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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머우 감독의 '인상여강'

중국 윈난성(雲南省) 북서부 남쪽에 있는 '리장(麗江)'은 해발 2400m의 아름다운 고원도시다. 중국의 소수민족 중 하나인 나시족의 왕도였던 리장에는 지금도 한족보다는 나시족을 비롯해 이족 라후족 장족 바이족 등 소수민족들이 많이 살고 있다. 1996년, 리장은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리장 고성과 그 일대 건축물들은 살아남았다. 강진을 견뎌낸 비밀은 목조건물에 있었다. 이듬해,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살아남은 리장의 고성(麗江古城)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낡은 목조 건물이 밀집되어 마치 거대한 호수 같은 풍광을 지니고 있는 고성에 세계의 관광객들이 몰려오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그리고 2005년, 이곳 리장에서 새로운 문화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장이머우 감독의 '인상(印象)시리즈' 두 번째 작품인 '인상여강' 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인상여강'은 차마고도의 신비가 서려있는 설산고원의 도시 리장의 상징인 옥룡설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대형가무극이다. '인상여강'의 배우들은 모두 리장 오지에 살고 있던 소수민족 농민들이다. 나시족을 비롯한 소수민족 농민 500여명은 '인상여강'의 배우가 되기 위해 고향을 떠나 이곳 옥룡설산에 왔다. 2년 가까운 동안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며 이들은 배우가 됐다. 2007년 6월 첫무대를 올린 이후 '인상여강'은 리장을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만들었다. 장이머우 감독이 2000년부터 추진해온 대형프로젝트 '인상시리즈'는 중국 도시들의 마케팅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2004년에 올린 '인상유삼저'를 시작으로 '인상여강' '인상서호'가 화제를 몰고 오면서 중국에서만도 4개 도시에서 대형공연물을 더 만들었다. 인상시리즈는 지역의 설화나 전래되는 스토리를 다루고, 배우들도 지역에서 고용한다. 일자리가 창출되니 지역에 경제적 결실이 고스란히 돌아가는 성과다. 공연무대도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곳을 택해 지역적 특성을 살려낸다. '인상여강'도 그 무대가 해발 5596미터 옥룡설산의 중턱이다. 3100미터의 고원에 재현해놓은 차마고도의 길은 설산의 바람과 비 눈 안개 햇빛 등 자연요소를 모두 껴안은 원시성과 조화를 이루어 감동을 준다. 지금 전 지구에서 하나밖에 없는 설산위의 공연을 보기 위해 리장을 찾아오는 관광객은 한해 500만 명을 넘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적잖은 도시가 마케팅을 위한 대형 공연물을 제작했거나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성공 사례는 만날 수 없다. 혹시 그 이유가 '따라가기'에만 급급해 정작 지역적 특성을 살리는 창조성은 외면했기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2.06.08 23:02

퍼펙트 스톰

세계 경제가 심상치 않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경제 위기가 유로존으로 확대 되면서 전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만약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현실화되고 스페인의 재정위기가 걷잡을 수 없게 되면 세계 경제는 대공황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김석동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유럽 사태가 1929년 대공황에 버금가는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난 4일 밝혔다. 그는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럽 재정위기가 스페인으로 번지는 것은 유럽 주변국에서 중심국으로, 정부의 재정위기에서 민간까지 파급되는 은행 위기로 확산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스페인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1조5000억 달러로 그리스의 5배에 달해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예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도 지난 5일 "현재 세계경제 위기는 대공황 때보다 더 큰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1929년 대공황은 제조업 펀더멘탈에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금융시장이 투기 등으로 혼란해져서 발생한 일이지만 지금은 펀더멘탈이 문제인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경제가 10년 이상 어려울 수 있다고 예측했다.실제 회복세를 보였던 미국경제는 지난 5월 실업률이 8.2%를 기록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 글로벌 증시에 폭락사태를 불러일으켰다. 유럽에선 그리스와 스페인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나라의 경제지표가 적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영국과 독일의 지난 5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009년 3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고 유로존 전체 17개국의 4월 실업률은 평균 11%로 1995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세계 경제를 이끌었던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의 경제지표도 상승추세가 꺾이고 있다.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언했던 누리엘 루비니(Roubini) 미 뉴욕대 교수는 지난해 6월 "2013년 이전에 세계 경제에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닥쳐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퍼펙트 스톰은 둘 이상의 폭풍이 충돌하여 그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커지는 현상으로, 경제 분야에서는 한꺼번에 악재가 겹쳐 최악의 상황이 도래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정부나 기업 가계 모두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지혜가 필요한 때인 것 같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2.06.07 23:02

무주공산(無主空山)

통상 물갈이 뒤끝의 정치력은 떨어진다. 19대들어 전북 정치력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걱정들을 쏟아낸다. 18대는 정동영· 정세균·다선의원들이 포진해 외형상으로는 전북 정치력이 강해 보였다. 실상 외형만 그럴싸하게 포장됐을 뿐 서로가 각개약진 해 속빈강정이었다. 국회의원끼리 함께 모이자해도 서로가 개 닭보듯 해 지역관련 논의는 거의 못했다. 그 틈바구니에서 김완주지사만 애달았다.지금 종로서 정세균이 5선 깃발을 세웠지만 대선 주자로서 지지도가 낮아 이름 값을 못한다. 도당 위원장 선거에서 '정심'의 지지를 암묵적으로 받은 김춘진의원이 떨어진 것만 봐도 정심의 실체가 별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정세균은 친박 주자인 홍사덕을 꺾어 대선 주자의 반열에는 올랐지만 여론조사 결과가 1~2 콤마 이하로 나와 기대를 못 갖게 하고 있다. 너무 좌클릭해서 낙선한 정동영은 벌써 존재감마저 희미해졌다.양 정씨가 빠진 전북정치권을 재선의 이춘석이 이끌게 됐지만 힘이 부쳐 보인다. 열심히 상임위 활동을 한 패기는 돋보였지만 아직 정치력이 약해 당내는 물론 새누리당의 협력을 구하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 자연히 김지사가 이끄는 전북도정이 국가예산 확보로 애를 먹을 공산이 크다. 국가예산 확보는 우격다짐식으로 되는 게 아니다. 정부 여당의 협조를 잘 이끌어 내야 실리를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요즘 양 정이 빠진 전북에 대권주자들이 제집 안방 드나들듯 한다. 새누리당 박근혜 전비대위원장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호 정몽준의원이 방문해 새만금과 관련된 전북도의 건의를 받고서 해결해줄 것처럼 고개를 끄덕인다. 전북도는 새만금사업이 가장 절박한 만큼 대권 주자들이 오면 단골 메뉴로 꺼내 놓는다. 지지 기반을 넓혀야 하는 후보들로서 이 싯점서 뭣인들 못한다고 하겠는가. 어제도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전북을 찾았지만 아직도 굼뜨고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이미지가 완전히 벗겨지지 않아 관심을 못 끌었다. 손 대표는 내심 축쳐진 지지도를 전북에서부터 띄우고 싶었겠지만 그 주변인들마저 인기 없는 사람들이어서 별다른 성과를 못올렸다. 도민들은 양 정씨가 킹 보다는 킹메이커로 그칠 공산이 짙자 대선판의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정권교체를 내세우는 민주당 후보로 안철수 서울대교수를 가장 염두에 두고 있다. / 백성일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2.06.06 23:02

요원한 '국민 눈높이 국회'

"4년 동안 국회에서 생활해 보니 국회의원들이 어떻더냐"고 장세환 전 국회의원한테 좀 막연한 질문을 했다. 송곳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위선적인 의원들이 너무 많더라는 것이었다. 정의를 외치고 국민을 끔찍하게 생각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국회의원일 수록 실제 행동이나 생활은 정 반대더라는 것이다. 겉 다르고 속 달라야 살아남는 게 우리 정치풍토라면 위선적인 그들이야 말로 정확히 현실을 읽고 있는 셈인지도 모른다. 장 전 의원이 작년 12월14일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따지고 보면 정치판에 대한 자괴감과 자신의 무력감이었다. 기자회견문은 '야권 통합의 불쏘시개가 되겠다'는 제목을 달았지만 '분열과 갈등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과 '사심과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는 것' 두가지를 내세웠다. 국민은 새로운 가치와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정치권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이전투구식으로 국민적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고 비판을 가했다. 지난 18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점을 남겼다. '폭력국회'와 '식물국회'라는 질타를 들었다. 전기톱과 해머를 휘두르고 최루탄을 터뜨린 폭력적인 행태가 외신을 타고 세계에 전파됐다. 국민적 비아냥 속에서도 잇속 챙기기에는 여야 모두 적극적이었다. 세비와 보좌관을 늘리고 의원직을 그만 두면 65세부터 평생 매월 120만 원씩 받는 '노후연금'까지 챙겼다. 국회의원 배지를 달면 특권이 200여 개나 생긴다고 한다. 장관급 예우와 불체포특권, 면책특권에다 철도 선박 항공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의원들은 한해 1억2400여 만원의 세비를 받고 보좌관과 비서관, 비서 등 7명을 채용할 수 있다. 국회의원 300명에게 연간 10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지원된다. 모두 국민 세금이다. 19대 국회는 절반 가까운 149명이 초선으로 물갈이됐다. 개혁성향도 앞서고 국민적 기대감도 높다. 일을 제대로 하고, 잘못된 관행을 개혁하면서 특권을 과감하게 버린다면 이런 비용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오늘이 국회 개원일이다. 원구성 협상이 난항이다. 국민을 위하고 민생과 개혁을 주창하지만 당리당략에 매몰돼 있다. 18대 때와 똑같다. 국민 눈높이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 변화와 새로운 가치를 지향하고 있는데 우리 국회는 이런 기술이 없는 모양이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경재
  • 2012.06.05 23:02

유료화된 경기전

전주가 조선왕조의 발상지임을 상징하는 곳이 몇 군데 있다. 조경묘와 경기전, 오목대·이목대 등이 그곳이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경기전(慶基殿·사적 제339호)은 태종 때인 1410년 조선왕조를 연 태조 이성계의 어진(御眞·왕의 초상화)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기 위해 지어졌다. 이 어진은 서울을 비롯 경주 평양 개경 영흥 등 6곳에 봉안되었으나 전주본만 유일하게 남았다. 처음 명칭은 어용전(御容殿)이었으며 경기전이란 명칭을 사용한 것은 세종 때인 1442년이었다. 경기전에는 어진 말고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한 것으로 유명하다. 천신만고 끝에 유일하게 살아 남았기 때문이다. 이 두 문화재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동학혁명, 일제 등 숱한 고난을 딛고 600년의 세월을 건넜다. 그 과정에서 이 지역 유림 등 지역민들이 이들을 지키기 위한 수고가 무척 컸다. 국보 제151호인 조선왕조실록은 현재 서울대 규장각에 보관돼 있고, 태조 어진은 보물 제931호(1872년 모사본)에서 국보로 승격돼 우여곡절 끝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현재 모습의 경기전은 정유재란때 불에 타 소실된 것을 광해군 때인 1614년 중건한 것이다. 이같은 역사를 지닌 경기전이 6월 1일부터 유료화되었다. 전주 한옥마을의 대표적 명소인 이곳이 입장료를 받게 된 것이다. 유료화 문제는 그 동안 찬반 양론이 분분했다. 찬성측은 경기전이 가진 문화재적 가치와 존엄성을 높이고 보다 나은 관람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유료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무료 개방을 계속할 경우 무분별한 출입으로 질서 유지가 곤란하고 문화재 훼손 우려가 있다는 점도 들었다. 반면 반대측은 경기전이 오랫동안 시민들의 쉼터 역할을 했고 별달리 볼만한 것도 없다는 주장을 폈다. 한 해 400만 명이 찾는 한옥마을 관람객들의 필수 방문코스인데 자칫 부정적 이미지를 낳는다는 말도 나왔다. 어쨌든 전주시는 여론조사와 공청회, 조례제정 등의 절차를 거쳐 입장료 징수에 들어갔다. 이제 꽁짜로 드나들던 옛 경기전이 아니다. 그런 만큼 그에 걸맞는 안전한 보전관리와 쾌적한 환경,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 보여야 할 것이다. 전통문화중심도시의 상징적 문화자산인 경기전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조상진 논설위원

  • 오피니언
  • 조상진
  • 2012.06.04 23:02

창극의 발견

콘텐츠의 시대다. 시대야 어떻든 그 이유로 우리 전통문화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공연예술무대에도 콘텐츠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형식과 내용 그 모두에서다. 전통문화의 가치가 새로운 콘텐츠로 주목받으면서 공연무대의 양식은 확실히 풍요로워졌다. 요즈음 공연무대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 창극에의 새로운 발견이다. 창극은 판소리를 바탕으로 하는 우리 고유의 음악극이다. 아름다운 음악과 연극, 춤, 화려한 무대에 관현악 악기반주까지 결합해있는 종합예술이라는점에서 서양의 오페라와 비교되기도 한다. 최초의 창극은 '원세계'. 1908년 원각사에서 '원세계'가 올려진 이후 창극은 1950년대 말까지 가장 인기있었던 공연예술이었다. 우리 전통문화가 말살되었던 일제강점기, 창극은 전성기를 구가했다. 삶의 근원이 뿌리째 흔들리는 전통문화 말살의 환경에서 창극은 그나마 대중들의 삶을 위로하는 통로였던 것이다. 그러나 다시 새로운 대중문화가 밀려들면서 창극은 더 이상 대중들의 마음을 잡지 못했다. 설자리를 잃었던 창극은 1962년 국립창극단이 만들어지면서다시 일어섰다. 과정은 지난했으나 창극은 100여년동안 우리나라 공연예술의 적자의 자리를 그대로 지켜온 셈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오늘의 무대에서 창극은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우리의 양식으로 발전하는데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신명은 있으나 감동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소리꾼의 절창에 가슴 뜨거워지지만 창극 무대가 여전히 낯선 탓이다. 다행히 창극에 대한 관심이 근래들어 높아지고 있다. 창극의 스토리는 여전히 고전소설이 주를 이루지만 다양해지는 콘텐츠 덕분에 새로운 스토리의 등장도 늘어나는 추세다. 고전의 변용으로 스토리의 참신한 변화도 눈에 띄지만 무대양식의 다양한 실험도 창극의 틀을 바꾸어가고 있다. 그런점에서 보면 창극은 적어도 우리음악분야의 '오래된 미래'라고도 할 수 있다. 지난주부터 전주한옥마을에 있는 소리문화관에서는 매주 토요일 창극무대가 열리고 있다. 전북방문의 해를 맞아 전주문화재단이 기획한 마당창극 '해 같은 마패를 달 같이 들어 메고'다. 판소리 '춘향가'중 변학도 생일잔치와 암행어사 출도장면을 재구성한 이 무대는 창극의 정통적 요소를 열린무대의 새로운 양식과 결합시켜 신명을 한껏 돋궈낸다. 10월까지 한시적 야간상설공연무대로 기획된 아쉬움이 있지만 5개월 동안의 장정이 창극의 대중성을 높이는 시간으로는 부족해만 보이진 않는다. 이제 시작인 무대에 주최 측이 더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2.06.01 23:02

바다 영토

오늘은 17번째 맞는 바다의 날이다. 1994년 12월 유엔해양법협약 발효에 따라 우리나라는 1996년부터 바다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제정했다. 오늘(5월 31일)을 바다의 날로 정한 것은 통일신라 시절 장보고가 완도에 청해진(淸海鎭)을 설치한 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적으로는 1992년 리우환경회의에서 6월 8일을 세계 바다의 날(World Oceans Day)로 정하고 기념해오고 있다. 올해 바다의 날 기념행사는 '우리의 바다, 세계와 만나다'라는 주제로 여수세계박람회장 한국관에서 열린다.바다는 자원의 보고다. 우리는 바다로부터 산소의 75%, 식량의 25%, 석유와 각종 광물자원의 30%를 얻고 있다. 그래서 독일 속담에 '바다는 인간이 필요하지 않을지라도 인간은 바다를 떠나서 살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남한 육지면적의 4.5배에 이르는 44만3000km²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보유하고 있다. 또 3200여 개의 섬과 1만2682km에 달하는 긴 해안선을 갖고 있다. 하지만 섬나라인 일본은 우리나라나 중국이 해양영토라는 개념이 없던 19세기 말부터 무인도를 자국령으로 편입시켜왔다. 이 같은 결과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은 447만㎢로, 우리나라보다 10배 넓으며 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 387만㎢보다도 더 넓다. 덕분에 일본은 석유 대체자원으로 기대를 모으는 메탄하이드레이트와 희토류 망간 등 엄청난 해양자원을 확보했다.바다영토 확보전은 지구상 마지막 자원의 보고인 북극해에서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세계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의 4분의 1이 북극해에 매장돼 있다고 추정한다. 러시아와 캐나다가 북극해에서 대대적인 군사훈련을 실시하는가 하면 미국 노르웨이 그린란드 덴마크 등도 자국의 200해리내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천연자원의 개발권을 주장하는 등 총성없는 전쟁이 치러지고 있다. 이들 연안국 외에도 중국이 1990년 쇄빙선 쉐룽호를 북극으로 보내고 2004년 탐사활동을 위한 기지를 건설하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00년부터 북극해 해양자원 조사연구를 시작해 대상 지역을 점점 넓혀가는 중이다.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투입, 북극 항로를 개척하고 북극해의 영유권 확보를 통해 에너지 자원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제 바다 영토 확보는 경영학에서 말하는 블루 오션(blue ocean), 그 자체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2.05.31 23:02

물갈이 효과

변화를 요구한 도민들의 바람이 4·11 총선서 관철됐다. 7명을 물갈이 했기 때문이다. 시중서는 국회 원구성도 하기전에 초선 당선자들에 기대 보다는 걱정들을 많이 한다. 물 설고 길 설어 물당번 하기도 벅찰 것 같다는 생각들이다. 초선들이라 중앙 인맥이 부족하고 경험도 별로여서 제대로 의정 활동을 할 수 있을까 고개를 갸웃 거린다. 대부분의 당선자들은 열심히 하겠다고 자신감을 내 보이지만 유권자들은 맘에 안찬 느낌이다.이번에 도민들이 대거 물갈이를 통한 세대교체를 한 것은 지역에 참신성을 불어 넣어 새롭게 판을 짜야 한다는 절박감이 작용했다. 그간 다선 의원들 한테 지역을 맡겨봤자 지역이 특별하게 바뀐 것이 없었다는 게 중론이었다. 도민들은 다선의원들의 정치력 보다는오히려 젊은 후보들의 패기를 선택했다. 너무 오랫동안 지역에 안주하다 보니까 썩은물이 됐다며 변화와 개혁을 요구했던 것.처음부터 초선들이 큰 정치는 못한다. 의욕을 갖고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다보면 길이 보이는 법이다. 전북의 대표 정치인으로 성장한 정세균의원도 초선 때는 정치력이 별로였다. 선수가 쌓이면서 의정 활동을 열심히 하다 보니까 오늘 같은 대선 후보 반열에 오를 정도의 큰 정치인이 됐다. 정치적 거목으로 커 가려면 시대정신을 꿰뚫어 보면서 금도(襟道)와 원칙을 고수할 줄 알아야 한다.지금 도민들이 할 일은 당선자들이 의정 활동을 잘하도록 격려하고 지원하는 일이다. 국회의원을 바꿨으면 어느 시점까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간 도민들은 국회의원 책임 묻는데 엉성했다. LH문제를 따끔하게 혼내주지 않고 어물쩍하게 넘긴게 대표적 사례다. 그 같은 도민들의 엉거주춤한 태도가 문제다. 현재 전북이 매너리즘에 빠지고 패배주의에 휩싸인 것은 일차적으로 정치인 책임이 크지만 도민들도 자유로울 수 없다.아무튼 지역 사회에 역동성을 불어 넣으려면 19대 원 구성을 계기로 낡은 '전북판'을 확 바꿔야 한다. '나 가수다'의 첫 방송이 나갔을 때처럼 뭔가 치열하고 근성 있는 모습이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국회의원을 몽땅 바꾼 것도 축 늘어쳐진 전북사회를 힘 있게 만들자는 뜻 아니었던가. 노장청이 조화를 이뤄 지역사회를 이끌도록 구태의연한 리더십을 청산해야 한다. 그래야 국회의원을 물갈이 한 효과가 나온다. /백성일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2.05.30 23:02

김지사의 불출마 논란

"김완주 지사님은 남은 2년 마무리 잘 하시고, 최규성 김춘진의원 두 분은 아름다운 경선을 하시기 바랍니다." 김영기 참여자치연대 공동대표가 '후원 주막'이 열린 지난 23일 건배를 제의하면서 언급한 내용이다. '후원 주막'은 회포를 풀고, 동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참여자치전북연대가 마련한 행사다. 23·24일 이틀 동안 전주 서신동 KT사무실 직원 식당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회원과 시민, 초청인사 등 200여명이 참여했고 김완주 지사와 최규성 김춘진 의원, 민주당 전북도당 당직자들이 헤드테이블에 앉았다. 건배사 내용을 액면 그대로 들으면 문제될 게 없다. 당연하고도 의례적인 수사(修辭)일 수 있다. 하지만 깊고 적극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그건 "당신이 약속한 대로 차기 선거는 출마하지 말라."는 뜻이다. 최·김 두 국회의원한테 아름다운 경선을 하라고 부탁까지 했으니 김완주 지사가 듣기에는 아주 고약한 내용이겠다. 축하하러 온 김 지사를 두고 김 대표가 작심한 듯 발언한 데에는 그럴 만한 배경이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일자 전북일보 칼럼('전주·완주 통합의 불편한 정치적 진실')에서 "김완주 지사는 재선 초기 참여자치연대와의 간담회에서 차기 선거 불출마를 공언했다."고 썼다. "통합논의를 전북도가 주도하고 있는 이상 정치적인 숨통을 전북도가 풀어주어야 하고, 통합이 성공할려면 정치권의 기득권 포기가 전제돼야 한다."며 김 지사의 불출마 발언을 소개했다. 그런데 김 지사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간담회 자리도 불출마 얘기를 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은 김 대표가 건배사에서 맞받아 친 것이다. 한가지 팩트(사실)를 두고 이렇듯 다른 주장이 나오니 귀신 곡할 노릇이다. 과거에도 불출마 논란은 있었다. 재선 당선 뒤 인사차 들른 원로한테 "차기 선거 불출마 뜻을 피력했다."는 이야기가 나돈 적도 있다. 측근 주요 자리 배치 인사를 놓고는 "다음 선거에는 뜻이 없는 모양"이라는 추측이 일기도 했다. 어쨌건, 시중에는 김 지사가 3선에 도전할 것이냐, 마느냐가 화두로 던져져 있다. 선거는 2014년인데 벌써부터 불출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논란은 어쩔 수 없지만 누구 말이 옳은지 진실은 가려야 하지 않겠는가. /이경재 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경재
  • 2012.05.29 23:02

말(馬)산업

스포츠에도 등급이 있다고 한다. 가장 낮은 단계는 헬스 등 기계와 함께 하는 운동이다. 바로 윗 단계는 자연과 더불어 하는 운동이다. 골프가 이에 해당한다. 그 위는 승마처럼 동물과 하는 운동이다. 그리고 맨 윗단계는 남녀가 밤에 하는 운동이라는 것이다. 누가 웃자고 만들었는지 모르겠으나 꽤 그럴듯하다.실제로 국민소득의 변화에 따라 국민들의 레저 형태도 변화해 왔다. 레저업계에서 국민소득이 1만 달러를 넘으면 테니스, 1만5000 달러는 골프, 2만 달러는 승마, 2만5000 달러 시대는 요트가 대중화 된다고 보는 게 통설이다. 한 때 테니스가 귀족 스포였던 때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부응해서 인지 요즘 승마가 각광받고 있다. 한국마사회(KRA) 조사에 따르면 2010년 1월부터 9월까지 한 번이라도 말을 타 본 사람은 66만2200여 명이었다. 어림잡아 1년에 90만 명 쯤 승마를 즐긴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승마장도 지난 해 9월 말까지 330개로 늘어났다. 이제 승마도 '귀족 레포츠'에서'생활 승마'로, 대중화의 길로 접어든 셈이다.승마는 남성보다 여성이 즐겨한다. 여성은 생리적 특성상 폐경기에 접어들면서 골격이 약화되고 비만해지기 쉽다. 이러한 시기에 승마는 전신 운동을 통해 허리 운동 및 유연성을 향상시킨다. 또 바른 자세를 통해 어긋나 있는 뼈가 제자리를 찾고 골반을 더욱 튼튼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남성의 경우 스포츠로 즐기기도 하지만 재활승마로의 역할이 크다. 중년 남성들의 말 못하는 고민 1위인 전립선염에 좋다는 것이다. 정기적으로 말을 타면 전립선과 좌골 등에 마사지 효과가 커, 자신감 넘치는 신체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정부에서도 2011년 2월 '말 산업 육성법'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전국 자치단체들이 우후죽순으로 말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원조격으로 전국 2만8000여 마리의 77%를 육성하는 제주도를 필두로 경북 영천과 구미 상주, 충남 홍성, 경기도 화성, 강원 정선, 전북 장수 등이 그러하다. 농촌진흥청은 여기에 더해 말고기 산업을 농촌의 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키로 했다. 육용마를 키워 소비자에게 고품질의 말고기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해 4월 지식경제부로 부터 '말 레저 특구'로 지정된 장수군도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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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진
  • 2012.05.28 23:02

칼스루에의 선택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낯설었던 '미디어아트(매체예술)'가 대세다. 이미 우리의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는 미디어아트는 이제 문화예술현장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여수엑스포 역시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하는 미디어아트의 다양한 예술적 표현이 모든 공간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이러한 미디어아트의 가능성을 주목해 지역 발전 동력으로 삼은 도시가 있다. 독일 서남부의 도시 칼스루에다. 전쟁의 아픈 역사를 갖고 있는 칼스루에의 인구는 30만 명. 이 중소도시에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거대한 규모의 미디어아트센터가 있다. ZKM(Zentrum fur Kunst und Medientechnologie)이다. 현대미술관과 미디엄 뮤지엄, 미디어 도서관과 미디어 극장, 음악 스튜디오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ZKM은 세계가 주목하는 미디어 아트센터다. 미술가 조각가 음악가가 실제로 작품을 제작하고 전시하는 공간 뿐 아니라 후진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까지 완벽하게 갖추어 놓아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 공간의 전신이 탄약공장이라는 사실이다. 칼스루에는 정보과학에 일찌감치 눈을 떴다. '헤르츠'라는 단위를 만들어낸 하인리 헤르츠가 칼스루에 대학 출신이다. 정보과학에 대한 개념 역시 50년대 칼스루에를 중심으로 정리됐던 이론을 기반으로 하고 있을 정도다. 칼스루에시는 그런 도시의 전통을 기반으로 이 분야의 많은 아이디어를 과학자 뿐 아니라 예술가, 주민, 정치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서 이어받아 발전시키는 전략을 모색했다. 정보 통신, 방송시설, 문화예술 영역을 통합해 발전시키는 정책 역시 그러한 전략으로부터 나왔는데, 그 결실이 바로 미디어아트센터 설립이었다. 1985년 시의 기획과 칼스루에 미술대학의 공동연구로 시작된 미디어아트센터는 미래지향적인 기능과 세계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예술적 건축으로 환경친화적인 건물을 설립하는 것이 목표였다. 당초 건설 후보지는 중앙역 옆의 빈터. 파리와 프라하를 잇는 철도와 함부르크와 이탈리아를 잇는 철도가 동서남북으로 관통하는 교통의 중심지였던 칼스루에의 지리적 장점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국제 공모를 통해 네덜란드 건축가 램 콜하우스의 설계안이 당선됐지만 막대한 예산문제에 부딪혔다. 이때 제안 된 곳이 탄약공장이다. 비어있는 동안 음악가와 미술가들이 작업장으로 활용하고 있던 탄약공장을 미디어아트센터로 바꾸는 작업은 시민들에게도 환영을 받았다. 칼스루에는 오늘날 미디어아트를 이끄는 세계적인 도시가 됐다. 이 도시의 탁월한 선택이 가져온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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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12.05.25 23:02

농촌 양극화

농촌지역 양극화 문제가 도시보다 더 심각해지는 것으로 드러나 전통적인 농촌공동체의 붕괴가 우려된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22일 발표한 '농촌사회의 양극화실태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농촌의 소득 하위 20% 계층에 비해 상위 20% 계층의 소득이 2005년 9.6배에서 2010년 12.1배로 확대됐다. 도시가구의 경우 2005년 5.4배에서 2010년 7.1배로 확대되는데 그쳤다. 도시보다 농촌의 소득 양극화가 5년 전에 비해 더욱 크게 벌어진 것이다. 특히 농촌은 소득뿐만 아니라 교육과 건강 등 모든 영역에서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농촌사회의 심각성이 크다. 교육의 경우 농촌주민 중 중졸이하의 저학력자 비중이 50%에 달해 도시의 22%보다 배 이상 높았다. 농촌주민들은 병을 앓고 있는 인구비율(유병률)도 2010년 25.3%로, 도시주민 19.7%보다 높았다. 농촌 주민들 역시 양극화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소득에 대해 양극화 인식은 전체의 58.3%로 나타났으며 고용 부문 55.1%, 교육 부문 41.4%, 건강 부문 36.5%, 사회참여 부문 46.9% 등 이었다.이처럼 농촌지역의 양극화 문제는 농촌인구의 고령화와 다문화·조손가정 증가, 도시 은퇴자들의 귀농 귀촌 등이 늘어남에 따라 농촌사회의 동질성이 점차 약화되면서 양극화가 심각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그동안 추진해 온 농촌개발이 공동체 회복과 사회적 경제보다는 지나치게 시장논리만을 강조하면서 이 같은 양극화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사실 우리 전통적인 농촌사회는 두레나 품앗이, 향약과 계(契) 등 서로 돕고 도와주는 아름다운 전통이 미풍양속으로 내려왔다. 그러나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이농현상과 농촌의 피폐화로 농촌 공동체가 무너지고 소득 불균형과 함께 인심마저 각박해지면서 새로운 사회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이 같은 농촌 양극화 해소를 위해선 농촌의 기초 소득보장과 일자리 기회 확대, 정부 정책자금의 형평 지원 등이 요구된다. 또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의료서비스 확대와 학교 교육여건 개선, 주거 및 기초생활여건 충족, 취약계층 복지 강화도 필요하다. 그동안 산업위주 국가정책으로 상대적 희생을 강요당한 농촌의 복원을 위해선 절대 규모의 경제 논리로만 접근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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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순택
  • 2012.05.24 23:02

전북과 대선

올 대선서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다. 4.11 총선에서 당초 예상을 깨고 여대야소가 만들어졌지만 아직 어느당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단언키에는 너무 많은 변수가 남았다. 의석수를 놓고 볼때 새누리당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민주통합당이 총선때 수도권서 이겨 놓아 그 누구도 속단하기가 빠르다. 하지만 총선을 승리로 이끈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 여론 조사에서 계속 1위를 달려와 유리한 국면은 만들었다. 7명의 국회의원을 신진들로 대거 갈아 치운 전북의 속사정도 그리 간단치 않다. 정동영이 강남을서 패한 바람에 당내 입지가 좁혀지면서 대권가도에 빨간불이 켜졌고 종로서 홍사덕을 꺾고 5선이 된 정세균도 지지도가 뜨질 않아 속 태우고 있다. 도내 두명의 중진들이 대권주자로서 역할 보다는 오히려 킹메이커로 그칠 공산이 짙은 것 아니냐는 여론이 생겨났다. 이미 상당수 핵심들이 김두관 경남지사쪽과 문재인 상임고문쪽으로 줄 서 있다.여기에 호남에서 젊은층의 지지도가 높은 안철수 서울대교수의 출마 여부다. 안교수의 아버지가 "아들이 민주당에 입당해서 경선에 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지만 박원순씨가 서울시장 되는 방식을 답습하거나 아니면 무당층을 결집해서 나가더라도 다음달 중에는 출사표를 던져야 할 것이다. 안교수는 박근혜 위원장과 1대1 구도를 이뤘을 때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로 평가 받고 있기 때문이다.도민들은 지난번 정동영후보 대선 출마 때에 비해 차분하다. 아직 여야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서 그럴 수 있지만 도내 출신의 대권주자 지지도가 너무 낮아 큰 기대를 걸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연말 대선이 한국 사회의 정치판 즉 지방권력까지도 확 바꿔버릴 수 있는 위력을 지니고 있다. 민주당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전북 정치인들의 약진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고 새누리당으로 정권이 승계되면 지지율 여하에 따라 또다시 고난이 이어질 수 있다.아무튼 총선이 끝난 직후부터 전주·완주 통합과 바짝 도민들의 삶의 질을 챙기고 나선 김완주지사의 3선 출마 여부도 연말 대선과 맞물려 있다. 너무 오랫동안 단체장을 해온 그를 도민들이 그 때가서 어떻게 받아 들이느냐가 중요하다. 그게 여론의 힘이기 때문이다./백성일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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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12.05.23 23:02

소탐대실 행정

서민이란 일반적으로 벼슬이나 신분적 특권을 갖지 못한 사람, 경제적으로 중류 이하의 넉넉지 못한 생활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재산의 정도를 기준으로 서민을 측정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 재산은 2011년 기준 2억9765만 원이다. 통계청이 전국 1만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가계금융 조사를 벌인 결과다. 중위 값은 1억5926만원, 중위 부채는 3천80만원이다. 단순 계산하면 중위 값에서 부채를 뺀 1억3천만원 정도가 중위 재산이라고 할 수 있다. 순 재산 총액이 1억3천만원 이하의 가구라면 서민이라고 불러도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긴 강남에서 십 몇억짜리 아파트를 갖고 있어도 자기는 서민이라고 우기는 이도 있긴 하지만. 서민들의 가장 커다란 꿈은 내집 마련이다. 과거 주택공사가 영구임대, 20년 장기임대 아파트 등을 지어 분양했다. 주택공급을 늘리고 서민들도 내집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사업성보다는 공공성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적자 폭이 늘 수 밖에 없다. 2009년 10월 출범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빚이 지금 300조에 이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공 빚이 대부분이다. 택지와 주택 공급을 전담하는 공기업으로선 이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적 기능수행이 우선이라는 건 두 말할 필요가 없겠다. 지금 LH가 고분양가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전주 효자5지구 보금자리 아파트(560가구) 분양가가 3.3㎡당 719만~730만원이었다. 아파트 한 채 값이 2억4000만원에 이른다면 무주택 서민하고는 거리가 멀다. 주변 시세를 반영해 경제적 여유 있는 계층을 노렸다면 전주시민을 '봉'으로 삼은 셈이다. 하지만 고분양가 논란 속에 수십대 일의 높은 경쟁률을 보인 건 아이러니다. 지방의회와 시민단체 등이 벌떼 같이 일어나 분양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고 분양가를 인하하지 않으면 LH사업 인허가를 못해주겠다고 공문까지 보낸 전북도의 처사는 성급했다. 소탐대실 행위일 수 있다. LH는 빚 때문에 임대아파트 사업을 하지 않으려 한다 정부 요구 때문에 마지못해 한다. 도내 시군은 물론 전국의 지역들이 임대아파트 건설 로비를 벌이는 판인데 그런 공문이나 보낸다면 사업을 축소할 명분을 줄 수 있다. LH의 전북맨들은 실리를 챙겨야 할 전북도가 똥 오줌을 가리지 못한다며 안타까워 하고 있다. /이경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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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재
  • 2012.05.22 23:02

금강하구둑

"금강(錦江)…. 높이 솟구친 갈재와 지리산 두 산의 산협 물을 받아 가지고 장수로 진안으로 무주로 이렇게 역류하는 게 금강의 남쪽 줄기다. 그 놈이 조치원을 지나면 거기서 비로서 오래두고 찾던 남쪽 줄기와 마주 만난다. 백마강은 공주 곰나루에서 부터 시작하여 백제 흥망의 꿈자취를 더듬어 흐른다. 예서부터가 옳게 금강이다. 형은 서서남으로 빗밋이 충청 전라 양도의 접경을 골타고 흐른다. 이로 부터서 물은 조수까지 휩쓸려 더욱 흐리나 그득하니 벅차고 강넓이가 훨씬 퍼진 게 제법 양양하다. 이렇게 에두르고 휘돌아 멀리 흘러온 물이 마침내 황해 바다에다가 깨어진 꿈이고 무엇이고 탁류째 얼러 좌르르 쏟아져 버리면서 강은 다하고,"군산시 임피면에서 태어난 작가 채만식의 소설 '탁류'의 첫 머리다. 중간 중간 떼어 길게 인용한 것은 남한에서 세번째 긴 금강을 잘 표현한 압권이기 때문이다.당서(唐書)에 금강은 웅진강(熊津江)이라 기록하고 있다. 금(錦)은 원어 곰(熊)의 사음(寫音)이다. 금강은 3개의 큰 담수호를 품고 있다. 1980년 대전의 신탄진 부근에 건설한 대청댐과 2001년 진안에 들어선 용담댐, 그리고 1990년 완공한 금강하구둑이 그것이다. 이 중 금강하구둑은 충남 서천군 마서면과 전북 군산시 성산면을 연결하는 1841m의 방조제와 20개의 배수갑문으로 되어 있다. 수자원 확보와 금강 상류지역의 홍수조절, 염해 방지, 관광개발을 위해 건설한 것이다. 총 저수량은 1억3800만 톤이며 전북과 충남에 연간 3억4000만 톤의 농업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덕분에 뱃길로 오가던 군산-서천간 교통이 개선됐고 관광산업 발전 효과도 크다. 그런데 최근 전북과 충남 사이에 갈등이 일고 있다. 서천군이 2009년부터 서천측 하구둑 인근에 80만톤의 토사가 쌓여 수질이 나빠지고 생태계가 훼손됐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하구둑 일부 200m쯤을 철거해 기수역(汽水域·강물과 바닷물이 접하는 지역)을 복원하자는 주장이다. 이같은 해수유통에 대해 군산 익산 김제시 등은 농공업용수 공급에 차질을 빚고 저지대 침수 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국토해양부의 용역실시 결과도 부정적이다.그러자 충남도는 영산강 낙동강지역 자치단체와 3대강 해수유통협의회를 구성, 대선공약으로 추진할 움직임이다. 물 분쟁이 이웃간 선린관계를 해치지 않았으면 한다.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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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진
  • 2012.05.21 23:02

'외눈화가' 최북

호생관(毫生館) 최북(崔北 1712~1786년경). 그의 이름을 들어본 독자 분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무주 최 씨로 알려진 최북은 조선후기에 활동했던 직업 화가다. 타고난 재능과 남다른 개성으로 다양한 소재의 그림을 그렸던 그는 조선 후기 화단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일정한 틀에 갇히지 않고 종횡무진 하는 필치로 주목 받았던 그는 전통화풍으로서 뿐 아니라 당대에 유행했던 한국 진경화풍에도 빼어난 명작을 남겼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의 생애를 온전히 알 수 있는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오늘날 우리에게 알려져 있는 최북의 이야기는 그의 예술세계를 흠모한 옛사람들의 평전으로 전해지는 것들이다. 그래서인지 기인다운 일화가 적지 않다. '정열화가'라거나 '기행화가' '광화사' 등으로 불리는 것도 이러한 일화가 바탕이다. 그의 기인적 행적은 그가 '외눈화가'가 된 사연에서 절정을 이룬다. 가난하고 내놓을 것 없는 가문출신이었던 그는 직업화가로서 오로지 그림을 그려 생계를 유지해야했다. 붓으로 먹고 사는 일을 해야 하는 처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먹고사는 일보다 화가로서의 자존감을 굳게 지켰다. 그는 그림을 주문한 사람의 의도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스스로 자신의 한 눈을 찔러 멀게 했다. 이밖에도 전해지는 그의 기행은 적지 않다. 그러나 그는 한 시대, 기행을 일삼으며 재능만을 과시하다 떠난 화가가 아니다. 대부분 작품들은 시와 글에도 깊이 있는 세계를 섭렵했던 지식인으로서의 최북을 보여준다. '못 그리는 것 없는 조선 최고의 화가' 최북을 만날 수 있는 귀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국립전주박물관이 마련한 특별전시회다. 올해는 최북 탄생 300년이 되는 해. 박물관은 연대기적 의미를 기념해 '최북'을 초대했다. 그동안에도 그의 전시회가 있긴 했지만 소품 위주로 공개되었을 뿐 이처럼 본격적인 전시는 처음이다. 전주박물관은 이 전시를 위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중앙도서관을 비롯, 전국의 10여개 기관에서 유물을 빌려왔다. 그중에는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도 있다. 이 전시회의 기획의미나 과정의 노고를 감안하면 오랜 시간 전시되는 것이 마땅한데, 아쉽게도 이 전시는 6월 17일에 끝난다. 유물 대여기간이 6주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옛글에 '알기만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만 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고 했다. 한 시대를 치열한 예술적 열정으로 살다간 '자유로운 영혼의 화가'를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을 놓친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2.05.18 23:02

순창 고추장의 역설

우리나라 고추장의 대명사격인 순창고추장이 지역 생산농가의 소득향상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을까.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 소장이 출간한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에 따르면 순창에 13개 고추장 공장이 있는데 연간 매출이 3000억원에 이른다. 일하는 사람은 375명, 한 사람이 8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 제조업 평균 4억5000만원 보다 배 가까이 높다. 반면 가내수공업 형태로 만드는 순창지역 전통적인 고추장 생산농가 72곳의 매출은 모두 합해서 400억원 정도. 일하는 사람은 300명 정도다. 한 농가당 평균 매출액은 5억5500만원으로, 고추장 공장의 한사람 매출에도 못 미친다. 순창고추장이 식품 대기업에 의해 잠식당하면서 전통적인 고추장 생산농가들이 설 땅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순창고추장의 생산성이 높아질수록 생산농가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이원재 소장은 이를 빗대어 "순창은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고 진단했다. 전통적인 고추장 생산농가의 생산성은 대기업 공장의 6분의 1 수준도 안된다. 고용 인원은 많지만 생산성은 뒤떨어지니 가격경쟁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대기업 고추장 공장들이 순창지역에 들어서면서 지역 농산물 수요가 줄어들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무늬만 순창고추장일 뿐 순창에서 생산되는 고추를 쓰지 않기 때문이다. 값싼 중국산이 순창고추장으로 포장되고 있는 사실을 다수의 국민들은 잘 모르고 있는 게 현실이다.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3일 농진청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농사짓는 사람이 부지런히 일해서 농사를 지으면 돈은 식품회사가 다 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식품회사들은 대형 회사들로, 자기 분야뿐만 아니라 농업 분야에서 연구개발(R&D) 투자를 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주문했다. 어렵게 전통을 지켜 온 순창고추장의 명성을 이용해서 손쉽게 그 과실을 따먹고 있는 대기업들이 지역과 농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관료들도 기업유치만이 능사가 아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대기업의 탐욕과 자본주의 먹이사슬의 표본이 순창이라는 사실을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2.05.17 23:02

음식 창의도시

국제영화제를 성공리에 마친 전주시의 이름 값이 모처럼만에 높아지게 됐다.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유네스코)가 전주시를 국내 첫번째 음식창의도시로 15일 지정했기 때문이다. 2004년 유네스코 이사회에서 시작된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사업'은 문학·디자인·음악·음식·민속예술·영화·미디어아트 등 7개 분야로 구성돼 있다. 음식분야에는 콜롬비아의 포파얀, 중국의 청두, 스웨덴의 외스테르순드 등 3개 도시가 지정돼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이 디자인으로 경기도 이천이 민속공예로 지정됐다.전주시는 유네스코 음식 창의도시로 명명돼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게 됐다. 이름 값이 하룻 밤 사이에 천정부지로 뛰어 음식이라는 전주의 브랜드 가치를 높혔고 세계적으로 홍보가 이뤄지게 됐다. 민선 자치시대들어 전주시가 꾸준히 한스타일 문화 사업을 벌여온 결과가 이제야 결실을 본 것이다. 일찍이 한지· 한식·한옥·한복·한글로 대표되는 한스타일 사업을 전주시가 도시컨셉으로 잡고 뛰어든 성과물이다. 전통문화가 돈 된다는 사실을 전주시가 실증적으로 보여준 것이다.이번에 음식 창의도시로 지정될 수 있었던 것은 전주가 한국 전통음식이 가장 잘 보존돼 있고 전통을 이어온 가정 음식이 잘 발달된 점 때문이었다. 여기에 전주비빔밥축제나 국제발효식품엑스포 등을 개최해오면서 전주 음식의 저변 확대가 잘 이뤄진 점이 꼽혔다. 글로벌시대에 전주 음식의 역사성과 전통성을 세계적으로 인정 받았다. 그간 맛과 멋의 고장이라는 한국적 이미지를 이제는 세계인을 상대로 뽐낼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전주시가 전통의 매력을 지녀 경쟁력을 확보했다. 음식 맛은 신뢰여서 음식점들이 신뢰를 잃지 않도록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창의도시 지정 이후가 더 중요하다. 전주시가 음식 창의도시로 지정돼 도시 브랜드 가치가 한층 높아졌다. 도시의 이름 값은 경쟁력이다. 요즘 전주 완주 통합이 이슈다. 전주서는 찬성자가 많고 완주군에서 예전 같지는 않아도 반대가 있지만 브랜드 가치면에서 볼 때 전주 완주를 통합하는게 더 큰 이익이 생길 수 있다. 글로벌시대에 완주군이라는 이름 갖고서는 국내외적으로 한계가 있다. 전주 완주가 통합되면 완주군도 전주시의 브랜드 가치를 함께 나눠 가질 수 있다./백성일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2.05.16 23:02

착잡한 스승의 날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1958년 당시 충남 강경여고 청소년적십자(현 RCY) 단원들이 세계적십자의 날(5월8일)을 맞아 병중에 있는 전· 현직 교사들을 방문해 봉사활동했던 것이 배경이다. 선행을 확산시키기 위해 '은사의 날'을 정했고 1963년 10월 서울과, 1964년 4월 전주에서 RCY 각도 대표가 모여 사은행사를 갖기로 결정했다. 이듬해엔 명칭을 '스승의 날'로, 날짜는 5월26일로 바꿨다. 65년 4월에는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15일을 스승의 날로 다시 바꿨다. 정부는 73년 스승의 날을 폐지했지만 한국교총 등이 강력하게 건의해 9년만인 82년 국가지정 기념일로 정식 선포됐다. 오늘 스승의 날 31주년을 맞게 된 연유다. 우여곡절 끝에 스승의 날이 탄생했지만 이 날을 맞는 스승의 감회는 착잡하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교권 침해와 추락이 도를 넘고 있기 때문이다. 뜻을 펴보지도 못하고 현실에 순응하면서 '직장인'이 돼 가고 있는 교육자들이 많다. 유능한 교사들이 명퇴하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교권은 안중에도 없이 학생인권만 외치는 일부 사회풍토도 스승들을 좌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교총이 전국 교원 32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원인식 설문조사 결과는 이런 분위기를 적나라하게 반영하고 있다. '교직에 대한 만족도 및 사기가 최근 1∼2년간 어떻게 변화했느냐'는 질문에 81%가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4년 연속 내리막길이다. 그 이유로는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이 29.8%로 가장 높았다. '교사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학부모의 태도'(22.6%), '교직에 대한 사회적 비난'(21.1%), '학생교과지도 및 잡무의 어려움'(14.0%) 순이었다. 명퇴 원인으로는 '교육환경 변화'(94.9%)가 가장 많았고, 교육환경 변화로는 '학생인권조례 추진 등으로 학생지도의 어려움 및 교권추락 현상'(70.7%)을 가장 높게 꼽았다.교직만족도와 사기가 이런 데도 우리 사회는 교육자들한테 페스탈로치의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교권 없이는 제대로 된 수업과 학생 생활지도가 이루어질 수 없다. 교육의 질은 결코 교원의 능력을 능가할 수 없는 법이다. '교사는 있지만 스승은 없다'고 비판만 할 게 아니라 왜 존경받는 스승이 사라지고 있는지부터 고민해야 할 일이다. 스승의 날을 맞아 한번쯤 우리사회가 던지고 대답해야 할 화두다. /이경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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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재
  • 2012.05.15 23:02

공산당 최고 원로 김철수

지운(遲耘) 김철수(1893-1986)는 남북 분단의 현실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독립운동에 앞장섰지만 사회주의자(빨갱이)라는 이유로 평생 남한 공안당국의 감시대상 1급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또 민족적인 성향 때문에 북한으로부터도 환영받지 못했다.그러나 그는 우리나라 초창기 사회주의 운동을 이끌었고 해방공간에서 좌우합작에 노력한 공산당 최고 원로였다. 2005년 광복 60년을 맞아 뒤늦게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되었다. 부안군 백산면 출신인 지운은 군산 금호학교를 거쳐 일본 와세다대학을 다닌 엘리트 지식인이었다. 일본과 러시아 중국을 오가며 독립운동과 코민테른 등 사회주의 활동을 벌였으며 1926년 제3차 조선공산당(일명 ML당) 결성시 책임비서를 맡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두차례에 걸쳐 13년 8개월간 옥고를 치렀다.해방 후에는 좌익과 우익의 가교역할을 자임했고 이승만-박헌영 회담을 추진하는 등 통일정부 수립에 노력했다. 하지만 극심한 죄우익 세력다툼과 박헌영과의 노선투쟁, 여운형의 암살 등에 환멸을 느껴 1947년 낙향했다. 선영 옆에 움막을 짓고 꽃과 나무를 벗하며 살았다. 가난이 멍에처럼 따라 붙었으나 이승만 정부 때 입각제의를 받고 친일파와 함께 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거물급 사회주의자였기에 그의 활동은 주목되는 바 컸다. 그는 해방 직후 조직된 독립촉성중앙협의회에 7인의 전형위원으로 참여했다. 당시 예비내각은 '대통령 이승만, 부통령 여운형, 김규식 외무, 김구 내무, 허헌 법무, 김성수 문교, 김일성 군사위원장' 등이어서 흥미롭다. 또 오늘날 중국의 대부 모택동과는 1921년 4월 상해에서 신우회(新友會) 결성시 만났다. 두 사람은 사회주의에 대해 강한 열정을 갖고 있었고 동갑이어서 친했다고 한다. 또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대한애국부인회 김마리아와의 동지적인 애틋한 사랑은 그가 로맨티스트였음을 보여준다. 그는 허백련 오지호 등 예술인과 교류했고 서예도 수준급이었다. 지난 10일 서울에서 지운의 글씨를 모은 회고전이 끝났다. 모택동 사망시 지은 만사(輓詞)와 1935년 서대문형무소 중병자 감방에서 지은 시 '달도 하얗고, 국화도 하얗고, 내 마음도 하얗다(月白鞠白 我心白)' 등이 전시되었다. 최근 통합진보당 등 진보진영의 한없는 도덕적 추락을 보며 한국 사회주의의 새벽을 열었던 지운의 청교도적 삶을 돌아보게 된다.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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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진
  • 2012.05.1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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