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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화부터 내는 아빠, 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아빠는 아기 사자를 사랑하지만, 마음속에만 품고 있고 말로 표현하지 않는다. 반면 아기 사자가 실수라도 하면 화부터 내며 큰소리로 야단을 친다. 따뜻한 말로 감정을 읽어주며 공감해주는 아빠와 무조건 화부터 내고 잘못만 지적하는 아빠는 어린이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줄까? 양현미 작가가 펴낸 <고함쟁이 아빠>는 자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화부터 내는 아빠 사자와 그로 인해 상처받는 아기 사자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이다. 아기 사자가 태어나자, 엄마는 젖을 먹이며 정성껏 보살핀다. 반면 아빠는 기쁨을 표현하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만 본다. 어느 날, 아기 사자는 아빠가 가장 아끼는 호른을 굴리며 놀다 들켜서 야단을 맞는다. 아빠는 몹시 화를 내며 소리를 치고, 깜짝 놀란 아기 사자는 몸이 작아진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지자 아빠는 놀라서 어쩔 줄 모른다. 아빠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까? 아기 사자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는 아빠 손에 달렸다. 작가는 아빠의 말과 행동이 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함께 고민해보고 싶었다며 아빠의 따뜻한 말을 먹고 껑충 자라는 아이들을 위해, 아이에게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빠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그림은 정재민 작가가 그렸다. 갈기가 특징인 사자 가족을 오일 파스텔을 사용해 거칠면서도 매력적인 질감으로 담아냈다. 남원 출신인 양현미 작가는 소년문학 동시 부문 신인문학상을 받았다. 동시집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공저)를 내고, 동시로 인형극을 만들어 어린이들을 만나고 있다. 한국반달문화원 전북지회장, 어울림작은도서관장을 맡고 있으며, 전북동시읽는모임, 전북아동문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6.23 17:06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동화작가 - 이순미 ‘햇빛 전쟁’

기술의 진보는 혁신을 가져왔다. 혁신의 결과물은 생산, 소비 그리고 다시 업그레이드를 반복해 또 다른 혁신의 모델이 된다. 이러한 반복으로 자본은 자본을 낳고 환경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환경에 놓인다. 여기서 말하는 환경은 자연환경이다. 자연환경은 인간의 욕심에 꾸준히 자기 몸을 내어 주었다. 그러나 무엇이든 내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걸 기술의 진보가 혁신을 거듭할수록 알게 된다. 이순미 작가의 햇빛 전쟁<보랏빛소 어린이>은 기술의 진보와 혁신만을 좇는 인간의 욕망에 경종을 울리는 동화다. 햇빛이 인간에게 던지는 경고. 그 경고는 실로 무시무시하다. 주인공 루아는 아빠를 따라 피부병을 앓는 동생 모아와 시골로 이사를 한다. 루아 가족뿐만이 아니라 많은 도시인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부병을 고치기 위해 청정지역이라 불리는 시골로 삶의 터전을 옮긴다. 그러나 피부병은 오히려 더 심해져 간다. 이곳에는 햇빛 단지라 불리는 최고급 자재로 지어진 최첨단 시설을 갖춘 주거지가 있다. 단지를 조성한 아인이 아빠는 햇빛 다시 말해 자외선이 주는 재앙에도 위기가 기회라며 기술이 재앙을 이길 수 있다고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사람들은 결국 아인 아빠 설득에 넘어간다. 땅속에 개미집을 짓는 할아버지처럼 자연에 귀이 된 삶을 살기 위해서는 포기할 게 너무 많아서다.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알고 있음에도 진실을 외면하는 것이 거짓을 마주하고 바로 잡는 것이 훨씬 쉬운 선택이라는 걸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진실은 불편하고 불쾌한 것투성이니까. 많은 선택지가 있다. 어떤 삶을 살지는 어떤 선택지를 고르냐에 달렸다. 하지만 환경파괴 앞에서는 선택지가 있어서는 안 된다. 오로지 비판과 실천뿐이다. 환경을 파괴한 우리 자신에게 건네는 비판이다. 비판은 이해시키는 것이다. 먼저 스스로를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상대를 이해시킬 논리가 선다. 그다음은 실천이다. 개개인의 실천은 너무 미비해서 눈에 띄지도,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안다. 나비효과를. 나비의 날갯짓이 날씨를 변화시키는 것처럼 개개인의 작은 실천이 좀 더 나은 세계로의 이행을 가져오리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순미 작가는 서문에서 달라지는 자연과 환경의 신호를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지구의 방어벽은 우리가 함께 지켜 낼 수 있을 거라고 적었다. 작가의 말처럼 자연의 작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예민함을 장착할 때다. 유연한 예민함으로 자연이 자정 능력을 되찾을 수 있게 돕는다면 시나브로 달라진 환경을 마주하고 선 우리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이야말로 이 책을 손에 들어야 할 때다. 코로나라는 대재앙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 놓았는지 경험한 어린이들에게 더더욱 가닿는 동화일 테니 말이다. 책을 통해 기술의 진보가 어떤 분야에 더 유용하게 쓰이고 나아가야 할 것인지를 인지하고 올바른 비판을 통해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할 줄 아는 전 세대의 이야기가 되길 희망한다. 여름이 햇살에 익어가는 냄새를 맡으며 자라날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이 동화 한 권에 스며있다. 김근혜 동화작가는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으로 등단했다. 펴낸 책으로 동화 <제롬랜드의 비밀> <나는 나야!>, 청소년 소설 <유령이 된 소년>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1.06.23 17:06

문채문학상에 서상옥·이근풍·김철규…전북문인협회 첫 제정

전북문인협회가 올해 처음 제정한 문채문학상(文彩文學賞) 수상자로 이근풍, 김철규 시인과 서상옥 수필가가 선정됐다. 산호문학상(珊瑚文學賞) 수상자는 최영봉, 소선녀 작가가 선정됐다. 문채문학상(文彩文學賞)은 만 80세 이상, 등단 15년 이상인 전북문협 회원으로 꾸준히 창작 활동을 해온 원로 문인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서상옥 수필가는 김제 출신으로 계간 대한문학으로 등단했다. 수필집 <천국에는 전화가 없나요> 등 5권과 시집 4권을 출간했다. 현재 전북문협, 전북수필문학회, 교원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임실 출신인 이근풍 시인은 경찰 공무원으로 35년간 근무했다. 계간 오늘의 문학으로 등단했다. <나에게 쓴 편지>, <가슴에 고인 사랑> 등 17권의 시집과 1권의 시조집을 발간했다. 현재 전북문협, 경찰문학회, 임실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철규 시인은 군산 출신으로 전북도의회 의장과 전북일보 논설위원,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을 지냈다. 군산문인협회장을 역임하고 한국PEN회원, 한국수필가협회, 전북불교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 <바람처럼 살다가>, <내 영혼의 밤섬> 등 모두 14권의 책을 냈다. 산호문학상(珊瑚文學賞)은 전북문협 회원으로 만 65세 미만, 등단 10년 이상인 문인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제16회 새만금문학제 작품집 발간을 위해 접수된 100여 편의 작품을 심사해 운문과 산문 각각 1명씩 선정했다. 시상식은 다음 달 3일 제16회 새만금문학제 기념식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6.20 16:51

[신간] 5·18민주화운동 슬픔 위로…박상재 ‘할머니의 생각시계’

박상재 작가 어디선가 임을 위한 행진곡이란 노래가 울려 퍼졌습니다. 하얀 이팝꽃잎들이 눈물처럼 떨어지며 바람에 날렸습니다. (본문 중) 박상재 동화작가가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그림동화책 <할머니의 생각시계>를 출간했다.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근현대사의 주요한 사회적 기억을 소환해 소통하는 나한기획 사회치유 그림책 시리즈 두 번째 책이다. 책은 518민주화운동 때 대학생인 아들 민호를 잃은 영수 외할머니의 트라우마를 그리고 있다. 이팝꽃이 피면 그날의 슬픔이 밀물처럼 밀려와 가슴앓이를 이 세상 모든 영수 외할머니를 위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엄마는 아들이 생각날 때마다 무덤을 찾았습니다. 바람결에 눈물도 메말라갔습니다. (본문 중) 박 작가는 영수 외할머니의 정신적 상처는 우리 모두의 상처라며 그 깊은 상처가 하루빨리 치유되고 광주의 민주정신이 바르게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동화를 썼다고 설명했다. 장수에서 태어난 박상재 동화작가는 단국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아동문학학회 회장을 지냈고, 현재 한국글짓기지도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아동문학전문지 <아동문학사조>를 발행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6.16 16:37

[신간] 조혜경 첫 시집 ‘그 오렌지만이 유일한 빛이었네’

조혜경 시인 커피를 쏟아도 우린 웃지 않지/ 반점이 나타난 바나나 앞에서/ 향기가 왜 슬플까?// 아무 말 하지 말자/ 우는 여자의 속눈썹과 아름다운/ 驛에 관한 것이 아니라면 (그 오렌지만이 유일한 빛이었네 일부) 조혜경 시인이 첫 시집 <그 오렌지만이 유일한 빛이었네>를 펴냈다. 시집에는 다채로운 언어로 삶의 내면을 들여다본 44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그는 내면에서 울리는 소리에 귀 기울인다. 그리곤 자신만의 고유한 감각으로 소리 이미지에 색깔을 입혀낸다. 이 소리는 무수한 내면의 파열음(소음)이다. 얼굴에 물감을 묻혀요 튜브를 짜며 수북해지는 껍질들/ 하얀 이불 위에서만 엎드려 울 거예요/ 내 손은 지저분해요/ 에왈라 아나 야쓰 내 손은 지저분해요 (에왈라 아나 야쓰 일부) 감각의 전이를 통해 감각의 겹침을 만들어내는 이러한 방식은 시인의 내면이 중층의 비밀로 둘러싸여 있다는 뜻이다. 하나의 겹이 파장을 일으키는 순간, 내면 전체가 공명하면서 소리는 증폭된다. 이 투명한 소리의 분출을 감각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차용한 방식이 채색이다. 특히 그는 무의식의 세계, 무지의 세계, 미몽의 세계로부터 의식의 세계, 기지의 세계, 각몽의 세계로 이행하는 것을 껍질 벗기기로 형상화한다. 시에서 자주 들리는 파열음(소음)은 껍질을 깨트리는 소리인 것이다. 고종석 문학비평가는 조혜경 시인의 시에는 명징한 불투명성이 있고, 그 명징한 불투명성이 위태로운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고 했다. 시인은 강원도에서 나고 자랐다. 순천향대와 동 대학원,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간호학을 전공했고 현재 전주대 교수로 있다. 2012년 시 레위기 저녁으로 서정시학 신인상을 받았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6.16 16:37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이영종 시인 - 에이모 토울스 ‘모스크바의 신사’

우리는 던져진다. 태양계 끝에서 바라보면 해쓱한 푸른 점에 맡겨진다. 첫 울음은 이 땅에서 수행해야 할 미션을 말하고 있지만 들을 수 없다. 가보지 못한 곳이 수두룩하다. 언제든 아픔이 끓는다. 그러나 우리의 모든 세포에 감겨있는 디엔에이를 풀면 명왕성(소행성 134340)까지 다다른다. 그 속에 해야 할 일과 잘 하는 일이 담겨있다. 어떤 에이아이도 모퉁이를 돌아가는 사랑의 아련한 그림자에 가슴 뛰지 않는다. 1922년 6월 21일, 알렉산드르 일리치 로스토프 백작이 내무 인민위원회 소속 긴급 위원회에 출두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에이모 토울스의 두 번째 장편소설 『모스크바의 신사』는 볼셰비키 혁명 이후 소비에트 러시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름을 말하라는 비신스키 검사에게 백작은 성 안드레이 훈장 수훈자, 경마 클럽 회원, 사냥의 명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다른 사람에게 아무 쓸데 없는 그런 작위와 칭호들은 얼마든지 가져도 좋소라고 말하는 검사에게서 백작의 나락을 읽을 수 있다. 백작은 죽을 때까지 메트로폴 호텔을 나올 수 없다. 한 걸음이라도 호텔 밖으로 나간다면 총살될 것이다. 백작은 학문과 사회생활로 다져진 품격을 지니고 있고, 문학를 사랑하며, 사람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가진 그야말로 신사다. 자유로움을 가지려면 자유롭지 않은 상태를 겪어봐야 한다는 듯 그곳은 쓰라린 일로 가득하다. 그곳에서 평생을 살아가려면 어떤 마음을 갖고 어떤 행동을 해야 일어날 수 있을까. 우리는 자신의 날개로 난다. 그물에 걸리지 않으려 입에 갈대를 물고 나는 기러기처럼 지혜를 다해 허허로운 들에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세우고, 꽃을 피운다. 백작은 호텔에서 만나게 될 니나와 그녀의 딸 소피아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경제적 숙명, 문화, 지식, 심리, 사회, 신체, 언어의 감옥을 넘는다. 깃펜으로 펜싱을 하는 백작은 우리 모두에게서 장점만을 찾아내고자 하는 사나이다. 소피야가 달에서 피아노 연주를 한다 하더라도 음 하나하나를 다 들을 수 있는 사람이다. 자신의 환경을 지배하지 않으면 그 환경에 지배당할 수밖에 없으므로, 현명한 지혜를 긍정적인 자세에서 찾으려 한다. 백작은 똑바른 자세는 침착성과 참여 정신의 소유자라는 느낌을 준다며, 6미터 되는 방에서 50킬로미터를 걷는다. 파리스가 메넬라오스의 궁정 만찬 모임에 갔을 때 그를 헬레네 옆에 앉히지 않았더라면 트로이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며, 자리 배치의 중요성을 말한다. 백작은 소량의 후추가 스튜를 변화시키듯, 온도계의 미세한 변화에 의해 운명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 그는 한 번도 일정을 정해놓고 살지 않았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꼈고, 점심 식사 전에 온전히 충실한 시간을 보냈으므로 오후에는 현명한 자유로움을 누려야 한다고 믿었으며, 시작과 끝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일들에 몰입해야 한다라고 생각한 신사였다. 사람을 보는 그의 눈은 버들가지의 눈을 닮았다. 서성거리는 경향이 있는 사람은 언제나 충동적으로 행동한다. 첫인상은 하나의 붓 터치가 우리에게 보티첼리에 관해 말해줄 수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칵테일의 재료는 각자의 농담에 웃어줄 수 있고 각자의 실수를 눈감아줄 수 있는, 그리고 대화 중에 서로에게 소리 지르지 않는 두 가지로 한정되어야 한다. 부모는 아이를 안전하게 키움으로써 목적 있는 삶을, 그리고 신이 허락한다면 만족스러운 삶을 경험할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해야 하고, 우려를 표명한 다음에는 세 발짝 물러서야 한다. 우정이나 유무 보존의 법칙을 말하기도 한다. 우정의 지속 기간은 결코 시간의 흐름에 좌우되는 게 아니다. 베토벤을 귀먹게 만들고 모네를 눈멀게 만든 바로 그 신이 우리에게 준 것을 나중에 와서 반드시 회수한다. 코로나 팬데믹이 경제와 심리에 우레를 친다. 백작이 속삭인다. 목욕부터 해. 뭘 좀 먹고 와인도 한잔하라고. 그리고 밤새 푹 자도록 해.

  • 문학·출판
  • 기고
  • 2021.06.16 16:31

[신간] 전북대 허강무 교수 ‘부동산헌법’ 출간

허강무 교수 우리 국민 자산의 76.1%가 부동산이다. 재산의 대부분을 부동산으로 차지하고 있는 대한민국을 일컬어 부동산공화국이라고 까지 한다. 이런 이유로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에 관한 정책은 국민적 관심과 갈등의 연속이고, 무수히 많은 부동산 정책과 입법이 추진될 때마다 이해득실에 따라 헌법논쟁에 휘말리곤 한다.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부르는 부동산에 대한 현안들에 대해 헌법적 판단들을 담아낸 책이 출간돼 이목을 끈다. 부동산 정책 전문가인 전북대학교 허강무 교수(공공인재학부)가 3년 간의 집필 끝에 최근 펴낸 『부동산헌법, 부동산공화국이 된 대한민국의 사회적 합의』(전북대학교출판문화원)가 그 책이다. 책은 부동산에 관한 헌법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개정되었는지, 외국의 부동산에 관한 헌법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우리나라의 부동산법제는 어떻게 체계화되고 구성되어 있는지, 부동산정책은 어떤 헌법 원리와 기준으로 만들어져 입법되는 지, 부동산정책은 어떤 기준으로 위헌과 합헌, 합법과 위법이 결정되고 판단되는 지, 2000년대 이후 부동산을 둘러싼 경제사회적 변화에 영향을 미친 부동산 관련 15개 헌법재판소 사건 등을 다루고 있다. 책 '부동산 헌법' 허 교수는 책에서 부동산헌법은 매우 낯선 용어이고, 우리는 부동산공법이나 토지공개념이라는 용어에는 익숙해도 부동산헌법이라는 용어는 잘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부동산 시장이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부동산헌법은 형용모순과 같이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인식되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동산헌법이라는 제목으로 집필한 이유는 헌법이 부동산정책의 등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라고도 한다. 허 교수는 이 책은 최대한 주관적 가치판단을 배제하고 우리 헌법과 부동산 입법정책에 대해 헌법 최고 판단기관인 헌법재판소가 어떻게 판단했는지를 분석, 부동산 시장에 국가가 언제 어떻게 개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을 가감 없이 소개했다며 부동산을 둘러싼 소모적 논란과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집필했음을 밝힌다고 말했다. 부동산 공법학자인 허 교수는 (재)한국부동산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을 역임하고 한국토지공법학회 학술상과 한국공법학회 신진학술상을 수상했다. 국토교통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비상임위원, 국회 입법지원단 입법지원 위원(국토교통 분야), 새만금개발청 예산심의 위원, 한국농어촌공사 농지포럼 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국회, 국토교통부, 농림부, 법무부 등의 부동산정책 관련 연구 및 정책자문 등에 참여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1.06.16 16:25

제15회 바다문학상 시상식 “문학 통해 바다사랑정신 고양”

우리가 바다를 알고자 하는 것은 단순한 호기심 때문이 아니라 거기에 우리들의 생존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John F. Kennedy) 바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해양문학 발전을 위해 제정된 제15회 바다문학상 시상식이 15일 오후 4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전북일보사와 ㈜국제해운이 주최하고 바다문학상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올해 바다문학상은 대상(시)에 김숙영 씨, 본상(수필)에 김주선 씨가 선정됐다. 찾아드리는 상은 전병윤 시인에게 돌아갔다. 이날 시상식에는 서창훈 전북일보사 회장, 윤석정 ㈜국제해운 대표이사, 김남곤 바다문학상 운영위원장을 비롯해 홍성준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나해수 진안부군수, 김광수 진안군의회 의장,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 서정환 신아출판사 사장, 김영 전북문인협회장, 김현조 전북시인협회장 등 지역 인사와 문인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은 특별히 서창훈 회장, 홍성준 청장, 소재호 회장이 환경보호 바다사랑운동 선언문에 서명하고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서창훈 전북일보 회장은 바다문학상은 청장년기를 바다에 헌신한 윤석정 사장이 바다의 소중함을 문학적으로 일깨우기 위해 귀한 뜻을 세워 제정한 상이라며 바다문학상을 공동 주최하며 바다가 주는 문학적예술적 영감이 바다의 깊이나 넓이만큼 다양하고 무궁무진하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윤석정 국제해운 대표이사(전북일보 사장)는 바다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함께한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바다는 우리의 미래이면서 희망이라며 문학을 통해 바다를 가까이하고 사랑해주길 바란다고 바다사랑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김숙영 씨는 해양수산부 장관상과 상금 300만원, 순금 10돈, 본상 수상자인 김주선 씨는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김숙영 씨는 설렘과 기쁨을 가득 안고 서있는 사람이 제가 맞는지 꿈만 같다며 지치거나 자만하지 않고 긴 호흡으로 소멸하지 않는 시, 미학적 흔적을 남기는 시인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내륙지역에서 나고 자랐다는 김주선 씨는 어릴 적 보리밭을 가리키며 바다라고 설명해 주신 부모님의 문학적 DNA 물려받은 듯하다. 문학상 수상은 또 다른 시작임을 알기에 작가의 윤리적 임무와 책임을 갖겠다고 말했다. 찾아드리는 상을 받은 전병윤 시인은 해양수산부 장관 표창장과 순금 10돈을 받았다. 아흔을 바라보는 전 시인은 노욕을 버리지 못하고 상을 받아 과분하다며 인류 문명, 자원의 보고인 바다가 아파하고 있다. 문인들이 앞장서서 바다를 더 깊게 사랑하고 더 짙게 노래하고 공존하면서 함께 빛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올해 바다문학상 공모에는 시 부문 1092편, 수필 부문 204편이 접수돼 해마다 높아지는 관심과 인기를 실감케 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6.15 18:06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48) 삶과 詩가 질박하면서도 올곧았던 서래봉 시인, 박찬

박찬 시인 시인은 1948년 11월 4일, 전북 정읍시 장명동 74번지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박정규, 어머니 정혜상의 7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시인이 태어난 마을은 박 씨 집성촌으로 향교와 기와집이 즐비하게 이어진 동네로 수도곶이라 불리기도 했다. 성황산 기슭에는 대숲 바람이 일렁거렸고 고개를 들면 내장산 서래봉이 바라다보이는 곳이었다. 시인은 정읍동초등학교, 정읍중학교, 서울 동북고등학교를 거쳐 1974년 동국대 철학과를 졸업하였으며, 강원도의 최전방 양구에서 ROTC 육군 중위로 복무하였다. 전역 후에는 시계산업을 하는 ㈜미광에 입사하여 세계 여러 나라를 오가며 시계 유통에 관여했다. 1978년에는 경성고의 교사 김매심 씨와 6개월 정도 열애 끝에 결혼했으며, 1979년에는 갓 태어난 첫딸의 이름을 딴 주식회사 세의를 세울 정도로 의욕이 넘쳤다. 그러나 1026 사태와 5.18 민주화운동 등으로 혼란스러운 정국을 거치면서 사업을 접었다. 그리고는 화곡동 산동네로 전셋집을 얻어 이사하였다. 시인에게 화곡동 시절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시를 배우기 위해서 동아일보 문화센터에서 시 공부를 시작했고, 수강생들과 함께 〈동강시〉동인회를 구성하여 창작 의욕을 불태웠다. 1983년 시 전문지 『시문학』에 6개월여에 걸쳐 추천 완료되었다. 그의 첫 시집 《수도곶 이야기》에서는 시인에게 각인된 유소년기의 원체험을 서정적 이야기로 풀어냈다. 그 후, 실업자 시절 쓴 화곡동 연작시는 소박했던 달동네의 삶이 잘 그려졌다. 업가 業家가 업자 業者가 되어 돌아오던 날 아내는 배가 아팠다. 딱총 사건 이후 경제는 낙엽처럼 떨어져 가 주머니 속엔 부스러진 잎사귀만 가득 멋쩍게 대문을 들어서는 내게 핼쑥한 얼굴로 멋쩍게 맞다가 아내는 배가 아팠다. 초여름 낮의 길고 긴 병실 앞에서 오락가락 풋내나는 담배만 맥없이 사루고 공주가 더 예쁘죠 담당 의사의 목소리가 한 귀에서 한 귀로 바람처럼 스쳐 간다 병실 창밖으로 공을 굴리는 아이들 시간도 소리 없이 굴러가고 잠을 깬 아내의 충혈된 눈에서도 소리 없이 굴러내리는 것 괜찮아 나는 딸이 훨씬 좋으니까 -나의 참말에 손을 내미는 아내야 나는 안다. 당신의 배보다 지금은 당신의 가슴이 훨씬 더 아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화곡동 1-반전 反轉」 전문 시인은 5년간의 실업자 생활을 마감하고 1885년에 《스포츠서울》 창간 기자로 입사하면서 새로운 삶을 펼친다. 그는 문학 담당의 베테랑 기자가 되었으며, 스포츠 신문으로는 보기 드물게 〈시가 있는 수요일〉이라는 지면을 만들어서 독자들과 시로 소통하였다. 시인은 1992년부터 1995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실크로드를 답사하였다. 내 젊은 날의 슬픔은, 짐짓, 인생을 모두 알아버렸다는 것 다 그렇고 그럴 것이라는 것 세상모르고 살아온 어느 불혹의 밤 불현듯 떠오르는 그 밤의 강 출렁이는 빛 물결에서 꿈결처럼 보았네 산은 산, 그 안에 담겼을 이치를, 온갖 은유를 그러나 비유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안개 속에서 커 보이던 나무 하나, 안개 걷히자 앙상한 뼈만 남아 죽어 있네 -「밤의 강가에서 」 전문 이 여행은 망막한 광야와 폐허와 모래바람 속에서 원초적 그리움과 우리네 삶의 본디를 생각하게 하였다. 구름과 연기처럼 마음의 행로를 따라 구름처럼 연기처럼 떠돌면서 시인은 삶과 존재의 본질을 궁구하였다. 이처럼 누구보다도 질박하고 올곧게 살아가는 시인에게 간암이라는 복병은 참으로 냉혹했다. 그러나 시인은 그것을 자연의 순리로 받아들였고, 희끗희끗해져 가는 머리카락 한 자락을 초록으로 물들인 초록 머리를 애교스럽게 꾸미고 살았다 한다. 간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한 달 만에 통증이 심해져서야 입원한 그는 마지막 순간에 숨을 모아 사랑하는 딸 세의야, 세연아 사랑해라는 입 모양을 지으며 숨을 놓았다고 한다. 이제, 썩어 없어질 육신을 위해 저 나무를 자를 수는 없다. 곱게 자라는 풀들을 파헤칠 수는 없다 살아서 힘겹게 내 자리를 마련했듯 지금 펄펄 살아서 꽃 피우는 나무와 풀들의 자리를 차지해서는 안 된다. 썩어 없어질 육신은 불살라 산에 들에 강에 뿌리고, 고시레 새들이, 고기들이 섭취한 배설물로 자연스레 나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둥둥 떠도는 흰 구름으로, 연기로 나의 흔적을 지워나가야 한다. -박찬 「화장(火葬)」의 전문 시인은 병원에 가기 전에 두 딸을 불러 엄마 외롭게 하지 마라. 아빠 마이너스통장 정리 좀 부탁하고 말러의 교향곡을 들려주렴. 사랑해 라고 마지막 당부를 했다. 2007년 『시인시각』 봄호에는 누가 봐도 절명시라는 것을 알게 하는 「소리를 찾아서 서래봉 가는 길」을 남겼다. 지루하고 막막한 날이 끝나간다 그 끝에서 붉게 타는 칸나여, 안녕! 다시 못 볼 푸른 하늘이여, 너도 안녕. 박찬 시인 평전을 쓴 이경철은 시인은 병중에도 병마와 싸우지 않고, 그 비극에 함몰되지 않으면서 삶과 문학을 갈무리했다. 채움보다는 비움, 팽팽한 긴장의 대칭보다는 느슨한 비대칭의 구도, 평화롭고 여유로우며 삶의 본질에 가까운 것이라는 인식을 생활철학으로 내면화했다라고 평가했다. 박찬 시인은 『수도곶 이야기』(1985)와 『그리운 잠』(1989), 『화염길』(1995) 등 세 권의 시집과 유고시집 『외로운 식량』(2008)을 남겼다. 참고 : 이경철 『시인 박찬 평전』(2021, 계간문예) /송일섭 전북문학관 학예사

  • 문학·출판
  • 기고
  • 2021.06.15 17:48

[신간] “시를 쓴다는 건 아름다운 상상을 캐내는 일”

전주에서 콘텐츠전문가로 활동하는 베니김(본명 김형석)이 첫 시집<낭만호미처럼>(MJ 미디어)를 펴냈다. 이 시집은 진안 산골마을에 살면서 호미 한자루를 들고 시골사이를 하면서 생각난 것들을 정리했다. 시인은 두메산골의 낭만호미시인을 자처한다. 시인은 시는 생각의 망치이자 아름다운 상상마술이라며 글을 통해 이 세상에 온 이유를 갈구할 수 있다고 표현한다. 이어 시를 쓰는 건 호미질처럼 이랑사이 한골매고 두골매듯 아름다운 상상을 캐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구성은 사계절 꽃과 산골을 인생에다 비유한 제1부 꽃을 피면 알게 되리라, 낭만호미시인의 꿈을 담은 제2부 애오라지 편애하고 싶은 것들, 인생의 지향점이 담긴 제3부 게미진 인생을 내캐고 싶다면으로 돼 있다. 담긴 시는 모두 77편이며, 직접 촬영한 사진과 함께 테마별로 엮었다. 베니김은 순창출신으로 고려대 러시아 문학과 재학 중에 일본 와세다 대학으로 유학, 동 대학원에서 문학석사를 졸업했다. 1996년 귀국해 영상산업 기자로 영상업계에 첫 발을 내딛었고 영상산업신문 편집국장, 영화주간지 편집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캐릭터비즈니스>, <영화매니지먼트>, <영화검정>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6.09 17:18

[신간] 한국 대표 아동문학가 작가 18인 작품론 책으로

열에 아홉, 마음과 의식을 글로 엮는 작가들에게는 평범하지 않은 기억이나 기벽(奇癖)이 훈장처럼 따라붙기 마련이다. 아동문학가의 이런 삶의 궤적과 작품론을 다룬 책 한국대표 아동문학가 작가작품론(도담소리)이 출간됐다. 이 책은 백석, 이태준, 정지용 등 한국 대표문학가의 생애와 대표작을 소개하며 작품 속에 숨은 의미와 삶과 연계된 이야기를 씨줄날줄처럼 엮어낸다. 백석 시인 근대시기 대표적인 모던보이 백석(1912~1996)의 일대기가 관심을 끈다. 백석의 본명은 백기행이다. 그러나 일본 시인 이시카와 다쿠보쿠(石川啄木)의 시를 너무 좋아해 그의 이름 석을 빼와서 썼다고 한다. 백석이 동화시를 시작한 계기는 1955년 러시아의 사무일 야코블레비치 마르샤크의 <동화시집>을 번역하면서부터다. 당시 그는 북한 문예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러시아 문학 번역가로 활동했다. 이듬해 그는 <아동문학> 제1호에 까치와 물까치, 집게네 네 형제를 발표했다. 그의 동화시는 마르샤크의 영향을 받았다. 마르샤크의 <동화시집>과 백석의 <집게네 네 형제>는 비슷한 편수의 창작시가 수록돼 있고, 삽화를 시와 함께 배치한 점과 전래동화를 시로 형상화한 점 등 체제와 구성에서 유사했다. 동화시에서 주로 사용한 종결어미 네도 눈에 띈다. 일례로 까치와 물까치의 한 구절을 보면 우리나라/모두모두 구경하러/훨훨 날았네/모두모두 구경하러/쌍을 지어 날았네로 네의 사용이 빈번하다. 이는 동향(평안북도)의 선배 시인 김억과 김소월의 영향을 받았다. 이태준 작가 한국 단편 미학의 대가로 꼽히는 이태준(1904~?)의 어린 시절은 불우하다. 그는 1909년 아버지를 잃었다. 이태준의 아버지는 그해 개화당에 가담해 나라를 개혁하려다 실패하고, 가족을 이끌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주했지만 가을에 세상을 떠났다. 3년 뒤에는 어머니를 잃었다. 8살 때 고아가 된 셈이다. 이 때문에 이태준의 동화에는 자신의 고아의식이 스며들어 있다. 그는 어린 수문장, 불쌍한 소년 미술가, 슬픈 명일 추석, 쓸쓸한 밤길, 눈물의 입학, 외로운 아이, 불쌍한 3형제 등 <어린이>지에 많은 동화를 발표했는데, 부모의 부재, 죽음, 이별 등 슬프고 우울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책의 저자인 박상재 작가는 이태준의 소년소설 대부분은 부모없는 아이의 가난과 고단한 삶,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서러움이 담긴 이야기들이어서 연민의 정이 솟구친다고 했다. 정지용 시인 향수의 시인 정지용(1902~1950)의 시에서도 이태준 통화에서 엿볼 수 있는 고아의식을 볼 수 있다. 그 역시 이태준과 마찬가지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이다. 정지용은 일제 강점기에 경제적 궁핍을 겪었고, 초등학교 입학 무렵까지 아버지 없이 살아야 했다. 훗날 만난 아버지는 엄격했고, 이후에 첩을 얻었다. 이는 정지용이 스스로 불행하다는 생각으로 절망하게 만들었다. 정지용의 전집 2 산문에는 어린이에 대한 글을 쓰라고 하시니 갑자기 나는 소년 적 고독하고 슬프고 원통한 기억이 진저리가 나도록 싫어진다고 적혀있다. 고향으로 향하는 마음과 유년시절의 동심, 향토적 색채를 드러냈던 다른 작품과는 다른 성격을 지닌 셈이다. 장수 출신인 박상재 작가는 단국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현대문학) 학위를 받았다.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동화작가가 되었으며, 제6차7차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집필 및 심의위원으로 일했다. 한국아동문학학회 회장, 단국대학교대학원 외래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글짓기 지도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원숭이 마카카>, <개미가 된 아이>, <잃어버린 도깨비> 등 100여권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6.09 17:18

[신간] 유정 시인, 첫 동시집 ‘별처럼 꽃처럼’

꽃 한 송이가 필 때까지/ 얼마나 많은 밤을/ 별님은 지켜주었을까?//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님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날들을/ 꽃들은 우러러 기도했을까? (하략) (별처럼 꽃처럼 일부) 유정 시인이 등단 8년 만에 첫 동시집 <별처럼 꽃처럼>을 내놨다. 원광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시인은 익산 행복한 초등교실을 운영하면서 전북대 평생교육원 아동문학과정을 이수하기 시작했다. 2013년 월간 소년문학에서 동시 부문 신인상으로 동시작가가 됐다. 그의 첫 동시집에는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동시 66편이 담겨 있다. 어린이들에게 무지갯빛 꿈을 찾아주고 싶다는 시인은 쉬운 시어와 단순한 구조로 꿈을 노래한다. 예를 들어 우리들의 꿈에서는 일상적인 체육, 미술, 과학 수업 시간을 각각 올림픽 선수, 화가, 발명가가 되는 시간으로 연상하며 꿈으로 가득한 교실을 그린다. 또 세계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표현하기도 한다. 사물 혹은 자연이 존재하는 이유를 시인 특유의 예리한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우리에게 동심의 세계와 자연의 이치를 동시에 선물해 준다. 이에 대해 안도 문학평론가는 유정의 동시는 천진한 눈으로 작은 세계의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탐미한다며 그의 시는 상상의 공간에서 재창조를 통해 얻은 선명한 이미지, 풍부한 상상력, 분명한 세계관을 지니고 있다고 평했다. 시인은 내 힘이 닿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동시를 쓰고 보급하는 게 목표라며 일기장 같은 작은 동시집 한 권을 통해 나를 아는 사람들과 독자들도 동심 속에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행복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북아동문학회 사무국장을 역임한 시인은 현재 전북문인협회, 동심문학회, 전북아동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6.09 16:47

[신간] ‘새엄마 육아일기’

불혹의 나이가 다 돼 재혼이라는 모험에다 여덟살 의붓아들까지 생겼다. 포르투갈어 번역가인 오진영 씨(55)가 의붓아들을 키운 이야기를 담은 책 새엄마 육아일기(눌민)을 최근 발간했다. 책은 그가 39세에 재혼하면서 아들을 만나고 그 아들이 군대에 다녀오기까지의 일화와 모자지간의 이야기들이 일기형식으로 담겨있다. 주변 인물들의 걱정과 편견은 차치하고서라도 낯선 여덟 살 아이를 양육한다는 것은 저자 스스로도 처음엔 확신하기 어려웠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실전(?)에 뛰어들자마자 그것은 기우였으며, 사실은 아이가 인생의 축복이자 선물이었으며, 지난 날 저자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오 씨는 책에서 이책은 육아일기를 써주겠다고 엄마가 아들에게 마음 속으로 약속했던 새엄마의 육아일기라며 주변의 걱정과 자신의 망설임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 같았던 결혼(재혼) 그날을 다시 떠올려 본다고 적었다. 서울 출신인 오 씨는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브라질 상파울루 주립대학 인류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신문사 기자와 잡지사 리포터로 일하다 불안의 책, 결혼식 전날 생긴 일, 알레프, 스파이, 지평선, 우리의 이야기는 반짝일 거야, 비 너머 등 포르투갈어 책들을 번역했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1.06.09 16:47

[신간] 고준호 변호사 ‘미국 이민 이것만 알면 길이 보인다’

교육, 결혼, 사업 등 다양한 이유로 미국 이민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복잡한 이민 절차로 인해 각자 상황에 맞는 이민 계획을 세우기란 쉽지 않다. 이민법의 분량은 방대하고 용어는 생소하기만 하다. 법무법인 영진의 고준호 미국변호사가 이민법 분야에 종사한 경험을 토대로 미국 이민의 모든 것을 담은 안내서를 만들었다. <미국 이민 이것만 알면 길이 보인다>는 미국 이민을 꿈꾸거나, 경험하고 있는 이들을 위한 길라잡이다. 저자는 복잡한 이민 절차, 비자, 신분, 서류 등 이민 준비와 체류를 위해 꼭 알아야 할 전반적인 사항을 문답 형식으로 자세하게 알려준다. 다양한 사례를 덧붙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해 관련 실무 동향과 법령 개정 내용도 수록했다. 책은 크게 6장, 총 274개의 문항과 부록으로 이뤄져 있다. 1장은 이민 준비를 위해 알아야 할 일반 사항을 모아놓았다. 2장은 신분 변경, 3장 취업비자, 4장 가족초청비자, 5장 H-1B비자, 6장 E-2비자로 구성해 비자별로 숙지해야 할 구체적인 사항들을 정리했다. 고 변호사는 이 책이 이민을 고민하는 분들과 미국에 체류하는 분들이 일상생활에서 갖는 이민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직면한 이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저자는 경북대, 미국 앨라배마대와 인디애나대 법과대학에서 공부했다. 현재 법무법인 영진 외국변호사로 국제조세, 국제협정, 미국이민 등 국제법무를 전담하고 있다. 저서로 <미국해외금융자산신고제도(FATCA, FBAR)의 이해>, <국제조세실무해설>(편저), <한미조세조약해설>(편저)이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6.09 16:47

조기호 시집 ‘나이테의 무게’…원로시인의 인생 단상

눈 감으면 이것이고 저것이고/ 이승의 모두가 지워지는 거지만// 뜯겨버리고 지워질망정/ 색깔 고운 시를 써보려// 버둥거리는 꼬락서니가/ 미망의 나를 지우는 짓거리인 거다 (자투리 시간 때우기 일부) 아흔을 바라보는 조기호 시인이 <나이테의 무게>란 신작 시집을 펴냈다. 원로시인의 인생 단상이 녹아든 작품이다. 조 시인은 시 쓰기에 대해 남은 목숨을 달력 뜯듯이 하루하루를 뜯어서 날려 보내는 고된 작업이라고 말했다. 여생을 자투리 날짜 혹은 시간이라 여기며 하루하루 목숨과도 같은 시편을 뱉어내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4권의 책을 출간하며 왕성한 활동을 보여줬는데, 일각에서는 저승길이 뭐가 그리 바빠서 서두르냐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외로움 같은 건 그런대로 무던히 견딜 만한데, 이제 몇 발짝 남지 않은 자투리 시간 보내기가 참으로 난감하다. 내가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글 쓰는 것밖에 없다고 고백하며 시 쓰기를 멈추지 않는다. 이번 시집은 총 8부로 105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 그는 지나온 인생을 담담히 술회한다. 그러면서도 몇 발짝 남은 시간 명작 아니어도/ 마음에 찬 좋은 글 한 줄만// 얻을 수 있다면 그까짓 목숨쯤/ 시방 죽어도 무던한 마무리(자투리 시간 보내기 일부)라고 말한다. 인생의 마지막 향기를 뿜어내고 싶은 시인의 열망이 느껴진다. 전주 출신인 조기호 시인은 전주문인협회, 문예가족, 전주시풍물시동인 회장을 역임했다. 1992년 <저 꽃잎에 흐르는 바람아>를 시작으로 <바람 가슴에 핀 노래>, <산에서는 산이 자라나고>, <가을 중모리> 등 23권의 시집을 펴냈다. 장편소설 <색>, 동시집 <오월은 푸르구나>도 냈다. 목정문화상, 후광문학상, 전북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6.02 18:24

[신간] 장상영 작곡가 ‘창작 동요집’…온 가족이 함께 부르는 노래

장상영 작곡가가 그동안 전북아동문학회 창작동요제에 출품한 곡들을 모은 <장상영 창작 동요집>을 내놨다. 이번에 출간한 창작 동요집에는 제5회 노을동요제 최우수상 수상곡인 가슴을 펴라 외 48곡이 수록돼 있다. 전북아동문학회 창작동요제 음악감독인 장 작곡가가 멜로디를 만들고, 전북아동문학회 회원 33명이 노랫말을 붙였다. 장 작곡가는 정겨운 옛 추억의 동요를 비롯해 뮤지컬 풍의 동요, 신나고 재미있는 트로트 동요, 만화영화 주제가를 연상케 하는 동요, 서정적인 발라드 형식의 동요 등 한 가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장르적 특성을 담아내려고 했다. 또 자연, 가족, 친구, 계절, 희망, 사색, 위로, 사랑 등을 주제로 삼아 어린이와 청소년, 성인 모두가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어린이와 어른들이 아름다운 동요로 소통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다양한 장르에 예쁜 가사를 붙여 가족이 함께 부를 수 있는 동요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장상영 작곡가는 전북대 음악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문화예술창작단체 콜링ENT 대표, 우석대 외래교수다. 저서로 <찬송가 합창 편곡집2>, <전주와 코드가 있는 찬양곡집>이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6.02 18:24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영주 작가 - 박상재 ‘아바타 나영일’

선배동화작가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조언이 있다. 많이 읽어라. 아마 이 말은 동화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박상재 작가 또한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보는 일을 꾸준히 실천해야 작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박상재 작가는 전북 장수 출신으로, 순창군에서 처음 교사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작품 천방지축 오찰방은 그가 자라난 곳, 장수군 계북 초등학교가 동화 속 참샘 초등학교가 그 모델이 되었다. 그렇다면 작가가 되기 위한 조건에 하나가 더 추가되어야 할까보다. 많이 경험하는 것, 작가의 경험이 좋은 배경이 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이는 곳간에 모아둔 귀한 씨앗과도 같다. 박상재 작가의 많은 작품 중에는 아바타 나영일이란 저학년 인성동화가 있다. 동화 속 나영일은 집에 있을 때는 말할 것도 없고, 학교나 소풍을 가서도 엄마의 지시를 받는다. 나영일, 스스로 결정해 능동적으로 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 심지어 영일은 일기를 쓰고, 엄마가 그것을 읽는다. 그리고 어이없게 잘 썼다고 칭찬을 해준다. 누구의 일기인지 알 수 없다. 나의 첫 동화 레오와 레오 신부의 주인공 레오는 나영일과 비교하면 혁명을 일으켰다. 내 길은 내가 갈 거야.라고. 어느 날 영일이네 반은 실내 스케이트장에 가게 된다. 엄마는 전에 인라인스케이트를 사준다는 아빠를 위험하다는 이유로 포기시킨 적이 있었다. 막상 느닷없이 스케이트를 타려니 두려운 영일에게 민수가 다가와 스케이트 신는 것을 도와주며 말한다. 영일아, 무서워하지 마. 엉덩방아 몇 번 찧을 생각하면 돼. 넘어져도 아프지 않아. 아이가 어른보다 낫다.는 말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체험을 말리는 엄마 탓으로 엄마가 없으면 모든 게 두려워지는 영일이다. 그런 순간 영일아! 두려워하지 마.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 겪어봐!라며 친구 곁에 지켜준다. 그럼에도 벌벌 떠는 영일이를 보고 민수는 야, 나영일. 네가 스스로 해 봐. 난 몰라!하며 영일이 손을 뿌리치고 가버린다. 민수는 볼모지에 친구를 버리고 간 것이 아니다. 스스로 부딪치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다. 두려워하지 마, 스스로 해 봐!라고. 그때부터 영일이는 한 발, 한 발 스스로 내딛기 시작하고, 나의 결정이란 의미를 찾아간다. 자신의 과오를 너무 빨리 깨닫는 엄마를 보며 급속결말에 웃음이 나오지만 요즘 아이들이 반드시 직면해야 할 소재를 다룬 동화다. 이밖에 박상재 작가는 도깨비, 장승, 솟대, 허수아비, 고무신, 도자기 등을 문화를 소재로 한 동화를 많이 썼다. 틈만 나면 동화의 글감이 될 만한 소재를 찾기 위해 각종 매체에 관심을 갖고, 사람들과 대화하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글감을 찾기 위한 노력은 작가들 모두의 공통과제다. 동화의 독자는 어린이다. 하지만 아바타 나영일은 읽을 필요가 있는 어른들이 많다. 아이들을 조정하려는 부모, 어쩌면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을 수 있다는 동화의 이점을 볼 수 있다. 박상재 작가의 아바타 나영일을 통해 세상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사유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지길 바란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1.06.0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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