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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책 만들기, 지역에서 책 팔기 ② 충북 괴산 '숲속 작은 책방' 김병록 대표

충북 괴산군 칠성면의 미루마을. 조용한 농촌마을이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 마을에 있는 작은 서점때문이다. 숲속 작은 책방. 김병록 백창화씨 부부가 지난해 4월 문을 연 이 서점은 집 같은 서점으로 유명하다.경기도 일산에서 작은 도서관을 운영했던 김 대표의 꿈은 농촌마을에 도서관을 만드는 것이었다. 자연친화마을로 조성된 미루마을에 도서관을 지으려다 미뤄지면서 살림집을 서점으로 꾸몄다. 본채와 오두막정자에 책을 채우고 책방 간판을 내걸었다.김 대표 부부가 꿈꾸는 서점은 오고 싶고, 읽고 싶게 만들어 책에 대한 꿈을 찾아주는 공간이다. 부부가 유럽의 책 마을을 다니면서 얻은 아이디어를 모아 그린 모습이다.책방은 공간 구성부터 특별하다. 오두막과 해먹이 있는 정자, 빗소리를 들을 수 있는 데크 모두 책을 고르고 읽는 공간이다. 거실은 책방의 중심. 다락방은 어린이 서가로 구분했다. 집안 곳곳이 도서관이다. 책의 표지가 온전하게 보이도록 진열한 것도 책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책방에는 3000여권의 책이 진열돼있다. 부부가 골라 구입한 것들인데, 자연과 평화를 주제로 한 것들이 많다. 좋은 책을 고르는 일이 늘 숙제인데, 부부가 추천하고 싶은 책과 인기있는 책으로 구분해 놓았다.이 책방이 책을 좋아하는 이들 사이에 입소문이 난 것은 집을 서점으로 꾸몄기 때문만은 아니다. 독특한 운영전략 영향이 크다. 서점이란, 그 곳에 들어가면 반드시 책을 한권 사들고 나와야 하는 곳이다. 그곳에서 내게 필요한 정보를 얻었거나 친구와 만남의 장소로 이용했다면 더더욱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책 구매행위로 치러야만 하는 곳이다. 김 대표가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책 문화의 선순환을 만들기 위해서다. 책이 팔려야 출판사와 서점, 작가가 공생할 수 있다. 숲속 작은 책방을 방문하는 이들은 의무적으로 책을 구입해야 한다. 책방에서 책을 고르고, 하룻밤 지내며 부부와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북스테이도 작은 책방의 특징이다. 부부가 일일이 고르고 감상평을 곁들인 띠지와 동화책 파지로 만든 귀여운 책봉투, 손편지 등도 이 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아날로그 소품이다. 글자만 빽빽하게 인쇄된 책이 아니라 때로는 장난감 같고 생활용품 같은 이색 서적으로 감성을 자극하기도 한다. 책꽂이 만들기와 마을투어 같은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책방이 있는 곳은 외진 농촌마을이지만 책방 덕분에 방문객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전국의 작은 동네책방을 소개한 책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남해의 봄날)를 낸 이후로는 유명세로 몸살을 앓을 지경이다.김 대표는 작은 서점과 작은 출판사가 공생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작은 책방>을 경남 통영의 지역출판사인 남해의 봄날에서 내고, 책을 전국의 작은 서점에 먼저 유통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작은 책방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서도 준비중이다. 부부는 작은 서점들이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는 날을 꿈꾸고 있다.

  • 문학·출판
  • 은수정
  • 2015.11.10 23:02

삶의 굴곡이 주는 진솔한 울림…박갑순 첫 수필집 〈꽃망울…〉

박갑순씨가 첫 수필집 <꽃망울 떨어질라>(신아출판사)를 펴냈다.전주천 갈대에게, 아들이 일구는 고추밭, 풍등, 하얗게 웃는 법 등 총 4부로 구성된 책에는 저자가 인생의 굴곡에서 얻은 교훈과 감상이 차곡차곡 담겨 있다.품삯을 받기 위해 학교 대신 모내기 논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던 상황 속에서도 문학의 꿈을 키웠던 학창시절 이야기부터 궁핍한 살림살이로 인해 외판원을 해야 했던 기억, 뜻하지 않은 암 선고와 수술, 암을 이겨내고 일상으로 돌아오기까지. 저자의 살아온 날들을 덤덤하지만 희망의 언어로 써내렸다.재활치료 중, 바람에 흔들리는 목련 꽃망울과 마주한 저자는 말한다. 바람아 멈추어라. 여린 꽃망울 꽃 못 터트리겠다활기찬 목련꽃이 자태를 드러내는 날 나 또한 툴툴 털고 삶의 이랑을 힘차게 달릴 수 있으리라.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그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내고 있는 모습이 우리에게 진솔한 울림을 준다.부안 출생으로, 지난 1998년 <자유문학>에서 시로, 2004년 <수필과비평>에서 수필로 등단했다. 한국문인협회와 전북문인협회, 부안문인협회 등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월간 아동잡지 <소년문학>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교정교열대필 전문 글다듬이집 주인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5.11.10 23:02

목정문화상에 윤영근·황순례·변금자 씨

제23회 목정문화상 수상자로 문학부문에 윤영근 씨(77소설가), 미술부문에 황순례 씨(70조각가), 음악부문에 변금자씨(70국악인)가 선정됐다.(재)목정문화재단(이사장 김홍식)은 지난 4일 제23회 목정문화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김수곤)를 열어 수상자를 발표했다.문학부문에 이름을 올린 윤영근씨는 남원 출생으로 1979년 한국문인협회 남원지부를 창립하고, 1984년 한국예총 남원지회를 창립해 현재까지 회장을 맡아오며 남원지역 문인들의 창작활동을 꾸준히 지원해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 상쇠 남원항일운동사(소설가 최정주 공저) 동편제 등 향토색이 짙은 문학작품을 창작해 조상들의 삶을 재조명하고자 노력했다는 평이다.미술부문 수상자 황순례 씨는 여성으로서는 다루기 힘든 소재인 돌을 활용하는 동시에 작품에 멋을 부리지 않는 친근하고 소박한 창작활동을 펼쳐 전북 조각미술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군산에서 태어난 그는 홍익대학교 미술학부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한 후 다수의 개인전 및 단체전 등에 참가했으며 현재 전주대학교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술인으로서 후배들의 본보기가 돼왔으며, 30여 년간 대학 강단에서 제자들을 양성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가야금 연주자인 음악 부문 수상자 변금자씨는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는 한편 전주와 울산에서 각각 가야금합주단 예금단을 창단, 영호남 통합을 기원하는 정기연주회를 개최해 예술인들에게 귀감이 됐다는 평가다.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전담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제자를 육성하며 국악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제23회 목정문화상 시상식은 오는 27일 전북대학교 진수당 1층 가인홀에서 진행된다.한편, 목정문화상은 故 목정(牧汀) 김광수 선생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재)목정문화재단에서 전북의 향토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공헌한 문화 예술인 또는 단체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수상자는 1000만원의 창작 지원금을 받는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5.11.09 23:02

제28회 전북수필문학상에 고재흠·이용만 씨

전북수필문학회(회장 서정환)가 주관한 제28회 전북수필문학상에 수필가 고재흠(79)이용만(65) 씨가 선정됐다.수상작은 고재흠 씨의 수필집 초록빛 추억과 이용만씨의 수필집 손짓 하며 나를 부를 때.고재흠 씨는 책과 글은 나의 전부이며, 글을 통해 내 안의 응어리와 상처가 치유됐다며, 망팔의 나이이지만 전북수필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더욱 왕성한 문학활동을 펼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이용만 씨 역시 애착을 갖고 있는 단체에서 상을 받게 돼 회장님과 심사위원들게 감사하다며 앞으로 외도하지 않고 꾸준히 수필에 정진하겠다고 말했다.심사위원들은 고재흠 씨의 수필집은 흥미를 유발하면서도 서정성이 돋보이는 문학적 향기가 가득한 글이며, 이용만씨의 작품은 유연한 문장흐름과 짜임새 있는 구성이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고 평가했다.부안 출생인 고재흠 씨는 행촌수필문학회장과 한국신문학인협회 전북지회장을 지낸 후 현재 전북문협, 전북수필 등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신문학상 수필부문 대상과 한국예총 부안 예술상을 수상했다.이용만 씨는 임실 출신으로 전북문협, 전북수필 등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전북교단문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수필집 유리창 너머의 하늘, 동화집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공부방 등을 냈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5.11.09 23:02

지역에서 책 만들기, 지역에서 책 팔기 ① 부산 출판사 '산지니' 강수걸 대표

지역에서 책을 만들고 팔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독서인구가 크게 줄어든데다 일부 유명 서점의 판매망 독점, 온라인 유통의 증가 등으로 지역 출판사와 서점의 생존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다. 물론 정글 같은 출판시장에서도 차별화전략으로 주목받는 지역출판사와 서점도 있다. 규모는 작지만 독특한 경영전략으로 입지를 넓히며 책을 매개로 지역문화를 만들어 가는 곳들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지역출판을 주제로 한 릴레이 강연을 열고 있다. 지역에서 책을 만들고, 팔면서 지역공동체를 확장해가는 이들의 고군분투기를 네차례에 걸쳐 연재한다.10여 년 동안 250여권이 넘는 단행본과 문예잡지, 번역서에 수출도서까지 낸 지역출판사. 부산의 산지니(대표 강수걸)는 전국적으로 책을 유통하는 드문 지역 출판사다.부산은 서울 다음의 도시지만 출판 산업은 도시규모에 못 미치는 수준. 지난 2005년 창업당시 출판사가 몇 곳 있었지만 대부분의 지역출판사가 그러하듯 문학인들이 운영하며 문학서적을 만드는 상황으로 여건이 좋지 않았다.지역 사람으로, 지역에서 콘텐츠산업을 해야겠다고 작정한 강수걸 대표가 출판사를 설립하고 낸 첫 책은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김대갑 지음)과 <반송사람들>(고창권 지음). 지역의 이야기에 주목했다.지역성은 지역출판사가 특화할 수 있는 최선의 덕목. 강 대표는 영화도시 항구도시 부산에 주목했고, <무중풍경> <영화로 만나는 현대중국> <20세기 상하이영화> 등의 영화관련 서적과 <바다가 어떻게 문화가 되는가>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 <해양풍경> 같은 바다이야기를 꾸준히 만들어냈다. 지역 작가와도 손을 잡았다. 조갑상 소설가, 최영철 시인, 조명숙 소설가부부 등 부산을 대표하는 작가와 함께 책을 만들어 전국에 유통했다. 지역 작가들과의 작업이 출판사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출판 장르 확장에도 공격적으로 나섰다. 철학 등 인문사회과학 서적도 출판했는데, 지역 대학의 교수와 시민단체 등과 협업, 인도와 일본의 종교역사철학서적도 펴냈다.만든 책을 잘 팔기위해 다각적인 전략도 모색했다. 무엇보다 홍보활동에 주력했다. 언론사에 책을 적극 알리고, 출판사 출간목록을 만들어 온오프라인으로 독자들에게 제공했다. 산지니가 주목받는 활동의 하나는 지역과의 활발한 소통이다. 독자와 저자가 만나는 자리를 자주 만든다. 서점, 대학, 시민단체, 독서모임 등 독자를 만날 수 있는 곳은 모두 찾아다니며 독서문화 확산에 나선다. 독자와 소통하지 않고는 출판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오프라인의 행사는 모두 블로그나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SNS와 연계한다. 지역 출판사, 서점, 도서관, 대학이 공생하는 방안 모색에도 앞장서고 있다.강 대표는 세계시장에도 관심이 많다. 지난 2013년 <부산을 맛보다>(박종호 지음)라는 책을 일본에 첫 수출했는데, 국제도서전에 책을 꾸준히 출품하고 있다.산지니의 가족은 강 대표를 포함해 모두 8명. 대한민국학술원, 문화관광부, 문화예술위원회 등이 선정하는 우수도서를 여러 권 만들어내고, 지역출판정책을 이끄는 성공모델로 꼽히지만 미래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강 대표는 지역에 있다는 것이 불리하지만, 결정적인 장애는 아니다. 관건은 기획능력과 다품종 소량출판을 통해 책을 꾸준히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지역의 특색을 살린 책, 서울의 출판사들이 다루지 못한 보석들을 책으로 만들어 틈새시장을 찾아낼 수 있다며 지역출판계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 문학·출판
  • 은수정
  • 2015.11.09 23:02

시 쓰기 멈춘 시인 다른 방식의 말걸기

30년 넘게 써 오던 시(詩)를 작정하고 놓아버린 시인(詩人). 무엇인가 쓰는 일로 삶을 끌고 가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는 시인이 시 대신 택한 것은 트위터였다.지난 2012년 대선 국면에서 트위터에 올린 글로 검찰에 기소돼 재판까지 받아야했던 안도현 시인은 이 정권에서는 시를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세상과의 소통의 끈은 놓지 않았다. 트위터가 다시 고리가 됐다. 한 후배는 이것을 접으라고 권하지만 나는 아직 내려놓기 싫다. 140자 안쪽으로 글을 써야 하는 트위터의 한계가 바로 트위터의 가능성이면서 왠지 나에게 딱 맞는 형식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글자 수의 한계로 더욱 정제하고 더욱 함축해야 하는 트위터는 시와 유사하다. 시인이 자신과 딱 맞는 형식이라고 한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시인이 3년 동안 트위터에 올린 글 1만여 개 가운데 244편을 추려 <잡문>(이야기가있는집)으로 묶었다. 시라고 작정하고 쓰진 않았지만 시 같은 산문이 대부분이고, 시에 대한 아련함을 드러낸 글도 여러 편이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좋아서 나는 시를 안 써도 시인이다. 기를 쓰고 시를 읽었는데, 지금은 시나 읽으니 참 좋다. 기를 쓰고 시를 썼는데, 시를 쓰지 않으니까 더 좋다. 가끔 누가 묻는다. 시를 꼬불쳐둔 건 아니냐고 시를 안 쓰니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시 따위!시를 쓰는 사람이 시 쓰기를 중단하겠다고 작정할 만큼 답답해진 세상과 사회에 던지는 혼잣말도 여럿이다. 안개의 나라에서는 하루 종일 안개다. 길도 나무도 전깃줄도 안개다. 장작을 싣고 가는 트럭도 안개다. 책도 망원경도 다초점 렌즈도 안개다. 창밖 바람소리도 새의 울음소리도 안개다. 응석을 부리고 싶을 정도로 맑은 햇볕이 좋은 날이었다. 이 햇볕을 나 혼자만 이마에 받는 게 미안한 날이었다. 하루도 미안한 마음 없이는 넘어갈 수 없는 내 조국의 맑은 하늘이 서러웠다.시인의 감성이 묻어나는 글은 압도적이다. 비와 바람, 꽃, 햇빛, 나무, 매미 등은 시인의 일상이다. 너는 꽃 피고 새가 울어서 봄이라지만 나는 이유 없이 아프고 가려워서 봄이다. 밤에 만경강 둑길을 건너가던 그 고라니의 귓등에 오늘밤 또 눈송이가 내려앉을까. 작년에 죽은 친구야, 벚나무 아래 놀던 사진 속에서는 빠져나가지 말아라.세상의 간섭으로부터 돌아앉아 있고 싶은 안간힘으로 휴대전화도 쓰지 않지만 글을 쓰는 일이 다른 사람의 삶에 보이지 않게 관여하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시인. 예쁜 글을 쓴 시인이 정치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시인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시인은 <잡문>을 내 이마 위를 스쳐간 잡념들과 하릴없는 중얼거림이라며 어떻게든 말을 걸어보고 싶은 욕망이 스며있기도 할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시도 아니고 제대로 된 산문도 아닌, 시와 산문의 마음 사이에서 방황하고 긴장한 흔적이라고 했지만 글을 쓰는 사람은 세상에 대해 글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방식의 시 쓰기다.

  • 문학·출판
  • 은수정
  • 2015.11.03 23:02

자연 법칙·생놀이 오롯이 담아

포토샵 같은 건 저만치 손사래치고/ 가장 마음에 드는 모습/ 곱게 담고 돌아오는 길.( 장수사진(長壽寫眞)중)시의 일상성에 주목하는 김계식 시인. 아내와 영정사진을 찍으러 갔던 날을 이렇게 그렸다. 죽음 같은 건 통째 떨쳐버렸는데도/ 누렁이 떠나보낸 날/ 워낭소리 귀에 남은 끝 모를 이명처럼/ 긴 그림자 하나 끌려오고 있었다.일기쓰듯 시를 쓰는 김계식 시인이 17번째 시집 <빛의 함축>(신아출판사)을 엮었다. 시인은 풍류(風流)와 세정(世情), 회한(悔恨), 운기(運氣), 소원(訴願) 등 자연의 법칙과 생놀이를 오롯하게 시어로 담아냈다.삶이 평범하기에 시의 내용도 평범하다지만 시를 마주하는 이들이 감정의 풍요를 느낄 수 있도록 언어를 순화하는데 공을 들였다. 시집에는 이팝나무 꽃 푸른 연가등 삶에 애정과 감사, 통찰이 담긴 시 85편이 실렸다.김 시인은 또한 <성경>을 옮겨 쓴 <성경전서필사본>(신아출판사)도 펴냈다.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간 필사한 것이다. 그는 희수(喜壽)를 맞아 정성을 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필사는 매일 5시간씩 240일을 이어왔는데, A4크기 500페이지 분량으로 묶였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정갈한 글씨가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다. 특히 신약은 한문을 혼용해 성경을 쉽게 이해하도록 했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5.11.03 23:02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전국 공모전서 '두각'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재학생들이 전국규모의 공모전에서 잇따라 수상,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대학원생 김상현(47) 서귀옥(49)씨와, 학부생 윤우상(23), 박신우(23)씨 등이다.김상현씨는 시 만월로 근로복지공단의 제36회 근로자문화예술제에서 대통령상을, 시 거품인생으로 김유정신인문학상을 잇따라 수상했다. 김유정신인문학상 심사위원 정현종 시인은 인생을 거품에 빗댄 상상의 연관성들이 샴푸 후의 개운함처럼 다가왔다고 평했다.서귀옥씨는 서울강동문화원이 암사동유적 세계유산 등재기원 문학작품 공모전에서 시 빗살무늬토기로 대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단은 투고자의 시력(詩歷)이 만만치 않음을 직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 제재에 대한 관점과 상상력, 시상을 전개해 나가는 힘, 군데군데 빛나는 비유적 표현 등이 투고작 가운데서 가장 두드러져 대상작으로 결정하는데 이견이 없었다라고 평했다.윤우상씨는 고은문화사업추진위원회가 주최한 제1회 고은문학축제 전국백일장에서 시 갈대로 장원을 차지했다. 윤씨의 시는 시문학의 이미지, 비유, 상징, 알레고리 등을 통한 암유적 표현이 좋았다는 평을 받았다.박신우씨도 시 목선이 만드는 것으로 영남대 신문방송사가 주관하는 제46회 천마문화상 대상을 수상했다.우석대 문예창작학과 학과장 곽병창 교수는 올해로 학과가 창설된 지 10년을 맞았는데, 학과와 대학원에서 각종 신춘문예와 전국규모 문학공모전에서 두루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며 우석대가 호남지역 대학 문예창작학과의 명성을 떨치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은수정
  • 2015.11.03 23:02

최승범 시인이 삶의 좌표로 삼은 책

풍류를 지닌 이 시대의 선비, 고하(古河) 최승범 시인. 일상을 노래한 현대시조를 개척하고 시집과 산문집 등 60권이 넘는 저서를 펴낸 시인의 문학적철학적 근원은 무엇일까.시인은 지난 2006년 본보에 1년여동안 향수어린 책을 연재하며, 삶의 좌표로 삼은 책 45편을 소개했다. 오거지서(五車之書)할 만큼 다독해온 선생의 문학적 자양분이자 삶의 지혜로 삼은 책을 고아한 문체로 소개해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당시 연재했던 글을 책으로 묶었다. <향수어린 책>(시간을 물레).시인을 문학의 길로 인도한 책은 일곱살때 접한 <추구(推句抽句)>. 5언7언의 명구를 옛 한시문에서 뽑아 옮겨 엮은 책 <추구>로 한자를 깨치고 한시를 배웠다.30대에 접한 <채근담(採根譚)>(현암사)은 지혜를 구할때 찾는 책이다. 시인은 세상살이 팍팍하다 싶으면 꺼내 기대는 지팡이라며 몸을 부리자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추스르기 위함이라고 소개했다.문학에 마음을 두고 있는 시인은 <문학감상독본>(백민문화사, 1948재판)을 만났을때의 기쁨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문학작품을 감상한다는 것은 우리의 정신생활을 풍부히 하고 또 높이기 위해서다. 우리의 인생을 보다 가치있게 하려함이다. 감상함에 따라 자기 자신의 창작의욕도 충동받게 된다. 좋은 글을 다독하고 그 글에 친숙하는 가운데 문장의 묘리도 체득하게 될 것이다.문학지망생에게 편자의 서문을 새겨볼 것을 추천한다.중국의 역사왜곡에 대해서는 <조선사연구초(朝鮮史硏究草)>를 들춰볼 것을 권한다. 시인의 스승이었던 가람과 석정을 비롯해 1950년대 호남지역 시인 11명의 작품집 <시와 산문-호남 11인집>도 청정한 문학정신을 일깨우는 책으로 소개했다. 유자징이 스승 주자의 지시로 편찬한 <소학>, 정지용 시인의 <백록담>, 김기림 시인의 <시론>도 시인의 문학수첩에 기록된 명저들이다.팔순을 넘겨서도 꾸준한 글쓰기를 하는 선생은 현재 전북대 명예교수와 고하문학관 관장을 맡고 있다. 가람시조문학상, 목정문화대상, 한국시조대상 등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5.11.03 23:02

詩心으로 가을 감성 충전…3일까지 고창 미당문학제

미당 서정주 시인의 시문학 세계를 계승하고 문화행사를 통해 지역주민과의 화합을 도모하는 2015 미당문학제가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3일까지 고창군 부안면 미당시문학관 일원에서 개최된다. 주말을 맞아 미당시문학관을 찾은 2000여 방문객들은 다채로운 문학예술행사와 시문학관 인근 10ha의 국화밭에서 가을 정취를 만끽했다.31일 기념식에서는 미당시낭송회원들이 준비한 시극 공연과 미당문학상 시상, 미당 전국 시낭송 대회, 미당 백일장 대회 등이 열렸다. 같은 날 시문학관 내에서 박우정 군수, 이상호 군의장, (재)미당시문학관 이사장 경우스님, 미당문학제추진위원회 박종은 회장과 기관사회단체장, 주민과 관광객 등이 참여한 가운데 미당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기념시비 제막식이 열렸다.박우정 군수는 제막식에서 한국인의 마음 깊이와 아름다움을 가장 세련되게 표현한 뛰어난 시인인 미당을 기억하는 미당문학제가 전국적인 문화축제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한편 3일까지 열리는 미당문학제는 미당 시 퀴즈 골든벨과 미당 시 읽어주기, 미당 시 낭송회 등 문학예술행사와 먹거리 장터, 풍물시장, 전통민속놀이, 대나무 달집에 소원지 달기 등 상설행사가 마련돼 있다.

  • 문학·출판
  • 김성규
  • 2015.11.02 23:02

질마재에서 미당 문학정신 기린다

미당 서정주 시인의 시문학 세계를 계승하고 문화행사를 통해 지역주민과의 화합을 도모하는 2015 미당문학제가 31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4일간 고창군 부안면 미당시문학관 일원에서 개최된다.미당의 고향이자 작품 세계의 근간을 이루는 질마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국화향 그윽한 질마재 문학여행으로 꾸려진다. 특히 올해는 미당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로, 올해 결성된 미당문학회(회장 김동수)가 고창군과 함께 질마재문화축제와 미당문학제를 통합해 개최한다.문학제는 미당시비 제막으로 시작한다. 미당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한 청소년백일장과 시낭송대회도 올해 처음 열린다. 미당문학회 회원들의 문예지 <미당문학> 창간호도 선보인다. 미당시문학관과 미당생가에서는 시화전도 열리다.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도 다채롭게 준비된다. 국화길 걷기, 달집소원달기, 전통민속놀이 등의 체험행사가 열리며, 신나는 예술버스의 난타, 전통무용, 아리앙상블 공연 등도 마련된다.고창군은 문학제를 위해 미당 묘소와 문학관, 진입도로 등에 국화밭을 조성했다.미당시문학관 이사장 경우 스님은 깊어가는 가을, 그윽한 국화향과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줄 시화가 가득한 미당시문학관을 찾아 미당을 추억하고 감성을 일깨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성규
  • 2015.10.30 23:02

시어로 그려낸 전북 산·들·강…사람

문수사(文殊寺) 가는 길에 산불이 나서/ 하늘도 활활 삼키는/ 산불이 나서/ 나무는/ 나무는 눈감고 다비(茶毘)에 들고/ 산새들은/ 산짐승들은/ 알록달록 불 먹어 떼울음 울며/ 날아가는지 기어가는지/ 천리 밖으로 몸을 사려도/ 눈 하나 꿈쩍 않는 스님들의/ 저 허심한 불구경.(김남곤시인 불구경-문수사 단풍은커녕)전북의 자연과 사람, 그리고 역사와 문화가 지닌 깊고 넓은 아름다움은 수많은 예술가들의 언어로 기록됐다. 시대와 사람, 철학과 문화가 어우러져 쏟아내는 이야기를 몇 번씩 되새김해서다. 전북문학관(관장 이운룡)이 문학작품으로 전북의 문화유산을 조망하는 문집을 엮었다. <전북문화유산시집-천년 사랑의 빛 얼씨구>(전북문학관).이 시집은 전북의 자연유산과 유무형문화유산을 망라한다. 전북에서 나고 자랐거나, 삶터를 꾸린 시인 214명이 일상에서 보대끼며 느끼거나 그리워 한 전북의 모습을 1451편의 시로 기록한 것을 묶었다. 이운룡 관장은 문학작품을 통해 지역의 문화유산의 진정한 가치와 작품을 보내온 아름다움을 되새기고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시집을 묶었다며 기존에 발표됐던 시도 있고, 이번 시집을 위해 새로 쓰여진 작품들도 있다고 소개했다.시의 제재는 전주와 고창 부안 정읍 무주 순창 등 도내 14개 시군을 대표하는 자연유산과 문화유산, 그리고 역사인물 등이다. 유명 예술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선운사와 지리산, 내변산 등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전북의 대표 자연유산을 읊은 시가 단연 많다. 또한 유명 사찰과 생활풍습, 역사적인 사건 등도 시제가 됐다. 새만금과 한옥마을, 용담호, 임피역 등 근래 10여년 사이 달라진 전북의 모습들도 담겨있고, 살뜰한 우리동네 풍경도 담겼다.작품을 내어준 시인들은 세대를 아우른다. 이기반 김남곤 문효치 서재균 윤이현 이소애 이향아 진동규 송희 양병호 김영 박남준 시인 등 전북에 각별한 애정을 보이는 이들이다. 특히 원로시인인 이기반시인이 전북의 유산을 제재로 한 시가 40여편으로 가장 많고, 전주시장을 지낸 송하진 도지사는 전주를 소재로 한 시를 12편 내놓았다.이 관장은 아무래도 고향의 산천이나 역사와 문화가 시작(詩作)의 정신적 기반이 되는 것 같다며 예상보다 작품이 많아 시집을 2권으로 엮었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은수정
  • 2015.10.27 23:02

정조의 정치적 리더십·소신 재조명

최근 영화 사도가 큰 인기를 끌면서 영조와 사도세자 그리고 정조, 세 부자의 삶이 재조명 되고 있다.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는 모습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던 어린 시절의 정조, 그 사도의 아들이 꿈꾼 나라는 과연 어떤 세상이었을까. 그는 과연 트라우마에 갇힌 폭군이었을까.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는 책이 있다. 바로 김윤중 작가의 신작 <정조의 조선>(말글빛냄)이다. 저자는 기존의 정조에 대한 소극적이고 비관적인 평가와 달리 정조의 리더십에 대해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재조명하면서 이 시대에 필요한 리더의 조건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책 서두에서 정조는 정치적 소신과 철학을 겸비하고 위대한 조선을 만들려는 꿈을 가진 정치 지도자였다고 평가하고 있는 저자는 그의 리더십을 부활시켜 현재의 절망적인 정치 상황을 지혜롭게 극복해야한다고 말한다.총 6장으로 구성된 내용은 정조의 출생과 성장부터 즉위 후 펼친 개혁과 탕평책,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조선의 왕으로서 쉽지 않았던 여정을 담고 있다.저자는 정조는 나라를 다스리는 원칙과 룰을 오로지 백성을 위하는데 두었고, 과감하게 선진문명을 받아들이면서 우리 문화를 바탕으로 한 주체적 근대국가를 세우려고 했다며 이것이 바로 정조가 꿈꾸던 백성의 나라, 조선이라고 답하고 있다.저자는 1956년 전북 진안 출생으로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조세형 전 민주당 총재권한대행의 특별보좌관과 새진안신문사 발행인, 전북일보 서울본부 부국장을 지냈다. 현재 고려대학교 교우회 상임이사로 활동 중이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5.10.27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