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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작가회의 소설집 〈두번 결혼할 법〉·수필집 〈우리집…〉] '가족·고향' 담은 수필·소설 그 따스한 풍경을 그려내다

가족과 고향은 화수분같은 글감이다. 전북작가회의(회장 김병용) 회원들이 두 단어를 부여잡았다. 생명의 근원이자 근간, 위로와 치유의 공간, 마지막 도피처 같은 소중한 글감을 꺼내 공유했다. 첫 시작은 술자리에서의 투박으로 시작됐지만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 같아 기획사업으로 진행했다. 그 결실이 소설집 <두번 결혼할 법>(예옥)과 수필집 <우리집 마당은 넓었다>(수필과비평사)로 맺었다.소설집 <두번 결혼할 법>은 서철원 장마리 김저운 한지선 정도상 김소윤 김경나 황보윤 이병천 작가가 가족을 테마로 한 단편소설로 꾸렸다.가족을 묻고 가족에게 답하는소설집에는 가족의 의미와 가치가 어떻게 해체되고 변형되고 역전되어가는지 조명했다.전통적으로 가족은 혼인제도에 기반을 두고 혈연적 재생산을 통해 대를 잇고 유지된다. 사랑이라는 감성적 유대와 가부장제라는 권위에 근거한 질서가 핵심. 가족에게 혼인과 혈연, 가족애는 절대적 개념인 셈이다. 하지만 물질중심의 사회에서는 전통적 가치가 전도된다. 가족도 마찬가지. 가족내 권력관계에도 변화가 왔다.작가들은 이러한 가족의 모습에 주목했다. 장마리 한지선 김소윤 작가는 혈연과 가족애를 탐색했다. 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 친자식, 국제결혼, 이방의 가족 등을 앞세워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지 물음을 던진다. 김저운 황보윤작가는 물질의 지배를 받아 파괴된 가족의 씁쓸한 모습을 냉정하게 그렸다. 서철원 정도상 이병천 작가는 가부장의 권위, 혼인제도가 갖는 권력의 문제를 짚어본다.가족을 바라보는 아홉작가의 시선은 각기 다른 소재와 형식, 문채로 펼쳐졌다.내가 쓴 산문집들은 모두 내가 사는 마을 사람들의 일 이야기들이다. 자연이 하는 말을 따라 같이 일하고, 같이 먹고, 같이 놀았던 농촌공동체의 원형을 기록했다(김용택의 섬진강이 농부에 전하는 말중)작가들에게 고향은 문학의 힘을 일궈내는 동력이며, 문학의 생명을 잇게 하는 곳. 하늘과 땅과 사람들과 주고 받은 마음, 풀 한포기꽃 한송이도 작품으로 태어난다. 수필집 <우리집 마당은 넓었다>는 작가회의 회원 49명의 고향 풍경이다. 태어난 곳이거나 삶터를 일군 곳, 또는 흐릿한 사진처럼 간직한 마음의 고향을 담았다. 회원들의 고향은 전라북도 14개 시군 구석구석을 지켜내고 있다.백가흠소설가는 내 문학의 근원은 소멸되고 폐허가 되어가는 공간에서 생명력 넘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그 무한한 창작모티브로서 익산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털어놨고, 서정임 시인도 내가 시인이 된 건 운명이기도 하지만 금수정을 오르던 옛 선비들의 피가 정기가 풍류가 내 안에 들어와 시를 쓸때마다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한다며 문학의 토대로 고향을 꼽았다. 김병용 소설가는내 상상력을 키워준 고향의 지명과 이야기들 덕에 지금의 내가 있다면, 이제는 그 공덕을 갚아야 할 때도 됐다며 고향을 찬양했다.복효근시인은 어딜가면 소리 한자락 하라고 해서 소리를 못하는 나는 늘 곤혹과 함께 남원사람으로서 체면치레를 못할때가 있다며 에둘러 고향자랑을 했다. 김종필 작가도무주는 낮이 턱없이 짧은 곳이다. 해가 뜨는가 싶으면 어느새 달이 뜨고 별이 뜬다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았다.김유석 박남준 박성우 박태건 신귀백 안성덕 유강희 임명진 정성수 최기우 최동현 황숙 등의 49명의 작가도 임실 순창 남원 진안 무주 장수 김제 부안 등 14개 시군을 촘촘히 채우고 있는 산과 강, 부모형제, 이웃, 그시절의 나의 이야기를 따스하게 돌아봤다.작가와 작품, 지역이 씨줄과 날줄로 짜여진 문학풍경화에 황진영 화가가 그림을 더했다.

  • 문학·출판
  • 은수정
  • 2015.12.25 23:02

독특한 시선으로 관찰한 일상의 면면

나혜경 시인이 시집 <미스김라일락>(애지)을 펴냈다. ‘김 라일락’은 수수꽃다리 종의 꽃이름. 눈에 띄는 제목처럼 일상의 면면을 독특한 시선으로 관찰해 그 이면의 비밀과 이치를 던지고 있는 작품들로 가득하다. 저자의 시는 ‘나’에서 출발해 ‘우리의 삶’, ‘우리의 세계’로 확장되는 원심력을 갖고 있다. ‘길이 얼었다 나무도 얼었다/ 공기도 얼었다 고기 야채 값도 얼었다/ 파업한 지 두 달째인 버스 기다리는 사람들이 얼었다/ 진도앞바다에 묻은 울음소리 다급한 입술도 얼어붙었다’( ‘빙하기’ 중)시인은 추위에 얼어붙은 길과 나무를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빙하기에 얼어붙은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계절적 상황과 함께 물가불안정, 파업, 세월호 사건 등 사회상을 중의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사회적 문제에 대해 분리된 객관적 대상으로 간주하거나 당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일상과 관계한 것들로 바라보며 반성적으로 사유하고 있는 것이다.고봉준 평론가는 “저자에게 문학은 ‘나’를 말하는 행위가 아니라 현존하지 않는 세계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타자적 존재, 그 침묵의 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이는 겸손한 행위”라고 말했다.김제에서 태어난 저자는 지난 1992년 <문예한국>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시집 <무궁화, 너는 좋겠다>, <담쟁이덩굴의 독법> 등을 냈다. 작은詩앗·채송화, 금요시담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5.12.25 23:02

사랑·존재·창조, '잠언' 속에 녹아든 성찰

‘사랑에 대하여 생각해본 적이 없는/ 그 사람을 사랑하라/ 언제인가 어디선가 흔하게 만난 듯이 낯익은/ 그 사람을 사랑하라/ 군중 속에서 한 군중이 되는/ 그 사람을 사랑하라/ 그 모든 것을 젖혀두고/ 그 사람이 오직 그 사람이기 때문에 사랑하라…’(시 ‘향기’중 일부)시인이자 수필가인 김용옥 작가가 오랜만에 시집을 묶었다. <이렇게 살아도 즐거운 여자>(도서출판 북 매니저).글을 쓴지 40여년이지만 시집을 엮은 것은 이번이 네번째. 작가는 “시는 모든 문학의 뿌리이자 절체절명의 단어만 건지는 인고의 작업이어서 쉬이 내보일수 없었다”고 털어놨다.시집은 삶에서의 영원한 화두인 ‘사랑’에 대한 깊은 성찰과 깨달음, 가족·이웃·사회의 아픔을 둘러보는 무심한 듯 따뜻한 시선을 유려한 언어로 조합해냈다. 유한근 평론가는 이러한 시인의 시를 ‘아포리즘(aphorism)적 연가’라고 부른다. 평론가는 “더할 수 없을 만큼 긴장된 삶, 열정적인 삶을 살았던 시인에게나 가능한 잠언시”라면서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랑하는 마음을 토대로 존재가 살아가는 의미가 형성되며, 창조의 힘도 생기는데 김 시인의 시가 이러한 유기적 인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시인은 시집을 엮으면서 ‘살고 싶지 않았을 때에도 살아서/ 내가 고맙다/ 죽고 싶었을 때 원대로 되지 않아서, 고맙다/ …슬프고 아프고 괴롭고/ 쓰고 떫은 것들을 정화할 수 있어서/詩에게 고맙다’며 ‘비로소 즐겁다’고 고백했다.한국수필학회(회장 윤재천)의 ‘제11회 구름카페 문학상’수상 기념 수필선집 <길 없는 길을 간다>(문학관)도 함께 출간됐다. 수필선집은 문학상 수상 기념으로 한국수필학회가 지원 한 것. 작가의 최근작 40여편이 5장으로 묶였다. 올해 <수필세계>에 연재한 원고지 5매 이내의 짧은 수필과 어머니(정휴당 문순길여사)를 추억하며 쓴 규방가사 형식의 글, 작가가 사랑하고 애도하는 이들에게 헌사한 수필 등 작가의 삶과 세상에 대한 철학이 담긴 글들이다.

  • 문학·출판
  • 은수정
  • 2015.12.25 23:02

옛 영정통 골목길 한 켠 흥미로운 이야기 보따리

일제 강점기 익산에서 가장 번화가였던 영정(榮町). 영정통은 일본 상권이 형성되고 화교들이 모여들면서 화려한 도시가 되었다. 지금은 중앙로 또는 익산 문화예술의 거리라고 불리는 이곳은 일본 상권, 화교 상권, 625전쟁, 이리역 폭발 사고, 이리 깡패, 통학 열차, 양장거리 등 흥미로운 이야기를 한 보따리 안고 있다.익산문화재단(이사장 권한대행 한웅재)이 영정통의 역사, 인물, 명물 그리고 미래를 담은 그때 그 시절 영정통사람들을 발간했다. 지난 7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최한 2015 지역문화콘텐츠 출판 지원사업에 선정돼 지원받아 제작됐다.1년여 간 취재하고 익산시민을 인터뷰한 것을 바탕으로 익산의 도시 형성 과정부터 근현대사를 살아온 우리네 골목 이야기, 문화예술의 거리로 변모하고 있는 현재의 모습 등을 엮었다.익산의 역사하면 지난 1977년 11월 11일에 일어난 이리역 폭발사고를 빼놓을 수 없다. 화약운반을 하던 열차가 이리역에서 폭발해 역사가 송두리째 날아가고, 1402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대참사였다. 당시 사고와 관련한 가수 하춘화와 코미디언 이주일의 일화도 함께 수록했다.멋쟁이들의 집합소 조이 미용실의 조정숙 원장, 1930년대부터 대를 이어 중국음식점을 하고 있는 유비택 요리사, 전북의 유행을 주도했던 김형윤 맞춤양복점 대표 등 영정통이 흥하던 시절부터 자리를 지켜왔던 이들을 통해 듣는 그 시절은 마치 파노라마 영상을 보는 듯 눈에 선하다.일제 강점기 시절 개항도시로 근대 건축양식이 곳곳에 남아 있는 익산. 책은 중앙동 구 삼산의원(등록문화재 제180호), 익산문화재단(등록문화재 제181호)등 근대 유산은 물론 지역의 현금이 가장 많이 유통됐던 이리극장, 과거 맞선 성공률 100% 장소였던 오고파다방 등 골목 한 켠에 자리한 추억의 공간까지 놓치지 않고 소개하고 있다.현재 옛 영정통의 일부인 익산역 앞 중앙로는 소규모 공연장, 아트카페, 전통찻집, 화실, 공방, 갤러리 등 예술인들의 아트로드로 변신하고 있다. 영정통의 미래 부분에서는 젊은 목수 박성원, 김승건, 박정군씨와 거리공연을 펼치는 원광대 음악 동아리 공강 등 오늘날 거리의 새로운 주인들을 소개한다.김진아 익산문화재단 문화정책팀장은 개인의 기억을 통해 듣는 익산의 소중한 역사와 시간의 흔적을 기록하고 익산의 새로운 미래와 희망도 담았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5.12.24 23:02

혁신도시 주민들 책 매개로 소통·공감

책들이 빼곡한 공간에는 책장을 넘기는 손짓, 열띤 토론, 활발한 추임새로 생동감이 가득하다. 전주혁신도시 주민 11명으로 구성된 독서토론 동아리 도란도란 책모임은 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내 열린 도서관에서 매주 수요일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회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열린 도서관이 있어서 독서토론 모임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어요. 이 근처에는 마땅한 장소가 없어서 항상 고민이었거든요. 가까운 공공기관이 주민들에게 기관을 개방하고 편의를 제공하니 얼마나 반가운 일인지 모릅니다.지난 10월말 시범 개관한 열린 도서관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이재호)이 도민들에게 다양한 책을 만나고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사옥 1층에 마련한 개방형 도서관이다.혁신도시에는 청소년 자녀를 둔 가정이 많아 도서관이 절실한 실정이다. 하지만 현재 시립도서관이 없어 주민들은 차량으로 약 20~30분 걸리는 서신동, 동산동, 삼천동 등 다른 지역 도서관을 방문해야 했다.진흥원 도재경 사무처장은 출판시장 활성화를 도모하는 공공기관으로서 우수 출판 콘텐츠를 도민들에게 제공하고 싶었다며, 슬로건으로 내세운 책을 통한 세대 공감과 책을 통한 소통, 책을 통한 성장을 직접 실천해 도민들이 언제든지 책을 읽고 쉴 수 있는 시민도서관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열린 도서관에는 매달 진흥원이 선정하는 청소년 권장도서와 이 달의 읽을 만한 책, 연말마다 선정하는 놓치기 아까운 책 등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친근하고 일반적인 주제들로 이뤄진 도서 약 1000권이 비치되어 있다.또한 주민들이 부담 없이 방문해 휴식과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무인으로 운영하고 있다. 상주하는 사서 없이 도서 대출을 원하는 주민은 이메일과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직접 대출 장부를 작성하면 된다. 반납 역시 도서 반납함에 넣으면 된다.책의 파손, 분실, 연체 등의 우려가 있지만 시민들과의 교류를 위해 만든 도서관인 만큼 주민들을 믿겠다는 방침이다. 약 두 달간 진흥원 및 개발공사 임직원과 지역 독서 동아리를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해온 열린 도서관은 내년 초부터 일반 주민들로 대상을 확대한다.한해라 도란도란 책모임 회장은 책은 걸어서 아무 때나 언제든지 빌릴 수 있어야 한다며, 더 많은 주민들이 유용하게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한편, 진흥원은 내년 중순쯤에는 학술분야 등 전문서적으로 꾸민 메인도서관을 개관할 방침이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5.12.23 23:02

[2016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일상적 삶 글감으로 창작 청년층 도전 적어 아쉬워"

글쓰기 연령이 높아지고 있다. 50대 이상 장년층의 창작열은 뜨거운데 반해 20대의 관심은 시들하다. 연령이 높아지면서 사회나 시대에 대한 관심보다는 일상과 가족을 둘러보는 글이 증가하고 있다.2016 전북일보 신춘문예 공모에는 모두 418명이 1037편을 응모했다. 응모자는 지난해 393명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작품수는 지난해 1075편보다 감소했다. 부문별로는 시에 143명이 600편, 단편소설 61명이 62편, 동화 72명이 80편, 수필 142명이 295편을 응모했다. 수필부문 응모자는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시와 소설은 감소하는 추세다.연령별로는 50대 이상의 장년층 응모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특히 70대 응모자가 부문별로 고르게 분포하고 있어 장년층 글쓰기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충청, 강원, 대구경북, 경남, 부산, 전남, 광주,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작품을 보냈다. 부문별로는 수필 응모작이 눈에 띄는 작품들이 많았고, 소설과 시동화는 상대적으로 평이했다. 지난 15일 오후 본보 회의실에서 열린 예비심사에 참여한 전북일보 문우회(신춘문예 당선자 출신 작가들의 모임)작가들은 전체적으로는 일정한 글쓰기 틀과 내용을 갖추고 있지만 장르별로 편차가 드러난다며 글을 마무리짓는 힘이나 치열한 정신이 기대에 미치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이날 예비심사에는 안성덕 시인, 장은영 동화작가, 황보윤 소설가, 이길상 시인, 문신 시인, 최기우 극작가가 참여했다.시는 일상생활에서 발견한 소재를 자신만의 관점으로 풀어나가는 작품들이 많았다. 시적 문장구성이 일정한 수준 이상이었고, 시류나 유행을 따르거나 공모전을 위한 상투적인 형식의 것들은 전보다 감소했다. 그러나 무난하고 평면적인 작품이 많아 아쉬움을 남겼다.문신 시인은 사회 또는 공동체와 개인의 관계보다는 내면을 응시하는 시가 많았는데, 왜 내면을 들여다보아야 하는지 모르면서 그러한 시를 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상황이나 사실, 진실보다는 형상화 차원에서의 말만 있는 시가 많았다고 말했다. 안성덕 시인과 이길상 시인도 사회적인 문제를 다룬 시가 적어 아쉬움이 남았다면서 보다 젊은 응모자들이 실험적이고 깊이있는 도전을 해보길 바란다고 밝혔다.소설부문도 50대 이상 응모자가 많았다. 따라서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나 가족, 부모에 대한 소재를 많이 다루는데다, 문장 숙련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청장년층 응모자들은 노동문제나 노숙자 등 사회의 어두운 현실이나 애환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황보윤 작가는 글쓰기를 통한 치유와 자서전쓰기 같은 스토리텔링 강좌가 많아져 소설을 쓰는 인구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동화의 소재도 평이했다. 형제간 갈등, 치매노인이나 장애인문제, 사물의 의인화 등 기성 동화에 자주 등장했던 소재들이 많았다. 장은영 작가는 작가의 세계관이 드러나있지 않거나 주제를 형상화하는데 성공한 작품이 많지 않아 아쉬움이 있었다면서 삶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과 참신한 발상이 더욱 필요해보인다고 밝혔다.반면 수필은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고, 감동적인 작품이 많았다. 장르의 특성상 일상과 가족을 대상으로 한 글이 대부분이었는데, 글의 틀과 문장, 내용이 잘 어우러지는 작품이 많았다. 반면 전체적인 응모작 경향처럼 사회를 바라보는 냉철한 시각은 드물었다. 최기우 극작가는 응모작을 보는 내내 절절한 감정에 공감할 수 있었다며 수필 응모작 수준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당선작은 본심을 거쳐 2016년 1월 1일자 본보 신년호에 발표되며, 당선자에게는 개별 통보한다.

  • 문학·출판
  • 은수정
  • 2015.12.17 23:02

해설과 풍경이 있는 시로 감성 촉촉

나 이제 일어나 가리라, 이니스프리로 가리라,/ 가서 진흙과 욋가지로 조그만 오두막 한 채 지으리라,/ 아홉 이랑 콩밭 일구고, 꿀벌 통 하나 두고/ 벌떼 소리 울려 퍼지는 숲속 빈터에서 혼자 살리라.(윌리엄 버틀러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의 이니스프리의 호수섬(The Lake Isle of Innisfree)중)보라색과 분홍색의 야생 히스 꽃이 만발한 작은 섬, 호숫가에는 수정같은 맑은 물이 괴어 있고 그 옆엔 아담한 오두막 한 채.그리고 다시 책장을 넘기는 순간, 상상 속 풍경이 재현된다.정석권 전북대 영어영문학과 교수와 그의 아내인 화가 김분임씨가 시화선집 <영미시로의 초대>(한빛문화)를 펴냈다.이 책은 정 교수가 선별한 영미시 원문과 한국어 번역본, 그리고 시에 대한 해설과 그림으로 구성돼 있다. 영미시에 대해 어렵게만 생각했던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하고, 시와 그림에 대한 이해를 넓히길 원하는 저자가 과거 시사경제 주간신문 파이낸셜 위크에서 영미시 번역 작품을 게재한 것에 영감을 얻어 그 당시 게재한 작품들과 새롭게 작업한 것들을 모아 출간했다.크리스토퍼 말로우의 열정적인 목동이 애인에게,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내 그대를 여름날과 비교해 볼까요, 에드가 앨런 포우의 헬렌에게, 로버트 프로스트의 자작나무등 작품성이 높으면서도 일반 독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접할 수 있는 시들로 선정했다. 글이 짧고 어휘가 어렵지 않으면서도 공감대가 넓은 사랑, 인생관,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작품들이다.더불어 시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그림을 함께 실어 시를 이해하고 감상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했다. 김 작가의 기존 작품 중 시와 느낌이 어울리는 그림을 고르거나 직접 시를 읽고 느낀 감상과 내용을 토대로 새로운 그림을 완성했다.정 교수는 문학작품인 만큼 정확한 번역과 자연스러운 우리말과의 조화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다며, 정확성을 위해 일부 어색한 부분도 있지만 최대한 유려한 문장이 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정 교수는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등 판소리다섯바탕 영역본을 공역했으며, <자동 피아노> 등의 저서가 있다. 김 작가는 대한민국수채화대전 정예작가, 전북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하면서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채화펜화 전담교육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은수정
  • 2015.12.08 23:02

20여년 생생한 방송활동 유쾌하게 풀어내

방송을 시작할때 느꼈던 출발선에서의 두근거림과 뜀박질할때의 거친 호흡이 생생하다. 하루에도 여러번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뛰었지만 나는 이런 방송코스가 좋았다. 이제 나에게 방송은 여유롭게 경치감상을 하며 주변에 인사도 건넬 수 있는 둘레길이 되었다.김태은 KBS전주방송총국 아나운서는 재주가 많아 아나테이너(아나운서와 엔터테이너를 합친 신조어)로 불린다. 1994년 입사해 뉴스와 시사교양프로그램 진행은 기본으로 하고, 15년째 지키고 있는 라디오프로그램(김태은의 가요뱅크)에 다양한 행사까지 두루 섭렵했다. 특히 그는 기획과 진행에서 탁월한 유머감각을 뽐내며 행복바이러스를 전파한다. 무한 긍정과 도돌이표 긍정, 밑도 끝도 없는 긍정이 체화돼 상대를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방송인 이금희씨는 처음 봤을때의 느낌이 씩씩 명랑 발랄의 비타민이었다며, 지칠법도 한데 지치기는 커녕 날이 갈수록 점점 더 힘이 넘친다고 했다.이러한 그의 매력과 방송활동기가 <대통령을 웃긴 여자>(도서출판 더클)로 정리됐다. 아나운서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방송과 친해졌고, 입사 후에는 성실하게 자기관리에 힘써 20여년째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오랫동안 아침방송을 하면서도 지각 한번 하지 않았을 정도. 준비된 자세는 예고되지 않은 자리에서 빛을 발했는데 대통령을 모신 자리에 톡톡 튀는 매력을 발산, 대통령을 웃긴 여자라는 별칭까지 얻었다.책은 방송에서는 털어놓지 못했던 자신과 방송현장의 이야기를 독자들과 공유하고, 특히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실전의 비법을 전하기 위해 엮었다. 시간을 다투며 긴박하게 돌아가는 현장의 에피소드가 경쾌한 문체에 담겼다.현재 KBS전주의 뉴스광장 김태은의 가요뱅크 아침마당 전북등을 진행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은수정
  • 2015.12.08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