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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정촛불시문학상 수상 이춘호 시인 “자기 목소리 내는 작가 되겠다”

올해 석정촛불시문학상은 이춘호 시인이 수상했다. 시상식에서 이춘호 시인은 자기 목소리를 갖는 작가가 되겠다고 밝혔다. 서른 해 이상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문학의 끈을 한 번도 놓은 적 없는 시인. 그는 스무 살 객기로 시작했던 문학의 길이 숙명 같은 형벌인 것을 이제 와 깨닫게 됐다고 말한다. 당선작 도마는 온몸을 기꺼이 내어주고 평생을 칼 같은 세파에도 침묵으로 정갈하게 생을 갈무리하시는 우리의 다른 육신인 부모님을 생각하며 낸 작품. 그는 어느 날 덩그러니 버려진 도마를 보며 모든 삶이 도마를 닮지 않았나, 거기에는 우리네 부모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외길이지만 항상 신석정 선생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는 시인으로 남겠다고 다짐했다. 1명당 5편씩 응모한 촛불시문학상은 215명이 1075편을 응모했다. 예심위원들은 12명의 시 60편을 본심에 올렸고, 본심위원들이 이춘호 시인의 도마를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박찬선 심사위원은 이춘호 씨의 시 도마에 대해 빼어난 상상력과 언어미로 함축된 시적 기량을 흠잡을 데 없이 표상했다고 평했으며 최동호 심사위원은 이미지가 간결 명쾌하며 작품의 전체적인 언술 형태의 밀도나 완성도가 좋다고 말했다. 남원 출신인 이 시인은 월간 문학세계 신인상을 받고 시집 <그대 곁에 먼지로 남고 싶습니다>와 산문집 <내일의 태양은 오늘이 빚는다>를 썼다. 현재 한국교통안전공단 연구교수로 있다.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9.01 18:10

김병기 전북대 교수, ‘문자·문화·사회 알쏭달쏭함을 헤집다’ 출간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글, 쉬운 내용인 것 같지만 깊이가 있고, 무거울 것 같지만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나왔다. 김병기 전북대 중어중문과 교수가 펴낸 <문자문화사회 알쏭달쏭함을 헤집다>(어문학사). 이 책은 우리가 사용하는 말 가운데 그 뜻이나 유래가 알쏭달쏭한 말을 찾아 한자와 함께 명쾌하게 풀이하고, 그 말을 소재로 이 시대의 문화와 사회현상에 대한 비판적 칼럼을 덧붙여 엮은 글 모음이다. 칼럼은 김 교수가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경제일간지에 연재했던 글 중에서 188편을 골랐다. 혼술의 사회현상을 독작(獨酌)과 비교해 풀이하기도 하고, 기쁨(悅)과 즐거움(樂), 음용수(飮用水)와 음료수(飮料水), 해방(解放)과 광복(光復) 차이를 시원하게 설명해 주기도 한다. 분식회계, 명조체, 소주, 조현병 등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지만 그 유래를 모르는 말에 대해서도 설명을 붙였다. 책 서문에는 중국 명나라 말기, 당시 사회에 만연한 각종 비리를 척결하고자 노력한 동림당의 학자들이 쓴 글귀가 소개되어 있다. 바람소리, 빗소리, 책 읽는 소리, 소리마다 다 귀에 담고, 집안 일, 나라 일, 천하의 일, 일마다 모두 관심을 갖자(風聲雨聲讀書聲 聲聲入耳, 家事國事天下事 事事關心). 학자는 현실참여뿐 아니라, 학문을 깊이 연구하기 위해서도 세상의 모든 일에 관심을 갖고 넓게 살펴야 한다는 김 교수의 학문관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08.28 17:18

신비로운 북유럽 신화 이야기 쉽고 재미있게

오랫동안 신화를 연구하고 있는 김원익 (사)세계신화연구소 소장이 그림이 있는 옛이야기 시리즈 두 번째 책인 <그림이 있는 북유럽 신화>(지식서재)를 출간했다. 이 책은 한국출판 문화산업진흥원의 2019년 출판콘텐츠 창작지원사업 선정작으로 왕좌의 게임, 반지의 제왕, 토르, 어벤져스 등 현대 판타지물들이 뿌리를 두고 있는 북유럽 신화를 그림과 함께 소개한다. 김 소장이 원전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적인 문체로 쉽게 풀어 썼고, 18세기 필사본부터 19~20세기 초 유명 삽화가들의 작품 130여 점을 발굴해 컬러 도판으로 실었다. 책은 세계 창조 이야기, 판테온의 12주신, 신들의 모험 이야기, 빛의 화신 발데르와 어둠의 화신 로키, 세상을 몰락시킨 전쟁, 라그나뢰크, 뵐숭 가문과 니플룽 가문의 비극 등으로 구성됐다. 애꾸눈 신 오딘, 천둥의 신 토르, 전쟁터를 누비는 여전사들인 발키리아 등 마블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신과 영웅들 이야기가 흥미롭다. 특히 우리에게 황금만능주의를 경계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난쟁이 안드바리의 저주받은 반지 이야기는 눈여겨볼 만하다. 인간의 근원적 욕망과 그로 인한 파멸을 그리고 있는 이 이야기는 북유럽 신화의 또 다른 특징이기도 하다. 김 소장은 김제 출신으로 연세대 독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독일 마부르크 대학에서 수학했다. 현재 우석대, 홍익대 등에서 독문학, 독일어, 신화를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화, 세상에 답하다>, <신화, 인간을 말하다>, <신들의 전쟁>, <그림으로 보는 신들의 사랑>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08.28 17: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형미 시인 - 하기정 시집 ‘밤의 귀 낮의 입술’

언어에도 삶이 있다. 하기정의 시는 우리가 일상에서 꺼내 보이는 흔한 언어는 아니다. 약간은 주저하고 망설여지는, 쉽게 내뱉어지지 않는 언어들이다. 이를테면 통증, 비관론자, 증오, 불안, 징후 등. 입 밖으로 꺼내놓는 순간 사람들 간의 관계를 보편성에서 흩트리고, 불편하게 할 것만 같은 언어들. 한마디로 아웃사이더이면서 방외지사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하기정의 시집에서는 방외지사적인 그 언어들끼리 모여 만났다가 헤어지고, 또 만났다가 헤어지곤 하면서 저희들만의 영토를 구축한다. 당신의 심장과 무릎(?당신의 심장과 무릎과?)처럼 거리가 있고,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언어들끼리 만나 자연스럽지 않으면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내는 영토이다. 즉 전혀 만나질 수 없는 심장과 무릎이지만, 몸을 구부려 다리를 껴안음으로 해서 서로 닿을 수 있게 되는, 그런 원리인 것이다. 올 수 없는 것을 기다리며 근거도 없이 서성거리지만, 너도 그렇게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노라고(?가로등?), 아름답지 않음에서 아름다움을 싹트게 만드는 것이 시인이 시의 영토를 이룬 언어들의 특성이기도 하다. 잃을 것을 잊은 것에 대해 말하기 위해, 근원도 없이 뜨거워졌다 차가워지는 것들끼리 모인 언어들의 집합소라고 해야 할까. 아름다움과 폐허, 긍정과 부정 등 서로 상반된 형태 속에서, 그럼에도 우리로 하여금 긍정과 아름다움 편에 서게 만드는 힘은, 시인의 시적 완결성과 내면의 확장력 때문일 것이다. 그 영토 안의 언어들은 모두 귀와 입을 달고 있다. 그리고 귀가 있으되 들을 수 없는 귀를 가진 사람들에게, 너희는 귀가 없다고, 반면에 나의 말은 무겁(?감정의 소환 1?)다고 당당히 고하는 저 당당함. 하여 진정한 귀와 입을 가진 이들만이 눈이 부시고 아름다울 수 있음에 대하여,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음에 대하여 우리로 하여금 상기하게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하기정의 언어들은 낯선 세계에 들어와 그 세계에 관여하는 척하며, 스스로 귀와 입이 된다. 귀 없는 낙법을 상상해본 적 있니?라고 태연자약하게 되물으며 자신들의 존재를 확고히 하기에까지 이른다. 심지어는 사람인 척 변명을 하는 능청스러움도 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너도 그렇게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노라고, 내게서 도망치는 것들은 얼마나 아름다운지!에 대해 필사적으로 피력한다. 재미있는 것은 그녀의 시를 대할 때는 조금은 삐딱하고 엉뚱한 성품을 가지고 있는 언어들에게 밉보여서는 안 된다는 조심성을 가지게 만든다는 것. 자칫 잘못했다가는 언어에 닿기도 전 삼진 아웃 나가리가 될 수도 있다. 우린 왜 자꾸 들어본 적이 없는 소리에만 / 깊은 우물을 파는지 스스로 자문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하기정은 전혀 시적이지 않은 단어들을 시어 화(化) 하는 데 탁월한 재주가 있다. 쌍방울메리야스, 개구멍, 테트리스, 권투선수, 배뇨습관, 의류수거함 등. 즉 서정성과는 거리가 먼 단어들을 끌어와 낯설고 위험한 세계를 만들어간다. 그 세계가 하기정의 언어들이 만든 영토의 생태인 것이다. 그러나 사실 그녀가 구사하는 언어들은 낯설지만 위험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바꾸어 말하면 위험하게 느껴지지 않기에 낯설지 않다. 역시나 끝까지 그녀의 내면에서아름다움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상투적으로 살아져도 용도가 다양해서 / 습관적으로 내게 와서 모두 수리되었(?도구적 인간?)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또한 그것은 마치 좀더 오랫동안 우리를 따라다니며 여전히 발랄하고 재치 있는, 생소하고 상큼한 질문들을 종알거리겠다는 투로 들리기도 한다. 이 세상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살 만한 가치가 있고, 아름답다는 것을 피력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하여 나 또한 그렇게나마 그녀의 목소리를 두고두고 들을 수 있기를, 이봐, 거기 너! // 친절한 학년주임 선생처럼 / 상냥하게(?희망?)그녀를, 그녀를 따르는 언어들의 영토를 간섭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밤의 귀 낮의 입술>은, 한 마음이 마음을 건너는 일(?두 손?)이기에 더욱 소중하고 귀하게 우리의 가슴에 남을 만한 시집이다. * 김형미 시인은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2003년 <문학사상>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산 밖의 산으로 가는 길>, <오동꽃 피기 전>, <사랑할 게 딱 하나만 있어라>, 그림에세이 <누에>, <모악산> 등이 있다. 불꽃문학상, 서울문학상, 한국문학예술상, 목정청년예술상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08.28 17:16

[신간] 신아출판사 기획 최진환 장편소설 ‘파란 불꽃의 형사’

스릴러를 표방하는 신예작가 최진환의 신작 <파란 불꽃의 형사>(신아출판사)가 출간됐다. 내러티브 전개를 박진감이 넘치고 판타지적 요소까지 가미돼 있어 장르 소설로서의 미덕을 충분히 구현시킨 작품. 흡인력 넘치는 스토리부터 매우 인상적이다. 시한부 삶을 사는 형사. 그에게는 숨길 수밖에 없는 큰 비밀이 몸속에 감춰져 있다. 가족과도 왕래할 수 없다. 어느 날 가족이 너무나 참혹하게 몰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것을 발단으로 형사는 복수를 다짐하며 몸속에 봉인돼 있던 파란 불꽃을 발화시킨다. 작중 전개는 누아르 적 분위기와 하드보일드 문체로 긴박감을 고양시킨다. 그뿐만 아니라 히어로가 복수의 갈등 속에서 번민하는 모습에 화자의 시점이 맞춰진 것이나, 초능력이란 판타지에 현실성을 깊이 부여해 작품의 문학성을 힘껏 끌어올린 것 또한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장르 소설이 가지는 엔터테인먼트적 요소에 충분히 집중하면서도, 사회적 비판의 시각을 작품 곳곳에 예리하게 장착한 것은 작가의 작품세계가 그만큼 크고 깊다는 방증. 히어로를 쫓는 강력계 형사 상호의 시점에 따라, 사회에 만연한 강력범죄의 양상과 법적 처벌의 수위에 대해 일선 형사가 가지는 고민을 피력하는 부분은 요즘 한국사회의 범죄를 바라보는 일반 대중의 정서를 대변하기도 한다. 그래서 작중 상호의 형사, 정말 지랄 같네.라는 자조적인 한마디는 독자의 마음에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히어로 현수의 개인이 감행하는 복수에 대한 고민과 이를 막으려는 상호의 공적 입장이 부딪히는 마지막 부분의 대결은 이 작품 <파란 불꽃의 형사>의 가장 강렬한 백미. 시종일관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펼쳐진다. 절대 악으로 상정된 캐릭터의 지난 이야기가 긴장을 극에 달하게 만든다.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8.28 17:10

[신간] 어른을 위한 성장소설 ‘질라래비 훨훨’

한국 육아전통문화 단동10훈 가운데 하나인 질라래비 훨훨. 쥐암쥐암 도리도리 짝짝궁짝짝궁 처럼, 아이의 양팔을 벌려 잡고 새처럼 춤추며 질라래비 훨훨~ 질라래비 훨훨~하며 건강하게 자라나 맘껏 꿈을 펼치라는 뜻을 담고 있다. 김종록이 쓰고 은섬이 그린 동명의 소설 <질라래비 훨훨>은 어른을 위한 그림동화이자 성장소설이다. 이 책에서는 생존적 가치관에서 자기 표현적 가치관으로. 탈물질주의탈산업화를 노래하는 어린 춤꾼 이야기를 통해 아이에게뿐 아니라 어른들에게 잊혔던 꿈과 이야기를 전한다. 히말라야산맥을 넘나드는 쇠재두루미는 인간의 오랜 친구다. 전설의 비행 고수 가문에서 태어난 용골돌기 발달장애 소녀는 지혜롭게 늙어가는 할머니와 아주 특별한 인생 여행을 떠난다. 생태와 환경을 중시하고 탈물질주의탈산업화를 추구하며 자기 표현적 가치관을 묻는 교양소설이다. 한국학에 정통한 인문학자 김종록 작가의 여행 경험과 철학이 배어있다. 김종록 작가는 생태적 삶을 실천하는 작가이자 인문학자다. 이십 대 때부터 만주벌판과 바이칼, 알타이, 카일라스, 히말라야를 여행하며 한국학 문화콘텐츠 작업을 해왔다. 금척, 장영실은 하늘을 보았다, 바이칼, 소설 풍수, 붓다의 십자가, 근대를 산책하다,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 한국문화대탐사, 현장 인문학 등 다수의 소설과 인문학 책을 썼다. 성균관대 대학원 한국철학과를 졸업했으며 문화국가연구소 대표로 있다.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8.28 17:10

[신간] 전주 예수병원 설립자 마티 잉골드의 ‘불꽃 같은 삶’

1897년, 미국남장로교 선교부에서 한국 전주로 파송한 푸른 눈의 의사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마티 잉골드. 그는 30세 여성의 몸으로 전주 서문 밖 은송리에 초가 진료소를 세우고 가난한 환자를 지극정성으로 돌봤다. 그의 뜨거웠던 열정이 담긴 일기와 기고문, 관련 자료를 번역한 책이 나왔다. 전주 예수병원(병원장 김철승)은 병원 개원 121주년을 맞아 <예수병원 설립자 마티 잉골드 일기>를 펴내고 그의 생애를 재조명했다. 한강 이남 최초의 여의사라고 불리는 마티 잉골드는 28년간 한국에 머무르며 의료선교사, 전도사, 근대적 교사, 문서선교 등 다양한 역할을 감당했다. 1925년 58세의 나이로 한국에서의 모든 사역을 마친 그는 미국으로 돌아갔고 1962년 10월 29일 95세의 일기로 눈을 감을 때까지 한국 선교활동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였다.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 마티 잉골드는 송별사를 통해 언제나 이기적이지 않게 저를 도우시고 제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줄 수 있게 하소서라는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한국어 공부, 예수병원 초가 진료소, 추수감사절, 성탄절, 설날, 한국가정방문, 전도여행, 잔치 등 한국 전주에서의 일상이 슬라이드쇼를 보듯 펼쳐진다. 마티 잉골드가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 덕분일까. 모든 것이 낯선 한국 땅, 그중에서도 전주에 정착해 의료와 선교활동을 펼쳤던 그의 시간에 점점 빠져든다. 1898년 진료를 시작한 마티 잉골드는 자신이 진료한 환자들의 이야기도 상세하게 기록했다. 덕분에 이 책에도 1899년부터 1904년의 진료기록이 담겼다. 가까운 군산에도 종종 들러 다른 의료선교사와 만나 약을 얻거나 처방법을 배워오기도 했다. 주일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일과 전주에서 세례를 받은 사람들과 성경학교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도 상세하게 적었다. 그의 한글 필체와 당시 선교사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함께 실려 당시 전주의 풍경을 짐작하게 한다. 이 책에는 마티 잉골드를 소개한 신문기사와 잉골드의 초급 교리 문답을 비롯해 미국 볼티모어 의대 자료, 미국 록힐제일장로 교회 자료 등 쉽게 찾기 어려운 자료도 수록했다. 김철승 예수병원장은 가난한 천년 고도 전주 땅에서 주가 명하신 사명 하나로 동행하며 전 생애를 바쳐 헌신한 모든 순간이 진가의 사랑이었다면서 예수병원의 첫사랑 마티 잉골드의 뜨거운 삶이 고스란히 담긴 아름다운 기록을 번역 출판하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8.28 17:10

계간 ‘문예연구’, 전국계간문예지 전주축제 연다

지역문예지는 그 지역의 문화를 담아내는 그릇이며, 그 지역의 문화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이자 문화 창달의 기수입니다. 계간 <문예연구>가 창간 25년, 통권 100호를 기념해 2019 제21회 전국계간문예지 전주축제를 연다. 24일 오후 3시 전주 노블레스웨딩홀 3층 컨벤션홀. 문예연구사와 한국문예연구문학회가 주최하고 전국계간문예지편집인회의가 주관하는 이날 축제에는 전국 7대 지역문예지 편집자와 지역 문인 등 20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문예지는 전북 문예연구를 비롯해 제주 다층, 인천 리토피아, 광주 시와사람, 대전 시와정신, 서울 미네르바열린시학 등이 참여한다. 왜 지역문학은 일반인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는가. 이날 참석자들은 지역문학을 진단하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한다. 지역문예지로서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전국 지역문예지와의 연대를 통해 문학적 현안을 담론화하고, 지역문학의 활로를 찾는 자리. 각 문예지 편집자와 출신 작가들이 서로 소통하며, 문학을 통해 지역의 벽을 넘는 축제로 그 의미가 크다. 특히 이번 전주축제는 꽃심의 온고을, 천년의 생각을 빚다를 주제로 가장 한국적인 전통과 문화를 갖춘 전주의 문학적 자산을 확인하고 공감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행사는 우도농악보존회의 판굿을 시작으로 이종호 문예연구 편집장의 경과보고, 서정환 문예연구 발행인의 대회사와 문화예술공연팀 예원의 시극, 윤흥길 작가의 문학강연, 전국지역문예지 대동 한마당 등이 진행된다. <문예연구> 관계자는 지역문학의 발전은 문인들의 노력으로만 가능한게 아니다. 보다 적극적인 문학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 단체와 독자들의 성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지역문학의 주체들이 모여 남의 탓만 하는 소극적 자세보다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계간문예지편집자회의는 지난 1999년 전국에서 발간되는 문예지 7개사의 편집자들이 모여 지역문학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모임을 결성됐다. 한국문학이 중앙 집중화 경향의 문학 현상에서 벗어나, 지역 개념으로서의 문학적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힘을 모아왔다. 제주에서 제1회 편집자대회를 개최한 이후 매년 각 회원사의 거점 도시에서 전국계간문예지축제를 열고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08.21 17:51

이강길 시인 첫 시집 ‘야생으로 돌아간 고양이’

주상복합건물 앞에 / 고양이 한 마리가 두리번거린다. // 찢어진 청바지 입은 청년에게 / 바짝 다가선다. // 지평선을 넘어온 거인이 / 도시 한쪽 귀퉁이를 베어 문다.- 시인의 말 전문. 늦깎이 시인 이강길 작가가 첫 시집 <야생으로 돌아간 고양이>(리토피아)를 펴냈다. 시집에는 이 시인이 나이 쉰을 앞두고 문단에 나온 이후 틈틈이 쓴 시 75편을 4부에 걸쳐 담아냈다. 눈길을 모으는 작품은 이 시인이 LH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으로 근무하며 주요 국책사업 현장에서 일한 경험을 살린 연작시다. 30여 년 건설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은 감상을 섬세한 기법으로 표현한 작품들로, 독자에게 잔잔한 여운을 안겨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개성공단 조성 업무를 담당할 당시 방북 협의 과정에서 만났던 북녘 사람들과 북녘 산하에 대한 연작시 9편은 민족의 숙원인 남북통일에 앞서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넌즈시 묻는다. 이밖에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도시 공동화 현상, 반려견, 혼밥 등 현대인의 아픔을 그린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유강희 시인은 이강길 시인은 일상에 매몰되지 않고 일상을 되짚는 방식으로 시를 일구어 낸다며 그의 시는 일상의 일상을 복원하는 시라고 말할 수 있다고 평했다. 임실 출신인 이 시인은 현재 LH 한국토지주택공사 전북본부에 재직하고 있다. 인천남동공단, 개성공단, 동탄신도시 조성 등 주요 국책사업 현장에서 일했다. 2010년 <문학광장> 신인문학상 수상을 받아 등단했다. 전북작가회의, 지평선시동인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08.21 17:51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문신 시인 - 박형진 시집 ‘밥값도 못 하면서 무슨 짓이람’

모항에 저녁 내리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는가? 이런 물음에 저녁에도 소리가 있는지, 저녁은 내리는 것인지 되물을 법도 하다. 그러면 또 이렇게 말해줄 수 있으리라. 저녁은 하늘이 세 뼘쯤 가라앉는 순간이고, 그 순간에 하늘 그늘이 성큼 우리의 이마를 내리누르게 되고, 하늘 그늘과 우리 이마가 서로 닿는 순간, 귀썰미 밝은 사람들에게는 저녁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는 것을. 오래 전, 노을 붉게 드리우던 날 모항에서 들었던 그 소리를 거의 십년 만에 다시 듣게 되었다. 박형진 시인이 보내온 시집 <밥값도 못 하면서 무슨 짓이람>을 읽다 보면, 매일 저녁 그 빛과 무늬를 달리하는 모항의 저녁과 만나게 된다. 모항의 저녁은 이렇게 한 편의 시로 내린다. 이를테면 이런 소리다. 저 꽃을 찢지 마라-//저 꽃을 찢지 마라-(시로 쓴 농사 일기 8).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시인은 바람에게 이렇게 부탁한다. 간절하게 그리고 엄중하게. 이러한 시인의 목소리를 저녁의 소리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박형진 시인의 시에는 우리 이마를 때리는 저녁의 울림이 있기 때문이다. 고추밭에서, 양파밭에서 또 무논에서 고단한 농사일을 마치고 돌아온 저녁, 시인에게는 또 일궈야 할 시밭이 펼쳐진다. 시집 <밥값도 못 하면서 무슨 짓이람>은 그가 저녁마다 일구어 놓은 시밭이다. 그래서일까? 이 시집은 아침이나 한낮이 아니라 저물녘에 한 편씩 읽어야 한다. 그 이유는 대부분이 시에 그 시의 창작배경이라고 해도 좋을 저녁의 일기가 붙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시집은 시집일 뿐만 아니라 시인의 집이기도 하다. 시인의 집에 내리는 저녁은 콩씨콩씨콩씨(시로 지은 농사 일기 14) 이런 소리였다가 빠지직빠지직/오랫동안 타는 땀방울 소리였다가 드윽 득득 드윽 득득(시로 지은 농사 일기 23) 긁어대는 소리였다가 부우허어엉 웃는(시로 쓴 농사 일기 36) 소리이기도 하다. 박형진 시인은 농사일이나 시 쓰는 일이나 지수굿하게 받아들이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안다. 포옥 곰삭은 된장에 박아/한철 궁합을 맞추면/그제야 서로 내손질(시로 쓴 농사 일기 33) 내는 일이 그의 생업이고 시업이다. 한 권의 시집이 세상을 바꾸는 시대는 지나갔지만, 한 편의 시는 어느 하루의 저녁에 깊은 울림을 새겨놓는다. 박형진 시인의 시집 <밥값도 못 하면서 무슨 짓이람>은 우리의 저녁을 시의 울림으로 귀 기울이게 한다. 오늘부터는 날마다 저녁 내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 문신 시인은 2004년 전북일보와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와 문학평론이 각각 당선되어 다방면에서 글쓰기를 해오고 있다. 그동안 시집 <물가죽 북>, <곁을 주는 일>과 문학연구서 <현대시의 창작 방법과 교육>을 냈으며, 지금은 <문예연구>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08.21 17:48

[신간] 김학 수필가, 기행 수필집 ‘지구촌 여행기’ 펴내

날마다 거실 탁자 위에 놓인 둥근 지구의를 보며 나라 밖의 세상을 생각하곤 했다는 김학 수필가가 자신의 발자국이 찍힌 세계 나라에 다녀온 감상을 엮은 수필집 <지구촌여행기>(수필과비평사)를 펴냈다. 이 책에는 백인이 사는 나라, 황인이 사는 나라, 흑인이 사는 나라 등 인종도 문화도 다양한 10여 개국을 다녀온 기행문이 수록됐다. 미국 샌디에이고필라델피아, 동유럽, 아프리카 세네갈, 중국 텐진북경, 일본 홋카이도, 뉴질랜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호치민하롱베이, 캐나다, 싱가포르, 태국 미얀마라오스, 북한 등 13개 나라로 나눠 각 나라의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에 대해 상세히 적었다. 각 나라와 도시의 역사와 문화적 배경에 대한 설명은 이 기행문에 깊이를 더해준다. 흡사 능숙한 여행 가이드와 함께 세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기분도 든다. 우리나라와 사뭇 다른 세계 각국의 생활 환경과 도시 풍경이 현지에 가지 않아도 눈앞에 그려지는 듯하다. 김학 수필가는 해외여행을 다녀와서 기행문을 쓸 때마다 최남선, 이광수, 정비석 같은 유명 작가들이 이 시대를 살면서 지구촌을 누비고 세계여행기를 썼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곤 한다며 앞으로 꿈이 있다면 한반도가 평화지대가 되어 남과 북을 자유로이 오갈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렇게 되는 날, 나는 내 승용차를 몰고 북녘땅의 명승고적을 두루두루 돌아보며 또 한 권의 기행수필집을 엮고 싶다는 염원도 빼놓지 않았다. 임실 출신인 김학 수필가는 전북대 사학과를 졸업한 후 전주해성중고 교사와 서해방송 프로듀서, KBS 전주방송총국 편성부장을 지냈다. 현재는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전담 교수를 맡아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8.21 17:43

[신간] 자기 발로 찾아가는 길, ‘나를 찾아서’

지난 2000년 창립한 전라북도장애인문학회(회장 윤규열)가 2010년 발간을 시작한 <나를 찾아서>가 13번째 이야기를 전한다. 전북장애인문학회는 그간 정신장애인과 그 후원자를 위한 문학생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며 장애인 자존감 향상과 사회통합을 위한 활동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문학수업을 비롯해 문학기행, 백일장, 시화전에 이르기까지 문학과 관련한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장애인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번 책을 펴내는 데 앞장선 윤규열 회장은 매년 5월이 되면 문학회에서 A3 사이즈의 원고지를 분배하는데 작품을 만드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재능과 노력, 이상과 정열 등 마음 깊은 곳의 고요함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설령 내가 뜻하는 장소에 이미 누군가의 발자국이 있다 해도, 자기 발로 길을 찾는 것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결론은 누가 뭘 써도 상관없다는 다짐이었다. 그렇게 삶의 향기와 주변에 대한 사랑이 담긴 글 70여편이 한 책으로 엮였다. 꽃이나 봄, 꿈, 희망, 가족, 어머니로 그려지는 밝은 심성이 크게 와 닿는다. 짧은 기행문 형식의 나들이 일기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 무엇인지 느끼게 한다. 쉽게 스쳐지나갈 법한 주변의 작은 아름다움을 하나하나 발견하다보면 어느새 입가에 미소가 피어오른다. 이 순간 누가 뭘 써도 상관없다는 윤규열 회장의 말이 충분히 이해된다. 한편, 윤규열 회장은 다수의 소설집과 장편소설을 집필한 소설가이기도 하다. 제3회 허균문학상 수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천강문학상, 전북해양문학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도 신작 장편소설 <민중을 이끄는 마리안느>(개미)를 펴냈다. 낚싯줄이 엉키듯 어수선한 일이 많고 수많은 적폐로 멍든 우리 사회는 소설가에게 펜을 들게 했다. 사회에 대한 저항이 시작되고 시간이 갈수록 그 저항이 커져만 가는 상황, 소설가는 역사의 한 장이었던 해방에서 답을 구한다. 한때 적폐였던 반민족 행위자를 처단하려던 그때처럼 돌아가지 않을지 서늘한 느낌을 감출 수 없다. 윤규열 소설가는 소설집 <가을 망둥어>, <군산 녹색 그 바다>, 장편 소설 <스터리 스터리 나잇>, <키큰 미루나무>, <너의 흔들의자>, <철화매화문벽개각>, <내 마음의 강물>, <둥근 울타리> 등을 출간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8.21 17:43

[신간] 수필과비평작가회의 ‘수필과 비평’ 214호 발간

한국수필 본연의 문학적 아름다움과 위상을 밝혀가는 월간 문예지 <수필과비평>이 제214호를 발간했다. 이번 호에서는 제14회 황의순문학상과 제19회 수필과비평문학상, 신인상 당선작에 대한 소식도 전한다. 시상식은 오는 24~25일 유성 라온컨벤션호텔에서 열린다. 이날 행사에서는 수필문학 세미나와 최학 소설가의 문학강연 수필문학과 서사양식을 비롯해 한밭수목원 문학기행 등을 진행한다. 황의순문학상 수상자는 고연숙 수필가로, 자연친화적인 상상력과 아름다운 세상을 염원하는 생태주의적 문학관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수상작 <아름다운 뒷모습>에는 성냄, 어리석음, 탐욕, 번뇌가 사라진 아름다운 모습을 지닌다는 것과 자신이 떠난 자리에서 아름다운 뒷모습으로 남는다는 것에 대해 어렵지만 필요한 일임을 되새긴다. 고연숙 수필가는 "글 읽기와 글 쓰기는 제 인생에 조금이라도 더 밝은 빛을 가져오기 위한 힘든 과정의 일부이며, 삶의 가장 큰 고통이자 희열이다. 앞으로 더 좋은 글로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필과비평문학상은 <물위에 쓴 편지> 이용미, <지느러미의 여유> 박숙자, <그곳엔 물레방아집은 없었네> 김재환 수필가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사유와 통찰이 돋보이는 수필로, 철학성이 돋보이는 수필로, 거침없는 이야기 솜씨로 각각 주목을 받았다. 제214호 신인상 당선작 네편도 소개한다. 양문선 <시간의 정원>, 유병덕 <명함인생>, 임영란 <꽃 진 자리>, 최아영 <굽>의 심사평과 당선소감도 게재했다. 기획연재 지금, 여기의 여성 서사들 두 번째 편으로 최은영 군산대 외래교수의 글 왜 여성은 귀신이 되어 복수해야만 할까?를 실었다. 최은영 교수는 여귀(女鬼)를 다룬 한국 공포영화 월하의 공동묘지와 여곡성에 이르는 여성 서사를 통해 잃어버린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심도 있게 분석해냈다. 연재 철학으로 풀어보는 내 맘대로 세계사 19번째 이야기로는 묵은 질문- 일본에게 역사를 묻다 ? 오다 노부나가부터 이토 히로부미까지가 실려 최근 한일간 촉발된 갈등을 진지하게 고민해 성숙한 의식을 공유해야 한다는 의식을 깨운다. 이밖에도 다시 읽는 이 달의 문제작으로 김정화 <눈이 부시게>, 강미랑 <씨간장>, 서연실 <그대가 그립다> 등 세 편을 소개하고 문제작 작품론으로 박양근 문화전승을 위한 수필화자의 담론을 실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8.21 17:43

제25회 열린시문학상에 백봉기 시인

백봉기 시인 열린시문학상 운영위원회(위원장 이재숙)가 주최하는 제25회 열린시문학상에 백봉기(74) 시인이 선정됐다. 열린시문학상은 1989년 창립해 전북 최초로 시 창작 교실을 개설하고 운영해 온 열린시문학회가 제정한 상이다. 전북일보, 조선일보, 한국일보 등 국내 10개 신문사의 신춘문예 당선 회원과 문예연구, 월간문학, 한국문학예술 등 문예지에서 선정한 회원 중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올해 심사는 전선자송재옥서영숙 시인이 맡았다. 심사위원장인 전선자 시인은 백봉기 시인은 그동안 시집 <신의 눈물>, 산문집 <억새풀을 헤치며>, <억새꽃 저 바람 속에>와 여행 산문집 <기억보다 아름다운 그 곳>, <낯선 바람의 땅> 등 세계여행 체험을 통해 자연 산천의 특별한 점을 발견코자 온몸과 정신을 투자한 시인이라며 그처럼 치열한 삶의 자세와 태도, 문학 정신에 집중하는 에너지 발산은 가히 모범적인 개성미라고 칭송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부안 출생인 백 시인은 전북대 농과대학, 동 대학원을 수료했으며, 지난 2009년 한국문학예술 신인상에 시가 당선돼 문단에 데뷔했다. 전북시인협회, 열린시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농협중앙회 진안, 고창 부안 지부장을 역임하고 정년퇴임했다. 시상식은 오는 9월 5일 오전 11시 전북문학관에서 열린다.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8.20 18:17

남원 출신 박철영 시인, 시집 '꽃을 전정하다' 출간

박철영 시인 남원 출신의 박철영 시인이 새 시집 <꽃을 전정하다>(시산맥사)를 출간했다. 해 뜨고 해 저무는 일상처럼 스스로 어둠으로 스며들었다가 여명처럼 깨어나는 문장으로 가득하면 좋겠다는 시인의 말처럼 이번 시집에는 뜨거운 삶의 땀방울이 오롯이 담겼다. 특히 노동현장의 생생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용접공 조 반장 철야기, 철근쟁이 김씨, 13명의 전사, 철야, 노동자 생산성 향상 보고서에는 신성한 노동의 가치에 대해 자문하게 한다. 시인은 소녀상에 담긴 14살 소녀의 꿈, 못다 핀 세월의 깊은 상처를 어루만진다. 정소운, 경남 하동 악양 입석리에 살던 14세 소녀는 일제의 놋쇠 공출에 협조하지 않아 주재소에 갇힌 아버지를 풀어준다는 감언에 속아 부산을 거쳐 중국과 사이공 인도네시아 전선에 위안부로 끌려갔다. 4부에 실린 시 14살 소녀상, 당신에서 박 시인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위로받고 일제의 사죄 당당하게 받아 죽어서라도 눈물 거두고 싶다며 혼백이 돼 고향으로 돌아온 아픈 영혼을 위로한다. 이번 시집 <꽃을 전정하다>에서 박철영 시인은 산길을 지나 진정한 자기 자신을 만나고, 고단한 노가다 노동자가 되어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며, 일본군 위안부가 되어 상처를 보듬지 않는 국가의 부끄러운 민낯을 접한다. 해설을 쓴 이송희 시인은 진정한 내가 되어보고, 또한 진정한 타인이 되어보는 것은 사랑을 실천하고자 하는 첫걸음이라면서 박철영 시인은 역지사지와 상대방이 되어봄의 미덕을 다시 떠올려 사랑을 실천하는 반듯한 길을 걷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박철영 시인은 남원 식정리에서 태어났으며 한국방송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2002년 현대시문학 시 부문과 2016년 인간과 문학 평론 부문으로 각각 등단했다. 저서로는 시집 <비 오는 날이면 빗방울로 다시 일어서고 싶다>, <월선리의 달>가 산문집 <식정리1961>이 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회원과 숲속시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8.14 20:41

표현문학회 통권 72호 발간… 한국문학 정체성 밝혀

표현문학회가 <표현> 제72호를 발간했다. 특히 이번 호에서는 한국 문학관에 모시는 시혼(詩魂)을 특집으로 엮으며 한국 문학의 정체성을 밝혔다는 평을 받는다. 한국을 대표하는 문학관의 기명 작품과 문학관에 몸을 담은 이들의 작품을 함께 실으며 한층 높은 품격을 보였다. 박목월 시인을 기리기 위한 동리 목월 문학관에서는 정민호 관장이 어느 시인의 묘비를 써냈고, 석정문학관에서는 정군수 관장이 동진강을 담아냈다. 월하 이태극 문학관에서는 조규영 관장이 눈금 없는 저울을, 길나현 실장이 술 마시는 고구마를 게재했다. 이육사 문학관은 학예담당인 김균탁 시인이 어매꽃을 수록하며 기념비적인 기획이라는 평이다. 이어지는 특집에서는 김형영, 박이도, 서정윤, 이운룡, 허형만 등 원로 시인들의 신작 시 절편을 선별해 내놨다. 편집후기에서 시집이 발간된 후 이에 따른 3편씩의 전재이므로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봤다. 또한 특별 초대 평론 부문에서는 문학평론가 전정구의 작품을 담아냈고, 노령의 710호 병실, 윤영근의 저승달을 특별초대로 실으며 문예지의 위상을 높였다. 유명 작가들의 작품 게재와 동 편을 함께 구성해 보다 풍부한 문예지를 만들어냈다. 특히 이번 호부터는 편집위원이 바뀌었는데, 장르별 인배와 그 특질을 살리려는 의도다. 표현문학회 소재호 회장은 표현문학은 모든 형과 상을 담아낸다는 의미라며 각양의 소리와 각색의 정신을 잘 챙기고 담아서 이를 보고 듣는 현자에게, 감관하고 관찰하는 독자에게 민낯으로 공여하겠다고 말했다. 표현문학회는 1970년 12월 31일 창간돼 약 50년간 활동해 온 단체로 전북 문예 계간지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있다.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8.14 20:41

이병호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과장 '백제 왕도 익산, 그 미완의 꿈' 출간

마를 캐던 백제의 흙수저 총각 서동과 신라의 금수저 처녀 선화공주 사이의 가짜 뉴스가 오작교로 이어진 설화의 도시. 유네스코 세계역사유산으로 등재된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이 있는 역사의 도시. 백제가 도달한 고대왕국의 위용과 역사 문화경관이 가장 잘 남아 있는 왕도. 모두 익산을 가리키는 말이다. 최근 이병호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과장이 펴낸 <백제 왕도 익산, 그 미완의 꿈>(책과함께)을 보면 천년 고도 익산의 오래된 미래가 한 눈에 펼쳐진다. 100년 전 익산은 어떻게 발견되었으며, 그 후 고도 익산과 왕도 익산이라는 역사상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깃거리가 가득하다. 이 책에는 일본인 관학자들에 의해 익산의 근대적 문화재 조사가 처음 시작된 1910년부터 익산 미륵사지석탑 보수정비 준공식이 열린 2019년 현재를 아우르며 익산의 주요 유적과 그곳에서 출토된 문화유산의 역사적 의미를 살펴보고 백제를 품은 익산을 대면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또 대중에게는 낯선 고도 익산과 왕도 익산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알아보고 이를 기반으로 한 역사도시 익산의 오래된 미래를 그려본다. 120컷에 이르는 익산의 백제 유적과 유물, 발굴 현장 사진, 도면 등을 함께 실어 익산의 백제문화유산이 가진 고고학적미술사학적 맥락을 시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왕궁리유적, 제석사지, 미륵사지, 쌍릉을 둘러싼 다채로운 층위의 이야기들은 왕도이자 역사도시인 익산을 이해하고 도시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쓴 이병호 씨는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과장으로 있다. 1998년 국립중앙박물관에 입사해 고고부, 역사부, 부여박물관 등에서 학예연구사와 학예연구관으로 근무했다. 2015년 말부터 2019년 2월 말까지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장을 지내면서 익산지역의 백제 유적과 유물에 관한 조사연구전시를 비롯해 국립익산박물관 건립 사업 등을 이끌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8.14 20:41

진안 출신 문화사학자 신정일 첫 시집 '꽃의 자술서' 펴내

문화사학자 신정일 길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절망감에 몸서리치다가 길을 찾고서야 길만 있어도 행복하다고 여기던 그 순간을, 비로소 시(詩)로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안 출신 문화사학자 신정일 씨가 첫 시집 <꽃의 자술서>(도서출판 작가)를 펴내며 시인으로서의 출발선 앞에 섰다. 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 이사장을 맡고 있는 신정일 시인은 언제부턴가 묵묵히 산을 오르고 강과 우리나라의 옛길을 올랐다. 도보여행가의 책무를 다하고 싶었던 이유일까. 그는 산과 강을 걷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자신의 생각을 줄기차게 글로 담아냈다. 길을 걷다가 무심코 만나는 어떤 생각이나 사물을 통해 섬광처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다가온 생각의 실체를 찾기 위해서 글을 썼습니다. 이 책은 총 4부로 나눠져 65편의 시를 수록했다. 길을 시의 행간처럼 걷고 또 걸으며 만행을 자처했을 시인의 발걸음이 그려진다. 길 위의 인생을 살아온 길의 시인은 시편마다 자신의 생과 인생역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표제시 꽃의 자술서에도 그리운 사람들, 가난, 배고픔으로 보여지는 절절한 고독과 해답 없는 질문들이 화두처럼 짙게 배어 있다. 도종환 시인은 신정일 시인을 두고 이 땅의 산천이 길이자 책이었고, 길에서 만난 모든 사람과 사물이 나의 스승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신정일 시인에게 산과 강, 그리고 길은 이 나라의 역사이자 민중들의 삶 그 자체였다. 우리나라 국토교과서인 <신 택리지>가 그 산물이다. 250여년 전 실학자 이중환 선생이 20년간 찾아 헤매 완성한 <택리지>를 11권에 걸쳐 새롭게 펴냈다. 그가 부산에서 통일전망대까지 걷고 쓴 이 책은 오늘날 소백산 자락길, 변산 마실길, 전주 천년 고도 옛길 등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기도 했다. 이덕일 역사학자는 신정일 선생의 <신 택리지>는 사람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으로 이 땅 구석구석을 누구보다도 많이 걸었던 그의 발이 쓴 국토교과서라며 그의 삶은 모두가 침묵하던 그 시대의 발언과 마찬가지로 정당한 확신이자 선구자의 길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신정일 시인은 중학교 중퇴 후 독학으로 문학고전역사철학 등을 섭렵한 뒤 수십년에 걸쳐 우리 땅 구석구석을 걸었다. 1980년대 중반에는 황토현 문화연구소를 설립해 동학과 동학농민혁명을 재조명하기 위한 사업을 펼쳤으며, 1989년에는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까지 길 위의 인문학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의 산과 강, 옛길을 걸어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동학의 산, 그 산들을 가다>, <나를 찾아가는 하루 산행>, <신정일의 한강역사문화탐사>, <금강>, <영산강>, <섬진강> 등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8.14 20:41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기명숙 시인, 정윤천 시집 ‘발해로 가는 저녁’ : 서정시의 갱신 구현, 지리산 문학상에 빛나는

정윤천 시인을 처음 보았던 때를 떠올린다. 모색이 짙어가는 복분자주 공장 안 술 탱크들이 기마병처럼 열병식을 하고 있었다. 알싸한 술 향기의 궁륭 속으로 그때 이미 필자는 해동성국 발해의 희미한 기척 가까이를 통과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기억을 한 단계 더 소환하자면, 시인은 골계와 해학을 곁들인 입담으로 좌중을 들었다 놨다했던 것 같다. 복분자 사업이 맘대로 잘 안 된다는 말도 들은 것 같다. 최근 앞으로 추락이나 암흑 같은 시간들이 오지 않았으면 한다.라는 인터뷰 기사를 접하며 지리산 문학상으로 돌아온 시업의 길 위에서 수많은 팬덤을 형성하고 있지만, 여전히 생활의 멍에에 자유롭지 못함을 짐작케 해주었다. 표지 글에서 만난 이경림 시인은 어머니의 죽음과 멸망한 발해를 동일시 가족사에 얽힌 고단함, 장삼이사들의 이야기, 당대 현실의 모순들을 각각의 시적 발화가 애잔하고 탁월한 지점으로 이끈다고 평가했다. 필자 또한 소멸하고 퇴락한 것들이 불가역의 시공간을 넘어 현재화된 추억으로 사람들을 위무하고 있음을 시인의 새 시집에서 발견한다. 비장의 멸망서사가 숭고미의 역설적 인식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즉 시의 매혹에 치환되는 명징한 논거는 따로 말해야 되겠지만 인과율로 설명할 수 없는 무엇이 시 속에 담겨 있다. 필자가 사숙하는 그의 작품들은 불규칙한 나열과 회고적 성격이지만 과잉되어 낭비되는 구절이라곤 없다. 낯익은 고백체적 발화형식을 쉽게 취하지 않으면서도 일상이나 설화, 상상 속 매제 등의 여러 층위가 필연성으로 연결된 시적 질감은 편편이 낙차를 느낄 수 없는 지점에 가 있다. 묘사와 전언, 추억과 현실의 교차편집을 통한 어머니의 제유인 발해는, 멸망서사가 아닌 추존하고 확대재생산 되는 현재성을 입었다. 한편으론 서정시의 갱신이라는 뜻밖의 위업마저 달성한 듯 보인다. 정체성 혼란이거나 태생적 그리움에 떨어야할 때. 잠시 <발해로 가는 저녁>에게로, 아니 정윤천 시인의 새 시집에 기대어 보라고 권하고 싶어진다. 눈빛만으로도 심연에 닿아 병증을 헤아리는 편작의 시편들 같았으니! 화려한 빛으로 세계를 전복시키거나 미학적 수단들을 애쓰며 차용하지 않고도, 시인의 언어 탐구는 충분히 아름답다. 시인의 말처럼 불우의 기억들이 시의 얼룩들로 찾아와 있었기에, 그는 어쩌면 온몸으로 살아낸 자리에 씀바귀 꽃을 피워낸 것인지 모른다. 늡늡하고 유장하게 저류하고 있는 중의법적 관점(유종인의 해설)에서, 그의 시 발해의 환생은 국가와 개인이라는 대칭적인 상관성을, 쇠락하는 존재의 숙명적인 비유로 환원해 내기까지 이르렀다. 시집 속의 시들은 대부분 발해처럼 깊고 멀고 슬프고 아름답다. 10년 가까이 만나지 못한 시인은, 시인은 일단 가오가 서야 한다며, 반골의 카랑카랑한 눈빛을 세상에 쏘아올리고 있을 듯하다. * 기명숙 시인은 목포 출신으로 2006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로 당선됐다. 글쓰기 센터, 공무원 연수원 등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지평선 동인시집 <줄노트에 대한 기억>, 논문 <현실과 시적형상화>, 학술서 <학제통합논술 교재연구> 등이 있다. 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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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8.1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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