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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가르치며 진정한 교육 눈떴죠"

우석대 수학교육학과의 '수학여행'은 꾸준히 교육봉사를 실천하는 동아리다. 지난 2008년부터 선·후배가 끈끈한 정을 이어가며 수학멘토링을 하고 있다. 수학여행은 '배움의 기회는 평등하게 주어져야 한다'기치 아래 결성됐다. 초기 회원들이 일선 학교 관계자를 찾아 "교육을 통해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하고 싶다"며 학교의 승인을 받아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 수학여행의 회장을 맡고 있는 나찬열 씨(23·2학년)는 "처음에는 낯선 언니·오빠가 와서 어색했지만 점차 시간이 갈수록 학생들과 고민도 나누며 많이 친해졌다. 참여하는 학생 수도 조금씩 늘고 수업도 열심히 들어줘서 너무 고마웠다"며 "학기가 마무리 될 때마다 학생들이 아쉬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우리의 존재가 얘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2008년~2010년에는 매주 2회 2시간씩 삼례공업고등학교에서 수학교과에 취약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학 멘토링을 실시했다. 공대를 가도 수학은 꼭 필요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수학의 필요성을 인식시켜 주고 어렵지만 함께하면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인식과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추진했다.하지만 시작은 어려웠다. 몇 명의 학생들이 도망가기도 하고 도망간 학생을 직접 데리러 가기도 하며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됐다. 이후 완주군청소년문화의집 저소득층 가정 학생들 수학 학습지도, 금산간디학교 계절학교 모듬 담임교사 및 사감, 동북초등학교 방과후학교 돌봄교실 수학·영어 학습지도, 완주중학교 방과후학교 수학 학습지도, '제2회 수학문화축전'과 '제3회 대전영재페스티벌' 프로그램 행사부스 운영 보조 등의 활동을 했다. 지난 9월부터 이번달까지는 완주중학교 학생들과 멘토링 활동을 하며 진로상담과 문화체험을 진행했다. 김성은 씨(22·1학년)는 "처음에는 교육봉사 시간을 채우기 위해 멘토링 동아리에 들었다. 1학기 때 멘토링 활동이 매우 좋아 2학기 때도 동아리에 참여했고 지금은 봉사시간이 목표가 아닌 진정한 교육봉사만을 위해 멘토링을 하고 있다"며 "한층 더 교육자의 길에 다가 선 것 같았고 나를 더욱 성장하게 만든 계기도 됐다. 이제는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아이들을 보지 못하면 서운할 정도다"고 들려주었다. 4학년인 곽윤승 씨(26)는 "배울 수 여건이 되지 않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참여했다. 색다른 창의력 수업을 준비할 때는 꼬박 이틀이 걸리면서 스스로 부족함을 알고 메우게 됐다"며 "단지 시험을 보기 위해서만 공부를 했는데 다른 이들에게 필요한 일을 준비한다는 점에 재미를 알았다. 공부에 손을 놓는 아이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보여 그들의 미래가 조금이라도 바뀐다는 생각에 자긍심도 느꼈다"고 전했다.이들은 아쉬운 점으로 교제·교구에 대한 지원 부족을 꼽았다. 나 씨는 "기관의 지원을 받으면 교구를 이용한 수업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 주말
  • 기고
  • 2012.11.30 23:02

"자연생태 관광축제 만들기 최우선" 심인보 축제위원장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째 군산세계철새축제위원장으로 축제를 진두지휘해 온 심인보(55) 호원대 관광학부 교수.심 위원장은 철새축제위원장을 맡아 그동안 금강호 일원을 새와 사람이 공존하는 최적의 환경으로 조성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철새들이 마음놓고 군산을 찾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역 농민들과 생물다양성 관리계약을 체결해 18만㎡의 논을 물로 채워 습지로 조성하고 철새들에게 먹이와 쉼터를 제공하는 등 철새들이 날아올 수 있도록 했다.이번 축제를 생태환경의 의미를 되새기고 인간과 자연이 공존의 참 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 자연생태 관광축제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지역과 동회되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지역특산물 판매도 늘렸다. 송 위원장은 "지난해와 달리 철새조망대에 15만평 생태습지공원을 조성해 갈대숲을 걸으며 철새들의 이동경로를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며 "철새스타일 등 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체험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그는 금강의 겨울철새를 군산이 보유한 최고의 자원으로 여기며 반드시 후세에 온전히 물려줘야 할 유산으로 생각한다.송 위원장은 "수천년을 흘러온 이 곳 금강은 해마다 겨울이 되면 국제적 보호종 가창오리 수십만마리를 비롯해 매년 80여만 마리의 겨울철새들이 날아오는 세계적인 겨울철새 도래지이다"며 "철새가 날아올 수 있도록 주변환경을 보호하고 가꾸는 것이 바로 미래산업이다"고 강조했다.이어 "새들이 날아오지 않는 곳에는 사람도 살아갈 수 없다"며 "축제를 청소년과 어린이들을 위주로 자연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게 생태관찰 및 친환경 생태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지속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주말
  • 이일권
  • 2012.11.23 23:02

철새들은 알고 있을까? 축제의 주인공이 자신들인 것을…

해질 무렵, 새 울음 소리에 무심코 바라 본 하늘에 편대를 이룬 철새 무리들이 먹이 활동을 위해 도심을 가로지른다. 100여년 만의 가뭄에 이은 최악의 폭우피해, 연이은 태풍에 맞서 치열하게 흘러 온 2012년도 어느덧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자연의 힘 앞에 무기력하기만 했던 한해의 상처와 고단함을 자연의 품에서 치유하고 위로받으며 추억의 장으로 넘길 수 있는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동행이 군산에서 펼쳐지고 있다.한해의 마무리를 앞두고 금강호와 금강철새조망대 일원에서 이번 주말 펼쳐지는'2012 군산세계철새축제' 현장에서 철새들과 만나보자.군산과 충남 서천이 금강 하굿둑으로 이어지며 조성된 금강호.장수에서 발원한 금강물은 용담댐, 대청댐을 거쳐 401를 돌아 이곳에 이르러 비로소 발길을 멈춘다.1990년 완공된 하굿둑은 강물이 바다로 나가기 직전 연간 3억6500만 톤을 담수하기 위해 물길을 붙잡는다. 이곳에서 담수된 물은 농업용수가 돼 전국 쌀 생산량의 15%를 차지하고 있는호남평야로 보내지고 또한 공업용수가 돼 공단으로 보내진다, 없어서는 안될 젖줄인 셈이다.배수 갑문은 바닷물의 역류를 막고 썰물 때 강물을 방출하며 담수를 유지한다.금강호가 형성되기 전 장마철에 강우량이 집중돼 귀중한 수자원이 바다로 대부분 흘러가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의 갈수기에는 물이 모자라 강바닥을 드러내곤 했다. 금강하굿둑의 등장으로 수자원이 풍족해진 금강하구는 우리나라 중앙부에 자리한 천혜의 자연환경 조건을 갖춘 생물자원의 보고라는 평가를 받으며 금강호로 재탄생했다.겨울과 함께 가창오리와 큰고니,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흰죽지 등 50여 종 80여만 마리의 철새들이 매년 찾아와 겨울나기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철새들이 무리지어 찾는 나포 십자들녘의 넓은 농경지도 철새들을 유혹하는데 한 몫을 했다.도요, 물떼새의 중간기착지와 겨울 진객 가창오리(영명:Baikal Teal)의 주요 월동지로써 이중 가창오리 50만 여 마리가 해질 녘 펼치는 화려한 군무는 금강호에 화려함을 넘어 장엄함을 선사한다.특히 인근 오성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낙조와 금강하구 끝자락, 서해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철새들의 군무는 한 폭의 그림이다.철새들의 화려한 군무 시작과 때를 맞춰 지난 2004년부터 매년 국내 대표적인 자연생태 축제인 군산세계철새축제도 시작됐다.철새 만남의 장, 철새 체험의 장, 철새 이해의 장이 마련되는 축제를 시작으로 이곳에서는 겨울 내내 탐조투어 및 생태체험이 진행돼 매 주말 수백 명의 관람객이 탐조투어에 나선다.철새와의 만남은 이듬해 2월말까지 금강철새조망대를 중심으로 금강변을 따라 나포면 십자들녘까지 3곳의 조망시설 등에서 이어진다.금강호는 서해안의 넓은 갯벌과 갈대밭, 농경지가 어우러지면서 해마다 겨울이 되면 동북아 최대 철새 도래지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군산 금강하구 일원을 최근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관광지 99선'으로 선정했다.군산시는 세계철새축제와 병행해 금강호를 기점으로 하는 친환경 s=문회콘탠츠를 개발해 지역 특성을 살린 생태 관광지로 가꿔갈 계획이다.

  • 주말
  • 이일권
  • 2012.11.23 23:02

문학으로 채색하는 철새축제 - 채만식문학관 들러 강연 듣고 감성 충전

철새 탐조의 감흥을 문학적 감성으로 채색할 수 있는 장소가 금강 하구 인근에 마련돼 있다.2002년 개관한 금강하굿둑 인근 채만식 문학관이 철새축제에 맞춰 24일 오후 3시 고려대 송하춘 명예교수의 문학강연회가'소설가의 눈으로 본 채만식 작가'를 주제로 진행된다.이날 강연에서는 군산 출신으로 일제강점기 세태를 풍자하며 근대문학의 거장으로 불리우는 '탁류'의 작가 백릉 채만식 선생의 문학적 의미와 특징, 일제강점기 지식인의 고뇌와 한계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다.이곳에서는 축제 기간 '떡 드시고 가세요'행사를 마련해 문학관을 찾는 탐방객에게 인절미를 무료로 제공한다.문학관 1층에는 채만식 선생의 인물 사진과 집필 모습, 향로, 집필 원고, 편지, 석박사 논문과 도서 등을 비롯해 작품 속의 군산이미지가 잘 묘사돼 있다.2층에는 50여명이 관람할 수 있는 영상물이 갖춰져 있으며, 문학관 앞 백릉광장에는 오솔길, 기찻길, 꽃밭 등 쉼터가 조성돼 있어 초겨울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문학관에서 강변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진포시비공원'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는 박목월 등 국내·외 유명시인 22명의 시가 각각 음각된 시비(詩碑)들이 세워져 있다.철새와의 만남 이후 문학관에 들러 탁트인 강변도로에서 주옥같은 시와 만나면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던 일상에 휴식을 선사하는 여유로움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 주말
  • 기고
  • 2012.11.23 23:02

전주 한옥마을·진안 마이산·고창 고인돌, 한국 대표 관광지 '★★★' 만 점

"한국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이라면 이곳을 꼭 주목하세요. 전주 한옥마을, 진안 마이산, 고창 고인돌 박물관은 절대로 놓쳐서는 안됩니다."프랑스에서 발간되는 세계적인 여행 가이드북인 '미슐랭 그린 가이드'(2011년 5월호)가 강력 추천한 곳이다. 그린가이드는 미국에서 발간하는 '론리 플래닛'과 쌍벽을 이루는 세계적인 여행 가이드북이다. 실제로 5명의 현장답사 요원이 1년 여 동안 우리나라 주요 관광지와 문화유적, 숙박시설, 음식점 등을 돌며 얻은 인상과 정보를 화보와 함께 담는다는 점에서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이 책에는 관광지나 문화유적 중 가볼 만한 곳들을 별 점으로 표시했는데, 도내 관광지 3곳을 포함해 전국 23곳이 별 세 개, 최고점을 받았다. 최고점을 받은 대부분은 그 지방만의 독특한 역사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문화자원이 존재했다. 국내 대표 관광지로 선호되는 서울 북촌한옥마을보다 전주 한옥마을을, 설악산보단 진안 마이산을, 제주도 만장굴보다는 고창 고인돌을 더 높게 평가했다는 것이 이채롭다. 서구인들의 눈으로 짚어낸 한국의 여행 명소는 어떤 곳일까. '2012 전북 방문의 해'를 맞아 미슐랭에서 안 보면 후회한다는 별 3개 만 점짜리 추천 코스로 떠나보자.첫번째 코스인 전주 한옥마을은 말이 필요없는 곳이다. 도심 한가운데에서 한국의 전통문화와 첨단문화가 동시에 즐기기에 충분한 공간이다. 전주 한옥마을은 700여 채의 전통 한옥이 모여 있을 뿐더러 갈수록 주민들이 빠져나가고 있긴 하나 아직까진 주민들이 살고 있는 '한옥촌'이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한옥마을 입구 일대 오목대에 올라 한 눈에 들어오는 팔각 지붕을 보고 있노라면 '가장 한국적인 도시'라는 말을 쉽게 실감할 수 있다. 아기자기한 한옥과 고즈넉함을 즐길 수 있는 골목을 천천히 생각하며 걸을 수 있는 슬로시티 한옥마을을 제대로 즐기려면 하루 정도 여유 있게 여행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을 듯. 두 번째 코스는 고창군 코스다. 이 코스는 '미슐랭 그린 가이드북'이 별 세 개 만점을 준 고창 고인돌 유적지에서 시작해 고창읍성, 학원농장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코스를 시작하는 고인돌 유적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된 곳으로, 기원전 400~500년 전 살았던 인류 초기의 무덤이라 할 수 있다. 고창 고인돌의 또다른 매력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고인돌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고창 고인돌은 죽림리와 상갑리, 도산리 일대에 무리지어 있다. 죽림리와 상갑리 일대의 고인돌은 죽림리 매산마을을 중심으로 산기슭을 따라 447기가 약 1.8㎞나 이어진다.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고인돌이 가장 조밀하게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기원 전 인류의 지혜와 놀랄만한 능력들을 목격할 수 있는 생생한 현장으로서 그 가치가 충분하다. 근처에 고인돌 박물관도 있으니 함께 들러서 고인돌의 역사와 가치에 대해 되새겨보는 것도 좋겠다. 고인돌을 본 뒤 이동할 곳은 고창읍성이다. 고창읍성은 '모양성'이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되었다. 이곳이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 이유는 봄에 꽃이 필 때 무척이나 아름다워 사진가들의 주요 촬영 대상이 된다는 점과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시작되었다는 '성밟기 놀이'가 유명하기 때문이다. '성밟기 놀이'는 여성들이 머리 위에 돌을 얹고 성곽을 한바퀴 돈 다음 그 돌을 성 입구에 두는 놀이인데, 과거에는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많이 이루어졌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일 뿐이긴 하지만 재미삼아 한번쯤 해보는 것도 좋겠다. 그 다음은 공음면 학원농장이다. 이곳은 계절마다 그 매력을 달리하는 독특한 곳이다. 봄에는 청보리 그득한 밭으로 푸른 물결을 뽐내고, 가을이면 흐드러지는 메밀꽃들이 장관을 이뤄내는 곳이다. 그래서 이곳의 매력을 아는 사람들은 매년 봄과 가을, 잊지 않고 찾아온다. 넓게 펼쳐진 농장의 풍경은 그 자체만으로도 탁 트인 시원함을 준다. 봄에는 푸른 보리들과 함께 신선한 즐거움과 상쾌함을, 가을에는 메밀꽃으로 몽환적이고 아련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단, 겨울에는 방문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 세 번째 코스는 진안 마이산이다. '말의 귀'를 닮아 이름 붙여진 진안 마이산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명산으로, 하나의 커다란 바위로 이루어진 독특한 산이다.마이산은 계절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다르다. 봄에는 안개 속에 우뚝 솟은 두 봉우리가 쌍돛배 같다 하여 '돛대봉', 여름에는 수목 사이에서 드러난 봉우리가 용의 뿔처럼 보인다 하여 '용각봉', 가을에는 단풍 든 모습이 말 귀처럼 보인다 해서 '마이봉', 겨울에는 눈이 쌓이지 않아 먹물을 찍은 붓끝처럼 보인다 해서 '문필봉'이라 부르기도 한다. 사시사철 다양한 매력을 뽐내는 이곳 마이산은 사계절 내내 등산객 및 방문객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산이다. 최근에는 인근 지역에 대한 관광자원 개발까지 이루어져서 등산을 즐긴 뒤 진안군이 자랑하는 홍삼스파에서 피곤한 몸을 달래보는 것도 좋다.고창진안 코스를 여행하다가 허기를 달래고 싶다면 당연히 풍천장어와 고창 복분자를 맛봐야 한다. 얼마 전 KBS '1박2일'에서도 소개된 풍천 장어와 복분자는 쉽게 체력이 떨어지기 쉬운 환절기에 지친 심신을 달래줄 최고의 보약이 될 것이다. 많은 관심과 사랑 속에 출발한 '2012 전북 방문의 해', 아쉽지만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얼마 남지 않은 이 시간을 최대한 알차게 즐기는 것이야말로 '전북 방문의 해'의 의미를 가장 잘 이해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그래서 올해의 대미를 장식할 여행코스로 고창진안 여행코스를 추천한다. '미슐랭 그린 가이드'가 '만점'을 준 여행지로 구성된 알찬 코스다. 지나가는 시간을 아쉬워하기 보다는 남은 시간을 얼마나 만족스럽게 쓸 것인지를 생각하자. 떠나자,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한 2012가지 이야기'를 찾으러. 2012년은 '전북 방문의 해'다. 성재민 문화전문시민기자(선샤인뉴스 대표)

  • 주말
  • 기고
  • 2012.11.16 23:02

손끝에서 열리는 전북의 명소들

아직 끝나지 않은 '전북 방문의 해'. 지나가는 한 해를 아쉬워하며 지금이라도 떠나보려 하지만 어디로 어떻게 떠나야 할지 도통 감이 안 선다. 그런 이들을 위한 몇 가지 정보! 도내 문화·관광 정보는 어디서 얻어야 할까. 알찬 정보 얻을 수 있는 몇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 대세는 스마트폰! 모바일로 관광정보얻기 역시 대세는 스마트폰! 국내 보급대수 5000만대를 돌파한 스마트폰을 이용한 방법이 가장 우선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소개할 방법은 모바일 웹브라우저를 통한 정보 얻기!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앱 열풍이 지나고 이제는 스마트폰 종류에 상관없이 똑같은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모바일 웹사이트가 인기다. 모바일 웹은 스마트폰의 종류나 버전, 성능과 관계없이 누구나 똑같이 접속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북방문의 해 모바일 홈페이지로 접속하면 쉽게 관광정보를 얻을 수 있다. 모바일 사이트(http://m.gojb.net)로 접속하면 된다. PC에서 볼 수 있는 내용들을 그대로 모바일 화면으로 옮겨두었기 때문에 PC로 접속하는 것과 큰 차이없이 동일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편리하다. △ 떠오르는 전자책, 전북여행의 불씨를 당기다두 번째는 전자책이다. 최근 태블릿 PC와 스마트폰 보급이 활발해지면서 보다 간편하게 책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전자책 시장이 각광받고 있다. 책보다 가볍고 구매가 편리하며, 정보를 쉽게 즐길 수 있는 전자책은 향후 몇 년 이내에 기존 종이서적 시장을 위협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바일 웹이나 앱이 전북방문의 해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중심적으로 전달해준다면 최근 각광받고 있는 전자책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전북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전북을 주제로 한 몇 권의 전자책들은 무료여서 쉽게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용까지 알차서 직접 접해보면 전북의 매력을 한껏 느끼기에 충분하다. 전북의 숨은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전라북도 매력사전'을 다운 받아보자. 교보문고 전자책으로 다운받을 수 있는 이 책은 올 상반기 대국민 공모를 통해 모아낸 200여 가지 전북의 숨은 매력을 사진과 함께 엮어낸 책으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지 못했던, 알면서도 지나쳤던 전북의 다양한 매력들을 담아 소개하고 있다. 전북의 매력적인 풍경이 궁금하다면 '이태훈의 사진으로 떠나는 한국여행·전라북도 편'을 다운 받아보면 좋다. 리디북스 전자책으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사진과 짧은 글이 곁들여져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매력은 항공사진으로 촬영한 전라북도 곳곳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가까이서 찍은 사진은 넘쳐나지만 높은 상공에서 찍은 사진은 거의 없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 책의 사진들이 갖는 가치는 충분하다. 더불어 전라북도 문화관광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다면 '전라Book도'라는 이름의 앱을 다운받아 보는 것도 좋다. 이 앱은 전라북도 문화를 깊이있게 다뤄낸 시리즈 '전북의 재발견'과 도정 홍보지 '얼쑤 전북'을 모바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전자책까지는 아니지만 모바일로 이들 책들을 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기회가 될 듯 하다. 이처럼 모바일을 활용하면 전북방문의 해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갈수록 스마트해지는 시대, 정보 역시 스마트해지고 있다. 전북에 관해, 전북방문의 해에 관해 궁금하다면 지금 당장 스마트폰을, 태블릿PC를 켜자. 터치 몇 번이면 다양한 정보를 쉽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성재민 문화전문시민기자(선샤인뉴스 대표)*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 주말
  • 기고
  • 2012.11.16 23:02

전북의 향, 김장 - 숙성의 기다림…건강한 겨울밥상

"배추가 어찌 요렇게 크대." "배추 한포기도 못 들것네." "아이고, 나도 젊어서는 무거운 것도 잘 들었는디" 김장을 담그려 하면 어머니들은 지나간 세월을 원망한다. 배추 실은 리어카가 지나갈 때 검둥이, 살랑이, 메리할 것 없이 짖어댄다. 배추 300 포기, 꼬들빼기, 알타리무, 갓김치, 들깻잎 김치, 고춧잎김치 등 김치 종류만 해도 대여섯 가지나 되지만 모처럼 동네가 품앗이 김장하느라 활기차다. 김장철이 다가온다. 김장은 가정마다 주부의 자존심이 걸려있는 큰 행사다. 김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부식물의 하나로 음식 중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김치 없는 식탁은 생각할 수 없다. 김치와 일본의 오싱꼬를 비교하면, 같은 배추를 절여 만들지만 김치는 고추와 마늘 등 벌겋게 담가져도 배춧잎이 싱싱한데 비해 일본의 오싱꼬는 풀이 죽어있다. 음식에도 민족성 차이가 담긴 것 같다. 삼국시대부터 우리 민족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은 김치. 그 중에서도 담백하고 감칠맛이 일품인 전라도 김치. 양념이 과한 남도, 약간 부족한 위쪽 지방도 감히 흉내낼 수 없는 '적당히 넣고 적당히 버무린' 그러나 맛은 일품인 김치. 치솟은 양념값 때문에 배추 절이는 손목이 아리지만 긴 겨울밤 찐 고구마 위에 얹어 먹는 김치 한 조각 생각에 우리네 엄마들은 힘을 낸다.△ 김치의 역사김치에 대한 가장 오래된 문헌은 약 3000 년 전의 중국 문헌 '시경'(詩經)이며, 오이를 이용한 채소절임을 뜻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저'(菹)라는 글자가 나온다. 고려시대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서 김치담그기를 '감지'(監漬)라고 했고, 1600년대 말엽의 요리서인 '주방문'(酒方文)에서는 김치를 '지히'(沈菜)라 했다. 지히가 '팀채'가 되고 다시 '딤채'로 변하고 '딤채'는 구개음화하여 '짐채'가 되었으며, 다시 구개음화의 역현상이 일어나서 '김채'로 변하여 오늘날의 '김치'가 된 것이다. 1715년 홍만선의 '산림경제'에서는 지히와 저(菹)를 합하여 침저(沈菹)라 했고, 지금도 남부지방 특히 전라도지방에서는 고려시대의 명칭을 따서 보통의 김치를 지(漬)라고 한다. 그리고 무와 배추를 양념하지 않고 통으로 소금에 절여서 묵혀두고 먹는 김치를 '짠지'라고 하는데 황해도와 함남지방에서는 보통 김치 자체를 '짠지'라고 한다. 현재는 배추김치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지만 1900년대 전까지만 해도 김치의 주재료는 무였으며, 20세기에 들어 중국의 산동에서 배추가 수입된 후부터 배추김치가 널리 보급되었다. 17세기 이전에는 고추가 없었기 때문에 고추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후 고추를 들여오면서 사용하였는데, 고추를 양념으로 쓰면 사용되는 소금의 양이 줄어든다. '임원십육지'에서 서유구는 고추를 김치에 많이 쓰면 무가 더 오랫동안 저장된다고 기술하였다. 고추는 부패를 더디게 하여 고추를 많이 넣으면 옅은 소금물에 절여도 김치 맛이 오래 간다. 또한 고추의 자극적인 맛은 소금만큼 식욕을 자극하고 탄수화물의 소화를 촉진시킨다. △ 어우러짐과 기다림의 상징, 김치미국의 건강전문지인 '헬스'는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식품' 중 하나로 꼽았다. 비타민(B1B2C)과 미네랄 등이 풍부하다는 것. 한 때 전 세계적으로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과 AI(조류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때 예방에 김치가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나와 탁월한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아직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에서 항암성이 있다고 증명된 바는 없으나, 동물 실험에서는 일부 암을 예방하고 발병률을 낮춘다는 보고가 있었다. 김치의 가장 큰 장점은 잘 익었을 때 코끝을 톡 쏘는 맛이 최고의 즐거움을 선사해준다는 것이다. 젓갈로 인해 김치가 익어가는 과정에서 탄산이 생기고, 우리 선조들은 이러한 맛을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숨 쉬는 옹기에 보관하곤 했다. 김치는 여러 재료들이 적당히 어우러져 발효(숙성)될 때 진가를 발휘한다. 어느 재료 하나 튀지 않고 한 데 어우러져 김치 특유의 독특하고도 신선한 맛이 나는 것. 서울, 경기 지방은 밭논농사가 발달해 풍부한 재료를 사용한 다양한 김치가 이어져 내려온다. 국물이 많거나 뻑뻑하거나, 짜지도 싱겁지도 않고, 서해의 해산물과 동쪽 산간지방 산채가 어우러져 맛과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충청 지역은 경기 지방과 비슷하나 소박하며 양념도 적게 사용해 맛이 순한 편이다. 반면 전라도는 다른 지방보다 풍부한 곡식과 해산물, 산채를 이용해 음식이 매우 호화로우며, 정성을 들여 다양한 김치를 담그는 것으로 유명하다. 기후가 따뜻해 변질을 방지하기 위해 맵고 짠 편이지만 찹쌀풀을 넣어 국물이 진하고 감칠맛이 나는 것이 특징. 경상도는 젓갈, 마늘, 고춧가루 등 양념을 많이 사용해 맵고 짠맛이 강하면서 국물은 거의 없다. △ 젓갈 향 풍부한 부안 김치 배추포기김치, 고들빼기김치, 갓김치, 전라반지, 나주 동치미 등이 유명하다. 부안에선 옛부터 김치를 할 때 바닷물로 씻는다. 바닷물로 씻는 과정에서 채소가 숨이 죽으면서 간이 되고 또 바닷물의 미네랄이 스며 들어 영양적으로도 더 좋아진다. 변산반도 남쪽의 곰소항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작은 동네, 곰소리는 11월 소금 농사가 끝이 나면 김장을 한다. 김장에 쓰이는 소금은 인근에 위치한 곰소염전에서 최소한 2년 이상 묵혀 간수를 뺀 소금을 받아 쓴다. 곰소소금은 특히 염도가 낮아 쓴맛, 떫은맛이 없고 오히려 뒷맛이 달짝지근하기 때문에 젓갈 담그는 데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곰소 젓갈 맛이 좋은 것도 곰소소금이 좋기 때문이다. 김치를 위해서는 3년 정도 숙성시킨 천일염이 최고. 1년 된 소금은 젓갈에, 3년 된 소금은 김장에, 5년 된 소금은 약이 된다는 말이 있다. 소금만 오래 묵은 것을 쓰는 게 아니라 젓갈도 그렇다. 좋은 바다는 좋은 소금을 낳고 좋은 소금은 좋은 젓갈을 낳는다. 곰소 젓갈 가운데서도 새우젓과 멸치액젓, 까나리 액젓, 갈치속 액젓, 가자미 액젓 같은 액젓은 곰소염전에서 나는 천일염으로 2~3년 숙성시켜 깊은 맛이 난다. 그밖에 밴댕이젓, 황석어젓 등 액젓 종류까지 합해서 40여 가지의 다양한 젓갈들이 있다. 김치를 담그려면 액젓을 그냥 쓰기도 하고 끓여서 사용하기도 한다. 보통 새우젓을 제외한 여러 젓갈을 섞어 젓국을 끓인 다음 이를 체에 거른 후 식힌다. 이후 돌절구에 고추와 마늘을 넣고 짓이겨 젓국을 조금씩 부어 액젓맛이 고추에 배게 한다. 여기에 찹쌀풀과 준비한 채소, 새우젓 등을 섞으면 김치 양념이 완성된다. 김진아 문화전문시민기자(익산문화재단 문화예술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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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1.09 23:02

지역별 김치 특징 - '겉' 다르고 '속'은 더 다른 팔도 김치

일년 중 가장 다양한 종류의 김치를 즐길 수 있는 계절은 겨울이다. 지역에 따라 봄부터 가을까지 수확한 각종 농작물과 수산물, 발효식품 등을 활용해 특색 있는 김치를 담그기 때문이다. 지역마다 토양과 기후 등 자연환경이 다른 만큼 김치에 들어가는 맛내기 재료도 각각이다.'양반의 품격' 작고 예쁘고 곱게△ 서울경기서울은 왕족과 양반이 많이 살던 곳이라 격식이 까다롭고 맵시를 중요시 여겼다. 김치 모양도 예쁘고 작게 만들었으며 양념을 곱게 다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게 장김치, 풋고추김치, 나박김치, 통배추김치, 숙깍두기, 감동젓무김치, 섞박지 등이다. 경기도는 전반적으로 소박하며 간은 서울과 비슷하다. 대표적으로 미나리김치, 순무김치, 고구마줄기김치, 무비늘김치, 수삼나박지 등을 들 수 있다. 김치를 담글 때 조기젓과 새우젓을 주로 사용한다. 양념을 많이 넣지 않고 잘게 썰어 사용하는 것이 특징으로 국물이 자작하게 배어 나오는 담백한 맛의 쌈김치가 유명하다. 해산물채소 듬뿍'강원도의 맛'△ 강원이북강원도의 경우 해안지방은 해산물을 원료로 한 김치, 산간지방은 채소를 이용한 김치가 일반적이다. 서거리(아가미)김치, 창란젓깍두기, 대구깍두기, 돌나물김치, 오징어김치, 북어배추김치, 꽁치김치 등이 대표적이다. 강원도에서는 김치에 조개, 멸치 등을 넣어 맛을 내는데, 오징어, 명태 등이 들어간 창난젓깍두기오징어무말랭이김치 등이 유명하다. 함경도에는 참나물김치, 쑥갓김치, 함경도대구깍두기, 무말랭이김치 등이 있는데, 맵지만 젓갈은 조금만 사용하고 소금간을 짜지 않게 맞춘다.반면 음식에 기교가 없는 평안도는 양념과 부재료를 많이 사용하지 않아 싱겁고 맵지 않다. 냉면 동치미, 가지김치, 콩나물국물김치, 분디물김치, 나복동치미가 유명하다. 간 알맞고 양념 적어 담백소박△ 충청경상충청도는 양념을 적게 사용해 간도 알맞고 서울경기보다 담백하고 소박하다. 대표적으로 시금치김치, 배추고갱이김치, 쪽파젓김치, 호박게국지, 박김치 등이 꼽힌다. 경상도 김치는 간이 세고 전라도보다 더 맵다. 골곰짠지(무말랭이), 부추김치, 콩잎김치, 전복김치, 곤달비김치 등이 있다. 경상도에서는 대부분의 김치에 멸치젓, 갈치젓 등을 사용한다. 맛이 맵고 짠 것이 특징으로 깻잎김치부추김치쪽파김치마늘줄기김치더덕김치 등이 대표적이다.산채해산물 등 사용 종류도 다양△ 전라제주전라도는 산채, 해산물, 곡식 등 산물이 많아 종류가 다양하다. 나주의 동치미, 해남의 갓김치, 여수의 돌산갓김치가 유명하다. 전라도는 기후가 따뜻하므로 김치가 상하지 않도록 고춧가루, 젓갈 등의 양념을 많이 넣어 간이 강하고 맵다. 또한 생멸치젓과 찹쌀풀을 넣어 맛이 진하다. 고들빼기김치돌갓김치배추포기김치 등을 즐겨 담는데 향기로운 유자 동치미도 별미다. 제주도는 해물, 채소, 해초류를 이용한 김치가 있으며, 특산물을 이용한 전복김치도 있다. 꿩마농김치(달래김치), 실파김치, 갓물김치, 남삐짐치(무김치), 해물김치, 꽃대김치 등을 들 수 있다. 충청도에서는 양념을 조금만 사용하는 담백하고 소박한 맛의 김치를 즐긴다. 다양한 농산물이 수확되므로 호박김치섞박지가지김치돌나물김치굴깍두기 등을 담근다. 김진아 문화전문시민(익산문화재단 문화예술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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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1.09 23:02

4대 종단의 향연…아홉가지 길에서 깨닫는 하나됨

온세상에 수많은 길들이 열리면서 성지순례의 길에 오르는 일도 세상구경이나 올레길 걷기만큼이나 수월해졌다. 그럼에도 다양한 종교인들이 손을 잡고 성지를 순례하는 일은 여전히 드문 일이다. 더군다나 종교 갈등으로 세계 곳곳에서 또 나라 안 방방곡곡에서 불화가 빚어지고 있는 오늘, 이웃종교인들이 함께 어깨를 겯고 이웃성지를 찾아 길 떠나는 일은 분명 귀한 일이다. 다양한 종교를 품어온 전북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지극히 사적이고 생생한, 그러나 무한히 열려 있는 믿음의 세계믿음은 지극히 사적이고 생생한 체험이자 공(空)의 세계다. 믿음을 붙잡았다고 믿는 순간 손에서 미끄러지듯 믿음의 끈을 놓치기가 얼마나 쉬운지. 오늘날은 믿음의 촛불을 켜두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부귀와 구원이라는 유혹적인 거래에 매달리고 종교적 독선을 버리지 못하며, 자신의 믿음은 비판의 과녁이 되지 않으려 하고 이웃종교에 대해서는 아예 빗장을 닫아버려, 우리의 믿음은 불관용의 안개가 짙다. 그런 탓에 이번 세계순례대회는 참으로 반갑다. 저마다 신비하고 생생한 믿음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소슬한 순례가 될 것임이 짐작되는 까닭이다. 9가지 색색의 순례길마다 종단의 큰 어른들이 동행하며 순례꾼들에게 신비하고 그윽한 믿음의 길로 안내한다.순례꾼들은 큰 어른들의 곁을 따르며 이웃종교에 배움의 귀를 다소곳이 열어놓기만 하면 된다. 그분들의 말씀을 여겨듣고 행여 알고자 하는 것이 마음에 생기면 스스럼없이 질문을 하면서 의혹을 여의어가는 길이 이어진다. 그렇게 차츰 종교적 오만과 비관, 냉소를 걷어내다 보면 자칫 꺼뜨리기 쉬운 믿음의 촛불도 환해지지 않을까. 평화와 자비가 깃든 순례길은 믿음을 갖지 않은 이들을 더욱 반길 것은 당연하다. 이를테면 그들도 인생의 미로를 헤매며 진리를 찾는 순례꾼들이 분명하므로. 지금은 아홉 순례길마다 종단의 어떤 큰 어른이 동행하는지, 어떤 이야기가 오가는지, 어떤 행사가 치러지는지, 어떤 길 위를 걷는지를 미리 살펴서 놓쳐선 안 될 순례코스에 마음의 점을 찍어보는 것이 좋겠다.△ 물질이 개벽하니 정신을 개벽하자11월 첫날 첫 순례길은 소태산 대종사를 기억하는 원불교의 날. 원불교전북교구장 고원선 교무가 순례여정에 합류하여 소태산 대종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구도를 향한 고행을 20여년 행하던 소태산 대종사는 1916년 26세에 새벽 동녘하늘이 밝아오는 광경을 지켜보다가 홀연 우주와 삶의 진리를 크게 깨우치고 원불교를 열었다. 후천개벽의 부처로, 평범한 성자로 불렸던 그는 "물질이 개벽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는 사자후로, 일제강점기의 구태의연한 믿음과 지리멸렬한 생활을 일신시켜 둥근 환희심을 일깨웠다. 한옥마을에서 첫발을 내딛은 순례자들은 치명자산, 남고산성, 월암마을을 거쳐 의암마을의 아름드리 벚나무 터널을 지나 송광사에 당도하여 첫 순례를 마친다. 절집 안마당에는 65리의 긴 여정으로 고단한 순례꾼들을 맞이하는 퍼포먼스와 예식, 따끈한 전통차와 정갈한 사찰음식으로 준비한 저녁공양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낮은 자세로 섬김을 상징하는 발씻김 예식을 통해 순례꾼들은 하루의 노고를 개운히 씻어내고 극진한 환대와 축복을 받는다. △ 불교의 호국정신으로 중생을 건지다둘째 날 순례길은 벽암대사를 추억하는 날. 금산사 회주 도영 큰스님이 앞장선다. 그 길 위에서 큰스님은 벽암대사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끊임없이 외적의 침입을 당했던 우리 역사에서 불교는 호국정신으로 무장해야만 했다. 중생이 그들이 사는 땅에서 깨달음을 얻어 구원을 얻으려면 먼저 세상을 전란으로부터 지켜야 했기 때문이다. 불교가 배척을 받던 조선시대에도 벽암대사는 남한산성을 쌓아 전란을 대비하고 병자호란의 위기 속에서도 불가의 법도를 지키며 중생을 구했다. 순례자 무리는 종남산 송광사에서 봉서사, 위봉사로 오르다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와 독촉골 다리를 건너고 고산의 천변으로 한걸음씩 나아간다. 어우리 논밭을 가로질러 내월마을과 명곡마을을 지나면 마침내 천호성지다. 이른 아침에 절집에서 집착을 버리라는 지혜의 말씀을 새겨듣고 출발한 순례의 끝에는 고요가 깃든 성당에서 순한 미소로 반겨주는 성모를 만난다. 순례자의 집에서 소박한 저녁식사를 하고 부활성당에서 기도와 묵상을 하며 순례를 끝낸다. △ 내 앞에는 영원한 생명이 시작되려 한다셋째 날은 김대건 신부를 돌아보며 길 나선다. 이영춘 신부(천주교주교회의 문화위원회 총무)가 함께하며 첫 조선인 목자인 김대건 신부를 순례자들 마음에 데려놓는다. 그는 겨레의 영혼을 구하려는 소망을 품고 16살에 마카오 파리외방전교회로 유학길에 올랐다가 9년만인 1845년에 사제의 서품을 받고 박해받는 영혼들을 돌보기 위해 고국에 돌아왔다. 나바위에 상륙하여 이듬해 25세의 푸르른 나이에 순교하기까지 김대건 신부의 행적은 우리가 아는 바 그대로다. 새남터에서 순명하던 순간 그가 외쳤다. "내 앞에는 영원한 생명이 시작되려 합니다. 여러분도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천주를 믿으시오." 나바위 성지는 김대건 신부의 순정한 믿음과 영원한 생명의 숨결이 가득하다.세 번째 순례코스의 목적지인 나바위에 당도하기 전에 여산의 향교와 동헌, 교당과 성당이 나란히 서 있고 두여마을, 관산마을, 채운마을이 늘어서 있다. 순례길 초엽 문드러미재 너머 가람 이병기 선생의 생가와 여산에 표옹 송영구 선생의 망모당 정자가 숨어 있다. 좀 더뎌도 두 선생에게 얽힌 흥미진진한 실화와 올곧은 선비정신을 귀동냥하면 어떨까. △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다넷째 날 순례길은 '길 걷기 마니아'로 통하는 이상원의 길안내를 받는다. 북쪽 바라기를 하며 걸어온 길은 이제 몸을 틀어 금강을 따라 남쪽으로 휘휘 내려간다. 나바위 성지에서 나와 걷다보면 샛강마다 용성교 교향교, 용기교, 구평교, 중리교, 성남교, 죽청교 등 다리들이 걸려 있다. 여기는 허균의 삶과 사상을 보듬고 걸어야 한다. 허균이 누구인가. 그는 홍길동을 내세워 의로운 세상을 꿈꾸었던 조선의 천재였다. 매창을 비롯하여 다양한 사람들과 친교했으며, 유교뿐 아니라 불교와 도교, 서학 등 당대의 거의 모든 믿음과 사상에서 자유로웠다. 함열은 역적으로 지목받은 그가 유배되었던 곳.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태봉사, 석불사, 삼곡사, 신곡사 등 작은 절집들이 하나둘 마중 나오고 이어 미륵사지의 웅장한 자태가 드러난다.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스러졌던 석탑이 천년의 비밀을 밝히며 일어서고 서동과 선화의 사랑 이야기를 전한다. ▶15면에 계속김정겸 문화전문시민기자(프리랜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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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1.02 23:02

삶을 뒤돌아보라고…길이 순례자에게 말을 건넨다

▶14면에 이어△ 사랑으로 신라와 백제를 화해시키다다섯 째 순례길에는 나종우 원광대 교수와 지광 스님이 순례자들의 몸과 마음, 생각을 다독여준다. 순례길에 앞서 진신사리 이운 재현의식이 펼쳐지고 영산작법보존회에서 준비한 오방번 행렬과 지광 스님의 행렬 등이 이어진다. 적국인 신라의 공주인 선화를 아내로 삼은 무왕이 오늘 순례의 길동무다. 달큰한 마로 아이들을 꾀어 사랑노래 서동요를 부르게 한 그의 재치와 용기가 담긴 사랑놀이는 지금도 신선하다. 주왕마을, 연동마을, 구기마을, 천서마을은 호기로웠던 무왕이 다스리던 백제 땅이었다. 그 한가운데 선 왕궁오층석탑이 백제문화의 꽃인 양 아름답다.만경강을 멀리 에돌아 끼고 갈대밭과 기러기가 쉬어가는 비비정, 그 옛날 포구였던 춘포가 다가온다. 조촐한 음식으로 배고픔을 해결하고 한걸음에 호남평야 한가운데를 흐르는 만경강의 배다리와 논두렁 흙길을 걸어 동정부부 이순이와 유항검의 이야기가 있는 초남이 성지에 도착한다. 이른 저녁을 먹고 나면 퍼포먼스와 판소리가 초남이 성지를 소리물결로 채울 것이다. △ 아, 처영대사여! 일천 의승병이여!여섯 째 순례길에 접어든다. 초남이에서 아침을 먹고 백남운 목사의 걸음에 맞춰 콩쥐팥쥐마을을 지나면 곧장 금산사 쪽을 바라보고 내리 걷는다. 금산사 절집에서는 청소년 순례꾼들을 위해 파라미타 회원들이 기획한 처영대사와 일천 의승병을 추모하는 퍼포먼스와 페스티발이 기다린다. 원행스님의 환영 속에서 진국의 북소리를 비롯하여 살풀이춤, 사물놀이, 북춤과 군무 및 청소년들의 춤과 노래 등 흥겨운 판이 벌어진다. 늦은 밤 9시에 행사를 끝내고 금산사의 서전과 보제루, 설법전, 선방, 야영장을 비롯하여 지척에 있는 청룡사와 금산교회, 원평교당과 수류성당 등에 삼삼오오 흩어져 고단한 몸을 쉬게 된다.△ 중생을 위해 풀잎처럼 목숨을 내놓다일곱 째 날 이른 아침부터 점심나절까지 금산사 법회를 참가하고 절집 둘레를 소요한다. 원행스님의 인솔을 받으며 처영대사를 추억한다. 임진왜란 때 금산사 주지였던 처영대사가 일천 의승병을 모아 훈련시켜 행주산성과 이치제 싸움 등에서 승전고를 울리자 정유재란 때 왜군들이 금산사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이때 일천 의승병이 티끌처럼 목숨을 바쳐 산화했다. 전날의 우렁우렁한 의승병들의 북소리와 군무의 여운이 휘도는 금산사 일주문을 나와 가까운 청룡사를 시작으로 대순진리회, 정여립 활동지, 동곡마을, 제비산, 증산법종교 등이 한가족처럼 옹기종기 모여 앉은 원평저수지 둘레길을 걷는다. 또 세 친구처럼 다정하게 이웃해 있는 원평교당, 원평성당, 원평교회도 찾아간다. 그리고 화율마을에 있는 115년의 믿음을 간직한 아름다운 수류성당에 다다른다. △ 순례꾼들을 품에 안아 단련하다여덟 째 순례길이다. 율치마을을 돌아 밤티재에 올라 다시 안덕 저수지로 향한다. 순례자 무리를 이끄는 큰 어른이 없는데다가 야트막한 산길이라고 만만한 길로 여기면 안 된다. 웃자란 사초들 사이로 조심성 없는 걸음을 떼다 보면 금방 숨이 턱에 찬다. 어미 품처럼 넓다고 함부로 뛰어들면 모악산은 돌연 엄한 어미가 되어 순례자들을 담금질하며 숨 고르는 법부터 가르친다. 그래서 아홉 순례길 가운데 가장 우습게 여기던 모악산의 품 안에서 순례꾼들은 대자연이야말로 가장 오래된 믿음의 대상이었음을 깨닫는다. 장파한지마을에서 안덕마을을 거쳐 구이저수지가 보이는 모악산 북쪽에서 다음날 마지막 순례를 기약하며 헤어진다. △ 이 땅에 믿음의 홀씨가 되어 퍼져가다순례의 마지막 날. 박진구 목사와 이병호 주교가 순례자 무리를 이끄는 목자가 되어 선교사들을 잊지 말자고 추억을 말해준다. 믿음의 홀씨가 되었던 선교사들 이야기가 발길 따라 흩날릴 것이다. 또 부활 리더 김태원이 무리에 섞여 자신의 순례체험을 곁들여 모든 우연한 사건들이 기적으로 바뀌기까지의 이야기도 바람결을 탄다. 모악산의 두방마을에서 반월에 접어들어 천변산책길에 들어서면 연이어 다리들이 나타난다. 원당교, 신평교, 삼천교, 우전교, 마전교 등이 휘도는 전주천에 얹혀 있다. 전주 시내 한복판으로 들어서면 우리나라 천주교 순교 1번지로 이름을 올린 한옥마을 전동성당이다. 긴긴 순례의 여정이 끝나고 본래의 자리에 돌아온 것이다. 철학자 우나무노는 생각했다. 모든 종교의 모든 예배와 의식은 신이 깨어나지 않고 계속해서 우리를 꿈꾸도록 하기 위한 방식은 아닐까, 하고. 순례길마다 수놓듯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걸어온 순례자라면 우나무노의 뜻을 알게 될 것이다. 아홉 순례길이야말로 신의 꿈결에 펼쳐진 아름다운 길임을. /김정겸 문화전문시민(프리랜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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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1.02 23:02

전북의 향 : 순창 강천산 - 기암괴석에 불붙은 애기단풍

'오-메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붉은 감잎 날아와. 누님은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메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리 바람이 잦이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메 단풍 들것네.' '오~메 단풍 들것네'의 김영랑 시인의 싯구절이 생각나는 계절~, 순창 강천산으로 무작정 떠났다. 사계절 산행지로 각광받고 있는 순창 강천산(剛泉山584m).1981년 전국 최초로 순창군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신라 진성여왕 때(887년) 도선국사가 개창한 강천사(剛泉寺)가 있으며, 산 이름도 강천사(剛泉寺)에서 유래했다. 삼국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성산성(金城山城)이 유명하다. 애기 단풍이 곱게 물들면 만산홍엽(滿山紅葉)으로 장관을 이루는 곳이기에 가을 산행지로 적극 추천한다. △ 애기 단풍으로 유명한 강천산아기자기한 모습과 진한 색으로 자기를 표현 하는 애기 단풍은 보는 이의 마음까지 움직인다. 잎은 작으면서 색깔이 핏빛처럼 고운 애기 단풍잎. 강천산을 휘어 감고 있는 애기단풍은 바라보는 것만으로 머릿속까지 붉어지는 느낌을 받곤 한다. 어찌 이리 붉을 수 있을까. 생김새가 용이 꼬리를 치며 승천하는 모습과 닮았다 하여 용천산(龍天山)이라 불리기도 했던 곳. 깊은 계곡과 맑은 물, 기암괴석과 절벽이 어우러져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린 바로 그 곳이다. 1981년 전국 최초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강천산은 사계절의 멋이 있다. 봄에는 진달래개나리벚꽃이 넘실거리며, 여름에는 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폭포와 계곡, 가을에는 애기단풍의 즐비함이 산행을 부추기며, 겨울에는 내리는 눈에 온 세상이 새하얀 눈꽃송이에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기운이 있고 잔설로 덥힌 현수교는 설경의 극치를 보여 주고 있다. 왕복 8㎞에 이르는 맨발 산책로와 120m에서 떨어지는 구장군 폭포의 장관은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병풍폭포, 산림욕장(산책로새동네), 강천사(삼인대강천사 5층석탑모과나무), 현수교(구름다리), 구장군폭포(성테마공원), 웰빙(맨발)산책로로 이어지는 코스다. 기암절벽과 청정한 계곡 사이로 펼쳐지는 모래 산책길을 맨발로 걸으면 강천산의 성스러운 기운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자연형상을 최대한 활용한 병풍폭포는 자연미와 웅장함이 살아있고 병풍바위에 조성된 높이 40m에 흐르는 물줄기는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하며 등산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강천 계곡 목재데크 산책로를 걸으면 숲과 계곡에서 풍겨오는 청정한 산소와 음이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새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면 '숲속 새동네'에 공작비둘기칠면조 등이 반겨 준다. 강천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인 선운사의 말사(末寺)로 도선국사가 창건했다. 고려시대인 1316년(충숙왕 3) 덕현이 5층 석탑과 12개 암자를 창건하여 사세(寺勢)를 확장하였고, 조선시대 1482년(성종 13)에는 신말주(申末舟)의 부인 설(薛)씨의 시주를 얻어 중창하였다. 자연암석으로 된 사각문인 금강문은 1316년 덕현이 절 주위의 경치가 금강산과 비슷하다 하여 붙인 이름이다. 삼인대(전북도 지정 유형문화재 제27호)는 순창군수 충암 김정, 담양부사 눌재 박상, 무안현감 석현 유옥 등 세 사람이 비밀리에 강천산 계곡에 모여서 과거 억울하게 폐위된 신비를 복위시키는 것이 옳다고 믿어 각기의 관인을 나뭇가지에 걸어 맹세하고 상소를 올리기로 결의한 곳이라 한다. 모과나무(전북도 지정 기념물 제97호),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300년 정도) 모과나무로 지금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있으며 가을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해주고 있다. 현수교(구름다리)는 1980년에 조성된 높이 120m길이 75m의 구름다리로 호남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천년을 살다 승천하지 못해 피를 토하고 쓰러져간 용의 머리 핏자국이 남아 있다는 용머리 폭포를 함께 볼 수 있다.구장군 폭포, 마한시대 9명의 장수가 죽기를 결의하고 전장에 나가 승리를 얻었다는 전설이 담긴 폭포로 남근과 여근 형상의 구장군폭포는 웅장함과 기이한 형상이 살아있어 관광객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강천산 거북 바위의 전설 강천산 계곡 폭포 아래에 위치한 용소는 밤이면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한다고 알려질 만큼 물이 맑고 깊었다. 여기엔 옛날부터 전해내려온 이야기가 있다. 옛날 강천산 산골 마을에 한 청년이 어머니를 위해 약초를 구하러 강천산의 깊은 산속을 돌아 다니다 산삼을 발견하고 정신없이 달려가다가 그만 폭포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다. 마침 용소에서 목욕을 하던 선녀가 청년을 발견하고 청년의 정성에 감동하여 산삼을 찾아주고 사랑에 빠졌다. 이 소식을 들은 옥황상제는 그들에게 천년동안 폭포에서 거북이로 살게 하고 천년이 되는 날 동트기 전 폭포 정상에 오르면 하늘로 올려 주리라 약속했다. 마침내 천년이 되는 날 암거북을 먼저 정상에 올려 보낸 숫거북이 정상으로 향하는 순간 호랑이를 만나 숫거북을 공격하게 되고 숫거북은 호랑이와 다투다 동이 트고 말았다. 이를 지켜보던 옥황상제는 이루지 못한 애절한 사랑을 영원히 지켜주고자 그들을 바위로 변하게 했다. 이후 사람들은 이를 '거북바위'라 부르게 되었으며, 마한시대 9명의 장수가 폭포의 천년 사랑 거북바위를 기리며 도원결의하고 전장에 나가 승리를 쟁취했다고 전해지면서 폭포 이름을 '구장군 폭포'라 부르게 됐다. /김진아 문화전문시민기자(익산문화재단 문화예술사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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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26 23:02

조선 태조·정조 입맛 잡은 순창 고추장

'조선왕조실록'은 고려 말 이성계는 북쪽 여진족을 쳐부수고 남쪽 왜구를 격퇴하며 승승장구할 때 만일사에서 기거하고 있는 무학대사를 만나기 위해 순창에 들렀다. 이 때 한 농가에서 순창 고추장의 전신으로 여겨지는 '초시'를 먹어보고 이 맛을 잊지 못해 조선왕조 태조 임금에 오른 뒤 순창군수에게 진상토록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지리적으로 순창은 도내 남부 섬진강 상류, 노령산맥 줄기의 산간지대에 위치해 물·햇볕·토양과 발효환경이 어우러져 순창 고유의 장맛을 낸다. 다른 지방 고추장은 음력 11월에 메주를 띄워 이듬해 봄에 고추장을 담지만, 순창 전통 고추장 제조방법은 음력 8월 하순 처서를 전후해 콩과 멥쌀을 6대4로 혼합한 고추장용 메주를 만들어 4주 정도 띄운 뒤 그해 겨울에 고추장을 담근다. '해동죽지'(海東竹枝·1925)에는 '순창고추장의 색깔은 연한 홍색이고 맛은 달고 향기로우며, 기운은 맑고 차서 반찬중의 뛰어난 식품이다. 순창 사람이 서울에 와서 손수 이 고추장을 만들었는데, 맛과 색깔이 모두 본지방에서 생산하는 고추장에 미치지 못하였다'에 기록되어 있다. 이는 아마도 순창 고추장의 맛이 오염되지 않은 순창의 물과 맛의 순창의 기후(온도 13.2℃·습도 72% 안개낀 날 77일)와의 조화일 것이다. 조선시대 고추장을 가장 좋아했던 정조 대왕이 입맛이 가장 없을 때 즐겨먹었다는 이야기가 기록돼 있다. 김진아 문화전문시민기자(익산문화재단 문화예술사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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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26 23:02

먹고 보고 즐기고…순창의 '깊은 장맛' 빠져볼까

장(醬)이 익어가는 마을, 천혜의 자연조건을 배경으로 최적의 발효 환경을 갖춘 청정지역 순창에서는 매년 장류 축제가 열린다.'천년의 장맛! 백년의 미소'를 슬로건으로 내건 '제7회 순창 장류 축제'(11월2~4일 순창고추장민속마을 일대)는 순창고추장 담그기, 2012인분 순창고추장으로 비빔밥 만들기, 2012 순창고추장 전국 어린이 떡볶이 요리 경연대회, 웰빙 장류 체험 등 7개 분야 66개 프로그램으로 다양하게 준비, 글로벌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축제의 무대인 '콩이마당'에서는 공연경연 행사로 개막식, 2012 슈퍼스타, 순창고추장요리경연 전국대회, 순창 아마추어 문화예술인 상설 공연, 장류체험관 야외 음악회, 마을 음악 카페, 장류거리의 악사 등이 열린다.'팡이마당'은 옛날 순창 전통 메주 만들기, 웰빙 김치 만들기, 장류체험관 운영(고추장인절미떡볶이 등), 청국장 쿠키 만들기, 어린이 발효과학, 장독 퍼즐 맞추기, 장류 캐릭터 판화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으로 구성됐다. '독이마당'은 2012인분 순창 전통 고추장 비빔밥 만들기, 2012인분 순창고추장 떡볶이 만들기, 세상에서 가장 긴 107m 메주 만들기, 순창 메주 소원 기원문 쓰기, 순창 고추장 임금님 진상 행렬, 장류 도전 어린이 드림팀 등이 이어진다. '떡메마당'은 세계 고추 품종가을 국화꽃 전시, 일본 홋카이도 식품산업협의회 전시, 장류고을 사진시화 전시, 청정원사조 이벤트관, 2012 찾아가는 작은 미술관(장류박물관), 순창전통장류 전시 판매관, 함께하는 지방자치단체 홍보전시관(논산울주신안), 향토 먹을거리 장터 등 전시판매된다.장류 축제를 잊지 못할 추억의 장소로 만드는 포토존에서는 천년의 정원, 메주터널, 장류캐릭터 토피어리, 장독조형물, 코스모스옥수수 화단, 장독대 국화꽃 포토존(장류사업소 앞)을 마련했다. 작은 음악회와 KBS전국노래자랑, 전국남녀 시조 경창대회, 섬진강 마실길 걷기 등도 이어진다. 이번 축제 기간에는 학술행사로 '제8회 순창 장류 국제포럼'이 개최된다. 순창장류축제는 올해로 일곱 번째에 불과하지만 3년 연속 문화관광 유망축제로 선정돼 1억3200만원의 인센티브를 받았으며, 내년에 문화관광 우수축제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진아 문화전문시민(익산문화재단 문화예술사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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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26 23:02

한국음식관광축제·전주비빔밥축제 - 토종 음식 vs 색다른 비빔의 만남 '눈과 입이 즐겁다'

'네가 먹는 것이 바로 너다.'한국인의 식생활을 돌아보는 작업은 우리가 살아온 역사를 훑는 작업이다. 지난 18일 개막한 '2012 한국음식관광축제'(22일까지 전주 월드컵 경기장)와 '2012 전주비빔밥축제'(21일까지 전주 한옥마을)는 음식과 문화를 엮은 프로그램들로 '맛있는 전주'를 책임진다.△ 식문화의 뿌리 엿본다'2012 한국음식관광축제'가 음식에 담긴 문화 코드를 읽어내기 위한 기획전'한국의 밥상'을 꺼내들었다. 삼국통일신라시대 쌀밥에 채소절임, 젓갈 등을 곁들이는 식사에서 고려시대엔 숭불정책으로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은 소금에 절인 김치 등 채소류가 발달한다. 드디어 매콤한 김치과 함께 구이찜회 등과 같이 다양한 조리음식이 가문 대대로 이어지는 종가집 상차림이 대세를 이룬다. 개화기일제시대는 흉년과 조세 부담으로 하루에 한 번 그릇 위에 수북히 쌓인 '고봉밥'을 먹거나 풀감자나무열매에 잡곡을 섞어 끓인 죽을 먹는 일도 부지기수.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부터 밥을 배불리 먹게 된 것일까. 1960~70년대에만 해도 정부가 혼분식 장려 운동을 통해 절미(節米)운동을 했을 만큼 식량사정은 여전히 어려웠다. 학교에서는 보리알 숫자를 헤아리는 도시락 검사가 행해졌고, 무미일(無米日)이었던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설렁탕에도 밥 대신 국수를 말아먹곤 했다.'국민 식품'으로 꼽히는 라면의 등장도 이때. 1980~90년대 계속되는 풍년으로 '흰 쌀밥에 고깃국'을 배부르게 먹는 소원을 푼 이들이 늘었다. 2000년대로 들어서자 칼로리와 영양성분까지 따져가며 웰빙밥상이 본격화된다. '한국의 밥상'에서는 우리의 식탁에 다양한 먹거리가 오르게 된 배경을 엿볼 수 있다. '대를 잇는 맛집'에서는 반세기 동안 고집스럽게 한 가지 음식으로 승부를 걸어온 이름난 맛집을 소개한다. 77년간 3대 째 운영되는 익산 황등육회비빔밥, 59년간 2대째 이어 온 전주 한일관 콩나물국밥, 57년간 인기를 끌고 있는 순창 이대째 순대의 순대국밥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꼭 들러 이름난 한일관은 콩나물 삶은 물에 무다시마고추씨파뿌리를 넣어 육수를 만들고 사각사각할 정도의 적당히 삶은 콩나물을 내놓는다. 여기에 일년 내내 묵은 김치를 사용해 깊은 맛을 더한다. 황등면의 '시장비빔밥'은 찬밥에 뜨거운 국물을 넣어 덥히는 과정을 거친 황등비빔밥 전문점이다. 국물에 적신 밥, 나물, 내장은 이미 단맛이 배어 있다. 주방에서 잘 비빈 밥에 고명으로 얹은 육회와 나물, 내장고기를 재료로 손님이 두 번째 비비는 게 특징. 순창 5일장에서 만날 수 있는 이대째 순대는 속재료가 좌우한다. 토종 순대 맛의 기본은 선지. 살짝 데쳐낸 창자에 기본 야채에 부추, 콩나물, 마늘 등을 넣어 다시 삶아내 겉은 쫄깃, 속은 야들야들하다. 대를 잇는 명인들은 푸드쇼'맛의 비밀을 찾아서'는 김년임 전주가족회관 대표(18일 오후 3시비빔밥) 배우 권해효(19일 오전 11시한국요리교실) 일본 배우 오오모모 미오코(20일 오후 2시누룩소금닭찜)가 참석해 자신만의 비법을 공개한다. △ 맛있고 즐겁고 색다른 비빔의 향연'2012 전주비빔밥축제'는 전라도 음식의 DNA다. 윤기 흐르는 쌀에 갖가지 나물을 곁들여 푸지게 비벼낸 비빔밥을 보면 '통섭'을 외치는 현대적 트렌드와도 통한다. 자신의 입맛에 따라 색다른 재료를 넣거나 쉽게 들고 다니며 먹을 수 있는 비빔밥 간편식까지 비빔밥의 변신은 무죄. '맛있는 비빔'은 축제의 꽃이다. 현장에서 재료를 다듬고 조리하고 완성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살필 수 있는 '제2회 조리 장원 선발대회'(20일 오후 3시 공예품전시관)가 기다려서다. 여기에 색다른 비빔밥바리스타(공예품전시관)칵테일(전주성심여고 사거리)까지 추가 돼 이들의 치열한 경합만으로도 분위기가 달아오를 듯. 비빔밥 신메뉴 개발 프로젝트 '색다른 비빔'은 현대인 구미에 딱 맞는 프로그램. (사)한국조리사회중앙회 전북지회와 (사)우리맛연구회가 내놓은 불고기오징어낙지힐링해초비빔밥 등은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진다. 비빔밥 두부전비빔컵비빔주먹도시락비빔빵 등 저렴한 가격(2000~3000원)에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이색 비빔밥 거리(태조로)는 강추. 특히 이번엔 전문가들이 편식하는 어린이 입맛에 맞는 비빔밥 레시피를 개발해 건강까지 챙긴다. '즐거운 비빔'에서는 비빔밥 4000인 분 비비기 행사를 만나볼 수 있다. 33개 동(洞) 주민들이 맛깔스런 손맛으로 자존심을 내건 '우리 동네 맛 자랑 비빔 퍼포먼스'(20일 오후 2시30분 성심여고 사거리~태조로) 역시 볼거리. 까나리 액젓이 담긴 비빔밥을 가려내야 하는 '비빔밥 복불복'(1921일 오전 11시, 20일 오후 3시30분 오목정 무대) 등은 관객들을 위한 깜짝 이벤트. 비빔밥축제는 전국에선 유일하게 음식으로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선정된 전주시를 홍보하기 위한 홍보관도 마련했다. 홍보관에 들어가면 전북 맛의 뿌리를 엿볼 수 있는 한식 상차림을 비롯해 다양한 비빔밥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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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19 23:02

색다른 몸짓으로 버무린 '비빔 체조'…거 참 재밌겠네

'도대체 비빔밥으로 뭔 짓을 한 거야?'곽미진(전주시청 체육청소년과)씨가 3년에 걸쳐 제작한 '비빔 체조'가 '2012 전주비빔밥축제'에서 빛을 보게 됐다. 비빔밥축제 기획연출단이 지역과 하나 되는 축제를 위해 비빔밥을 소재로 한 작품을 의뢰하면서 기획 공연 일환으로 '비빔 체조'가 선을 보이게 된 것. 4년 전 전주시립국악단과 공연을 준비하면서 제안된 '비빔 체조'는 비빔밥의 주원료가 되는 콩나물시금치당근황포묵고사리 특징 등을 몸짓으로 표현해 쓱쓱 비비는 기술로 갈무리 된다. 물을 준 콩이 쑥쑥 자란 콩나물, 잘 먹으면 힘이 불끈불끈 솟는 시금치, 채로 썰어 프라이팬에 달달 볶는 당근 등을 표현해낸 몸짓이 재밌다.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비빔 체조'는 20일 오후 3시 공예품전시관에서 생활체조 지도자회 80여 명이'플래쉬 몹'(flash mob약속장소에 모여 아주 짧은 시간 동안 황당한 행동을 한 뒤 순식간에 흩어지는 불특정 다수의 군중)으로 선보인다. '비빔 체조'가 새로운 '전주 스타일'이 될 듯. 스페인어로 '꿈'을 뜻하는 퓨전국악단체'에스페란자'(대표 박귀덕) 2000년에 창단됐다. 국악기 장구대금해금 등과 양악기 피아노베이스기타 등의 조화를 지향한 무대는 박덕귀 대표가 직접 작사작곡까지 도맡아 해왔다. 5년 전 "전주비빔밥으로 곡을 만들면 평생 먹고 살 수 있겠다"고 판단한 그는 오래 전부터 곡들을 준비했다. 19일 오후 6시 전주성심여고 사거리 특설무대에서 '전주비빔밥' 외에도 '전병', '피자' 등을 소재로 보이는 것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밝고 경쾌한 작품을 선보인다.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을 한층 강화한 '2012 한국음식관광축제'는 어린이 놀이터에 천일염으로 만든 미끄럼틀 등을 고안했다. 볕이 아무리 뜨거워도 절대 녹아내리는 일은 없으니, 안심하고 타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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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19 23:02

성냄과 어리석음을 치유하는 사찰음식…중생들에겐 힐링의 '입맞춤'

스님들이 음식을 먹는 것은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깨닫기 위해서다. 자연을 닮은 건강한 음식을 먹으면 성냄과 어리석음이 치유되기 때문이다.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법진 스님)이 정갈하면서도 건강한 사찰음식을 들고 '2012 한국음식관광축제'와 '2012 전주비빔밥축제'를 찾는다. 사찰음식은 순한 음식이다. 인공 조미료나 방부제가 넣지 안되 향이 강한 오신채(파, 마늘, 부추, 달래, 흥거)를 빼 맵거나 짜지 않다. 양념을 하더라도 단것, 짠 것, 신 것, 장류 순으로 과하지 않게, 적당하게 넣어 고유의 맛을 살린다. 몸을 건강하게 하는 웰빙 음식의 시초는 사찰음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한국음식관광축제에서는 우리나라 전통 사찰음식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적문우관정관 스님이 사찰음식을 전시하고 관련 조리법을 소개해 눈으로 먼저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하늘하늘한 감촉의 담백한 맛이 일품인 묵두부전, 달짝지근하면서도 매운 맛이 가미된 국화송편, 3종류 튀김옷을 입혀낸 연근삼색튀김 등은 적문 스님(20일 오전 11시)의 힐링 푸드. 스님은 작설차 애호박 전병말이를 선보인다. 우관 스님(21일 오전 11시)은 제철 재료를 활용한 김치를 내놨다. 오이와 무를 하얗게 절인 뒤 배즙으로 시원한 맛을 낸 오이물김치, 고춧가루를 넣지 않고도 알싸함과 시원함을 낸 갓물김치, 늙은 호박을 삶아 넣어 자극적인 음식을 피해야 하는 노약자산모에게 좋은 백김치 등이다. 이날 시연 레시피는 함초장아찌 밥.정관 스님(19일 오후 3시)은 오대산 깊은 골짜기에서 나는 산마늘과 명이는 조청에 절여 숙성시킨 명이장아찌, 가을무를 절여 꾸들꾸들하게 말린 뒤 복분자된장에 묻었다가 채로 썰어 밑반찬으로 내놓는 복분자 무장아찌, 구수한 맛이 나는 가죽 장아찌 등 이색 장아찌를 소개한다. 스님이 요리하는 유자 청도라지 생채는 또 어떤 맛일까. 비빔밥축제에서는 전국적으로 사찰음식을 특화시킨 대전 영선사가 사찰음식 만들기와 무료 시식을 준비한다. 도토리묵 구이삭힌 깻잎밥산행 주먹밥사찰 비빔밥 등을 즐기고, 콩다식흑임자다식연잎밥 등을 만들어보는 기회를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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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19 23:02

전주 서고사 - 견훤의 '천년 恨' 머금은 듯 전주를 등지고 있네…

△ 서고사 가는 길열병처럼 또 다시 그리움을 앓는다. 10월은 내게 그런 계절이다. 나날이 늘어가는 추함의 그늘에서 자기모멸로 허덕이는 나에게, 짙어가는 가을의 풍경은 그리움을 허한다. 다행히도, 가을의 한복판에 서면 나는 그 유치한 감상이 부끄럽지 않다. 그리움을 핑계 삼아 지난 일요일 오전 서고사로 향했다. 전주 황방산 자락에 위치한 아담한 절 서고사. 후백제 견훤이 전주의 동서남북 진에 세운 사찰 중 하나라고 하니 역사의 무게가 만만치 않은 곳이다.나는 5~6년 만에 이곳을 찾았다. 10년 전 황방산을 헤매다가 우연히 발길이 닿았고, 그 인연으로 마음 맞는 친구들과 몇 차례 그곳에 들른 적이 있었다. 그리고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어느 평일 오후 잠깐 짬을 내어 그 곳을 혼자 찾은 적이 있다. 그러니까 그 쓸쓸한 발길이 서고사에 관한 내 마지막 기억인 셈이다. 전주 만성동으로 뻗은 한적한 시골길. 자동차 내비게이션에 서고사를 찍고 느긋한 마음으로 달리는 기분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 누렇게 익은 들판. 서늘하게 몸을 감싸고 돌다 빠져나가는 가을바람. 귓가에 울리는 까에따노 벨로소(브라질 가수)의 보사노바 선율. 잃어가는 내 청춘의 기억을 더듬는 순례길처럼, 서고사행은 제법 경건하면서도 감미로웠다.하지만 서고사는 내 발길을 쉽사리 허락하지 않았다. 내비게이션이 가르쳐주는 대로 생각 없이 운전대를 돌리던 나는 어느 순간 전혀 엉뚱한 곳, 그러니까 만성동의 어느 막다른 골목에 꽉 막혀 오도 가도 못하는 꼴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일순, 느긋하던 내 몸 속에 긴장감이 빽빽이 들어찼다. 반사작용처럼 식은땀이 줄줄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은 고집스럽게 그 막다른 골목이 서고사라 우기고 있었다. 첨단이 위용을 떨치고 있는 시대에, 서고사는 그 문명을 맘껏 조롱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아! 나는 얼마나 속세에 찌들어 살고 있는가. 때늦은 자각 후에 헛헛한 웃음이 배어나왔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내 기억의 갈피 한쪽 귀퉁이에 꽂힌 한 장의 흑백사진 안에서, 무수한 사연을 머금은 채 멍한 시선으로 서 있는 어느 청춘의 그림자가 설핏 떠올랐다. 혹여 24년 전 서고사를 찾았던 그 젊은 시인의 마음도. 나처럼 그렇게 막막한 심정이었을까.△ 기형도, 짧은 여행의 기록'사실 이번 휴가의 목적은 있다. 그것을 나는 편의상 '희망'이라고 부를 것이다. 희망이란 말 그대로 욕망에 대한 그리움이 아닌가. 나는 모든 것이 권태롭다.' (기형도 시인의 '짧은 여행의 기록' 중에서) 시인 기형도가 서고사를 찾은 건 1988년 여름이었다. 당시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였던 시인은 4박5일 휴가를 맞아 서울에서 무의미한 하루를 날려 보낸 후 그 권태로움으로부터 탈출하려는 듯 3박4일의 짧은 여행을 도모한다. 그 중간 여정에 전주와 서고사가 끼어있었다. 여행 이틀째, 전주에 도착한 그를 맞이한 사람은 바로 소설가 강석경. 서른여덟, 미모의 소설가인 그녀는 당시 '숲속의 방'과 '가까운 골짜기'라는 소설로 제법 인기를 누렸다. 그런데 대구 출신에다가 서울에서 대학을 나온 당대 인기 작가는, 무슨 이유에선지 전주를 자신의 거처로 삼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서고사가, 그녀가 머물고 있던 곳이었다. '서고사로 가는 길은 복숭아밭과 개망초, 그리고 이름 모를 꽃들과 풀들, 나무들, 옥수수와 담배밭, 고구마밭으로 가득하였다.'(기형도 시인의 '짧은 여행의 기록' 중에서)300㎡ 남짓한 공간. 성냥갑 같은 몇 개의 건물만 덩그러니 들어선 서고사는 전주를 품은 동고사 남고사와는 달리 전주를 등지고 있다. '쓰러진 자' 견훤이 간직한 천년의 한을 머금은 듯, 그 곳은 해가 지는 곳, 서역(西域)을 향하고 있다. 그 쓸쓸함이 자못 비장하다. 그래서일까. 상처받은 청춘을 위무해주는 곳. 서고사는 언제나 그런 공간이었다. 10년 전의 나에게나, 24년 전의 젊은 시인에게나.'그토록 증오했던 서울, 내가 두고 온 시간과 공간의 편안함에 대한 운명적 그리움. 난 얼마나 작은 그릇이냐. 그러나 서고사의 빔은 깊다. 풀벌레 소리 하나만으로 나는 이 밤을 새도록 즐길 수 있다.' (기형도 시인의 '짧은 여행의 기록' 중에서)지리멸렬했던 80년대. '서정시를 쓸 수 없는 시대'에 청춘을 흘려 보내고 시인이자 기자가 된 스물아홉 서울 청년은, 이 낯선 고장, 낯선 산자락의 절에서 그렇게 여름의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낯선 사람들과의 긴 대화, 서고사 너머 바다처럼 펼쳐진 서전주 들판의 풍경. 그해 여름, 서고사는 시인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이었을까. 그가 남긴 기록은, 짧지만 제법 묵직한 무게를 전한다. 가끔씩, 우연은 그렇게 운명에 깊이 관여하기도 한다.'땡볕이 내려쪼이는 전주터미널. '내가 내 생(生)에 얼마나 불성실했던가, 생을 방기했고 그 방기를 즐겼던가를 서고사 일박을 통해 깨달았다'고 터미널 층계를 내려오면서 강선생에게 고백하였다.' (기형도 시인의 '짧은 여행의 기록' 중에서)짧지만 강렬했던 서고사에서의 1박을 뒤로 하고 시인은 전주를 떠난다. 하지만 그는 서고사에 다시 오지 못했다. 이듬해 봄, 종로의 심야극장에서 시인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사인은 뇌졸중이었다. 그리고 몇 달 후 그의 첫 시집이자 유고시집인 '입속의 검은 잎'이 발표된다. 이 시집 한 권으로 기형도라는 이름은 한국 문단에 우뚝 서게 되었다. 잃어버린 청춘의 아이콘. 시인은 그렇게 신화가 되었다. 그리고 또 얼마 후 발간된 그의 산문집은 90년대 젊은이들의 감성을 폭발시킨다. 그 산문집에 담긴 '짧은 여행의 기록'(살림출판사)은 그 해 여름 3박4일에 관한 내밀한 고백으로 채워져 있다. 그 기록의 몇 페이지 덕에, 전주 서고사는 '문학의 성지(聖地)'가 되었다. 시인이 맞이하지 못한 90년대는 그런 시절이었다. △ 서고사는 아직 그 자리에 있다서고사의 경내에서 바라보는 서전주 들판. 10년 전만 해도 아득한 바다 같던 그 곳은 어느 새 혁신도시 건설이라는 이름으로 무수한 콘크리트 건물들이 먼지를 피워대고 있었다. 무언가 큰 것 하나를 잃었다는 느낌. 말로 표현하기 힘든 큰 상실감에, 나는 치를 떨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그건 평범한 진리다. 그래도 다행이지 싶다. 서고사는 아직 그 자리에 있으니. 서고사가 온존하는 한, 어느 젊은 시인의 번뇌와 그 누군가들의 청춘의 기억은 여전히 그 아담한 공간을 맴돌 것이다. 그래서 다행이다. 그리고 또 다시, 그리움을 앓는다. 이휘현 문화전문시민기자(KBS 전주방송총국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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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12 23:02

故 기형도 시인 '짧은 여행의 기록' 속 전북

△ 빈센트 반 고흐전주 구도심의 어느 골목길. 속도에 취해 무수한 상점들이 명멸해 가는 그 부박함 속에서 오롯이 묵은 향기를 풍기며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곳이 있다. '빈센트 반 고흐'. 그 간판을 따라 지하의 좁은 나무 통로를 따라 내려가면, 아담하다기 보단 차라리 비좁다고 표현해야 적당할 어느 실내가 나온다. 희미한 조명, 빛바랜 LP판, 오랜 사연을 머금은 듯한 여러 장식, 책장에 두서없이 꽂힌 책들.이 곳에 앉아 커피 한잔을 마시며 접어두었던 책갈피를 들추면 그렇게 맘이 편해질 수 없다.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난 듯한 느낌. 긴 세월의 간극을 순식간에 무화시켜버리는 그 안온함. 24년 전의 기형도 시인도 이 곳에서 커피를 마셨다. '짧은 여행의 기록'에서, 시인은 이 카페를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식사 후 국일관 옆 까페 '빈센트 반 고흐'에 들렀다.곰팡이 냄새가 났고, 어두웠는데 천정에는 수십 개의 사기컵들이 매달려 있다.'이 찻집에 관한 시인의 기록은 이것이 전부다. 하지만 기형도를 사랑했던 청춘들에게 이 짧은 기록은 빈센트 반 고흐라는 소박한 카페를 또 다른 문학의 성지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건 아마도 '고흐'라는 네덜란드 화가의 삶에 담긴 번뇌와 기형도의 청춘이 간직한 그 어두움의 정체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 전주고속버스터미널기형도의 오래된 발길을 더듬고 싶다면 전주고속버스터미널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다. '짧은 여행의 기록'에서 시인이 스스로의 삶을 반성하는 공간으로 등장하는 곳이 바로 전주고속버스터미널이기 때문이다. '미안하지만 나는 이제 희망을 노래하련다 / 마른 나무에서 연거푸 물방울이 떨어지고 / 나는 천천히 노트를 덮는다 / 저녁의 정거장에 검은 구름은 멎는다 / (중략) 물방울이여, 나그네의 말을 귀담아들어선 안 된다 / 주저앉으면 그뿐, 어떤 구름이 비가 되는지 알게 되리 / 그렇다면 나는 저녁의 정거장을 마음속에 옮겨놓는다' (기형도 시인의 '정거장에서의 충고' 중에서)전주고속터미널은 아직도 수십 년 전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매표소에서 승차장으로 내려가는 그 미로와 같은 고불고불한 길. 오래된 건물의 구조가 전하는 불편함이, 적어도 기형도라는 시인에 대한 기억으로 연결되면 '다행스러움'으로 다가온다. 새로운 것이, 편리한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적어도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그 흔적을 좇는 사람들에게. 이휘현 문화전문시민기자(KBS 전주방송총국 PD)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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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12 23:02

작가의 방, 레지던시- 지역예술 창작 공간…젊은 작가 발굴의 장

화가의 작품을 보고 싶을 때, 우리의 발걸음은 어디로 향하는가? 일단 국립현대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등 정부나 지자체가 운영하는 미술관, 민간이 운영하는 갤러리가 있다. 더불어 비주류 미술계를 대변하면서 새로운 전시공간으로 자리매김한 비영리 대안공간도 있다.요즘 새로운 방식의 문화공간이 나오고 있다. 바로 작가의 방! 예술가 거주 프로그램(Artist in Residence)인 창작 레지던시다. 거주지를 뜻하는 레지던스(Residence)는 공공자금을 활용하는 특성을 살려 단순히 예술가 지원에 그치지 않고, 시민에게 문화예술을 환류 하는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 전북도는 2010년부터 지역예술가의 창작활성화와 예술교류 및 지역문화예술 신장을 위한 레지던스프로그램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전북에도 창작레지던스가 있다. 교통아트스튜디오 창작레지던시(전주), 익옥수리조합 창작레지던시(익산), 창작레지던시 여인숙(군산), 올해 새롭게 운영되고 있는 운호(雲湖) 공공미술 레지던스(부안)다. 이에 전주익산군산을 대표하는 세 곳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탐방하고 참여작가들과 운영진들을 만나 창작공간의 역할과 정체성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전북의 창작레지던시의 한계와 가능성을 찾아보고자 한다.△ 익옥수리조합 창작레지던시 '근접조우'등록문화제 제 181호로 지정된 근현대시설인 옛 익옥수리조합은 현재 익산문화재단과 창작 레지던시가 입주해 있다. 구 도심의 자원을 활용하여 새로운 문화복합공간으로 변모를 꾀했다. 초기 레지던시 사업부터 지금까지 익옥수리조합 창작레지던시의 다양한 전시와 교유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는 큐레이터 김은미(37목원대 겸임 교수)씨는 익산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신진 입주작가의 창작활동과 작품구상의 최대한 제공하는 인큐베이팅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미술인구의 노령화로 예술을 받아들이는 익산 시민들의 정서가 다분히 작가의 활동에 정체감을 주고 있는 현실에서 젊은 작가들의 교류와 역량강화에 초점을 두는 데 있다. 레지던시 참여작가인 이용제씨(29회화)의 작업실은 이를 증명하듯 수많은 작품과 습작으로 넘쳐나 있다. 서울에 활동하던 이씨는 본인의 작품 창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공간을 찾아 익산에 오게 되었고, 이곳 레지던시 공간이 자신의 작업을 집중하기에 좋은 공간이라고 말했다. 지역 작가인 최진희(25회화)씨는 익산 구도심의 풍경을 고스란히 관찰 중이다. 옛 간판, 문 등에서 다양한 작품의 소재와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 전북의 레지던시 공간 중 가장 넓은 공간을 보유하고 있는 익옥수리조합 창작 레지던시공간은 대규모의 설치작업이 가능하다. 특히 탈장르적인 실험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이 보인다. 아직 활용하지 못하는 공간들이 아쉽다.△ 군산창작 레지던시 여인숙(與隣熟)군산의 창작 레지던시 여인숙(與隣熟)은 개복동 예술의 거리를 시작으로 지역과 예술을 고민하던 이상훈 대표(41미디어)씨가 지역작가들이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는 대안공간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던 계기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실제 여인숙을 작가의 방과 갤러리로 예술가의 시각에서 리모델링한 이곳은 이미 군산을 찾는 관광객의 블로그에 무수히 소개될 만큼 유명한 곳이 되었다.큐레이터 서진옥(36)씨는 창작 레지던시 여인숙의 정서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작가와 지역, 창작행위 이전에 이미 사람과 사람간이 자연스러운 공유와 삶의 공간의 공유가 중요한 전제요소가 되기 때문이라는 것. '여인숙'을 한자로 풀면 '여러 이웃이 모여 뜻을 이루다' 란다. 여인숙의 입주작가인 서울 출신의 김홍빈(39탈장르)씨는 개인적으로 여인숙은 편안한 공간이며 서울에서도 하얀 전시 공간을 이용한 작품을 발표하기에 어려움이 있는데 이곳에서 가능했었다고 한다. 서씨는 레지던시와 군산의 지역성에 대한 질문에 작가가 보는 군산의 관점에서 방목적 환경이 중요하다고 한다. 즉 지역과의 레지던시의 연계는 관이 주도하는 공공성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지만, 결국은 입주작가의 작가적 시선에서 군산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는 것. 그래서 타지역 작가가 군산을 알게하는 것은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옥마을 교통아트 레지던시전주 한옥마을에 자리한 교통아트스튜디오는 옛 속옷 생산공장터의 창고를 활용한 레지던시 공간이다. 교통스튜디오에는 3명의 입주 작가가 있다. 최근 전북대 교수로 임용된 이광철(35회화)씨는 지역작가로서 레지던시가 자신의 작업과 창작활동에 있어서 장르적 한계의 틀을 스스로 벗어나 자유롭게 다른 조형언어를 찾고 실험하는 계기를 주고 있다고 말한다. 김현진(29미디어)씨는 한국적인 것에 대한 고민과 소재를 찾고 있던 중에 전주를 전통과 현대의 공존의 공간으로서의 한옥마을을 한국 사회의 축소판처럼 느끼고 있다고 한다. 박진옥(30회화)씨는 젊은 작가로서 한국사회에 산다는 것! 레지던시 입주작가로 지금 작업공간과 작품을 통해 자신의 예술성과 정체성을 찾고 집중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 레지던시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전북의 레지던시는한옥마을 교동아트레지던시(전주), 창작 레지던시 여인숙(군산), 익옥수리조합 레지던시(익산) 프로그램은 서로 다른 정서와 지역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시각예술분야의 작가를 발굴하고 타지역간의 교류를 통한 예술역량의 강화 증진하고, 더불어 전북예술의 방향을 모색하는 공통된 임무와 역할이 주어져 있다. 입주 작가들은 그 최종목표가 스타작가를 키우는 데 있다는 것을 철저히 거부한다.그러다 보니 미술계 전문가작가들은 전북의 레지던시 지원사업이 지역의 단위 사업이라는 한계를 분명히 느끼고 있다. 즉, 개량적 성과와 진정성 없는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 체험 프로그램 등 성과 중심의 프로그래밍에 지쳐 있다. 레지던시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예술가의 지원, 지역 레지던시로서 여느 다른 지차체와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는 레지던시와 다른 차별성과 철학과 책임의식이다. 그것은 입주 작가들과 함께 새로운 시도와 오류 경험하려는 노력과 지역 사회의 적극적인 합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국내외 작가와의 거침없는 교류의 전제가 작가의 역량, 출신 성분이 아니고 발굴코자 하는 레지던시의 철학과 작가의 가능성이야 한다. 또한, 네트워크의 다양성을 위한 장르의 차별, 주제의 발굴은 운영자로서 공부해야 하는 과정을 제도권이 지켜줘야 한다. 그들에게도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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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05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