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ews
그림을 그리며, 시를 짓고, 수필을 쓰는 정정애 작가가 팔순을 맞아 첫 수필집과 첫 시집을 잇달아 펴내고, 10여 년 그린 유화작품을 모아 다섯 번째 개인전도 치렀다. 충만한 삶의 에너지, 그는 여든이라도 청춘이다. △수필집 <느티나무에게>(북매니저) 화가로서 아름다운 물상을 찾아 캔버스에 그림으로 옮겼듯, 정 작가는 좋은 글감을 찾아 부지런히 수필로 빚었다. 전주 남문 새벽시장 풍경, 완산칠봉 밑자락에 있는 텃밭 이야기 등 그의 눈에 띄면 그림이 되고 글이 된다. 유독 눈길 끄는 수필은 느티나무에게. 정 작가에게 느티나무는 누구일까. 앞만 보지 말고 뒤도 돌아다보고 옆도 살펴보며 이 아름다운 세상을 천천히 둘러보아라!. 그 주인공은 지난 199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에 당선돼 등단한 그의 아들 최일걸 씨다. 팔순 노모의 아들 사랑이 문장마다 듬뿍 담겨 있다. 이외에도 호두 두 알,황태 등 소소한 일상에 의미를 부여한 작가의 진솔한 심상을 수필집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김학 수필가는 발문을 통해 팔순의 해에 처녀수필집을 상재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첫걸음을 뗀 셈이다며 정 수필가는 집념과 열정 그리고 노력이란 3박자를 다 갖춘 분이기에 앞날이 더 기대된다고 밝혔다. △시집 <고향 가는 길>(북매니저) 10년 가까이 이동희 시인이 출강하는 시창작교실 문턱을 넘나들었다. 그렇게 꾸준하게 이어온 창작열정이 결실을 맺었다. 받아들임과 즐거움 그리고 평화로움이 응축된 시어들이 그림처럼 조화를 이룬다. 시집은 추억여행, 산책길 따라, 고향 가는 길, 흙의 속삭임, 바람이 머문 길 등 5부로 구성됐다. 아들아! / 꼭대기를 원하지 마라 / 꼭대기에 오르면 모두들 부러워할 것 같지만 (하략) - 꼭대기 일부. 수필 느티나무에게 처럼, 아들 사랑을 엿볼 수 있는 시 꼭대기가 책장 넘기는 손을 붙든다. 오솔길 그늘 걷듯 더디 가라는 삶의 교훈을 잔잔하게 들려주는 시다. 이동희 시인은 받아들임이라는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의식의 열림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대종을 이룬다며 아무쪼록 내면의 평화를 위해, 깨달음의 삶이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정 작가는 침묵의 시간이 길었다며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전주 전북예술회관에서 11년 만에 다섯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정 작가는 전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전북지역 초중고에서 미술을 가르쳤다. 전북문인협회, 행촌수필, 전북미술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라북도문학관(관장 류희옥)이 제2회 농촌사랑 문예작품 공모전을 연다. 이번 공모전은 문학을 통한 농촌 정서의 함양과 농촌 문화의 진흥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됐다. 문학인을 제외한 학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동시시시조수필단편소설 등 5개 부문에서 작품을 접수한다. 작품 주제는 농촌 및 농업 활동이며, 1인 1작품만 제출할 수 있다. 또한 발표되지 않은 본인의 순수 창작품이어야 한다. 접수는 25일부터 8월 30일까지 전자우편(jbmunhak4411@hanmail.net)으로만 가능하다. 대상 1명에게는 상금 50만 원이 주어진다. 금상 2명에게는 30만 원, 은상 4명에게는 20만 원, 동상 6명에게는 10만 원이 각각 수여 된다. 또한 수상작 및 우수작은 작품집으로 발간한다. 심사 결과는 9월 10일 전북문학관 홈페이지(http://www.jbmunhak.com/)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문의는 전북문학관 사무국 063-252-4411.
정용준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저술한 <미디어 공론장과 BBC 100년의 신화>(패러다임북)가 2019년 대한민국 학술원의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됐다. 이 책은 20세기 가장 훌륭한 문화적 창조물이라는 평가를 받는 영국 공영방송 BBC의 이념과 제도의 원형을 역사적으로 분석하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BBC가 국가의 통제와 상업적 선정주의에서 벗어나 시청자들을 계몽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이상화되어 있는 것으로 봤다. 방송은 공영방송이고, 공영방송은 곧 BBC라는 서부유럽적, 영국적인 방향성을 지니게 되어 한국 공영방송은 다원적인 개혁 지향성을 상실했다는 것. 이에 정 교수는 한국의 공영방송이 BBC를 이상화해 추종하기보다는, 한국적 상황에 부응하는 문제해결을 시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정 교수는 이 책으로 지난해 (사)한국방송학회가 수여하는 제17회 방송학회 학술상을 받았다. 또한 2020년 방송 100주년을 기념해 집필 중인 <방송 100년사의 개척자들>은 한국방송학회와 GS SHOP이 주최한 2019년도 방송/영상 분야 저술 출판 지원 사업에 선정되는 겹경사도 맞았다.
외로울 때면 어김없이 여행길에 나선다는 유나영 시인이 일곱 번째 시집 <서릿발에 걸친 달>(도서출판 들꽃)을 통해 가꾼 삶의 성취를 내보인다. 시인에게 여행이란 자연의 오랜 진화를 통해서 얻어진 내용을 사귀면서 삶을 가꾸거나 충전시키고 내 삶에 있어서 타인에게 아픔이 되지 않게 더러는 정중하게 더러는 경건하게 생활의 울밑을 경영하는 일이다. 시적 여행도 같은 이치다. 고단함도 있겠지만 이런 일들이 모여 삶의 변화, 더 나아가 시의 변화를 가져오는 과정이 된다는 것. 특히 그 시집의 내용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 하는 게 가장 큰 수확이 된다고. 이번 시집에는 인생과 삶 전반에 깔려있는 그리움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채우고 있다. △별이 진 자리 △삶을 물을 수 있다면 △관용법 △가을밤의 소리 등 모두 4부에 걸쳐 80편의 시가 정겨운 풍경과 사람을 노래한다. 작품해설을 쓴 국원호 문학평론가는 시간의 향기가 사라진 시대에 시간의 향기를 복원하고자 하는 시인의 순수한 윤리적 성찰이 담겨있다면서 유나영의 인생론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울지 몰라도 내면적으로는 연약하고 부서지기 쉬운 위태로운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삶을 풍성하게 해주며 인생에 대한 사색을 전해준다고 설명했다. 현재 ㈜예나 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유나영 시인은 한국시 신인상으로 등단했고 봉황문학동인과 창작21작가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풀섶에 앉은 이슬>, <마실 가는 길>, <겨울밭에서 낚는 꿈>, <그 겨울의 노래>, <핑크빛 하늘처럼>, <평화는 경건한 자리에 있다> 등이 있다. <낮달의 여행>, <풀각시야>, <그대 이름을 지피며> 등 시조집도 썼다.
이 시대, 우리가 가슴에 품어야 할 영웅 이야기가 출간됐다. 이순신 포럼이 10주년을 맞아 기획한 내가 만난 이순신의 입체적 이야기 버전 <이순신을 만나다>가 그 것. 나의 삶은 이순신을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뉜다. 이 책의 필자들 18인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이 책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저마다 특별한 계기로 이순신을 만난 18명의 필자가 18색의 관점에서 풀어놓는 이순신 이야기가 있다. 이순신에 빠져 이순신을 탐구하거나 이순신을 주제로 창작활동을 해온, 진정한 이순신 정신 계승자들. 이들의 말을 통해 전해진 이순신 이야기는 더욱 풍부해지고 구체화되고 새로워진다. 우리가 그동안 몰랐던 이순신의 면모도 신선하다. 경제 전문가로서의 이순신의 이야기와 난중일기를 최초로 완역한 필자가 풀어놓는 난중일기 이야기는 우리가 그동안 난중일기를 얼마나 피상적으로 알고 있었는지 깨닫게 한다. 이 밖에도 수군 조련 이야기, 칼이 아니라 활을 든 이순신 동상 이야기, 이순신과 바둑 이야기 등 오늘날까지 살아 빛나는 이순신 정신이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한다. 우리가 그동안 몰랐던 이순신의 면모도 신선한 감동으로 만나게 될 것이다. 또한 이순신이 남긴 빛나는 유산을 어떻게 우리 삶에 적용할 것인가도 고민한 이 책은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마중물이기도 하다.
길이 끊어지면 발로 툭 지구를 기절시켜(그러나 사과는 꽃관을 준비하고 중). 누구나 빈칸을 가지고 이 땅에 온다. 그 빈칸에 서면 설렘과 두려움, 그리고 희열이 교차한다. 그러다 당신에게 건너가고 싶다. 등을 맞대면 사람 人자가 될 것 같다. 당신도 건너와라고 빈 어깨를 건드린다. 문학 나눔 우수도서로 선정된 지연 시인의 시집 <건너와 빈칸으로>를 읽으면 좋을 때다. 빈칸으로 오라고 했는데, 가보니 빈칸이 아니다. 일어나면 하루 종일 가지고 놀 시를 챙기는 습관 덕에 시인의 거울신경은 늘 시를 비춘다. 그래서 매혹적인 언어가 수면에 가득하다. 시인은 무인 택배함에 방치된 봄(무인 택배함 중)을 찾아 옆구리에 끼고, 늘 샘플처럼 웃어야(배웅 중) 하는 날들을 발로 차면서, 웃음의 잔고를 찾아(빈칸 중) 코타키나발루로 가자고 귀엣말을 건넨다. 대화에 땀이 나 발목이 시리(구름의 서쪽 중)더라도 바닥을 핥은 해는 모란으로 피어(자개농에 발자국을 끊으며 들어가겠어 중) 난다고 말에 힘을 뺀다. 시집을 읽고 슬픔 하나 남을 수도 있겠다. 시인이 의도하지 않아도 모든 순간이 빈칸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빈칸 안에서 꿈틀거리면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제 빈칸을 채우며 살다가 제 무덤을 안는 일이 우리의 숙명이다. 살아서 우리는 등에 영정 사진을 달고 다니는 것이어서/ 죽어서나 앞모습으로 사는 것이어서(이편의 식사 중), 우리는 안녕이라는 원형 향을 꽂으며 타인을 만난다. 그러다 문구점 피자 치킨 커피 쿠폰들에 도장 찍으면 이 세상에 허락된 기분이(안개 저장고 중) 든다. 햇살은 텅 빈 곳에 머문다. 시집을 덮으면 나의 창고는 비어있다. 그 비어 있음으로 빈칸이 되어 당신에게 건너가고 싶다. 다만 다음을 건네주는 시인의 마음을 잊지 않고 싶다. 웃음을 구우려면 몇 도의 어둠이 필요한가(당신이 내내 전화를 받지 않아 중). 창문을 오래 문지르는 습관/ 초원으로 뛰어나갈 가능성을 가늠하는(오후의 입장 중). 오늘 만난 당신과 당신 안에 내가 아름다운 쓸쓸함을 토닥거리면서, 이 빈칸을 건너가면 좋을 것이다. 비가 온다. 줄임표 같은 비가 보일러를 두드리고 있다. 꽃관 울음씨 하나 우주를 떠도는 시간(그러나 사과는 꽃관을 준비하고 중), 누군가에게 안부를 묻듯 빈칸에 앉아 자신을 바라볼 일이다. 그러면 아련한 빈칸이 눈 뜰 것이다. 우주 난간에서 실눈을 뜬 누에처럼 나는 쓸쓸히 휘황하고(옥수수 대궁에 앉아 시집을 읽으면 중). * 이영종 시인은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 노숙이 당선되었고, 15회 박재삼문학제 신인문학상 백일장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지평선 시동인이며 전북과학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무주군이 제1회 김환태 청소년 문학상 공모전을 연다. 무주 출신 눌인 김환태 선생의 순수비평정신을 알리고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다. 전국 중고생들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다음달 6일부터 10월 4일까지 접수받는다. 김환태문학관 홈페이지에 게재된 작품을 읽고 김환태 선생 및 그의 작품에 대한 감상(시, 소설, 수필, 감상문 등 형식은 자유)을 제출하면 된다. 대상 1명에게는 상금 200만 원이, 금상과 은상, 동상 각 1명과 가작 3명에게는 각각 100만원~10만원 상당의 부상이 주어진다. 10월 28일 무주군 홈페이지를 통해 입상작을 발표하며, 11월 9일 제11회 눌인 김환태 문학제 김환태평론문학상 시상식을 통해 시상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비평문학이라는 장르, 무주출신으로서 비평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김환태 선생과 그의 작품을 청소년들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며, 김환태문학관을 알릴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눌인 김환태 선생(1909~1944)은 한국 비평문학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다. 무주군은 그의 문학을 기리고 무주문화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무주읍 당산리 일원에 김환태문학관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문학관에는 세미나실과 다목적 영상관, 눌인전시관, 휴게시설 등이 갖춰져 있으며 김환태 선생의 사진과 비평 선집 등의 저서와 유물들을 만날 수 있다.
수필은 나에게 항상 기쁨과 즐거움과 행복을 가져다준다. 수필이 있어서 나의 노후는 편안하고, 수필이 있어서 나는 외롭지 않다. 수필이 내 곁에 있기에 담배와 술이 나를 떠나도 나는 슬프지 않다. 수필과 사랑을 나눈 지 반백년이 훨씬 지났다고 말하는 김학 수필가가 희수를 맞아 열다섯 번째 수필집 <하루살이의 꿈>(도서출판 청명)을 펴냈다. 윤항기의 나는 행복합니다는 김 수필가가 요즘 매일 즐겨듣는 노래다. 늘 수필과 함께 살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노래하며 이 유행가의 노랫말처럼 늘 행복하고 즐겁게 살고 있다고. 이번 수필집은 △전라도 정도 1000년을 맞으며 △세계인의 겨울축제, 평화올림픽 △태국 여행기 △춘향골 남원을 생각하면 △일흔일곱 살 △설날 풍경 △나의 수필 쓰기 등 총 7부로 나눠 67편의 글을 담았다. 그 중 이번 책의 이름이기도 한 하루살이의 꿈에서는 100세 시대를 사는 만물의 영장이 바라본 하루살이의 생을 주제로 한 진지한 고찰을 읽을 수 있다. 이름에 맞지 않게 하루 24시간 중 고작 2시간 가량만 산다는 이 생명체에게도 희로애락의 감정이 있을지, 있다면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한 것 투성이다. 동물이나 식물, 목숨이 있는 존재는 모두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한다. 미물을 통해 생자필멸(生者必滅)의 이치를 깨달은 김 수필가는 수명이 길건 짧건 꼭 한 번은 죽어야 한다. 죽는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이 지구상에 존재한 생물들의 죽음은 똑같이 슬프다고 썼다. 백년, 천년을 살아도 하루도 채 다 살지 못하고 가는 하루살이의 죽음을 낮게 볼 수 없다는 말이다. 하루를 살든 100년을 살든 결국 유(有)가 무(無)로 돌아갔다는 단순한 진리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책의 앞과 뒤 표지화는 김학 수필가의 손녀 윤서 양이 직접 그렸다. 지난 번 열네 번째 수필집 <쌈지에서 지갑까지>에 이어 두 번째다. 유치원생인 손녀의 산뜻하고 독창적인 그림솜씨를 세간에 자랑하고픈 할아버지의 애정이 담뿍 묻어난다. 할아버지의 글과 손녀의 그림이 만나자 조손합동의 걸작이 탄생한 듯싶다. 임실 출신인 김학 수필가는 전북대 사학과를 졸업한 후 전주해성중고 교사와 서해방송 프로듀서, KBS 전주방송총국 편성부장을 지냈다. 목정문화상(문학 부문), 전주시예술상, 대한민국 향토문학상, 한국현대문학 100주년 기념 문학상 수필집 부문 금관상, 원종린 수필문학상 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그간 수필집 14권과 수필평론집 2권을 선보였다. 지난 2001년 9월부터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수필강의를 시작하며 수필 전도사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전담 교수를 맡아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트럼프는 100% 소양인이고, 김정은은 태음인으로 보이는 소양인 같아보입니다. 시진핑은 태음인, 푸틴은 태양인, 아베는 소양인입니다. 이들을 언젠가 만나서 정확히 체질을 진단해주면 더 좋겠지만 말입니다 체질을 아는 것이 바로 건강을 지키는 시작. 사상의학 전문 한의학 박사가 말하는 체질에 따라 본성을 찾아가는 책이 나왔다. 양의호 한의학 박사의 <트럼프는 소양인 체질이다>가 바로 그것. 책 제목이 다소 자극적일 수 있지만, 저자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깊은 뜻이 나온다. 사람의 체질에 따라 섭생과 본성이 나뉘는 것에 대해 유명 정치인과 방송인을 예를 들어 설명함으로써 더욱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함이다. 사상체질이라는 말은 들어는 보았어도 실제로 자신의 체질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물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재미있게, 지루하지 않게 체질을 소개해 보려 하는데도 말로 하는 것보다 책이 지루한 게 사실. 침스밴드를 이용한 방법으로 정확히 체질을 나누어 주는 테크닉을 15년 이상 사람들과 공유해왔다. 작가는 이제 주변인들만이 아닌 모든 사람이 혈액형을 알듯이 사상체질을 모두 알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출간했다고 설명한다. 먼저 체질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양 박사는 자신이 소양인인데 반대로 내성적이고, 조용한 것을 좋아하면 자신의 타고난 본성에 맞게 내성적인 성격은 외향적으로 바꾸어주려는 노력이 건강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우선 자신의 체질에 관심을 가져보시고, 특히 내성적이어서 소음인으로 알고 있는 소양인, 태양인 체질들은 꼭 이 책을 접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쓰라린 아픔도, 잊고 싶었던 애증도 추억이라는 옷을 입으면 소중해진다. 그 소중한 것들, 흘러간 것들을 건져 올릴 수 있는 옹달샘 같은 책이 있다. <섬진강 진뫼밭에 사랑비>(김도수 지음, 전라도닷컴, 2015)이다. <섬진강 푸른 물에 징검다리>(전라도닷컴, 2004)에 이어 두 번째 산문집인 이 책은 잊히거나 잃어버린 고향의 정경과 찰진 모국어가 맑은 소리를 내며 추억을 소환한다. 저자의 마음걸음을 따라 읽다보면 어릴 적 뛰놀던 강산이 펼쳐지고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가족들, 헤어진 이웃과 친구들이 그리움이란 이름표를 달고 불쑥 다가선다 취직 되먼 주말마다 술병 들고 진뫼 마을로 달려오라는 어머니. 저자가 첫봉급을 타던 날에는 이미 세상에 안 계셨다. 그것이 사무쳐 첫 봉급 타던 날부터 부모님께 드리고 싶었던 속옷, 술, 용돈 등의 명목으로 저축을 했다 그 돈으로 부모님의 땀방울 버무려진 고추밭 가장자리에 사랑비를 세우고 그리움을 달랜다. 오매! 보고 싶어 미치겄소. 울 오매는 어째서 막둥이 자식 술 한 잔도 못 받고 고생만 허다 가 불었데아 반가운 것은 굶지 말고 꼭 밥 히 묵고 댕겨라 잉. 한참 클 때 밥 굶으먼 키가 안 커 부러. 알았제, 쬐깨만 더 매다 가자등 말맛을 살린 점이다. 더불어 추억의 음식 맛도 되살아난다. 껌처럼 씹던 삘기, 노란 주전자에 담긴 막걸리, 싱건지 거섭을 넣고 비빈 구수한 청국장, 아궁이에서 금방 꺼낸 고구마,변또뚜껑에 타 먹던 강냉이죽, 아버지 몰래 빼먹던 곶감, 동글동글 새알심을 만들어 쑨 동지팥죽 등에서 고향과 부모님을 향한 그리움이 몽글몽글 피어난다. 또 순박한 정이 넘쳐나는 고향의 정서가 촘촘히 숨 쉬고 있다. 이제는 추억의 저 뒷장에 묵혀버린 못줄잡기부터 쇠죽방에서 모여 민화투 치던 이야기, 이마 튕기기, 손목 때리기, 입대하는 이웃사촌을 위해 닭서리 하기. 다슬기 잡다가 불어난 물에 허우적거리는 주민을 마을 사람들이 합심하여 구한 이야기들이 속살거리며 흐르고 있다. 진뫼마을 공동체를 다시 살리려는 저자의 간절함도 보인다. 죽어가는 정자나무를 되살리고 잃어버렸던 바윗돌까지 찾아와 마을을 지키게 만드는 정성. 징검다리 한 개, 손톱 사이에 낀 흙, 흘러가는 구름조차도 사랑한 그의 사모곡이 돌아서는 발걸음을 되돌려 놓는다. 순리를 거스르지 않고 살다 가리라 어둠을 뚫고 산을 돌아 이윽고 바다로 흘러가는 섬진강 저 의연한 강물처럼 * 이진숙 수필가는 전직 고교 국어교사로, 2010년부터 최명희문학관에서 혼불 완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우리 독서문화운동본부와 전주우석대학 평생교육원, 광주조선대학 평생교육원 등에서 독서지도사를 양성했으며, 현재 HPA수석연구원이다. 201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부문에 당선됐다.
김진명 소설가 전북소설가협회(회장 정영신)는 제8회 전북소설문학상에 초대 한국예총 임실지회장인 김진명 소설가를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선정위원회는 김 작가의 탁월한 예술적 열정과 심미적 감성으로 역사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는 비밀거래, 섬진강 만월 등 작품을 통해 민중의 한과 삶의 흔적들을 현대인들에게 재조명해 주는 작품을 써 온 점을 높이 평가 했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제7대와 8대 전북도의원에 당선돼 의정활동을 펼치면서도 소설 창작의 끈을 놓지 않았다. 또 초대 한국예총 임실지회장을 역임하며 지역 문화 예술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소설 섬진강 만월은 해방 후 극심한 격동기였던 1948년 임실에서 벌어졌던 2.26 사건을 소설로 형상화 해 역사소설로 억울하게 죽어 간 양민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 애환을 담았다. 시상식은 오는 20일 전북문학관 대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제9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으로 서철원 작가(54)의 작품 <최후의 만찬>이 당선됐다. 수상작 <최후의 만찬>은 다빈치의 걸작인 동명의 최후의 만찬을 매개로 조선시대의 천주교 박해를 다룬 소설이다. 한승원 혼불문학상 위원장과 이경자 소설가, 김양호 숭의여대 교수, 김영현 소설가, 이병천 ㈔혼불문학 이사장 등으로 이뤄진 심사위원들은 서 작가의 <최후의 만찬>은 소설의 형상화가 잘 이뤄져 있으며, 시간의 이해가 뛰어난 작품이라며 기성작가들이 놀랄 만큼 우리 문단에 대단한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극찬했다. 1966년 경남 함양 출생인 서철원 작가는 전주대 국문학과와 전북대 국문학과 대학원을 졸업했고, 2013년 계간 <문예연구>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2016년 제8회 불꽃문학상과 2017년 제12회 혼불학술상을 수상했고, 장편소설 <왕의 초상>, <혼, 백>과 학술연구서 <혼불, 저항의 감성과 탈식민성>을 출간했다. 혼불문학상은 <혼불>의 작가 최명희의 문학 혼을 기리기 위해 2011년 제정됐다. 올해로 9회를 맞이하는 혼불문학상은 국내는 물론 미국, 호주 등 해외에서도 응모가 이어지며 총 263편이 접수됐고, 12차 예심을 통해 총 6편이 본심에 올라 서철원 작가의 작품이 선정됐다. 대상 상금은 5000만 원이며, 수상작의 단행본은 9월 말 출간된다. 시상식은 10월 중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혼불예술제와 겸해 펼쳐진다. 또한, 올해 상반기에 시행한 제2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감상문 공모전 <혼불의 메아리>에 대한 시상식도 같이 진행될 예정이다.
제4회 전북불교문학상 수상자로 강동춘 시인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지난 13일 전주 덕진연못에서 열렸다. 전북불교문학상 운영위원회(위원장 신해식)는 심사평을 통해 강동춘 시인의 작품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는 시적 소재는 크게 두 갈래로, 하나는 자연 속에서 얻은 인식의 변형이고, 다른 하나는 인생살이에서 얻은 체험의 변주라며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이면서 어린아이와 같은 감성과 열정으로 자연과 소통하는 모습은 강 시인의 담백한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동춘 시인은 전북불교문학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독실한 불교인이다면서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로 맑은 감성과 열정으로 자연과 소통하는 시인의 소박하면서도 순수한 본질 지향적인 면은 모든 이에게 위로를 주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군산 출신인 강동춘 시인은 1991년 아동문학 동시 신인상과 1992년 문학공간 시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동시집 꽃보다 아름다운 친구, 종달새가 물고간 수수꽃다리, 시집 눈썹달이 노니는 개울 등을 출간했다. 한국아동문학 대상, 전북아동문학상, 전북예총 예술상, 향촌문학상, 한국불교문학상, 지필문학 대상 등을 받았다. 강동춘 시인은 존경하는 모든 분께 부끄럼 없는 진실함이 드러나는 글을 쓰겠다고 다짐하면서 미비함과 모자람이 뒤엉켜 부끄럽기만 하다며 귀하고 값진 상을 마련해 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정진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라는 격려의 큰 의미로 오래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인생은 복잡한 퍼즐을 맞추어 나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될 때가 있다. 어느 곳에 맞추어야 할지 방황할 때도 있고, 빈칸을 찾지 못하고 넣다 뺐다를 반복하며 시행착오를 겪기도 한다. 이처럼 인생이라는 힘겨운 퍼즐을 맞추면서 성장해 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 있다. 박서진 동화작가가 쓴 <마지막 퍼즐 조각>은 아이들이 겪고 있는 학교폭력을 다루었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이지만 아이들이 감당하기 힘들 만큼 치밀하고 계획적이다. 주인공은 저항하면 더 심하게 보복이 오는 것을 경험으로 익혔기에 참고 견딘다. 참는 것밖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을 볼 때 안타깝지만, 아이들 세계만이 아니라 학교를 벗어난 사회에서도 폭력을 마주할 때 당당하게 저항하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러니 어린 학생들의 경우는 오죽하랴. 그래서 작가는 많은 고민 끝에 말한다. 폭력을 당하고 있는 피해자를 방치하거나 무관심으로 대하지 말기를. 단 한 사람이라도 먼저 손을 내밀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것은 당하고 있는 아이의 자존감을 살리는 마중물이 되어준다고 말이다. 작가는 함께 해주는 친구의 존재를 중요하게 여긴다. 그것은 아마 인간이란 존재가 태어나면서부터 집단의 영역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을 공감해주는 타자의 중요성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알리고 싶었을 것이다. 폭력이 비단 학교 안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성인 사회에서도 흔하게 일어나는 편 가르기와 갑질 문화로 인해 상처를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이 현실이다. 오죽하면 직장 내 따돌림 방지법까지 국회에서 발의되었을까. 우리 사회가 유연성이 부족하다 보니, 자신과 조금만 생각이 다르거나 종교나 이념의 차이가 있으면 마치 전장에서 만난 적군처럼 대하기 일쑤다. 이는 우리 사회가 상대에 대한 공감 능력의 부족과 소통 부재의 민낯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는지. 이러한 문제의식을 파헤친 작가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타자와 소통하고 불의에 저항하는 방법을 익히고 사회로 나온다면 보다 성숙한 시민이 될 거라고 믿는다. 인생이라는 퍼즐은 결코 쉽게 맞추어지지는 않는다. 숱한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각자 인생의 마지막 퍼즐은 자신이 완성해야 한다. 하지만 함께할 타자가 있다면 이 사회가 좀 더 따뜻해질 거라고 여겨진다. 혼자서 감당해내야 하는 일이라도 십시일반 마음을 조금만 내준다면 훨씬 풍요로운 인생 퍼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퍼즐>에서도 아이들은 친구들과 함께 퍼즐을 맞추어 나가면서 성장한다. 이 작품을 통해 각자의 인생 퍼즐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내 인생 퍼즐은 타자와 얼만큼이나 맞춰가고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 이경옥 동화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두 번째 짝을 출품해 당선됐다. 2019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됐다. 학생 독서지도 하면서 글을 쓰고 있으며, 전북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십이지 동물에 관한 역사자료와 고고미술자료를 중심으로 민속학, 인류학, 신화학, 문자학, 동물학 등에 이르는 방대한 자료를 검색하고 수집해, 이를 읽기 쉬운 형태로 체계화했습니다.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 12가지 동물로 이뤄진 십이지(十二支) 문화를 유라시아 문화 공통어로 재조명한 책이 나왔다. 전주 출신 민병훈 전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부 부장이 펴낸 <유라시아의 십이지 문화>(진인진). 민 전 부장은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 뿌리내린 십이지 문화가 인도베트남태국 등 동남아시아, 티베트와 몽골카자흐스탄 등 유목문화권과 서아시아, 이집트러시아 등 유럽 지역에서도 실생활과 밀착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십이지에 표현되어 있는 동물은 인간 생활의 발전과정과 밀접한 관련성을 지닌 것들이지만, 십이지 문화가 전개된 각 지역의 풍토적 조건 그리고 시대상황이나 종교 등 문화조건에 따라 인식 상에 큰 차이를 보입니다. 그렇지만 이들 십이지 동물의 속성에 빗대어 인간사회를 풍자하는 우화 등에는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시공을 초월한 공통의 시대정신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민 전 부장은 십이지 동물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 국내 역사나 설화 등에 국한된 민속자료로 점철되어 있는 점을 아쉽게 생각하고 유라시아의 십이지 관련 자료를 폭넓게 수집해 왔다. 책에는 십이지의 기원과 유라시아 각지의 십이지 문화, 쥐부터 돼지까지 각각 십이지에 얽힌 이야기가 600건이 넘은 컬라 도판과 함께 511쪽에 걸쳐 담겼다. 방대한 양의 십이지 도판자료는 저자가 유라시아 각지 학술조사 과정에서 촬영한 사진을 비롯해 구미 및 한중일에서 개최된 다양한 특별전시 도록에서 채록했다. 민 전 부장은 후기를 통해 2014년 정년 퇴임한 이후 기존 집필 내용을 대대적인 보완하고 새로 발굴한 자료들을 엮어 이번에 단행본으로 출간하게 됐다며 십이지 동물 이야기를 범 유라시아로 시야를 넓혀, 상상의 나래를 펴보는 것도 삶의 소소한 여유일듯싶다고 밝혔다. 중앙아시아사와 동서교섭사를 전공한 민 전 부장은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 국립청주박물관 관장,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부 부장 등을 지냈으며, <초원과 오아시스 문화 중앙아시아>, <실크로드와 한국문화> 등을 펴냈다.
인간 중심의 관계성에 대한 담론을 이끌어온 ㈔인본사회연구소(이사장 남송우, 이하 연구소)가 <인본세상> 13호를 펴냈다. 이번 호는 우리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사람다운 삶을 방해하는 환경적 요소와 일터의 조건들을 개선해 나가는 데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는 연구소의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한 변화의 출발선이기도 하다. 그 동안 단순한 소식지로 발간되었던 것을 일반 잡지로 등록하고, 정기간행물로 발간하게 됐다. 때문에 이번 호는 <인본세상>이 새롭게 거듭나는 창간호인 셈. 이미란 시인의 시 줄장미 피어오르는 저녁이 책 머리를 장식했다. 필리핀, 중국, 베트남 등 다국적 사랑의 징표가 국경이 사라진 푸른 허공에 연가를 띄우는 초여름 아파트 담장 밑이 그려진다. 기획특집으로는 다문화 사회의 현실과 과제를 살펴본다. 건강한 다문화 사회로의 진전을 위해 풀어가야 할 숙제들을 펼쳐놓았다. 이병수 교수의 세계화 국제화 다문화 시대의 미래와 과제, 배수경 씨의 2018년 전국다문화가족 실태조사 결과 발표를 보면서, 박효석 씨의 다문화 2세의 교육현실과 현장, 김곳 씨의 이주민통번역센터 링크 센터장을 만나다 4편의 글로 구성됐다. 남송우 이사장은 이번 특집이 다문화 사회로 진입한 우리 사회가 극복해 나가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를 성찰하고, 그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본세상>에서 가장 힘주어 강조한 인본이 본 세상 부문에는 사회 각 영역의 전문가들의 입장을 들어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 정치에 차재권 교수, 언론에 이상기 교수, 환경에 김해창 교수, 경제에 이재희 교수, 사회에 임창호 교수, 안전에 김유창 교수, 문화에 조봉권 문화부장 등이 각자 몸담고 있는 영역에서 세상을 바라본 이야기를 담았다. 이밖에도 현장 이슈, 청년의 눈으로 본 세상, 인본 추천 도서영화 등을 통해 일상에서 인본을 실천해 가기 위한 계기를 소개하고 있다.
구스타브 카유보트의 그림 작업복을 입은 남루한 사내의 뒷모습에서 선친의 뒷모습을 보았다. 대를 이은 나의 뒷모습이 초라하기 그지없다. 이준구 씨가 묻어둘 수 없는 나만의 추억을 되살리는 일이 내게는 큰 기쁨이었다는 말과 함께 수필집 <아버지의 뒷모습>(수필과비평사)을 펴냈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번 책은 죽음의 문턱을 경험한 후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들에게 남기는 유언과도 같다. 이번 책의 출간을 앞당긴 가장 큰 이유가 최근 겪은 심근경색과 갑작스런 출혈이기 때문이다. 사실, 포기했던 작가의 꿈을 되살린 것은 퇴직에 따른 공허감이었다. 지난 세월은 많은 인연을 남겼지만, 그만큼의 청춘도 가져갔다. 이번 책은 △아버지의 뒷모습 △연꽃처럼 △지게 철학 △세 권의 책 △개미와 메뚜기 △아름다운 길 등 총 6부로 나눠졌다. 이준구 씨는 지나온 삶이 허망하지 않도록 남은 삶을 사랑하고 싶다며 바닷가에서 몇 번이나 줍고 버렸던 조가비처럼 다시 주워 담은 생각을 펼쳐 보인다는 말로 자신의 삶이 녹아든 글 60여편을 엮었다. 가족에 대한 진심어린 사랑은 이 책의 뼈대가 됐다. 아들과 사위, 큰누이에게 닿길 바라는 속마음도 꾹꾹 눌러 담았다. 촛불시위와 대통령 탄핵 등 사회문제에 대한 비판과 세상에 대한 진지한 사유가 글 곳곳에 흐른다. 안도현 시인은 이 책에 실린 몇 편의 에세이를 읽고 글을 쓴 분이 상당한 고수라는 걸 단박에 느낄 수 있었다면서 저자가 호출하는 소소한 풍습과 가족사는 글을 읽는 우리의 역사가 된다고 전했다. 고창 출신인 이준구 씨는 동인지 신아문예의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전북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석사와 법학 박사를 마쳤으며 공무원과 금융기간 지점장으로 일했다. 전주상공회의소 20대 의원, 전주기전대학 사무처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법무법인에 재직 중이다. 1987년 전라예술제에서 새벽길로 장원에 이름을 올렸으며, 2017년 <대한문학> 봄호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북한 어린이들은 어떤 이야기를 즐겨 읽을까? 분단을 뛰어넘어 어린이들이 북한을 이해하는 첫걸음으로 우리가 몰랐던 북한 전래 동화 23편을 담은 책이 출간됐다. 박상재 작가가 쓰고, 서영경 작가가 그린 <어린이가 처음 만나는 북한 전래 동화>. 전래 동화는 오랜 세월 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옛이야기를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 형식으로 기록한 것으로, 한 편의 이야기마다 조상들의 기쁨과 슬픔, 재치와 슬기가 오롯이 담겨 있어 그 시대의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린이가 처음 만나는 북한 전래 동화>는 남북 화해와 평화의 시대를 맞아 어린이들이 북한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북한 지역에 널리 퍼져 있는 23편의 전래 동화를 모아 엮은 책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남북 어린이들이 마음을 열고 소통할 수 있는 북한의 전래 동화를 뽑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풀어썼다. 그동안 우리가 잘 몰랐던 북한의 옛이야기를 통해 한 민족의 정서를 함께 느껴 봄으로써 분단으로 인한 문화의 차이를 좁히고 북한 어린이들과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어 줄 것이다. 인물들의 감정을 생생하고 익살스럽게 표현한 그림이 이야기를 더욱 감칠맛 나게 만들어 준다. 우리가 잘 몰랐던 북한 전래 동화를 통해 남한과 북한이 문화와 정서를 함께하는 한민족임을 깨닫고 북한 어린이들과 소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장수 출신인 박상재 작가는 198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한국아동문학상과 방정환문학상, PEN문학상 등을 받았다. 오랫동안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고 제6차, 7차 국어 교과서 집필 심의위원, 한국교원대학교 겸임 교수 등을 지냈다. 지은 책으로 개미가 된 아이, 아름다운 철도원과 고양이 역장, 돼지는 잘못이 없어요 등이 있다. 서영경 작가는 대학에서 조형예술을 전공한 뒤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린 책으로 빛나는 미래를 꿈꾸는 어린이를 위한 다이아몬드, 행복한 자기 감정 표현 학교, 오총사 협회, 잘못 뽑은 반장, 도서관에서 사라진 아이들 등이 있다.
수정란부터 사람일까?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가 낙태 찬성론자들에게 벅찬 감동을 안겨주었다. 2012년 낙태죄 합헌 결정 후 7년 만에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 헌재가 정한 시일인 2020년 12월31일까지 개정안을 형법에 반영하지 않으면 낙태죄는 위헌으로 그 효력을 자동 상실하게 된다. 낙태죄는 66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운명에 놓였다. 하지만 임종식 작가의 신간 <낙태 논쟁>에서는 낙태 논란이 이대로 마침표를 찍은 것은 아니라 말한다. 물론 작가가 낙태 반대론자는 아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생각하게 한다. 작가는 책을 통해 가톨릭을 위시한 보수주의 진영의 주장을 평가함으로써 낙태와 사후피임약 논쟁의 표류를 끝낼 단초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난마처럼 얽힌 낙태 문제를 어디서 풀어야 하는지. 해법은 간단하다고 말한다. 어느 시점부터 태아가 생명권을 가지는지를 규명하면 된다는 것. 태아에게 생명권이 없음에도 여성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언어도단이기 때문이다. 이 물음을 놓고 보수주의, 절충주의, 자유주의 세 진영이 각축을 벌이는 이유이다. 낙태 문제가 문화, 사회, 인간학, 여성학, 보건 의학 등 전방위적 관점에서 조명되는 상황에서 이들 관점의 교차 선상에 놓인 문제라는 점에서 자연스러울 수 있다. 작가는 가임기의 여성과 사후피임약의 복용 여부를 놓고 혼선을 겪고 있는 여성에게 이 책을 권한다. 정책 결정자, 의사, 생명의료 윤리 관련 강좌를 수강하고 있는 학생, 딸을 둔 부모, 여자 형제가 있는 남성, 가임기의 아내를 둔 남편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수정란부터 사람이라는 교회 가르침의 설득력 여부를 확인하고 싶은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은 꼭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강조했다. 책 속에서 작가는 보수주의자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살펴보고, 반론과 재반론을 펼친다. 판단은 독자들의 몫이 되지 않을까.
소설 속 주인공의 대사와 독백, 상황 설명들이 내 귀로 전해진다. 눈으로 읽는 소설을 넘어, 보고 듣고 체험하는 소설 공연이 관객을 찾아간다. 전주시립극단이 제115회 기획공연으로 책 읽어주는 ♀♂를 마련했다. 이번 무대는 오는 9일부터 14일까지 전주시립예술단 다목적홀에서 진행되며, 평일은 오후 7시 30분, 주말에는 오후 4시에 진행된다. 낭독 공연이라는 장르를 통해 관객들은 소설 원작의 말맛과 글의 재미를 직접 듣고 보고 느끼며, 우리나라 현대 소설의 우수성과 작품성을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이번 낭독 공연은 전주시립극단이 올해 초 밝힌 브랜드 공연 완성 의지의 산물이다. 여름을 맞아 선보이는 낭독콘서트 공연은 시립극단 상임 단원 18명이 각각 6명씩 나눠 진행되며, 공연을 통한 극단 배우들의 화술과 화법 기량 증가도 꾀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3개 팀이 각각 다른 작품을 30~40분씩 낭독하는 순서로 진행되며 우리나라 근현대 문학 소설을 빈 무대에서 낭독 배우들이 편안하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펼쳐진다. 낭독 공연인 만큼 관객들의 집중을 위해 무대 장치도 최소화한다. 소극장 조명으로 배우의 몸과 얼굴을 비추는 기본 조명을 사용하고, 낭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약간의 음향 효과를 사용한다. 차분하고 편안한 낭독에서부터 익살스럽고 유쾌하기도 한 변화무쌍한 단원들의 매력을 통해 극단 마니아 관객층 형성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낯설지만 신선하게 다가올 이번 낭독공연에 오를 작품은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황선미 작가의 <마당을 나온 암탉>과 문순태 작가의 <생오지 뜸부기> 中 대 바람소리, 그리고 박완서 작가의 <우리들의 부자> 3편이다. 암탉 잎싹과 청둥오리 초록의 꿈과 자유를 향한 용감한 도전. 어리다는 건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 너두 이제 한 가지를 배웠구나. 같은 족속이라고 모두 사랑하는 건 아니란다. 중요한 건 서로를 이해하는 것! 그게 바로 사랑이야 대중으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던 황선미 작가의 <마당을 나온 암탉>이 염정숙 연출로 무대에 오른다. 단 30분을 마주친 노랑 점퍼 남자에게서 여든 생애 처음으로 설렘을 느낀 오동례 여사의 감정을 따뜻하게 펼쳐낸 문순태 작가의 <생오지 뜸부기> 중 대 바람 소리는 안대원 연출로 40분간 관객을 찾아간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사람들 내면의 속물근성과 허위의식을 신랄하게 까발린 박완서 작가의 <우리들의 부자>도 전춘근, 정경림, 국영숙 공동 연출 및 출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학교 동창생들이 동기 순복의 장애인 딸 혜나를 돕는 데 발 벗고 나서지만 정작 이들의 관심사는 자기만족과 공명심, 타인의 존경 어린 시선일 뿐. 특색 있는 세 작품을 낭독 공연으로 만날 기회다. 모든 공연은 선착순 무료이며, 나루컬쳐(www.naruculture.com)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문의 1522-6278.
전북과 깊은 인연, 거장 황석영 ‘금관문화훈장’ 수훈
시간과 존재의 숨결로 표현한 기도 형상
여산장학재단, 제5회 여산문화상 시상 및 장학증서 전달식 성황
'작지만 강한' 전북도립미술관의 반란
전주 MBC 특집다큐멘터리 ‘치유의 손길 생명을 잇다’
전북 민미협 30주년 기념전 ‘동학에서 빛의 혁명까지’
140년 만에 되살아난 ‘전라감영 접빈례’, 옛 외교의 품격을 잇다
부안여성작가 13명, 30일까지 제9회 단미회展 ‘Art Memory’
전주문화재단, 2025 이팝프렌즈 예술상 수상 후보자 공모
제3회 전북특별자치도 예술·관광상 공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