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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카르티에 브레송(Henri Cartier Bresson)은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사진작가다. 2004년 96세의 일기로 영면했을 때 세계 언론이 일제히 그의 소식을 전할 만큼 대단했 다. 그는 22세부터 아프리카와 스페인, 지중해 연안, 멕시코,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을 여행하며 사진을 찍었다. 브레송은 '일상적인 리얼리티'를 작품에 잘 담아낸 작가로, 그는 1952년 사진집 '결정적 순간(The Decisive Moment)'을 통해 사람들에게 더욱 각인됐다. 1947년 출판한 '브레송 사진집' 이후 1974년 발표한 '러시아에 대하여'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들은 항상 주목을 받았다. 그는 또 1947년 헝가리 출신 사진작가 로버트 카파를 비롯해 데이비드 시모어, 조지 로저 등과 함께 전 세계 사진 공급업체 '매그넘 포토즈'를 설립해 운영하기도 했다. '결정적 순간'은 일상의 특정 순간을 절묘하게 포착해 작품화한 브레송의 사진 세계를 지칭한다. 이 말은 1952년 출판한 그의 사진집 '결정적 순간' 서문에 인용된 카르디날 드 레츠 추기경의 명구 '이 세상에 결정적 순간이 아닌 순간은 없다'에서 왔다. '결정적 순간' 서문은 브레송이 자신의 사진에 대한 생각과 '결정적 순간'의 미학에 대해 언급한 유일한 글이다. 브레송은 서문에서 사진 작품의 형식과 구성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진이 그 주제를 가장 밀도있게 전달하려면 형식의 관계도 엄격하게 수립돼야 하고, 구성이 훌륭해야 한다고 말한다. '결정적 순간'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사진에는 새로운 종류의 조형성이 있는데 그것은 촬영 대상의 움직임에 의해 만들어지는 순간적인 윤곽의 생성이다. 우리는 움직임의 조화 속에서 작업한다. 그러나 하나의 움직임 속에는 그 동작의 과정에서 각 요소들이 균형을 이루는 한 순간이 있다. 사진은 바로 이 평형의 순간을 포착해 고정시키는 것이다"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대상, 그 일상적 움직임 가운데 생성된 질서와 균형, 평형의 순간을 정확하게 포착한 작가야말로 '진실'에 도달할 수 있다. 하지만 진실이 담긴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대중은 끈질기게 기다리며 포착한 '결정적 순간'을 작품으로 자랑스럽게 내놓는 작가를 존중하고, 또 그의 작품을 사랑한다. 김재호 논설위원
박근혜 정권 출범한지가 80일이 지났지만 전반적인 경제 상황 악화로 국민에게 큰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97년에는 우리나라만 환난에 처해 IMF 등으로부터 긴급 구제금융을 받아 문제를 해결했으나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 미국 EU 등 세계 각국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어 우리 경제가 쉽게 나아지질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속에서 박 대통령이 선택할 카드 폭이 제한돼 있다. 가장 힘 있고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할 시기임에도 북핵문제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민주당도 5·4 전당대회를 통해 비주류였던 김한길 의원을 대표로 선출했지만 김 대표가 친노를 껴안는 당직 인선을 해버려 실망감을 안겼다. 대선과 재·보선에서 잇따라 패배한 민주당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야당으로서 거대 정부 여당을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부딪쳐 있다. 민주당의 모태나 다름 없는 호남에서 조차 난기류가 형성돼 있다. 호남을 소외시킨 민주당에 더 이상 믿음을 가질 수 없다는 것. 이 같은 사실은 지난 9일 통신사 뉴스1이 전북 도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 결과에서 드러났다.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응답자 45.5%가 지지의사를 밝혔고 민주당은 32.3%만 지지하겠다는 답변을 했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생겨난 안철수 신드롬이 대선을 거치면서 사그러 들지 않고 계속해서 힘 받고 있다. 특히 지난 4·24 재보궐 선거 때 노원병에서 안의원이 당선돼 국회로 입성하면서 더 많은 관심이 생겼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새누리와 민주당이 안철수 신드롬을 받쳐 주고 있기 때문이다. 양당이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정치를 했으면 이 같은 현상은 사라졌을 것이다.하지만 새누리도 그렇고 민주당은 더 희망을 못줘 도민들은 민주당보다 안철수 신당을 더 지지하고 있다. 안철수 신당은 10월 재보선서 자신들이 내세운 후보가 줄줄히 당선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것이다. 지금 도내서 민주당 보다 안철수 신당쪽을 노크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만큼 안철수 신당쪽에 도민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김 지사가 3선 출마를 할 경우 꼭 민주당만을 전제로 하지 않을 수 있다. 현재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는 시장 군수들도 민주당이냐 안철수 신당이냐를 저울질하며 양다리 걸치고 있다. 백성일 상무이사 겸 주필
일자리 창출은 국가는 물론이고 자치단체의 최대 숙제다. 국가 지도자나 도지사, 시장 군수들이 기업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뛰고 있다. 일자리 때문이다. 아예 자치단체 조직에 일자리 창출 기구를 두는 곳도 많다. 전북도청 같은 경우는 부이사관급이 장(長)인 국(局)을 '민생일자리본부'로 개편하고 그 밑에 일자리정책관(서기관)과 일자리기획 담당(사무관)을 두고 있다. 일자리 만들기에 전념하겠다는 뜻이겠다. 일자리를 가장 많이 만들어 내는 곳은 단연 기업이다. 1000명 정도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곳이 있다면 어떨까? 지역사회가 혹 하지 않을 수 없다. '영혼을 팔아서라도 취업 하고 싶다'는 젊은이들이 어디 한둘인가. 상용차를 생산하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이 그런 곳이다. 그런데 안타깝다. 주간 1교대제인 트럭과 엔진라인을 2교대제로 바꾸면 1000여 명, 협력업체를 포함하면 수천 명의 일자리가 생기는 데도 그러질 못하고 있다. 트럭·엔진은 라인 1셋트만 가동될뿐 일부 라인은 쉰다. 주문량은 5∼6개월씩 밀려 있는 데도 말이다. 노조반대로 근무형태를 바꾸지 못하기 때문이다. 노조는 노동조건이 열악해지고 특근수당도 줄기 때문에 반대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는 표면적인 이유이고 실제로는 9월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몇몇 노조계파가 강성경쟁을 벌이기 때문이란 분석이 있다. 회사요구를 수용하면 어용으로 비칠 수 있어 패권장악의 저해요소로 보는 듯하다. 노-노갈등으로 비치자 대승적 결단을 요구하며 관심을 보인 자치단체들도 이젠 침묵하고 있다. 현대차전주공장은 국내 수요의 70%, 해외시장의 10%를 차지하는 글로벌기업이다. 근로자 3000명 중 연봉 1억 이상이 30%에 이르고 초임이 4000만 원 수준이다. 노조도 이젠 글로벌기업에 걸맞는 사고를 가져야 한다. 회사측과 대립해야만 강한 건 아니다. 사안에 따라 유연한 노조가 실은 강한 노조다. 현대차전주공장이 1994년 1월 기공식을 갖고 가동되기까지는 지역사회의 도움이 컸다. 인허가를 단 사흘만에 내주었고 20만평에 이르는 부지매각에도 주민들이 협조했다. 노조가 지역사회의 이런 공로를 나몰라라 해선 안된다. 울산·아산공장은 이러질 않는데 왜 유독 전주공장만 '배부른 투정'을 하는지 지역사회의 실망이 크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박대통령 올해에도 518기념식 불참. 2013년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자 '국민대통합'을 내세우며 불참했던 박대통령이 올해에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 내년쯤 이런 기사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앞두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국가보훈처가 공식 기념곡을 만들기로 한 것이 발단이다. 당연 518의 흔적을 지우려는 시도라는 반발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어제오늘이 아니다. 2010년에는 난데없이 '방아타령'이 연주되기도 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분명 있다. 419도 부마항쟁도 610 시민항쟁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세력이 이 21세기에도 엄존한다. 친일에 친미, 군사독재의 음덕으로 살아온 사람들. 그들 중에는 이 노래가 '김일성을 위한 행진곡'이라고 매도하는 이까지 있다.'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2년 황석영이 다듬은 백기완 시에 김종률이 곡을 부쳐 탄생한 '부끄러워 만든' 추모의 노래다. 518항쟁에도 직접 참여하지 못하고 그 때 산화한 윤상원과 들불야학의 박기순, 두 사람의 망월동 영혼결혼식에도 참여하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던 사람들이 창작노래극을 통해서라도 두 사람의 영혼을 기리자 하여 만든 '넋풀이' 속죄의 노래다.그 이후 이 노래는 노동, 농민, 여성운동 등 모든 민주주의 운동 현장에서 불리는 국민 아리랑이 되었다. 살아가야 하는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지울 수 없는 노래'가 된 것이다. '눈물로 쓴 편지'만 지울 수 없는 게 아니다. 피눈물로 만든 노래 또한 지울 수 없는 것이다.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기억하지 못하면 부끄러운 역사가 되풀이 된다. 기억하기에 노래만한 것도 없다. 라틴아메리카의 뉴에바 칸시온 노래운동에서 확인할 수 있듯 기타가 총이라면 노래는 바로 그 총알이다. 민주민중운동을 꺼리는 세력에게 이 총알 노래는 분명 두려움의 대상이다. 그래서 더욱 빼앗길 수 없다. 국가보훈처는 본연의 임무에나 충실해라! 괜한 이념논쟁으로 불란 일으키는 것은 국정지표인 국민대통합의 정신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속죄의 노래라도 부를 수 있어야 대통합의 대열에도 낄 수 있는 것 아닌가? 지금이라도 역사를 거스르려는 작란(作亂)의 장난, 제발 멈추기 바란다. 이종민 객원논설위원
박근혜 정부의 정책 중 '도시재생'이 큰 몫으로 부상해있다. 반가운 정책이 아닐 수 없다. 도시재생은 오래된 도시들의 한결같은 과제이기도 하지만, 낡은 것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해 살려내는 좋은 계기가 된다. 그런데 며칠 전 도시를 연구하는 가천대 정석교수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기대가 우려로 바뀌었다. 재생은 '다시 되살린다'는 의미이고 '도시재생'은 '도시개발'의 상대적 개념으로 나온 것이지만 재개발도 도시재생의 형식이어서 우리가 생각하는 '재생'의 가치가 무시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도시재생의 영역은 그 스펙트럼이 넓다. 사실 '도시재생 정책'은 이 정부에 들어서 등장한 새로운 정책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 때도 '도시재생' 정책이 부상했다. 당시, 재개발을 내세운 '도시재생' 정책은 부산이 진원지다. 뉴타운 공약을 내세워 국회의원에 당선된 '뉴타운돌이'들이 사업 추진이 막히자 온몸으로 위기를 느낀 나머지 2011년부터 국토해양부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새로운 정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일명 '커뮤니티 뉴딜'이다. 뉴타운 사업은 물 건너갔으니 마을만들기사업을 뉴딜사업처럼 하자는 취지였다. 이 사업을 지원하는 특별법 제정까지 추진됐다. 특별회계를 만들어 쓰기 위한 목적이었다. 특별법 제정은 무산됐지만 이명박 정부 후기에 도시재생이 큰 이슈로 등장했던 배경이다. 물론 이들이 추진했던 재생의 바탕은 '재개발'이었다. 도시재생에 대한 기대가 우려로 바뀐 것은 이 때문이다. 더구나 도시재생 정책을 추진하는 주체의 틀은 이전 정부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니 재생의 방향이 '마을만들기' 같은 재생의 건강한 방식에 둘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낡은 것의 가치를 되살리는 재생이 아닌 재개발을 통한 도시재생은 무분별한 난개발의 또 다른 실행이 될 수 있다. 게다가 뉴타운이나 재개발 건축 사업들은 프로젝트를 크게 만들어 큰 규모의 건설회사들이 독식하게 된다.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만들지 않으니 중소규모의 건설회사나 설계사무소를 비롯한 관련 업종의 작은 업체들이 일감을 맡을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든다. 불균형한 구조의 악순환이 지속되면 경제민주화의 실현 또한 멀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박근혜 정부의 '도시재생' 정책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바란다.
편백(hinoki cypress)은 노송나무, 회목(檜木)이라고도 부르는 상록비늘잎교목이다. 히노끼라는 일본식 이름에서 풍겨지듯 원산지는 일본이며, 우리나라에는 1927년 무렵에 들어왔다. 당시 일본에서 함께 들어온 것으로 알려지는 화백나무(chamaecyparis pisifera)와 상당히 비슷하다. 키가 40∼50m, 밑둥지름이 2m까지 자란다. 편백은 잎 끝이 뭉퉁하지만 화백은 뾰족하다. 편백은 마른 땅에서, 화백은 습한 땅에서 잘 자라며 편백은 잎 아래쪽 흰색무늬가 Y자형이지만 화백은 X자형이다. 그러나 편백과 화백의 가치는 '피톤치드' 때문에 결정적으로 엇갈린다. 모든 나무는 생존을 위해 피톤치드를 발산한다. 활엽수보다는 침엽수가 많고, 그 중에서 편백의 피톤치드 발산 량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10을 기준으로 할 때 측백나무 소나무 향나무가 1.3, 전나무 2.1, 화백나무 삼나무 3.3, 구상나무 4.8인 반면 편백나무는 5.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피톤치드는 나무가 해충이나 병원균, 곰팡이균 등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내뿜는 일종의 방어 독소이다. 그러나 피톤치드 향이 좋은데다, 사람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도 뛰어난 효능을 발휘한다고 알려지면서 참살이 시대들어 편백은 '나무의 왕'처럼 대접받는다. 편백이 내뿜는 피톤치드를 흠뻑 흡수하려는 사람들의 건강욕구는 편백숲 삼림욕 러시로 이어지고 있다. 피톤치드가 왕성하게 뿜어져 나오는 시간은 낮 12시에서 오후 4시 사이라고 한다.또 살균과 탈취, 혈액순환, 면역력 증대, 항산화작용, 신진대사 촉진 등을 내세운 편백 가구 제작, 편백 실내 장식도 확산돼 있다. 피톤치드가 집먼지와 진드기를 퇴출하고, 항스트레스와 뇌파 안정에도 큰 도움을 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편백나무에서 정유성분을 추출, 피톤치드가 함유된 향장품(향료가 들어있는 화장품)을 생산하는 등 다양한 상업화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 향장품 시장은 무려 6조 3000억 원 규모에 달하고, 최근 연간 13%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편백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너무 과한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편백 가구 제품은 일반 나무제품에 비해 가격이 크게 비싸다. 건강에 좋다고 소문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내에 장식된 편백나무가 얼마나 오랫동안 피톤치드를 왕성하게 발산할 수 있을까. 가격 대비 효과를 따져볼 일이다. 김재호 논설위원
민주당서도 전북이 찬밥이다. 최고위원 진입을 기대했던 유성엽 의원이 실패한 탓이 크다. 9개월만에 복당한 유 의원이 최고위원 진입에는 실패했으나 그 나름대로 의미는 있었다. 도내 3선 출신인 최규성·김춘진 의원이 깃발을 못 세우는 판에 재선인 유 의원이 선배들을 제치고 나선 것 부터가 정치적 약진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이번 기회를 통해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인 반열에 올랐다.유의원은 1차 컷 오프 때가 더 걱정이었다. 다행히 김원기 전 의장의 도움 등으로 1차 관문은 통과했지만 전국적인 인지도 결여로 여론조사에서 7.81% 밖에 얻지 못해 최고위원에 진입하지 못했다. 대의원과 당원에서 14.51%,14.61% 밖에 얻지 못한 건 유 의원이 너무 친노를 강하게 공략한데다 차기 지사 선거 출마와 맞물리면서 도내 표를 제대로 얻지 못한 탓이 크다. 선거사무소 개소식 때부터 거물 정치인 보다는 한물간 정치인들이 에워싼 것도 패인이다.여기에 더 큰 것은 광주 전남 사람들의 외면이다. 전북 사람들은 그간 호남의 울타리 안에서 때로는 손해를 보면서까지 광주 전남 출신들을 밀었다. 이번 선거에서 전남 사람들은 유 의원을 기대 만큼 밀지 않았다. 집안 단속이 잘안 된 것도 문제였다. 이춘석 의원을 중심으로 도내 의원들이 똘똘 뭉쳐 유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만들자고 해놓고서 딴짓을 해버린 것. 이래서 전북의원들이 의리가 없어 중앙정치권에서 홀대 받는다.유 의원은 최고위원 진입에 실패했으나 중앙정치권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민주당을 이대로 놔둬선 안된다는 그의 개혁 의지 만큼은 분명했다. 지금 도민들은 김한길 대표 체제에 반신반의 한다. 그간 선거에서 연전연패한 민주당을 그가 이끈 지도부가 구해 낼 수 있을지를 놓고서다. 그래서 양 다리 걸친 사람들이 많다. 무소속 안철수의원이 신당을 만들면 그 쪽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사람이 많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저울질 한다. 안 의원이 연구소를 만든 후 호남권 여론이 대선 때 처럼 받쳐주면 국회의원들도 안 의원 쪽으로 줄설 수 밖에 없다.겉으론 정치권이 조용해 보이지만 수면 아래서는 요동친다. 전주 완주가 통합되면 도내 정치권에서 빅뱅이 일어날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단일대오로 가느냐 아니면 안철수 신당이 뜰 것인가는 10월 재보선서 판가름 나게 돼 있다. 백성일 주필 겸 상무이사
"한 고을을 장악해 일 만들기 좋아하는 무리들이 시도 때도 없이 유향소(留鄕所)에 모여 수령을 헐뜯어 내쫓고, 백성을 괴롭히는 것이 교활한 아전보다 심하니 이를 모두 혁파해야 합니다." 이른바 지방 토호(土豪)들의 폐해가 조선시대에도 심했던 모양이다. 태종 때 대사헌 허응은 토호를 지방정책 수립의 걸림돌이 되는 적대적 세력으로 보고 시무칠조(時務七條)에서 혁파를 호소했다. 다산 정약용도 "토호의 무단적인 행위는 일반 백성들에게는 승냥이나 호랑이처럼 무섭다(土豪武斷 小民之豺虎也)"고 비판했다. 토호세력의 피해를 없애고 백성을 편안히 살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목민관의 책무라고 했다. 그런데 요즘은 목민관이 선출직으로 바뀌면서 지방 토호세력과의 유착이 더욱 큰 문제가 돼버렸다. 토호들은 자치단체의 인사, 공사입찰, 자재납품 등의 비리를 저지르고 말을 듣지 않으면 악소문을 퍼뜨린다. 임실군수 사건이나 5적(敵) 운운 하는 사례들이 대표적이고 관변단체 기관장과 권력화된 일부 생활체육동호인, 지방의원들이 입줄에 오르내린다. 단체장과 토호세력 간 역학관계를 잘 알기 때문에 공직자들도 알아서 긴다. 얼마전 감사원이 전국의 토착비리 70건을 적발했다. 상식으론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공무원들의 엉터리 일처리가 많다. 전북지역에선 전주·군산·부안·고창군 공무원들이 적발됐다. 정권이 바뀌면 맨 먼저 잡들이 하는 게 토착비리다. 감사원은 '자치단체 내에서 지방공직자와 토착세력(지역업체, 토호세력)이 유착하고 결탁해 이뤄지는 부정비리'를 토착비리로 정의하고 있다. 토착비리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3년, 청와대 민정수석을 단장으로 하는 특별사정반이 '지방 토착비리'에 대한 감찰을 실시하면서 부터다. 이때 350건의 지방유지 및 지방공직 비리가 적발됐다.토착비리는 근절돼야 마땅하다. 공무원의 이익추구, 공무원과 토착세력 간 유착, 단체장의 재량권 남용, 공무원들의 단체장에 대한 맹종, 투명하지 못한 행정행위 등이 비리를 부추기는 요인들이다. 하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칼날을 지방에 들이대는 건 문제다. 지방이 마치 비리 온상으로 비칠 우려가 있다. 일회성 단속보다는 비리 가능성을 줄일 제도개선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전통문화중심도시 전주가, 요즘 말로, 떴다! 전주한옥마을은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주말이면 발 디딜 틈이 없다. 한옥 구들에 누워 기와지붕의 정겨운 처마 선을 구경한다는 것은 거의 꿈같은 일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한옥마을이 관광명소로 각광을 받으면서 포괄적인 전통문화도시정책은 점점 실종되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관광에 치어 문화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염려스러운 것은 문화의 뒤받침이 없으면 곧 관광도 사상누각이 되고 만다는 점. 문화발신지로 거듭나지 못하면 관광객의 발길은 곧 다를 곳을 향하고 말 것이다.애초 내세웠던 5대 핵심전략사업 중 '한옥마을브랜드화'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를 통해 '전통도시경관조성'도 어느 정도 성취했다고 할 수 있다. 아태무형문화의 중심이 되겠다는 포부도, 최근 운영인력과 예산의 대폭적인 축소로 염려스러운 바가 없지 않지만, 곧 문을 열게 될 국립무형유산원과 아태무형문화센터를 통해 실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업 두 가지는 실종되었거나 방향을 잃고 있다. 전주가 국가가 할 일을 대신하겠다고 나섰을 때 다짐한 가장 중요한 명분은 한민족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기 위한 한국전통문화 체험교육의 중심지가 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체험교육관 건립사업이 한옥마을 3대문화관 건립에 우선권을 내주더니 이제는 계획 자체가 사라지고 말았다. 우리의 얼과 혼이 서려 있는 전통문화는 민족 정체성의 표상이자 자긍심의 원천이다. 서구문화에 무분별하게 휘둘리고 있는 우리 청소년들이나, 새롭게 우리 구성원이 된 다문화가정에게도 이런 체험교육은 필수적이다. 자신들의 뿌리를 확인하고 싶어 하는 해외동포 자녀들은 두 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고.사실 수요도 만만치 않다. 서울시와 경인지역의 수학여행단만 유치해도 연중 내내 프로그램을 돌릴 수 있다. 실제로 이 지역 교육청 관계자들이 그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수시로 답사를 온다. 그러나 200~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포기하고 마는 것이다. 한스타일의 허브가 되겠다는 꿈도 포기한듯하여 안타깝다. 운영비타령으로 '한스타일진흥원' 이름까지 버린 것은 너무 무책임한 일이다. 전통문화의 일상화, 산업화, 세계화! 이를 유보한 채 어떻게 전통문화중심도시가 되겠단 말인가? 정녕 관광객 수에 취해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의 꿈을 버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이종민 객원논설위원
새만금 조기개발을 주도할 새만금개발청 설립이 본격화되고 있다. 오는 9월 13일 출범할 새만금개발청 설립을 앞두고 준비단이 꾸려진 덕분이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여전히 멀게만 느껴지는 새만금 개발의 미래가 조금은 가까운 미래로 다가오는 듯하다. 지난해 새만금특별법이 개정되면서 설립근거가 마련됐던 새만금개발청은 그동안 정부의 6개 부처가 나누어 진행해오던 새만금 개발 관련 업무를 통합하는 조직이다. 앞으로 정부부처와 지자체로 분리되어 있는 조직과 인허가권 등 실질적인 업무가 통합되면 새만금 개발이 더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크다. 지난주 새만금 방조제를 다녀왔다. 더 이상 바닷물이 충돌하지 않는 방조제 내부 쪽으로 이제 규모가 제법 큰 땅들이 드러나 있다. 외관만으로는 간척의 성과다. 새로운 땅은 이제 곧 도시를 품게 될 것이다. 이 바다위의 땅을 보면서 간척의 나라 네덜란드의 신도시 알미르가 생각났다. 알미르는 암스테르담 동쪽으로 약 20km 떨어진 남 플레보랜드에 위치한 작은 도시다. 인구 약 15만 명, 1만 7,921ha 크기의 이 도시는 암스테르담과 주변 도시의 인구과밀로 인한 주택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네덜란드 정부가 1968년에 계획, 1975년 암스테르담 앞바다의 매립 공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건설이 시작됐다. 향후 인구 25만 명에서 많게는 4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도시 건설이 계획되어 있다. 알미르를 다시 돌아보게 되는 이유는 여럿이지만 가장 큰 관심은 도시개발 방식이다. 알미르는 동시 다발적으로 대규모 공간 건설을 추진하지 않았다. 오히려 작은 것으로 시작해 그 과정을 관찰하고 다음 단계에 접어드는 방식으로 개발 속도와 내용을 조절하면서 시대적 수요와 필요에 따라 도시를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얻은 결실 중의 하나가 녹지도시다. 알미르는 바다를 매립하여 땅을 만들고 습기를 뺀 직후부터 대단위 녹지를 조성해 숲을 만들었다. 광활한 간척지에 자연을 입지시킨 지혜는 '도시 건설은 곧 자연 훼손'이라는 인식을 바꾸어놓기에 족하다.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로와 도시 구석구석에 설치된 자전거 길도 관심거리인데, 이 도시의 버스 전용차선 이용률이 네덜란드 전국 평균보다 3배 이상 높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지금 알미르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관광도시가 됐다. '관광의 땅'을 꿈꾸는 새만금에게도 알미르는 모범적인 선례다.
바둑에서 포석(布石)이란 앞으로 집을 차지하는 데 유리하도록 처음에 돌을 벌여 놓는 일이다. 어떤 목표를 향해 의도된 바둑알 하나에는 기사의 깊은 고뇌가 담겨 있다. 포석은 정치와 군사적 수사를 할 때도 즐겨 사용된다. 바둑이나 정치, 군사 모두 싸우고 경쟁해서 모종의 성과를 일궈내는 일이기는 매한가지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쏘는 행위도 포석이다. 개성공단을 쟁점화한 것도 핵이나 미사일처럼 장래 유리한 이익을 얻기 위한 포석이다. 일본 아베총리가 극우 발언을 일삼는 것도 자신의 정치적 이익과 일본의 무장을 대외에 공식화 하고자 하는 포석이다. 바둑은 건곤일척, 포석 한 점 때문에 전세가 크게 좌우된다. 정곡을 찌르는 회심의 돌 하나는 상대의 거대한 우주를 한순간에 파괴한다. 하지만 상대의 방어가 굳건하고 수가 오묘하면 잘 통하지 않을 때도 많다. 아무리 좋은 포석도 상대성이 있는 법이다. 공격자의 실력과 상대방의 허점이 만났을 때 포석의 진가가 발휘된다. 전라북도는 2005년 낡은 청사를 구도심에 남겨두고 새로 조성된 전주 서부신시가지에 신청사를 지어 이사했다. 성냥갑 모양의 이 18층짜리 빌딩(지상 18층, 지하 2층, 건축 연면적 8만5900㎡)은 사실 덩치만 컸지 에너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호화청사' 낙인이 찍힌 뒤 정부 교부세 삭감 등 막대한 불이익을 불러온 골칫덩이다. 도청 이전을 앞두고 당시 예정지로 거론된 곳은 익산 삼기, 김제 백구 등이었다. 하지만 변화는 없었다. 전주 시내 잔류였다. 청사가 어디에 위치하느냐 하는 것은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바둑에서 생사를 거의 결정짓는 초반 포석처럼 의미심장하다. 1392년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개성을 버리고 북한산 아래 한강변에 수도를 정한 것이나, 세종시를 건설하는 것이나, 전북도청 입지를 정하는 문제나 그 경중이 크게 다를 것 없다. 요 몇 년 사이 전남도청은 무안으로, 충남도청은 홍성·예산의 내포신도시로 이전해 갔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발전에 발맞춘 전남과 충남의 자연스런 서진(西進) 포석이다. 20년 넘게 새만금사업에 목을 매고 있는 전북은 새만금지역을 동북아 중심 허브로 만들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새만금은 이미 정치적 놀잇감으로 전락했다. 전북은 정부 여당의 눈치나 살피는 신세다. 전북도청이 새만금 한 가운데로 이전해 가서 시위라도 해야겠다. 김재호 논설위원
내년 지방선거를 1년 앞두고 전북 정치가 다시 꿈틀거린다.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은 호남 고림을 가져온채 아직도 원기를 회복하지 못하고 허우적 거린다. 4·24 재보선에서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노원병에서 당선됨에 따라 새정치를 바라는 도민들에게 또다시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그간 줄기차게 민주당만을 지지해온 상당수 도민들은 "이제 민주당에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면서 안 의원이 국회에 입성한 만큼 새정치 실현을 위해 신당창당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민주당 지지파 가운데는 두갈래의 성향으로 갈린다. 기득권 세력들은 민주당으로 계속 가길 바라고 있고 당내 기반이 약하거나 새 정치를 갈구하는 쪽은 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만들기를 바라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집권 이후 민주당이 열린우리당으로 갈려 한판 붙은 것처럼 안철수 신당이 만들어 지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형제의 난'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야권 분열로 집권 새누리당만 좋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지적도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그 이유로는 민주당에 더 이상 희망을 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권정당의 모습을 전혀 발견할 수가 없다는 것. 이번 4.24 재보선 결과가 이를 그대로 증명했다는 것이다. 또 새누리당 지지자쪽서는 "전북이 민주당 지지로 계속해서 고립될 경우 지역이 나아질 게 없다"면서 "뭔가 새로운 탈출구를 찾기 위해 새누리당에 지지를 보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새누리당 쪽서는 "지난 대선서 박근혜 후보가 얻은 13.2% 갖고서는 지역발전의 동력을 찾을 수 없다"며 "내년 지선을 앞두고 뭔가 전북의 정치 지형이 바꿔져야 한다"고 주장한다.도내정치권이 중앙정치권과 따로 갈 수가 없는 문제라서 이번 5·4 민주당 전대 결과가 중요하다. 누가 당권을 장악 하느냐가 내년 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더 그렇다. 다음으로 재선의 유성엽의원의 최고위원 진입 여부다. 유 의원이 최고위원이 되면 지사 선거 판도가 요동칠 수 있다. 유 의원이 최고위원이 되면 김완주 지사와 송하진 전주시장의 출마여부가 복잡해 질 수 있다. 지금 호남권서 유의원이 지지를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강기정 후보가 사퇴함에 따라 유 의원의 호남표가 줄 수 있다. 유성엽이냐 신경민이냐가 다음 지사 선거판을 뒤흔들 수 있는 변수다. 백성일 주필
일본이 오늘날 우익 강경으로 치닫는 근원은 도쿠가와(德川) 막부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막부(幕府=바쿠후)는 세습적 군사 독재자인 쇼군(將軍) 정부다. 실질적 통치 세력이다. 기독교 등 서양의 이질적 문화가 수입되던 도쿠가와 막부, 이른바 에도시대(1603∼1867)는 외래문화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신도(神道)'를 부각시켰다. 신도는 자연이나 민간신앙이다. 메이지시대(1868∼1912)에는 한발 더 나아가 신도를 국가의 공식 통치이념으로 삼았다. 부국강병을 위한 국민 결속 수단이다. 개인이나 마을단위의 조상신 숭배 전통이 국가 차원으로 확대됐다. 이때부터 전국 각지의 지방신이나 영웅을 제사 지내는 신사(神社)참배가 의무화됐다. 메이지유신 직후인 1869년에는 메이지유신 때 내전으로 죽은 이들을 제사 지내기 위해 도쿄초혼사(招魂社)가 창건됐다. 10년 뒤 도쿄초혼사는 야스쿠니(靖國) 신사로 이름을 개칭, 오늘에 이른다. 정(靖)은 '고요한' '편안한'이라는 뜻의 한자어다. 고요하고 편안한 나라라는 뜻으로 이름을 바꾼 것이다. 규모도 확대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전란이나 제1·2차 세계대전으로 죽은 이들까지 합사(合社)해 제사를 지낸다. 모두 246만 6532위에 달한다. 8만여 개가 넘는 일본 전역의 신사 중 가장 방대하다.그런데 고요하고 편안해야 할 야스쿠니 신사가 참배 문제로 매년 시끄럽다. 아베 일본 총리의 쓰레기 같은 역사인식 때문에 '사람 잘 날 없는 곳'이 돼 버렸다. 아베 총리는 일본에는 국내법상 전범이 없다거나 침략을 부정하는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식민지 침략전쟁을 서술한 교과서도 '침략'을 '진출'로, '탄압'은 '진압'으로, '출병'은 '파견'으로 고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역사적 사실을 날조하겠다는 것이다. 총리 등 각료들은 A급 전범들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지금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군사 독재인 막부 시대 쇼군을 자처하려는 것인지 상식으론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쪽발이'는 한 발만 달린 물건을 일컫는다. 일본 사람을 욕하는 말이기도 하다. 몰상식의 편향과 독선으로 치닫는 일본을 보면 그들을 쪽발이로 부르는 이유를 알만 하다. 이젠 침략의 피해국들이 공동 대처해야 일본이 서투른 입놀림을 하지 못한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촌락(村落)은 신(神)이 만들고 도시는 인간이 만든다!' 자연의 위력을 강조하는 말로 새길 수도 있고 사람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말로 치부할 수도 있다. 풍성한 자연으로 둘러싸여있는 농촌지역에서는 인간의 어지간한 노력도 그 위력 앞에 맥이 풀릴 수밖에 없다. 도시라고 자연을 거스를 수는 없지만 인간의 진정어린 열정만으로도 일정 정도의 성취는 맛볼 수 있다. 하여 도시를 인류 문명의 꽃이라 이르는 것일 게다.그러나 얻음이 있으면 잃음이 있는 법! 도시의 발달이 주변 농촌지역의 낙후를 가속화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스스로도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후기산업사회에 이르러서는 그 모순이 더 심각해저 새로운 형태의 행정단위를 모색하게 되는 바, 결론은 도농복합형 공동체다! 도시가 확보한 문명의 이기로 주변지역의 낙후를 개선하고 농촌 자연이 지닌 잠재력을 통해 도시의 병리현상을 극복해 나가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당연 주목받는 곳이 완주전주다. 원래 하나였기 때문에 그렇고 현재의 모습이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상당히 많은 완주군민은 전주를 거치지 않고 군청에 이르기가 어렵다. (예전에는 군청이 아예 전주 안에 있었다!) 국회의원도 그 안에 있는 전주가 아니라 그 밖에 있는 김제와 합하여 하나를 내고 있다. 너무나 기형적이다. 일제가 효율적 도시개발을 내세우며 획책한 행정단위를 아직도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 사실은 도농복합론 이전에 되돌려놓았어야 할 일이다!농촌은 급속한 변화를 두려워한다. 농업은 그 결과가 한 해의 살림을 좌우한다. 쉽게 모험할 수 없다. 경계할 일은 이를 악용하는 세력이다. 나름의 기득권을 계속 누리고 싶은 사람들! 그들이 확대재생산해내는 공포는 토론조차 불가능하게 한다.그들이 강조하는 폐해, '모든 혐오시설이 완주로 몰릴 것이다!'만 해도 그렇다. 혐오시설은 일정한 규모를 갖추어야만 효율적 관리가 가능하다. 쓰레기소각은 이미 광역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이런 두려움을 걷어낼 정확한 상생비전의 제시가 우선 중요하다. 자신의 이(利)를 교묘하게 포장하여 자연의 순리를 거역하는 세력들의 억척을 차단하는 일은 더 시급하다. 완전을 꿈꾸는 완주와 전주! 그 통일은 정부에서 추진하려는 행정단위개편에 떠밀려 강제되기 전에, 많은 인센티브를 알차게 챙기며, 이루어져야 한다.이종민 객원논설위원
조용필의 새 앨범 '헬로(Hello)'가 화제다. 유례없이 음반시장이 들썩인다는 소식이다. 세대를 초월한 음악팬들이 환호하는 덕분이다. 정규앨범으로 열아홉 번째, 10년 만의 새로운 도전은 시작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한 음반유통사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23일 출시 당일에만 2000장 넘는 음반이 팔려나갔다고 한다. 놀라운 흥행(?)이다. 뿐만 아니다. '헬로'를 발매하기에 앞서 공개한 신곡 '바운스'는 음원차트정상에 올랐고, 모두가 부담 없이 부를 수 있는 팝적인 성격이 강한 타이틀 곡 '헬로' 와 함께 싸이와 1,2위를 다투는 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그야말로 다시 돌아온 가왕 조용필 열풍이다. 올해 나이 예순 셋, 새롭게 등장하는 아이돌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들까지 그의 귀환을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기자회견에서 '나를 탈피하고 싶었다'고 했다. 명쾌한 답이 거기 있다. '정상에 있어도 늘 안주하지 않고 새로움에 도전하는 의식'이 조용필의 오늘을 있게 한 힘인 것이다. 생각나는 공연이 있다. 8년 전 SBS가 광복 60주년 특별기획으로 추진한 '조용필 평양 2005'다. 그때 공연 참관단으로 참여한 덕분에 평양에 갔다. 조용필 공연이 열린 유경 정주영 체육관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꾸준히 추진해왔던 대북사업의 결실이었다. 공연장은 1만2000석을 갖추었지만 객석 상당부분을 무대로 활용하는 바람에 객석은 7천석으로 줄었다. 그래도 7천석 객석이 만만한 규모는 아니어서 객석이 다 찰까 의문이었다. 예상은 빗나갔다. 객석은 공연 시작 30분전에 완전히 찼다. 나중에 듣기로는 당시 북한에서도 조용필은 '모나리자'로 인기가 높아 그의 공연에 엄청난 액수의 고가 암표가 나돌았다고 한다. 그날 공연은 말 그대로 남과북 가슴 설레며 환호하는 만남의 현장이었다. 첨단의 영상자료를 활용한 무대장치와 강렬한 록비트의 조용필 공연은 북한 주민들에게는 물론이고, 남쪽에서 함께간 참관단들에게도 큰 문화적 충격이었다. 모든 열정을 다 쏟았던 그의 도전이 가져온 성과였다. 이제 다시 새로워진 그의 노래를 듣는다. '혁신'이 따로 없다. 대부분 낯설기 만한 곡들이지만 가슴을 '바운스 바운스'하게 하면서 조용필의 새로운 음악에 다시 익숙해지게 할 것이다. 낯선것을 익숙하게 하는 그의 힘이 언제나 반갑다. 헬로 조용필!
인생오계론(人生五計論)이란 말이 있다. 중국 송나라 사람 주신중이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계획이 분명해야 한다며 내놓은 인생 조언이다. 주신중이 주장한 오계는 생계(生計), 신계(身計), 가계(家計), 노계(老計), 사계(死計)다. 생계는 인생 설계도다. 인간은 자기 의사와 상관없이 세상에 태어난다. 대부분 정상적인 가정에서 태어나지만 유복자, 사생아도 있다. 상당수는 평생 출생 비극 속에서 살아간다. 하여튼 그 누구나 일정 기간은 부모(또는 보육 기관 등)의 양육 속에서 세상사는 지혜를 익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홀로서야 한다. 도처에 함정과 맹수가 도사리고 있는 정글에서 살아남으려면 계획을 잘 세우란 말이다. 신계는 뭔가. 아무리 좋은 인생 설계를 세웠다 해도 몸과 마음이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날카로운 지혜, 탁월한 능력, 엄청난 부와 명예도 부질없다. 가계는 화목한 가정, 경제적으로 독립한 가정을 이룰 계획을 세워 실천하라는 말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다. 내 주변이 어지러운데 어찌 바깥일을 상관한단 말인가.노계는 은퇴 후의 인생을 어떻게 아름답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라는 것이다. 은퇴는 영어로 'Retire'다. 100세 인생을 끝까지 달릴 새 타이어로 갈아 끼우는 작업이다. 당신의 새 타이어는 얼마나 튼튼하며 멋진가?사계는 죽음도 계획을 세우라는 말이다. 사람은 본의 아니게 태어난다. 하지만 생을 마감하는 일은 계획을 세워 멋지게 할 수 있다. 아름다운 퇴장이다. 나의 가족과 친지, 친구 등에게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인간은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소중한 생명체로서 세상을 살아갈 권리와 의무가 주어진다. 자신이 행복할 권리도 부여받는다. 하지만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겸손해야 할 의무도 함께 부여받는다. 통계청이 지난 23일 발표한 '2012 혼인·이혼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이혼 부부는 11만4300쌍으로 전년 11만 4000쌍과 비슷했다. 최근 3년째 비슷한 흐름이다. 이혼한 부부는 평균 13.7년간 결혼생활을 유지했다. 눈에 띄는 것은 혼인기간 20년차 이상 부부의 이혼건수가 3만2000건에 달했고, 30년 이상 부부의 이혼도 8600건으로 전년대비 8.8% 증가했다. 한 번쯤 인생오계를 고민해 볼 일이다. 김재호 논설위원
반대측 완주군민들이 2세들의 장래를 걱정하면 통합문제가 쉽게 풀릴 수 있을 것 같다. 찬성측이 예전보다 많아졌지만 통합 이후 후유증을 최소화 하려면 더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된다. 과거에 반대 입장을 견지했던 임정엽군수가 통합에 찬성하고 나선 게 통합의 분수령을 이뤘다. 임 군수가 자신을 내려놓고 통합에 적극성을 띠었기 때문에 찬성측이 힘을 얻었다. 큰 틀에서 보면 도가 중재자로 나섰고 전주시와 완주군이 각각 상생사업을 추진해 통합의 물꼬는 일단 터졌다. 그렇다면 통합에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는 최규성 국회의원이 문제다. 최 의원도 임군수처럼 자신을 내려 놓을 줄 알아야 한다. 최의원이 선거구 재편을 의식하고 구렁이 담 넘어 가는 태도를 견지하면 절대 안된다. 최 의원은 그간 통합의 큰 걸림돌이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찬성입장을 밝혀 디딤돌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정치적으로 살 수 있다. 김제·완주 국회의원 선거구는 게리멘더링적 요소가 다분하다. 생활권 경제권 문화권이 같은 것도 아닌데 인구를 기준삼아 하나의 선거구로 만든 게 원천적으로 잘못이었다. 전주 완주 통합을 계기로 잘못된 이 부분을 바로 잡아야 한다. 김제는 과거에 인접 부안과 선거구를 함께한 적이 있어 다음번에 선거구를 다시 획정하면 그런 방향으로 가야 옳다. 선거구 획정 못지 않게 전주시가 완주와 통합해서 새만금 배후도시기능을 맡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주시 발전이 더딜 수 밖에 없다. 통합이 이뤄지면 낙후돼 있는 전북을 견인하고 장차 새만금 배후도시 기능을 수행하면서 통합시가 광역도시로 발전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그간 정치인들이 자기 앞에다 큰감 놓을려다가 지역발전의 좋은 기회를 종종 놓친 적이 있었다. 완주군민들도 더 이상 정치인들의 잘못된 판단에 볼모로 잡히지 말고 자신의 입장을 확실하게 견지해 나가야 한다. 정치인들은 지역민과 지역을 위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종국에는 입신양명하기 위해 그 같은 제스쳐를 쓰는 것이다. 지금 중앙 정부로부터 홀대 받는 전북이 그나마 자력갱생할 수 있는 방안은 스스로가 전주 완주를 통합시켜 나가는 길 밖에 없다. 김완주 지사 최규성·김춘진·유성엽의원 송하진 시장 임정엽군수 등이 정치적 이해관계로 각기 통합셈법이 다르다. 전주 완주가 통합되면 기존 정치 질서를 파괴시킬 수 있는 빅뱅이 전북에 올 수 있다. 백성일주필
정세균 민주당 상임 고문은 작년 총선 때 정치 일번지라는 서울 종로로 지역구를 옮겼다. 더 큰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더 큰 물에서 정치를 해야 한다는 지역의 여론도 있었고, 대선을 앞둔 포석의 성격도 강했다. 위험도 따랐지만 당선됐다. 그러나 대선 경선에서는 문재인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 때 정세균은 전북에서 26.53%(1만1556표)로 2위에 그쳤다. 문재인은 37.54%를 얻어 1위를 했다. 참여정부 시절 호남인사 배척과 호남비하 발언 때문에 호남에서 인기가 없었던 문재인이 1위를 한 것은 아이러니다. 친노세력의 응집력과 그들의 높은 정치참여도(度), 문재인의 역량 등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정치는 정파성을 띤다. 하지만 지역주의 의식도 강하게 작용하는 게 정치다. 그래서 전북출신인 정세균이 전북에서 1위 하지 못한 걸 안타깝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정세균이 뭘 해줬느냐고 묻기 전에 똘똘 뭉쳐 지역출신을 밀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걸 탓한 것이다. 열린우리당 의장 두번·원내대표· 정책위의장·산자부장관 등 스펙도 다른 후보에 뒤지지 않았다. 그런 배경엔 이른바 실리론이 깔려 있다. 개인의 호·불호(不好)를 떠나 '지역이 하나로 뭉쳐야 홀대받지 않는다', '자기 지역 출신도 지지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지역이 발전하길 바랄 수 있느냐'는 정서가 그것이다. 그래야 전북을 우습게 보지 않고 우리 몫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전북은 정치적 응집력이 약하다는 비판을 듣는다. 응집력과 정치력은 비례한다. 응집력이 없으면 정치력도 분산되기 마련이다. 파워가 나올 리 없다. 전북역할론도 있다. 전북은 민주당 충성도가 높다. 당원은 36만4000명으로 전체(198만명)의 18.4%에 이른다. 전남(14.9%), 광주(9.7%)보다도 훨씬 높다. 따라서 이에 걸맞는 역할을 전북이 당내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실리론이나 역할론 모두 선거 때 빛을 발해야 한다. 민주당이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최고위원 후보 7명 중 전북의 유성엽 의원이 호남 유일 후보로 분투하고 있다. 이춘석 도당위원장이 지난 주말 "당내에서 전북 몫을 챙기기 위해선 지도부 입성이 필요하다."며 유성엽 후보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지금 전북엔 이런 화끈하고 호방한 태도가 필요하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호화 벽지'와 비뚤어진 책장으로 유명한 서울시장실에는 독특한 사연을 담은 12개의 의자가 다양한 이야기 거리를 제공해준다. 의자는 보통 편안함이나 건강, 혹은 권위를 염두에 두고 선택하게 마련인데 이곳의 것들은 전혀 다른 차원에서 마련되었다. 회의용 의자에도 시정의 방향과 철학을 담은 것이다.이들은 크게 세 종류로 구분된다. 서울의 전통과 흔적이 담긴 것 다섯 개, 사회적 모범을 보인 시민들이 사용하던 의자 4개, 시정운영의 철학을 상징하는 것 3개. 북촌한옥마을의 장인이 30년 넘게 사용하던 의자가 있는가 하면 400여년 동안 20여대에 걸쳐 서울에서 살고 있는 토박이 후손이 평생 썼던 것도 있다. 옛 서울역을 추억하기 위해 그곳 폐기 목재를 활용하여 제작하기도 했고 마을 주민이 쓰다 버린 것을 수리하기도 했다. 순직한 소방관이 공무원시험을 준비할 때 앉아 사용했다는 의자나 중증장애인을 돌보던 복지재단 이사장의 휠체어를 일부 보수한 것까지 구해다 놓은 점도 퍽 인상적이다."이 의자는 사회적 약자, 서민 등을 주로 변론하여 인권의 변호에 힘썼던 故 조영래 변호사 가족이 기증한 것입니다. '한 나라의 인권상황은 인권을 지키고 증진시키려는 그 나라 시민의 노력과 결의에 달려있다.' 故 조영래 변호사의 인권에 대한 생각입니다." 한 의자의 등받이 뒤편에는 이런 소개글이 새겨져 있다.단순히 스토리텔링만의 얘기가 아니다. 철학과 진정성이 문제다. '호화 벽지'만 해도 그렇다. 선거 당시 보내온 시민들의 소망을 담은 메모지로 벽 한 면을 온통 장식하고 있다. 수많은 시민들의 정성을 하나하나 모은 것이니 '호화판'이라 할 수 있다. 당선되고 나면 헌신짝 취급하기 일쑤인 것을 잊지 않겠노라는 시위하고 있다. 언론홍보용이라는 비아냥이 오히려 어쭙잖아 보인다. 책장을 똑바로 세워놓지 않는 것에도 철학이 담겨있다. 그 포스트모던한 발상이 눈길을 끌고 궁금증을 유발한다. 자연스럽게 질문을 유도하며 '평행선으로 맞서기만 하는 사회풍조를 염려하여!'라는 답을 듣도록 해준다. 그곳을 가득 채우고 있는 각종 파일과 책장 곁에서 탐스럽게 자라고 있는 상추까지! 방주인의 철학과 내공이 곳곳에 스며있다.이 방 주인이 최근 은평신타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실을 그곳으로 옮긴다 하여 또 언론을 탔다. 또 주목끌기라며 빈정대겠지만 그 신선한 파격이 반갑다. 서울시민이 참 부럽다. 이종민 객원논설위원
이제 '추억'이 가능한 연륜이 되었다. 하기야 열 네해면 웬만큼 역사가 쌓일법한 나이이기도 하다. 전주영화제가 처음 열렸던 2000년 4월. 그해 봄은 유난히 찬란했다. 봄꽃과 함께 찾아온 전주의 축제 행진에 영화제가 가세했을 때, 전주는 잊혀진 문화사를 다시 만났다. 전주는 한국영화사의 잊혀진 역사를 복원하는 또 하나의 축이었다. 거슬러 올라가자면 1940년대 말, 본격적으로는 50년대와 60년대, 전주는 서울 충무로와 함께 지방에서는 유일하게 영화가 제작됐던 도시다. 한국 전쟁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피아골''아리랑'이 만들어졌으며 최초의 컬러영화 '선화공주'와 '애정산맥''성벽을 뚫고''애수의 남행열차''붉은 깃발을 들어라' 등 당대의 흥행작 여러 편이 제작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상을 만들어내기도 했던 작은 도시 전주가 영화제를 꿈꾸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말. 그러나 반응은 냉담했다. '왜 전주에서 영화제를 여느냐'는 것이 가장 큰 벽이었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한국영화사의 소중한 흔적을 안고 있는 전주영화사가 우리 앞에 놓이자 그 벽은 비로소 허물어졌다. 전주영화제의 출발은 '전주'스러웠다. 외형적 화려함에 마음 주는 대신 영화의 진정한 가치와 미래를 주목한 전주영화제는 영화를 '소비'하는데 그치지 않고 '생산'에 방점을 놓았다. 화려했던 영화사의 40년 단절을 잇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첫길에 '생산'이라는 과제를 선택한 것이다. 그 첫해 전주영화제가 채택한 '생산' 프로그램은 전주영화제의 지향성을 대표하는 '디지털영화'의 몫. 세 개의 독립된 프로그램이 전주영화제의 '생산' 대열에 섰다. 디지털 삼인삼색과 디지털 워크숍, 40년대부터의 전주영화사를 복원(?)하는 다큐멘터리 '지역영화사-전주'가 그것이다. 오늘에 이르러 '디지털 삼인삼색'은 전주영화제의 상징적 결실이 됐고, 변영주감독이 제작한 다큐멘터리는 한국영화사의 잃어버린 고리, 전주의 영화역사를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열 네 번째 맞는 올해 영화제가 4월 25일 개막한다. 돌아보니 그 세월위에 놓인 궤적의 굴곡이 만만치 않다. 지난해 전주영화제가 겪어야 했던 갈등의 후유증 또한 여전히 짐스럽다. 그런데도 올해 영화제의 면면을 톺아보니 전주문화의 소중한 역사성과 영화제의 정체성이 오히려 더 굵고 빛나 보인다. 숱한 갈등과 어려움을 딛고 준비해온 전주영화제 식구들의 의지와 열정이 가져온 결실일터다.
관광 전주, 경주에서 배워라
정동영과 이재명의 진심
새만금특별자치단체 설립도 매듭지어야
“저는 전북 사람인데요”라는 항변
겨울나무를 바라보며
전주가정법원 설치법 소위 통과를 환영하며
금융사 전북 이전, 구체적 실행방안 제시하라
홈택스가 놓칠수 있는 연말정산시 주의할점
전주 화약(全州 和約)
'핫이슈' 대신 '주요쟁점' 이라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