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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한민국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에 휩싸였다. 국민들은 충격을 넘어 공황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정부의 안일한 대처와 보건당국의 대응 매뉴얼 미흡, 국가 컨트롤타워 부재 등으로 인해 총체적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메르스에 감염된 삼성서울병원 의사는 가족과 외식을 하고 1500여명이 모인 재건축조합 총회와 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심포지엄에 잇달아 참석했다가 뒤늦게 격리조치 됐다. 이 의사를 감염시킨 2차 감염 환자는 경기도 평택에서 서울까지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한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순창에선 70대 여성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아 지역주민들이 공포에 빠졌다. 이 여성은 메르스 최초 환자와 같이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 후 격리통보를 받았으나 임의로 순창으로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병 문안을 왔던 아들은 이미 지난달 30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만약 이 여성과 접촉했다 격리 조치된 160여명에 달하는 의료진과 병원 환자 동네주민 가운데 새로 감염자가 나온다면 무차별적인 지역사회 확산이 우려된다.사태가 확산되자 정부에선 뒤늦게서야 첫 집단 발병지인 평택성모병원 이름을 공개하고 이 병원을 다녀간 환자들은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하는 등 뒷북 대응에 나섰다. 2003년 사스(SARS·중증 급성 호흡기증후군)와 2009년 신종 플루 사태 때 체계적인 대응과는 너무 판이하다. 사스 사태 땐 청와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고건 총리가 범정부대책기구를 진두지휘하며 빈틈없는 방역체계로 막아냈다. 그 결과 전 세계에서 8400여명이 사스에 감염되고 810여명이 사망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환자 3명만 나왔을 뿐이었다. 국가 위기 대응체계가 왜 이렇게 허술해졌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미국도 지난해 4월과 5월 인디애나 주와 플로리다 주에서 2명의 메르스 감염 환자가 발생했지만 신속한 대응으로 조기 통제됐었다.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메르스 환자로 확진되거나 의심되면 접촉이든 공기를 통했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응태세에 나선다. 매뉴얼에 따라 환자 뿐만 아니라 병실 공기 관리까지 이루어진다. 하지만 우리 질병관리본부와 보건복지부는 허둥지둥하는 사이에 메르스 사태 확산을 자초했다.메르스의 본산인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 차관은 “절대 확진 때 까지 기다리지 말고 의심 단계에 있는 사람들부터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우리에게 조언했다. 이제라도 범정부차원의 컨트롤 타워와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국가 방역망 체계를 바로 세워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정부를 신뢰하고 안심할 수 있다.
세계기록유산은 유네스코가 세계의 귀중한 기록물을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해 선정하는 문화유산이다. 1997년부터 선정하기 시작했으니 연륜은 그리 오래 되지 않는다. 기록을 담고 있는 정보와 그 기록을 전하는 매개물 모두가 대상이 되지만 지금까지 선정된 기록유산은 도서관이나 문서고 등에 소장되어 있는 세계적 가치를 지닌 소장문서가 주를 이룬다. 세계기록유산으로 선정되면 보존과 관리를 위해 유네스코로부터 재정과 기술을 지원 받게 돼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면서도 보존의 길이 열리는 일거양득의 기회가 된다. 현재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기록물은 105개국 300건. 우리나라는 훈민정음과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불조직지심체요절, 조선왕조 의궤, 고려대장경판과 제경판, 동의보감, 일성록, 난중일기, 새마을운동기록물, 5·18 민주화운동기록물 등 11개가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등재된 건수로 보자면 독일과 오스트리아 러시아 폴란드에 이어 다섯 번째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은 국가별로 2년마다 2건씩 등재를 신청할 수 있다. 국가가 중심이지만, 기록물의 특성상 정부기관 뿐 아니라 단체나 개인이 직접 신청할 수 있게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민간단체가 신청해 등재된 대표적인 예가 ‘5·18 민주화운동기록물’이다. 5·18민주화운동기록물은 지난 2011년, 사회 각계각층 인사로 구성된 ‘5·18민주화운동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추진위원회’가 직접 유네스코에 신청해 등재의 결실을 얻었다. 지금은 문화재청이 한국의 등재총괄업무를 담당하게 되면서 공모로 등재신청 대상을 선정하는 사전 절차를 거치게 되었지만 5·18민주화운동기록물 등재 이후 문화재 뿐 아니라 근현대 기록물까지 등재 대상으로 주목하게 된 것은 적지 않은 성과다.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을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지난 2013년 자치단체가 주체가 되어 등재신청을 시도했지만 신청 대상에서 제외됐던 경험을 갖고 있다. ‘기록물에 대한 더 많은 연구 및 보존 관리 문제’와 ‘동학농민혁명이 미친 영향과 변화에 대한 연구 및 자료정리 부족’등이 제외된 이유다. 시사하는 의미가 큰 만큼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아 보인다. 등재를 향한 학술대회가 오는 10일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열린다. 추진 작업의 본격적인 첫걸음이다. 세계기록유산으로 가는 길이 가까워졌으면 좋겠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감염된 사망자가 발생하고, 3차 감염자가 확인됐다. 메르스 환자 접촉 등에 따른 격리 대상자는 1,300명을 넘어섰고, 도내에도 64명의 관찰 대상자가 있다. 메르스 감염 우려가 커지자 국방부는 메르스의 군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감염 의심 입대자는 즉시 격리해 귀가시키고, 예비군 훈련도 연기할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을 내놓았다. 교육부는 학교장이 메르스 상황에 따라 교육·보건당국과 협의해 적극적으로 휴업을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의 상황을 ‘경계’ 단계에 준하는 위기 상황으로 인식, 예방적 차원의 휴교나 휴업을 적극 검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3일 현재 메르스 감염 확산을 우려해 휴업한 학교와 유치원은 전국적으로 230곳에 달한다. 메르스가 발생한 경기도와 인근 세종, 충남북지역의 유치원 69곳과 중학교 129곳 등 유치원과 중학교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복지부 관계자는 3일 언론브리핑에서 “일부러 학교를 휴업하는 일은 의학적으로 맞지 않고 옳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도 “메르스는 전염률이 낮고 학교와 메르스가 무관하다”는 의견을 밝혔다.메르스는 대상자 격리 등 조치만 잘 하면 감염 전파 확산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휴교 조치 등 너무 수선 떨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3일 현재 자가격리 대상자를 조회·확인할 수 있도록 해 격리대상자가 학교에 등교할 수 없도록 유도하면 될 일이라는 입장이다. 군대와 학교 등 다수 집단의 감염 확산을 우려하는 국방부·교육부의 입장과 복지부의 입장이 다른 것은 분명 정부 부처의 엇박자다. 둘 중에서 복지부의 주장은 현실감이 없다. 치명적 악성 바이러스에 한 번 뚫리면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다. 실제로 지난 5월초 바레인에서 귀국한 60대 메르스 감염자를 당국은 뒤늦게 확인했고, 같은 병실을 사용한 환자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등 방역체계가 뚫려 2명이 사망했다. 국제 망신도 떨고 있다. 의학적으로 맞는다 해도 ‘격리만 잘하면 된다’는 보건당국의 말에 얼마나 신뢰가 실리겠는가. 경기도의 병원 이름을 감추는 것도 문제다. 지난 몇 일 사이 지역 주민과 병원 관계자, 환자 가족 등을 통해 SNS를 타고 병원 2개의 실명이 알려졌다. 보건당국의 주장처럼 메르스 감염 우려가 낮다면 웬 부산을 떠는가.
선거구 획정과 신당 창당 등 많은 변수와 불확실성이 도사리지만 입지자들은 잰걸음을 한다. 내년 총선에서 승리한 당이 2017년 대선 때 유리할 수 있어 총선에 사활을 건다. 도내 정치인들의 셈법도 다르다. 가장 예민한 쪽은 송하진 지사다. 그는 분당 안되고 우군들이 대거 당선되길 바란다. 그래야 공천작업이 수월하게 진행돼 재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송 지사쪽은 김완주 전 지사나 정동영 전 의원이 내년 총선 때 전주에서 출마할 것으로 예상한다. 새정연 도당위원장인 재선의 유성엽 의원도 관심사다. 다음 지사 선거 때 또 경쟁자로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역여론의 향배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빠개질 것이냐 아니면 따끔하게 혼내고 그대로 가게 할 것이냐 여부다. 광주 서을서 천정배가 무소속으로 당선은 됐지만 호남당 창당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친노 색채가 강한 전북에서 광주 전남처럼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창당하려면 돈 많이 들고 깃발을 세울 수 있는 사람마저 뚜렷치 않아 현재로는 녹록치 않아 보인다. 호남지지 기반이 강한 손학규 전대표가 범계파를 아우를 때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강진에서 묵언수행을 잘 하고 문재인 대표의 선거 패배에 따른 반사이득까지도 챙겨 지지도 1위를 기록하기 때문이다.도내 국회의원들의 정치력이 약해 그 대안으로 중량감 인사들이 총선에 나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그럴싸하게 나돈다. 하지만 그 면면들이 공직을 맡았을 당시 제 역할을 못했다는 평 때문에 여론서 힘이 안실린다. 상당수는 “자신의 재임 기간중에나 잘 하지 이제 총선에 나갈려는 것은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려 놓겠다는 발상 밖에 안된다”며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힐난한다. 특히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는 법인데 어찌 그 같은 헛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도민 가운데는 김완주 전 지사에 대한 평가를 ‘공 보다 과가 많았다’고 말한다. 익산 표를 의식해서 KTX 역사의 백구쪽 이전을 유야무야시켰고 LH를 경남 진주로 빼앗겨 도민들을 무력증에 빠지게 한 일과 항공대 이전 문제를 매듭짓지 않은채 속전속결로 35사단 개발사업자를 결정한 일을 대표적 실책으로 꼽았다. 전주서부신시가지 난개발과 중인리 모악산 자락에 실버아파트를 건립토록 한 것도 잘못했다는 것. “MB때 200만 도민 이름으로 사은숙배(謝恩肅拜)의 편지를 쓴 것은 당시 사정 정국을 비껴가기 위한 술책으로 두고두고 도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기 때문에 지탄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다. 그 때 그가 해야 할일은 도의회 반대를 무릅쓰고 4대강 사업에 만경·동진강을 넣어 추진했어야 했다. 상무이사 주필
유엔은 고령화 정도에 따라 우리 사회를 세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7% 이상 14% 미만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 20% 미만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규정한다. 우리나라는 2000년부터 고령화사회로 진입해 있다. 전북은 어떠할까. 지난해 말 기준 전북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32만2626명이다. 도내 전체 인구 187만 1560명의 17.2%다. 이 비율은 전국 17개 시도 중 전남(20.1%) 경북(17.3%)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이미 고령사회로 접어들었고, 전국에서도 그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도내 14개 시군 중 10개 시군은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임실 진안 순창 등 3개 시군은 열명 중 세명 꼴로 65세 이상 노인이다. 이런 실정이라면 생산성 하락 및 지역발전 잠재력의 걸림돌로 작용할 게 뻔하다. 심각한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농촌지역은 교육분야에서도 홀대 받는다. 내년부터는 학생 수가 많은 교육청에 더 많은 예산이 배정되고 소규모 학교는 통폐합된다. 박근혜 정부가 지난달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 그렇게 결정했다.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비율이 ‘학교 수 50%, 학생 수 31%, 학급 수 19%’였지만 내년부터는 학생 수 반영비율이 40% 수준으로 높아진다. 또 전국 1900여개에 달하는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이 추진된다. 농·산·어촌 지역 60명 이하 학교가 그 대상이다. 이렇게 되면 도·농 학교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첨예화될 것이다. 도시와 농촌의 정치적 양극화도 더 벌어질 것 같다. 연말까지 국회의원 선거구의 인구편차를 현행 3대 1에서 2대 1로 결정하면 전북처럼 인구가 줄어든 농촌지역은 된서리를 맞을 게 뻔하다. 1992년 14대 총선 이후 지난 20년 간 농촌지역 선거구는 73곳에서 23곳으로 50곳이나 줄었는데 또 감소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럴 경우 농촌지역은 고령화에다 학교는 통폐합되고, 정치적 양극화까지 겹쳐 뼈다귀만 남게 될지도 모른다. 고령화되고 있는 농촌, 통폐합될 농촌학교, 정치 존재감 없는 농촌지역. 이 모든 게 정치의 영역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이런 폐해가 노골화되고 있다. 그런 데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정쟁만 있지 이런 암울한 ‘사태’를 걱정하고 호령하는 정치인 하나 없다. 야당의 침묵이 더 문제다. ‘농어촌유권자연대’라도 하나 만들어야 할 모양이다. 수석논설위원
요즘 지역에선 정치 얘기,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을 거론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아니 아예 관심조차 없는 사람들도 많다. 그만큼 새정연에 대한 실망감을 넘어 혐오감이 크다는 반증이다. 그 결과가 지난 두차례 재보선을 통해 표출됐다. 지난해 7월 순천·곡성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당선된데 이어 지난 4·29 재보선에선 광주 서구을에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압승한 것이 호남 민심을 웅변하고 있다.지난달 광주일보가 실시한 광주·전남지역 여론조사결과에서도 새정연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게 드러났다. 광주·전남 유권자의 52.7%가 내년 총선에서 현역 국회의원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자는 26.3%에 불과했다. 특히 광주에서는 ‘신당창당을 통한 야권재편’ 응답률이 40.9%로 ‘새정치민주연합 중심 단결’ 37.7% 보다 높았다.텃밭 상황이 이렇다보니 새정연이 살아남기 위해 다시 혁신 카드를 꺼내들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광주출신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을 혁신위원장으로 선임하고 이달 중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혁신의 단골 메뉴로 인적쇄신, 특히 호남물갈이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사실 호남물갈이는 매번 선거 때마다 거론되는 이슈였다. 지난 2000년 총선 때 새천년민주당은 호남 현역의원 17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0명을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2008년 18대 총선에선 호남 현역의원 45%가 물갈이됐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도 전북 현역의원 55%가 공천과정에서 교체됐다.하지만 새정연이 호남물갈이를 통해 호남 민심을 돌이키기에는 때늦은 감이 있다. 지난 30년 가까이 호남의 여당으로 안주해온 야당에 대한 반감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미우나 고우나”, “미워도 다시한번” 읍소가 이젠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지난 재보선을 통해 입증됐다. 그동안 자질이나 함량, 역량 미달 후보가 지역정서에 편승해 국회에 진출하다보니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무성한 실정이다. 한 때 한국정치의 중심축에 전북과 호남이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존재감이 없다. 이 지경까지 이른 데에는 야당과 지역 국회의원 문제도 있지만 도민들의 책임도 크다. 13대 총선에서 황색바람 이후 한풀이식 묻지마 투표 관행이 빚어낸 폐단이다. 내년 20대 총선에선 집권 여당에 대한 심판 뿐만 아니라 호남의 여당인 새정연에 대한 심판이 불가피하다. 아직도 친노 비노, 주류 비주류로 계파싸움과 기득권 지키기에 몰두하는 새정연에 신물이 나기 때문이다. 인적쇄신과 실리주의, 새로운 대안세력이 내년 총선의 화두가 될 것이다.
지난달 전국의 폐광촌 마을이 지역공동체를 살릴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행정자치부의 ‘마을공방 육성 지원사업’에 선정된 마을 11곳. 정읍을 비롯해 강원 태백, 경기 평택, 전남 순천, 서울 성동·중랑구, 부산 해운대·사하구, 충남 홍성, 경북 상주와 경북 문경이다. 마을공방 육성지원사업은 지역 특성과 자원을 활용해 일자리를 만들고 마을공동체를 살려내는 것이 목적이다. 행자부는 이번 선정된 마을공방 사업장마다 프로젝트매니저(PM)를 지정해 공간설계와 마을공방 관리·운영 등을 자문 하고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지역 특성을 살린 마을공방을 조성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폐교 건물이나 빈집을 활용해 마을 사업을 만들고 지역공동체의 거점으로 삼는 사업은 그동안에도 많았다. 기왕에 시도된 많은 사업들이 이름만 달리했을 뿐 같은 취지로 추진되어 더러는 성공 하거나 더러는 실패했다. 성공한 사례도 정부의 지원이 끝난 뒤, 자생력을 갖고 지속적인 활동을 해나가는 경우는 많지 않고 일시적으로 시행된 공공기관의 예산지원에 매달려 억지 사업을 추진한 예도 적지 않다.들여다보니 마을공방 사업은 지역기업과 연계한 일자리 만들기가 중심이어서인지 지역마다 특성이 두드러진다. 정읍 영원면의 폐교 건물은 주민들이 자동차용 전자부품 조립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진다. 지역의 자동차부품생산업체와 MOU를 체결해 추진하는 이 사업으로 주민들은 일자리를 얻고 함께 일하면서 소득을 올리게 된단다. 한편으로는 마을의 공동체 문화를 살려나갈 수 있는 기회도 되니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외국에는 ‘마을 공방’같은 일들로 지역을 살린 예가 많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고령화와 마을공동화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서도 ‘공동체’ 문화를 잘 지켜 마을을 살려낸 결과다. 이런 마을은 대개의 경우, 다른 지역과의 차별성이 뚜렷하다. 지역이 갖고 있는 고유한 가치를 주목해 산업화로 이어냈기 때문이다. 공동체 문화를 살리는 기반으로 지역 공예를 주목해온 한국전통문화대 최공호 교수는 지역성을 “서울에서 멀어서 불편한 곳이 아니고, 그 지역의 고유한 가치를 에너지원으로 삼아 새로운 중심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라고 규정한다. 그렇다면 기업과 연계한 마을 공방 사업은 지역성이란 가치와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을까. 단순히 단기간, 일자리 몇 개 만들어내는 것만이 목표가 아니라면 과제가 적지 않아 보인다. ‘마을 공방’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박경철 익산시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일이 29일로 닥쳤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공직선거 도전 ‘11전12기 오뚜기 신화’를 쓰며 익산시장에 당선된 박 시장은 아쉽게도 선거운동 기간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1심에서 그는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또 지난 15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1심과 마찬가지로 벌금 1,000만원을 구형, 위기에 몰렸다. 그에게 적용된 허위사실공표혐의는 두 가지다. 하나는 희망제작소의 희망후보로 선정되지 않았는데 희망후보라고 밝힌 것, 또 방송후보토론회에서 상대후보가 마치 익산쓰레기소각장 사업자를 바꿔 비리를 저지른 것처럼 말한 것이다. 1심 재판부는 그의 행위가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2심 선고일이 29일로 닥쳤다. 2심 재판부가 어떤 판결을 내릴지 모르지만, 그동안 재판과정 등을 종합해보면 박 시장은 대응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최근 검찰은 구형 이유에서 “죄질이 불량한 범행에도 피고인은 재판 과정에서 반성의 기미가 없어 징역형을 구형할까 고민도 했지만 희망제작소에서 피고인에 응원 현수막을 보냈고, 과거에 익산 쓰레기 소각장 문제와 관련한 기사들이 났던 점을 고려해 원심과 같은 벌금형을 구형한다”고 했다. 이 사건에 일부 정상 참작 여지가 있다고 보는 것 같다. 그런데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어 징역형을 고려할 정도로 피고인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사실 박시장 입장에서는 유죄냐 무죄냐, 당선 유지냐, 당선 무효냐가 걸린 싸움이기 때문에 변명이나 유감 대신 무죄 주장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장직이 달려 있는 중대 재판인 점을 고려할 때 반성하지 않는다는 검찰의 지적은 일리 있다. 법정 밖도 문제다. 박 시장 취임 후 지난 10개월 여 사이 익산시는 시의회, 공무원노조, 언론과 끊임없이 충돌했다. 언론 등을 상대로 무려 60건이 넘는 고소고발과 언론중재신청을 했다. 시정 비판 언론에 철저히 재갈을 물리고자 했다. 반언론자유 행태이며 독재적 행보가 아닐 수 없다. 박시장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고, 법에도 인정과 감량재량권이 있다. 하지만 그가 지난 10개월여동안 시장으로서 보여준 행동이 재판에 얼마나 도움이 됐을까.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고 했다. 허물이 있다면 먼저 씻어낼 줄 알아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이길 수 있는 선거에서 완패를 기록한 건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새정연은 대선 패배 이후 계속된 계파 갈등으로 질 수 없는 선거에서 잇달아 패배했다. 지난 4·29 재보선에서 문재인 대표가 패배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고 계속 당을 이끌어 분란이 일고 있다. 박지원 의원을 중심으로 한 광주 전남의원들이 문 대표의 퇴진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친노 색채가 강한 전북 의원은 꿀먹은 벙어리 마냥 문 대표 퇴진에 가타부타 한마디 말도 없다. 자칫 이 기회에 밉보였다가 괘씸죄에 걸려 공천을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아예 꼬리를 내린 것으로 본다.문 대표는 자신의 퇴진을 잠재우려고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 전교육감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했지만 그가 계파를 아우르며 문 대표의 퇴진설을 잠재워 놓을지는 의문이다. 박지원 의원은 “그간 당에서 위기 때마다 마련한 혁신안이 창고에 가득 쌓였다”며 “면피용 혁신안 갖고서는 당을 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오직 문 대표가 책임지고 물러 나는 길 밖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노무현 전 대통령 6주기 추도식 때 유족 대표로 나선 건호씨의 추도사로 친노와 비노 갈등이 더 꼬였다.여기서 주목할 점은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김 혁신위원장이 호남 다선의원들과 486의원을 물갈이 하겠다는 내용이다. 항상 혁신안의 단골메뉴가 물갈이 공천이었다. 누가 당 대표나 혁신위원장을 맡든 물갈이로 쇄신을 가져오겠다고 의욕을 과시한다. 지지세 만회를 위해서는 물갈이 만큼 그럴싸한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갈이는 논리적으로 모순을 안고 있다. 지금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추세인데 당이 호남 다선의원과 486의원을 공천하지 않겠다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분당을 막기 위한 면피용 계략 밖에 안된다. 지금도 자신들이 공천하면 호남서는 찍을 것이란 환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같은 생각을 할 수 있다. 새정연 지도부가 착각하는 것이다. 진정성을 갖고 당이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도 될 것 같지 않은 데 얄팍하게 물갈이나 찾는 것은 약 올리는 것 밖에 안된다. 도민들은 새정연에 일침을 놓기 위해 단단히 벼르고 있다. 앞으로는 인물론에 방점을 찍겠다는 각오들이다.광주 서을서 천정배 의원이 당선된 것처럼 무소속도 인물이 되면 금배지를 달아 주겠다는 여론이다. 그간 새정연을 일방적으로 밀어 준 것이 결과적으로 지역발전에 역행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새정연에서 굳이 물갈이 안해도 도민들이 물갈이 할 준비는 되어 있다. 상무이사 주필
나이 든 여성에게 반드시 필요한 네가지를 들라고 하면 돈, 건강, 친구, 딸을 꼽는다고 한다. 그러면 필요 없는 한가지는? 바로 남편이다. 왜 그럴까. 별로 도움되지 않기 때문이다. 도움은 커녕 삼시 세끼 밥에다 빨래까지 해 줘야 하고, 쉽게 삐치기까지 한다고 푸념한다. 밥 챙기는 게 그렇게도 싫을까. 이런 비유가 있다. 세끼 밥을 밖에서 해결하면 영식이, 한끼 먹으면 일식이, 두끼 먹으면 두식이. 그런데 세끼 꼭꼭 찾아먹으면 삼시쉐끼, 간식까지 챙겨먹으면 간나쉐끼로 변한다. 여필종부(女必從夫), 참 그리운 말이 됐다. 또 짐 덩어리 비유도 있다. 남편은 집에 두면 근심 덩어리, 데리고 나가면 짐 덩어리, 마주 앉으면 웬수 덩어리, 혼자 보내면 사고 덩어리. 젊을 땐 돈이라도 벌어왔지만 돈도 못 버는 은퇴 중년이 되면 안방의 쓰레기 취급 당하기 십상이다. 좀 더 늙으면 아침에 눈 떴다고 혼날지도 모른다.꼴불견 은퇴 남도 있다. 갑(甲) 생활을 오래 한 사람들 이를테면 공무원, 권력기관 종사자, 대기업 임직원 출신 중에 지금도 현직인 냥 우쭐대는 이들이 있다. 평생 아쉬운 말을 해 본 적이 없고 고개 숙인 적도 없으니 이런 중년은 은퇴 후 소프트랜딩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런 사람일수록 자리에서 물러나면 문화적 충격이 크다. 나이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는 말이 있는데 지갑은 닫고 말만 많은 이들도 기피대상이다. 가정의 달을 보내면서 문득 은퇴 중년 남성의 존재에 생각이 미쳤다. 중년은 멋진 시기이다. 세월은 사람을 지혜롭게 하고, 인생지사 새옹지마의 깨달음도 준다. 또 나이 들수록 가정의 소중함도 절감한다. 그런데도 은퇴 중년 남성들이 가정에서 위기를 겪고 있다.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는다. 우울증을 겪는 이도 여럿 보았다. 가정은 최고의 ‘사랑 충전소’이다. 괴에테도 말했다. “왕이건 농부건 가정에서 평화를 찾아낼 수 있는 자가 가장 행복한 인간이다.” 남편 기 죽게 하지 않는 것도 가정의 역할이다. 중년의 진정한 성공은 아내에게 사랑 받고 자식들에게 존경 받는 것이다. 삼시쉐끼, 짐 덩어리 취급하는 세태가 얄밉다. “…한데 오늘에서야 이런 나도 중년이 되고 보니/ 세월의 무심함에 갑자기 웃음이 나오더라/…훠이 훨훨훨 떠나보자 떠나가 보자/ 우리 젊은 날의 꿈들이 있는 그 시절 그 곳으로”(박상민의 노래 ‘중년’) 수석논설위원
흥미로운 전시를 만났다. 서울 동대문운동장에 들어선 디자인 플라자가 개관 1주년을 맞아 기획한 전시다. ‘함께 36.5 디자인’이라 이름 붙여진 이 전시는 ‘공존’과 ‘공생’, ‘공진’을 주제로 디자인을 품어냈다. ‘달라서 아름답고, 함께 해서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화이부동의 장’을 내세운 전시회의 취지는 곳곳에서 빛났다. 감동과 깨우침으로 눈길을 끄는 디자인 작품이 그만큼 많았다는 증거다. 거기 ‘손으로 보는 졸업앨범’이 있었다. 국립서울맹아학교 학생들을 위한 졸업앨범이다. 학교를 졸업하면 누구나 갖게 되는 졸업앨범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 앨범은 아이들의 사진을 3D 프린터로 제작한 것이다. 3D 프린터는 ‘2D 프린터가 활자나 그림을 인쇄하듯이 입력한 도면을 바탕으로 3차원의 입체 물품을 만들어내는 기계’다. 맹아학교 아이들은 졸업식에서 이 앨범을 선물 받았다. 입체물로 제작된 친구의 얼굴을 만져보며 아이들은 ‘내 친구가 이렇게 생겼었구나’ 즐거워했단다. 낡고 볼품 없는 의자들이 놓인 공간도 거기 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의자들’이다. 거개가 십년도 넘게 사용했던 이 의자들은 철도원, 부동산 중개인, 대장장이, 수제화 장인 등 주인의 직업과 일상을 그대로 안고 있다. 기획자의 말을 들어보니 이 의자의 주인들은 어떤 좋은 의자도 대신 할 수 없으니 전시가 끝나면 꼭 다시 가져오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그만큼 의자들이 품고 있는 사연도 다양하다. 남대문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부부의 의자는 다리가 따로 없는 육면체의 나무 의자인데 그 안에 난로를 넣을 수 있도록 한쪽 면이 뚫려있다. 바깥에서 주로 장사를 해야 하는 아내를 위해 남편이 직접 나무를 구해 만든 것이라는 설명이 있다.전시장의 시작을 이끄는 성수동 구두골목에서 옮겨온 수백 개의 신발 형틀도 메시지가 강하다. 저마다 다른 형태와 크기의 형틀이 설치미술처럼 놓인 이 공간은 다름과 배려의 미덕을 생각하게 한다. 다름을 존중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디자인의 가치가 우리 사회를, 우리의 삶을 얼마나 향기롭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해주는 이 전시는 디자이너가 특별한 존재가 아님을 알게 해준다. 일상의 모든 요소가 디자인으로 호흡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면 디자인의 가치와 의미는 더 새로워진다. 디자인은 더 이상 기술의 영역에서만 빛나지 않는다.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사람들 누구나가 디자이너다.
전주는 타시군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베드타운이다. 전주·완주혁신도시가 건설되기 전, 전주 구도심과 서부신시가지 사이에 우뚝 솟은 화산을 뚫고 구도심 쪽 모래내시장과 서부신시가지·김제 방향을 연결하는 진북터널의 연장 도로인 ‘유연로’는 아침에는 김제 쪽 방향만, 저녁에는 시내쪽 방향만 혼잡했다. 그러나 최근 혁신도시 건설 후 유연로 교통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교통량이 폭주하는 러시아워는 물론이고 평상시에도 양방향 교통량이 엄청나게 늘었다. 일부 정신나간 운전자들이 도로변에 자동차를 세워두거나, 교통사고라도 나면 유연로 교통혼잡은 극에 달한다. 그런데 최근 유연로 일대 교통혼잡을 한층 부추길 수 있는 사업들이 가시화되고 있다. 하나는 장례식장이고, 다른 하나는 전주 감나무골 재개발사업 승인이다. 장례식장과 관련해 전주시 효자동 유연로 일대의 주민들은 전주 관문격인 지역에 혐오시설로 분류되는 장례식장이 들어서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교통혼잡 우려도 있다. 또 다른 사업은 전주 서신동 감나무골주택재개발사업이다. 이 사업은 지난 18일 전주시가 주민공람을 거쳐 고시함으로써 10년만에 성사됐다. 재개발조합 등 해당 주민들 입장에서는 간난신고 끝에 사업 주춧돌을 제대로 세운 셈이다. 이 두 가지 사업 모두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다. 바로 유연로 교통혼잡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추가다. 전주 주요 간선도로인 백제로와 유연로변에 건설되는 감나무골 재개발사업은 1986가구를 짓는 대형 주택건설사업이다. 4인가구 기준으로 8000명의 인구가 상주하게 되면서 주변 교통혼잡을 크게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전주시는 쾌적한 도심환경을 위해 구도심 주변에 신시가지를 잇따라 개발하고 있다. 풍요한 삶의 욕구가 강해지는 현대인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전주시 행정에는 큰 맹점이 있다. 바로 협소한 도로건설이다. 유연로를 협소하게 건설하더니 그 연장선에 혁신도시가 건설되면서 확장 건설한 콩쥐팥쥐로(호남고속도로 서전주 나들목에서 혁신도시를 잇는 도로) 등 신규 도로들도 대부분 골목길 수준으로 건설하고 있다. 도시 간선도로 하나 넓게 제대로 뚫지 않으면서 교통유발시설을 남발하는 행정은 문제가 있다. 설왕설래하는 전북도청 뒤 대한방직 부지의 아파트 개발은 어림없어 보인다.
4·29 재보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완패로 끝나자 지역정가 셈법도 한층 복잡해졌다. 친노 비노간에 문재인 대표에 대한 책임공방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모든 계파를 아우를 수 있는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될지 의문스럽다. 광주 전남의원들은 “문 대표가 위기모면을 위해 시간끌기 하는 것 밖에 안된다”고 강공을 퍼붓는다. “이길 수 있는 선거를 졌기 때문에 문 대표가 책임 짓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친노가 많은 전북은 제 목소리를 못내고 어정쩡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광주 전남북 국회의원들의 입장차가 확연하다.최근 천정배가 무소속으로 광주 서을에서 당선되면서 정치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가다 보니까 현역들이나 입지자들이 새정연의 앞길에 촉수를 곤두 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문대표가 책임을 지지 않고 갈 경우에는 당이 깨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관측하는 사람도 있다. 이럴 경우 피튀기는 공천경쟁을 안해 오히려 정리정돈이 쉽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총선은 나눠서 치르고 대선 때 합치면 된다는 논리다. 그래서 20대 총선이 노무현 정권 때처럼 ‘형제의 난’을 겪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친노 중심의 새정연과 비노 중심으로 당이 쪼개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새정연 쪽으로 줄선 사람이 많지만 신당이 뜬다면 그 쪽으로 가서 한판 붙을 가능성이 있다.“계파 갈등으로 현재 새정연 갖고는 내년 20대 총선을 장담할 수 없다”면서 “어느 쪽으로 줄 서야 금배지를 달지 고심된다”는 입장이다. 전북 셈법도 다양하다. “7명이 초선인데다 재·삼선 마저도 중앙정치 무대에서 정치적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 나서서 전북정치권을 이끌어야 할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돈다. 노무현 정권 실세였던 김원기나 정세균 의원이 있을 당시에는 전북정치권이 중앙에서 광주·전남 정치권에 밀리지 않았는데 지금은 영 그게 아니라는 것. 이 같은 논리는 재기를 노리는 사람들이 다시 나서려고 흘리는 이야기라서 얼마나 여론에서 설득력을 얻을지는 의문이다.도내서도 전남 강진에서 칩거중인 손학규 전 대표에 관심이 있다. 그 이유는 정치권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신독(愼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손 전대표는 DJ가 낙선후 영국으로 홀연히 떠났다가 재기한 것을 반면교사로 삼은 듯 싶다. 이런 면에서 DY는 아닌 것 같다. 정계 입문은 화려하게 했지만 너무 쉽게 정치를 해 콘텐츠와 참을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얻었기 때문이다. 결국 조급증 환자와 정치철새란 혹평만 얻었다. 지금 당장은 아니겠지만 전주 밖에 오갈데가 없는 사람이라서 무슨 변명을 늘어 놓으며 다시 전주를 찾을지 모를 일이다. 아무튼 도민들의 행동하는 양심이 있어야 구겨진 전북의 자존심을 세워 놓을 수 있다. · 상무이사 주필
어제(18일) 지역신문에 보도된 도내 국회의원들의 김승환 교육감 면담(?) 사진이 흥미로웠다. 국회의원 11명 중 10명(김관영 의원은 해외출장)이 김 교육감을 중심으로 소파에 둘러앉아 얘기를 나누는 광경이었다. 카메라와 취재기자들로 둘러싸인 가운데 국회의원들이 김 교육감한테 애걸하는 자리로 비쳐졌다. 지난 15일 도 교육청에서 ‘누리과정’ 예산 문제를 놓고 벌어진 모습이다. ‘누리과정’은 정규 교육기관인 유치원처럼 보육시설인 어린이집 유아에게도 체계화된 교육을 시키자는 취지의 교육과정이다. 도내 어린이집은 모두 1652곳이고 유아는 2만3000여 명이다. 3∼5세 유아에게 방과후 활동비와 교육비 등 매월 일정액을 지원하는데 예산은 823억 원쯤 된다. 정부는 올해 5064억 원을 반영했고 최근엔 지방재정법을 개정, 지역 교육청이 빚을 내 지원하라고 떠넘겼다. ‘누리과정’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국가예산 지원이 원칙이다. 법과 원칙을 제일 가치로 두는 헌법학자 출신인 김 교육감으로선 빚이 7000억을 넘는 마당에 원칙을 깨면서까지 또 빚을 내 지원하는 건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원칙론과, 빚을 내서라도 어린이집 운영을 정상화하라는 국회의원들의 현실론이 충돌하고 있다. 국회의원의 위상이 교육감보다 위라는 건 새삼 강조할 것도 없다. 전북 전역 대상의 선출직이라는 점에서는 교육감의 외연이 넓다. 김 교육감은 작년 지방선거에서 47만3562표를 얻었다. 55%의 득표율이다. 이 비율은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중 대구(58.4%) 전남(56.3%)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하지만 예산심의와 국정감사권, 정책 및 입법권이 국회에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이 ‘갑’이라면 교육감은 ‘을’이다. 교육감은 국회의원들한테 혀 짧은 소리를 해야 할 입장이다. 그럼에도 3선 중진인 최규성 김춘진 의원과 유성엽 전북도당위원장 등 모든 의원이 떼로 몰려가 김 교육감한테 하소연(?) 하고 있으니 진풍경이 아닐 수 없다. 내년 총선 표 때문일 것이다.회동은 성과 없이 끝났다. 국회의원들은 시쳇말로 쪽만 팔렸고 김 교육감의 위상은 높아졌다. 힘 없는 정치권의 민 낯을 본 것 같다. 국회 교육 관련 상임위에 단 한명도 배치하지 않은 전북 국회의원들의 정치력 부재이자 자업자득이다. 하지만 김 교육감도 원칙만 따지다간 교각살우할 수 있다는 걸 간과해선 안된다. 수석논설위원
전라북도 교육문화회관 앞뜰에 가면 우리나라 최초로 세워진 무명 순직교육자 추모탑이 서있다. 추모탑은 원래 전주종합경기장 내에 있었지만 지난 2001년 6월 이 곳으로 옮겼다. 무명 순직교육자 추모탑은 지난 1968년 전북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이 제자사랑을 몸으로 실천하다 순직한 선생님들을 기리기 위해 모금운동을 벌여 세워졌다. 당시 62개 학교 2만5000여명이 참여해 47만8360원을 모아 1968년 5월 15일 착공, 그 달 30일에 완공됐고 제막식은 그 해 10월 8일 가졌다. 추모탑에는 ‘스승님 감으신 눈망울에, 눈망울이 남기신 광막 속에 트이어온 역사여 길이 빛나라’라는 신석정 시인의 추모시와 함께 86명의 순직교육자 이름이 새겨져있다.이 무명 순직교육자 추모탑이 세워진 것은 고창 성내면 용교초등학교 한상신 선생의 제자들을 위한 살신성인이 단초가 됐다. 한상신 선생은 1958년 3월 군산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그 해 5월 고창 상하초등학교로 첫 발령을 받았다. 1964년 9월 1일 용교초등학교로 자리를 옮긴 한상신 선생은 4학년 담임을 맡아 가을 소풍에 나섰다. 아이들이 교과서에서나 보았던 기차를 구경하고 싶다고 해서 소풍 장소를 방장산으로 정했다. 정읍 평야를 달리는 기차를 보려면 높은 산을 올라가야하기 때문이었다. 소풍 날인 10월 17일, 어머니가 위중하다는 전갈에도 아이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40여명을 데리고 방장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한 참 산을 오르는데 산 위쪽에서 큰 바위덩이가 굴러 내려오면서 아이들을 덮치려는 순간, “모두 피하라”라고 외치면서 자신의 몸을 던져 바위를 막아섰다. 아이들이 무사한 것을 확인한 한 선생님은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졌고 정읍에 있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이튿날 스물넷 꽃다운 나이에 마지막 소풍이 되고 말았다.한 선생은 자신이 죽기까지 사랑하던 제자들 곁 학교 뒷동산에 묻혔고 지난 1997년 10월 그 제자들이 고창군 성내면 양계리 고인의 묘지 앞에 추모비를 건립했다. 앞서 전라북도 교육자들이 모은 정성으로 지난 1978년 고창 새마을공원에 선생을 기리는 추모탑이 세워졌고 1995년 10월 군산사범학교 동문회에서도 기적비를 건립했다. 고창교육청에선 매년 10월 16일 추모행사를 개최해오고 있으며 지난 1984년부터는 한상신 선생 추모 종합예능경연대회도 열고 있다.사혼불멸(師魂不滅). 선생의 추모비에 새겨진 숭고한 제자사랑과 희생이 지난 15일 제34회 스승의 날을 맞은 교사들과 우리 모두에게 큰 울림과 도전과 사표(師表)가 되고 있다.
부안 계화도는 원래 섬이었다. 계화도가 육지와 한 몸이 된 것은 1963년부터 1968년 사이에 이루어진 계화도와 부안군 동진면을 잇는 방조제가 축조되면서부터다. 육속화((陸續化) 된 계화도의 환경은 빠르게 변했다. 섬을 지탱하고 있던 갯벌이 농경지가 되면서 주민들의 삶도 바뀌었다. 주민들은 갯벌에 나가 백합을 잡고 꼬막을 캐는 고된 노동을 더 이상 하지 않았다. 주민들의 오랜 삶의 터전이었던 갯벌이 사라지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더러는 섬을 떠나고, 더러는 새로 생긴 땅위에 조성된 주택단지로 이주해 갯일 대신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갯일은 확실히 고된 노동이었다. 물때에 맞추어 갯벌에 나가 잡은 백합을 부안 읍내까지 이고 지고 걸어 나가 보리쌀 됫박과 바꿔 생계를 이어가야 했던 주민들의 삶은 늘 궁핍했다. 그래서였을 것이다. 농사지을 땅을 얻으면 갯일보다 풍요로운 삶이 안겨질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했던 것은. 그러나 갯벌 때신 얻은 땅이 주민들에게 돌려준 것은 풍요로운 삶만은 아니었다. 갯벌의 가치에 다시 눈을 떴지만 그 많던 갯벌이 사라진 자리, 주민들의 상실감은 컸다. 사실 계화도 뿐 아니다. 그 이후로도 갯벌은 오랫동안 쓸모없는 땅으로 여겨져 왔다. 대한민국 곳곳에서 이루어져온 간척사업이 그 증거다. 갯벌의 중요성이 새롭게 인식되기 시작한 지금, 서남해안 갯벌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가 추진되고 있다. 서남해안 갯벌은 전북의 곰소만 갯벌, 전남 신안 다도해 갯벌, 여수와 순천 고흥 보성을 잇는 여자만 갯벌, 충남의 유부도 갯벌의 일대를 이른다. 3개의 광역단체와 8개의 시·군이 이 갯벌을 끼고 있다. 서남해안 갯벌은 이미 지난 2010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됐다. 정식 등재의 가능성이 큰 셈이다. 등재를 추진하는 기획단은 오는 2019년 세계자연유산 등재가 목표다. 그런데 곰소만 갯벌은 과제가 있다. 곰소만의 한 부분을 잇고 있는 부안 지역 주민들이 사유재산권 침해를 우려해 세계유산 등재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부안의 지역사를 돌이켜보니 주민들의 입장이 이해된다. 짐작컨대 이미 수많은 갯벌을 잃어버린 부안 주민들에게는 ‘보존’이든 ‘개발’이든 모두 주민들의 삶으로부터 갯벌을 분리시키는 일이란 생각이 들것 같다. 갯벌의 가치를 지키는 일의 진정성을 의심받는 일은 안타깝다. 개발에만 목매거나 보존만을 앞세워 무조건 규제해온 대가다.
신언서판이라는 말이 있다. 중국 당나라 사람들은 인물을 평가하거나 선택할 때 신언서판을 보았다고 한다. 신(身)은 사람의 풍체와 용모를 의미하고, 언(言)은 언변을 뜻한다. 말을 예의바르게 하는지, 또박 또박 의미 전달을 확실하게 하는지, 논리정연한지, 지식은 갖췄는지 등이 언변 중에 무심코 드러나기 때문이다. 서(書)는 필적(筆跡)인데, 글씨를 통해 역시 그 사람의 지성과 감성을 가늠할 수 있다고 보았다. 판(判)은 판단력이다. 사리분별을 제대로 못한다면 자격 미달 인간상이다. 신언서판에 그 사람의 마음씨, 인간 됨됨이가 묻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예부터 사람의 생김새, 말씨, 글씨, 판단력을 중요한 잣대로 사용한 것이다. 최근 정치판이 태풍권에 휩싸였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가 정가를 강타했다. 경남 도청에 앉아 있던 홍준표 지사, 서울 삼청동 청와대 아랫집 국무총리 공관에 머물던 이완구 전 총리를 덮쳤다. 태풍은 끝내 이완구 의원을 국무총리 자리에서 끌어내렸고, 검찰은 8인의 성완종 리스트 가운데 홍준표 지사를 소환 조사한 뒤 일단 돌려보냈다. 검찰은 이번 주 중 이완구 의원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모래시계 검사로 유명한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검사 옷을 벗고 정계에 진출, 지난 20년 동안 원내대표와 대선후보 경선 출마, 경남도지사 당선 등 화려한 정치 이력을 써 온 막강 실력자다. 검찰 소환조사를 받고 도정에 복귀한 그는 1억 원에 양심을 팔만큼 타락하지 않았다며 성완종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이완구 전 총리도 역시 3000만원 수수 혐의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이들이 끝까지 혐의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결정적 증거가 애매모호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그동안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과거 행적을 조사, 복원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다. 홍준표, 이완구 등과의 관련성을 얼마나 입증할 수 있을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정치인들은 조선시대 표현대로 하면 선비이자 양반이다. 신언서판을 갖춘, 양심과 학식, 사리판단 능력을 두루 갖춘 인격체다. 그러나 신언서판만으로 사람을 판단할 수는 없다. 사상의학을 정립한 조선말 의학자 이제마는 사상체질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생활, 행동거지를 오랫동안 수차례 관찰하고 점검해야 비로소 가능하다고 했다. 제 아무리 언변좋고 번지르르 해도 사람 속은 알 수 없다.
“이대로는 전북이 발전할 수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다른 지역에 비해 전북이 낙후된 원인을 정치인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많아졌다. 모임에서 국회의원 이야기가 나오면 욕부터 퍼붓는 사람들이 늘었다. 결론은 똑똑한 국회의원이 없어 전북이 발전하지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린다. 각종 지표상으로 전북은 더 이상 나락으로 빠질데가 없다. 빈곤의 악순환 마냥 서로 헐뜯는 부정적인 현상만 나타난다. 왜 이 모양 이 꼴이 됐을까. 이제와서 남의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내탓이 크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선거 때마다 아무 생각없이 특정 정당 후보에 몰표를 안겨준 게 실책이었다. 특정 정당 공천만 받아오면 무조건 찍어 주었던 것이 잘못이라는 것이다. 그간 지역감정에 의한 한풀이 선거가 지속되다 보니까 아까운 사람들이 많이 낙선했다. 능력있는 사람들이 국회의원 못되고 의외인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전두환 전대통령은 국회의원이 되려면 논두렁 정기라도 타고 나야 한다고 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이 국회의원이 된 경우도 있었다. 지난 1988년 이후 전북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함량미달인 사람도 섞여 있다. 묻지마식 투표를 하는 바람에 옥석구분을 제대로 안했기 때문이다.지금 시중 여론을 종합하면 몇몇 국회의원을 제외하고는 국회의원을 잘못 뽑았다고 힐난한다. 심지어 도의원 수준 밖에 안되는 사람이 국회의원을 하고 있을 정도라고 혹평하는 사람도 있다. 19대 국회의원들의 정치력이 너무 떨어졌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그간 지역구 의원들이 특권은 다누려 놓고 해놓은 일이 뭣인지를 알 수 없다고 맹공을 퍼붓는다. 지역에 현안이 생길 때마다 국회의원들이 제 역할을 했는지 의문 간다는 사람도 있다. 전반적으로 국회의원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예전보다 높다.이 정도 불만이면 물갈이 폭이 커야 한다. 그런데도 막상 선거가 닥치면 또 특정정당 후보를 찍는다. 그래서 악순환이 거듭된 것처럼 지역발전이 안되는 것이다. 국회의원이 잘못했으면 표로 심판해서 교체하면 그만이다. 타 지역에서는 의정활동을 잘못하면 주민들이 소환해서 책임을 추궁할 정도로 깐깐하게 군다. 도민들이 양반기질이 강해서인지 앞에서는 비판 못하고 뒷담화나 까고 있으니 지역이 발전할 수 있겠는가. 말따로 행동 따로하는 이중성이 지역발전을 발목 잡는다. 내년에 어떤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선출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과거처럼 특정정당 공천장 받은 사람을 그대로 뽑으면 전북의 장래는 기대할 게 없다. 상무이사 주필
‘호남정치 복원’이란 용어가 총선과 대선 패배 이후 새정치연합 당 대표 경선 등 정치이벤트 때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 2·8전당대회를 앞두고도 문재인, 박지원, 박주선 의원 등이 ‘호남정치 복원’ ‘호남 적자(嫡子)론’을 거론했다. 정동영 전 의원 역시 탈당하기 전인 작년 10월16일 전주를 방문해 ‘호남정치의 복원’을 강조했다. 4.29 재보선에서 광주 서구 을에 출마한 무소속 천정배 의원도 호남정치를 살려내겠다고 공약해 주목 받고 있다. 호남정치 복원이란 말이 자주 쓰이는 건 당에서 호남출신 정치인들이 소외돼 존재감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야권의 최대 지지기반이면서도 정작 호남출신 정치인들이 당 지도부에서 소외돼 호남인들의 뜻을 제대로 반영치 못한 정치적 현실을 극복하자는 취지이겠다. 그러나 비판 받을 소지도 다분하다. 호남출신 정치인이 당의 지도자로 나서기 위해 지역주의에 호소한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송재복 호원대 교수는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고 지역을 고립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호남정치 복원은 따라서 단순히 호남의 지역주의 정치를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호남의 정신을 잇는 정치를 복원한다는 뜻으로 사용할 때 비로소 타당성이 있다고 하겠다. 호남정신은 민족적, 국가적 위기가 닥쳤을 때 힘 있게 떠받친 가치와 저항정신이라 할 것이다. 이를테면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식의 애국정신이랄지 5.18민주화운동의 반독재투쟁 정신, 동학농민혁명이 상징하는 제폭구민과 반외세 반봉건 정신 등이 그러한 예다.내년 총선과 내후년 대선을 앞두고도 호남정치 복원이라는 말은 반복돼 사용될 것이다. 문제는 호남정치를 누가,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에 있다. 새정치연합은 지금 야당성, 계파, 리더십 논란에 휩싸여 있다. 대선, 총선에 이어 매번 패인분석만 하다 날 새게 생겼다. 패인을 모르는 게 아니라 알고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는 데에 더 큰 문제가 있다. 이걸 모르는 게 새정치연합의 문제다. 호남정치 복원은 통합과 혁신의 리더십을 발휘할 때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분열하면 내년 총선도, 대선도 필패다. 4.29재보선이 남긴 교훈이다. 전북으로선 걸출한 정치리더를 키워내지 않으면 호남 내에서도 소외받고 말 것이라는 게 또 하나의 고민이다. 수석논설위원
지난 1971년 도시의 무분별한 난개발을 방지하고 자연환경보호를 위해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가 지정됐다. 사유 재산권 제한과 개발제한에 따른 일부 폐단도 있었지만 환경 보전과 도시의 무질서한 팽창을 방지하며 순기능적 역할을 해왔다. 특히 도시개발로 인한 환경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녹지축을 구축하면서 도심의 허파로서 기능을 담당해왔다.이 같은 ‘녹색 성역’을 주민불편 해소를 이유로 지난 6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 3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그린벨트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전체 3868.3㎢의 개발제한구역 가운데 233.6㎢가 해제되는 가운데 서울과 인천 경기도 등 수도권이 97.9㎢에 달한다. 이는 해제되는 전체 면적의 42%를 차지한다.문제는 수도권 그린벨트의 빗장이 풀리면서 수도권 집중이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는데 있다. 그렇지 않아도 수도권 집중현상 때문에 지방은 설 곳을 잃어가고 있는 마당에 수도권 그린벨트마저 풀리면 지방은 빈껍데기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전라북도를 비롯 비수도권 자치단체가 그린벨트 해제를 반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수도권 그린벨트는 대도시와 인접해서 교통이나 환경 등 입지여건이 좋은 반면 땅값은 상대적으로 저렴해 각종 개발행위에 유리한 점이 많다. 실제 대다수 자치단체는 해제된 그린벨트에 산업단지와 주택단지 등을 조성해 왔다. 이명박 정부 때도 보금자리주택 건설을 위해 수도권 그린벨트를 대거 풀면서 경기 하남 등 일부 지역 땅값이 들썩거렸다. 당시 이들 지역 땅값 상승률이 전국 1~2위를 다투면서 그린벨트 투기 열풍이 불기도 했다.정부는 이번 그린벨트 해제 이유를 주민불편 해소라고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기업 입지 허용 및 수도권 규제 완화나 다름없다. 당장 18만㎡ 규모의 경기 과천 복합문화관광단지나 서울 강동구 상일동 엔지니어링 복합단지 등 5곳이 혜택을 본다. 여기에 80%이상이 그린벨트로 묶인 경기 하남과 과천 광명시 등에 신도시 개발이 가능해진다. 이명박 정부 들어 수도권 규제 완화 방침으로 전라북도로 이전하는 수도권 기업이 크게 줄어들었다. 2010년까지만 해도 매년 50~60개 기업이 옮겨왔지만 2011년 이후 10여개 안팎으로 대폭 줄었다. 되레 수도권으로 유턴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그린벨트 해제로 인한 수도권 집중은 국가균형발전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유럽 등 선진국에선 우리나라처럼 수도권 집중현상이 없다. 지역과 수도권이 함께 발전하고 지방과 서울이 동반 성장하는 천년대계를 세워야 마땅하다.
관광 전주, 경주에서 배워라
정동영과 이재명의 진심
새만금특별자치단체 설립도 매듭지어야
“저는 전북 사람인데요”라는 항변
“위기의 파도 앞에서 우리는 같은 배를 탔다”
금융사 전북 이전, 구체적 실행방안 제시하라
전주가정법원 설치법 소위 통과를 환영하며
겨울나무를 바라보며
홈택스가 놓칠수 있는 연말정산시 주의할점
남원 모노레일 500억 참사, 시민은 분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