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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출신 김회권 네 번째 시집 ‘뜨거운 건 왜 눈물이 날까’

전주 출신의 김회권 시인이 인간 존재에 대한 끝없는 물음을 담은 시집 <뜨거운 건 왜 눈물이 날까>(문학의전당)를 출간했다. 김회권 시인의 네 번째 시집으로, 총 3부로 나눠 50여편의 시를 수록했다. 시인은탈선의 욕구와 궤도를 찾고 싶은 욕구 사이에서 열망과 몽상은 늘 흐릿했다고 책 머리를 통해 고백한다. 삶의 현장을 생생하게 바라보고, 그 가운데 소외된 것들의 이름을 불러주는섬세함은 김 시인의 특장점이다. 시인이 나고 자란 전북의 입말과 사람들의 생생한 모습을 묘사한 시편에는 지역과 사람에 대한 애정도 묻어난다. 시인은 그 과정에서 삶을 둘러싼 물음에 대한 대답을 내놓는 한편, 몸을 움직여 마음을 읽어간다. 주어진 삶을 치열하게 살아내는 이들을 향한 연대의식일까. 유인실 문학평론가는 김 시인의 시 세계에 대해 세속적 욕망과 좌충우돌 부딪치며 인간의 본원적 가치를 묻는가 하면, 사회의 부조리함에 대한 발언에서부터 인간이 보편적으로 직면하는 고독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2년문학춘추를 통해 등단한 김 시인은 시집 <숲길을 걷는 자는 알지> <동곡파출소> <우아한 도둑>과 산문집 <뜨락에서 꽃잎을 줍다> <꽃처럼 웃다가 주름진 얼굴로 가라> 등을 펴냈다. 현재시작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오산신인문학상, 광명신인문학상, 건설문학상, 추보문학상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9.25 17:13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헌수 시인 - 하미경 동시집 ‘우산 고치는 청개구리’

동심이 뭘까 생각할수록 동시가 자꾸만 달아나는 것 같아요. 그렇게 대답하면서 볼이 발그레진다. 땡글한 눈동자가 통통한 발보다 더 커 보이는 시인, 하미경이다. 그녀가 펴낸 첫 번째 동시집 <우산 고치는 청개구리>를 여니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생각과 사물에 대한 호기심이 그득하다. 세상의 모든 사물이 그녀의 손에 닿기만 하면 동시가 된다. 활달하게 피고 지는 풍경들에 덧대진 그녀만의 상상의 날개가 다양하게 펼쳐진다. 머리에 노란 꽃핀을 찌른 봄이 화사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아이들이 물방울을 깨그르르 굴리면서 왈탕갈탕 갈탕왈탕 당당하게 숲으로 들어간다. 할머니의 8천 원짜리 또르르 파마머리는 스프링 머리가 된다. 노란 딱핀이 된 민들레가 있고, 삼단으로 된 접이 양산은 날개를 접은 새가 된다. 연잎 우산에 혹시라도 구멍이 난 건 아닌지 살펴보는 청개구리의 모습이 개구지기도 하다. 빗방울을 굴리며 연잎을 우산 삼아 가지고 놀던 어린 시절 내 모습이 거기에 오버랩된다. 수많은 청개구리들의 모습에서 어린 시절 나를 발견한다. 땅강아지와 무당벌레를 잡아놓고 나뭇가지로 이리저리 흔들며 놀고 있다. 눈에 보이는 건 뭐든 의인화시켜 정겨운 대화를 나눈다. 땡땡이를 치는 종대를 부러워하고 있다. 친구들하고 감나무 그늘 아래 모여 앉아 공기놀이를 하고 있다. 그 많던 고양이와 귀뚜라미, 책상 위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던 기차 연필깎이는 어디로 갔을까. 하미경 시인이 맑은 눈망울을 굴리며 지휘봉을 흔든다. 재잘재잘 개구리 합창이 돌림노래처럼 들려온다. 아이들하고 함께하는 수업시간에 그녀는 과연 어떤 목소리로 순수함을 표현해낼까. <우산 고치는 청개구리>를 닫는다. 학교 가려는 딸에게 딱 한 숟가락만 더 먹자던 엄마의 사랑이 다가온다. 시인은 요즘도 그 옛날 엄마가 떠주시던 한 숟가락의 글밥을 먹으며 동심을 노래하고 있으리. 오늘 저녁에는 별똥별 시를 한 움큼 털어 넣고 우산을 고치며 노래 부르는 청개구리들을 벗 삼아 나도 노래 한 소절 따라 부르련다. * 김헌수 시인은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서 삼례터미널로 등단했다. 우석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으며, 전북작가회의 회원, 동시창작 모임 동시랑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09.25 17:11

제2회 전주시민문학제 대상에 안재성 씨 선정

많은 비가 내린 지난 21일 오후 전주시민갤러리에서 제2회 전주시민문학제 시상식이 열렸다.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갤러리는 각 부문의 수상자와 이들을 축하하기 위해 발걸음한 가족친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식전행사로 소리지존 퓨전타악 퍼포먼스의 공연이 펼쳐져 경쾌한 난타 음악이 남녀노소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 정재영 시인의 사회로 진행된 본 행사는 개식 선언과 국민의례 순으로 문을 열었으며 이어 나인구 운영위원장이 경과보고를 진행했다. 류희옥 전북문인협회장과 이소애 전주문인협회장을 비롯해 윤석정 전북일보사장, 정동영 민주평화당 국회의원, 전일환 수필가, 조미애 전북시인협회장, 정군수 석정문학관장, 서배원 전주시 문화정책과장 등 내빈들도 참석해 수상자들을 격려했다. 올해 전주시민문학제에는 지난해에 이어 초등부, 중고등부, 일반부에서 그림일기, 운문, 산문 장르로 나눠 진행했다. 1100여명의 시민이 전주를 주제로 역사, 전통, 예술에 관한 글을 출품했다. 지난해보다는 출품자가 다소 줄었지만 내용 질적인 면에서는 더욱 충실한 작품이 눈에 띄었다는 평가다. 대상의 영예는 비빔밥을 주제로 산문을 쓴 안재성 씨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전일환 수필가는 이 작품에 대해 전주의 지명이 온고을, 완산주라고 불리우는 기저가 산간의 임산물과 서해바다에 이르는 백리평야의 농산물, 풍부한 서해안의 해산물과의 조화로 비롯된다는 사실을 분석하고 특별한 구성법을 찾아냈다며 이러한 전주의 3요소에 동양철학적인 5방색의 음식재료로 조화롭게 빚어내 남다른 창작의도와 조화의 미학적 특성을 형상화했다고 평했다. 이번 문학제에는 초등부 그림일기 부문의 참가가 눈에 띄었다. 모두 341편이 접수됐으며 예심을 거쳐 102편이 본심에 올랐다. 심사를 맡은 안도유현상 아동문학가는 전주를 알리고 홍보하는 데 글과 그림의 연관성을 살리려고 노력한 점이 돋보였다는 의견을 냈다. 운문 부문에서는 333편이 예심을 거쳤다. 이운룡 원로시인과 소재호 전 석정문학관장, 조미애 전북시인협회장은 이 중에서 시정신과 역사적 사실, 현실감각을 잘 담아낸 작품을 선별했다. 이소애 전주문인협회장은 전주시민들의 열망이 담긴 작품을 보며 심사위원들은 무척 많은 고민을 했으며 저 또한 뜨거운 애향심을 느꼈다며 맛과 색이 좋은 비빔밥이 조화를 이루듯 전주시민문학제는 전주의 역사 속에서 나를 돌아보게 하는 글잔치였다고 후기를 밝혔다. 김승수 전주시장을 대신해 인사말을 전한 서배원 전주시 문화정책과장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문학 작품을 시민들이 직접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문학제가 열린다는 건 무척 뜻깊은 일이라며 여러분들이 보여주신 소중한 작품은 이번 문학제를 풍성하게 만들었으며 전주의 문학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수상의 영예는 총 75명에게 돌아갔다. 대상 1명, 장원 7명, 차상 7명, 차하 22명, 참방 39명이다. 이들의 작품은 오는 26일까지 전주시민갤러리에서 글과 그림으로 만나볼 수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9.22 17:05

“신간 저자들과 만나요” 전북작가회의, 월례문학토론회 개최

㈔전북작가회의(회장 김종필) 제2차 월례문학토론회-신간 저자들과의 만남이 오는 20일 오후 6시 30분 최명희문학관 비시동락실에서 열린다. 대상 작품은 한상준 소설가가 소설집 <푸른 농약사는 푸르다>(2019, 작은숲), 김경은 시인의 시집 <흐르는 것 모두 물이 되어>(2019, 밥북), 이강길 시인의 시집 <야생으로 돌아간 고양이>(2019, 리토피아) 세 권이다. 한상준 소설가는 농촌, 농민 문제에 대한 고발과 추궁, 그 대안을 강구해온 농민소설로 그동안 탄탄히 쌓아온 연륜을 이번 소설집 푸른 농약사는 푸르다에 녹여냈다. 김경은 시인은 시에 공간과 공간을 더하고, 색칠해 소통하는 뜻을 담은 흐르는 것 모두 물이 되어라는 시집으로 돌아왔다. 첫 시집이지만 빈틈없는 문장력을 구사한 이강길 시인은 시집 야생으로 돌아간 고양이를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일상을 읽어내며 복원하려는 끈질긴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월례문학토론회는 기존의 발제 형식의 토론을 벗어나 참여한 이들 모두가 발제자가 되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순서대로 김병용 소설가, 김광원 시인, 지연 시인이 발제를 맡았다. 김종필 회장은 작가가 할 일은 사실과 상상과 의견을 기록하고, 사회에 바른말을 하고, 가슴속 깊이 간직했던 응어리를 꺼내 문자로 퍼뜨리는 일이라며 전북작가회의 회원들은 그들의 작품 속에서 기대를 결코 저버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9.18 18:35

삶에 대한 견고한 생각, 무릎 탁 치게 만드는 ‘언중유골’

정성수 시인이 산문집 <눌변 속의 뼈>(고글)를 펴냈다. 시집, 시곡집, 동시집 등 다양한 쟝르의 책 짓기를 부지런히 이어온 정 시인의 59번 째 작품이다. 산문집에는 정 시인이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여러 일간지에 연재한 칼럼과 수필이 담겼다. 책은 498쪽 4부로 구성됐으며, 각 부마다 24편씩 총 96편이 실렸다. 책 장 사이사이에는 정 시인이 평소에 촬영한 사진들도 독자를 반긴다. 문인의 길은 험난합니다. 바람 불고 세상이 춥다 할지라도 어깨를 펴고 의연히 걸어가야 합니다. 자존심은 바늘끝 같아야 하고 옳지 않는 일에는 절대 굽혀서는 안 됩니다. 정 시인이 저자의 말을 통해 문인은 단순한 문자 기록자가 아니라 지성의 표상이며, 문학적 사가라고 강조한다. 이 책에는 이러한 정 시인의 믿음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이준관 시인은 표사에서 산문집 <눌변 속의 뼈> 곳곳에는 언중유골로 드러나는 글들이 많다. 인생의 진리를 터득한 사람만이 낼 수 있는 목소리다.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무릎을 치게 되고 위로를 받는다며 삶에 대한 견고한 생각과 체험으로부터 습득한 글들은 감동이 깊고 울림이 크다고 평했다. 정 시인은 전주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40여 년간 초등학교 교단에 섰다. 현재 전주비전대학교 운영교수로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09.18 18:35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은영 동화작가 - 서성자 장편동화 ‘돌 던지는 아이’

17년 전, 직장에서 퇴직한 나는 평생교육원의 동화창작교실을 찾아갔다. 그 곳에서 지금까지 함께하는 글벗들을 만났는데 그 중에 한 사람이 서성자 작가이다. 같이 동화를 쓰기 시작했고 전북일보 신춘문예도 작가가 당선된 다음 해에 내가 되었으니 우린 참 특별하다. 서성자 작가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늘 긍정적이고 배려심이 넘친다. 어떤 상황에서도 칭찬거리를 찾아내는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 특히 작고 여린 것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존경스럽기만 하다. 장편동화 <돌 던지는 아이>의 몽개도 마찬가지이다. 몽개는 노비라서 동생 몽이를 잃었고, 노비라는 이유로 누나 유월이를 떠나보내야 했다. 하지만 주인 집 도령 지상이의 도움으로 글을 배워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아프게 겪어야만 했던 몽개는 신분 때문에 차별받지 않고 능력으로 인정받는 세상을 꿈꾼다. 사람들은 신분의 벽을 깨자는 만적의 말에 새알로 벽치기가 아니냐고 묻는다. 그 때 몽개가 나서서 사람들에게 소리친다. 사람들은 거기에 벽이 있다는 것조차 모른 채 살고 있잖아요. 그렇지만 알이 깨진 흔적을 보면 사람들은 그게 벽인 줄 알게 될 거예요. 돌도 던져 봐요. 던진다 던진다 생각만 하지 말고, 던진다 던진다 말만 하지 말고, 진짜로 돌을 던져 보자고요. 아마도 몽개의 이런 말은 세상을 향해 외치는 작가의 마음이었으리라. <돌 던지는 아이>는 고려 시대 최충헌의 사노비 만적이 여러 노비들과 함께 봉기를 일으킨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작가는 우리가 역사시간에 시험 공부하느라 외웠던 만적의 난을 생생하게 살려내었다. 만적, 효삼이와 같은 이름을 우리가 기억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역사 속 만적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지만 작품 <돌 던지는 아이>에서는 몽개에 의해 살아나 진주 노비들의 난에서 활약한다. 양반의 아들 지상이가 준 조각도로 몽개가 자신과 만적의 목숨을 구한 것이다. 이 또한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만들어 낸 결말이라고 생각된다. 작가의 말처럼 여전한 차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이 몽개처럼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아니, 그보다 먼저 차별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 어른들이 더 애쓰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장은영 동화작가는 200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통일 동화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마음을 배달하는 아이>, <내멋대로 부대찌개(공저)>, <책 깎는 소년>이 있다. <책 깎는 소년>은 2018년 전주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요즘에는 지역의 역사를 소재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09.18 18:34

[신간] 김제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50년 역사 ‘한눈에’

흔히들 반세기 50년이라는 말을 쓴다. 쉽게 쓰는 말이지만 50년이라는 세월은 인간이나 단체에나 녹록지 않았을 무게를 담고 있다. 50세를 일컬어 하늘의 명을 알았다는 뜻으로 지천명이라 부르는 것도 그런 의미일 터. 지역의 예술단체, 김제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가 50년의 세월을 이어왔다. 김제예총은 출범 50년을 맞은 올해, 그 세월의 의미를 담아 <김제예총 50년사>를 발간했다. 역사는 잊지 않는 사람의 기름진 토양이라는 제목의 발간사처럼 지난 세월을 기억하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 곳곳에 가득하다. 김영 김제예총 회장은 50년이라는 시간은 사람으로는 장년에 해당하는 나이이자 가장 왕성하게 활동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김제예총을 아끼고 사랑하는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책을 발간하게 됐다고 밝혔다. 50년의 방대한 역사를 한 권의 책으로 기록하기란 쉽지 않았다. 김제예총 각 협회마다 가지고 있는 자료의 양이 다르고, 심지어 김제예총의 자료도 각 시기에 따라 차이가 컸기 때문. 자료들 사이의 비율을 맞춘 중간을 짚어내기가 힘들었다. 더욱이 한 단체의 역사를 기록한 책을 만들어 내는 데 있어 갖가지 욕심이 생기기 쉽고, 또 누군가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하지만 김제예총 50년사는 그 중간이라는 것을 잘 찾아낸 듯싶다. 일례로 김제 지역 예술인들의 큰 염원이었던 김제예술회관의 건립과정과 운용과정 등도 책에 담고 싶었지만, 욕심을 버렸다. 훗날 독립된 사업으로 진행하는 것이 옳다는 판단에서다. 또 김제시민의장 문화장을 받은 분들의 자료도 대략적으로나마 소개하며 의미를 더했다. 책 속에는 김제예총과 한국예총의 연혁과 사업부터 협회별 연혁이 자세히 수록돼 있다. 한국국악협회, 한국문인협회, 한국미술협회,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한국사진작가협회, 한국음악협회, 한국무용협회 등의 김제시지부 이야기도 허투루 싣지 않았다. 책을 접하거나, 김제에 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책 말미에 실은 부록을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리랑 문학관과 문학마을, 벽천미술관, 김제농악, 그리고 서예로 본 금산사 현판 등 최근 대중의 관심을 끄는 이야기들도 빼곡히 수록돼 있다. 곳곳에 실어놓은 사진 자료도 소중한 지역유산의 모습을 살펴보는 좋은 예가 된다. 김영 회장은 소소한 바람 한 가지도 담아냈다. 디지털 시대에 맞춰 앞으로의 김제예총 자료들을 디지털화하는 바람이다. 그는 각 개인에게 보관된 자료는 없는 자료나 마찬가지다. 예술은 모두의 것이 되어야 하고 시대를 뛰어넘는 힘을 가졌기 때문이다며 시에서 예술문화의 모든 자료를 담은 아카이브 구축과 운영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발간사 말미에 쓰인 가난한 예술의 길이지만 기꺼이 걷겠다는 미래의 예술가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는 말이 50년을 이어온 작지만 강한 협회의 미래를 내다보게 한다.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9.18 18:29

[신간] 애써 되돌리고픈 마음의 꼬리

평생 교직에 몸 담았던 강태구 시인이 시집 <마음의 꼬리>(황금알)를 펴내며 세상의 모든 눈과 마주하며 끝까지 걷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애써 되돌리고픈 마음의 꼬리 때문에 쉽게 잠들지 못하는 긴긴밤, 시인은 지난 날 쩔치지 못하고 중얼거린 마음을 꼭 붙들고 바람, 돌, 풀, 꽃을 생각한다. 시인의 시선은 묻지마식 혼잣말이 가득한 세상으로 향했다가 하얀 그리움에 임 생각을 담아 보낸다. 그리고 익숙한 약속에 다시금 익숙해져버린 우리가 되돌아가고 싶은 날은 언제인지 떠올려본다. 정휘립 문학평론가는 평설을 통해 강태구 시인은 불변의 과거에 형성된 자아의 양태를 끊임없이 반추하면서, 동시에 가변적 현재에 처한 자신의 위상을 끈기 있게 관측한다며 시인의 과거태와 현재태, 그 두 가지 기세가 상호 길항하면서 재생산해내는 시편들의 결마다 함초롬히 배어나는 것은 시인의 정직한 욕망이며 그 올바른 욕망은 항시 저 너머를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태구 시인은 군산 출신으로 전북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초등학교 교장으로 근무하다가 정년 퇴임했다. 작품 활동은 2010년 시집 <허공을 긁어오다>로 시작했으며 현재 한국문인협회와 전북문인협회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9.18 18:29

[신간] “산사를 뒤돌아보며 나는 이렇게 만행 길을 떠났다”

문리(文理)가 모두 묘하여 그윽한 법칙을 이해하고 거치른 궤도를 벗어나는 것 아님이 없으니 어찌 묘법(妙法)이라 하지 않겠는가. 전북소설가협회 회장을 역임한 김한창 소설가가 <묘법연화>(도서출판 바밀리온)를 출간했다. 만행승의 구도소설이라는 부제목이 붙었다. 수행을 위해 길을 떠난 승려가 도(道)를 구하는 내용이라는 데 생각이 모인다. 이 책의 제목과 관련있는 묘법연화경은 시방삼세 모든 부처가 낳은 큰 뜻이자 9도 4생이 모두 한 길로 들어갈 수 있는 넓은 문을 일컫는다. 이 법은 보여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말의 모습이 적멸해 텅 빈 듯 근거할 수 없고 소연해 의탁할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말하기 위해 억지로 이름붙인 것이 묘법연화라는 것이다. 바랑 메고 행전 둘러 길 떠나 가는 것은 다시 옴의 시작이라 청산 게 있으면 나 또한 있으리라. 산사를 뒤돌아보며 나는 이렇게 길을 떠났다. 이야기는 월락남방금송비, 까치 떼 울음소리, 묘법연화, 연화, 방랑승, 부처 등 6장으로 나눠 전개된다. 뒤돌아본 청산에게 이르며 나는 이렇게 만행 길을 떠났다는 작가의 말처럼 대천계삼라만상 지혜의 눈을 뜨는 인물과 동참할 수 있다. 김한창 소설가는 1999년 문예사조를 통해 등단해 소설집 <접근금지구역>, <핑갈의 동굴>, <사슴 돌>과 장편소설 <꼬막니>, <바밀리온>, <솔롱고1>를 썼다. 지난 2010년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시아거점 몽골문학 레지던스 소설작가로 선정돼 몽골 울란바타르 연구교수로 파견됐으며 현재는 객원교수로 재임하면서 한국과 몽골의 교류문집과 소설선집의 발행을 추진하는 등 한국과 몽골문학 연구에 힘쓰고 있다. 이밖에도 한국문협, 몽공문학연맹회원, 한국소설가협회중앙위원, 표현문학 동인, <한-몽 문학> 발행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9.18 18:29

제25회 열린시문학상 시상식, 전북문학관서 열려

제25회 열린시문학상 시상식이 5일 전북문학관 문예관에서 회원들의 깊은 관심 속에 성황리에 개최됐다. 열린시문학상 운영위원회(위원장 이재숙)는 주최로 열린 이 날 시상식은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 류희옥 전북문인협회 회장을 비롯해 이운룡, 정병렬, 유응교, 김계식, 전선자, 서상옥, 전병윤, 최정선, 이소애, 신수미,송재옥, 전용직, 송희, 김영, 전숙자, 김현조, 이재숙, 김연경, 김금남, 이여산, 서영숙, 김주순, 강동일, 이명희, 양순금, 박선애, 남궁웅, 석경자, 고은, 김홍부, 고은혜 시인 등 100여 명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운영위는 올해 열린시문학상 수상자로 백봉기 시인(74)을 선정했다. 심사를 맡은 전선자 시인은 백 시인은 그동안 시집 신의 눈물과 산문집 억새풀을 헤치며, 억새꽃 저 바람 속에, 여행 산문집 기억보다 아름다운 그 곳, 낯선 바람의 땅 등 세계 여행 체험을 통해 자연 산천의 특별한 점을 발견코자 온 몸과 정신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처럼 치열한 삶의 자세와 태도, 문학 정신에 집중하는 에너지 발산은 가히 모범적인 개성미라고 칭송하지 않을 수 없다고 평가하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날 시상식은 축사는 전북일보사 윤석정 사장, 전북문인협회 류희옥 회장으로 이어졌으며, 수상자 답사로 막을 내렸다. 백봉기 시인은 수상 소감에서 아직도 멀고 험난한 시문학의 지난한 길을 있는 힘을 다해 헤쳐나가야 할 사람이 상을 받게 되어 부끄럽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고 밝혔다.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9.05 18:08

제2회 전주시민문학제…대상 안재성 ‘비빔밥’

안재성 전주시가 주최하고 ㈔한국문협 전주지부(지부장 아소애)가 주관하는 제2회 전주시민문학제 당선작이 발표됐다. 전주시민문학제는 전주시의 적극적인 후원에 다른 문학단체에서도 부러울 만큼 성황리에 행사가 이루어져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 공모전 대상에는 한옥마을과 전주 천년 전통의 음식 등을 조화롭게 엮어낸 산문 비빔밥을 출품한 완산구 안재성(일반) 씨가 차지했다. 공모전은 천년고도 전주가 후백제로부터 조선왕조에 이르기까지 견훤산성과 경기전, 풍남문, 한옥마을 등 역사적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전주를 알리는 내용으로 그림일기, 운문, 산문 부문으로 나눠 공모했다. 지난 3월부터 6월 말까지 전주시에 거주하는 초중고 학생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작품을 접수한 결과 총 1200여 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심사위원만 20여 명의 중견 문인들이 동원돼 엄격한 심사가 이루어졌다. 이소애 전주문협회장은 예상외로 많은 시민과 학생이 참여하여 전주의 자긍심을 높여주었다며 내년에는 더욱 알찬 행사를 계획하여 전주시민의 전주사랑 정신을 더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상식은 오는 21일 오후 3시 덕진공원 시민갤러리에서 열린다. 그림일기 장원 효림초등학교 2학년 김태은 작품을 비롯한 75명의 운문, 산문 입상자 작품도 20일부터 26일까지 전시되며, 입상자의 작품을 책으로 엮어 시내 학교는 물론 관계기관에 배부할 예정이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 ◇ 대상 안재성(산문 비빔밥) ◇ 장원 △한도연차현준김현진(운문) △임지우박선우윤귀자(산문) △김태은(그림일기) ◇차상 △조유진안일임상순(운문) △유가희김재영이혜숙(산문) △김가영(그림일기) ◇차하 △김서율마성연김요한이다현김경은한단비김은경이상진하태남(운문) △양예윤정소울이시윤노민아양지혜김진수이대영황다솜김수경(산문) △황이루이지윤황주하김한경(그림일기) ◇참방 △김가현 외 14명(운문) △장현준 외14명(산문) △박지원 외 7명(그림일기)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9.05 18:08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박태건 시인 - 이병초 시집 ‘까치독사’

누구에게나 적은 있다. 조선 후기 3대 명필로 꼽히는 창암 이삼만은 아버지가 독사에 물렸다. 그때부터 창암은 막대기를 들고 다니며 뱀을 보는 족족 죽였다. 나중에는 창암이 나타나면 뱀이 스르륵 자취를 감출 정도였다. 그래서 전주시 인근에서 정월달 뱀막이 하는 날이면 이삼만이라는 글씨를 써서 집안 기둥은 물론 장독대까지 거꾸로 붙이는 풍속이 생겼다. 적은 어디에나 있다. 위협하는 뱀 이야기는 종교적으로 오랜 전통을 가졌다. 사악한 뱀의 이미지는 어디까지나 인간 중심의 시각이다. 이야기를 바꿔보자 뱀을 위협하는 인간은 옳은가? 이병초 시 까치독사는 궁지에 몰린 뱀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대결과 야만의 시간을 우리는 얼마나 견뎌온 것일까? 시인은 가진 것이라곤 몸뚱이밖에 없는 소외된 약자가 아니던가? 적은 우리를 하나로 만들었다. 모두 가난했음으로 어쩌면 아름다웠다. 이병초의 시집은 더불어 사는 빛나는 시절을 회상한다. 꽃을 보면 꽃이 되고/벌이 되고 나비가 되던 시절/남들 쉴 때 나도 쉬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것이 왜 이리 어려운가? 시인은 모두 잊고 사는 것을 기억해내는 직업이란 말이지. 시집 곳곳에 전라도 말씨가 풍성하게 엉겨 번진다, 전라도 말이 주변부, 소수자의 언어로 밀려나서 점점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하기 때문일 것이다. 산과 산 사이 마을의 칡넝쿨을 걷어낸 자갈밭에 까치독사가 나타난다. 독사는 경계를 침범하는 적에게 입을 쩍 벌리며 위협한다. 더 가까이 오면 독 묻은 이빨로 숨통을 물어뜯어버리겠다고. 뱀은 물러설 줄 모른다. 그런데 뱀에게는 누군가에 얻어맞은 상처가 있다. 상처가 깊어서 곧 죽을 것 같은 뱀이, 제 영역을 지키기 위해 저항한다. 목숨을 걸고. 그걸 보는 시인은 네 일만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병초 시인은 지금 사학 재단과 싸우는 중이다. 거대한 힘과 싸우느라 5년이 훌쩍 지났다. 경제적 곤란보다 세상의 야박함이 더 지치게 한다. 그래서일까? 시인이 술을 마시면 어김없이 비가 온다. 비처럼 시인은 노래를 부르고, 그럴 때마다 시인의 작은 몸도 흔들린다. 거악巨惡과 싸우다가 상처 받은 이들에게 시인은 절절한 위로의 노래를 부른다. 이 시대에 순정을 지키고 우직하게 산다는 것은 어쩌면 모든 걸 다 걸어야 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 박태건 시인은 199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와 시와반시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스토리텔링과 관련한 글쓰기와 강의를 한다. 올 봄에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작가가 되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09.04 18:46

[신간] ‘그해 봄, 바람처럼 사랑이 다시 찾아왔다’…김상중 장편소설 ‘봄과 봄 사이’

어쩌면 사랑이란 가장 근사한 판타지일지도 모른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숨결이 가빠지며, 종종 불면의 밤마저 맞이하기 일쑤다. 이 말에 동의하는 사람이라면, 사랑의 애틋함과 기쁨을 오롯이 느껴봤을 가능성이 크다. 사랑은 사람의 이기적인 면모마저 변화시키는 기적 같은 존재. 이 감정을 오롯이 담아낸 김상중 작가의 장편소설 <봄과 봄 사이>가 출간됐다. 현실 속 보통 남녀의 일상과 판타지를 절묘하게 교차시키며 사랑이 사람의 삶을 얼마나 진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준 로맨스 소설. <봄과 봄 사이>는 의문의 대입 수험생인 은지가 연석이 입원해 있는 병실을 서슴없이 방문하면서 시작된다. 간결하고 담백한 문체로 형상화된 내러티브가 가슴이 뭉클할 정도로 인상적이고 아름답다. 신예 작가답지 않게 상투적인 패턴에 함몰되지 않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잔잔하고 섬세한 색채를 지닌 채 선연하면서도 깊이 울려 나가는 사랑의 이야기는 오늘 사랑에 빠진 독자들의 감성 속으로 스며든다. 전주 출신인 김상중 작가는 여행자, 무사, 검도 사부, 소설가 등 여러 얼굴을 갖고 있다. 검도 사부라는 독특한 이력 때문일까. 그는 검 한 자루 들고 세상을 떠돌며 글 쓰는 여행자가 되고 싶었다가, 어느 순간 검 한 자루에 목숨을 거는 무사가 되었고, 좋은 제자를 만나 자연스럽게 사부가 됐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신아출판사에 투고한 것이 계기가 돼 좋은 편집인을 만나 글쓰기에 집중해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9.04 18:40

[신간] ‘사람과 언론’ 제6호 발간

시사인문학술 계간지 사람과 언론이 <사람과 언론> 제6호(2019 가을호)를 펴냈다. 이번 가을호에는 국회 개혁 없이 정치개혁 없다라는 주제를 특집기획으로 엮어, 한국 정치의 민낯과 개혁 과제를 짚었다. 또한 유독 사학비리에 관대한 국회의원들을 꼬집었다. 또한 가을호 특집에서는 (사)대동사상기념사업회 신정일 이사장과 이해준 공주대 명예교수,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등의 논문을 통해 공화주의를 주창한 정여립과 대동사상을 재조명했다. 또한 김창룡 인제대 신방과 교수가 이번호부터 각 정권별 언론통제 전략 시리즈를 시작했다. 첫 편은 제1공화국부터 제6공화국까지 언론통제 전략을 시기별로 분석해 정리했다. 이외에도 드론 저널리즘의 가능성과 한계, 위기의 지역 공영방송, 해법은 없는가?라는 주제를 통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드론의 저널리즘 활용 현실과 법적 문제점, 대안을 짚었다. 또한 지역방송의 위기 실태와 해법을 지역에서 왕성하게 언론감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박민 언론학 박사를 통해 진단했다. 촌철살인의 세평과 시평은 우리 사회의 이슈를 위트와 경고의 메시지로 전환해 전달했으며, 대입 수시 전형에 관한 전문가 조언과 퇴직 후 창업에 관한 정보, 포토에세이나 서평, 뉴스 큐레이션 등 알찬 내용이 담겼다. 특히 이번 가을호에서는 국어학자 정인승 선생을 인물탐구에서 다뤘다.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9.04 18:40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들, 수필집과 판타지소설로 가을 인사

문학인들의 감성이 무르익는 계절,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작가들이 새 작품으로 가을 인사를 전한다. 이준호 작가의 장편소설 <커렉터>(청동거울)와 김재희 작가의 수필집 <하늘밥>(수필과비평사)이 독자들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일본 극우세력의 역사 왜곡에 맞서 싸우다 이준호 작가의 신작 <커렉터>는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를 SF와 판타지를 곁들여 독특한 상상력으로 그려낸 대체역사소설이다. 그동안 역사문제를 다룬 글을 써온 이준호 작가가 이번 작품을 통해 일본의 역사 왜곡을 바꿀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만약 1945년 일본이 패망하지 않았다면 한반도는 어떻게 됐을까?라는 물음에서 출발한 이 소설은 고가 다다요시, 에놀라 게이, 안중근. 이 세 가지 키워드를 찾아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소설은 2056년 일본의 식민지인 한반도를 배경으로 한다. 타임머신을 이용해 역사를 왜곡한 일본 수뇌부는 미래의 첨단 무기를 1945년으로 보내 미군의 에놀라 게이를 파괴, 원폭을 무화시킨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한국인들은 역사편찬위원회를 만들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으려고 한다. 주인공 류타는 과학자인 엄마를 통해 왜곡된 역사를 바꾸는 교정자 커렉터가 돼 역사를 바꾸기 위한 모험을 떠난다. 미래에서 과거로, 그리고 다시 현재로 이어지는 시간 속에서 역사와 삶, 그리고 참된 진실의 의미를 새로이 되짚어본다. 이준호 작가는 이 소설은 가정법을 활용해 역사적 과오에 대한 사죄를 하지 않는 일본을 비판한다면서 시작은 반성이었다.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라 부르는 사람들이 있는 상황에서 과연 우리가 일본 앞에 떳떳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이준호 작가는 199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이듬해 계간 작가세계에서 소설, 2001년 MBC창작동화대상에서 동화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왔다. 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판타지와 SF소설을 꾸준히 쓰는 것이 목표다. 지은 책으로는 <할아버지의 뒤주>, <그해 여름, 닷새> 등이 있다. △삶의 후반기, 자연이 주는 선물에 감사하며 하늘밥이란 숲, 물, 공기, 바람 등 자연이 어우러져서 만든 순수한 것들을 의미한다. 인공 감미료를 넣어 인위적으로 만든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것들이 모여 만든 정감가는 존재가 된 것이다. 김재희 작가는 자연이 주는 선물이라니 듣기만 해도 마음 따듯해진다면서 넘쳐나는 문명의 혼동 속에서 책임감 없는 어른들의 무관심과 정서가 깃든 가르침이 부족한 사회 환경 속에서꼭 필요한 말이라고 썼다. 인생의 후반기에 접어든 김재희 작가는 산다는 것은 항상 마지막이라는 순간의 연속이라며 오늘도 내일도 내가 하는 일, 나에게 처한 일들이 마지막일 테니 성의를 다해 보내자고 생각한다. 그중에 하나가 지금 글 쓰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필집에 실린 글에는 본연의 맛을 살리려고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단 한 편이라도 누군가의 가슴에 들어 앉아 또 다른 빛을 받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말처럼 40여편의 글에는 함께 하는 삶의 풍경과 가족에 대한 사랑 등 정감을 느끼게 하는 따뜻한 풍경이 가득하다. 이 책의 제목인 하늘밥은 작가가 우연히 전주천 산책길에서 만난 벽화에서 비롯됐다. 얘들아 하늘밥 먹자는 인상적인 문구와 함께 천변의 풍경을 담은 아이들의 그림이 새겨져있었다고. 작가의 마음에 유독 깊게 자리잡은 건 아주 작은 풀꽃 하나가 피어 있는 그림이었다. 보통 사람들은 그저 무심히 지나치고 말았을 작은 풀꽃에 담긴 순수한 동심 하나가 그려진다. 백두대간을 걸으며 보고 느낀 감상도 소개한다. 지리산 천왕봉부터 덕유산 신풍령에 이르는 산행일지에는 작가의 일상에 신바람의 맛을 전한다. 김재희 작가는 정읍 출신으로 방송통신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06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문에서 장승으로 등단한 뒤 수필집 <그 장승을 갖고 싶다>, <꽃가지를 아우르며>를 냈다. 이후 행촌수필문학상, 수필과비평문학상, 전북수필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전북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9.04 18:40

그네를 흔들흔들 철봉에 대롱대롱, 빗방울 세상

박성우 시인이 빗방울을 의인화해 소나기가 내리는 풍경을 펼쳐놓은 그림책 <소나기 놀이터>(창비)를 펴냈다. 먹구름이 몰려와 고요해진 놀이터에 후드득,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해요. 소나기 빗방울들은 그네를 흔들흔들, 미끄럼틀에서 쭈욱, 철봉에 대롱대롱. 빗방울들과 함께 놀아요, 소나기 놀이터에서! 이 책은 비 오는 날 밖에서 놀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즐거운 상상의 세계를 선물한다. 이파리 위에서, 모래밭에서, 거미줄에서 또 놀이 기구에서 튕기고 미끄러지는 빗방울들의 모습은 재미있고 사랑스럽다. 박 시인은 텅 빈 놀이터를 가득 채우는 빗소리를 간결하고 리듬감 있는 글로 표현했다. 둥당둥당, 디리리링, 찌잉찌잉등 다양한 의성의태어와 쉽고 친근한 입말로 여러 가지 감각을 생생하게 깨운다. 그림은 개성 있는 스타일로 주목받는 일러스트레이터 황로우 씨가 맡았다. 빗줄기가 세차게 내리는 듯하면서도 한편으로 정지해 있는 것과 같은 독특한 분위기의 묘사는 비 오는 날의 풍경을 더욱 신비롭게 만든다. 박 시인은 정읍에서 태어났으며, 시집 <거미>, <가뜬한 잠>, <웃는 연습>, 동시집 <불량 꽃게>, <동물 학교 한 바퀴>, 어린이책 <아홉 살 마음 사전>, <아홉 살 함께 사전> 등을 출간했다. 신동엽문학상윤동주젊은작가상백석문학상 등을 받았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황로우 씨는 전시아트 상품 제작과 더불어 책 표지삽화를 비롯해 출판음반공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업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09.04 18:35

“소설 혼불의 문장에 운율 담아 읽어요”

지난 7월 전주한옥마을 절기축제에서 큰 호응을 얻었던 혼불만민낭독회가 다시 한번 열린다. 최명희문학관은 오는 4일 오후 4~6시 문학관 앞마당에서 낭독회를 열고 <혼불>의 애독자와 소리꾼, 배우, 가수, 문학인 등 다양한 분야의 참석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혼불>의 문장을 나눌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학주간2019에 맞춰 열리는 이번 낭독회는 최명희 작가의 소설 <혼불>을 소리 내 읽음으로써 운율을 느끼고 시와 판소리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국악인은 거멍굴 사람들이 기표와 우례의 일을 이야기할 때 나오는 판소리 흥보가의 박 타는 대목을 들려준다. 이는 흥부가 박에서 나온 미인 양귀비를 첩으로 들이자 이를 질투하는 아내를 달래는 부분으로, 소리꾼 박윤희경보비 씨가 판소리 흥보도 사내라로 재창작했다. 연극인은 소설 속 옹구네공배네춘복이가 신분제도에 대해 토로하는 부분과 정을 주고받는 부분을 도대체 양반이란 거이 머여?와 어찌 그리 넘으 속을 잘 안당가?로 다시 구성해 극을 선보인다. 극단 까치동의 배우 전춘근정경선염정숙정성구이희찬 씨가 삶의 고달픔과 해학을 질퍽한 전라도 사투리에 담아 펼칠 예정이다. 더불어 문학인이 시 처럼 읽는 혼불은 김도수 시인과 이진숙 수필가가 진행하며, 당일 참가한 관객들이 소설 <혼불> 속에 등장하는 전주의 상징적인 부분을 낭독하게 된다. 또한, 작곡가 겸 가수인 유동만 씨는 박남준의 시 봄날, 박정만의 시 어느 흐린 날, 김수영의 시 거미에 음을 담아 시 노래를 들려주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행사는 누구나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다. 문의는 063-284-0570.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9.03 18:15

제6회 석정시문학상 수상 신달자 시인 “흔들리는 마음 의지할 수 있게 하는 시”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석정시문학상 수상자로 신달자 시인이 선정됐다. 독자적인 자기만의 시 세계를 구축했음과 동시에 한국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확고하게 위치를 다진 인물이다. 앞서 신달자 선생의 사고 소식을 접했던 터라 시상식에서 모습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시상식을 한 시간여 앞둔 지난달 31일 오후 2시 9분. 시상식 준비가 한창인 부안 석정문학관에는 구급차 한 대가 들어왔다. 낯선 풍경에 모두가 의아해하고 있을 때. 구급차 안에서 신달자 시인이 구급 침상에 몸을 의지한 채 나타났다. 석정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고 이튿날 사고가 났다. 몸을 움직이기 힘들었고, 주최 측에 수상을 포기한다는 의사까지 전달했다. 하지만 시상식 당일 한국문학의 거장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부안 석정문학관을 찾았다. 시상식 전 잠깐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신 시인은 일 년에 한 번뿐인 행사에 수상자가 없다는 것은, 나 자신이 먼저 씻을 수 없는 후회가 되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갈등이 없던 것은 아니다. 이런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이 부담스럽고 위축됐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시인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한다. 거장다운 말이었다. 나 자신을 내려놓는 일을 잘한다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던 것 같습니다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한 그는 선다는 것, 걷는다는 것, 앉는다는 것처럼 지극히 사소한 일이 우리에게 얼마나 크게 주어진 축복인지 눈물겹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번에 겪은 고통에서 거대한 것이 아니라 아침이 오고, 낮이 오고, 밤이 오는 그런 사소한 것들이 우리가 소중하게 가꿔야 할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한다. 지극히 사소한 것에 대한 기쁨을 다시 돌아보게 된 것이 석정문학상 수상 소식 이후 깨달은 정신의 탄생이라 일컬었다. 신석정 선생을 기리는 문학상을 받아 기쁜 마음도 전했다. 신석정 시인과의 인연은 잠깐 마주친 것이 전부지만, 학생들을 가르칠 때면 신석정 선생의 시를 빼놓은 적이 없을 정도로 깊은 울림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신석정 선생의 시는 흔들리는 마음을 의지할 수 있게 한다며 화해와 평화, 그리고 사랑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전북을 찾으니 많은 친구를 만날 수 있어 기분 좋다고 말하면서도 누워있는 사람은 사고가 잘 돌지 않는 것 같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제대로 전달이 안 될 수 있다. 이런 몰골로 찾아왔지만 내 진심을 알아주길 바란다. 뜻깊은 상을 받게 돼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9.01 18:1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