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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은 토요일과 일요일까지 이어지는 5일간의 황금연휴다. 추석이면 민족 대이동이라는 수식에 걸맞게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는다. 기차를 타고, 고속버스를 타고 가던 불편한 고향길은 어느 사이 승용차 고향길이 됐다. 그러나 시나브로 승용차 귀성객이 많아지면서 고속도로와 지방도로를 가리지 않고 교통체증이 극심해졌으니, 예나 지금이나 귀성길 불편하기는 매한가지다. 승용차는 단순한 고향 방문 수단이 아니다. 승용차는 오랜 만에 뵙는 부모님, 그리고 형제 자매들을 만나 전해 줄 선물 보따리를 실어 나르는 고마운 존재다. 게다가 고향을 떠나올 때 부모님들이 안겨주시는 쌀 등 농산물을 잔뜩 받아갈 수 있어서 그 용도가 매우 긴요하다. 하지만 명절 연휴 민족 대이동이 시작되면 자동차 비극이 벌어지고 있으니 아찔한 일이다. 지난해 한국도로공사 자료에 의해 발표된 과거 10년간 설·추석 연휴동안 고속도로 교통사고는 총 1,015건이었다. 이 사고로 57명이 사망했고, 59명이 중상을 입었다. 경상자도 110명에 달했다. 자동차가 많이 움직이니 교통사고도 많이 발생하고 인명피해도 적지 않았던 셈이다. 명절 교통사고는 점심시간 무렵 경부선 고속도로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고, 심야시간인 0시 무렵 사고도 많았다. 서해안과 경부선 모두 오후 4∼5시경 교통사고 발생 빈도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비용도 컸다. 물론 사망피해를 비용으로 환산하는 게 어려운 일이겠지만, 과거 10년간 발생한 연휴 교통사고로 인한 인적피해비용은 125억원에 달했다. 가장 큰 사고 원인은 졸음운전(28.32%)과 전방주시 태만(26.11%)이었다. 추석은 분명 가슴 설레게 하는 명절이다. 모든 귀성객들은 조금이라도 빨리 고향에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서두르면 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졸릴 때는 쉬었다 가야 한다. 운전대를 잡은 이상, 전방을 똑바로 주시하며 주행해야 한다. 졸면 죽는다. 추석명절을 맞아 가족들과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조상 성묘에 나서야 할 사람이 교통사고로 사망하거나 병원에 누워 있게 된다면 그 얼마나 비극적인 일인가. 운전자들은 과속하지 말 것이며, 앞차와의 거리를 충분히 유지해야 한다. 전방을 똑바로 주시하면서 신호와 횡단보도를 예상해 운전해야 한다. 모두가 좌석 안전띠를 착용해야 한다. 김재호 논설위원
내년 지방선거가 아직도 안갯속이다. 여야 간에 기초선거에 대한 정당공천 문제가 매듭지어지지 않았고 안철수 쪽에서 신당을 창당할지 여부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항소심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전주 완산을 이상직 의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9월말 이전까지 벌금 100만원 이상 선고 받으면 오는 10월말에 재선거가 실시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 세 가지 변수가 확정되지 않아 지역 정가에 각종 설이 난무, 혼란스러움이 가중되고 있다.김지사 3선 출마여부는 사실상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김승수 정무부지사가 사퇴하고 나온 게 김지사의 3선 불출마를 뒷받침 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 전부지사는 16년간이나 김지사 옆을 따라 다니며 수족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전주시장 출마 때는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관측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김 지사가 있기에 김 전부지사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비서역할의 이미지와 한계를 벗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사람도 있다. 아직은 전주 정서상 나이가 벼슬로 통하는 마당에 김 전부지사가 치고 나가기에는 버거울 것이란 거부감도 만만치 않다.문제는 도민들이 새 인물로 도지사를 갈아 치우고 싶은 욕구가 강한데 정치권서 이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느냐 여부다. 민주당이나 안철수 쪽이나 이 문제로 고민스러워 보인다. 민주당은 안철수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 심지어 전략공천 카드를 꺼내 쓸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본인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동영 상임고문의 출마설이 나도는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현재 도지사 출마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송하진 전주시장이나 유성엽 국회의원이 정동영카드로 확정될 때는 당내 입지상 딛고 일어설 방안이 없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안철수 신드롬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안철수 쪽에서 도지사 카드를 잘 빼면 풍향계는 달라질 수 있다. 당장 전주시장 선거구도 등이 민주당 대 안철수 쪽 양자대결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자·타천 형태로 전주시장 후보군이 폭넓게 형성돼 있지만 정당공천이 없을 경우 눈여겨 볼 대목은 임정엽 완주군수, 행안부 이경옥 2차관, 장세환 전 국회의원, 유대희 변호사 등이 꼽힌다. 민주당 쪽에서는 김승수 최진호 진봉헌 조지훈이 벼르고 있다. 백성일 주필 겸 상무이사
나이 50이 넘은 중년들은 학창시절 단체로 영화를 관람하던 추억이 있다. 시골 학교에서 읍내 영화관까지는 보통 7∼8㎞, 10㎞가 넘는 곳도 있다. 이런 먼 길을 2열 종대로 줄지어 산과 들판을 가로질러 갔다. 오솔길과 마실길로 전교생이 꼬리를 물고 이어가는 모습은 장관이다. 영화 보러 가는 날은 소풍 날처럼 들떴다. 주연배우와 영화 스토리는 두고두고 이야깃 거리가 됐다. 눈물 샘을 자극했던 리칭 주연의 홍콩 영화 '스잔나', 장대한 스케일의 서부활극 '치삼' '석양의 깽들', '벤허' 등 명화들이 많았다. 단체 영화관람은 무료로 도시문화를 접할 흔치 않은 기회였다. 당시 김제엔 영화관이 두곳이나 됐지만 지금은 모두 문을 닫았다. 읍 단위 영화관 사정이 똑같다. 컬러 TV와 비디오 보급, 컴퓨터와 인터넷의 영향 때문이다. 하지만 역설이게도 귀농 귀촌인 등 농촌 사람들이 가장 갈망하는 것은 문화시설 확대다. 전북에 살면서 가장 불만스러운 게 무엇인지 물었더니 경제낙후(34.6%)와 일자리부족(26.5%) 다음으로 문화복지시설 부족(17.4%)을 꼽았다. 30대 이상은 경제문제를, 20대는 문화를 우선시켰다. 새해 본지가 실시한 도민의식조사에 나타난 반응이다. 아무리 농촌 활력을 부르짖은들 문화 인프라가 형편 없다면 삶의 질은 곤두박질 치고 말 것이다.삶의 질 향상 차원에서 시작된 '작은 영화관'이 요즘 각광받고 있다. 작은 영화관은 농촌지역도 도시처럼 개봉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자치단체가 지원해 만든 영화관이다. 영화관이 없는 김제 임실 무주 고창 완주 진안 순창 부안에 들어선다. 작은 영화관 전국 1호점인 김제 '지평선 시네마'가 내일(5일) 개관한다. 김제 검산동의 청소년극장을 리모델링해 34석과 65석 두개 상영관을 조성했다. 하루 5회씩 상영하며 관람료는 5000원이다. 김제시민이 전주까지 나가 영화를 관람하고 식사까지 한다면 대략 10만원이 드는데 이젠 2만원이면 족하게 됐다. 전북이 시작한 이 사업은 정부의 '문화융성을 위한 지역정책사업'에 뽑혔다. 앞으로 영화관이 없는 전국 109개 시군에 작은 영화관이 조성된다. 전북의 아이디어가 전국으로 뻗어나간 케이스다. 유진룡 문체부장관이 다양한 기획 상영전 개최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한 만큼 작은 영화관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시민단체 임원취임을 위해 인감증명을 떼러갔다. 신분증을 요구하기에 공무원증을 내밀었더니 안 된단다. 규정에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만 된다고 되어 있단다. 신분증은 본인임을 확인하기 위한 거 아니냐? 이 공무원증에 사진이 붙어있고 생년월일도 명기되어 있다. 이것으로 본인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는 거 아니냐? 더구나 이것은 부동산 매매 등 금전거래와 관련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규정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그러니까 그 규정을 왜 만들었냐?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사람에게 증명서 함부로 발부하지 말라는 취지에서 만든 거 아니냐? 해봤지만 돌아오는 것은 동어반복의 '규정타령'뿐! 한국방송통신대학에서 강의 요청이 왔다. 번거롭다는 거 잘 알지만 학생들의 평생학습에 대한 열의를 생각하여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 학기 들어 새삼 재직증명서 제출을 요구한다. 지난 학기에도 강의를 했고 학점까지 주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규정이 새로 바뀌었단다. 내 신원을 확인하고 강의 요청을 한 거 아니냐? 해보지만 역시 여기도 '규정타령'! 수경행권(守經行權)이란 말이 있다. 원칙을 지키되 상황에 맞게 대처한다(권도를 행한다)는 뜻이다. 미생지신(尾生之信)과 대비되는 말로, 옛날 미생이란 사람이 다리 밑에서 만나자는 약속(규정)을 큰물이 났는데도 융통성 없이 지키려 하다가 물에 빠져죽은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형수가 물에 빠져 떠내려가고 있는데 남녀유별의 예(규정) 때문에 손 내밀어 구하지 않는 것은 더 큰 예를 놓치는 일이다. 요즘 한창 유행인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좋은 의사'는 어린이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병원규정에 대항한다. 규정에 얽매인 '의료기술자'에 맞서 참된 의료인의 길을 추구함으로써 시청자들의 울분을 대신 달래주고 있는 것이다.규정(원칙)을 지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유념할 점은 그것의 목적, 그 정신과 철학을 함께 새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규정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추구하는 가치까지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의사에게는 환자들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한 원칙이듯 공무원들이 보다 소중하게 지켜나가야 할 원칙은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것. 서류가 좀 미비하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민원인들을 돌려세워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공무원이 공무원한테 공무원증 때문에 곤욕을 치러서 그런지 객설이 좀 길다!이종민 객원논설위원
사람은 곧 역사다. 당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은 그 자체로 역사가 된다. 인물을 통해 역사를 읽어내는 일은 기록이나 유산으로 역사를 읽어내는 일과는 또 다른 의미의 역사 읽기다. 인물을 통해 역사를 읽어낼 수 있는 방식은 여럿이다. 당대의 화가들에 의해 그려진 초상(肖像)을 통해 역사를 읽는 방법도 그중 하나인데, 이 경우 초상은 그림으로 역사 속 인물을 만나게 하거나 인물을 통해 역사를 읽게 하는 흥미로운 통로가 된다. 초상은 물론 사진이나 그림 등에 나타낸 사람의 얼굴이나 모습, 혹은 비춰지거나 생각되는 모습을 이른다. 전통적으로 화맥이 탄탄한 전북에는 초상화로 이름을 널리 알린 화가가 있다. 근대 한국화단의 마지막 초상화가로 꼽히는 채용신(蔡龍臣 1848-1941 )이다. 그는 전통 초상화 기법을 계승하면서도 전통과 서양화법을 조화시키고 근대 사진술을 반영해 '채석지 필법'이라는 독특한 화풍을 개척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 맥은 당대에서 끊기고 말았다. 채용신은 전북출신이 아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무과에 급제한 그는 여러 관직을 거쳤으나, 말년에 세상이 어지러워지자 파직하고 전북에 내려와 살면서 이 지역 곳곳을 다니며 자신에게 의뢰하는 인물들의 모든 초상을 그렸다. 정읍에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가 남긴 초상은 적지 않다. 대표작은 역시 고종 어진이지만 당대의 유학자와 우국지사들의 초상이 그의 필선에 담겨 후대에 남았다. 최근 흥미로운 해설을 보았다. 미술평론가 조은정교수의 분석이다. "채용신의 인물 초상은 당대 사람들의 삶을 반추하게 하는 힘이 있다"고 강조하는 조교수는 그의 초상에 나타난 인물들이 공통으로 소유한 사상이나 교유관계로 엮어져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실제 채용신이 다룬 인물 중에는 학문적 뿌리를 함께 하며 동시에 의병?항일 활동 등으로 얽힌 관계에 있는 인물들이 많다. 조교수가 '그의 초상화를 통해 근대지사들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을 뿐더러 일제 강점기 치열했던 민족적 구국의 일념들을 엿볼 수 있다'고 분석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전북도립미술관이 채용신의 초상부터 우리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화가들이 남긴 초상을 한곳에 모은 전시 〈역사 속에 살다-초상, 시대의 거울〉을 열고 있다. 인물 초상을 통해 당대의 삶과 역사를 읽을 수 있는 즐거움이 크다. 전국 각지에서 어렵게 수집했을 초상화의 면면을 보면 놓치기는 더욱 아쉬운 전시다.
최근 수입차들이 대거 약진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시장 점유율 10%를 넘어서더니 올 상반기에 벌써 11.88%를 기록했다. 상반기에 판매된 수입차는 총 7만4487대다. 전년동기 대비 19.7% 증가한 것이다. 인기 수입차는 BMW, 폭스바겐, 벤츠, 아우디다. 이들 4대 메이커의 상반기 판매대수는 폭스바겐 1만 798대, BMW 1만 665대, 벤츠 6656대, 아우디 5328대 등 총 3만3447대에 달했다. 상반기에 판매된 전체 수입차의 45%다. 나머지가 토요타, 혼다, GM 등이다.수입차가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것은 그들의 치밀한 전략 때문이다. 국산 자동차 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FTA 효과가 나타나면서 '국산차-수입차' 가격 경쟁력이 엇비슷해진 시장에서 외국 자동차 메이커들이 가격을 크게 내린 2000cc급 판매 비중을 늘리고 있다. 게다가 연비 효율이 매우 뛰어난 디젤엔진을 장착, 소비자 마음을 열고 있다. 예전 중대형차 위주의 수입차 시장 판도가 크게 변한 것이다. 이 때문에 수입차의 주요 고객층도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장년층 뿐 만 아니라 30대 전후의 젊은 층으로 대폭 확산됐다. 수입차 구매층의 30% 정도가 30대 전후의 젊은 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산차와 엇비슷한 가격이라면 연비가 좋은 수입차를 구입하겠다는 압력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커진 탓이다. 그러나 수입차의 매력을 좇다 낭패를 보는 소비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한국소비자원이 14개 수입 자동차 업체를 대상으로 국내 판매 자동차 1만대 당 소비자피해 접수 건수를 비교한 결과, 크라이슬러코리아(14.7건), 아우디코리아(13.7건), 지엠(GM)코리아(13.5건) 등의 피해 접수가 많았다. 물론 판매대수가 많아진 탓도 있겠지만, 2008년 56건에 불과했던 수입차 피해 접수는 2009년 107건, 2011년 161건, 2012년 187건 등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수리비도 많이 든다. 수리 수요가 많은 3개 부품(앞범퍼, 뒤범퍼, 사이드미러)에 대해 '판매가 대비 수리비'를 비교한 결과,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차량의 수리비는 판매가의 10.6%나 됐다. 2000cc급 수입차의 1회 엔진 오일 교체 비용은 최고 26만2350원이나 됐다. 어쨌든 국산차가 파업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수입차들의 국내시장 잠식이 심각하다. 김재호 논설위원
민주당은 기초선거에 대한 정당공천폐지를 당론으로 확정했지만 새누리당은 아직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입지자들이 안절부절 한다. 그간 도내서는 민주당 공천장이 바로 당선장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공천 받기 위해 국회의원한테 있는 돈 없는 돈 다 써가며 충성맹세를 다했던 것. 지역정서로 묶여 있는 정치상황에서는 정당공천제가 구미를 당기게 한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떼어 놓은 당상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형식만 공천이지 사천(私薦)이나 다를 바 없었다.지방선거 때는 국회의원이 왕 노릇을 톡톡히 한다. 국회의원이 공천 때 갖는 권한이 막강해서다. 하지만 공천이 그냥 대충해서 이뤄지는 법은 없다. 국회의원한테 충성을 다했거나 아니면 정치자금을 갖다 바쳤든지 뭔가 구체적인 액션이 있어야 가능했다. 본인들은 한사코 금전거래 같은 건 절대 없었다고 자물쇠를 채우지만 돈 없이는 지방의원 되기가 쉽지 않다. 돈 공천은 비단 어제 오늘 일만은 아니었다. 국회의원 되는데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하기 때문에 그 충당 방법으로 쉽게 공천 장사를 했던 것. 물론 돈 안주고 공천 받아 국회의원 당선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특수한 케이스고 일반적으로는 돈 아니면 안되었다. 이게 한국정치가 넘어야 할 숙명의 벽인 것이다.보통 기초의원하려고 해도 억대 쓰는 건 일도 아니다. 도의원은 더하고 시장 군수 등 단체장에 출마하려면 선거 자금 빼고도 공천 받는 데만 수억 원씩 쓴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 돼있을 정도다. 정치권서 오가는 돈은 영수증 처리도 안 해준다. 본인이 쓰는 경비를 제외하고 먹이사슬처럼 얽혀 있는 정치권서 공천 받아 배지라도 달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식이 될 수밖에 없다. 액수도 정치력과 평판도에 따라 달라지지만 공천 받을 때 뭉칫돈이 오간다는 게 일반적인 사실이다. 5만원권 고액권이 나오면서 실제로 건네는 돈의 액수가 종전보다 크게 달라졌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그나마 재력이 있으면 실탄 만들기가 쉽지만 그렇지 않고 남의 힘 빌리다 보면 강완묵 전 임실군수 같은 케이스가 만들어 진다. 오늘도 불나비 마냥 감도 안 되는 어중이떠중이들이 배지를 달려고 경제력도 없으면서 선거판을 잔뜩 흐려 놓고 있다. 지금 배지 달고 큰소리치는 지방의원 중에는 낙선하면 당장 은행 차압 들어올 사람도 있다. 백성일 주필 겸 상무이사
2009년 11월 서울지역의 시내버스 운행 프로그램(앱)을 한 고등학교 학생이 개발, 보급해 화제가 됐었다. 공개된 서울과 경기지역 버스 정보 데이터를 바탕으로 버스노선도와 운행시간, 실시간 운행정보가 담긴 서울 버스응용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이 앱(App)은 한달여만에 4만건 이상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할 정도로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공공정보를 잘 활용하면 생활 서비스를 손쉽게 공유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다. 비슷한 예는 얼마든지 있다. 각 경찰서의 범죄율 데이터를 가져다 범죄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알려주는 예보 서비스도 만들 수 있고, 정부의 공중위생업소 인·허가 정보를 활용하면 이발소를 창업하려는 이들을 위한 입지선정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또 어린이집 관련 정보 이를테면 아동·보육교사 수, 특별활동비, 급식현황, 위반 처분내용 등을 공개함으로써 학부모가 제대로 된 어린이집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정부 기관이나 자치단체의 공공정보를 손쉽게 활용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자는 공공정보 개방운동이 '정부 3.0'이다. 정부 1.0이 관 주도의 일방형이라면 정부 2.0은 제한된 공개와 참여의 쌍방향이고, 정부 3.0은 개방과 공유·소통·협력을 통한 맞춤형을 의미한다. 정부 3.0은 새 정부 핵심 국정과제 중의 하나다. 맞춤형 서비스 제공, 일자리 창출, 창조경제와 관련돼 있다. 정부는 출연기관 등으로 공개범위를 확대하고 매년 1억 건 이상의 공공정보를 개방할 방침이다.자치단체들도 '지방 3.0'을 내걸고 경쟁적으로 공공정보 발굴에 나서고 있다. 지방 3.0은 정부 3.0을 실천하는 자치단체의 대응과제다. 정부 3.0의 모든 일이 현장인 지방에서 이뤄지는 만큼 현장에서 주민과 소통하면서 문제를 깨닫고 주민과 함께 해결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자치행정의 본류라 할 것이다. 그런데 전북도는 자체 발굴한 공공정보가 50여 건에 불과하다. 반면 서울(1700여 건) 경북 경남 광주 대구 등은 활발하다. 자치단체의 참여도가 정부 3.0의 성패를 좌우하고, 주민 편리 및 행복과 직결되는 만큼 전북도와 시군이 공공정보 발굴에 소홀히 해선 안된다. 공공정보 공개는 시내버스 앱처럼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고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기금은 전북도, 도 농협, 정읍군에서 각각 1백만 원씩 내놓기로 했다. 그런데 이 소식을 들은 당시 국가재건회의 교통체신위원장이었던 박두선(朴 斗先)장군(정읍출신)이 박정희 의장에게 건의하여 1백만 원을 얻어와 총 4백만 원의 기금이 마련됐다. 그 때, 4백만 원이란 돈은 대단히 큰 돈이었다."황토현의 갑오동학혁명기념탑이 세워질 때 그 기금(성금이 아니라)이 어떻게 마련되었는가에 대한, 당시 중심에 서있었던 이치백 원로언론인의 증언이다. 이 회고록에 의하면 이 사업이 처음 제안된 것이 1963년 7월. 도 단위 기관장들도 참여한 한 술자리에서 당시 전북 지사였던 김인(金仁, 현역 육군준장)에게 건의하면서 시작된다. 김지사는 "너무도 시원하게" 동의하고 다음 날 농협도지부장, 정읍군수, 도 공보실장과의 자리까지 주선해 준다. "모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우선 갑오동학혁명기념탑을 세우기로 이야기를 모으고 건립추진위원회를 조직했다."위원장에 가람 이병기선생이 추대되고 기념노래(작사 신석정, 작곡 김성태)까지 마련되는 등 "건립사업은 순조로이 진행되어 마침내 이해 10월 3일, 황토현 현지에서 제막식을 가졌다." 박정희 국가재건회의 의장이 "임석한" 가운데.1963년이면 비상시국이다. 5.16군사 쿠데타 이후 2년, 아직 민정이양 직전의 가파른 정국! 이런 시국에 동학난으로 불리던 사건을 기념하자는 제안은 거의 목숨을 건 모험이다. 그리고 제안 3개월 만에 그 많은 기금을 모으고 기념노래가 만들어지며 기념탑이 세워진다! 과연 국가(재건회의) 차원의 비상조처가 수반되지 않고도 가능했을까? 동학농민혁명100주년기념사업은 준비모임 하는 데만 2년 이상이 걸렸는데. 그리고 10년 후인 1973년, 10월유신 1년 후에 우금치 동학혁명군위령탑이 세워진다. 마찬가지로 건립위원회는 조직되었다. 그 비문에 왈 "님들이 가신지 80년 5,16혁명이래의 신생조국이 새삼 동학농민군의 순국정신을 오늘에 되살리면서 빛나는 10월유신의 한 돌을 보내게 된 만큼 우리 모두가 피어린 이 언덕에 잠든 그 님들의 넋을 달래기 위해 이 탑을 세우노니서기 1973년 11월 11일 제자 대통령 박정희" 그중 '5.16혁명' '10월유신' '대통령 박정희' 부분은 망치질로 지워졌다. 역사는 기리는 것 자체가 아니라 누가 어떤 정신으로 기리느냐가 중요하다! 이종민 객원논설위원
러시아 출신 테니스 선수 마리아 샤라포바(26, 세계 랭킹 3위). 실력에 미모까지 갖추어 '테니스 여신'이란 별칭을 얻으며 주목을 모아온 샤라포바가 이번엔 개명(改名) 해프닝으로 화제가 됐다. 갑자기 이름을 바꾼다는 것도 관심사였지만, 하루 만에 다시 '이름을 바꾸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 번복은 이번 해프닝의 절정이었다. 그런데 이 개명 해프닝을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정황이 읽혀진다. 샤라포바가 이름을 바꾸기로 했던 배경을 보면 더욱 그렇다. 샤라포바가 개명하려고 했던 이름은 '마리아 슈가포바'. '슈가포바'는 자신이 투자한 사탕회사의 브랜드다. 미국과 영국 언론들은 샤라포바가 메이저 마지막 대회인 'US오픈'에 슈가포바란 이름으로 출전하기 위해 개명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6일 개막하는 'US오픈' 기간 동안만 사용하고 다시 샤라포바로 돌아간다는 내용이다. 개명의 목적이 온전히 사탕회사의 홍보에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개명 계획은 하루 만에 철회됐다. 절차가 쉽지 않고 기존 후원사와의 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이란다. 개명은 불발됐지만 어쨌든 샤라포바 해프닝을 세계의 수많은 언론들이 뉴스로 다루었다. 이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엄청난 홍보 효과를 본 것이 있다. '슈가포바'다. 아마도 이번 해프닝이 아니었다면 이것이 샤라포바가 출자한 회사의 사탕 브랜드라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슈가포바 사탕 한 번 먹어보고 싶다" "이름 바꿔서 사탕 팔아요" 등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거운 것을 보면 정작 개명을 하지 않고도 당초의 목적이었던 브랜드 홍보 효과는 톡톡히 본 것 같다. 이쯤 되니 한편에서는 샤라포바가 자신의 사탕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일부러 '개명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사실이라면 이번 해프닝에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 숨어 있는 셈이다. 곧바로 이어진 샤라포바의'US오픈' 불참 발표는 이러한 정황을 부추기기에 족하다. 오른쪽 어깨 염증 때문이라지만 개명 해프닝을 둘러싼 일련의 행보와 구분 짓기엔 명쾌하지 않다. 2001년, 열네 살에 프로로 입문해 승승장구하면서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던 샤라포바는 올해 들어 유난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세계 랭킹 3위까지 밀려난 것도 이 때문이지만 혹시 지나치게 상업적인 처세가 그 기운(?)을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태풍은 강력한 힘으로 엄청난 인적 물적 피해를 끼치는 반갑잖은 손님이다. 하지만 그 무소불위한 자연의 무력을 받아들이지 않을 도리가 없다. 올해도 벌써 제12호 태풍 짜미가 필리핀과 대만을 강타하고 중국으로 빠져나갔다. 곧이어 남태평양에서 발생한 제13호 태풍 페바가 북서진하고 있다. 페바는 주말쯤에 중심기압 960hPa, 최대풍속 40m/s 규모의 강한 중형급 태풍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페바의 강풍 반경만 400km에 이르니, 제주도에 상륙할 경우 한반도 피해는 매우 클 것이다. 페바가 우리나라를 피해간다 해도 연이어 북상할 것으로 보이는 태풍들 중에서 12개 정도는 한반도에 상륙할 것이 뻔하다. 현재 우리나라를 덮고 있는 북태평양고기압은 물러나면 태풍은 제집 드나들 듯 한반도를 향해 돌진해 올 것이다.문제는 태풍의 강도가 갈수록 세지고, 또한 대형태풍 발생 빈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중에서 가장 강력했던 것은 2003년 태풍 '매미'로 순간 풍속이 무려 60m/s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륙한 볼라벤의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51.8m였으니 매미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2000년대 들어 한반도에 상륙하는 태풍이 갈수록 강력해지는 것은 기후 온난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자연현상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태풍이 강력해지는 것은 화석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많아진 인류가 자초한 것으로 '자업자득'이다. 과학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20세기 이후 화석에너지 소비가 많아지면서 오존층이 파괴되고, 대기 온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고,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는 높아진 해수면 때문에 총 7개의 섬 중에서 벌써 두 개를 잃고 말았다. 투발루는 섬 전체가 바닷물에 잠길 위험에 처해 있다. 지구 기온 상승으로 에너지를 풍부하게 공급받게 된 태풍은 날이 갈수록 강력해지고, 한반도 주변의 태풍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태풍이 지나간 뒤 재해니, 인재니 따지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하겠다. 한편, 태풍은 대기와 바다, 육상의 쓰레기들까지 한꺼번에 휩쓸어 '대청소' 효과를 주기도 한다. 올여름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제주도 주민들은 태풍이 몰고 올 단비를 기다리고 있다. 태풍 피해가 적지 않지만 생태계에 없어선 안될 존재이기도 한 셈이다. 김재호 논설위원
선거를 겨냥해서 입지자들이 유리한 국면을 만들려고 분주히 움직인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에 따라 선거결과가 확 달라질 것이다. 가장 흥미로운 건 1988년 이후 지역선거판을 독점해온 민주당에 안철수라는 복병이 나타났다. 그간 각종 선거에서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쉽게 당선될 수 있었다. 그래서 입지자들이 민주당 공천 받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내년 선거에선 그 같은 일이 통하지 않을 것이다. 내년 선거는 모처럼만에 경쟁구도속에 치러질 것 같다. 정당공천제가 폐지된다고 해도 민주당 대 안철수 쪽 대결이 이뤄질 것이다. 현재 드러난 면면을 보면 거의가 민주당 성향이 강하다. 고위공직을 지낸 사람 중에는 안철수 쪽을 노크하는 사람이 있다. 현직들도 조심스럽게 안철수 쪽을 저울질 한다. 안철수 쪽에서 보면 참신하고 역량 있는 인재를 모으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 만큼 민주당이 오랫동안 지역을 장악해 거의 다 민주당 쪽에 경도돼 있기 때문이다.알아야 면장 노릇 할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지금 아무나 선거직을 할 수 없다. 지사 시장 군수 등 단체장은 전문적인 식견이 요구된다. 정치적 판단력은 말할 것 없고 중앙정치권과의 폭넓은 인적네트워크를 갖춰야 한다. 일예로 문화가 돈 된다고 입버릇처럼 말들은 하지만 막상 구체적으로 실천방안을 내놓을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지금은 자치단체를 창조적으로 이끌 사람이 필요하다. 도의원과 시군의원 몇 번 했으니까 단체장 선거에 나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면 그건 오만과 착각이다.고위공직자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 그 사람이 현직 때 어떻게 일했는지를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물론 이 부분은 언론이 검증할 사안이지만 무조건 고위직을 지냈다고 해서 면죄부를 줄 수 없다. 공직에 오래 근무하다 보면 꾀가 생겨 힘 있는 지역 유지의 민원을 편법으로 처리해 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한 사람의 민원은 해결했을지 몰라도 자치단체와 주변에 폐해를 끼친 것이다. 지금 그런 공무원도 단체장에 나가려고 기웃거린다.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재산형성 과정을 엿보는 것이다. 그걸 보면 모든 걸 알 수 있다. 자신의 분수도 모른 채 도의원이나 기초의원 하면서 돈좀 벌었다고 단체장까지 넘본다면 그 지역은 어떻게 될까. 주민들은 그런 사람이 단체장 되는 걸 막아야 한다. 백성일 주필 겸 상무이사
엘리베이터 승무원이란 직업이 있었다. 1984년 준공 당시 호남 최고층(15층) 최신식 건물인 전북일보사 빌딩 엘리베이터 두곳에도 두명의 여 승무원이 배치됐다. 깃털이 달린 사관생도 모자에 제복 차림의 멋진 승무원이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타고 내리는 승객(?)들의 편의를 도왔다. 일자리가 넉넉했던 호시절의 얘기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타이피스트와 전화교환원은 1960∼70년대만 해도 인기 있는 직업이었다. 하지만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0년 쯤 후엔 회계사, 슈퍼마킷 계산원, 콜센터 직원, 은행 창구직원, 파출부 등의 직업도 사라질 것이란 예측도 있다. 자동화 소프트웨어나 로봇 등이 일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시대와 환경 변화로 새로 생기는 직업들도 많다. 노인복지 수요가 높아지면서 가족 대신 노인을 돌봐줄 '실버 시터(Silver sitter)', 노년 설계를 담당할 '실버 디자이너(Silver designer)'도 그런 직업이다. 실버 디자이너는 노인의 건강과 교육, 취업, 사회활동, 재산관리 등 전반적인 삶을 재설계한다. 기후변화로 재난재해가 빈번해지면서 재난 및 재해관리 전문가와 자원 컨설턴트, 질병방역 전문가 등도 수요가 많아질 직업이다. 과도한 경쟁과 자살률 1위의 환경 속에서 심각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치유할 운동치료사, 정신상담사, 음악치료사 등도 인기 있는 직업이 될 수 있다(최재천의 '10년후 세상') 얼마전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신(新) 직업'이 눈길을 끈다. 향후 도입이 필요하거나 활성화가 가능한 직업 100개를 선별했다. 이를테면 이혼플래너, 냄새판정사, 디지털장례사, 댄스치료사, 장애인 여행도우미, 자살예방상담사, 정신대화사(말벗도우미), 자연치료사, 소셜미디어관리 전문가, 사이버언더테이커, 매매주택 연출가 등이다. 듣기에도 생소한 이런 직업들이 앞으로는 새로운 일자리로 자리잡는다는 것이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육신은 편안해 진다. 반면 정신은 피곤해지기 마련인데 새 직업군(群)도 정신치료 영역에 쏠려 있다. 우리나라엔 1만6000여개의 직업이 있다.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 직업의 수요는 늘 시대적 환경변화에 따라 명멸하기 마련이다. 지금 인기 직업이 언제 타이피스트나 전화교환원 신세가 될지 모른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전북지역의 찬란한 전통문화를 발전계승하며 우리의 구체적인 삶에 근거한 건강한 문화를 널리 보급함으로써 건전한 문화풍토조성에 기여한다." 이 지역 문화종합정보지를 꿈꿔온 '문화저널'이 표방하는 기치다. 1987년 6월 항쟁에 이은 노동자 대투쟁 등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시절, '문화저널구락부'라는 어색한 이름으로 창간호를 낸 [문화저널]이 300번째 책을 발간했다. 열악한 지역 여건 속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지켜보던 많은 사람들의 염려를 보란 듯이 뿌리치고 한 권의 결호도 없이 27년을 버텨왔다. '부채를 청산할 수 없어 그만둘 수 없다!'는 말이 말장난이 아닐 정도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수도권에서도 불가능했을 장한 일을 이 척박한 지역에서 일궈낸 것이다. 은근과 끈기! 이 보다 더 적합한 수식어를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에만 머물렀다면 그 의미는 많이 퇴색했을 것이다. 살아남는 것에 급급하지 않고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뜻 깊은 성취를 이루었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던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을 발굴해내고 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켜 결국 하나의 정책으로까지 안착시킨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이 잡지의 숨은 공이다. 이 잡지와 이를 발간하고 있는 [마당]이 전주가 전통문화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밑거름을 마련해주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제 [문화저널]은 역사가 되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이 지역의 역사는 물론 대한민국의 문화사를 연구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귀중한 일차 사료(史料)를 간직하고 있다. 300호 권두칼럼에서 서울대학교 박명규교수가 지적한대로 '[문화저널]를 통해 본 전북의 사회사'라는 논문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꼭 필요하기까진 한 경지가 된 것이다.앞으로도 이 역사 쌓기는 지속될 것이다. 이제 내려놓기에는 너무도 소중한 깃발이 되었다. '문화권력'이라는 시샘어린 비아냥거림도 없지 않았지만 27년간 키워온 내공이라면 어느 정도의 '권력'은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일 수 있다.문제는 이 잡지가 지니는 가치나 '권력'에 비해 독자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소중한 노력의 결실을 공유했으면 좋겠다. 그 동안의 노고에 대한 보답의 차원에서라도 300호 기념으로 폭발적인 구독자 증가가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들 스스로 이 지역의 문화를 가꾸는 일이요 우리들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길일 터이니. 이종민 객원논설위원
'반농반도(半農半陶)'는 농사를 지으면서 도자기를 함께 굽는 일을 말한다. 미술사가 최공호교수로부터 '반농반도'의 삶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반농반도'의 가치를 공동체적 삶의 방식으로 들여놓아 함께 잘살 수 있는 길을 선택한 일본 벳부의 마을 이야기였다. 도자기를 생산해 먹고사는 이 도자기 마을에는 장인들이 모여 살았다. 각자 특성 있는 도자기를 만들어내 팔면 그뿐이었지만 도자기 수요는 한정되어 있었다. 마을 주민들은 스스로 생산량의 수급을 조절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팔리는 것은 제한적인데 이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서로 내 것만 팔겠다고 만들어내다 보면 재고가 쌓일 것이고, 그렇다보면 빚도 쌓이고, 그 빚때문에 좌절하게 되고, 결국은 도자기를 만드는 제작의 역량까지도 잃게 되는 악순환이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스스로 생산량의 수급조절을 시작했다. 마을에서 만들어지는 도자기를 필요로 하는 곳과 수요양을 일 년 단위로 측정하는 일이 우선이었다. 물론 마을의 도자기 생산능력은 이 수요를 훨씬 넘어섰다. 그때 주민들이 선택한 것이 '반농반도'의 가치였다. 반은 농사를 짓고 반은 도자기를 만들면서 자급자족의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들의 선택은 단순히 노동력을 분할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생태적인 농사법으로 함께 농사를 지으면서 배운 가치와 철학을 도자기에 담아냈다. 농사를 지어 마을단위로 자급자족하면서 그 쓰임새에 맞게 만들어내는 그릇은 일상생활에 훨씬 더 적합하고 효용성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농사를 짓고 그 경험 속에서 만들어낸 그릇으로 가치를 공유하고 소통하면서 삶의 전체를 유기적 양태로 만들어가는 이 마을 사람들의 선택은 산업화에 밀려 자리를 잃어버린 우리 전통공예의 오늘을 되돌아보게 한다. 우리 지역에서도 '마을 살리기'가 한창이다. 마을마다 특산품 장려정책이 그 앞자리에 놓여있다. 농산품부터 공예품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런데 들여다보면 성공한 사례는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지금 당장 성공했다 해도 지속성을 보장받기 어렵다. 생산의 물량적 규모에만 집중되어 있는 탓이다. 수요에 맞게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노동량을 나누어 활용하는 '반농반도'의 지혜가 우리의 '마을 살리기'에도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싶다.
1977년 9월 박정희 대통령과 전주 출신 이철승 신민당 총재 간에 골프 회동이 있었다. 게임 도중에 이 총재는 "공화당 정부는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선거가 있을 때면 화려한 기공식을 갖고 주민들의 마음을 부풀게 만들고 있으나 선거만 끝나면 흐지부지하고 마니 정부여당의 신뢰가 말이 아닙니다."라고 직소했다. 박 대통령은 "그게 무슨 말이오. 언제 우리가 기공식만 하고 흐지부지했단 말이오."하고 정색했다. 이 총재는 '이 때다' 하고 이리공단 조성이 그렇고, 군산외항 건설이 그 좋은 사례라고 지적했다. 회동 다음 날 박정희 대통령은 헬리콥터 편으로 급거 내도, 이리공단과 군산외항을 시찰했다. 이렇게 해서 이리공단은 수출자유지역으로 지정되고, 군산외항건설도 매듭을 지을 수 있었다. 이상은 원로 언론인 정익환씨가 자신의 취재기를 토대로 펴낸 저서 '전북의 빛과 그림자'에서 소개한 사연이다. 이리공단은 1969년 초에 착공돼 1977년에 완공됐다. 정부지원이 지지부진하던 이리공단은 박대통령 방문 후 수출자유지역으로 지정돼 활력을 띄었다. 1968년부터 거론된 군산외항은 1974년에 겨우 착공됐지만 찔끔대는 정부예산 때문에 언제 완공될지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 방문 후 급진전, 1979년 6월 완공됐다. 서슬퍼런 군사독재정권 하에서 여당 정치인이 지역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자 지역출신 야당 총재가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무릇 일이란 칼자루를 쥔 정권 입맛에 맞아야 진전된다. 국가 균형발전은 순진한 공염불이다. 지지부진할 땐 권력가를 이해시키고 압박해야 움직인다. 당시 이철승 신민당 총재가 아니었다면 누가 박정희 대통령 옆구리를 찔렀을까. 전북 민심은 1988년 황색돌풍 이후 민주당 쪽으로 굳어졌다. 그러나 황색돌풍 27년이 됐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한 때 정권을 잡았지만 정치인 몇이 권력 중심부에 있었을 뿐이었다. 오히려 전북의 고립무원은 더했다. 획일적인 집단은 발전할 수없다는 것은 이미 인류역사와 생태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치열한 경쟁 과정에서 발전이 있다. 경쟁은 커녕 자극없는 무풍지대에서 무슨 발전이 있겠는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지역 순회 방문을 하고 있다. 전북 방문은 맨 마지막 순서가 될 것 같다고 한다. 전북은 국가사업이 부진한데다 인재 등용도 안되고 있다. 대통령 방문마저 꼴찌다. 전북은 뭘 생각하고 있는가. 김재호 논설위원
도민들이 바깥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른 것 같다. 그저 이 같은 상황에서 오래 살다보니까 그 분위기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눈길을 영남권으로 돌리면 부산신항건설사업 등이 엄청나게 추진돼 경천동지할 정도다. 전북과 정치적 상황이 비슷한 광주와 전남만 해도 그렇다. 박준영 전남지사가 영산강을 4대강사업에 포함시켜 달라고 정부 여당에 요청해 이미 사업을 끝냈다. 박 지사가 이 사업을 위해 뛸 때 전북도의회는 전국 광역의회에서 맨 먼저 이 사업을 반대했다.각 광역단체들은 정치적 스펙트럼을 넘어 실리위주로 가고 있다. 중앙정치권과 굳이 대척점에 설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지역 발전에 관한한 여야를 넘어 총력전을 펼친다. 강원은 3선한 김진선 지사의 피나는 노력 끝에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쾌거를 올렸다. 동계오륜 유치를 위해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지난 19대 총선 때는 새누리당에 9석 싹쓸이 했고 대선 때도 박근혜 대통령한테 경상도 다음으로 높은 지지를 보냈다. 그 결과가 박대통령을 가장 먼저 강원도로 달려오게 한 힘이 됐다.현재 전북은 97년 동계유니버시아드 이후 고요하고 거룩한 밤이 계속되고 있다. 남들이 잘살기 위해 무슨 일을 하는지 조차 잘 모른다. 그저 현실에 안주하며 허송세월하고 있다. 겨우 새만금사업 하나에만 매달려 있다. 도민들은 역대 정권들이 새만금사업을 푸대접 했다고 볼멘소리를 하지만 이 정권도 제스처만 쓸 뿐 관심이 없어 보인다. 선거 때마다 새누리당에 표를 주지 않아 부담 느낄 필요가 없다는 눈치다.최근 강운태 광주광역시장이 2019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를 놓고 좋지 않은 소식도 들리지만 분명 이 대회가 치러지면 광주는 또 변할 것이다. 지난해 여수 엑스포가 열리는 동안 여수가 확 달라진 것처럼 말이다. 이제 전북도 세상 돌아가는 것에 민감해져야 한다. 지역발전을 위해 할 일이 많지만 공항건설문제가 가장 급하다. 공항건설 없이는 새만금도 전북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이제 전북을 잠깨우려면 새로운 리더십이 절실하다. 7월중 3선 출마여부를 밝히겠다던 김완주 지사가 이유 아닌 이유를 들먹이며 연말께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중 58.8%가 김 지사의 3선 도전에 반대했고 지역별로는 전주시에서 71.1%로 가장 높게 나왔다. 백성일 상무이사 겸 주필
태양을 구워 먹어도 시원치 않을 폭염. 일주일 전 입추가 지났는 데도 곳곳에서 수은주가 사상 최고로 치솟고 있다. 섭씨 33도를 넘으면 폭염주의보, 35도를 넘으면 폭염경보가 발령되는데 이런 폭염특보가 계속되고 있다. 폭염에 목숨을 잃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살인 더위다. 어제가 말복(末伏)이다. '삼복더위'라는 말처럼 1년 중 가장 더운 기간이다. 최남선의 '조선상식(朝鮮常識)'에 따르면 복날은 '서기제복(暑氣制伏)'의 뜻이 있다. 여름의 더운 기운(暑氣)을 제압, 굴복(制伏)시킨다는 의미다. 복(伏)자엔 엎드리다, 굴복하다의 뜻이 있기 때문이다.더운 기(氣)를 이길려면 체력이 튼튼해야 한다. 복날에 삼계탕 보신탕 같은 영양가 많은 음식을 먹는 까닭이다. 伏(복)자에 犬(견)자가 들어 있는 것도 우연치 않다. 개고기 애호가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사람이 다산 정약용이다. 다산의 개고기 예찬론은 흑산도에 유배중인 형 정약전에게 보낸 편지에 잘 드러나 있다. "섬 안에 산개(山犬)가 천마리도 넘을 텐데 저라면 5일에 한마리씩은 삶아 먹겠습니다…1년 365일에 52마리의 개를 삶으면 충분히 고기를 계속 먹을 수 있습니다"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세상에 1년에 개 52마리를 먹는다니 지독한 개고기 마니아가 아닐 수 없다. 다산은 "(형님이) 보내주신 편지에서 짐승고기는 도무지 먹지 못한다고 하셨는데 이것이 어찌 생명을 연장할수 있는 도(道)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라며 유배중에 고기를 먹을 수 없다는 형님을 한탄하기까지 했다. 무덥고 무기력하면 입술에 묻은 밥알도 무겁게 느껴지는 법. 기운을 돋구고 폭염을 슬기롭게 이겨낼 지혜가 필요한 때다. 조선시대에도 어른들은 술과 음식을 마련해 산간계곡으로 들어가 하루를 즐겼다. 해안지방에서는 바닷가 백사장에서 모래찜질을 하면서 더위를 이겨냈다. 부녀자와 아이들은 수박 등 과일을 먹으며 물놀이를 하는 것으로 더위를 피하고 지친 심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예나 지금이나 피서방법은 똑같았던 모양이다. 당분간 폭염이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1994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의 더위다. 복(伏)은 제 주인 앞에서 벌렁 드러누워 있는 개처럼 낮게 엎드리라는 의미다. 폭염을 탓한 들 나만 스트레스 받는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시인은 시만 가지고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니다. 살림살이 자체가 시인 악양 박남준 시인의 낭만적 청빈이야 더 말할 것이 없는 일이고 절필까지 선언하며 시대와 맞장 뜨겠다는 안도현 시인의 결기 뒤에 숨어 있는 수많은 '발견'의 일깨움!(확인하고 싶으면 매주 토요일에 진행되는 '사제와 시인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순례길 걷기'에 참여해 보시라! 끝없이 이어지는 꽃과 나무와 풀들에 관한 이야기로 발걸음이 지칠 틈이 없다!), 김용택 시인의 뜬금없는 발언이 주는 돌연한 깨우침까지!지난 주말 전북작가회의 여름수련회에서도 김용택 시인은 예상 밖의 증언으로 진한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처음 자신의 시작품에 관한 얘기는 횡설수설까지는 아니래도 끝맺음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는데, '시 말고 삶에 대해 말해보자! 시도 삶의 얘기니까!' 하며 꺼내든 어머니 얘기는 장내를 일거에 숙연하게 만들었다. 팔순을 한참 넘긴 시인의 어머니는 노인요양병원에서 생활하고 계신다. 현대의학의 도움으로 겨우 연명 수준의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시인 부부는 이런 모습이 안타까워 계속 고민을 해왔던 것! 그러다가 평생 잘해오던 일이라면 지금 상황에서도 잘해나가리라는 생각에 천 조각과 실 바늘을 마련해 드렸다. 예상 적중! 약간의 치매 기운마저 있는 이 노인 양반의 삶은 그날부터 천지개벽, 다시 젊은 날의 능동적 삶을 회복했다. 이제는 그 병원의 모든 바느질거리를 도맡아 처리하며 천 조각을 이어 만든 식탁보 등은 내다 팔 수도 있는 수준! 급기야 별도의 작업공간까지 마련하게 되었으니 연명의 세월이 하루아침에 당당한 공예인의 창작활동으로 거듭난 것이다! 또 하나 시인 부부가 착안한 것이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주자는 것! 복잡하고 새로운 것은 오히려 부담, "가장 행복했던 때가 언제였어요?" "우리집 하면 어떤 생각이 먼저 떠올라요?" 등을 화두처럼 던지고 다음 만남에서 확인하는 것이다. 재미난 것은 그 답이 자주 변한다는 것. "애비가 교사 발령을 받았을 때!" "손주가 태어났을 때!" 등등. 이는 계속 생각을 한다는 것의 반증! 이는 치매의 진전을 막아줄 뿐 아니라 자신의 삶을 자연스럽게 정리해주는 이중 삼중의 효과가 있는 일이다.이 모든 것이 시인 부부의 지극한 효성과 놀라운 상상력이 있어 가능한 일, 상상력도 없고 효성도 부족한 나 같은 범부는 이 감동의 깨우침을 받고도 실현할 길이 없으니 이를 설워하노라! 이종민 객원논설위원
유럽은 축제로 여름을 난다. 수십 년 연륜은 기본이고 백여 년 전통을 자랑하는 축제들이 즐비하지만 근래 많은 도시들이 축제 만들기에 나서면서 그 숫자는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가 됐다. 그중에서도 오스트리아는 단연 축제의 나라로 꼽힌다. 인구 820만 명을 겨우 넘긴 이 나라의 도시마다 축제가 차고 넘치는 까닭이다. 국민총생산량 중 문화관광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이 유럽에서도 으뜸인 오스트리아는 국가예산의 10%를 문화(음악)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 국가재정이 어려워져 모든 분야의 예산을 삭감해야하는 처지에서도 이 분야만은 그대로 살려놓았을 정도다. 우리가 주목해볼만한 축제 또한 많은데, 신생축제임에도 세계적 축제로 성공한 예가 특히 그렇다. 그 중의 하나, '장크트마르가르텐 축제'가 있다. 장크트마르가르텐은 오스트리아의 동쪽 끝, 헝가리와 인접한 국경부근 부르겐란트 주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부르겐란트의 주도인 아이젠슈타트는 하이든이 이곳 에스트르 하지 궁전의 악장으로 오랫동안 활동한 덕분에 이름이 알려져 있지만 이곳에서 자동차로 불과 15분 남짓한 장크트마르가르텐은 그 이름조차 생소하다. 신기한 것은 인구 1000명도 안된다는 이곳 작은 마을에서 열리는 여름축제에 매일 수천 명의 관광객들이 몰려온다는 사실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페스티벌이 열리는 장소다.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독특하고 기발한 페스티벌 장소로도 꼽힐만한 장크트마르가르텐의 축제 장소는 낮은 산위, 바위로 둘러싸인 거대한 채석장이다. 이 돌산은 수백 년 동안 중부 유럽의 최고 채석장이었다. 빈의 쉰부른 궁전을 비롯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빼어난 건축물 대부분이 이곳의 돌로 지어졌다. 유럽에서도 가장 화려한 도시 빈의 오늘을 있게 한 마을이 장크트마르가르텐인 셈인데, 그 대가로 돌산에 남겨진 것은 돌이 모두 잘라져나가 흉측하게 남아있는 거대한 구덩이였다.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바위산의 구덩이를 오페라 공연장으로 만들자는 계획을 내놓은 것은 시다. 주민들이 합세해 오페라 공연을 처음 연 것은 지난 1996년. 놀라운 것은 이 축제가 불과 5년여 만에 연일 티켓이 매진되는 성공을 이루었다는 사실이다. 오페라 '라보엠'으로 축제가 중반에 접어든 지난 8월 2일에도 공연장 객석은 어김없이 꽉 찼다. 들여다보니 올해로 17년, 새롭게 만들어진 우리지역 축제들과 나이가 비슷하다. 이 신생축제의 성공 요인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관광 전주, 경주에서 배워라
정동영과 이재명의 진심
새만금특별자치단체 설립도 매듭지어야
“저는 전북 사람인데요”라는 항변
전주가정법원 설치법 소위 통과를 환영하며
겨울나무를 바라보며
금융사 전북 이전, 구체적 실행방안 제시하라
홈택스가 놓칠수 있는 연말정산시 주의할점
전주 화약(全州 和約)
“위기의 파도 앞에서 우리는 같은 배를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