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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울·김호심 문인, 제1회 건필문학상 수상

김여울 아동문학가(왼쪽)김호심 수필가. 김여울 아동문학가와 김호심 수필가가 제1회 건필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건필문학상은 전북문인협회가 올해 처음으로 제정한 상으로 각 시군지부장이 추천한 회원 가운데 최종 2명을 선정했다. 후보자는 지난 1일 기준 만 70세 이상의 문인으로 각 시군에서 10년 이상 실제 거주하고, 등단 15년 이상인 문인을 대상으로 추천받았다. 총 7개 지부에서 7명의 후보를 추천했다. 김여울 아동문학가는 동시, 동화, 수필, 소설, 문학평론 등 여러 장르에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198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전북아동문학회장, 전북문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동화집 <눈새와 난쟁이> 등 30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교직에서 은퇴한 뒤 귀촌해 장수에서 창작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부안문인협회 지부장을 역임한 김호심 수필가는 현재 석정문학관 운영위원과 석정시낭송회 고문, 부안문화원 시낭송회 지도교수로 부안지역 시낭송 문화 저변 확대에 공헌하고 있다. 전북문인협회 이사도 맡고 있다. 김영 전북문인협회장은 그간 전주 중심의 전북 문단 활동으로 각 시군지부와의 소통 부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전북문인협회가 각 시군지부와 상호 교류협력하며 거버넌스를 확장해 나가는 문학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상식은 다음 달 5일 전북문인한마음대동제에서 열릴 예정이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5.17 18:21

[신간] 언어의 기원은 어디서부터였을까

언어란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생겼을까. 그것은 진화의 산물일까, 아니면 신의 선물일까? 목회자인 김준수 작가가 신간 <에덴의 언어>(북센)를 출간했다. 하늘의 언어, 땅의 언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언어의 기원을 탐색한다. 작가는 신과 인간, 종교와 과학, 역사와 문화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던진 뒤, 이에 답변하면서 언어의 속성을 드러낸다. 에덴의 언어가 지금도 존재할까?, 혹시 히브리어에 그 자취가 묻어있는 건 아닐까라며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문제도 건드린다. 작가는 이 책을 읽은 독자들 사이에 견해가 충돌할 수도 있다고 귀띔한다. 책에 인문학과 신학적 요소가 섞여 있어 종교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이해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이에 대해 건강하고 균형 잡힌 세계관은 과학과 종교가 충돌하지 않고 상호 양보와 타협으로 절묘하게 통합하는 지점이라며 과학의 언어와 종교의 언어는 서로 배타하고 경원하는 관계가 아니라 우아하고 절제하는 오케스트라처럼 서로 협력하고 조화하는 관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준수 작가는 지난 1998년 동아일보사에서 발행한 내 삶을 다시 바꾼 1%의 지혜로 세상에 알려졌다. 이 책은 비소설 부문에서 수개월 동안 1위를 달렸고, 그해 문학 부문에서 베스트셀러 15위 안에 들어갔다. 저서로는 <모세오경: 구약신학의 저수지>. <바른말의 품격> 상하권, <말의 축복>, <그래도 감사합니다>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5.12 18:15

[신간] 전봉준 장군의 숨겨진 가족사

사료는 역사 연구의 기본 자료지만 모든 것을 알려주지 않는다. 송정수 전북대 명예교수가 지난 7일 출간한 <전봉준 장군과 그의 가족 이야기>(혜안)에 나온 표현이다. 증손자의 증언으로 새롭게 밝혀지는이란 부제가 달린 이 책은 인간 전봉준을 집중 조명한다. 부제처럼 송 교수는 증손자 전장수(1958년생) 씨의 증언을 중심으로 사료가 전하지 않은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장군의 선대가문, 전봉준의 소년기 일화, 아내와 자식 이야기, 혈손들의 행적, 여동생의 이름 등이다. 특히 전봉준 장군의 가족사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던 여동생의 이름이 전고개(1861~1951)로 증언된 사실은 눈길을 끈다. 전고개는 동학농민운동의 시작을 알리는 사발통문에 서명한 20명 중 한 사람인 정읍 지역 두령 손여옥의 부인 이름이다. 전장수 씨가 전봉준 장군의 생가로 알려진 고창 당촌을 방문한 사실도 흥미롭다. 동학농민혁명 100주년인 1994년을 전후해서 생가를 두고 학자들 사이에 논쟁을 거쳐 확인됐는데, 이를 다시 재확인시켜줬기 때문이다. 당촌 마을의 진입로가 현재와 달리 남쪽에 있었고, 소나무 숲을 지나 들어갔으며, 집 모양은 일자집이라는 증언 역시 자세하다. 전장수 씨의 조부와 부친이 달성 서 씨에 대해 반감이 강했다는 사실도 관심을 모은다. 전봉준에게 사형판결을 한 재판장이 법무대신 서광범이어서다. 재판장 한 사람이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생사여탈을 결정하진 못하지만, 후손 집안에서는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여겨졌다는 이야기이다. 이로 인해 부친 전익선 씨는 부인인 서 씨와 이혼까지 했다. 송 교수는 책에서 그간 조명받지 못했던 전봉준 장군의 자녀와 후손의 고충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한다. 전장수 씨가 지난 2005년 유족 등록이 반려된 일을 조명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전 씨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된 후 경남도청에 유족 등록을 신청했으나,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송 교수는 책 출간을 계기로 조속한 시일 내에 유족으로 등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송 교수는 책에 전장수 씨의 증언만 채록해서 소개하진 않았다. 전봉준 장군과 그 가족에 관한 각종 문헌자료를 망라해서 검토하고 실증연구를 수행했다. 책 뒤에는 많은 주석을 붙여 논지 전개의 근거를 밝히며 전문 연구의 형태를 취했다. 저자인 송 교수는 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사학과에서 문학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북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 교수를 지냈고, 현재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다. 저서로는 <베일에서 벗어나는 전봉준 장군>, <중국근세향촌사회사연구>, <중국 정사 외국전이 그리는 세계들>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5.12 18:14

[신간] 고재흠 수필집 ‘청림인생’…구순에 피워낸 창작 열정

구순의 나이에도 지치지 않는 창작 열정을 보여주는 고재흠 수필가가 다섯 번째 수필집 <청림인생>을 발간했다. 이번 수필집은 △청림인생 △숲의 서정 △두 얼굴의 바다 △술이 보낸 계고장 △반계 선생의 실학과 생애 △희비가 엇갈린 대나무 등 총 6부로 구성돼 있다. 이 책에서 그는 평범한 일상에서 얻은 순간의 진실한 모습, 대자연을 관찰한 실상을 느낌대로 표현해 보여준다. 고 수필가는 젊은 시절에 밥보다 술과 담배를 즐기고, 등산과 장기, 바둑, 당구, 여행 등 다양한 취미 생활을 영위했지만, 지금은 글쓰기를 유일한 취미로 삼고 있다. 젊은 날 누렸던 것들을 조금씩 놓아가는 나이 듦의 과정인 셈이다. 그럼에도 그는 계획한 일들을 마무리하기 위해 날마다 바쁜 삶을 살고 있다. 그는 고향 마을에서 배출된 과거급제자에 관한 효죽문집, 노봉문집, 죽와문집을 비롯해 자신의 회고록 등을 발간할 계획이다. 고 수필가는 세월이 갈수록 수필 쓰기가 어렵게 느껴진다면서도 그래도 수필을 쓸 때가 가장 행복하다. 수필 쓰기를 통해 작가 정신을 발휘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안 출생인 그는 2000년 월간 문학공간 수필 부문으로 등단했다. 한국신문학인협회 전북지회장, 행촌수필문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저서로 <초록빛 추억>, <대자연의 합주>, <한민족의 문화>, <달력 속 숨은 이야기>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5.12 18:12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경종호 시인 - 박성우 ‘마음 곁에 두는 마음’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우리는 수많은 시적인 것들을 만나곤 한다. 그 순간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과 그것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시로 빚어내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후자를 시인이라고 한다. 그래도 난 시적인 것들을 찾아내는 눈 맑은 사람이면 모두 시인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시를 쓰는 사람도, 시적인 것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도 참 좋아한다. 오늘은 시인이고, 시적인 것을 항상 곁에 두는 시인의 책 한 권을 소개하고자 한다. 박성우 시인의 산문집 마음 곁에 두는 마음]이다. 희노애락. 우리는 어떤 것들을 더 많이 기억할까? 기쁨, 화, 슬픔, 아니면 즐거움. 모두 기억하고 살 수는 없겠지. 그래도 기억이라는 것은 사람의 일인지라 잊혀질 것은 적당히 잊혀질 것이고, 남는 것은 또한 남을 것이다. 그들의 인생에서 꽤 중요했던 어떤 순간들이. 권영상 시인의 누가 지우개를 주면서 라는 동시가 생각난다. 지우고 싶은 날이 있으면 지우라는. 그리고 시의 마지막에서 주인공 아이는 선뜻 지워버려도 좋은 날은 내게는 없었습니다 하고 말한다. 박성우 시인의 마음 같다. 이 책에는 80편의 이야기가 있다. 작가는 80여 개의 기억들을 꺼낸다. 오후 3시에 찾아오는 고양이, 녹색 어머니회 아침 봉사, 상추를 문 앞에 놓고 가신 할머니, 모교의 학교에서 청소부 일을 하신 어머니, 봉제공장에서의 20대, 밥 한 끼 같이 먹은 사람의 이야기까지 소주 한 잔 기울이며 얘기하듯, 나른한 오후 커피숍에 앉아 식은 커피를 홀짝거리며 중얼거리듯 풀어낸다. 몇 년째 나는 1년에 한 번씩 어느 단체에서 주관하는 삶을 가꾸는 글쓰기라는 주제로 처음 글쓰기를 접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있다. 이분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대단하고, 중요한 것만이 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1년 동안 나는 그것이 아닌 지금 살아가는 이야기가 더 재밌다, 다른 사람에게 없는 내 사소한 이야기가 최고의 글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곤 한다. 이 책을 만난다는 것은 이에 대한 좋은 경험이 될 것이고, 또한 읽는 것을 즐기는 누구나에게도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1.05.12 18:12

[신간] 남원문화원 ‘남원의 산하’

남원의 265개 산과 38개 하천의 지명과 역사를 담은남원의 산하가 발간됐다. 남원문화원(원장 김주완)은 지난해 남원의 산과 하천을 조사해 그 결과물로 1500페이지 분량의 남원의 산하를 상하권 2권 1책으로 발간했다. 남원의 산하는 여암 신경준 선생의 산경표를 기본으로 남원지역 16개 읍면동의 이름 붙여진 산을 지난 1년간 답사하며 산 이름과 이칭을 조사하고 일제가 왜곡시킨 명칭에 대한 고유지명을 찾는 운동의 일환으로 발간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에 남원 16개 읍면별과 동지역으로 분류하고 체계는 대분류 백두대간, 중분류 정맥, 소분류 지맥, 기타분류 분맥 순으로 정리했다. 특히 남원의 산하 조사단(단장 김정길)은 조사과정에서 요천의 발원지인 무룡샘을 발굴 정리하고 백두대간에서 남원구간의 시작점인 삼계봉 발견, 마한이 진한과 변한의 난리를 피해 달궁으로 숨어들어 72년 간 다스렸다는 새로운 왕궁 터로 추정되는 궁터를 발견했는데 이는 이번 조사단의 가장 큰 성과라 하겠다. 이번 발간된 남원의 산하는 산 이름, 높이, 위치, 산세와 산의 개요, 산경과 수경, 지리적 위치, 인문지리와 주변문화, 문화유적을 소개하고 있으며 산행 시 코스와 교통안내 등의 정보를 상세하게 제공하고 있는 남원의 인문지리 총서라 할 수 있다. 김주완 남원문화원장은 이번 책자는 짧은 조사 기간임에도 현장 답사를 통해 방대한 자료를 모은 결과물이다며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남원의 산과 하천뿐만 아니라 마을의 역사와 문화자원을 함께 살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남원문화원은 남원의 산하 지리연구가이며 숲 해설가인 김정길 씨를 단장으로 조사단을 구성해 각 읍면동 지역을 조사하며 91명의 자문을 구하는 등 폭 넓은 조사 활동을 가졌으며 발간된 책자는 기관단체를 비롯 학교, 향우회, 도서관, 문화원 등에 보급한다.

  • 문학·출판
  • 신기철
  • 2021.05.12 17:50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46) 근원적 고통을 문학으로 풀어낸 시인 이목윤

이목윤 시인은 1936년 완주군 소양면에서 태어났다. 전주공업고등학교 토목과를 졸업하였으며 스무 살 때 갑종간부 133기(1956년) 공병 소위로 임관하였다. 1960년 한미연합 기동 훈련 중 부대원의 실수로 지휘자인 이목윤 중위는 포탄을 뒤집어쓰는 상황이 되었다. 포탄이 폭발하면서 오른손을 잃었고, 얼굴에 큰 화상(火傷)을 입었다. 1963년 육군 대위로 퇴역하면서 국가유공자가 되어 귀가했다. 그리움 대신 두려움 앞서 갈아타는 역사(驛舍)마다 멈칫멈칫 발걸음을 늦추며 쉬어 가네. 포화에 이지러진 이 몰골 발길 돌려도 어디 숨길 땅 없어 밤을 기다려야 돌아가는 길 사립문을 펼치니 우리집 누렁이는 짖어대고 동생마저 날 몰라보고 놀라 달아나네 나여... 입안 가득 돌던 침을 삼키고 장승처럼 서 있는 날 바라보던 어머니는 통곡으로 얼싸안네 -「귀가」 전문- 집으로 돌아오는 시인의 마음은 매우 불안하고 복잡했다. 그 두려움은 기차마저 멈칫멈칫 발걸음을 늦추며 쉬어 간다고 표현하였다. 하근찬의 『수난이대』에서 아들이 전쟁터에서 돌아온다는 소식에 역(驛)으로 마중을 나갔다가 목발에 의지한 아들 진수를 보고 에라 이놈아!하고 울먹이던 만도의 모습이 연상되는 시다. 그러나 시인은 슬픔에 빠지거나 절망하지 않았다. 학창시절 틈틈이 책을 읽으며 글을 썼던 일을 떠올렸다. 바로 그 이듬해 전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하였다. 1964년에는 〈문예가족동우회〉를 결성하면서 문학에 빠져들었다. 1967년에는 『문예가족』이라는 문학 잡지를 발간하였으며 중간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오늘에까지 이르게 하였다. 유인실은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영혼의 반짇고리』의 시평에서 시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지닌 평생의 고통 콤플렉스를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되어야 한다고 했다. 군대에서 겪었던 참혹함은 그에게 실존의 위기를 안겨주었다. 시인은 그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몸부림을 하였으며 존재의 구원을 향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해야 했다. 그래서 시인의 시에는 유독 절대, 무한, 영혼이라는 시어가 자주 보이는데, 그것은 시인이 평생을 통하여 그토록 갈망했던 새로운 세계라고 하였다. 한때라도 꽃처럼 피어서 눈물 글썽이는 영혼에게 핏물 뚝뚝 지는 감동을 베푼 적이 있는가 한 번이라도 새처럼 노래를 불러 땅끝으로부터 끓어오르는 회한을 쏟아 밤이 무너지는 울음 울게 한 적 있는가 과연 시인답게 살았는가 체면 털고 인정 털고 몇 사람이나 그렇게 대답할까 해 저무는 산모롱이에서 손가락을 깨물어 본다. -「나에게 묻는다」 의 전문- 그래서 시인은 늘 자신에게 다그쳤다. 비록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왔지만 눈물 글썽이는 영혼에게 핏물 뚝뚝 지는 감동을 베푼 적이 있는가라고 묻는다. 아울러 한 번이라도 새처럼 회한을 쏟아 울어 본 적 있느냐고 묻는다. 시인의 삶은 자기 존재의 토대를 인정하면서 지향해야 할 세상을 한순간도 잊지 않았다. 그는 구도자의 자세를 견지하면서 문학을 반려로 삼아 시를 썼으며, 그동안 첫시집 『바람의 이랑을 넘어』(1992)를 비롯한 『별 밭이랑에 묻고』(1996), 일역(日譯) 시집 『귀택(歸宅)』(2000), 『지리산 연가』(2004), 『차나 한 잔 더 드시게』(2005), 『영혼의 반짇고리』(2014), 『은하계 아내별 통신』(2019) 등을 출간했다. 그후, 시인은 유년 시절의 고향 완주군 소양면의 아름다움과 전설, 설화 등이 사라져가는 것이 안타까워서 고향 이야기를 조곤조곤 쏟아내어 『소양천 아지랑이』라는 장편소설을 썼다. 소설까지 쓴 시인은 내친김에 문단에 이름을 알리기 전에 써 두었던 단편소설들을 묶어 『비둘기자리 별』이라는 소설집을 냈고, 이 외에도 8편의 소설을 남겼다. 2015년 7월 19일 제6시집 『영혼의 반짇고리』를 내고 역사소설 『약무호남 시무국가』를 집필하고 있는 사이에 사랑하던 아내 김남순 여사를 하늘로 떠나보내는 고통을 겪게 된다. 아내를 살뜰히 보살피지 못한 것을 자책하였지만, 때 늦은 자책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먼 하늘에 천둥이 울고/ 도시 숲이 노랗게 부서져 내리네(그의 시 「시인의 아내」의 일부)라며 목을 놓아 울었다. 아내를 보낸 후 한동안 허송세월하다가 그의 자서(自序)에서 밝히듯 2019년 마지막일지 모르는 시집 『은하계 아내별 통신』을 출간한다. 은하계 안에 든 아내와 화상통화로 그리움을 달래는 시인의 모습이 비친다. 이 무렵부터 시인은 몸이 시들시들 아프고 숨쉬기조차 힘들었는데, 이는 스스로 마누라 곁으로 가고 싶어 애자져하는 병이라 하였다 한다. 설움도 원망도, 두려움도 다 벗어놓으니 우리의 이별은 이별이 아님을 봅니다. 당신이 먼저 가고 내가 뒤따라간다는 약속일 뿐입니다. 이승살이가 그러했듯이 저승살이도 당신이 먼저 가서 짐 들여 살림 정리하고 문간에 청사초롱 밝히려고 앞서 간 줄 압니다. 우리는 이별이 아닙니다 따순 밥상에 편한 잠자리 내주던 당신 다음 세상은 내조와 외조를 바꿔 살자던 당신의 농담에 당신이 무안해져 속절없이 먼저 떠난 줄 알기에 다시 만나는 저 세상은 꼭 당신이 낭군, 내가 아내 되는 약속드립니다. -「이별이 아닙니다」의 전문 시인은 2021년 2월 18일 아내가 있는 은하계로 떠났다. 시인은 아내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했던 이승의 역사를 마감하고 은하계로 가서 부인 김남순 여사를 만났을 것이다. 아마 지금쯤은 시인의 약속대로 내조와 외조를 바꿔 알콩달콩 지내고 있을 것이다. 시인은 아내를 보내고도 5년 넘게 더 살면서 전북 문단의 어른으로 모범을 보이셨다. 항상 문우들을 아끼고 보살폈으며 말년이 이만큼 즐겁고 행복할 수 있음은 / 나를 얼싸안고 얼러리 둥둥 / 사랑을 나누는 문인들 덕이라네(그의 시 「노을이 아름다울 수 있음은」의 일부)라며 문인들과의 사랑과 우의에 늘 고마워했다. /송일섭 전북문학관 학예사

  • 문학·출판
  • 기고
  • 2021.05.11 19:06

[신간] 동시의 텃밭을 가꾼 시인

임숙례 시인이 동시집 <동시가 있는 텃밭>(소년문학)을 출간했다. 임 시인의 시집은 참 이채롭다. 글을 썼을 뿐만 아니라 표지화와 삽화도 직접 그렸다. 특히 표지화는 시집 제목처럼 텃밭에 나비, 무당벌레, 잠자리가 어우러져 동시의 분위기를 풍긴다. 표제작인 동시가 있는 텃밭은 시인의 시적 특질을 잘 드러낸다. 시인은 어린이의 동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자연친화적이면서 정감 있는 표현을 구사한다. 텃밭에 가면 동시 소리가 들려요/찌르르르 찌르르르//텃밭 채소들은/동시소리를 먹고 살아요. 대중감성에 맞춘 쉬운 표현과 어휘도 많다. 이를테면 하트 뿅뿅, 아빠표 고등어구이, 닌텐도 스위치, 아빠 손과 같은 것들이다. 많은 작품이 밝고 명확하다. 윤이현 한국아동문학회 고문은 시인은 독자인 어린이를 생각하며 먼저 동심을 일구고, 그 밭에서 동시를 경작하고 있다며 해를 거듭할수록 제대로 된 동시 농사를 짓고 싶은 것이라고 평했다. 임숙례 시인은 시와 산문에서 수필로, 소년문학에서는 동시로 등단했다. 현재 시인은 전북문인협회, 동심문학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제7회 전라북도 주부백일장 우수상, 제6회 녹색수필상을 받았다. 산문집은 <가끔씩 뒤돌아보며 산다>, <좋은 생각으로 살고 싶어요>, <할머니의 보물창고>를, 시집은 <꿈을꾸며>를 펴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5.05 20:07

[신간] ‘나이팅게일’ 전기 한국어판 발간

5월 12일 국제 간호사의 날을 앞두고 간호사 나이팅게일의 생애와 업적을 살펴볼 수 있는 나이팅게일 전기 한국어 번역판이 발간됐다. 대한간호협회는 영국의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박물관이 펴낸 대표적인 전기를 번역한 책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생애와 업적을 발간했다고 5일 밝혔다. 원제는 FLORENCE NIGHTINGALE: Celebrating her life and legacy이다. 이 책의 해외 번역판이 발간된 것은 한국어가 처음이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1820~1910, 영국)은 현대 간호의 창시자이자 전문직으로서의 간호사 시대를 연 위대한 개척자이다. 나이팅게일은 세계적으로 간호사를 일컫는 대명사이자 아이콘으로, 국제 간호사의 날은 나이팅게일 탄생일인 5월 12일을 기념하기 위해 국제간호협의회(ICN)에서 1972년 제정했다. 책은 나이팅게일의 전 생애가 압축돼 있다. 총 13개 장으로, 각 장은 12쪽으로 간결하게 서술됐다. 누구나 부담 없이 쉽게 읽을 수 있는 분량이면서도 나이팅게일 박물관이 소장한 사료를 농축한 고밀도의 글이다. 나이팅게일과 빅토리아 시대를 탐구하고 있는 전문번역가의 손길을 거쳐 한국어판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 책은 그동안 크림전쟁에서 등불을 든 귀부인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오히려 가려졌던 나이팅게일의 수많은 업적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나이팅게일은 영국왕립통계학회 최초의 여성 회원으로 선정된 존경 받는 통계학자이기도 하다. 관습과 제도의 벽을 깨고 강력한 변화를 주도한 개혁가이며 철학자이다. 간호와 보건의료의 새 길을 만든 개척자이며 리더로 알려져 있다. 그는 간호 노트(Notes on Nursing) 등 간호 관련 저술을 비롯해 다양한 주제에 대해 200편 이상의 책과 기고문 등을 썼다. 영국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박물관 측은 이 책은 나이팅게일의 빛나는 생애와 발자취를 따라가 볼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한국어판 발간은 국제 간호사의 날을 기념하는 매우 멋진 일이며, 대한간호협회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회장은 2020년이 나이팅게일 탄생 200주년이며, 세계 간호사의 해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고자 나이팅게일 전기의 표준 길잡이가 되어줄 책 출판을 추진해 결실을 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크림전쟁에서 희망의 등불을 들었던 나이팅게일의 숭고한 간호 정신은 오늘날 코로나19 최전선으로 망설임 없이 뛰어든 한국 간호사들에게서 다시 발현돼 국민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고귀한 빛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책은 교육용 비매품으로, 대한간호협회는 전국 간호대학과 국공립 및 어린이 도서관 등에 기증할 예정이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1.05.05 18:05

[신간] 달콤쌉쌀 시시(詩時)한 이야기…개밥바라기별

전재복 시인이 다섯 번째 시집 <개밥바라기별>(신아출판사)을 출간했다. 달콤쌉쌀 시시(詩時)한 이야기란 부제가 달린 이 시집은 겨울, 봄, 여름, 가을, 제5계절 순으로 생동하는 자연과 자신의 감성을 그려낸다. 얼음꽃, 봄비, 폭우, 낙엽 등 계절을 상징하는 시어는 계절감을 여실히 느끼게 해준다. 특히 실제 존재하지 않는 제5계절이 눈길을 끈다. 시인에 따르면 제5계절은 심중에만 담아 둔 말을 목청껏 외칠 수 있는 대나무숲과 같은 공간이다. 이경아 시인은 전재복 시인은 보편적인 재료에 수사적인 양념을 첨가해 맛깔스럽고 감칠맛 나는 시를 지어내는 요리사라며 독자의 허기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 시집은 충분히 영혼의 양식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재복 시인은 1972년부터 2008년까지 36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교감으로 명예퇴직했다. 1992년 한국시에서 시로, 2005년 월간 스토리문학에서 수필로 등단했다. 한국문협, 전북문협, 표현문학, 전북시인협, 전북불교문학, 전북교원문학, 기픈시문학, 군산문협, 나루문학의 회원이다. 지난해 전북문학상, 샘터문학상 본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시집 <그대에게 드리는 들꽃 한 다발>, <풍경소리>, <연잎에 비가 내리면>, <잃어버린 열쇠>, 산문집 <한 발짝 멀어지기 한 걸음 다가가기>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5.05 18:04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황지호 소설가 - 오주석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

입춘 며칠 전 이웃 할아버지께서 허드렛물 흘려보내는 도랑을 정리하고 계셨습니다. 장마를 염두하고 도랑의 살얼음 낀 진흙을 힘겹게 퍼내고 계셨습니다. 여름이 아직 멀었는데 어찌 서두르시냐 여쭈니 지금이 도랑을 정비해야 할 그때라고 무던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몸은 불편하지만, 마음은 정정하신 분이니 이치에 닿는 말이라 믿고 돕기는 했으나 그 말씀을 온전히 믿지는 못했습니다. 잡초가 자라지 않은 살짝 얼어있는 진흙을 퍼내는 일은 입춘을 앞두고 몸을 풀기에 맞춤한 일이었습니다. 일에 신명이 붙을 때쯤 마실 다녀오시던 이웃 할머니께서 이때가 그때라며 좋은 날을 골라 도랑을 정비한다고 칭찬을 하셨습니다. 그때서야 할아버지에게 남은 믿음을 내어 주며 늙은 농부처럼 몇 계절 너머를 보는 이도 없다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이도 드물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씨앗 안에 담겨 있는 우주, 오묘한 세상살이의 이치 등 보이지 않는 것을 보기 위해서는 경험과 연륜, 혜안이 있어야 하고, 보는 방법도 조금 배워야 하지요. 보이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유추 할 수 있다는 것, 마음을 열고 애정을 가지면 시간과 공간 너머의 것을 볼 수 있다는 것, 감각의 전이를 느낄 수 있다는 것, 그런 것이 있다는 것,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고 배운 책이 「오주석의 한국의 美(미) 특강」 입니다. 잘 가르쳐 주셨으나 저는 좋은 제자가 아니어서 아직도 이 책을 옆에 끼고 읽고 또 읽습니다. 이 책은 한국화를 보는 방법을 설명하는 책입니다. 옛사람의 마음으로, 그림의 대각선 길이를 고려해서, 우상에서 좌하로 시선을 이동하며, 선과 여백을 따라 찬찬히, 논리와 이성, 지식과 경험을 동원해서 등 그림 감상의 여러 방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방법도 방법이지만 대상을 보고 대하는 작가의 그 곡진한 마음을 배운 것을 저는 더 고맙고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그것도 스무 살을 갓 넘은 나이에 눈은 도구일 뿐이며 마음이 읽어야 한다는 것, 그래야 함의를 헤아릴 수 있으며 객관적 사실을 전제한 실체적 감동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것,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봐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만져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배워 퍽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배운 그 방법과 마음은 글을 읽고 쓸 때, 사람과 세상, 예술 작품을 마주할 때 등 여러 곳에서 요긴한 도구가 되어 저를 도왔습니다. 그런데 요즘 글을 읽을 때 마음이 아니라 눈으로만 읽을 때가 많습니다. 배운 것을 잊고 오만방자한 학생이 된 것이지요. 특히 시가 그렇습니다. 제가 오독 하고선 이미지를 통해 에둘러 말하는 시의 의미 전달 방식 때문이라고, 시인이 절제하고 덜어내는 과정에 너무 충실했다고 핑계를 댑니다. 문제는 조리개를 조절하지 못했던 제 마음의 눈과 함부로 셔터를 눌렀던 제 이성이었는데요. 시의 향기는 맡지 못하고 표현의 화려함만 찾았던 제 오감 때문이었는데요. 그래서 이 책은 당신도 당신이지만 저에게 추천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마음이 밀려가 그것들에 닿게 하는 방법을 다시 배우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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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05 18: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