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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은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다. 팔이 밖으로 꺾이면 부러지고, 불구가 될 수 있다. 팔은 원래 안으로 굽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세상 일도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다. 청과 백으로 편을 나눠 벌어지는 운동경기에서도 응원단은 자기편 선수가 잘 할 수 있도록 응원한다. 상대방에 대해서는 야유까지 한다. 양팀이 몸을 부딪치며 열심히 싸우던 어느 순간, 선수들 사이에 다툼이 벌어지면 응원단끼리도 서로 다툰다. 동생이 친구와 다투다가 코피가 터졌다. 동생은 형에게 일러 바친다. 비록 동생이 잘못해 벌어진 싸움인 경우에도 형은 동생을 비호하고, (물론 모든 형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동생 친구를 나무란다.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일 갑작스럽게 비서실장을 교체했다. 과거 검찰총장, 법무장관, 3선 국회의원을 지낸 화려한 경력의 김기춘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가장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비서실장에 임명됐다. 세상이 시끌벅적했다. 그가 유신헌법 초안을 만들 당시 실무를 맡았던 검사였고, 1992년 대선을 앞두고 부산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관계기관장 모임에 참석해 '지역감정을 부추겨 김영삼 후보를 당선시켜야 한다'고 발언한 장본인인데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의결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보수 정치인의 상징처럼 돼버린 김기춘 비서실장은 1992년 초원복국집에서 한 '우리가 남이가' 발언 도청 사건으로 인해 극단적 지역감정 정치인의 대표 주자로 꼽혔다. 이를 두고 야당이 크게 반발했다. 하지만 어떻게 할 것인가. 장관과 달리 비서실장은 청문회 대상도 아니니 대통령이 야당이나 국민 눈치볼 것 없이 마음대로 임면을 하면 그만 아닌가. 실제로 청와대는 대통령직 수행을 잘 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인물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것인데 웬 잔소리가 많으냐는 분위기다. 그런데 내부 비판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새누리당 김용태의원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초원복집 사건은 민주주의가 훼손된 대표적 사건이다. 민주주의가 훼손됐다며 (국회 밖으로)나간 야당 입장에서는 정말 울고 싶은데 뺨을 때린 격일 것"이라고 비판했다.'우리가 남이가' 하며 팔은 안으로 굽혀야만 한다고 말했던 김기춘 비서실장. 국정을 폭넓게 보지 않고 '우리가 남이가'식으로 처리할까 우려스럽다. 어쨌든 첫 단추는 잘 끼워야 한다는 말을 확인시켜준 인사다. 김재호 논설위원
집행부 견제 역할도 제대로 못하는 상당수 도의원들이 내년 단체장 선거를 겨냥해서 표밭을 누빈다. 정치인들이 정치적 야망을 갖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본연의 역할도 충분히 못하면서 본인 앞에 큰 감만 놓으려는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인구가 작은 무 진 장 임실 순창은 단체장과 도의원 선거구가 같아 도의원들이 얼마든지 단체장을 넘볼 수 있다. 김제 남원 정읍 완주 부안 고창은 도의원이 2명이어서 현직 단체장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50% 정도 지분은 확보돼 있다.그간 언론서 나쁜 쪽으로 주목 받아온 강완묵 임실군수는 임기 내내 법정만 오갔기 때문에 일찍부터 경쟁자들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이 지역은 전 현직 도의원을 포함 전 부군수 전 군의장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단체장들이 그간 줄줄이 구속돼 전국적으로 지방자치 실패지역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하지만 출사표를 던지고 뛰는 면면을 살펴보면 역시나 아니올씨다다. 중국 당나라 시대 이래로 지금껏 인물을 살피는 기준인 신언서판을 놓고 볼 때 그 사람들로서는 아니라는 것. 뭔가 새로운 인물이 나오지 않는 한 내년 선거서도 실패할 확률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최진호 도의장이 전주시장, 익산시장에 배승철 김연근, 군산시장에 문면호 이성일, 김제시장에 김현섭, 남원시장에 이상현, 완주군수에 소병래, 부안군수에 권익현, 고창군수에 임동규, 장수군수에 장영수, 순창군수에 오은미 도의원이 뛰고 있다. 몇몇 도의원은 정치력과 재력을 바탕삼아 나름대로 조직 관리를 해와 승산이 엿보인다. 하지만 의정활동을 부실하게 해 존재감도 없는 도의원이 단체장 선거전에 뛰어들어 주위로부터 손가락질 받고 있다.도지사나 시장 군수는 아무나 할 수 없다. 전문적인 식견을 갖고 있어야 한다. 정치력만 갖고서도 안 된다. 중앙정치권은 물론 정부 여당과 소통을 잘 할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야 임기 내 국가예산 확보를 잘해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다. 요즘 군산 익산 남원 장수 진안 부안 임실군 공무원들이 각종 비리에 연루돼 수사를 받았거나 받고 있다. 이들 지역 단체장 교체 여론이 비등하다. 하지만 어중이떠중이가 선거판을 흐려 물갈이가 이뤄질지 의문이다. 지금 입지자들은 안중근 의사의 유묵인'인무원려 난성대업'(人無遠慮 難成大業 멀리 내다보는 안목이 없으면 큰일을 이루기 어렵다)을 되새겼으면 한다. 백성일 상무이사 겸 주필
레임덕(Lame Duck)은 기우뚱거리며 걷는 오리를 이르는 말이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11월 초순에 대통령 선거인을 선출하고, 12월 중순에 이들 선거인이 다시 투표를 해 다음해 1월에 개표한다. 새 인물이 선출될 경우 약 3개월간 사실상의 국정 공백이 생기게 된다. 이를 기우뚱거리며 걷는 오리에 비유한 것이 레임덕현상이다. 대통령이나 단체장, 권력기관장 등의 이른바 '통치 누수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레임덕을 이유로 김완주 지사가 3선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지난 1일 신문 3사와 방송 4사 등 지역의 7개 언론사 사장단 회동에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당장 정치적 진퇴 표명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3선 출마 여부를 밝히겠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임기가 1년이나 남은 시점에서 불출마를 공식화한다면 그야말로 레임덕 현상이 도질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김 지사의 불출마설은 시중에 쫙 퍼져 있다. 중앙 부처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마련이다. 불출마설이 나온 뒤엔 장차관 만나기가 쉽지 않고 일부 부처는 새로운 지사와 논의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도 있다. 전북은 지금 내년도 국가예산과 기금운용본부 이전, 전북연구개발특구 지정 등 꼭 실현시켜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결코 녹녹치 않은 현안들이다. 이행해야 할 공약사업들도 많다. 정치력에 따라 사업과 예산이 움쭉달쭉 할 수 있다. 레임덕은 도정 차질로 이어질 것이다. 문제는 레임덕이 이미 와 있다는 데에 있다. 김 지사는 레임덕을 이유로 3선 진퇴 입장을 유보했지만, 레임덕은 김 지사 스스로 자초했다. 연말이나 내년 초 입장을 밝히겠다고 하면 될 것을 7월이라는 시점을 명시했고, 일찌김치 측근들에게 불출마 입장을 밝힌 것 등이 그런 예다. 또 언론사 사장단에게 이런 입장을 먼저 밝힌 것도 석연치 않다. 3선 출마여부는 도민 관심사안이다. 그렇다면 출입기자들에게 먼저 입장을 밝혔어야 옳다. 그런 뒤 사장단 만찬회동을 갖는 게 순리다. 출입기자들에겐 이런 입장을 밝히지도 않고 언론사 사장단에게만 입장을 밝힌 것은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겠다거나, 아니면 언론사 사장들이 잘 알아서 포장해 주겠지 하는 뜻이겠다. 이건 도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소통이 아닌 일방 통행이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정읍 조소마을의 전봉준 장군 고택에 가면 다소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장군의 초상을 만날 수 있다. 영겁의 피안을 응시하는 듯 먼 곳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시선은 격변의 파도를 온몸으로 맞으며 살다간 혁명아에게는 좀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모습이다. 저런 눈으로 어떻게 완고한 봉건질서를 깨뜨리려 했단 말인가? 저런 눈빛으로 어찌 성난 파도처럼 밀려오는 외세에 항거하고자 분연히 떨쳐 일어선 농민군들을 호령할 수 있었을까? 그 이후에 진행될 뒤틀림의 역사를 이미 짐작하고 있었던 것일까? 일제와 그 이후 독재정권들에 의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사람들에 의해서 현재형으로 진행되고 있는 축소와 전유(專有)의 왜곡을?역사는 언제든 왜곡될 수 있다. 혁명의 대의는 현실정치 속에서 소실되게 마련이고 성공한 혁명조차 '죽 쑤어 개 주는' 꼴이 되기 십상이다. 혁명정신에 가장 걸맞지 않은 박정희 전두환 두 독재자에 의해 조성된 황토재 기념탑과 기념관이 이를 웅변해주고 있다. 그것도 부족하여 다른 주요 유적지가 허허 잡초 투성이인 마당에 또 다른 기념관을 하필 그곳에 덩실 세운 것도 그렇다. 그곳에서 혁명정신과 무관한 사람들이 임원이랍시고 저지른 최근까지의 행태들은 더 말할 게 없는 일이고. 왜곡은 혁명 120주년을 앞두고도 현재진행형이다. 일본 한 대학 연구실에 방치되어 있던 농민군지도자 유해는 전주역사박물관 수장고에 또 다른 형태로 유기되어 있다. 아직도 지역이기주의에 발목 잡혀 혁명기념일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20세기 동아시아 국제질서변화에 획기적 전기였으며 우리나라 근대 민족민주운동의 시발점이었던 이 역사적 사건을 조그만 고을의 일로 기리려는 왜곡은 두 번째 육십갑자를 앞두고도 끈질기게 진행 중이다.이제는 바로잡아야 한다. 농민혁명이 어느 특정지역의 전유물일 수는 없다. 과거에 그럴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그 역사적 의미를 축소하려는 음모가 치열하게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그 험한 시절에 역사를 지킨 공은 가상한 일이다. 그러나 그 공을 내세워 역사왜곡을 자행하는 것은 그 공조차 까먹는 일이 될 수 있다. 그 역사적 중요성에 공감하여 일본인 영화감독이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겠다고 나서는 판국에 우리가 기념일 합의조차 못하고 있어서야 어디 될 말인가? 전봉준장군의 처연한 눈빛을 제대로 대면할 수 있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바로 세워야 할 일이다. 이종민 객원논설위원
일본의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마에다 겐지씨(78)는 내놓고 말하는 '친한(親韓)인사'다. 일본의 전통문화를 다룬 다큐멘터리만 2백편 넘게 제작했지만 흥행과는 무관한 주제를 다루는 덕분에 그의 제작 환경은 늘 척박하다. 더구나 그의 영화들은 일본에서도 썩 환영받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작업은 동아시아의 도래문화와 역사를 주목, 일본의 문화 뿌리가 곧 한국임을 증명해내고, 일본의 역사 왜곡을 바로 잡는 연상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그의 대표작인 '백만인의 신세타령' 역시 일제 치하에서 강제 징용, 강제 노동, 정신대 등 한국인 피해자들의 한 맺힌 육성을 담은 영상기록이다. 상영시간만 2시간 25분에 이르는 이 대작을 만들기 위해 그는 7년이라는 세월을 꼬박 바쳤다. 일본의 우익 입장에서 보면 그는 매국행위를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그는 의연하다. 극우파들의 해코지가 가해질 것이 빤한데도 그는 이 작업을 멈추지 않는다. 마에다 감독이 이번에는 동학농민혁명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한다. 여전히 어려운 제작 환경에서 또다시 나선 그의 용기와 의지가 놀랍다. 그는 이 영화 제작의 취지를 이렇게 말한다. "동학농민혁명은 일본의 한반도 진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일본이 청일전쟁(1894∼95년)과 러일전쟁(1904∼05년)에서 승리하면서 조선 식민지화의 단초를 열었기 때문이다. 한국강제병합 100년의 뿌리가 된 동학농민혁명은 과연 무엇이었는가를 영상화해 동북아시아 뿐 아니라 온 세계 사람들에게 이 역사의 깊은 의미와 진실을 알리고 싶다." 마에다 감독은 이미 여러해 전부터 한국을 오가며 동학농민혁명의 현장을 답사했다. 주목되는 것은 이 기록영화에 담겨질 현장의 면면이다. 현지 촬영 계획을 보니 한국 전역과 북한, 중국, 일본 전 지역이 대상이다. 세상에 남은 모든 자료와 유품, 관계자와 후손, 지식인들의 증언을 수록하는 대장정이다. 이미 기초작업을 해놓은 덕분에 영화는 내년 7월에 촬영을 끝내고 10월쯤 발표할 계획이란다. 역사를 대하는 그의 열정을 대하면 '일본만큼 역사를 깊이 공부하는 나라가 없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물론 문제는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면서도 일삼는 일본의 역사왜곡일 것이다. 그래서 마에다 감독의 작업이 더 빛나 보인다.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을 맞는 내년, 우리는 일본인 감독의 큰 선물을 받게 된다. 그의 외로운 작업에 성원이 필요하다.
미국 최대의 공업도시로 잘 알려진 디트로이트시는 소위 '자동차 도시'다. 세계적 자동차 메이커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가 자리 잡았고, 돈이 차고 넘치면서 도시는 활기가 넘쳤었다. 하지만 세상에 항상 잘 나가는 일은 없다. 주식시장에서는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표현한다. 정치권에서는 '화무십일홍'이라고 경계한다. 디트로이트시는 지난 18일 185억 달러(21조 원)에 달하는 빚을 도저히 감당하지 못하겠다며 미시간주 연방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냈다. 디트로이트시의 빚 185억 달러는 과거 파산신청을 냈던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와 앨라배마주의 제퍼슨카운티를 크게 뛰어넘으면서 미국 지방정부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빚으로 기록됐다. 디트로이트시는 1950년대까지만 해도 인구가 185만 명에 달할 정도로 큰 도시였다. 디트로이트시에 자리잡은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기업들이 고속도로를 질주하듯 고속 성장하였다. 당연히 시민들의 일자리는 넉넉했고, 높은 임금에 각종 복지 혜택도 좋았다. 하지만 자동차 시장에서 미국 메이커들의 독점적 지위에 금이 가면서 디트로이트시도 멍들기 시작했다. 1960년대 일본 자동차가 미국에 상륙했고, 수입 자동차들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디트로이트의 일자리도 조금씩 타격을 입었다. 어려워진 기업이 구조조정에 나서면 노동자 시민들은 저항했고, 호황기에 누렸던 복지 혜택을 양보하지 않았다. 파업이 잦아지고, 경쟁력은 서서히 떨어졌다. 기업을 둘러싼 분위기만이 아니었다. 디트로이트시정부는 부정부패로 얼룩졌고, 시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감옥에 갔다. 기업들이 술렁였고, 타지역으로 이전하는 기업이 늘어갔다. 일자리가 없어지면서 실업률은 높아졌고, 삶의 질은 급격히 떨어졌다. 강력사건이 증가하면서 급기야 디트로이트는 2010년 미국 제1의 위험도시에 선정됐다. 중산층 가구들이 다른 도시로 떠나면서 1950년대 185만 명이던 인구가 2010년 71만 명으로 줄었다. 부동산 소유자의 재산세 납부율이 53%에 불과할 정도가 되면서 빚을 감당할 수 없게 됐다. 얼마 전 군산 쉐보레 자동차가 신모델 생산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며 술렁거린 적이 있다. 현대차 전주공장은 교대근무로 생산 차질을 빚었다. 이들 자동차 기업이 전북을 떠난다면? 화무십일홍, 디트로이트의 일만이 아니다. 김재호 논설위원
책임정치가 실종됐다. 정치인들은 일이 터질 때마다 책임 짓겠다고 말 하지만 막상 책임져야할 상황이 오면 아니면말고 식으로 비겁하게 빠진다. 그래서 정치인들을 신뢰하지 않는다. 다 자신의 탓이 아니고 남 탓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못된 버릇들이 있다. 그간 도내서 발생한 일련의 사태들을 보면 책임져야할 사람들이 책임지지 않고 있다. LH, 프로야구 10구단, 전주 완주 통합이 무산되면서 도민들에게 엄청난 상실감을 안겨줬는데도 지금껏 책임지지 않고 있다. 도민들은 서명해 달라고 요구하면 발 벗고 나서서 힘을 모아줬다. 이렇게까지 해줬는데도 정치권서는 실패에 따른 책임은 커녕 결국에 가서는 정권탓 등 남의 탓으로 돌리고 만다. 분명 김완주지사는 도민들을 기망했기 때문에 더 이상 미련을 가져선 안 된다.전주 완주 통합만 해도 그렇다. 김완주 지사가 송하진시장 임정엽군수와 함께 모처럼만에 의기투합해서 통합에 나섰다. 송 시장은 통합시장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배수진까지 치며 통합에 진정성을 보였다. 통합을 일궈내려고 모든 걸 완주군에 양보하며 올인했다. 2009년 선두에 서서 통합반대운동을 편 임 군수는 이번에는 찬성으로 돌아서 심신이 지칠 정도로 열심히 뛰었다. 그 이유는 전주 완주가 통합되면 정부로부터 10년간 2300억 원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 지역발전을 꾀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젖 먹던 힘까지 쓴 것이다.두 사람은 정치적 목적 달성 때문에 최선을 다 했다는 평을 듣지만 김지사가 보여준 태도는 그게 아니었다. 통합에 나선다는 시늉만 냈을 뿐 1년 동안 한 일이 없다. 김지사가 적극성을 띠었더라면 투표 결과는 달리 나왔을 것이다. 도에서 구체적으로 나서질 않아 통합이 불발로 그쳤다. 통합찬성측인 완주 전주상생발전 완주군민협의회가 지난 24일 김지사와 최규성의원을 맹비난하며 책임론을 제기한 것도 도에서 겉으로만 움직인 척 했기 때문이다.최규성의원이 뒤에서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사람들을 조종한 것도 통합불발 원인이 되었다. 이 때문에 도민들이 민주당을 싫어한다. 전주시민 92%가 뭘 몰라서 찬성한 게 아니다. 통합이 돼야만 살길이 만들어진다고 봤기 때문에 압도적으로 찬성을 한 것. 김지사는 지금이라도 석고대죄 해야 맞다. 그간 너무 도민들에게 상실감을 안겨줬기 때문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백성일 상무이사 겸 주필
우리나라 역대 통치자 중 골프에 가장 너그러웠던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일 것이다. 재임 중 한번도 골프에 시비를 걸지 않았다. 한발 더 나아가 "농부도 골프를 치도록 하겠다."고 했다. 돈 있는 사람만 즐길 수 있는 사치 스포츠가 돼선 안된다는 것이다. 이 발언 이후 대중 골프장이 곳곳에 들어섰다. 골프 대중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됐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골프는 공직자 기강의 잣대처럼 돼 버렸다. 1993년 집권한 김영삼 대통령은 당선 직후 "재임 중엔 골프를 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사실상 골프 금지령이었다. 골프를 치다 감사팀에 적발돼 신세를 조진 공직자들이 수두룩하다. 노무현 정부는 노 대통령이 간간이 골프를 즐겼지만 이따금 자제령을 내렸다. 고위 공직자들이 몸을 사릴 수 밖에 없었다. 이해찬 국무총리는 3.1절 기업인들과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 결국 총리자리를 내놓아야 했다. 이명박 정부에선 류우익 대통령실장의 부정적 발언이 골프 금지령으로 확대 해석되자 이동관 대변인이 나서서 "자기가 적절한지 검토해 스스로 판단할 문제."라고 진화했다. 박근혜 정부는 어떨까.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달 "이제 골프를 좀 칠 수 있게 해달라."고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박 대통령은 웃기만 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얼마 전 주요 언론사 논설실장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지금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골프 금지령이 계속되고 있는 걸 보여준다. 최근엔 허태열 대통령 비서실장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골프에 대해 두어 가지 지침을 내렸다. "휴가 때 꼭 치고 싶은 사람은 문제가 되지 않을 사람과 자비로 쳐도 된다." "웬만하면 필드보다는 스크린골프를 이용하는 게 좋겠다." 조건부 해금인 셈인데 대통령과의 조율 끝에 나온 지침은 아닌지 모르겠다. 초등학교 선생님이 3학년 어린아이들한테 "물가에 가지 마라, 물놀이 하고 싶을 때는 욕조 안에서 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골프를 쳐야 할지, 말아야 할지까지 대통령한테 물어보는 나라는 우리나라 말고는 없다. 더구나 국무회의 석상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만큼 대한민국은 한가롭지도 않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골프 가이드라인을 정해 주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꼭 어린아이들 노는 꼴이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전통문화중심도시 추진을 지원하고 전통문화의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민간차원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체계적으로 해나갈 것이다. 또한 오랜 세월동안 체화된 민족고유 양식을 보존계승하여 가장 한국적인 도시로서의 당위성을 확보하고, 전통문화중심도시 전주의 지지기반을 확대 및 확산해 나가는 민간차원의 홍보대사 역할도 꾸준히 수행해 나갈 것이다."전주를 사랑하고 전통문화를 아끼는 사람들의 모임인 '천년전주사랑모임'취지문 일부이다. 그 동안 이 취지에 부합하는 활동을 꾸리느라 나름의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전주시의 전통문화정책이 흔들리면서 상당한 동력의 상실을 겪고 있다. 특히 한옥마을이 최고의 관광지로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이런 활동의 필요성이나 명분이 약해졌다 여기는 사람들도 늘어가고 있다.그러나 경계할 일은 관광에 기댄 문화정책이 항상 양면성을 지닌다는 점. 문예활성화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지만 상업화의 빌미를 제공해준다는 것 또한 엄혹한 현실. 현재 한옥마을의 모습이 엄중하게 경고하는 바다! 그동안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것들을 희생하여 전주를 전통문화중심도시로! 한옥마을을 전통문화가 살아 숨 쉬는 관광명소로! 키워온 문예인들은 이제 자본의 논리에 밀려 그 밖으로 내몰리고 있다. 상업공간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이지만 주민들의 의식이 급격하게 배금주의에 휩싸이는 것은 훨씬 더 심각한 고민거리! 문화예술은 사랑과 정성이 있어야만 꽃필 수 있는 성장이 더딘 나무다. 일시적인 유행이나 반짝이는 기획 하나로 키워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돈의 논리에 휘둘려서는 금방 철지난 유행가 가락 되작이는 신세 되기 십상이다.그래서 필요한 것이 민간차원의 지속적인 지원이다. 변덕스러운 관의 문화정책에 기대다가는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다. '천년전주사랑모임'과 같은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적 연대"가 절실한 것이다. '천인 갈채상'은 그런 취지에서 제안된 것! 전통문화를 사랑하는 사람 천명이 일 년에 만원씩을 모아 한 해 동안 가장 열심히 활동을 한 젊은 문화예술인 두 명에게 500만원씩을 상으로 주자는. 후원자들에게 만원은 별개 아니지만 500만원의 지원금은 만만한 것이 아니다. 아니 그 상징적 가치는 결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바라기는 이런 취지의 문화예술 후원활동이 다양한 형태로 지속되는 것. 그래야 전주가 명실상부 '가장 한국적인' 문화예술도시로 안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종민 객원논설위원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일본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대표작이다. 2001년에 제작된 이래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모은 이 만화영화는 열 살 소녀 치히로가 가족을 되찾기 위해 벌이는 모험 이야기다. 내용만 보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리게 하지만 영화에서 보여지는 미야자키식 우화와 복잡한 상징들은 앨리스와는 또 다른 에너지와 독창성이 돋보인다. 영화가 개봉되었던 당시 일본관객들은 열광했다. 영화에서 그려진 일본의 토속 정령 문화가 일본인들의 향수와 추억을 불러일으켰던 덕분이다. 흥행기록도 화제였다. 지금까지 동원된 관객 2350만 명, 수입은 3500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2002년)을 수상한 이 영화는 일본 국민들이 가장 많이 본 영화이기도 하다. 미야자키의 이름을 좀 더 친숙하게 기억하게 하는 것은 그의 첫 연출작 '미래소년 코난'이다. 이어 발표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이웃집 토토로''원령공주''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그의 대표작들 역시 현실과 시대를 향한 메시지를 담아 현대인들에게 기억과 성찰의 미덕을 전해주었다. 일본이 자랑스러워하는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최근 아베 신조 정권의 헌법개정 추진을 비판하고 나섰다. 자신이 운영하는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가 발행하는 '열풍' 최근호에 아베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헌법개정'과 관련한 글을 통해서다. "선거를 하면 득표율도 투표율도 낮은데, 정부가 혼잡한 틈을 악용해 즉흥적인 방법으로 헌법을 개정하는 것은 당치않은 일"이라고 밝힌 그는 "정권의 역사인식 부재와 정견의 부재에 질렸다"며 "생각이 부족한 인간이 헌법 같은 것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 낫다"고 질타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가 사죄·배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밝혔다. 미야자키 감독의 날선 비판은 일본의 여론을 들끓게 했다. 즉각 대응에 나선 것은 역시 일본의 극우세력이다. 그들은 미야자키 감독이 '매국행위를 했다'며 신작 '바람 불다'의 홍보를 위해 무리수를 두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극우세력의 이런 비난에 한 영화평론가는 이렇게 조언한다. "미야자키의 전작들을 다시보라. 그의 작품은 언제나 기억과 반성, 조화와 균형에 관한 이야기였다." 사실 미야자키 감독은 보수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반성할 줄 모르는 일본의 극우세력을 향한 감독의 일갈을 더 주목하게 되는 이유다.
전두환은 대기업들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고, 1997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됨에 따라 추징금 2,205억 원을 내야 했다. 하지만 일부만 냈을 뿐이고 무려 1,673억 원에 달하는 추징금을 지금까지 내지 않고 있다. 전두환은 '재산이 29만 원밖에 없다'며 버티기 중이다. 최근 전두환 추징금 공소시효가 임박했다는 여론에 몰린 국회가 전두환 추징법을 만들었고, 검찰이 특별수사팀을 설치해 대대적인 추징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두환 거주지와 네 자녀의 집·사업체는 물론 전두환과 관련된 인물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 부동산은 물론 미술품과 예금통장, 보험상품 등을 압수하고 있다. 전두환은 그동안 재산을 정리한 상태다. 하지만 전두환이 빼돌린 거액은 모두 처남인 이창석 등 주요 주변인물들의 관리 하에 운용되고 있으며, 네 자녀들이 엄청난 부를 소유하고 있는 것도 전두환의 뇌물이 종자돈으로 작용한 것으로 세상사람들은 믿고 있다. 실례로 전두환의 처남 이창석은 지난 2006년 12월 경기도 오산의 한 야산을 매각하면서 그 절반은 건설업자 A씨에게 500억원을 받고 넘겼다. 이씨는 나머지 절반의 땅은 전두환의 아들 전재용에게 28억원에 팔았다. 더욱 의아스러운 것은 전재용은 외삼촌 이창석으로부터 28억 원에 매입한 문제의 부동산을 A씨에게 400억원을 받고 팔았다는 사실이다. 전두환은 물론 전두환 주변 인물들의 이상한 재산 형성, 재산 거래 등으로 미뤄볼 때 전두환은 분명 재산이 29만원 밖에 없는 늙은이가 아니다. 그는 권력을 휘두르는 과정에서 모은 엄청난 뇌물을 곳곳에 숨겨놓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국회와 정부가 전두환의 거액 뇌물수수사건 추징금이 대법원에서 확정된 지 무려 15년도 넘은 지금에서야 소위 전두환 추징법을 만들어 추징금 강제 환수에 나서는 것은, 어찌 보면 우스운 일이기도 하다. 정부는 국회가 특별법을 만들기 전에 전두환 뇌물을 찾아내는 데 주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역대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등 역대 정권 모두 전두환 뇌물 추징에 미온적이었다. 정치인들도 그동안 전두환을 맹비난하면서도 어찌된 일인지 권력을 제대로 압박하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어쨌든 이번 전두환추징작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지금쯤 박근혜정부는 이번 추징작업이 전두환에게 면죄부가 되는 결과를 경계해야 한다. 김재호 논설위원
정동영 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정치인도 없다. 고향 전주에서 15·16대 때 전국최다득표를 기록, 일약 스타 정치인으로 우뚝 섰다. 앵커 출신으로 DJ 후광을 받으면서 정계에 입문한지 4년만인 2000년에 최고위원으로 선출, 초재선 그룹의 리더가 됐다. 그는 DJ 면전에서 정풍운동을 주도, DJ정권의 2인자였던 권노갑 최고위원을 퇴진시켰다. 가히 상상할 수 없는 돌직구를 던진 것. 2002년 대선 때는 국민경선지킴이로 끝까지 완주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노무현 후보 선거대책공동위원장을 맡아 노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이 된 이후 2003년 열린우리당을 창당, 17대 총선서 152석의 거대여당을 탄생시켰다. 정작 본인은 노인폄하 발언으로 비례대표 후보직을 내놓아 국회의원 배지를 못 달았으나 참여정부 실세로 통일부장관을 역임,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도 했다.하지만 18개월간 행정부에서 대권 수업을 받은 그에게 혹독한 시련이 뒤 따랐다.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대패, 20%를 넘나들던 지지율이 3%에도 못미쳐 의장직에서 불명예 퇴진했다. 지난 2007년 대선서 530만표 차로 낙선한 게 그 한테는 치명타였다. 18대 때 동작을에서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선거에 나섰으나 패배했고 미국으로 건너간 후에도 조급증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어머니를 외치며 전주 덕진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되었으나 이미 큰 정치인의 면모는 잃었다. DJ가 73세에 대통령이 된 것처럼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를 지냈기 때문에 어떤 형태의 선거에도 출마치 않고 참고 기다렸어야 옳았다. 지난해 강남을서 출마한 것도 무리수였다.요즘 전주에서 그의 행보가 목격된다. 전주 신광교회 특강과 전주 KBS 토론회에 참가하면서 서대문 대신 전주 완산을 아니면 도지사 출마설이 그럴싸하게 퍼져 있다. 홍준표가 또 경남지사로, 박지원이 전남지사로 나서는 것처럼 말이다. 무관(無冠)인 그는 예전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못받아 답답해 보인다. 지금 김한길 대표와 그 사이에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질 수 있다. 민주당은 호남서 부는 안철수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 그를 필요로 하고 정동영은 그것을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정서는 그게 아니다. 상당수 도민들은 대선 이후 그의 일관성 없는 행보에 실망스런 표정이 역력하다. 백성일 상무이사 겸 주필
폭염 속에 민주당의 전 당원 투표가 가열되고 있다. 시장·군수와 시군의회 의원의 정당공천 찬반을 묻는 투표가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닷새간의 일정으로 진행 중이다. 투표 방법은 문자메시지와 ARS(자동응답전화) 방식이다. 투표권자는 최근 1년 동안 1회 이상 당비를 낸 권리당원이다. 전국적으로 14만 7128명이다. 전북 당원이 대략 30%를 차지한다. 상당히 높은 비율이다. 정당 공천제의 순기능과 역기능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만큼 잘 드러나 있다. 순기능은 책임정치를 구현할 수 있고, 우수 인재나 신인을 발굴할 수 있는 점, 비례대표제를 통해 정치 약자나 직능 대표 등을 정치에 입문시킬 수 있는 점 등이다. 반면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되고, 공천권이 사유화됨으로써 공천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점, 특정 정당의 특정 지역 싹쓸이가 고착화되는 것 등은 대표적인 역기능이다.공천제가 폐지되면 지역 토호세력들이 막강한 재력과 조직을 동원, 단체장과 의회를 장악할 개연성이 커지고 그럴 경우 비리가 확대될 수 있다. 인지도가 높은 현역 등 기성 정치인들이 지방정치를 독식할 가능성도 크다. 후보 난립과 여성들의 정치 참여도 후퇴할 것이다. 반면 공천 받기 위해 국회의원의 '몸종' 역할을 해야 했던 정치 수요자들이 그 굴레에서 해방되고, 돈 수요도 덜어질 것이다. 중앙당의 하향식 지시 일변도의 정치관행도 변하게 되고 또 중앙만 쳐다보던 풀뿌리 지방자치도 크게 강화될 수 있다. 어제 민주당전북도당이 이와관련한 토론회를 열었다. 하지만 핵심은 찬반이 아니라 약속이행의 문제라는 점이다. 기초 선거의 정당공천 폐지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대선 공약이었다. 얼마전 문재인 의원도 "대국민 약속인 만큼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던가. 새누리당은 공천폐지를 이미 당론으로 채택했고 4.24 재보선 때에도 공천하지 않았다.하지만 민주당은 공천제를 신주단지 모시듯 애지중지 했다. 여론이 좋지 않자 급기야는 당원들의 뜻을 묻고 있는 것이다. 공약을 내걸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당원들의 뜻에 따라 결정하겠다니 이 얼마나 비겁하고 무책임한 행태인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약속을 실천하려는 의지 만큼은 민주당이 새누리당한테 한 수 배워야 할 것 같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당신의 감미로운 사랑 떠올리면 너무도 풍요로워져/ 나는 내 자신의 처지를 왕과도 바꾸지 않으련다."영국의 문호 셰익스피어가 자신의 후견인을 찬양한 사랑의 노래(소네트) 마지막 부분이다. 운명에 버림받았다고 한탄하는 고독한 예술가가 '이 사람의 기술을 탐내고 저 사람의 역량을 부러워하며' 스스로를 경멸하다가도 자신을 후원하는 사람의 사랑을 떠올리며 자신을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여기게 되는, 미묘한 극적 반전이 감동의 즐거움으로 이끄는 절창이다.대학 시절 이 시에 감명을 받은 한 여대생이 있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해나가면서 이제까지 드러나지 않은 자신의 '끼' 하나를 새삼 확인하게 된다. 그림에 대한 관심과 애정! 스스로 화가가 되어보겠다는 결심에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나날이 새로워지는 열정만큼은 주체할 수가 없었다. 하여 그 열정을 화가들이나 그들 작품들의 유통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방향을 잡아가게 된다. 남편이 운영하는 병원공간을 이용하여 작품 전시를 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일을 벌려오다가 드디어 전주한옥마을에 번듯한(아직 그 열정에 비하면 성에 차지 않지만) 미술관 하나를 열게 된다.이름하여 갤러리 미루! 한 달에 열흘 정도는 예술유통 활성화를 위한 아트마켓으로 활용하겠다는 당찬 계획도 갖고 있다. 한때 예술인, 공예인들의 마을로 유명했던 전주한옥마을, 관광객이 밀려들면서 정작 이 마을을 활성화하고 유명하게 하는데 기여해온 이들은 턱없이 높아진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쫓겨나는 신세가 되고 만다. 많은 공방이나 작업실이 하루가 다르게 카페나 음식점으로 변해가고 있다.이런 판국에 미술관 하나가 들어선다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문화예술의 '발전소' 역할을 하지 못하는 한 제 아무리 화려하고 유명한 관광지라 해도 그 명맥을 유지해나갈 수 없다. 미술관이나 쌈지 박물관, 아트스튜디오, 공방 등이 활성화되어야만 관광객을 견인하는 매력을 지속시켜나갈 수 있다.바람이 있다면 이 공간이 이런 문화예술 활성화의 중심으로 우뚝 섰으면 하는 것, 이를 계기로 음악인들이나 공예인들을 후원하는 연주장이나 전시공간을 갖춘 곳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으면 하는 것. 그리하여 이들 후견인들을 향한 찬양의 노래가 높이 울려 퍼지는 전주한옥마을이 세계적인 문화예술 발신지로 거듭날 수 있었으면 하는 것! 뜨내기 관광객들로 북적대는 저자거리 같은 곳이 아니라! 이종민 객원논설위원
슬로시티(Slowcity)의 시대다. 빠름이 최고의 가치가 된 디지털 시대에 느림을 추구하는 아날로그적 삶을 지향하는 일은 일종의 반전이다. 물론 슬로시티운동이 속도를 느림으로 대체하고 과거로 회귀하자것만은 아니다. 삶의 질을 추구하는 국제슬로시티공동체는 '빠름과 느림, 농촌과 도시, 로컬과 글로벌, 아날로그와 디지털 간의 조화로운 삶의 리듬을 지키는 것'을 주목한다. 어찌됐든 분명한 것은 오늘날에 이르러 '느림'이 가치 있는 삶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는 것이다. 인터넷 지식검색으로 슬로시티는 '공해 없는 자연 속에서 전통문화와 자연을 잘 보호하면서 자유로운 옛 농경시대로 돌아가자는 느림의 삶을 추구하는 국제운동'이다. 우리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느림을 추구하는 삶의 운동쯤이 되겠다. 운동이 시작된 곳은 이탈리아. 1999년 10월,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 그레베 인 키안티의 파울로 사투르니니 시장과 4개 도시 시장들이 모여 슬로시티를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유럽 여러 도시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고, 지금은(2013년 6월 현재) 27개국 174개가 슬로시티 인증을 받았다. 슬로시티는 국제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는 '브랜드'다. 때문에 슬로시티 인증을 받는 일은 문화관광 도시를 향한 많은 도시들의 꿈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전주한옥마을을 비롯한 10개 도시만이 가입되어 있는데 이 도시들이 누리는 '브랜드'의 가치가 톡톡하다. 최근 이들 우리나라의 슬로시티 도시들에 비상이 걸렸다. 전남의 장흥이 국제연맹의 재심사 과정에서 퇴출되고, 신안이 보류되는 수모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퇴출과 보류 원인은 과도한 관광 상품화다. 슬로시티 본래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관광 수익을 올리는데 만 급급했던 도시에 대한 경고인 셈이다. 실제 이 도시들은 '슬로시티'의 브랜드 효과를 제대로 누렸다. 이 두개의 도시를 포함해 4개의 도시가 2007년 말 슬로시티로 지정된 전남의 관광객 통계를 보면 지정 첫해인 2008년 42만9610명, 2009년 62만5796명, 2010년 118만7030명, 2011년 137만8900명 등 그 증가세가 놀라울 정도다. 그러나 이제 재심사에서 탈락한 장흥군은 슬로시티와 관련된 모든 사업을 중단해야하고, 신안군은 재인증을 받기 위한 노력을 다시 해야 할 처지다. 이 두 도시의 운명이 남 일 같지 않다. 점점 그 고유한 풍경을 잃어가는 전주 한옥마을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이병주의 소설 '지리산'에서 일제 경찰의 습격을 피해 은신처를 지리산 칠선계곡에서 함양군 북단 괘관산으로 옮긴 보광당 등 도령들은 산을 개간하며 장기전에 대비한다. 뒤이어 지리산 거림골과 반천골에 숨어 살던 도령 등도 괘관산으로 이주, 보광당 주변에 거처를 만들고 개간 작업 벌인다. 이들이 당시 개간한 면적은 1만평이 넘는다. 농사꾼보다는 학생이 대부분이었던 도령들에게 개간작업은 매우 힘들었을 것이지만,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일한다. 지리산 풀뿌리로 연명하더라도 일제의 앞잡이가 되지 않겠다며 절규한 도령들에게는 개간의 고단함 조차 호사일 뿐이었다.1945년 5월. 독일이 무조건 항복한 다음 날 괘관산의 도령들은 단합대회를 열어 단체를 통합했다. 통합 출범한 보광당을 이끌어갈 새 두령도 선출했다. 후보는 칠선골의 하준규 두령과 거림골의 차두령이다. 이어 거수 투표로 진행된 이날 통합 두령 선거에서 30명에 불과한 보광당의 하두령이 차두령을 누르고 새 두령에 선출된다. 거림골 도령 50명은 모두 자기편인 차두령에게 거수했지만, 무려 70표를 가진 반천골 식구들 대부분이 하두령에게 거수한 탓이다. 하준규가 반천골 식구들의 지지를 얻어낸 것은 당연했다. 칠선골의 보광당은 봄이 되자마자 맨 먼저 괘관산으로 이주, 개간 작업을 했다. 뒤늦게 이주한 거림골과 반천골 사람들은 개간일이 어려울 때마다 하준규를 찾아와 농기구를 빌려달라는 등 도움을 청했고, 하준규는 보광당 도령들 눈치보지 않고 농기구를 빌려주는 '동지애'를 보여주곤 했다. 평소 하준규가 보여준 리더십과 후덕한 모습을 보고 반천골 식구들이 이심전심으로 표를 몰아준 것이다.전주시의회가 최근 전원회의를 열어 '전주·완주 통합 무산'에 따른 '전주·완주 상생 조례' 존폐 문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그리고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존폐 여부를 처리키로 했다. 상생조례 폐지 쪽으로 가닥이 잡힌 분위기다. 사실 통합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완주군민의 찬성표를 유도하기 위해 낯부끄럽게 만든 상생조례는 부적절했다. 과유불급이었다. 결국 통합이 무산되자 전주시 예산을 완주군를 위해 사용하는 조례 자체가 우습게 됐다. 이런 설익은 행태들이 전주 완주 통합을 가로막고 있는 진짜 걸림돌인지 모른다. 전주시가 진정 완주군 통합을 원한다면, 속보이는 당근을 내밀 것이 아니라 하준규처럼 평소에 진정한 마음을 내보여야 한다. 김재호 논설위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출마 예상자들의 이름이 자·타천 형태로 거론된다. 그간에는 민주당으로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떼논 당상이었다. 하지만 지난 대통령 선거전에 안철수 신드롬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전북을 포함한 호남권서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민주당 갖고서는 안되니까 이제부터라도 안철수 신당쪽으로 선수 교체를 해야 맞는 게 아니냐는 공감대가 형성돼 가고 있다.그간 전북정치판은 지난 88년 대선 이후부터 민주당 일당 구조가 계속돼왔다. 민주당 아니면 선출직에 당선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지역 정서가 그렇지 않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상당수 도민들이 제 역할을 못하는 민주당에 실증과 피로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실증적 사례는 전주 완주 통합 무산에서도 찾을 수 있다. 완주 군민들의 반대로 통합이 무산됐지만 상당수 도민들은 민주당 최규성의원이 자신의 정치적 목적 때문에 결국 무산시킨 것이라고 믿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전주시민 92% 이상이 찬성한 것을 완주군민 유권자 55%가 반대표를 던져 무산시킨 것 때문에 민주당 지지도가 떨어지고 있다. 대다수 전주시민들은 그간 무한 지지를 받아온 민주당이 적극 나서서 찬성하지 못하도록 한 것에 엄청난 반감을 갖고 있다.통합 무산에 따라 전주시장 완주군수 출마 후보군이 뒤바꿔지는 인상이 풍긴다. 통합 됐더라면 통합시장 후보로 임정엽 현 완주군수가 가장 유리할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통합이 무산되면서 임 군수는 완주군수 쪽으로 3선출마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유력하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군민들의 뜻을 존중, 연말께 정치적 거취를 밝히겠다는 그의 말에 관심이 쏠린다. 통합반대를 이끌어낸 국영석 상임의장은 강력하게 군수 출마 권유를 받지만 그의 진정성 때문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돈승 공동대표나 소병래 도의원 정도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송하진 전주시장이 일찌감치 도지사 쪽으로 가닥을 잡고 표밭을 누벼 전주시장 자리가 무주공산 된 느낌이다. 지금 민주당 소속 몇 사람으로 후보군이 좁혀져 있지만 전주시민 여론상 그들 중 2~3명은 감이 안된다는 것이다. 여론 선도층이나 찜질방 쪽에서 현재 거명된 사람들에 호감을 갖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안철수 쪽도 있고 더더욱 감이 안된다는 것 때문에 그렇다. 백성일 상무이사 겸 주필
미군 비행장인 군산공항에 민항이 취항한 것은 1997년 무주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앞둔 전략적인 배려 때문이다. 당시 오지였던 무주는 외국 선수와 임원들의 교통편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는데 군산공항 활용이 해답이었다. 시일에 쫓겨 밤샘 횃불작업을 하면서 활주로와 공항청사를 완성시켰다. 당시 유종근 지사는 전북은 항공오지라는 말을 자주 했다. 청와대 회의 때 전국의 시도지사 중 가장 먼 곳에서 오는 사람은 전북지사라는 것이다. 제주도 지사 보다도 시간이 더 걸린다고 불평했다. 항공 서비스가 없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전북권 공항 추진이 시작되지만 지금도 제자리 걸음이다. 전북의 항공정책은 갈팡질팡 그 자체다. 미군공항의 한계 때문에 민간 전용공항을 모색한 것이 1998년이다. 공항개발 중장기 기본계획 변경 등 절차를 밟아 김제시 백산면 조종리 일원을 공항부지로 결정했다. 2001년 기본계획까지 고시됐지만 감사원이 2003년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는 감사결과를 내놓자 중단되고 말았다. 경제성 없는 공항이 한 둘이 아닌 데도 김제가 타깃이 됐다. 그뒤 새만금 국제공항, 군산공항 국제선 재추진 등 몸부림을 치지만 하세월이다. 이곳 쑤셨다가 안되면 다른 곳 쑤셔보기 식이다. 군산공항은 지리적으로는 우리땅이지만 소파(SOFA)협정을 개정하지 않는 한 우리땅이 아니다. 민항이 한차례 뜨고 내릴 때마다 40만원 안팎의 사용료를 미군 측에 내야 한다. 굴욕적이다. 보안과 안전의 문제도 있고, 도민 접근성도 떨어진다. 그런데도 미군이 반대하는 이 곳에 국제선 취항을 고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항공 서비스가 있느냐 여부는 지역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투자유치와 바이어 왕래의 어려움, 인천공항까지 4시간씩 걸리는 시간 경제적 낭비 등 모두 도민이익과 관련이 있다. 그런 만큼 새 공항부지에 전북권 공항을 추진하는 게 옳다. 군산공항 카드를 놓고 미군한테 애걸복걸할 게 아니다. 김제 백산·공덕면 일원(157만3500여㎡)과 김제 만경읍 화포리 일대(990만㎡) 두 곳이 적지다. 다행히 국토부가 김제 공항부지 활용방안을 모색한다고 하니 이런 호기가 없다. 새만금과 혁신도시 등 미래수요도 많다. 항공 서비스야말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관철시켜야 할 사안이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안도현 시인이 절필을 선언했다. 지난 3일 자신의 트위터에 "박근혜가 대통령인 나라에서는 시를 단 한 편도 쓰지 않고 발표하지 않겠다"고 맹세까지 했다. 유신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무법천지의 작금 사태에 절망과도 같은 분노를 느끼며 자신의 손과 발을 자르는 자해의 극한 선택을 한 것이다.국가기관이 대통령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해 여론조작 댓글을 달았다. 여당은 선거국면 전환을 위해 그 국가기관과 공모 은밀하게 남북정상대화록을 활용했다. 그 국가기관은 또 이 범법행위들을 덮기 위해 대화록 자체를 공개하여 NLL 이슈로 여론을 호도하는 등 국기문란의 만행을 거듭하고 있다 이 하나하나가 정권의 정당성 자체에 치명적일 수 있는 탈법의 범죄행위들인데 이해 당사자이자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더욱 답답한 것은 국민들이 이 말도 안 되는 지지율로 (이것도 조작?) 화답하고 있다는 것! 민감한 시인이 아니더라도 절벽을 맞대한 느낌인데 시인의 심정이야 오죽했을까?영국의 한 시인은 시인을 "인정받지 못한 세상의 입법자"라 칭한 바 있다. 세상이 나아갈 길을 밝히지만 사람들이 잘 인정해주지는 않는, 세상에 빛을 가져다주려 하지만 빛을 싫어하는 세상으로부터는 배척당하기 십상인 존재로 시인을 그리고 있다. 동료 시인이 25살 나이에 죽은 것을 이런 이유로 안타까워했는데 그 자신도 서른을 넘기지 못하고 죽고 만다. 시인을 지상으로 '추락한 천사'라 칭한 비슷한 시기의 미국시인도 세상에 버림받아 길에서 얼어 죽었다. 이름하여 '죽은 시인의 사회'! 시인에게 세상은 가시밭길이다. 절망의 늪이다. 이 '죽음에 이르는 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떤 식의 몸부림이 필요하다. 육신의 죽음을 피하기 위해서는 다른 희생의 제물이 필요하다. 제물도 제대로 된 제물이라야 효험이 있다. 시인이 내놓을 수 있는 값진 제물에 무엇이 있겠는가!그래서 안타까워하면서도 시인의 선택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아니 또 다른 형태의 이 절절한 시에 감응하여 이제까지 알지 못했던 세상사에 눈을 뜨고 이제까지 느끼지 못했던 두려움을 절감하게 되는 것이다. 절필 선언 자체가 세상의 청맹과니들을 향한 절규의 시이자 죽음의 유혹을 떨치기 위한 필사의 몸부림이다. 바람이 있다면 이 죽음과도 같은 절필의 기간이 하루 빨리 마감되는 것! 벌써 그의 '외롭고 높고 쓸쓸한' 시가 그립다! 이종민 객원논설위원
전통문화도시로 이름난 일본 가나자와에는 특별한 대학과 공방이 있다. 장인을 배출하는 '직인대학'과 역량 있는 공예가를 키워내는 '우타츠야마 공예공방'이다. 전통 양식의 건축기법을 전승하는 직인대학에는 석공(石工), 와(瓦), 조원(造園), 판금(板金), 표구(表具)를 비롯한 9개 본과와 수리전공과가 있다. 수리전공과는 국가나 현 또는 시 지정 문화재를 맡아 수리할 수 있는 '문화재 건조물 기술'을 가르치는데, 본과 3년 과정을 수료해야만 다닐 수 있다. 수준 높은 건축기법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커리큐럼을 갖추었다는 말일텐데, 연수생 대부분이 관련 분야에서 10년 이상 경력을 갖고 있는 전문가인 것을 보면 그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이곳 장인들의 전통양식에 대한 고민은 치열하다. 전통문화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역사적 기술적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고하기 때문인데, 그만큼 연구 성과도 크다. '우타츠야마 공예공방'은 도예, 칠기, 염색, 금속, 유리 등 5개 공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나자와의 수준 높은 공예문화를 이어가는 공예기술 전수관이자, 전문 공예가를 양성하는 명문 연수 기관으로 이름이 높다. 이제는 오랜 역사와 풍요로움 속에서 전통 공예 기술을 발전시켜온 가나자와의 자긍심을 상징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 공방의 성공 비결 역시 탄탄한 전통 기술을 바탕으로 예술성과 창작성을 강조하는 체계적인 교육과정에 있다. 지난 89년 가나자와시 1백주년을 기념해 개관한 이후 우타츠야마 공방은 주목받는 공예가들을 키워내는데 성공했다. 주목되는 것은 또 있다. 우타츠야마 공예공방의 콘셉트 '보여주고, 길러내고, 참여시키기'다. 전통 공예 역사와 작품을 언제나 보여줄 수 있는 전시실, 젊은 공예가들을 발굴·육성하는 연수관, 공예를 즐기려는 시민들의 창작과 체험실의 기능은 이러한 콘셉트를 철저하게 실현해낸다. 자연히 전통의 답습에 그치지 않고, 창조적 계승을 통해 현대와 미래와 접목하는 다양한 시도가 돋보인다. 직인대학과 우타츠야마 공방의 오늘은 '사람'을 주목한 가나자와 문화정책의 성과다. 우리지역 자치단체들도 문화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그런데 그 정책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이 문화시설 늘리기에만 집중되어 있다. 눈에 보이는 것에만 현혹되어 추진한 문화정책의 실패사례가 이미 넘쳐나고 있는데도 현실은 그 뒤를 좇기 바쁘다. 이 대책없어 보이는 정책은 무엇을 위한 것일까.
관광 전주, 경주에서 배워라
정동영과 이재명의 진심
새만금특별자치단체 설립도 매듭지어야
“저는 전북 사람인데요”라는 항변
전주가정법원 설치법 소위 통과를 환영하며
겨울나무를 바라보며
금융사 전북 이전, 구체적 실행방안 제시하라
홈택스가 놓칠수 있는 연말정산시 주의할점
전주 화약(全州 和約)
“위기의 파도 앞에서 우리는 같은 배를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