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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 버리고 이제 다시 시작해요"

유준상(40)은 스스로 색깔 없는 배우라고 말한다. 나이 마흔을 넘으면서 욕심을 버리는 지혜도 배웠다고 한다.단순하게 사는 것. 그가 목표로 하는 삶의 자세다. 홍상수 감독의 '잘 알지도 못하면서'의 위선적 지식인 고 국장 역할에서, 내달 4일 개봉하는 '로니를 찾아서'(신상국 감독)의 태권도 사범 인호까지. 그의 연기에는 단순함과 무색의 느낌이 묻어난다.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주류 배우가 왜 저예산 영화에 출연하느냐고 묻자 씩 웃으며 말문을 연다."홍상수 감독님과는 애초부터 작업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로니를 찾아서'는 시나리오를 보고 너무 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찾고 싶은 무언가가 시나리오 안에 담겨있었기 때문이지요."그를 '로니를 찾아서'로 이끈 건 일기장이었다."몇 년 전부터 쓰던 일기장이 없어졌어요. 일년간 찾았는데 못 찾았죠. 어느 순간 그게 집착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일련의 기억들에 내가 집착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찾을까 버릴까. 그때부터 싸움이 시작된 거죠."그러한 고민에 허덕일 때, '로니를 찾아서'를 만나게 됐다. 자기를 모욕한 로니라는 인물을 찾아다니는 인호의 집착. 그리고 그 집착을 매개로 로니의 고향 방글라데시까지 떠나는 인호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많은 걸 잃어버립니다. 그게 연필이나 지우개가 될 수도있고, 꿈이 될 수도 있겠죠. 결국 집착을 버리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야 새로운 걸 다시 시작할 수 있어요."유준상은 '로니를 찾아서'를 통해 자기성찰의 기회를 얻었다고 한다. 특히 이전까지 연기 경력이 전혀 없었던 상대 배우 뚜힌과 나눈 대화는 소중한 경험이었다."뚜힌은 한국에 온 지 한 8년쯤 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7년간 모은 1천500만원 가량을 사기당했다고 해요. 그의 행복과 가족의 행복이 단 한 순간에 날아간 겁니다. 그런데 그런 역경에 대처하는 이 친구의 자세가 보통이 아닌 것 같아요. 담담하게'또 벌면 되죠'라고 말하더라고요. 돈 때문에 크게 스트레스를 안 받더라고요. 돈과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우리와는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연기는 초보였지만 그 친구와 영화 작업을 하면서 많은 걸 배웠습니다."그렇다면 다문화 사회를 이야기의 한 축으로 하는 '로니를 찾아서'에 출연한 배우 유준상이 바라보는 올바른 다문화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사실 우리가 유럽이나 미국처럼 큰 나라에 가면 괜히 주눅이 들잖아요. 그때 거기 현지인이 친절하게 대해주면 괜히 고맙더라고요. 우리도 그냥 진심어린 마음으로 우리 사회에 들어온 외국인에게 손 내밀면 될 것 같아요. 거창한 친절보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손내밀기가 필요한 것 같아요."그가 다음에 준비하는 영화는 민병훈 감독의 '천국의 향기'다. 아직 촬영시작조차 하지 않았지만,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어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택시비를 냈느냐 안 냈느냐를 놓고 옥신각신하다가 분신까지 가는 극단적인 인물을 연기할 것 같아요. 사람들은 이 인물처럼 자신이 하는 일을 증명받고 싶어하고내가 맞다는 데 집착하죠."이처럼 최근 그가 선택하는 인물의 공통 키워드는 '집착'이다. 고 국장은 권위에 집착하고, 인호도 복수에 집착한다. 그가 이처럼 무언가에 집착하는 인물을 연기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일상의 집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다."작년 말부터 뮤지컬 연습 끝나고 맥주도 마시게 되고, 공연하면서 올해는 담배도 피웁니다. 조금씩 제가 규율한 철칙들을 깨고 있어요. 그러면서 자유로워진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마흔이라는 나이는 어떤 의미를 주는가 하고 질문하자 가수 김광석의 노래 한 구절인 "이제 다시 시작이다"를 끄집어낸다."30대는 정말 힘들었어요. 아무리 거울을 봐도 배우의 얼굴이 안 보이더라고요.그렇게 수년을 고민했는데 30대 후반부터 서서히 얼굴이 바뀌더라고요. 마흔이 되면서 달라지기 시작한 것을 느낍니다. 이제 다시 시작인 거죠."

  • 방송·연예
  • 연합
  • 2009.06.02 23:02

초등교사 함미선씨, KBS'우리말겨루기' 우승

KBS 1TV 한글 퀴즈 프로그램 '우리말 겨루기'가 1년 만에 새로운 우승자를 배출했다. KBS는 대구의 대안학교인 앞산마을학교 초등부 교사로 재직 중인 함미선(25)씨가 '우리말 겨루기'의 최근 녹화에서 우승해 15번째 '우리말 달인'이 됐다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6월16일 홍성옥(65)씨 이후 1년 만에 '우리말 달인'에 등극한 함씨는 5명의 도전자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가 얻은 상금은 2천360만 원. 2004년 첫선을 보인 '우리말 겨루기'는 일상적으로 흔히 쓰이는 잘못된 표현과 우리가 모르고 있던 예쁜 우리말을 퀴즈로 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매회 5명의 도전자가 총 3단계로 구성된 퀴즈로 대결을 펼치며, 최종 3단계에서 '우리말 달인'이 되면 획득한 점수를 모두 상금으로 환산한다. 제작진에 따르면 이번에 우승한 함씨는 힘든 취업 준비생 시기를 거치며 우리말 공부에 매진했다. 대구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이후 2년 동안 임용 고시 시험에 잇따라 실패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던 그는 지난해 말 대구에서 열린 '우리말 겨루기' 지역 예심에 참가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함씨는 "꾸준히 문학 작품을 읽었고 그 속에 나오는 우리말들을 국어사전으로 꼼꼼히 체크했으며, 국어의 다양한 어문 규칙들을 찾아내는 등 '우리말 달인'을 향한 노력이 취업 준비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나 인터넷에 글을 쓸 때도 띄어쓰기나 맞춤법에 특히 신경을 쓰며, 늘 바른 우리말 사용을 실천하다 보니 국어에 대한 더욱 깊은 내공을 쌓게 됐다"고 덧붙였다. 함씨는 지난 3월 앞산마을학교에 부임하며 교사의 꿈을 이뤘다. 그는 "이번 '우리말 달인' 등극으로 잦은 실패가 있더라도 꾸준히 노력을 하면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몸소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며 "상금의 일부는 부모님께 효도하고, 일부는 재직 중인 학교 학생들을 위해 기부하겠다"밝혔다. 방송은 1일 오후 7시30분.

  • 방송·연예
  • 연합
  • 2009.06.01 23:02

가요계, 특정 작곡가 편식 현상 심화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어쩌다', 손담비의 '미쳤어'와 '토요일밤에', 애프터스쿨의 '아(AH)'와 '디바(Diva)'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곡은 모두 강동철, 흑철 형제로 이뤄진 용감한형제가 쓴 노래다. 국내 대중음악계에서 이른바 '잘 팔리는' 특정 작곡가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 한 가수가 특정 장르의 노래로 흥행에 성공하면 너도나도 이 작곡가에게 곡을 부탁하는 현상이 빚어지는 바람에 비슷한 시기에 한 작곡가의 노래가 넘쳐나는 일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이런 작곡가로는 용감한형제 외에도 이트라이브가 있다. 안명원과 이.디(E.D)로 구성됐지만 안명원이 주로 곡을 쓰는 이트라이브는 이효리의 '유-고-걸(U-Go-Girl)'과 소녀시대의 '지(Gee)', 이정현의 '크레이지(Crazy)' 등을 썼다. 이들은 지난해 이후 음악계 트렌드를 형성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기반으로 후렴구에 특정 단어가 반복되는 '후크송(Hook Song)'을 유행시켰다. 이 흐름이 오기 전인 2005-2007년은 미디엄 템포 발라드 유행을 이끈 작곡가 조영수의 시대였다고 할 수 있다. 그는 SG워너비의 노래가 크게 히트하자 이기찬, 김종국, 씨야 등 많은 가수에게 곡을 줬고 이들 곡 역시 히트했다. 당시 그의 곡들이 음악차트 10위권에 7~8곡이 포진되기도 했으니, 이에 힘입어 그는 지금까지 저작권료를 가장 많이 받는 작곡가 첫손에 꼽힌다. 음반제작자들은 이런 쏠림 현상이 빚어지는 원인으로 열악한 음악시장을 든다. 인기 여성그룹이 소속된 한 음반제작자는 "상업적으로 수익을 거둔 곡을 쓴 작곡가는 대중에게 검증된 것으로 여긴다"면서 "음악 시장이 어렵다 보니 곡 하나 받는 데도 안전성을 고려하게 된다. 용감한형제의 노래들이 같은 음악 소스를 써서 비슷하게 들릴지라도 그런 곡들이 팔리니 어쩌겠는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물론 작곡가들도 할 말은 있다. 음반제작자들이 '누구에게 써 준 곡처럼 만들어 달라'면서 '참고 곡'을 제시하니 입맛에 맞춰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유명 작곡가는 "작곡가 개인이 펼치고 싶어하는 음악 장르가 따로 있는 경우도 많다"며 "우리 역시 다양한 스타일의 곡을 쓰고 싶지만 음반을 제작하거나 노래하는 가수들의 요구에 맞춰줄 수 밖에 없는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음악계의 다양성을 해친다는 데는 그다지 이론이 없다. 음악채널의 한 PD는 음악 프로그램을 연출할 때 어떤 시기는 발라드 가수, 어떤 시기는 '후크송'을 부르는 댄스 가수가 쏟아져 프로그램 강약을 조절하기 힘들 때가 많다고 말한다. 심지어 음반제작자들에게 '요즘 발라드 가수가 품귀이니 발라드곡을 들고 나오라'는 조언을 한다고도 했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다양성 부재는 가요계가 장사가 되는 음악, 즉 흥행에 대한 과잉 민감성 때문"이라며 "지금 히트한 작곡가들에게 곡 주문이 쏠리지만 특정 음악이 통하는 트렌드의 잠식 기간은 분명히 한정돼 있다"고 강조했다.

  • 방송·연예
  • 연합
  • 2009.05.29 23:02

[盧전대통령 서거] 양희은.안치환 등 盧전대통령 노제 참석

양희은, 안치환, YB(윤도현밴드) 등 대중 가수들이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노래로 위로한다. 이들은 29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노제(路祭)의 '여는마당'에서 운구 행렬을 기다리는 추모객들을 상대로 무대에 오른다. 사회는 방송인 김제동이 맡는다. 양희은은 노 전 대통령이 2002년 대선 당시 홍보 영상에서 기타를 치며 부른 '상록수'를, 안치환은 '마른 잎 다시 살아나'와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을, YB는 '후회없어' 등을 부를 예정이다. 노제를 준비해온 한 관계자는 "초대 가수 선정에는 노 전 대통령 유족의 뜻이 가장 크게 고려된 걸로 안다"고 밝혔다. 28일 새벽 경남 봉하마을의 합동분향소에 조문을 다녀온 안치환 측은 "당초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요청받았으나 안치환 씨가 고심 끝에 두곡을 결정했다"며 "노 전 대통령의 삶과 닮은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을 오랜만에 불러보며 '눈물이 나 못 부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의 마지막 가사는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나 이미 떠났다고, 흙먼지 재를 쓰고 머리 풀고 땅을 치며, 나 이미 큰 강 건너 떠났다고 대답하라'다. 아울러 노제에서는 김진경 시인의 조시, 장시아 시인의 유서 낭독, 안숙선 명창의 조창, 진혼무 등도 진행된다.

  • 방송·연예
  • 연합
  • 2009.05.2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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