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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윤형주 첫 동시집 '딱 2초만'

윤형주 시인이 첫 동시집 <딱, 2초만>을 발간했다. 이 동시집은 경쾌하면서도 간결한 언어 구사로 단순명쾌한 시상을 쉽고 명료하게 보여준다. 딱, 2초만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계획표 안에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아이들과 재촉하는 어른들을 그리며, 딱 2초만 기다려 주면 아이들이 엄마보다 1초 더 빠르게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보이는 동시다. 윤 시인은 아이들을 조금만 여유롭게 기다려 준다면 크기를 잴 수 없는 큰 나무로 자라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시에 담았다고 한다. 또 이 동시집에는 잡다라는 말을 유희적으로 활용해 장난꾸러기 동생의 특성을 포착한 잡고, 할머니의 건망증을 그린 할머니의 도돌이표등에 윤 시인의 위트와 재치가 표현되는데, 시적 대상을 새롭게 탈바꿈해 놓았다는 평을 받는다. 안도 평론가는 윤 시인은 저녁노을을 책 속에 끼워둔 단풍으로 비유한다든지 하면서 자연의 세계를 이루는 요소들이 결국 하나라는 것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자연의 장엄한 풍경이 낯설고 두려운 것이 아니라 늘 대하는 친근하고 가까운 대상임을 보여 준다고 했다. 윤 시인은 남원 출신으로 동국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건설회사에서 10년간 근무했다. 고향에 돌아와 어린 시절 꿈으로 간직했던 시인의 끈을 놓지 못하다가 2016년 불혹이 넘은 나이로 대전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에 도전해 털장갑으로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0.12.02 18:13

[신간] 조덕현 전 우석대 교수 한국의 균류 6권 집필 마쳐

40여 년 넘게 버섯을 연구하고 버섯 전문 칼럼니스트인 조덕현 전 우석대 교수(보건복지대학 학장)가 우리땅에서 나는 버섯을 총망라한 <한국의 균류>6권의 집필을 마쳤다. 시리즈 중 마지막인 6권은 인쇄를 거쳐 시판될 예정이다. 지난 2016년부터 집필된 이 버섯 백과는 6권을 마지막으로 3200여 종의 버섯들이 책들에 담겼다.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조 전 교수는 버섯이 생태계를 유지하고 자연을 순환시키는 신비로운 존재라고 보고 버섯도감 집필에 매진해왔다. 한국에서 국내 버섯들이 망라된 것은 이 도감이 처음이다. 특히 우리 땅에서 나는 자연버섯을 수집해 총정리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라틴어로 된 버섯이름을 찾고 이름을 붙이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고 조 전 교수가 절반 이상은 이름을 붙였다. 그는 2001년 전북일보에 조덕현 교수의 버섯의 세계로 버섯과 관련한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한 나라의 버섯이 시리즈로 이뤄져 출판된 것은 스위스와 독일, 우리나라 뿐이라는 것이 조 전 교수의 이야기이다. 조 전 교수는 전주고와 경희대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우석대 교수와 광주보건대 교수, 전라북도농업기술원 겸임연구관 등을 지냈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0.12.02 18:13

이비단모래 시인, 시집 <비단모래> 출판기념회 가져

시인, 방송작가, 시낭송가, 시낭송지도자로 활동하는 이비단모래 씨가 최근 개명한 자신의 이름 비단모래를 제호로 해 시집 <비단모래>를 펴내고 지난 27일 진안전통문화전수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이 시인은 지난해 말까지 진안과 대전 등지에서 현옥이란 이름으로 활동해 오다 지난 8월 법원을 통해 비단모래라는 이름으로 정식 개명했다. 윤일호 진안문학 사무국장의 사회로 북 콘서트 겸 열린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진안문인협회 이병률 회장을 비롯해 문학평론가이자 전 경희대 교수인 나호열 시인, 이승철 진안예총회장, 허호석 전 진안예총회장, 김지원 자목련시낭송협회장 등 관내외 문인, 예술인, 시낭송 동호인들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1부(진안고원에 비단모래를 펼치다), 2부(기다림), 3부(그대에게 꽃이고 싶어)로 나눠 진행됐다. 1부에서는 시인 겸 시낭송가 김지원 자목련시낭송협회장, 이병률 진안문인협회장, 허호석 전 진안예총회장, 박희종 무릉도원 촌장의 축사가 이어졌고, 이주영이덕순김현자박종순 낭송가가 출연해 축시를 낭송했다. 2부에서는 나호열 문학평론가가 이 시인의 시 세계를 해설했다. 나호열 평론가는 해설에서 이 시인의 시들은 온통 사랑이란 주제를 담고 있는데, 사랑이란 우주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이라며 내면에서 솟아나는 사랑의 감정을 사랑이라는 신전을 향해 기도하듯 옮겨 놓은 듯한 시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3부는 이 시인과 참석자들의 대화 시간으로 꾸며졌다. 행사 중간 중간엔 이 시인이 만든 시 노래가 연주되기도 했다. 이 시인은 삶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싶어 부모님이 지어주신 현옥이라는 주민등록상의 이름을 비단모래로 바꿨다며 비단모래 역시 부친이 지어주신 것으로 20년가량 사용해 온 필명이다. 남은 생의 양식을 비단의 고귀함과 모래의 부드러움으로 사랑 가득하게 채우고 싶어 개명했다고 밝혔다. 이 시인은 <비단모래>에 실린 81편의 시를 사랑이란 주제로 채우고 있다. 충북 청원 가덕면 출신인 이 시인은 실력파 문인이다. 대전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99년 조선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친정 아버지> <아름다운 동행> <사랑은 날것일 때 맛있다> 외 다수가 있으며, 수필집으로는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외 다수를 펴냈다. 대전MBC와 대전교통방송에서 방송작가로 생활을 했으며, 현재는 대전국악방송 작가, 진안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진안 솔내음시낭송회 회원들의 낭송 지도를 맡고 있다. 진안군 부귀면에서 수항골박물관을 운영 중이다.

  • 문학·출판
  • 국승호
  • 2020.11.29 17:05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정숙인 소설가

한적한 시골길에 혼자 켜 있는 고독한 가로등처럼 존재하는 것, 이렇게 존재하는 자가 어법이 서툴거나 표현이 약하거나 인기가 없다고 해서 이 자의 입을 통해 명명되는 어둠 속의 것들의 가치가 작아질까요? 사실 이것들이 인간의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 이것이 세상이 필요로 하는 문학입니다. 이렇게 혼자 제자리에서 빛날 줄 알면 이제 그 삶의 생을 통해서 문학이 흘러나오기 시작할 겁니다. ―김형수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에서 도대체 우리는 왜 문학을 하려고 마음먹게 되었을까, 혹은 인간은 언제 문학에 욕심을 내기 시작할까. 김형수 시인은 세계의 무엇을 명명하는 자가 작가라고 말한다.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는 창작법에 대해 고민하는 문우에게 고마운 벗이 되는 책이다. 문학을 통해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삶의 이야기가 어떻게 문학이 되는지를 함께 고민하기 때문이다. 나에게 글이 시작되었던 지점은 언제 어디였을 지를 떠올리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나와 같은 마음이 될 것이다. 글을 시작하려는 사람과 독자로서 작가의 고독한 삶과 그의 세계관을 알아차리고 싶거나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자신의 문학적 자아가 태어난 곳을 찾아야한다면 이 책은 고독하고 위대한 개인인 그에게 글의 기준을 잡아줄 것이다. 그 지점에 문학이 있다는 것에 안도하게 될 것이다. 김형수 시인에게 최초의 문학적 자의식, 표현에 대한 관심을 갖게 했던 것은 편지였다. 중학교 수학여행을 가고 싶어서, 산골소년이 세계로 향한 간절함으로 썼던 편지. 매형이 될 두 형님에게 부쳤던 편지가 용돈이 되어 왔을 때 그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행복감을 느꼈던 것이다. 그에겐 세 곳의 지점이 있다. 처음은 그의 소설 <나의 트로트 시대>의 서문에서 내 말(言)의 고향 밀래미장터에 바친다라고 밝혔듯이 그의 문학적 자아가 태어난 곳은 밀래미장터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 다음으로는 광주고 시절, 문예부에 간다는 말만으로도 발길을 막을 교사가 없었다고 했던 문예부였고, 그곳이 삶의 문학적 체계가 잡힌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80년 5월 18일 광주 계림동 헌책방 골목이 그의 문학적 경향의 진원지이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아버지 때문이었을까, 그는 말이 꼭 필요한 지점에서 말더듬이가 되는 일이 잦았다. 김형수 시인은 어느 강좌에서 인간의 사유는 언어를 매개로 진행되고 언어가 없다는 건 사유가 없다는 것이며 문자로만 가능한 것이 사상이라고 했다. 하늘이 자신을 가엾게 여겨서 시골 장터 한복판에 떨어뜨렸기에 천지가 온통 글자로 넘쳐나는 것을 보았던 그는 1959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났다. 1980년대 민족문학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시인이자 논객이며 신동엽 문학관 관장이다. 언젠가 신동엽 문학관의 초입에서 대면했던 신동엽 시인의 흉상과 참 많이 닮아서 놀랐던 적이 있다. 말 대신 글을 얻은 그는 시인, 소설가, 문학평론가 모두를 가졌다. 그러나 그는 무엇보다 시인이라 불리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작가수업2.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와 함께『조드』도 추천한다. / 글. 정숙인 소설가

  • 문학·출판
  • 기고
  • 2020.11.25 18:17

[신간] 이명호·성기정 '번아웃-이론, 사례 및 대응 전략'

당신은 오늘 얼마나 소진됐습니까? 번아웃(burn-out)은 인간의 심리적, 신체적 상태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용어로 말 그대로 나 자신을 불살랐더니 다 타버리고 내게 남은 게 없는 상태이다. 교육, 의료, 고객서비스 등 다양한 사람들을 대하는 직업군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겪는 현상이다. 최근 사회에서 번아웃이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이를 다루는 책도 경쟁적으로 발간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외국 서적을 번역한 것이거나 사례 혹은 일상생활 중심의 책이다. 평소 번아웃 현상을 이론적으로 다루고자 했던 이명호 전주 명인치과 원장이 성기정 성기정상담클리닉 대표와 <번아웃-이론, 사례 및 대응 전략>을 펴냈다. 치의학, 경영학, 철학 등 3개의 박사학위를 가진 이 원장은 의사로 거의 30년간 환자를 비롯해 동료 의료인들을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껴왔다고 한다. 그는 의사의 경우 스트레스와 번아웃의 결과로 과도한 음주, 감정적 탈진, 냉소적 태도 등을 관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전주대 대학원 경영학과와 미국 HIS University의 박사논문 연구주제로 의사들의 번아웃 현상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 책은 번아웃의 원인, 결과 그리고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이라는 큰 틀로 구성돼 있다. 추가적으로 번아웃의 증상을 유형화하면서 번아웃 이론을 소개하고, 번아웃의 측정 문제를 다뤘다. 특히 의사들을 연구대상으로 한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 연구 결과를 관련되는 부분에 사례로 제시했다. 이 원장은 이 책이 본래 목적한 대로 번아웃 현상을 이해하는 데 좋은 안내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0.11.25 18:17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35) 올곧은 선비, 작촌(鵲村) 조병희의 삶과 문학

작촌(鵲村) 선생이 세상을 떠난 지가 올해로써 열아홉 해가 되었다. 그런데도 선생에게 붙은 많은 수식어와 함께 전북의 큰 어른으로 기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망백(望百)에 이르도록 그는 한순간의 정체도 없이 시조 시인, 한학자, 서예가, 향토사학자, 고서 수집가 등으로 우리의 문화와 예술을 지켜냈고, 청무성(廳無聲, 소리 아닌 것을 듣지 말라)의 올곧음으로 진실의 의미를 일깨워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선생은 국권침탈이 되던 해, 1910년 11월 23일 충남 논산시 강경읍 채운산 기슭 까치말에서 태어났다(선생이 출생 당시에는 이 지역은 전라북도였음). 선생의 호 작촌(鵲村)은 고향마을 이름인 까치말의 한자음을 쓴 것이다. 네 살 무렵 부모를 따라 전주로 옮긴 후, 전주고등보통학교(현 전주고의 전신)에서 공부하였으며, 졸업 후에는 관촌과 전주의 금융조합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고, 양봉사업을 벌여 전국을 순회하며 각 지방의 인정과 풍속, 생활상을 견문하기도 했다. 선생은 평소에 문학과 역사, 한학(漢學)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것은 집안의 내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대로 내려온 선비 집안에다가 선생의 외삼촌이었던 시조 시인이며 국문학자인 가람 이병기 선생의 영향이 매우 컸던 것 같다. 선생은 다섯 살 되던 해부터 조부이신 소암공(小巖公)으로부터 천자문과 소학, 논어를 배우고 글 쓰는 법을 익혔다. 소암공(小巖公)은 남다른 열정으로 손자의 교학에 열정을 쏟으셨다고 한다. 근엄한 소암공(小巖公)은 작촌(鵲村)이 공부에 태만하거나 잘못을 저지르면 이에 상응하는 편달(鞭撻)을 감수하도록 했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스승이면서 조부에게 배운 한문은 훗날 선생이 한시와 서예, 한학을 연구하는 큰 힘이 되었다. 전국을 돌며 양봉사업을 할 때부터 지은 한시(漢詩) 500여 편에서 180여 수를 골라 선생의 나이 아흔에 『작촌(鵲村) 한시집』 (신아, 2000)을 낸 바 있다. 또한, 우리나라 고유의 정형시인 시조를 사랑하여 육순이 넘은 1978년에 『현대문학』지에 박병순, 정소파, 이태극의 추천으로 등단하였으며, 1989년에는 시조집 『새벽 까치소리』에 이어 『해거름에 타는 꽃불』(이삭, 2002년)을 출간했다. 선생의 시조는 시조의 정형성을 고수하면서 고향과 문화에 대한 사랑,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감회 등을 정갈하게 잘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생은 한학(漢學)과 더불어 서예에도 탁월한 재능을 가졌다. 서(書)는 예(藝)가 아닌 도(道)이다라는 일관된 생각으로 도(道)의 경지에 이르고자 전념하였으며, 특히 작촌의 초서(草書)는 매우 유명하다. 한국미술문화대상전 초대작가와 서예가로 왕성하게 활동하였으며, 1999년에는 평생에 걸쳐 수집한 고문서, 향토사 및 문집, 서예 등 2,300 여권의 고서를 우석대학교 도서관에 기증하여 향토문화 사랑의 모범을 보이기도 하였다. 선생은 이 지역의 각종 비문, 잊힌 지명과 위치를 고증하는 일에도 앞장섰다. 특히 문화재 감정 및 향토사학자로 향토문화 발굴 및 보존에 많은 역할을 하였다. 풍남문 완산종복원위원으로 종기(鐘記)를 쓰고 호남제일문(湖南第一門)으로 명명하도록 자문하였으며, 향토 사학 자료를 발간하여 『완산(完山)고을 맥박(脈搏)』(탐진, 1984)을 출간하였고, 전주, 완주를 중심으로 읍지(邑誌) 및 군지(郡誌) 발간에 도움을 주었고 만민의총 충열사 비문과 임란공신 조경남, 의사 황대연의 비문을 짓는 등 향토사학자로서 많은 공을 세웠다. 선생은 살아계실 때 한겨레신문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선생의 꿈은 미술학도가 되는 것이었다고 한다. 일본 미술학교로의 유학의 뜻을 세웠지만, 어려워진 집안 형편 탓에 포기하고 대신 취직의 길을 선택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보면 선생은 그 이상의 꿈을 이루어내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였지만 패기 있고 강직한 성품의 선생은 당시 우리 민족의 울분과 한(恨)을 문학과 서예, 그리고 서화(書?)로 달랬다. 작촌(鵲村) 선생도 한때는 여느 사람들처럼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였지만, 문학과 역사에 대한 내면의 열정은 한순간도 꺼지지 않았다. 어찌 보면 평생의 글쓰기와 역사연구는 선생으로서는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던 것 같다. 선생의 3남 조정형 (전통명주 이강주(李薑酒) 회장)이 소장하고 있는 많은 유품 중 필자가 특별히 관심을 가진 것은 선생께서 어린 시절부터 돌아가실 때까지 매일 쓰셨다는 일기장이었다. 수십 권의 일기장에 빼곡하게 담겨 있을 수신제가(修身齊家)의 자세, 가풍을 잇고 세상을 걱정하는 선비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을 것이다. 또한, 스스로 작성한 『작촌 조병희 생애록』과 「작촌 자작 행록」에는 선생이 얼마나 치열하게, 그리고 선비로서 강개한 기상을 가지고 살아오셨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맴돌다가 넘어져도 멈출 수가 없는 독백 얻는 것도 없고 잃는 것도 없이 침잠한 밤거리에서 컹컹 짖는 수캐마냥 삭정이로 둥지 틀어 까치말로 호를 하니 가죽나무 가지 높아 첫 고동에 트는 여명 봄소식 알리고파서 새벽녘에 깍깍 소리 -조병희 「자화상」 전문 이렇듯 선생은 첫 새벽, 동트는 골목에서 봄소식을 알려주는 까치처럼 고고한 선비로서 시조와 한시 창작을 통하여 우리의 정신세계를 확장해 주었으며, 내 고장의 역사와 이웃들의 삶을 조명해 줌으로써 많은 사람에게 내일을 여는 지혜를 꾸준히 일깨워 주었다. 조정형 회장은 지금도 다가동 고택의 추억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수령 100년이 넘는 모과나무가 우뚝 서 있는 이 집에는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명사들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왔다고 했다. 그때마다 이 집에서는 직접 장만한 음식과 술을 나누면서 문학과 예술, 역사 이야기로 날 새는 줄 몰랐다고 한다. 특히 그때 곁들인 술은 선생의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가양주가 있었는데 그 맛과 향기가 아주 특별했다. 그것이 오늘날, 잘 알려진 전통명주 이강주(李薑酒)의 기원이 되었다. 이강주(李薑酒 배와 생강을 재료로 하여 빚어낸 전통명주인데, 대한민국의 대표브랜드가 되기까지에는 선생의 3남 조정형 회장의 집념과 뚝심의 결과라고 한다. 작촌(鵲村) 선생을 비롯한 가족들은 선비 집안에서 술을 만드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며 크게 반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조정형 회장은 아버지가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고자 했던 것처럼, 명주 이강주(李薑酒)를 만드는 일이 가문의 전통과 뜻을 거스르는 일이 아니라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사연이 1993년 KBS 드라마 『그 집에 술이 있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전국에 알려지면서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작촌(鵲村) 선생은 2001년 향토 발전에 이바지한 지역 원로에게 헌정하는 <전북의 어른 상> 제1회 수상자이다. 이 상은 KBS 전주방송총국과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이 마련한 행사로 평생 향토와 나라발전을 위해 헌신 봉사하는 전북의 원로를 찾아 그 업적을 선양하고, 어른을 공경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제정되었다. 당시 KBS 전주방송총국은 작촌(鵲村)의 수상을 기념하기 위해서 작촌(鵲村)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여 방송하기도 했다. 또한,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전북위원회와 전통명주 조정형 회장은 작촌(鵲村)의 올곧은 인생관과 열렬한 향토애, 지고한 인품, 꿋꿋한 선비정신을 기리고, 회원들의 창작 열정을 높이기 위해서 2002년 전북펜작촌(鵲村)문학상을 제정하여 격년제로 수상자를 선정하여 시상하고 있다. 작촌(鵲村) 선생은 아흔두 해 동안 세상과의 인연을 접고, 2002년 12월 17일 숙환으로 영면하셨다. 선생의 올곧은 성품과 청정한 삶을 기억하는 많은 시민이 크게 애통해했다. 다음 시는 선생께서 숙환으로 입원하고 계실 때 쓴 것으로, 이 세상과 하직한 날 선생의 손자가 낭독했던 「병석에서 보는 TV 영상」이라는 시다. 불면증이 두려워서 낮잠을 물리치고선 TV 영상 앞에 엇비슷 기대앉아 불 뿜는 운동경기에 쏠려 드는 눈정기 스스로 격동되어 주먹을 쥐어도 보고 고조된 응원 소리에 덩달아 열을 올리곤 슬며시 다가온 졸음 잠을 청해 보리라. -작촌 선생 영결식장에서 손자가 올린 시 조병희 작 전문 작촌(鵲村) 선생은 때로는 강직함으로 우리의 정신세계를 일깨웠고, 때로는 따뜻한 격려와 관심으로 큰 용기와 희망을 주었다. 누구보다도 문학과 예술을 사랑했고, 우리 고장의 역사를 사랑했다. 한평생 시대의 올곧은 선비의 표상으로 전북의 정신을 일깨우고 전북의 긍지를 높여 주었다. /송일섭 전북문학관 학예사

  • 문학·출판
  • 기고
  • 2020.11.25 18:03

[신간] 문명탐험가 송동훈 작가 <에게해의 시대> 발간

페르시아제국과 아테네, 스파르타 군을 중심으로한 델로스 동맹이 벌인 치열한 전투인 페르시아 전쟁. 그 결과는 아테네를 중심으로 한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게 된다. 하지만 페르시아 전쟁으로 승리한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그리스 패권을 두고 충돌하게 된다. 이를 펠로폰네소스전쟁이라 부른다. 이렇듯 고대 그리스의 각각 다른 문명은 계속해서 충돌하며 여러 나라가 패권을 다퉜다. 기원전 6세기부터 기원전 1세기까지 걸친 에게해를 중심으로 펼쳐진 전쟁이야기가 책으로 발간됐다. 송동훈 작가의 <에게해의 시대>(시공사). 책은 페르시아 전쟁부터 펠로폰네소스 전쟁, 알렉산드로스의 대단한 진격에서 헬레니즘 세계의 전장까지 꼼꼼하게 훑으며 무수히 충돌하던 문명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준다. 격전의 순간에서 세상의 인식을 뒤바꾼 거대한 전쟁의 역사다. 기원전 6세기부터 기원전 1세기까지 500년에 걸쳐 에게해 주변에서 일어난 굵직한 문명의 충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전쟁 중간 중간 있었던 크고 작은 모든 전쟁을 다루면서 각각의 전쟁이 어떻게 맞물렸는지를 알리며 독자로 하여금 그리스 문명의 큰 그림을 볼 수 있게 했다. 특히 상세히 국지전을 다루는 방식은 그동안 펠로폰네소스 전쟁, 알렉산드로스 전쟁 등 하나의 획을 그은 전쟁만을 다룬 기존의 책들과 차별성을 지닌다. 폴리스들이 각자의 가치를 기반으로 충돌하며, 때로는 소멸하고 때로는 제국을 건설해나가면서 가져온 파장을 탁월한 이야기꾼 송동훈 특유의 섬세하지만 과감한 필체로 그려냈다. 사건을 속도감 있게 전개하며 그 안에서 지금과 맞닿은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장면을 엄선했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스토리텔링과 긴박한 공방은 보는 이의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페르시아, 아테네, 스파르타, 마케도니아, 코린토스, 테베부터 시라쿠사, 에피담노스, 포티다이아, 암피폴리스, 플라타이아이, 미틸레네, 멜로스 등 이름조차 생소한 폴리스들의 흥망성쇠는 전쟁사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크세르크세스, 레오니다스, 페리클레스, 알렉산드로스부터 옥타비아누스, 안토니우스, 클레오파트라까지 한 시대를 수놓은 영웅들,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등 위대한 철학자, 헤로도토스, 투키디데스 등 당대의 역사가들의 업적을 그저 나열하지 않고, 시대의 한가운데서 이름을 남기지 않은 이들과 함께 활약하는 모습도 그렸다. 책에는 전쟁 영웅으로 주목받아온 사람들의 행적을 시대와 정치 속에서 다시 읽음으로써 위대한 지도자의 등장을 좀 더 면밀하게,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중요한 관점이 녹아 있다. 전쟁에 얽힌 개개인의 욕망이 당대 정세와 긴밀하게 연결돼 결국 새로운 시대가 탄생하고 저물었음을 흥미로운 시선으로 보여준다. 송 작가는 위대한 문명도, 강력한 제국도 결국은 멸망했고, 사라진다면서 그런 문명과 제국이 남긴 유적 앞에서 느끼는 비애야 말로 역사를 배워야 하는 가장 강력한 동인이라고 책 발간 이유를 설명했다. 송동훈 작가는 익산출신 송정호 전 법무부장관의 아들이다. 연세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동대학 국제학대학원(GSIS)에서 국제정치학을 공부했다. 12년 동안 조선일보에서 기자로 일했고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산업부를 거쳤다. 저서로는 <송동훈의 그랜드투어> 서유럽동유럽지중해 세 편과 <세계사 지식향연> 영국-스페인 편, <대항해시대의 탄생>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11.25 17:50

손소희소설문학상 수상자 장성원 작가 선정

장성원 작가 언론인으로, 정치인으로 치열한 삶을 살다 여든넘어 소설가가 된 장성원(81) 작가가 2020년 손소희소설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종합문예지 문예바다(발행인 백시종)은 올해 손소희소설문학상 수상자로 장 작가(작품집 영원한 약속)을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장 작가는 김제출신으로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영어영문학과 사회학을 공부했다. 공군 장교로 복무하고 동아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동아일보 자유언론실천운동으로 해직됐다가 1981년 복직해 동아일보 동경특파원, 경제부장, 논설위원, 편집국 부국장 등을 지냈다.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 창당 발기인이자 당무위원으로 정치계에 입문했으며, 제1516대 국회의원, 새천년민주당 정책위 의장, 최고위원, 고문 등을 역임했다. 그는 지난 2018년 <국제문예>를 통해 등단했으며, 현재 한국소설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주를 무대로 한 단편소설 영원한 약속을 전북일보에 게재 했고, 올해 초 이 연재분을 담은 소설집을 출판했다. 특히 표제작 영원한 약속은 지난 2016년 5월 전북일보 지면을 통해 7차례 연재됐다. 손소희문학상은 한국 근대문학의 거두인 무녀도의 작가 김동리의 아내로, 1987년 70세로 타계한 손소희 작가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손 작가의 인세와 남편 김 작가의 출연금으로 제정된 문학상이다. 장 작가는 늦깍이로 입문해 문학상까지 받게돼 여간 송구스럽지가 않다며우리 전북이 낳은 혼불의 작가 최명희의 문학정신과 끈기를 추모하면서 이를 이어 받을 후진들이 우리 고장에서 다시 나왔으면 한다고 염원했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0.11.19 18:08

[신간] 전대미문의 인터넷 연쇄살인을 파해치다 : 한유지 <차도살인>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수사관)는 범죄자의 행동과 패턴을 분석해 범행동기, 숨겨진 의도 등을 분석해 다양한 사건해결에 도움을 준다. 영화나 드라마 소재로 자주 등장하며 스토리 전개에 박진감을 더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도 이들 프로파일러의 활약이 있었는데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인 권일용 박사, 이수정 경기대 교수, 표창원 전 국회의원 등이 대중에 잘 알려져있다. 최근에는 이춘재살인사건(화성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하는데 공은경(경찰청 프로파일러 2기)의 활약이 대중에 알려지며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전북에는 전북경찰청 소속 박주호 경위가 있다. 이런 프로파일러의 활약으로 전대미문의 사건을 해결하는 소설이 발간됐다. 한유지 작가의 <차도살인>(베스트하우스). 한국 최초로 자전거 미스터리 소설 로드바이크 시리즈를 펴낸 한 작가는 이번 소설에서 프로파일러를 전면에 내세운다. 프로파일러가 전대미문의 인터넷 연쇄살인을 파헤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책은 사회병리를 해부하는 것처럼 천착해 내러티브를 박진감 넘치게 등장시킨다. 더욱이 미스터리를 표방한 다른 소설들과 달리 사건을 풀어나가는 주체로 여성 프로파일러를 등장시킨다. 소설의 구성도 독특하다. 여성프로파일러가 전개시켰던 이야기의 초반부가 지나가면 마치 액자소설처럼 주요 작중인물들의 시점으로 내러티브를 진행시킨다. 이야기의 전개는 스피드하다. 드러나는 진실은 누구도 예상 못한 반전이다. 이야기의 결말 자체가 충격의 반전인 셈이다. SNS의 소통을 분석해 나가는 치밀함과 언론의 표절 행태, 약물 문제에 이르기까지 작품의 테마는 사회적이고, 해결의 방식을 첨부한 본격적 사회파미스터리의 탄생을 알리기에 충분하다. 또 작중인물 일상의 흐름도 자연스레 교차되고 있어, 무거운 주제를 상쇄시키는 효과까지 덧붙여 나간다. 한 작가는 산이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공유의 대상이듯 삶도 나눔과 소통의 길 위에 서 있음을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11.18 18:51

[신간] 장욱 시인 <시조로 쓴 한량춤 조선상사화> 발간

시나위 첫 울림을 바람 앞에 던져라/ 도포자락 펄럭, 하늘이 열린다/ 이승의 모서리 까마득한 그리움 우에 흰 빛이 섰다 (금파 한량춤 중) 장욱 시인이 시집 한 권에 한량춤을 모두 담아냈다. 시와 춤의 만남이 색다르다. 장 시인이 펴낸 시집 <시조로 쓴 한량춤 조선상사화>는 굿거리장단, 자진모리장단 등 모두 91장단에 67개의 춤사위가 맞물려 돌아간다. 춤 한 동작에 하나의 시를 배치한 셈이다. 특히 전체적으로 한량춤을 노래한 연작 시조라는 통일성을 가지면서도, 평시조엇시조사설시조 등 기존 시조 형태들을 두루 활용해 시조의 현대적 표현력을 살렸다. 장 시인은 금파는 이 춤을 추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어떤 생성 과정을 거쳐 한량춤이 완성됐을까를 많이 고민했다며 각 시의 시작은 춤의 한 동작(춤사위)과 그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었고, 그 내용은 전주지역을 중심으로 한 호남의 역사, 문화, 풍물 등을 시에 담았다고 말했다. 1998년 전북무형문화재 제17호로 지정된 금파의 한량춤은 전주익산정읍 권번에서 예기와 한량들을 지도했던 세습무가 출신 정자선정형인 부자에게서 금파 김조균에게 전승된 춤이다. 금파의 장남인 김무철 전북도립국악원 학예연구사는 금파의 한량춤은 역동성과 남성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한국 남성춤의 대명사로 한량의 품격과 자태를 강조하고 있는 예술성이 높은 춤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익두 문학평론가는 이 시조시집은 우리가 현재 만날 수 있는 한국 현대 시조의 드높은 한 절정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시집 전체가 일종의 전라도 풍류라는 관점에서의 전북 역사문화 정체성을 인식하고 이를 역동화 하는 과정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장욱 시인은 전북대 국문과와 동대학원 석사를 졸업하고, 전주대 국문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8년 월간문학(시조), 1992년 문학사상(시)로 등단했다. 시집 <사랑살이> <사랑엔 피해자뿐 가해자는 없다> <겨울 십자가>를 펴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0.11.18 18:27

제32회 전북아동문학상에 유응교 아동문학가

유응교 작가 전북아동문학회가 시상하는 제32회 전북아동문학상에 유응교 아동문학가가 선정됐다. 수상작품집은 <기러기 삼형제>. 당선작 <기러기 삼형제>는 자연과 사물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를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동시조로 풀어낸 작품이다. 지난해 전자책으로 먼저 선보인 뒤 이듬해 종이책으로 출판했다. 유 작가는 하늘을 날아가는 새들을 보면 새의 마음이 되고, 산과 들에 핀 꽃들을 보면 꽃이 돼 그때 마음속에 떠오르는 느낌을 적어보면 동시가 되고 동시조가 된다며 50여 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전북아동문학회에서 영광스러운 상을 받게 돼 감사하다고 전했다. 윤이현 전북아동문학상 운영위원장은 오랫동안 시와 동시를 써온 작가가 동시조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 창작 열정을 쏟은 결과물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우리 내면에 녹아있는 시조 운율에 어린이의 정서를 듬뿍 담아낸 동시조는 전통을 살리고 계승한다는 면에서도 중요하다고 평했다. 유 작가는 전남 구례 출신으로 전남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북대 학생처장,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건축 추진위원장, 전북예총 부회장 등을 지냈다. 한국예총 예술문화상 대상, 해운문학상 바다사랑상, 전북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동시집 <까만콩 삼형제>, <별꽃 삼형제>, <기러기 삼형제> 등이 있다. 시상식은 오는 26일 오후 5시 전북문학관에서 열린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0.11.18 18:27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경종호 시인

사람을 닮은 동물 혹은 사물에게 너희는 참 사람을 닮았어, 하고 말한다면 어쩌면 그들에게는 모욕일지도 모른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 듯하다. 허수아비 또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실체가 없는 것에 대하여 우린 흔히 허수아비가 같다고 하지만 허수아비 또한 허수아비대로 어떠한 의미로든 존재하고 있으며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사람에게도 이것은 중요한 의미로 다가온다. 존재감이라는 말, 자존감이라는 말이 요즘 들어 중요한 단어로 쓰이고 보다 심오하게 다가오는 것도 비슷한 상황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소개할 디카시집 <허수아비는 허수아비다>도 이에 대한 말을 한다. 이 시집은 우리가 흔히 사진에 담곤 하던 아름다운 풍경이나 예쁜 사물은 그리 많지 않다. 그저 다양한 사진 속에서 인간들은 어떤 모습으로 투영되는가를 보여주려 한다. 오리마저도 거부하는 도전이 없는 삶에 대하여 말을 하고, 인간이 돌아가는 마지막 종착지는 결국 동그란 o으로 남는다는 잘린 나무를 보여주고, 아기가 나에게 왔다는 것 하나만으로 기적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확인한다. 어쩌면 우리는 천사를 찾기 위해선 지옥을 뒤져야 하는지도 모른다는 말, 유유자적 놀고 있는 동자승들의 넉살로 우리가 부처라는 등짝을 때려대는 말을 한다. 또한 물보다 술을 더 사 가는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며 몸속의 피만큼 눈물도 준비해야 한다는 그 지극히 인간적인 생각 속에서 겨울 시장, 친구 아지매들과 쪼그려 앉아 밥을 먹는 풍경으로 삶의 따뜻함을 담아 낸다. 시인은 이미 시인의 말에서 언급하고 있다. 시의 촉수를 자극하는 장면을 만나면 사진에 담았다. 거기에 담긴 기억과 느낌을 소환하여 시를 썼다. 시와 사진의 혈맥이 섞여 한 몸이 되는 방식이다. 디카시라는 거의 새로운 장르의 장점이 바로 이러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시를 담기 위하여 시적인 것을 찾아내는 그 눈과 마음이 보다 더 가까워진다는 것을. 나와 우리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한 권의 책을 우리는 또 선물을 받은 듯 하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0.11.18 18:27

[신간] 서주원의 인물기행 '이낙연의 길'

방송작가이자 소설가인 서주원 작가가 인물기행 <이낙연의 길>을 출간했다. 황톳길 길섶에 핀 들꽃이 어찌 바람을 탓하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대선의 길로 들어선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인생길에 남긴 궤적을 다뤘다. 서 작가는 서문에서 일면식도 없는 이 대표의 삶과 영혼의 발자취를 자세히 살펴봤다며 미래 국가 지도자로서 자격과 능력을 충분히 갖췄는지 따져보는 참고서이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책은 법성포 굴비길, 동심의 길, 어머니의 황톳길, 광주 무등산길, 서울 청운의 길, 순창 고추장길 등 총 6장으로 구성됐다. 특히 처가를 순창에 둔 이 대표는 외가도 전북에 두고 있는데, 이 대표의 DNA 7할이 전북인지도 묻고, 전주여고 미술반이었던 부인 김숙희 씨가 스승 박남재 화백이 없었다면 이화여대 미대에 진학했을까?라는 의문도 던진다. 서 작가는 이 대표가 지일파여서 일본에서도 출간하기 위해 일본어 번역을 추진 중이라며 서울, 광주, 전주 등 전국 서점에서 저자 사인회 등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KBS 방송작가인 서 작가는 자신의 고향인 부안군에서 발생한 서해훼리호 참사와 부안반핵운동을 다룬 장편소설 <봉기> 123권과 노무현 대통령의 생애 마지막 하룻밤을 다룬 <봉하노송의 절명> 1권을 펴낸 바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0.11.18 18:27

[신간] 장세진 평론가의 <미국영화 톺아보기>

전주출신 장세진 평론가(전 군산여상 교사)가 <한국영화 톺아보기> 이후 7개월 만에 미국영화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발간했다. <미국영화 톺아보기>(해드림출판사). 이 책은 지난 4월 펴낸 <한국영화 톺아보기>에 싣지 못했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등 외국영화 66편과 이후 본 한국영화 21편 등 87편의 영화 이야기가 사진들과 함께 실었다. 총 5부로 나눠져 있는 87편 글은 일부를 빼곤 대부분 200자 원고지 10장 안팎으로 써냈다. 내용은 영화평에 가깝다. 하지만 <한국영화 톺아보기> 글들처럼 다른 이의 그것들과 차별화된 특징이 있다. 영화나 감독, 또는 배우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 후 본론으로 들어가 실제 비평하는 글을 적었다. 제1~2부는 테넷만 빼고 200만 명 이상 관객이 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3부는 일부 잡지 등에 발표했던 글들과 한국영화, 4~5부는 200만 미만 관객이 든 미국과 중국일본인도 등 외국영화들을 개봉일이 빠른 순서로 실었다. 장세진 평론가는 전주출신으로 지난 2016년 2월 한별고 교사로 퇴직했다. 같은 해 5월 교원문학회를 창립, 초대회장을 역임했다. 처음부터 부족한 교원문학 운영비를 사재로 충당하는 발행인을 맡고 있는 저자는 1983년 방송평론, 1985년 영화평론, 1989년 문학평론에 당선한 이래 방송영화문학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왕성한 비평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그 동안의 활발한 저술활동을 인정받아 1998년 전북예술상, 신곡문학상(2001), 전주시예술상(2002), 공무원문예대전행정자치부장관상(2003), 전북문학상(2011), 연금수필문학상(2018)등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11.18 18:03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