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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해양문학상 대상 최일걸 씨

제8회 전북해양문학상 대상에 극작가 겸 아동문학가·시인인 최일걸 씨(47)가 선정됐다. 본상은 아동문학가 황현택 씨(71)가 차지했다. 또 ‘찾아드리는 상’에는 문학평론가 오하근 씨(73)를 수상자로 선정했다.전북해양문학상은 ‘바다의 날’을 기념해 전북문인협회(회장 정군수) 주관, (주)국제해운(대표 윤석정) 주최, 해양수산부가 후원하고 있다.바다와 관련된 작품 전 분야를 공모 심사하여 선정한 해양수산부장관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최일걸 씨의 수상작은 시 ‘바닷가 시인 학교’. 최 시인은 199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에 당선된 후 극작가, 시인 등으로 영역을 넓혔으며, 전태일문학상·5·18문학상 등을 수상했다.본상 수상자 황현택 씨의 수상작은 장편동화‘새만금바다3총사! 고군산군도를 정복하다’. 황 씨는 월간아동문학에 동화로, 표현문학에 시로 신인상을 받았다. 동화집<청대골 아이들> 등 12권의 저서를 냈다.공모상 심사위원장 허소라(군산대 명예교수) 시인은 “최일걸 씨의 시 ‘바닷가 시인 학교’가 평범한 소재임에도 다양한 이미지를 구사한 점과 주제의 참신성을 높이 샀으며, 황현택 씨의 동화에서는 어린이들의 현실 참여의식과 꿈의 실천의지에 공감하여 미소를 짓게해 본상으로 뽑았다”고 밝혔다.한편, ‘찾아드리는 상’수상자인 오하근 씨는 1981년 현대문학지에서 평론부문으로 추천을 받았으며 전북문협 평론분과 위원장· 원광대 교수를 지냈다. <전북문학>(상·하) 등의 저서가 있으며, 목정문화상·김환태평론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찾아드리는 상’ 심사위원장 소재호 시인(석정문학관장)은 “오하근 씨는 문학의 바람직한 길을 향도하며 예리한 비평으로 문학의 옥석을 가리고 문학의 토양을 기름지게 한 주역이다”고 평했다.대상과 본상은 해양수산부장관의 상장과 (주)국제해운이 창작지원금 300만원과 200만원을 지원하며, ‘찾아드리는 상’ 수상자에게는 해양수산부장관의 상장과 순금 열 돈이 수여된다.시상식은 세월호 침몰사고를 고려해 ‘바다의 날’(5월31일)이 아닌, 9월로 예정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5.16 23:02

(28) 마이산을 노래한 이산구곡가(하) - 마이산 경치 묘사속 망국 恨·구국 의지 노래

8곡은 옥 같은 물이 소(沼)를 이루어 마치 거문고 소리처럼 아름답게 흐른다 하여 금탄(琴灘)이라 한 것을 노래한 것이다. 옥으로 만든 진(軫)과 금박으로 박은 휘(徽)가 좋은 거문고로 몇 곡을 부르면서 진락(眞樂)에 젖어듦을 읊고 있다. 고조(古調)를 알 이 없으니 혼자 즐겨 하노라는 조선조 사대부들이 흔히 즐겨 쓰는 일종의 관형구이다. 이는 춘추전국시대 거문고의 명수 백아(伯牙)가 자신을 알아주었던 유일한 벗인 종자기(鍾子期)가 죽자, 이를 한탄하고 거문고 줄을 끊었다는 고사를 용사한 것에 불과하다. 이런 정조는 고산 윤선도의 산중신곡 고금영(古琴詠)에서도 이 곡조 알 이 없으니 집겨 놓아 두어라로 이어졌고, 전술했던 현종대 장복겸의 <고산별곡> 10곡 중 9곡 종기(鍾期)를 못 만나니 이 곡조 게 뉘 알리로 연결되었다.<이산구곡가>는 이이의 <고산구곡가>나 주희의 <무이구곡가>와 구성이나 그 내면에 흐르는 은자(隱者)들의 정조가 동질적이다. 이산천석( 山泉石)구경의 서곡 1수, 본곡 풍혈냉천, 수선루, 광대봉과 용연, 용암동천과 와룡선생, 이산묘, 나옹암의 나옹선사, 금당사, 봉두굴과 방사원, 마이산 승경 등 9수로 모두 10연의 형식을 취하였다. 무이구곡가는 7언 절구의 형식이지만 고산구곡가는 연시조이며, 이산구곡가는 전형적인 조선조 은일가사의 형식에 연장체의 구조가 특이하다. <서곡> 어와 우리 벗님네야 젊었을 제 구경가세 봉래방장(蓬萊方丈) 구경 말고 이산천석 찾아가자 무이구곡(武夷九曲) 귀로 듣고 고산구곡(高山九曲) 가서보며 파곳구곡(巴串九曲) 역람(歷覽)하니 이문목도(耳聞目睹) 하던 중에이런 명승도 있으랴 이 내잔 정지하고 구곡가를 들어 보소 서곡은 작자가 유자(儒者)로서 주자의 무이구곡과 이이의 고산구곡을 흠모하고 또 그 곳에서 노래한 작품들이 전범이 되고 있다. 그러면서 이곳 진안 마이산의 9곡이 무이구곡이나 고산구곡에 결코 뒤지지 않는 명승지임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4곡은 삼국지의 제갈량이 용바위에 새겨진 용마그림을 알아낸 뒤, 팔진도의 전법을 벌여 나라를 부흥시킨 역사적 사건을 마이산 이산정사에서 창의한 의병장 이석용 장군의 거병에 용사하여 상징적으로 노래하였다. 1907년 8월 이산묘에서 면암이 의병봉기를 선창함에 따라 이 고장 의병장 이석용과 전기홍을 중심으로 300여명의 우국동지들이 의병을 일으키기 위해 동맹단을 조직했다. 이들은 이산묘 앞 바위 용암에 제단을 설치하고 소를 잡아 천지신명께 제를 올린 뒤 거병하여 진안읍으로 진격한 것이 호남 의병운동의 효시가 되었다.5곡은 이산정사를 노래하였는데 이 이산묘는 친친(親親), 현현(賢賢)의 양계(兩契)가 황단치성(黃壇致誠))의 정신을 이어가는 중심이 되는 곳으로 고종이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말라 덕수궁주인(非禮勿動 德壽宮主人)라 쓴 어필을 하사한 곳이기도 하다. 이산묘의 오른쪽 바위에 주필대라 음각한 글씨가 있고, 바로 옆에는 허준이 쓴 마이동천(馬耳洞天)의 글씨가 선명하게 드러난다.주필대는 이성계가 고려 우왕 6년(1380년) 7월에 왜장 아지발도를 남원운봉 황산에서 물리친 뒤, 꿈속에서 하늘로부터 금척(金尺)을 받은 산이 이 마이산과 흡사했으므로 이곳을 찾아 머문 곳이라 전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읊었다던 <속금산(束金山)>과 <몽금척요(夢金尺謠)>가「태조실기」에 전하고 있는데, 이것은 조선 개국의 꿈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일 뿐만 아니라 조선이 왜놈에게 짓밟힐 수 없는 나라임을 비유한 것이다. 그러한 민족혼은 연면양옹(淵勉兩翁) 애국사상 7분상(七分像)에 나타나니에 그대로 드러난다. 연면양옹은 연재 송병선과 면암 최익현 선생을 말하는데 백범 김구가 영광사(永光祠)라 휘호한 사당에 송병선과 최익현 등 조국광복을 위해 충절을 바친 27위를 배향하였고, 해공 신익희가 영모사(永慕祠)라 쓴 사당에는 전문부, 정희계, 남재, 하연 등 역대 청백리와 충신, 효자, 열사 등 32위를 모시고 있다. 또 이산묘 뒤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대한광복기념비(大韓光復記念碑)라 친필 휘호한 비각이 있는데, 이곳엔 이렇듯 조선의 건국이나 광복과 관련된 사적들이 모두 산재해 있다.<9곡> 구곡은 어데 인고 마이산 기절형상(奇絶形狀) 금으로 묶으고 독으로 솟은 봉이 말귀 같고 동불(童佛)같이 중중(重重)이 나열하니 채필(彩筆)로 그려내도 형용치 못 하겠다 이 경치를 못 다보면 평생유한(平生遺恨) 되오리라9곡은 마이산의 신기한 형상을 노래한 것으로 이 산은 금강산과 같이 4계절에 따라 그 이름이 다르다. 즉 봄철엔 주위 산들이 마치 바닷물과 같이 초록빛처럼 바람에 흔들리는데 마이산은 그 위에 돛대처럼 우뚝 솟았다 해서 돛대봉, 여름엔 잡목이 우거져서 마치 녹용뿔 같다 해서 용각봉, 가을엔 말귀와 흡사하여 마이봉, 겨울엔 하얀 눈 위에 먹물을 묻힌 붓처럼 생겼다하여 문필봉이라 일컫고 있다. 또 신라 때는 솟다가 섰다라는 뜻의 한자음을 딴 서다산(西多山)이라 했고, 고려 때는 솟는다는 뜻의 용출산 혹은 솟금산이라 했는데 이 솟금산을 태조의 몽금척과 관련하여 금척(金尺)을 묶었다는 뜻으로 속금산(束金山)이라고도 하였다.즉 속금산이란 태조 이성계의 꿈에 나라 다스림의 상징인 금척 여러 개를 묶은 것을 하늘의 신선으로부터 받았다는 의미를 지니므로 조선개국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명칭인 셈이다. 또 어떤 때는 말귀와 같이 신기한 형상을 띠기도 하지만, 아기부처와 같이 소담스럽게 보이기 때문에 동불(童佛)같이라고 표현되기도 했다. 마이산기절형상(馬耳山奇絶形狀)은 무이구곡을 주자가 쓴 욕식개중기절처(欲識箇中奇絶處)라는 무이구곡가 서곡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이곳 지명을 말귀의 형상으로 신령스럽다는 뜻을 가진 마령(馬靈)이라 칭하고 있는 소이연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러기에 「이산구곡가」의 낙구에서 이러한 성지(聖地)를 보지 못한다면 평생에 한이 될 것이라는 기행가사의 형식을 빌어 노래하고 있다.4곡에서는 삼국지의 와룡선생 제갈량을 용사(用事)하여 진안지방에서 거병한 이석용 장군의 창의를 상징적으로 노래하였다. 이러한 정조는 5곡에서 충신열사 연재 송병선과 면암 최익현의 애국사상으로 이어지고,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 태종 이방원이 머물렀다는 주필대의 유적, 조선 개국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몽금척과 관련이 있는 속금산 기암괴석의 절승을 노래한 9곡으로 귀결된다.이이의 「고산구곡가」는 주자의 「무이구곡가」를 전고용사하고 있으나, 후산 이도복의 이산구곡가는 이들 작품의 구성형식을 빌면서도 서사와 9곡을 제외하고는 그들의 전범에서 벗어나 마이산 승경의 묘사 속에 망국의 한과 구국의 의지를 구상화하고 있다는 특성이 있다. 또한 이 작품의 서곡은 무이구곡을 귀로 듣고 고산구곡을 가서 본다고 노래한 반면 이 셋의 구곡가 5곡에서는 모두 무이정사, 수변정사, 이산정사에서 성현의 심사에 젖거나 후진들의 강학(講學)에 힘써야함을 노래했다는 공통성이 발견된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4.05.16 23:02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로 엮은 마음을 움직이는 글쓰기 방법

글의 목적, 그것을 전달하는 매체가 무엇이든 글을 받는 상대방은 단시간 안에 글의 목적을 파악하고 자신에게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한다. 첫줄부터 횡설수설하는 글, 복잡한 글은 가차 없이 탈락되거나 부정적인 회신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문학적인 글쓰기에 익숙한 사람들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벽에 부딪힌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참을성이 없다. 애매한 것을 싫어하고, 분명한 것을 좋아한다. 지면은 한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어떤 글이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가?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에서 8년간 대통령 연설비서관으로 일했던 전주 출신의 강원국씨(52)가 <대통령의 글쓰기>로 그 답을 냈다. 동향의 김현종씨가 대표로 있는 (주)메디치미디어에서 발간했다.대우그룹 회장과 효성그룹 회장의 연설문 작성에도 참여했던 저자는 그간 체득한 글쓰기 비법을 40가지로 이 책에서 정리했다. 대부분의 글쓰기 책들이 설명과 예문으로 이루어진 반면, 이 책은 저자가 겪은 독특하고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로 엮었다.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대통령의 무수한 문장들, 위기의 순간에 발표한 연설문에 얽힌 일화들을 만날 수 있다. 인사 청탁하면 패가망신한다. 다소 과격한 글이지만, 사람들은 인사 청탁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그 의지를 단 한마디로 파악할 수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비유법을 주로 썼다.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전진하다. 햇볕정책 등 머릿속으로 곧바로 그려지는 비유를 통해 쉽게 이해하도록 표현했단다.책에서는 또 연설비서관이었기에 볼 수 있었던 청와대 안의 속사정도 엿볼 수 있다. 술을 먹고 연설문을 쓰는 바람에 광복절 경축사의 꼬랑지가 잘린 사연, 대통령의 글을 받아 적기 위해 화장실에서 기어 나온 사연, 고(故) 김선일 씨 피랍사건, 대연정 제안, 2차 남북정상 회담 당시 북에서 쓴 대(對)국민 보고연설, 이라크 파병 때 쓴 연설에 관한 일화들에서 연설비서관으로서 느끼는 중압감을 볼 수 있다. 저자는 글의 목적, 대상, 전달하는 매체, 장소, 상황을 염두에 두고, 어떻게 해야 자신의 뜻을 상대에게 제대로 전달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써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지에 주목했다.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메디치미디어 주간으로 일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5.09 23:02

이호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안부' 출간

여행작가이자 시인, 기자인 이호준이 안부 열풍을 일으키며 매일 아침 페이스북에 연재하고 있는 아침에 쓰는 편지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안부』라는 이름으로 웅진문학임프린트 곰에서 출간되었다.옛 풍경과 추억에 대한 기록을 담은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을 펴내면서 가슴 따뜻한 감동을 포착한 작품으로 주목을 받은 이호준은 이후 이 작품으로 문화관광부 추천교양도서, 올해의 청소년 도서, 책따세 추천도서로 선정되는 등 작품성과 완성도를 인정받는 글쓰기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지난 시절의 느림과 불편함 속에서도 그 안에서 우리가 누렸던 행복과 기쁨, 그리고 낭만까지 사소한 삶의 단편조차 놓치지 않고 그려내온 그가 이번에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안부』를 통해 동시대의 삶을 구성하는 다양한 계층, 다양한 계급의 현실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타인의 곤궁한 삶의 현실을 다정하면서도 세밀한 언어로 어루만진다.이 책에서 저자 이호준은 당신과 마음의 높이를 맞추고 싶습니다, 행복해서 울었으면 좋겠네, 이젠 당신이 안부를 물을 차례입니다. 등 세 가지 따뜻한 안부 글의 형식으로 묶인 92편의 짧은 이야기를 통해 우리네 삶의 단면 단면을 잔잔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다.만약 황금을 캐지 않고 사람을 캐야 한다면 저는 반드시 이호준이라는 사람을 캐고 싶습니다. 그는 지구에서 제가 만난 사람 중에서 가장 잘 발효된 진국일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진실로 값진 인생이 무엇인가를 다정다감한 목소리로 가르쳐줄 수 있는 인품을 간직한 안내자입니다. / 이외수 (소설가)각박하고 무정한 세태 속에서 문사가 쇄말적인 자의식에 탐닉하기보다는 동시대인들의 삶의 조건과 내용을 살피고 그들의 안녕함을 묻는 글을 꾸준하게 써왔다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글쓰기의 사회적 의미를 새삼 확인시켜주는 일뿐만 아니라 인류 공동체 구성원의 일원으로 냉엄한 세상 온도를 높이는 아름답고 귀한 작업이다. / 이어령 (중앙일보 고문, 초대문화부 장관)아침에 외로운 사람, 아침에 쓸쓸한 사람, 아침에 위로가 필요한 사람은 복이 있다. 그에겐 아직 세상에서 더 껴안고 살아야 할 그리움과 소망이 남아 있다. 삶에서 무엇인가를 남겨둔 슬픔은 복이 있다. 그에겐 그 슬픔을 듣기 전에 이미 그 슬픔을 알아버린 영혼이 있다. 그 모든 괴로움의 굽이마다 손 내미는 따뜻한 음성, 아침의 그 막막한 눈시울을 어루만지는 위안의 손끝. 이호준의 안부는 그래서 더 아침마다 눈물겹다. 삶보다 아름다운 위안의 음성이 여기 있다. / 류근 (시인)▣ 저자 소개 / 지은이 _ 이호준여행작가, 시인, 기자인 이호준은 이 땅에서 사라져가는 것들의 뒷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10년 넘게 전국을 떠돌았다. 사강(思江)이란 필명으로 에세이와 칼럼을 써왔으며,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1, 2권을 출간했다. 이 도서는 이후 문화관광부 추천교양도서, 올해의 청소년도서, 책따세 추천도서로 선정됐으며,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글과 사진이 실렸다. 주요 작품으로는 이호준의 터키기행 시리즈 『클레오파트라가 사랑한 지중해를 걷다』『아브라함의 땅 유프라테스를 걷다』『문명의 고향 티그리스 강을 걷다』 등이 있다. 서울신문 기자, 뉴미디어 국장 겸 비상임 논설위원, 편집위원 등을 지냈고, 편집국 선임기자로 재직 중이다. 대학교 등에서 여행과 글쓰기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신재용
  • 2014.05.02 23:02

[(26) 치부의 노래 치산가(하)] 조선조 여인의 열정적인 치산·교육력 반영

치산하라 이른 말이 우선농사 힘을 쓰소산상육등 박토라도 거름하면 곡식되리옛 사람은 전하되 농불실시(農不失時) 일렀도다상평전(上坪田)에 하평전에 농사하기 재미내소(중략)우마계(牛馬鷄)돝 양식동물 암 짐승을 가려두소육축짐승 잘되기는 사람에게 있나니라온갖 채소 잘 가꾸어 삼시반찬 장만하여서라좋은 반찬 곁에 두고 값진 고기 사지마소(중략)송죽(松竹)이라 하는 것은 여염가에 허다 있어쓰고 남은 송죽베어 팔아다가 전답사소밭을 사고 논을 사면 가세(家勢) 자연 요부(饒富)하리앞에 노적 뒤에 노적 석숭왕가 가소(可笑)로다치산가의 주제인 살림살이와 가난퇴치의 방법이 구체적으로 서술된 단락이며, 재산을 늘려야만 집안이 번성할 수 있다는 자본주의적 물질철학이 두드러진 부분이다. 이는 아마도 실학정신이 들어온 정조대 이후 조선조 말엽의 사회의식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여겨진다.가난은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힘든 일이다. 길고 긴 봄날 하루를 죽 한 사발로 연명하고, 아들 손자가 굶주림을 이기지 못해 동네를 돌면서 걸식(乞食)하는 일이란 부모로서 참을 수 없는 처절한 절망이다. 걸식하는 아이들이 밥은커녕 오히려 매를 맞고 돌아오는 상황이라든지, 우는 아이 달래려고 밥이나 고기를 주겠다고 속임수를 써서 부모가 거짓말로 울음을 달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서러움의 극한상황이다. 매터를 만지면서 매 맞으면 쉬 큰단다/ 우지마라 지발 덕분 우지마라/ 밥을 주마 우지마라 고기주마 우지마라는 극단적인 가난의 고통을 표현하는 패러그랩이다. 부모 자신의 고통쯤이야 스스로 견뎌낼 수 있지만, 분신같은 자식의 고통과 쓰라림은 참고 견딜 수 없는 게 이 세상 부모들의 공통된 심정이다. 오죽했으면 밥을 주고 고기를 줄 테니 우지마라라고 거짓으로 달래었을까 말이다. 이런 처절한 고통은 치산(治産)하지 못한 자신의 탓이라고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치산의 방법을 구체화한다. 첫째, 제초와 시비로 농사에 힘을 기울이면 산상 육등부의 박토(薄土)일망정 수확이 가능하고, 특히 농사란 절대 때를 놓치면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윗뜰의 상평전이나 아랫뜰의 하평전이라도 농사하기에 재미를 붙이고, 모맥과 서숙, 두태(豆太)밭에도 제초하기를 힘쓴다면 가을 수확은 양양만가(揚揚滿家)일 것이니 이 아니 좋은 일인가라고 서술하고 있다.둘째, 농사일뿐 만이 아니라 양잠과 길쌈에도 힘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봄, 여름 두 계절에는 마포(麻布)와 저포(紵布)를 힘써 낫고, 석 달 농사가 양잠이므로 누에치기에 힘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의식(衣食)이 일체이니 농사만이 아니라, 의복에도 힘을 써서 거느리고 있는 종에게도 옷을 만들어 입힌 후에 남은 것은 내다 팔면 그것 또한 재물이 된다는 것이다. 재물이 많아지면 자연히 귀한 손님도 많이 드나들게 되고 판서자제, 참판, 수령방백들도 모여드는 법이라 하였다. 그러므로 치산가는 재물이 있어야만 집안이 흥성할 수 있다는 생각 끝에 적극적으로 치산에 힘을 써야 한다고 강조하는 교술(敎述)적인 가사이다. 셋째, 소나 말, 닭과 돼지 등은 암컷을 잘 가려둬서 번식시켜야 재물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짐승들은 사람이 어떻게 양축(養畜)하는가에 달려 있는 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넷째, 채소를 잘 가꾸어서 반찬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옛날 우리나라의 경제구조는 순연히 자급자족의 방식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이러한 과정 중에 남은 것은 내다 팔아 재물로 만든다는 것이 주된 치산의 방편이다. 채소와 같은 좋은 반찬을 놓아두고 값진 고기를 사지 말 것이며, 삼시 세 때 정성으로 반찬을 마련하되 쓰지도 맵지도 않게 알맞게 장만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음식이란 그 집안의 흥망성쇠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고 경계하는 것도 주목된다. 다섯째, 청결과 불조심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고 나면 뜰을 쓸고 상 밑과 그릇까지 정성스럽게 닦아 청결을 유지하여 가정의 건강을 돌봐야 하며, 부엌에서 불조심을 게을리 하여 화재를 만난다면 모든 게 헛수고가 된다고 경고를 하고 있다.여섯째, 송죽의 임산관리로 재물을 늘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송죽이라는 것은 여염가에 흔히 있는 것이므로 쓰고 남은 것들을 베어서 장에 내다팔아 논과 밭을 사게 되면 가세가 자연 요부(饒富)하게 된다는 것이다. 양반가에는 울창한 산이 많으므로 나무를 베어내어 팔아다가 전답을 사서 농사를 짓게 되면 앞뜰과 뒤뜰에 노적가리가 가득하여 진나라 때 부호인 석숭(石崇)이가 부럽지 않다는 용사(用事)까지 하고 있다.이렇듯 치산가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역시 치산의 방법이다. 일반 규방가사에선 이 치산조가 얼마 되지 않지만 이 작품은 47행 96구로 큰 비중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거개의 내훈조의 규방가사들은 근려(勤勵)와 절검의 덕목으로 입치레 곧 군음식금지, 몸치레의 의복치레금지, 헌옷 기워 입기, 잡음식도 버리지 말 것과 집안 청소, 기명(器皿)간수를 잘하여 그릇이 깨지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 등으로 되어 있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 치산가는 그 보다도 재산관리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하고 있다는데 그 특성이 있다. 옛적의 해임태사 임태(姙胎)하여 태교 하네태교란 뜻 들어 보소 낳기 전에 가르치소궂은 빛과 음탕소리 보고 듣지 아니 하네이렇듯 십삭만에 탄생하매 옥동자라(중략)어진 스승 맞아다가 글공부를 가르치소사서삼경 백가어를 무불통리(無不通理) 가르치소근본재주 있는 고로 수용산출(受容算出) 기지로다문장탁월 무슨 일고 태교 덕이로다태교는 여훈(女訓) 속에 임자(妊子)로 나와 있는데 특히 소학 성학십도(聖學十圖) 입교편의 입태육보양지교(立胎育保養之敎)조를 근저로 하고 있다. 치산가의 궂은 빛과 음탕소리 보고 듣지 아니 하네는 소학 권1 입교편의 목불시사색 이불청음성(目不視邪色 耳不聽淫聲)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다.다른 규방가사의 경우도 소학의 입교편을 국문으로 그대로 옮겨놓았다고 말할 정도로 너무 혹사하다. 자식을 가르치는 것도 소학의 맹모삼천지교의 전범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맹자의 어머님은 세 번 옮겨 가르칠 제/ 처음으로는 장가이요 두 번째는 묏가이요/ 세 번째는 학당이라는 여느 규방가사와 같이 소학 권4 계고(稽古)조를 그대로 용사한 것에 불과하다. 어진스승 찾아 가르치니 천고의 맹자로다는 성학십도의 입교 가운데 입사제수수지교(立師弟授受之敎)로 어진 스승 맞아다가 글공부를 가르치소에 그대로 연결된다.치산가가 아니더라도 집안을 잘 다스려서 부자로 만들고 자식을 잘 기르고 가르쳐서 과거에 급제하고 영달(榮達)하게 되는 것은 규방가사의 일반적 내용이며, 이 또한 여인네들의 한결같은 꿈이요, 소망이었다. 그러므로 과거는 거의 모두가 장원급제로 과장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러한 조선조 여인들의 열정적인 치산과 교육력에 의해 자식들이 잘 가르쳐지고 길러져서 가정이 번창을 하였고, 나라가 잘 지켜져서 오늘의 부강한 국가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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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14.05.02 23:02

익산시립도서관 '독서마라톤' 10월까지

익산시립도서관(관장 김병재)은 1일 독서와 마라톤을 접목한 색다른 책읽기 운동인 ‘제3회 익산둘레길 독서마라톤’을 오는 10월 31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2012년 처음 시작돼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번 독서마라톤은 책 1페이지를 1m로 환산해 시민들이 쉽게 책을 접하고 독서에 흥미를 줄 수 있도록 해 책 읽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 책 읽는 문화도시 익산을 조성하기 위해 기획됐다.시립도서관은 또 함라산길(4.3km), 성당포구길(10km), 무왕길(18.4km), 강변포구길(25.6km) 등 4개의 둘레길 코스를 준비해 참가 시민들이 자신의 독서능력에 맞게 독서량을 정해 완주할 수 있도록 이번 독서마라톤을 진행하게 된다.익산둘레길 독서마라톤에 참가를 원하는 시민은 시립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고 각자 읽은 책의 내용과 짧은 감상평을 남기는 독서일지를 작성하면 된다. 10월 말까지 목표 독서량을 채운 완주자들에게는 완주메달과 인증서가 수여된다.김병재 관장은 “독서마라톤이 바쁜 일상 때문에 책을 접할 수 없던 시민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기타 자세한 사항은 익산시립도서관 홈페이지(http://lib.iksan.go. kr). 문의 063)859-3731

  • 문학·출판
  • 엄철호
  • 2014.05.02 23:02

'제4회 혼불학생문학상' 주인공을 찾아라

전주문화방송(사장 전성진)과 혼불기념사업회(대표 장성수전북대 명예교수), 최명희문학관이 제4회 혼불학생문학상 주인공을 찾는다. 혼불학생문학상은 소설 <혼불>을 통해 모국어의 아름다움을 확산시키고, 작가 최명희(1947-1998)의 삶과 문학 열정을 확산시키기 위해 2011년 제정됐으며, 청소년들이 글의 가치와 바른 글쓰기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 전북 지역 소재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상은 새만금(2011)과 전라도 사투리(2012), 전라북도 사랑이야기(2013) 등 매년 전라북도 문화콘텐츠를 주제로 삼았다. 올 주제는 2주갑(120년)을 맞은동학농민혁명. 동학농민혁명은 민중의 자각에 의한 최초의 전국적인 농민항쟁으로, 전북이 그 중심에 있었다.동학농민혁명을 테마로 주요 인물이나 전투상황 등의 이야기를 소개하거나 자신만의 시각으로 이야기를 다시 창작하거나 특정 부분을 떼어내 재구성하는 등 자유롭게 스토리텔링하면 된다. 대상과 차상 학생에게 각 200만 원과 100만 원의 장학금과 전라북도교육감상이 수여되며, 42명의 학생과 3명의 교사에게 총 1000만 원의 장학금이 주어진다. 수필소설희곡취재기 등 다양한 형식의 글을 A4용지 2-3장(200자 원고지 20매 정도)로 써서 이메일(domin.co.k rnate.com) 혹은 방문(최명희문학관) 접수하면 된다. 모집은 7월 31일까지. 문의 063)284-0570.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4.29 23:02

김석천 시인 두 번째 시집 〈시의 유방〉"부드러운 은유·폭 넓은 성찰 감동적"

이리중 교장으로 정년 퇴임한 김석천 시인(75)이 두 번째 시집 <시의 유방>을 냈다(미래문화사). 1998년 첫 시집 <세상 뱃 속에 있다가> 이후 16년 만이다.내 시詩가 착용하고 다닐 / 브래지어를 고르느라 고민을 한다 // 젖가슴이 너무 드러나도 천하게 보이고 / 투박하게 꽁꽁 동여매 놓으면 / 민가슴같아 설렘이 없고//(중략)//가슴이 보일락말락한 크기와 /부드러운 질감이 전달될 수 있는 /그런 천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시집 제목으로 따온 위 표제시에 시인의 섬세하고 조심스런 마음이 담겨 있다. 틈틈이 물을 주며 가꾸어온 시들이 제법 파랗게 함 뺌이나 자랐습니다. 이제 옮겨 심어도 될 것 같아 이앙이게 올려놓았습니다만, 잘 자랄 지 모르겠습니다.시인이 시집 발간에 이렇게 붙인 말도 같은 맥락이다.시인의 고교(남성고) 친구인 류근조 시인(전 중앙대 교수)는 김 시인의 시는 부드러운 은유 속에 숨은 폭넓은 성찰의 힘이 있고, 깊은 경륜이 빚어낸 시적 변주가 감동을 준다고 해설했다. 김석천의 시 전편에 포괄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특징 중의 하나는 인간이면 누구나 습관적으로 지나치는 일상적인 사건이나 장면들을 예리한 시각으로 포착하여 놓치지 않고 거기에 가리어진 본질을 시로서 형상화하여 낯설게 보여줌으로써 읽는 이로 하여금 고도의 카타르시스와 감동을 느끼게 한다는 평을 곁들였다.모자이크 준비열쇠남기고 싶은 묘비명소주병의 임무 등 60여편의 시가 수록됐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4.25 23:02

고창 동학농민혁명, 소설 '구수내와 개갑장터의 들꽃'으로 재조명

고창 동학농민혁명을 다룬 소설 〈구수내와 개갑장터의 들꽃〉이 나왔다(문학공원). 고창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이사장 이강수) 지원으로 소설가 이성수씨가 집필한 책이다. 소설은 동학농민혁명의 포고문이 선언된 고창 공음 구수내 마을과 일제에 의해 강제로 폐쇄된 개갑장터, 석교포구 등이 소설의 주 활동무대이고 손화중과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백성들의 삶이 극도로 피폐해진 조선 후기 사회의 모순과 외세와 결탁된 지도층의 부패 및 탐학, 탐관오리의 학정을 그려냈으며 역사서가 지닌 한계를 소설의 형식을 빌려서 재조명하고 있다.이성수 씨는는 아무리 중요했던 사실이고 인물이어도 결국 잊히기 마련이다. 이번 소설은 그 점에 착안하여 집필했다고 밝혔다. 또 기록으로 남겨진 극소수 사람들의 행적만 알려져서 선양되고 있는 형편이고,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대다수 민초들의 노력과 희생은 잊혀져가고 있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가능한 혁명에 참가했던 많은 사람의 행적을 다루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한국기자협회장을 지낸 소설가 안휘(본명 안재휘)씨는 이번 소설에 대해 그 동안 역사와 문학에서 잘 등장하지 않았던 새로운 사료를 중심으로 독창적 시각에서 동학농민혁명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하고 독자에게 색다른 감흥과 함께 다양한 영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고 말했다.계간 스토리문학 발행인 김순진 문학평론가는 이 소설에서 전봉준, 김개남 등만이 조명되었던 동학농민혁명사를 재조명해 민중의 지도자 손화중을 세상에 재등장시킴으로써 정의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살아남는다는 진리를 우리들 가슴에 심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저자인 이씨는 고창 출신으로, 조선대를 졸업하고 월간스토리문학으로 등단했다. 장편소설 〈꼼수〉 〈혼돈의 계절〉을 냈으며, 소설동인회 스토리소동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천일건축엔지니어링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성규
  • 2014.04.25 23:02

[(26) 치부의 노래 치산가(상)] 근세 실학사상 특성 지닌 호남지역 귀중한 자료

치산가는 부녀자를 가르치기 위한 계녀가류(誡女歌類)의 가사로서 주로 재산을 늘려 집안을 일으키는 것을 내용으로 한 작품이다. 이 가사는 죽은 남편을 그리워하여 노래한 망부가나 명당을 찾아 산천을 답사하면서 쓴 답산가와 마찬가지로 재산을 잘 다스려 집안을 일으키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 가사라는 뜻을 지닌 치산가(治産歌)이다.이 작품은 오래전에 필자가 이 고장 전주의 한 고서화점에서 발견한 것으로 신유년 정월 팔일 효심곡 열녀전합부라 병기하고 한글로 〈열녀젼이라〉고 표제한 것 중의 일부이다. 창작시기는 치산가의 결구 뒤에 임슐년 졍월 쵸파일 치산가 디노라로 보아 임술년 1월 8일인 것은 분명하나, 임술년의 간지가 어느 해인지 분별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그러나 이 작품의 사상적 배경으로 보면 이용후생과 실사구시의 실학이 성행했던 조선 정조대 이후로 추정할 수가 있다. 그렇다면 순조 2년 1802년이 임술년이고, 철종 13년인 1862년이 임술년인데, 사용된 국어법이나 종이의 지질, 또는 사상적 배경 등으로 보면 1862년 정월 팔일에 창작된 것으로 추정할 수가 있다. 그리고 치산가 라 표제한 뒤 3221cm의 크기로 한지를 접어 궁체흘림붓글씨체로 14장 28쪽으로 쓴 252행 501구의 장형가사작품과 겁젼이라 한 산문체의 한글소설이 18장 36쪽으로 병합된 수제본이다. 끝에는 고창군 대산면 성남이 成소저시라라고 기록된 것으로 보아 성소저(成小姐)는 이 작품을 필사한 사람으로 추정된 여성이다. 이외에 기묘 8월 득용기(得用記)라고 한 동명이작의 치산가가 〈별회심곡〉과 합본된 작품이 또 있으나 취급하지 않고 이 치산가만을 소개하려 한다.작품 내용으로 보면 안빈낙도하는 도학자풍과는 달리 치산을 잘 해야만 집안이 풍족해지고 자식도 잘 가르쳐서 번성할 수 있다는 근세 실학적 물질사상이 근간을 이루는 특성을 지닌다. 그것도 조선조를 주도해 왔던 남성적 언어가 아니라, 규중여인네의 목소리였다는데 주목하고 싶다. 대개 계녀가란 근검절약하여 가산을 잘 보존해야 한다는 것을 치산의 개념으로 하고 있지만, 이 치산가는 그러한 소극적 차원에서 벗어나 치산의 구체적이고도 실천적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어서 다른 계녀가사와 다른 특성을 보인다. 그러므로 〈홍규권장가〉, 〈상사별곡〉과 더불어 영성한 호남지방의 규방가사 가운데 질량을 더해줄 귀중한 자료인 셈이다. 이 치산가는 서사, 화동생지친(和同生至親), 사구고(事舅姑), 행신(行身), 접빈객(接賓客), 봉제사(奉祭祀), 치산, 태교, 육아, 장원급제 및 도문(到門), 진심갈충(盡心竭忠), 결사로 구성되어 있는 영남의 일반적인 계녀가류와는 여러 측면에서 다르다. 치산가의 결언 가운데는 유전(有錢)이면 가사귀(家事貴)라 하여 치산을 잘해야만 자식의 권학에 힘쓸 수 있고, 이후에 온갖 영화를 누릴 수 있다는 진보적인 자본주의의 물질관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천지간 만물중의 신령(神靈)한 게 사람이라얼굴로 이른 것과 행실로 이름이라신체발부 이내몸은 부모님께 받아있다효도로 지애(至愛)하고 지성으로 봉양하소가막 까치 저 짐승도 반포(反哺)할 줄 능히 아네하물며 사람이야 부모봉양 섬서하랴부모은덕 논란하면 태산이 가벼우니정성 충양 극기하나 반분인들 갚을소냐귀하도다 우리형제 부모정기 함께 받아형수 동기 형제간의 우애화목 아니하랴(중략)행동거지 조심하고 언어수족 삼가하소과년(過年)에 출가하기여자의 예사로다이친출가(離親出嫁) 무삼인고 삼종(三從)이 지중하다 천지간 만물 가운데 가장 신령한 게 사람이라고 시작하는 것은 규방가사의 일반적 형식에 맞춘 것으로 유교적 윤리의 전범에 의거하였다. 〈훈계가〉의 천생만물 하올적에 유인이 최귀로다도 유교적 윤리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서 소학의 천지지간 만물지중 유인최귀(天地之間 萬物之衆 唯人最貴)를 그대로 용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것은 신체발부 이내몸은 부모님께 받아있다.(身體髮膚 受之父母)라든가 까막까치 저 짐승도 반포할 줄 능히 아네등이 모두 논어, 맹자, 소학, 대학 등의 유교전서에 전거하고 있다는 것과 같다. 이런 바탕 위에 송나라 때의 주자가훈이나 주천구가 찬한 여범(女範)이 근간이 된 인효문황후(AD 1407년)의 내훈(內訓) 등은 조선조 규방가사의 전범이 되었다. 내훈은 우리나라에서는 이보다 70년이 지난 조선 성종비인 소혜왕후가 쓴 게 있지만 목록은 비슷하나 내용은 서로 다르다. 명 나라의 내훈은 영조 12년(1736년)에 이덕수가 여사서(女四書)의 권2에 전문을 수록하여 놓았는데 그 목록들은 유교전서 외에도 주자가훈이나 여범(女範), 내훈(內訓), 여사서, 여훈(女訓) 등에 들어있는 덕목으로 여자로서 말을 삼가하는 일, 덕성을 기르는 일, 부지런함, 남편을 모시는 일, 형제간의 우애와 친척간의 화목을 도모하는 일 등 20덕목을 구체화하여 진술되고 있다. 천지간 만물 중에 인간만이 가장 신령스럽고 귀중한 존재이며, 사람의 신체발부는 부모께 받은 것이므로 부모께 지성으로 효도하여 봉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새끼들은 어미가 물어다 준 먹이를 먹고 자라지만, 성장한 뒤에는 어미를 되먹여 살린다는 반포조(反哺鳥)인 까마귀를 용사(用事)하여 때론 인간이 미물인 까마귀만도 못하다는 것을 대조적으로 강조하였다. 부모정기를 함께 받아 태어난 형제간에는 우애하며 화목해야 하고 출가하면 후회하지 않도록 규중범절을 익히면서 침선(針線)과 주조(酒造)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행동거지를 조심하고 언어와 수족을 삼가 해야 한다고도 하였다. 특히 언문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을 보더라도 언문은 학문이라기보다 규중여자들의 필수적 수신과목이었음을 알만하다.여자가 과년하면 의당 출가하는 것이 예사로운 일이나 부모 곁을 떠나는 게 무엇인지 스스로를 확인해 보지만 여자는 삼종(三從)의 질곡이 운명이라고 체념을 하기도 한다. 삼종의 의미를 일일이 설명하고 삼강오륜의 뜻을 알고 몸소 실행을 한다면 여자의 행실은 자연 아름다워진다고 호소하고 있다. 삼강 중에서 임금이 신하의 벼리가 되어야 한다는 강상은 지적함이 없이 자식의 벼리는 아버지인 것이며 부처(夫妻)의 벼리는 가장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오륜은 부부간에 친애하고 임금과 신하간에는 충의가 있어야 하며, 부자간에는 분별이 있어야 하고 어른과 소년간에는 차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러면서도 삼강에서 군신간의 벼리가 빠진 것처럼 오륜에서도 벗들 간에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덕목이 결여되어 있다. 출가하여 3일을 지낸 뒤에는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서 시부모에게 공양을 잘 해야 하는데, 시부모께 효양을 잘 하면 세상 여자들 중에서 가장 훌륭한 효부가 되고 또 가장을 공경하면 세상에서 범상치 않은 열녀가 된다고 하였다. 시부모는 남편의 부모이자 곧 나의 부모가 되기 때문에 어육과 떡, 과실을 얻게 되면 먼저 부모에게 받들어 모셔야 한다고 예거하고 있다. 벗들 간에는 신의가 첫째요, 일가친척 간에는 화목해야 하며 슬하의 노복(奴僕)들은 나의 손발같이 사랑해야 한다는 체하(逮下)의 도리를 강조하였다. 그리고 그 옛날 당나라의 장공예(張公藝- 원문에는 종공예로 잘못 기록됨)는 9대에 걸쳐 집안 화목을 이루었다는 사실을 들어 용사하면서 구세동거(九世同居)의 중요한 요인이 참는 일이며, 따라서 백인지당(百忍之堂)의 집안이면 반드시 화목이 이루어진다고도 하였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4.04.25 23:02

"전문성 강화·지역작가 육성 절실"

개관 10주년을 맞은 전북도립미술관에 전문성 강화와 지역작가 육성, 사업의 선택과 집중 등이 주문됐다. 이는 사회적기업 마당이 개관 10주년, 전북도립미술관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지난 16일 전주 한옥마을에 있는 공간 봄 세미나실에서 마련한 제135회 수요포럼에서 제언됐다. 이날 이세영 문화저널 편집팀장의 사회로 박인현 전북대 예술대 학장, 신동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큐레이터, 이진철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이흥재 전북도립미술관 관장, 장경화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관, 관람객 대표 한지영 씨가 패널로 참여해 3시간 가량 열띤 논의를 이어갔다. 이들은 도립미술관이 도청의 사업소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열악한 예산인력으로 작품 수집과 보존 연구, 기획 전시, 교육 기능을 수행하는데 한계를 재인식하고 이를 해소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도립미술관의 역할과 나가야 할 방향 등 토론회의 주요 쟁점을 정리했다.△전문성 강화 절실도립미술관의 학예 인력은 4명으로 인력난을 타개하고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미술관의 첨병인 이들의 전문성이 요구됐다.지역미술관의 효시가 된 광주시립미술관의 장경화 학예연구관은 자치단체장의 의지에 따라 학예원의 숫자가 달라지는데 현실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만큼 한국의 문화사를 꿰뚫어 볼 수 있는 안목과 성과를 갖춘 사람이 들어와야 하고, 미술관에서도 재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며 큐레이터의 덕목은 돈을 안 들여 작품을 대여하고, 유명 강사를 섭외하는 능력이다고 강조했다.이진철 학예연구사는 행정기관에 예산과 인력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지난한 얘기로 독일의 사례처럼 대학 인력 또는 외부 전문가와 미술관이 협력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더불어 한정된 예산 안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을 실시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장경화 학예연구관은 우리 미술관은 위상 제고와 연구성과 등을 위해 연간 전시 횟수를 10회에서 5회로 줄여 예산을 집중한다면서 1개를 하더라도 질을 좀 높이면 지역에서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다고 질적 제고의 중요성을 짚었다. 그는 이어 교육전시레지던시 등은 숫자를 줄여서라도 알차게 해야한다며 처음부터 한꺼번에 다 요구하기 보다는 여건을 만들어 조금씩 늘려가야 한다고 덧붙였다.이진철 학예연구사는 예산 부족을 메우기 위해 부산시립미술관은 교육 프로그램 가운데 특정 강좌는 금액을 올리고, 필요에 따라 자치단체가 별도 투자를 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수집전시의 지역성 확보지역 미술관으로서의 역할론 공방도 오고갔다. 소장품 구입 과정의 기준과 지역 작가에 대한 정의를 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연간 2억 원 규모로 이뤄지는 도립미술관의 소장품 구입 절차에 대해 이흥재 관장은 공모 방식은 젊은 작가들이 발빠르게 대응, 여기에 빠진 원로작가는 학예실 추천으로 한다며 잡음이 많아 지난해부터 심사위원을 인력풀제로 했고 7~9명 가운데 대부분은 도외 사람으로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른 축으로 석지 채용신 작품을 중심으로 초상화 소장품을 특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 작가를 대표해 참석한 박인현 학장은 작고 또는 현존 작가의 작품 구입 기준이나 규정이 애매한 만큼 공개적인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으면 형평성 문제가 남는다며 지역 작가에 대한 자료를 구축하면 이를 바탕으로 우선 순위를 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출생지, 성장지, 활동 근거지 등에 따라 지역 작가의 분류가 달라져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며 채용신의 초상화와 지역성의 연계는 의문이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소장품 구입 절차에 대해서는 광주시립미술관이 참고 사례로 소개됐다. 미술관이 구입 방향을 설정하면 11명의 학예사가 각자 작가를 추천을 한다. 학예사들의 발표와 논쟁을 거쳐 최종 2명의 후보를 압축하고 관장이 1명을 낙점하는 방식이다.도립미술관이 지역 작가에 대한 지원이 미진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도립미술관이 갖추진 못한 창작스튜디오를 마련하는데 다른 기관의 시설을 이용하는 전향적인 복안도 나왔다. 신동희 큐레이터는 최근 2~3년간 도립미술관의 기획 전시 가운데 도내 미술인이 적었으며, 신진 작가인 20~40대는 거의 포진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장경화 학예연구관은 작가가 거주하면서 작품활동을 하는 레지던시도 시설이 없다고 한탄할 것이 아니라 지역작가 육성을 위해 시설을 끌어들여야 한다며 최근 광주시립미술과은 중국 상해의 사립미술관인 히말라야미술관과 큐레이터작가 교류를 위한 MOU를 맺어 그쪽 시설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지역민, 지역 작가와의 신뢰 구축도립미술관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신뢰를 담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지역 미술계도 이에 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박인현 학장은 도립미술관이 지역의 대표 미술관으로 지역 작가와의 신뢰를 구축해 미묘한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경화 학예연구관은 지역 미술계도 한 목소리를 내 미술관의 인력예산 확보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면서 우리나라 공공미술관의 공통 문제인 정치로부터의 자유도 이뤄야 한다고 피력했다. 더 나아가 향후 공립미술관의 역할도 그려졌다. 이진철 학예연구사는 선택과 집중, 공유와 소통,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면서 지역 작가가 곧 문화상품이 되는 만큼 문화적 가치를 경제적 가치로 환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어 공공성을 유지하되 비즈니스를 위해 기업경영을 벤치마팅하는 부분도 해결해야 한다고 보탰다. 이흥재 관장은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 자료 구축, 창작스튜디오 마련 등의 과제를 인식하고 있으며, 점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이세명
  • 2014.04.18 23:02

조광환 〈전봉준과 동학농민혁명〉 개정판 펴내

장군천안전공지묘(將軍天安全公之墓). 조광환 동학역사문제연구소 부소장(56정읍 학산고 교사)은 지난해 8월, 정읍시 옹동면 비봉산에 이렇게 쓰인 1미터 남짓 되는 화감암 비석이 전봉준 장군의 묘일 가능성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두 차례 답사를 벌인 뒤 문헌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전봉준 장군의 묘일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 없으며, 그 가능성이 적더라도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자치단체에 건의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관심을 갖지 않아 안타깝단다.정읍을 기반으로 동학농민혁명 연구와 계승사업에 열심인 조씨가 갑오년 2주갑을 맞아 <전봉준과 동학농민혁명> 개정판을 냈다(살림터). 2008년 <소통하는 우리 역사>란 제목으로 초판본을 낸 후 새로운 관련 사료의 발견과 초판본에서 누락된 내용들을 보완할 필요가 있었으며, 특히 장군천안전공지묘의 발견이 자극제가 됐다.동학농민혁명 발발 이후 우리들이 겪었던 31운동, 4월 혁명, 518 광주민중항쟁,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 등 가치와 의미가 큰 혁명 또는 그에 준하는 대사건들이 있어 왔지만 그 규모와 깊이에서 동학농민혁명을 능가한 것은 없었습니다. 그동안 세상은 크게 변한 것 같지만 120년 전 개혁의 깃발 아래 탐관오리의 처벌, 지벌을 타파하고 고른 인재등용, 조세개혁을 외치던 동학 농민군의 요구는 이름만 바뀌었을 뿐 그대로 반복되고 있습니다.저자는 20여년간 혁명의 유적지를 일일이 확인하고, 관련된 기록과 이야기를 살피고, 한국사 전체의 흐름 속에서 동학농민혁명이 갖는 의미와 교훈을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들려주고 있다.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날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배경에서부터 전개과정, 혁명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야기, 그리고 혁명의 현재적 의미 등을 다루었다.(사)정읍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을 지냈으며, 현재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정읍본부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동학농민혁명 유적지 안내> <내 고향 역사의 숨겨을 찾아서>(공저)를 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4.18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