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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새 시집 <헛디디며 헛짚으며>(모악)를 낸 정양시인. 후배 문인들이 출자해 세운 출판사 ‘모악’에서 ‘모악시인선’ 첫 시집으로 시인을 모시고 싶다는 ‘행복한 강요’에 못 이기는 척하며 “모자란 초고”를 내어놓았다.“마지막 시집이지 않을까 싶다”는 시인은 일흔이 넘어 시집을 낸 소감을 “백수작춘용 영불괴지분(白首作春容 寧不愧脂粉, 백발에 화장을 하고 꾸미니 연지와 분이 부끄럽다. 유몽인의 한시 ‘상부(孀婦)’중 일부)”으로 대신했다. 시집은 우석대학교 정년퇴임 이후 쓰여진 것들이다. “정권도 역주행하고 있으니 저도 역주행을 한번 해봤다”며 황량했던 1950년대 중고등학교 시절을 회상했고, 복잡하고 참담한 시대를 살아가는 노년의 지식인의 통증을 내면화했다.시집에 실린 대부분의 시는 시대의 질곡과 맞서고 그것을 기록하려는 것들이다. 언어수사에 집중하지 않고 경험에 바탕을 둔 인간적인 삶의 행위에 초점을 맞췄다. 애정으로 끌어안고 감내하려는 익살스러운 목소리도 여전하다.시인이 이번 시집에서 가장 아끼는 시는 이발소에서 면도하는 장면에 역사와 현실을 빗댄 ‘눈 감은 채’. ‘…목을 치기 전에 머리빡을 이렇게/ 몇차례나 시원하게 박박 감겨주는/ 착하고 솜씨 좋은 망나니는 없었을까/ 오랏줄에 묶인 채 눈 감긴 채/ 원통한 목이 뎅겅 잘리기 전에/ 마지막으로 눈 부릅뜨고 싶었을 머리통들이/ 여기저기 피범적으로 뒹구는게 보인다/ 박박 감아주는 손길에 머리통을 맡기고/ 눈 부릅뜨지 못한 일들은 눈 감은채 헤아린다.’( ‘눈 감은 채’ 일부) 시집의 표제는 ‘핏발 선 눈을 가리고’에서 따왔다. ‘…시력이 형편없어도 무슨 구실은 했던지/ 외눈으로 세상을 가늠하기가 만만찮다/ 핏발 선 눈을 끝내 가리고/ 헛디디며 헛짚으며 갈 데까지 가봐야겠다.’( ‘핏발 선 눈을 가리고’일부) ‘응답하라 1950’으로 묶인 학창시절 회상 시는 순박함속에 통섭과 통찰이 있다. ‘이 세상에는 옳은 일보다 그른 일이 많아 시험 답안지에 모두 ‘×’를 친 시인에게 기분이 좋다며 100점을 준 화학선생님( ‘화학선생님’)과 “학무국장 지시로 수업시간에 소지품 검사를 하겠다는 훈육부 선생들에게 왜정때 배운대로만 풀어먹을라고 한다며 쌍욕을 내뱉으며 막아선 ‘무식’한 체육선생님( ‘잃어비린 이름’)”도 애잔한 그리움으로 다가온다.문태준 시인은 “시인의 시는 영혼이 앓아누운 자리에서 얻은 것이어서 시구(詩句) 곳곳을 따라 읽을 때는 온몸이 쑤신다. 그러나 싱긋벙긋거리게 하는 익살 또한 있다. 세상의 헛것들에게 거는 힐난이 날카롭다. 답답하던 가슴에 펑 구멍이 뚫린다”고 했다.시인은 “부인이 밤새 시집을 읽으며 눈물이 다 나왔다고 하더라”며 이번 시집으로 부인이 자신의 애독자가 됐다고 전했다. 현재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명예교수로 있다.
재판과 역사는 서로 맞물려서 작용과 반작용을 되풀이해왔으며, 그중에서도 정치적 사건의 재판은 역사의 연역과 귀납에 이용되는 중요한 사실(史實)로 꼽힌다. 잘못된 재판은 그릇된 역사의 싹이 되고, 열매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재판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올바른 역사를 탐구하는 실증적 작업의 한 부분이 될 수도 있다.줄곧 시국사건을 맡았던 한승헌 변호사(전 감사원장)가 펴낸 <재판으로 본 한국현대사>(창비)는 정의와 진실을 외면했던 사법부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독재와 군사정권으로 민주주의와 국민의 기본권이 말살됐던 시절, 압제에 휘둘린 피고인을 세운 법정은 법과 정의보다는 권력의 편에 섰다.1975년 사형이 언도된 인혁당 사건 피고인들에게 법은 2007년 재심판결에서 무죄판결을 내렸지만 이미 사형이 집행된 후였다. 지금도 잊을수 없는 이름으로 인혁당 사건에 연루됐던 여정남을 기억하는 한 변호사는 법의 이름으로 죽음을 당한 이들은 돌아올수 없다고 강조한다. 이 책이 나오게 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재판이 밝혀주지 않는 시국사건의 진실을 법정 밖 세상에 알리고, 미래 세대에게 전해주려는 것이다.한 변호사는 변호 활동을 넓혀 증언자기록자로서의 소임을 행한 것이라며 나아가서 현대사에 얼룩진 정치적 사건의 진상을 재판 중심으로 파헤쳐보고 싶었다고 밝혔다.책에서 다룬 재판은 815 해방 후 일어난 정치적 사건 17건이다. 여운형 암살, 반민특위, 진보당과 조봉암, 경향신문 폐간, 소설 <분지>필화, 동백림, 원간 <다리>지 필화, 대통령 긴급조치 1호와 4호, 인혁당, 31민주구국선언, 김재규의 1026, 김대중 내란음모, 문익환 목사 방북, 전두환 노태우 내란,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등 한국 현대사에 얼룩진 사건들이다. 이가운데 <분지>필화와 인혁당사건 등 9건은 직접 변호를 맡았다.이들 사건 중 2009년에는 민청학련 사건에 무죄 판결이 나왔으며, 2010년과 2013년에는 긴급조치 149호가 위헌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내려지기도 했다.한 변호사는 이들 사건의 진상을 재판 중심으로 파헤쳤다. 글 속에 그는 변호인이나 피고인 또는 방청객으로 등장한다. 재판기록을 비롯한 문헌자료는 물론 그의 체험과 견문을 토대로 썼다.그는 지난날을 제대로 알고 기억해야 깨달음도 얻고 역사의 교훈도 터득할 수 있으며, 올바른 미래를 가꾸어 나갈수도 있다면서 어제와 오늘의 역사를 쉽게 또는 일부러 잊어버리고 사는 우리 국민의 망각 방지에 일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책의 글은 2014년 10월부터 1년여 동안 경향신문에 연재한 것을 묶었다
전북의 문인들이 작은 출판사를 차렸다. 진실한 작가들의 좋은 글을 세상에 소박하게 내어놓기 위해서다. 출판사 설립 논의는 지난해부터 공론화됐다. 출판시장도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다보니 문학의 다양성이 훼손되고, 문을 닫는 출판사가 늘고 있는 상황. 서울로의 중앙집중화는 문학도 예외가 아니다. 공공연하게 문학 권력화가 이슈가 되고, 출판사와 유통망의 몸집불리기와 무한경쟁으로 문학의 순수성마저 의심받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문인들이 직접 출판사를 꾸렸다. 그것도 지역의 중소도시인 전주에서. 출판사 이름은 ‘모악’. 김용택 안도현 김유석 유강희 시인 등과 이병천 김병용 소설가, 임명진 평론가, 곽병창 극작가 등 20여명이 출자했다. 대표는 살림출판사와 시공사에서 문예지와 문학도서 등을 기획·출간한 김완준 씨가 맡았다. 모악의 목표는 지역의 문화를 활성화하고, 문학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다. 또 시와 소설 산문 같은 문학의 본령에 충실하는 것. 이를 위해 첫 사업으로 시집 시리즈인 <모악시인선>을 기획하고, 첫 시집으로 정양 시인의 시집을 출간한다. <모악시인선>은 한국시단에서 중견시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문태준·손택수·박성우 시인이 기획하고 꾸리고 있다. <모악시인선>에는 한국시단에서 주목받는 시인들의 시집을 시리즈로 엮어 낼 예정이다. 문학 입문서와 청소년 도서도 출간할 계획이다. 문학 입문서는 시와 소설 등 문학 저변을 확장하는데 보탬이 되기 위한 것으로 시작법(詩作法) 등은 이미 집필이 이뤄지고 있다. 책 기획은 모악 기획위원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디자인과 인쇄 등은 협업시스템으로 이뤄진다.김완준 대표는 “소수 메이저 중심 출판시장에서 다양성을 확보해보자는 취지로 문인들이 뜻을 모은 것이 모악 출판사”라며 “ 제대로 된 출판사에서 제대로 된 책, 많이 팔리는 책보다 꾸준히 팔리는 책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정양 시인과 함께하는 문학기행이 9일 오후 김제지역 일원에서 열린다. 시인의 시집 <헛디디며 헛짚으며>(모악) 출간을 기념해 전북작가회의 회원과 시인의 제자들이 함께 떠나는 ‘시와 함께하는 봄마중’이다.기행은 시인의 고향인 김제시 공덕면에서 시작해 시인의 시에 등장하는 김제지역 곳곳을 찾는다. 시인은 ‘은행나무 배꼽’ ‘빈 무덤’ ‘불갯마을’ ‘지평선’ ‘신털미산’ ‘대동계집터’ 등 고향과 가족에 대해 애잔한 회상과 익살로 그려왔다. 시를 따라 망해사와 벽골제, 금평저수지 등을 찾아 시와 시인, 지역과 문화 등을 탐색한다. 김제지역 김영 김유석 문병학 유강희 문신 하미숙 시인 등이 시를 낭송하고 지역 문화에 대해 해설한다.
제15·16대 전북대 총장을 지낸 서거석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냉철한 분석력과 강한 추진력으로 전북대를 손꼽히는 명문대학으로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8년 동안 지방의 거점 국립대학을 경영한 경험을 토대로 한국대학의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위기의 대학, 길을 묻다>(전북대학교 출판문화원)를 출간했다.서 교수는 지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전북대 총장으로 재임하면서 대학 제도와 시스템을 개혁했다. 먼저 연구하고 교육하는 교수가 우대받는 제도를 구축했다. 대학 개혁 주체는 교수가 되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교수승진요건을 강화하고, 정년보장교수에게도 논문을 요구했다. 우수교수에게는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국립대 처음으로 교수 퇴출제도를 도입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인재 양성 시스템도 보완했다. 국립대 최초로 4학기제를 도입해 기초학력을 높였으며, 글로벌 마인드 함양을 위해 학생들을 해외에 대거 보냈다. 평생지도교수제도라는 학생 진로지도 시스템도 도입했다. 이같은 8년여의 노력으로 전북대는 국내 각종 평가에서 10위권으로 진입했고, 교육여건과 교수연구실적 등 객관적 지표평가에서도 상위권을 기록했다. 이 책은 전북대가 지역의 한 대학에서 주목받는 대학으로 도약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서 교수는 대학 개혁 성패는 개혁 대상을 명확히 한 후 관련된 정확한 자료를 입수해 과학적으로 분석·활용하는데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원활한 소통을 통한 구성원의 설득과 동의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서 교수는 개혁을 위해 선진 대학을 벤치마킹해 전북대 실정에 맞게 적용했고, 발전시킨 제도와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단과대학 교수들과의 정기적인 간담회는 제도나 정책의 완성도를 높이는 중요한 과정이 됐다고 털어놓았다.이 책은 지난해 미국에서 머물며 정리했다. 지난 2006년 15대 총장에 취임하며 공약했던 교수 연구역량 강화와 글로벌인재양성, 운영 혁신, 지역사회와의 상생, 재정 확충을 위해 어떠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는지 구체적으로 기록했다. 한국 대학교육 발전을 위한 제언도 밝혔다. 대학에 대한 투자확대와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방향 수정, 지방대 배려 정책, 국립대 통합, 교육정책에 대한 신뢰회복 등을 제안했다. 서 교수는 “지난 경과에 대해 기록을 남기는 것이 후인들의 시간과 노력의 낭비를 방지해주는 의의가 있다는 믿음으로 책을 썼다”면서 “한국의 대학 발전을 위한 개혁과정에 내 경험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향촌문학회 제6대 회장에 정성수 시인이 당선됐다. 향촌문학회는 최근 정기총회를 열고 부회장에는 강동춘, 사무국장에 하송, 감사에는 최영환 하관윤 씨를 선출했다.정성수 회장은 27년의 역사를 지닌 향촌문학회를 이끌게 돼 어깨가 무겁지만 저변확대와 회원의 작품활동, 회원 간 친목도모를 위해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정 회장은 창조문학신문과 전북도민일보, 한국교육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해 왕성한 글쓰기를 해왔다. 시집과 시곡집, 동시집 등 50여편의 저서가 있다. 대한민국 교육문화대상, 대한민국 사회봉사대상, 한국문학예술상, 세종문화상, 소월시문학대상 등을 수상했다.향촌문학회는 초중고교 시조백일장을 열고 있으며, 동인지 <향촌문학>을 발간하고 있다.
최근 제8대 집행부를 꾸린 전주문인협회(회장 이소애)는 지난 24일 전주 생활법률연구소에서 이사회를 열고 2016년 사업계획과 예산을 수립했다. 전주문협 이사회가 열린 것은 1993년 창립 이래 처음이다.전주문협은 이사회에서 정관 개정을 위해 소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또한 전주문인대회와 전주예술인대회에 회원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또한 백제문화에서 현대까지 문화 속 추억을 더듬어보는 교육을 통해 작품을 써보는 프로그램도 기획하기로 했다. 책을 출간한 회원을 초대해 토론을 하는 대화의 광장프로그램과 문학기행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벼가 자신의 생존방식에 따라 스스로 잘 자라준다면 얼마나 좋으랴. 그것도 자유롭고 당당하게, 벼한테도 좋고, 사람한테도 좋으리라! 벼가 쌀이 되는 그 결과만이 목표가 아니다. 자라는 과정부터 벼하고 서로 소통하고 믿음을 나누게 된다.’20여년 전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귀농을 한 김광화 장영란 부부는 18년째 벼농사를 짓고 있다. 살기 위해 밥을 먹어야하고, 밥을 먹자면 쌀이 있어야 한다는 상식에서 시작했다. 정성과 사랑으로 돌본 먹을거리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얼마나 기쁘게 하는지 겸허하게 경험했다. 내가 소중한 만큼 내가 먹는 쌀도 소중하게 대접해야 하지 않을까. ‘나락 한 알에 우주가 들어 있다’는 말이 있듯이 근본이 되는 먹을거리는 건강과 자녀교육, 문화, 예술과도 뗄수 없는 관계다. 모내기를 하다가 논에 볍씨를 직접 뿌리는 ‘직파(直播)’로 바꾸게 된 계기다.한곳에 한 포기를 심는 직파는 뿌리 다침도 없고, 마음껏 가지치기를 하면서 줄기가 부챗살처럼 옆으로 퍼진다. 햇살을 한줌이라도 더 받으려고 벼 잎들이 그늘지지 않으려고 그렇게 한다. 당당하고 아름답게 자라는 벼의 모양새가 대견해 부부는 직파에 중독됐다. 햇살과 바람을 넉넉히 받은 만큼 거둔 쌀도 옹골차지 않을까. 벼농사의 이치는 세상살이와 다르지 않다. 논 수평을 맞추고 물을 고르는 일부터 수확 후 논 갈아엎는 과정까지. 넘치거나 부족하면 탈이 나는 모양새가 꼭 같다. 부부는 이를 ‘벼농사 인문학’이라고 부른다. ‘쌀이 되는 벼꽃은 화려하지 않다. 꽃잎과 꽃받침조차도 없어 얼핏봐서는 꽃 같지도 않다. 꽃잎을 만드는데 드는 에너지를 온전히 자식을 남기는데 기울인다. 그렇기에 벼는 인류의 절반을 먹여 살린다. 벼농사는 돈이 안된다. 그렇기에 가난한 이들도 밥을 먹을 수 있다. 벼가 우직하듯이 벼농사는 어찌보면 바보같은 짓이고, 또 다르게 보면 성스러운 일이다.’직파를 하면서 써온 농사일기가 한권의 책으로 엮었다. <씨를 훌훌 뿌리는 직파벼 자연재배>(들녘). 5년여동안 공들인 책은 일하는 순서에 따라 계절별로 정리됐다. 논 만들기부터 볍씨 준비, 뿌리기, 직파 뒤 물빼기, 풀 관리까지. 봄에는 ‘보고 또 보아야’할만큼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여름에는 논에 왕우렁이도 넣어주고, 가지치기와 김매기, 물관리 등에 신경을 써야 한다. 벼꽃이 피는 뿌듯한 시기이기도 하다. 수확의 계절 가을에는 이듬해를 위한 준비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농한기인 겨울은 자신을 들여다봐야 하는 시기다. 벼농사가 우리의 삶과 얼마나 닮아 있는지 성찰해본다.책은 실용적인 농사법을 소개하면서도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부부의 철학이 담겨 있다. 남편 김광화 씨가 글과 사진을 넣었고, 아내 장영란 씨가 그림을 더했다. 농부작가로 유명한 부부는 <아이들은 자연이다> <숨쉬는 양념밥상> <자연달력 제철밥상> <자연 그대로 먹어라> 등 농촌살이에서 얻은 지식과 사유를 담은 책을 냈다.
정재철 부안 백산고등학교 교감이 일제강점기 부안지역의 풍경과 주민의 생활상을 담은 <사진으로 보는 해방전 부안풍경>(밝)을 펴냈다.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면서 관심을 갖게 된 지역사에 대한 자료수집과 글쓰기에 대한 결실이다.책은 사진과 지역에 전해오는 이야기, 인물을 매개로 일제강점기 부안의 모습을 추적했다.부안군 하서면 백련리와 변산면 대항리를 잇는 해창다리(변산교)는 1937년 개통됐다. 해창은 부안읍에서 변산으로 들어가는 길목의 조그만 포구였지만 새만금 물막이 공사가 이뤄진 이후 마을은 사라졌다. 하서면 두포천을 잇는 큰 다리와 갑문이 완성된 것은 1935년. 두포는 하서에서 상서면이나 주산면으로 갈때 거쳐야 하는 큰 포구였다. 다리가 놓이자 근동의 상업도 활기를 띠었는데, 1960년대 말부터 계화도 간척사업이 시작되면서 두포는 쇠퇴했다. 1890년 주산면 신천마을에 천주교 덕림공소가 들어섰다. 주민에게는 무내미공소로 유명한데, 이곳에서는 학교를 열기도 했다. 부령공립국민학교(부안초등학교)에는 일본군 막사가 세워지기도 했다. 1944년 태평양전쟁이 막바지로 치달은 시기, 일본군 1개 연대가 미군의 서해안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부안에 주둔했다.1938년 동아일보 이근영 기자가 신문에 연재한 변산반도 탐승기는 정읍에서 줄포, 내소사, 청련암, 봉래구곡, 월명암에 이르기까지의 비경을 소개했다. 1927년 완공된 백산교의 총 공사비는 2만8000원으로, 부안군청 건설비용의 2배가 드는 대공사였다.시골 역사선생의 지역사 찾기 부제가 달린 책은 부안지역이 지니고 있는 아픔과 이름없이 스러져간 인물 찾기에 집중했다.교통 요충지였던 백산삼거리, 1936년 백산보통학교의 수학여행 이야기, 부안사람들의 시네마천국이었던 소화극장, 1938년 줄포소학교의 가을운동회, 같은해 변산해수욕장의 풍경 등을 들춰본다.김낙선 이태섭 서응오 등 한말 부안 의병과 조국 해방을 꿈꾼 사회주의자 김철수, 강제징용된 14살 변산 소년, 일본인 교장을 패대기친 임창규 등도 조명했다.저자는 고창 영선고등학교와 부안 백산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쳤다.
아이와 함께 어디를 가면 좋을까. 이왕이면 공부가 되는 곳이 좋지 않을까. 아이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하는 고민이다. 여행하고 놀면서 공부까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아이와 함께 여행하길 좋아하는 엄마가 있다. 처음에는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 다녔는데, 여행지에서 역사를 마주한 이후 역사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여행은 점차 ‘교과서여행’이 됐다.엄마와 아이는 제주 올레길도 걷고, 김유정 문학촌을 찾고, 참소리축음기박물관도 찾아간다. 트레킹을 떠난 대관령 옛길에서는 신사임당을 만났다. 신사임당은 어린 아들 이율곡의 손을 잡고 한양을 오가면서 대관령 굽이굽이 고갯길을 걸었을 것이다. 부여의 궁남지에서는 가시연꽃의 향기에도 취하면서 궁남지가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정원이었다는 것도 알게 됐다.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서는 이념 전쟁에 희생된 많은 이들 가운데 지금은 고인이 된 아버지의 모습도 추억했다. 제주 올레길 중문대포 주상절리를 보면서는 용암이 빨리 식을수록 기둥이 가늘어진다는 것도 알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생이 되기까지. 엄마와 아들은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고, 많은 것을 보았다. 이들의 여행기는 ‘교과서 여행’이라는 문패로 한 신문에 2년여동안 연재되기도 했다. 연재된 글을 보완해 엄마 임후남 씨와 아들 이재영 군이 <아이와 여행하다 놀다 공부하다>(생각을 담는 집)를 출간했다. 책에 소개된 곳은 모두 60곳이다. 사회 교과에 소개된 곳이 주를 이루고, 국어과·과학교과 등과도 관련된 곳이다. 익산 미륵사지,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용인 정몽주 장군묘소 같은 유적지가 많고, 전주 한옥마을과 전동성당,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등 함께 가볼만한 곳도 풍성하다. 특히 책은 아이 혼자서도 읽을 수 있도록 쉽게 풀어썼다. 또 소개된 곳과 관련된 인물이나 사건 등을 플러스 팁으로, 주변에 가볼만 한 곳도 함께 소개해 책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글과 사진을 담은 엄마와 아들은 <아들과 클래식을 듣다> <아들과 길을 걷다 제주 올레> 책도 함께 냈다.
전직 교사 장세진(61) 씨가 사회 현상과 교육에 대한 단상을 담은 산문집 <참 이상한 나라>(신아출판사)을 냈다. 총 6부로 구성된 책에는 그가 교단에서 학생을 가르치며 체감한 대한민국 교육체계의 허점을 짚은 144편의 산문이 담겼다.머리말에서 “7번째 교육에세이 모음집을 냈던 2013년 이후 3년이 흘렀지만 교육현실은 나아진 게 거의 없다”고 밝힌 저자는 ‘교원 연금 축소 논란’· ‘농어촌 교사 배정 문제’· ‘명예퇴직자 급증’ 등 여러 교육정책을 사례를 들어 비판하고 있다.특히 저자는 법에 의해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시대에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그 원인으로 오직 ‘학생 점수올리기’에만 매진하는 학교 현실을 꼽고 있다. 인간이 한창 자신의 마음을 성숙시키는 시기에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줘야 할 교사·교과시간이 ‘계량화된 점수 놀음에 휘둘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입시지옥 철폐’가 전제되지 않고서는 초·중·고교의 우울한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는 머리말에서 “세월과 함께 무르익으면서 뭔가 좋아지고 진일보해야 살맛이 날텐데, 유독 그렇지 못한 것이 학교 현실이다”며 “이런 내용의 책이 나오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상이 아니어서 씁쓸하다”고 전했다.전주에서 태어난 그는 원광대 국문과·서남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하고 완주 한별고등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다 최근 명예퇴직 했다. 문학부문 전북예술상, 신곡문학상, 전주시예술상, 단국대 교단문예상 등을 받았으며 현재 전북문학신문 편집인을 맡고 있다.
17년차 중학교 국어교사. 교실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꿈꾸며 교단에 섰지만 생각과 달랐다. 학교는 엄격한 규율이 지배하는 공간이었고, 교사는 교육시스템의 부품이었다. 심지어 교무실은 학교정치에 빠져있었다. 이런 학교에서 아이들이 민주주의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정은균 교사는 그 해법을 먼저 교사에게서 찾는다. 교사가 변해야 교육이 바뀌고, 교육이 바뀌어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그래서 벌떡 교사가 되기로 했다. 따돌림 당하기를 작정(?)한 듯 입바른 소리를 하기로 한 것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교육의 민낯을 드러냈다. 학교 혁신과 교육 민주주의에 관한 단상을 부제로 한 <교사는 무엇으로 사는가>(살림터).저자는 책에서 교육의 참된 얼굴을 시스템, 관계, 자화상, 다양성이라는 단어를 중심으로 진단했다.교육은 시스템이라는 측면에서 평범하고 성실하며 모범적으로 살아가는 교사들의 침묵과 그들을 그렇게 만드는 시스템을 진단하고, 이를 통해 교사가 진정한 교육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짚어봤다.교육은 만남이라는 점에서 교육 주체들간의 관계는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아이들을 무시하는 교사, 내일을 꿈꾸지 않는 아이들. 무관심과 냉소만이 가득한 교육현장이 협력과 소통으로 되살아나기 위해서 교사가 아이들을 하나하나 만나고 일일이 눈을 맞추고, 함께 배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교육은 미래인데, 우리 교육의 자화상은 성적과 경쟁, 입시에 묶여 무한경쟁과 각자도생을 펼치는 시합장이 되어있다. 정 교사는 모두들 미래를 말하지만 아무도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역설의 공간, 그 견고한 벽에 가는 실금 하나 긋고 싶다고 밝혔다.다양성은 모든 생명체의 본원적인 생존의 조건. 교육 생태계도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교육은 곧 다양성이다. 저자는 교단을 확일화한 주범을 교원승진시스템과 교장제도에서 찾았다. 교육에 새로운 상상력을 더하고 있는 혁신학교와 학교 밖 교육의 문제도 짚어봤다.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은 이 책에 대해 민주 시민성을 길러내지 못한 지금의 공교육이 어떻게 민주주의의 심리적 인격적 토대를 어떻게 파괴하고 있는지, 그 결과 권위에 맹종하는 작은 아이히만들이 우리사회를 어떻게 죄수의 딜레마로 몰아가는지, 여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학교를 어떻게 교육 공화국으로 탈바꿈해야 하는지를 명징한 언어와 적실한 자료로 드러내 보인다고 평했다.한계를 뛰어넘고 경계를 확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책을 글을 쓴다는 정 교사는 먼지투성이의 푸른 종이(기형도시인의 시)같은 아이들에게서 먼지가 아니라 푸른색을 볼 줄 아는 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다. 현재 군산 영광중학교에서 민주주의 시민을 기르고 있다.
출판업계 불황이 계속되면서 전국의 순수서점이 매년 줄어들고 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출판업계와 온라인 서점 강세 등으로 지역 서점의 시름은 더욱 깊다. 어려움 속에서도 지역의 소통 공간이자 대표 서점으로 자리매김한 곳이 있다. 경남 진주문고의 여태훈 대표가 30년간 지역 서점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네 서점의 생존전략에 대해 강연했다. 사회적기업 마당이 주최해 지난 16일 전주 한옥마을 내 카페 ‘공간 봄’에서 열린 수요포럼에서 그는 “책만을 팔았고, 또 책만을 팔지 않았다”고 말했다. ‘진주문고’는 1996년 대학가 인문과학 서점 ‘개척서림’으로 시작했다. 작은 서점이었지만 고객이 원하는 책은 며칠이 걸리더라도 무조건 구해다 줬다. ‘책을 팔 수 있는 자격만 있지 팔 수 없는 자격은 없다’는 그는 이익에 상관없이 책을 구매해 제공했다. 동시에 ‘작가와의 만남’, ‘문화기행’, ‘인문학특강’, ‘책과 예술의 만남’ 등 책과 관련한 다양한 시도를 거듭했다. 그는 “개인 구매로 인한 이익으로 다양한 문화행사를 마련했다”며, “다수의 지역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선순환구조를 구축해 고객·지역 사회와 신뢰를 쌓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생존전략은 진주문고만의 독특한 ‘편집진열법’이다. 분야, 분류별이 아닌 서점이 자기식대로 창의적인 책을 팔기 위한 진열 방식이다. ‘내 마음의 책방’ ‘월하독(獨)서’ ‘진주의 빛’ 등 특성 있는 코너를 구성해 시대정신과 지역민 정서를 대변하는 책, 서점의 색깔을 잘 나타내는 것들을 선보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쓴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과 이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동안 쓴 천문학적인 비용을 고발하는 책 ‘MB의 비용’을 나란히 진열했던 ‘판단은 당신의 몫’ 코너는 편집진열로 진주문고만의 성격을 잘 나타낸 대표 사례다.그는 서점이라는 ‘물리적 공간’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익명성 없는 소도시의 특성을 활용해 가끔 아이를 맡기거나 외상거래도 할 수 있는 친근한 교류 공간을 형성해야 한다는 것. 그는 “오늘날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면서 책의 정보 가치는 많이 상실됐고, 단순히 책만 팔기에는 온라인 서점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서점이 라이프 스타일을 구매할 수 있는 공간, 지역의 랜드마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글로벌 물류 개척자는 신라의 혜초(704780) 스님이었다. 그는 4년 동안 천축국의 다섯나라와 중앙아시아, 아랍땅까지 밟은 뒤 장안으로 돌아왔다. 그 기록이 <왕오천축국전>이다.경상북도는 지난 2013년 경주를 출발해 터키 이스탄불까지 60일간 7개국 육상실크로드 2만947㎞를 종주했고, 이듬해 해양실크로드를 탐험했다.인간의 생존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 의식주를 해결하는데 근간을 이루는 것이 물류다.더욱이 글로벌 경제시대인 현대사회에서 물류는 공기와 같은 기능을 한다. 세계 각국에서 들어오는 생필품, 한국 경제성장을 이끈 수출 등의 기저에는 물류시스템이 있다.한국종합물류연구원(GLORI) 정필수 원장이 우리나라 물류의 역사를 총정리하는 <역사 속의 물류, 물류인>을 발간했다. 정 원장은 동북아의 작은 나라가 글로벌경제의 주요거점으로 탈바꿈한 배경에는 지정학적인 불리함을 역이용, 해상교역의 주도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물류의 저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책은 이러한 글로벌 물류 저력의 본원을 찾아 분석했다.책은 역사 속 물류의 발자취와 물류인, 기반시설을 두루 살폈다. 서해를 중심으로 대중국 교역에 나서면서 세를 불렸던 고구려와 백제, 신라. 가야는 정치체제를 마련하기 전부터 일본과 교류를 했으며, 후신라는 강한 수군을 토대로 당, 일본과 주도적인 외교를 벌인다.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했던 장보고는 해외의 신라출신 무역상을 하나로 묶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도 했다. 고려시대까지 활발하게 이어졌던 대외교역은 조선시대에 들어서면서 침체됐다.정 원장은 역사 속 주목할만한 물류인으로 장보고와 유통경제를 강조한 박지원, 지리정보를 집대성한 김정호, 거중기를 개발한 정약용, 보관을 통한 부가가치를 창출한 허생전 등을 꼽았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과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도 현대 물류산업을 발전시킨 물류인이다. 조운(漕運) 보부상 역참(驛站) 철도 고속도로 등 물류기반시설 및 관련제도도 자세하게 소개했다.저자는 미국 텍사스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 과정을 마쳤으며, 1990년부터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서 해운물류정책을 연구했다. 항만물동량 전망, 전국항만 기본계획, 항만운영 효율화 방안 등의 연구성과로 대통령 표창도 수상했다. 현재 한국종합물류연구원(GLORI) 원장으로 물류정책과 해외 항만개발계획 등의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물류, 장보고와 징기스칸에게 배워라> 등 다수의 연구보고서가 있다.
전주시립도서관이 시민이 일정기간 읽은 책의 양을 거리로 환산해 목표한 거리를 완주하면 기념증서를 수여하는 ‘2016년 제5회 책 읽는 전주, 독서마라톤 대회’를 연다. 독서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대회는 오는 9월 30일까지 214일 동안 초등학생 이상 전주시민을 대상으로 진행된다.책 1쪽을 1m로 환산해 3㎞(3000쪽), 5㎞(5000쪽), 10㎞(1만쪽), 20㎞(하프코스, 2만쪽), 42.195km(풀코스, 4만2195쪽) 등 5가지 코스 중 한 가지를 선택해 독서량으로 완주하면 된다.독서마라톤 홈페이지(http://독서마라톤.kr) 독서일지 코너에 도서명과 저자, 출판사, 읽은 쪽수, 독서감상평(초등학생 30자 이상, 중학생 이상 50자 이상) 등을 기록하면 된다.목표한 종목을 완주한 시민에게는 독서마라톤 완주증이 주어지며, 시립도서관 도서 대출권수가 1인 5권에서 최대 10권으로 확대된다. 우수 독후감은 ‘전주시민 글 모음집’에 수록된다.대회 참가를 원하는 시민은 기간 중 홈페이지(http://독서마라톤.kr)에서 회원 가입 후 참여할 수 있다.(문의 063-230-1810)
역사연구의 기본은 사료 수집입니다. 하지만 동학농민혁명은 관련 자료가 많지 않을뿐더러 특히 1996년 이후 새로 알려진 사료들은 대중적으로 공개되지 않아 연구자들이 자료를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동학농민혁명을 널리 알리고 동학 연구의 질적 심화를 위해 동학농민혁명 사료를 수집발굴정리했습니다.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사장 김대곤)이 지난 1996년부터 최근까지 새로 수집발굴한 동학농민혁명 관련 사료의 원문과 번역문을 함께 엮은 자료집 <동학농민혁명 신국역총서(이하 신국역총서)>(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를 발간했다. 지난 1996년 당시까지 발굴된 사료를 총망라, <동학농민전쟁사료총서>를 간행했던 재단이 약 20년 만에 그동안 새로 발굴된 동학농민혁명 자료를 정리한 총서를 낸 것이다.이번에 발간한 <신국역총서>는 경상도전라도 동학농민군, 일본군 토벌책임자 및 진압에 참여한 관리 등 여러 인물들이 각기 다른 시각에서 서술한 자료들을 번역한 것으로, 당시 동학농민혁명의 전개상황을 다각도로 살필 수 있다. 총 5권으로 번역문, 원문, 영인본 등을 함께 수록해 누구나 자료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1권에는 <종리원사 부 동학사(宗理院史附東學史)>, <순교약력(殉敎略歷)>, <고흥군 교구역사(高興郡敎區歷史)>, <균암장 임동호씨약력(均菴丈林東豪氏略歷)>, <이종훈 약력(李鍾勳略歷)> 등 동학농민혁명에 직접 참여한 동학농민군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기술한 동학농민혁명에 관한 1차 사료들을 실었다. 특히 <종리원사 부 동학사>에는 남원지역 동학교단의 연혁과 1894년 남원지역과 전라좌도 지역의 동학농민혁명 전개과정이 상세하게 담겨 있다.동학농민군 토벌에 참여했던 이들의 관점을 담은 2권에는 김산소모사 조시영이 황간 청산 옥천 등지의 동학농민군의 활동과 토벌 상황을 담은 <소모사실(召募事實)>, 경상도 의흥 유생 신석찬이 의흥 일대의 동학군을 토벌한 과정을 기록한 <창계실기(蒼溪實記)>가 수록됐다.3~4권에는 동학농민군 박학래가 1894년 경상도지역에서 동학 접주로 참여한 경험 등을 기록한 <학초전(鶴焦傳)>이 실렸다. 동학농민군 시각에서 그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확인 할 수 있는 희귀한 자료로 평가받는다.<미나미고시로 문서(南小四郞文書)>를 번역한 5권에는 그 당시 일본군이 어떻게 동학농민군을 진압했는지 실상을 생생하게 파악할 수 있다. 동학농민군 진압 전담부대였던 일본 후비보병(後備步兵)의 제19대대 대대장 미나미고시로가 동학농민군을 토벌하는 과정에서 보고받은 문서들이 담겨있다.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관계자는 일본 제국주의로 인해 동학농민혁명이 왜곡되거나 축소된 상황에서 우리의 관심 부족으로 동학농민혁명 관련 사료들이 상당부분 유실됐다며, <신국역총서>의 자료들을 바탕으로 동학농민혁명 연구가 더욱 활발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한편, 재단은 <신국역총서>의 내용 및 자료들을 누구나 살피고 활용할 수 있도록 기념재단의 동학농민혁명 종합지식정보시스템(www.e-donghak.go.kr)에 게시할 예정이다.
한국(韓國)을 중국인은 한궈로, 일본인은 간고꾸로 읽는데 왜 우리는 북경(北京)을 베이징으로 읽으려 하는가.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가 쓴 <북경인가, 베이징인가?>(어문학사)는 중국의 지명인명에 대한 원음주의 표기법을 비판하고, 한글전용의 문제점을 지적한 책이다.원음주의 표기란 나라의 지명이나 이름을 그 나라의 발음 그대로 쓰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과일 orange를 오렌지가 아닌 어륀지로 표기발음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맥락인데 문제는 영어가 아닌 한자의 경우다.김 교수는 한자가 비록 중국에서 비롯되었으나 이미 한민족이 2000여년간 써왔고 고유의 발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우리만 중국 현지어 원음대로 읽고 표기하는 것은 민족과 국가의 자존심을 시궁창에 버리는 처참한 사대주의다고 날선 비판을 가한다. 단지 서로 뜻만 통한다고 놔두는 편리주의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자로 쓰인 고전문학작품이 모두 중국의 것이 아닌 사실처럼 말이다.더군다나 현용 한국어가 중국어 발음을 중국 현지에서 사용되는 것처럼 적을 수 없는 분명한 한계가 있는데도 그 어원이나 의미전달 목적이 아닌 발음 베끼기에만 몰두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마우쩌둥이나 떵샤오핑 대신 모택동, 등소평으로 표기하면 발음하기도 편하고 그들의 성 씨는 물론 이름의 뜻도 한자를 찾아보면 쉽게 알 수 있지 않겠냐는 것.특히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중국에게 서울을 首爾(수이, 서우얼)로 표기해달라고 요청한 일을 신랄하게 비판한다.저자는 이처럼 현대사회가 원음주의를 고집하게 된 배경에는 광복 후 일제로부터 한글을 되찾은 기쁨에 들뜬 한글전용론자들이 있음을 지적하며 불합리한 어문규정에 따른 폐해 사례를 들며 강조하고 있다.김 교수는 서론에서 막연한 보수적 입장 혹은 옛날에 대한 향수를 들먹이는 차원에서 한자 사용을 권장하거나 한문 읽기를 권하는 의도로 책을 쓰지 않았다며 우리나라는 표음문자인 한글과 표의문자인 한자의 장점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축복을 팽개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김 교수는 한국서예학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중국문화학회장,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총감독,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전북대 중문과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전주문화원(원장 나종우)은 4월 11일 개강하는 ‘우리 동네 이야기, 자서전 쓰기’ 무료 강좌 수강생 25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문의 063-255-336060세 이상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이번 강좌는 전문강사의 글쓰기 교육을 통해 수강생이 자신의 인생을 직접 글로 옮겨 쓰고, 유년기·군인시절·결혼 이야기 등을 담은 자서전을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9월 26일까지 매주 월요일 오전 9시부터 세 시간 동안 전주문화원(전주 진북동 364-7)에서 교육이 이뤄진다.나종우 전주문화원장은 “누구나 남기고 싶은 말이 있고,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며 “어르신들이 과거를 돌아보며 추억을 기록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신석정기념사업회(이사장 윤석정)은 12일 오전 10시 30분 부안 석정문학관 세미나실에서 ‘제2회 석정문학 선양 시낭송대회’를 연다.서정시인 신석정이 남긴 시편을 읊으며 작품에 새겨진 그의 시상(詩想)을 기리는 이번 대회는 석정문학관(관장 소재호)과 신석정시낭송협회(회장 김윤아)가 주관하고 부안군 등이 후원한다.김윤아 회장의 대회선언을 시작으로 내빈소개와 개회사, 축사가 끝나면 본격적인 시낭송경연이 펼쳐지며 신석정시낭송협회 회원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경연작품은 신석정 시인의 시 중 1편이며, 대회가 끝나면 축하공연이 이어지는 동안 심사를 통해 대상·금상·은상·동상 수상자가 결정된다. 은상 이상을 받은 세 명에게는 상금과 시낭송가 인증서가 전달될 예정이다.이날 제1회 석정문학 선양 시낭송대회 수상자인 최근익·조춘식 씨가 축하시를 전하며 나레이션과 시가 결합된 시낭송 퍼포먼스, 가야금 산조 공연도 진행된다. 문의 063-584-0560
한국신문에서 고정 칼럼이 등장한 것은 1950∼60년대부터였다. 지면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이를 채울 기사가 필요했고, 전자매체와의 차별화를 위한 오피니언 기사가 필요했다. 독자의 다양한 의견과 주장을 담아낼 수 있는 방안도 요구됐다. 이제 칼럼은 특정한 사건이나 이슈에 대한 전문적이고 심층적인 진단과 독자와의 소통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됐다. 김선남 원광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미디어칼럼 쓰기를 안내하는 책 <미디어칼럼의 이해>(시간의 굴레)를 펴냈다. 글쓰기 능력이 필수가 된 시대, 특히 신문방송을 전공하는 이들에게 글쓰기 능력은 반드시 갖춰야 할 자질이다.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기사작성법과 취재보도론을 가르치며 적절한 교재의 필요성을 느낀 저자가 직접 실용서를 펴낸 것이다. 책은 칼럼 작성에 필요한 정보를 자세하게 안내하고 있다. 특히 실제 신문에 게재됐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칼럼을 사례로 소개했다. 책은 미디어칼럼을 위한 전제로 뉴스와 칼럼에 대한 기본 지식부터 안내했다. 저자는 칼럼은 ‘신문이나 잡지 따위의 시사성 있는 문제나 사회의 관심거리 등에 대한 짧은 기고’라는 점에서 의견기사에 해당하는데, 이러한 칼럼을 쓰기 위해서는 글쓴이만의 철학과 글쓰기 양식, 관심, 시야를 넓히기 위한 노력, 외부 압력에 초연한 자세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칼럼을 쓰기 위해서는 호기심과 문제의식, 소재개발에 대한 투자, 글쓰기 능력, 습작, 자료 확보 등의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소개했다. 이밖에도 칼럼이나 논술을 쓸때 필요한 아이디어와 주제 등을 어디에서 어떻게 얻어올 것인지도 일러줬다. 책에는 저자가 신문 등지에 발표했던 40여편의 칼럼이 수록됐다. 칼럼 내용과 관련한 취재보도 가이드라인을 팁으로 덧붙여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김 교수는 언론중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미디어속의 여성읽기> <텔레비전과 페미니즘> 등의 저서와 <섹스와 돈> 등의 역서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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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전북특별자치도 예술·관광상 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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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 전북도립미술관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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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여성작가 13명, 30일까지 제9회 단미회展 ‘Art Memory’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26) 고독한 감꽃 시인, 이철균
"정신 개벽의 새 세상 열자" 원불교 100주년 기념대회 5만여명 참석
버려진 산업유산, 디지털 예술로 다시 태어나다⋯황등석산 ‘달콤한 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