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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그 시를 읽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

스무 살 무렵 백석의 시를 처음 읽었다. 전공 교재 속에 들어있던 모닥불이었다. 그 때부터 나는 백석의 시를 찾는 대로 필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짝사랑이었다. (안도현 자작나무의 눈부신 살갗-백석의 백화 중) 시를 좋아하고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의 눈길을 끌만한 책이 나왔다. 이종민 전북대 명예교수가 최근 펴낸 <그 시를 읽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모악)다. 책에서는 현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 41명이 남몰래 간직해 온 운명 같은 시를 소개한다. 김용택손택수안상학안도현유용주나희덕이시영천양희김사인김해자이동순정희성이하석박남준송재학복효근정호승 등 거장부터 중견에 이르기까지 여러 시인이 참여한다. 이들처럼 웅숭깊은 시 세계를 구축해온 시인들을 매혹시킨 시는 무엇일까. 그만큼 시인들이 소개하는 시는 참 다양하다. 인생 어느 한 순간 자신의 가슴속에 자리잡은 시, 영혼을 뒤흔든 시, 시적 영감을 제공한 시, 문학적 성장에 영향을 끼친 시 등이다. 시인들은 이런 시를 놓고 자신만의 해석을 곁들이고, 특유의 서정적 문장으로 소개한다. 이 때문에 책은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그리운 사람이 보내온 손편지 같은 감동을 선사한다. 서문을 쓴 최원식 문학평론가(인하대 명예교수)는 이 책의 본령은 시인과 특정 시와의 극적인 해후의 순간을 포착한 데 있다며그 스파크로 숨은 시인이 깨어나는 과정이란 마치 매미가 허물을 벗는것처럼 신비롭다고 했다. 완주 화산 출신인 이종민 전북대 명예교수는 서울대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해군사관학교 교관,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 교환교수, 서울대학교 교류교수 등을 역임했다. 전북대 인문대학장, 국공립대학교 인문대학학장협의회장, 전북대 인문역량강화사업추진단장을 지냈으며, 현재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 호남사회연구회 이사장, 천년전주사랑모임 상임이사, 완주미래발전위원회 위원장, 완주문화도시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그래, 너희 뜻대로 해라?(황금가지, 공저), <달궁 가는 길: 서정인의 삶과 문학>(서해문집, 편저), <이종민의 음악편지: 음악, 화살처럼 꽂히다>(서해문집)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9.22 16:45

[신간] 이소애 시인 ‘쉬엄쉬엄’

4일 근무에 3일 쉰다는/3일 일하고 4일 논다는 말 안심이다/코로나 쉼쉼,/월화수목 뼈 빠지고 금토일 또 쌔 빠진/네겐 특별휴가 아니겠냐//(쉬엄쉬엄 일부) 이소애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쉬엄쉬엄>(문학의 전당)을 펴냈다. 시인은 시집에서 잠시 뒤돌아봄이 세상의 폭을 넓히는 묘약이라는 소리 없는 웅변을 한다. 가끔은 먼 산에 눈길 던지며 한눈 파는 것이, 역설적이게도 빛의 속도로 변해가는 5G시대를 살아가는 지혜일 수 있다는 것이다. 표제작 쉬엄쉬엄은 이런 시인의 시적 특질을 잘 드러낸다. 시인은 코로나19로 일상에 제약이 따라오지만, 이 시간이 특별휴가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다. 쉬어야 더 멀리, 오래 제 갈 길을 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번 시집에는 총57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 시집의 해설을 쓴 안성덕 시인은 이소애 시인의 시는 인생에 대한 처연한 고찰을 담고 있다고 했다.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이소애 시인은 우석대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북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 시집은 <침묵으로 하는 말>, <쪽빛 징검다리>, <시간에 물들다>, <색의 파장>, <수도원에 두고 온 가방>, <보랏빛연가> 등이 있다. 최근 에세이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칼럼집 <소멸, 그 찬란한 무늬>를 출간했다. 한국문학비평가협회 문학상, 중산시문학상, 전북예총하림예술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전주문인협회 회장, 전북문학관 아카데미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9.22 16:45

[신간] 견훤 · 전봉준 120명 역사 인물 이야기로 한국사 읽는다

후백제의 왕 견훤, 동학농민혁명을 이끈 전봉준 장군 등 120명의 역사 인물 이야기를 통해 한국사의 기초를 다질 수 있는 책이 나왔다. 다양한 어린이 역사 교육책을 펴 온 사회평론연구소가 출간한 <용선생 15분 한국사 독해>(총4권, 사회평론)이다. 초등학교 3~4학년 학생의 역사학습을 위해 만들어진 이 책은 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던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책에서는 총120명의 역사 인물이 등장하며, 이들을 통해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한국사를 읽어낼 수 있다. 1권(우리 역사의 시작~삼국시대)은 구석기부터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는 시대까지 다룬다. 선사 시대는 가상의 인물을 내세워 그 시대의 생활 모습을 이해하기 쉽게 구성했다. 삼국시대는 광개토 대왕, 이사부, 온달, 김유신, 계백 등 역사 인물을 통해 고구려백제신라가 통일을 위해 경쟁을 벌였던 상황을 학습할 수 있다. 2권(남북국 시대~고려시대)은 신라의 삼국 통일과 발해의 건국으로 시작된 남북국 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를 다룬다. 불교가 발달했던 신라의 모습을 원효와 김대성을 통해 배울 수 있고, 장보고와 최치원을 보면서 신라 말의 혼란스러운 사회도 경험할 수 있다. 고려를 건국한 왕건과 후백제를 건국한 견훤이 후삼국시대의 통일을 위해 한판 승부를 벌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또 서희와 강감찬, 윤관 등을 통해 외세의 침입에 맞서 싸운 고려의 상황도 알 수 있다. 3권(조선시대)은 한글 소설과 판소리, 탈놀이 등 서민문화가 발달한 조선후기까지 다룬다. 정도전과 이방원을 통해 조선의 기틀을 다져나간 사람들의 고민을 알 수 있고, 이순신과 곽재우, 손홍록과 안의의 활약을 보며 전쟁 속에서 우리 역사를 지키려고 한 사람들의 노력도 공부할 수 있다. 4권(개항기~현대)은 조선이 외국에 문을 연 개항기부터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을 거쳐 글로벌 국가로 거듭난 현재까지를 다룬다. 흥선대원군과 김옥균, 고종 등을 통해 위기에 처한 조선의 상황을 살필 수 있고, 전봉준, 유관순, 김구, 윤봉길, 이회형과 형제들을 보면 나라를 되찾으려 한 독립운동가의 노력을 알 수 있다. 책은 용선생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역사 인물의 생각와 말을 대사로 넣어 아이들이 그 시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각 회차마다는 이야기 속에 알아두어야 할 역사 용어와 개념을 담았다. 본문을 들을 수 있는 오디오 자료도 제공한다. 저술은 정윤희이지은김형겸김주은 사회평론 역사연구소 소속 연구원, 이지혜 서울 미동초 교사, 김미성 연세대 국학연구원 연구 교수, 정지은 동국대 사학과 박사과정 등이 참여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9.22 16:45

[신간] 공무원 출신 김철모 시인 일곱 번째 시집 ‘서리꽃 피운 당신’

전북도 정책기획관과 익산시 부시장을 지낸 김철모 시인이 생애 일곱 번째 시집 <서리꽃 피운 당신>(한국문학세상 펴냄)을 출간했다. 이 시집은 시인이 전원생활을 시작한 지 2년이 되면서 체득한 세상이치를 그려냈다. 때문에 인생 2막에 느끼는 삶의 감정과 자연이 주는 지혜, 그리고 평생 잊을 수 없는 지난날의 채취가 보인다. 시인의 인생이 엿보이는 시 몇 개가 눈에 들어온다. 우선 어느 60대 이야기와 서리꽃 피운 당신 1.2다. 전자는 거울을 보면서 시인의 자화상을 그렸고, 후자는 인고의 세월을 보내는 매화를 보면서 향기를 팔지 않는 그 절개에 대해 노래했다. 단종연작시는 인간의 욕심을 비판하고 있다.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한 작품도 있다. 초록지문은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고, 지 타령은 감칠맛 내는 김치를 노래하며 어머니를 생각했다. 시집은 총 5부로 구성돼 있으며, 87편의 시를 수록하고 있다. 김철모 시인은 2007년 설중매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전북문협 회원, 전북시인협회 정읍지역위원장, 정읍문학회 회장, 한국문학세상 심사지도위원, (사)아시아문예진흥원 이사를 맡고 있다. 시집은 <그리고 고향 지사리>(2008), <또 하나의 행복>(2009), <봄은 남쪽바다에서 온다(2012)>, <꽃샘추위에도 꽃은 피고>(2014), <귀향>(2019), <익숙한 것들과 이별>(2020)이 있다. 수상경력은 제3회 대한민국 베스트작가상(2010), 제7회 대한민국 디지털 문학대상(시부분,2012), 제10회 한국문학세상 문예대상(2018), 홍조근정훈장(2020)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9.15 17:12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안성덕 시인 - ‘코스모스’

유년에는 별이 많았다. 여름밤 멍석에 누워 올려다본 하늘에 쏟아질 듯 가득했다. 별을 따고 싶었다. 별처럼 반짝이고 싶었다. 장대 들고 뒷동산에 올라가면 몇 개쯤 어렵잖게 딸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서 어른이 되고 싶었다. 알퐁스 도데의 별, 윤동주의 별, 이문구의 별, 가람 이병기의 별, 초롱초롱 별이 참 많았던 시절이 있었다. 여행자에게는 길을 농부에겐 씨뿌릴 계절을 알려주는 별, 은하계에 별이 1011개 그런 은하가 우주에 1011개란다. 광막한 공간과 영겁의 시간 속에서 행성 하나와 찰나의 순간을 앤과 공유할 수 있었음은 나에게는 커다란 기쁨이었다, 무겁고 두꺼운 책 《코스모스》의 첫머리다. 저자 칼 세이건이 아내이자 동료 과학자인 아내 앤 드루얀에게 받친 고백이다. 영겁의 시간과 찰나의 순간은 대체 무어란 말인가? 겁은 사방 사십 리 바위를 비단옷을 입고 백 년에 한 바퀴씩 돌아 옷소매에 그 바위가 닳아 없어지는 시간이며, 찰나는 소수점 아래 18번째 자릿수라고 한다. 우주는 영원하고 우리 인간은 한없이 하찮다는 말 아니랴.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13개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누구에게는 역사책으로 읽히고 또 누구에게는 과학책, 철학책으로도 읽힌다. 어느 챕터는 술술 읽히고 어느 챕터는 비탈을 기어오르는 듯 턱턱 숨이 차오른다. 천체 물리학, 신화, 철학, 윤리 등에 해박한 저자가 쓴 과학책 아닌 과학책이기 때문이리라. 현재도 팽창 중이라는 우주, 50억 년 후면 백색왜성이 되어 사라진다는 태양, 도무지 실감할 수가 없다.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한없이 하찮은 존재인 인간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기껏해야 100년도 못 살고 가는 우리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우주를 알게 되면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허무함을 느낀다고 한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고민하게 된다고 한다. 코스모스라는 말은 기원전 5세기 때 피타고라스가 우주는 어떤 질서로 움직인다라며 카오스와 반대 개념으로 처음 사용했다. 꼭 한번은 읽어야지 하고 책장에 꽂아두지만 잘 읽지 않는, 잘 읽히지 않는 《코스모스》는 천문학을 철학적인 내용과 결합해 대중의 수준에 맞춰 썼다지만 지루하고 어려운 책이다. 빅뱅과 별들로 가득한 우주와 태양과 지구의 생성, 지구에 번개와 자외선과 물이 풍부해 수많은 화학작용으로 생명체가 탄생했단다. 인간은 100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졌으며 그 세포는 탄소, 수소, 산소 등의 원자란다. 은하계의 먼지 같은 별이 태양이며, 그 주변을 도는 창백한 푸른 점이 우리가 사는 지구란다. 허무하다. 거대한 우주 속 먼지 같은 한 점 지구, 아웅다웅해보지만 우리는 하찮은 존재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하찮은 존재라는 사실을 깨쳐가는 그 하찮은 존재는 위대하다. 벌써 십수 년 전의 일이다. 지금은 나보다 어린 형이 숨이 안 쉬어진다며 퍽 퍽 주먹으로 가슴팍을 쳤다. 형, 하늘을 한번 올려다봐! 돌아가 별이 되어버린, 지금은 가고 없는 형이 하늘을 올려다봤는지는 이제 와 알 수 없으나, 그때 그 순간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위로였다. 자꾸 멀어지는 시력 탓일까, 별 밭에 별이 흉년이다. * 칼 세이건, 《코스모스》, 홍승수 옮김, (서울: 사이언스북스, 2004)

  • 문학·출판
  • 기고
  • 2021.09.15 17:12

[신간] 고창의 풍류 문화 · 전통가요 전승과 문화적 활용 방안

고창군(군수 유기상)과 전북대 농악풍물굿연구소(소장 김익두)가 주최주관한 2021년도 고창학 학술대회 결과물이 책자로 발간됐다. 책은 <고창의 풍류문화전통가요 전승과 문화적 활용 방안>(서울: 민속원)이다. 이 책은 김익두 전북대 교수의 새로 발굴된 <선운산곡>의 발견기록화 과정과 그 역사-문화적 특성가치의의, 최헌 부산대 교수의 현전 백제가요 전승 자료들과 그 문화역사적 가치, 나경수 전남대 교수의 고창지역 주요 전승가요와 그 문화적 활성화 방안, 성영애 숭실대 교수의 이재 황윤석의 <현금악보>에 나타난 자료적 성격과 풍류생활, 권민정 고창줄풍류보존회 대표의 고창지역 풍류문화의 근현대적 전승과 미래등 고창의 풍류문화 및 전통가요와 관련된 논문 5편이 실려있다. 김 교수의 논문은 30여 년 전 고창 민요조사 시절에 찾아낸 <선운산곡> 사사의 발굴 경위와 그 특징 및 문화적 의미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다. 최 교수의 논문은 문헌에서 확인되는 백제가요 전반을 소개한 뒤, 이 전승가요들이 고창지역과 어떤 전승적 상호관계가 있는 지에 대해 심도있게 천착하고 있다. 나 교수의 논문은 고창지역의 대표적인 전승가요 및 주요 문화-콘텐츠 자산들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그 현대적 재활성화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성 교수의 논문은 고창의 대표적인 선비 이재 황윤석의 풍류 관련 저서 및 그의 풍류생활, 권 대표의 논문은 고창지역에 전승되어온 향제줄풍류의 구체적인 전승 양상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부록으로는 이 논문들에 관한 진동규호병탁안후상김헌선최선아이용찬 선생의 질의 토론문들이 실려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9.15 17:12

[신간]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 최기우의 3번째 희곡집 '은행나무꽃'

은행나무꽃을 본 적 있나요? 은행나무꽃은 눈길이 오래 머무는 사람들의 마음에서 피어난대. 화려한 꽃잎은 없어도 마주 보는 서로의 눈이 반짝일 때, 은행잎들은 꽃잎처럼 보일 거야. (희곡 「교동스캔들」 중 이이화의 대사) 극작가 최기우가 세 번째 희곡집 <은행나무꽃>(평민사)을 냈다. <상봉>과 <춘향꽃이 피었습니다> 이후 12년 만에 낸 이번 희곡집에는 누룩꽃 피는 날과 교동스캔들, 은행나무꽃, 수상한 편의점, 조선의 여자다섯 편이 실렸다. 표제작 은행나무꽃에 눈길이 간다. 이 작품은 성리학이 삶과 국가 통치 이념으로 굳어진 여말선초(고려말, 조선초)시기를 배경으로, 전주한옥마을 600년 은행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엮었다. 이야기의 중심은 실존 인물인 최덕지(13841455)와 그의 첫 번째 아내인 이이화(가상 인물)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방황하며 인화(人和)의 참뜻을 찾아가는 최덕지와 벼꽃과 감자꽃이 펴야 백성의 삶이 평안하고 사대부의 시문보다 백성의 태평가가 나라를 더 강성하게 한다고 믿는 이이화, 두 사람은 상하존비귀천의 명분보다 민본사상을 중시한다. 두 사람은 민중에게 모두 똑같은 사람이라는 말을 들려준다. 민중은 이에 감격하고 소박하게 평등한 세상을 꿈꾼다. 이야기 전반은 오래 묵은 나무의 향처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진다. 교동스캔들은 과거에 인연을 맺지 못한 남녀가 전주한옥마을에서 다시 만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인연을 잇는 내용이다. 누룩꽃 피는 날은 7080년대 전주의 예술인들과 주객의 발길을 붙잡은 선술집학사주점, 막걸릿집보다 부산했던 백반집닭내장탕집. 빈 주전자가 늘어날수록 더 근사한 안주들이 나오는 것과 같은 구수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조선의 여자는 1940년대 해방 전후 시기 긴박하게 산 우리의 거친 가족사와 그 속에서 여전히 고통을 안고 사는 자화상이 서글프게 담겨 있다. 소리를 좋아하는 열일곱 살 처녀 송동심을 중심으로 한 가족 이야기로 그려지지만, 속내는 국가의 폭력과 시대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수상한 편의점경찰서 앞 편의점을 배경으로 인간 생활의 모순과 사회의 불합리를 풍자적으로 표현했다. 최기우 작가는 지난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소설)로 등단했으며, 그 이후 연극창극뮤지컬창작판소리 등 100여 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저서는 희곡집 <상봉>과 <춘향꽃이 피었습니다>, 인문서 <꽃심 전주>와 <전주, 느리게 걷기>, <전북의 재발견> 등을 냈다. 현재 최명희문학관 관장이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9.15 17:12

[신간] 최금순 시인의 첫 시집…'마음속 버튼이 고장 날 때면' 출간

몇 개인지 모를 마음의 버튼/가끔 작동하지 않는다//(중략) 지금에도 꿈 타령/나는 아직 열아홉 소녀인가 봐/이루지 못한 꿈 생각날 때마다/내 안의 고장 난 버튼을 고쳐/한 번씩 눌러보리다//잊고 산 꿈의 소환을 위해(마음속 버튼이 고장 날 때면 일부) 최금순 시인이 첫 시집 <마음속 버튼이 고장 날 때면>(도서출판 봄빛)을 출간했다. 이 책은 삶, 그 틈새에서, 가끔 버튼을 누르며, 거울에 나를 비추며, 사계의 서정에 물들다,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양파, 수능시험, 홍수, 봄비 등 다양한 소재로 작가만의 감정과 정서를 표현한 시 60여 편이 담겨 있다. 시인은 오전에는 물 맑고 공기 좋은 장수에서 농사를 짓고, 오후에는 장수산서초등학교에서 돌봄 전담사를 하면서도 바쁜 시간을 쪼개 시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시 쓰기에 열중했다. 일상에서 한 번쯤은 들어보고 겪어 보고 느껴봤을 현실적인 이야기를 노래한다. 허사가 돼 버릴지도 모른다는 예감에/나풀대는 양파 잎 바로 볼 수 없다/저들이 동해를 입어 죽는다면/상상하기조차 싫다//강인하고 꿋꿋하게 자라는 생명력/모든 만물 실없이 죽어도/청청한 목숨 살아 봄을 맞이한다(양파밭 겨울 일부) 이 시집의 해설을 맡은 전길중 시인은 최금순 시인의 양파는 추상적인 대상이 아니라 현실적 대상이다. 양파를 심어 놓았다고 편안하게 있을 수만 없는 것이 양파 농사다. 농부의 절실한 마음이 시인에게 간절함이다며 최금순 시인을 농부 시인이라고 부르겠다. 농사를 시처럼 짓고, 시를 농사로 알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끈질긴 노력을 하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최 시인은 성인이 되어 직접 글을 써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시라는 장르였다며 짧은 글이라서 쉽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제일 어려운 장르가 시임을 알았다. 무지의 소산이었으니 지금 와서 어찌하겠나라고 말했다. 익산 출생인 최금순 시인은 이일여고를 나와 방송통신대학교를 졸업했다. 2020년 한올문학 신인문학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전북문안협회, 전북여류문학회, 장수문인협회 회원과 장수산서초등학교 돌봄 전담사를 맡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9.15 17:06

[신간] 장마리 작가의 '시베리아의 이방인들'…아름답지만 실패한 사람들의 눈부신 이야기

인간은 어떤 이념이나 이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본능과 탐욕의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존재일지도 몰랐다. 생존을 위해 시베리아로 향한 사람들이 있다. 삶의 현실을 부둥켜안고 고뇌하는 세 주인공을 통해 이 시대의 문제를 박진감 넘치게 풀어낸 소설이 나왔다. 장마리 작가가 아름답지만 실패한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 <시베리아의 이방인들>(문학사상)을 펴냈다. 이 책의 주인공인 한국의 준호는 가업을 살릴 시베리아산 소나무를 얻기 위해, 러시아의 빅토르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북한의 지석은 공화국의 외화벌이를 위해 척박한 땅 시베리아에 머물게 된다.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하던 준호는 할아버지가 위독하다는 말에 급히 귀국한다. 그의 할아버지가 고집스럽게 지켜온 대성 제재소는 값싼 미국산 원목이 수입되어 대량으로 보급되자 위기에 처한다. 시베리아의 소나무를 들여오는 것만이 대성제재소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라 여기고 시베리아로 떠나게 된다. 빅토르는 대대로 벌목을 생계로 삼던 집안의 장남이다. 고생만 하는 벌목이 싫어 어릴 때 가출을 했고 이르쿠츠크로 도망 나와 운전기사로 일하다가 준호를 만나 개인 기사로 일하게 된다. 준호의 급한 귀국으로 빅토르는 하는 수 없이 고향으로 돌아가 북한의 벌목장에서 운전한다. 일 년 만에 준호와 연락이 닿게 되고, 시베리아산 소나무가 필요하다는 준호에 빅토르는 자신이 일하는 벌목장의 사업소장 지석을 소개해 준다. 당 비서의 아들인 지석은 아샤라는 러시아 여학생을 사랑하게 돼 공화국으로 돌아오라는 명령을 어긴다. 그의 아버지는 지석을 러시아 벌목장으로 보낸다. 부소장이 저지르는 불법에 지석은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 오락거리가 없는 노동자들을 위해 오락 회관을 만들고자 한다. 회관을 짓기 위한 자본이 필요해진 지석은 빅토르가 소개해 준 준호의 됨됨이를 보고 원목 거래를 시작한다. 준호, 빅토르, 지석은 국적과 시베리아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가 모두 다 다르지만, 비참한 현실 앞에서도 생존과 삶의 가치를 질문한다는 점은 같다. 셋은 운명 같은 실패에 놓이게 되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우정이 피어난다. 방민호 문학평론가는 <시베리아 이방인들>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묻고 생각하도록 하는 근래 보기 힘든 문제작이다. 문단적 소설들에 지쳐 있는 독자로 하여금 눈 크게 뜨지 않을 수 없게 만든 시원스러운 작품이다. 한국문학은 이렇게도 자신의 살과 뼈를 만들어가는 것이다고 말했다. 장마리 작가는 전북 부안에서 태어났다. 원광대 대학원 문예창작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9년 단편소설 <불어라 봄바람>으로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소설집 <선셋 블루스>와 테마 소설집 <두 번 결혼할 법>, <마지막 식사>, 장편소설 <블라인드> 등을 펴냈다. 제7회 불꽃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9.15 17:06

[신간] 박민배 작가의 첫 수필 에세이 '외딴 섬에 홀로 핀 꽃이 더 아름답다'

박민배 작가가 첫 수필 에세이집 <외딴 섬에 홀로 핀 꽃이 더 아름답다>(생각출판사)를 펴냈다. <외딴 섬에 홀로 핀 꽃이 더 아름답다>는 작가가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동트는 아침이면 매일같이 띄운 아침편지 가운데에서 뽑은 삶의 무거운 짐을 긍정으로 나누는 52가지 풍경은 삶의 출구를 찾지 못해 당황스럽고 외로운 이들을 위해 기록됐다. 암만 생각해보아도 나는 고독하기 때문에 더딘 붓질로나마 마침내 글을 쓸 수 있었던 것 같다. 고독했기 때문에 지금껏 살아올 수 있었다는 사실도 아울러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다.(외딴 섬에 홀로 핀 꽃이 더 아름답다 일부) 작가는 삶을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마음의 생채기를 어루만지고 주워 담는 섬세한 조언을 건네기도 한다. 그가 전해 주는 메시지를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마음에 남은 파편의 상처들에서 벗어나는 순간이 찾아온다. 마음의 상처라는 게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여서 나 또한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어느새 예리한 상처에 사로잡히고 말면서 그만 헝클어져 휘청거리기 일쑤다.(사소한 일에도 상처받는 사슴 한 마리 일부) 삶을 살아가면서 좋든 싫든 타인과 더불어 얽히고설키게 된다. 때로는 나도 모르게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겠지만, 나 또한 타인에게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사람마다 힘든 순간을 자신의 방법으로 헤쳐나가고는 한다. 가끔은 상처의 아픔도 모른 채 두 눈 감고 넘어가는 날도 있다. 그때마다 남게 되는 마음의 상처는 결국 깊숙이 생채기를 내게 된다. 박 작가의 에세이는 작가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에게도 큰 깨달음을 선물한다. 복잡한 일 만들고 싶지 않아 모른 척 지나갔던 감정까지 세세한 감성으로 파고든 에세이는 독자들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책은 수필 문학으로, 우리의 삶을 고스란히 담아야 한다. 삶을 담고 그리는 만큼 삶 그대로의 서술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삶 그대로를 서술하되 일부러 지어 써서는 안 된다. 언제부터인가 수필 문학의 틈새를 비집고 삶 그대로와 소설을 섞어 쓰는 일명 펙션이 자리를 잡았다. 이런 시대에도 박 작가는 올곧은 작법으로 책을 펴냈다. 이름도 없이 쓰러져 간 수많은 무명의 시간 속에서 피워내어 모든 문장이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큰 울림을 준다. 박민배 작가는 상하문학상 수필 부문에 선정되어 수상하면서 문단에 등단했다. 전북 진안에서 태어나 건국대 문리과 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조선대 산업대학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표준협회 편집실장, 국가표준정보센터 수석연구위원, 수원과학대 산업공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9.15 17:06

야외전시와 영상으로 소개하는 최명희의 문학세계…미지의 세계, 최명희의 수필 나눔

최명희문학관(관장 최기우)과 혼불기념사업회가 오는 17일부터 10월 17일까지 한 달간 전주 한옥마을에 위치한 최명희문학관 마당, 최명희문학관 공식 유튜브 채널(최명희문학관 마음자리)을 통해 미지의 세계, 최명희의 수필 나눔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최명희 작가의 수필 20편을 소재로 연구자문학인연극인미술인영상인이 힘을 모았다. 이들은 낭독 영상을 제작하고 작품의 주요 부분을 정리하여 최명희 작가의 문학 세계를 탐색하고 알린다. 행사 기간 최명희문학관 마당 전시 현장에서 낭독 작품을 보고 들을 수 있도록 QR코드를 준비했다. 이어 상징 문장을 책갈피로 제작해 1만 명 시민에게 나눠준다. 최명희문학관 공식 유튜브 채널인 최명희문학관 마음자리에서도 낭독 영상을 만날 수 있다. 전시에 소개되는 수필은 최명희 작가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쓴 작품들이다. 1968년부터 20년 동안 교과서에 실린 <우체부>를 비롯해 작가의 고향인 전라북도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긴 <기억은 저마다 한 채씩의 집을 짓는다>(전북의정1994), <오동나무 그림자처럼>(전북일보1972), <둥그런 바람>(동아일보1984)이다. 소설 <혼불>을 출간하고 그 의미를 담은 <어둠과 쑥과 마늘>(세계의 신학1997), 1980년대 초, 중반 동아일보에 연재한 <가을의 입구>, <놓아두게 하소서>, <한가위 언저리>와 1990년대 중반 경향신문에 연재한 <도근점을 아십니까>, <우리말은 우리 혼> 등을 소개한다. 최명희 작가는 소설 <혼불>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 생애에 걸쳐 고르게 수필을 발표했다. 그의 수필에는 생활을 돌아보고 마음에 새긴 흔적과 자신의 존재에 관한 깊은 울림이 담겨 있다. 수필 연구와 낭독, 삽화와 영상 제작은 전라북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했다. 연구 작업은 김병용문신정성혜정혜인최기우 씨가 맡았다. 낭독은 작가 김근혜문지연박서진이진숙 씨와 연극배우 김수연박규현이부열이종화정세영 씨, 프리랜서 아나운서 오선진 씨가 나섰다. 삽화는 화가 고형숙김광숙김헌수신보름유대수이근수정소라정윤성황진영 씨, 영상은 김미영김연욱전선미 씨가 힘을 보탰다. 최기우 관장은 인터넷에 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 조금만 노력하면 70, 80년대 문학인들의 수필과 콩트 등을 쉽게 만날 수 있다며 이 사업을 통해 최명희 작가뿐만 아니라 강석경김채원문정희서영은양귀자오정희 등 더 많은 시인과 작가의 예전 글을 탐구하고 시민들에게 소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미지의 세계, 최명희의 수필 나눔 사업은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최한 한국 작고문인 선양 사업에 선정된 글 나눔 사업이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9.13 17:36

석정시 문학상에 안도현, 촛불시 문학상에 김인숙 시인

제8회 석정시 문학상 수상자로 안도현 시인이, 석정촛불시문학상에는 김인숙 시인이 각각 선정됐다. 신석정기념사업회(윤석정 이사장)는 9일 한국문학사의 중심에서 큰 족적을 남긴 신석정 시인의 고결한 인품과 정신의 유업을 계승하기 위한 제8회 석정시 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안도현 시인은 시인이 바라보던 언덕은 어디일까를 주제로 /난(蘭)이와 나는 산에서 바다를 바라다보는 것이 좋았다/밤나무 소나무 참나무 느티나무/다문다문 선 사이사이로 바다는 하늘보다 푸르렀다/며 부안 신석정 고택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설명했다. 안도현 시인은 부안 변산에 가면 이렇게 시작하는 신석정 시인의 「작은 짐승」이 생각납니다. 여기에서 난이는 시인의 둘째 딸로 알려져 있는데 시인이 어린 딸과 함께 바다를 바라보던 언덕이 변산 어디쯤일까 늘 궁금해집니다. 해창이나 모항, 아니면 변산해수욕장 부근의 언덕일까요, 그도 아니라면 내소사 뒷산을 손을 잡고 올랐던 것일까요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스무 살 이후 40년 동안 전북에 살면서 신석정 시인을 흠모하며 따랐던 분들에게서 문학을 배웠다면서 그 문학이 저의 뼈대를 만들었고, 신석정 시인의 이름으로 상을 주신다니 두 손으로 받겠다. 큰 시인이 앉아 계시던 언덕과 시인의 눈에 들어간 그 바다를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석정촛불시문학상으로 선정된 김인숙 시인은 집에 간다를 주제로 /붉은 캥거루가 집으로 갑니다/집에는 엄마가 있고 엄마 속에 집이 있고 없는 집에도 엄마는 있습니다/엄마는 시의 원천이자 자양분입니다/안식하는 거처이자 도달해야 할 목표입니다/라며 신석정 시인을 엄마로 표현했다. 김인숙 시인은 시에 대한 저의 욕심은 붉은 캥거루의 몸처럼 최대종으로 그러나 저의 시는 늘 허약하고 작아서 어미 캥거루와 같은 탄력과 관성을 동경한다며 이제 순수 서정시의 본령이자 고결한 인품의 표상이신 석정 선생님의 시 세계를 또 하나의 집으로 삼아 탄력을 얻게 됐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 문학·출판
  • 이강모
  • 2021.09.09 17:37

'읽고 쓰는 필사는 나를 찾는 긴 여정’

여행의 경험은 켜켜이 쌓여 일종의 숙성 과정을 거치며 발효한다는 지은이의 글귀처럼 묵은 된장처럼 묵묵히 완성하고 싶었습니다. 9월 독서의 달을 겨냥해 완주군립중앙도서관이 진행한 다함께 책읽기 프로그램 2021년 손끝으로 읽는 올해의 책 필사 챌린지에 참여, 도서관측이 추천한 책 여행의 이유(저자 김영하)를 완필한 이은종씨(완주군청 종합민원과 민원팀장)는 틈틈이 시간을 쪼개 작품을 읽고 옮겨 적는 작업은 언뜻 단순한 읽기쓰기의 반복인 것처럼 보이고, 또 눈이 따갑고, 손가락도 아픈 고된 작업이지만 지은이의 생각과 마음을 넉넉히 들여다 보는 즐거움이 좋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2011년 도내 최초로 책 읽는 지식도시를 선포한 완주군의 연례 독서 운동 중 하나인 필사 챌린지에 참여한 완주군민은 모두 49명으로,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 동안 선정도서인 여행의 이유 내용을 노트에 옮겨 적었다. 이들 가운데 최종 필사노트(전체필사, 부분필사)를 제출한 사람은 이은종씨(봉동 둔산영어도서관 소속)와 윤선주씨(화산골작은도서관) 등 모두 29명이고, 책 전체를 필사한 사람은 이은종씨 등 5명이다. 이은종씨는 214쪽을 노트 84쪽에 필사했는데1쪽 채우는데 37분이 족히 걸렸고, 4개월간 3108분이 소요됐다며그토록 길고 고통스러웠던 여행의 목적은 고작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기 위한 것이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완필의 목적은 나로 돌아오기 위한 긴 여정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화산면에 사는 윤선주씨는 꾸준히 쓰는 것이 힘들었지만 필사를 통해서 좋은 문장들을 마음에 새기는 작업이어서 뿌듯했고, 필사하는 동안 노트를 꾸미는 재미도 쏠쏠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필사노트는 9월 30일까지 군청 로비에서 전시되고 있으며, 그 옆에는 명사의 서재에 참여한 한일장신대학교 채은하 총장의 추천도서, 그리고 완주군 관련 향토자료도 함께 전시 중이다. 완주군도서관평생학습사업소 이애희 소장은 좋은 글을 필사하게 되면 어휘력과 문장 구성력이 늘어나고, 필사하는 동안 힐링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며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주민들이 가까운 도서관을 찾아 책과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재호
  • 2021.09.08 17:59

[신간] 열린시문학회, ‘또 다른 시작’ 각오 담긴 열린시집 31호 출간

열린시문학회가 30주년을 맞이해 열린시집 30호를 내고 1년 만에 열린시문학회의 또 다른 시작이라는 각오가 담긴 열린시집 31호를 출간했다. 이번 열린시집 31호에는 이운룡김주순윤현순백봉기 작가와 열린시문학회의 평생 회원 28명, 현재 회원 27명의 작품을 담았다. 옛날로 달려갈 막차는 끝내 오지 않았다. 돌아선 저 멀리 꾀복쟁이 하나둘 다시 못 볼 고향이 까마득했다.//그러면 그렇지. 죄 없는 천성 순진 장난은 사랑과 밥과 이불속 꿈꾸는 목숨의 가장 큰 선물이 아니었겠나.(이운룡 작가의 오지 않는 막차에 갇혀 일부) 이운룡 작가의 작품 8편이 열린시집 31호의 시작을 알렸다. 이운룡 작가는 전북 진안 출생으로 전북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전라북도 문화상, 한국문학평론가협회상, 대한민국 향토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고문으로 활동하며 전북뿐만 아니라 한국 문단 발전에도 한 획을 긋고 있다. 제1부에는 강경순, 고은, 고은혜, 구윤상, 김금남, 김대식, 김옥향, 김은유, 김홍부, 박경희, 박선애, 박종만, 서영숙, 석경자, 신수미, 이소애, 이명희, 이재숙, 이채영, 이현정, 조계철, 전채란, 최규풍, 홍경숙 작가의 작품이 담겨 있다. 그다음은 2021 특집으로 김주순윤현순백봉기 작가의 작품을 실었다. 이들은 현재 열린시문학회 회원으로 올해 김주순 작가는 시집 <우리는 결국 숲으로 간다>, 윤현순 작가는 시집 <느그시>, 백봉기 작가는 여행산문집 <낯선 바람의 길을 따라>를 펴냈다. 제2부는 강동일, 구연배, 김기찬, 김영후, 김용주, 김재란, 김현조, 나혜경, 박영택, 성진숙, 송영란, 송희, 심옥남, 안영, 안평옥, 양태규, 이문형, 이여산, 이찬용, 장세원, 전병윤, 전선자, 전용직, 정재영, 최정선, 하종우, 한숙자, 홍순상 작가의 작품이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재숙 시인은 앞으로도 열린시문학회는 계속될 것이다. 역사가 두터워질수록 그에 따른 책임과 기쁨도 배가 될 것이다며 여러 회원의 격려와 칭찬이 아니었다면 엄두도 못 냈을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열린시문학회는 1989년에 중산 이운룡 시인이 전북지역 최초로 전동 소재 유구회관 금모래다방에서 1년 과정 시 창작 교실 개설로 설립되었다. 1991년 제1시집 <개망초꽃, 등허리에 상처 난 기다림>이 출간된 뒤로 31년간 제31집의 열린시집이 발간됐다. 열린시문학회는 전북 문단뿐만 아니라 세미나, 시낭송회, 초청인 시 특강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한국 시문학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9.08 17:12

[신간] 최인 전 전북CBS본부장, 방송선교 경험 책 내

전북CBS본부장을 거쳐 본사 상무를 지내고 퇴임한 최인 전 전북CBS본부장이 CBS방송선교를 한 경험을 담은 책 <하나님이 다 하셨습니다>(쿰란출판사)를 냈다. 최 전 본부장은 책에서 CBS에서 겪은 여러 가지 일은 개인의 기록이 아니라 CBS의 기록이며 CBS방송선교를 통해 섭리하시고 역사하신 하나님의 일이라고 생각해 그 기록들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책이름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 담고 있는 모든 내용은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기 때문에 책의 제목도 하나님이 다 하셨습니다로 정했다고 했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1장은 난청 지역이었던 남원지역에 중계소를 설립하면서 겪었던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담겨 있으며, 2장은 한국교회가 놀라게 했던 CBS주최 성경필사본전시회와 관련해 여러 가지 사연들이 소개되고 있다. 마지막 3장에서는 불교의 나라 태국 전역을 여러 번 다니면서 세운 기독교방송 설립에 대한 얘기가 그 당시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이면서 새에덴교회 담임목사인 소강석목사는 추천사를 통해 이 책 속에는 최인 장로가 CBS방송선교를 하면서 경험한 하나님의 은혜와 기적의 스토리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면서 이 책을 통해서 수많은 사람이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경험하고 다시 꿈을 꾸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 전 본부장은 세월이 흐르면서 그 당시 했던 여러 가지의 일들이 나 자신 개인의 기록이 아니라 바로 CBS방송선교를 통해 한국교회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기록이라는 생각이 들어 지난해 말부터 기록을 정리하기 시작했다며 이 책에 기록된 일들은 한국교회와 성도님들이 주인공이 된 일들이기에 당시의 기록을 들춰내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한국교회와 함께 한 CBS방송선교 현장의 역사적 순간순간을 엿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전 본부장은 전주신흥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원광대학교와 동 대학원을 수료한 뒤 전주중앙교회 장로로 임직했다. 전 전북CBS인 기독교이리방송에 입사 후 대전, 전북CBS보도제작국장, 전북CBS 본부장, CBSTV 본부장겸 상무를 지낸 뒤 2014년 12월 사장 출마를 위해 퇴임했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1.09.08 16:56

[신간] 중견시인 정성수 시인 23번째 시집 '툭' 출간

툭 치고 가는 어깨 하나가 있었다/툭하면 눈물 글썽이던 얼굴/빗방울이 정수리에서 툭, 파문을 일으키면 발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본다//세상에 툭 아닌 것 어디 있겠나/한 번 뒤집어 봐/툭하면 삐지지 말고 흰 이빨을 던져 봐//그대가 던진 툭(중략) (표제시 툭일부) 중견 시인 정성수씨가 23번째 시집 <툭> (도서출판 상상인)을 펴냈다. 시집은 4부 129쪽으로 구성됐으며 64편이 실려 있다. 각 시는 은유와 비유를 넘나들고, 사물을 관조하는 통찰력을 보여준다. 추억도 소환하고, 사유의 충돌로 얻어지는 경이로움도 선보인다. 정성수 시인은 시집을 묶으면서 읽어보니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이 많다며 그나마 시를 쓰지 않았더라면 썰렁하고 눅눅한 세상을 어떻게 건널 수 있었을까라며 시에 대한 소이를 밝히고 있다. 표사를 쓴 이준관 시인은 정성수의 시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과 같다며 섬세한 감성과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시가 행복의 근원이 될 수 있음을 설파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성수 시인은 서울신문으로 문단에 나온 후 시집, 동시집, 산문집, 동화집 등 60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수상 경력은 세종문화상, 소월시문학대상, 윤동주문학상, 황금펜문학상 외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수혜 등이 있다. 전주대학교 사범대학 겸임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전주비전대학교 운영교수, 향촌문학회장, 사)미래다문화발전협의회회장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9.08 16:51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황지호 소설가 ‘백석 문학전집 · 시’(서정시학)

막 걷기 시작했다는, 같이 키우는 늙은 개와 어떤 말들을 주고받는다는, 그 개를 형으로 여기는 것 같다는 아직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처남의 둘째 아이를 언젠가는 만나겠지요. 제 손으로 마스크를 벗지 않고 여름을 견뎌냈다는 그 작고 당찬 아이를 팬더믹이 끝나면 만날 수 있겠지요. 처음 만난 고모부가 낯설어 사슴 새끼처럼 제 아빠의 다리 사이로 숨는 아이를 어르고 달래 안아주는 날이 언젠가 오겠지요. 아이가 저를 노나리꾼*이나 멧돼지, 혹은 늙은 곰으로 생각해도 그냥 꼬옥 안아주렵니다. 수염의 순결을 따라 볼 비비는 법을 체득할 때까지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렵니다. 국경 봉쇄가 풀리는 그때라면 우리는 같은 집에 머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요. 그 집이 우리 집이 아니더라도, 어느 깊은 산골 마가리*이거나 가난한 목수에게 잠시 빌린 집이어도 우리는 이를 둥지라 여기고 느긋하게 머무를 겁니다. 끼니때마다 제비꼬리, 마타리, 가지취, 고비, 두릅순과 같은 나물, 햇콩두부 같은 순한 것들로 밥을 먹을 겁니다. 낮잠을 자고 일어나 땀에 젖은 축축한 셔츠를 칼칼한 새 옷으로 갈아입고 돌나물김치에 백설기를 먹으며 오후의 출출함을 달래렵니다. 늦은 밤 다시 그런 때가 오면 슴슴하고 고담한 국수나 기장쌀로 쑨 호박죽을 나누어 먹겠지요. 온 식구가 후룩후룩 소리를 내며 먹을 것입니다. 그 소리에 낯선 이가 쭈뼛쭈뼛 사립문을 맴돌면 손을 길게 뻗어 고향 사람을 만난 듯 환하게 맞이 하겠습니다. 아니 그냥 그 마을의 의젓한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어 모닥불 앞에 둘러앉아 수런거리며 나누어 먹겠습니다. 사내들이 섞박지에 찰진 돼지고기를 얹어 따끈한 35도 소주를 나누어 마시며 빈 잔에 다정한 말을 담아 건넬 때 엄마들은 아랫간에서 웃고 떠들며 이야기를 하다가 서로의 손을 쓸어주며 갑자기 눈물을 흘릴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울어도 괜찮아요. 아이에게 옛 놀이를 가르치렵니다. 꼬리잡기, 가마타기, 비석치기는 괜찮은데 쥐잡이는 사양하겠습니다. 제비손이구손이*를 가르치다가 사타구니에 간지럼을 태우고 밀치고 웃고 뒹굴고 안아주며 체온을 나누겠습니다. 늦은 오후 땅강아지가 울기 시작하거나 시간의 냄새가 바뀔 무렵 쓰렁쓰렁 마실을 다녀오겠습니다. 늙은 갈댓잎이나 여린 버드나무로 피리를 만들어 불지 몰라요. 아이는 볼이 아릴 때까지 피리를 불다가 노을을 본다며 목마를 태워달라고 조르겠지요. 저는 기린처럼 목을 길게 빼주겠지만 혹시 수염을 움켜잡으면 엉덩이를 찰싹 때리렵니다. 엥~ 하고 울면 벌이 깨물었냐고 햇강아지 같은 엉덩이를 천천히 쓰다듬어 주렵니다. 아이의 발가락이 문득 제 코를 간지럽히면 거리낌 없이 크게 재채기를 하렵니다. 그 재채기 소리가 산 너머 마을에 여우가 태어나는 소리로 들려도, 그래서 저를 교양 없는 사람이나 강낭콩 순을 다 뜯어먹은 노루 새끼쯤으로 여겨도 그냥 내지르겠습니다. 긴 여행의 끝에 식구들이 지치면 잘게 쪼갠 자작나무로 탕약을 끓이겠습니다. 작은 곱돌탕관에 약재를 넣고 토방에 앉아 자작자작 탕약을 끓이겠습니다. 탕약관에서 나는 달큼하고 구수하고 향기로운 내음새와 약이 끓는 삐삐 즐거운 소리가 약보다 더 약이 되겠지요. 아이와 이별하기 전날 밤 돌 속에서 부처를 건져냈다는 아이의 할아버지 이야기와 처남을 큰 바위에 수양아들로 입양시켰다는 할머니 이야기, 그 할머니 할아버지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태몽으로 꾸었다는 크나큰 범, 잉어, 복숭아 이야기, 그 할아버지 할머니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봤다는 벼락을 맞아 바윗돌이 되었다는 큰 살쾡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네들의 힘세고 꿋꿋하고 어질고 정 많은 소 같았던 삶을 아이가 잠들 때까지 해줄 것입니다. 그런데 그날이 참 묘연합니다. 답답해요. 델타에 이어 엡실론, 세타 같은 낯선 이름의 바이러스가 출몰할까 걱정입니다. 그래서 이제라도 아이에게, 아이의 아버지에게 백석 시집을 보내줘야 할까 봅니다. 낡고 닳고 상처 입은 감각과 감정을 되살리기 위해서, 가슴속 바위틈에서 초생달, 바구지꽃, 짝새, 당나귀 같은 것, 슬픔, 사랑, 희망 같은 것, 그런 것, 그런 이야기들이 다시 샘솟게 하기 위해서 백석 시집을 꺼내야 할까 봅니다. 시집을 읽으며 쌀랑쌀랑 눈을 맞을 굳고 정한 갈매나무를 다시 생각해야 할까 봅니다. 노나리꾼* 소를 밀도살했던 사람. 마가리* 오막살이의 방언 제비손이구손이* 서로 마주 앉아 다리를 엇갈리게 끼우고 손으로 다리를 차례대로 세며 노래를 부르는 놀이 -대부분의 단어와 문장을 백석 시인의 시에서 인용했습니다.- 전북 장수 출생으로 2021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 당선되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1.09.08 16:51

[신간] 김재록 작가의 ‘대통령의 권력과 개혁은 다릅니다’…'차기대권론'

어떤 대권 후보에게 귀중한 한 표를 던져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만드는 김재록 작가의 <차기대권론>(모아북스)이 출간됐다. 이 책은 13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김 작가의 폭넓고 깊은 상식이 돋보인다. 1장부터 13장까지 대통령의 권력, 정치, 교육, 외교, 국방, 경제, 언론까지 대부분의 사회 이슈를 다루고 있다. 다른 책과 다르게 순서대로 읽으면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연결되므로 논리적으로 정리된다는 장점이 있으나 관심 있는 부분부터 읽어도 문제 없다. 1장 한국의 미래, 차기 대권 이야기, 2장 차기 대통령에게 필요한 국가운영능력, 3장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서는 차기 대통령 선거 대장정의 시작과 코로나 팬데믹과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차기 대권 주자의 자질, 능력 등을 이야기한다. 지난 오천 년 역사의 여정은 험난하다 못해 굴욕과 치욕의 삶이었다. 가난과 억압이 일상이 되었던 한 많은 삶의 슬픈 역사인 것을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한다.(생존과 자유의 기로에 선 한반도 일부) 4장 생존과 자유의 기로에 선 한반도, 5장 정치 개혁의 출발선에서, 6장 새 나라 대한민국 국가 개혁 설계안, 7장 북한 비핵화를 향한 조용한 전쟁에서는 정치 분야를 다룬다. 8장 교육 개혁은 한국의 미래다, 9장 한반도의 길을 찾는 전략 외교, 10장 강한 군대를 위한 국방 개혁은 순서대로 교육, 외교, 국방 분야에 관해 이야기를 풀어냈다. 11장 국가 부강을 위한 경제 개혁 로드맵, 12장 대한민국을 이끄는 기업에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경제 철학을 실천해야 하며, 체계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이끌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13장 언론 개혁으로 나라 바로 세우기에서는 차기 정부와 더불어 한국언론과 언론인들은 지위와 역할이 갖는 정체성을 깨닫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한다. 이어 역사 문학 철학부터 법률, 종교, 스포츠, 문화, 선거, 인물 등 최근의 시사 흐름과 사건 사고의 비평까지 곁들였다. 신기술, 신사업을 필두로 한 4차 산업혁명, 청년 일자리, 양성평등, 보수와 진보의 화합과 균형 등 한국 사회에서 짚어내야 할 거의 모든 분야를 촘촘하게 분석하고 해설했다. 작가는 독자들에게 책을 통해 차기 대통령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에 리더가 될 사람이라는 것과 전례 없이 중요한 역할과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차기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국가 비전과 전략이 절실한 시기라는 것을 일깨워 준다. 김재록 작가는 전남 영광 출신으로, 투자은행 CLSA 아시아 회장과 ㈜인베스투스글로벌 대표이사 회장으로 크고 작은 각종 기업 컨설팅, 금융 자문 등 여러 업무를 수행한 바 있다. 현재는 한국YMCA 청년회, 한국중견그룹연합회, 한중문화협회 부회장, 한국투자금융협회 이사 등을 맡아 여러 사회활동과 함께 주요 경제단체 초청 강연 및 정치, 경제, 사회 분야의 컨설팅을 하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9.08 16:49

전북문학관 순창 출신 권일송 시인 추모 기념 특강

권일송 시인 한국 문단의 중심에서 활동했던 순창 출신 권일송 시인 추모 기념 특강이 지난 2일 전북문학관 문예관에서 비대면으로 열렸다. 이번 강연은 평소 권 시인과 각별한 친분을 쌓아 온 김종규 삼성출판박물관장이 문화유산 가치로서의 시인의 삶-고 권일송 시인을 추모하며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김 관장은 권 시인은 11월 1일을 시인의 날로 제정하는 등 한국 문단에서 많은 성과를 냈다며 특히 1988년 국제 PEN 클럽 한국본부 부회장 겸 대변인을 맡아 88올림픽을 앞두고 국제 PEN 클럽 한국본부에서 세계 작가들을 대상으로 국제 PEN 클럽 세계 PEN 대회를 개최했던 일은 큰 업적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한국에 부정적이었던 세계 공산 국가들이 대거 올림픽에 참가하게 한 공로는 한국 문단사에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권일송 시인은 1957년 동아일보와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된 뒤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독재 정권의 상황을 풍자하고 비판한 주지적 시풍을 견지해 온 권 시인은 이 땅은 나를 술 마시게 한다라는 시대를 비판한 시를 발표하기도 했다. 전남대를 졸업하고 목포 문태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면서 이 지역 고등학생 연합 문예부를 지도하면서 목포 문학의 초석을 다지기도 했다. 1966년 첫 시집 <이 땅은 나를 술 마시게 한다> 등 5권의 시집과 평론집 <윤동주 평전>, 수필집 등 12권의 저서를 남겼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9.05 16:57

[신간] 봉수 전문가가 전하는 봉수의 역사

국내 봉수전문가가 봉수의 유례와 역사를 설명하는 대중서적을 출간했다. 30여 년간 봉수만을 답사연구해 온 김주홍 LH밀양사업단장이 저술한 <경기 기전지역의 봉수>(경기문화재단)이다. 저자는 저서에서 봉수의 개요와 운영, 변천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각 노선별로 존재하는 봉수의 연혁과 관련사건, 현황을 소개하고 있다. 시기는 고대시기부터 조선 고종 32년(1895) 봉수제가 최종적으로 폐지될 때까지다. 책의 내용 중에는 봉화봉수의 기원과 어원이 흥미롭다. 시기별로 봉수봉화 용어는 다르게 사용됐다. 삼국시대에는 낮과 밤에 신호를 주고받는 형태 모두 봉화로 명명했다. 고려시기에는 포괄적인 의미를 갖는다. 야간에만 사용된 수단을 봉화, 낮에 연기, 밤에 횃불을 이용하는 수단을 봉수라 했다. 봉수제도가 확립된 조선시대에는 봉봉화봉수봉대봉수대를 혼용해서 사용했다. 조선시대 호랑이 피해가 심각할 때 봉수군(봉수를 올리는 군사)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당시 호랑이에 의한 피해는 외적의 침공백성의 큰 재난으로 비유될 정도로 심각했는데, 매일 산중에 상주하고 있었던 봉수군들은 임무 그 자체가 고역이었다. 외적의 침입 등을 전하는 본연의 임무 외에 호환에도 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책은 모두 7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봉화봉수의 어원과 기원, 봉수제의 폐지까지 개요를 소개했다. 또 봉수군을 지칭하는 다양한 용어와 신분, 봉수에서 번을 서는 인원, 근무를 게을리 했을 때 처벌 등을 설명해, 봉수제의 실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2부에서 6부는 기전지역에 있는 각 노선별 봉수를 소개하고, 7부에서는 조선시대 전 노선의 봉수가 집결하는 봉수인 목멱산 봉수를 소개했다. 특히 7부에서는 고종 32년 군부의 건의로 봉수가 폐지된 이후 이곳이 일반 백성들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장소로도 이용됐다는 사실도 밝혔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9.01 17:28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