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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 동계면으로 떠나는 '매화 여행'

봄은 남녘 끝에서부터 땅기운을 따라 점차 올라온다. 봄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하는 것은 매화다. 잎이 피기전에 꽃망울부터 터뜨리는 매화는 4군자 중에서도 첫째로 옛부터 선비들이 좋아했다. 온갖 추위를 다 이기고 꽃을 피운다고 하여 불의에 굴하지 않는 선비정신의 표상으로 여겨졌고, 여인에게는 절개와 기다림을 의미하기도 했다.봄을 깨우며 피는 꽃이 매화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산수유와 개나리도 매화를 앞뒤로 호위하며 이른봄에 꽃을 피운다. 그러나 산수유는 꽃이라고 하기엔 뭔가 부족함이 있고, 개나리는 사람과 가까이 살면서도 철없는 어린이처럼 때를 모르고 왔다갔다 한다. 4월에 피는 벚꽃은 요란하고 흐드러진 자태로 노골적으로 봄을 알리지만. 3월에 피는 매화는 귓등을 간지럽히듯 살며시 봄소식을 전해주고 지나간다. 그래서 벚꽃 피는 시기는 모두가 알지만, 매화가 피는 시기는 귀담아 듣지 않으면 꽃철을 놓치기 십상이다.△ 동네 곳곳에 매화나무 그득우리 고장에서 매화를 쉽게 볼 수 있는 곳은 순창군 동계면이다. 어느 고을을 가도 매화가 없는 곳이 없다. 산자락은 물론 텃밭과 논밭, 논두렁과 밭두렁, 그리고 제방 옆에도 매화가 심어져 있다. 멀리서 보면 마치 따뜻한 봄날에 흰 싸락눈이 내린 듯하다.동계면의 현재 매화 개화율은 80% 정도. 이번 주말이 절정이며, 다음주말까지는 꽃구경이 볼만할 듯하다. 양지뜸은 빠르고, 음지뜸은 약간 늦다.동계면은 말 그대로 순창읍에서 보면 동쪽(東)에 위치한 시내(溪)가 있는 고을이다. 오수천에서 흘러내린 물이 동계를 거쳐 섬진강으로 합류한다. 섬진강 최상류에 위치한 축복받은 땅으로 옛 부터 물산이 풍부해 부자가 많았다. 옛날에는 우리나라의 밤 주산지였으며, 50여년전부터 매화나무를 심기 시작해서 이제는 매실 소득이 밤에 비해 2배 이상 많다. 현재 이 지역에 심어진 매화나무는 10만 그루 가량이다.△ 단지화 통한 매화 관광자원화 모색동계면 지역의 매화 구경은 전남 구례-하동과는 방식이 다르다. 도로를 따라 매화단지가 조성된 구례-하동 자동차와 인파에 떠밀리며 경쟁하듯(?) 즐기는 꽃구경이라면, 동계에서는 아무데나 잠깐 차를 세워놓고 사진을 찍고 매화향을 감상할 수 있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누구의 눈치도 볼 것 없다.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호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다만 상춘객들을 위한 음식점 등의 편의시설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 동계면사무소 신찬우 산업담당은 동계면의 매화는 아직 단지화가 안돼 있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앞으로 10개 정도의 마을을 하나로 묶는 단지화 등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섬진강 최상류 지류 오수천 있어섬진강은 옛날부터 수류화개(水流花開)로 불렸다고 한다. 물이 흐르고 꽃이 핀다는 뜻이다. 동계면은 섬진강의 최상류 지류의 하나인 오수천을 끼고 있으며 골짜기가 많아 물이 풍부하다. 때문에 하천변은 물론 산 골짜기와 마을 어귀 어느 곳이나 매화가 넘쳐난다. 절정을 향해 치닫는 매화가 아늑한 산의 품안에서 벗어나 냇가와 들판으로, 산꼭대기로 마구 내달리는 듯하다. 이번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여유로운 마음으로 매화 구경에 나서보는 것이 어떨까.

  • 주말
  • 이성원
  • 2014.03.28 23:02

[우석대 태권도학과 아트퍼포먼스 '안중근'] 태권도극, 세계적 문화콘텐츠로 '뜨겠네'

한 배우가 새처럼 날아올라 관객들을 마주한다. 이번에는 다른 출연자들을 디딤돌 삼아 4~5m를 비상하며 송판들을 쪼개버린다. 배우들의 겨루기가 10합 이상 이어지고, 팔과 다리가 맞부딪힐 때마다 관객들의 탄성이 커진다. 닌자차림의 배우들이 2층에서 줄을 타고 내려와 무대에 오르는가 하면, 배우들이 단체로 무대에 올라 절도있는 품새를 선보인다. 한시간 동안의 공연을 지켜보면서 관객들은 수시로 다리와 주먹에 힘이 들어간다.그뿐만이 아니다. 눈시울을 시큰하게 만드는 드라마가 공연내내 펼쳐진다. 나라 잃은 민초들의 눈물과 영웅의 고뇌가 가감없이 전달된다. 그런가 하면 기모노를 입은 배우들의 군무는 한동안 무대쪽으로 시선을 고정시킨다.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웰메이드 액션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우석대 태권도학과가 야심차게 내놓은 파랑새의 꿈 안중근이다. 우석대 태권도학과는 안중근을 통해 한국은 물론 세계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태권도 아트 퍼포먼스, 익스트림 태권도 뮤지컬을 선보였다.△하이브리드 공연의 진수단순한 태권도 시범은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했었다. 도복차림의 선수들이 10여장의 송판을 차례로 격파하거나 얼음기왓장대리석을 내리치는 퍼포먼스는 그리 새롭지 않다. 다만 우석대 태권도학과는 여기서 머무르지 않았다.태권도의 격파격파호신술외에 무용과 연극이라는 공연장르를 끌어들여 이종교배를 시도한다. 이른바 하이브리드 공연이자, 전인미답의 영역을 억척스럽게 개척하고 있는 셈이다. 우석대 태권도학과는 이번 공연에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는 과정과 독립국의 항일과정을 그리면서 태권도무용드라마 등을 접목시켜 감동와 감탄이 절로 나오는 무대를 빚어냈다.특히 하얼빈역 기차씬에 적지않은 공력을 들였다. 장막을 활용한 가변기차가 무대를 채우고, 장막 뒤에서 배우들이 튀어오른다. 우석대 태권도학과의 공연콘텐츠는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 2009년 타타 인 붓다에서 이종교배를 처음으로 시도했고, 안중근을 통해 제대로 된 완성품을 선보였다. 안중근은 우석대 태권도학과의 아트 퍼포먼스가 그동안 얼마나 성장했는가를 가늠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했다.△치열한 실험정신 돋보여안중근은 지난달 12일 초연에 나선 뒤 15일과 22일 공연을 가졌다. 3일간 7차례의 공연을 토대로 완성도를 더욱 높여 조만간 추가공연에 나선다. 공연에는 안중근역의 문지운씨를 비롯한 태권도 전담 20명, 무용수와 드라마전담 10명, 스탭 20명 등 50명이 동원됐다.우석대 태권도학과가 공연을 위해 1년을 투자했다. 공연의 밑그림을 그리는데 적지않은 시간을 투자한 뒤 막바지 2~3개월 동안 피나는 연습에 매달렸다. 관객들이 깜짝 놀랄 액션으로 채워져야 하는 만큼 배우들은 연습기간 땀과 눈물을 쏟아내야 했다. 걸핏하면 배우들의 부상이 속출했고, 그런 인고의 시간을 거쳐 작품을 구체화시켰다.작품 예산은 고작 약 1000만원. 태권도학과 선수들이 주축이어서 액션준비에 많은 예산과 시간을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지만 작품의 완성도에 비해서는 턱없이 적은 액수다.우석대 태권도학과는 이제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한다. 안중근외에도 또다른 하이브리드 공연을 차근차근 선보이며,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다.이는 우석대 태권도학과가 현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경제를 구체화하겠다는 다짐이자, 한국 문화산업의 개척자가 되겠다는 선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5년뒤, 10년뒤에는 우석대 태권도학과가 한국의 문화콘텐츠 아이콘로 성장할 수도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우석대 태권도학과의 포부가 구체화된다면 어쩌면 1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완성한 안중근이 수백억원, 수천억원을 벌어들이는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 주말
  • 정진우
  • 2014.03.21 23:02

미술 향기에 흠뻑…우아한 봄맞이 어때요

미술 작품은 과거 일부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도 혁명 이후 국민의회의 결정으로 1793년부터 일반에게 공개했다. 대가의 작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감상권 또한 시민혁명의 소산인 셈이다. 보통 화랑이라 일컫는 갤러리(gallery)라는 말도 이를 방증한다. 갤러리는 본래 복도, 극장의 발코니 등을 뜻했다. 왕족이나 귀족이 복도에 작품을 걸어놓고 감상했던 행위가 시민의 문화향유로 확대됐다. 도내에서도 소규모 사설 갤러리가 잇따라 개관해 미술품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한편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화창한 주말, 주요 사설 갤러리를 따라 도심을 순회하며 미술 작품과 함께 우아한 봄을 맞아보자.△새로운 문화아이콘 지난해 도내 미술계의 가시적인 현상은 사설 갤러리의 개관 바람이었다. 전주지역에 누벨백, 미루, 서학동사진관, 서학아트스페이스, 숨, 얼, 인드라망 아트 컴퍼니, 지숨, 태조궁 등 10개에 가까운 갤러리가 문을 열면서 작가의 전시공간과 대중이 미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다양해졌다. 갤러리라는 이름으로 상호를 내건 곳은 지난달 기준 전주 26곳, 익산 3개, 군산 6개, 완주 6개 등 모두 41개로 집계된다. 실제 미술작품을 상시적으로 전시하는 갤러리는 이보다는 적지만 한옥마을 주변과 신시가지 등에 신규로 문을 연 갤러리의 경우 지역에서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갤러리간 전시를 비교하는 것도 또다른 재미다. 젊은 작가의 실험성, 중견작가의 깊이 있는 화폭뿐 아니라 인간의 내면을 조형화한 조각품까지 골라 볼 수 있다. 소규모 갤러리는 상당수 50~115㎡ 가량의 독립된 전시공간을 갖춰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 △갤러리따라 문화관광 도내 대표적인 관광지인 전주 한옥마을과 그 주변에도 다양한 사설 갤러리가 포진해 있다. 초코파이빵과 바게트버거로 배를 채웠다면 이제는 갤러리 기행이다. 먼저 지난 2007년 개관해 지역작가를 육성하는 곳으로 손꼽히는 교동아트미술관과 교동아트스튜디오다. 경기전과 중앙초등학교 옆에 있던 속옷 생산 공장을 미술관으로 바꾼 한옥마을의 대표적 문화공간이다. 연중 자체 기획전시 외에도 한지 관련 상품을 판매하며,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인근 태조로에는 디지털 사진을 아날로그인 한지로 바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지숨이 있다. 태조로에서 은행로를 접어들어 우석대 전주한방문화센터를 지나면 문전성시를 이루는 아카갤러리와 카페가 있다. 2층 전시장과 발코니에서 보는 한옥마을의 풍경이 일품이다. 다시 은행로를 따라 향교길로 접어들면 미루갤러리다. 아담한 건물 표면을 돌로 장식한 외관이 눈에 띄며 신진 작가 위주로 전시가 이뤄져 신선하고 재기 발랄한 작품을 볼 수 있다. 싸전다리를 지나 전주교대 부설 초등학교 인근에는 깔끔한 3층 건물의 서학아트스페이스가 지난해 말 문을 열었다. 2층에 마련된 전시장에서는 도내외 작가의 조각, 사진 등 다양한 전시가 이뤄지고 있다. 예술촌의 초입에 있어 이곳을 시작으로 사진 전문 갤러리인 서학동사진관, 이소 자수공방 등을 비롯해 지역 작가의 작업실이 즐비해 있다. 한옥마을을 벗어나 옛 도청사가 있는 전라감영로에 들어서면 기와 지붕을 얹은 태조궁관광호텔이 눈길을 끈다. 1층에 갤러리를 운영하며 그림이 있는 호텔을 만들었다. 이어 전주천변을 따라 진북교로 향하면 우진문화공간이다. 담쟁이 넝쿨이 회색 건물을 뒤덮은 건물 1층에는 200㎡가 넘는 전시장을 갖추고 있다. 주로 젊은 작가를 발굴하는 이곳은 오는 19일까지 신예작가 초대전을 진행한다.전주천을 건너 아파트촌인 서신동의 서신중학교 인근에는 서신갤러리가 자리하고, 전북대와 덕진공원 앞길인 권삼득로를 따라 천변방향으로 걷다보면 역시 찻집 2층에 마련된 얼갤러리가 있다. 이웃에는 전북도문학관이 있어 그림과 함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서부신시가지에도 신생 갤러리가 도심에 문화의 향기를 풍긴다. 롯데마트 전주점 인근 삼성안과 1층의 갤러리 숨과 도청 인근 홍산남로에 위치한 누벨백, 전주대 인근 배학 3길에 있는 인드라망도 연중 다양한 작가의 전시를 열고 있다. △다방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도내 지역에서 갤러리의 기원은 다방이다. 당시에는 전시공간이 부족해 삼양다방같이 문화예술인이 자주 모이는 곳에서 전시가 이뤄졌다. 이후 1982년 전북예술회관, 2001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등 공공시설이 들어서 다소나마 전시 수요를 해소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도심의 발전과 함께 다양한 문화공간이 생겨나고, 갤러리가 정형화된 전시공간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했다. 전시공간뿐 아니라 소품 판매나 찻집과 연계해 반사이익도 창출하고 있다. 지가가 높은 한옥마을의 경우 상업성과 함께 관광객을 대상으로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찻집, 갤러리, 숙박시설을 갖춘 서학아트스페이스 김성균 관장은 편안하게 찻집을 찾았다 작품도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예술인 마을에 위치한 만큼 관람객의 충족감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강신동 (사)한국미술협회 전북도지회장은 갤러리는 어떤 형태든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지역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결국 문화를 풍부하게 한다고 말했다.

  • 주말
  • 이세명
  • 2014.03.14 23:02

꽃샘 추위 심술에도 봄기운 '꿈틀'

차가운 겨울 기운이 물러나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왔다. 아직은 쌀쌀한 바람이 부는 꽃샘추위로 완연한 봄을 느끼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들판 곳곳에서는 봄 기운이 꿈틀거리고 있다. 벌써부터 산과 들로 봄나들이를 나서려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봄나들이가 시작됐다.봄기운이 완연한 3월, 겨우내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연인가족과 함께 산이나 들, 수목원 등을 찾아 봄을 만끽해 보는 것은 어떨까.● '봄 맞이 명소' 전주 수목원'식물 3410종 보유, 자연학습장 제격 / '잡초도 대접'국내 유일 들풀원 갖춰한국도로공사 수목원은 호남고속도로 전주나들목 인근인 전주시 덕진구 번영로 462-45(반월동 848-39), 해발 20~30m로 온대 전선이 지나는 비교적 따뜻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1972년 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훼손된 자연환경 복구를 위해 조경수목과 잔디를 생산해 공급하는 묘포장으로 출발한 한국도로공사 수목원.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일반인들에게 개방이 이루어져 현재 연간 25만명이 넘는 이용객이 방문하고 있다.한국도로공사 수목원은 현재 192과의 3410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식물들은 17개의 주제원(습지원, 교재원, 계류원, 무궁화원, 들풀원, 죽림원, 일반수목원, 약초원, 남부수종원, 장미원, 암석원, 양치식물원, 솔내원, 유리온실, 로도덴드론가든, 멸종위기식물전시원, 생태습지원)으로 구성돼 있다. 17개의 주제원은 교육장, 학습장, 실습장, 관찰장 등 여러 기능을 하고 있으며 유치원이나 초등학생의 자연학습을 위한 견학, 중고등학생의 탐구학습, 식물관련 대학생 및 관련업계에서 연구의 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또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여름생태학교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야생화를 보여주는 분경 및 사진전시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매주 토요일에 시민단체와 함께하는 자연생태 해설 등 교육기능이 강화된 체험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수행하고 있다.이밖에 한방과 민간에서 쓰이고 있는 450여종의 약초를 보유하고 있는 약초원, 그리고 흔히 지나치기 쉬운 과수원, 논, 밭의 잡초도 식물 대접을 받고 있는 국내 유일의 들풀원도 있다.● 고창 청보리밭풋풋한 봄 내음 만끽다음 달 19일부터 축제고창은 가족 봄나들이의 삼박자를 갖춘 고장이다.푸른 자연과 흥미로운 역사와 걷기 좋은 길이 함께 어우러진다. 무장면 학원농장에 들어서면 청보리의 풋풋한 냄새가 봄바람에 실려 다닌다. 아득하게 뻗은 보리밭에서는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고 사람들은 굽이치는 길을 따라 하염없이 걷는다. 보리는 4월 중순이면 이삭이 나오기 시작해 5월 중순이면 누렇게 물든다. 청보리는 보리의 품종이 아니라 보리가 가장 예쁜 이 시기의 보리를 일컫는 말이다. 보리가 익어갈 무렵이면 마음도 넉넉해진다. 가족끼리 삼삼오오 손을 잡고 콧노래로 보리밭 샛길로 걸어가면을 흥얼거리거나 보리피리를 불며 옛 추억에 잠긴다. 보리밭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면 보리는 사각거리는 소리와 함께 리듬을 맞추며 몸을 눕힌다.보리밭은 이른 아침이나 해질녘이 더욱 운치 있다. 사람들이 하나둘 빠져나가면 북적거리는 인파를 피해 호젓하게 보리밭 길을 걸으며 사색에 잠길 수 있다. 곳곳에 오두막도 설치돼 있어 지친 다리를 쉴 수도 있다. 농장 식당에서 내놓는 보리 비빔밥을 곁들이면 향긋한 보리 향기와 함께 배도 넉넉해진다. 고창은 예전부터 보리가 성하고 잘 자라는 땅이었다.고창의 옛 이름인 모양현의 모는 보리를 뜻하고, 양은 태양을 의미한다. 보리의 고장에서는 청보리가 완연해지는 4월~5월 청보리밭 축제가 열린다.올해는 4월 19일부터 5월 11일까지 고창군 공음면 학원농장 일원에 조성된 32만평의 보리밭에서 개최된다.

  • 주말
  • 강정원
  • 2014.03.07 23:02

[천문대 '별자리 탐방'] 반짝 반짝…별들의 속삭임 들어보세요

별이 가장 잘 보이는 계절은 언제일까? 정답은 겨울. 겨울은 대기 중에 수증기가 거의 없어 별빛이 흔들리거나 분산되지 않아 별을 보기에 가장 적합한 계절로 꼽힌다. 그 중에서도 달빛이 약한 음력 그믐을 전후해 천문대를 찾으면 밤하늘을 보석처럼 수놓은 별을 가슴 속에 품을 수 있다.겨울 별자리 여행을 주제로 무주군 설천면 무주반디별천문과학관과 남원시 양림길 남원항공우주천문대 등 2곳을 겨울의 끝자락에서 가족, 연인과 함께 별자리를 즐길 수 있는 여행지로 추천한다.△무주반디별천문과학관= 무주군 설천면 무설로 반디랜드 안에 무주반디별천문과학관이 있다. 지난 2008년 문을 열었다. 동절기(11월~2월) 운영 시간은 오후 1시부터 9시까지로 오후 8시 이전에는 입장해야 한다. 국내 공립 천문대 가운데 가장 뛰어난 관측 환경과 장비가 갖춰져 우주에 대한 꿈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준다.특히 3월 1일까지는 봄 방학 천체 관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태양흑점 관측과 천문학 강연, 야간 주망원경 관측, 전시관 자유 관람, 3D 입체 영상 등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관측은 만 5세 이상의 어린이들과 초중고등학생 및 일반인들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참가비는 어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 등이다.주간(회당 20명) 프로그램은 오후 1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총 3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야간(회당 40명) 프로그램은 저녁 7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2차례에 걸쳐 운영된다.천문과학관 1~3층에는 천문 우주와 관련한 패널 및 체험 전시물 72종을 볼 수 있는 전시실이 있다. 1층은 하늘을 만나다를 테마로 천문우주정보검색시스템과 하늘을 그린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만나 볼 수 있다. 2층은 하늘을 이해하다를 테마로 망원경의 원리와 행성중력계 태양계 행성모형, 달 탐사 포토 존, 4계절 별자리를 감상할 수 있다. 3층은 하늘을 느끼다를 테마로 우주개발의 역사와 화상 3D 디오라마(diorama), 인공위성과 국제우주정거장, 우주 환경 예보를 갖췄다.또 전시관 3층에서는 120인치의 실버스크린으로 실감나는 3D 입체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수용 인원은 25명으로 4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상영된다. 태양계 기원과 태양 진화에 관련된 내용을 담은 Our Sun(17분)과 주계열성 이후 큰별(중성자별과 블랙홀)의 진화를 예측하는 After Star(11분), 국제우주정거장의 우주인 생활사에 대한 Spinning in Space(10분), 가상의 우주선을 타고 화성을 여행하는 Elysium7(7분) 등으로 구성돼 있다. 3D 입체 영상 상영 시간은 동절기에 총 7차례에 걸쳐 진행되므로 방문 전 확인하는게 좋다.천문과학관 4층에서는 800㎜의 반사망원경으로 신비로운 천체관측을 체험할 수 있다. 기타 장비는 300mm 복합광학계 1대, 200mm 반사망원경 1대, 80mm 쌍안경 2대, 102mm 굴절망원경 10대 등이 구비돼 있다.주간 관측은 일 2~3회(회당 25명) 태양 표면의 흑점과 홍염, 관측 가능한 밝은 천체 등을 볼 수 있다. 야간 관측은 일 2회(회당 40명) 당일 관측이 가능한 달과 행성, 성운성단 등 다양한 천체를 관측할 수 있다. 당일 선착순 접수로 운영하고 만 5세 이상부터 체험이 가능하다.△남원항공우주천문대= 춘향별과 몽룡별이 함께 하는 남원항공우주천문대는 청아한 요천수가 굽이치는 덕음산 자락에 위치해 있다. 지난 2009년 문을 연 남원항공우주천문대는 천문과학과 항공 우주 두 분야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시립과학관이다. 동절기(11월~3월)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로 오후 8시 이전에는 입장해야 한다. 관람 요금은 개인 기준 어른은 4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2000원이다.천체 관측실에 설치된 다양한 천체 망원경과 디지털 천체 영상을 활용해 달과 행성은 물론 성단, 은하 등 다채로운 천체를 관측할 수 있다. 또 항공 체험실과 야외 광장에 전시된 전투기를 통해 항공 분야를 보다 가깝게 체험할 수 있다.주관측실의 7m 원형돔은 주망원경의 관측방향과 연동해 360도 회전하고, 외부의 바람과 빛을 차단해 최적의 관측조건을 제공한다. 특수 필터가 장착된 태양 망원경을 이용해 주간에 태양의 흑점 및 홍염을 자세히 관측 할 수 있다. 또 600mm 주망원경과 152mm 보조망원경으로 달과 행성, 쌍성, 성단 등 다양한 천체를 관측하고 육안으로 계절별 별자리를 찾아볼 수 있다.항공체험실에서는 가상항공 시뮬레이터 21대와 실물 전투기 모형으로 항공 체험이 가능하다. 가상 비행조종 시뮬레이터를 작동해 보면서 쉽고 재밌게 비행의 원리를 익힐 수 있다. 실내전시실에는 항공우주 관련 영상 및 조형물이 준비돼 있고, 야외전시장에서는 F-4D (팬텀기), A-37B (블랙이글) 전투기 등 실물전투기가 전시돼 있다.

  • 주말
  • 문민주
  • 2014.02.28 23:02

KBS 드라마 '정도전' 속 전북 명소

KBS가 방영하는 드라마 정도전이 최근 15%가 넘는 시청률을 올리면서, 드라마 속 등장 인물인 정도전과 태조 이성계 등 조선 건국의 주역들이 오랜만에 조명을 받고 있다. 특히, 전주전북은 태조의 본향이라는 상징성을 갖기도 하지만, 태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 남원 운봉에서의 황산대첩으로 세력을 강화하고, 상경하는 길에 오목대와 이목대에서 축하연을 벌인 장소여서 드라마 정도전의 줄거리 구성에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최근 다시 주목받는 태조의 손길이 닿은 전북. 여말선초(麗末鮮初)로의 역사여행에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남원 - 황산대첩 조선 태조 이성계가 고려 우왕 6년(서기 1380년) 남원 황산(지금의 남원시 운봉읍)에서 왜구를 대파한 전투를 말한다.같은 해 8월, 진포(군산)에서 고려군에게 대패한 왜구는 금강 상류로 올라가 추풍령을 넘어 경상도로 진입, 지금의 상주구미경산 등의 지역에서 만행을 일삼는다. 이에 고려 조정은 이성계를 전라경상양광 3도 도순찰사에 임명해 왜구토벌을 명하고, 마침내 이성계가 이끄는 고려군과 젊은 장수 아지발도를 두목으로한 왜구는 이 일대 교통의 요충지인 황산에서 마주친다.고려군의 선공으로 시작된 전투는 치열하게 전개됐고, 이성계는 손등과 다리에 화살을 맞기도 한다. 하지만, 이성계는 뛰어난 전략으로 퉁두란(이지란. 태조가 훗날 이씨 성을 하사함)과 합세해 아지발도를 사살하고, 마침내 왜구의 대오는 흐트러져 고려군은 대승을 거둔다.이때 전사한 왜구의 피로 강이 물들어 6, 7일간이나 물을 마실 수 없었다고 하며, 포획한 말은 1600여 필에 달했다고 한다. 사가들은 이 전투를 왜구 격파에서 가장 특기할 만한 싸움으로 보며, 이를 계기로 왜구의 발호가 쇠퇴했다고 한다.△ 전주 - 오목대, 이목대, 경기전, 조경단오목대는 태조 이성계가 남원에서 황산대첩을 거두고 귀경하던 중, 일가친지를 불러 잔치를 벌인 곳이며, 이목대는 태조의 고조부 목조 이안사가 전주를 떠나기 전까지 거주한 곳이다.오목대와 이목대에는 臺자를 쓰는데, 이는 청와대에 쓰이는 대자와 같은 것으로, 이곳이 한 나라의 정통성과 관련있는 격조 높은 장소라는 것을 뜻한다.경기전은 최근 한옥마을로 전국적 지명도가 다시 높아졌지만, 조선시대에는 그 중요성이 지금보다 훨씬 높았다. 조선 태종 10년(서기 1410년), 태조 이성계의 어진은 한양 외 전주경주평양개경영흥 등 지방 5곳에 봉안됐다. 경주평양개경 3곳은 한 시대의 수도였고, 영흥은 태조의 출생지인 점을 보면, 태조의 본향인 전주가 당시 얼마나 중시되는 지역이는지 유추할 수 있다. 현재도 전주는 태조 어진과 어진을 모신 진전(경기전)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다.조경단은 조선 왕가이자 한국에서 3번째로 많은 성씨인 전주이씨의 시조 이한의 묘소가 있는 곳으로, 지난 1899년 고종황제가 이곳에 단을 쌓아 당상관을 배치해 대한조경단이라 명명하고, 친히 어필을 내린 역사를 가지고 있다.

  • 주말
  • 이영준
  • 2014.02.21 23:02

[정월 대보름] 한 해 묵은 액 '활활'…달님에게 소원 빌어볼까

정월 대보름은 신라시대부터 지켜온 고유명절로 음력 1월 15일을 말하며 대보름 달빛이 질병과 액을 물리치는 밝음을 상징한다하여, 이 날은 한 해의 안녕과 복덕을 기원하는 다채로운 세시풍속이 전해오고 있다. / 대보름 아침에는 귀가 밝아지고 일 년 내내 좋은 소식만을 들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귀밝이술(耳明酒)을 마시고, 부스럼을 예방하고 이를 튼튼하게 하려는 의미에서 부럼을 깨고, 또한 집터를 지켜준다는 지신(地神)에게 고사를 올리고 풍물을 울리며 축복을 비는 지신밟기를 행하고, 나뭇더미를 쌓아 달집을 짓고 달이 떠오르면 불을 놓아 제액초복(除厄招福)을 기원하는 달집태우기를 행했다. 이밖에도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놀이들이 많이 있는데 줄다리기, 차전놀이, 석전(石戰), 횃불싸움, 놋다리밟기 등을 했다. 정월 대보름을 맞아 그 의미와 음식 등에 대해 소개해본다정월 대보름날은 우리 민족의 밝음사상을 반영한 명절로 다채로운 민속이 전해온다. 중국에서는 이 날을 상원(上元)이라 하는데 도교적인 명칭으로 천관(天官)이 복을 내리는 날이라 한다. 여기에 중원인 7월 15일, 하원인 10월 15일을 합하여 삼원이라 부른다. 이밖에도 원소절(元宵節), 원석(元夕)이라 하며, 일본에서는 소정월(小正月)이라 하여 공휴일로 정해 명절로 삼고 있다. 대보름날의 각종 풍속은 전체 세시풍속 중 1/4이 넘을 정도로 많다. 이것은 정월과 대보름 명절이 우리 민속에서 중요한 비중을 가지고 있고, 동시에 이들은 상호 유기성을 가지기 때문에 정월중에 많은 세시행사가 모여 있다. 정월은 한 해를 처음 시작하는 달로서 그 해를 설계하고, 일년의 운세를 점쳐보는 달이다. 율력서에 의하면 정월은 천지인 삼자가 합일하고 사람을 받들어 일을 이루며, 모든 부족이 하늘의 뜻에 따라 화합하는 달이라고 한다.따라서 정월은 사람과 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하나로 화합하고 한해 동안 이루어야 할 일을 계획하고 기원하며 점쳐보는 달인 것이다.정월에 드는 설과 대보름은 상호보완적으로 설날이 개인적폐쇄적수직적이고, 피붙이의 명절임에 반해 대보름은 개방적집단적수평적적극적인 마을공동체 명절로 두 관념이 교차하며 달의 생성과 소멸주기에 따라 긴장과 이완, 어둠과 밝음, 나에서 우리로 교체확장되는 일원적 세계관을 보여준다. 한국의 명절 중 정월 대보름의 예축의례와 상대적인 명절로 수확의례인 8월 한가위의 보름 역시 만월을 통한 풍요관념을 보여준다. 대보름은 상징적인 측면에서 달여성대지의 음성원리(陰性原理)에 의한 명절로 달은 곧 물의 여신이므로 대보름과 농경문화는 밀접하다. 땅과 달을 여성으로 여긴 것은 오랫동안 전해온 지모신(地母神)의 생산력 관념에서 나온 것이다. 태종실록에 전하는 경기도 연안부의 용갈이, 용경(龍耕)풍속이나 동국세시기에 전하는 홍주의 용경과 용알뜨기 민속, 영동지방의 용물달기 등은 용신신앙이 농경의례와 밀접함을 보여준다. 줄다리기 역시 용사(龍蛇) 신앙의 한 표현이다. 따라서 대보름 달빛은 어둠과 질병, 재액을 밀어내는 밝음 상징이므로 동제를 지내고 개인과 집단적 행사를 한다. 개인적인 기복 행사로는 부럼깨물기, 더위팔기, 귀밝이술마시기, 시절음식인 복쌈이나 묵은 나물먹기와 달떡을 먹는 것이 있으며, 줄다리기다리밟기고싸움돌싸움쥐불놀이탈놀이별신굿 등은 집단의 이익을 위한 대보름 행사다.● 대보름 음식 - 건강 기원나누어 먹으면 복이 와요정월 대보름에는 한 해를 건강하게 보내기 위한 소망이 가득 담긴 음식을 먹는 풍습이 전해오고 있다. 대표적인 정월 대보름 음식을 소개해 본다.△오곡밥= 오곡밥은 시대나 기호에 따라 구성이 조금씩 달라지긴 했지만 대체로 쌀, 콩, 팥, 보리, 수수, 조 등 다섯가지 곡식을 섞어 지은 밥이다. 오행의 청, 적, 황, 백, 흑의 기운이 도는 곡물로 지은 오곡밥은 오행의 기운을 골고루 받아 오장육부의 균형을 이루려는 의미가 담겨 있다.또한 세 집 이상의 밥을 먹어야 그 해의 운이 좋다고 하여 오곡밥을 서로 나누어 먹었는데 평상시에는 하루 세 번 먹지만 이 날만큼은 틈틈히 먹어서 9번을 먹기도 한다.△복쌈= 밥을 김이나 취에 싸서 먹는데 이것을 복쌈이라고 한다. 이 복쌈은 여러 개를 만들어 볏단 쌓듯이 성주님께 올린 다음 먹으면 복이 있다고도 전해온다.△진채식(묵은 나물)= 취, 호박, 고비, 고사리, 가지, 시래기 등을 가을에 말려 두었다가 정월 보름날 삶아 먹었는데 이를 진채식이라고 하며, 동국세시기를 보면 이 진채식을 먹으면 그 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약식= 대보름에 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먹는 음식으로 음력 1월 14일 밤이나 15일에 찹쌀, 대추, 밤, 꿀, 잣 등을 섞어 쪄서 만든다.△원소병= 작고 동그란 떡이라는 뜻으로 찹쌀가루를 여러 가지 색으로 반죽하여 소를 넣고, 경단 모양으로 빚어서 삶아 내어 오미자국물이나 꿀물에 띄워 낸 화채를 말한다.

  • 주말
  • 강현규
  • 2014.02.14 23:02

생활축구 건강 노년 '새만금장수축구진흥회'

간다 간다, 빨리 빨리, 주고~ 주고~, 놔놔놔놔놔!, 나와서 받아라~입춘을 맞은 지난 4일 오후 전주덕진체련공원 축구장. 수은주는 영하 2도를 가리키고 있지만, 찬바람이 넘나드는 운동장의 체감온도는 거의 영하 10도에 달했다. 모처럼만의 추위다. 그러나 피끓는 70, 80대 청춘들에게 이정도 날씨는 추위도 아니었다.새만금장수축구진흥회(회장 김대원) 회원들이다. 중앙에 있는 (사)장수축구진흥회 산하의 전북 전주팀이다. 만70세 이상의 회원 31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80대도 3명이 끼어 있다.과거 경력과 직업은 다양하다. 중고등학교부터 축구선수를 한 엘리트 체육 출신도 있고, 교사나 사업가, 언론인 등 생활체육으로 시작한 사람들도 있다. 엘리트 체육 출신과 생활체육 출신이 절반씩 정도라고 보면 된다.백정기 부회장(74)은 전주공고에서 10년 등 20여년 동안 지도자 생활을 했으며, 전주공고 감독 시절에는 82년 KBS배 우승, 87년 청룡기 준우승, 88년 부산일보배 준우승을 일궈낸 경력이 있다. 현재 한국OB중앙회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60대 OB팀과도 함께 자주 운동을 즐긴다. 60대 OB팀 소속 시절인 2005년에는 한국OB 전국 지회대회에서 우승의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는 그는 운동장에서 과거의 제자들을 가끔 만난다.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며 이제는 제자라고 할 수는 없으며 후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정송태씨(74)는 64년 육군축구단에서 제대한 뒤 현재 수원삼성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실업팀 제일모직에서 10여년 활약했다. 전북대 감독을 거쳐 은퇴한 뒤 현재까지 유소년들을 대상으로 지도자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어린 아이들이 축구를 즐기는 가운데 소질이 개발되고, 그 중에서 엘리트 선수들이 발굴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자신이 할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엘리트와 생활체육 출신들이 이처럼 함께 운동하면서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둥근 축구공에 대한 열정이 모두 똑같기 때문이다. 단지 공이 좋아서 함께 모였고, 함께 운동하다보니 보약이 필요없을 정도로 건강이 좋아졌다. 2시간씩 운동을 해도 지치는 줄 모른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나와서 과격한 운동을 하면 가족들이 부상 등을 걱정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대원 회장은 오랫동안 함께 운동해왔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잘 안다. 다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막상 운동이 시작되자 승부욕은 젊은이들 못지않다. 반바지 차림으로 운동에 나서는가 하면 거센 입김을 내뿜으며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60대 OB팀 김종수씨(전 전주시축구협회 전무)는 연세가 드셨어도 운동 욕심들은 대단히 많으시다. 나오시는 분들은 한분도 빠짐없이 모두 운동을 하고 가신다. 한 분이라도 빠지면 난리가 난다고 말했다.이 팀의 운동시간은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오후 3시부터(여름철에는 5시부터) 2시간 동안이다. 그러나 시간에 맞춰 운동장에 나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이 30분 일찍 나와서 준비를 한다. 함께 러닝도 하고 스트레칭을 한 뒤 운동을 시작한다. 운동은 25분씩 3개 쿼터로 나눠서 한다. 그래야 모든 사람이 빠짐없이 참여할 수 있다. 때로는 여성축구팀인 온고을이나 교차로 등과 친선경기를 갖기도 한다. 이처럼 모든 회원들이 빠짐없이 1년 365일을 쉬지 않고 노력한 결과 2012년에는 장수축구진흥회가 주최한 전국 대회에서 준우승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몸과 마음의 건강이다. 정송태씨는 이제는 승부보다는 몸에 맞는 축구, 즐기는 축구, 흥미위주의 축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원들이 이날 운동에 앞서 돼지머리와 시루떡을 놓고 정성을 다해 안전기원제를 지낸 것도 바로 건강과 안녕에 대한 바람 때문일 것이다.반짝 추위로 온 대지가 움츠러든 입춘일, 추위를 모르는 70~80대 청년들의 마음속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봄이 와있었다.

  • 주말
  • 이성원
  • 2014.02.07 23:02

'전국적인 커피 명인' 손꼽히는 전주기전대학 여영규 교수

원두커피 처럼 갑작스럽고 가파르게 사람들을 사로잡는 음료도 드물다.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역시 믹스커피가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던 사람들이 이제는 인스턴트 커피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관심이 커지면 전문가도 덩달아 늘어나는 법이다. 커피분야의 전문가는 바리스타다.지금도 쟁쟁한 커피 장인들이 최고수를 꿈꾸며 강호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전북지역에서도 내로라하는 커피장인들이 각자의 이름을 내걸고 최상의 커피를 만드는데 여념이 없다.이 가운데 전주기전대학 여영규 교수(50)도 빼놓을 수 없다. 여영규 교수는 얼핏 커피와는 무관해 보인다. 현재 임상병리과 교수이자 입학학생처장을 맡고 있다.전공과는 한참 동떨어진 바리스타와 단순히 인연을 맺은 것에 그치지 않고, 연구와 관심을 기울인 끝에 전북은 물론 전국에서도 인정받는 바리스타가 됐다.지난 2006년 원두커피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여 교수는 전북지역에서 바리스타 1세대, 혹은 1.5세대로 분류된다.여 교수가 바리스타에 입문한 이유도 재미있다.지난 2006년 전주기전대학이 전북지역에선 처음으로 커피바리스타 프로그램을 평생교육원 과정에 개설했습니다. 당시 코디네이터로 참여했는데, 수강생들과 수업을 들으면서 커피의 매력에 빠져들었죠. 신세계를 발견하게 됐다고 해야 할까요. 업무의 연장으로 커피에 입문한 셈이지만 이제는 커피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습니다제대로 된 원두커피, 그리고 바리스타의 세계에 눈을 뜬 그는 제대로 된 커피를 구현하기 위해 몇년째 밤낮을 잊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커피에 대한 애정은 대학에 호텔소믈리에바리스타과를 개설하는 디딤돌로, 학교기업(파바로쏘)을 배출하는 단초가 됐다.현재 그가 보유한 커피관련 자격증은 5개. 커피바리스타 1급, 커피지도사 1급, 향미평가사 2급, 로스트마스터 2급 등이다. 자격증만 보면 로스팅은 물론 바리스타를 교육할 수 있는 일관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여기에 농림축산부에서 인가를 받은 (사)한국커피협회 이사로 활동하면서 전국의 커피 명인들과 다양한 교류에 나섰고, 자연스럽게 원포인트 레슨을 받으며 내공을 한뼘씩 키웠다.무엇보다 그는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커피를 마케팅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요한 손님이 대학을 방문할 때마다 그는 앞치마를 두르고 커피를 정성들여 추출해 대접한다. 교수가 직접 내놓는 커피 한잔의 감동과 여운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물인 셈이다.교수라는 사회적 지위를 접고 앞치마를 입을 수 있는 이유도 제대로 된 커피를 추출하겠다는 장인정신에서 비롯됐다.그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커피를 마신다고 한다. 공복상태에서 들이키는 커피 한잔은 하루를 왕성하게 활동하게 하는 각성제이자 영양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솔직히 커피는 씁니다. 달콤하지만은 않습니다. 그리고 커피의 다양한 향과 맛을 내는 과정은 고통의 연속이라는 우리 인생과 닮았습니다. 커피를 로스팅할 때,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리거나 에스프레소머신으로 크레마가 풍성한 에스프레소를 내릴 때, 눈코혀로 맛을 느낄 때, 과정은 고단하지만 행복감은 커집니다.그는 하루평균 3~4잔의 커피를 마시고, 한잔을 마셔도 제대로 된 커피를 마시려고 노력한다면서 나만의 커피세계를 갖다는 것은 어쩌면 인생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하고 삶의 여유를 찾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가 오늘도 로스터와 씨름하면서 한잔의 커피에 천착하는 이유이다. 그는 오늘도 행복하다.● 바리스타란 원두 선택부터 맛과 향 조언까지커피 만드는 전문가바리스타(Barista)는 이태리어로 바 안에서 만드는 사람을 말한다. 칵테일을 만드는 바텐더와 구분해서 커피를 만드는 전문가를 지칭한다. 좋은 원두를 선택하고 커피 머신을 완벽하게 활용하여 고객의 입맛에 최대한의 만족을 주는 커피를 만들어내는 일을 한다. 바리스타는 무엇보다도 먼저 커피의 선택과 어떤 커피 머신을 사용할 것인지, 어떻게 커피머신의 성능을 유지시킬 것인지에 대해 알아야 하며 완벽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기 위한 방법을 알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커피가 어떻게 생산되고, 여러 종류의 커피가 각각 어떤 향과 맛이 나며, 어떤 특징이 있고, 무슨 빵과 잘 어울리는지 등 커피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 아울러 손님에게 커피에 관한 조언을 해줄 수 있어야 한다.

  • 주말
  • 정진우
  • 2014.01.24 23:02

김병종 30년 작품세계 담은 100여점 "바다 한가운데 파닥파닥 뛰는 날치같아"

내 작품은 10년을 주기로 변화되어 왔다. 바보예수에서 생명의 노래로, 그리고 요새는 다시 길 위에서시리즈로 전(轉) 하고 있다. 기법적으로는 먹 인물화에서 황갈색의 숲 시리즈와 분청빛의 물시리즈로, 그러다가 화려한 여행 시리즈와 장엄한 우리 산수와 꽃시리즈로 선회 한 것 같다. 몇가지 패턴을 그리며 변모되어 온 듯 싶지만, 사실은 하나의 주제로 관통하고 있는 데, 그것은 생명이다. 자연과 생명의 아름다움을 예찬하고 이를 내 나름대로의 형식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때마다 표현의 방식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지만, 내가 작품세계에 담고자 하는 정신과 뜻은 하나로 모아지는 것이다.지난 10일 전북도립미술관에서 개막한 김병종 30년, 생명을 그리다에 부친 한국화가 김병종 교수(서울대 미술대)의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한 글이다. 김 교수의 글을 빌리지 않더라도 전시장에 차려진 100여점의 작품들이 그의 예술세계를 그대로 보여준다. 작가들이 자신을 각인시키는 방법은 한 우물을 파는 길이다. 특정 사물이나 인물, 풍경 등을 작업의 중심에 두고 특화시켜 이름을 얻는 식이다. 그런 점에서 김병종의 작품세계는 얼핏 상업적으로 실패할 가능성이 컸다. 바보예수나 생명의 노래화첩기행하나만 특화시켰을 때 일반에게 어떤 화가로 더 각인시켰을 것이란 의미에서다. 그럼에도 그는 그의 작품인생 30년 모두를 고향 전시장에 풀어놓았다. 생명이라는 이름으로서다.자칫 산만해지기 쉬운 상황에도 그의 작품은 고향을 만나 일목요연하게 정리됐다. 김 교수 스스로도 모악산 자락의 도립미술관과 자신의 그림이 잘 어울린다고 만족해 했다. 전시회가 아무리 성황리에 잘 진행되어도 뭔가 아쉽고 불편한 마음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더라도 뿌듯한 경우가 있단다. 모악산 자락에 놓인생명의 작품들이 더 생명력을 얻는 것 같기에 전시회 성과와 상관없이 좋은 기운으로 받아들였다.개막 3일만인 지난 주말까지 이미 5000여명의 관람객을 끌어들인 김병종 그림의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개막식 때 전시장을 찾은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김병종의 그림은 바다 한가운데에서 파닥파닥 뛰는 날치다고 명쾌하게 정의 내렸다. 이 전 장관은 바다를 벗어나는 순간 생명을 잃게 되는 물고기와 달리 위급한 순간에 바다 위로 뛰어 바다를 볼 수 있는 게 날치다며 김병종은 우리가 죽어야만 알 수 있었던 생명을 그렸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또 바보예수연작에 대해 서양의 어떤 그림에서도 김 교수의 예수를 본 적이 없을 만큼 감동을 받았다면서 빨간 눈물 한 방울을 떨어트린 예수의 모습은 우리와 같이 처절한 존재다고 말했다.도립미술관 개막전을 관람한 후 이튿날 전주한옥마을 교동아트미술관 김병종전을 둘러본 한승헌 전 감사원장은 김병종 교수의 그림은 얼핏 단순한 것 같지만 볼수록 깊이가 우러난다며, 한 번 보면 다시 와서 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고 했다.미술평론가 윤상훈씨는김병종의 작품은 힘차고 화사하면서도 아름답고 따뜻한 그 세계가 날개를 한껏 펴고 고향 산천 쪽을 향해 날아가는 그의 그림속 학처럼. 모악산을 굽어보는 전북 도립미술관의 다섯 개 대형전시실을 가득채울 그의 생명찬가가 들판과 골짜기마다 퍼져나갈 것이다고 평했다.관람객들 역시 김병종의 그림에 푹 빠졌다. 마치 그림이 이야기를 건네는 것 같다는 관람객도 있었고, 동화 속 그림을 보는 것 같다는 소회도 밝혔다. 어떤 관람객은 달빛예수작품 앞에서 기도를 하며 눈물까지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전시회는 2월16일까지 계속된다(전주 교동아트미술관스튜디오는 2월2일까지).● 김병종 교수 약력△1953년 남원 출생 △서울대학교 미술대 회화과성균관대 동양예술 철학박사△개인전= 2013 산수간(갤러리현대 본관),2009 길 위에서-황홀(갤러리 현대), 2004 바보예수에서 생명의 노래까지(광주비엔날레),1997 생명의 노래(프랑스 파리), 1994 생명의 노래(가나화랑), 1993 바보예수(독일 베를린), 1990 바보예수 (베즈티루르, 폴란드); 1990 바보예수, 흑색눈물(헝가리, 1989 바보예수(베를린)△수상경력= 2004 제17회 대한민국 기독교 미술상, 1995 선 미술상, 1991 한국미술작가상, 1989 미술기자상, 1981 대한민국문화예술상△저서= 중국회화연구, 화첩기행1,2,3,4,5권△주요경력= 대한민국미술대전동아미술제MBC미전중앙미술대전 심사위원, 서울대 미술대학장, 서울대 미술관장, 서울대학교 조형연구소장 역임

  • 주말
  • 김원용
  • 2014.01.17 23:02

'오감만족' 겨울 바다낚시 여행

낚시는 시각과 촉각, 청각, 후각, 미각 등 오감에 손맛까지 모두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있는 레포츠로 꼽힌다.낚시 마니아에게 겨울은 혹독한 인내의 시간이다. 수온이 낮아지면 물고기는 더 깊은 곳으로 이동하며, 그만큼 활동력도 떨어져 마치 동면 아닌 동면에 들어가는 상태가 된다. 첫 고기를 낚을 때의 손맛을 잊지 못하는 낚시인들은 대부분 겨울이 가기를 기다리지만 마니아중의 마니아들은 설경 속 겨울 바다를 찾아 겨울 내 잊혀진 손맛을 고대한다.왔다!(입질)는 한마디에 추위는 잊혀지고 물속 보이지 않는 고기와의 한판 사투가 시작된다. 겨울바다와 저수지, 소류지로 떠나는 낚시 마니아들의 겨울 여행에 동참해보자.한겨울 새만금 바닷가 파도위에 눈이 내린다. 내려도 그대로 수북하게 쌓이는 것이 아니다. 길고도 질긴 엄동설한을 녹여내듯 바닷물에 그대로 녹아든다. 끝이 보이지 않는 먼 바다의 허공을 배회하며 흔적도 없이 어지러이 흩날리는 것은 어쩌면 지상의 목마름의 갈증을 바다에서 풀기 위한 욕망일지도 모른다.전북지역 겨울 낚시의 대표 명소로 꼽히는 새만금 방조제는 군산~부안을 연결하는 33.9㎞ 세계 최장의 방조제다. 이곳은 경제와 산업, 관광을 아우르면서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비상할 녹색성장과 청정 생태환경의 글로벌 명품 단지인 동시에 낚시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천혜의 생태 어장이다.겨울 낚시에 나서면 날씨는 춥고 고기는 귀하다. 하지만 겨울 낚시는 이런저런 고민을 하지 않아 좋다.낚을 어종이 망둥이와 우럭, 붕장어 정도로 한정돼 있고 가끔 한 마리씩 올라오는 감성돔에 주변 낚시꾼들의 탄성이 이어진다.군산 새만금 야미도 방파제는 평일에도 대물을 노리는 낚시꾼들로 북적인다. 이곳은 한겨울이지만 아직 주꾸미와 갑오징어, 돌게도 낚시로 낚인다. 비수기 겨울이지만 낚시꾼들로 인해 야미도 상인들은 덩달아 신이 난다. 물론 낚이는 어종의 씨알은 봄, 여름, 가을보다 작다. 하지만 어쩌다 한 번씩 낚이는 대물 어종에 주변의 환호가 이어진다.인근 낚시점에서 들은 정보로는 겨울에는 고기가 안 나온다고 하지만 고기는 이따금씩 올라온다.다만 시간이 필요하다. 새만금 갯바위 낚시터 인근에서 자칭 프로로 불리는 이종원씨(48군산)는 온몸을 추위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완전무장했다.내복은 기본으로 발목 보호대, 안면마스크, 귀 덮개, 목도리로 온 몸을 감싸고 갯바위에 미끄러지지 않는 장화까지 착용했다.한눈에 봐도 복장은 프로다. 하지만 좀처럼 뭔가 잡지는 못한다. 2시간 남짓 지나자 낚싯대를 치켜든다. 낚싯대의 휘어짐으로 봐선 대물이 확실하다. 그러나 좀처럼 낚싯대의 릴은 감겨지지 않는다. 바늘이 바다 속 돌 틈에 낀 게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3분쯤 지나자 감겨지지 않던 릴이 조금씩 감긴다. 아주 묵직한 손맛이 난다는 이 프로는 한참을 보이지 않는 물고기와 씨름하다 결국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낸 50㎝급 망둥이를 낚아 올렸다.망둥이는 통상 강 하류에서 서식하지만 겨울이 되니 수심이 깊은 바닷가로 올라온 것이다.몇 년을 살았는지 모르지만 망둥이 머리는 조금 과장해 어른 주먹만 한 크기였다.인근에서 원투(무거운 찌를 사용해 바다 밑바닥 층 어류를 노리는 채비) 낚시를 벌이던 또 다른 자칭 조사 김용일씨(36부안)도 우럭을 낚는다. 크기는 어림잡아 15㎝급. 아주 큰 씨알은 아니지만 손맛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듯 보인다. 자연산의 신선함을 자랑하듯 몸집의 파닥거림이 거칠다.오전 9시부터 시작해 오후 3시가 되기까지 한 마리를 낚았다고 한다. 이 프로와 김 조사는 낚시를 멈추고 조리를 시작한다. 가스레인지와 도구를 가져가지 않은 그들은 파도에 떠 내려 온 나무 조각들을 모아 불을 붙인 후 잡은 망둥이와 우럭을 꼬챙이로 끼워 불에 굽는다.금세 구수한 냄새가 사방으로 흩어지고 이들은 미리 준비해온 굵은 소금을 뿌린 뒤 구운 고기를 시식했다.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연예인 김병만을 주축으로 하는 티브이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을 연상케 하며 마치 야만인 같은 모습도 보이지만 맛은 한마디로 기가 막혀 보인다.낚시는 비용이 많이 들어갈 것 같지만 이들 말로는 이동에 따른 차량 기름값과 미끼 구입비용 밖에 안 든다고 한다.저렴한 2만원 대 낚싯대에 100g들이 갯지렁이 한 통만 사면된다. 하루 종일 낚시를 해도 미끼는 남는다. 집으로 돌아갈 땐 하루 종일 같이 즐겨 준 고기들을 위해 바다에 남은 미끼를 뿌려주고 간다. 한마디로 미끼 많이 먹고 커서 다음에 낚이라는 의미다. ■ 전북 서해안 낚시 포인트△야미도풍경이 아름다운 산으로 유명한 군산 야미도 당산(해발156m)은 새만금 개발로 인해 육지와 연육된 섬이다. 야미도는 고군산군도 섬 중 하나인 유인도 였고 마을 뒷산에 밤나무가 많았다 하여 밤섬이라 불리기도 한다. 야미도 곳곳의 갯바위와 방조제는 낚시인들로 부터 다시 가고 싶은 장소로 유명하다. 그만큼 시설의 안전성이 담보돼 있으며, 씨알이 크지는 않지만 계절에 따라 각각의 어종이 다 잡힌다.△신시도고군산군도는 전북 군산 옥도면에 속하는 군도로 대장도와 선유도 신시도로 구성돼 있다. 지금은 신시도-무녀도-선유도-장자도 4개의 섬이 새만금방조제와 연결공사 중으로 섬이 연결되는 올해부터는 자동차로 편리하게 고군산군도를 방문할 수 있다. 원래 신시도 마을에 들어가려면 군산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됐지만 지금은 신시도 주차장에서 마을까지 육로가 나 있어 낚시인들이나 산악회 회원들이 자주 찾는 명소다.△비응도고군산군도에는 유무인도가 63개가 있었다. 새만금 방조제가 만들어지면서 사라진 섬들이다. 오식도내초도입이도가내도장산도조도무의인도비응도가 대표적 섬이다. 지금은 새만금 방조제가 만들어지면서 섬의 모습은 사라졌다. 비응도는 지형의 생김새가 마치 날아가는 매와 같다고 해서 비응도로 불려지게 됐으며 비응도 곳곳이 절벽과 방파제로 조성돼 있어 낚시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이곳에서 나오는 겨울 어종은 주꾸미붕장어망둥이 등이며 물고기 씨알이 커서 단골 낚시인들이 많다.

  • 주말
  • 이강모
  • 2014.01.10 23:02

[남원 바래봉 눈꽃축제] 겨울 나라 동심 세계로 '씽~씽'

올해 겨울은 유난히 눈이 많이 왔다. 도시에서는 눈이 내리기 무섭게 치우기 마련이지만, 조금만 교외로 시선을 돌리면 눈꽃 세상이 펼쳐진다. 남원 바래봉눈꽃축제, 무주 남대천얼음축제는 물론 도내 곳곳에 산재한 눈썰매장과 얼음썰매장이 유혹하는 주말 이대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국립공원 1호 지리산. 그 중에서도 바래봉은 우리지역 남원에 속해있는 해발고도 1167m의 봉우리로 봄엔 철쭉의 화려함이, 겨울엔 눈꽃의 신비로움이 감탄을 자아내 전국의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는 보물 같은 곳이다. 바래봉과 지리산허브밸리에서 다음달 9일까지 겨울눈꽃, 그리고 동심으로의 여행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제3회 지리산 남원 바래봉 눈꽃축제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운봉읍민의 친절함으로 찾는 이들에게 낭만과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다.△레포츠이곳에서는 1인당 6000원(단체 4000원, 장애우 5할 할인)의 입장료를 내면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눈썰매, 얼음썰매, 눈 조형물 전시, 눈싸움 대회 등의 레포츠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빙벽만 타는 경우에는 무료다.지리산허브밸리 대형주차장 안에는 120m 슬로프의 눈썰매장이 마련돼 있다. 어린이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눈썰매는 이곳에서도 인기가 가장 높고, 플라스틱 썰매뿐 아니라 비료포대까지 준비돼있어 옛사람들로 하여금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인근 소형주차장에는 40m 슬로프의 유아용 눈썰매장도 별도로 마련돼 관광객은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또한 소형주차장에서는 얼음썰매와 팽이치기를 즐길 수 있는데, 얼음썰매는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눈썰매와는 다른 전통적인 매력을 느끼게 하며, 팽이치기는 부자(父子)가 한 데 어울려 옛 이야기를 나누게 할 소재거리가 된다.현재는 조성되어 있지 않지만 조만간 설치될 빙벽 체험장도 기대해봄직 하다. 인공제설기를 이용해 길이 8m, 폭 35m로 형성될 빙벽은 작년의 경우 그 이채로움에 빙벽을 타지 않는 이에게도 사진의 배경으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지리산북부산악구조대가 항시 대기하며 빙벽타기 시범과 등반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안전사고를 예방할 예정이다. 각종 눈 조형물 전시와 대규모 눈싸움 대회, 이글루 등도 준비돼 찾는 이를 기다리고 있다. △바래봉 등반썰매장을 벗어나 눈꽃이 곱게 핀 등산로를 따라 바래봉 정상까지 가는 등산 코스도 일품이다. 나무에 겹겹이 쌓인 눈은 그 자태가 너무나 아름다워, 마치 흰 옷 입은 천사들이 팔을 활짝 펴고 반기는 듯하다. 절경에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산을 오르다 보면 남부지방인 우리지역에 눈과 관련된 이런 비경이 있음을 감사하게 된다. △먹거리 장터120m나 되는 눈썰매를 몇 번 타고 흠뻑 웃으며 즐기다보면 배가 고프기 마련이다. 눈썰매장 옆에 기다랗게 조성된 먹거리 장터는 현재 10개 정도의 점포가 입점해 있고 떡국, 어묵탕, 김밥, 찐빵과 같은 분식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근처에는 쉼터도 마련돼 있어 관광객들은 여유 있게 설경을 둘러보며 심신을 추스를 수 있다.아울러 지역민이 만든 우수 농특산물 전시판매관도 운영된다. 허브화장품 등 만들기 체험장도 비록 유료이지만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김정엽

  • 주말
  • 김정엽
  • 2014.01.03 23:02

[도내 해넘이 명소] 지는 해 보내며 묵은 짐 '훌훌'

코앞으로 다가온 2014 갑오년. 올 한 해 묵은 것을 털어내고 호기롭게 새 시작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쳇바퀴처럼 도는 팍팍한 일상에서 벗어나 무거운 짐을 덜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 현대인들이라면 이맘때 누구나 한번쯤 해넘이해맞이 여행을 꿈꾸게 된다.매일매일 뜨고 지는 해가 뭐 그리 큰 의미가 있을까.이렇게 말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시기가 중요한 것이라는 것에는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연말연시 뜻깊은 추억을 쌓고 싶은 이들이여. 전북지역에서 누릴 수 있는 해넘이, 해맞이 명소를 찾아 떠나보는 건 어떨까.△부안 변산반도변산반도는 적벽강, 격포항, 채석강 등 이름난 관광지가 모두 유명한 일몰장소다. 공룡이 살던 백악기 시대부터 수천 겹의 바위가 층층이 쌓이기 시작해 형성된 절벽 채석강은 언제 봐도 신기하지만, 떨어지는 해가 내뿜는 붉은 기운을 잔뜩 머금었을 때는 더욱 오묘하다. 채석강이 웅장한 자연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변산면 도청리의 솔섬에서 보는 일몰은 엄숙함이 맛이다. 채석강이 있는 격포항과 모항 사이 학생해양수련관 안으로 들어가면 솔섬이 바로 보인다. 솔섬 주변은 평상시에도 항상 일몰을 담기 위해 몰려드는 사진작가들로 붐빈다.썰물 때는 육지와 연결돼 걸어서 70m만 가면 솔섬에 들어갈 수도 있다.해넘이를 보고 나면 조금 적적할 것이다.하룻밤을 보낼 세밑 여행으로도 변산은 적격이다. 산, 들, 바다가 어우러진 부안은 예로부터 각종 물산도 풍부해 시인묵객과 선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땅이다. 조선시대 암행어사 박문수도 변산의 풍요로운 자연자원을 빗대어 생거부안(生居扶安사람이 살기 좋은 땅)이란 말을 남겼다. 그뿐인가. 차진 갯벌에서 나는 백합과 짭조름한 곰소젓갈, 수만권의 책을 쌓아놓은 듯한 채석강은 또 어떤가. 바다를 따라 마을과 마을을 잇는 마실길도 운치가 그만이다. △익산 웅포웅포(곰개)는 지형이 곰의 형태를 닮은 포구라는 뜻. 서해 낙조 5선(選) 중 하나로 꼽히는 웅포 곰개나루 일몰은 강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일몰 풍경이다.바다처럼 폭을 넓힌 금강이 전북과 충남의 경계를 따라 흐르는 장관을 보려면 녹차나무의 북방한계선인 함라산을 올라야 한다. 해질녘 함라산 산악자전거길을 4㎞ 달려 녹차밭 사이로 난 등산로를 오르면 웅포 곰개나루에서 한껏 넓어진 금강을 벌겋게 채색하는 일몰을 만난다. 저녁노을에 붉게 물든 금강을 미끄러지는 황포돛배, 그리고 서로 마주보는 익산과 서천의 강마을은 함열현감 조희백의 을해조행록에 묘사됐던 바로 그 풍경이다.웅포나루에서 보면 강물이 호수처럼 잔잔해 석양이 질 무렵에는 강물 위에도 똑닮은 해가 둥그러니 떠 있다. 색다른 일몰 풍경을 보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비경 중의 하나다.덕분에 탁 트인 바다도 아니고 높은 산도 아닌 강가에서 바라보는 일몰을 보기 위해 사진작가와 시민들이 즐겨 찾고 있다.웅포 곰개나루 건너편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를 촬영한 충남 서천의 신성리 갈대밭이다.일몰을 보기 전에 잠시 들러도 좋을 듯 하다.△군산 새만금방조제고창 구시포군산에서 부안까지 이어지는 33.9㎞ 길이의 새만금방조제는 비안도와 고군산군도를 배경으로 지는 해가 낭만적이다. 낮 한 때 타올랐던 태양이 서서히 그 빛을 잃어가며 저 바다 너머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세상사가 꿈결 같다.고군산군도 너머로 지는 해를 한눈에 보려면 신시도의 199봉, 월영봉, 대각산전망대 등을 올라야 한다. 새만금방조제 안쪽에 위치한 김제시의 망해사와 심포항에서 보는 해넘이도 짙은 여운을 남긴다.전북 최서남단에 위치한 고창 동호해수욕장과 구시포해수욕장은 황금색으로 물든 갯벌의 낙조가 아름답다.전북지역 해넘이 일몰 시간(전주기준)은 31일 오후 5시 27분, 해맞이 일출 시간(군산기준)은 2014년 1월 1일 오전 7시 41분이다.● 해넘이 축제 - 웅포서 소망풍등 날리고 구시포서 모닥불 피우고△익산 웅포 곰개나루 해넘이 축제오는 31일에는 제9회 웅포 곰개나루 해넘이 축제가 열린다.이 자리에서는 해넘이 감상과 동시에 가족과 연인들이 함께 하는 소망풍등 날리기, 연날리기, 전통놀이체험 행사 및 먹거리 장터, 특산품 판매, 경품 추천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펼쳐진다.축제 문의는 웅포면사무소(063-862-6119, 6120)로 하면 된다.△고창 구시포 해넘이 축제 한해의 액운을 모두 태워버리고 새 희망을 밝게 비추는 모닥불 점화, 임진년 새해 소원을 담은 풍등 날리기, 낭만과 추억의 통기타 라이브 공연, 밤하늘에 아름다운 수를 놓는 불꽃 쇼 등 관광객이 잊지 못할 추억과 감동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문의는 상하면사무소(063-560-8271)로 하면 된다.

  • 주말
  • 최명국
  • 2013.12.27 23:02

역사와 문화 어우러진 '삼례문화예술촌'

연일 이어진 송년회의 웃음도 잦아들면서, 구멍난 세밑 가슴 속을 깊숙이 파고드는 찬바람. 연말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마음앓이를 치유할 수 있는 명약으로 문화예술 만한 것도 없다. 더욱이 일손에서 잠시 해방된 주말이라면, 밀려오는 문화에 대한 허기와 갈증을 달랠 수 있는 추천목록에서 완주군 삼례읍에 자리한 삼례문화예술촌을 빼놓을 수 없다.삼례문화예술촌에 들어서면 갤러리박물관공방 등 문화예술 분야의 다채로운 욕구를 한방에 해결할 수 있다. 또 창 넓은 탁자에 앉아 조그만 연못과 눈을 맞추며 찻잔을 기울일 수 있는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문화카페도 마련되어 있다.이곳은 우리네 아픈 역사의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운 문화예술을 꽃피우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먹먹한 감동을 안겨준다.만경강 하류에 위치한 삼례는 토지가 비옥하고 기후도 온화해 예로부터 만경평야가 펼쳐졌고, 이같은 자연적 혜택은 군산익산김제와 더불어 일제시대 수탈의 현장이란 시련으로 변해 버렸다. 일제시대 식량수탈을 위해 완주지역에 들어선 일본인 대지주 농장은 조촌면(당시) 반월리 전북농장, 삼례면(당시) 삼례리 조선농장 등이다.일본인 대지주 시라세이가 1926년 설립한 식민농업회사인 이엽사 농장은 삼례역 부근 삼례면(당시) 후정리에 자리 잡았고, 삼례지역 농민들의 피땀을 착취하기 시작했다.현재 삼례문화예술촌으로 사용되는 건축물은 이엽사 농장이 착취한 양곡을 보관하기 위한 창고로 활용되었다. 이 건물의 건축물대장을 추적하면 192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건축용도가 양곡창고라는 점에서 이견의 소지는 거의 없다.서해가 만조를 이루면 바닷물은 이 양곡창고와 맞닿은 만경강 삼례 비비정마을까지 밀려들었고, 일본인들은 이때에 맞춰 양곡창고를 활짝 열고 마차와 지게를 이용해 강가에 닿은 배에 양곡을 실었다. 당시 삼례지역 주민들은 밤마다 한 말 한 섬 한 말 한 섬 쌀가마니를 세는 소리를 들으며 굶주린 배를 움켜쥐었다고 전해진다.한국 근대사의 눈물과 함께 세워져 100년 가까운 풍파를 버텨온 일제시대 양곡창고가 한국인의 마음과 영혼을 담은 문화예술촌으로 곱게 새단장을 하고 무심하게 내방객을 맞고 있다. 완주군은 이곳을 문화예술촌으로 꾸미면서 기존 건축물의 원형을 고스란히 보존하는데 힘썼다. 이근형 문화관광과장은 삼례농협으로부터 양곡창고를 인수한 이후 문화예술촌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원형 보존이 최대의 컨셉이었다며 타지역 리모델링 사업과는 달리 삼례문화예술촌 건축물은 현재 상태의 90% 이상이 일제시대 당시 것이다고 설명했다.● 완주책박물관 박대헌 관장 "근대 도서 디자인 변천 과정 한눈에"새것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이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헌것들. 헌책의 수준을 넘어 고서의 반열에 오른 도서의 깊은 맛과 의미를 알아 내려면 전문지식과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완주책박물관 박대헌 관장으로부터 책박물관을 음미하는 접근방법을 들어본다. 박 관장은 서양인이 본 조선 우리 책의 장정과 장정가들 고서 이야기 등 책을 저술한 고서 전문가이다. 이번달엔 한국 북디자인 100년이란 저서로 한국출판진흥재단으로부터 한국출판학술상을 수상했다.박 관장은 기획전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대해 이 전시는 우리나라 근대 도서 디자인의 변천 과정을 한눈에 보여주려 노력한 기획물이라며 도서를 디자인한 김환기구본웅정현웅김용준이인성천경자 등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함께 전시한 조선시대 능화판으로 표지를 찍은 고서도 빼놓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상설전시는 옛날은 우습구나와 철수와 영이로 구성된다. 박 관장은 중학 1년 시절인 1952년부터 1992년까지 4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쓴 만화일기를 찬찬히 따라가면 한국 현대사를 살았던 한 평범한 남자의 꿈과 현실, 희망과 좌절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철수와 영이에선 1950년대와 1960년대 꽁보리밥책보자기몽당연필 등 이미지와 함께 형이나 언니한테 물려받았던 옛 교과서들을 볼 수 있다며 우리들에게 익숙하고, 최고의 베스트 셀러였던 철수와 영이의 그림을 김태형 화가가 그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주말
  • 김경모
  • 2013.12.20 23:02

'겨울 스포츠의 꽃' 스키 안전하게 즐기기

매서운 추위가 닥치는 겨울이 오면 많은 사람들은 몸과 마음이 움츠러들며 겨우살이 준비를 하게 된다. 하지만 이 때만을 목이 빠져라 기다려온 사람들도 있다. 바로 스키와 보드 마니아들이다. 하얀 설원을 가로지르는 속도감이 주는 시원함과 짜릿함은 스키어와 보더들만이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다. 순백의 설원에 펼쳐진 원색의 물결, 스키장은 천국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제 스키는 더 이상 귀족스포츠가 아니라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중 레포츠로 변해가고 있다. 이번 겨울에는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순백의 천국에서 펼쳐지는 축제에 참여해보면 어떨까?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스키와 스노보드는 사소한 부주의로도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는 격렬한 운동이다. 추운 날씨로 온몸이 굳어져 있어 작은 충돌에도 부상이 커질 수 있다. 아무런 사전지식과 준비없이 스키장을 찾았다가는 자칫 예기치 않게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스키장에서 자신과 가족의 건강 지키는 법을 알아본다.△장비를 잘 점검하자안전하게 스키와 보드를 즐기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맞는 장비를 선택한 뒤 장비를 잘 점검하고 보호장구를 꼭 착용해야 한다. 먼저 스키는 단단한 것보다 부드럽게 휘는 것이 초보자들에게 알맞으며, 자신의 신장과 비슷하거나 10cm정도 짧은 것이 좋다. 스키부츠는 자신의 발에 잘 맞으면서도 신었을때 구부러짐이 없고 신고 벗기에도 불편이 없어야 한다. 바인딩은 스키와 부츠를 결합하고 위험이 닥칠때 이를 이탈시켜 스키어의 안전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신의 체중과 신장, 발크기, 스키실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문숍에서 조언을 받아 이탈강도(DIN)를 설정해야 한다. 스키를 선택하고 점검을 마쳤으면 충분한 준비운동으로 근육의 긴장을 풀어준 뒤 스키를 즐겨야 한다. △잘 넘어져라스키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신는 순간부터 많은 위험에 노출된다. 따라서 초보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스키를 잘 타는 것 보다 안전하게 넘어지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초보자들은 위험한 순간에 넘어지지 않으려고 하다가 오히려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스키의 속도에 적응이 안돼서 속도가 붙으면 몸의 중심이 뒤쪽으로 이동하고 엉덩이가 빠지면서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 이때 당황하지 말고 뒤쪽이 아니라 스키의 좌측이나 우측으로 몸을 던져 넘어지는 것이 중요하다(상체가 산 윗쪽을 향해서). 이때 주의할 점은 손이나 팔꿈치를 짚으면 부상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스키의 테일 밴드쪽으로 엉덩이를 먼저 과감하게 넘어져야 한다. △잘 일어나라스키장에 넘어진 상태로 계속 있으면 뒤따르는 다른 사람들과 충돌 위험이 높다. 따라서 스키를 타다가 넘어지면 곧바로 일어나거나 우선 안전한 곳으로 피해야 한다. 그러나 초보자들이 당황해서 서둘러 일어나려고 하면 오히려 낭패를 겪기 쉽다. 스키를 신은 상태에서는 평상시와 같은 방법으로 일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스키를 경사면과 수직으로 나란히 놓은 뒤 경사면의 아래쪽에 폴을 모아쥐고 경사면 위쪽 손으로 옆을 짚고 무릎을 펴면서 일어나야 한다.△자기에게 맞는 코스를 선택하라잘 넘어지고 잘 일어나는 방법을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기량과 수준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다. 자신의 실력을 과신해서 수준에 맞지 않게 난이도가 높은 코스를 선택하면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준다. 그렇다고해서 초보자 코스가 반드시 안전한 것도 아니다. 초보자 코스는 실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인데다 다른 코스에 비해 사람들도 붐비기 때문에 충동사고 위험도 높다.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또 너무 이른 시간이나 야간에는 눈이 녹았다가 얼어붙은 빙판 등이 있으므로 초보자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표지판을 잘 지키자리프트를 탈 때부터 슬로프를 타고 내려오는 동안 안내와 금지, 경고 등을 알리는 많은 표지판들이 있다. 이들 표지판은 도로 위의 교통표지판과 같은 역할을 한다. 위험사태나 주의사항을 알려주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야 한다. 리프트를 이용할 때는 탑승후 안전바를 내리고 폴은 옆으로 기울여 무릎에 걸쳐놓는다. 옆으로 걸터앉으면 기둥 등에 충돌할 우려가 있으므로 바르게 앉고, 하차할때는 안전요원의 지시에 따라 다른 사람들과 충돌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신속하고 침착하게 이동한다.△자외선에 주의하자설원에서는 햇빛의 80%~85%가 그대로 반사되기 때문에 자외선 강도가 매우 세다. 여름 바닷가보다 4배나 강하다. 따라서 눈과 피부 보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눈밭에서 오랫동안 스키를 타다보면 눈에 반사되는 자외선으로 각막이 화상을 입는 설맹증에 걸릴 수 있다. 따라서 고글, 선글라스 등 보장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자외선은 피부에도 악영향을 준다. 기미와 잡티와 화상을 막기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제가 필수다. 가급적이면 UVA와 UVB를 모두 차단하는 것으로 사용하고, 2~3시간마다 덧바르는 것이 좋다.△몸관리를 잘하자보온에 신경써야 하며 추위를 느끼지 않을 정도의 복장을 갖춰 입어야 한다. 피로를 느낄때는 즉시 중단하고 음주 상태에서 스키를 타서는 안된다. 젖은 옷을 입은채 장시간 스키를 타면 동상이나 동창에 걸릴 수 있으므로 수시로 휴게실에 들러 얼은 손발을 녹여주고 젖은 옷은 마른 옷으로 갈아입는게 좋다. 근육이 뭉치거나 통증이 발생했을때는 즉시 관해주는게 좋다. 이를 그대로 두고 계속 운동하면 근육이 뭉치거나 부상이 악화될 수 있다.

  • 주말
  • 이성원
  • 2013.12.13 23:02

[이색 겨울 산행] 서리꽃 흐드러진 '雪山의 속삭임'

아무래도 산행인구가 가장 많은 계절은 가을이다. 만산에 흐드러진 홍엽을 완상하기 위해 산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게 마련이다. 반대로 연중 등산인구가 가장 적은 때라면 겨울일 것이다. 다른 계절에 비해 준비해야할 장비용품이 만만치 않고, 왜 삭풍을 맞으면서 사서 고생을 하느냐며 한동안 등산화를 신발장에 넣어두는 등산객이 상당수다.이런 저런 이유로 역설적으로 겨울철엔 가장 한가하고 여유있게 산을 즐길 수 있다. 다른 때 같으면 치이는 사람들로 눈살을 찌푸릴 때가 다반사지만, 지금부터 당분간은 눈을 돌려 앞뒤를 살펴봐도 인적을 찾기가 어려워지는 호젓한 산행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눈이라도 내리면 들뜬 마음을 억누르기가 벅차다. 설국에 한발짝 다가선 것같은 후련함과 함께 한발 한발이 선계(仙界)로 향하는 게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겨울산행을 보다 재밌고 의미있게 즐기는 방법은 무엇일까. 새벽시간에 잠깐 볼 수 있는 상고대를 만나거나 시린 바닷바람을 맞으며 섬산을 찾아볼 것으로 제안한다. 이색적인 겨울등산 2제(題)를 만나본다△상고대 등산= 김종제 시인은 자신의 시 상고대 서리꽃에서 당신의 창문을 열고, 안을 살며시 들여다보니, 세상의 그 어떤 꽃보다, 아름다운 꽃을 가졌다고 썼다.상고대는 사전적인 의미로 대기 중의 수증기가 승화하거나 0℃ 이하로 급냉각된 안개구름 등의 미세한 물방울이 수목이나 지물(地物)의 탁월풍이 부는 측면에 부착동결해 순간적으로 생긴 백색 투명의 부서지기 쉬운 얼음을 말한다. 호숫가나 고산지대의 나뭇가지 등에 밤새 새린 서리가 하얗게 얼어붙어 눈꽃처럼 피어있는 것이다. 한자로는 수상(樹霜) 또는 수빙(樹氷)이라고 한다. 상고대는 영하 15℃ 이하의 기온에 습도가 70% 이상인 날씨에 핀다. 또 습도와 온도가 높을수록 상고대는 더욱 진해진다.상당수 등산객들이 상고대를 만나려면 해발 1500m 이상의 높은 산에 올라야 할 것이라며 상고대 조망기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도시 인근의 상대적으로 얕으막한 산에서도 추운 날이면 상고대를 만날 수 있다. 793.5m의 모악산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다만 이른 아침 무렵에 잠깐 피어나는 만큼 여명이 트기 전에 산에 올라야 한다. 스산한 바람과 깜깜한 어둠을 헤치는 수고가 더해져야 상고대의 행운이 주어진다.고산준령의 그것에 비해 빛깔은 곱지 않지만, 도시 인근 산에서 상고대를 조망하는 시간은 일상의 시름을 허물어주는 힐링의 무대가 된다.△섬산행= 섬과 산을 한꺼번에 만끽할 수 있다. 섬산행이다. 서해와 남해의 보물같은 섬들이 간직하고 있는 산들은 육지에 비해 때묻지 않은 비경을 두르고 있다. 도시 인근의 산들이 넘쳐나는 등산객들로 인해 갈수록 훼손되고 있는 반면 섬산들은 상대적으로 건강한 생태계를 두고 있다.섬산은 그다지 높지 않다. 대부분 해발 200~300m에 불과하다. 정읍 내장산 최고봉인 신선봉이 763m 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섬산을 한수 아래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섬산행의 출발점이 해발 0m에서 시작되는 만큼 제법 산을 오르는 재미가 쏠쏠하다.대개의 섬산은 일단 처음에는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진다. 한참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산을 오르면 바다와 햇살이 뿜어내는 정경이 펼쳐진다. 정상에 다다를수록 수평선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정상에서 맞는 바닷바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물이다. 아침잠을 줄여 서둘러 출발하면 충분히 당일 산행도 가능하다. 다만 바닷바람이 매서운 탓에 겨울철에 섬산행에 나서려면 상대적으로 따뜻한 경남지역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이 낫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겨울 안전산행 필수품 - 보온방풍미끄럼 방지 아이젠 등산화겨울산행은 어느 때보다 준비물이 많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는 등 기상변화가 잦다는 점에서 눈얼음추위에도 단단히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겨울산행에 필요한 안전 산행 필수품은 모자와 마스크, 방수장갑, 아이젠, 등산용 스틱 등이다.겨울철 산에 오를 때 체온손실이 많은 부위인 머리와 목을 감싸줘야 한다. 이를 위해 모자와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방풍효과가 뛰어난 기능성 소재를 사용하고, 귀달이가 있는 모자를 고르는 것이 좋다. 한기가 새어 들어올 수 있는 목과 입 주변을 보호하기 위해 넥워머를 착용해야 한다.방수장갑도 필수적이다. 눈에 젖은 장갑을 장시간 착용하면 동상에 걸릴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두꺼운 장갑 하나를 착용하기 보다른 내외피로 구성된 장갑을 선택해 기온변화에 따라 분리하거나 결합해서 사용하는 것이 낫다.눈길 운전을 위해 차량바퀴에 스노우체인을 설치하는 것처럼 눈 쌓인 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아이젠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겨울산의 경우 등산객들로 인해 눈길이 다져지면서 빙판처럼 미끄럽다는 점에서 부상방지를 위해서라도 아이젠이 필수적이다. 등산용 스틱은 2개의 스틱을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T자형보다는 일자형 스틱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눈길에서 스틱으로 땅을 미리 짚어보면 보다 안전하게 길을 확보할 수 있다.

  • 주말
  • 정진우
  • 2013.12.06 23:02

[일본 대마도 기행] 한 맺힌 역사 흔적 '가슴 먹먹' 빼어난 풍광에 '마음 치유'

함박눈 덕분에 가을은 기억이 됐다. 단풍잎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펑펑 눈이 내리며 스노우볼(snow ball) 속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아직도 가을의 끝자락을 붙들고 미망을 놓지 않고 싶다면 일본 대마도(쓰시마)를 추천한다. 일본 영토에 편입됐지만 부산으로부터 49.5㎞, 일본 후쿠오카와는 138㎞ 떨어져 국내 관광객이 주류를 이룬다. 당일치기의 경우 면세점을 이용하려는 쇼핑족이 애용한다. 대마도는 거제도의 2배 크기로 88%가 산지다.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대대적으로 조성됐고 리아스식 해안으로 1박2일 또는 2박3일의 일정은 낚시와 삼림욕 등으로 치유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더욱이 오랜 기간 한반도와 일본 사이 징검다리 역할을 하면서 인연의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어 역사기행을 통한 의미 있는 여행지로도 남는 곳이다.△ 한국인 맞춤형 관광지로 인기몰이지난 22일 오전 9시30분 부산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한 여객선은 1시간40분이 넘어 배멀미가 밀려올 때쯤 대마도 이즈하라항에 도착했다. 다행인 것은 올 때는 1시간10분 가량으로 시간이 단축된다는 점이다. 배를 타고 내릴 때 자전거와 낚시대를 챙겨가는 여행객이 눈에 띄었다. 얼굴과 검지 지문 인식을 위해 40분 가량을 감수해야 했다. 입국 절차를 마친 뒤 여행객을 반기는 것은 맑고 파란 물과 부드러운 바다 내음이다. 바닷가라 하기에는 짠내가 모자랐다.대마도는 일본 나가사키현에 속한 섬이다. 크게 위아래 가미지마와 시모지마의 2개 섬으로 이뤄져 있고 가운데 아소만이 자리한다. 이즈하라는 아래 섬의 도시다. 도심이라 부르기에는 소박하다. 날씨는 우리나라보다 5도 이상 높아 완연한 가을날이었다. 도심을 향해 바다를 왼쪽에 두고 걷자 도심으로 들어서는 길이 나온다. 이어 우리나라 해역에서 떠내려 온 사람들이 머물다간 표류민 거주지였던 곳은 현재 자위대 모집이라는 홍보 문구가 붙어 있었다. 잠시 뒤 도착한 쇼핑센터 옆 주차장에는 한국인 관광객을 실어나르기 위한 대형버스가 줄지어 서 있었다. 전주에 본사를 둔 후불제 여행사 (유)투어컴 박배균 대표(48)는 대마도 관광객의 80% 가까이가 한국인일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다면서 몇몇 호텔은 한국인의 자본으로 운영되고 주로 1박2일, 여유롭게는 2박3일 일정으로 짜여져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부산에서 배를 이용하는 만큼 목돈을 들이지 않고도 역사기행과 힐링여행을 함께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대마도는 어업과 진주양식, 서비스업이 주요 산업이다. 이촌향도 현상으로 한적한 여행을 하기에 적당하다. 대마도 인구는 3만5000명에 못 미치지만 연간 한국인 관광객은 15만 명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6일에는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이 대마도의 해상자위대 기지와 주변을 둘러보고 한국 자본을 겨냥해 외국 자본이 인접지역을 사들이는 상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안보상 중요한 곳이기에 감시가 필요하다는 말이 화두가 되기도 했다. 시내 곳곳의 상점도 한국어 간판과 메뉴판이 구비돼 있다. M주점에는 손님이 조리해 먹는 안주의 경우 만드는 법을 밑줄까지 쳐 한글로 비치했다. 한 권의 노트에는 최근 3달간 한국인 관광객이 남긴 사연이 가득 적혀 있었다. 주인장 역시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했다.△오랜 인연 속 애증관계대마도에는 조선과 관련된 역사유적이 산재돼 있다. 사찰에서는 신라고려 불상이나 조선 범종은 물론이고 신라 왕자 미사흔을 탈출시키고 처형당한 박제상의 순국비, 조선 숙종 때 조난으로 숨진 조선역관사 108명을 기리는 역관사비 등이 있다. 이즈하라에도 여러 흔적이 남아 둘레길을 걷듯이 찬찬히 둘러볼 수 있다. 대마역사민속박물관을 입구에는 조선국통신사지비가 자리해 200년간 12번 통신사 일행을 맞았던 대마도와의 인연을 살펴볼 수 있다. 박물관에는 두루마리로 된 통신사 행렬도가 전시돼 있다. 얼굴 표정이 다른 162명의 사절단이 에도성을 향하는 모습이 묘사돼 있다. 당시 대마도의 수행자는 432명이라는 기록도 첨부됐다.이와 함께 구한말 유학자이자 의병장이었던 최익현의 순국비도 빠질 수 없다. 지난 1986년 일해재단의 주도로 백제 비구니가 지었다고 전해지는 절, 슈젠지에 순국비를 세웠다.식민지의 비극을 온몸으로 겪은 고종의 고명딸 덕혜옹주의 발자국도 남았다. 덕혜옹주는 1931년 5월 대마도 도주의 후예로 당시 엘리트였던 소 다케유키(宗武志) 백작과 결혼한 뒤 백작의 본가인 대마도로 신혼여행을 온다. 당시 대마도 인구 6만3000여명 가운데 3분의 1일을 차지했던 재일동포가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십시일반 기념비를 세웠다. 우리나라 관광객이 늘자 지난 2001년 대마도에서 이를 복원했다. △편백나무숲 만끽대마도에는 고속도로가 없다. 산지에 난 좁고 구불구불한 길은 마주오는 차 2대가 한번에 통과할 수 없을 정도다. 개발보다는 보존이 우선이다. 일본은 정책적으로 편백나무와 삼나무를 촘촘히 심어 산길 곳곳에서 빽빽한 숲을 볼 수 있다. 대마도는 나무섬이라 할만큼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내뿜는다는 편백나무가 섬 전체에 조성됐다. 이 나무를 돈으로 환산하면 일본 인구의 4년치 식량을 구입할 수 있다는 풍문이 나올 정도다. 히타카츠 인근의 슈시삼림공원은 단풍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편백나무와 참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가운데 산책로를 따라 늘어서 단풍나무가 가을의 운치를 선사한다.대마도에서 한국이 가장 가까이 보이는 곳에 조성된 한국전망대는 맑은 날이면 부산의 거리가 보인다고 한다. 또한 전망대 앞바다에는 해상자위대 기지도 볼 수 있다. 대마도를 둘로 나누는 아소만은 대마도의 하롱베이라 불린다. 이곳을 360도 조망할 수 있는 곳이 에보시타케 전망대다. 리아스식 해안으로 겹겹이 바다에 떠있는 작은 섬들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아소만 남쪽 세강 유역에 조성된 아유모도시 자연공원은 대마도에서 가장 높은 산인 다테라야마의 원시림 26㏊로 이뤄졌다. 이곳은 은어가 돌아오는 곳으로 유명하다. 세강의 계곡은 천연 화강암으로 싸인 경관이 장관을 이룬다. 인근에 잔디썰매장, 골프장, 캠핑장, 삼림욕장 등이 산책로로 연결돼 있다. 이어 남쪽의 미우라 해수욕장으로 가면 고운 입자의 천연 모래 해변과 에메랄드 빛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지난 1996년 일본의 해변 100선에 선정된 아담한 해수욕장이다. 한철에는 한국인 관광객으로 붐빌 정도로 매력적인 섬이다.

  • 주말
  • 이세명
  • 2013.11.29 23:02

[전주 걷기 좋은 길] 마실가듯 타박타박 비움의 길 들러볼까

네비게이션이 생겨나면서 일상생활에서 길은 단순한 도로교통 수단의 의미를 가질 때가 많아졌다. 빠른길 찾기, 대중교통 수단 찾기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는 타박 타박 걸어서 좋은 길이 더 필요한 이유다.전북지역에는 순례길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길도 많지만, 배낭을 메지 않고 가볍게 걸으며 늦가을 풍경을 만낄할 수 있는 길로서는 전주 길이 꼽힌다.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는 길, 아기자기한 골목길 등 전주의 길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처럼 고즈넉하다.전주에서 걷기 좋은 길을 찾아 떠나보자.△도란도란 시나브로 길 = 도란도란 시나브로길은 남고산성 등 역사 유적지가 있는 산성길을 거닐며 피크닉을 즐기기도 적당한 코스다.그동안 소외됐던 도심 속 산동네를 새로운 발상을 통한 생명력 있는 땅으로 조성한 것이 특징으로,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활력과 재충전을 위한 도시인들에게 힐링 공간으로 인기다.인근의 전주교대 대학로, 세계무형문화유산의 거점공간인 국립무형유산원, 후백제에서 이어진 천년의 숨결을 안고 온 남고산성, 천주교 순례지 치명자산성지, 전주자연생태박물관 등으로 이어지는 코스로, 역사와 문화, 향토자원, 자연생태를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소통의 길이기도 하다.혼자서도 걷고 체험할 수 있도록 시나브로길 곳곳에 안내판 설치돼 있으며, 최근 정비가 이뤄진 남고산성 성곽길은 옛 후백제의 혼을 느낄 수 있다. 또 국립무형유산원과 전주교대 앞 한글광장과 전통과학기구가 설치되어 있는 한글 테마거리는 자녀와 함께 걸으면서 전통을 배울 수 있는 거리다.전주시 동서학동 산성마을 벽화길은 맨발 걷기가 가능한 친환경 황토길 탐방코스다.△아중저수지 산책로 = 도심과 자연이 만나는 공간으로 인근 기린봉과 함께 지친 도시민들의 안락한 휴식처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늦가을 추억을 느끼기에는 아중저수지 산책로가 제격이다.등산객들이 많은 평일은 물론 주말마다 붐비는 기린봉을 거치는 건강 걷기 코스로도 인기다. 산책로와 테마광장에 설치된 LED 경관조명으로 은은한 분위기가 연출돼 가족이 함께 걸어도 좋다.△얼굴 없는 천사의 길= 2000년부터 매년 연말이 되면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를 찾아 돼지저금통과 현금을 남몰래 놓고 사라지는 얼굴없는 천사의 뜻을 기리며 조성된 길이다. 기부와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만들어진 이 길은 천주교 전주교구청에서 원산파크 아파트 주변을 지나 노송동주민센터에 있는 얼굴없는 천사 기념비까지 이어진다. 길을 따라 걸으며 이웃과 함께 하는 마음을 되새겨 보는 일은 힐링 그 자체다.△자만 옥류 낙수정 마을 사잇길 = 한옥마을과 오목대, 이목대 등과 함께 문화재 탐방코스로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 자만마을 벽화길을 걷다 보면 좁은 골목길에 녹아있는 이웃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다.벽화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발리산 자락의 옥류 낙수정 마을이 있는데, 가족 친구들과 함께 가벼운 등산을 하다가 군데군데 조성된 쉼터에서 땀을 식힐 수도 있다. 전주천과 한옥마을을 한눈에 펼쳐볼 수 있어 호젓한 가을 숲길을 만끽하기엔 안성맞춤이다. △도심서 가을 정취 느끼는 전주 단풍낙엽길 5곳 = 전주시가 자랑하는 도심속 가을정취를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단풍낙엽길이 있다.올해 지정된 단풍낙엽길은 전주향교의 단풍 낙엽길을 비롯 덕진공원~동물원~건지산~오송제 구간, 전주자연생태박물관 앞 도로, 서원로의 신흥고~예수병원 구간, 백제대로 완산구청~효자광장 구간이다.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낙엽길을 걸을 수 있도록 낙엽을 쓸지 않고 자연 그대로 보존해 눈길을 끈다.한옥마을 향교, 경기전 일원은 수백 년 된 은행나무 등 17그루가 오랜 역사를 이겨내 온 위용과 함께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낙엽 비가 장관을 이루어 이맘때면 전국 사진작가 들이 모여 드는 장소이기도 하다.덕진공원과 동물원 일대도 건지산과 오송제 주변까지 연계하는 도심 대표 단풍명소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자연생태박물관 앞 천변도로는 낙엽길과 함께 건물 내부에는 다양한 생태환경을 관람할 수 있고, 어린이들의 놀이 장소로 잘 알려져 있다. 서원로의 다가교를 지나 신흥고-예수병원 구간에는 경사면에 심어진 80여 그루 느티나무의 단풍이 곱게 물들어 주변 다가공원 수목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도내 걷기 좋은 길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졌지만 낮이 되면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어 걷고 싶어진다. 빌딩숲에 갇혀 매일 똑같은 일상을 이겨내야하는 현대인들이라면 오는 주말 배낭을 준비해 떠나보는 것도 좋다.여행을 꿈꾸는 사람에게 좋은 전북, 걷기 좋은 길을 소개한다. △바다향 가득한 갯내음 길 부안 마실길 = 부안 마실길은 적벽강과 수성당을 지나 격포항과 채석강을 만날 수 있는 길이다. 성천마을에서 시작하는 1구간 3코스는 적벽강 노을길이다. 성천항을 지나 해안을 따라가면 숲길로 향하는 나무계단이 나온다. 마실길은 중간중간 해안도로와 연결되는데, 도로를 사이에 두고 반월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파도와 바람이 만든 적벽강과 계양할미의 전설이 깃든 수성당을 지나 격포항쪽으로 걷다보면 채석강과 해식동굴을 연이어 만날 수 있다. 마실길을 걸을 때 주의해야할 점은 물때를 잘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썰물 때는 해안길이 생기지만 밀물에는 바닷물이 해안 가까이 들어와 길이 없어지거나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질척해진다. 출발하기 전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byeonsan.knps.or.kr)에서 물때를 확인해야 한다.△편백향에 취하는 김제 금구 명품길 = 김제 금구 명품길은 2개 코스로 1코스는 금구면 소재지에서 출발하여 선암저수지, 싸리재를 거쳐 고깔봉 편백나무 숲을 지나 대화교에 이르는 10.7km 구간이다. 숲길, 들길, 물길이 있어 여름철 걷기에 좋은 코스다. 자연과 농촌체험을 컨셉으로 조성된 명품길은 선암저수지 수변에 만들어진 생태초원원을 비롯해 두릅나무, 고사리 군락지, 고깔봉 일대 편백나무 숲속 산책로, 양석마을 냉굴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의 장이 제공된다. △남원 지리산 둘레길 = 자연과 사람이 만나는 지리산 둘레길 1코스에 구룡폭포로 가는 아름다운 순환코스가 있다. 남원시 주천면에서 출발하는 코스로 1시간 30분정도 걸으면 구룡폭포를 만날 수 있다. 육모정유선대지주대비폭동구룡폭포 구간으로 총 편도 약 3㎞이다. 이중 시작점부터 2㎞까지는 완만한 산책로 같은 곳으로 비교적 수월하지만 1㎞는 가파른 길과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룡폭포로 가기 전 구룡다리에서는 땀 흘려 오르던 산행을 말끔히 날려준다. 탁 트인 시야에 들어오는 폭포의 물줄기를 보면 가슴까지 시원하게 느껴진다.△군산 구불길 = 군산 구불4길인 구슬뫼길에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를 간직한 옥산저수지가 있다. 자연이 주는 깨끗한 수풀 속의 공기와 원시림이 전개된 자연을 볼 수 있는 자연생태 탐방로로 적격이다. 옥산저수지에서 청암산을 거쳐 저수지 제방까지 가는 길은 수변산책로와 등산로 2코스로 나누어진다. 등산로는 경사가 완만해 부담없이 길을 나설 수 있다.구슬뫼길을 온전히 걷기 부담스럽다면 옥산맥섬석 허브한증막에서 옥산저수지까지의 코스를 추천한다.

  • 주말
  • 윤나네
  • 2013.11.22 23:02

[전북 '늦가을 산책' 명소] 만추 비경, 사람과 자연 하나가 된다

온 세상이 노랗고 빨갛게 불타오르고 있다.숲과 길, 그리고 골목에도 온통 단풍이다. 화창한 늦가을, 가을 속으로 떠나는 산책길을 걷는 발걸음이 가볍다. 깊어가는 가을 정취에 취하다보면 사람이 자연이 되고 자연이 사람이 된다.포근한 낙엽을 벗 삼아 코끝을 간질이는 가을바람, 낙엽사이로 내리쬐는 햇빛을 바라보다보면 어느새 모두가 가을 향기에 흠뻑 젖은 자연이 된다.세상이 하얗게 변하기전의 늦가을 풍경을 따라 군산 철새 도래지길, 장안산 참억새밭, 고창 선운사와 질마재 국화길을 걸어보자. 마음도 몸도 힐링이 되는 마지막 가을 산책을 떠나보자.△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공존 군산 철새 도래지금강을 사이에 두고 충남 서천과 경계를 이루는 도시인 군산은 유명한 철새도래지다. 이곳 갈대숲을 걷다 하늘을 바라보면 철새들이 펼치는 온갖 향연을 즐길 수 있다.철새를 조망하기 좋은 곳은 성산면 성덕리에 위치한 금강철새조망대로 늦가을 주변의 갈대숲을 찾아 모이던 철새들이 이곳으로 향한다. 국내 최대의 철새도래지인 이곳에서는 저녁놀이 질 쯤, 붉게 물든 하늘에 수만 마리의 가창오리가 보여주는 황홀한 군무가 펼쳐진다.군산시가 주최하고, 군산세계철새축제위원회가 주관하는 2013 군산세계철새축제가 수십만 마리 가창오리의 화려한 군무와 함께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동행'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금강철새조망대와 금강습지생태공원, 나포십자들녘 일원에서 펼쳐진다.금강하구는 천수만, 주남저수지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철새도래지 가운데 하나로 매년 10월 하순부터 가창오리를 비롯해 큰고니, 청둥오리 등 수십 종의 철새들이 찾고 있다.군산시에서는 금강을 찾는 철새들의 개체수를 늘리기 위해 철새들의 평안한 안식처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우선 나포면 십자들 금강제방에 500m의 가림막을 설치해 자전거나 새를 관찰하는 사람들로부터 안전해 질 수 있도록 조치했으며, 금강습지공원 인근에 대나무 인공섬을 띄우고 먹이를 공급해 새들이 안심하고 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이번 군산세계철새축제는 새가 주인공이 되는 순수 자연생태 축제로 시도되며, 모든 프로그램은 새가 주체가 되어 철새그림 그리기대회, 새먹이통 만들기, 새먹이 포획 체험, 새먹이 주기, 철새 퍼즐방, 다친 새 돌보기, 새가되어 냠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또한 먹거리 장터에는 나포 특산물인 호박을 주재료로 하는 나포할매 호박죽이 선보이고, 나포면 슬로시티에서는 10명의 문화해설사를 탐조투어에 투입, 고향의 구수한 입담도 선보인다.축제의 메인 프로그램은 역시 탐조투어로 도보여행, 자전거여행, 버스여행 3개의 코스로 진행된다. 탐조투어는 가족과 친구와 연인이 함께 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금강의 철새들을 직접 눈앞에서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금강의 황금빛 석양과 가창오리의 화려한 군무를 현장에서 볼 수 있어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다.축제 이후에도 내년 2월까지 꾸준히 철새를 만나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많기 때문에 나포십자들 금강제방에 부스를 설치하고 따뜻한 차와 함께 철새군무를 볼 수 있는 '해설사와 함께하는 탐조투어'가 계속 진행된다.△광활한 장안산 참억새밭1986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장안산의 가을은 동쪽 능선의 참억새와 지지계곡의 단풍으로 갈음된다. 광활하게 펼쳐진 참억새밭과 50여 리 이어지는 지지계곡 단풍 숲은 가을의 절정을 알린다.특히 늦가을 장안산 동쪽 능선에는 광활한 억새밭이 펼쳐져 있어 가을이면 산 능선이 온통 참억새로 뒤덮여 장관을 이룬다.장수군 장수읍 계남면과 번암면에 걸쳐 있는 장안산은 옛날 이곳에 장안사라는 절이 있어 그 이름을 따 장안산이라 지었다고 한다.불쪽의 무령고개, 남쪽의 어치재를 통해 경상남도와 전라북도의 경계를 이룬다.동쪽은 백운산과의 사이에 물을 모아 섬진강의 상류가 되는 백운천이 흘러내리고 서사면은 경사가 완만해 장수읍의 낮은 분지로 연속된다. 북사면도 완만해 작은 계류들이 계남면의 벽남제로 흘러들며 26개의 크고 작은 계곡에서 만들어지는 절경은 가히 가관이다.장안산에 있는 덕산용소계곡이 유명하며, 26개의 크고 작은 계곡과 17개의 연못, 14개의 기암괴석, 5개의 약수터 등 연못과 폭포가 절정을 이룬다.장안산 동쪽 능선에 억새밭이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방화동 계곡은 장안산 상류에서 죽산리까지 30리에 걸쳐 이어지는 계곡으로 빼어난 자연경관 외에 체육시설, 가족호텔, 콘도미니엄 등의 휴양촌이 조성돼 있다.△고창 선운사와 질마재 국화길선운사 단풍이 절정에 이를 무렵이면 이곳은 다른 곳보다 사진으로 담기에 아주 매력적인 곳으로 늦가을에는 달려가고 싶은 곳으로 꼽힌다.선운사의 단풍은 사찰 앞 도솔천 양쪽으로 아름다운 단풍들이 유화를 그려 놓은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환상적인 곳이다. 보는 사람들의 탄성이 절로 나오는 곳으로 선운사의 매력에 빠져 전국에서 관광객을 비롯한 많은 사진작가들이 찾고 있다.서정적인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시인 고 서정주 선생의 '국화옆에서'의 배경인 고창군 질마재 길은 늦가을의 정취가 만연하다.서정주의 생가와 문학관, 노란 국화, 정겨운 누님 얼굴 벽화가 있는 돋움볕마을로 찾아가는 길이 질마재 국화길이다.고개 '질마재'는 수레를 끌 때 소 등에 얹는 도구인 '길마'를 닮아 이름 지어졌다. 서정주의 시집 '질마재 신화'로 잘 알려졌다.신화 속에서는 오직 바람만이 질마재를 넘어간다. 하지만 이제는 넓은 길로 넘어간다. 저수지 끝에서 질마재로 이어지는 숲길이 그것이다. 생태 경영림으로 지정된 청정숲길이다. 장승들이 지키고 서 있는 질마재에 오르면 이를 시샘하듯 바람이 얼굴을 할퀸다.

  • 주말
  • 이강모
  • 2013.11.15 23:02

[제1회 동진강 갈대축제] 강바람에 넘실대는 '은빛 물결' 장관

"갈대가 수질 정화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 아시나요?"갈대 군락을 스치는 바람 따라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시기다. 산으로 들로 바다로 갈대를 보기 위한 발걸음이 분주하다. 하지만 무심코 지나치는 발길에 여러 가지 비밀이 숨어있다는 사실. 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9일 김제 동진강휴게소 일대에서 '전라북도 강살리기추진단'이 주관해서 열리는 '제1회 동진강 갈대축제'. 동진강 하천부지 일대에 자연 서식하는 갈대 군락을 배경으로 생태 체험의 장이 펼쳐진다.'갈대로 만드는 행복한 추억 만들기'라는 슬로건을 내건 '제1회 동진강 갈대축제'는 환경, 관광객, 주민, 체험이 어우러져 다른 지역 갈대 축제와 차별성을 뒀다. 그저 스쳐가는 발걸음이 아닌 갈대의 기능과 환경의 소중함을 체험할 수 있는 자리다.축제 메인행사장에서 갈대의 자원화, 생태계 수호자로서의 모습을 감상한 뒤 탐방로를 따라 생태해설사가 길 안내를 맡는다. 새만금 상류의 수질 정화자 역할은 물론 자연 생태적으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동진강 유역의 자생갈대군락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 진다. 탐방로를 따라 걷다 보면 짱뚱어 등 수중생물들을 만날 수 있고, 수십만 마리의 도요물떼새와 가창오리 등의 군무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이와 함께 △갈대 빗자루 만들기 체험 △흙피리 체험 △갈대 짚으로 감자고구마 굽기 △갈대 부산물을 잘게 썰어 소 먹이 주기 등을 통해 갈대 자원화에 대한 이해의 장도 마련된다. 이번 축제가 의미 있는 이유는 또 있다. 지역 주민들이 직접 축제를 만들어왔기 때문이다.주민들은 매해 동진강 주변의 갈대를 태웠다. 갈대에 기생하는 병충해로 농사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전라북도 강살리기추진단에서 갈대를 이용해 관광자원화는 물론 조사료 등으로 사용해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자 주민들의 마음도 변했다. 준비기간 동안 탐방로 설치를 위해 갈대 제거작업에 참여하는 한편 축제 기간에는 안내와 청소 등을 도맡는다. 귀찮은 존재였던 갈대가 주민 소득을 올려주고 관광자원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 이번 축제를 통해 확인해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전북 강살리기추진단 김택천 이사장 "동진강 갈대 새만금 수질정화 도움 지역주민과 머리 맞대고 축제 준비""소박하고 작은 한마당이지만 지역주민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준비한 만큼 의미 있는 환경축제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지난 2011년 비영리 민간단체로 출범한 '전라북도 강살리기추진단' 김택천 이사장은 이번 축제를 "작지만 의미 있는 일"이라고 했다. 주민들의 참여를 통해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안정적인 물 자원 확보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첫 시험 무대이기 때문이다. "동진강에 서식하는 갈대는 새만금의 수질정화 역할은 물론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해 주민들의 소득 증대에 기여할 것입니다."전라북도 강살리기추진단은 이번 축제를 지난해부터 기획했다. 주민설명회, 현장답사, 워크숍을 개최하며 갈대 자원화에 대한 가능성을 모색했다. 도내 14개 시군에서 활동하는 강살리기 지역네트워크도 힘을 보탰다. 걸음은 더뎠지만 지역 주민들과 함께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200만명이 다녀가는 순천 갈대축제도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힘으로 시작됐다. 이번 축제 준비 과정과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김택천 이사장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어린 아이처럼 서툴고 부족한 점이 많지만 축제를 방문해 주셔서 작은 시작에 아낌없는 격려와 함께 따끔한 조언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 주말
  • 김정엽
  • 2013.11.08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