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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창영 시인 - 고등학생, 전주를 이야기하다

10대 무렵, 고향인 전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기억이 거의 없다. 그때도 남부시장 옆에는 전주천이 흐르고 있었고 고풍스러운 전동성당은 운치가 있었으며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는 경기전은 쓸쓸했다. 지금이야 옛정취가 사라졌지만 당시만 해도 한벽루에 앉아서 바라보는 풍경도 제법 근사했다. 가끔 향교 근처를 걷다 보면 스러져가는 허름한 한옥 사이로 평상에 앉아 졸고 있는 할아버지들이 보였다. 오랫동안 전주는 외지 사람들의 관심 밖의 공간이었다. 지금이야 전주하면 누구나 한옥마을을 떠올리지만 내 10대의 기억 속 한옥마을은 보고 있으면 한숨이 저절로 나오던 동네였다. 그런 전주에 대해 전주 신흥고에 다니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솔직 담백하게 그려낸 책이 나왔다. 바로 『고등학생, 전주를 이야기하다』(북컬쳐)이다. 고등학생의 시각으로 전주 한옥마을부터 남부시장, 서학동 예술인마을, 전주의 음식문화, 영화의 도시 전주 등 다양한 소재를 대상으로 자기 목소리를 담아낸 책이다. 어른의 시각에서 전주를 다룬 책은 많아도 이처럼 청소년의 눈으로 전주를 구석구석 훑은 책은 거의 없다. 이 책을 접하면서 전주에 사는 10대 청소년들은 전주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궁금했다. 지역에 살면서도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잃고 자괴감에 빠져 사는 이도 많은 게 우리의 현실이다. 그러나 내가 책에서 만난 10대들은 전주에 대해 좀 더 비판적이고 생산적이었으며 지역에 대한 관심과 사랑도 뜨거웠다. 비록 다양한 시각에서 전주를 바라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이 쓴 글에는 전주에 대한 열정과 청춘의 뜨거움이 고스란히 엿보인다. 10대 청소년들이 쓴 책이 뭐 별거 있겠어하고 가볍게 시작했다가 내려놓을 때쯤이면 가슴이 먹먹해지고 그들의 고민에 어느 정도 공감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일반 고등학생들의 평범한 관점을 거부하며 진지하다. 고등학생의 단순한 시각이라기에는 내공이 상당하고, 전주를 바라보는 독창적인 관점을 성실하게 담아내는 실력도 갖추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상상이나 머리로만 쓴 전주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저자들은 전주의 곳곳을 발로 뛰면서 직접 인터뷰를 한 후 글을 썼다. 글을 읽다 보면 곳곳에서 그들이 이 책에 들인 정성과 노력이 만만치 않음을 깨닫게 된다. 나는 이 책에서 전주를 향해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고 있는 아홉 명의 멋진 저자를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이렇게 찬란하고 빛나는 생각을 가진 청소년을 만난 게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당신이 이 책을 덮을 때쯤이면 그동안 알고 있던 전주와 다른 전주가 보일지 모른다. 이 가을에는 이 책을 곁에 두고 내가 알던 전주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나면 어떨까 싶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1.10.13 17:25

[신간] 팔순 기념으로 펴낸 열세 번째 시조집 '나이듦의 기도'

정순량 교수가 작년 가을에 팔순을 기념해 열세 번째 시조집 <나이듦의 기도>(도서출판 북매니저)를 출간했다. 이 책은 축하 글, 나이듦의 기도, 여호와께 감사하라, 나이 들고 보니, 소통하기, 꽃 마중, 새시대의 길라잡이, 총 7부로 구성돼 있다. 정순량 교수가 열세 번째 시조집을 펴낸 것은 인생을 마무리하면서 하나님께 간구하고 싶은 내용을 정리하여 보기 위해서다. 그가 책 뒷부분에 시인, 문학평론가 등의 해설을 넣는 대신 책 앞부분에 40여 명의 지인이 보낸 축하 글을 담은 이유도 따로 있다. 정 교수는 지인들이 보내온 글을 통해서 나를 입체적으로 그리고 객관적으로 알아보고 싶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팔십 평생 분수에 맞게 살아왔는지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검색 창에/내 이름 써넣으면//정작 나도 처음 보는/시시콜콜 기사 만발//나 죽고 이 세상에 없어도/살아있을 글 쪼가리.//욕망도 내려놓고/미련도 버릴 시간//지울 수 없는 흔적/인터넷에 올린 글들//먼 훗날 따뜻한 마음으로/이름 석 자 검색될까.(검색 창 전문) 정 교수는 한 번쯤은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문제를 다룬다. 편안하고 재치 있으면서도 진지하고 묵직하다. 그는 청명한 시어와 시구들로 시조에 대한 편견도 잊게 만든다. 구춘서 전 한일장신대 총장은 축하 글을 통해 우리 시조를 다양한 형식으로 멋지게 쓸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정 교수님의 시조집 때문에 현대시조에 관해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전했다. 이어 정 교수의 첫째 며느리 박효정 씨는 나이 듦은 어쩔 수 없지만, 아버님의 열심히 살고 계시는 모습은 제가 처음 뵈었던 아버님의 모습과 한결같음을 느낀다. 책 읽기와 글쓰기를 놓지 않으시고, 운동도 꾸준히 하시고, 맡은 일에 수고와 열정을 다하시는 모습은 늘 본받고 싶고, 존경한다고 말했다. 그는 충남 금산 출생으로, 한남대 화학과를 졸업했다. 저서로 <차 한 잔과 더불어>, <햇살만한 바램으로>, <작은 천국 큰 행복>, <난 시처럼 살고 싶네>, <민들레 홀씨 날리듯> 등 다수를 펴냈다. 현재 우석대 명예교수, 한국창조과학회 명예이사, 한국시조시인협회 자문위원, 전라시조문학회 고문과 전북문인협회, 전주문인협회, 전주시인협회 회원 등을 맡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10.13 17:22

[신간] 꽃과 시를 사랑하는 윤현순 시인의 네 번째 시집 '느그시'

이제 지금 여기를 조용히 즐기면서 다 괜찮은 세상 그래도 되는 아름다운 세상을 즐긴다. 한 사람 한 사람 그러다 보면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참 낙원 세상에서 재미있는 삶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작가의 말 일부) 꽃과 시를 사랑하는 윤현순 시인이 네 번째 시집 느그시(신아출판사)를 펴냈다. 이 시집은 말랑말랑한 선, 항변의 언어, 괜찮아 그래도 돼, 도시농부의 텃밭 정원,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윤 시인의 작품에는 부모에 대한 지극정성 한 효심, 진실하고 참된 삶, 종교인만이 가질 수 있는 깊은 신앙심까지 모두 담겨 있다. 시집의 표지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꽃을 사랑하는 윤현순 시인이 풍기는 문학의 향기가 코를 찌른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윤현순 시인은 독자들에게 이제 좀 느긋이 천천히 여유롭게 남은 삶을 가겠노라고 한마디 툭 던진다. 또 한 번 되돌아봐도 정말 약이 오르는 것은/바로 앞에서 되돌아오기를 반복한 삶//칠순의 고지가 바로 저긴데/아직도 난 생의 9부 능선에서 헤매고 있다//확 저걸 그냥 넘어 아님 돌아가//고사포 앞에서 만난 파도가 돌아쟁이 돌아쟁이 노래를 하며/깐족깐족 놀리고 있다(돌아쟁이 일부) 이 시집의 해설을 맡은 이재숙 시인은 시인의 평생이, 그 다양함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시집을 덮으며 마지막으로 눈에 밟히는 시가 돌아쟁이다. 필자는 시인이 어떠한 신념으로 일터와 사람들 속에 있었는지 알게 되었고, 맑은 눈망울이 항변하던 상실과 눈물을 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숙 시인은 옛날의 윤현순은 시인이 부캐(부가적 캐릭터)였지만, 이제 윤현순 시인은 우뚝 솟은 시인이 되어 많은 이들에게 꿈과 위로를 나눠 주리라 확신한다고 극찬했다. 윤현순 시인은 지난 1996년 <시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이후 저서로 <중심꽃>, <되살려 제모양 찾기>, <노상일기>, <시를 품은 발걸음> 등을 출간했다. 그는 전북시인협회와 전북여류문학회에서 이사를 맡고 있으며, 열린시문학회, 전북문인협회, 한국문인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 하고 있다. 전북시문학상, 시대문학상, 제1회 구름재 박병순시낭송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꽃을 사랑하는 윤 시인은 온누리꽃예술중앙회 회장, 초롱꽃화원 대표로 계속해서 꽃에 대한 애정도 활짝 피워 나가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10.13 17:22

효동화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들려주는 효 이야기’ 상재

동화작가 정성수씨가 효동화집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들려주는 효 이야기를 익산시청과 협업으로 발행했다. 이번에 출간된 동화는 재구성이 아닌 역사적 관점과 작가의 동화 정신에 입각한 인간 보편적 효 정신을 표현했으며, 특히 창작성과 과학성, 역사성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발간사에서 시어머니를 지극 정성으로 모신 효부 동래정씨東萊鄭氏이야기가 전해지는 익산시 대조리 비야마을과 자신의 손가락을 베어 병든 아버지를 낫게 한 효자 이보李甫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익산시 용동면 화실리 고창마을을 효행마을로 지정하고 안내판을 설치했다. 또 향후 익효 문화를 익산시 대표 브랜드로 정착시키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동화는 제1부 효부 동래 정씨, 제2부 효자 삼형제, 제3부 효자 이보로 구성돼 있다. 2019년 6월 2일 한국방송(KBS) 1,176회 TV쇼 진품명품에 익산시 용동면 대조리 비야마을인 용안현 비야동龍安縣 飛也洞에 살았던 효부 정씨의 효행 이야기인 효부 정씨 상서 고문서 병풍이 소개 된 내용과 익산시 함열읍 다송리 와야 마을의 효자 삼형제 이야기, 익산시 용동면 화실리 고창마을 효자 이보의 이보할지李甫割指라는 효행이 발굴돼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것을 바탕으로 쓴 동화다. 또한 동화집에 삽입된 홍보 전단지는 비야마을의 효부 정씨와 고창마을의 효자 이보의 안내판과 와야마을의 효자 삼형제에 대한 소개서로 바쁜 현대인을 위해 한눈으로 내용을 알 수 있도록 만들었다. 정성수 작가는 시 작별을 통해 문단에 등단했으며, 장편 금연동화 폐암 걸린 호랑이를 비롯해 시집, 시곡집, 동시집, 동시곡집, 실용서, 산문집, 논술서 등 61권을 냈다. 세종문화상, 소월시문학대상, 윤동주문학상, 황금펜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전주비전대학교 운영교수, 향촌문학회장,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이강모
  • 2021.10.06 18:03

[신간] 영월신씨 일옹공파 33년사

영월신씨일옹공파종회(회장 신이영)가 <영월신씨 일옹공파 33년사>(책만드는 집)를 펴냈다. 이 책은 우리의 뿌리를 찾아서, 일옹공파의 운영, 신석정 문학, 우리 일옹공파의 자랑과 인연, 아버지 세대의 생애와 회고, 총 5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36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전국 종인이 모이는 봄가을 큰 제사와 신씨의 시조, 영월 신씨와 영산 신씨로 다르게 불리는 이유, 시조 경 할아버지의 똑같은 후손인데 본관이 영산과 영월로 나뉘게 된 배경 등 어려운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구성해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다. 1987년부터 영월신씨일옹공파종회라고 부르게 됐다. 이전에도 일옹공파로 호칭하기도 했으나 32世 중심의 6寸 간에 고향인 부안으로 성묘를 집단으로 다니면서부터 붙었다. 이들은 평소 부안지역의 선산을 자주 찾는다. 도선산 선영, 성너머 선영, 당상리 선영, 익상리 선영, 염창산 선영, 노적봉 선영, 고성산 선영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 영월신씨 일옹공파의 주요 행사도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일옹공파 정기행사 중 가장 중요한 공동성묘 행사, 매년 가을에 부안 석정문학관에서 열리는 시상식 신석정시문학상 행사, 새해 인사와 함께 회원들 간의 친목 도모하는 신년오찬회, 이사회 및 총회 등 행사를 진행한다. 2000년 여름 인영 오빠가 평양으로 떠나기 전 쌍백루를 둘러보았을 때 아버지가 심어 놓은 은행나무는 여전히 너울거리며 춤을 추고 있었다. 봄이면 연분홍 꽃잎을 마루에 가뜩 뿌리던 모과나무도 아람드리로 자랐고 앞마당의 후박나무엔 물색없이 사는 그 집 사람이 빨랫줄을 매어놓아 마음이 아팠다.(5장 아버지 세대의 생애와 회고 중 신선영 씨의 엄하고 까다로웠던 아버지 일부) 마지막 5장은 아버지 세대의 생애와 회고로 신조영 씨, 신태영 씨, 신진영 씨, 신선영 씨, 신병영 씨, 신만영 씨, 신이영 씨가 아버지와의 일화나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 아버지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냈다. 신이영 회장은 문중의 발전과 역사가 제대로 기록되어야 우리 가족들이 먼 훗날에도 조상을 숭모하는 정신이 잘 이어질 것이다. 또 후손들이 이 역사의 기록을 참고하여 우리 일옹공파 운영에 한층 한층 더 쌓아가는 기틀이 마련될 것이다고 전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10.06 17:08

[신간] 가을 냄새 솔솔 나는 ‘표현 제80호’ 가을호 출간

표현 제80호 가을호 신인작품 수필 부문 당선자 양연길 작가(왼쪽) 표지에 잘 익은 벼를 담아 10월의 늦더위마저 잊게 만드는 표현문학회의 표현 제80호 가을호가 출간됐다. 이번 표현 제80호에는 권두언에 조미애 표현문학회장, 권두시에 현재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장인 김규화 작가가 작품을 실었다. 수필, 신작 시, 한국의 문학 동인 언령, 초대 시원시조아동문학수필소설, 신인 문학상 당선작 등 110여 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특집Ⅰ 수필 절편>에는 원로수필가 정목일 작가의 새 달을 보며, 김여화, 김향남, 민 혜, 서금복, 심선경, 안홍엽, 이연희, 이윤경, 정경해, 정승윤, 주광현, 최원형 작가 등 12명의 작품이 실려 있다. <특집Ⅱ 신작 시 절편>에서는 권두시에 나선 김규화 작가를 시작으로 신작 시 절편에는 19편의 작품이 알록달록 단풍잎 물들 듯 아름다운 시의 세계로 초대한다. 이어 <한국의 문학 동인>으로 구상문학관 시동인 언령을 초대했다. 언령은 결성 이후 지금까지도 구상문학관에서 매주 시 창작 공부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초대 시원시조아동문학수필소설 등 다양한 분야의 문학을 엮어 신선하면서도 책 한 권으로 모든 분야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표현 제80호 가을호 신인 문학상 당선 작품인 양연길 작가의 <상수리나무>와 <몹쓸 짓>이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표현 신인 문학상은 매호 수시로 작품을 받아 당선자에게는 상장을 수여 하고 계속 문단 활동을 지원한다. 세월은 가고 오고 그렇게 흐른다. 옛 모습 그대로인 게 없다. 상수리나무도 세월 따라 상처는 아물고 아름드리로 자랐다. 내가 발붙이고 사는 산야에 드리워졌던 슬픔도 많이 희석되어 옛이야기가 되었다. 옛 상처는 아물었으나 어머니만 새로운 아픔이 되새김 된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기 그지없다.(양연길 작가의 상수리나무 일부) 양연길 작가는 전북 진안에서 태어났다. 현재 꽃밭정이 수필문학회 회원, 큰샘수필문학연구회 회원 등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심사위원들(전일환서정환 작가, 소재호 평론가)은 양연길 작가의 작품에 대해 어머니를 모시는 작가의 정성어린 효심에 가슴 뭉클한 감동을 하였다. 상수리나무에 의탁된 아버지의 행장을 배경으로 하면서 어머니의 일생을 한국 어머니상 그 상징으로 부각해 그려낸 서술이 탁월했다. 구성, 제재, 주제, 그리고 문장력 등 여러 요소도 제대로 갖춰져 문학성이 빼어나므로 작가의 칭호를 드린다고 평가했다. 조미애 표현문학회장은 표현 제80호 가을호에서는 매미의 울음소리와 폭포가 절벽을 가르며 떨어지는 소리가 중첩되어 들린다. 무엇이든 탓하지 않고 매미가 지닌 특징을 생각하면서 늘 새로운 것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10.06 17:08

[신간] 팔순이 넘은 재미 한국인 여덟 명의 회고록…‘잊혀진 전쟁 1950~53’

625 전쟁을 직접 보고, 겪고, 전쟁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회고담을 모은 <잊혀진 전쟁 1950~53>(화산문화기획)이 출간됐다. 이 책은 625 남침 전쟁이 발발한 1950년에 10대였던 8명의 소년, 소녀들이 80대가 되어 영어로 쓴 의 한글판이다. 1990년에 냉전 체제는 사라지고/소련이 사라지고 동독이 사라졌는데/그 위성국들이 사라졌는데/한 나라, 한 민족, 한 언어, 한 역사가 두 동강 난/이상한, 나라, 기형의 나라, 불쌍한 나라(최연홍 박사가 쓴 625 전쟁 병사들을 위한 헌시 일부) 초대 미주한국시문학회 회장으로 문학 활동을 해 온 최연홍 박사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최연홍 박사는 초등학교 3학년 봄 학기가 끝나기 전에 625 전쟁을 겪었다. 어린 나이에 전쟁의 참혹함을 두 눈으로 보고 누구에게도 말하기 어려운 두려움에 사로잡힌 채 살았다. 서울이 공산당의 세상이 되었고 최연홍 박사의 아버지를 체포하러 오는 것, 인민군 병사가 어머니의 가슴에 따발총을 내민 것까지 다 기억하고 있었다. 이 밖에도 춘원 이광수의 차녀 이정화 박사, 육당 최남선의 손자 최학주 박사, 625 전쟁에 참전하고 미 하원 코리아게이트 조사특위 전문위원을 역임한 안홍균 선생, 대한민국 헌법을 초안한 근촌 백관수의 차남 백순 박사, 미국 질병통제본부 의료통계학자인 조지아 의대의 최재원 교수, 핵물리학 박사로서 한국에 돌아와 전북대 교수를 역임한 김승곤 박사, 마지막으로 한국 해군 군의관을 거쳐 미국에서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강창욱 박사 등 미국으로 건너가 각 분야에서 성공하고 은퇴한 재미 한국인들이 625 전쟁 기간 중 겪었던 일들을 솔직하게 기록했다. 송종환 편집자는 이 한글판 책자가 독자들의 마음에 625 남침 전쟁의 참화를 극복하고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일어선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에 의한 통일을 주도해야 함을 새기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10.06 17:08

[신간] 호남 항일민족 교육운동 조명한 책 출간

일제 강점기 시기 대학자인 보정 김정회(1903년~1970년) 선생의 손자인 김경식 연정교육문화연구소장이 일제 강점기 호남 지역 학교의 항일민족운동을 다룬 <호남항일민족교육전개사Ⅱ>(도서출판 조은)을 출간했다. 책에서는 일제 주권침해기에 벌어진 사회계몽운동인 호남학회의 설립과 활동, 주권상실기 근대학교의 설립과 항일민족교육운동, 호남인의 민족사학 창립과 지원 등을 다루고 있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됐다. 제1장 사회계몽운동:호남학회의 활동은 1905년 을사조약 이후 생긴 호남학회의 설립과 활동을 담고 있다. 장에 따르면, 이 시기 각 지방출신 지사들은 지역의 계몽과 문화향상을 위해 각종 학술단체를 조직한 뒤 민족정신 양양과 주권회복을 위한 계몽에 힘썼다. 호남의 경우는 호남학회가 이에 해당한다. 독일과 영국의 교육사상을 수용한 호남학회는 학교설립, 호남출신 유학생 지원, 호남학보발간 등의 활동을 벌였다. 김 소장은 호남학회의 운동은 국권을 상실한 경술국치(1910) 후 독립을 위한 여러 운동의 몸부림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31운동이라는 거대한 민족운동의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제2장 호남지방 기독교계 학교의 설립과 그 항일민족운동, 제3장 근대 관학의 설립과 그 항일민족교육운동, 제4장 민족사학 고창고보의 창립과 항일민족교육운동은 전주 신흥학교와 기전여학교, 전주고보, 고창고보 등 지역 근대학교를 설립유형별로 나눈 뒤, 민족운동의 활동상을 고찰하고 있다. 당시 호남지방 학교 학생들은 31운동에 참여하고 신사참배를 거부하면서 적극적인 항일활동을 벌였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교육도 항일 자주적인 성격이 강했는데, 특히 고창고보는 일제 신조선교육령에 맞서 한글과 국사교육을 강화했다. 제5장 호남인의 민족사학의 창립지원은 지역 몇몇 유지들의 민족사학창립과 지원을 고찰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호남 지역 부호들은 친일 활동 경력도 있으나 민족을 위한 교육활동도 활발히 벌였다. 송원 문재철현준호김종익은 지주적 기반을 바탕으로 각종 사학을 세우고 학생들을 위한 교육지원에 힘썼다. 제6장 출향인의 민족사학 인수와 그 운영은 인촌 김성수가 보성전문학교를 인수한 후 벌였던 교육활동과 중흥을 조명했다.김 소장은 인촌이 친일적인 행위가 있었다고 해도, 그의 민족교육사업까지 매도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고창 출신인 김 소장은 전주고, 성균관대, 전남대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97년 수필문학상으로 등단했으며, 저서로는 <대련에서 만난 여인>,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만추의 선운사를 거닐며> 등이 있다. 군장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다가 정년퇴직했으며, 중국 연변대학 사범학원 객좌교수, 연변사범학원분원 학술위원회 고문을 지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0.06 17:07

[신간] “돈으로 실력을 키우는 것보단 개천의 용을 살려야” 공정한 교육이란 무엇인가

일선 교육현장의 교육부 정책 수립과 시행을 담당해온 박성수 전북대학교 사무국장(사진)이 독자들과 사회 교육정책을 함께 고민하는 책 <개천의 용, 공정한 교육은 가능한가>(도서출판 공명)을 냈다. 이 책은 현재 우리의 교육 정책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자각해야 할 교육 현주소는 무엇인지, 오지선다형 답안과 국영수 공부로 입시교육에 올인하며 그 결과가 교육의 결론이 되는 우리 교육에 공정과 미래는 무엇인지 교육현장 정책 담당자로서 생각해온 것들을 담았다. 또 개천의 용과 미래 인재를 양성해내기 어려운 현재의 입시교육에서 사장되는 아이들 각각의 소질과 재능, 꿈을 어떻게 공적 노력으로 되살릴 수 있을지에 대한 화두에 집중한다. 현실적으로 돈이 실력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공적 교육은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의 담론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준비되고 있는 고교학점제에 대한 설명과 의미도 담았다. 특히 중앙대학교 김누리 교수는 마이클 샌델의<공정하다는 착각>과 함께 읽어 볼만한 역작이라고 추천하고 있다. 박 사무국장은 책에서 가재든 용이든 각자의 소질과 능력에 따라 성공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를 갖는 것이 바람직한 교육제도이고, 이를 위해 공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일 것이라며 이러한 국가의 책무를 미력하나마 담당해온 교육부 공무원으로서 정책 현장에서 부딪히고 고민해온 몇 가지 주제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고 했다. 박 사무국장은 우리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돈이 실력이 되어버린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를 공적 노력으로 해결하지 않고는 교육의 공정은 불가능하다며 각 개인들은 이런 거대한 물결을 거스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교육 시스템이 유지된다면 자녀를 위해 사교육을 할 수밖에 없고, 계층간 교육격차는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익산출신인 박 사무국장은 원광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1994년 행정고시(38회)에 합격 한 뒤 한국교원대학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교육부에서 진로교육정책과장, 학생복지정책과장, 대학학사제도과장을 거쳐 대학학술장학정책관을 맡았다. 금오공대 사무국장, 군산대학교 사무국장, 부경대학교 사무국장을 역임하고 현재 전북대학교 사무국장으로 재직 중이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1.10.06 17:06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정경 시인- 도대체, '그럴수록 산책'

아버지에게 불효한 얘기부터 해야겠다. 때는 바야흐로 2021년 9월 20일, 추석 전날의 일이다. 부모님과 동생 내외, 두 조카와 나. 식구들이 둘러앉아 배불리 저녁 식사를 마쳤다. 명절 연휴에 설거지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설거짓거리가 정말 끝도 없이 나온다. 설거지 당번이었던 나는 꼼짝없이 서서 화수분처럼 자꾸만 솟아나는 빈 그릇들을 해치워야 했다. 고독한 분투를 끝낸 뒤 버릇처럼 아이고, 허리야.라고 한 모양인데, 그 말을 들으신 아버지가 나가서 좀 걸어라! 하고 말씀하신 것. 나는 그만 욱하고 말았고, 예순 중반에 접어든 늙으신 아버지와 마흔 중반을 바라보는 늙어가는 딸이 서로에게 삐쳐서 쌀쌀한 밤을 보냈다. 그래서 이 책이 생각났다. 『그럴수록 산책』! 『그럴수록 산책』은 도대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작가의 여덟 컷 만화와 짧은 에세이가 어우러진 책이다. 작가는 산책길에서의 에피소드를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버무려낸다. 「노래하는 돌」, 「지렁이의 보은」, 「개미 정도는」 등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만화와 「오디가 익어가는 동안」, 「가방의 무게」, 「오리도 그랬구나」와 같이 통찰력이 돋보이는 에세이가 곁들어져 있어 뜻밖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기필코 즐거움을 찾아내고, 거기에서 웃음 나는 이야기를 추출하는 데 탁월한 기술을 가진 작가다. 억지스러운 교훈과 섣부른 위로를 건네지 않는다는 것도 이 책의 미덕이랄 수 있겠다. 다만, 자연 속에서는 아무도 초조해하지 않고 각자 다른 빠르기로 찬찬히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그림과 글로 보여준다. 「잘했어, 순록들!」에서는 눈이 많이 오기로 유명한 일본 홋카이도에서 순록을 이용한 피자 배달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는 기사를 소개한다. 그 무렵 영혼 없는 직장 생활을 하던 작가는 순록들에게 감정이입 해서는 순록이 과연 피자를 배달하는 게 맞단 말인가? 하고 착잡해 하다가 피자 회사가 순록 배달 시스템을 최종 보류했다는 후속 기사를 보고는 환호한다. 순록들이 빈번히 길을 벗어나고, 집 앞에 멈추기를 거부하고, 심지어 피자를 길가에 버리고 가버리는 통에 순록 길들이기에 참패했기 때문. 작가는 세상의 순록들이 엉뚱하게 피자를 나르지 않고 눈 쌓인 길을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닐 수 있기를 기원한다. 어쩌면 산책도 그런 게 아닐까.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면서 나에게 집중했다가 서서히 바깥으로 관심을 돌리게 되는 것. 또는 그런 힘이 생기도록 만들어주는 시간. 저는 많이 걷습니다. 이유는 대체로 별거 없습니다. 날이 화창해서 걷고, 날이 흐려서 걷고, 기분이 좋으니까 걷고, 기분이 나쁘니까 걷습니다. 좋아하는 길이라서 걷고, 걸어보지 않은 길이라서 걷고, 버스를 타기엔 어정쩡한 거리여서 걷죠. 그리고 슬플 땐 좀 더 많이 걷습니다. (『그럴수록 산책』, 4쪽, 프롤로그 걷기 시작했습니다 부분) 나는 이 책을 일터에 놓아두고 야금야금 읽었다. 점심시간에 책상에 앉기 전에 잠깐, 야근할 때 스트레칭을 하려고 일어선 채로 몇 분. 그렇게 틈틈이 내키는 대로 어느 날은 조금 오래, 어떨 때는 아주 짧게 책 속으로 산책을 떠났다가 돌아왔다. 이것은 내가 즐기는 산책의 방식과도 닮았다. 발바닥이 아프지만, 조금 더 걷고 싶을 때가 있고 왠지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날도 있으니까. 그게 바로 산책의 묘미 아니겠는가. 산책하기 전과 산책 후의 기분이 미세하게 다른 것처럼 『그럴수록 산책』을 읽기 전과 읽고 난 후의 기분이 달라졌다. 아무렴, 어때. 하고 싱긋, 웃을 수 있게 된다. 아버지, 다음에는 꼭 우리 같이 나가서 함께 걸어요. 201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 「검은 줄」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 시집 『골목의 날씨』가 있다. 자칭 산책중독자. 오래된 골목을 유람하며 채집한 이야기로 시도 쓰고, 산문도 쓰며 살고 있다. 현재 전주문화재단 문예진흥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1.10.06 16:46

제9회 정읍사문학상 대상에 박천순 씨의 시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우리나라 최초의 가요인 백제가요 정읍사의 문향을 기리고 참신한 문학인 발굴을 위한 제9회 정읍사문학상에서 박천순(서울 강동구54) 씨의 시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제9회 정읍사문학상에서는 전국의 문인을 대상으로 지난 5월 1일부터 7월 30일까지 세 달 동안 공모를 진행했다. 그 결과 시, 수필 부문에 총 100여 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심사위원으로 자리한 공숙자전길중김영 작가가 고심 끝에 작품 2편을 선정했다. 박천순 씨 박천순 씨의 시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가 대상을 수상했다. 오석영(서울 강북구83) 씨의 수필 <소풍길>이 우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하늘은 무한히 높고 가볍고 다채롭다/숲이 둥근 공처럼 부풀어 오르다 바람에 구른다//(중략) 여름은 맘껏 부풀기에 좋은 때/나무가 활짝 펴고 정오를 밀어 올린다/해가 뜨거운 숨을 토한다(대상 수상작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일부) 박천순 씨의 작품에 심사위원들은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는 작품이 아쉬운 점은 있지만, 숲이 둥근 곳처럼 부풀어 오르다 바람에 구른다, 나무가 손바닥을 활짝 펴고 정오를 밀어 올린다 등 자연을 예리하고, 관찰하고, 표현한 점에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인간은 죽음 앞에 서면 세속에 물들지 않고 순수한 인간 본연의 자세로 돌아간다고 했던가. 지금 생각하면 죽는 일은 현실과 벽을 쌓고 가는 것일 뿐, 별것 아닌 것 같고. 그동안 허무한 삶에서 정직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실천하지 못한 아쉬움만 밀려온다.(우수상 수상작 <소풍길> 일부) 오석영 씨 우수상 수상작에 심사위원들은 진한 감동은 없으나 죽음에 가까워지는 나이를 생각하며 잔잔하게 삶의 연륜을 전달하고 있다. 수필을 쓸 때 명확한 주제 의식과 참신한 제재를 요구하지만, 묘사와 표현력에도 신경 써야 할 것이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을 맡은 공숙자전길중김영 작가는 정읍의 문학적 가치를 문학적 작품으로 녹이고자 하는 열망과 바람이 큰 것으로 안다. 이번 작품들이 거기에 부응하지 못한 것 같다고 생각이 든다. 정읍의 유명한 곳을 나열하거나, 정제하지 않은 다양한 지식으로 독자들을 현혹하려는 느낌을 받았다며 아쉬워했다. 김철모 정읍문학회장은 경향 각지에서 보다 많은 분이 양질의 작품을 다양하게 응모해서 정읍의 문학적 가치를 더 높이는 데 함께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정읍문학회는 2001년에 결성되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매년 문학기행과 문화탐방, 시와 함께하는 버스킹 등을 통해 문학인뿐만 아니라 시민과 호흡하는 문학단체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밖에도 매년 정읍문학이라는 문집을 엮어내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10.05 17:28

제4회 청암문학상 김주순 시인

김주순 시인 청암문학상 운영위원회(이사장 김철규 시인)는 전주 모 식당에서 심사를 열고, 제4회 청암문학상 수상자로 김주순 시인(59)을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김주순 시인은 2009년 <한국문학예술> 가을호 신인상으로 등단한 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 왔으며, 최근 시집 <우리는 결국 숲으로 간다>를 출간해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김 시인은 지난 2009년 전북시낭송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무주문인협회, 눌인문학기념사업회, 숲해설가, 유아숲지도사, 산림치유지도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청암문학상은 지난 2018년 김철규 시인에 의해 제정, 매년 1명씩 군산지역 문인에게 수여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전북지역으로 확대해 첫 수상자로 김 시인을 선정했다. 이날 심사는 조 위원장을 비롯 김남곤소재호김사은장교철 시인이 운영규정에 따라 60세 이하 젊은 문인을 대상으로 심사했다. 김 시인은 전북으로 확대된 후 첫 수상자여서 더욱 큰 영광이라면서 좋은 글로써 보답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철규 이사장은 문학이 삶을 가꾸어 놓은 흔적을 남기고자 이 상을 제정했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며 좋은 문인에게 주어진 하나의 훈장으로 남기를 소원한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23일 오후 3시 전북문학관에서 있을 예정이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0.04 17:20

전북 문학관, 순창 출신 권일송 시인의 추모 기념 특강

시문학에 꽃을 피운 순창 출신 권일송 시인의 추모 기념 특강이 지난 23일 전북 문학관(관장 김영) 문예관에서 열렸다. 이번 특강은 권일송 시인의 제자인 최창일 시인이 시, 더 나은 내가 되는 것-권일송 시인, 항구 목포의 강단 시절을 주제로 특강의 문을 열었다. 특강에서 최창일 시인은 점잖으시고, 말 잘하시고, 시 잘 쓰는 사람으로 삼박자를 갖추시고 스포츠까지도 탁월한 실력을 갖춘 선생님이다. 선생님의 잔잔한 사랑의 온기는 문단의 선후배에게도 마찬가지였다고 회고했다. 최 시인은 권일송 시인이 존경받는 시인의 귀착점은 더 나은 내가 되는 것임을 항상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좋은 시인이 되려면 존경하고 경외하는 시인을 멘토로 섬기고 그 시인과 토론하는 대화의 스승을 모셔야 한다고 전했다. 최창일 시인 최창일 시인은 무안 출신으로 1993년 시와 사람으로 등단했으며 한국 현대시인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기독교 문인협회 이사와 광운대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시집 <시화무> 등 다수가 있고 산문집으로는 7년 연속 스테디셀러로 주목받았던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101가지> 등이 있다. 이어서 유족과의 토크 시간에는 권 시인의 장남 권훈 씨가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들려줬다. 권훈 씨는 아버지께서 늘 자식들에게 유머와 삶의 여백을 알고 실천하는 사람이 되라고 당부하셨다며 아버지가 남긴 소중한 문학적 유산이 훼손되거나 망실되지 않도록 각별히 보관하고 관리해서 전북 문인들이 더 많이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특강에는 김지숙 시 낭송가가 권일송 시인의 시 반딧불, 정연희 시 낭송가가 이 땅은 나를 술 마시게 한다를 낭송했다. 권 시인의 장남 권훈 씨 등 유족과 전북 문학관 소속 동아리인 책 읽는 사람들 회원 10명이 자리했다. 특강이 끝나고 최창일 시인은 1993년 권일송, 박재삼 시인 등 6명의 회갑 기념회 때 참석 문인들의 서명을 기록한 회갑 시인초청 송년 시모임 사인 보드를 전북 문학관에 기증했다. 김영 관장은 권일송 시인의 문학적 세계를 조금 더 내밀하게 조명하고 확산하기 위한 전집 발간과 문학상 제정 등 추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권일송 시인은 전북 순창 출생으로 광주에서 자랐다. 광주공업고등학교, 전남대 공과대학을 졸업했다. 1956년부터 1970년대까지 목포 영흥문태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문예반을 지도하며 목포 문학 활성화에 기여했다. 1957년 영흥고 재직 당시 한국일보에 <불면의 흉장>, 동아일보에 <강변 이야기>가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며 등단했다. 현대시인상, 소청문학상, 전라남도 문화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장, 한국펜클럽 부회장, 한국현대시인협회 부회장, 전남매일 논설위원 등을 맡아 시문학의 발전에 한 획을 그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9.27 17:26

[석정촛불문학상 수상소감] 김인숙 시인

김인숙 시인 /붉은 캥거루가 집에간다/사막의 끝에서 날이 저물면 집도 집에 간다/ 집이 있어 집에 가고 집에 든 채 집에 가고 집이 없어도 집에 간다/ 붉은 캥거루 새끼는 앞발로 안고 뒷발로 뛰는 엄마의 품에서 엄마의 엄마가 있는 집에 간다/ 집에 간다 작품으로 석정촛불시문학상을 수상한 김인숙 시인의 시 구절이다. 김인숙 시인은 붉은 캥거루가 집으로 갑니다. 엄마가 있고 엄마 속에 집이 있고 없는 집에도 엄마는 있다. 엄마는 시의 원천이자 자양분이라면서 안식하는 거처이자 도달해야 할 목표가 있고, 시에 대한 저의 욕심은 붉은 캥거루의 몸처럼 최대종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그러나 저의 시는 늘 허약하고 작아서 어미 캥거루와 같은 탄력과 관성을 동경한다며 이제 순수 서정시의 본령이자 고결한 인품의 표상이신 석정 선생님의 시 세계를 또 하나의 집으로 삼아 탄력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김인숙 시인은 붉은 캥거루의 도정을 예쁘게 보아주신 심사위원들께, 주최 해 주신 신석정기념사업회에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며 제가 산책하는 팔거천의 왜가리는 낮 동안 물가에서 지내다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큰 날개를 활짝 펴고 근서의 숲으로 하얗게 모여든다고 덧붙였다. 또 하늘 맑은 계절이 오는데 저의 또 엄마 같은 집으로, 집 같은 엄마인 시의 숲으로 가면서 마음껏 행복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 문학·출판
  • 이강모
  • 2021.09.26 18:00

[석정시문학상 수상소감] 안도현 시인

안도현 시인 /시인이 바라보던 언덕은 어디일까/난이와 나는 산에서 바다를 바라다보는 것이 좋았다/밤나무 소나무 참나무 느티나무 다문다문 선 사이사이로 바다는 하늘보다 푸르렀다/ 석정시문학상(직소폭포)을 수상한 안도현 시인은 석정시인이 살아왔던 삶과 그의 유품이 지닌 소중함을 시작으로 수상소감을 덤덤하게 읽어 내려갔다. 수상작인 직소폭포는 안도현 시인이 절필한지 8년만에 낸 시다. 안도현 시인은 부안 변산에 가면 이렇게 시작하는 신석정 시인의 작은짐승이 생각나는데 여기에서 난이는 시인의 둘째 딸로 어린 딸과 함께 바다를 바라보던 언덕이 변산 어디쯤일까 늘 궁금했다며 해창이나 모항, 아니면 변산해수욕장 부근일까? 아니면 내소사 뒷산을 손을 잡고 올랐던 것일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신석정 시인은 일찍부터 목가시인으로 알려져 왔는데 그를 목가시인으로 규정하는 일은 그를 매우 협소한 틀안에 가두는 일이된다며 일제강점기때 창씨개명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일본어로 시를 써달라는 청탁을 받고 원고청탁서를 찢어 던지고는 절필했던 일, 해방 후 서울에서 열린 전국문학자대회에서 격정적인 목소리로 꽃덤풀을 낭송했던 일 등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저는 스무 살 이후 40년 동안 전북에 살면서 신석정 시인을 흠모하며 따랐던 분들에게서 문학을 배웠고, 그 문학이 저의 뼈대를 만들어주었다면서 신석정 시인의 이름으로 상을 주신다니 두 손으로 받겠다. 큰 시인이 앉아 계시던 언덕과 시인의 눈에 들어간 그 바다를 잊지 않겠다고 했다.

  • 문학·출판
  • 이강모
  • 2021.09.26 18:00

익산 가람시조문학상에 임성구 시인

(왼쪽부터)임성구 시인, 정진희 시인 익산시가 24일 제41회 가람시조문학상과 제13회 가람시조문학신인상 수상자를 최종 확정발표했다. 가람시조문학상은 임성구 시조시인의 논거울이, 가람시조문학신인상은 정진희 시조시인의 왕궁리에서 쓰는 편지가 각각 선정됐다. 1994년 현대시조 신인상으로 등단한 임성구 시인은 2020년 제16회 오늘의시조문학상을 받았으며 시조집 오랜 시간 골목에 서 있었다, 복사꽃 먹는 오후 등이 있다. 또한, 정진희 시인은 201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하였으며 시조집 왕궁리에서 쓰는 편지 시집 새벽강에 얼굴을 씻고 등이 있다. 아울러 가람시조문학상은 현대시조 아버지 가람 이병기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하여 우리나라 시조 문학 발전에 이바지한 역량 있는 시조시인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1979년 시조문학사에서 제정하여 2000년부터 익산시에서 시상하고 있다. 가람시조문학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2000만원과 상패를, 가람시조문학신인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0만원과 상패가 각각 수여된다. 가람시조문학상운영위원회 유재영 심사위원장은 우리나라 최고의 시조문학상 가운데 하나인 가람시조문학상의 권위에 걸맞은 작품을 선정하기 위해 고심했다며 선정 작품은 우리글의 아름다움, 섬세하고 순수한 서정, 율격의 미학적 의미를 높이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가람시조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11월6일 여산 가람문학관과 가람 이병기 생가에서 개최되는 제13회 가람시조문학제에서 열릴 예정이다.

  • 문학·출판
  • 엄철호
  • 2021.09.26 17:11

현대문학 거장 신석정 정신 ‘대한민국 넘어 세계로’

일제와 군부 탄압에 굽히지 않고 민족혼을 지키며 고결한 삶을 살아온 현대문학의 거장 신석정 시인의 문학 정신을 을 기리기 위한 제8회 석정시문학상 시상식이 지난 25일 부안 석정문학관에서 개최됐다. 이번 석정문학제는 신석정 시인의 시 장미꽃 입술로와 이 밤이 너무 길지 않습니까를 엮어 만든 장미꽃 입술로 긴 이밤을 주제로 진행됐다. 제8회 석정시문학상 영예의 주인공은 자천타천 대한민국 국가대표 시인으로 불리는 안도현 시인(제목: 직소폭포)이 수상했다. 상금은 3000만원으로 이번 행사를 통해 신석정 시인의 정신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널리 알리는 것을 목표로 했다. 석정촛불문학상 수상자는 김인숙 시인(제목: 집에간다)으로 상금 500만원을 거머쥐었다. 심사위원들은 안도현 시인의 섬세한 관찰과 발견의 묘미, 절묘한 표현을 높게 평가했으며, 김인숙 시인의 비약적 발상과 상상력, 시 구절 중 집도 집에 간다 등 언어의 섬세한 기획을 높이 샀다. 윤석정 신석정 기념사업회 이사장은 기념사를 통해 석정 선생님을 기리기 위해 함께 해주신 문인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석정 시인의 선양사업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젊은세대가 석정 시인의 정신에 더욱 관심을 가질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기성세대의 몫으로 석정시인의 문학정신이 지금보다 더 모두에게 알려지고 기억될 수 있도록 젊은층의 관심을 끌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정군수 석정문학회장은 석정시를 사랑하는 이 곳 지역의 낭송가들이 주축이되어 펼친 시극공연은 문학의 재창조를 통한 예술적 감흥과 석정정신을 널리 선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의 가슴속에 사색의 촛불을 늘 품을때 석정시인은 흐뭇한 눈망울로 우리의 꿈을 엿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택 부안 부군수는 우리 부안에서, 우리 곁에서 숨 쉬고 있는 신석정 선생님의 시향에 흠뻑 취할 수 있는 소중한 순간이 되시길 바란다면서 부안에서 태어나 자라신 신석정 선생님은 평생을 우리곁에 머무르면서 1500여 편에 달하는 수많은 서정시를 남기신 현대문학의 거장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윤석정 신석정 기념사업회 이사장, 김종택 부안 부군수, 문찬기 부안군의회 의장, 소재호 전북예총회장, 김남곤 전 전북일보 사장, 김수복 단국대총장, 임기태 석정문학관운영위원장, 신석정 선생 유족 등 최소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시상식은 신석정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부안군과 전라북도, 전북일보가 후원했다. 석정문화제 2일차인 26일에는 전북보훈회관에서 강은교 시인의 문학강의, 시극공연 등이 개최됐다. 한편, 신석정 시인은 1907년 부안에서 태어났으며, 전주에서 교직 생활을 하며 수많은 문학적 업적을 남긴 대표적 서정시인이자 항일 시인이다. 그가 말년에 생활하며 작품을 집필한 전주시 남노송동 비사벌초사가 전주시 도시개발에 밀려 철거 위기에 몰리자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작가회의 등이 비사벌초사 지키기에 나섰다. 신석정 시인은 일제와 군부 탄압에 굽히지 않고 고결한 삶을 지키며 이를 민족혼과 정서가 살아있는 격조 높은 시로 민족혼을 재탄생시켰다. /이강모홍석현 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9.26 16:53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경종호 작가 - ‘윤동주의 동시’를 그리는 시간 ‘윤동주 동시 컬러링북’

누나의 얼굴은/해바라기 얼굴/해가 금방 뜨자/일터에 간다.//해바라기 얼굴은/누나의 얼굴/얼굴이 숙어지어/ 집으로 온다. (해바라기 얼굴전문) 귀뛰라미와 나와/잔디밭에서 이야기 했다.//귀뚤귀뚤/귀뚤귀뚤//아무에게도 알으켜 주지 말고/우리 둘이만 알자고 약속했다.귀뚤귀뚤/귀뚤귀뚤//귀뚜라미와 나와/달 밝은 밤에 이야기했다.(귀뚜라미와 나와전문) 대부분 한 번쯤은 보았을 듯한 동시이다. 하지만 이 시가 윤동주 시인의 시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듯하다. 오늘은 윤동주 시인의 동시 29편을 정갈하게 모아놓은 신간 한 권을 소개하고자 한다. 시인의 청소년기인 십 대부터 이십 대의 젊은 나이로 요절할 때까지 삶을 따라가는 길이기도 할 것 같다. 그 길에 시만이 아닌 시의 세상으로 함께 들어갈 수 있도록 안내를 받을 수도 있다. 바로 [윤동주 동시 컬러링북]이다. 살뜰한 시와 애교 넘치는 그림 속으로 풍덩 빠져들고 싶다. 세상살이에 쫓겨 마음이 폭폭해진 이들이여, 이 풀잎 같은 책을 보시라 김용택 시인의 추천글이다. 그런데 동시라고 하면서 이 책의 대상을 어린이가 아닌 ~이들이여라고 하고 있다. 그렇다. 이 책은 동시이지만 어린이만을 대상으로 한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은 시만 실리지 않고 시와 함께 애교 넘친다는 그림도 함께 실려 있다. 왼쪽엔 동시와 그림이, 오른쪽엔 빈 공간과 스케치를 한 그림이 배치되어 있다. 동시를 옮겨 쓰고, 스케치한 그림에 직접 색을 입혀 보는 것이다. 즉, 동시를 공부하는 초등학생부터 주름살이 얼굴 가득 새겨진 어르신들까지 시의 세상으로 들어 갈 수 있는 안내서인 것이다.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먼저 생각한 것이 초등학생들이었다. 1~2학년은 왼쪽의 시와 그림을, 오른쪽에 그대로 옮기는 것이었다. 3~4학년은 왼쪽의 시를 그대로 옮기지만 그림은 자기의 상상에 따라 다르게 칠해보는 것이었고, 5~6학년은 왼쪽의 시를 자신이 고쳐 써보고 그림의 색 또한 다르게 칠해보는 것이었다. 물론 이것은 한 예시일뿐 다양한 활용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의 생각에 따라 얼마든지 좋은 방법이 있을 것 같다. 이에 더하여 어린이가 아닌 성인, 팔순의 어르신들도 자신이 생각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을 것 같다. 좋은 동시와 그 동시를 좀 더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책 한 권이 이렇게 우리에게 다가왔다. [윤동주 동시 컬리링 북], 우리가 쉽게 놓치며 가고 있는 감성의 한 자락을 슬며시 내밀어 주고 있어 고마웠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1.09.22 17:35

[신간] 미국 극비문서로 한국 현대사의 베일을 벗긴 '미국 비밀문서로 읽는 한국 현대사 1945-1950'

1945년 해방부터 1950년에 발발한 한국전쟁까지 약 5년의 기간은 한국 현대사가 안고 있는 수수께끼다. 남북분단과 대립은 강대국에 의해 강요된 것이었는가?, 우리 민족 스스로 노력하고 선택한 결과였는가? 스스로 선택했다면 누가 어떻게 결정했는가? 등 많은 질문을 남기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저널리스트 김택곤은 해답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누렇게 빛바랜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의 4천 건이 넘는 비밀문서 가운데 3백여 건의 핵심 문서만을 고르고 정리했다. 저널리스트 김택곤이 우리가 몰랐던 해방미군정정부 수립한국전쟁의 기록을 부제로 한 <미국 비밀문서로 읽는 한국 현대사 1945-1950>(맥스미디어)를 펴냈다. 이 책은 프롤로그인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17세 소녀 김연자의 이야기로 시작해 광복군의 희망과 절망, 분단과 미군정의 남한, 좌우 대립과 미군정의 선택, 주한미군 철수와 국군 창설, 미국의 군정 통치, 폭력과 테러, 미군정의 개입, 북한의 남침과 한국전쟁, 평양 주재 소련대사관에서 노획된 편지, 총 8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에필로그인 한국전쟁에 참전한 한국계 미국인 에녹 리의 수난기로 끝맺는다. 저널리스트 김택곤은 미국의 소리 기자와 MBC 특파원으로 활동하면서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에 수장된 미국 정부의 해제된 비밀문서 가운데 한국 근현대에 관련된 기록에 관심을 두고 관련 내용(한국전쟁, 516 군사 쿠데타, 한일국교 정상화를 앞둔 비밀협상, 한국전쟁 관련 등)을 취재해 보도했다. 그는 미국 국립문서보관소 비밀문서를 보면서 포로로 잡혔다 탈출했으나 부역의 의심을 받은 하와이 이민 한국인 2세 미군 병사의 수사 기록에서 처절함을 느꼈고, 버마에 끌려간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소녀들의 울음 없이 뚝뚝 흘리는 눈물을 보았다. 평양 주재 소련대사관에서 노획된 수백 통의 편지에서는 전쟁에도 아랑곳없는 사랑의 열병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 전쟁이 초래한 두려움과 증오, 거짓을 담고 제각기 수런거리고 있음을 느꼈다. 비밀문서는 하나같이 혼돈의 시대를 살았던 이 땅 젊은이들의 희망과 열정, 절망을 증언하고 있었다. 저자는 당시의 정치적사회적 소용돌이 가운데 새롭게 살피고 해석을 더 해야 할 실마리를 찾았다. 그는 이 실마리의 해석과 판단은 내가 아닌 역사가와 독자의 몫으로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관련 내용을 다루되 조심스럽게 소개하고 최소한의 해석을 보태는 정도에 그쳤다며 정치적 사건이나 인물에 관한 문서의 경우, 그 속성으로 인해 미국과 미군정의 시각과 편견이 곳곳에서 엿보였지만, 이 경우에도 언급은 하되 다시 여기에 주관을 개입시키는 일은 피했다고 했다. 이 책의 추천사를 맡은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위원회 이종찬 위원장은 저자 김택곤이 미국 현지에서 여러 해 특파원으로 근무하면서 미국 내 다양한 자료와 비밀문서를 일일이 찾아내고 정리하여 펴낸 이 책은 우리도 잘 몰랐던 한국 현대사를 이해하는 소중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고 했다. 한국일보 이영성 사장도 이 책은 무겁고 아프지만 흥미진진하다. 책에 담긴 비화가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에서 찾은 4천여 건의 비밀해제 문서를 토대로 한 기록이라니 저자 김택곤에게 존경의 념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며 감탄했다. 저널리스트 김택곤은 전주에서 태어나 전주고등학교, 서울대 정치학과, 동 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MBC 워싱턴 특파원으로 활동하면서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미국 정부가 신군부의 광주 무력진압을 승인했었다는 사실을 미국 정부 비밀문서를 인용해 특종 보도한 바 있다. 이어 그는 MBC 사회부장, 정치부장, 2580부장, 보도국장으로 근무했다. 광주MBC사장, JTV전주방송사장으로 방송 경영을 맡았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을 거쳐 극동대 석좌 교수를 역임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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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2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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