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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을" 유길문·이은정·오경미씨 공저 〈된다 된다 책쓰기가 된다〉

‘<나는 한복 입고 홍대간다>의 저자 황이슬씨는 스무살에 컴퓨터와 카메라 한대로 한복집 사장이 되었다. 창업 5년안에 70%가 망한다는 우려를 깨고 9년동안 꾸준히 사업을 성장시켰다. 2014년에는 ‘한복을 청바지처럼’이라는 콘셉트로 캐주얼 패션한복 ‘리슬’을 런칭했다. ‘마케팅’이 절실했던 그때 그녀는 고비용의 ‘온라인, 신문, TV광고’대신 ‘책쓰기’를 사업의 마케팅 수단으로 선택했다. 브랜드를 만들며 겪은 시행착오와 진솔한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놀랍게도 책이 출판된 이후 사업은 월 500%가 넘는 무서운 성장을 보이고 있다.’독서토론 모임 리더스클럽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길문씨와 회원 이은정 오경미씨는 함께 펴낸 책 <된다 된다 책쓰기가 된다!>(도서출판 행복에너지)에서 책을 써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소개한다. ‘전문가로 인정받게 된다’ ‘최고의 자기계발이 이뤄진다’ ‘누군가에게 힘과 위로와 즐거움을 주고 열정에 불을 지필수 있다’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자신의 잠재능력과 가능성을 발굴할 수 있다’ ‘든든한 은퇴자본이다’ ‘찾아오게 할 수 있다’. 특히 기업의 CEO나 전문가들은 의무적으로 책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은 최고의 마케팅수단이자, 지식을 공유하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책을 써야 하는 당위성은 알지만 실행이 어렵다면 <된다…>를 길잡이 삼으면 된다. 이 책은 책을 쓸 수 있는 얼개를 제시하면서 책 쓰기 과정을 친절하게 안내한다. 책 쓰기의 첫 단계는 결심하는 것. 왜 책을 써야 하는지 이유가 생겼다면 기한을 정하고, 계약서를 쓰고 책 쓰기를 선포하라고 일러준다. 두번째 단계는 어떤 책을 쓸 지 방향을 정하는 것이다. 주제와 제목, 타깃독자, 쓰고싶은 방식, 경쟁도서에 대한 분석 등이 이뤄져야 한다. 세번째 단계는 글쓰기 재료를 찾아야 한다. 자료를 찾고, 분류하면서 모델이 될 만한 책과 멘토를 찾는 작업도 해야 한다. 재료가 준비됐다면 키워드를 찾고, 목차를 정리해 틀을 만들고, 쓰기에 돌입한다. 쓰기 작업이 마무리됐다면 이제는 세상에 책을 내보여야 한다. 출판사를 찾고, 책을 홍보해야 한다. 이 책은 이러한 책 쓰기의 전 과정을 단계별로 자세하게 안내하면서 메모장을 두어 직접 계획하게 했다. 단계별로 그리스로마신화에서 얻는 교훈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유길문씨는 “이 책은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 쓸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이라며 “책을 읽게 되면 자연스럽게 책 한권을 쓸 수 있는 얼개가 완성돼 자신감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 문학·출판
  • 은수정
  • 2016.02.12 23:02

노시인이 되돌아본 70여년의 삶…김기화 시집 〈고맙다〉

삶의 긴 여정이 어느덧 종착지에 다다를 무렵, 뒤를 돌아본 시인의 한마디는 뭘까. 동암 김기화(77) 시인이 두 번째 시집 <고맙다>(황금알)를 펴냈다. ‘봄날의 향연’, ‘새들의 길’, ‘고향길’, ‘강물은 흐르고’, ‘나를 찾아서’ 등 총 5부로 구성된 이번 시집에서 김 시인은 어린 시절의 가슴 시린 추억부터 흰머리가 무성해진 노년의 일상에 이르기까지 지난날의 체험을 시로 펼쳐내고 있다.학교에 다니지 못해 또래에게 놀림을 받고, 뒷동산에서 도토리를 줍던 소년은 이제 나이가 들어 아픈 이를 붙잡고 병원을 찾는 노인이 됐다. ‘살아온 날들이 송두리째 문드러지면서 부모님 생각이 울컥 치밀었다’는 시인은 밭을 매던 어머니와 농사꾼인 아버지, 한 평생을 함께한 아내 등 자신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은 소중한 기억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되새긴다.그 중에는 6·25 전쟁으로 인한 상처, 노년의 회한처럼 아프고 쓸쓸함이 묻어나는 일들도 있지만 그만큼 성숙해진 시인은 담담한 시어로 삶을 읊조리고 있다. 그리고 ‘나의 먼 여정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앞으로의 삶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김남곤 시인은 서평에서 “시인이 소년 시절 꾀꼬리 마을 황새목재 너머로 뜨고 지는 달밤의 연연한 시정(詩情)을 놓쳤더라면, 오늘은 어느 곳에서 무엇을 하는 사람으로 존재할 것인가 생각하니 아찔하다”며 “그의 시는 백제의 토기 같은 질그릇에 잘 담겨 있어 가끔 꺼내 펼쳐볼 가치가 있다”고 소개했다.완주 출신인 김 시인은 2004년 월간 <문예사조> 시 부문 신인상을 받고 등단했다. 여러 문인협회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시집 <산 너머 달빛>을 펴냈다.

  • 문학·출판
  • 최성은
  • 2016.02.12 23:02

지역 특화전략으로 살아남은 출판사 이야기

부산의 한 출판사가 특별한 책을 냈다. 작가의 글이 아닌, 바로 출판사를 꾸려가는 그들 스스로의 이야기를 털어놓았기에 그렇다.지역출판사 ‘산지니(대표 강수걸)’가 엮은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강수걸 외 지음)는 작은 출판사가 10여 년 동안 부산에서 300여권이 넘는 단행본과 문예잡지 등을 펴낸 기록을 담고 있다.독서 인구가 계속 감소하는데다 판매망을 독점한 소수의 대형 서점들, 온라인 유통 활성화 등으로 지역 출판계는 칼바람을 맞고 있고 산지니도 예외는 아니었다. 현재 산지니는 전국은 물론 해외로도 책을 유통하는 부산지역의 대표적 출판사로 거듭났지만 지난 10년의 세월은 그리 평탄치 않았다.지난 2005년 2월 출판사 문을 연 뒤 8개월이 지나서야 처음으로 책을 출간할 수 있었고, 직거래 서점의 부도를 몇 차례 겪으며 고스란히 손해를 보기도 했다. 잘 다니던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창업을 준비하던 강수걸 대표에게 사람들은 “2년도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고, 그 말은 현실이 되는 듯 했다.하지만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지역의 소소한 일상이나 가치를 담아내는 특화전략으로 어느덧 험난한 출판시장에서 10년을 버티게 됐다.산지니의 첫 책인 <반송사람들>(고창권 지음)도 부산 변두리에 위치한 반송마을에서 자치공동체를 이끌던 고창권 씨를 강 대표가 수차례 설득한 결과물이다. 또 조갑상 소설가, 최영철 시인과 그 부인인 조명숙 소설가 등 지역 곳곳의 작가들과 손잡고 부산을 배경으로 한 문학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했다.“부산의 중견 시인 최영철 선생을 처음 본 것은 광주에서였다. (중략) 영광독서토론회는 지역 서점에서 책과 함께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참석하고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최영철 시인을 만나게 되었다. 몇 달 전 광주에서 열린 행사 때 뵈었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왜 아는 척을 안 했느냐’며 같은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에 매우 반가워 했다.” (109쪽)이처럼 강수걸 대표와 7명의 직원들은 지역과, 저자와 함께 단순한 책이 아닌 ‘인연’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다.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보이기 쉽지만 오히려 지역의 저자와 독자를 연결하는 데 있어 강점이 드러난다는 것이다.출판사 직원 각자의 경험담과 에피소드를 에세이 형식으로 모은 이 책은 지역의 작은 출판사가 생존해나가는 이야기를 쉽고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한 권의 책이 독자를 마주하기까지의 과정을 엿 볼 수 있으며, 예비 편집자나 지역출판사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진지한 조언도 담겼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15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사업’ 선정작이기도 하다.

  • 문학·출판
  • 최성은
  • 2016.02.12 23:02

대한민국에 필요한 건 '기본 가치 실현'

최근 금수저흙수저 열정페이 헬조선 조물주 위에 건물주등의 유행어가 떠오르고 있다. 부가 세습되고 계층 이동이 사라지고 있는 오늘날 한국의 사회상을 투영한 신조어들이다. 취업전쟁에 좌절하고 있는 청년뿐만 아니라 중년층은 과도한 주택대출과 자녀 사교육비에 허덕이고 있고, 노년층은 은퇴 후 노후보장의 불안과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경제학자 출신인 강철규 전 우석대 총장이 대한민국의 현재를 진단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저서 〈강한 나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사회평론)를 펴냈다.현재 우리사회가 처한 청년실업, 빈부격차, 부의 고착화, 사회갈등은 경제성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회적구조적 문제들이다. 저자는 오직 경제적 발전에만 집중하는 한국 사회를 비판하고, 진정한 강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자유, 생명 존중, 신뢰, 재산권 보호라는 기본 가치가 실현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이를 구현하는 수단으로 제도조직리더십 등 사회적 기술(技術)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책은 사회적 기술이 강대국들의 사회 발전에 있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사례와 함께 설명한다.저자에 따르면 강대국의 기틀을 만들고 사회적경제적 발전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법과 제도이다. 이는 개인의 권력 남용을 막고, 모든 이에게 공정한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사회적 신뢰를 향상시켜준다.그리고 실제 제도를 구현하고 운용하는 데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가 조직이다. 저자는 작은 도시국가였던 베네치아가 중세 국제무역의 중심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사회 전체가 시민들의 상업 활동을 전폭적으로 뒷받침해줬기 때문이라며, 강력한 하나의 조직은 국가를 부강하게 만든다고 강조한다.마지막으로 제도와 조직은 비전과 실천능력이 있는 리더십이 동반됐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말한다. 로마를 쇠퇴하게 만든 카라칼라의 무능한 리더십과 분열된 국가를 통합한 링컨의 확고한 리더십을 대비하며 리더십의 중요성을 역설한다.또한 저자는 강한 나라의 특징을 분석했다. 활발한 신분 이동, 권력에 대한 견제, 신뢰할 수 있는 사회가 그것이다. 고대 로마는 시민권을 통해 신분 이동의 기회를 제공했고, 이것이 역동적인 사회를 만들었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처럼 권력의 분산은 역사 발전의 필수 조건으로 작용했다. 신뢰는 사회를 유지하는 가장 기본 가치로 이를 통해 인류는 공동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특징들은 저자가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가치로 제시했던 자유, 생명, 신뢰, 재산권 실현과 일치한다. 저자는 이 기본 가치들을 얼마나 실현하는가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좌우될 것이라고 진단한다.강 교수는 우석대 총장과 서울시립대 교수 활동을 하면서 청년들이 현실에 좌절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며, 미래 세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국가로 어떻게 나아갈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또한 경제성장은 사회 발전의 필요조건일 뿐이며,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실현할 사회적 기술을 통해 진정한 발전에 다가 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환경정의 이사장,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를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6.01.29 23:02

풍류의 고장 정읍, 그 뿌리를 찾아서…

정읍의 전통문화자원을 학술적으로 규명한 연구서가 잇따라 출간됐다. 정읍학연구회(회장 김익두)와 전북대학교 농악/풍물굿 연구소(소장 김익두)가 각각 <정읍학>과 <한국농악의 지역성과 세계성-정읍농악을 중심으로>(민속원)를 펴냈다.<정읍학>은 정읍지역의 역사와 문화, 민속 콘텐츠를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모임인 정읍학연구회의 학술지다. 지난 2014년 창간호에 이어 두 번째 발간된 것으로, 정읍 풍류(風流)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김익두 회장(전북대 국문과 교수)은 21세기 문화운동의 화두는 풍류라며 정읍은 문학과 음악 놀이문화 등 풍류문화의 역사가 깊고 풍성해 그 본류를 분석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정읍학>은 풍류에 대한 학술적 해석으로 시작해, 정읍에서 태수를 지낸 것으로 전해지는 최치원의 풍류사상에 대한 학문적 접근, 선조들의 풍류 현장인 정읍 명소 낙성정(洛城亭), 내장산, 감운정(感雲亭)을 중심으로 한 풍류 양상을 규명했다.공동체성을 바탕으로 한 향악과 역사가 깊은 무당굿, 시조, 창암 이삼만을 중심으로 한 서예, 그리고 정읍 지역 곳곳에 전해지는 전설 등이 정읍 풍류의 다양한 원형으로 소개됐다.상정아(런던대 킹스칼리지), 최영성(한국전통문화대 교수), 신은경(우석대 교수), 이춘구(전북대 산학협력단 교수), 이영금(안동대 강사), 박대현(삼례 책박물관 관장), 김익두, 이용찬(브레이크뉴스 전북취재본부 부장)씨 등 정읍출신의 학자들이 글을 썼다.지난 2014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농악. 전북은 정읍농악, 이리농악, 임실필봉농악 등 전국에서 가장 많은 농악 무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들 농악 중에서도 정읍농악은 호남농악의 1번지로 꼽힐 만큼 역사가 깊고 근대화를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이다. <한국농악의 지역성과 세계성-정읍농악을 중심으로>는 이러한 정읍농악의 역사성과 예술성을 중심으로 한국농악의 발전과 세계화를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우도굿의 특징과 한국농악에서 정읍농악이 차지하는 위상, 잡색 연행오채질굿에 대한 연구 등과 농악테마파트조성과 농악 활성방안 등에 대한 제안도 담았다. 김헌선(경기대), 이용식(전남대), 허용호(고려대), 서정매(부산대), 김익두(전북대), 조정현(안동대)씨가 연구에 참여했다.

  • 문학·출판
  • 은수정
  • 2016.01.22 23:02

[서평]〈고창의 교육문화〉를 읽고…

평생 교육학 연구에 매진하며 후진 양성과 저술활동을 이어온 이 지역의 김경식 교수가 〈고창의 교육문화〉를 펴냈다.책은 주제별 네 개 파트로 구성됐으며 첫 번째는 주자학에 바탕을 둔 우리나라 전통교육 발전사다. 성균관부터 지방의 향교에 이르는 관립교육제도, 사립교육기관으로 발전한 서원, 지방 곳곳에서 학문발전에 기여한 서당 등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두 번째는 우리나라 가정교육의 밑바탕이 된 각종 전통제례와 공동체의 상부상조 문화를 키워온 향학으로 여러 지역의 사례를 들어 조명한다.세 번째 파트에서는 근대민족사학의 태동과 발전, 고창고보의 설립과정민족사적 의의를 짚는다.마지막 파트에서는 국권 상실 후 일제치하에서 마지막으로 활약한 고창지역 선각자들이 받는 친일 누명을 논리적으로 반박한다.고창고보의 발전상과 의의를 중점적으로 다룬 저자는 일본인 마스도미가 설립한 세칭 고창고보의 전신 흥덕학당이 당시 조선총독부에 의해 시행된 조선토지조사사업의 일환으로, 일본인 지주가 자선사업적 취지에서 세운 초보적인 학당에 불과할 뿐 1922년 고창 주민에 의해 민족혼을 담아 성산에 세워진 고창고보와는 별개임을 논증한다.당시 전국 각지에서 세워진 사학들과 고창고보를 동열에 올려놓고 특히 북선의 오산고보, 남선의 고창고보가 민족사학의 쌍벽이었음을 강조한다. 또 군민전체의 모금운동에 의해 설립된 고창고보가 진정한 의미의 주민자치학교임을 고증하고 있다. 예리한 분석이며 탁견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신사참배 거부운동 등 고창고보가 일제의 각종 탄압에 저항하며 겪었던 수난사를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저자의 많은 저서 중 필자가 특히 주목한 건 〈재중 한민족교육사〉와 이번에 출간한 〈고창의 교육문화〉다. 두 권의 저술은 지금까지 아무도 시도하지 못한 새로운 분야이다. 흔히 학문의 방법론을 말할 때 막스 베버의 이념형(ideal typus), 또는 한스 켈젠의 순수법학 등을 인용하여 사상의 중립이나 무색을 강조하기도 한다.하지만 민족교육을 논할 때는 그것이 전부가 될 수 없고, 또 돼서도 안된다는 생각이다. 우리 민족이 어떻게 살아왔으며 살아갈 것인가의 문제는 단순한 사실의 문제가 아니고 당위의 세계인 까닭이다. 교육의 지향점을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으로 잡고 창의력을 계발시키는 데 주를 두며 사실분석과 지식의 전수 등을 일컬을 진대, 교육학과 그 발전을 논할 때에는 저자와 같이 인간의 숨결을 담은 역동적이며 영혼이 깃든 교육사상이 돋보인다.필자는 이 책을 펼치면서 독서산책의 자세로 시작했지만 장을 넘기며 점점 그 열기에 빠져들었다. 방대한 자료 수집과 저자의 해박한 지식에 놀랐고, 일관된 교육사상에도 감탄했다. 이 땅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지성이라면, 자녀를 가진 부모라면, 교육에 종사하는 스승이라면 무너져가는 혼란한 교육현장과 방황하는 역사인식의 혼돈 속에 감히 이 한권의 책이 길을 찾는 등불이 되리라고 믿는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6.01.22 23:02

왕을 죽이기 위해 왕을 그려야 한다

여말선초, 공안정국에 저항하는 고려유민들이 목숨을 잃던 시기, 태종 이방원의 신임을 받던 도화서 화원 명현서도 반역자로 몰려 죽임을 당한다. 아비가 살육되는 광경을 목격한 딸 명무는 아버지의 스승과 몸을 피하며 복수를 꿈꾸고, 그 수단으로 예술을 택한다.소설가이자 전북대 대학원 국문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서철원 씨가 펴낸 <왕의 초상>(다산책방)은 태종 암살을 위해 ‘어진화사(御眞畵師)’가 되려는 고려 여인 명무의 운명을 풀어낸다. <왕의 초상>은 2013년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에서 최우수상으로 꼽히며 ‘작가의 주제의식과 시점의 참신함으로 정형적인 사극을 뛰어넘었다’는 평을 받은 작품이다. “왕이라 함은, 오래전 제 아비에게 능지를 내린 주모입니다. 제 삶의 항해는 이것을 갚기 위해 처절한 것이 아니라, 이것의 윤곽을 풀고 생의 정직을 찾는 것입니다. 붓을 지향하고 칼을 쥘 때 제 삶도 분명해질 것입니다.” (57쪽)고려유민을 죽여야 국가 개창의 대의명분을 얻을 수 있는 조선의 왕 태종. 그리고 그런 태종을 죽이기 위해 누구보다 가까운 곳에서 왕을 이해하고, 붓으로 그려내는 어진화사가 돼야 하는 명무.둘의 어긋난 삶은 마치 칼과 붓처럼 서로 다른 길을 향하는 듯 하지만 때론 교차하며 애틋함을 선사한다. 여기에 실존하지 않는 태종어진을 소재로 삼았음에도 작가의 탄탄한 고증이 어진 제작 과정과 경연장의 풍경을 생동감 있게 만든다.소설가 이인화(이화여대 교수) 씨는 “<왕의 초상>은 음모와 여인의 운명이 엇갈리며 새로운 이야기를 형성한다”며 “철저한 고증과 치밀한 묘사, 간결하면서도 힘 있는 문체가 역사 스릴러의 재미를 제대로 빚어냈다”고 평했다.지난해부터 전업작가로서 작품활동을 이어가는 서 작가는 <그들만의 전설>, <호모 아나키스트>, <빙어>, <겨울, 1975>, <칼새>, <고놈, 산갈치>, <여우비>, <가야무사 : 운봉고원의 칼>, <장헌(莊獻)> 등 여러 편의 소설을 발표했다.

  • 문학·출판
  • 최성은
  • 2016.01.22 23:02

2016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 열려

2016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14일 오후 3시 전북일보사 7층 회의실에서 열렸다.시상식에는 서창훈 본보 회장과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 심사를 맡았던 문효치 (사)한국문인협회 이사장과 지연희 (사)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 안도현 시인과 김남곤, 안도, 허소라, 이운룡 시인 등 문인과 당선자 가족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올해 신춘문예 당선자인 시 부문의 김상현(48익산), 소설 부문의 이덕래(42경기도 성남), 동화 부문의 이명준(59경북 경산), 수필 부문의 손훈영(55대구)씨는 아직도 신춘문예 당선의 기쁨을 안고 있다며 신춘문예 당선을 원동력 삼아 글쓰기에 매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문효치 심사위원장은 신춘문예는 가장 권위 있는 작가 등용문이라며, 문학은 세상에 대한 거룩한 봉사라는 생각으로 언어를 만지고 감성을 건드려 달라고 당부했다.서창훈 전북일보 회장은 새로운 문인이 탄생하는 일은 마음이 뿌듯한 일이고 꽃을 빨리 피우고자 하는 마음과 같다면서, 전북일보 신춘문예작가들이 습작의 초심을 잃지 않고 문학적 완성과 성취를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안도 전북문인협회장도 축사를 통해 화려한 신춘문예 당선자로서 서권기(書卷氣), 문자향(文字香)의 삶을 이어나가달라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6.01.15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