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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

연말이면 어김없이 보내오는 선물이 있다. 판화달력이다. 새해 달력을 받으면 ‘한해가 다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마음 황망해지지만 한편으로는 한해를 뒤돌아보게 하는 일깨움을 주니 귀한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올해도 마음 선하게 하는 아름다운 달력이 왔다. 판화작품이 실린 이 달력은 본래 기능으로 보다는 예술품으로서의 기능이 더 돋보인다. 매월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세상의 풍경을 안고 찾아오는 새로운 판화가 신선한 의미로 시간의 흐름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달력은 일상에 꼭 필요한 생활용품이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일상의 중심으로 들어오기 전까지는 그랬다. 그러나 오늘날 달력의 존재는 미미하다. 탁상용 달력은 아직 쓰임이 있어 환영받지만 벽걸이용 달력은 쓰임과 기능의 가치가 확연히 달라졌다. 사실 달력 시장은 경기에 따라 부침이 심하다. 경기가 좋으면 달력 제작이 활발해지고 경기가 안 좋으면 금세 제작 양이 줄어든다. 그러나 지역의 작은 인쇄소들까지도 매일 수천 부씩 제작해야했던 연말 달력 시장의 분주함은 이제 옛 이야기가 되었다. 한 지역인쇄소 이야기로는 4-5년 사이 달력 제작 물량은 더 큰 폭으로 줄어 예전의 절반이 조금 넘는 양을 수주받는다고 한다. 시대에 따라 기능도 달라지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달력이 장식품의 기능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얻은 다양한 형식과 내용이다. 생활용품이면서 대중적인 예술품이 되기도 하는 달력은 덕분에 아름다운 그림과 사진을 꽤 오래전부터 품게 됐다. ‘자연달력 제철밥상’을 책으로 엮어낸 농사꾼 장영란 김광화씨 부부는 달력을 직접 만든다. 매월 말일이 가까워지면 농사짓기에 필요한 정보(시기)를 담은 날짜를 배열하고 시절에 맞는 곡식꽃을 그려 새 달력을 제작하는 형식이다. 소소한 즐거움이 크기도 하지만 내 몸에 맞는 옷을 짓듯이 가족들의 일상에 필요한 내용을 담아 달력을 만들어놓아야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한다. ‘달력(calendar)’은 라틴어 ‘칼렌다리움(calendarium)’에서 유래되었다. ‘흥미 있는 기록’ ‘회계 장부’라는 뜻을 갖고 있다. 고대 로마에서는 제관이 초승달이 뜨면 피리를 불어 월초임을 알렸는데, 밤을 밝혀주는 초승달을 그만큼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탁상 위 달력에 12월 한 장이 남았다. 이즈음이면 마음 번잡해지기 마련이다. 달력의 쓰임이 새삼스럽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4.12.12 23:02

승자의 저주

지난 2006년 11월 15일 서울 남산 하얏트 호텔.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 부회장이 웃으면서 대우건설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주식 72%의 매각대금은 6조4255억원. 국내 기업 M&A 사상 최대 규모였다. 하지만 2년여 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을 토해내야만 했다. 결국 막대한 손실을 입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경영책임을 둘러싸고 오너 형제간에 분쟁으로 번지면서 그룹이 둘로 쪼개지는 상황에 처했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였다.지난 2007년 극동건설을 M&A 했던 웅진그룹도 사정은 마찬가지. 시장 평가금액의 2배가 넘는 6600억원에 극동건설을 인수했던 웅진그룹은 유동성위기를 겪으면서 결국 모기업은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웅진코웨이 웅진식품 등 주력사는 매각해야만 했다. (주)건영을 인수했던 LIG그룹은 더 참혹한 결과를 빚었다. 그룹 해체뿐만 아니라 사기성 CP 발행으로 오너 일가는 법정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승자의 저주가 재계에 뼈저린 교훈을 남긴 것이다.승자의 저주는 미국 석유개발회사인 애틀랜틱 리치필드사의 엔지니어인 카펜, 클랩, 캠벨 등 3명이 1971년 발표한 논문에서 처음 언급됐다. 1950년대 미국 석유기업들이 멕시코만의 석유시추권 공개입찰에 참여했는데 당시에는 석유매장량 측정 기술이 부족해 추정해서 입찰가격을 써낼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과열 경쟁으로 고가 낙찰기업들이 큰 손해를 보기도 했는데 이런 상황을 이들이 ‘승자의 저주’라고 명명했다. 이후 미국의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탈러가 1992년 발간한 ‘승자의 저주’(The Winner’s Curse)라는 책을 통해 통용됐다.최근 자치단체 금고 유치 경쟁에서도 ‘승자의 저주’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고유치를 위해 금융기관들이 통 큰 베팅에 나서면서 실익없는 장사라는 분석이다. 올 초 26조원 규모의 서울시 금고를 수주한 우리은행은 향후 4년간 1200억원의 협력기금을 출연하기로 했다. 그나마 4년전 1700억원 보다 500억원이 줄어들었다. 지난달 인천시금고를 재유치한 신한은행은 470억원을 협력사업비로 제안했다. 도내서도 시·군금고 유치에 나선 농협은행과 전북은행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자치단체들만 쾌재를 부르고 있다. 지난달 부안군 2금고에서 탈락한 전북은행이 정읍시금고 유치전에 올인하면서 20억원의 협력기금을 써넣어 농협을 제꼈다. 그러자 농협은행이 완주군금고 선정때 20억원의 협력기금을 제안, 12억원을 써낸 전북은행으로부터 1금고를 탈환했다. 장군 멍군이지만 서로 상처뿐인 승리인 셈이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4.12.11 23:02

공항건설

도민들을 가장 열 받게 하는 것은 뭣일까. 각자 생각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상당수는 외국을 오갈 수 있는 국제공항이 없다는 것을 지적한다. 외국 나갈 때는 보통 2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해서 출국수속을 밟아야 하므로 그 시간을 고려해서 집을 나선다. 하지만 도민들은 인천공항에 도착하기도 전에 파김치가 돼 버려 지치기 일쑤다. 전주에서 리무진이나 관광버스를 탔을 때 빨리 가도 3시간 반 정도 걸린다. 그 여타 지역은 더 시간이 소요된다. 전주권에 공항이 없어 밤잠을 설쳐가며 인천공항을 가기 때문이다. 외국 갈 때는 기대감과 설렘으로 엔돌핀이 솟게 마련인데 공항도착 시간이 길어 출발 때부터 기분이 잡친다.도지사가 바뀔 때마다 어떻게든 공항을 건설하겠다고 의욕을 과시했다. 하지만 전주권 공항 건설은 지금도 원점에서 맴돈다. 돌이켜보면 가장 강력한 힘을 지녔던 유종근 전지사 시절이 공항건설의 찬스였다. 부지매입까지 끝내 놓고도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지역 출신 국회의원부터 공항건설을 반대한 게 낭패였다. 글로벌시대에 공항이 없다는 것은 암흑시대에 사는 거나 같다. 군산공항이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건 미군공항이다. 우리가 말하는 공항은 국제공항을 말한다. 공항은 심장이나 마찬가지로 항만과 함께 확충이 안 되면 기업이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아무리 우리가 기업에게 좋은 조건을 제시해도 공항이 없으면 기업이 전북으로 오질 않는다.통상 바이어들은 인천공항에 내려 1시간 이내서만 움직이려고 한다. 그래서 평택까지가 수도권인 셈이다. 육로로 공항에서 1시간이 넘으면 피곤해 한다. 이 때문에 전북이 힘들다. 특히 이 정권도 MB정권에 이어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을 써 더 지방이 애를 먹는다. 송 지사가 기업 유치하는데 힘들어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도 당국이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싶어도 공항이 없어 좋은 기업을 유치할 수 없다. 공항이 없으면 새만금사업도 언제 끝날지 기약할 수 없다.송 지사도 도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려고 중앙무대에서 열심히 뛴다. 공항과 항만을 건설해 놓겠다는 의지다. 새만금지구에 인접한 김제 화포지구를 공항건설 적지로 정해 놓고 밑그림을 그려 나가고 있다. 영남권 신공항 건설사업을 예의 주시하면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국제공항건설 사업은 장차관 하나 없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송지사는 이 사업을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 정부에서 김제공항을 건설하겠다고 부지까지 매입해 놓은 사업을 우리 스스로가 반대해 멋쩍기는 하지만 그래도 정치권이 앞장서 나가야 한다. 상무이사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4.12.10 23:02

전라도는 괴물(?)

지역감정이란 건 해방 이후 얼마동안까지도 없었다. 목포 출신의 김대중이 1961년 강원도 인제지역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지금 같으면 목포 출신이 강원에서, 강원 출신이 목포에서 당선된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다.오늘날의 지역감정은 정치적 이익을 얻는 세력이 지역감정을 부추겨 생겨났다.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이 공개적으로 나타난 것은 1971년 제7대 대통령 선거때다. 박정희 대통령의 대구사범 스승으로서 국회의장을 역임한 이효상이 당시 대구유세에서 “전라도에 정권을 넘겨서야 되겠는가?”라고 연설한 것이 망국적인 지역감정의 효시이다. 야당인 신민당의 김대중이 예상을 뒤엎고 파란을 일으키자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으로 영남 결집을 촉구한 것이다. 이효상은 왜 이런 발언을 했을까. 이유는 딱 한가지, 영남사람이 호남사람보다 ‘쪽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황해도 평산 출신의 이승만이나 충남 아산 출신의 윤보선, 인천 출신의 장면 등은 지역감정을 조장하지 않았다. 지역감정을 부추겨 얻을 이익이 없기 때문이다. 집권 공화당의 지역감정 편승 전략은 민정당과 민자당이 충실히 계승했고 이후에도 보수정당은 그 테두리 안에 갇혀 있다.정치적 이익에서 비롯된 지역감정이 국민의식에까지 투영돼 있다는 사실은 더 큰 불행이다. 최근 어느 채용정보 인터넷사이트에 실린 ‘전라도(본적) 지원 불가’라는 지역차별적 채용공고가 그것이다. 이 업체는 경기도 안산시 반월공단의 ‘남영공업’이라는 자동차부품 생산업체다. 연 매출액이 4000억 원에 이르고 직원 수도 700여명에 달하는 중견 기업이다. 완주 현대차와 광주 기아차에 납품하는 1차 벤더가 전라도 사람은 아예 지원하지 말라고 하니 이런 어불성설이 없다. 천박하기 이를 데 없다. 이 업체는 채용대행사의 신입사원 잘못으로 떠넘긴 모양이다. 일개 신입사원이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지나던 소도 웃을 일이다. 사실이라면 신입사원은 왜 ‘전라도 사람 지원 불가’라는 조건을 달았을까. 전라도는 괴물인가? 여간 찜찜하지 않다. 이번 ‘사건’이 흐지부지돼선 안된다. 성명 내고 비난만 할 일이 아니다. 원인을 규명하고 법적 조치를 취해야 마땅하다. 쓰레기보다 못한 지역감정이 아무렇지 않게 무의식적으로 조장되는 현상이 더 이상 용납돼선 안된다.

  • 오피니언
  • 이경재
  • 2014.12.09 23:02

전주시의회식 민주주의

전주시의회 행정위원회가 지난 3일 덕진구보건소 신축을 위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부결처리했다. 덕진구보건소 신축안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덕진구보건소 신축은 주민 보건 의료 서비스를 위해 수년전부터 필요성이 제기됐다. 전주시가 완산구와 덕진구에 각각 운영되던 보건소를 지난 1999년 통합, 완산구 지역에 전주시보건소를 설치한 뒤부터다. 전주시보건소 산하에는 완산구에 평화보건지소, 덕진구에 덕진보건지소가 운영되고 있다. 전주시는 2009년부터 덕진보건소 신설을 추진해 왔다. 당시 지역보건법 제7조 ‘인구 50만 이상 도시의 경우 2곳 이상의 보건소 설치를 할 수 있다’는 보건소 설치 법령에 근거한 것이다.전주와 인구가 비슷한 청주(66만 명)와 안산(75만)만)도 2개의 보건소가 있다. 이 때문에 지난 지방선거에서 지역 시의원 대부분이 덕진보건소 신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역 주민들의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시의원이나 입지자들이 주민 보건 서비스와 직결된 보건소 신축이라는 꿀떡을 자신의 지역구에 놓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전주시가 2014년 착공을 목표로 덕진보건소 신축 계획을 진행하던 2012년 9월 전주시의회 박혜숙 의원(송천동)이 의회 5분발언을 통해 송천동 입지 당위성을 주장한 것도 지역 정치인들의 정서를 보여주는 한 사례다. 그동안 추천된 후보지는 옛 완주군청 부지, 옛 토지공사 건물, 한양아파트 인근 부지, 시립도서관 옆 부지 등 무려 10개소에 달한다. 덕진구 의원 대부분이 자기 지역을 추천한 결과다. 이 때문에 집행부와 시의회 모두 부지를 정하지 못했다. 결국 시민단체와 학계, 시의원 등 20명으로 구성된 부지선정위원회가 가동됐다.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덕진구 시의원은 배제됐다. 위원회는 지난 10월 30일 후보지 10곳을 대상으로 투표, 송천동 솔내청소년수련관 옆을 보건소 신축 부지로 최종 결정했다. 압도적 득표였다. 하지만 전주시의회 행정위원회가 해당 부지에 대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부결해버렸다. 비공개 회의 후 부결시킨, 전형적 밀실처리였다. 사유는 시민 접근성 부족 등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정당성이 전혀 없다. 덕진구를 지역구로 둔 김성주 국회의원은 지역현안 하나 제대로 조정하지 못했다. 전주시의회는 만약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시민에게 책임을 넘기는 행동을 보였다. 결국 시민들의 결정을 손바닥 뒤집 듯 내팽개쳤다.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4.12.08 23:02

시각장애인 최용진 목사의 꿈

연말이 되면 안부가 궁금해지는 목사님이 있다. 완주군 용진면 ‘사랑의 교회’를 20여 년 동안 이끌었던 최용진 목사다. 9년 전, ‘사랑의 김치나누기’를 16년째 하고 있던 최목사 부부를 취재했었다. 한사코 인터뷰를 사양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나누는 일에 함께 할 수 있다면 좋은 일 아니겠냐’는 간곡한 부탁에 마음을 열었다. 몇 년 만에 안부 전화를 드렸다. 이제 여든을 앞둔 최목사는 시각장애인이다. 초등학교 졸업 즈음 시력을 잃었으니 거의 평생을 어둠속에서 살아온 셈이다. 부부는 1982년 전주에 개척교회를 열었다. 선교를 위한 목회일도 중요했지만 시각장애인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자립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는 일에 마음을 쏟았다. 김장김치 나누기 사업도 그 중 하나였다. 시각장애인들은 대부분 부부가 같은 장애를 갖고 있어 김장김치 담그는 일이 쉽지 않다. 자연히 입소문을 들은 시각장애인들의 요청이 밀려들었다. 첫 해 650포기로 시작했던 김치는 해마다 늘어 어떤 해에는 4000포기를 담아야 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사랑의 김치 나누기’는 2008년 최목사의 은퇴와 함께 끝이 났다. 그는 전주로 오기 전 서울에서 시각장애인 복지를 위한 단체를 운영했다.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60-70년대만 해도 시각장애인의 유일한 생업은 안마술이었다. 그나마 안마는 남성시각장애인의 전유물이어서 여성시각장애인의 삶은 더 절박했다. 최목사는 시각장애여성들이 겪는 사회적 고통을 가슴아파하며 안마술을 전수하고 안마시술소를 열어 일자리를 만들었다. 안마사 자격을 시각장애인에게만 허용하는 법안을 제정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장본인이기도 하다. 2006년 마사지계에서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 침해’를 들어 헌법소원을 제기, 위헌판결이 났을 때는 그야말로 ‘사투’를 벌여 이 법을 지켰다. 그러나 최목사는 은퇴한 후, 더 큰 과제를 안게 됐다. 안마업소가 퇴폐업소로 전락해간다는 사회적 지탄에 당당하게 맞설 수 없는 상황 때문이다. 시각장애인의 안마사 자격증만을 앞세워 문을 연 안마시술소가 늘어나면서 시각장애인들의 안마가 제 기능을 못하고 악용당하고 있는 현실 앞에서 그는 해야 할일을 다시 찾았다. 시각장애인들에게 안마술을 가르치고 직업의식을 갖게 하는 일이다. 노목사의 의지는 결연해 보인다. 그만큼 절실하다는 증거다. 이제 더해져야 할 것이 있다. 시각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4.12.05 23:02

웜 핸즈 클럽

세밑 길거리에서 사랑의 나눔 캠페인이 펼쳐지면서 추위를 녹이고 있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1일 도청 광장에서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을 가진데 이어 전북일보 옆 종합경기장 사거리에 사랑의 온도탑을 설치했다. 내년 1월말까지 100도℃, 55억원을 목표로 모금에 나섰으며 현재 5도℃를 가리키고 있다. 구세군에서도 오는 6일 전주시청 노송광장에서 자선냄비 시종식을 갖고 롯데백화점과 이마트 홈플러스 세이브존 한옥마을 경기전 걷고싶은 거리 등에서 연말 모금활동에 나선다.공동모금은 1873년 영국 리버풀에서 시작됐다. 지역 유지들이 기부금 중복 모금과 강제 권유를 피하기 위해 스스로 자선단체를 구성한 것이 단초가 됐다. 이후 19세기 후반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자선조직협의회(Charity Organization Society)운동이 일어나면서 본격화 됐다. 구세군 자선냄비는 189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해안에 배가 좌초돼 생긴 1000여명의 난민과 도시 빈민을 위해 구세군 여사관 조셉 맥피 정위가 쇠솥을 거리에 걸어놓고 “이 국솥을 끓게 합시다”는 문구로 기금을 모은 것이 시초다. 우리나라에서는 1928년 12월 15일 당시 한국 구세군 사령관이었던 박준섭(조셉 바아)사관이 서울 도심에 자선냄비를 설치하고 불우 이웃돕기를 시작하면서 비롯됐다.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어렵고 힘든 이웃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지난 1998년 민간모금기관으로 설립됐다. 그 해 10월 전북지회가 설립되었으며 도내에서 매년 100억여원을 모금하고 중앙의 지원을 합해 150억원 넘게 배분하고 있다. 공동모금회의 기부 큰 손으로는 아너 소사이어티클럽(Honor Society club)이 있다. 5년간 1억원 이상 기부자들로 도내에는 자영업자와 기업인 교수 사회단체 임원 등 현재 16명이 등록됐다. 이 가운데는 부부가 1억 이상 기부한 가족 회원도 있다.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기부문화 확산과 소년소녀 가장, 홀로 노인들을 돕기 위해 전국 최초로 웜 핸즈클럽(warm hands club)을 창립한다. 웜 핸즈클럽은 월 10만원씩 연간 100만원을 10년동안 총 1000만원을 기부하는 모임이다. 지난 1일 초등학교 교장과 사업가 2명을 공동 대표로 선임했으며 내년 1월중 창립 발대식을 갖는다. 현재 직장인과 자영업자 교사 한의사 등 20여명이 참여했으며 100명을 목표로 모집중이다. 따뜻한 나눔을 통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4.12.04 23:02

우분투(Ubuntu)

남아공은 인종차별정책이 심했다. 인종차별정책을 아파트헤이트(Apartheid)라 부른다. 1994년 흑인지도자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면서 절대로 없어질 것 같지 않던 인종차별정책이 무너졌다. 그 일을 가능하게 했던 밑바탕에는 우분투(Ubuntu)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분투는 남아공의 반투어에 속하는 말로 코사족과 줄루족 등 수백개의 부족들이 즐겨 쓰는 인삿말이다. “네가 있어 내가 있다(I am because you are)”, “함께 있어 내가 있다(I am because We are)”란 뜻이다.서양의 한 인류학자가 아프리카 한 부족 어린이들에게 게임을 제안했다. 사탕을 한 바구니에 담아 멀리 떨어진 나무에 매달아 놓은 뒤 제일 먼저 바구니에 도착한 사람이 사탕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노라고 말하고 “시작”을 외쳤다. 사탕을 놓고 아이들에게 경쟁을 붙인 것. 그러나 놀랍게도 아이들은 사탕을 혼자 가지려고 경쟁하지 않았다. 서로 손을 잡은채 함께 달려가 바구니에 있는 사탕을 나눠 먹고 있었다. 그래서 그 아이들에게 물었다. 1등으로 도착하면 사탕을 몽땅 혼자서 가질 수 있는데 왜 같이 갔느냐고 묻자 아이들이 우분투라고 말했다. “사탕을 혼자 다 가지면 다른 아이들이 슬플텐데 어떻게 행복할 수 있나요”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넬슨 만델라 대통령도 우분투 이말을 항상 가슴에 품고 다녔다.우리는 어떤가. 나 하나의 행복이라면 다른 사람의 불행을 용인하지 않는다. 상생이란 말을 귀가 따갑도록 쓰지만 과연 남아공 아이들처럼 서로 손잡고 함께 달려 갈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먼저 달려가 혼자 독식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공생의식을 가져야 한다. 서로가 윈윈하려면 다함께 손잡고 나가야 한다. 공직자도 똑같다. 국민이 있어 공직자가 있기 때문에 더 그렇다. 차가운 영하의 매서운 날씨속에서도 AI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검역 초소를 지키는 공직자들의 노고를 국민들이 잘 헤아려야 한다. 그런 공직자들이 있어 희망의 나라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연말 송년 모임에서 술자리가 기다린다. 단체 술자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바로 건배사. 초보자들은 ‘위하여’로, 중급자들은 세마디로 풀, 풀, 풀(남성은 파워풀, 여성은 뷰티풀 ,이 자리는 원더풀)처럼 줄여서 한다. 스토리가 있고 내가 아닌 상대방을 치켜 세우는 건배사도 있지만 앞으로는 ‘우분투’로 건배사를 하면 낫지 않을까. 상무이사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4.12.03 23:02

공적영역의 사사화

“공론은 국가의 원기이다. 국가에 공론이 없으면 망하게 되는데 어떻게 이를 금절할 수 있겠는가. 공론이 조정에 있으면 나라가 잘 다스려지고, 공론이 여항(閭巷)에 있으면 나라가 어지러워진다.” 율곡전서(栗谷全書)에 나오는 말이다. 여항은 시정(市井)을 뜻한다. 붕쟁이 싹 텄던 선조 때는 훈구파와 척신, 사림 등 오늘날로 치면 여와 야, 당내 계파간 정쟁이 치열했던 시기다. 공론이 실종되고 사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판쳤다. 율곡전서에 나오는 이 말도 당시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공적 영역이 제 기능을 못하고 사사화(私事化)되는 현실을 우려하는 지식인의 고뇌이다.최근 정국의 뇌관으로 부상한 ‘정윤회 문건’ 파문도 비선(秘線)에 의한 국정농단이 핵심이다. 현 정부 실세로 꼽히는 정씨와 청와대 ‘문고리 권력’ 3인방(이재만 총무, 정호성 1부속, 안봉근 2부속비서관)이 작년 10월부터 매월 두차례 만나 청와대와 정부동향을 논의하고, 김기춘 비서실장 교체설 등 청와대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것이 문건의 내용이다. 이해 당사자들은 ‘증권가 찌라시 수준’(청와대) ‘사실이라면 감방 가겠다’(정윤회)고 단도리쳤지만 문건이 청와대에서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으니 각종 의혹과 추측이 일파만파로 번지는 건 당연지사다. 우리나라는 혈연, 지연, 학연 등 전통적 연고주의의 특징이 강한 사회이다. 선거가 만연한 요즘에는 이런 전통적 연고보다 ‘캠프 연고주의’가 더 강하게 유지되는 끈이다. 정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과 비서실장을 지냈고 세 비서관은 정씨가 추천해 기용됐다고 한다. 몇차례 선거도 치렀다. 이들 역시 ‘박근혜 캠프’ 연고라는 속성을 띤다.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단체장도 이와 다르지 않다. 선거캠프 출신들이 도정과 시·군정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하다. 특히 인사 영향력이 강하다. 국가와 자치단체는 물론이고 어느 조직이든 공론을 통하지 않고 사적인 네트워크에 의지한다면 망하게 돼 있다. 조직은 형해화되고 의사결정은 사사화됨으로써 구성원들로부터 외면 받기 때문이다. 율곡의 지적처럼 공조직을 통한 공론장의 기능이 없는 조직은 죽은 조직이나 마찬가지다. 정씨 문건 파문도 파문이지만, 선거캠프 출신에 의존하는 단체장들이 새겨야 할 일이다.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경재
  • 2014.12.02 23:02

부안 청자박물관

‘청자로’는 부안군 보안면 영전삼거리에서 곰소를 잇는 국도 30호선 이름이다.이 도로에 청자로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은 도로가 가로지르는 보안면 유천리 일대에서 고려 최고의 상감청자, 비색청자 등이 오랫동안 생산됐고, 그 유적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고려청자 유적지는 전국적으로 부안 유천리를 비롯해 전남 강진 등 25곳에 이른다. 그 중 생산 규모와 품질면에서 최고로 꼽히는 곳이 바로 전남의 강진, 그리고 부안의 유천리였다.인류는 일찍이 흙을 구워 그릇을 만들어 사용하는 지혜를 가졌다. 그러나 세계에서 자토로 만든 그릇에 유약을 칠한 뒤 섭씨 1000에 달하는 고온으로 구워낸 ‘자기’를 처음 생산한 곳은 중국으로 알려져 있다. 뒤이어 세계 두 번째로 자기를 생산하고, 상감·비색청자라는 세계 최고의 명품을 만든 국가가 바로 고려였다. 고려의 도자기 장인들은 처음에는 중국 생산 방식을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얼마 안가서 독특한 고려식 생산방식으로 훨씬 우수한 자기를 생산해 냈다. 중국식 가마는 벽돌가마이고, 그릇 형태를 만든 후 고온에서 한 번 구워낸다. 하지만 고려 장인들은 고유의 진흙가마를 만들고, 그릇 형태를 만든 후 2단계에 걸쳐 구워냈다. 처음 섭씨 600-800도의 낮은 불에서 살짝 구워내 유약을 바른 다음 섭씨 1300도의 고온에서 다시 한 번 구워냈다. 이렇게 구워낸 고려 자기는 유약이 얇아지기 때문에 청자 특유의 바탕흙이 비치는 투명한 느낌을 낸다. 이러한 작업이 발전해 비색청자가 탄생한 것이다. 고려청자는 디자인이 매우 다양했다. 장인들은 무문, 음각, 양각, 압출양각(무늬를 틀로 찍어 도드라지게 표현), 상형(동물이나 식물 등의 형태를 본떠 만든 무늬), 투각, 철화 등의 무늬 표현방법으로 다양한 형태의 청자를 만들어냈다. 모란이나 국화, 애초문 등의 활달한 무늬를 그려 넣은 철화청자와 신비로운 색을 가진 기품있는 비색청자, 상감청자는 오늘날까지 세계적 명품이다. 부안 유천리 가마터는 1929년 처음 발굴됐다. 1939년 일제가 사적으로 지정했지만, 수많은 청자를 빼돌렸고, 해방후에는 도요지 퇴적층이 파괴됐다. 그동안 발굴조사 결과, 유천리 가마터가 전남 강진 일대 가마터와 함께 고려청자 최대 제작지로 쌍벽을 이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 결과물이 2011년 4월 청자로 옆에 개관한 부안 청자박물관이다.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4.12.01 23:02

백제인의 꿈

익산 왕궁리 유적(사적 제408호)에서 하천 흔적이 발견됐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배병선)가 왕궁리 유적 발굴조사로 밝혀낸 성과다. 공주와 부여 익산을 잇는 백제역사유적지구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추진되고 있다. 2010년 이미 세계문화유산 잠재목록에 등재되었지만 정식 등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백제 중흥의 꿈을 담고 있는 왕궁리 유적은 백제 무왕(600∼641) 때 조성된 왕궁성(王宮城)이다. 오랫동안 비밀에 쌓여있던 이 공간은 1989년부터 백제문화권 유적정비사업의 하나로 연차 발굴이 진행되어 왔다. 왕궁 터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지난 2004년, 부여문화재연구소가 300여일에 걸쳐 발굴조사한 왕궁 터와 유물이 공개되면서다. 고대 궁성 관련시설의 대지조성과 공간구획의 실체가 확인되면서 왕궁리 유적에 역사학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계획적인 설계에 의한 궁성의 축조양상이 확인되면서 학계는 그동안 확인된 백제 시대 왕궁의 어느 것보다도 완전한 형태의 궁성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 실체는 화려했다. 궁성 건물지를 건립하기 위해 기반을 다진 석축과 계단 역할을 하는 월대, 건물과 건물 사이에 자리한 후원, 뒷간이 있었던 자리까지 세세하게 드러난 현장은 경이로웠다. 기존에 발굴됐던 터의 구체적 확인 외에도 새롭게 드러난 건물지와 유물도 적지 않았다. ‘王宮寺’가 새겨진 명문기와와 중국청자편, 철제솥 등 중요유물이 쏟아졌으며 궁성 안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공방지에서 출토된 금세공 유물은 아름답고 정교함으로 마음을 빼앗았다. 백제인들의 소박하면서도 섬세한 미감이 그대로 전해지는 유물들이었다. 궁성의 존재는 오래전에 확인됐지만, 궁성의 내부 구조와 생활공간 등의 흔적이 대대적으로 확인된 것은 중요한 성과였다. 거기에 더해 올해 왕궁리 유적은 또 하나의 실체를 얻었다. 돌아보면 왕궁리 유적 인근에는 삼국시대 최대의 사찰인 미륵사 터와 무왕과 왕비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쌍릉, 현존하는 백제 석불 중 가장 큰 석불을 갖고 있는 석불사가 있다. 무왕이 건립했다는 제석사도 왕궁리 유적과 불과 1.3km에 있다. 이 유적들이 놓인 공간의 배치를 들여다보면 익산 왕궁리 일대의 역사적 의미는 더 새로워지고 그만큼 실체가 궁금해진다. 내년 6월 독일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는 백제역사유적지구의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백제인들의 꿈을 제대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4.11.28 23:02

대통령의 약속

지난 2002년 11월 11일. 민주당 전북도지부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 후보는 “호남 대통령이 호남에 다 준다는 의혹과 질시 때문에 역차별을 받았지만 나는 그런 점에서 자유롭다”며 전북에 대한 배려와 지원을 약속했다. 그 해 11월 24일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와의 대선후보 단일화를 앞두고 전주를 다시 찾은 노무현 후보는 “당내 후보경선 때 전북에서 노풍을 일으켜 주었듯이 다시 한번 도와주면 배반하지 않고 꼭 빚을 갚고 보답하겠다”고 확언했다. 투표결과 노무현 후보가 전북에서 91.6%의 압도적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전북 홀대는 역대 정권과 다를 바가 없었다. 새만금 관문인 새만금신항만 건설 계획은 2006년 제2차 전국 무역항 기본계획에서 빠졌고 전주권 신공항은 김제주민 반대를 빌미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지역 언론에선 노대통령 임기내내 역차별 배신 무대접 이란 단어가 반복됐다.지난 2007년 12월 27일. 대선 지방유세 마지막 일정으로 익산을 찾은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는 “낙후된 전북의 경제를 살리겠다”면서 호남 운하 건설을 약속했다. 내륙항이 들어서는 익산과 전주 정읍을 다목적 복합지구로 개발해 신산업 레포츠 물류중심지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여기에 새만금 호반도시 인프라 구축을 통해 동북아의 두바이로 개발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하지만 호남 운하와 내륙항 건설은 그야말로 구두선(口頭禪)에 불과했다. 새만금의 두바이 청사진도 신기루에 그쳤다. 새만금 내부 개발을 2020년까지 마무리하려면 매년 1조원 이상 국비가 집중 투입돼야 하지만 찔끔 찔끔 언 발에 오줌누기식이였다. 그 사이 4대강 22조원, 해외자원개발 41조원, 방위산업 40조원 등 이른바 ‘사자방’사업에 100조원 넘게 쏟아 부었다. 더욱이 해외자원개발의 경우 5조원만 회수가 가능하고 나머지 36조원은 사라져 국민 혈세 낭비 논란과 함께 야권에서 국정조사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지난 11월 24일 취임 후 1년 9개월만에 전북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은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서 전통문화 농생명 탄소산업과 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기공식에선 “네덜란드 푸드밸리와 미국의 나파밸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식품산업 허브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약속한 것은 반드시 실천하는 정치의 새 모습을 제가 반드시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난 2012년 10월23일 대선 전북선대위 출범식에서 밝힌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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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순택
  • 2014.11.27 23:02

공렴의식(公廉意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업적이 많지만 그 가운데서도 경찰관 등 공직자들의 처우개선을 꼽을 수 있다. 국민의 정부 시절 이전만 해도 공직자들의 대우가 좋지 않아 항상 공직자를 소개할 때는 그 앞에 박봉에 시달린다는 표현을 썼다. 그간 정부가 공무원 처우 개선에 나선 결과, 지금은 많이 나아져 공직자 되는 게 선망이다. 9급공무원 시험경쟁률이 이를 잘 말해준다. 대졸자들이 굳이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보다 공직을 우선시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공무원을 매력적으로 느끼는 이유는 정년보장과 신분이 안정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기업에 버금 갈 정도의 보수까지 받아 공무원 되길 원한다. 공직에서 총각 처녀들은 신랑 신붓감 1순위로 상한가를 친다.공무원은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이라서 권한과 책임이 막중하다. 영어로 공무원을 Civil Servant라고 부른다. 세금을 내는 시민들에게 봉사하는 사람들이란 뜻이다. 하지만 과연 그 뜻대로 그렇게 잘 하고 있을까. 대다수 공직자는 자기 맡은바 분야에서 잘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윤흥길의 소설 ‘완장’에 나오는 종술이 마냥 그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고 천방지축 나부대는 사람이 있다. 심지어는 뇌물 받지 말라고 귀가 닳도록 청렴을 강조해도 막무가내인 사람이 있다. 준공검사 할 때 시공회사한테 돈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강심장도 있다. 지금도 목숨 걸고 뇌물을 받아먹는 사람이 있다. 상당부분 윗선은 정화가 됐다. 아래는 아직도 정화가 덜 됐다. 예전에는 벼슬이 높을수록 뇌물 액수가 컸지만 지금은 실무자가 목숨 걸고 뇌물을 챙겨 먹기 때문에 아랫사람 것이 더 크다.나라가 잘 되려면 공직자 부패가 없어야 한다. 역대 정권마다 공직자 부정부패를 청산하겠다고 금과옥조처럼 되뇌어왔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드러나 공직세계의 먹이사슬구조는 장난이 아니다. 온통 마피아처럼 이해관계가 얼켜 썩어 문드러져 있다. 모피아에서 출발한 공직마피아들이 각 부문에서 활개 친다. 뇌물을 갖다 바치지 않으면 되는 게 없다. 대한민국이 부패공화국이랄 정도로 망가졌다. 썩지 않은 곳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부정부패와 한판 전쟁을 치러야 한다. 지금 공직자들한테 다산정신의 실천을 주문하고 싶다. 목민심서를 가슴으로 읽고 행동으로 옮기라는 말이다. 다산은 정신을 먼저 개혁하고 법제와 기술개혁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얼마나 선견지명인가. ‘고치고 바꾸지 않으면 나라가 망하리’라고 경고했던 다산 정약용의 외침이 지금도 생생하다. 갑질하는 공직자들 백성을 졸로 보는가. 상무이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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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14.11.26 23:02

선거개혁

우리나라 첫 국회의원 선거는 1948년 5월10일이다. 이른바 5·10 제헌의원 총선거다. 이때 전북은 22명의 제헌의원을 탄생시켰다. 전북의 총 인구 수는 201만6142명, 유권자 수는 80만1988명이었다. 충남 금산이 당시엔 전북의 선거구였고 완주 정읍 고창 김제 익산 지역은 각각 갑과 을 두개 선거구였다. 전북 22개 선거구. 지금 생각하면 꿈 같은 숫자다. 선거구 수도 많았지만 역량 있는 정치인들도 많았다. 나용균(정읍 갑) 백관수(고창 을) 조한백(김제 갑) 등 걸출한 인물들이 이 때 선출됐다. 소석 이철승은 당시 27세로 전주에서 최연소 무소속 출마했지만 곡성 출신인 신성균씨(당시 43세)한테 고배를 마셨다. 현행 우리나라 국회의원 지역구는 246개다. 비례대표 54명을 합한 300명이 국회의원 정수다. 전북 지역구 국회의원은 11명이다. 지역구 의원 대비 4.5% 비율이다. 16개에 이르는 국회 상임위를 커버할 수도 없는 숫자다. 상임위는 소관 부처의 사업과 예산은 물론 세세한 것까지 다루는 국회 내 권력기구다. 상임위에 지역출신 의원이 없다면 지역현안도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지역의 정치력은 인구에 비례해 왔다. 경부축 위주의 산업화 이후 전북은 인구가 물밀듯 빠져 나갔다. 국회의원 숫자도 그에 비례해 양적으로 쪼그라들었다. 몇몇 역량 있는 정치인이 있었지만 ‘DJ시대’ 이후엔 질적으로도 수척해졌다. 오늘날의 정치 현실이다.그런데 인구가 줄어든 농촌지역이 또 위기를 맞게 됐다. 2001년에 만들어진 ‘선거구별 인구편차 3대1’이 이젠 2대1로 조정된 탓이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22개 선거구가 늘어나고, 영·호남은 8곳이 줄어들 판이다. 투표가치의 불평등성이 너무 지나치다는 이유로 인구편차를 줄였지만, 그 결과 이젠 수도권-농촌지역간 정치력 불평등성의 간극이 크게 벌어지게 됐다. 얼마전 여야 국회의원들로 ‘농촌지역 주권 지키기모임’이 발족된 것도 이 사안의 심각성 때문이다. 선거개혁이 화두다. 13년만에 틀을 정비할 절호의 기회다. 선거구 개편과 함께 도농복합, 중대선거구, 권역별 비례대표, 석패율제, 독일식 정당명부제 등이 검토 대상이다. 투표가치와 지역 대표성, 지역주의 완화 등 세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선거 틀을 마련해야 한다. 그럴 때 국회의원들이 모처럼만에 밥값 했다는 소릴 들을 것이다.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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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재
  • 2014.11.25 23:02

뚱딴지

완주의 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고 나오는데 출입구 옆에 비닐봉지에 포장된 제품이 쌓여 있다. 눈여겨 보니 주인장이 고구마같은 것을 얇게 썰어 말린 것 같은데, 포장지에 ‘돼지감자’라고 쓰여 있다. 200g 한 봉지가 1만6000원이다. 돼지감자는 뚱딴지라고도 한다. 사전에 따르면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인 돼지감자는 땅속줄기가 감자 모양이다. 줄기는 높이 1.5~3m이고 잔털이 있다. 잎은 마주나는데 윗부분에서는 어긋나 해바라기 잎과 비슷하다. 9~10월에 노란 꽃이 피는 돼지감자의 땅 속 덩이줄기는 사료나 알코올의 원료로 쓰인다. 실제로 줄기를 뽑은 뒤 땅 속을 살살 파헤쳐가면 크고 작은 돼지감자를 캘 수 있다. 감자처럼 생긴 것, 생강처럼 울퉁불퉁한 것 등이 어울려 나오는 데 대부분이 못생겼다. 사료나 알코올 원료로 쓰이는 돼지감자 말린 것을 200g 한 봉지에 1만 6000원에 판매하다니. 사료로 쓰인다는 돼지감자가 그렇게 귀하신 몸인가.인터넷 포털 검색창에 ‘돼지감자’ 키워드를 쳐보니 옥션 등 인터넷쇼핑몰은 물론 카페, 블로그, 뉴스 코너가 돼지감자 홍보로 가득하다. 이곳 저곳을 둘러보니 돼지코처럼 못생기고 뚱뚱한 돼지감자에는 ‘이눌린’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는데, 이것이 천연인슐린 구실을 한다고 한다. 당연히 당뇨에 좋다는 설명이다. 또 이눌린 성분은 장내 유산균을 5배 이상 증가시켜 장 건강에도 좋다. 체질개선, 변비, 비만에 효과적이어서 기능성 건강식품으로도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이처럼 건강에 좋은 식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의 산야에 자생하는 돼지감자는 이제 농작물이 됐다. 얼마전 군산시 복지지원과 직원들과 군산지역자활센터 참여자 및 자원봉사자 50여명이 군산 옥구읍 어은리 2148㎡의 밭에 파종해 가꿔온 돼지감자를 수확했다는 소식도 있다. 이 돼지감자는 군산지역자활센터 외식가공업 사업단에서 지난 4월 파종한 것인데, 이번에 수확한 돼지감자를 판매해 자활기업 창업 자금으로 활용한다고 한다. 부안 운호구름호수마을에는 6000평 규모의 돼지감자 농장이 있다. 돼지감자 사업화에 성공한 김성구 사장이 가공 판매한다. 소비자 반응이 좋다고 한다. 당뇨와 혈압, 비만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 찾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예전에는 돼지 사료 정도로나 썼다는 돼지감자의 ‘뚱딴지’같은 변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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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호
  • 2014.11.24 23:02

기도의 미술관

“나는 그림과 조각품으로 조국을 배웠습니다.”하정웅 수림문화재단 이사장이 인터뷰에서 들려준 말이다. 메세나 운동의 선구자인 그는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성장한 재일교포 2세다. 그는 1990년대 초반, 일본의 타자와 호수 옆에 ‘기도의 미술관’ 건립을 추진했다. 어린 시절, 화가가 꿈이었으나 가난 때문에 포기했던 그는 사업이 번창해 생활이 안정되자 그림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초기의 수집 대상은 온전히 재일작가의 작품이었다. 자신처럼 가난 때문에 꿈을 포기하거나 창작을 접어야하는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싶었다. 그 뒤로 한일근대사의 격동 속에서 고단한 삶을 이어왔던 재일작가들의 작품은 ‘하정웅 컬렉션’ 중심이 됐다. 재일교포들의 한과 고통, 좌절과 죽음, 그리고 이들을 위로하는 기도와 진혼의 의미를 담은 작품들이었다. 작품이 쌓여가면서 미술관 건립의 의지가 강해졌다. 그가 살았던 아키타는 수력발전소와 광산이 있어 강제징용으로 끌려온 조선인들이 많았다. 특히 수력발전소 공사에 많은 조선인들이 동원되었는데, 그들은 엄청난 노동력에 시달려야 했다. 아키타는 눈이 많고 추운 지역인데다 먹을 것이 부족해 영양실조와 추위를 견디지 못해 도망치다 붙잡혀 비명횡사하는 조선인 노동자들이 적지 않았다. 어린 시절, 그의 어머니는 명절이면 가뜩이나 부족한 음식을 나눠주며 마을 뒷산에 있는 무덤에 다녀오게 했다. 무덤이라고 해봤자 돌 하나 놓인 것이 전부였지만 그곳에 음식을 놓고 절을 했다. 이름 없이 죽어간 조선인 노동자들의 무덤이란 것을 그때 알았다. 미술관을 타자와 호수 옆에 건립하려고 했던 것도 그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싶어서였다. 호수 근처에는 히메관음상이 있었다. 수력발전소 건립으로 환경이 변화하자 죽은 물고기와 호수신을 위로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하 이사장은 이 위령비가 강제징용 돼 이곳에서 일하다가 숨진 조선인 노동자들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술관 건립은 잘 진행되는 듯 했다. 땅도 사고 설계까지 마쳤으며 일본인들의 호응도 높았다. 그런데 그즈음 이루어진 한일회담에서 조선인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가 부상했다. 외교적 마찰이 일어나면서 사회적 분위기가 단박에 바뀌었다. ‘기도의 미술관’ 건립은 무산됐다. 이후 하 이사장은 한국과 일본의 공공미술관에 수집한 작품을 기증하기 시작했다. ‘기도의 미술관’은 실체를 얻지 못했지만 한국와 일본 여러 곳의 미술관이 그 의미를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4.11.21 23:02

예산 폭탄

MB정권 시절인 지난 2008년 11월말.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경북 영일군과 포항시 출신 공무원 모임인 ‘영포회’ 송년행사가 열렸다. 당시 대통령 최측근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이병석 국회 국토해양위원장을 비롯 지역구 국회의원과 포항시장 시의회의장 중앙부처 공무원 등 9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돌아가면서 한마디씩 덕담을 나눴다. “어떻게 하는지 몰라도 예산이 쭉쭉 내려온다.” “이렇게 물 좋을 때에 고향발전을 못 시키면 죄인이 된다.” “속된 말로 경북 동해안이 노났다. 우리 지역구에도 콩고물이 좀 떨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후광으로 동해안시대를 열기 위한 예산안의 윤곽이 드러났다.…아무리 대통령이 어렵고 정권이 어려워도 헌신할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마지막으로 최시중 위원장이 건배사를 제안했다. “이대로, 나가자”MB정권 5년 동안 영일만항 건설과 포항~안동 국도건설, 포항 외곽순환도로 건설, 포항~삼척 울진~포항 철도건설 등 대규모 프로젝트에 5조원대가 넘는 예산이 쏟아 부어졌다.지난 7·30 재·보궐선거 때 순천·곡성에서 당선된 이정현 의원이 유세과정에서 “호남에 예산 폭탄을 퍼붓겠다”고 공언했다. 새누리당 창구가 없는 전북으로선 “곁불이라도 쬘수 있을까”하는 일말의 기대도 있었던 게 사실. 하지만 그는 국회 예산결산특위 예산안조정소위원에 내정됐으나 강원지역 의원들의 반발로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다. 중국서 귀국길에 소식을 접한 그는 “예산소위 회의장 복도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호남 예산을 적극 챙기겠다. (호남)예산 삭감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막아 내겠다”고 다짐했다.내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국회 상임위 심사 과정에서 무려 13조5690억원이 증액됐다. 여야가 ‘쪽지 예산’은 없다고 선언했지만 묻지마 증액이 이뤄진 것. 새누리당 최고위원들과 사무총장 예결위 간사 야당 예결소위위원장 등 소위 실세들의 지역구 예산이 많이 늘어났다.전북도 관련 내년 국가예산도 상임위 심사과정에서 3000억 정도 증액됐다. 지난해에 이어 국가예산 6조원 확보 여부가 막판 국회 예산소위 심사에 달려 있다.이정현 의원의 호남 예산폭탄 발언이 전북 국회의원들에겐 달갑지 않은 만큼 이춘석 예결위 간사를 비롯 도내 정치권의 분발이 요구된다.예산 폭탄은 기대않더라도 더 이상 예산 쪽박은 차지 말아야 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4.11.20 23:02

전북경제와 한옥마을

금융계에 오랫동안 몸담고 있는 한 인사는 “요즘 전북경제가 말이 아니다”고 잘라 말한다. “IMF 때는 어떻게 지나가는 줄도 몰랐는데 지금 상황은 장난이 아니다”고 말한다. “그 당시에는 한번 꺼꾸러져도 다시 일어 설 수가 있었는데 지금 상황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개인파산자가 급증해 은행 영업도 어렵다”면서 “어디서 해법을 찾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는 또“전북경제가 광주 전남에 비해 어려운 것 같다”면서 “제조업은 말할 것 없고 자영업자들마저 장사가 안 돼 긴 한숨만 내쉬고 있다”고 시장 상황을 들려준다.최근들어 예전보다 먹고 살기가 힘들어졌다고 하소연 하는 사람 수가 늘었다. 기업은 기업대로 자영업자들은 자영업자대로 힘들어 한다. 고액 연금생활자나 공직자들이나 세상 물정 모르고 살지 나머지들은 날마다 돈타령하며 하루를 잇댄다. 자영업자들은“예전 IMF 때보다 더 혹독한 경제상황이 온다더라”라고 말할뿐 뾰족한 대책은 없어 보인다. 도내서 군산이 경기가 가장 안좋다. 제조업체가 많은 군산은 은행 부도율과 연체율이 높다. 군산 경제가 잘 안돌아 가면 전북경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그 만큼 군산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경제는 심리다는 말이 있지만 어렵다 어렵다하면서 아예 지갑을 닫는게 문제다. 소비심리 위축이 전반적으로 생산 활동 위축으로 이어진다.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은 게 큰 고민거리다. 서울 강남서부터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야 그 온기가 지방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을 발표해도 그 효과는 미미하다. 우리경제가 20년 전 일본경제를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지금은 글로벌경제체제라서 전북경제만 따로 떼서 볼 수 없지만 워낙 지역에 돈이 돌지 않는‘돈맥경화’현상이 심화돼 어려움이 가중된다.기업들마다 자금난 판매난 구인난 삼중고를 겪고 있으면서도 2~3년간 현금을 확보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와달리 전주 한옥마을은 전국에서 찾아든 관광객들로 주말마다 북새통을 이뤄 풍년제과 등 몇몇 집만 장사가 잘되지 나머지는 임대료가 비싸 힘들다. 젊은 층도 돈을 팍팍 쓰는 사람들이 아니라서 온기가 퍼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속에서 전주 한옥마을이 관광객들로 북적인다는 건 천만 다행이다. 그간 전주시가 1000억 이상을 한옥마을에 집중 투자해서 이만한 명소로 만들었기 때문에 업주들이 정체성을 지켜 나가야 롱런할 수 있다. 한옥마을이 잘돼야 전주가 산다. 상무이사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4.11.19 23:02

'왕따' 유재갑 담당관

전주시의 유재갑(54) 도시디자인 담당관이 의미 있는 책을 냈다. ‘전주를 이렇게 바꿔 놓았습니다’라는 제목의 컬러 프린트로 만든 책인데 도시재생을 통한 지역 창조경제의 실천 사례다. 개인 돈을 들여 딱 30권만 찍었다. 전주를 한 차원 높은 고품격 도시로 업그레이드 시킨 사례들이 사진과 함께 짤막한 글들로 엮어졌다. 길에 예술과 문화를 입힌 특화거리, 영화의 거리, 동문예술거리, 전주부성 골목길, 한글테마거리, 최근 완공된 아중리 수변길, 청소년 문화광장, 풍남문·서학·노송천·덕진시민광장, 교동 자만마을 벽화, 노송동 천사마을 벽화, 동서학동 산성마을 벽화 등등. 전주가 촌 티를 벗은 것은 도시디자인과 경관조성 덕분이다. 다른 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로 혁혁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 주인공이 유재갑 담당관이다. 그는 서울 사람이다. 서울대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LG전자가 우리나라 최초로 영국 더블린에 설립한 유럽디자인센터와 LG디자인연구소에서 실력을 닦았다. ‘디자인 중심’이라는 회사를 경영할 때는 조선일보 섹션신문과 SBS 드라마 및 뉴스를 디자인했다. 휴맥스 디자인마케팅 총괄 부문장 때 교통사고를 당한 뒤 2008년 5월 전주시 디자인 관련 개방직 공모에 응한 것이 진로를 바꾼 계기다. 그는 전주시청 조직에서는 ‘왕따’를 당하고 괴짜로 통한다. 관행을 인정치 않고 타협을 모르는 고집 때문이다. 관행과 싸우고 업자들한테 놀아나는 공직 풍토와 전쟁을 벌인 공무원이었으니 이런 개성으로는 자기 앞에 큰 감 놓으려는 이기적인 조직문화에서 참 힘들었을 것 같다. 자신의 개방직 자리를 노리고 직원들이 이간질하고 매도할 때는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다고 했다.유 담당관은 “혼자 너무 힘들었다. 나 보호 차원에서 책을 만들었다. 이제 소리 없이 떠나려 한다.”고 했다. 전북도청과 정부 부처 몇곳, 지인 몇사람한테만 책을 보냈다. 책은 자신의 증표다. 이것마저 없으면 성과를 매도당할 것 같아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전주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전주는 이제 기억되는 도시가 아니라 오래 기억해야 할 우리의 삶이다.…미흡하나마 하나의 그림을 그려놓았으니 이 그림에 색을 입히고 향기를 수 놓는 일은 오로지 전주시민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에필로그 일부 글이다. 막걸리 한잔 사리다. 유재갑 홧팅! ·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경재
  • 2014.11.18 23:02

책임

제95회 전국체전에서 전북 선수단이 거둔 초라한 성적표가 결국 김대진 사무처장 사퇴로 일단락됐다. 김 사무처장이 전라북도체육회장인 송하진 도지사에게 사직 의사를 밝히고, 송 지사도 이를 수용했다. 사실 전국체전에서 그동안 전북선수단의 성적이 퍽 좋았던 것도 아니었는데, 이번에 사무처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은 이례적이다. 물론 전체 17개 팀 중에서 14위로 쳐진 것은 문제가 있지만, 전북 체육계 속을 들여다보면 몇차례 재임한 것도 아닌 김 사무처장 혼자 책임을 져야할 것은 아니다. 작년에 9위를 했고, 재작년에는 10위를 하는 등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북체육의 성적이 중상위권으로 도약하지 못하는 것은 ‘낙후 전북’과도 큰 상관이 있다. 전북 경제가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불과하다. 증시에 상장된 전북 소재 기업도 10개 남짓할 뿐이다. 전북에 본사를 둔 대기업이 없다보니 프로야구단이 없고, 도민들은 군산시가 돈을 주고 유치하는 프로야구 몇 차례 관람하는 정도로 만족할 뿐이다. 지역 체육을 지원할 기업이 없는데 학교체육, 실업체육이 발전할 수 있겠는가. 지난 체전에서 혼자 2개의 금메달을 따낸 카누 이순자 선수는 실업팀이 창단될 때까지 현역으로 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순자 선수의 발언은 체육이 발전하려면 결국 자본 투자가 선결돼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고 있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실업팀이 없는 상황에서 초·중·고교에서 기량있는 선수를 키워낼 수 있을까. 초등학교 단계에서 싹수가 있어 보이는 선수가 있다면 타지역 중학교에 빼앗기고, 중·고등학교도 마찬가지다. 연결고리가 끊기고, 체전 성적이 초라한 것은 결국 전북도와 각 시·군, 그리고 지역 내 기업들의 체육에 대한 관심 부족이 빚은 것이다. 1∼2년 사이에 전북체육의 기량이 떨어진 것이 아니다. 전북도가 체육회 사무처장을 잘랐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전북의 기능 경기력 저하도 심각하다. 3년 연속 금메달 한 개 따내지 못하고 올해 15위 성적을 냈다. 16위를 한 제주도가 금메달을 한 개 획득했지만 전북은 전무했다. 이제 막 출범한 꼴찌 세종시와 비교할 바는 아니다. 똑같은 조건에서 치러지는 기능대회에서 전북이 꼴찌 성적을 내는 이유는 뭘까. 앞에서는 기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정작 기능대회 격려 한 번 제대로 하지 않는 지역 지도층의 무관심 때문이 아닐까.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4.11.1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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