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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총선과 '앵그리버드'

'앵그리버드'. 위키백과에는 '로비오 모바일(Rovio)이 개발한 퍼즐 비디오 게임'이라고 나와 있다. 핀란드의 게임 개발사 '로비오'가 이 스마트폰 게임 앱을 출시한 것이 2009년 12월인데 불과 2년 만에 전 세계적으로 다운로드 5억 건을 넘어섰다. 그 인기에 힘입어 축제를 배경으로 한 '시즌', 브라질의 도시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영감을 얻은 '리오', 우주를 배경으로 한 '스페이스' 등 다양한 버전이 시리즈로 나오고 있다. 내용은 새들이 돼지 무리에게 빼앗긴 알을 되찾기 위해 몸을 던져 각종 장애물을 부수는 것. 이 새들은 검고 굵은 일자 눈썹(개그우먼 김미화씨가 맡았던 '순악질 여사' 눈썹을 떠올리게 하는) 때문에 화난 얼굴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스마트콘텐츠 2011 어워드&컨퍼런스'에 초청돼 방한한 '로비오'의 헨리 호움 부사장은 강연에서 앵그리버드가 큰 인기를 얻는 이유로 '게임 스토리의 보편성'을 꼽았다. 먹을 것이라고는 풀밖에 없던 섬에 철새가 들어와 알을 낳으면서 그 것을 빼앗은 돼지와 알을 다시 찾으려는 새의 갈등은 이해관계가 얽힌 사회에서 늘 있는 일이고 단순한 이야기지만 그래서 오히려 사람들의 정서적 참여와 몰입을 이끌어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앵그리버드가 411 19대 총선에도 등장했다. 새누리당이 선거홍보로 제작한 코믹 UCC 동영상에서는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앵그리버드'로 분장해 화제를 모았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유튜브에 올린 투표독려 동영상에 앵그리버드 인형을 갖고 나와 "나쁜 돼지들이 견고한 기득권의 성에 숨었는데 착한 새들이 몸을 던져 성곽을 깨트리는 것이 앵그리버드"라며, 앵그리버드 한 마리 한마리가 유권자의 한 표라고 설명했다. 기득권을 나쁜 돼지로, 돼지를 공격하는 앵그리버드를 유권자로 비유해 기득권을 깨트리는데 유권자들이 나서야한다는 메시지였다. 또 어제는 411총선 출구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박근혜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이 이준석 비대위원이 들고 온 앵그리버드 인형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사진이 인터넷에 올려지기도 했다. 어찌됐든 이번 선거에 등장한 앵그리버드가 '분노한 유권자'란 독특한 이미지를 갖게 됐다는 것은 흥미롭다. 2012년, 우리에게는 두 번의 중요한 선택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는 현실이 되었다. 그 현실이 유권자를 다시 분노하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2.04.13 23:02

우체부 프레드와 국회의원

최근 미국 사회를 뒤바꾼 책 한권이 있다. 미국의 동기부여 강연자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인 마크 샌번(Mark Sanborn)이 쓴 우체부 프레드(THE FRED FACTOR)가 바로 그 책이다. 그가 덴버의 교외에 있는 낡은 집으로 이사했을 때 실제 겪은 경험담이다. 어느 날 한 우체부가 찾아와 자신의 스케줄을 물어왔다. 좀 황당스러우면서도 왜 그러냐고 되묻자 우체부는 우편물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한 정보 파악차원이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1년중 160~200일은 여행이나 강연을 다니는 만큼 우편물이 오면 한 묶음으로 묶어서 놓아달라고 당부했다는 것. 그러자 우체부는 주인이 부재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도둑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면서 자세한 일정을 알려주면 당신이 돌아오는 날 우편물을 전해주겠다고 하면서 정확한 스케줄을 재차 물었다.그 뒤 그 우체부는 자신이 돌아오는 날에 정확히 맞춰서 우편물을 전달했고 뿐만 아니라 다른 택배나 소포가 집 앞에 놓여있으면 보이지 않는 곳에 보관해두기도 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우체부가 자신에게만 그렇게 특별한 서비스하는 것이 아니라 동네 주민들 모두에게 똑같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렇게 감동적인 봉사를 쓴 책이 바로 '우체부 프레드'다. 책이 나오자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미국인들의 삶과 일에 대한 생각과 가치관에 일대 변화를 가져오게 됐다. 미국의 기업과 관공서마다 우체부 프레드의 이름을 따 프레드상(賞)을 제정하고 전달하는 열풍이 일었다. 직장 회사 관공서에서 "당신은 프레드입니다" 라는 말이 최고의 칭찬이 되었다.지극히 평범하고 단조로운 우편배달이지만 우체부 프레드는 그것을 아주 특별한 일로 만들었다. 그는 영향력 있는 정치인이나 성공한 CEO, 유명한 스타도 아니지만 그 마을, 커뮤니티에 없어서는 안 될 진정한 리더였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섬김의 리더십이다.이제 19대 국회의원이 새로 뽑혔다. 도내서도 다선 중진과 초재선 등 모두 11명이 금배지를 달게 됐다. 선거운동기간 허리를 앞으로 90도씩 숙여가며 지역 일꾼, 주민의 봉사자로 뽑아달라고 읍소했다. 하지만 당선만 되고나면 목에 힘이 들어가고 허리가 뒤로 120도 넘어가는 모습을 종종 목도해왔다. 권위와 군림과 대접받는 리더가 아닌 봉사와 헌신과 섬김의 리더십이 진정한 리더라는 사실을 뼛속에 까지 새겨야한다. 그럴 때 "당신은 우리의 프레드입니다"라는 닉네임을 얻게 될 것이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2.04.12 23:02

선거날 봄비

이래 저래 이번 선거서도 도민들은 찬밥 신세였다. 전북에서 여당이나 다름 없는 민주통합당의 한명숙대표가 13일간의 선거운동 기간 전북을 2번밖에 찾지 않았다. 새누리당 박근혜 위원장은 전주 완산을 지역구인 서부시장에 30분도 채 머물지 않았다. 지나가는 소낙비 같았다. 지금도 민주당은 텃밭이다고 믿어서 소홀했고 새누리당은 표가 안나오는 지역이라서 굳이 방문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던 것 같다. 18대 선거 때와 거의 같았다.막판까지 전주 완산을, 익산을, 남원 순창, 진무장 임실은 표심이 요동쳤다. 오차범위내서 접전을 펼쳐 기표소 포장속에서 결판 날 것이다. 붓 뚜껑이 어디로 가느냐에 달렸다. 20·30대들이 6.2 교육감 선거 때 SNS를 통해 오후 4시 이후에 대거 투표에 참여하면서 당락을 갈랐던 것처럼 이번에도 조심스럽게 이같은 현상이 점쳐진다. 비 예보가 있어 투표율이 올라 갈 것으로 예측된 가운데 젊은층도 막판 안철수 서울대교수의 투표 참가 독려로 투표율은 올라 갈 것이다.예전과 다르게 도민들이 민주당에 실망하는 모습이 뚜렷했다. 경선 과정서 워낙 애를 먹였던 탓인지 거의 막말 수준에 가까운 말들이 난무했다. "20여년간 지역서 민주당이 해놓은 게 뭣이냐"며 분개한 유권자도 많았다. "그간 열나게 표 찍어 줘봤자 그 사람들만 잘 먹고 잘 사는 것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한다. 한 대표도 처삼촌 벌초하듯 완산을 등 도내 3~4개 경합지구만 정권심판론을 들먹이며 안방 누비듯 유세하고 다녔다.민주당에 애정을 가졌던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완산갑 공천 때 애 먹인 것을 생각하면 분통 터진다"며 "당 대표가 사과 한마디도 하지 않고 또 민주당 후보에 표를 달라는 것은 전주시민을 무시한 것밖에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선거운동 마지막 날까지 "민주당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하느냐" 아니면 "미워도 다시한번을 불러야 옳으냐"를 놓고 표심이 엇갈렸다.이번 선거는 전북의 정치틀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느냐에 따라 전북인에 대한 중앙정치권의 대접이 달라질 수 있다. 광주나 전남사람들이 전국 어디서든 일등 시민으로 대접 받는 이유가 금도(襟度)를 지녔기 때문이다. 선거날 내린 봄비의 의미를 차분하게 되새기며 투표하러 가길 바란다. /백성일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2.04.11 23:02

비례대표 국회의원

국회에 비례대표제가 처음 도입된 건 제6대 총선 때부터였다. 5·16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세력은 선거법 개정을 통해 전체 의석의 4분의1(44명)을 비례대표제로 선출토록 했다. 지역구 선거에서의 정당 득표비율을 배정기준으로 삼았다. 비례대표 제도는 숱한 변천을 거듭했지만 16대 국회까지 모두 지역구 의석 비율에 따라 결정됐다. 지금처럼 1인 2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건 2004년 17대 총선 때부터다. 헌법재판소가 2001년 "1인1투표 제도를 통한 비례대표 국회의원 의석 배분 방식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리자 후보와 정당에 각각 한표씩 투표하는 1인 2투표제가 도입됐다. 4·11총선에서 지역구 선거 못지 않게 정당별 비례대표 의석(54석)이 몇석에 이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론조사 회사들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각각 22∼26석 사이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만큼 박빙이라는 뜻이다. 비례대표제의 취지는 다양성과 전문성 확보에 있다. 각계 각층의 다양한 인사와 전문적 식견이 있는 인사를 국회에 등원시킴으로써 지역구 의원의 틈새를 보강한다는 데에 있다. 비정규직 청소노동자인 김순자씨와 '파리의 택시운전사'로 유명한 홍세화씨가 각각 진보신당의 1·2번 비례대표로 추천된 게 좋은 예다. 또 지역주의 정서가 여전한 영·호남에서는 비례대표제가 지역 대표성을 충족시킬 유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지난달 20일 발표 당시, 혹시나 새누리당 비례대표에 전북 몫이 배정될지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는 '역시나'였다. 그런데 당선 안정권인 비례대표 10번에 박종문 전 전북도 정무부지가 내정됐다가 발표 당일 명단에서 제외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명단에 오른 배경과 누락된 까닭이 궁금하다. 박 전 정무부지사는 새누리당에 비례대표 후보 신청서를 제출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나중에야 발탁 인사에 포함된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대상이 누구든 새누리당 비례대표에 전북의 지역 대표성이 반영되지 않은 건 안타까운 일이다. 내일이 투표일이다. 비례대표는 유효투표 총수의 3% 이상을 득표하거나 지역구 선거에서 5석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정당에게 득표비율에 따라 의석이 배분된다. 지역구 후보뿐 아니라 정당에 관심을 갖는 것도 유권자 의무다. /이경재 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경재
  • 2012.04.10 23:02

선거공보를 펼쳐보니

며칠 전 아파트 우편함에 선거공보가 꽂혀 있었다. 칸칸이 머리를 내밀고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는듯 했다. 갖고 올라가 펼쳐보았다.이번 4·11 총선에 나오는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얼굴들이 웃고 있었다.유권자의 선택을 돕는 선거방법은 선거벽보와 선거공보, 법정 TV토론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선거공보는 후보자가 만들어 선관위에 제출한 것으로, 후보자의 경력과 공약뿐 아니라 정당의 정책이 자세히 담겨 있다. 유권자의 가정에 직접 배달해 주므로 가장 유용하고 편리한 정보인 셈이다. 규격은 길이 27㎝, 너비 19㎝ 이내이며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은 12면(대통령 16면, 지방의원 8면)을 넘을 수 없다.이 중 2면에는 의무사항이 실려 있다. 소속정당과 나이 직업 학력 경력 등 인적사항과 재산및 병역, 최근 5년간 세금납부·체납실적 및 전과기록, 그에 따른 소명을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가장 눈여겨 봐야 할 것은 후보들의 과거 행적과 공약이다. 공약은 이행절차와 기한 재원 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재원 마련 방안이 없으면 헛공약일 가능성이 높다. 또 국회의원의 권한에 맞는 공약인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느 학교 강당을 짓겠다든지 도로를 건설하겠다는 것은 그들의 일이 아니다.선거공보와 관련, 흥미로운 일도 많다. 지난 2007년 대선의 경우다. 기호 1번 정동영 대통합민주당 후보와 기호 12번 이회창 무소속 후보의 선거공보 표지에 똑 같은 어린이 모델 2명이 등장했다. 옷과 머리 모양까지 같았다. 뒤늦게 이를 안 양 캠프는 깜짝 놀랐으나 어쩔 수 없었다. 이미 2050만 부의 공보물이 발송된 뒤였다. 제작업체가 같았던 탓이다. 이를 두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캠프는 양 후보를 싸잡아 비난했다. 마침 BBK 사건 수사 발표를 양 진영이 비판하며 공동전선을 폈기 때문이다.또 1971년 국회의원 선거공보에는 V자(字) 기재를 놓고 선관위가 안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후보가 자신을 중심으로 V자를 표시한 것은 승리를 상징한다는 이유였다.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민간인 사찰을 비롯 김용민의 막말, 문대성의 표절 등이 선거의 본질을 가리는 느낌이다. 이번 선거는 앞으로 4년간 지역구는 물론 국정을 책임질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다. 선거공보만 꼼꼼히 챙겨봐도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다. /조상진 논설위원

  • 오피니언
  • 조상진
  • 2012.04.09 23:02

간척도시 알미르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 동쪽으로 약 20km 떨어진 남 플레보랜드에 '알미르'란 도시가 있다. 인구 약 15만 명, 1만 7,921ha 정도의 신도시다. 네덜란드의 많은 도시들이 그렇듯이 '알미르'도 간척을 통해 얻은 도시다. 네덜란드 정부는 암스테르담과 주변 도시의 인구과밀로 인한 주택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암스테르담 앞바다를 메워 도시를 만들 계획을 세웠다. 1975년부터 매립공사가 시작되어 지금도 건설이 진행 중인 이 도시는 향후 인구 25만 명에서 많게는 40만 명 규모로 계획되어 있다. 1970년대 중반 네덜란드, 특히 암스테르담 주변에서는 많은 건설 사업이 진행됐다. 대부분이 대규모의 사업들이어서 상대적으로 그 중요도가 낮은 '알미르' 같은 신도시 건설계획에는 공간 설계와 건축 분야의 이름난 전문 인력들을 끌어들이기 어려웠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야심만만하지만 경험이 없는' 젊은 전문가들이었다. 숙련되지 않은 이들 젊은 전문가들은 '보다 인간적인' 공간을 창조하기 위한 열정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알미르'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실수에서 배우고 경험을 쌓아나가며 장단점을 발견해 계획을 수정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동시 다발적으로 대규모 공간 건설을 수행하지 않고, 작은 것부터 시작하여 다음 단계에 접어드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도시를 마치 생물체처럼 대하면서 그 변화 과정에 따라 개발 속도와 내용을 조절했던 것이다. 그 덕분에 '알미르'에는 논의 중인 빈 공간이 많이 남아 있다.슈타트와 바우튼, 하벤 등 3개 지역으로 이루어져 있는 '알미르'는 각각 시차를 두고 차례차례 만들어졌는데 그래서인지 제각기 독특한 경관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알미르'를 돋보이게 하는 특징은 도시 안팎으로 푸르른 녹지공간이다. '알미르'는 바다를 매립하여 땅을 만들고 습기를 뺀 직후부터 곳곳에 대단위 녹지들을 조성해 숲을 만들었다. 자연을 훼손하여 도시를 건설하는 세태와 달리, 광활한 간척지에 자연을 들여온 지혜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알미르'에 처음 이주한 주민들은 대부분 무주택 서민층에 속해 있는 가난한 젊은이들이었다. 그러나 30여 년이 흐른 지금 알미르 주민들은 대부분 중산층 이상이다. 도시가 경쟁력을 갖추어 수요를 창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에게도 '알미르'와 같은 도시 건설이 다가오고 있다. 아직 먼 미래로만 보이는 새만금에 이름난 관광도시가 되어 있는 '알미르'는 좋은 교훈이다.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2.04.06 23:02

산림의 가치

오늘은 67회째를 맞는 식목일이다. 해방직후인 지난 1946년 4월 5일 미 군정청에 의해 서울 사직공원에서 첫 식목 행사를 가진 것이 효시다. 정부 수립이후 1949년 관공서의 공휴일로 제정되었으며 1960년 3월 15일을 사방의 날로 지정하면서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가 이듬해 공휴일로 부활되었다. 1973년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으로 국가 기념일로 지정되었고 한 때 공휴일 해제 논란이 있었으나 청명 한식 등과 겹치는 날이라 하여 공휴일로 유지되었다. 그러다 2006년부터 주 40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공휴일에서 제외하고 법정 기념일로 변경되었다.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나무와 숲이 주는 가치는 무한하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나라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보면 지난 2008년 기준으로 총 73조1799억에 달한다. 국내총생산(GDP)의 7.1% 규모다. 기능별로 보면 수원함양이 18조5315억원으로 가장 많고 대기정화 16조8365억원, 토사유출 방지 13조4867억원, 산림휴양 11조6885억원, 산림정수 6조2186억원 등이다. 여기에 산림의 이산화탄소 순흡수량은 4600만t으로 우리나라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약 7.5%를 흡수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봄철 황사 피해의 주요인인 미세먼지의 흡수량도 연간 2만6000t에 달했다. 특히 국민의 소득 향상에 따른 여가생활과 웰빙문화 확산으로 인한 산림휴양 기능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최근 일본과 독일 등지에서는 삼림테라피(Forest Therapy) 도입으로 산림 치유기능으로 까지 확대되고 있다. 암이나 우울증, 아토피 환자 치료에 산림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연구보고서도 나오고 있다.이제 우리도 단순히 산에 나무만 심는 산림녹화 수준에서 탈피, 경제적 가치 창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 휴양림을 조성해 도시민들의 휴식처 뿐만 아니라 문화의 산실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전남 장성의 편백림이 대표적이다. 또한 산수유, 헛개나무 옻나무 등 약용수종이나 호두나무 잣나무 고로쇠나무 등 경제수종을 심어서 농산촌 소득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물론 산림과 숲은 한 두해 만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10년 100년 앞을 내다보고, 다음세대 그 다음세대를 위한 투자이자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유산이다. '희망이 있는 민족만이 숲을 가꾼다'는 말처럼 올해는 나무 한 그루라도 심어보면 어떨까.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2.04.05 23:02

차분한 표심

선거가 중반전으로 치닫지만 도내서 만큼은 2~3개 선거구를 제외하고는 요동칠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 11개 선거구 중 전주 완산을과 익산을이 본보를 비롯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 오차범위내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다. 다음으로 무소속 유성엽 후보가 앞선 정읍과 4선 고지를 바라다 보는 이강래 후보의 남원 순창 그리고 정심(정세균의원)을 등에 업은 민주통합당 박민수후보의 진무장 임실이 관심 갈 정도다.요즘 선거는 언론사의 여론조사로 당락이 갈릴 정도로 여론 의존도가 높다. 그 만큼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가 힘을 얻고 있다. 사실 여론이라는 것은 특정 사안에 대한 다수의 의견일 뿐이다. 과학의 이름으로 포장된 여론조사가 경선 때부터 이렇게 많이 활용된 적은 없었다. 선거가 유권자들의 투표가 아닌 여론조사로 사실상 끝나 버린다는 것은 문제다. 지금까지 두자릿수 차로 벌어진 선거구는 게임이 끝난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가 선거를 맥빠지게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이 때문에 각 후보진용이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에 무척이나 촉각을 세운다. 여론조사시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를 가장 먼저 묻는다. 그러나 박빙인 완산을 같은 경우 민주통합당 독주를 인물론으로 깰 수 있느냐 여부를 묻는다. 총선은 전국 동시선거라서 중앙정치권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선거 막판까지 수도권 등 박빙지역은 MB정권의 사찰문제가 판세를 가를 것이다. 전주 완산을도 이같은 대형 이슈가 여론조사에 영향을 미쳤다.아쉬운 점은 후보별로 발굴한 지역의제가 관심을 못 끌었다. 각 후보들이 내건 정책과 공약 보다는 민주통합당 중앙당 의제인 정권심판을 통한 정권교체만 밑바닥부터 먹혀 들고 있다. 민주당이 공천 과정에서 잘못했어도 정권교체라는 대형이슈가 쓰나미처럼 몰려들면서 '미워도 다시한번'이 힘을 얻었다. 유권자들이 경선과정서 있었던 자질구레한 것들을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아무튼 유권자들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나타났던 표심을 반추해봐야 한다. 자신의 한표가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20·30세대들이 겪는 취업문제 등도 선거를 통해 모색해 나갈 수밖에 없다. 결론은 표심을 차분하게 정리해서 유능한 일꾼을 뽑아야 된다. 그 길만이 전북을 살릴 수 있다. /백성일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2.04.04 23:02

'닥치고 정책' 선거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창출을 책임지겠다" "명품 새만금을 만들겠다" "향기나는 OO시를 만들겠다" 전북의 4·11총선 후보들의 공약이 이런 식이다. 뜬구름 잡기다. 일자리를 만드는 건 좋은데 어떻게 만들겠다는 이른바 방법론이 뒷받침되지 않으니 무책임한 공약이나 마찬가지다. 명품 새만금? 하도 많이 써먹는 구호지만 명품이란 말이 뜻하는 범위도 애매하거니와 새만금에 명품을 갖다 붙이는 건 오만이다. 이제 막 방수제 공사중인 데다 수질대책도 개운치 않은 터에 명품 운운하는 건 김칫국부터 마시는 격이다. 한술 더 떠 "명품이란 말을 내가 가장 먼저 썼다"고 자랑하는 총선 후보도 있다. 구정물 새만금이 되면 가장 먼저 꼬리를 내릴 사람도 그일 것이다. 새만금을 옛날처럼 표를 얻는 수단으로 써 먹어서는 안된다. 정치인들이 책임을 통감해야 할 사업이다. '향기나는 OO시를 만들겠다'는 식의 공약 역시 "유권자를 어린 애로 보고 하는 소리냐"는 핀잔을 듣기에 딱 알맞다. 정책도 아니다. 방법도 제시되지 않는다. 그러니 책임을 물을 수도 없다. 이런 걸 공약이라고 호소하는 꼴이 마뜩잖다.도내 총선 후보는 모두 46명이다. 이들이 쏟아놓은 공약과 정책은 수백가지에 이른다. 후보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의정활동을 하려 하는 것인지, 전북이 안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어떤 처방을 제시하고 있는 지는 유권자 판단의 중요한 잣대 중의 하나다. 그런데도 공약과 정책이 뜬구름 잡기식이니 도무지 신뢰가 가지 않는다. 후보간 차별성도 드러나지 않을뿐 아니라 오히려 유권자 판단을 가로막는 결과가 되고 만다. 유권자를 우습게 보는 퇴행적 선거문화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도 하겠다, 저것도 하겠다는 식의 선거공약은 '소망집'(wish list)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정책을 둘러싼 선택이 될 수 없습니다. 구체적인 수치와 기한, 재원을 명시한 정책을 매니페스토로 제시해야만 정책선거가 치러지고, 정치인은 당선 후 그 실현에 책임을 지게 됩니다." 지난 2003년 일본 최초로 정책 매니페스토 선거를 치른 마쓰자와 시게후마 가나가와 지사의 말은 지금도 금언이다. 뜬구름 잡기식의 정책과 공약을 내놓은 후보는 이 참에 유권자들이 혼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를 우습게 보지 않는다. /이경재 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경재
  • 2012.04.03 23:02

대구 지식인 500인 선언

411 총선을 코 앞에 둔 지난 26일 대구에 있는 경북대 교수회 회의실에서는 '조용한 혁명적 선언'이 있었다. 특정정당 독점구조 청산을 촉구하는 '대구 지식인 선언'이 낭독된 것이다.이날 참여자는 경북대와 계명대 교수 등 20여 명에 불과했지만 지식인 선언문에 서명한 사람은 교수와 변호사 의사 등 500명에 이르렀다.선언문은 제목이 상징하듯 "이번 총선은 특정 정당의 지역정치 독점구조를 청산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게 키워드였다. 한 마디로 '대구를 바꾸자'는 내용이다.이들은 선언문에서 "대구는 1988년 제13대부터 제18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20여 년 동안 특정정당의 아성이 되어 버렸다"면서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되는 묻지마 선거에서 승리한 정치인들은 무사안일에 빠졌고, 대구 경제는 더욱 침체되어 민생은 파탄지경에 이르렀다"고 자탄했다. 상호 견제와 경쟁이 없는 정치 풍토 때문에 지역이 쇠퇴하고 있다는 것이다.이어 "20여 년동안 주민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정치인들의 뼈 아픈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한 뒤 그 대안으로 "이번 총선에서는 지역을 대변할 수 있는 (새누리당이 아닌) 야당도 당선되어 정치적 다양성이 실현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이 선언문을 접하는 순간 "어쩌면 이리도 전북과 닮았는가"하는 생각이 스쳤다. 선언문에서 '대구'라는 문귀를 '전북'으로 바꾸면 전북의 현실이 되기 때문이다. 대구가 어떤 곳인가. 516 쿠데타 이후 대한민국 정권 창출의 산실이 아니든가. 그런데도 선언문은 "생산경제는 활력을 잃고 소비경제는 위축되어 일자리가 날로 줄어들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젊은이들은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를 찾지못해 외지로 빠져 나가는데, 정치인들은 선거 때면 나타났다가 당선되면 서울로 가버린다는 것이다.전북 역시 1988년 이후 민주당의 싹쓸이 무대였다. 그야말로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되는 묻지마 선거'였다. 말하자면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었다.이제 전북도 변해야 한다. 벌써부터 그러한 조짐이 보이고 있다. 민주당 아닌 다른 후보들에게도 눈길을 주어야 한다. 지역발전을 위해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 대선과는 달리 이번 선거는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다. 유권자의 깨어있는 선택으로, 전북이 바뀌었으면 한다.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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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진
  • 2012.04.02 23:02

매카시즘과 색깔론

매카시즘(McCarthyism)은 '1950~1954년 미국을 휩쓴 극단적이고 초보수적인 반공주의 선풍'을 말한다. '매카시즘'은 미국 상원의원을 지낸 조셉 매카시(1908~1957)의 이름에서 나왔다. 냉전 선동가인 매카시는 1946년 위스콘신 주 연방 상원의원으로 당선됐지만, 경력위조, 금품 수수, 음주추태, 명예훼손 등으로 정치 생명이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처했다. 그는 충격적인 이슈를 만들어내야만 자신이 살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붙잡은 것이 바로 '반공'이었다. 1950년 공화당 당원대회에서 그는 폭탄선언을 한다. "국무성에 공산주의자들이 활동하고 있다"며, 그 증거로 자신이 들고 있던 종이뭉치를 "205명의 공산주의자 명단"이라며 공중에 뿌린 것이다. 그러나 이 명단은 공산당원 명단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것이었다. 왜곡되고 과장된 폭로였지만 이 사건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미국 상원 조사위원회에서도 매카시는 아무런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무책임한 폭로를 멈추지 않았다. 문제는 그의 폭로를 사실여부에 관계없이 선정적으로 보도하고 나선 언론이었다. 매카시의 폭로를 헤드라인으로 다룬 신문들은 불티나게 팔려나갔으며 보수주의자들은 결집했다. 덕분에 매카시의 정치적 영향력과 지지하는 세력이 불어났다. 그러나 그의 시대는 오래가지 않았다. 1954년 6월 9일에 열린 '육군-매카시 청문회'에서 매카시는 육군 법률 고문인 조셉 웰치로부터 치명적인 수모를 당한다. 그날도 매카시는 '육군 내부에 공산주의자들이 우글거리고 있다'며 웰치가 후원하는 젊은 변호사가 좌파성향의 조합에 몸담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웰치는 "한 무고한 젊은이를 그렇게 갈가리 찢을 정도로 잔인하고 무지한 당신을 용서할 수 없다"며 "죄 없는 사람을 정치적으로 살해하려는 짓"을 하는 매카시를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사람으로 비판했다. 반박하려는 매카시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휴회를 요청해 청문회장을 나가는 웰치의 뒤로 방청객들의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TV로 미국 전역에 생중계된 이 청문회는 그의 정치적 몰락을 가져왔다. 매카시가 주도한 광풍의 시기는 짧았다. 그러나 매카시즘은 여전히 살아있다. 한국정치 현실에서는 그 생명력이 더 강하다. 언론학자 강준만교수는 '매카시즘은 공산주의 문제를 개인 또는 특정집단의 소아적 이익을 위해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4·11 총선을 코앞에 두고 '혹시' 했었던 매카시즘-색깔론이 '역시' 다시 등장했다. 그 생명력이 그저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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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12.03.30 23:02

달라지는 지역정서

19대 총선의 공식 선거전이 시작됐다. 오늘부터 도내 11개 선거구에서 46명의 후보들이 당선 고지를 향하여 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이번 4·11 총선은 역대 국회의원 선거에 비해 유권자들에게 관전 포인트를 더해준다. 정치적 명운이 걸린 후보들 입장에선 죽느냐 사느냐는 문제가 달려 있지만 이를 지켜보는 유권자 입장에선 예측불허의 흥미진진한 선거전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사실 그동안의 선거를 보면 황색 돌풍이 불었던 13대 총선이후 도내에선 국회의원 선거가 특정 정당의 독무대였다. 정당의 공천이 마무리되면 사실상 선거전이 끝나버렸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가 그야말로 김빠진 맥주같아 관심도 흥미도 변수도 없었다. 어쩌다 무소속이나 당시 여당후보 한 두명의 당선이 최대 화두가 될 정도였다. 그 같은 지역정서가 지난 18대 총선부터 균열조짐을 보였다. 완산갑과 정읍에서 무소속 이무영 후보와 유성엽 후보가 각각 당선되면서 민심이반 현상이 드러났다. 지팡이만 꽂아도 싹이 난다는 텃밭 정서가 퇴색된 것이다.이번 총선에서도 이 같은 기류가 밑바닥에서부터 소용돌이 치고 있는 것이 감지된다. 본보가 엊그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반증하고 있다. 지역정서를 등에 업은 통합민주당이 안심할 수 있는 곳은 11개 선거구 가운데 4~5곳 정도에 불과했다. 나머지 지역구에선 무소속 후보나 새누리당, 통합진보당 후보와의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통합민주당 후보가 다소 앞서는 지역도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다. 지역민심이 어느 방향을 타느냐에 따라 판세가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8대 완산갑 선거에서도 투표일 4~5일을 남겨두고 물갈이 여론과 무소속 바람이 불면서 뒤집어진 전례가 있다. 지역정서의 변화 조짐은 전북 뿐만 아니라 광주 부산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일부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 광주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를 누르고 1위를 달리고 있다. 부산에선 통합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있고 문성근 후보는 접전을 펼치고 있다.이 같은 선거판도의 변화는 그동안의 한풀이식 선거에 대한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또 입고 나온 옷 색깔에 휩쓸리지 않는 유권자의 주권을 되찾는 선거풍토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누가 진짜 인물인지 옥석 가려내는 유권자의 줏대있는 선택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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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순택
  • 2012.03.29 23:02

정치력 복원

정치는 독립변수라 중요하다. 정치는 사회 전 분야를 아우르고 종속시키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야가 정권 잡으려고 피튀기는 경쟁을 한다. 중앙정치도 그렇지만 지방도 똑같다. 4·11 총선서 입법부를 장악한 정당이 연말 대선서도 승리해 5년간 국정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 도내서는 다른 때 같으면 민주통합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떼어 놓은 당상이었지만 올해는 무소속 때문에 그렇지가 않다.도민들은 "전북정치권이 예전에는 도세에 비해 걸출한 정치인들을 많이 배출해 강했지만 지금은 너무 약해졌다"고 말한다. 금산 출신 유진산을 비롯 이철승 양일동 송방용 소선규 나용균 윤제술 조찬백 장경순씨 등 거물들이 많았다. 특히 야당 인물이 많아 선비와 반골기질이 강한 고장으로 자리매김 해왔다. 하지만 정동영이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통령 후보가 됐으나 530만 표차라는 가장 큰 표차로 지는 바람에 전북 정치권이 쪼그라 들었다.DJ와 노무현 정권 때 융성기를 맞고서는 그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정동영과 정세균이 당 대표를 맡아 외형적으로는 화려했지만 정치력이 약해 지역은 속빈강정이 되었다. 현 18대 때는 도내 의원들이 지역을 위해 머리를 맞대본 일이 거의 없었다. 모두가 제 잘난 맛으로 각개약진했다. 이 때문에 중앙정치권과 소통이 안된 김완주지사가 중간에서 속앓이를 많이 했다. 김지사를 도와주기는 커녕 태클이나 걸고 넘어졌기 때문이다.노무현 정권 때만해도 김원기의장이 나서서 전북 정치권을 이끌었지만 지금은 모두가 제 살길 찾기도 버거운 형편이다. 이 때문에 국가예산 확보하기도 벅차 버팀목 역할은 기대 조차 할 수 없었다. 최근 정동영 정세균이 지역구를 서울로 옮겨 가면서 힘의 공백이 생기자 전남 출신 박지원 최고위원이 이를 은근슬쩍 넘보고 있다. 박 최고는 26일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 "호남에서 28명의 공천자 전원을 당선시켜야 호남의 정치력이 복원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그 속내는 뻔하다. 전북도 자신의 영향권 안에 넣겠다는 생각이다.아무튼 미우나 고우나 지역발전을 위해 전북 정치의 구심점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엔 중앙 정치무대에서 전북의 이익을 반영할 능력 있는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아야 한다. 일당 백의 역할을 할 똑똑한 사람이면 끝난다. /백성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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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12.03.28 23:02

비싸진 막걸리 가격

막걸리 집의 경쟁력은 막걸리의 질이나 집의 위치가 아니라 안주에 있다. 막걸리 집들이 내놓는 안주는 집집마다 다 다르다. 토속적인 안주로 단골을 붙잡는 집이 있는가 하면 해물이나 육류를 무기로 내세우는 집들도 있다. 먹잘 것 없이 가지 수만 즐비한 집도 있다.전주가 막걸리로 유명한 것은 안주가 많기 때문이다. 저렴한 돈으로 수십가지의 안주를 맛볼 수 있으니 이런 달콤함이 없다. 막걸리 주전자가 늘어날 때마다 마치 중국집 코스 요리처럼 색다른 안주가 제공된다. 세 주전자만 마시면 한정식집 뺨칠 정도의 성찬을 맛볼 수 있다. 마지막에 '게장 밥'으로 건강까지 챙기는 정성도 감탄스럽다. 막걸리는 건강성 음료다. 알코올 함량 6%인 저도주(低度酒)다. 와인(12%)이나 약주(13%), 소주(19%)에 비해 훨씬 낮다. 그런 만큼 몸에 타격을 주는 알코올성 충격이 적다. 막걸리에는 영양소와 유산균도 풍부하다. 아미노산이 많고 생막걸리 100㎎에는 1억∼100억 마리의 유산균이 들어있다. 요구르트 100㎎에는 약 10억 마리의 유산균이 있다. 대한민국 술 평론가 1호이자 '막걸리학교' 교장인 허시명씨의 분석이다. 소주 같은 증류주나 살균 유통되는 청주, 와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영양을 생각하면 살균 막걸리보다는 생막걸리가 당연히 좋다. 맑은 윗부분만 따라서 마시는 것보다는 잘 흔들어서 술지게미를 섞어 마시는 게 좋다. 술지게미에는 효모가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막걸리집의 분위기도 안주 못지 않다. 막걸리 예찬이야 시비가 없지만 요즘 막걸리 가격이 비싸다는 소리가 많다. 최근 전주시가 막걸리전문점 41개소를 조사했더니 한 주전자당 1만5000원을 받는 곳이 21곳, 1만7000원과 1만8000원이 각각 6곳이었고 2만원 이상도 4곳이나 됐다. 1만5000원 미만은 4곳에 불과했다. 1만원 하던 '막 프로젝트' 추진 당시보다 크게 올랐다. 이젠 결코 저렴한 술이 아니다. 식자재와 인건비 상승 때문이라지만 이젠 가지 수만 즐비하게 늘어놓을 게 아니라 질 위주로 안주를 구조조정함으로써 가격을 낮추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막걸리는 서민의 음료다. 논두렁에서, 주막에서 출출함을 달래기 위해 한잔씩 하던 술이었다. 사발이나 바가지로 퍼먹던 술이 비싸다는 평을 들어서야 되겠는가. /이경재 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경재
  • 2012.03.27 23:02

불청객 황사

전라도의 산천은 황톳빛이다. 대륙의 누런 흙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바다를 건너 맨 먼저 닿은 곳이 전라도이기 때문이다. 이런 흙먼지가 수 천, 수 만년 동안 날아와 쌓이다 보니 전라도의 산천도 누런 빛이 되었다. 그래서 전라도의 풍토는 대륙을 닮았다.황사(黃沙/砂)는 말 그대로 '누런 모래'라는 뜻이다. 세계적으로는 '아시아의 먼지(Asian Dust)'라 불린다. 주로 중국과 몽골의 사막과 그 일대에서 생긴 먼지가 강한 바람을 타고 모래폭풍이 돼 날아 오르는 것이 원인이다.황사에 관한 우리나라 최초의 기록은 신라 때인 174년이다. 삼국사기에 '하늘에서 흙가루가 비(雨土)처럼 떨어졌다'는 기록이 있다. 백제에도 비슷한 기록이 있으며, 644년 고구려에서는'붉은 눈이 내렸다'고 한다. 이후 이러한 기록은 무수히 나온다. 이같은 황사는 원래 해로운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황사는 그 속에 섞여 있는 석회 등의 알칼리성 성분이 산성비를 중화함으로써 토양과 호수의 산성화를 방지하는 역할을 했다. 또 식물과 바다의 플랑크톤에 유기염류를 제공했다. 그러나 중국에 산업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흙먼지 뿐 아니라 각종 분진과 황산염 질산염, 그리고 납과 카드뮴 등 중금속, 발암물질 등이 섞여있기 때문이다. 더우기 발원지 일대에 사막화가 심해져 발생기간도 길어졌다. 이러한 피해는 1년 중 4월, 그리고 전라도 등 서해안 지역에 집중돼 나타난다.황사는 중국과 한국, 일본에 큰 피해를 주고, 간혹 미국에까지 날아간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따르면 2005년 황사로 인한 우리나라의 피해는 181만여 명의 환자발생과 유무형의 피해를 합쳐 7조 3000억 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한·중·일 환경장관회의가 열리고 환경기금사업 등이 펼쳐지고 있다. 또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몽골에 나무 심는 사업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근본 대책으론 어림도 없는 상태다.기상청은 "이번 주부터 올해 황사가 본격화된다"고 밝혔다. 꽃샘 추위와 함께 봄의 불청객 황사가 찾아온 것이다. 황사가 나타나면 시야가 좁아지고 호흡기 질환 등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쉽다. 외출을 삼가고 마스크 등을 준비하는 수밖에 없을듯 하다. 곧 4월 총선이 닥치는 등 이래저래 어수선한 봄이다.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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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진
  • 2012.03.26 23:02

도심의 문화생태마을

낡은 건물의 리모델링을 통해 도심을 살린 영국의 사례를 소개한 글을 읽고 독자 한분이 전화를 주셨다. 그는 전문가들이 소도시나 읍면 단위에 방치되어 있는 건물 대부분이 작은 공간이라는 것을 주목해 대안을 제시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실 기존 건축물을 리모델링하고 새로운 기능을 부여해 도시 재생을 위한 도심의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는 유럽의 도시들 중에는 작은 마을 단위의 성공 사례가 적지 않다. 독일 서베를린에 있는 문화생태마을 우파파블릭(ufa Fabrik)도 그 중 하나다. 도심에서도 문화생태마을을 향유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지만 우파파블릭은 '물론'이라고 명쾌하게 답한다. 우파파블릭은 1920년대 포츠담의 필름영화제작소가 지원하는 필름현상소였다. 1961년 베를린 장벽이 생기면서 현상소는 동베를린에, 촬영소는 서베를린으로 나뉘게 되자 더 이상 현상소로서의 기능을 할 수 없게 되었다. 학생운동이 활발하게 일었던 1960년대, 유럽권의 젊은 세대들이 베를린으로 이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곳 우파파블릭에도 100여명이 이주해왔다. 버려졌던 공간은 오래되고 낡아 생활에 큰 불편을 주었지만 대부분의 입주자들이 이곳을 떠나지 않고 남아 공간을 리모델링하고 자리를 잡은 뒤 '길드'를 형성해 마을을 꾸렸다. 대부분 재생공간들이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주민들의 일상을 바꾸는 시설로 기능한다면 이곳은 공동체 삶을 지향하는 마을 단위의 공간으로 조성된 것이 특징이다. 본격적인 작업은 1978년에 연 페스티벌로 시작됐다. 3개월 동안 이어진 이 축제는 작은 공동체 마을을 만드는 일종의 실험이었다. 도심의 쓰레기와 쓰지 않는 물건들이 이들 작업의 재료가 됐다. 환경 친화를 주제로 치열한 토론을 벌이고 동양의 명상법을 배웠으며 세계 최초로 태양열목욕탕과 물을 내리지 않아도 되는 자연발효화장실을 개발했다. 이듬해 6월, 우파파블릭은 공식적으로 출발했다. 공동체를 지향하는 우파파블릭은 모든 의사결정을 회의와 토론으로 결정하고 거주자들은 카페와 레스토랑, 빵공장 등에서 그룹별로 일한다. 빵집에서는 하루 2천개의 빵을 만들어 베를린 전역으로 판매한다. 2007년 현재 입주자는 12세대 30명. 200명의 협력자가 있으며 2006년에만도 210개의 일자리를 제공했다. 지금은 연간 25만 명이 넘는 방문객들이 찾아올 정도로 명소가 됐다. 우리도 둘러보면 이런 공간, 이런 마을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얼마든지 많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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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12.03.23 23:02

감동없는 공천

얼굴은 절반이상 바뀌었다. 하지만 감동이 없다. 민주통합당 공천 결과를 바라보는 도민들의 시각이다. 왜 그럴까. 나름 개혁공천을 시도한 민주통합당 입장에선 이 같은 평가에 억울할 수도 있다. 도내 11개 지역구 가운데 6곳을 새 인물로 교체했다. 도민들의 세대교체 욕구를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더욱이 이번 물갈이 폭은 탄핵 바람이 거셌던 17대 총선에 버금가는 규모다. 여기에 전주 덕진의 낙하산 논란도 불식시켰고 동성 대결로 빛은 바랬지만 어찌됐든 여성도 배려했다. 그럼에도 왜 도민들은 민주통합당의 공천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일까. 대폭 물갈이에도 왜 박수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일까. 당과 공심위 일각에선 내용은 좋은데 포장이 잘못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극적 효과를 노리는 발표전략이 미숙해서 그렇다는 분석도 있다. 일면 수긍이 가는 대목도 있다. 강철규 공심위원장도 "비록 보여주기식 공천을 하지 않아 외부의 평가는 인색했지만 실제로는 시스템 공천을 통해 대폭적인 물갈이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물갈이 폭만 놓고 보면 맞는 말이다.하지만 이번 민주통합당 공천이 국민과 도민의 마음을 얻는데는 실패했다.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고 누누이 역설했던 한명숙 대표도 엊그제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공천이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깊이 반성한다"고 자인했다. 박영선 최고위원은 "이번 공천에 대해 국민의 실망이 크다"면서 스스로 최고위원직을 내던졌다.개혁공천이 실패한 것은 애초부터 국민은 안중에도 없었기 때문이다. 딴 마음을 품고 있으면서 말로만 공천혁명을 표방했던 것을 순진한 국민들만 몰랐다는 얘기다. 강철규 공심위원장도 이 같은 정치인들의 표리부동을 실감했을 것이다. 공심위 결정이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뒤집어지고 바뀌고. 이를 위한 연막으로 원칙주의자라는 간판이 필요했을까.계파 나눠먹기, 특정 인맥 챙기기, 세습 공천, 모바일 동원 경선, 금권 조직 선거, 여론조사 조작 등등. 이번 민주통합당 공천과정에서 불거진 실상이다.그 같은 행태를 욕하는 유권자들도 한심스러울 뿐이다. 그런 정치인들을 뽑고 안 뽑고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졌음에도 권리행사를 제대로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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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순택
  • 2012.03.22 23:02

공깃돌 된 도민

지역 민심이 뒤숭숭하다. 민주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들이 잇달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나서기 때문이다. 한명숙대표가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 주겠다는 말도 다 새빨간 거짓말이 됐다"고 날을 세운다. 일부 지역구에서는 노골적으로 금품선거와 동원선거가 이뤄졌다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 "공천심사위가 경선 후보를 압축하는 과정서도 그 기준이 애매하고 모호했다"며 "이래도 민주당을 지지해야 하느냐"고 볼멘소리를 한다.민주당이 호남 공천작업을 하면서 뭔가를 보여 주려고 단단히 벼렀던 것 같다. 정세균과 정동영이 지역구를 서울로 옮긴 건 당이 처한 상황에 따른 본인들의 선택이었다. 대선 후보군으로 자신의 정치적 생명줄을 연장시키거나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눈여겨 볼 대목은 3선의 강봉균의원과 국정원장 출신의 신건의원을 탈락시킨 대목이다. 강의원은 불출마 선언과 동시에 정계은퇴를 선언한 반면 신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여야 공히 12월 대선을 앞두고 총선 때 한판 승부를 걸어야 하기 때문에 공천이 당리당략적으로 흘러갈 수 있다. 하지만 공천의 생명은 공정성이 담보될때만 그 진가가 나타난다. 우리가 공천했으니 알아서 찍으라는 건 오만방자한 무책임한 짓이다. 그건 민주당이 아직도 자기네 편을 들어줄 것이라고 착각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지금도 자신의 호주머니 속에서 갖고 노는 공깃돌처럼 유권자를 여기기 때문이다.눈길을 당명까지 바꾼 새누리당 쪽으로 돌리면 더 한심하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지난 18대 때는 전 지역구에서 후보를 냈지만 이번에는 4개 지역구를 제외, 7개 지역만 후보를 냈다. 쓸만한 사람이 없어서 공천을 못했다고 말하지만 새누리당이 얼마만큼 노력 했는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 6·2 도지사 선거 때 정운천 전 농림식품부장관이 출마해 18.2%를 얻은 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깊게 새겼어야 옳았다.무작정 표만 안준다고 불평을 늘어 놓을 게 아니라 먼저 능력자를 내놓으라는 말이다. 새누리당은 지역을 업신 여기는 결과를 가져왔다. 박근혜비상대책위원장이 밝혀온 비례대표마저 눈길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역주의와 지역감정을 교묘하게 총선서 이용하는 것밖에 안된다. 결국 도민들이 민주당한테 푸대접 받고 새누리당한테는 무시 당한 꼴이 됐다. /백성일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2.03.21 23:02

진짜 공천혁명

'주먹구구 우왕좌왕, 여야 공천혁명 용두사미'(강원일보 19일자) '모바일 경선 각종 잡음, 혁명 호언 구태로 끝나'(부산일보 19일자) '밀실 돌려막기 검증 포기 공천반발 확산'(경인일보) '새누리당 대구공천, 변칙 돌려심기 결정판'(매일신문)' '민주, 국민경선 후폭풍 거세다'(광주일보)여야 공천을 두고 지방신문이 보도한 정치기사 제목들이다. 어느 지역이나 공천 결과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다. 공천 때마다 누군가 공천을 받으면 낙천자가 있기 마련이다. 반발도 거세다. 공천이 끝나고 나면 시끄럽지 않은 적이 없지만 이번 공천은 유난히 어수선하다. 반발, 탈당, 무소속출마 등이 잇따르고 있다. 감동도 없고 공감도 약하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여야 모두에게서 결기 같은 걸 느낄 수 있었다. 민주통합당은 야권연대를 이루지 않으면 공멸한다는 위기의식이 컸고 결국 통합을 성사시켰다. 새누리당은 당명까지 바꾸었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비대위 위원장과 민주통합당의 한명숙 대표는 '공천혁명'을 약속했다. 그랬던 두 당의 공천평가는 기대 이하다. 말로는 시스템에 의한 공천을 한다고 해놓고 고무줄 잣대를 적용했다. 도덕성과 정체성을 이야기했지만 일관성이 없었다. 세습공천 논란도 있다. 밀실공천, 계파공천이 판쳤다. 결국 누더기 공천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무원칙, 주먹구구, 갈팡질팡 공천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개혁과 쇄신을 기대했던 국민들의 실망은 클 수 밖에 없다. 공천은 원래 인사권이 있는 관아에서 사람을 추천하는 것을 뜻했다. 덕망 있고 능력 있는 사람을 추천하면 그 중에서 임금이 낙점해 등용시켰다. 그래서 조선 후기 실학자 최한기 선생 같은 이는 '천하우락 재선거(天下憂樂 在選擧)'라고 했다. 세상의 근심이나 즐거움이 모두 사람을 얼마나 잘 골라 쓰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선거에 출마할 당원을 공식적으로 추천하는 정당의 공천도 이와 다르지 않다. 여야 공천이 거의 마무리됐다. 246개 시장에 '상품'이 진열돼 있다. 제대로 된 상품인지, 하자가 있는 상품인지 골라내는 일만 남았다. 판단은 이제 유권자 몫이다. 선구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당이 공천혁명을 이뤄내지 못하면 유권자가 해내야 하지 않겠는가. 이게 진짜 공천혁명이다. /이경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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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재
  • 2012.03.20 23:02

익산역 100년

우리나라에 철도가 들어 온 것은 1899년이다. 이 해 4월 서울 서대문과 청량리 사이에 전차가 처음 운행되었다. 이어 9월에는 인천~노량진 간에 경인선이 개통되었다. 그리고 1905년 경부선, 1906년 경의선이 개통되었다.대전- 목포 간의 호남선은 1910년 착공되었다. 대전과 목포에 건설본부를 설치하고 남북에서 동시에 공사를 시작했다. 맨 먼저 대전~연산 간이 1911년 7월 영업을 시작했고 연산~강경 사이가 그해 11월, 강경~이리(익산)와 이리~군산의 지선이 1912년 3월 6일 동시에 영업을 시작했다. 꼭 100년 전 일이다.이 때 재미있는 얘기가 전해진다. 당초 호남선은 설계상 노선이 이리를 통과하게 되어 있지 않았다. 연산~전주~김제~정읍~목포로 이어지는 코스였다. 즉 서쪽 근교인 조촌면 매암리(梅岩里·지금의 전주시 원동)로 해서 김제 부용(芙蓉)으로 빠져 나가게 되어 있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전주 유지층 일부에서 "어허, 고약한 지고, 철도가 들어 와 터를 울리고 맥을 끊다니…"하며 철도 진입 반대운동을 벌였다. 또 일부 유지들은 철도가 뚫리면 다른 지역 상인들이 몰려올 것도 염려했다.이와는 반대로 군산에서는 일본인들을 중심으로 철도 유치운동을 폈다. 직접 군산을 통과할 수 없다면 가까운 지경리(地境里·지금의 대야)를 경유케 해 달라는 것이었다. 한쪽에선 철도가 지나가선 안된다고 하고, 한쪽에선 끌어오려는 묘한 모습이 벌어진 것이다.이처럼 양 지역에서 줄다리기를 하자 총독부는 중간지점인'이리(익산)'통과로 노선을 수정했다. 이렇게 해서 생긴 게 오늘날의 익산역이다. 익산역이 들어선 곳은 당시 익산군 남일면(南一面)의 한촌에 불과했다. 10여 가구가 모여 살며 속리 또는 솜리라 불렸다. 만경강변인 목천포 등에 제방이 막아지기 전까지 갈대밭이 무성했고 게가 득실거렸다.익산역은 1977년 엄청난 화약 폭발사고를 당했다. 또 익산역은 나훈아가 불러 유명해진 국민애창곡 '고향역'의 배경이기도 하다. 이 노래를 작사 작곡한 임종수씨(순창 출신)는 학창시절 삼기면에 있던 형집에서 익산 남성중·고를 다녔다. 기차통학을 하면서 철길에 피어있는 코스모스를 보고 하염없이 울었던 기억을 되살려 이 노래를 지었다고 한다.호남 전라 장항 군산선의 분기역으로 발전한 익산역이 100년 후에는 어떤 모습일까.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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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진
  • 2012.03.1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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