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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경기대회

기능경기대회는 산업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우수 기능인 양성을 위해 매년 치러진다.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해 평소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낼 수 있다. 지역 대회 입상자들은 전국기능대회에 출전할 수 있고, 전국기능대회 입상자들은 국제기능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2015년도 기능경기대회가 8일 전북을 비롯해 전국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전북에서는 전주공고 등 8개 경기장에서 열리고 있다. 각 지역별 기능경기대회 종목은 가구, 미장, 타일, 기계설비, 자동차정비 등 40∼50개이고, 참가 선수만 수백명에 달한다. 전북대회에는 태양광 발전, 한지공예 등 40개 직종에서 460여명의 선수가 자웅을 겨룬다. 부문별 1∼3위 입상자는 해당 직종 기능사 자격이 주어진다. 또 10월 울산에서 열리는 올해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전북 대표로 참가한다. 국제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면 국위를 선양하고, 개인적으로 직장, 연금 등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스포츠올림픽과 똑같다. 국제기능올림픽대회는 1950년 스페인에서 스페인과 포루투칼 청소년 근로자 대표선수 24명이 친선경기를 벌인 것이 시초라고 전해진다. 처음에는 유럽 국가들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1960년대 들어 아시아에서 일본과 한국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우리나라는 지역별 기능경기대회를 1966년에 치러 국가대표선수를 선발한 뒤 1967년 제16회 대회부터 국제기능대회에 참가했다. 처녀출전에서 한국은 양복과 제화 직종에서 금메달을 땄다. 1977년 제23회 대회에는 28명의 선수가 출전, 금메달 1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5개 등 21명이나 메달을 획득하며 세계 정상 자리에 우뚝 섰다. 우리나라는 이후 1991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제31회 대회까지 무려 9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국제기능경기대회에서 세계 첫 제패를 한 우리나라는 1978년 부산기계공고에서 제24회 국제기능경기대회를 개최했다. 지난 40여년간 우리나라가 국제기능대회에서 보여준 엄청난 성과가 오늘날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 초석이 됐다. 그러나 전북은 최근 세차례 전국기능대회에서 단 한 개의 금메달도 획득하지 못했다. 지난해 33개 직종에서 은 3개, 동 3개로 전국 15위를 기록했다. 교사들이 기능 지도를 기피하고, 지자체와 교육청 등도 무관심한 탓이다. 전라북도는 2015년 기능대회 관련 예산을 전년 수준으로 동결했다.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5.04.09 23:02

호사다마(好事多魔)

섬진강변에 벚꽃이 만개했다. 정읍 IC에서부터 내장산 천변길이 벚꽃으로 장관이다. 전주 삼천변이나 전주 동물원 완주 송광사에 이르는 길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하얗게 피어 오른 꽃이 마치 꽃구름 같다. 벚꽃은 화사해서 좋다. 벚꽃을 보고 있으면 세상 근심 다 잊게 한다. 하지만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듯 벚꽃도 오래 가지 못한다. 봄에는 사흘 맑은 날이 없을 정도로 비바람이 잦다. 꽃이 필 때는 꼭 사나운 바람과 함께 심술궂게 비가 뿌린다. 꽃을 보면 풍우(風雨)가 안내리길 바라지만 새 생명을 잉태시키려면 비는 절실한 것. 이게 자연의 섭리다.중국 당나라 때 방랑시인 우무릉(于武陵)은 ‘권주(勸酒)’라는 시를 이렇게 읊었다. 권군금굴치(勸君金屈 ) 그대에게 금굴치 술잔으로 권하노니/만작불수사(滿酌不須辭) 가득 부은 술 모름지기 사양치 말게나/화발다풍우(花發多風雨) 꽃이 필 때는 바람과 비가 많은 법/인생족별리(人生足別離) 사람들 살아가는 데에는 이별도 많다네/ 이 시인은 꽃을 통해 삶의 가치를 담아냈다. 화사하게 피어오른 꽃은 비바람을 겪은 결과다. 세상사 어떤 일이든 좋은 일만 있을 수 없다는 것. 좋은 일 뒤에는 나쁜 일이 수반된다는 것을 암시한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했지 않던가.삶이 이별의 아픔 속에서 성장하듯 인생에서 좌절과 시련은 늘 따라 다니기 때문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삶이 나아져 풍족하게 되면 주변 사람들의 시기와 갈등으로 멀어지거나 때로는 헤어지게 된다. 성공한 사람은 항상 시기 질투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주변을 잘 관리해야 한다. 좋다고 잘 나간다고 자랑만 할일이 아니라 부자 몸조심 해야 한다. 성공한 사람한테는 끌어 내리려고 음흉한 계략을 꾸미는 사람이 있다. 잘난 꼴 못 보는 게 인간의 속성 아닌가.험난한 세파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려면 다른 방도가 없다. 겸손만이 살길이다. 주역 64괘 가운데 오직 겸괘 하나만이 육효가 모두 길하게 되어 있다. 겸손한자는 적이 없다. 경계와 시기의 대상도 아니다. 자만하다가 무너진 경우가 있다. 돈 좀 벌어 잘난 체 한다고 여기면 끌어 내리기 바쁘다. 그래서 이꼴저꼴 안 보려고 아예 서울로 떠나 속 편하게 산 사람들이 있다. 전주 인구가 65만 명밖에 안 돼 익명성 보장이 안 되기 때문에 부정심리가 판친다. 인구 100만이 넘은 도시들은 한번쯤 다 이 같은 현상을 겪었다. 누구나 잘 나갈 때 누운 풀처럼 자신을 낮춰야 한다. 심술궂은 비처럼 화사하게 핀 꽃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상무이사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5.04.08 23:02

종이신문의 가치

“세상을 이해하려면 어릴 때부터 신문을 꼭 읽어야 합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몇해 전 “세상에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것이 많지만 학교에서 다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어떤 것을 읽어야 할까요”라는 한 학생의 질문에 그렇게 대답했다. “신문을 읽으면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어느 시점에 스포츠든, 경제뉴스든 관심이 가는 분야가 생기게 되고 더 많이 알수록 더 배우기를 원하게 된다.”는 것이다. 워런 버핏은 10대 청소년시절 4년 동안 신문배달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지금도 매일 5개의 신문을 읽는다고 한다. 1977년엔 뉴욕의 버펄로뉴스를, 1911년엔 오마하 지역신문인 월드헤럴드를 사들였다. 지금은 지역일간지와 주간지 수십개를 인수해 경영하고 있다. 그는 2년 전 자신이 소유한 신문사 발행인과 편집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를 신문 중독자로 불러달라”고 주문했다. 신문사랑과 신문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일화로 잘 알려져 있다. 신문은 세상을 보여주는 창이다. 정보의 보고(寶庫)이다. 신문을 보면 시대의 트렌드를 알 수 있다. 종이신문의 가치는 사회의 중요한 사안을 편집을 통해 보여준다는 데에 있다. 인터넷을 통해서는 독자가 관심 있는 뉴스만 선택적으로 보게 되지만 종이신문을 통해서는 뉴스밸류, 기사 배치, 면(面) 편집을 통해 사안의 중요성과 사안을 보는 신문의 시각을 읽을 수 있게 된다. 종이신문만이 갖는 장점이다. 워런 버핏이 신문의 미래를 낙관하는 것도 신문만한 정보의 보고(寶庫)를 찾기 힘든 데다 이런 장점 때문일 것이다. 오늘(7일)은 제59회 신문의 날이다. 한국신문협회는 올해 신문의 날 표어를 ‘정보가 넘칠수록 신문은 더욱 돋보입니다’로 정했다. 넘치는 정보 속에서 심층적인 분석을 통해 본질을 파악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건 신문이 가진 가치이자 경쟁력이다. 인터넷 등 뉴 미디어 등장으로 종이신문의 생명이 끝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하지만 20년 전에 나온 이 예측은 빗나갔다. 디지털 시대에 종이신문이 위기에 처한 건 맞지만 종이신문이 갖고 있는 유익성과 심층성 때문에 독자층은 여전히 두텁다. 신문산업의 미래는 예측되는 것이 아니라 창조되는 것이다. 신문산업 종사자들이 얼마나 이 가치에 부합하고 있는지 그것이 문제로다.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경재
  • 2015.04.07 23:02

노사정 대타협

지난주 방송 보도에서 기업에 취업한 일본 청년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려운 취업 관문을 뚫고 기업에 입사한 신입사원들의 표정엔 생기가 넘쳤다. 이렇게 올해 사회생활을 시작한 일본의 신입사원 수가 75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지난 2012년 66만 명에서 9만 명 정도 늘어난 숫자다. 일본 문부과학성 자료에 따르면 일본 고교생 10명 중 9명이 취업하고 대졸자 취업률은 80%에 달한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것. 이를 두고 아베노믹스로 기업실적이 좋아져 기업마다 채용인력을 늘렸다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파트타임과 비정규직 등 질 나쁜 고용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어쨌든 일본의 청년 취업이 늘어난 것은 그만큼 경기회복에 따른 일자리가 늘어났다는 반증이다.이웃 나라 중국도 지난해 대졸자 취업률이 91.4%에 달한다. 지난해 중국대학생 취업보고에 따르면 4년제 정규대학 졸업자 취업률이 91.8%, 전문대 졸업자는 90.9%에 달했다. 이 같은 취업률이 최근 중국의 학력 인플레이션에 따른 대졸자들의 취업난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문제제기도 있지만 중국 경제가 계속 활기를 띠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반면 우리 청년들, 대학생들을 보면 너무 암담한 현실이다. 지난해 대졸자 취업률은 54.8%에 불과했다. 2012년 56.2%, 2013년 55.6%에서 계속 내리막길이다. 지난해 15~29세까지의 청년층 고용률은 39.7%로 더 심각하다. 이 통계를 낸 이후 처음 30%대 밑으로 추락했다. 지난달 청년 실업률 역시 11.1%로 지난 1999년 이후 15년여 만에 최고치다. 이처럼 취업 관문이 바늘구멍보다 좁다보니 출세가 보장되던 사법연수원생들도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다. 올 1월 졸업한 44기 사법연수생들의 취업률은 43.4%에 불과했다. 군복무 예정자를 제외한 408명 가운데 177명만 직장을 구한 것이다.이 같은 심각한 청년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정 대타협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와 경영계는 성과가 낮은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청년들에게 취업문을 열어주자고 주장한다. 하지만 한국노총은 아버지와 아들 세대의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어서 타협의 여지가 없다며 협상 불참을 선언했다. 지난달 31일까지 정한 대타협 시한도 이미 넘겼지만 노사정위원장은 이번 주까지 결말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아버지 세대의 희생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청년 일자리 창출에 정부 예산을 집중하고 대기업의 신규 투자 확대 등 창조적 발상의 전환이 우선일 것 같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5.04.06 23:02

풍석 서유구

풍석 서유구(1764~1845)는 조선 후기의 대표적 실학자다. 다산 정약용과 같은 시대를 살았던 그 역시 민생을 구제하는 실용적 학문에 바탕을 두고 방대한 저작으로 빼어난 학문적 성과를 축적했지만 안타깝게도 다산만큼 명성을 얻지 못했다. 그는 수많은 실학 저술을 많이 남겼는데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저서는 조선 최고의 생활문화 백과사전으로 꼽혀 ‘조선시대 브리태니커’란 이름을 얻은 ‘임원경제지’다. ‘임원경제지’는 그가 철저하게 지향했던 실용학의 결정체다. 현실에 적용되지 않는 지식은 ‘토갱지병(土羹紙餠 흙으로 끓인 죽과 종이로 만든 떡)’이라 하여 철저히 외면했던 그는 19세기 초 조선의 생활문화를 촘촘히 엮어 113권이나 되는 ‘임원경제지’에 기록해놓았다. 그의 나이 쉰 살이 되던 해에 시작해 30년 만에 일궈낸 역작이었다. 전라감사로 있을 때는 흉년이 들어 고통 받는 농민들을 위해 고구마 재배법을 보급하기도 했는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조선과 중국·일본의 관계 농서를 참고해 저술한 ‘종저보(種藷譜)’를 펴냈다. 서유구는 우리 지역에도 귀한 선물을 남겼다. 1833년 4월부터 1834년 12월까지 전라관찰사로 재직하면서 하루 동안 공무일정을 기록한 ‘완영일록’이다. ‘완영일록’은 관청의 풍속을 그대로 옮겨놓은 이른바 행정일기다. 당시 지방의 행정 책임자는 공문서를 직접 써야 했지만 관청 아전들에게 떠맡기는 일이 다반사였다. 다산 정약용도 이를 경계하여 ‘목민심서’에 “상하 관청에 보내는 공문서는 꼼꼼히 생각해서 수령이 써야 할 것이요, 서리의 손에 맡겨두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할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서유구는 관찰사로서의 하루 일과를 거의 빼놓지 않고 기록하면서 그날 주고받은 공문서 내용까지도 그대로 옮겼으며 자신이 지방에서 펼친 농촌과 농민을 위한 정책을 ‘완영일록’에 소상히 담아놓았다. 덕분에 ‘완영일록’은 ‘지방행정에 대한 사실적 기록이자 사회사·풍속사적으로 가치를 지니는 문헌’이란 평가를 받는다. 그만큼 역사콘텐츠로서의 의미도 크다. ‘완영일록’은 여러 해 전 성균관대 대동문화연구원이 3권으로 묶어 영인본으로 펴냈다. 그러나 아쉽게도 김순석의 조선대 박사학위 논문을 위해 번역된 1권을 제외하고는 완역되지 못한 채로 있다. 전라감영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 ‘완영일록’ 완역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물론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작업이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5.04.03 23:02

제왕의 자격

BC 221년에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이 BC 210년에 전국 순행을 하던 중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진시황은 죽기 전 변방 수비를 맡고 있는 장남 부소에게 편지를 썼다. 수비군을 몽염 장군에게 맡기고 곧바로 함양으로 돌아와 장례를 치르라는 것이었다. 조고가 대신 쓴 진시황의 서한은 봉인되었지만, 부소에게 편지를 전할 사자가 출발하기 전에 진시황이 사망했다. 이런 사실을 안 사람은 막내아들 호해와 승상 이사, 중거부령 조고 그리고 몇몇 환관이었다. 진시황은 자신에게 쓴소리를 자주하는 맏아들 부소를 싫어해 변방 상군으로 쫓아버렸지만, 20여명의 자식 중에서 막내 호해만큼은 신임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진시황이 죽기 전에 호해에게 2세 황제를 물려준 것은 아니다. 막내 호해가 통일 진제국의 2세 황제가 된 것은 순전히 조고의 계략 때문이었다.조고는 조나라 왕족의 먼 일가로 알려진다. 진나라에 의해 어머니가 사형당했지만, 조고는 화를 면했다. 조고는 어렵게 공부해 형법에 통달했는데, 이를 안 진시황이 그를 중용했다. 조고는 중거부령이 됐고, 호해 왕자에게 형법 등을 가르쳤다고 한다. 한 번은 조고가 중죄 혐의로 몽염 장군의 동생 몽의로부터 엄한 취조를 받고 사형 선고를 받았다. 이 때 진시황이 조고의 능력을 참작해 용서해 주었다. 하지만 조고는 진시황이 죽자 곧바로 배신했다. 진시황의 유언이 담긴 편지를 위조,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태자 부소와 중국 천하통일 전쟁에서 일등공신인 몽염 장군을 모략으로 죽였다. 조고는 호해를 황제로 옹립한 뒤 승상 이사도 모함해 죽였다. 조고는 호해 황제를 허수아비로 만들어 모든 실권을 장악했다. 호해는 조고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결국 형을 죽이고 황제가 됐지만 무능한 허수아비일 뿐이었다. 어느날 조고가 많은 신하들이 모인 자리에서 호해 황제에게 사슴을 가리키며 “좋은 말을 한 마리 바칩니다”라고 말했다. 호해가 바보인 것은 아니었다. “어찌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느냐”며 다른 신하들을 둘러보았다. 조고의 위세에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진실을 말한 사람도 있었다. 그들은 조고에게 죽임을 당했다. 조고의 악정에 반란이 일어나자 조고는 호해도 죽였지만, 결국 자신도 살해됐다. 진제국은 통일 15년만인 BC 206년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어찌 조고만 탓할 일인가. 호해의 잘못된 판단이 제국을 그르쳤다.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5.04.02 23:02

멍게의 뇌

남해안에 바다의 꽃이라 불리는 멍게 수확이 한창이다. 멍게는 묘한 생물이다. 시인 성윤경의 세 번째 시집 ‘멍게’에 ‘멍게’란 시에서 잘 나타나 있다. 시 첫 머리에 ‘멍게는 다 자라면 스스로 자신의 뇌를 소화시켜버린다’(이하 생략). 멍게의 유충에는 묘하게 뇌가 있다. 어린 멍게는 원시적인 척수와 신경절 다발이 있어 부지런히 먹이를 찾아 움직인다. 하지만 성충이 되어 바위에 붙어 고착 생활을 하면 에너지를 많이 쓰는 뇌를 소화시켜 없애 버린다. 말미잘과 해파리처럼 촉수에 걸리는 먹이만 먹고 살아가기 때문이다.사람도 멍게의 유충처럼 생존을 위해 부지런히 생활터전을 찾아 나선다. 자신의 출세를 위해 세파에 부대끼며 경쟁적인 삶을 살아간다. 정치인도 똑같다. 금배지 달려고 온갖 비겁한 짓까지 하던 사람이 그 꿈을 이루면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올챙이 때 행적을 잊는다. 떠올리기도 싫은 아픈 과거라서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아무 일 없듯이 멍게처럼 뇌까지 없애며 남이야 죽든 말든 관심도 없이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게 과연 옳은 삶일까.정치적으로 무뇌상태인 사람도 있다. 분석과 판단의 기능을 필요로 하지 않고 습관이나 고집만 내세우는 사람이 있다. 멍게처럼 고착생활을 하다 보면 조건반사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독재자처럼 독선과 아집만 부리는 경우도 있다. 중대한 문제가 생길 때 정보를 분석하여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할 때도 멍게처럼 독선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 자연히 불행이 싹틀 수밖에 없다. 세상 사는 데는 순리를 거역하면 안 된다. 상식으로 사는 게 옳다. 상식은 건강한 삶을 의미하기 때문이다.온갖 어려움을 딛고서 성공하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일시에 단절시키는 경우도 목격된다. 인터넷 시대에 여론의 바다를 헤엄치며 멍게의 유충처럼 생존을 위해 살다가도 생활이 안정되고 기회가 주어지면 딴전을 피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금 우리는 뇌를 더 건전한 쪽으로 써서 공동체의 안녕을 구가해 나가야 한다. 정치인이나 경제인 등 리더 그룹들은 독선의 폐해를 경계하며 일신의 안위만을 구하려는 이기적 태도를 버려야 한다. 멍게가 자신의 뇌를 소화시켜 없앤 후 촉수에 걸리는 먹이만 안일하게 먹고 살아가는 것보다는 뇌를 발전적으로 썼으면 한다. 그래야 세상도 발전하고 자신도 보람 있게 살아갈 수 있다. 멍게처럼 뇌 없이 살아가는 사람을 봐라. 그 삶이 어떤가를. 상무이사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5.04.01 23:02

익산시의 빗나간 언론정책

“기자 출신인 이낙연 전남지사도 기자실 가기가 싫다고 하더라.” 사석에서 이 지사가 털어놓은 이야기를 권혁남 전북대 신방과 교수가 연초 언론인 모임 행사에서 전한 말이다. 이 지사(63·전남 영광)는 동아일보 동경주재 특파원과 논설위원 등을 지낸 언론인 출신이다. 16대부터 내리 4선을 했고 당 대변인과 원내대표,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이런 그도 ‘언론 기피증’이 있는 모양이다. 언론의 속성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아마 그런 속내를 내비쳤을 것이다. 언론의 주된 기능은 비판과 감시이다. 언론의 존재 이유이다. 언론의 존재이유를 잘 설명한 이는 월터 리프먼(1889∼1974)이다. 그는 자신의 책 ‘여론(Public Opinion)’에서 “언론은 국민에게 세상 돌아가는 일을 알려주고 의제를 설정하게 한다.”고 했다. 사실 청와대나 정당, 자치단체에서 일어나는 일을 국민이 다 알 수는 없다. 개개인이 탐색하거나, 단순하게 상상할 수도 있지만 이건 너무 위험하다. 누군가한테 보고 받는 것, 즉 언론매체로부터 전해 듣는 것이 가장 정확한 인지 수단이다. 따라서 언론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봉사해야 할 의무가 있다. 언론이 국민의 이름으로 정부와 자치단체, 정치집단 등 공적 영역을 비판하는 이유다. 40여년간 칼럼을 써온 리프먼은 1962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지금 익산시의 언론정책이 도마에 올라 있다. 시정(市政) 또는 박경철 익산시장의 행정행태에 대한 비판기사를 쓴 일부 언론에 대해 구독 거부와 보도자료 배포 금지, 고소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일보와 전북일보, 주간지인 소통신문 등이 대상이다. 박 시장은 작년 11월25일 식품클러스터 기공식 기자회견 때는 특정 신문기자를 겨냥해 “OOO기자, 저리 가. 촬영하지 말라.”고 호통치며 공무원들에게 제지를 명령하기도 했다. 보도자료 배포 중단과 관련해서는 이균형 전북기자협회 회장(CBS기자)이 강력히 문제제기를 하기도 했지만 나아진 건 없다. 항소심을 앞두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뜻으로 풀이하는 시각이 많다.박 시장에게 다시 리프먼의 얘기를 들려주고 싶다. “자신의 관점을 고치지 못하는 사람들은 모든 공적 관계를 개인적 방식으로 보기 때문에 끝없는 투쟁에 말려든다.” 그 관점이란 것이 비상식적이고, 보편타당성을 결여하면 세상이 시끄럽게 되는 이치다. ·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경재
  • 2015.03.31 23:02

풍년이 더 걱정되는 농민

요즘 농촌지역은 봄철 영농준비로 부산하다. 논·밭갈이와 벼 못자리 준비, 봄 채소 파종, 과수 정지·전정과 거름 넣기 등으로 일손이 분주하다. 올 봄에도 큰 기상이변이 없어 아직까지는 동해나 냉해 걱정은 크지 않은 편이다. 앞으로 가뭄과 태풍피해만 없다면 올해도 풍년 농사가 기대된다.하지만 풍년이 들면 농민들은 즐겁기보다는 되레 시름이 더 깊어진다. 지난해와 그러께 2년 연속 대풍(大豊)이 들었지만 농민들은 한숨만 지었다. 농작물 작황이 좋아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홍수출하로 인해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비도 위축돼 판매마저 뚝 끊겼었다.실제 감 농사의 경우 10kg 한 박스당 평년에는 3만원~5만원을 호가했지만 지난해에는 절반 가격에도 못 미쳐 수확한 감을 땅에 묻거나 아예 수확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었다. 매실 포도 배 등 다른 과일류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저장성이 떨어지는 채소류는 더 심각했다. 배추와 무는 가격 폭락으로 인해 생산비도 못 건지자 곳곳에서 갈아엎을 수 밖에 없었다.상황이 이렇다보니 풍년이 들면 오히려 농민들을 옥죄는 ‘풍년의 역설’이 반복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쌀과 채소 생산량이 늘었는데 농가 평균 소득은 200만원이 줄어든 반면 2013년에는 쌀과 채소 생산이 줄었지만 농가 소득은 도리어 100만원이 늘었다. 이처럼 지난 5년 사이 농작물 생산량과 농가 소득이 거꾸로 움직인 것이 4차례나 됐다.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농산물 수급관리가 시급하다. 공산품과 달리 농산물은 5~10%만 생산이 늘어도 가격이 50%이상 폭락한다. 반대로 생산량이 조금만 모라라면 가수요까지 겹쳐 폭등한다. 따라서 정부와 자치단체 농협 등 농정당국에선 농산물의 적정한 수요와 공급을 유지하는 전국적인 수급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후진적인 유통망 개선도 둘러야 한다. 우리 농산물의 80%는 전문성이 부족한 유통 상인과 농민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이번 3·11 전국 동시조합장 선거에서 당선자들의 공통적인 약속이 농산물 유통 개선과 판로 확대를 통한 농가 소득증대이었다. 이제 농협에서 제 역할을 해야 할 때다. 완주 고산농협과 용진농협이 좋은 본보기다. 경제사업과 로컬푸드 직거래로 전국 농협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다. 여기에 농산물 수출 개척을 통한 시장 다변화와 우리 농산물의 소비 촉진대책도 필요하다. 사람 찾는 농촌, 제값 받는 농업, 보람 찾는 농민, 전라북도의 3락(樂) 농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5.03.30 23:02

자라섬 재즈의 자생력

자라섬은 경기도 가평군 북한강에 떠있는 섬이다. 20여만 평 면적을 갖고 있지만 비가 와 물이 불어나면 잠겨버리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오랫동안 쓸모없이 방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자라섬은 더 이상 방치된 섬이 아니다. ‘재즈’라는 옷을 입고 새롭게 변신한 덕분이다. 2004년 시작된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의 역사는 길지 않지만 대한민국 축제 중 성공한 축제 중에서도 모범으로 꼽힌다. 지난해 평가 자료를 보니 사흘 동안 열린 축제를 찾은 관객은 27만 명에 누적 인원 140만 명. 관람객 증가는 물론, 직간접적 경제효과 또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성공의 척도는 물론 이런 평가로부터 비롯된 것인데, 사실 이 정도의 결과를 얻고 있는 축제는 자라섬 재즈가 아니고도 얼마든지 있다. 그런데도 자라섬 재즈가 국내외로부터 가장 뜨겁게 주목받고 있다면 그 이유는 따로 있을 터다. 가평군은 인구 6만 명의 작은 도시다. 이런 곳에서 그것도 ‘재즈’라는 대중 친화적이지 못한 음악장르로 축제를 만드는 일은 큰 모험이었다. 그러나 가평군은 공연기획자 인재진을 불러들여 위험한(?) 모험을 시도했다. 예산 3억 원이 지원된 첫해, 1만 명 관객이 찾아왔다. 그러나 해마다 늘어나기 시작한 관객은 10년 만에 무려 30배 가까운 숫자로 늘어났다. 해를 더하면서 자연히 예산도 늘어났다. 자치단체가 만들어내는 거개의 축제가 그렇듯이 자라섬 재즈도 운영비 대부분을 자치단체 보조금에 의존했지만 지난 2011년을 기점으로 자치단체 보조금 의존 비율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자체 수입 충당금이 높아졌다는 것은 페스티벌의 자생력이 그만큼 커졌음을 의미한다. 자라섬 재즈를 만들고 성장시켜온 인재진 총감독의 강연을 들어보니 이러한 결과는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품을 연계한 상품부터 대기업을 끌어들인 홍보 마케팅까지, 정체성을 지켜 좋은 무대를 만드는데 열정을 쏟으면서도 지역 주민과 함께 만드는 축제를 위해 시도한 다양한 통로를 보면 놀랍다. 사실 그가 전하는 좋은 축제를 만드는 길은 복잡하지도 낯설지도 않다. 그만큼 상식적이고 기본적인 노하우다. 돌아보면 자라섬 재즈보다 오랜 경험을 갖고도 여전히 헤매는 지역 축제들이 많다. 축제 안의 가치를 성장시켜가는 방식을 언제나 외형으로부터 찾으려는 데서 오는 결과다. 축제의 본질보다 규모화를 앞세우면 자생력은 남의 일이 된다. 그런 축제는 늘 부유할 수밖에 없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5.03.27 23:02

춘래불사춘이라는 말도 있지만, 봄이 왔다. 개나리며 산수유, 매화 꽃이 화사하게 자태를 드러내 봄이 왔음을 알렸다. 이를 시샘하는 꽃샘 추위도 다녀갔다. 4월 초순에 잠깐 다녀가겠다고 한다지만, 대군을 이뤄 몰려 든 봄의 전령사들 위세가 이미 하늘을 찌른다. 봄이 지나오는 지점은 달력에서 알수 있다. 2월 4일이 입춘이었고, 19일은 우수였다. 3월 6일은 경칩이었고, 불과 엿새 전이 춘분이었다. 신석정 시인은 ‘봄을 기다리는 마음’에서 이렇게 읊었다. “우수도 경칩도/ 머언 날씨에/ 그렇게 차가운 계절인데도/ 봄은 우리 고운 핏줄을 타고 오고/ 호흡은 가빠도 이토록 뜨거운가// 손에 손을 쥐고/ 볼에 볼을 문지르고/ 의지한 채 체온을 길이 간직하고픈 것은/ 꽃피는 봄을 기다리는 탓이리라// 산은 산대로 첩첩 쌓이고/물은 물대로 모여 가듯이/ 나무는 나무끼리/짐승은 짐승끼리/우리도 우리끼리/봄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것이다”하지만 봄은 훌쩍 우리 곁으로 왔고, 농부들은 논이며 밭에서 농사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비가 오지 않은 날이 많은데다 건조 주의보까지 내려진 강원도에서 소양강댐 물이 급격히 줄어 비상이 걸렸다고 하지만, 파란 하늘에 옅은 흰구름만 떠다니는 이 좋은 날씨에 산행을 즐기는 이들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봄은 화사하고 따뜻하고 기분 좋은 계절인 것만은 아니다. 한반도 전역에 건조 주의보가 내려지고, 산불이 곳곳에서 보고된다. 건조한 날씨 속에서 농부 등의 부주의한 논밭두렁 태우기가 큰 산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불길이 마른 풀과 교목을 타고 무섭게 치솟는 중에 매케한 연기가 마치 짙은 황사처럼 하늘을 뒤덮는다. 방독면이라도 착용해야 할 지경이다. 지난 24일 장수군 산서면의 한 야산에서 산불이 나 산림과 과수원, 묘지 등 0.6㏊를 태웠다. 9일에는 완주군 상관에서 산불이 나 소방헬기까지 동원된 작업끝에 3시간여만에 진화됐다. 이처럼 산불이 잦은 봄철에는 소방관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멀리 검은 연기가 탐지되거나, 신고가 들어오면 출동해야 한다. 자치단체마다 산불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산 인근의 잡풀을 미리 제거하는 작업을 벌이기도 한다.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연평균 300여건의 산불이 발생, 600㏊ 이상의 임야를 태워 없앴다. 거목이 사라지고, 동물들도 큰 피해를 본다. 건조한 봄은 결코 낭만적이지 않다.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5.03.26 23:02

깜도 안 되는 총선 입지자

20대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서면서 입지자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선거구가 어떻게 조정 되느냐에 따라 입지자들간에 교통정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지금 상황으로 볼 때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현역 국회의원 11명이 다음 선거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경선에 대비해서 이미 조직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공천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할 전망이어서 지금으로서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상당수 도민들은 ‘초선이 다수인 도내 현역 국회의원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면서 강한 불쾌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마디로 중앙정치 무대에서 존재감이 없어 상당수를 물갈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비등하다.유권자들은 원래 심리적으로 현역들에 후한 점수를 주지 않는 대신 물갈이 욕구가 강하다. 의정활동과 지역구관리를 웬만큼 잘해도 별로로 여긴다. 특히 오피니언 리더들은 현역들의 활동상을 잘 알고 있어 정치력이 부족한 의원은 가차 없이 물갈이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역 평가는 국가예산 확보와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어떻게 의정활동을 했느냐로 평가한다. 예전에는 현역들을 평가하기가 어려웠지만 지금은 인터넷과 SNS 등의 발달로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쉽게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파악할 수 있다. 지금 현역 3~4명을 제외하고는 낙제점 수준이다. 선수(選數)에 상관없이 상임위원회 활동을 잘하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은 그렇지 못한 의원이 다수다.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까 지역에 그럴싸하게 포장된 이야기가 나돈다. 초선들의 존재감이 떨어지니까 그래도 중량감 있는 인사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고개를 쳐들고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합리성이 결여돼 문제가 많다. 주로 전직의원 쪽에서 이 같은 이야기를 은연중에 흘린 것으로 탐문된다. 유권자들은 ‘자신들이 현역으로 있을 당시 의정 활동을 잘하지 이제 와서 잘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하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별로 의미를 두지 않는다. 한편에서는 정동영 전의원이 신당을 만들면 새정연에서 공천 못 받을 사람들이 그쪽으로 가서 줄 서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돈다. 최근 김완주 전지사가 천년전주사랑모임 이사장직을 맡은 것은 내년 총선 때 전주에서 출마하려고 사전정지 작업을 한 것이라고 추측하는 사람도 있다. 아무튼 시중에는 깜도 안 되는 망둥어들이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겠다고 설치는 바람에 쓴 웃음을 자아낸다. 이런 와중에 선거브로커들까지 교묘하게 입지자들을 부추겨 선거판이 ‘개찐도찐’식으로 돌아가고 있다. 상무이사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5.03.25 23:02

호남선 KTX 갖고 놀기

“오송역(충북) 분기에 따른 요금 추가 부담은 없는 게 정부의 원칙이다.” 2005년 호남선 KTX의 오송역 분기 당시, 오송역을 거치게 되면 19Km를 돌아가게 되고 요금도 추가된다는 지적을 받자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이 국회에서 한 약속이다. 추 장관의 약속 이행을 요구하자 국토부는 “약속 이행 주장은 이해하지만 현재로서는 실천할 방법이 없다.”고 단도리쳤다. 한 나라의 장관 약속인 데도, 그것도 국회에서의 답변인 데도 하나마나한 소리로 깔아뭉개지고 있다. 201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남 이전 당시에도 장관의 발언은 립서비스에 불과한 것으로 결과됐다. 정종환 국토부 장관은 “LH는 (전북의 요구대로) 분리 이전하는 게 맞다.”고 국회의원들 앞에서 답변했지만 불과 몇달 뒤 LH는 경남 진주로 일괄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장관의 약속은 헌신짝처럼 내팽개쳐졌다. 전북을 어린아이 달래듯 어루만지며 국토부가 자기주장을 관철시켜 나간 대표적인 두 사례다. 호남선 KTX가 경부선 KTX에 비해 ‘속도는 느리고 요금은 비싸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 때문에 형평성과 지역차별 논란이 드세다. 서울∼부산 간 요금단가는 Km당 138원인데 비해 용산∼익산 간은 152원이다. 호남선 KTX가 느린 건 정차역이 많기 때문이고, 요금이 비싼 건 고속철 전용선 구간이 경부선보다 많기 때문이라고 국토부는 설명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문제는 고속철 전용선 구간이 많으면 시간이 더 단축돼야 하는데 오히려 시간은 더 느리고, 요금은 더 비싸다는 데에 있다. 또 호남선과 경부선이 분기되기 전인 서울(용산)∼광명∼천안∼오송역까지의 정차율이 엇비슷해야 형평에 맞을 터인 데도 정차율은 호남선 68%, 경부선 51%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내달 2일 호남선 KTX 개통을 앞두고 요금논란이 일자 이번에는 국토부 철도국장이 호남선 KTX 요금 10% 할인을 약속했다. 장관이 갖고 놀더니 이제는 급을 낮춰 국장이 나선 모양새다. 장관도 식언하는 마당에 국장의 말을 신뢰할 수 있을까 싶다. 오송역 분기, 서대전역 경유, 요금 번복 등 호남선 KTX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뒷북대응과 안이한 태도가 문제를 키웠다. 정치권은 돈 몇푼보다는 형평을 꾀하고 차별을 막을 근원적인 개선대책을 물고 늘어져야 할 때다. 그렇지 않으면 ‘눈물의 호남선 KTX’는 계속될 것이다.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경재
  • 2015.03.24 23:02

농협 조합장의 책무

지난 11일 치러진 제1회 전국 동시조합장선거에서 선출된 조합장들이 20일부터 새 임기가 시작됐다. 도내에서도 농협 93곳과 수협 3곳 산림조합 12곳 등 모두 108곳에서 새로 뽑힌 조합장들이 취임했다. 이들 가운데 절반인 54곳은 새로운 인물로 교체됐다. 농협 조합장 선거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셌던 반증이다.조합장 연봉은 조합 규모에 따라 5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이 넘는 곳도 있다. 전국 평균 연봉은 7000만원 정도다. 여기에 매달 200만원 가량의 업무추진비 등을 포함하면 조합장 평균 연봉은 9400만원에 달한다. 지난 2013년 농가의 평균 소득 3452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2.7배에 달하는 고소득층이다. 일부의 경우 조합장 연봉이 시장·군수보다도 많은 곳도 있어서 지역에선 ‘경제권력’으로 통한다. 권한도 막강하다. 각종 사업 추진과 예산의 편성 집행, 대출금리 조정과 대상자 선정, 임직원 인사, 파산 신청권 등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이번에 새로 선출된 조합장마다 조합원 위에 군림하지 않고 섬기는 조합장이 되겠다고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임직원을 위한 농협이 아닌 조합원을 위한 농협, 조합원이 참 주인되는 농협을 만들겠다고도 약속했다. 너무 당연한 얘기다. 이것이 협동조합 설립의 근본 취지이기 때문이다.하지만 뒤집어 보면 그동안 농협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 같은 선거 슬로건이나 공약이 이번 동시 조합장선거에서 단골 메뉴로 등장한 것이다. 사실 조합원을 위한 농협이라는 말에 동의할 농협 조합원들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대다수 농협이 발로 뛰는 경제사업보다는 편하게 금리장사를 하는 신용사업에 치중해 온 탓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농협 개혁이 항상 화두였지만 국회 입법 과정에서 로비와 압력에 밀려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다. 이번에 도내 조합장 절반이 새 인물로 교체된 만큼 농협에 새 바람이 기대된다. 저마다 농협 본연의 역할인 경제 사업에 올인하겠다고 공약했다. 지역특화 소득작목 발굴과 농산물 유통 확대, 판로 개척을 통한 조합원 소득증대 등을 내걸었다. 이제 조합장 임기가 본격 시작된 만큼 이를 실천해 나갈 구체적인 프로젝트와 실행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추진해 나가야 한다. 또한 농협 개혁의 주축으로서 초심을 잃지 않고 조합원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진짜 일꾼인지 아니면 삯꾼인지 4년 뒤엔 판가름 날 것이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5.03.23 23:02

지휘자

한국 국민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세계적 지휘자를 꼽는다면 아마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이 아닐까 싶다. 클래식 마니아 중에는 그의 음반으로 클래식에 입문한 사람이 적지 않고 ‘20세기 음악의 황제’란 별칭이 붙을 정도로 그의 궤적은 뚜렷하다. 세계적인 성악가로 우뚝 선 소프라노 조수미를 발굴해 유럽음악계에 널리 알린 것도 카라얀이다. 그는 모차르트의 고향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출신이다. 모차르트는 생전에 잘츠부르크에서 거의 쫓겨나다시피 박대를 당했지만 작고한 후에는 오히려 잘츠부르크가 모차르트로 인해 먹고 사는 도시가 됐다. 카라얀 역시 모차르트를 기리기 위해 시작된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페스티벌을 통해 데뷔했고,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음대에서 공부했다. 카라얀은 1938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인연을 맺은 이후 베를린을 제 2의 고향으로 삼았지만 고향 잘츠부르크를 향한 애정은 각별했다. 그는 1955년부터 작고할 때까지 베를린 필의 종신 음악감독으로 있으면서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예술 감독을 맡아 세계적인 음악축제로 만들어놓았다. 잘츠부르크가 음악도시로서 여전히 건재하고 있는 바탕에는 그의 역할이 큰 셈인데, 그래서인지 잘츠부르크에서 그의 존재는 지금도 모차르트와 함께 빛난다. 피아니스트였던 그는 세계적 음악축제의 예술 감독과 교향악단의 음악감독으로 일 해온 궤적이 굵지만 그래도 가장 빛났던 것은 지휘자로서의 행보다. 그 역시 지휘자로서의 활동에 모든 것을 걸었던 듯 한데 자신의 생애에 오점으로 남은 나치 가담도 결국은 독일 아헨 극장의 지휘자 자리를 따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라얀은 80년대 CD붐을 타고 대중들과 더 가까워졌다. 레코딩에 열정을 보였던 그가 80세 되던 1988년에 나온 자료에는 900장의 음반을 만들어 1억 2000만 장을 팔았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그가 작고한 후에도 해마다 18억 원의 로열티를 벌어들인다니 카라얀 음반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3월 18일 전주시향의 204회 정기연주회가 있었다. 지난 2월 취임한 최희준 상임지휘자의 첫 번째 무대다. 전에 없이 객석의 평이 좋다. 전주시향을 새롭게 발견했다는 팬들도 적지 않다. 지휘자와 단원들 사이의 신뢰와 존중이 가져온 결과일 터다. 새 지휘자를 맞은 전주시향의 연주역량이 주목받고 있다. 음악 장르의 편식이 심한 전주로서는 의미 있는 일이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5.03.20 23:02

검찰의 칼

이완구 국무총리가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한 후 검찰의 행보가 빨라졌다. 요 며칠사이 언론 보도가 검찰의 수사 상황에 초점이 맞춰졌다. 한 조간신문은 ‘집권 3년차의 승부수 기·자·방을 쳐라’라는 제목을 내놓았다. 박근혜 정부가 집권 3년차를 맞아 사정에 나섰다는 얘기다. 기·자·방을 쳐라는 말은 기업 비리, 자원외교, 방산비리 세가지를 말한다. 박 대통령은 지난 17일 국무회의에서 “국방분야뿐 아니라 우리 사회 각 부문에서 켜켜이 쌓여온 고질적인 부정부패에 대해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 이번에야말로 비리의 뿌리를 찾아내서 그 뿌리가 움켜쥐고 있는 비리의 덩어리를 들어내야 한다”고 강력한 사정의지를 보였다. 방산비리와 관련, 검찰은 지난 17일 통영함 비리에 연루된 의혹이 있는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을 소환 조사했다. 18시간에 걸친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졌다고 한다. 검찰은 또 한국석유공사 등과 함께 자원외교 사업에 참여한 경남기업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들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러시아 캄차카 석유 광구 탐사에 3,000억원 가량을 투자했지만 특별한 성과 없이 사업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비리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기업이 참여한 광물자원공사의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산 지분 거래에도 비리가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검찰은 앞서 포스코건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100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해 사용한 포스코건설 사건과 관련, 검찰은 정준양 전 포스코회장을 출국금지하는 등 재계를 향한 올가미를 조여가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권력 주변인물들이 포스코를 이용해 각종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이 얼마나 벗겨질지 관심이다. 권력의 사정 아래서 빗겨가는 듯 했던 인물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그를 향해 서슬퍼런 검을 겨눴지만 오히려 스캔들을 뒤집어쓰고 낙마했기 때문이다. 권력의 공작이 검찰의 칼보다 강했다. 하지만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법망을 끝까지 벗지 못했고,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다. 한 달 전 그는 국가정보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죄가 인정돼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채동욱 전 총장의 승리였다. 권력과 검찰의 칼날은 엄정해야 한다. 불편부당해야 한다. 세간에서 말하듯 집권 3년차의 필요에 의한 ‘부패와의 전쟁’이든 아니든 말이다. 비리의 덩어리를 제대로 들어내 보라.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5.03.19 23:02

전략적 선택

광역자치단체는 항상 중앙정치 눈치를 살피게 돼 있다. 집권세력이 누구냐에 따라 국가예산 확보는 물론 지역 출신 인재기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전북의 정치환경이 매우 불리한 구조다. 집권세력의 주류가 영남인데다 새누리당 대표인 김무성도 부산 출신이고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도 친노를 탈피했다고 하지만 부산이다. 여기에 국무총리가 충청 출신이다. 이 같은 구도하에서 전북 출신은 장차관 하나 없다. 문제는 장차관은 그랬다 치더라도 각 부처 실세 그룹에 전북 출신이 거의 없다. 그렇다면 장차관 될 사람도 씨가 마른 형국이다.전북으로서는 최악의 권력지도가 만들어 지다 보니까 송하진 지사부터 각 단체장들이 전북의 이익 반영을 위해 무척 힘들어 한다. 누굴 붙잡고 전북의 현안을 속 시원하게 말할 상대조차 없다. 다행히도 송지사는 그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맺어온 인맥을 활용하지만 그것 갖고는 역부족이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쪽에 핵심원군이 없어 지역 현안이 생길 때마다 의붓자식 같은 처신을 한다. 광주 전남처럼 새누리당에 이정현 같은 여당의원만 있어도 나름대로 문제를 풀어 나갈 판인데 그렇지 못해 애가 닳고 있다.국책사업인 새만금사업이 도의 뜻대로 잘 안 되는 이유가 다른데 있지 않고 정권적 의지가 없기 때문에 잘 안 되고 있다. 도내 건설업체들은 새만금사업이 본격 추진되면 지역건설업체도 수주에 참여하면서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너무 기대가 커서인지 실망이 크다. 24조나 들어간 4대강사업 때는 이런 저런 규정 다 적용해서 지역건설업체들이 공동도급자가 돼 수주에 참여했으나 새만금 도로건설사업 쪽은 아예 도내 업체가 끼질 못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서 국가계약법 시행령 72조항만 적용하면 전북 업체도 40%를 참여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고 있다. 전북은 지금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으로 잔치마당만 만들었지 빨대만 빤다.심지어 전북이 공항을 만들려고 애 쓰고 있지만 충북까지 나서 고춧가루를 뿌리고 있다. 새만금에서 150Km 떨어진 청주공항이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전북 공항 신설을 반대한다. 요즘 충청권의 정치적 발언권이 세지면서 전북이 직접 이해관계가 없다고 여겨온 충북까지 나서서 공항건설을 반대, 도민들의 자존심을 뒤흔들고 있다. 예전 같으면 영호남 구도 하에서 전북이 찬밥을 먹었지만 요즘에는 충청권까지 인구가 많아졌다는 이유로 전북 현안을 발목잡고 나서 걱정스럽다. 앞으로 전북의 살길은 전략적 선택을 하는 수밖에 다른 대안이 없다. 상무이사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5.03.18 23:02

전북의 3·1만세운동

96년전 3월은 만세운동과 시가행진이 들불처럼 일어난 시기이다. 1919년 3월1일 민족대표 33인이 독립선언서를 발표한 뒤 자주독립 만세운동은 방방곡곡에서 한달 내내 계속됐다. 전북의 첫 만세운동은 옥구교회 신도 70여명이 시위를 벌인 3일이었다. 좀 늦은 이유는 서울과 연락이 제대로 안된 데다 독립선언서의 전달이 늦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북의 만세시위로는 임실 오수시장 시위와 익산시장 시위, 남원 덕과면 식목일 만세시위를 3대 시위로 꼽는다. 이중 가장 큰 규모는 장날인 20일 오수시장 시위로 알려져 있다. 처음에는 20∼30명이 모였으나 점차 불어나 2000여명으로 늘었다. 그러자 일본 경찰은 이기송, 이만의 선생을 연행해 구속시켰고, 흥분한 군중들은 구속인사 석방을 요구하며 경찰관 주재소를 습격하고 면사무소를 점거했다. 일본군 헌병대와 경찰은 총기를 난사하며 강제 진압에 나섰고 많은 애국지사들이 연행됐다. 당시 전주 이씨 효령대군파 집성촌인 임실군 오수면 둔덕리 문중 인사들의 만세시위는 지금도 인구에 회자된다. 한 집안에서 16명이나 되는 인사들이 일본 경찰에 잡혀가 고문과 옥살이를 했다(전북향토문화연구회 회보 3월호) 광복 70주년 기념 ‘3·1만세운동 전국학술대회’가 17일 오후 1시부터 충절의 고장인 임실군청에서 열린다. 김종수 군산대 교수(사학과)는 발제 ‘호남지역의 3·1운동’에서 “호남의 3·1운동이 타 지역보다 소극적이었다는 일반적인 인식은 일제의 잘못된 통계에 의한 것으로 시정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조선총독부 발표 3·1운동 가담자 수는 전북 3710명, 전남 2868명으로 충북(3만2730명) 충남(4만명)보다 훨씬 적고 만세 횟수(3월1일∼4월10일)도 전북 39회, 전남 44회로 충북(56회) 충남(75회)에 비해 매우 적다. 이같은 조선총독부 통계는 실제보다 축소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 예로 전북의 실제 만세시위는 184회(김남수의 ‘전북지방의 3.1운동에 대한 연구’), 전남은 90여회(한규무의 ‘광주전남 기독교인들의 3·1운동 참여와 동향’)라는 사실을 들었다. 올해로 광복 70주년을 맞는다. 전북일보와 임실군, (사)소충·사선문화제전위원회가 학술대회를 열어 잘못된 기록을 바로 잡고 의미를 되새기는 건 큰 의미를 갖는다. 아울러 이 나라가 풍찬노숙하며 목숨을 내놓고 지켜온 선열들의 희생 위에 서 있다는 사실도 한번쯤 반추해 볼 일이다. ·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경재
  • 2015.03.17 23:02

청년 실신시대

지난해 말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학생과 함께하는 청춘 무대’행사에 참석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한 대학생이 물음을 던졌다. “청년 실신이란 말을 들어보셨는지요” 김 대표는 이에 “제가 20대 때는 우리 사회가 급성장하던 때라 청년들이 취업 걱정을 전혀 안 했습니다. 저는 재밌게 보냈습니다”고 전했다. 그러자 한 참석자가 “저희에게 참 힘이 되는 말씀을 하셨습니다”라며 뼈 있는 말로 응수했다.요즘 대학생들이 처한 현실을 자조적으로 표현한 신조어가 청년 실신시대다. 과도한 등록금 부담 때문에 학자금 대출을 받게 되고 졸업 후에는 취업이 안돼 빚을 갚지 못하면서 실업자나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실상을 일컫는다.한 취업 포털이 조사한 결과, 지난해 20~30대 성인남녀 10명 중 4명은 사회 진출 전 평균 1564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 936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67%나 늘어났다. 이들 가운데 12.6%는 신용불량자가 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현재 학자금 대출을 받고도 제때 갚지 못하는 대학생이 1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에서 30%대의 고금리로 빌려 쓴 학생들도 7만 명이나 된다. 특히 이들 가운데 6개월 이상 연체해 신용유의자로 전락한 대학생이 4만 명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개인 파산을 신청하는 20대가 늘어나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워크아웃을 신청한 29세 이하 청년이 6671명에 달했다. 지난 2012년 6809명을 기록한 이후 2013년 6098명으로 떨어졌지만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매년 6000명이 넘는 피 끓는 청춘들이 자신들의 꿈을 채 펼치기도 전에 인생의 낙오자 신세로 전락하는 것이다.지난해 20대 청년 실업률은 9.1%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았다. 올 1월 들어서는 9.2%로 올라갔다. 60만 명이 넘는 아르바이트 학생 등 숨은 실업자를 포함한 체감실업률은 21.8%에 달한다. 체감 청년실업자수도 107만명이나 된다. 청년 실업은 개인 차원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이자 국가적인 과제다. 10대 대기업이 투자하지 않고 쌓아놓은 유보금만 540조원으로 내부 유보율이 1700%를 넘는다. 삼성전자의 유보율은 무려 1만9000%에 달한다. 이제 국가와 자치단체, 기업들이 팔 걷고 나서서 투자를 촉진하고 고용창출에 올인 해야한다. 그래서 꿈을 잃어가는 청년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5.03.16 23:02

시장의 쇠락과 부활

이웃 도시 광주에는 이름 난 전통시장이 있다. 대인예술시장 별장 프로젝트로 이름을 알린 대인시장이다. 이 프로젝트는 문체부와 광주시가 공동으로 주최한 ‘아시아문화예술활성화거점프로그램’에 선정되어 2018년까지 진행되는 사업이다. 자료를 보니 2011년 대인예술야시장이 시작된 이후 해마다 6회 혹은 7회 정도 야시장이 운영되었는데 지난 한 해 동안 8만1000명 방문객이 다녀갔다는 통계가 있다. 회당 평균 방문객은 1만 명~1만5000 명 정도. 한 달에 한번 금요일과 토요일을 엮어 개설되는 야시장 성과로 보자면 놀라운 숫자이니 벤치마킹 사례로 꼽힐만하다. 그러나 톱아보면 이 시장의 근본적인 미덕은 따로 있다. 지역 예술가들이 전통시장의 쇠락을 주목, 시장 부활에 자발적으로 나섰다는 점이다. 애초 시장에는 70~80명의 예술가들이 작업실을 공짜로 얻거나 싼값에 빌려 입주했다. 2008년 광주비엔날레는 쇠락해가는 대인시장의 예술가 입성을 주목했다. 시장을 전시장으로 변화시킨 ‘시장 속 비엔날레’는 관객들에게 문화적 충격을 안겼다. 예술로 전통시장을 부활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입증된 계기였다. 2월 마지막 주에 문을 연 대인예술시장을 다녀왔다. 7시부터 시작된 야시장 거리마다 노점가게가 이어지고 미로처럼 잇대어진 골목 안은 관광객들로 들어찼다. 그런데 골목골목을 다니다보니 예술가들은 어디 있을까 궁금했다. 몇 개의 노점과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한 평 갤러리가 있었지만 예술가들의 공방과 작품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은 찾기 어려웠다. 알고 보니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어김없이 따라붙은 것이 임대료 인상. 정작 전통시장의 부활을 이끌었던 예술가들은 시장 안에서 밀려나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의 대인예술야시장에는 예술가들보다는 셀러(seller)들이 더 많다. 프로젝트팀이 일정한 비율로 예술가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일반인들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셀러의 비율이 작가들의 다섯 배나 되는 탓이다.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는 정삼조 감독은 상인과 예술가와 청년 상인이 융합한 창조적 예술시장이 대인시장이 가야할 길이라고 소개했다. 밀려나고 있는 예술가들에게 공간을 찾아주는 일이 더 절박해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사실 이런 위기는 대인시장만의 것이 아니다. 돌아보면 이제 겨우 숨통을 트기 시작한 몇몇 전통시장들이 한결같이 안고 있는 과제이기도 하다. 쇠락과 부활 사이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너무 쉽게 잊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5.03.1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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