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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서원(書院)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문화재청이 지난해 12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 신청한 조선 시대의 대표적 서원 9개를 엮은 '한국의 서원' 등재가 확정된 덕분이다.조선 시대 유교 문화의 거점인 서원과 향교는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 기관이자 유교 성현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신성한 공간이었다. 향교가 유림이 운영하는 공립학교라면, 서원은 문중이 운영하는 사립학교랄 수 있다. 조선왕조 500년 역사에 성리학이란 일관된 가치관이 있었다면, 서원은 그 참교육의 장을 지향하며 자연 속에서 도를 추구했던 선비문화의 요람이었다. 선비들이 우주와 인성의 본질을 탐구하고 마음을 닦아 군자되기를 희구하던 성리학의 배움터이자 지성들의 집회 장소였던 서원은 또한, 서적과 판본의 유통과 확산의 중심 공간이기도 했다. 서원은 건축학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건물들이 소박 간결한 유교적 건축미를 보이고 있으면서도 주변 경관과 조화되는 한국 특유의 공간유형과 양식을 잘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남한 전역에는 700여 개의 서원이 남아 있다. 거의 대부분은 해방 후 복원 된 것들이다. 조선 말 흥선대원군은 서원이 당쟁과 민폐의 뿌리가 됐다하여 철폐 조치를 내렸다. 그 과정에서 대부분의 서원이 훼손되거나 없어지고, 47개의 서원만이 살아남았다. 이번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포함된 9개 서원은 정읍의 무성서원을 비롯해 영주의 소수서원, 안동의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대구의 도동서원, 함양의 남계서원, 경주의 옥산서원, 장성의 필암서원 논산의 돈암서원이다. 건축물의 형태가 특히 잘 보존·관리되어 국가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는 문화재들이다. 얼마 전부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들 서원을 단순히 보존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활용해 그 공간의 역사 문화적 가치를 높이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죽은 전통으로서가 아니라 유교 문화의 소중한 유산으로서 가치를 주목하자는 것이다. 실제 오늘날 서원은 대부분 박제된 공간으로 방치되어 있다. 물론 오래전에 서원의 가치를 주목한 자치단체와 전문가들의 노력으로 선비문화교육과 체험 공간으로 자리 잡은 곳도 있다. 안동의 도산서원이나 영주의 소수서원이 그 대표적인 예다. 우리에게도 역사적 의미가 돋보이는 훌륭한 유산 '무성서원'이 있다. 그러나 도산서원이나 소수서원처럼 오늘을 사는 사람들과 호흡하는 공간으로는 아직 주목 받지 못하고 있다.
요즘 돌고래 '제돌이'가 언론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대공원 동물원 수족관에서 관람객들에게 돌고래 쇼를 통해 즐거움을 선사하던 돌고래가 제 고향인 제주도 앞바다로 다시 보내지게 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다. 마치 영화 '프리윌리'가 현실화되는 것 같다. 다만 수족관에 갇힌 주인공이 범고래가 아닌 국제 보호종인 남방큰돌고래라는 것만 다를 뿐이다. 제돌이의 귀향(歸鄕) 소식은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좁은 수족관에 갇혀 사는 광대역할에서 해방되어 다시 드넓은 고향으로 돌아가 친구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돌이의 운명이 뒤바뀐 것은 10살(추정) 무렵인 지난 2009년 봄. 어부들이 바다에 쳐놓은 그물에 잡히면서부터다. 불법 포획된 돌고래는 제주도의 돌고래쇼 업체에 700만~1000만원에 팔리게 됐고 이 업체에서 다시 경기도 과천에 있는 서울대공원으로 보내졌다. 여기서 제돌이는 점프와 꼬리 튀기는 기술 등 1년 정도의 훈련기간을 거쳐 쇼를 보여줬다. 다행히 뒤늦게 불법 포획사실이 적발되면서 지난해 7월부터 제주지방법원에서 검찰과 업체간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어제 열린 2차 공판까지 검찰과 업체 측은 돌고래 방생을 놓고 생존가능성에 대한 법정 공방전을 벌였으며 검찰에선 '몰수형'을 구형할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2일 제돌이를 제주 앞바다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제주도와 협의를 거쳐 제주 앞바다에 제돌이의 야생적응 방사장을 만들고 내년 6월까지 보낼 계획이다. 이 곳에서 1년 정도 살아있는 먹이 잡는 방법 등을 익힌 후에 2014년 6월께 큰 바다로 풀어 줄 예정이다. 이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자그만치 8억7000여만에 달한다. 방사장 시설비와 수송비 사료비 방사연구와 인건비 등 인간의 탐욕을 비우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관건은 과연 제돌이가 야생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문제다. 야생에서 벗어난 지 3년이 다 되어서 야생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무리들과의 적응은 가능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를 두고 치열한 법정 공방전이 펼쳐지고 있고 해외 연구도 성공과 실패 사례가 제각각이다. 수족관이 아닌 친구들과 바닷 물살을 가르며 솟구치는 제돌이의 모습이 즐거운 상상으로 다가온다.
지방권력의 중심에 국회의원이 서 있다. 그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만들 수 있다. 지역정서를 이용해서 쉽게 정치를 해온 민주통합당 국회의원들은 가히 무소불위의 힘을 써왔다. 지역에서 국회의원 눈 밖에 나 면 선거직에 나서기가 힘들다. 이런 특이한 정치 구조가 20여년간 이어져 와 지역이 피폐해졌다. 그렇지만 지금도 민주통합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유리하기 때문에 경선 과정에서 조차 불법이 저질러졌다. 정동영의원이 심야에 당직자를 불러 모아 유종일 예비후보를 지지하도록 지시할 수 있었던 것도 다 이 같은 힘 때문이었다. 모바일과 현장투표 선거인을 하나라도 더 모으려고 안간힘을 쓴 것은 서로간의 이해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현역의원과 지방의원은 악어와 악어새 관계다. 철저히 공생관계를 이루고 있다. 공천을 보장 받으려고 선거인단 모집에 그래서 열을 올렸다. 지방의원은 일개미처럼 표 모으는데는 최고다.각 지역서 어느 고등학교 출신이 국회의원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그 지역의 권력지도가 달라진다. 지금 우리 사회서는 고등학교 학연이 가장 중심을 이룬다. 군산 제일고 선후배간 맞대결이 이뤄진 군산과 전라고 1년 선후배간의 경쟁이 펼쳐진 무 진 장 임실 지역구에서는 두 학교 동문들이 경선 기간 동안 오히려 표정 관리 하느라 신경을 무척 썼다는 것. 드러내 놓고 지원하기가 애매했기 때문이다. 누가 돼도 국회의원 당선이 유리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전통과 역사를 간직한 이 고장 대표 명문인 전주고등학교 출신이 4명 밖에 공천장을 거머쥐지 못했다. 현 18대 6명이 현역으로 포진해 있는 것과 비교된다. 군산서 고시 3관왕 출신 김관영변호사의 당선 가능성이 한층 높아져 군산 권력 지도가 바뀔 전망이다. 무 진 장 임실서 전라고 출신 박민수변호사와 모바일과 현장 투표서 뒤진 익산의 전주여고 출신 전정희후보가 여성가산점을 얻어 3선의 조배숙의원을 꺾은 것이 변화와 개혁의 시발점이 됐다. 4·11 총선 결과에 따라 도내 권력도 달라진다. 도민들이 현역의원들을 바꾸고 싶어하는 이유가 제 역할을 못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그들 밑에 있는 지방의원들이 지역에서 목에다 힘이나 잔뜩 주고 다니면서 호가호위하는 꼴이 더 싫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백성일 주필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있다는 뜻이다."(법정스님의 '무소유') 그제가 법정스님 입적 2주기였다. 사회적 혼란과 경제적 어려움, 정치적 편향성이 난무하는 오늘날 스님의 무소유 삶의 울림이 새삼 크게 다가온다. 법정스님은 "내 삶을 이루는 소박한 행복 세가지는 스승이자 벗인 책 몇권, 나의 일손을 기다리는 채소밭, 그리고 오두막 옆 개울물을 길어다 마시는 찬 한잔"이라고 했다. 프랑스의 정치사상가인 알렉시스 토크빌(18051859)도 물질적 풍요 뒤의 병리현상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미국의 민주주의'라는 책으로 유명한 그는 7개월간 미국 여행을 하면서 자본주의 사회 구성원들이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삶에 대한 회의에 빠져 있는 걸 간파하고 비판했다.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더 많은 것을 갖고자 하고,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가진 사람을 볼 때마다 괴로워하는 모습을 본 것이다. 물질만능의 병리현상은 우울증과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요즘처럼 신자유주의가 판치는 세상이라면 더욱 그렇다. 권력도 마찬가지다. 얻을 수 없는 것을 가지려고 할 때 더 가난해지는 법이다. 빚을 비관해 어린 두딸을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하려 했던 비정한 엄마가 있었고 민주통합당 경선 참여를 요구하며 수면제를 먹고 자살하려 한 정치인도 있었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OECD 국가중 1위다. 슬픈 현실이다. 한해(2010년)에 1만5566명이 자살했으니 하루 평균 42.6명 꼴이다. 문명이 발달하면 발달할 수록 육신은 편안한 반면 정신은 피곤해진다. 정신적으로 얽매일 일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물질과 권력, 명예를 가질 만큼 다 가졌어도 삶에 대한 회의를 떨치지 못한다. 처방은 없을까. 법정스님은 자족(自足)이 교훈이라고 가르친다. 자신의 처지와 분수안에서 만족하는 사람이 진정한 부자라는 것이다. "우리가 적은 것을 바라면 적은 것으로 행복할 수 있다. 그러나 남들이 가진 것을 다 가지려고 하면 우리 인생이 비참해진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 몫이 있다. 자신의 그릇만큼 채운다."('자신의 그릇만큼'에서) 총선 상황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이경재 논설위원
300여 년전 동짓날이면 전주부성 안에는 큰 잔치가 벌어졌다. 전국의 소리 좀 한다는 광대들이 모두 모여 북적였던 것이다.이 잔치는 두 군데서 열렸다. 한 군데는 전라감영(全羅監營) 통인청이요, 다른 한 군데는 본부(本府) 통인청이다. 오늘로 말하면 전라감영은 전북도청이요, 본부는 전주시청 격이다. 여기서 통인(通引)은 도지사나 시장의 잔심부름을 맡아 하는 말단 공무원이다. 이들 말단 공무원들이 상관의 결재없이 판소리 광대를 불러 들여 잔치판을 연 것이다.양 통인청은 서로 자기편에 가량이 뛰어난 광대를 모시기 위해 경쟁했다. 한 달 전부터 수 백리 밖에까지 수소문했다. 초청된 광대는 솜씨 좋은 음식점을 선택해 모셨다. 오늘날 민박과 같은 음식점들은 대부분 숙박비를 받지 않았다. 대신 광대들은 한 달 동안 목을 풀고 발성연습을 하는 등 수련에 힘썼다. 승패는 광대의 기량에 의해 판가름났다. 뛰어난 광대가 소리하는 곳에 관중이 몰리고 그 자리에서 최고의 아이돌이 탄생한 것이다. 그들에겐 명창이라는 호칭이 따랐다. 덕분에 판소리 발전의 기폭제가 되었다. 때론 잔치가 과열돼 양 팀간에 투석전이 벌어지기도 했다.또 이 잔치는 심사위원도, 특별한 상도 없었다. 귀명창들의 박수소리가 심사였고, 곧 바로 입소문으로 번졌다. 이렇게 해서 인정을 받은 명창들은 여기 저기 초청되었다. 궁중에 들어가 임금 앞에서 소리를 하고 벼슬과 양식을 후히 받기도 했다. 이 큰 잔치가 바로 전주대사습(大私習)이다. 당시 본부광대로 알려진 이는 장자백 정창업 김세종 송만갑 염덕준 등이고, 영문광대는 이날치 박만순 주덕기 장수철 등이다. 또 소속이 불분명한 광대는 모흥갑 유공열 배희근 김창환 김정근 공창식 유성준 전도성 송업봉 박태섭 등이다. 모두 한 시대를 풍미한 쟁쟁한 가객들이다. 이같은 대사습이 일제 때 중단되었다가 1975년에 부활했다. 부활 이후 내노라 하는 명창들의 등용문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심사와 조직 운영의 공정성, 지나친 TV 프로그램화 등의 비판도 없지 않았다.마침 대사습이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한다. 당초 지역의 관과 민이 힘을 합쳐 자발적으로 만든 축제인 점에 비추어 보면 탐탁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국악의 보전과 계승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닐까 싶다. /조상진 논설위원
"전주를 처음 왔을 때 가장 크게 놀란 것은 아파트 건물들이었습니다. 가장 한국적이고 전통문화도시라는 이미지와 너무도 맞지 않는 거대한 아파트 건물이 도시를 에워싸고 있는 모습은 사실 충격이었어요.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몇 년 전 일본 가나자와 대학 오오바 요시미 교수가 전주의 인상을 묻는 질문에 되돌려준 말이다. 오오바 교수는 "그것도 도시를 들어서는 입구에…"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신도시 건설과 주택 문제 해결이라는 과제가 얽혀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같다는 말로 어물쩍 넘어갈 수밖에 없었는데, 그 곤궁한 대답이 참으로 부끄러웠다. 프랑스 젊은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의 <아파트공화국>을 읽다보면 그 부끄러움은 더 깊어진다. 발레리 줄레조는 프랑스에서 한국 사회를 연구하는 대표적인 연구자다. 서울을 처음 방문했던 1993년. 그는 서울의 거대한 아파트 단지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프랑스에서는 슬럼화 되어버려 골칫거리가 된 아파트가 한국에서는 어떻게 이처럼 거대한 군집을 이루어 번창할 수 있었을까가 연구의 시작이다. 그는 연구 대상으로 삼은 일곱 군데의 아파트단지 중 한 군데에 거주하면서 한국의 연구자들이 앞서 하지 못했던 아파트공화국의 본질과 문제점을 짚어냈다. "땅은 좁고 사람은 많으니 당연히 하늘로 집을 쌓아올릴 수밖에 없는가." 한국인들의 빤한 대답에 그는 수많은 질문을 제기하면서 좀 더 인간적인 도시 공간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개발에만 목매었던 우리를 반성하게 한다. 그의 분석이 서울의 아파트를 대상으로 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대도시부터 중소도시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문제들로부터 자유로운 도시는 한 곳도 없을 것이다. 그만큼 아파트는 이제 우리사회의 중심축이 되었다. 성공의 척도조차 아파트 평수로 가늠하는 시대가 아닌가. 인구 감소세로 한국의 주요도시로부터 중소도시쯤으로 추락하고 있는 전주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전주는 아파트단지의 난립과 증가세에 따른 문제점이 다른 도시들에 비해 더 심각하다. 무분별한 전주의 도시개발이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의 정체성 훼손을 갈수록 심화시킨다는 비판도 높다. 전주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행진을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 그리고 인간적인 도시 공간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 그 대안을 위한 논의와 실천 운동이 절실해졌다. 그런데 환경은 정 반대다. 오히려 한술 더 떠 지금은 전주 서부신시가지 일대의 난개발이 예고되어 있다. 전주의 미래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歸去來兮(귀거래혜) 田園將蕪胡不歸(전원장무호불귀) 돌아가자 고향 논밭이 황폐해지거늘 어이 아니 돌아가리. 旣自以心爲形役(기자이심위형역) (해추창이독비) 지금껏 내 마음 몸의 부림 받았거니, 어찌 홀로 근심에 슬퍼하고 있는가.悟已往之不諫(오이왕지불간) 知來者之可追(지래자지가추) 이미 지난 일은 돌이킬 수 없음을 알았으니, 이에 앞으로의 일은 올바로 할 수 있음을 알았도다. 중국 전원자연파 시인의 태두로 불리는 도연명(陶淵明)의 귀거래사(歸去來辭) 앞 대목이다. 그는 시답잖은 시골 현령자리 박차고 나오면서 "쌀 다섯 말에 소인배에게 허리를 굽힐 수 없다"는 말을 남기고 평소 꿈꾸던 전원생활로 돌아왔다. 이후 농사를 지으며 일상에서 묻어나는 자연주의 전원시를 시작(詩作) 하면서 62세로 생애를 마쳤다.요즘 도시민들의 로망은 전원생활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답답하고 각박한 도회지를 벗어나 전원의 여유로운 삶을 꿈꾼다. 이를 반증하듯 최근 들어 귀농·귀촌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에서 농어촌지역으로 이사한 인구는 총 1만503가구, 2만3415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도내로 이주한 가구는 1247가구, 3043명으로 전체의 11.9%를 차지했다. 지난 2001년 이후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도내로 귀농·귀촌한 가구는 모두 4444가구로 경북 6732가구와 경남 4900가구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많았다. 이처럼 귀농·귀촌 인구가 최근 크게 증가한 것은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은퇴가 시작된데다 전원생활을 추구하는 도시민들이 늘었기 때문이다.여기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귀농·귀촌 활성화 정책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다.덕분에 수도권 인구집중현상도 개선될 조짐이다. 지난해 국내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빠져나간 순이동 인구가 8000명을 기록했다.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4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수도권에서 유출된 인구는 충남 1만3000명, 충북과 강원이 각 6000명 등 주로 수도권 인접지역으로 향했다. 전북의 수도권 순유입 인구는 1913명에 그쳤다. 이제 베이비부머의 은퇴에 따른 탈 수도권바람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도내 자치단체마다 나름대로 귀농·귀촌정책을 마련해놓고 있지만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유인책 마련이 시급하다.
전주 완산갑을 제외한 도내 10군데 민주통합당의 경선주자가 확정됐다. 강봉균 신건의원이 컷 오프되면서 탈락했다. 현역으로는 이강래 조배숙 김춘진 최규성 이춘석의원 5명이 경선을 치르게 됐다. 누가 최종 관문을 통과할지 관심이 쓰인다. 1차 관문을 통과한 경선 주자들은 모바일과 현장투표를 신청한 선거인단의 표심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특히 탈락한 주자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 들이려고 절치부심하고 있다.유권자들이 그간 줄기차게 물갈이를 통한 세대교체를 요구했지만 막상 컷 오프 내용이 공개되자 심드렁한 분위기다. 지역에 따라서는 그런대로 새인물이 괜찮다는 평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평도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완전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유권자 입장에서는 감동이 없다. 현역들의 탈락자가 적기 때문이다. 한 두명은 더 탈락시켰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 문제는 유권자 몫으로 남았다.예로부터 임금이 인재를 골라 쓸 때 그 기준을 나름대로 정했다. 다름 아닌 신언서판(身言書判)이다. 중국 당나라 시대 이래로 줄곧 이 기준을 적용해왔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 보는 방법은 다양할 수 있다. 우선 외형적인 면을 보게 돼 있다. 잘 생겼는가를 살핀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 반듯하게 잘 생겼으면 여성유권자에게 유리하다. 그렇게 외모 덕을 본 사람이 정동영의원이었다.영상매체가 외모지상주의의 폐단을 만들었지만 일단은 잘 생기고 봐야 한다. 그래야 유리하다. 미국서 케네디나 레이건이 대통령이 된 것도 잘 생긴 외모 덕이었다. 김대중대통령도 잘 생긴 얼굴이다. 그래서 후보들이 점 빼고 심지어는 눈썹 문신서부터 주름살을 없애려고 보톡스를 맞는다. TV화면 발이 잘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얼굴 생김새는 외형상으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나타내기 때문에 제일 중요하다.다음으로 소통능력과 판단력을 봐야 한다. 정치인 한테는 말 잘하는 게 중요하다. 자신의 지식이나 생각을 남에게 잘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 잘하는 건 달변가를 뜻하는 게 아니라 얼마나 콘텐츠가 빵빵한가를 말한다. 국회의원 중에도 무슨 말을 했는지 잘 모를 정도로 콘텐츠가 빈약한 사람이 있다. 이 같은 기준으로 볼때 감도 안되는 사람이 경선 후보로 몇몇 끼여 있다. 선거인단이 옥석을 잘 가려야 한다. /백성일 주필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는 온라인 상에서 이용자들이 인맥을 새롭게 쌓거나 기존 인맥과의 관계를 강화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말 싸이월드를 통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미국에서 최초의 SNS사이트는 1990년대 중반 등장했으며 마이페이스, 페이스북 등 수백개를 넘는다. '손안의 PC'로 불리는 스마트폰(모바일)이 나오면서 더 강력한 변화를 추동하고 있다. SNS가 정치에서 위력을 발휘한 건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였다. 정치권 밖의 2030세대 젊은층을 모바일이 정치의 영역으로 불러냈다. 지난 1월15일 민주통합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때 선거인단은 80만명에 육박했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정당 선거인단 규모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규모 선거인단이 모인 것은 모바일 투표 덕분이다. 대의원(2만1000명)과 당비를 내는 당원(12만명)은 14만명인데 비해 일반 선거인단이 64만명에 달했고 이중 88%가 모바일 투표를 신청했다. 20∼30대 비율이 44%였다. '흥행'에 성공한 민주통합당은 이번 4.11총선에서도 선거인단 모집을 통한 모바일과 현장투표로 후보를 결정한다. 국민경선을 통해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기로 한 것이다. 지역선거구에 모바일투표를 적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29일 마감한 선거인단 규모는 103만명이나 됐다. 그런데 이 선거인단의 질적 문제가 도마에 올라 있다. 조직동원과 선거인단 대리접수가 불거졌고 이 과정에서 검은돈이 지출됐다. 광주 동구에선 불법 선거인단 모집이 들통나 자살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런 판국이니 당내에서 조차 국민경선이 알바들의 잔치, 선거꾼들의 한건주의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무늬만 국민경선이지 결국 조직선거, 돈선거, 관권선거로 흐르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선거인단 중에 불법으로 모집된 선거인단이 몇명인지, 선거구별로 얼마나 되는지 누구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불법으로 모집된 선거인단이 뽑는 경선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특히 호남에서는 몇곳을 제외하면 경선이 사실상 본선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당장 국회의원이 될 이런 후보를 불법 선거인단이 뽑아서는 안될 일이다. 장점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경선이 세밀하지 않으면 악화가 양화를 몰아내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이경재 논설위원
오늘은 잠자던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이다. 한자로는 놀랄 경(驚), 겨울 잠자는 벌레 칩(蟄)을 쓴다. 땅속에서 동면하던 벌레가 봄 기운에 감짝 놀라 나온다는 뜻이다. 얼었던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날이다.경칩은 봄비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우수(雨水)를 지나,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춘분(春分) 사이에 있는 절기다. 이 때는 동물 뿐 아니라 산천의 초목들도 물기를 머금고 새로운 계절을 준비한다.농가월령가는 이 즈음의 풍경을 이렇게 노래한다. "반갑다 봄바람이 변함없이 문을 여니, 말랐던 풀뿌리는 힘차게 싹이 트고, 개구리 우는 곳에 논물이 흐르도다. 멧비둘기 소리나니 버들빛 새로워라. 보습쟁기 차려 놓고 봄갈이 하여 보자." 묵은 먼지가 덮인 농기구를 정비해 한 해 농사를 준비하자는 것이다. 이 때는 담배 모를 심고 과일밭도 가꾸기 시작한다.경칩에는 많은 풍습이 있었다. 우선 물이 고여 있는 곳에 개구리들이 낳은 알을 건져 먹는 습속이 있었다. 이 알을 먹으면 허리 아픈데 좋고 몸을 보한다는 것이다.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의 얘기일 듯 싶다.또 경칩에 흙 일(土役)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해서 벽을 바르거나 담을 쌓았다. 빈대가 많은 집에서는 경칩에 벽을 바르면 빈대가 없어진다고 해서 일부러 흙벽을 바르기도 했다.이 때쯤이면 농가에선 장 담그기를 했다. 장은 맛의 1년 농사인 만큼 정성을 들였다. 또 농가에선 겨우내 인분이 쌓인 변소를 펐다. 퇴비더미에 파묻어 두면 귀한 거름이 되었다. 지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농토에 보약같은 존재였다. 경칩무렵 고로쇠 나무 밑둥에 상처를 내 수액을 마시기도 했다.또한 경칩은 연인들의 날이었다. 젊은 남녀가 은행나무 주위를 돌면서 정을 다졌다. 천년을 산다는 은행나무는 암수 구별이 있어 서로 마주 보아야 열매를 맺는다. 이 은행나무 열매를 서로 입에 넣어주며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던 것이다. 초콜릿을 선물하는 서양의 발렌타이나 화이트데이보다 훨씬 더 상징적이다.이러한 경칩 풍경도 거의 사라졌다. 날씨도 지구 온난화 탓인지 예전보다 훨씬 높아졌고 개구리가 깨는 시기도 빨라졌다.어쨌든 산과 들엔 맥박이 뛰듯 생명의 소리가 들린다. 산이 안면을 씰룩거리며 말을 걸어 온다. 약동의 계절, 봄이다. /조상진 논설위원
장애인으로는 세계에서 최초로 4대 극한의 사막 마라톤 완주에 성공한 시각장애인 송경태씨가 이번에는 히말라야 안나프루나 전진기지 등반에 성공했다. 안나프루나 정상은 해발 8091m, 전진기지는 그 절반쯤의 지점인 4130m에 위치하고 있다. 안나프루나는 산세가 험난한데다 예측 불가능한 산사태로 전문 산악인들도 오르기 힘든 산으로 꼽힌다. 지난해 박영석 원정대가 실종된 곳도 이곳 안나프루나였다. 오죽하면 '히말라야의 잔혹한 풍요의 여신'이라는 별칭이 붙여졌겠는가. 악전고투였을 등반과정의 고통은 그래서 감히 짐작하기조차 쉽지 않다. 그러나 송씨의 소감은 "힘듦과 고통이 클수록, 완주 후의 성취감과 도전하는 의미가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었다. 등반의 역사는 인간의 도전과 극복의 역사다. 기록에 따르면 산에 올라 정상에 선 첫 공인 등반은 1492년, 알프스의 암봉 몽테귀유 등정이지만 근대적 등산의 시작은 1786년 미셸 파카르와 수정 채취꾼 자크 발마가 알프스 최고봉 몽블랑 등반이다. 흥미로운 것은 알프스 초기 등반의 역사는 국력을 과시하는 또 하나의 국가 간 정복전쟁이었다는 점이다. 어찌됐든 험난한 자연에 도전하면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해낸 변천의 과정 속에서 지구상의 거의 대부분 산들은 인간에게 정복당했다. 그중에서도 히말라야는 인간 한계 극복의 역사를 상징하는 산으로 꼽힌다. 산악인들은 히말라야가 품고 있는 8000m 이상의 14개 거봉을 정복하기 위해 숱한 도전을 했다. 히말라야의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비롯해 'K2', '다섯 개의 큰 눈의 보고' 칸첸중가, '남쪽봉우리' 로체, '보석의 여신' 초오유, '영혼의 산' 마나슬루, 시샤팡마, 브로드 피크 등 14개 거대한 봉우리가 인간의 도전에 하나씩 정복되었다. 물론 그 노정에는 수많은 산악인들의 숱한 좌절과 희생의 아픈 역사가 놓여있다. 전북에도 히말라야의 거대한 14개 봉우리를 정복한 산악인이 있다. 한왕용씨다. 지난 2003년까지 히말라야 14개 봉우리를 모두 오른 세계의 산악인은 11명. 한국에서는 엄홍길, 박영석에 이은 세 번째 주인공이다. 그는 1994년 초오유를 시작으로 14좌 완등까지 꼬박 10년을 바쳤다. 쉰 번의 도전에 숱한 좌절을 겪고서야 얻은 완등이지만 그의 소감 또한 의외였다. "등산의 중요한 본질은 정상에 오르는데 있지 않다. 자연이 주는 고난과 싸우며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 있다." 결과보다 과정을 더 가치 있게 생각하는 사람들. 지칠 줄 모르는 그들의 도전정신이 아름답다.
민주통합당의 4·11 총선 공천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도내 지역구의 1단계 컷오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27일 도내 11개 지역구 가운데 6명 이상이 공천을 신청한 4개 선거구에 대한 면접을 실시한 결과, 전주 완산을과 남원·순창, 진무장·임실 지역이 4배수로 압축됐고 이들을 대상으로 최종 경선후보자 2명씩을 선정하기 위한 여론조사가 진행됐다. 경합이 첨예한 전주 완산갑은 4배수 압축을 못한 채 공천 신청자 6명 전원에 대한 여론조사를 통해 2명을 선정하기로 했다. 나머지 고창·부안과 군산 김제·완주 익산갑 익산을 전주덕진 정읍 등 7개 선거구에 대해선 어제 후보자 면접이 실시돼 역시 2~3배수로 압축될 전망이다.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회는 도내 지역구 경선주자 압축결과를 2일이나 4일께 발표할 예정이다.하지만 민주통합당의 총선후보자 선정과정을 지켜보는 도민들은 큰 공감을 못하는 분위기다. 당초 민주통합당이 개혁공천, 공천혁명을 표방했지만 압축되어져 가는 면면들을 보면 도민들의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참신성과 전문성, 국정수행 역량을 두루 갖춘 인물보다는 대게 정치판을 기웃거렸거나 정치 지향적 인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평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지역사회에서 신망 있고 탁월한 식견과 도덕성 등을 갖춘 인물들을 적극 발굴하지 않은 채 손쉬운 공모방식만 채택한 결과일 것이다. 민주통합당의 모태인 호남에서부터 인재발굴이나 영입이 이뤄져야만 민주당 바람의 추진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것 같다.후보자 선정방식도 큰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민주통합당에선 경선 혁명이라 자평하는 모바일 투표가 부작용만 양산하고 있다. 후보진영마다 모바일 선거인단 확보에 열을 올리다보니 또 다시 조직과 동원선거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 사람 저 사람들로부터 모바일 선거인단 가입을 강권받는 유권자들은 짜증수준을 넘어 선거 혐오감마저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투신 자살한 사건까지 발생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빚어지기도 했다. 여기에 계파 야합과 지분 나누기 특정 학맥 등 공천을 둘러싼 잡음도 증폭되고 있다. 전쟁도 치르기 전에 벌써 승리감에 도취되는 듯한 느낌을 국민들이 가진다면 선거결과는 불을 보듯 뻔할 것이다. 대표적 원칙주의자로 통하는 강철규 공심위원장의 국민이 공감하는 '감동 공천'을 기대해 본다.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설레는 일이다. 만남 그 자체보다 오히려 기다리는 순간들이 더 긴장되고 흥분된다. 봄도 그렇다. 올 봄은 다른 해와 다를 것 같다. 민심을 얻고 가르는 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움추려 있던 민심도 서서히 기지개를 켠다. 각 지역마다 민심을 자기편으로 만들려는 후보들의 발길이 요란하다.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들은 공천 받으려고 젖먹던 힘까지 쏟느라 정신 없다. 전혀 컴퓨터를 못다루는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를 국민경선인단에 하나라도 더 넣기 위해 진땀 흘린다.공천혁명을 이룬다해서 기대를 걸었지만 지금은 아니다는 분위기다. 민주당이 공천을 앞두고 요란법석을 떨고 있지만 민심은 차갑다. 광주에서 전직 동장이 국민경선 선거인단 모집을 놓고 선관위 단속반이 들이닥치자 옥상에서 뛰어 내려 자살한 사건이 이를 말해준다. 민주당은 지금 옛 한나라당의 반사이득만 챙기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자신의 노력으로 득점한게 없다. 여야 공히 선거운동을 스스로가 하지 않고 상대방측이 해주는 꼴이 됐다. 공약과 정책도 별반 차이가 안난 상태에서 주판알만 튕기고 있다.도민들은 민주당이 도로 열린우리당 된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486세력들과 참여정부 시절 요직을 차지했던 사람들이 너무 거들먹거리며 당을 좌지우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샴페인을 너무 빨리 터뜨리고 있다는 비난도 쏟아진다. 당지지도가 새누리당보다 높게 나오면서 우쭐대고 있기 때문이다. 민심은 어느 때든지 자만하게 보였다가는 그냥 등 돌리고 만다. 하루 아침에 추풍낙엽 신세가 될 수 있다. 지금도 민주당도 새누리당도 아닌 무당파가 많다. 이들은 지금판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도민들 가운데는 이번 총선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총선이 전국 동시선거라서 또 전북이 민주당 일색으로 끝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민주당 공천자가 지지율만 낮아질 뿐 당선되는데는 걱정 없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선거가 봄마중 가는 것처럼 설렘 속에서 축제 분위기로 치러져야 하는데 그렇게 될지 의문스럽다. 올 봄에는 전북의 봄도 있어야 할 것이다. 희망의 씨앗을 뿌릴 수 있는 봄 말이다. 도민들도 올 봄을 여느해 같은 봄으로 생각치 말고 전북의 희망을 열 수 있도록 고민해서 맞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백성일 주필
"업무추진비를 다 안쓰고 남겼다"고 기자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시장 군수들이 있었다. 관선시절의 얘기다. 그만큼 예산을 아껴 썼다는 걸 강조한 것이겠다. 당시엔 판공비(辦公費)로 불렸고 시장 군수들은 이 돈을 '폭 넓게' 사용했다. 연말이 오기도 전에 바닥이 나 비서들이 전전긍긍해 하기도 했다. 부족한 돈은 편법으로 충당했다. 이런 시절이니 다 안쓰고 남겼다면 자랑거리였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그만큼 대·내외 활동에 소극적이었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업무추진비는 공무(公務) 처리 과정에서 쓰이는 돈이다. 자치단체 행사와 시책, 투자사업의 원활한 추진은 물론이고 조직운영과 홍보, 기관간 유대 강화 등이 용도다. 일종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적법한 돈인데 얼마나 활동하지 않았으면 돈이 남았겠느냐는 것이 그것이다. 어찌됐건 분명한 건 아무리 포괄적 용도의 예산일 망정 용도에 맞지 않거나 영수증 등 증빙자료도 갖춰지지 않고 집행된다면 큰 문제라는 것이다. 그런데 시민 혈세나 마찬가지인 이 돈이 실제로 단체장들의 쌈짓돈처럼 쓰이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퇴직공무원 격려금 100만원, 전출 공무원에 대한 전별금 100만원, 경찰서장 전별금 50만원, 지방의원 해외연수 지원 160만원 이런 식이다. 간담회를 연 뒤 한끼 식비로 1인당 7만원이 쓰였고, 영수증도 없이 지출된 경우도 있다. 최종 수령자가 없는 지출을 두고는 비자금 조성 의혹까지 사고 있다. 전공노전북본부와 전주시민회는 업무추진비 씀씀이를 공개하고 공직선거법 위반과 뇌물 공여로 몰아부치고 있다. 도내 15개 자치단체의 업무추진비는 연간 41억원 규모다. 전라북도가 5억3000만원대, 가장 적은 장수군이 1억8천만원대였다. 민선시대 들어 업무추진비는 대폭 늘어났다. 선거를 겨냥한 선심용 집행이 늘고 있는 건 아닌지 눈여겨 봐야 한다. 그 많은 예산이 단체장 개인의 생색내기용으로 쓰인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공무를 가장한 사적인 용도의 집행은 없는지, 마치 쌈짓돈처럼 쓰이는 일은 없는지 감시해야 한다. 시민 세금으로 조성된 돈이라면 사용목적에 맞게 써야 하고 그 근거도 확실해야 한다. 아울러 자치단체마다 천차만별인 업무추진비 규모도 일정 기준을 갖고 바로 잡아야 마땅하다. /이경재 논설위원
신비의 물로 알려진 고로쇠 약수에는 여러 전설이 깃들어 있다.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으나 약수의 효능을 잘 드러내고 있어 흥미롭다.우선 삼국시대 얘기다. 백제와 신라 병사들이 지리산 일대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전투 중 목이 말랐으나 샘을 찾지 못했다. 그런데 화살이 날아 와 꽂힌 나무에서 물이 흘러 내리는 게 아닌가. 너도 나도 이 물을 마셨더니 갈증도 풀리고 힘이 솟았다. 그래서 전투를 계속했다는 것이다.또 하나는 변강쇠 얘기다. 지리산 반야봉에 사는 반달곰이 포수의 화살을 맞았다. 반달곰은 산신령의 계시에 따라 나무 수액을 마셨다. 화살 맞은 자리가 깨끗이 나았다. 이러한 얘기를 백무동에 사는 변강쇠가 들었다. 마침 옹녀와 너무 무리를 해 몸이 허약해진 상태였다. 변강쇠는 뱀사골을 찾았다. 그곳에서 나무 수액을 마시고 건강을 회복했다.그리고 우리나라 풍수의 비조로 꼽히는 도선국사에 관한 얘기도 있다. 도선이 산에 들어가 움막을 짓고 수도에 정진했다. 오랜 참선을 끝내고 일어서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무릎이 펴지질 않은 게 아닌가. 무심결에 옆에 있는 나뭇가지를 잡았다. 가지가 부러지면서 수액이 흘렀다. 그 수액을 받아 마시니, 신기하게도 무릎이 펴졌다. 여기서 나무는 단풍나무과인 고로쇠다. 전설에서 보듯 고로쇠나무는 몸, 특히 뼈에 이롭다는 뜻의 골리수(骨利樹)에서 유래했다. 한방에서는 풍당(楓糖)이라 하며 위장병 폐병 신경통 관절염에 효험이 있다. 몇년 전만해도 고로쇠 수액은 지리산 등 남부지방에서만 채취했다. 지금은 경기도 강원도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바닷바람이 닿지 않는 지리산 기슭의 것을 최고로 친다. 채취 시기는 우수에서 경칩까지 2주에서 길어야 한 달 가량이다.농한기에 농가의 큰 수입원이 되긴 하나 무분별한 채취로 나무에 피해를 주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산림청에서 채취절차와 준수사항, 사후관리, 수액용기, 채취자 복장 등을 정했다. 수액을 채취하려면 시장·군수 허가를 얻고 일정 교육을 받아야 한다. 수액채취원증을 달고 땅 표면에서 2m안의 높이에 지름 0.8㎝ 이내, 목질부로 부터 1.5㎝ 이내의 구멍을 뚫어야 한다. 구멍의 개수도 지름크기에 따라 정해져 있다.3월 3일 남원시 산내면에서는 제24회 지리산 뱀사골 약수제가 열린다. 벌써 봄이다./조상진 논설위원
문화공간이 각광을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문화공간으로 도시를 살리고 복지를 일구는 시대다. 세계의 여러 나라들이 문화공간을 통해 도시를 재생시키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복지정책에 주목하고 있다. 덕분에 문화공간은 물리적 시설 위주의 닫힌 공간의 개념으로부터 우리 삶의 새로운 영역을 확장하는 열린 공간으로 확대되고 있다. 문화로 도시를 가꾸어온 유럽의 나라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문화공간을 통한 도시재생프로젝트를 실현하고 있다. 그 성과 역시 경이롭다. 환경오염으로 죽어가던 강과 도시가 살아나고 공동화되어가던 옛 도심이 생기를 되찾는가하면, 가난했던 도시가 문화와 관광의 도시로 각광받고 있다. 낡은 것의 질서와 가치를 주목하고 과거의 기억과 역사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변화시켜가는 유럽 도시들의 현명한 선택이 가져온 대가다.영국 런던 테임즈강 남쪽 강변의 미술관 테이트 모던(Tate Modern)과 게이츠헤드의 발틱현대미술관(BALTIC Centre for Contemporary Art)은 대표적인 예다. 2000년 봄에 개관한 테이트 모던의 전신은 영국의 산업화를 이끌었던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Bankside Power Station).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객들이 찾는 미술관 중의 하나가 된 테이트 모던은 국제적인 현대 미술의 흐름을 주도하는 미술관으로 우뚝 섰다. 화력발전소가 '문화발전소'로 변신한 것도 흥미롭지만 이 미술관 덕분에 템즈강 남쪽 슬럼가가 살아나고 도시는 활력을 되찾았다.발틱현대미술관 역시 도시를 살린 재생공간. 타인(Tyne)강을 사이에 두고 뉴캐슬과 마주보고 있는 게이츠헤드는 인구 20만이 채 안 되는 도시다. 뉴캐슬의 명성에 가려진데다 가난했던 이 도시는 2002년 7월 발틱현대미술관을 얻으면서 영국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가 되었다. 이 미술관의 전신은 제분공장이다. 산업혁명 이후 한때는 석탄과 철강, 조선 산업으로 번성했으나 이들 산업이 쇠퇴하면서 80년대 후반, 도시 낙후와 슬럼화를 안게 된 게이츠헤드는 1990년부터 도심재생을 시작했다. 발틱현대미술관 역시 도시재생으로 추진되었는데,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이름난 세이지음악당, 밀레니엄 다리와 함께 게이츠헤드를 일으킨 성공적인 재생프로젝트로 꼽힌다. 오래된 것, 낡고 쓸모없게 된 것의 가치를 발견해 새로운 공간으로 창조해내는 지혜가 지금,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집에서 '그냥 쉰다'는 사람이 200만 명을 넘어섰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1월 고용동향 조사결과를 보면 심신이 멀쩡한데도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채 집에서 쉰 인구가 201만5000명을 기록했다. 이 같은 무위도식(無爲徒食) 인구는 지난 2003년 91만명, 2004년 103만명, 2008년 135만명, 2011년 160만명 등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냥 쉬고 있는 인구가 늘어나는 주 요인은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청년 실업자 증가를 꼽고 있다. 60세 이상 놀고 먹는 인구는 지난 2003년 1월 22만9000명에서 올 1월 71만9000명으로 2배가 넘었다. 20대의 무위도식 인구는 지난 1월중 33만7000명으로, 20대 전체 인구 625만 명의 5.4%에 달했다. 20대 100명 중 5명 이상이 그냥 집에서 놀고 있는 것이다. 일하지 않고 교육·직업훈련도 받지 않는 청년층을 일컫는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Training)족'이 급증하는 신호가 아닌지 걱정이다.전라북도의 청년 실업 상황은 더 우려스럽다. 전북대학교 송영남 교수가 최근 발표한 '호남광역경제권 산업과 일자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청년층 실업률은 8.2%에 달했다. 이는 2010년 7.0%에 비해 1.2% 포인트 급증했다. 이처럼 도내 청년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청년층 고용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지난 2003년 37.1%에서 2011년 29.2%로 8년 새 7.9% 포인트 급락했다. 도내 4년제 대학졸업생의 정규직 취업률도 34.7%로 전국 평균 39.6%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전문대 졸업생 역시 49.6%로 전국 평균 57.7%를 크게 밑돌고 있다. 이에 따라 도내 청년층 취업자 수도 크게 줄어 지난 2000년 16만1000명에 달하는 취업자 수가 지난해 8만7000명으로 10년 새 절반 가까이 격감했다.전라북도와 시·군마다 젊은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올해도 전북일자리 33대표 브랜드 시책 추진과 청년취업 2000사업, 산학관 커플링사업, 대학별 취업콘서트 및 미니채용박람회, 청년창업 지원 등을 중점 추진하며 청년일자리 신규·확대지원에 300억 원을 투자한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청년층의 백수 탈출은 아직 요원하기만하다. 뭔가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대책은 없을까 고민이 깊어진다.
여야 공히 공천 심사가 본 궤도에 진입했다. 공천심사위원회가 내건 기준을 보면 거창하다. 도덕성 정체성 능력 등 그럴싸하다. 민주통합당은 12월 대선 승리를 위해 공천혁명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 주는 공천혁명을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지 않아 예상하기가 어렵지만 종합하면 말따로 행동 따로 노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생긴다.전북은 민주통합당이 강하다. 민주당 공천을 받으면 당선이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공천자 결정이 여론과 다르게 나오면 복잡해질 수 있다. 유권자들은 자신들이 생각한 사람이 공천자로 결정 안되면 본선에서 낙선시키겠다는 눈치다. 지지자별로 미는 후보가 제각각이겠지만 그래도 여론상으로는 어느 정도 좁혀졌다. 전주는 토종 정치인과 낙하산 타고 온 후보의 대결로 압축됐다. 그중 완산갑 신건의원의 수성 여부도 관심사다.4.11 총선은 전주 유권자들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선거다. 성숙된 시민정신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나름대로 단단히 벼르고 있다. 당이 여론과 다르게 공천하면 낙선시키겠다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아마 당과 공심위가 전주 여론을 간파했을 것이다. 지금은 전주시민들이 예전처럼 호락호락하지 않다. 국회의원을 잘못 뽑으면 지역이 발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정동영의원이 밀건 안밀건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정동영의원이 유종일예비후보를 민다고 하자 거센 반발과 역풍이 분 것이 바로 이를 증명했다. 사무실을 그대로 쓰도록 한데서 반발심이 컸다. 뭔가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눈치다. 그간 민주당 일변도의 지지를 해와 그 해악을 누구보다도 유권자들이 잘 알고 있다. 대체적으로 지역서 주민들과 애환을 함께해 온 예비후보가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다선의원이 있는 경우 시도의원들이 지지선언을 하는 등 극성을 떨지만 여론은 그렇게 녹록하지가 않다. 약발이 별로 안 받는 것 같다. 지방의원들이 줄선다고 유권자들이 따라간다는 보장은 없다. 신망받지 못하는 지방의원들이 줄서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 지금은 유권자가 영악해졌다. 과거처럼 노랑색 옷만 입으면 무조건 당선되던 시절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백성일 주필
관광산업은 지난 30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이 7%를 넘을 만큼 안정된 성장세를 유지해 왔다. 웬만한 나라들의 경제성장률 보다 두배 이상 높은 수치다. 앞으로도 성장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세계관광기구(WTO)는 동아시아· 태평양지역의 경우 매년 7%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오는 2020년에는 25%에 이를 것이라고도 한다. 관광시장의 성장 과실을 어떻게 흡인할 것인가가 각 나라마다 중요한 숙제다. 무엇보다 관광 인프라 구축과 콘텐츠 개발이 가장 시급한 현안이겠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관광자원의 방대한 규모와 비용의 저렴성을 내세워 블랙홀처럼 관광인구를 빨아들이고 있다. 동남아 여러 지역이 그 다음이다. 우리나라는 한류 열풍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만 미미하다. 관광흐름은 시설보다 상품의 질과 격을 추구하는 추세다. 하드웨어는 이미 최고점에 도달했고, 이젠 소프트웨어 쪽에 치중되고 있다. 기존의 관광상품을 상호 연계한 프로그램, 체험이나 교육 관련 프로그램 등이 각광받고 있다. 이런 흐름에다 소비자 눈높이의 콘텐츠라면 금상첨화라고 하겠다. 가장 한국적인 도시, 한류의 본고장으로 자처하는 전북은 얼마나 찾고 싶은 곳일까. 2009년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국민여행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전북은 여행방문지 선호도에서 전국 8위, 만족도에서 6위였다. 16개 시도중 대략 중간쯤이다. 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전북 방문의 해'다.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행사들이 계획되고 있다. 한류 스타를 활용한 'K-POP 페스티벌', '길문화 체험', '한옥마을 태권도 시범공연', '해양스포츠제전', '세계미술 거장전', '아시아줄다리기선수권대회', '발효식품엑스포', '한국음식관광축제', '세계소리축제', '한옥 야간상설공연' 등등. 관광객도 예년(6335만명)보다 500만명(7.8%)을 더 늘려 잡았다. 목표 달성도 과제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다시 오고 싶은 전북이 되도록 관광객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그럴려면 숙박·음식·교통은 물론이고 친절서비스 등 개선할 게 너무 많다. 인프라가 취약하고 콘텐츠가 행사에 치중돼 있는 것도 문제다. 그런데도 자치단체들은 너무 느긋하다. 말로는 뭣을 못할까. 실행이 문제다. /이경재 논설위원
"조선 사람이 광대의 소리는 좋아하면서 광대의 인격은 천대 멸시하는 현실에 분개하고,… 광대소리야말로 조선인의 심상이 들어 있는 소리요, 광대들이야말로 당당한 예술가이어늘 천대를 받아 왔으니 이제야말로 그 관념을 시정하여서 광대의 예술적 가치와 사회적 위치를 모두 인식할 때다."이는 김제출신 정노식(鄭魯湜 1891-1965)이 펴낸 「조선창극사(朝鮮唱劇史)」 머릿말의 일부다. 1940년에 발간된 이 책은 구전되어 오던 판소리 역사를 정리한 최초의 문헌으로 문학사적 의의가 높다. 전통 예술인들에 대한 편견이 시퍼렇던 일제 초기에 일본 유학을 다녀온 엘리트가 이런 생각을 가졌다는 게 당시로서는 놀라운 일이다. 조선창극사에는 정읍출신 전도성 명창의 구술을 바탕으로 권삼득 등 명창 90명의 더늠(명창의 특징적인 판소리 대목)을 소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40명이 전북 출신이다. 전북이 판소리의 탯자리임을 말해준다.정노식의 지적처럼 옛부터 사람들은 소리꾼들의 예술을 좋아하면서 인격은 천대해 왔다. 그러다 보니 소리꾼들의 삶과 예술에 대한 흔적이 구전으로 내려오다 대부분 사라져 버렸다. 따라서 이를 채록하는 일이 시급하다. 그러나 이들의 삶이나 예술세계를 구술받는 일이 만만치 않다. 지금처럼 대접받던 시절이 아니고 어려운 삶을 살았기에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설령 마음을 터놓으려해도 희미한 기억때문에 구술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그들의 삶은 곧 국악의 역사다. 이러한 기록들이 축적돼 씨줄 날줄로 맞추다보면 예술사의 훌륭한 기초자료가 될 수 있다.이같은 뜻에서 전북도립국악원이 2011-2017년 동안 25명의 도내 명인·명창들의 구술사를 펴낼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이번에 첫 결실로 4명의 구술사를 펴냈다. 호남살풀이춤(동초수건춤) 보유자 최선(전라북도 지정무형문화재 제15호), 부안농악(상쇠) 나금추(제7-1호), 판소리 심청가 이일주(제2호), 판소리장단(고법) 이성근(제9-1호)의 구술사가 그것이다. 그리고 2차 사업으로 올 한해동안 가사(歌詞) 김봉기, 판소리 춘향가 최난수와 최승희, 판소리장단 주봉신의 삶을 정리할 예정이라고 한다. 충실한 채록으로 이들의 삶과 예술을 통해 전통예술이 나아갈 미래를 밝혀줬으면 싶다. /조상진논설위원
관광 전주, 경주에서 배워라
새만금특별자치단체 설립도 매듭지어야
정동영과 이재명의 진심
홈택스가 놓칠수 있는 연말정산시 주의할점
“저는 전북 사람인데요”라는 항변
금융사 전북 이전, 구체적 실행방안 제시하라
겨울나무를 바라보며
전주가정법원 설치법 소위 통과를 환영하며
“위기의 파도 앞에서 우리는 같은 배를 탔다”
안호영 의원의 위대한 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