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교육농장, 미륵산 자연학교] 교실 밖 시골 배움터 신나는 피서 어때요
산과 바다. 계곡, 해외여행. 여름 피서철 떠올리는 곳들이다. 그러나 조금만 방향을 바꾸면 일석이조의 피서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농촌이다. 농촌의 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농촌관광이 뜨고 있다. 그 중 농촌교육농장이 농촌관광의 대표브랜드로 부상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지정한 전국의 농촌교육농장은 127개 시군에 429곳. 전북에는 전주와 완주를 제외하고 12개 시군에 56곳의 교육농장이 있다. 농촌교육농장은 농촌의 자원을 바탕으로 학교교육과 연계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따고, 캐고, 잡고, 보고 먹는 일회성 행사 중심의 체험농장과는 구별된다. 단순한 농촌 관광을 넘어서 어린이들에게 농촌이 가지고 있는 소중한 가치를 인식시키고,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농업인으로 하여금 농업 활동에 대한 자긍심과 보람을 느끼게 하는 대안적 모델로 진흥청이 농촌교육농장을 내세웠다. 농업과 농촌의 관점만이 아닌, 교육적 관점과 환경 및 생태적 관점의 다원적이며 복합적인 가치와 관점이 적용되는 공간이 바로 농촌교육농장이다.농장에 들어와서 처음 아저씨로 부르던 아이들의 호칭이 교육이 끝날 때 쯤이면 고구마 선생님지도 선생님으로 달라집니다.익산에서 미륵산 자연학교를 운영하는 농촌교육장 전북협의회장 손진동 씨(56). 그가 운영하는 교육농장은 백제의 숨결을 간직한 미륵산 바로 인근이어서 그 자체가 역사교육장이 될 것 같았다. 잠을 잘 수 있는 방 이름도 용화산방서동방선화방지명당등 미륵사 창건 설화를 바탕으로 했다. 이곳의 연간 교육생은 대략 1800명~2000명 정도. 유치원초등학생이 전체 70%에 이지만, 성인들도 단체로 이곳을 찾기도 한다. 이번주 토요일에도 익산시내 사회복지 담당자들이 1박2일 과정으로 입소할 예정이다. 농장에서의 교육은 눈높이 맞춤형이다. 이곳의 대표적인 교육 프로그램은 주변 식물과 고구마를 이용한 교육과 오리엔티어링 교육. 주변 식물을 활용한 교육은자연에서 보물찾기란 이름으로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아파트 관리비 영수증을 가져오게 해 우리집에서 사용하는 수돗물과 가스사용량을 토대로 우리집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산출하게 한다. 주변에 있는 소나무 단풍나무 느티나무 1그루당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양을 따져 우리집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전부 흡수하려면 어떤 나무 몇 그루가 필요한지 계산하도록 하는 게 이 교육이다.익산에서 많이 생산되는 고구마를 활용하는 교육은 고구마의 역사와 분포, 지역별 품종 등을 따지는 역사교육에서부터 단위 면적당 생산량과 수입 등을 계산하게 하는 수학교육, 고구마를 이용해 어떤 식품이나 작품을 만들 수 있을지를 상상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과학교육을 진행한다.이 교육농장의 간판 프로그램은 오리엔티어링 교실. 오리엔티어링은 2~4명이 한 조를 이루어 지도와 나침판을 이용해 정해진 코스를 따라 이동하며, 목적지까지 루트를 스스로 결정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통해 책임감을 키우는 체험활동이다. 직접 체험을 통해 방위기호축적등고선 등 지도의 요소를 이해할 수 있고, 방향탐지능력과 공간지각능력, 협동심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게 운영자의 설명이다.교육농장 중 전국에서 유일하게 오리엔티어링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은 주변 지리적 여건과 함께 운영자 손씨가 이 분야 전문가이기 때문. 손 씨는 오린엔티어링 국가대표와 연맹 이사를 역임했다.교육농장의 가장 큰 장점은 주입식이 아닌, 자기주도적 학습이라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의 잠재된 재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합니다.손 씨는 교육농장이 더 활성화 되려면 교육농장의 자기계발도 중요하지만, 자치단체 차원의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북도의 경우 농장에 직접 교육비를 지원해 학생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만큼 적극적이란다. 도내 유일하게 품질인증 교육농장으로 인정받았지만, 교육농장만으로 큰 소득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다른 교육농장들과 협력을 통해 연중무휴로 교육프로그램이 가동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의 경우 당일 코스에 그칩니다. 가족단위의 체류형 프로그램을 활성화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협의회 임원들과 4일부터 2박3일간 일본 벤치마킹에 나서는 것도 체류형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농촌교육농장의 새 활로를 가족단위의 체류형 프로그램에 둔 그의 향후 사업방향이 어떤 열매로 돌아올지 두고 볼 일이다.● 농촌교육농장 들여다보니- 지역 자원 활용 프로그램 다양'교육체험 백화점'전북지역 54개 교육농장은 그야말로 교육 백화점이다. 과일, 야생화, 별자리, 전통다례, 각종 동물, 천연염색 등 다양한 지역 자원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들이 준비돼 있다. 군산 깐치멀농장은 농기구를 이용한 재미난 전통놀이와 떡이 주요 텍스트다. 가나안농장은 볍씨에서 맛있는 밥까지의 과정, 농산물로 만들 수 있는 가공을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익산 장원목장교육농장은 30여종의 각종 유실수와 계절별 꽃나무들을 활용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요구르트를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을 할 수 있고, 치즈아이스크림소시지 만들기, 승마체험 등을 할 수 있다.남원 소풍교육농장에서는 방목하는 흑염소, 한우, 다양한 과실수, 야생화, 소나무숲, 저수지, 계곡, 할미산성 등 다양한 교육 소재로 환경에 대한 이해와 생명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다. 뉴튼애플팜교육농장 사과로 만들 수 있는 음식, 사과를 이용한 여러가지 놀이, 사과의 구조를 통한 식물 구조, 사과의 문화에 대해 알아보기 등이 주요 쿄육 콘텐츠다.김제 풀꽃나라 농장은 지평선이 보이는 김제 백산골에 자리한 농장에서 붓으로 암술에 꽃가루를 붙여주는 체험으로 나만의 꽃을 만날 수 있다. 육종 교육, 내품종 만들기 등의 주요 프로그램이다. 천지원교육농장은 주말농장 운영과 귀농자교육, 소비자교육, 내농포행사 등이 준비돼 있다. 안시성옹기교육농장 옹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솔솔포도원교육농장에서는 포도송이를 직접 골라 이름표를 부착해 포도 성장과정을 배우고, 포도따기, 가공체험 등을 통해 자연의 멋과 향을 느낄 수 있다.진안 무릉원교육농장은 순수한 자연의 재료만을 이용한 천연염색 체험, 섬유에 대한 전문지식 알아보기, 전통색깔, 복식 알아보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무주 평원교육농장은 매실농장을 기반으로 땅속생물꿀벌생태 알기, 순환농업 이해하기, 매화 그림그리기 등을 하고 있으며, 반딧불홍삼교육농장은 인삼 성장조건 및 인삼 한살이, 홍삼이 되는 과정, 인삼과 홍삼의 효능을 이해하는 교육이 마련된다. 문정숙천연염색교육농장은 천연염색 재료와 염료 채취를 통해 천연염료의 색을 느끼고, 천연염색과 건강 환경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도록 기초과정부터 전문가 과정까지 마련되어 있다.장수 견우교육농장은 가공 식품과 패스트푸드, 슬로우 푸드를 비교하여 먹거리와 건강, 나아가 환경에 대해 바른 생각을 갖도록 교육하고 있다. 임실 치즈빌아카데미교육농장 치즈를 만들면서 창의력을 학습한다.고창 참살이교육농장은 친환경 농산물로 전통조리법을 개발보급하는 체험프로그램과 체질개선 프로그램을, 사랑농촌교육농장은 국화와 석류를 활용한 교육을, 별빛바람의향기교육농장은 교육과정과 연계한 자연과 식물에 대한 이해돕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부안 곤충농장은 200종 이상의 곤충, 파충류, 양서류 등을 직접 사육하고 훈련하는 체험농장으로, 곤충들을 직접 만져보고 관찰할 수 있으며, 자연생태캠프를 개최하여 곤충에 대한 지식을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