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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난동 그리고 선물 - 정미화

31일 새벽 3시10분."띠띠띠띠…."'딸깍'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남편의 늦은 귀가다.예고에도 없던 '사건'이었다. 그는 곤드레만드레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한 채 들어왔다.화가 났다. 새벽에 벽을 뚫고 나가는 굉음들이 느껴졌다.진동상태로 놓은 핸드폰은 바닥을 치고, 술김에 문이 부셔져라 두드려 울림이 남아있다.허공엔 주인 없는 말들이 빼곡했다. 불과 두 세 시간 선잠 뒤 나는 부산스레 출근 준비를 했다.딸아이가 옆으로 살짝 다가와 묻는다."엄마, 난동이 뭐야?"순간 난감해졌다. 약간 찔리는 기분으로 물었다."난동? 소란스럽고 시끄럽게 떠드는 것(?) 그게 난동 아닐까."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이는 아직 침대에 진을 치고 있는 아빠의 등을 탁탁 치며 물었다."아빠, 아빠! 어제 난동 피웠지?"그가 화들짝 놀라며 몸을 일으킨다."나 다 알아. 아빠가 난동 피웠지?""……"딸 아이는 올해 7살. 하지만 눈치가 보통 빠른 게 아니다. 결혼 12년차인 우리 부부의 기분을 금세 알아챈다.다음날. 직장으로 내가 좋아하는 화초가 배달됐다. 난동에 대한 면죄부, 미안한 마음의 표현, 은근히 옆구리를 간지럽히며 삐집고 들어오려는 살가움 등이 떠올랐다.'그래, 또 한번 봐주자.'사랑을 표현하고 이해하는 방법에는 기본적으로 5가지가 있다. 미국의 게리 채프먼 박사는 자신의 저서 「5가지 사랑의 언어」 에서 인정하는 말, 함께하는 시간, 선물, 봉사, 육체적인 접촉을 사랑의 언어로 꼽았다. 이 언어들을 발견하고, 배우자의 제1의 사랑와 함께 자신의 제1의 사랑의 언어를 알게 되면, 지속적으로 사랑하는 결혼생활을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요지다.무척 미웠던 남편으로부터 화초 선물을 받고나서 '넘어가줄까' 하는 마음이 드는 걸 보니, 나의 제1의 사랑의 언어는 '선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자녀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자녀가 인정하는 말을 원하는지, 자주 안아주고 쓰다듬어주기를 원하는지 주의 깊게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상대방의 제1의 사랑의 언어를 모른다면,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외국어를 사용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모든 사람은 '마음의 그릇'을 갖고 있다. 그 그릇이 사랑과 믿음의 감정들로 가득 차길 원한다. 살아가면서 또 다른 사건이 없을 수 없겠지만, 서로의 삶에 몰입할 수 있는 사랑의 언어들을 배워가며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멋진 거울이 되었으면 한다./정미화(치과 상담실장)

  • 여성·생활
  • 전북일보
  • 2008.09.11 23:02

[여성의 힘 2050] "한가위 보름달 뜨면 가족 소원 빌어봐요"

결혼하던 해, 친정 막둥이동생이 대입수능시험을 치렀다. 그때 어머니는 달을 보며 동생의 합격을 기원했고, 입대할 때도 '무사히 잘 다녀오게 해 달라' 빌었다. 어머니도 그전에는 그다지 달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고단한 일과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밤하늘에 휘영청 밝은 달을 보니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단다. 그길로 어머니는 둥실 뜬 달을 따라 마냥 걷고 싶은 충동을 느꼈고, 당신도 모르게 저절로 그 달을 보고 소원을 빌었다.어머니에게 달은 안식처였던 것이다. 달한테만큼은 고단한 생의 짐을 다 내려놓을 수가 있었다. 삶의 순간순간 당신 힘을 다하고도 모자랄 때는 달에게 요청했다. 그것은 바로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히는 흡월(吸月)이었다. 이규보의 한시 '영정중월(詠井中月)'에 나오는 스님처럼 달빛을 탐하는 게 아니라, 어머니는 캄캄한 세상을 환히 밝히는 달의 정기를 가슴에 품었다. 바닷물을 끌어당기는 달의 힘을 들이마신 어머니는, 달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으로 자식들을 끌어 안아주었다.어머니처럼 그렇게 내 아이들을 키우고 싶었다. 큰 아이가 예닐곱 살 먹었을 때쯤 아이들과 처음으로 마당에서 달맞이를 했다. 그때, 큰 아이가 손가락으로 옥상을 가리키며 "엄마, 달님이 안테나에 앉았어."라고 신기한 듯 말했다. 환한 달님이 오래 전에 주파수 끊긴 녹슨 안테나에 턱하니 걸터앉아 우리 가족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치 우리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달님이 찾아온 것만 같았다.한 번은 '달을 먼저 본 사람이 더 길하다'는 말에, 나는 달이 뜨기도 전에 하늘을 본 적도 있다. 또한 정월대보름이나 한가위에는 항상 옥상에 올라가 기린봉에서 떠오르는 달을 보며 소원(所願)했다. 이처럼 달에게 기도해서 소원이 다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러한 행위는 아마도 '자신이 원하는 일에 지성을 다 할 테니 잘 지켜봐 달라.'는 뜻일 게다.그간 소원을 빌 때 나는 늘 내가 우선순위였다. 그런데 서너 해전부터 나는 뒤로 살짝 물러섰고 가족을 먼저 챙겨서 빌었다. '내 남편' '내 부모' '내 가족들' '내 이웃'이 행복하면, 그와 함께 하는 내 삶도 더불어 따뜻해질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나는 올해도 한가위 보름달을 기다리며 간절한 소원들을 챙기고 있다. /박예분(여성객원기자)

  • 여성·생활
  • 박예분
  • 2008.09.11 23:02

[여성의 힘 2050] 추석 명절 남편들도 힘들어요

"남편들도 아내 눈치보느라 고생이 많아요. 명절 한 번 치르고 나면, 스트레스가 심하니까, 남편들도 싫어하더라구요.""저흰 먼 지방으로 부모님 뵈러 갔다 와야 하거든요. 장거리 운전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녜요. 한번 다녀오면 남편도 피로가 잘 안 풀린대요."남편들도 여성들 못지 않게 '명절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아내 눈치보는 일도 고달프거니와 긴 귀향길 운전 등 온갖 잡무를 챙겨야 하는 괴로움도 여성에 못지 않다는 것이다.전북일보여성객원기자들은"막상 고향에 내려가서 남편이 아내를 도우려고 하면, 어머니 눈치가 보여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다"며 " 때문에 아내는 아내대로,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서운해 하게 된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고부갈등'으로 잦은 다툼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어린 아이가 있는 가정은 부엌에서 음식장만을 하는 아내를 위해 남편이 아이보는 법을 잘 몰라 서로 고생하는 상황도 생긴다고 했다."저희 남편은 아이 보는 것보다 전 부치는 일이 더 쉽다고 하더라구요. 차라리 음식만드는 걸 자기가 하겠다고 앞치마를 둘러매요."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남편들은 차례상 대행회사를 통해 차례상 준비도 고려한다고 말했다. 일과 가정일로 피곤한 아내가 명절에도 쉬지 못하는 데다,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크지 않아서다.가장 좋은 음식으로 정성스럽게 제사상을 차리는 게 예의지만, 형식적인 부담감으로 올리는 것은 아무래도 피하고 싶다는 게 주된 이야기다.또한 술을 좋아하지 않은 남편들의 경우 명절이면 쉽게 벌어지는 술자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도 했다.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이 주는 술을 거절할 수가 없어, 연휴 이후까지 숙취 때문에 고생하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여성객원기자들은 "물론 여성이 남편보다 명절에 대한 부담감이 큰 편이지만, 남편도 그에 못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서로 배려하는 분위기가 돼야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명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여성·생활
  • 이화정
  • 2008.09.11 23:02

[여성의 힘 2050] 눈길끄는 전주 북초등 5인조 무명 자봉팀

고만고만한 초등학교 여학생들이 시내버스 뒷자리를 몽땅 차지하고 앉았다. 끼리끼리 얘기를 주고받다가, 한 아이가 버스 기사에게 다가가 "아저씨, 시내에 가려면 어디서 내려요?" 하고 묻는다.뒤에 앉은 아이들도 버스기사 대답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귀를 쫑긋 세운다.버스기사가 아이들의 표정을 백미러로 슬쩍 살피더니만 웃는 얼굴로 "얘들아, 여기서 내려라~" 하면서 친절하게 일러준다. 아이는 매우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제자리로 돌아갔다.전주 호성동 북초등학교 4학년생들이다. 중학생 정도로 보일만큼 키가 큰 아이도 있다.친구들끼리는 처음 시내버스를 타본다는 아이들은 마치 어른이 된 기분 마냥 들떠 있었다.똑같은 티셔츠를 사 입기 위해 시내로 나가는 길이다. 그동안 부모들이 어디를 가든 원하는 곳까지 승용차로 태워다 주었기 때문에 혼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기회가 없었다. 때문에 아이들은 초행길에 길을 헤맬까봐 목적지까지 버스 노선을 꼼꼼히 챙겼다."우리는 한 팀이에요. 제가 다른 모임에서 '왕따' 당했을 때 이 친구가 저를 받아줬어요."최다은양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저도 다른 팀에서 버림받았는데 얘가 다시 이 팀에 따뜻하게 받아줬어요"이번엔 송영주양이 말했다.두 아이가 '이 친구' 나 "얘' 라고 지목한 아이는 이은채양. 이 봉사단체의 리더다."우리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봉사단체예요. 주로 힘없는 어른들의 무거운 짐을 들어주고, 다리가 불편한 사람도 곁에서 부축해 줘요.""우리는 이렇게 같이 다니면서 학교나 길에 떨어진 쓰레기도 줍고, 길 잃은 어린이도 파출소에 데려다 주어 부모님을 찾아줬어요."김효인양과 오승명양이 옆에서 즐겁게 거든다. 게다가 이들은 다른 친구들을 비방하지 않는다.예전 모임에서 눈앞에 없는 친구들을 욕하고 곤경에 빠뜨리는 게 정말 싫었다는 것.이들이 바로 예전 모임에서 따돌림과 버림을 당한 이유란다.이은채양은 경찰청장이 되는 게 꿈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학생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찾아보았고,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 좋은 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어린이들의 꿈도 다양하다. 최다은양은 정형외과 교수, 김효인양은 연기자, 송영주양은 피아니스트, 오승명양은 간호사가 돼 아픈 사람들을 따뜻하게 돌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 주면 "너희들은 커서 참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다" 라고 말하며 어른들이 칭찬할 때 기분이 아주 좋다고 입을 모았다.덧붙여 아이들은 "오늘 저희 반 선생님이 다른 학교로 가셨어요. 1학기 동안 저희들을 가르치느라 머리가 많이 빠지셨어요. 그런데도 우리는 선생님께 늘 원형탈모증이라고 놀렸어요. 그게 제일 죄송해요. 선생님이 어디서나 항상 건강하게 잘 지내셨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을 남겼다.아이들이 봉사활동에서 입을 흰 티셔츠를 사기 위해 북적거리는 도심 속으로 들어간다. 멀어져가는 이들의 뒷모습이 가을하늘만큼이나 높고 맑아보였다. /박예분(여성객원기자)

  • 여성·생활
  • 전북일보
  • 2008.09.04 23:02

[여성의 힘 2050] 더블베이스 연주자 곽진우군

곽진우(9·우전초)군은 전북 어린이 교향악단 더블베이스 연주자다.지난해 4월 어린이회관에서 더블 베이스나 호른, 튜바, 트럼펫 등 악기를 연주할 어린이 단원을 뽑는 오디션이 있었다. 교향악 연주에는 꼭 필요하지만 지원자가 많지 않은 악기군이었다.진우는 그때 더블베이스로 과감히 지원해 교향악단 예비단원이 됐다. 악기를 배우기 시작한 지 딱 1년 6개월만에 무대에 서게 된 셈이다.처음 갖는 공식 연주회라 긴장될 법도 하지만, 아이는 오히려 반색을 한다.약간 떨리기도 하지만, 무대 체질이라 막상 무대에 오르면 안 떨릴 거라나.집에서 연습을 할 때 조차 누군가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흥이 나서 연주하는 타입이다.연주자가 관객을 의식하고, 그들로부터 사랑받고 성장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진우 아버지는 그가 피아노 뿐만 아니라 더블베이스는 물론 바이올린, 오카리나, 기타 등 이런 저런 악기들을 집에 들여와 악기들을 연주해 보이면서 아이의 음악 세계를 넓혀주었다.진우 어머니 역시 자식 교육에 헌신적이었다. 자신은 연주회에 가지 못하더라도, 진우에겐 꼭 티켓을 마련해 직접 연주를 듣고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이들은 진우가 음악을 좋아하고 음악인으로서 더 성장하길 바란다면 독주보다는 교향악단 활동을 하면서 합주의 기회를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예술하는 사람들이 좀 유별나고 고집스러운 데가 있다고 하잖아요. 아이들하고 잘 어울리지 못하고 좀 유별나게 구는 데가 있었는데, 합주를 통해 사회성이 길러지면서 친구들이랑 잘 어울리더라구요. 또 아이들이 한 악기만 연주하다보면 지치고 무료해 하는 시기가 오는데, 합주를 하니까 그런 지루함을 견디고, 다시 음악을 즐기게 되는 것도 같구요. 그런 의미에서 이런 어린이 교향악단들이 많이 생겨서 아이들의 음악 세상이 더 풍부해졌으면 좋겠어요." /허정화(여성객원기자)

  • 여성·생활
  • 전북일보
  • 2008.09.04 23:02

[여성의 힘 2050] "친구들과 합주하며 책임감·사회성 길러요"

▲ 어린이 교향악단 정기 연주회어린이들로만 구성된 교향악단이 정기 연주회를 갖는다.바이올린, 비올라, 더블베이스, 호른 등 악기를 갖춘 어린이 교향악단은 도내 처음으로 결성됐다.이번 연주회는 6일 오후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릴 예정."아이들이라고 해서 연주 수준이 떨어지지 않아요. 재활기관이나 복지회관 연주회를 가면 성인 교향악단이 하지 못하는 즐거움을 어르신들께 드립니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우수한 아이들에게 체계적으로 교육을 시켰으니 기대하셔도 될 겁니다."교향악단의 지도를 맡은 유수영 전주대 겸임 교수가 말했다.어린이 교향악단은 이미 지난 2000년 3월에 창단, 그 해 10월에 창단 연주회를 가졌다. 현재까지 11회 정기연주회와 해외 연주 2회( 2002년 오스트리아 빈, 2006년 이태리 로마)와 국내 대도시 등에서 60회 이상의 공연을 통해 실력을 탄탄하게 쌓았다.변영수 홍보 담당자는 교향악단이 거듭 연주회하며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학생·학부모들이 기피하는 악기들에 도전할 수 있도록 예비단원을 모집해 육성·발굴한 것이 한 몫 했다고 말한다."바이올린이나 첼로를 배우는 학생들은 많아요. 하지만 교향악이라는 게 몇 개의 악기로 연주될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합주를 한다는 데 의미가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책임감이나 사회성을 기를 수 있으며, 교육적 효과가 있어요. 빠지면 안된다는 생각에 더욱 열심히 하기도 하구요."이번 12번째 정기 공연은 제1부 '구노의 파우스트 모음곡'을 시작으로 전북의 대표적인 작곡가 지성호 선생님의 작품 '생놀이'가 초연된다. 이태리에서 'Umberto Giordano' 국제 콩쿠르 등에서 입상한 성악가 김재명(테너)의 협연으로 이뤄진다. 제2부에선 어린이교향악단 출신 졸업생들을 초청 '엔카운터, 아프리칸 심포니' 등을 합주하며, 관객과 함께 '독도는 우리땅'을 열창한다.▲ 어린이 국악관현악단 연주회이에 앞서 5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어린이 국악관현악단 공연이 마련된다.현악기 27명, 관악기 9명, 타악기 6명 등으로 구성된 제법 규모가 큰 악단.11명 교사들의 지도로 꾸준히 성장해나가고 있다.지난 2004년 4월 전통음악의 맥을 이어가기 위해 창단된 이들은 그해 10월 창단연주회를 통해 무대감각을 익혔다. 현재까지 정기연주회를 포함해 대도시 등 20여회 이상 연주회를 치렀다.올해로 다섯번째 갖는 어린이 국악관현악단 정기연주회는 문정일 우석대 교수의 지휘 아래 KBS 어린이 합창단(지휘 이소연), 최재희 어린이무용단, 어린이 타악 합주단 '타울'의 협연과 가야금, 거문고, 아쟁, 해금 등을 연주하는 42명 어린이들과 국악 관현악단에 몸담았던 졸업생들도 참가할 예정이다.문의 063) 275-6709, 276-1923 /허정화(여성객원기자)

  • 여성·생활
  • 전북일보
  • 2008.09.04 23:02

[여성] 세계여자야구참가 '트리플 크라운…' 주장 김여름씨

"야구는 중독성이 강해요. 아무리 힘들어도 그만두기가 어렵죠. 더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밖엔 안 들어요."목소리는 피곤했지만, 밝았다. 세계여자야구를 보고 온 설렘이 아직 채 가시지도 않았다.'트리플 크라운 루돌프' 야구단 주장 김여름씨(26). 그가 지난달 24일부터 29일까지 일본에서 열린 '2008 세계여자야구대회' 선수로 선발돼 대회에 참가했다. 이번 대회엔 일본 미국 홍콩 캐나다 인도 호주 대만 대한민국 등 총 8개국 팀이 대결을 벌였다. 우리나라는 2승 3패로 6위를 차지. 첫 경기였지만,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처음엔 캐나다나 미국 선수들 체격이 너무 좋아 주눅 들었어요. 키가 보통 170cm 이상 이더라구요. 반면 일본 선수들은 저희들 만큼이나 체구가 작은데도 정말 빠르고, 정확하게 던졌어요. 우리나라 남자 고등학교 야구 선수 실력 정도. 수준급이죠."마침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자 야구선수들이 금메달을 딴 직후라 부담감도 있었다. 우리나라 대표팀이 일본 야구팀을 누르고, 극적인 승을 거둔 터라 여성야구의 경기 결과도 주목받았던 것. 물론 일본에게 지긴 했지만, 생각보다 선전했다. '한 경기만 이기고 돌아오자'는 게 팀원들의 각오였는데, 인도와 홍콩을 이겨 2승3패라는 성적을 냈으니,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확인한 셈.게다가 3500여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경기장에서 여성야구를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성야구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저희들이야 그저 야구가 좋아서 하는 사람들이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주면 정말 힘이 될 것 같아요. 운동장도 따로 마련돼 있어 누구나 쉽게 야구하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일본여자야구가 수준급 실력을 갖추게 된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단 생각 들었어요."물론 세계 다른 나라 팀들도 그렇고, 우리나라 대표팀원들 역시 야구만 전업으로 하는 선수들은 없다. 야구가 좋아 매주 주말과 평일 퇴근 이후 시간을 활용해 연습하는 게 전부."'트리플 크라운 루돌프' 팀원들에게 바라는 건 없어요. 그냥 야구하면 즐거워하는 사람들이니까요. 주장인 제 어깨가 막중하네요. 좀 더 선수들을 모집해서, 팀을 제대로 꾸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여성·생활
  • 이화정
  • 2008.09.04 23:02

[여성] 초호화 어린이 생일파티 '과시욕·과소비' 배우는 날?

김모씨(37·전주 삼천동)는 아이가 친구 생일파티에 간다기에 데려다주다 깜짝 놀랐다. 마트 앞에 30여명의 아이들이 무리지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 일부 엄마들은 아이들과 함께 생일파티에 따라 나서기도 했다. 파티는 차량까지 지원되는 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뷔페식으로 화려하게 치러졌다. 김씨는 돌아오는 아이 생일파티를 치를 생각에 한숨부터 나온다고 전했다.이모씨(38·전주 서신동)는 고민끝에 아이 생일 파티를 집에서 치르기로 했다. 밖에서 하면 좋겠지만,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아서다. 대신 집으로 초대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피자와 치킨 등을 배달시키고, 필요한 간식은 만들었다. 20만원 이상 들었지만, 일년에 한번 뿐인 생일잔치로 인해 아이를 주눅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일부 아이들 생일파티가 어른들 생일파티 못지 않게 호화판으로 치러지고 있어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고 있다.생일파티에 일부 아이들만 초대하면, 왜 우리아이는 빼놓고 초대하느냐며 목소리 높이는 엄마들 때문에 반 아이들 모두를 초대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게다가 놀이 시설, 차량까지 갖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뷔페식으로 치르는 아이들로 인해 부모들은 말 못할 경제적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이모씨(37·전주 평화동)는 "아이 생일이 다가오는데, 안할 수도 없고, 하자니 얇아진 지갑때문에 고민이 많다"며 "아이가 실망시켜주고 싶지 않아 최대한 줄여서 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성인 어른 생일잔치 비용보다 2∼3배 비싼 20∼50만원까지 깨진다는 것.이런 부담감 때문에 생일이 인접해있는 아이를 둔 학부모들이 합동으로 생일잔치를 여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박모씨(35·전주 서신동)는 "패밀리 레스토랑은 너무 비싸고, 30여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집으로 초대하기에도 좁아, 학교 인근 공원에서 음식을 불러서 파티를 열었다"며 "바로 옆에 있는 놀이터에서 놀도록 하고, 간식을 챙겨주면서 비교적 거품을 뺀 생일잔치를 했다"고 말했다.하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아이들 기를 살려주는 것도 좋지만, 파티조차 열지 못하는 형편의 부모들도 있다"며 "생일잔치조차 상대적 박탈감을 갖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휘둘려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기보다 아이들에게 집안의 경제적 상황을 설명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고도 했다.

  • 여성·생활
  • 이화정
  • 2008.09.04 23:02

[여성의 힘 2050] 가을 불청객 '피부 건조증'

주부 김현주씨(52·전주시 평화동)는 지난해 가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팔다리에 하얀 각질이 일어나 곤욕을 치렀다. 민망할 뿐더러 가려워 밤새 긁어대느라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기 때문. 긁은 부위에 상처가 생기고 세균감염까지 생겨 고생은 더했다. 그는 "올 가을에도 재발할까봐 두렵다"고 말했다.'피부건조증'은 각질층 수분이 소실돼 가려움증을 보이는 피부상태. 얼핏 피부를 들여다보면 한겹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겹겹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게다가 각 층의 5∼6배 수분이 포함돼 부드러운 살결을 갖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각질층 수분이 없어지면, 피부가 갈라지면서 미세한 각질이 일어나고 더 진행되는 경우 가려움증이 생긴다. 특히 팔 다리에 많이 생기는 피부건조증은 대기가 건조하고 차가워지는 가을에 시작해 겨울에는 증상이 더 심해진다. 피지선 활동이 적어지는 중년 이후에 많이 생기는데, 요즘엔 아파트 건조한 실내 환경, 스트레스, 잦은 목욕이 겹치면서 젊은 사람에게도 많이 발생된다.'수앤미' 피부과 송은섭 원장은 "피부의 수분 손실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가려움증이 있거나 홍반과 각질이 심하고 피부가 갈라지는 등 피부염 증상이 심하면 피부과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치료는 피부 염증을 완화시킬 수 있는 부신피질 호르몬제가 포함된 연고와 가려움증을 가라앉히는 항히스타민제가 좋다고 했다. 보습제를 자주 사용하는 것이 좋고, 가려움증이 심할 경우 찬물찜질이 도움이 된다고도 덧붙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급적 긁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긁게 되면 피부가 두꺼워져 만성피부염의 원인이 되기 때문.그는 '피부건조증'을 막으려면 치료보다는 예방이 훨씬 중요하다며 이를 위한 생활수칙을 조언한다.첫째, 목욕 습관이다. 목욕은 너무 자주 하지 말고, 횟수나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 목욕물의 온도는 미지근한 정도가 적당하고 너무 뜨거운 물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때수건이나 타월로 때를 미는 행동은 삼가해야 하며, 가능한 비누는 많이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둘째, 목욕 후에는 물기를 닦아낸 후 바로 보습제나 습윤제를 바른다.셋째, 피부와 직접 닿는 의류는 면제품으로 하고 옷을 꽉 끼지 않고 헐렁하게 입는 것이 좋다.넷째, 실내온도는 너무 덥지 않게 하는 것이 좋으며, 가습기나 젖은 빨래로 적정 실내습도를 유지한다./이금주(여성객원기자)

  • 여성·생활
  • 이금주
  • 2008.08.28 23:02

[여성의 힘 2050] 워킹맘의 고단한 일상, 안 겪어본 사람은 몰라요

김민정씨(32·전주시 효자동)는 전주시내에서 작은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옷가게는 이른 아침 8시 반에 문을 열어 밤 10시 반이 돼야 문을 닫는다. 남편도 야간 근무를 하는 직업이다 보니, 결국 김씨 부부의 선택은 아이를 시댁에 맡기는 것이었다. 그렇게 아이와 떨어져 지낸지 벌써 4년 째.하지만 하루 일과가 너무 늦은 시간에 끝나다 보니, 그녀가 아이를 볼 수 있는 날은 한 달에 두 번 있는 휴일날이 전부다. 김씨는 단 이틀의 시간동안에 아이에 대한 미안함을 보상해주려 하게 된다. 특히 방학때엔 되도록 아이의 요구는 다 들어주고, 조금 떼를 쓰거나 어이없는 행동을 해도 '부모와 떨어져 살아서 그렇겠거니' 하면서 넘어간다. 시댁에서는 둘째 아이를 낳으라는 얘기도 하지만, 하나도 어쩌지 못하는 처지라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그래서 아예 올 연말에는 돈을 더 모아서 시댁과 살림을 합칠 계획이다.10년째 직장에 다니고 있는 송진아(36·전주시 삼천동)씨는 매일 어린이집과 친정을 번갈아가며 아이들을 '나르고' 있다고 한숨이다. 아직 어린 아이를 무작정 아무에게나 맡길 수도 없고, 또 입주보육교사를 구하자니 비용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심지어 아이 맡길 데가 없어서 서신동에 사는 친구 집에 아이를 들쳐 업고 가기도 했다.그렇다고 당장 아파트 대출금이며, 아이에게 들어가는 교육비를 생각하면, 직장을 그만 둘 수도 없다.지금껏 쌓아온 경력이 아까워서라도 선뜻 일을 못 놓겠다는 그녀다. 그래서 한번은 부안에 있는 시댁에 아이를 맡겨도 보았단다. 눈물을 머금고 아이를 맡긴지 채 이주도 안돼서 덜컥 시어머니의 병환소식이 들렸다. 그러자 시어머니가 편찮으신 게 마치 아이를 보느라 그리 되신 것인양 시누이들이 눈치를 주더란다. 정작 시누이들의 네 아이는 시어머니 손에서 컸으면서도 말이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서운한 마음이 절로 난다.전북 마음사랑 병원 백소영 진료과장은 "방학동안 스트레스로 병원을 찾는 주부들이 많다"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육아와 교육으로 인한 잦은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말했다.백과장은 "워킹맘의 경우 전업주부보다 스트레스 심해 아이에게 전적으로 잘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이 크다 보니 보상심리로 아이에게 무조건 잘 해주려는 경향이 있다"며 "엄마뿐 아니라 아이까지 망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듯 우선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 좋다는 것.또한 애가 전부가 아니라 부부위주 가정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 위주의 가정, 교육이 이뤄지다 보면, 정상적인 가정의 형태를 포기하는 경우까지 온다는 것.백과장은 "엄마들의 정신 건강이 곧 아이들의 정신건강까지 이어진다"며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짬짬이 자기 계발에 시간을 쏟으라"고 권했다. /이지현(여성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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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현
  • 2008.08.28 23:02

[여성] 변화된 여성 - 오경안

얼마 전 개인전이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렸다. 전시장을 찾은 노신사 한 분이 그림을 보다가 내게 작가선생이 맞냐고 물었다. 그는 나를 여태까지 남자로 알고 있었다고 했다. 남자이름 같았고, 그림도 여자 그림 같지 않아서 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보니 여류 화가셨구먼"하고 덧붙였다. 여류 화가라는 말이 어쩐지 듣기 겸연쩍었다. 물론 그 점잖은 미술애호가는 남자가 아니고 여자였음을 강조하려고 '여류'라고 했을것이다. 하지만 여류라 하면 여성전문가를 뜻하기는 해도 그 수가 적어야 어울리는 말이다. 요즈음 여류 화가, 여류 작가가 좀 많은가! 몇십년 전쯤이라면 몰라도.시집 와서 시어머니에게서 칭찬받은 기억이 별로 없다. 꼭 한 번 칭찬하신 적이 있었는데, 아들 둘을 낳아서 참 잘했다는 것이었다. 내 능력 밖 일이지 칭찬 받을 일을 한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딸만 낳은 동서를 못마땅해 하시는 걸 보면, 맏며느리인 내가 딸만 낳았다면 상당히 구박을 받았을 것 같다.가까운 예로 친정 엄마가 그런 케이스였다. 외아들에게 시집 온 친정 엄마는 연달아 딸 둘을 낳았다. 셋째는 아들이어야 한다는 시부모의 은근한 압력에 엄마는 걱정이 태산이었다. 친척 어른들도 걱정하며 둘째 딸인 내게 남동생 보라고 남자같은 이름을 지어 불렀다. 남동생이 태어나자, 친척 아주머니들은 나를 토닥이며 '복덩이'라고 칭찬했다. 2년 차이로 또 남동생을 보자 이번에도 어른들은 "남동생 둘을 봤으니 참 기특하다"하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린 마음에도 내가 칭찬받을 일을 한 적이 없는데, 칭찬하시는 어른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심지어 아들 낳을 때까지 7∼8명의 딸을 두는 집도 있었다. 남아 선호 사상 때문에 출산율이 높아져서 문제가 되는 건 남녀 성비가 아니라, 인구과잉 문제가 아닌가 싶다.불과 얼마 전까지 정부는 가족계획 표어를 '딸아들 구별말고 둘만낳아 잘기르자'를 외쳤다. 그리하여 한 세대가 바뀌는 짧은 기간에 평균 자녀 수는 6~7명에서 두 세 명으로 줄어 들었다.내가 둘째를 낳을 때는 '둘만 낳자'의 표어가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또는 '잘키운 딸하나 열아들 안부럽다'로 변하여 외동이를 권장했다. 셋째 자녀는 의료보험 혜택도 못 받았다.그러한 인구억제정책이 또 불과 몇 년 사이 셋째를 낳으면 이러저러한 혜택을 주는 등 출산장려정책으로 바뀌어 버렸다. 저출산이 사회문제가 되었던 것.아들이 초등학교 시절 한 반에 남학생 4명 정도는 여학생 짝이 없었다. 그런데 그 아이들이 이제 혼기에 달해 혼수비용도 신랑이 신부보다 2∼3 배 더 든다.아들만 둔 선배가 이런 말을 했다. "자취하는 아들한테 사골국 끓여 한 봉지씩 넣어 주기 귀찮아. 그냥 빨리 장가보내야지. 결혼하면 안해도 될테니까."그 말에 딸만 둔 후배가 말했다. "며느리 것까지 두 봉지 넣어주어야 하지 않을까요?"직장 초년생인 아들도 서울에서 자취를 하는데, 퇴근해서 저녁밥을 한다는 말을 들은 남편은 말했다. "빨리 결혼시켜야겠어, 밥 안하게."그 말에 나는 남편에게 이 말을 넌지시 했다."결혼하면 아들이 2인분을 하게 될지도 모르니, 우리가 서두르지는 맙시다."/오경안(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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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8.2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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