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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안평옥 시인 장편서사시집 '인목대비'

안평옥 시인이 장편 서사시집 <인목대비>(신아출판사)를 펴냈다. 시인은 오천 년 우리민족의 역사 중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어느 한 시기나 사건을 관류하는 내용이 글로 엮어져 있는 것이 없음을 항시 부끄럽게 여겨 이 책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시집은 정확한 연대에 따라 서사적 사건을 제시한다. 날짜까지 명시하고 있다. 등장인물도 과거의 무시간적 존재가 아니라 역사적 시간 속에서 변모해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장소도 구체적으로 언급된다. 이에따라 작중인물은 역사적 공간에서 존재하고 당대 사회현실의 묘사는 구체성을 얻는다. 호병탁 문학평론가는 작품 해설에서 안평옥의 대서사시 <인목대비>의 두툼한 원고를 받았을 때 숙연한 느낌이 들었다며그가 이런 역사적 서사의 치밀한 문학적 서술을 위해 얼마나 오랜 시간 자신의 영혼과 땀을 바쳤을까 하는 생각이 엄습해서였다고 말했다. 김제출신인 안평옥 시인은 1993년 <문학세계>와 <불교신문> 신춘문예로 데뷔했다. 서정시집 <흔들리는 밤>, <내가 사랑하는 당신에게>, <그리움이 뜨거운 날에>, <새벽인력시장>과 서사시집 <화냥년>, <제국의 최후>, <불벼락 치다>, <인목대비>를 펴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9.01 17:28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길상 시인 - 로맹 가리 소설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로맹 가리는 천의 얼굴을 가졌다. 콩쿠르 상을 두 번 수상한 작가,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전투기 조종사, 영화감독, 배우 진 세버그의 남편, 유능한 외교관, 야생동물 보호주의자이며 모든 속박과 권위를 거부한 사회 개혁가이기도 했다. 전쟁과 불평등과 인간소외가 여전한 세상을 향하여 독설을 날리는 냉소주의자였고 반전주의자였고 반문명주의자였던 로맹 가리 읽다 보면 가슴이 아리고 섬뜩하고 어딘가 씁쓸한 이야기들이 그의 삶만큼이나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 소설도 수수께끼 같은 인물들의 대화와 수많은 의문으로 가득 차 있다. 페루 해변에 카페를 차린 사내의 정체는 뭘까. 그 여자는 왜 이곳으로 죽으러 온 걸까. 새들은 왜 하필 페루에 가서 죽는 걸까. 다 읽고 나서도 명확한 답을 찾을 수 없다. 그렇다면 왜 페루일까. 시베리아, 사할린, 아우슈비츠, 페루는 세상의 끝으로 통했다. 나치나 지배세력의 탄압으로부터 피신한 소수자나 약자들이 그 척박한 땅에서 정체성의 혼란과 전쟁의 후유증으로 죽어갔던 것이다. 그 누구보다 전쟁의 고통을 통감했던 주인공은 그런 기억을 떠올리며 전쟁과 식민지 지배를 추동해온 제국주의자들의 근대적 이성과 합리주의에 독설을 내뱉는다. 레지스탕스로 활동한 프랑스에서, 스페인과 쿠바에서 큰 전투를 치른 후 페루 해변으로 몸을 피한 그는 전쟁과 지배권력에 혐오감을 드러냈다. 그 모든 것이 역겨웠다. 물질과 타락한 권력에 종속된 세상,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의 만행을 알면서도 죄의식 하나 없이 사람들은 시를 썼으며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걸고 식사를 했다. 그들은 도덕적 위기를 사치와 이기적 동기로 해결했던 것이다. 세상의 위대한 사랑을 비아냥거리며, 속물적인 그녀를 도와주면서 싹튼 사랑의 감정도 고독의 아홉 번째 바다일 뿐이라고 단정한다. 값싼 희망과 타협하려는 순간 그 죄의식이 그를 옥죄었던 것일까. 그곳은 죄의식으로 고뇌하는 그의 내면의 바닷가였던 셈이다. 자신을 박해하는 자와 동일시하던 그는 이 새들이 모두 이렇게 죽어 있는 데에는이라고 말을 잇다가 한숨을 내쉰다. 그 새들은 씁쓸한 우리의 자화상이 아닐까. 조국이라는, 정의라는 이름의 폭력 우리는 지금도 그것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일까. 로맹 가리는 결국 권총 자살이라는 실존적 선택을 했다. 이제 아우슈비츠, 시베리아, 사할린, 페루라는 집단적 죄악의 현장은 우리 몫으로 남겨져 있다. 2001년 전북일보와 201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으며, 시창작과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를 병행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1.09.01 17:28

[신간] 도자회화 작가 권오영씨, 첫 시집 ‘내 삶! 호흡이어라’ 출간

도자회화 작가 권오영씨(70)가 자신의 70년 삶을 진솔한 언어로 노래한 첫 시집 내 삶! 호흡이어라를 펴냈다. 시집에는 △내 삶(64편) △호흡이어라(44편) △코로나19(6편) △낯선나라(15편) △내 고향(3편) △내 사랑하는 자녀들아(7편) 등 모두 139편의 시가 실렸다. 회화와 도예 작업을 하는 권 작가는 도자회화를 중심으로 한 작업을 해오면서 틈틈이 글쓰기를 해 왔다. 내 삶, 호흡이어라란 제목에서 풍기듯이 그의 시에는 우리네 삶이 담백하게 담겨 있다. 도공으로 살아온 삶을 그는 난 진흙이오에서 임은 토기장이요/ 나는 진흙이요/ 임께서 날 빚으사/ 임의 손길로/ 모양 내어주고/ 호흡까지하게(후략)" 해 주신 임을 노래한다. 그는 일제 수탈의 현장, 동학농민혁명군의 2차 봉기의 현장, 그가 터를 잡아 살고 있는 삼례라는 공간의 역사적 의미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노래한다. 다시 피는 녹두꽃 에서 권 시인은 "어지럽구 힘없어 슬피 살던 세상살이/ 뒤엎고 뒤엎어/ 죽창, 호미, 낫 들고/ 삼례뻘에 모였네 하늘도 무심타/ 붙잡힌 녹두장군 가마타고 끌려가네/ 녹두꽃 활짝 피워 춤판 한번 크게 벌리려던 이라며 녹두장군의 뜻과 기개를 노래했다. 1952년 6.25 전쟁 당시 가족 피난지였던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난 권 작가는 서울에서 성장하고, 결혼해 살았지만 30년 전 남편의 고향인 삼례에 내려와 회화와 도자 등 예술작품 활동을 하고 있으며, 최근 삼례시장 1층에 아코이 작은 미술관을 개관했다. 국민대학교를 나와 러시아 상뜨페테르부르크 레핀 미술대학을 수료한 그는 10년 전부터 회화와 도자기를 융합한 도자회화 작업에 몰두하였고, 3D와 도자 장신구를 접목한 융합 작업도 해 왔다.

  • 문학·출판
  • 김재호
  • 2021.09.01 17:26

[신간] 팔순 앞두고 이룬 시인의 꿈…시집 '아름다운 것이 어찌 꽃들뿐이랴'

일흔일곱 나이에 시인의 꿈을 이룬 이종구 시인이 첫 시집 <아름다운 것이 어찌 꽃들뿐이랴>(배문사)를 펴냈다. 이 시집은 봄 같지 않다, 앓아누운 소, 포뢰의 종소리, 떠돌이의 꿈(고교 시절 작품), 뒤안 툇마루(친구들의 이야기),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작가가 일흔일곱의 나이에 처음으로 엮은 77편의 시가 담겨 있다. 시인에게 시는 하나님 다음으로 시인을 지탱해 주는 힘이고 보듬고 가야 할 운명 같은 존재다. 오늘날의 시들은 너무 높고, 넓고, 큰 것만 노래한다면 그의 시는 낮고, 좁고, 작은 것들과 함께 서서 그것들과 하나가 되기 위해 노래한다. 그런데 이 글을 쓰는 지금도/자꾸만 눈물이 나네요/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이 나이에/어머니 살아계실 때 효자도 아니었으면서/따뜻한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도 못했으면서/어머니- 하고 품에 안겨보지도 않았으면서/이렇게 눈물이 나네요(어머니께 드리는 편지 일부) 장재훈 시인은 이종구 시인의 시를 시인 특유의 투명한 시선으로 삶을 조용히 정관하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격동적이면서도 담담한, 담담하면서도 유장한 시를 대하면서, 독자들은 자기를 되돌아 살피며 반성하게 될 것이다며 그의 시론은 완벽한 조화로움의 체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대부분의 시집과는 다르게 책의 마지막에 네 명의 친구들이 이종구 시인의 삶을 이야기한다. 친구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이종구 시인을 엿볼 수 있다. 친구들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천재적인 예능인의 재질이 넘치는 친구였지만, 여러 가지 환경적인 요인으로 많은 세월을 기업체에 몸담아 살았다. 팔순을 바라보는 늦깎이 시인이지만 첫 번째 시집을 펴낸 친구가 자랑스럽고 기쁘다고 말했다. 정읍 출생인 이종구 시인은 1970년대 초 전주에서 은요일문학회를 결성하고 여러 차례의 동인시화전과 개인시화전을 펼쳤다. 2017년 월간 <문학세계>에서 신인 문학상을 받았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문학세계문인회, 한국현대작가연대, 은요일문학회, 청문학회 회원과 강북구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9.01 17:20

[신간] 일상에서 잠깐 멈춤, 조윤수 작가의 여행 에세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매일 같은 일상을 보내는 것은 가끔 멀리 떠나고 싶게 만들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게 만들기도 한다. 조윤수 작가의 여행 에세이 <치앙마이 한 달 살이>는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꿈 같은 일일 수도 있다. 이 책은 새해를 기준으로 1부와 2부로 구성돼 있으며, 50편의 치앙마이 여행 기록이 담겨 있다. 작가의 치앙마이 한 달 살이는 겨울마다 인도, 치앙마이에서 살다가 오는 그분으로부터 시작됐다. 작가를 다도의 길로 인도한 그분은 작가에게 때로는 스승 같고 도반 같은 존재였다. 그분이 건강에 위험을 느꼈을 때 치앙마이에서 건강을 회복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작가는 치앙마이 한 달 살이를 결심했다. 관광이 아닌 수행과 여행이 목적이었다. 태국의 북부 치앙마이에서 보내는 작가의 시간은 그 어느 때보다 여유로웠다. 작가는 한 달이라는 시간을 충분히 누리고 즐기려고 노력했다. 다른 여행 에세이와 다르게 여유롭게 흘러가는 시간 속을 천천히 걷는 작가에 독자들까지 치앙마이 한 달 살이 이야기로 인도한다. 낯선 곳에서의 생활, 치앙마이 한 달 살기를 정리하고 나의 새로운 삶의 여정을 낯설게 시작한다. 매일의 생활이 별다른 게 없지만, 늙어가면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된 것은 잠깐 멈춤의 선물이었다. 한겨울에 화려한 꽃이 많은 치앙마이에서 한 달을 보내고 우리나라로 돌아와서 작가는 이곳이 쌀쌀하고 삭막하다고 표현했다. 우리나라는 푸른 잎도 만나기 힘든 계절이었기 때문이다. 작가는 치앙마이에서 보낸 한 달을 한 달 동안의 낯선 곳의 생활이 춘란의 화분 갈이처럼 뿌리까지 손질이 되지는 않았겠지만, 흙갈이쯤은 되지 않았을까. 춘란에 새 꽃송이를 피우듯이 새 꽃송이를 피워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될 수만 있다면 이 봄의 새 선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2003년 <수평과 비평>으로 등단해 대한민국 독도문예대전 입상, KBS <아름다운 통일> 작품 공모전 동상, 완산벌문학상 수상, 새전북신문 문학상 대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 <혼놀, 혼자 즐기다>, <발길을 붙드는 백제탑이여!> 등 6권을 펴냈다. 현재 전주문인협회 부회장, 완주문인협회 이사, 행촌수필문학회 편집고문 등을 맡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9.01 17:20

석인수 수필가 제21회 수필과비평문학상 수상

부안 출신 석인수 수필가가 제21회 수필과비평문학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수필과비평작가회의가(회장 변종호) 주최하고 수필과비평사(발행인 서정환)가 주관후원하는 제16회 황의순문학상 및 제21회 수필과비평문학상 시상식이 지난 28일 오후 2시 충북 청주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서 부안 출신 석인수 수필가의 수필집 『세월의 흔적』이 제21회 수필과비평문학상을 수상했고, 이와 함께 군산 출신 강이례김혁종 씨를 비롯, 18명이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가로서의 첫 출발을 내딛었다. 엄현옥 심사위원은 석인수의 수필집 『세월의 흔적』은 자기 응시와 성찰을 통한 삶에 대한 신념을 작가 특유의 거침없고 진솔한 필치로 생활수필의 진수를 보여줬다며 비판성이 강한 일련의 작품들에서는 외부세계와의 궁극적 상관관계를 파악하여 윤리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들이 석인수 수필의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석인수 수필가는 수필과비평문학상은 자신과는 거리가 멀다고 기대하지 않았는데 뜻밖에 수상 소식을 접하고 몹시 당황스러웠다며 상의 권위나 가치는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품격에 따라 평가된다. 전통과 중량감이 있는 수필과비평문학상을 감히 수상함으로써 혹시 누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다. 앞으로 정서적으로 감동과 여운이 남는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석인수 수필가는 2005년 『수필과비평』으로 등단했다. 수필집 『생각이 머물 때면』, 『그래서 당신을』, 『발자국 없이 걸었네』, 『다시 솔잎을 먹으며』, 『세월의 흔적』이 있으며, 전북펜문학상, 한비문학상 대상, 행촌수필문학상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이강모
  • 2021.08.29 17:25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황보윤 작가 -탁경은 ‘러닝 하이’(자음과 모음)

모든 운동에는 어느 정도 육체의 고통이 뒤따른다. 가장 무난해 보이는 걷기조차 오래 걸으면 발목이 아프고 발바닥이 당긴다. 그래서 운동을 시작할 때는 고통을 대신할 재미를 찾게 된다. 팀을 이루거나 짝을 지어서 하는 구기 종목은 서로 몸을 부딪고 말을 섞을 수 있어서 힘들지만 즐겁게 뛸 수 있다. 반면 달리기는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고독한 운동이라고 한다. 탁경은 작가의 청소년 장편소설 「러닝 하이」는 달리기를 통해 성장해 가는 두 소녀의 이야기다. 서하빈은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게 된 다음 날, 러닝크루를 검색한다. 충분히 사랑 받고 자랐지만 갑자기 외톨이가 된 듯했고, 자신을 버린 친부모의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하빈이 휴학하겠다고 했을 때 양부모는 사랑하는 딸의 결정을 존중했다. 하빈은 러닝 하이라는 러닝 크루에 가입하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러닝 크루는 주말마다 각자의 사연을 안고 모여 달린 다음 쿨하게 헤어지는 모임이었다. 하빈은 그곳에서 두 살 아래의 열다섯 살 권민희를 만났다. 민희는 스스로 존재감이 없다고 믿는 아이였다. 남자애들은 민희의 살찐 외모를 비하했고, 맞벌이하는 부모는 바쁜 엄마를 대신하여 살림을 도맡아 하는 민희를 인정해주지 않았다. 민희는 러닝 크루 첫날 겨우 2킬로미터를 달리고 주저앉았다. 두 소녀의 두 번째 만남은 마포대교 위였다. 답답함이 턱밑까지 차오르면 민희는 마포대교까지 걸었다. 대교 위에서 강물을 바라보면 마음이 트였다. 하빈은 매주 금요일마다 마포대교를 지켰다. 여섯 살 위의 오빠가 하던 일이었는데 하빈이 하겠다고 나섰다. 대교에는 투신하려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들을 돕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다. 그날 하빈과 민희는 조금 더 친해졌다. 마포대교는 두 소녀를 달리기 멘토와 멘티로 이어준 연대의 다리였다. 민희는 러닝 크루의 하빈, 설이 언니, 하나 언니를 만나며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했다. 민희의 특별한 미각과 요리 솜씨를 알아주는 사람들 덕분이었다. 하빈은 입양아라는 충격에서 벗어나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함께 달렸던 사람들은 하빈의 상처가 아물도록 보듬었다. 나 스스로에게 잘 대해 주기로 했어. 그래야 남들도 날 소중하게 대할 테니까.(194쪽) 하빈의 다짐은 민희를 뜨끔하게 했다. 민희는 가족 안에서도, 하나뿐인 친구 시영이한테도, 선생님이나 선배 사이에서도 한 번도 1순위였던 적이 없어서 늘 불만이었다.(194쪽) 하빈의 말은 원망과 분노로 가득했던 민희의 마음을 움직였고 아무도 날 칭찬해주지 않으면 스스로 칭찬해주면 된다.는 답에 이르도록 했다. 두 소녀와 취업 준비생 설이 언니, 하나 언니는 앞으로도 계속 달릴 것이다. 혼자가 아니라서 오래 달릴 수 있을 것이다. 탁경은 작가는, 공부라는 중압감에 짓눌려 날마다 자신의 존재를 지워가는 청소년들에게 함께 달리자고 연대의 손을 내밀고 있다. 독자들에게 아이들의 러닝 크루가 되어달라고 청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민희가 자신의 빛나는 가치를 깨닫도록, 아직 닿지 않은 미래가 설렘으로 다가오도록. /황보윤 작가

  • 문학·출판
  • 기고
  • 2021.08.25 18:50

[신간] 변종태 시인의 시집 <목련 봉오리로 쓰다> : 일상의 소소한 풍경 속 슬픔

써도 써도 다 쓰지 못할 그대들의 이름,/봄이 오는 이 땅 구석구석에 쓰고 쓰고 또 씁니다./(중략)/안개 입자만큼이나 많고 많은 당신들의 이름,/이 땅을 일구신 당신들의 이름,/역사는 기억도 못 하는 당신들의 이름을.(목련 봉오리로 쓰다 일부) 변종태 시인이 <목련 봉오리로 쓰다>(천년의 시작)를 출간했다. 이 책은 지느러미의 시간, 잘못 내린 정류장, 허공의 피아노, 도돌이표 무한 반복,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시인이 일상에서 찾은 소소한 풍경 안에서 느끼는 슬픔의 정서를 표현한 72편의 시가 담겨 있다. 시인은 자신이 앓았던 청춘과 사랑의 기억부터 가까운 사람의 죽음과 역사에서 지울 수 없는 상처 앞에 고통스러워하며 애도하는 내용을 실었다. 역사적 참상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죽음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귀에 익은 종소리, 물 건너 제주에서 듣던 그 종소리,/바람 불 때마다 딱 한 번만 들려주는 소리,/무자년 분홍 종소리 여기서 듣는다./부끄럼에 상기한 볼, 아니란다./억새 뿌리에 몸을 감춘 채/살아야, 살아남아야 했던 이유 있었단다.(하늘공원 야고 일부) 이 시집의 해설을 쓴 차성환 시인은 제주 43 사건을 야고라는 꽃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들려줌으로써 그 역사적 비극을 구체적이고 실감 나고 호소력 있게 형상화한 보기 드문 수작이다며 그의 시는 아직도 진행형인 그 시대의 역사적 참상과 희생자들을 잊지 않겠다는 선언에 가깝다고 말했다. 제주 출생인 변종태 시인은 제주대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1990년 <다층>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는 <멕시코 행 열차는 어디서 타지>, <니체와 함께 간 선술집에서>, <안티를 위하여>, <미친 닭을 위한 변명> 등이 있다. 현재 계간문예 <다층> 편집주간을 맡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8.25 17:44

[신간] 장욱 시인 <두방리에는 꽃꼬리새가 산다> :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깨닫는 삶

인생도 인생의 골목길을 꾸불꾸불 따라가 봐야 인생의 집에 다다를 수 있다//두방리에는 꽃꼬리새가 산다 두방리의 꾀꼬리 울음소리가 모두 단풍 들어야 두방리의 가을이 온다 두방리의 낙엽 밟는 소리가 들린다 두방리에 첫눈이 내린다(두방리에는 꽃꼬리새가 산다 일부) 자연이 살아 있는 마을, 모악산 자락 두방마을에 새 둥지를 틀고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지내는 장욱 시인이 다섯 번째 시집 <두방리에는 꽃꼬리새가 산다>(천년의 시작)를 펴냈다. 이 시집에는 대자연 속에서 진리를 깨닫는 과정을 보여 주는 78편의 시가 담겨 있다. 우리가 자연과 더불어 삶을 꾸려 나갈 때 얼마나 행복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지를 다양하게 표현했다. 모든 쉼이 괴목 그늘 아래 눕는다 늙은 팽나무 잔주름 사이로 따스한 아픔이 여울져 하루가 고와지고 있다//썩고 텡 빈 줄기 바람만 가득하여 마음 가운데 홀로 된 고목들의 공허 쓰러져 누울지라도 가슴엔 하늘 소리(두방리 서정시 일부) 시인은 자연의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인간의 생사에 대한 비유로 인식한다. 홀로 된 고목을 보며 공허와 생의 덧없음을 발견하거나 남은 생을 온몸으로 흔드는 꽃의 모습에서 삶의 뜨거움을 느끼고 반성한다. 자연을 그대로 받아적은 듯한 시집은 삽화 없이도 두방리의 삶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 시집의 해설을 맡은 차성환 시인은 이번 시집을 모악산 동쪽 기슭에 있는 청정 지역 두방리에서 보내는 편지라 칭하며, 편지의 행간마다 두방리의 숲길이 펼쳐지고 그곳에서 오랜 시간을 수행한 시인의 명상과 사색이 오롯이 담겨 있다고 평했다. 장욱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외로움은 행복이었다. 시를 쓸 수 있기에. 이보다 더 나를 나답게 한 적은 없다며 흰 커피 잔이 참으로 편안한 친구였다. 물끄러미 바라보며 이야기도 하고, 웃어 주기도 하고, 눈물을 펑펑 붓어 주기도 했다. 온전히 나를 사랑한, 나에게 빠져본, 나와 함께 한 날들이 두방리 생활이다고 말했다. 그는 전북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전주대 국문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8년 월간문학 시인작품상 당선과 1992년 문학사상 신인발굴대상 당선으로 등단했으며, 풍남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시집에는 <사랑살이>, <사랑엔 피해자뿐 가해자는 없다>, <겨울 십자가>, <조선상사화> 등이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8.25 17:44

[신간] 허호석 시인의 시집<길에서>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인 허호석 시인이 시집 <길에서>(신아출판사)를 출간했다. 이 시집은 총 여덟째 마당으로 구성돼 있으며, 250여 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독자들이 현대시를 읽으면 어렵고 도내체 무슨 말인지 짜증난다고 한다. 작가가 시를 쓸 때 자신의 시적 역량을 과시하려는 자기 도취과정에서 남의 말을 끄집어다 꼬고 비틀어 짜집기해 놓았기 때문이다. 아름답게 표현하면 그게 예술성으로 착각하는데서 비롯된 것이다. 그래서 시인은 많아도 시는 없다 한다. 시인은 자연 속 소재를 간결한 언어와 감성으로 공감을 주도록 표현했다. 허호석 시인은 시를 읽어도 멋과 맛이 있어 더 먹고 향기에 취하게 되는 마음으로 시상을 담았다. 세상에 원래 길은 없었다/가고 가면 그에 길이 되었다/이정표 없는 휘어진 길인들 소나무처럼 구불구불한 낭만의 멋이 내 삶의 길이 되었다//구비마다 생각도 구불어지지만 손 잡아주는 님 있으므로 어디라도 외로울까/풀꽃인들 하늘 있으니 부러울 게 없다/내가 만든 나의 길을 사랑할 일이다(길에서 전문) 맺은 말을 쓴 정성수 시인은 허 시인은 멋과 맛을 지닌 시인이듯, 시도 멋과 맛을 지녀야 한다며 매력있는 예술성만이 생명력을 지닌다는 소신을 가지고 시를 쓴다고 했다며 어느 시를 읽어도 멋과 맛이 있어 더 먹고 싶은 향기에 취하게 되는데 사실, 이 분 같이 폭넓게 좋은 시를 쓰시는 분이 또 어디 있을까라고 평가했다. 허호석 시인은 전북 진안 출생으로 서울문리사범대학 졸업후 1978년 아동문예와 1983년 월간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데뷔했다. 월간문학 신인상 작품이 한국명작동시로 선정된 것도 특이하며 주옥같은 100편의 동시가 한국현대사 100년 동시 선집으로 선정되어 출간되기도 했다. 산벚꽃 시가 서울 사당역 등 5곳에 게시돼 있으며, 시비가 마이산 등 4곳에 건립돼 있다. 진안예총 창립 초대회장, 국제 PEN자문위원, 한국아동문학회 부회장 등의 직책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이강모
  • 2021.08.25 17:39

[신간] 백동섭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이젠 몽돌이 되었다>

늦깎이 시인 백동섭 씨가 첫 번째 시집 <이젠 몽돌이 되었다>(신아출판사)를 출간했다. 이 시집은 총 5부로 구성돼 있으며, 70여 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시집의 표지를 시인의 딸이 그리고, 외손녀가 삽화를 장식해 재미를 더한다. 시인은 아주 작고 사소한 사물과 풍경에서부터 시리고 아픈 현실까지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소재를 쉽고 간결한 언어와 이미지로 표현했다. 백동섭 시인은 현실의 고난과 고통에 가슴 저리게 아파하면서도 강한 현실 의식을 드러냈다. 팔순을 넘긴 나이에도 엊그제 일인 듯 어린 날의 세상에 대한 슬픔이나 젊은 날의 고통과 그리움 등을 진솔하게 그려내 독자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쉼표마저 뉘이고/천천히 가고 싶다//지각의 뿌리/동토가 되어도//양지바른 언덕에/살포시 고개 든 새싹//이제 태엽 감은 벽시계/초침이 바빠진다(삶 전문) 해설을 맡은 백학기 시인은 시인이 평생 업으로 사유하며 던진 삶의 그물에 걸린 시적 언어들이 시집 안에서 쉽고 간결하게 펼쳐지고 있다며 시집 속에 담긴 시 한 편 한 편이 소중한 시인의 언어의 그물에서 빛나고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전북 완주 출생으로 전주농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주시청에서 근무했다. 2016년 한국문학정신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현재 완주문인협회, 온글문학회, 미당문학회, 전북문인협회 회원 등 지역문학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8.25 17:39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정숙인 소설가 - 김승옥 소설 ‘무진기행’

「무진기행」은 <무진으로 가는 버스>, <밤에 만난 사람들>, <바다로 뻗은 긴 방죽>, <당신은 무진을 떠나고 있습니다> 네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들로 하여금 해를, 바람을 간절히 부르게 하는 무진의 안개와 바람은 무수히 작은 입자로 되어 있고 그 입자들은 할 수 있는 한, 욕심껏 수면제를 품고 있는 것처럼 내게는 생각되었다. 햇볕의 신선한 밝음과 살갗에 탄력을 주는 정도의 공기의 저온, 그리고 해풍에 섞여 있는 정도의 소금기, 이 세 가지만 합성해서 수면제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다른 어느 곳에서도 하지 않았던 엉뚱한 생각을, 나는 무진에서는 아무런 부끄럼없이, 거침없이 해내곤 했었던 것이다. 그들은 이제 점점 수군거림의 소용돌이 속으로 끌려들어가고 있으리라. 자기 자신조차 잊어버리면서, 나중에 그 소용돌이 밖으로 내던져졌을 때 자기들이 느낄 공허감도 모른다는 듯이 수군거리고 또 수군거리고 있으리라. 「무진기행」의 나에게 무진은 애써 지우고 싶은 자기이며 잊고 있었던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는 곳이다. 무진은 어둡던 청년시절과 자신을 닮은 이들이 여전히 그들만의 삶을 영위하는 곳이기도 하다. 김승옥의 인물들에게 생활이란 남들이 별 생각 없이 예사로 사는 그런 생활이며, 「무진기행」은 생활과 자기 세계 사이의 갈등이 대립되는 세계를 보여준다. 바다는 상상도 되지 않는 먼지 낀 도시에서, 바쁜 일과 중에, 무표정한 우편배달부가 던져주고 간 나의 편지 속에서 쓸쓸하다라는 말을 보았을 때 그 편지를 받은 사람이 과연 무엇을 느끼거나 상상할 수 있었을까? (중략) 내가 그 바닷가에서 그 단어에 걸어보던 모든 것에 만족할 만큼 도시의 내가 바닷가의 나의 심경에 공명할 수 있었을 것인가? 아니 그것이 필요하기나 했었을까? (중략) 그 대답을 아니다로 생각하고 있었던 듯하다. 무진은 근대적 가치와 전통적인 가치가 혼재된 공간이며, 바빠도 서툴게 바쁜 곳일 뿐 완전한 도시적 성향을 갖추지 못한 곳이다. 윤희중은 무진에서 만난 조, 박, 하인숙에게서 과거와 현실에서의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게 되고, 실패와 환멸의 기억을 되새긴다. 무진을 떠나며 느끼는 부끄러움은 자신이 진정 원하던 세계를 선택하지 못하고 생활로 귀환하는, 환멸의 순환 고리를 풀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인 것이다. 갑자기 떠나게 되었습니다. 찾아가서 말로써 오늘 제가 먼저 가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대화란 항상 의외의 방향으로 나가버리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렇게 글로써 알리는 것입니다. 간단히 쓰겠습니다. 사랑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제 자신이기 때문에, 적어도 제가 어렴풋이나마 사랑하고 있는 옛날의 저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옛날의 저를 오늘의 저로 끌어놓기 위하여 있는 힘을 다할 작정입니다. 저를 믿어주십시오. 그리고 서울에서 준비가 되는 대로 소식 드리면 당신은 무진을 떠나서 제게 와주십시오. 우리는 아마 행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윤희중이 아내인 영의 전보를 받고 갑자기 무진을 떠나게 되면서 하인숙에게 편지를 쓰지만, 이내 찢어버리는 행위는 독자를 당황스럽게 한다. 독자는 윤희중이 결국 부끄러움을 느끼며 무진을 떠나는 결말에 이르러서야 작가가 텍스트 안에 감춰둔 장치를 재해석하게 되는 것이다. 광주 역구내를 빠져나오며 본 미친 여자의 비명을 들으며, 어머니에 의해 골방에 격리되어 의용군 징발과 국군의 징병 모두를 기피한 후 스스로를 모멸하고 오욕(汚辱)을 견디던, 무진의 골방에서 쓴 일기에 제가 지금 미친다면이라 쓴 문구를 떠올렸던 것과 하인숙이 <목포의 눈물>을 부르는 소리에 시체가 썩어가는 듯한 냄새를 떠올리는 태도는 윤희중이 무진에서 만난 하인숙을 청년시절의 자신과 동일시하는 관계였음을 들추게 한다. 저자가 텍스트 읽기를 유도하고 독자가 몰입하게 되는 지점은 의미생산의 순환이 무한하다. 작가 김승옥은 419, 516 직후의 한국문학에서 반짝이는 별이었다. 감수성의 일대 혁신이었고 문장의 일대 파격이었다. 전후 1960년대 초반, 생존만이 절대가치였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도덕적 가치도 양보해야 하는 사람들로 들끓었던 전후 현실에서는 인간다운 삶의 형식을 위한 문제의식이 필요했다. 그의 소설은 생존을 위한 윤리적 물음에 왜보다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고 너무나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말한다. 1964년 발표이후 60여 년이 지나는 지금도 「무진기행」이 현재형으로 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980년 518 민중항쟁 이후 절필을 하고, 이후 뇌졸중으로 잃은 말 대신 필담을 나누는 소설가 김승옥을 고라니가 뛰어노는 순천만에서 만날 수 있다. 그는 순천문학관의 집필실과 서울 본가를 오가며 무진을 새롭게 만나게 될 우리를 기다린다. 무진에서의 그의 세계는 지금도 여전하지 않을까. 419, 516은 저에게 역사는 집단적 폭력에 의해서 이뤄진다는 실증이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저에게서는 절대가치에 대한 믿음을 뒤흔들어 버렸습니다. 모든 가치는 상대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상대적인 세계라면 행위의 결정권자는 나의 욕망 또는 나의 이익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김승옥, 『싫을 때는 싫다고 하라』 /정숙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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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1.08.18 19:09

[신간] 양송희 씨의 첫 에세이 '저질러야 시작되니까'

양송희 씨 /사진 제공 = 이연수 나이 서른에 멀쩡한 직장을 박차고 나왔던 나의 용기는 대단한 믿는 구석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단순히 나의 꿈을 위해 저질렀고, 그것으로 인해 꿈이 시작됐다. 또 그 시작이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저질러야 시작되니까 프롤로그 중 일부) 축구라면 죽고 못 살던 한 청춘이 가슴 뛰는 일을 향해 끝없이 도전하고 부딪히는 뜨거운 분투기를 담은 양송희 씨의 첫 에세이 저질러야 시작되니까(시크릿 출판사)가 출간됐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에세이는 교복 차림의 소녀가 축구에 열광할 때부터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일하고 있는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장별로 펼쳐진다. 나는 축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그렇게 또 한 번 축구가 나에게로 왔다. 1장 사커 키드의 탄생은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든 2002년 한일 월드컵이 한 중학생 소녀의 운명을 바꾼 이야기다. 축구에 관심도 없던 소녀는 월드컵에서 시작된 축구 사랑으로 새로운 꿈을 꾸고, 그 꿈을 향해 달린다. 2장, 무엇에 끌려 이곳에 왔나? 그건 바로 내 운명은 K리그 팀 인천유나이티드에 입사해 경기장 관리팀 신입사원 양송희의 나이 앞자리가 2에서 3으로 바뀔 때까지 그곳에서 보낸 시간을 솔직담백하게 풀어냈다. 3장, 토트넘에선 한국어도 스펙이었죠는 막연하게 꿈꿔왔던 다른 나라 구단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구체적인 계획 없이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하고 영국 런던으로 떠나 토트넘 홋스퍼 리테일 스토어의 유일한 한국인 직원으로 근무했던 이야기다. 마지막 4장, 사는 데 축구가 전부는 아니지만은 영국 런던에서 돌아와 한국프로축구연맹 공채에 세 번째 도전해 성공한 지금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 양송희 씨는 어느새 축구를 좋아한 지 20년, 축구 산업에서 일한 지는 9년 차가 됐다. 저자는 인천유나이티드 프런트, 토트넘 홋스퍼 한국인 스태프를 거쳐 지금의 K리그까지 오면서 겪은 경험담을 생생하게 표현했다. 그는 영국 런던에 있을 때 지하철에서 노트 한 권에 감정과 경험을 기록했다. 기록하는 습관은 한국에서도 이어졌다. 저자에게 언젠가 책을 쓰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생겼고, 그 꿈이 이뤄졌다. 울산현대 오세훈 선수는 축구에 대한 저자의 간절함과 열정과 사랑, 그리고 축구를 위해 열정을 쏟아내는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축구 선수로서 무척 감동받았다며 이 책을 추천했다. 저자 양송희 씨는 그 언제보다 나에게 집중했고, 자연스레 나에 대해 배웠고, 그러다 보니 나를 사랑하게 됐다고 했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그의 끝없는 도전이 기대된다. 그는 전주 솔내고등학교, 한국외대 국제스포츠레저학부를 졸업하고, 현재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근무하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8.18 17:56

[신간] “허공에 깃든 존재의 빛, 신념의 감각“

해가 지면 남자는 달을 줍는다/오래전부터 혼자 사는 남자는/사진 박는 것이 직업이다/가로등 아래 골판지 달 맥주병 달/자전거에 싣고 온 달들을 둘둘 말아/마루에서 안방까지 차곡차곡 쌓았다/월식의 밤, 열일곱 살 딸이 집을 나가자/달 칼라 현상소 간판 붙이고 사진관을 열었다(달 칼라 현상소일부) 진창윤 시인이 시집 <달 칼라 현상소>(여우난골)를 출간했다. 화가이기도 한 진 시인은 붓으로 백지에 이미지를 그려내듯 시적 심상을 언어로 빚어내서 독자에게 보여준다. 이렇듯 시인에게 종이는 세상을 담아내는 화폭이다. 표제작인 달 칼라현상소는 이런 시인의 성향을 오롯이 드러낸다. 이 시는 열일곱 딸이 집을 나간 이후 사진을 박는 것이 직업이 된 한 남자의 이야기가 상세하게 그려진다. 남자는 자신이 본대로 달을 찍으려 하지만, 사진을 말릴 때마다 모습이 변해 본래 의도를 계속 벗어난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붙들고 남기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김지윤 문학평론가는 화가로 활동하다 오랜 습작기를 거쳐 등단한 진 시인은 사라지는 찰나의 시간을 잡아두려 하는 그림과 문학의 공통된 욕망이 만나는 자리를 알고 있는 듯하다며 그 자리에는 슬픔이 있지만, 상실에 대한 절망이나 무기력을 동반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그 무엇보다 적극적으로 끝에 저항하는 슬픔이라고 평가했다. 진창윤 시인 1964년 군산에서 태어났다. 우석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으며 2017년 <문화일보>신춘문예로 등단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8.18 17:49

[신간] 코리아 강대국 모드로 전환하라

역사적 접근을 바탕으로 한국의 강대국 DNA 전략을 제시한 책이 출간됐다. 황태규 우석대 호텔관광학과 교수와 박수진 우석대 관광경영학과 객원교수가 공동 저술한 <코리아, 강대국 모드로 전환하라>(굿플러스북)이다. 역사적으로 한국은 아시아에서 어떤 책임을 지고 어떤 역할을 하는 국가였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제1부 신 강대국의 등장에 나온다. 바로 한반도 책임론이다. 한반도의 책임이 무엇인가를 찾아내는 것이 바로 강대국 한국의 시작이다. 대륙과 해양국가 사이에서 이민족의 침략에 시달렸던 역사만 배우고 기억하는 기성세대에게는 낯선 해석이다. 그러나 문명발전의 순환축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다르다. 예컨대 고려는 아시아 문명의 순환축이었다. 현대산업의 첨단분야라고 할 수 있는 정보IT(고려금속활자), 바이오BT(고려인삼), 문화CT(고려청자)를 발전시킨 뒤 관련 기술과 완제품을 세계로 전파하는 역할을 했다. 이를 통해 주변 강대국의 이질적 문화와 문명을 포용하는 방법으로 주체성을 발휘하고, 아시아 문명의 총화를 이뤘다. 개방성과 포용성을 포기한 조선과는 다르다. 한마디로 한국 강대국론은 고려성의 회복이다. 제2부 강대국 시민의 탄생에서는 강대국으로 가는 과업을 수행할 적임자로 청년세대를 지목한다. 후진국 산업전선에서 열심이 살았지만 장유유서(長幼有序)사농공상(士農工商)으로 점철된 조선인의 허물을 벗어 던지지 못한 기성세대와 달리, 선진국형 교육을 받은 최초의 세대여서다. 저자에 따르면 이들은 균형잡힌 사고와 공정한 가치를 추구하는 첫 번째 세대다. 이에 정치경제학습기회를 보장하고, 국방 의무에 대한 보상으로 국방학점제를 줘야 한다. 제3부 강대국의 전략에서는 새로운 강대국 코리아를 건설하기 위한 기반인 새로운 국가제도를 제시했다. 바로3대 新문화유산이다. 첫째는 민주문화유산 구축, 둘째는 한국의 산업사에 합당한 제도마련, 셋째는 한국의 안정과 성장에 도움을 준 외국인을 위한국립외국인묘지조성이다. 선진국이 되려면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기 위한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강대국이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하는 국가제도로5대 新국가전략과제를 제안한다. 첫째는 글로벌 교류 기반 조성에 필요한 교통관광산업부, 둘째는 청년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해외투자관리를 담당하는 해외투자청, 셋째는 식량안보와 세계식품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해외농업개발청, 넷째는 750만 해외동포를 활용해 세계경영을 완성할 수 있는 최초 세계의회인 글로컬상원, 다섯째는해외주둔군 사령부를 설치하자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초대 균형발전 비서관을 역임한 황태규 교수는 현재 한국사회적기업학회(회장), 유럽아시아미래학회, 한국지역경제학회, 등 학술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국토연구원교통연구원농촌경제연구원에너지경제연구원 등의 연구기획평가위원을 맡고 있다. 저서는 <브랜드 코리아>,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등이 있다. 박수진 교수는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평가자문단, 해양수산부 국가중요어업유산 심의위원 등 다양한 자문활동을 하고 있으며, 지역미래관광연구원 원장, 전주미식가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저서는 <임실치즈 50년사(지정환신부편)>, <농가 70% 중산층, 장수군의 비밀>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8.18 17:05

[신간] 김명국 시인 두 번째 시집 '배불뚝이 항아리 사내가 사는 우리 동네'

(왼쪽)김명국 시인, (오른쪽) 책 '배불뚝이 항아리 사내가 사는 우리 동네' /사진 = 시인동네 홈페이지 한뎃식구들과 낮밥을 먹으면서도/허공에다 자꾸 무언가를 쓰고 있는/논두렁에 풀 벨 낫이나 앉아 갈고 자빠져 있는/의심 많고 조심성 많은 수컷 고라니 같은,/아직 총각이라고 박박 우기는 이웃사촌/배불뚝이 항아리 사내가 사는 우리 동네(배불뚝이 항아리 사내가 사는 우리 동네 일부) 농촌을 지키며 한 가정을 이루고 사는 김명국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배불뚝이 항아리 사내가 사는 우리 동네>(시인동네)를 펴냈다. 이번 시집에는 오늘날 농촌이 처한 현실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상과 부조리함을 담은 53편의 시가 담겨 있다. 지금의 농촌 현실을 반영해 독자의 성찰을 자극하고 유도하는 비판적 성찰이 돋보인다. 고드름을 떼어내면 떼어낸 집이 가난해진다고 해서/할머니께서는 못내 말리셨지만/눈을 단단하게 뭉쳐/벽돌집 담벼락에다 힘껏 던져보던 아이들은/싫증이 나서/검투사처럼 고드름을 땄다(겸손하게 몰려 있는 눈 일부) 이 시집의 해설을 맡은 진순애 문학평론가는 고드름을 떼어내면 떼어낸 집이 가난해진다는 금기와 함께했던 시절의 인간사가 신화적 자태로 승화된다. 자연에 대한 숭배의식이 만들어낸 금기다며 자연을 숭배하던 시절을 은유한 것으로, 겸손한 자연이 있어서 겸손한 인간 또한 비롯된다는 이야기다고 말했다. 시인은 겸손하게 자연을 대하면서도 자연은 넉넉한 품이라고 생각해 자연과 인간과의 경계를 말끔히 없애 인간사를 신화로 승화시켜 독자들을 시인만의 치유의 세계로 이끈다. 그는 고창에서 태어나 1998년에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베트남 처갓집 방문>이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8.18 16:36

어린이를 사랑한 아동문학가 임복근 별세

임복근 작가 아동문학가 임복근 작가가 향년 83세를 일기로 17일 별세했다. 빈소는 전북대장례식장 2층 3호실 발인은 19일(목) 10시, 장지는 익산 선영하. 임 작가는 평소 어린이들은 원대한 꿈을 가진 사랑의 덩어리라면서 무한한 사랑과 상상력 속에서 자라는 어린이들에게 동시, 동화를 많이 읽도록 기회를 마련해 주면 생각하는 힘, 상상하는 힘이 길러지고 정서가 풍부해지리라 확신한다고 주장하면서 평생 어린이 교육을 위해 힘써왔다. 임 작가는 지난 1939년 익산에서 태어나 전주사범학교를 졸업했다. 월간 아동문예 동화 신인문학상(1987)과 월간 아동문학 동시 신인문학상(1990)을 수상했다. 전북교단문학회 초대회장, 전북글짓기지도회 2대 회장, 교육청연수원 연구원 장학사, 전주교육청 초등교육과장, 김제용지초등학교장, 전북도교육청 초등장학과장, 정보화과장, 무주완주교육청 교육장(정년퇴임),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아동문학회 중앙위원, 한국아동문학연구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표현문학회전북아동문학회원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작품집은 동시집 <소나기 내리는 숲속>, <까치들의 사랑나누기>, 동화집 <비밀의 꿀밤이야기>, <사랑의 카네이션>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8.17 16:54

[신간] 이문희 시인 첫 시집 ‘맨 뒤에 오는 사람’

전나무 숲에 내리는 눈발들이 환한 슬픔 같습니다//환해서 더 잘 들여다보이는 어둠의 안쪽//꼭 다문 막막한 마음을 한순간 켜주는 등불 같은 거 말입니다(겨울 내소사일부) 이문희 시인이 등단 6년 만에 첫 시집<맨 뒤에 오는 사람>(한국문연)을 펴냈다. 시인이 시집에 자주 반복해서 쓰는 표현은 슬픔과 꽃이다. 그가 묘사하는 꽃에는 슬픔이 내려앉아 있고, 그의 슬픔엔 꽃처럼 환한 슬픔이 스며들어 있다. 이는 슬픔의 역설이다. 시집에 실은 52편의 시는 시간과 공간의 변화에 따라, 그리고 감성의 변화에 따라, 아득한 추억에 따라 그늘이 있는 삶을 드러낸다. 삶 속에서 느끼는 슬픔에 대한 고백이기도 하다. 독자들에게 쉽게 드러내기 힘든 것들이고 고통스러운 시작이기도 하다. 다만 독자들에게 미리 정해진 의미를 강요하진 않는다. 시인에게 슬픔은 사유의 대상이며 존재의 그릇이기 때문이다. 이문희 시인은 늦은 등단으로 치열하게 쓰고 싶었다며 삶을 슬픔에 기대고 싶었고, 절벽을 마주하는 마음으로 오롯이 견디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눈이 뜨겁도록 사는 날에도 슬픈 시간들은 도착할 것이며 난 날마다 나를 지울 것이다고 강조했다. 시인은 전주에서 태어났으며 <시와경계> 신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전북시인협회와 전주문인협회 전북작가회의에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8.11 17:53

[신간] ‘나의 독립’

강병인 글씨연구가가 8.15 광복절에 더욱 기억해야 할 독립운동가의 말씀을 담은 책인 나의 독립(글꽃 출판)을 출간했다. 나의 독립은 8.15 광복절을 앞두고 더욱 기억해야 할 독립운동가의 시와 말씀 서른네 점을 작품으로 옮기고 설명한 책이다. 문화의 힘을 강조한 김구 선생, 씨앗이 땅을 들치고 올라올 때 제힘으로 올라오지 남의 힘을 빌리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씨앗을 강조한 이승훈 선생, 제 몸보다 나라사랑을 더 강조한 윤봉길 의사, 한글이 목숨처럼 귀하고 소중하다는 최현배 선생의 말씀들은 말과 행동이 일치한 삶에서 나온 말이기에 살아있다. 시와 말씀을 글씨로 옮기기 전 독립운동가의 삶을 살펴보고 글씨를 쓸 때의 감정과 작품에 임했던 태도 그리고 작품 속에 담고자 한 의미 등을 되짚었다. 시와 말씀을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글씨가 일어나 말을 걸게 하기 위한 장치로서 글꼴과 구도를 작품마다 다르게 하고 입체성과 심미성을 살리는 등, 한글서예의 새로운 조형을 찾는 실험과 탐구 과정이 그려져 있다. 작가는 이 책에서 거창하게 조국애를 논하고 다시는 나라를 잃지 않기 위해 어찌 살아야 하는지를 말하려는 게 아니다. 남의 생각을 빌리지 않고 오직 자신의 신념으로 원대한 꿈을 꾸고 그것을 실천한 혁신가들의 말씀이 독립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개인과 국가의 미래를 여는 창조적인 자원으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진정한 나의 독립은 무엇일까. 남의 삶을 살 것인가, 아니면 독립된 존재로 살 것인가를 이 책은 끊임없이 질문하고 있다. 강병인 글씨연구가는 개인전시 31운동 100주년 기념 〈독립열사 말씀, 글씨로 보다〉 순회전 등 16회를 개최하고, 국립현대미술관 〈미술관에 書 : 한국 근현대 서예전〉 등 130여 회의 그룹전에 참가했다. 2009년 한국출판인회의 선정 올해의 출판디자이너상을 수상하고, 한글의 디자인적 가치와 예술적 가치를 확장해온 노력을 인정받아 2012년 대한민국디자인대상 은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 문학·출판
  • 이강모
  • 2021.08.11 17:16

[신간] ‘내 눈이 마지막 머문 곳’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이 내 눈이 마지막 머문 곳을 주제로 칼럼집을 발간했다. 저자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회장으로 오늘날 우리나라 정치판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칼럼들은 주제와 내용은 다르지만 고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꿈꾸었던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한, 여전히 변치 않는 저자의 열망이 담겨 있다. 저자는 한 편 한 편의 글에서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제언하고 비판한다. 그 제언과 비판은 정치지도자들에게는 매섭게 후려치는 회초리이고, 국민에게는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대한민국을 향해 함께 나아가자는 간곡한 호소이다. 그렇게 저자가 그리는 대한민국은 저자의 눈이 마지막 머무는 곳이고, 우리가 영원히 살아가야 할 땅이다. 언론인이자 방송작가로 활동했던 저자는 노무현 의원의 초선 시절부터 그의 됨됨이를 알아보고 나라의 변화와 진보를 위해서는 노무현 의원 같은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런 저자는 제 한 몸 살아가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KBS 방송작가 자리마저 팽개치고 후원회장을 자임한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결단이었지만, 이는 결국 노사모의 씨앗이었고, 노무현의 대통령 당선에 원동력이 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긴 시간 가시밭길을 걸었던 자신의 후원회장을 맡아 생사고락을 같이했던 저자에게, 당선 후 공개편지를 보내고 참여정부에서의 역할도 제안했다. 하지만 저자는 한마디로 거절한다. 저자가 노무현과 함께했던 건 당선 후의 감투나 권력 때문이 아니라 노무현이 품었던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꿈을 그 역시도 함께 그렸기 때문이다. 그 꿈은 여전히 미완인 채로 남아 있지만, 저자는 고 노무현 대통령을 가슴에 묻은 채 여전히 그 꿈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 꿈은 자신의 눈이 마지막 머문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발간된 책은 책은 칼럼 중 가장 최근의 글 약 60편을 엮었다. 여기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한정애 환경부 장관, 김병기김의겸 국회의원, 박수현 국민소통수석 등의 추천사가 더해졌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은 국민참여연대 상임고문(2005~ ), 문화네트워크 회장(2003~ ),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 노무현후원회 회장, 이낙연대통령 후보 상임고문 등을 지내고 있다.

  • 문학·출판
  • 이강모
  • 2021.08.11 17:16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