북문화관광재단 사업 예산을 두고 전북도의회 박용근 도의원과 재단 노동조합 간 충돌이 커지고 있다. 도의원과 재단 양측 모두 문제를 수습하기보다는 잘잘못을 따져보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소모적인 전쟁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부적절한 인사 vs 근거 없는 무책임한 비난” 박 의원은 전북문화관광재단의 폐쇄적인 조직 운영과 전북도의 지도‧감독 부실에 대한 비판에 이어 지난 14일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재단의 인사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형사처벌 전력이 있는 직원의 승진을 두고 비상식적인 인사라며 질타했다. 이에 대해 재단은 ‘무책임한 비난에 불과하다’고 맞서고 있다. 재단 노조는 “재단의 공정한 인사와 징계권을 부정할 뿐 아니라 기관 운영의 정당성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단편적인 제보에 의존해 추가적인 사실 확인 없이 편향된 내용을 전달하는 것은 노동자의 헌신과 성과를 폄훼하는 부당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재단의 반박에 대해 “책임회피로 면피성 변명에 불과하다”고 비난하며 “승진 취소가 답”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재단 노조, 도의원 간 갈등 왜? 사건은 2019년 재단이 추진한 ‘문화소외지역 문화예술공간 발굴육성지원 사업’에서 시작된다. 당시 사업 담당 팀장이었던 A씨의 배우자가 최종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A씨가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불거지자 재단은 사업 진행 과정에 ‘이해충돌’ 문제가 발생했다고 판단해 징계위원회를 열고 A씨를 해임했다. 이후 A씨는 2021년 노동위 구제신청을 통해 재단에 복직했고, 2022년 재단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도 승소했다. 하지만 최근 A씨가 본부장으로 승진하면서 도의회에서 문제가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재단 노조는 “최초 징계 일이었던 2020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정직 1개월을 산정했고, 법령에 따라 18개월이 경과된 시점에서 승진 자격이 부여됐다”며 “적법하게 구제받은 직원에 대해 도의원이 왜곡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규탄 시위, 예산 삭감 협박, 고소‧고발 준비까지…예술인은 어쩌나 재단 노조는 박 의원의 과도한 자료 요구와 근거 없는 비난은 갑질과 재단 길들이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최근 전북자치도의회 앞에서 규탄 시위를 진행하고, 박 의원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한 상태다. 재단에 따르면 박 의원은 행정사무감사 직전까지 총 6차례의 자료를 요청했다. 지난달 면담 자리에서는 재단 내 인사 문제가 정리되지 않으면 예산의 50%를 삭감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노조의 시위가 시작되자 재단 측에 노조 예산 지원 목록을 요청하는 등 노조를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22일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의정활동을 한 것일 뿐이다. 업무추진비 관련 내역을 제출하라고 재단에 요청했지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국회에서도 기관에 특활비 목록 제출을 안 하면 예산 삭감하는 사례가 있다. 그것처럼 내용을 보고 불합리한 점이 있다 싶으면 예산을 삭감하려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단 노조는 박 의원의 왜곡된 주장과 재단 폄훼가 포함된 보도에 대해 정정 보도 청구를 준비하고 있다. 또 박 의원의 문제 발언에 대해서는 고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재단과 도의회의 불협화음이 지속되면 지역 예술인들이 사면초가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직원 인사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예산 삭감으로 이어지면 코로나19 이후 가까스로 회복세에 접어든 문화예술계에 타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내에서 미술작가로 활동 중인 한 예술인은 “예산안을 쥐고 흔드는 것이 과연 올바른 행동인지 모르겠다”며 “실제로 얼마나 올바른 의정활동이었는지 모르겠다. 갈등보다는 화합으로 지역 문화예술을 위해 힘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90여 년 세월의 굴곡 속에서도 오직 춤 하나만을 고집하며 살아온 춤꾼의 춤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 무대가 열렸다. 지난 20일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에서 열린 ‘최선 90 인생 천만년 춤’이 바로 그것. 호남살풀이춤은 기방에서 추어지던 일종의 수건춤으로, 호남살풀이춤은 기방의 민속예능에 그 뿌리를 두어 이 춤의 예능 보유자인 최정철에 의해 무향(舞鄕) 전주에서 전승되고 있는 춤이다. 이날 공연은 전통 살풀이춤을 재현한 무용수들의 화려한 무대와 함께, 생생한 음악이 어우러져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무대는 전통 한국의 미는 물론 이번 공연의 주제인 ‘최선 명무의 90 세월’이 담뿍 담겨, 춤꾼으로서 최선의 지난날을 되돌아볼 수 있게 진행됐다. 첫 번째 무대에서는 과거 엄마의 손을 잡고 추월 선생님을 만나, 춤과의 첫 조우를 했던 최선 보유자의 어린 시절이 그려졌다. 무대에는 호남살풀이춤 보존회의 무용수들이 단정한 한복을 차려입고 올라, ‘동초수건춤’을 선보이며 어린 시절부터 고난과 시련을 이겨내며 당당하게 피어난 최 명무의 꿈을 보여줬다. 화려하기도, 섬세하기도, 심오하기도 했던 이날 공연 중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장이었던, ‘5장: 백(白)-무선(舞仙)의 춤 비상하다’로 생각된다. 실제 무대에는 하얀빛 속에서 춤의 신과 같은 경지에 이른 최 명무의 모습이 그려지며, 그의 예술혼이 절정에 이르는 순감을 연출하는 등 전통춤의 혼을 이어가는 예술가로서의 삶을 표현해내는 듯했다. 공연이 끝난 후, 90세 춤꿈이 선보인 공연의 감동적인 스토리와 전통 예술의 아름다움으로부터 받은 감동에 보답이라도 하듯, 객석은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로 가득했다. 최선 명무의 이번 공연은 단순한 전통춤 이상의 의미를 지닌 무대였다. 그의 과거와 현재, 호남살풀이춤 보존회가 나아갈 미래 등을 연결하며 우리의 전통문화가 여전히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줬다. 앞으로도 이러한 공연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전통의 소중함을 전달하기 기대한다.
아름다울 美는 양 羊과 큰 大의 합자입니다. 큰 것이 아름답던 시절이 있었지요. 앨범 속 빛바랜 흑백사진 들춰보듯 옛 골목을 갑니다. 겨우 연탄 리어카나 다니던 골목이 자동차가 오가는 제법 큰길이 되었네요. 다시 못 올 시절이, 가물가물한 것들이 그저 그립습니다.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 길도 넓히”자 서양 것들이 물밀듯 들어왔지요. 우리 것들은 자꾸만 밀려났지요. ‘현대수퍼마켙’, 간판 칠이 바래고 녹슬었습니다. 2국에 6421번, 전화번호로 보아 반백 년 전 새마을운동 때의 것입니다. 이름만 ‘현대’인 현대수퍼마켙, 시절 따라 ‘구멍가게’란 이름을 버렸겠지요. 구멍과 가게가 아니라 수퍼(super)와 마켙(market)이 되었겠지요. 눅눅해진 세월에 바람과 햇볕을 치려는 듯 늙은 주인 홀로 나앉아 있습니다. 초점 잃은 눈에 보이는 건 그때 그 시절일까요? 그때 그 사람들일까요? 이젠 그 누구도 콜라를 사러, 담배를 사러, 소주를 사러 오지 않습니다. 어쩌다 낯선 외지 사람 몇 찰칵찰칵 들르곤 할 뿐이지요. 향교를 지나 이어지던 골목 끝 어디에 친구가 자취하고 있었지요. 소주잔 홀짝이며 밤새 도란거리던 시절이 있었지요. 어떻게 저 낡은 자전거로 가버린 시절을, 가버린 사람을 뒤쫓을 수 있을까요? 추억엔 젖어도 절대 비에는 젖지 말라는 듯 우산을 팔고 있습니다.
전주 지역 청년예술가들의 창작 작품 전시와 수준 높은 공연이 한자리에서 펼쳐진다. 전주시는 전주형 청년예술인 지원사업인 ‘전주청년예술시.[점]’에 참여한 15팀 21인의 청년예술가들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인 ‘제5회 청년독립예술제’를 오는 23일 팔복예술공장 이팝나무홀에서 개최한다. ‘청년독립예술제’는 청년예술지원사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다양한 장르의 청년예술가들이 4그룹을 이뤄 △시선 △Happy box to you △시간의 흐름 △골방이라는 소주제로 꿈꾸는 전주의 모습과 예술가들의 고민을 전시(공연)로 선보일 예정이다. 청년예술가들은 ‘시선’이라는 주제를 통해 계절의 변화가 인간의 감정과 삶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한다. ‘Happy box to you’라는 주제에서는 인간 부재를 극복하고 인간의 온기가 다시 피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는다. ‘시간의 흐름’이라는 주제로 예술을 통한 관측은 시각을 넘어 감정, 본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끝으로 청년예술가들은 골방(骨房)이라는 주제로 예술가의 생활과 경제적 문제, 신체적 질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안정 등 다양한 일상에서의 문제들을 풀어낸다. 노은영 전주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전주 청년예술시점 사업은 시민들에게는 신선한 문화예술 향유에 기회를 제공하고 청년예술인들의 성장 기회와 경험을 지원해줄 버팀목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향후 예술 현장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여 예술인들이 활동하기 좋은 문화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대표 광고대행사 제일기획과 청와대 전속사진가로 활동해 온 정창기 사진작가가 23일부터 12월 8일까지 아트갤러리 전주에서 ‘실루엣’을 주제로 기획전을 갖는다. 프랑스로 이주해 17년 간 창작 활동을 해 온 정창기 작가는 흑백프린트 작업과 플라티늄 프린트 등을 구사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나뭇잎과 풀, 가지, 구름, 달 등의 선과 획, 모양과 질감에 중점을 둔 작품을 ‘실루엣’ 연작으로 선보인다. 식물성 스카이라인이라는 부제목처럼 작가는 자연 안에서 작품의 소재를 발견하고 빛과 그림자를 프레임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여 우아하고, 불완전한 존재적 이미지를 포착해낸다. 특히 여러 색상에 눈이 현혹되지 않도록 그레이와 연한 컬러의 그라데이션 기법을 사용해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감성적인 구성에도 한국 문화의 영향을 담기 위한 작가만의 철학과 깊이가 담긴 사진에서는 깔끔한 선의 시적 모습이나 사찰의 조화로운 실루엣을 감상할 수 있다. 아트갤러리 전주 박승환 관장은 전시 서문을 통해 “그의 사진에는 놀라운 에너지가 스며들어 있어 마지막 순간에도 자연의 힘을 확대하고 미미하게 속삭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며 “이번 실루엣 시리즈를 통해 경이로운 현대 자연의 초상을 만날 수 있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인간 본성에 대한 놀라운 우화를 이미지로 스케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이질적인 속성을 동시에 지닌 탄소섬유를 탐구하며, 첨단소재를 예술의 언어로 번안함으로 ‘물질성(mateiality)’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전시가 전주서 열린다. 전주문화재단은 내년 1월 3일까지 팔복예술공장 A동 2층 전시실에서 2024 탄소예술기획전 ‘탄소와 예술; 번안된 매체’를 개최한다. 올해로 4회차를 맞이한 ‘탄소예술기회전’은 탄소예술 장르개척과 탄소문화산업으로의 가능성 모색을 토대로 2021년부터 총 46명의 탄소예술작가를 발굴·지원해 왔다. 김민희·박경덕·소찬섭·유시라·이루리·이정란·이희춘·장우석·최은우·한정무 등 총 10인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의 주제는 ‘탄소와 예술; 번안된 매체’다. 이들은 기존의 예술 매체와는 차별화된 물성과 개념적 가능성을 내포하는 탄소섬유를 통해, 예술가가 체득한 창조적 표현을 통해 물질과 비물질, 기술과 예술, 환경적 책임이 얽혀 있는 현대사회의 복잡한 교차점을 탐구한다. 김민희 작가는 전통 회화와 민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던 장생도와 탄소를 융합했다. 김 작가는 한지, 모래, 운모 같은 전통 재료에 탄소섬유를 섞어 독특한 질감의 작품을 통해 전통과 현대를 잇는 새로운 예술을 선보인다. 키네틱 아트, 즉 움직이는 예술을 만들어 왔던 박경덕 작가는 탄소섬유와 금속을 이용해 비슷한 형태의 작품을 만들고, 각각이 받는 힘이 다를 때 움직임의 시간차를 보여준다. 소찬섭 작가는 나무와 돌 같은 재료를 부드러운 곡선으로 표현해 삶과 자연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 작품에서는 검은빛을 띤 흑연을 이용해 바다나 호수의 물결을 감성적으로 표현했다. 유시라 작가는 전통 한지의 재료인 닥과 산업 소재인 탄소섬유를 사용해 생명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루리 작가는 일상의 작은 순간 속 사람의 감정을 탐구해, 자아를 찾아다도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정란 작가는 규칙적인 탄소섬유패턴을 이용해 자연물을 만들어, 인간의 고민과 불안을 예술로 표현했다. 이희춘 작가는 한지와 탄소 섬유를 사용해 자신만의 ‘글자 모양을 이용한 특별한 그림 스타일’을 만들었다. 재료 연구를 통해 탄소 원사를 사용해 선을 그리는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 낸 장우석 작가는 일상 속의 수많은 인물을 보여주며, 개인과 사회, 시대의 관계를 생각하게 한다. 최은우 작가는 ‘탄소섬유 캔버스’를 활용해, 사회를 통해 인간이 겪는 문제에 집중했다. 한정무 작가는 기존에 탄소섬유를 강화 플라스틱에 덧붙여, 탄소의 다양한 특성을 찾아낸다. 또 이번 설치 작품으로 관객이 직접 참여하도록 유도하며, 작품과 소통하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진정한 감상의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배리어프리를 강화해 장애·비장애 경계를 허무는 전시환경을 조성했다. 지난해 처음 시도된 수어 통역 전시 해설 영상과 더불어 올해에는 점자책을 제작해 시·청각 장애인에 전시장 문턱을 낮춘 전시 감상의 기회를 전한다. 전시 관람료는 무료이며, 전시 개막식은 22일 오후 4시, 팔복예술공장 A동 1층 로비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공연·예술인들이 ‘전북문화산책’이라는 단체를 만들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전북문화산책(대표 김윤상)은 지난 22일 정치·경제·사회 등 각종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과 회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무실 개소식을 가졌다. 전북문화산책은 판소리, 뮤지컬, 통기타, 시니어 모델 등의 장르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들이 모여 만든 전문 문화예술공연 단체이다. 이들은 전통문화를 알리고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힘쓰며 청소년 또는 성인들에게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구성원들의 예술적 표현 또는 행위의 장을 열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전북문화산책은 앞으로 △판소리·통기타·시니어모델·뮤지컬 등 전문공연 △지역민과 함께하는 거리공연·위문공연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열린 문화공간 △다양한 음악 교육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을 벌여 나갈 계획이다. 전북문화산책은 전주시 덕진구 기린대로 369 동원빌딩 5층에 자리했으며, 전용 연습실 2곳과 쉼터 역할을 할 사무실을 갖춘 공간으로 마련됐다. 대연습실에는 공연에 쓰이는 대형 스피커를 장착했으며, 공간이 넓어 뮤지컬이나 합창 공연 연습도 가능해 보인다. 소연습실에서는 판소리 교육이나 통기타 연주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조직은 8개 분과로 구성했다. 예술감독 윤가희, 기술감독 김석주, 국악분과 고소라, 뮤지컬분과 박근영, 모델분과 이주현, 어쿠스틱분과 최정엽, 밴드분과 조웅환, 드럼분과 정지용(사무국장), 서예분과 최재일, 사진분과 장태엽 등 현재 도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분야별 예술가들이 참여한다. 또한 무대, 음향, 조명 등 이들을 지원하는 전문가들도 참여해 자체적으로 공연을 무대에 올릴 수 있는 규모다. 전북문화산책은 첫 공연으로 오는 12월 7일 전통문화전당 2층 공연장에서 ‘김도향 콘서트’를 개최한다. 전주에서 활동 중인 노래하는 건축가 송희만 가수가 출연하며, 오후 3시와 7시 두차례에 걸쳐 공연한다. 전북문화산책 김윤상 대표는 “예술, 공연 활동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며 사회에 따스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매년 다양한 공연, 전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 전북도민들에게 문화적 니즈(needs)를 충족시켜 드리겠다“고 말했다.
정읍시 칠보면 ‘행복이음센터’ ‘감성 글쓰기 교실’ 회원들이 올 한 해 쓴 시를 묶어, 디카시집 <열려라 참깨>(리토피아)를 펴냈다. 김광재, 김경숙, 박소현, 이복선, 임흥빈, 전숙자, 황향란 등 7명의 회원이 참여해 제작한 이번 디카시집에는 매주 금요일 저녁 생활 글쓰기 및 디카시를 공부하며 창작한 총 68편의 작품이 실렸다. 감성 글쓰기 교실의 지도 강사로 함께한 안성덕 시인은 “감성 글쓰기 교실 회원 대부분, 텃밭이든 전업이든 농사일을 하고 있어 이번 시집에는 농사에 관한 시가 여러 편이다. 그 중 우연히 참깨를 소재로 한 시가 많아, 시집 제목을 ‘열려라 참깨’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반적인 문법보다 더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시의 문법으로 회원들이 전하는 다양한 감정을 만나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칠보면 소재 행복이음센터는 지난해 7월 개관했으며, 13개의 동아리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칠보, 산외, 산내, 옹동 등 정읍시 동부권 주민들에게 문화, 취미, 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며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각자의 고민으로 지친 아이들에게 벌어진 일화를 엮어, 일상의 고민을 헤쳐나갈 수 있는 용기를 전하는 책이 나왔다. 아동문학가 오복이 작가가 신작 <리모컨 아이>(고래책빵)을 통해 울퉁불퉁 서툴지만, 용기를 갖고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번 책은 ‘어린이의 고민’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이어지는 여섯 편의 이야기를 엮어낸 동화집이다. 이야기에는 해야 할 숙제와 가야 할 학원이 너무 많아 지친 아이, 처음 수영과 자전거 타기를 배우는 아이, 남들보다 뛰어나지 못한 그림 실력 때문에 주눅이 든 아이, 부모님 없이 동생과 외갓집을 찾아가야 하는 아이 등 모든 어린이라면 한 번쯤은 품었을 고민을 지닌 어린이들이 등장한다. 이야기 속 저마다의 고민을 품은 아이들은 마음속 한구석 자리 잡은 고민거리로 힘들어하기도 하지만, 쉽게 포기하지 않으며 서툴면 서툰 대로 투박하게 사태를 해결해 나간다. 이처럼 작가는 독자들에게 불가능하다고 느껴지던 일과 처음이라 어설펐던 상황을 맞은 독자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가능성을 전하는 등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처럼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법을 소개한다. 등장인물의 표정과 이야기의 상황을 아기자기하게 표현해, 글만큼 깊은 인상을 남기는 동화집 속 삽화 역시 오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으로 전해지며, 독자들의 관심을 끈다. 오 작가는 머리말을 통해 “가끔 포기하고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올라와도, 일단 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면, 잘할 수 있는 열쇠가 조용히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커다란 고민을 마주했다면, 책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 풍덩 빠져 마음의 열쇠를 찾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동화마중>에서 신인문학상을 받았다. 현재 <동화마중> 편집위원,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회원, 전북작가회의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지만 강한' 전북도립미술관의 반란
전북 평생교육장학진흥원, 임대주택 입주민 자녀 장학금 지원
전북평생교육장학진흥원, 희망 장학생 선발
전북평생교육장학진흥원, 행복장학금 전달식
전북평생교육장학진흥원 지역정착 장학생 선발 공모
전라북도평생교육장학진흥원, 꿈키움장학금 전달식 첫 개최
[짤막] 전북평생교육장학진흥원, 향토인재 장학생 선발
김학권 전북평생교육장학진흥원장 “전북의 미래인 인재 육성 앞장”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 고시원에 보금자리 튼 4남매
무형유산 공연 ‘장인의 발걸음’…관객 큰 호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