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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문화예술인들, "문화예산 삭감 도의원들 사퇴 촉구"

전북특별자치도의회가 2025년 전북문화관광재단 예산을 40% 넘게 삭감하자 도내 문화예술인들이 문화안전소방위원회 소속 도의원들을 규탄하며 사퇴 촉구에 나섰다. 전북문화예술인 60여명은 2일 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문예진흥기금(문진금)을 전액 삭감하는 등 예산을 크게 줄일 경우 전북예술의 근간이 무너질 것”이라며 의회의 사과와 해당 의원들의 사퇴를 요구했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은 2025년 예산에 212억원을 요구했으나 도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회가 지난달 22일 열린 예산심사에서 87억5000만원의 예산을 삭감했다. 주요 삭감 항목에는 지역문화예술특성화 지원(옛 문진금)예산과 청년문화예술 주문배달서비스 예산, 상주단체 육성 지원 사업 예산 등이 포함됐다. 이들 예산은 주로 문화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사업들이며 상임위에서 삭감한 예산 87억5000만원 가운데 문화예술 분야 삭감 예산이 59억2000만원으로 삭감 예산의 78%를 차지한다. 예산삭감 규탄집회에 참여한 문화예술인들은 “도의원이라는 신분을 가진 공직자가 지역문화예술발전을 위해 쓰여야 할 예산을 볼모로 삼은 행위”라며 “박용근 의원의 ‘재단예산 41% 삭감’ 발언은 과연 어떤 법적·행정적 근거에 기반한 것인지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예산삭감 발언은 무책임하고 경솔한 태도로 전북 문화예술계에 큰 충격과 실망을 안겨주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용근(장수) 의원은 재단이 지역 예술인을 방패막이로 내세워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예술인들을 줄 세워 재단 내부 인사 문제를 감추고자 본질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행태”라며 “내부 인건비나 업무추진비 등으로 과하게 지출되는 사업예산을 주로 삭감했다”고 설명했다. 도내 문화예술인들은 도의회의 부당한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고 예술의 자율성과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대응에 지속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단순한 항의를 넘어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3일 열리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 심의에서 최종 삭감이 확정될 경우 예산이 복구될 때까지 집단행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규탄집회에 참석한 김누리 작가는 “도의원이 도정활동 과정에서 발견한 문제들이 지역문화예술인을 위해 개선되어야 한다는 방식이 결국 문화예술인들의 지원예산을 삭감하고 창작권을 침해하는 것이어야 했는지 묻고 싶다”며 “도의회의 이러한 태도는 전북 문화적 가치를 이해하지 못한 채 이루어진 것으로 지역문화예술인들의 헌신과 도민의 자부심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12.02 18:10

삭감된 예산에 뿔난 지역예술인, 반면 전북예총·전북민예총은 '무덤덤'

최근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의 내년 예산이 의회 심의과정에서 40% 넘게 삭감되며 예술인들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작 지역 예술인을 대표하는 단체들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는 지적이다. 전북예총은 도내에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의 보호와 육성 그리고 창의적인 예술문화의 창달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다. 전북민예총은 민족문화예술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된 문화예술단체다. 두 단체는 도내 예술인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존재하는 단체다. 이들 단체는 이번 예산 삭감 사태에 대해 발 벗고 나서는 개인 청년 예술가에 비해, 뒷짐 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등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많은 예술인의 실망감을 사고 있다. 특히 생계와 직결된 예산인 ‘지역문화예술특성화 지원예산’이 전액 삭감되며, 개인 예술가들이 예술작업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이 흔들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전북 예술계를 대변하는 두 단체의 소극적인 태도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 A씨는 “도의회와 전북문화관광재단의 문제로 재단의 일 년 예산이 삭감된 것을 개인과 일반 단체가 왈가왈부할 수는 없지만, 한해 작업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지역문화예술특성화 지원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에 분노를 느낀다”며 “이와 같은 상황에 개인 예술인과 사적 예술인단체는 앞다퉈 거리로 나가 목소리를 내고 있는 반면, 지역을 대표한다는 문화단체인 전북예총과 전북민예총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 현 상황에 대응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는 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지역 예술인 B씨 역시 “‘지역문화예술특성화 지원예산’은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과 같은 존재”라며 “그러한 존재가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린 현 상황 속 지역 예술인을 대표한다는 단체 두 곳의 소극적 대응에 더욱 무기력함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두 단체는 ‘소심한 대응’이 아닌, 현 사태를 더욱 확실히 해결할 수 있도록 ‘자세히 검토하는 중’이라며 반박했다. 전북예총은 “회장 임기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벌어진 사태로, 더욱 확실한 문제해결을 위해 현 상황을 더욱 면밀하게 파악하는 중”이라며 “빠른 사태 파악 이후, 지역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의 원동력이 되는 ‘지역문화예술특성화 지원예산’을 되찾을 수 있게 해결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북민예총 역시 “무작정 거리로 나서 집회를 여는 방법만이 삭감된 예산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아니라 생각한다”며 “전북민예총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청년문화인들과 수차례 좌담회를 갖는 등 예술 현장과 정치권의 문을 두드리며 다방면으로 노력했었다. 현재 역시 전북도의회 의원들과의 협상 테이블 마련 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에 접근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앞서 전북자치도의회 문화안전위원회는 지난달 문화관광재단 예산 심사에서 내년 전체 예산 210억 원 중 41.5%인 87억 원을 삭감했다. 삭감된 87억 원의 예산 중 지역예술인들을 지원하는 ‘지역문화예술특성화 지원 예산’도 포함돼 지역 내 많은 예술인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12.01 18:32

전북특별자치도 콘텐츠융합진흥원 입주기업 ‘아가미림’, OTT 시장 진출

(재)전북특별자치도 콘텐츠융합진흥원(이하 진흥원) 전북콘텐츠기업지원센터(이하 기업센터) 입주기업인 ‘아가미림’의 대표, 김미림 감독은 옴니버스 독립 영화 <죽음으로의 초대>를 통해 OTT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작품은 옴니버스 형태의 영화로 김미림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았다. 또 작품은 전북 독립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전북 지역 콘텐츠 기업의 역량을 널리 알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죽음으로의 초대>에 포함된 단편 작품 ‘선아의 세계’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로, 주인공 선아가 초대받은 이상한 장례식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 작품은 생명을 위협받는 인물들이 얽힌 초대장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긴장감 있게 그려내며, 독창적인 시나리오와 세밀한 연출로 관객들에게 몰입감 넘치는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탄탄한 시나리오와 지역 자원을 활용한 제작 방식은 기존 독립영화와 차별화된 접근으로 평가된다. 한편, 주인공 선아 역에는 피에스타 멤버인 린지(임민지 배우)와 문영동 배우, 이화선 배우 등이 참여했다. 영화는 주요 국내 OTT 플랫폼 △웨이브 △왓챠 △티빙 △시리즈온 등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다. 김미림 감독은 “진흥원 기업센터의 안정적인 입주 지원 덕분에 영화 ‘선아의 세계’ 및 ‘죽음으로의 초대’를 성공적으로 제작할 수 있었다”라며 “이번 작품을 통해 OTT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전북 지역 독립영화의 가치를 더욱 알리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진흥원 김성규 원장은 “이번 작품을 통해 전북 콘텐츠의 잠재력을 널리 알리고, 우리 지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창작자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통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4.12.01 18:32

박용근 의원 제기한 전북문화관광재단 본부장 심사 개입 의혹…법률상 '위법 사항 없음'

전북도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회 소속 박용근 도의원(장수)이 전북문화관광재단 예산 삭감 원인으로 꼽은 ‘본부장 심사 개입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미 제기된 의혹으로 예산이 삭감되면서 애꿎은 문화예술인만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 의원은 최근 긴급 현안질의와 행정사무감사에서 재단의 인사 문제를 지적하며 재단과 갈등을 빚어왔다. 지방재정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아 해임된 재단 팀장급 직원이 복직 후 본부장으로 승진한 점을 문제 삼으며 개선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승진한 본부장이 심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전북도의 감사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 의원은 예산 심의 과정에서 재단의 예산 부정 사용과 본부장의 심사 개입 의혹 등을 이유로 △지역문화예술특성화 지원 예산 △전북 예술인 복지증진센터 예산 등 손질했다. 총 33개 재단 사업 가운데 9개 사업에 대한 예산을 감액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박 의원이 제기한 본부장 심사 개입 의혹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재단의 설명이다. 재단에 따르면 지난 5월 문화예술교육사 현장역량 강화사업 심의 과정에서 사업 담당자가 심사위원들에게 심사 수칙과 심사방법 등을 잘못 안내했다. 당시 담당자는 심사위원들이 심사방법에 대한 의견을 내는 것을 제지하며 “개별 채점에 의한 집계로만 결정하고 동률일 경우에만 논의가 가능하다”고 전달했다. 심사위원들은 그간 진행했던 심사방식과 달라 의문을 품었고, 쉬는 시간을 이용해 본부장에게 관련 사안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본부장은 심사 수칙과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지하고,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심사장으로 다시 들어갔다. 심사위원들에게 1차 집계 결과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여 최종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음을 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심사위원 간 논의를 통해 선정자를 최종 결정했다. 재단의 공모사업 운영내규 제8조(심의위원회의 역할) 3항을 보면 사업 심의기준을 준용하는 세부방침 및 세부 심의기준을 심의‧의결 한다고 되어 있다. 또한 제13조(심의방법) 1항에는 심의방법은 공모사업의 규모와 성격에 따라 점수제, 합의제, 다수결제 등으로 심의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즉, 심의에 대한 세부방침과 심의기준은 심사위원들이 사업의 성격과 규모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당시 담당자가 해당 내용에 문제를 제기했고, 재단은 내부 조사를 진행했다. 재단은 지난 5월 심사위원 면담 및 담당자, 본부장 대질 조사 등을 실시했고 지난 6월 법률자문을 받기도 했다. 관련 심의 법률검토 결과문에는 ‘본부장은 관련 (심사) 내규 등에 기초한 안내를 하였다고 평가될 뿐 이를 달리 위법한 것으로 평가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중략)…평가 결과에 변화가 초래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오히려 부적합한 회의 진행에 따른 부당한 결론을 방지한 것으로 평가하여야 할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재단 관계자는 “재단은 심사에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심사 운영내규도 계속 수정 보완해 나가고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서 라운드 테이블을 진행하는 등 노력해왔다”며 “(박 의원이) 과연 객관적인 자료 검토와 판단을 거쳐서 개선을 요구하고, 예산을 삭감한 건지 의문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관련 사안에 대해 설명하려 해도 들어주지 않는다. 일방적으로 주장하며 예산을 삭감했다”면서 “예산을 삭감하면 재단에 피해 가는 것이 아니다. 예산 수혜자인 문화예술인들만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본부장 심사 개입 의혹이 재단 안에서도 시끄러웠기 때문에 법률 자문까지 받은 것 아닌가”라며 “예술인 지원의 전권을 쥐고 흔드는 문제를 재단 스스로가 안고 있는 한 재단은 예술인에게조차 외면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예산 삭감과 관련해서는 “특정 예술인에게만 예산이 분배되지 않도록 공정하게 심사하라는 차원에서 지적한 것”이라며 “예산이 아직 삭감된 것도 아니고, 개선 의지가 보인다면 예결위에서 충분히 살아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북 문화예술인들은 도의회의 예산 삭감에 반발하며 2일 오전 전북도의회 앞에서 박용근 의원과 장연국 의원 규탄 집회를 예고했다. 이들은 정치적 이해관계로부터 문화예술을 지켜내기 위해 집단행동에 돌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12.01 18:30

정가 선율에 취하다, '시조와 가곡으로 듣는 우리 소리' 공연

깊어가는 가을밤이 정가의 선율로 물들었다. 지난달 28일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극장에서 ‘시조와 가곡으로 듣는 우리 소리’ 공연이 펼쳐졌다. 이번 공연은 전북 정가 명인들이 전통을 잇는 다양한 무대를 선사했다. 공연은 임환 전북무형유산 시조 보유자의 ‘우시조’와 ‘엮음지름시조’로 문을 열었다. 전통음악이 지닌 단아함과 정갈한 에너지를 전달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어 변진심 시조 보유자의 ‘반각시조’와 김영희 보유자의 ‘여창지름시조’, 박인규 시조 보유자 ‘우조지름’이 무대에 올랐다. 명인들의 무대는 각기 다른 색채의 음색으로 정가의 풍요로움을 전달했다. 가곡 무대 역시 임환 시조 보유자의 ‘남창가곡 우조 우편’으로 시작했다. 김경배 보유자의 ‘남창가곡 반우반계 편락’, 김영기 보유자는 ‘여창가곡 계면조 평롱’을 선보였다. 특히 임환 보유자가 마지막을 장식한 ‘남창가곡 계면조 편수대엽’은 가을밤의 감성을 깊게 울리며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본격적인 무대에 앞서 세악 합주로 연주된 ‘천년만세’는 전통음악의 조화를 보여주며 관객들을 홀렸고, 서정미 연주자의 대금 독주는 강렬하고 풍성한 선율로 음악적 다채로움을 선사했다. 임환 시조 보유자는 “정가 무형유산 활성화를 위한 선양사업의 목적으로 이런 무대를 가질 수 있어 기쁘다”라며 “전주를 중심으로 한 정가보존회 활동과 전통문화에 대한 애정이 이러한 무대를 가능하게 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4.12.01 18:30

[안성덕 시인의 '풍경']까치밥

인간의 불행은 냉장고가 발명되고부터 시작되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앞집보다 더 큰 마트에 가서 수북수북 담아 와, 뒷집보다 더 큰 냉장고를 그득그득 채워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이랍니다. 수렵·채집의 시대, 아니 그날 벌어 그날 먹던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우리는 배부르면 더없이 행복했었지요. 어쩌다 남는 것은 나눠 주고 나눠 받으면서요. 올해는 감 풍년이랍니다. 가지가 휘도록 달렸답니다. 아마 내년엔 덜 매달 테지요. 해거리는 욕심까지 쟁이려는 인간들 겸손해지라는 하늘의, 나무의 충고가 아닐지요. 맛이나 보라며 나눠주신 홍시 달게 먹고 있습니다. 그분은 분명 마당귀 감나무 꼭대기에도 남겨두었을 겁니다. 분명 창고 없는, 냉장고 없는 날짐승들에게도 나눠주셨을 겁니다. 새는 항상 속을 비운다지요. 욕심껏 채우면 무거워 날 수가 없다지요. 뼛속도 비운다는 새처럼은 아니어도 우리도 훨훨 가벼워야겠습니다. 손 안 닿는 꼭대기에 불 밝히듯 남긴 몇 개, 환하네요. 아직 별 안 돋은 늦가을 한낮이 초롱초롱합니다. 온기를 나누려는 감나무 주인의 마음입니다. 내 집 마당에 놀러 오라고, 깍깍 배고프지 말라고 한 상 차려두었습니다. 이젠 우체부도 들르지 않는 마을에 까치 식구가 는 건 참 행복한 일입니다. 시린 마음을 위해 켜둔 삼십 촉, 따뜻합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4.11.30 08:29

군산 선유도 해역서 조선시대 유물 220점 추가 발굴

예부터 중요한 뱃길로 여겨진 군산 선유도 인근 바다가 조선시대에 서해 연안항로 중요 거점이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유물이 대거 발견됐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 군산 선유도 해역을 발굴 조사한 결과 고대·중세뿐 아니라 근세에도 서해 연안항로의 기착지로 활발하게 활용됐음을 보여 주는 220여 점의 유물이 발견됐다고 29일 밝혔다. 유물에는 청자, 분청사기, 백자 등 도자기 유물 190여 점과 청동 숟가락, 조선시대 화폐인 상평통보 등 금속 유물 20여 점이 포함됐다. 이중 분청사기, 백자, 곰방대 등은 같은 형태로 여러 점이 출토됐다. 이는 선원들이 사용하던 것이 아니라 배로 운반했던 화물로 추정된다. 충남 태안에서 발굴된 조선 전기 화물선인 마도4호선을 제외하고 그동안 물속에서 찾은 조선시대 유물 대부분이 선원들이 사용했거나 유실된 것으로 파악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또 나무로 된 닻가지(닻이 고정되도록 해저에 박히는 갈고리 부분)도 찾았다. 연구소 관계자는 "조선 후기에 편찬된 '만경현 고군산진 지도'에 '조운선을 비롯해 바람을 피하거나 바람을 기다리는 선박들이 머무는 곳'이라는 기록을 실증하는 유물이라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현재까지 진행된 발굴조사 결과를 정리해 내년 발굴조사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최초 선유도 해역 조사는 해저에서 유물을 목격한 잠수사의 신고를 계기로 시작됐다. 지난해까지 선사시대 간돌검을 비롯해 고려청자, 조선시대 분청사기와 백자 등 여러 시기를 아우르는 유물 660여 점을 발굴했다. 현재까지 고선박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동안 화물로 실렸던 청자다발과 선박에서 사용한 노·닻이 확인돼 이곳에 난파선이 매장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 문화재·학술
  • 박현우
  • 2024.11.29 16:26

아트컴퍼니 두루 '런어비스', 뮤지컬 불모지 전북에서 전 회차 전석 매진

전북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뮤지컬 창작집단 아트컴퍼니 두루(대표 오창현)가 또 한 번 일을 냈다.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런어비스’가 전 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아트컴퍼니 두루는 불모지나 다름 없는 전북에서 지역 내 최초로 뮤지컬 분야 중장기 사업에 선정됐고, 2022년부터 공연예술 창작주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뮤지컬 '런어비스'는 지난 3년간 공연 개발과 제작 과정을 거쳐 선보이는 작품으로 '물질이 가장 우선시되고 있는 사회에서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꺼내야 하는가?' 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작품은 돈만 쫓고 편리함만 취하며 혼란스럽게 변한 현 세태를 풍자하고,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통해 관객에게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을 제공한다. 총 6번의 공연은 최태이, 김태형, 박현수 등 출연 배우들의 열연과 수준 높은 라이브 연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기대 이상이었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실제 지난 22일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감동적인 공연이었다”, “출연진의 에너지가 넘쳤다”, “무대와 음악, 서사가 촘촘하게 구성됐다”면서 공연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드러냈다. 두루 오창현 대표는 “전주에서 뮤지컬 제작 여건이 쉽지 않지만, 그동안 두루에서 올린 작품을 통해 많은 관객과 소통할 수 있어 기뻤다”며 “이번 공연 마무리를 기점으로 작품이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도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4.11.28 18:49

그림에 정신을 담아내다... 미술관 솔, '해강 김규진․보정 김정회 사제 전'

해강 김규진과 보정 김정회의 학문과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전시가 열렸다. 도내 미술사를 꾸준히 연구해 나가고 있는 미술관 솔에서 오는 30일까지 근대(近代) 시기의 서화와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기획전시로 진행하고 있는 ‘해강 김규진·보정 김정회 사제 전’이 그것. 해강 김규진(海岡 金圭鎭, 1868-1933)은 평안남도 중화 출생으로, 평양의 유명한 명필이었던 외숙 소남 이희수(少南 李喜秀)에게 서화의 기초와 한문을 배웠다. 이후 그의 나이 18세가 되던 1885년(고종 22년)에 중국으로 건너가 청국 각지를 순유하면서 예술의 견문을 넓히고 서화가로서 자질을 키웠다. 고창 출생인 보정 김정회(普亭 金正會. 1903-1970)는 어려서부터 종조인 항재(恒齋) 순묵의 문화에서 글을 배우고, 송사 기우만에게 한학을 배웠다. 공통점을 찾아보기 힘든 두 인물이 사제의 인연은 1927년 27세의 김정회가 서울로 올라가 당대 석학들과 교류하던 시기에 김규진이 운영하는 해강서화연구회에서 시서화 3절을 이루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다. 전시는 먹의 농담 진수를 보여주는 ‘묵모란’ 작품을 비롯해 두 인물의 예술적 재능이 넘쳐났음을 보여주는 36점의 적품으로 구성됐으며. 이 중에는 쉽게 볼 수 없는 희소성 높은 작품도 포함돼 더욱 눈길을 끈다. 서정만 미술관 솔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그림이란 어떤 물체를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그림을 그릴 때 외형에 너무 치우치지 않고 내면의 마음상태가 붓 끝을 통해 밖으로 나와 있을 때 진정한 예술의 경지에 이른다는 김규진과 김정회가 추구한 서화관과 예술세계를 선사하고 싶었다. 남은 전시 기간에도 많은 관람객이 방문해 같은 주제를 연구하며 서로 다르게 그려낸 작품을 한자리에서 비교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4.11.28 18:48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전하는 '조화와 공존'⋯관현맹인전통예술단, 아리랑 세상에 울리다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모두가 함께 무형유산을 이해하고 접할 수 있는 공연이 이달 말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린다.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이 29일과 30일 이틀간 국립무형유산원 대공연장에서 ‘아리랑 세상에 울리다’ 공연을 올리는 것. 공연 시각은 각각 오후 7시 30분과 오후 4시. 전통무형유산 공연을 통해 조화와 공존의 메시지를 전하는 ‘WITH 문화유산’ 프로그램의 하나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아리랑, 세상에 울리다’를 주제로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관현맹인은 600여 년 전 시각장애인 악사들에게 관직과 녹봉을 주고 궁중에서 악사로 활동할 수 있게 했던 제도로 세종대왕에 의해 창단되는 등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는 연주 단체다. 이후 일제강점기에 기록과 흔적이 사라졌던 관현맹인 제도는 국가문화유산 재현 사업으로 2011년 3월 재창단돼, 세계 유일무이한 시각장애인 국악 전문 연주 단체로써 국내외의 활발한 공연 활동을 이어가며, 올해로 창단 13주년을 맞이했다. 실제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은 시각장애인들이 들려주는 한국 전통음악의 예술혼으로 현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장애 예술의 동시대성을 상기시키며, 뉴욕·시드니·도쿄 등 세계 유수의 극장에서의 공연과 더불어 매년 100회 이상의 국내외 공연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 무대에는 ‘모두의 노래 아리랑’, ‘한오백년 강원도 아리랑’, ‘신명의 아리랑’ 등 경기·진도·해주 등 다양한 지역의 아리랑 선율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등 한민족의 역사를 담은 아리랑을 새로운 해석으로 풀어내며, 감동과 치유의 의미를 전한다. 여기에 ‘범 내려온다’, ‘산책(작곡 박경훈)’, ‘숨바꼭질(작곡 장재효)’ 등 전통 국악기와 현대 음악이 조화를 이루는 무대를 통해 새로운 무형유산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공연은 무료로 진행되며, 관람 신청은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에서 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전화(063-280-1500, 1501)로 문의하면 된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이번 공연을 계기로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모두가 함께 무형유산을 쉽게 이해하고 접할 수 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무형유산이 모든 세대가 함께 향유하는 살아 있는 문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행정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4.11.28 18:48

사라지는 것의 쓸쓸함과 공허함…박찬웅 사진전 제35보병사단

10년 전 에코시티 건설을 위한 부대 이전으로 병영문화의 흔적만 남은 옛 35사단, 사라지는 것의 쓸쓸함과 공허가 빚어내는 소멸과 폐허의 아름다움이 흑백 사진으로 소환됐다. 덕진동 호반촌에서 전주사진책도서관과 갤러리 사진공간 눈을 운영하고 있는 박찬웅 사진작가가 35사단의 10년 전 흔적을 기록한 사진집 <제35보병사단>(도서출판 윤진)을 출간했다. 사진집에는 병영 생활과 군사 문화의 흔적이 100여점의 흑백 사진으로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박찬웅 사진작가는 책으로 출간한 100여점의 사진 가운데 20여점을 29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사진공간 눈’에서 전시한다. 출간기념회 및 오픈식 30일 오후 3시. 사진작품들은 35사단의 임실 이전 후 철거를 앞둔 2014년 2월에 텅 빈 병영 문화의 공간들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담담하면서도 서정적으로 담아냈다. 작가는 사진의 대상이 군사 시설이었던 점을 감안해 10년 동안 밀봉해 두었다가 드디어 세상에 꺼내 놓았다. 그가 포착한 풍경들은 35사단 정문에서 차츰 부대 안으로 이동하며 관찰자의 시점을 일관되게 보여준다. 정문과 연병장, 막사와 창고, 초소와 경비실, 내무반 등 병영시설을 순차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또 관사와 아파트, 구내식당과 농구장, 전화 부스와 어린이 놀이터 등 병영 생활 전반을 보고하고 있다. 김혜원 한국이미지언어연구소 교수는 “박찬웅의 병영 사진을 지배하는 것은 시적, 서정적인 이미지들이다. 이러한 시적, 서정적 정조는 우리가 지각할 수 있는 사물의 물질성 등을 포착한 이미지들에서 더욱 고조 된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에코시티 건설을 위해 공동화된 35사단에서 그 역사와 구조와 생태를 기록한 사진 보고서로 사진의 힘과 기록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며 사진의 의미와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박찬웅 사진가는 작업노트를 통해 “과거는 기억으로 쌓여 역사가 된다”며 “나의 사진은 그 대상의 기록으로 그 대상이 그때 그곳에 있었지만 지금은 여기에 없음, 그것이 존재-했음을 이야기 할 뿐”이라고 밝혔다. 박 작가는 김제 출생으로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에서 사진디자인과 석사를 취득했다. 개인전 '정미소', '소멸의 얼굴 정미소', '신비의 땅 코커서스' 등을 열었고, 2014년 제25회 전주시예술상과 2015년 녹조근정훈장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사진작가협회, 우리문화사진연구회, 가톨릭미술가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4.11.28 18:36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기명숙 작가- 경종호 '탈무드 동시 컬러링북'

커다란 은행나무 아래 비 오듯 쏟아지는 은행잎을 맞으며 아이들이 깔깔거린다. 그들 머리며 등허리, 책가방이 온통 노랑으로 물들어 있다. 어린 시절 내 감각이 되살아나 가을 햇살과 아이들 웃음소리에 쪼그라들었던 마음이 쫙 펴진다. 문득 천진한 아이들, 저 아름다운 밑그림에 알록달록 채색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한편 겨울이 오면 어쩌나, 세상은 이미 북풍이 불고 살얼음 끼고 무차별 폭력이 난무하고 있지 않은가! 지혜를 모아 싸움을 멈추고 평화를 모색해야 할 이때 서재 귀퉁이에 있던 경종호 시인의 『탈무드 동시 컬러링북』을 꺼내 읽는다. 황금빛 은행이파리가 살랑살랑 날아와 내 가슴팍을 물들인다. 경종호 시인 덕분이다. 요즘 문학이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다각적으로 보인다. 디카시가 그렇고 독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 컬러링북도 마찬가지다. 한편 기성 시인의 동시로의 유입은 동심 회귀와 함께 아동문학 황금기가 시작되었다. 경시인 또한 시로 등단, 현재 아동문학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새싹 하나가 나기까지는」을 읽다 보면 경종호 선생의 성품과 문학적 결을 느낄 수 있다. 새싹 하나가 나기에도 수많은 인연이 있어야지만 가장 중요한 지점은 무심결에 새싹을 짓밟지 않고 사람인 “네가 ‘팔딱’ 뛰었던 것” 즉 생명 탄생 비화에는 사랑과 우정, 생명 존중 사상이 관통하는 것이다. 이번 컬러링북도 일관된 경향으로 탈무드 경전經典의 무거움을 해소하는 위트와 유머가 더해져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동료 교사와 작가들의 평을 빌자면 “동시 종합 놀이터를 방불케 하는 즐거움이 있고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생각거리와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며 탈무드에 기반한 이야기에 자신의 경험을 입혀 색칠하면 ‘교실은 즐겁고 행복한 놀이공간”이 될 것이다. ‘즐거운 생각은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도 밝게 한다. 생각을 조금만 바꾼다면 이렇게 재밌는 상상이 된다’라는 탈무드의 말을 “지금까지 상어가 하늘에서 죽었다는 말을 들어 본 적 없어!/그러니까 상어가 하늘에 산다면 그래! 영원히 살 수 있을지도 몰라”-「말의 차이」 경시인의 탈무드 동시 버전을 두고 이안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탈무드는 동시와 가까운 사이가 되고 동시는 탈무드의 지혜에 가닿게 된다” 동시와 탈무드는 많이 닮았다. 억지로 누군가를 이해시키려 하지 않는다. 마찬가지 이번 컬러링북 27편은 시와 그림의 접목을 통해 관습과 종교적 편향을 초월 삶의 지혜를 스스로 찾게 한다. 다소 상투성이 개입될 여지가 있는 경전을 바탕으로 하였지만 현장에서 어린이들을 교육하는 교사로서 눈매는 역시 날카롭다. 오랜 기간 교육현장에서 밴 현실감 넘치는 창의적 표현들이 그것이다. 바라건대 독자들이 동시에 응축돼있는 감동의 파문, 출렁이는 빛살을 색칠하면서 즐겁고 신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말은 본디 추상적이어서 세상을 완벽하게 그려낼 수 없다. 그런데 컬러링북은 상상력으로 말의 빈 공간을 채우고 그림으로 구체화하니 언어의 약점을 보완한 셈이다. 산다는 것은 꽤 쓸쓸한 일,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고 있음을 직감한다. 부디 여백을 채우듯 테마가 있는 동시(풍경) 앞에서 잠시 머뭇거리기를 바란다. 독자가 만날 탈무드 컬러링북은 아날로그적 놀이 형태로 집중력과 안정감을 줄 것이다. 지혜로운 삶의 방식을 터득하고 응축된 언어의 확장력을 손수 실현해 보인다면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는 시간이 쓸쓸하지만은 않으리라!

  • 문학·출판
  • 기고
  • 2024.11.27 18:58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의 문학 이끄는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작가

매년 12월 24일,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이라는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는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들은 지역문단에 뿌리를 두고 각자의 영역에서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중 꾸준한 도전을 통해 지역을 넘어 전국 문단을 무대로 창작활동을 전개하며, 전국적인 명성을 얻어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문인을 추려 소개한다. 본보가 조명할 인물은 김유석 시인, 최일걸 작가, 최기우 극작가, 장창영 시인, 문신 시인, 박이선 작가, 이경옥 아동문학가 등 총 7인이다. 1989년 시 부문에 당선한 김유석 시인은 1990년 서울신문 시 부문과 2013년 조선일보 동시 부문에서 당선돼, 아동문학가로도 왕성한 활동을 펼쳤었다. 1960년 김제 출생으로 전북대학 문리대를 졸업한 그는 <상처에 대하여> 외 두 권의 시집을 냈고 현재 농사를 지으며 자연에서 살아가고 있다. 1995년 동화 부문에 당선해 문단에 발을 들인 최일걸 작가는 2008년 광주일보 시 부문과 1997년 한국일보 동화 부문, 2006년 조선일보 희곡 부문에 당선하는 등 전국각지의 신춘문예를 휩쓸었다. 전태일문학상과 5·18문학상, 전북해양문학상 대상, 정읍사 문학상, 신무군산문학상, 신라문학대상 등을 수상했다. 2000년 소설 부문으로 당선한 최기우 작가는 전국연극제에서 2003년과 2014년 두 차례 희곡상을 받는 등 현재 극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희곡집 <달릉개>, <이름을 부르는 시간>,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 <쿵푸 아니고 똥푸> 등이 있다. 또 그는 대한민국연극제 희곡상, 전북연극제 희곡상, 불꽃문학상, 우진창작상, 작가의눈작품상, 천인갈채상, 전주시예술상 등을 받았다. 2003년 시 부문에 당선해 등단의 영예를 안은 장창영 시인은 200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서도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전주 출생인 그는 전주대 교양학부 객원교수, 중국 산동대학교 초빙교수, 서울대 국어교육연구소 박사후연구원 등으로 활동해 오며 <디지털시대의 독서기법> , <문학, 디지털시대의 화려한 변신>, 시조집 <동백, 몸이 열릴 때>를 펴냈다. 2004년 시 부문에서 당선의 기쁨을 누린 문신 시인은 200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와 201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으며, 2016년에는 동아일보 문학평론으로 당선해 시와 동시·문학평론 등 신춘문예 3관왕을 이뤘다. 1973년 전남 여수에서 태어나 전주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전북대 대학원 어문교육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시집 <물가죽 북>과 <곁을 주는 일>을 펴냈다. 2015년 소설 부문으로 당선해 정식 문단 활동을 시작한 박이선 작가는 대한민국 디지털 작가상과 전북소설문학상 등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 나눔 도서에 두 차례 선정된 바 있다. 저서로는 장편소설 <춘포>와 <이네기> <여립아 여립아> <궁정동 사람들> <염부> 등이 있다. 2018년 동화 부문으로 당선한 이경옥 작가는 <달려라, 달구!>, <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 등을 펴냈으며, 2019년 우수출판제작지원사업과 2023년 한국예술위원회 ‘문학나눔’에 작품이 선정되기도 했으며, 최근 '한국안데르센상 작품공모‘에서 창작동화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11.27 18:58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등단의 영광 경험한 작가들, 서로를 응원하기 위한 모임 '전북일보 문우회'

40여 년의 역사를 지니며, 지역 문학계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전북일보 신춘문예를 이야기하면 빠트릴 수 없는 단체가 있다. 바로 ‘전북일보 문우회(이하 문우회)’가 그들이다. 문우회는 198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서 당선돼, 등단의 영광을 누린 김유석 시인을 필두로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친목 모임이다. 모든 친목 모임이 그렇듯 이들의 첫 단추 역시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이라는 같은 경험을 공유한 사람들이 서로를 응원하고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결성됐으며, 현재까지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려있는 단체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 36년이라는 세월 속 전북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정식 등단한 총 120명의 작가 중 참여를 희망한 40여 명의 작가로 대부분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로 구성돼 있다. 27일 콘테스트코리아의 ‘2025 신춘문예 공모 공고 모음’에 따르면 현재까지 신춘문예를 진행하는 언론사와 잡지사는 총 33곳이다. 이처럼 신인 작가 등단의 문이 갈수록 좁아지고, 신춘문예에 당선돼 등단한 작가들의 꾸준한 활동도 줄어들고 있는 현 상황 속, 그 존재만으로도 재밌는 전북일보 문우회의 활동 역시 특별하다. 문우회는 지난 20여 년의 세월 속 본보 지면을 통해 지역 문단의 이야기를 연재하는 등 신문 제작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실제 이들은 현재, 매주 목요일 본보 문화면 지면을 통해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이라는 코너로 독자들과 마주하고 있다. 또 과거 ‘작가가 만난 작가’ 등을 연재하며, 지역 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계 인사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들의 행보 속 가장 눈에 띄는 활동으로는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 참여로 꼽힌다. 여느 문학상 심사와 같이 별도의 심사위원을 꾸려 진행했던 과거와 달리, 이들 단체가 창립된 2007년부터 현재까지 약 20년의 세월 동안 본보의 신춘문예 본심에 오를 작품은 문우회가 심사해 오고 있어, 본보 신춘문예의 전통과 명예를 높이고 있다. 문우회는 앞으로도 회원 간의 교류를 통해 친목을 다지며, 서평 집을 발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전북일보 문우회에 소속된 최기우 극작가는 “현재 전북일보 지면을 통해 매주 소개되고 있는 작가들의 서평을 엮어, 서평 집을 발간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친목 활동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더 좋은 시너지를 발휘해 폭넓은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11.27 17:16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전북일보 신춘문예를 소개합니다

신춘문예의 계절이 시작됐다. 문청(文靑·문학청년)들이 문학에 열병을 앓으며 희망의 싹을 키워가는 시기이다. 문학 출판시장이 줄어들고, 작가 데뷔 방식이 예전과 다르게 다양해지고 있지만 신춘문예 열기는 쉽게 식지 않는다. 27일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와 전 심사위원들에게 물었다. 신춘문예 투고 시 유념사항은 무엇인가, 당선 후에는 어떤 길이 열리는가를. 신춘문예 응모자든 독자든 읽어볼 만한 알아두면 쓸모 있을지도 모를 신춘문예 팁을 소개한다. △전북일보 신춘문예 전북일보 신춘문예는 올해 36년을 맞았다. 1950년 신문 창간과 함께 현상문예로 출발한 전북일보 신춘문예는 1960년대 중단됐다. 오늘의 신춘문예는 1988년 말 새롭게 형식을 갖춰 부활한 것이다. 지금까지 약 120명이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문단에 데뷔했고, 시인·소설가·수필가 등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응모 부문은 단편소설, 시, 동화, 수필 등 4개 부문에서 작품 접수를 받는다. 시 부문은 1인 3편 이상, 단편소설 부문은 200자 원고지 70장, 동화 부문은 20장, 수필 부문은 1인 2편 이상, 15장 내외 분량으로 작성해 A4 용지에 인쇄 후 제출하면 된다. 응모작은 공모 마감일인 12월 6일 도착분까지이며 봉투 겉표지에 붉은 글씨로 ‘신춘문예 응모작’과 ‘응모 부문’을 표기한 후 전북일보 신춘문예 담당자 앞((우)54931 전북 전주시 덕진구 기린대로 418. 전북일보 문화부)으로 우편 제출하면 된다. 모든 응모작은 미발표 창작물에 한하며, 타 기관 신춘문예 당선자는 동일 장르에 응모할 수 없다. 다른 신춘문예에 동일한 작품을 동시에 투고하거나 표절이 확인될 경우 당선작 발표 이후라도 당선을 취소할 수 있다. △신춘문예, 이것만 꼭 기억하라 통상적으로 작가가 되는 방법은 세 가지다. 신춘문예에 당선되거나 문학출판사 신인문학상을 수상하거나, 문예지에 투고해 글을 발표하는 방법등 이다. 문학의 종말을 고하는 세상이지만, 여전히 신춘문예는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문청들을 설레게 한다. 202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를 심사한 김용택 시인은 신춘문예를 응모하는 문청들에게 과감할 것을 주문했다. 김 시인은 “시를 쓰는데 망설이면 안 된다”며 “기성 시인을 흉내 내고 비트는 것이 아닌, 문학적이고 시적인 생각을 용감하게 표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2016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심사를 맡았던 안도현 시인은 문단 구성과 언어 선택 등에 신중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 시인은 “자신의 마음을 종이 위에 진솔하게 쏟아붓는다고 다 문학이 되는 건 아니다. 독자는 창작자의 넋두리를 들어줄 여유가 없다”고 꼬집으며 “마음이 독자에게 가닿는 경로와 그 과정까지 고려할 줄 아는 고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릇파릇한 상상력에 촘촘한 언어들을 덧대야 하고, 작품의 구조는 입체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글자와 문단 모양, 인쇄용지까지 꼼꼼하게 살핀 다음에 응모할 것을 제안했다. △신춘문예 등단보다 중요한 건, 좋은 글쓰기 한 때 신춘문예 출신들을 두고 새해 첫날을 화려하게 장식했다가 한순간 사라진다는 냉소적인 평가도 존재했다. 하지만 본보 신춘문예 출신의 작가들의 말은 다르다. 2021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로 등단한 황지호 작가는 “문단에서는 신춘문예로 등단하는 걸 어느 정도 높게 평가한다”며 “열심히 쓸 수 있다는 인식과 ‘글’에 대한 무게감이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황 작가는 등단 이후 여러 분야에서 원고 청탁을 받았다고 했다. 다만 등단 초기에 문학계에서 신춘문예 출신이 외면 받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본보 신춘문예 출신 작가들은 “등단 이후 창작활동에 매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등단작보다 두 번째 작품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로 등단한 최아현 작가는 “신춘문예 등단은 문단에 진입할 기회가 주어진 것 뿐”이라며 “문단에서 성과를 내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신춘문예가 끝이 아니라 여유를 가지고 다음 작품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 작가도 등단 여부를 떠나,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11.27 17:15

완주-부안 잇는 `문화마실` 추진 `화제`

완주지역 내 마을을 잇는 `문화마실 사업`을 추진해온 완주문화도시지원센터가 군내를 넘어 부안을 잇는 문화마실로 확대한다. 센터는 지역적 범위를 전북도내로 넓혀 부안의 효동마을과 완주의 용진 두억마을을 이어 문화적으로 소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마을은 전통을 계승하는 고유의 콘텐츠를 가진 전통 중심의 공동체라는 점에서 교류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용진 두억마을은 마을 노인회장이 어릴 적 나무하러 다니면서 지게가락에 장단 맞추며 노래를 불렀던 기억을 바탕으로 복원된 용진 지게가락 및 과거시험 시연 등의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 부안 효동마을은 우리 고유의 문화였던 전통혼례를 재현하며 6년째 효동 전통혼례 문화축제가 치러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 두 마을 교류는 먼저 28일 용진에서 부안으로 지역을 잇는다. 부안의 효동마을에서 용진 지게가락 공연과 더불어 부안의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과거시험이 이루어진다. 곁들여 선비의상 체험, 허수아비 인형만들기와 함께 떡국 나눔으로 우의를 다진다. 이에 대응해 다음 달 5일 부안에서 옹진으로 지역을 이어 용진 두억마을에서 전통혼례가 진행된다. 대상자는 용진에 살고 계시는 어르신 부부며, 리마인드 웨딩처럼 진행될 예정이다. 혼례가 끝나면, 혼례 음식 중 하나인 국수를 먹으며 혼례를 축하한다. 완주문화도시지원센터 조준모 센터장은‘지역과 지역을 잇는 두 마을의 사례를 통해 이번 사업이 주민주도의 소규모 단위 문화교류모델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완주문하도시진원센터가 진행하고 있는 `문화마실 사업`은 마을 간 문화교류를 통해 문화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사업으로, 올 하반기에도 용진 두억마을과 소양 마수마을, 봉동 신월마을과 구이 상학마을, 삼례 대명아파트와 이서 대농마을을 이어 마을과 마을간 문화적 교류를 통해 서로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24.11.27 16:49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