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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백제 왕도 전주, 역사와 문화 한눈에

900~936년, 37년간 전주를 왕도로 강대한 나라를 이뤘던 후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연구서적 <대외관계로 본 후백제>가 나왔다. 지난 2014년 10월 국립전주박물관이 연 학술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전문가들의 논문 7편을 보다 쉽게 정리한 단행본이다.신호철 충북대 교수는 ‘후백제사 연구의 성과와 과제’를 통해 후백제의 역사를 전통시대와 근대 이후로 구분하고, 현재까지 진행된 연구 성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는 논고에서 “견훤의 후백제 건국은 궁예의 후고구려 건국 모델이 되는 등 후삼국의 선구적 역할을 했다”며 “그럼에도 그는 왕호나 시호도 없이 그냥 견훤으로 불리며 반란군의 괴수로 폄하됐다”고 지적한다. ‘후백제의 대신라·고려 관계’(김수태 충남대 교수)는 “당시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던 신라와는 달리 후백제의 견훤이 정개라는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한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후백제의 대외관계에 대한 신라·고려 중심의 접근을 비판한다.유병하 국립전주박물관장은 ‘궁예도성과 견훤도성’에서 일제강점기 지적도, 해방 전·후 항공사진 등의 자료를 가지고 후백제 도성의 위치에 대한 새로운 견해를 제시한다. 또 철원 궁예도성과 후백제 도성을 비교분석함으로써 실체에 접근하고 있다.이외에도 변동명 전남대 교수(후백제의 해상활동과 대외관계), 곽장근 군산대 교수(후백제 왕궁과 외곽 방어체계), 이동희 학예연구사(전남지역의 후백제 유적과 역사적 성격), 진정환 학예연구사(후백제 불교조각의 대외교섭) 등이 10세기 초 후백제의 위상을 재조명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최성은
  • 2016.03.11 23:02

강양순 첫 수필집 '은비녀'

수필가 강양순씨는 70대 후반에 수필 공부를 시작했다. 늦깎이로 입문했지만 1주일에 서너 편씩 수필을 쓸 정도로 열중했다. 자신이 살아온 삶을 수필로 써서 책으로 펴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설거지를 하면서, 자전거를 타고 시장에 다니면서, 그리고 잠들기 전까지 쉬지 않고 글감을 찾고 펜을 잡았다.젊은이들보다 더욱 뜨거운 열정으로 수필창작에 몰두한 그가 팔십대에 이르러 첫 수필집 <은비녀>(신아출판사)를 출간했다. 책 표지는 웹툰 작가를 꿈꾸는 작은손자가 그렸고, 원고 분류·정리는 큰손자가 도맡았다. 가족 모두의 정성이 들어가 있어 더욱 소중한 책이다.은비녀는 그의 어머니가 주신 마지막 유품으로 가족에 대한 사랑을 함축한 집결체이다. 광복과 6.25 전쟁부터 시작되는 추억 이야기는 화롯가에서 할머니가 손자에게 들려주는 옛날이야기처럼 생소하지만 그립고 정겹다. 전주여고 재학시절, 선배와 의자매를 맺었던 추억부터 20살에 가정을 이루고 맞닥뜨린 시집살이와 큰 딸을 따라 미국에서 머물던 시절, 자녀들의 결혼과 손자 탄생의 기쁨까지, 그의 삶이 오롯이 담겨 있다. 또한 7부 문학 이야기에서는 글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 글쓰는 과정, 작가가 생각하는 수필의 매력 등 수필예찬론이 펼쳐진다. 수필은 보이지 않는 내면, 내보이기 싫은 것들까지 보여주는 마법의 거울이라고 말하는 작가. ‘내 삶이 가감 없이 드러나더라도 추하지 않도록 자신을 가다듬어야겠다. 그것이 내 수필에 대한 예의요, 수필가의 도리다’고 강조하는 말미에는 그의 문학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의지가 느껴진다. 강 작가는 “첫 수필집을 출간하게 돼 매우 설레지만 나이에 비해 글쓰기 공부를 한 지 오래되지 않아 두렵기도 하다”며, “글의 기교는 서툴지만 그만큼 순수하다고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6.03.04 23:02

송영애 전주대 교수 '음식이 정치다'

국민이 잘 먹고 잘 살게 만드는 것이 정치라고 보면, 정치는 곧 음식이다. 전주대 식품산업연구소 송영애 연구교수는 <음식이 정치다>(채륜서)에서 지역색이 뚜렷하고, 연대가 필수적이며, 자극적이어야 살아남고, 고유의 맛과 향이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 부패한다는 점에서 음식과 정치가 닮아 있다고 분석한다.책은 정치인들은 음식도 보통사람들보다 정치적으로 선택할 것이라는 상상에서 출발했다.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있는 과거의 정치적 사건을 가려 다듬고 조리해 차려냈다. 저자는 장소와 메뉴를 고르는 일에서부터, 즐겨먹는 음식이 정치적 성향을 보여주기도 하며, 일련의 과정이 정치적 함의를 담고 있다고 설명한다.책은 음식의 정치, 정치의 음식, 배반의 음식, 화합의 음식으로 분류해 음식과 관련된 다양한 정치적 행위를 조명했다. 목숨을 담보로 굶겠다는 비장의 카드인 단식투쟁은 이제 시대 착오적 정치쇼에 불과하며, 선거때마다 시장에서 순대국밥을 들이키며 서민코스프레를 하는 정치인의 행위도 진심이 없다며 비난한다. 대통령이 내는 밥은 사람의 마음을 끌어들이는 식사정치인데, 식사정치는 정치인뿐 아니라 모든 이들의 관계맺음의 중요한 도구이다.한때 영부인의 정치도구로 활용됐던 한식과 무상급식이라는 이름으로 학교 급식실 식판까지 점령했던 정치권력의 이야기도 헤쳐봤다.정치인에게 던지는 계란, 청와대 칼국수, 정주영 전 현대그룹회장이 북한에 보낸 소떼, 상생의 상징이된 비빔밥 등 우리에게 친숙한 음식도 정치역학적으로 조리했다.

  • 문학·출판
  • 은수정
  • 2016.03.04 23:02

별처럼 반짝이는 아이들 세상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산책을 하고, 대화를 나눈다. 가족의 일상은 이렇듯 특별할 것 없이 평범하지만 그 안에서 아이들은 한뼘씩 자란다. 학교도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공간이다. 배우고 나누고 때로는 다투면서 상처도 입지만 그곳에서 아이들은 소통하고 더불어사는 법을 깨친다. 박성우 시인이 유아와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위한 동시집 〈우리 집 한 바퀴〉와 〈동물 학교 한 바퀴〉(창비)를 펴냈다. 아이들이 어떠한 생각과 말, 몸짓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자라는지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담아냈다.〈우리 집 한 바퀴〉에 등장하는 규연이는 아홉살이다. 엄마 아빠와 함께 살고 있고, 시골에는 할머니가 계신다. 규연이는 자기 말을 들어주지 않는 엄마 아빠를 도깨비 유치원에 보내겠다고 할 만큼 천진하며,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당차게 이야기한다. 어이쿠, 우리 딸 내복 무릎에 구멍이 났네? / 괜찮아 엄마랑 아빠만 보는데 뭐 어때.(구멍난 내복)시인은 나지막한 가족의 목소리에서 우리가 소중히 여기고 아껴야 할 가치에 주목한다. 의자도 처음엔 / 우리처럼 다리가 둘이었대. // 한데 너무 힘들어서 / 의자와 의자는 / 둘이 꽉 껴안고 서 있게 되었대. / 그랬더니 하나도 힘들지 않았대. / 그 뒤로 의자 다리는 넷이 되었대. // 흔들려도 넘어지지 않는 의자가 되었대.(의자)아이들의 사소한 말과 행동도 가만히 펼쳐 놓는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어하는 말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더욱 정확하고 날카롭다. 구름하고 바람하고 싸우면 누가 이길까? / 싸우면 안 돼. // 개미하고 코끼리하고 싸우면 누가 이길까? / 싸우면 안 돼. // 호랑이하고 도깨비하고 싸우면 누가 이길까? / 아빠도 참, 싸우면 안 된다니까! / 아빠하고 나하고 싸우면 좋아?(누가 이길까?).〈동물 학교 한 바퀴〉에는 기린 악어 원숭이 하마 캥거루 고슴도치 등 50여종의 동물이 다닌다. 코알라는 하루종일 잠자기만 공부하고, 박쥐는 깜깜한 교실에서 공부한다. 나무늘보는 거꾸로 매달리기를 좋아하고, 거북이는 시력검사를 할깨 목을 길게 뺀다. 동물학교는 이렇듯 유쾌하다.전갈은 날카로운 집게 때문에 북을 찢고, 멸치들은 몰려다니는 덕분에 늘 소란하다. 물고기는 수학시간에 졸고, 말미잘은 늘 몸을 흔들고 있다.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개구리와 배를 내미는 복어의 모습에서도 아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붕어야, 갖고 싶은 게 있거나 하고 싶은 게 있으면 / 입만 뻐끔뻐끔하지 말고 엄마 아빠한테 또박또박 말해. / 똑바로 말을 해야 튜브도 사 주고 물놀이도 하러 가지.(붕어야, 또박또박 말해)학교에서 상처받거나 친구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동물들도 있지만 동물학교에서는 아무도 외롭지 않고 주눅들지도 않는다. 따뜻한 친구와 선생님이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 저는 가시 때문에 / 풍선 불기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요. // 그렇지만 엉덩이로 풍선 터트리기는 니가 최고잖아. / 그러면 됐어.(고슴도치)시는 간결한 구절속에 풍부한 상상력이 숨어있고, 발랄한 통찰력이 담겨 있다. 시인은 아이들이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자기 언어로 표현해 낼 수 있는 온전한 존재라는 믿음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읽고 동시로 옮겼다며 아이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두 동시집은 박세영 작가의 따스한 그림으로 더욱 흥미롭고 풍성해졌다.정읍에서 살고 있는 시인은 시집 〈거미〉 〈가뜬한 잠〉 〈자두나무 정류장〉과 동시집 〈불량 꽃게〉, 청소년시집 〈난 빨강〉, 그림책 〈암흑 식당〉, 산문집 〈창문엽서〉 등 감성이 돋보이는 책을 잇따라 냈다.

  • 문학·출판
  • 은수정
  • 2016.03.04 23:02

전주문인협회 제8대 이소애 회장 "군무하는 새처럼 화합하는 문협 만들 것"

(사)한국문인협회 전주지부(이하 전주문협) 제8대 회장으로 이소애(72) 시인이 선출됐다.단독 후보로 나온 이소애 시인은 지난 27일 전주시청 인근 한 식당에서 진행된 전주문협 정기총회에서 회원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임 회장으로 추대됐다. 임기는 4년이며 이취임식은 다음달 5일 오후 4시 전북문학관에서 열릴 예정이다.무겁지만 전주문인을 위해 일을 할 수 있다는 기쁨이 앞선다는 이소애 회장은 소통과 화합을 가장 큰 목표로 삼아 전주문협을 이끌겠다고 밝혔다.이 회장은 바로 곁에서 날면서도 부딪치지 않는 가창오리떼의 아름다운 군무처럼 서로 화합하는 전주문협을 만들겠다며 만남, 이상, 기쁨이 한데 솟아나는 모임으로 만들어 문인들이 모이는 날을 기다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그는 그간 전주문협 회의록과 회계장부 등이 제대로 기록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데 대해 기록위원을 두고 운영이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 신뢰를 얻겠다고 밝혔다.이소애 회장은 1994년 <한맥문학>으로 등단, 시집 <침묵으로 하는 말> <쪽빛 징검다리> <시간에 물들다>와 수필집 <보랏빛 연가>를 냈다.한국미래문화상, 전북여류문학상, 허난설헌 문화예술상, 중산시문학상, 황금찬시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전북여류문학회 회장, 가톨릭문우회 회장 등을 지냈다. 현재 (재)샘장학재단 이사장, (재)심산장학문화재단 감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한편 이날 정기총회에서 이소애 회장은 현재 전주문인협회장 임기가 다소 길다는 의견을 내고 정관을 개정해 현행 4년에서 3년으로 줄인 뒤 소급적용할 것을 건의했다.하지만 회원들이 전주문협의 원칙인 정관을 성급하게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고 거부함에 따라 전주문협은 향후 정관개정위원을 구성하고 다음 정기총회에 안건으로 회장 임기 단축을 정식 상정하기로 했다. 신임 감사에는 주봉구장학웅 씨가 뽑혔다.

  • 문학·출판
  • 최성은
  • 2016.02.29 23:02

살기 위해 떠난 사람들, 그 恨과 문학

살아남기 위해 정든 고향을 등지고 러시아 연해주로, 중앙아시아로 쫓기듯 떠나야 했던 고려인의 삶과 글쓰기 풍토를 조명한 연구서가 발간됐다.임형모 씨가 펴낸 <조선사람, 소비에트 고려인, 고려사람 그리고 ‘고향’ - 아마추어리즘에서 문예미학적 글쓰기까지>는 고려인들의 역사적 애환과 문학적 정취를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조선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굴곡진 근현대사의 한복판에서 양반의 수탈과 일제의 폭력에 시달리다 못해 1860년대 러시아 연해주에 정착해 새 삶을 꾸렸던 고려인들. 그러나 그 희망마저 오래 가지 못했고, 1930년대 스탈린의 집단이주 정책이 시작되며 중앙아시아 등지로 떠밀려나야 했다.저자는 한 곳에 뿌리내릴 수 없었던 고려인들에게 고향이란 어떤 의미인지 탐구하고 있다. 고려인 신문인 ‘선봉’, ‘레닌기치’, ‘고려일보’ 등 문헌에 담긴 고려인의 정체성을 읽어내는 한편 고려인 문학에 덧씌워진 공산주의 국가의 이데올로기를 덜어낸다.“고려인 문학은 고향 상실의 아픔과 정착 그리고 새로운 공동체로서의 고향을 만들어가는 과정의 연속이다”고 정의한 저자는 고려인의 가치관과 시대상황을 당시 고려인들이 창작한 다양한 문학작품에서 포착하고 있다. ‘고향’에 대한 특수한 인식이나 태도, 민족주의와 사회주의의 결합 등 고려인 문학이 갖는 성질을 총 7부에 걸쳐 서술했다.낯선 러시아 땅으로 이주한 한인들이 두 개의 조국을 가슴에 품게 되지만 결국 소비에트의 당당한 일원으로 나서기 위해 이질적인 사회와의 ‘동화’(同化)를 무엇보다 강조했다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임형모 씨는 서문을 통해 “근대 유이민(遺移民, 다른 지역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의 소외된 삶에 주목해 연구자의 길을 걷고 한 권의 책을 내게 됐다”고 창작동기를 밝혔다.그는 현재 군산대에서 문예 강좌를 맡고 있으며 ‘한국 근대소설에 나타나는 가출 모티프 연구’와 ‘전형기 한국소설의 환멸의식 연구’ 등의 논문을 저술했다.

  • 문학·출판
  • 최성은
  • 2016.02.26 23:02

아나운서 '소통의 기술'을 말하다

자기계발서가 홍수처럼 터져 나오는 시대다. ‘스스로 삶의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람들이나 읽는 책’, ‘현실은 안중에도 없이 자기 성공담만 그럴싸하게 늘어놓는 책’이라는 비판도 따르지만, 팍팍한 세상살이에 지치다보면 한 권쯤 집어들기도 한다.박근아 전 JTV 전주방송 아나운서가 <나만의 언어로 당당하게 삶을 대하라>(함께북스)를 냈다.저자는 많은 계발서를 읽으며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속에 담긴 그들의 열정을 의심하지 않고 믿기로 했다고 말한다. 시중 서점에서 판매되는 자기계발서 내용이 뻔한 이야기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것은 그들의 행동과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실천하지 못한 사람들의 변명이라는 것. 남의 장점을 시기하기보다 그것을 어떻게 얻게 되었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노력하면 그 장점을 자신의 것으로 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믿음이다.이 책은 인생의 노력을 강조하는 것 외에도 저자가 프리랜서 아나운서로서, 스피치 강사로서 체득한 소통의 기술을 쉽게 서술하고 있는데, 일상의 경험을 끌어와 사례로 들고 있다.인간의 언어습관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가족 언어’, ‘친구 언어’, ‘연애 언어’등으로 각자 다르게 형성되지만, 그 차이를 인지하지 못한다면 무심코 내뱉는 말 한마디에 불협화음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말의 운율에 따라 손을 부드럽게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한 저자는 손짓·눈짓·발짓·몸짓·목짓 등 말의 전달력을 높이는 신체적 동작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저자는 동국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2002년 JTV 전주방송 아나운서로 입사해 ‘JTV 8뉴스’ 메인 앵커, ‘세상발견 유레카’, ‘생방송 좋은 아침 만들기’ 등을 진행했다. 2013년 프리랜서를 선언하고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초빙교수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최성은
  • 2016.02.26 23:02

인간사 고뇌 함축된 짧은 시

씨보다 작은 부분이지만 생명이 함축돼 있는 씨눈. 김계식 시인에게 시를 쓴다는 것은 꿈의 씨눈이다. 20년 간 매일 시 한 편을 써낸 그가 부단히 써온 작품들 가운데 짧은 시만 엮어낸 시선집 <꿈의 씨눈>(신아출판사)을 펴냈다.김 시인은 단시(短詩)는 시의 매력을 함축한 집약체로 시어를 곱씹을수록 깊은 맛을 음미할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이 사라지는 시대에 문자문화를 지켜나가는 보루로써, 그리고 시가 어렵게 느껴지는 일반인들이 시와 친근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짧은 시만 모아냈다. 이미 발표한 것과 어떤 작품의 한 연을 떼어서 짧은 시로 만든 것, 단시선집을 위해 새로 쓴 작품까지 모두 173편 중 100편을 엄선했다.더불어 각 편마다 김영 시인이 날카로운 안목으로 느낀 감상글도 함께 곁들였다. 시를 어떻게 감상해야할지 고민인 독자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는 셈이다.김남곤 시인은 표지글에서 깊은 신심과 인의(仁義)적 가치를 지닌 김 시인은 착하게 사는 아름다운 고집과 같다며, 이번 단시선집은 생각 깊은 이의 절규로 인간사의 고뇌가 함축된 새로운 시도다고 말했다.또한 그는 지난해 만 8개월간 매일 5시간씩 매진해 약 2000페이지 분량의 <성경전서필사본>을 펴낸 데 이어 올해는 신앙시선집 <천성을 향해 가는 길>(신아출판사)을 냈다. 신앙생활을 통해 보고 듣고 느낀 점을 시를 매개로 풀어냈다.안홍엽 수필가는 발문에서 천성을 향해 가는 길은 성경 속 믿음감사사랑을 뽑아 각색한 성격의 시적 축약판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며, 나이테의 질곡을 딛은 그의 문학성이 신앙의 겨자씨가 되고 문화 융성의 바탕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전북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과 전주교육장을 지낸 그는 2002년 한국창조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전북문학상전북PEN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6.02.26 23:02

천년고도가 낳은 명사들 삶

완산(完山), 즉 현재의 전주에 터를 잡은 견훤이 892년에 후백제를 건국한 뒤 천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45년을 버틴 후백제가 사라지고, 고려나 조선처럼 시대가 급변하는 동안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인물이 전주에서 태어났으며 또 격정적인 삶을 살았다.전북향토문화연구회가 발간한 <전주의 인물>(이치백 외)은 그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족적을 ‘천년고도’ 전주에 남긴 45인을 조명한 책이다. 전주시의 지원을 받아 이희권 전 전북대교수, 주명준 전주대 명예교수,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 이운룡 전 전북도립문학관장, 이철량 전북대 교수, 김승일 전 전북일보 주필, 이흥재 전 전북도립미술관장, 김병기 전북대 교수, 이경재 전 전북일보 수석논설위원이 글을 썼다. 책에는 출생지가 다르더라도 전주에서 수십 년을 거주했거나 생을 마감한 인물들이 수록됐다. 후백제의 견훤을 시작으로 2014년에 작고한 화가 송수남에 이르기까지 1100여년간 예술·학문·종교·경제·정치·사회 등 지역에서 손꼽히는 각 계 인사들이다.주 활동 시대별로 고려조에는 이규보·이문정·최양, 조선시대에 이사철·이경동·정언신·이정란·정여립·오억령·이상진·이기경·이삼만·권삼득·전우, 그리고 1900년대 이후에는 박한영·이보한·최병심·김인전·김희순·김가전·이광열·배은희·인톤·이익산·박정근·황욱·이우식·김대준·이응로·이주상·명대혁·신석정·박용상·송성용·황의섭·하반영·류청·이강오·황면주·송준호·이의주·서정상·오정숙 등이 이름을 올렸다.<전주의 인물>을 단지 위인전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는 개인의 업적을 나열하는 대신 옛 문헌을 바탕으로 해당 인물이 살았던 시대상과 당시 세간의 평가를 같이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관점에서 또 다른 해석과 평을 내놓은 점도 흥미롭다.“사실 김가전 지사는 1949년 12월 15일 전북도지사에 취임하여 과로 때문에 1951년 10월 5일 순직하기까지 22개월여 재임하는 동안 특기할 만한 업적을 쌓지 못했다. 취임하자마자 도정 운영계획 하나 세우기도 전 6개월 만에 6·25라는 민족 최대의 전란에 휩싸였던 것이다.” 또한 <전주의 인물>은 개인의 삶을 들추기 보다는 지역의 한 분야에서 명성을 쌓은 인물을 통해 전북, 전주의 역사를 쉽게 전하고 있다.환자를 위해 입원실에 장작불을 피우고 공터에서 개고기를 삶는 풍경이 벌어졌던 ‘황외과의원’처럼 유쾌한 에피소드 뿐 아니라, 군정의 사법부 침해에 반대하며 판사들이 대거 사표를 냈던 ‘전주법원 법조프락치 사건’ 등 암울했던 시절도 엿볼 수 있다.이치백 전북향토문화연구회장은 서문에서 “개개인에 대한 자료가 부족한 경우도 많아 집필위원이 어려움을 겪었다”며 “전주의 인물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보겠다는 계획을 실행하고 보니 천년고도답게 예상밖으로 많은 인물이 배출됐다. 모두 한꺼번에 수록할 수 없어 속편을 간행할 양으로 45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 문학·출판
  • 최성은
  • 2016.02.19 23:02

"이(理)·기(氣), 하나의 사물에 존재"

조선 전기·중기 호남지역 철학을 이끈 사상가 일재(一齋) 이항(李恒)의 학문적 의의와 그 제자들의 업적을 다룬 <일재 이항 선생과 그의 제자들>(문예원)이 발간됐다.지난해 9월 열린 ‘제3회 일재 이항 전국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물을 집약한 학술서적으로 김익두 전북대 교수 등 총 6명의 교수·연구자가 함께 펴냈다.김익두 교수는 서문에서 “이항 선생의 학설은 지나치게 명목론에 기울어져 있던 당대의 성리학과 철학계를 실질론적 지평으로 끌어 올리는 혁명적인 역할을 했다”며 “서양의 사상사나 철학사로 보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에 비견될 만하다”고 평했다.우리나라의 유교 사상사는 큰 틀에서 보면 퇴계 이황의 ‘이기 이원론’과 율곡 이이의 ‘이기 일원론’으로 양분된다.유교 성리학은 삼라만상의 존재와 움직임을 ‘이’(理)· ‘기’(氣)라는 추상적인 개념으로 풀이하고 있는데 ‘이’는 만물 생성의 원리로, ‘기’는 만물을 구성하는 요소로 보고 있다. 이황은 두 개념의 차별성을 강조한 반면 이이는 양자의 통일성을 중요시한 주기론(主氣論)을 펼쳤고, 양자는 당대 성리학의 흐름을 주도했다.하지만 정읍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던 일재 이항은 이 두 사상사적 줄기를 융합, 이와 기는 하나의 사물을 통해서 실존한다는 ‘이기일물설’(理氣一物說)을 펼쳤다.<일재 이항 선생과 그의 제자들>은 이 같은 이항의 업적이 한국 사상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기지 못한 이유를 그의 제자들이 대부분 전쟁터에서 순국했기 때문으로 설명하고 있다. 더불어 이 책은 이항의 스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키는 한편 김천일, 김제민 등 제자들의 생애와 저술서를 함께 조명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최성은
  • 2016.02.19 23:02

'불사조의 꽃·잔다르크·억만년 빛…' 또다른 이름으로 불러보는 의인 논개

조선 중기의 의기(義妓) 논개를 아끼는 작가들이 모여 문집 <첫사랑처럼 빛나는 내 사랑 논개여>(계간문예)를 펴냈다.6명의 시인·소설가는 임진왜란 때 진주성이 왜적에 함락될 때 촉석루에서 적장을 안고 강에 뛰어들어 순국했다고 알려진 논개를 소재로 한 시 32편과 산문 1점, 추모사를 실었다.이희두 시인은 작품에서 논개의 생가에서 느낀 의인의 희생정신을 예찬하고 있으며, 오무웅 시인도 사당과 나무에 깃든 넋을 기리고 있다. 또 고두영·이삭빛 시인은 ‘불사조의 꽃’, ‘억만년의 빛’처럼 멋을 낸 시어로 논개를 사랑하는 짙은 마음을 표현했다.이 문집에 수록된 박상하 소설가의 ‘논개, 그 거룩한 분노는 남강 위에 지고’라는 작품은 논개가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의 임진왜란사를 소설 형식으로 풀어냈다. 김경수 시인은 논개를 ‘잔다르크’에 빗대 직접 전할 수 없는 칭찬과 애정을 편지를 쓰듯이 책에 담았다.이희두 시인은 발간사에서 “논개의 출생지를 박상하 역사소설가와 방문하니 감회가 새로웠고, 애국정신으로 후세에 뭔가를 남겨줘야 할 것 같은 책임감이 들었다”며 “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심정으로 논개와 역사를 사랑하는 작가들에게 권유를 했는데, 흔쾌히 승낙해주고 마음을 보탰다”고 소개했다.

  • 문학·출판
  • 최성은
  • 2016.02.19 23:02

불꽃문학상에 서철원 작가 소설 〈왕의 초상〉

(사)전북작가회의는 18일 제8회 불꽃문학상 수상작으로 소설가 서철원 씨의 장편소설 <왕의 초상>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왕의 초상>은 여말선초 태종의 초상 제작을 둘러싼 갈등과 고려 여인 명무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심사는 김용택·안도현·복효근 시인과 이병천·김병용 소설가가 맡았다. 심사단은 “서정적이면서도 힘이 있는 문체와 명확한 주제의식, 역사 스릴러의 재미를 호쾌하게 전하며 사극의 정형을 넘고, 역사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했다.서철원 소설가는 “전주에 터를 잡아 30년 가까운 세월을 문학 하나만 꿈꾸고 살아온 보람이 이제야 눈앞에 그려졌다”며 “앞으로도 무수한 언문의 돌탑을 쌓고 부수기를 반복하면서 온전한 사유를 기다리겠다”고 전했다.불꽃문학상은 동료 문인을 격려하기 위한 취지로 전북작가회의에 의해 2006년도에 제정됐다. 47세 이하 젊은 작가를 대상으로 수상자를 선정하던 것과 달리 올해부터는 전년에 작품집을 출간한 모든 회원으로 확대됐다. 역대 수상자는 유강희·이병초·박성우·문신·김형미 시인과 최기우 극작가, 장마리 소설가 등이다. 제8회 불꽃문학상 시상식은 19일 오후 최명희문학관에서 ‘작가의 눈 작품상 시상식’과 함께 열리며 상금은 300만 원이다.

  • 문학·출판
  • 최성은
  • 2016.02.1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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