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7 14:31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여성·생활

[여성] 공부하는 엄마…'주부 자격증 시대'

아이 눈높이 교육을 위해 직접 배워 자녀들을 가르치려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대학 평생교육원을 비롯해 각종 교육단체에서 영어, 독서·논술 등 다양한 자격증 강좌에 주부들이 몰리고 있는 것. 게다가 일부 자격증 취득은 방과후 지도교사, 학원 교사 등 부업으로 이어져 주부들의 경제활동 창구로도 이어지고 있다.'조금만 더 투자하면 우리 아이도 영어를 잘 할 수 있다.'자기 자식 영어 잘 하는 게 소원인 부모들은 이런 환상을 심어주는 사교육 업자들에게 꼬여 학원이며, 고액 과외를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언어를 배우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노출'과 '구체적인 상황에서의 상호작용'. 일상생활 속에서 '놀이'의 개념으로 쉽고 재밌게 영어 교육을 시키고픈 엄마들이 영어지도사 자격증 취득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간호사 직업을 가졌던 김예리씨(30·전주시 서노송동). 그는 5년 전 육아 부담으로 직장을 그만둔 후 아이를 낳았다. 그러다 지난해 9월 아이 영어 교육을 위해 어린이영어지도사 자격증에 도전했다. 단지 영어를 아는 것에서 한 발 나아가 아이의 발달 상황에 맞게 영어를 효과적으로 가르쳐주기 위한 것."'I go shopping.' 그냥 읽으면 쉽게 안 들어와요. 특히 그런데 억양을 넣어서 리듬감 있게 읽으면 주의가 집중되죠. 이렇게 영어를 게임하듯 가르치는 법을 배우게 되요. 또 학원을 안 보내니까 자기 전이나 아이가 집중이 잘 되는 시간을 선택해서 맞춤식 지도가 가능하구요."장숙현 전북대 평생교육원 초등학생영어지도사(48)는 "최근엔 이주여성들이 영어지도사 과정에 도전하고 있다"며 "말은 할 줄 알지만, 쓰기 문법 어휘 등 지도가 필요한 이주여성들이 참여해 자격증을 취득해 부업으로 나서기도 한다"고 말했다.독서·논술 지도사도 '열풍'이다.황선혜씨(27·전주 평화동)는 독서지도사에 도전한 케이스.황씨는 딸에게 책과 친해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주고 싶어 도전했다. 그가 알아봤던 방문교사수업은 글쓰기에 치중한 곳이 많아 기초부터 독서습관을 잡아주는 곳이 없었다.남들이 좋다고 하면, 아이 눈높이에 맞는지 따져보지도 않고 책만 사주기에 바빴던 그였지만 독서지도자 과정을 하면서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책을 고를 수 있었다."예전엔 전집 위주로 읽게 하고, 책에 관한 줄거리 정도만 훑도록 하는 게 전부였어요. 그런데 수업을 받아보니, 그림이 아이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작가가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한번 더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그림 그리기, 독후감 편지글로 써보기 등을 통해 독서를 다른 활동과 접목시키는 법도 배웠구요."그는 현재 초등학생 아이들의 독서지도수업을 부업으로 하고 있다. 자격증 취득 후 지역 아동센터로 독서지도사 봉사활동을 하면서 경험이 쌓였고, 주변 엄마들의 부탁과 입소문이 이어져 아이들을 가르치게 된 것.황춘인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독서지도강사(48)는 "알아서 책 읽는 아이는 거의 없다"며 "부모가 관심 가져주는 만큼 아이의 독서능력은 길러진다"고 말했다. 독서 기간을 한꺼번에 많이 확보하기보다, 잠들기 전 책 읽어주기 등 짜투리 시간을 활용해 아이와 책이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여성·생활
  • 이화정
  • 2008.08.28 23:02

[여성의 힘 2050] 대책없는 '주차 전쟁'

우리나라 자동차 등록대수는 지난 4월말 1600만대를 넘어섰다. 3명당 1대꼴로 자동차를 가진 셈. 자동차는 이제 생활필수품이 되어버렸다.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황이 오존층을 파괴하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동차는 여전히 증가 추세다.초등학교 5학년 1학기 사회책에도 나오듯 우리나라 도시의 주차난은 매우 심각하다. 그나마 아파트는 주차 공간이 확보 되어 있지만 주택가는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소방도로를 점령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동차가 들어 설 공간만 있으면 골목마다 빽빽하게 주차를 하다 보니 이웃 간에 언쟁을 높이는 것은 다반사다.자기 집 앞에 '주차금지'를 시키기 위한 방법도 다양하다. 어떤 이는 자기 집 담벼락 옆에 다른 사람이 주차하지 못하도록 경고성 화분을 몇 개 내어 놓았다가 "어떤 인간이 화분까지 통째로 실어가 버렸다"고 분개하며, 이번에는 아예 화분 밑을 시멘트로 발라 고정시켜 놓아버렸다. 또 어떤 이는 폐타이어 두 개를 내어 놓고, 물이 가득 찬 물통에 의자까지 가져다 놓기도 한다.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민주사회라고 하지만, 어떤 이는 인신공격성 글을 아무렇지도 않게 써서 붙여놓았다. 전주 인후동 인봉초등학교 옆 도로에 주차공간을 찾다가 '주차금지, 못 읽을 시 사람이 아님' 이라는 문구를 보았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웃다가, 그곳에 주차하면 정말로 인간이 아닐 것 같아 다른 곳에 주차를 했다. 남은 없고 나뿐인 세상, 공공도로를 자기 땅 인양 아무 거리낌 없이 빼앗는 사람을 떠올리며 씁쓸한 마음 피할 길 없었다. 혹시 한글을 아는 외국인들이라도 이 글을 읽게 될까봐 염려스러웠다.그나마 소방도로라도 나 있는 주택들은 그러한 꼼수라도 부리지만, 좁은 골목에 사는 사람들은 주차할 곳이 아예 없다. 주차를 하기 위해 동네를 두어 바퀴 돌다가 집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기도 한다.주택가 좁은 골목에 사는 김씨(노송동)는 "집에 친척이나 손님이라도 오는 날에는 주차공간이 없어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손님이 남의 집 담벼락에 주차해 놓고 들어온 지 10분도 안되어서 핸드폰이 울렸는데 한마디로 '빨리 차 빼라'는 식이었다고.반대로 주택가 도로 옆에 사는 백씨는 "우리는 차가 없는데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차를 담벼락에 바짝 대고 시끄럽게 시동을 걸어대는 바람에 미칠 지경"이라며 하소연했다. 주차대란은 비단 주택가뿐만이 아니다. 상가 앞에도 마찬가지다. 정차만 할 수 있는 상가 앞에 버젓이 차를 주차해 놓는 바람에 보행자에게 불편을 줄 뿐만 아니라 교통사고의 위험에도 노출되기 십상이다.우리나라의 주차난 해결방법을 초등학생들에게 물으면 "우선적으로 고층 엘리베이터 주차장이 필요하고, 차량 10부제를 실시하여 자동차 함께 타기 운동을 벌이고, 차를 판매할 때 주차장을 갖춘 사람만 살 수 있게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야한다"며 배운 대로 '야무진' 대안을 내놓는다. 매일 주차전쟁에 시달리는 이 나라 어른들이 어린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박예분(여성객원기자)

  • 여성·생활
  • 박예분
  • 2008.08.21 23:02

[여성의 힘 2050] '매립전용 쓰레기 봉투'를 아시나요?

매립전용 쓰레기 봉투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데다, 쓰레기 수거가 민간위탁으로 되면서 도내 주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쓰레기 처리 시간이 지연되는 등 많은 불편을 가져다주고 있어서다.▲ 매립전용 쓰레기봉투 얼마나 아세요전주시는 지난달 15일부터 매립전용 쓰레기봉투를 판매했다.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소각 및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를 담는 매립용 쓰레기봉투를 제작한 것. 깨진 유리나 사기, 도자기류, 뼈다귀, 조개 껍데기 등 소각이나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를 담아 버릴 수 있다.두 종류로 나뉘는 봉투 가격은 360원(20ℓ), 890원(50ℓ). 일반용은 연두색 바탕에 검정 글씨, 공공용 봉투는 청색 바탕에 검정 글씨로 제작됐다. 제작 단가는 일반종량제 규격봉투에 비해 비싸지만, 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감안하여 일반봉투와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각 동사무소는 현수막을 걸고 이를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시민들이 매립용 쓰레기가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있다.이민영씨(54·전주 평화동)는 "현수막에 걸린 것은 봤는데, 매립전용 쓰레기봉투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며 "홍보가 제대로 안 돼서 사람들이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게다가 매립전용 쓰레기봉투 판매소도 거의 없다.실제로 인후동 2가 세 곳의 쓰레기봉투 판매소 중에서 딱 한 곳만 매립전용 쓰레기 봉투를 판매하고 있었고, 다른 두 곳은 찾는 사람이 없다며 이를 들여놓지 않고 있었다.아중리의 한 판매소 역시 마찬가지.전주 덕진구청 담당자는 "판매소에 공문을 보냈는데 협조하지 않고 있다"며 "일일이 전화로 판매할 것을 공지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1일부터 쓰레기 수거 민간위탁으로대형 폐기물, 재활용쓰레기, 음식물 쓰레기, 이 세 종류 쓰레기를 수거해 가는 일을 1일부터 민간 업체가 맡아서 하고 있다.하지만 민간위탁 업체가 대형 폐기물과 재활용 쓰레기 수거를 맡은 후부터 많은 불편이 따르고 있다.구청에서 관할했을 때는 대형 폐기물의 경우 전화 접수만 하면 며칠 후 수거 차량이 와서 처리 비용을 지불하고 바로 가져갔다.그런데 민간업체가 넘겨지면서 시간이 길어지고, 2번으로 나눠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워졌다.접수 후 7일 안에 쓰레기가 처리되던 시간이 14일 후에야 처리된다. 이들은 쓰레기 마다 가격 스티커를 부착하고 돈을 받아간다. 게다가 쓰레기를 대문 밖에 내다 놓으면 다음날이나 이틀 후에 와서 수거해 간다. 돈을 내고 한 번에 처리됐던 일이 불필요하게 2가지로 나뉜 것. 게다가 쓰레기에 붙인 스티커도 다른 사람이 얼마든지 떼어 갈 수가 있다.주택가 재활용 쓰레기도 문제가 되고 있다. 민간 업체로 넘어간 후 주택가는 수거되지 않는 재활용쓰레기로 넘쳐나고 있다. 구청에 민원을 넣고서야 보름 만에 치워가는 곳이 발생할 정도.대다수 주민들은 쓰레기 수거가 민간위탁으로 넘어간 사실도 모르고 있다. 전혀 홍보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된 것이다.임대수씨(35·전주 삼천동)는 "민간위탁은 쓰레기 처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인데, 오히려 불편만 가중되는 것 같다"며 "관할 구청에서 대안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은자(여성객원기자)

  • 여성·생활
  • 김은자
  • 2008.08.21 23:02

[여성] 농촌 임산부 원정출산 삼만리

"친정에 갔다가 새벽에 양수가 갑자기 터졌어요.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병원이 없다고 해서, 남편이 비상등을 켜고 전주까지 1시간을 달렸습니다. 아프기도 했지만 아이가 어떻게 될까봐 무서웠어요.” 도내 농어촌 지역 14곳 중 분만 실적이 없는 곳은 완주 진안 무주 장수 임실 순창군 등 6곳인 것으로 드러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해 말 집계한 '2006년 제왕절개 및 분만평가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시설을 갖추고도 이를 기피하거나, 시설과 인력이 없어 신규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 곳이다. 국제 결혼으로 분만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산모들의 불편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출산 관련 정보를 다루는 인터넷 카페 등에는 농어촌 지역에 사는 임산부들이 '원정 출산' 과정에서 겪은 고통과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4월 전주에서 출산한 주부 이모(30)씨는 "본래 다니던 병원이 있었으나, 큰 병원으로 옮겨 아이를 낳아야 했다”며 "이것저것 다시 검사해야 해서 불편했고, 심리적으로 불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낮은 출산율, 의료사고율 등의 이유로 이런 불편이 쉽게 해소될 수 없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익산 미즈베베 이희섭 병원장은 "임실 진안 고창 등 병원에서 분만을 하지 않는 것은 분만을 하다 난산인 경우 제왕절개 분만을 해야 하는데, 안전하게 제왕절개 분만이 가능한 종합병원으로 옮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역 병원에는 군대 대신 복무하는 공중보건의가 근무하고 있어 의료사고의 위험, 마취과 전문 인력의 부족으로 분만을 다른 병원에서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 또한 신규 투자일 경우 "자연분만을 하면 40만원 정도를 받는데, 한 달에 최소 20명의 분만 환자가 있어야 투자비용을 맞출 수 있기 때문에 저수가로 인해 분만을 포기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신생아 분만은 의사들의 체력·시간 등이 많이 들고, 의료 사고 가능성과 시설 투자 등으로 위험부담이 크다”며 "분만 사각지대를 줄이려면 공공성에 근거한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여성·생활
  • 이화정
  • 2008.08.21 23:02

[여성] 이주 여성들은 외롭다 - 강명자

국가를 비롯해 지역이나 공동체 그리고 많은 여성단체들이 이주 여성들에게 관심을 쏟는 것은 궁극적으로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 나가는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위해서다.내가 최근 인연을 맺었던 이곳은 한국어 배움터 다문화가정 교육센터. 이곳에서는 다문화가정 이주여성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가정문제 상담·심리 상담을 하고 있다. 또한 언어장벽으로 인한 자녀교육의 문제도 함께 고민한다.한국에 와서 2~3년쯤 거주한 여성들은 어느 정도 언어 소통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들이 2~3년 만에 모든 것을 잘 알고 이해한다고 생각하면 오산. 가족들과 지인들의 각별한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특히 가정에서 가족끼리 언어 장벽이 가장 큰 문제. 서로 의사소통이 안 되니, 표현도 못하고 그렇다고 매번 누군가 나서서 해결해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일주일에 두 번씩 센터에 나와 사람들을 만나서 그간 하고픈 이야기들을 풀어 놓는다. 농촌의 다문화가정 남편들의 평균 연령은 40대 초반에서50대, 신부들 연령은 평균 20세~25세다. 이주여성들은 초혼이 많지만 남자 쪽은 재혼이 많다.그런데 억압받고 있는 여성들이 많다. 여성억압 양상은 성 이외 언어와 문화 차별 등이 혼합돼 복잡하게 나타나고 있다.또한 일부 남편들은 부인을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고 내 맘대로 해도 된다는 의식을 갖고 있다. 상대방의 인격은 아랑곳없다. 그들이 이곳에 나올 때에는 교육도 받을 만큼 받았고, 교양과 인격체를 갖춘 엘리트들이었다. 그런데 결혼비용을 많이 들여 자신이 데려 왔다는 한국 남편들의 생각이 여성들을 억압하고 있다.때문에 가족 간의 불화를 견뎌내지 못하거나 굴레에서 벗어나고픈 갈등으로 가출도 한다. 특히 자기 나라 사람들끼리 연락해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만나는 곳이 주로 노래방이다. 답답한 마음을 풀고 싶을 때에는 노래방을 찾아 소리를 지르고 미친 듯이 춤을 추기도 한다. 한바탕 그렇게 풀고 나면 당분간은 견딜만하다고 입을 모은다.또한 고국이 그리워 친정이나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화요금이 비싸 시댁과 갈등이 많이 된다고 했다. 그리워서 전화를 하게 되면 20∼30분은 훌쩍 지나가는데, 1만원짜리 카드가 금방 동이 난다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의 경우 아내 전화비용이 싸움의 단초가 된다고 했다. 그래서 이들은 한국어교실과 같은 프로그램만 지원할 것이 아니라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전화요금을 할인해준다거나 국가에서 보조금을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한다.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울 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생활문화 속에서 사람들과의 관계와 소통을 통해 체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이들에게 가족뿐 아니라 지역이나 일터 등 다양한 삶의 경험이 가능한 공간들로의 접속 통로를 마련해줘야 한다.이주여성들의 존재와 그들의 고유한 문화를 귀하게 여기는 존중의 심성이 우리사회에 꽃피기를 바란다. 자라나는 다문화 가정의 2세대들이 타자에 대한, 나와 다른 존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키우고 감수성이 더욱 깊어질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배려해야 할 일이 아직 많다./강명자(임실 다문화가정센타 한국어 강사)

  • 여성·생활
  • 전북일보
  • 2008.08.21 23:02

[여성의 힘 2050] '광복절 독서' 이런 책 어때요?

'광복절'은 지난 1945년 8월15일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의미있는 날.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의 정부가 수립된 것을 공포한 경축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빛을 되찾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광복절'이 됐다.여름방학을 맞아 광복절의 역사적 중요성을 실감할 만한 책에 눈을 돌려 보자.「뿔난 바다」 (청개구리)는 해마다 2월 3일이면 현해탄을 건너가는 사람들의 역사적 매듭에 관한 이야기다. 전쟁 물자 조달에 급급했던 일본이 바닷속까지 뚫고 들어가 조선인들을 채탄 작업에 희생시킨 것.그런데 1942년 바닷물이 터져 들어와 수몰돼 강제 징용됐던 조선인들이 죽도록 일을 하다 바닷속에 수장됐다. 수몰사고를 예방할 수도 있었지만, 회사나 일본 정부 관리 소홀로 참사를 당한 것이 더욱 가슴 아픈 대목. 성난 뿔이 돋은 건 사과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해서다.작가 박예분씨는 수몰 사고의 진상을 알고 있는 생존자인 김경봉, 설도술씨를 인터뷰하고 지난해 2월 일본 현지 추모제를 취재하면서 감추어진 역사의 진실을 논픽션으로 재구성해 냈다. 이야기를 전해들은 초등학교 아이들의 아릿한 마음이 빼곡히 담겨 있다.동화 「마사코의 질문」 (푸른책들)은 일제 강점기를 살았던 우리 민족들의 아픈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이책에 수록된 두 편의 단편 '꽃잎으로 쓴 글자' '방구아저씨'는 초등학교 4학년과 6학년 교과서에 실렸다. 일제에 의해 투옥돼 생체 실험을 당했던 윤동주 시인, 관동대지진 당시 학살당한 조선인들, 일본 군인들의 위안부로 끌려간 조선의 여자들 등 끔찍했던 현장의 이야기들을 담으면서도 쉽고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이야기도 담았다.이외에도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휴머니스트)나 「한국사편지」 (배움)에 일제 강점기와 광복의 역사가 잘 나와있다.인터넷을 통해서 광복절 관련 자료를 찾아서 모아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은자(여성객원기자)

  • 여성·생활
  • 김은자
  • 2008.08.14 23:02

[여성의 힘 2050] 여름휴가·올림픽에 잊혀지는 '광복절'

"광복절요? 쉬는 날이잖아요.""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날이요. 태극기만 달아요.""생각해 본 적 없는데요."광복절(光復節)의 역사적 의미가 잊혀지고 있다. 건국 60주년과 함께 진행되는 제63주년 광복절은다른 어느 때보다 의미가 깊다. 하지만 여름 방학과 맞물리면서 휴가로 누릴 수 있는 공휴일의 의미가 훨씬 커진 데다,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코리아'를 외치는 함성들로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전주교대부속초등학교 김용훈 교감은 "갈수록 광복절이 아이들 피부에 와 닿지 않는 면이 있다"며 방학 전 '계기 교육'을 통해 '태극기 달기 운동'을 하지만, 국기만 단다고 해서 그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형식도 중요하지만, 광복절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얘기다.때문에 학부모들은 광복절을 맞아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놀이와 접목시켜 재밌게 역사공부하기에 골몰하고 있다.박민영씨(37·전주 효자동)는 광복절과 함께 토·일 공휴일이 연달아 있어 아이들을 서울에서 열리는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 기획특별전'에 보내려고 마음 먹었다. 광복절은 그저 쉬는 날로만 생각했을 뿐, 별다른 중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아이가 광복절이니 독립기념관을 가야 하는 게 아니냐고 묻더라구요. 속으로 '뜨끔' 했죠. 별로 관심 없을 거라 여겼거든요. 그런데 이야기를 해보니까 아이들도 문제의식은 있더라구요. 그래서 아이와 함께 독립기념관 가자고 했죠."홍미선씨(40·전주 호성동)는 아이들과 함께 광복절을 맞아 영화 '로스트 메모리즈'를 보기로 했다. 영화를 통해 광복절이라는 딱딱한 주제를 말랑말랑하게 설명하고,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여겨서다."사실 완전한 역사 영화는 없어요.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죽이지 못했다면' 이라는 가정을 통해 독립 투사로 활약상을 담은 영화라 의미가 있겠다 싶었거든요. 광복절 특선 영화는 재미 위주가 되서 의미가 없을 것 같구요."특히 도내에서 광복절 관련 행사는 제법 열리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갈만한 재미있는 이벤트가 없어 고민된다고 털어놨다. 어른들의 무관심도 더해져서 태극기를 달지 않는 가정도 많고, 그 필요성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학부모들은 광복절의 '진짜' 의미를 찾으려면 의미없는 행사만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피부에 와 닿는 프로그램으로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은자(여성객원기자)

  • 여성·생활
  • 김은자
  • 2008.08.14 23:02

[여성의 힘 2050] 주부들도 휴가가 필요하다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가 화제다. 40년간 아내와 며느리, 엄마로서 한 집안의 살림을 도맡아 온 주인공 김한자씨(김혜자 역)가 '1년 동안의 휴가'를 얻어 집을 나왔다. 딸들과 남편의 우려·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시간을 갖게 된 그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감추지 못한다. 지치고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난 주부의 일탈. 그 이야기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결혼한 뒤 존재감이 어디엔가 묻혀 버린 느낌 많이 들었어요. 주부들에게도 모든 걸 훌훌 털어버릴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드라마와 같은 일탈은 무리겠지만요.""1년까지도 필요 없어요. 몇 주, 몇 개월 그 자체가 일반 주부들에게 너무 높은 기대치인 것 같구요. 하루, 며칠이라도 복잡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면, 돌아와서 맞는 같은 일상이라 해도 견디기가 쉬워져요."여성객원기자단은 전업주부 직장인 할 것 없이 모든 주부들에게 휴가가 필요하다는데 동의했다. 하지만 각자 상황에 맞는 휴가를 갖기 위해서는 남편과 아이들의 동의를 얻는 것이 우선이라고 짚었다.주부의 고충을 공감하지 못하는 남편이라면, 자신의 불편함만을 내세워 휴가의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싸움으로 번질 수 있어서다.아이가 어릴 경우 육아 등의 문제로 휴가를 갖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도 언급됐다."아이가 허약해서 병원·집만을 오가던 일상을 반복하다 3일 가출해 본 경험 있어요. 그땐 남편에게 상의도 안 하고 일방적으로 나갔다 온다고 했는데, 집을 벗어나는 순간 정말 해방되는 느낌이었어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미안하지만, 정말 힘들었거든요. 그리고 그 시간이 절 치유시켜줬죠."가족들과 충분히 소통한 후 믿음이 쌓인 상태에서 다녀와야 서로 불안해하지 않고 편안한 시간이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하지만 주부가 자신만의 시간을 마련하려면 남편과 아이들이 평소 알아서 생활하는 훈련이 돼 있어야 한다는 점도 언급됐다. 집안일을 분업해서 스스로 하는 가정일 경우 아내·엄마가 휴가를 다녀온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기 때문.또한 가사일과 직장일로 이중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주부들은 직장에서의 일이든 가사든 어느 한쪽에 전념할 수 있도록 시간을 확보해주고 배려해주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고도 했다.어딜 떠나는 것만이 휴가가 아니라, 자기 시간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탈출구가 되기 때문에 돌아와서 좀더 적극적인 자신을 찾는 시간이 될 수 있어서다.주부 스스로가 지나치게 가정에 얽매여 자신이 없으면 안 될 것 같다고 여기는 경향도 서로 힘들게 하는 점이라며 그런 굴레로부터 벗어나는 훈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여성·생활
  • 이화정
  • 2008.08.14 23:02

[여성] "코드 뽑고 전등 끄는 습관이 노하우죠"

"에너지 절약엔 노하우가 없어요. 절약하는 습관 그게 우선이죠."'에너지 절약'에 나선 주부들이 있다. 전기밥솥 대신 압력밥솥을 사용하고, 집안에서 사용하지 않는 플러그를 뽑는 일이 생활의 일부가 된 이들이다. '생활 속 대기전력 줄이기 운동'만으로도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일거양득의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전북환경교육체계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주최한 '2008 전북 에너지·기후변화 환경강사 양성과정'.지난 6월30일부터 7월26일까지 전북지역환경기술개발센터에서 열린 교육 과정엔 평소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생활 속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왔던 주부들이 참여했다.한달 전기료가 3만원이 넘은 적이 거의 없는 유주리씨(49·전주 삼천동). 7∼8년 전부터 스위치를 끄면 플러그를 뽑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절전형 멀티탭을 사용하고 있다. 그는 "백열등도 전구형 형광등으로 교체해 전력소모량이 뚝 떨어졌고, 전구 수명도 훨씬 길어졌다"고 말했다. 화장실 샤워꼭지도 절수용이다.유씨는 "에너지효율등급이 높은 냉장고로 바꾸는 것도 전기사용량이 줄이는 방법"이라며"고 처음엔 적극적이지 않던 가족들도 이제는 더 적극적으로 대기전력을 아끼는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숲해설가로 활동하고 활동하고 있는 이영희씨(49·전주 효자동)도 처음엔 줄이면 얼마나 줄이겠느냐며 불편해하던 가족들이 전기 사용량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한 뒤부터 열심히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쓰지 않는 방 형광등 끄기부터 시작해 냉장고 문 자주 여닫지 않기 등 사소한 일만으로도 월 1만원이 절감될 수 있어서다.절전형 멀티탭 사용하기, 불필요한 전구 형광등 빼기, 에너지 효율등급 1등급 전자제품 사용하기 등 생활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대기전력 줄이기' 요령이 많다. TV 스크린 자주 닦고 화면 밝기 줄이기, 벽과 냉장고의 간격 10cm이상 떼어놓기(냉장고 뒤 냉각코일에 바람이 잘 통할 수 있도록 하기), 전등의 전구와 갓을 주기적으로 청소하기 등은 좀더 구체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전북의제 21 추진협의 박현정 활동가는 "화석연료에 의존하다 보니 전세계적인 에너지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생활 속에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할 수 있는 주부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는 "주부들이 에너지 절약 방법을 몰라서라기 보다 '나 하나쯤이야' 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은 게 탈"이라며 "작은 습관들이 모이면 경제를 살리고 지구온난화를 막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여성·생활
  • 이화정
  • 2008.08.14 23:02

[여성] 모악 맨발의 커뮤니케이션 - 이숙현

지난 8월 3일 새벽 5시 30분. 모악산 돌비석 앞에 '이모작' 팀원들이 모였다.'이모작'은 매주 일요일 새벽 '하루를 이틀처럼 산다'는 깃발아래 새벽 산행을 위해 모인 이들의 모임.올해 3월에 시작해 벌써 6개월째다."맨발로 한 번 가볼쳐?"특유의 친화력, 박력과 배려가 넘치는 박선생님의 권유같은 강요가 은근하다. 잠시 망설이다가 '에라 ~' 하면서 신발을 벗어 차안에 놓고 온다. 뒤이어 희망 선생님, 명랑 선생님이 맨발로 뒤따른다. 하얀 맨발들이 비에 젖은 촉촉한 모악산을 오른다.언젠가 박세리의 하얀 맨발이 전 국민을 감동시킨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하얀 맨발만 보면 어느 CF에서 배경음악으로 나왔던 양희은의 노랫소리와 그녀의 하얀발이 오버랩되면서 맨발은 늘 하얀색이 아닌 투명함으로 내게 다가와 대책없는 뭉클한 감정이 먼저 가슴을 헤집고는 한다.어쨌든, 우린 맨발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고, 흙이 비에 씻겨간 까닭에 바닥은 조금 더 거칠어져 있었다. 맨발의 촉촉한 촉감은 잠깐, 이어져 오는 통증에 발바닥은 온통 아우성을 쳐댔다.허나 고통도 반복되다 보면 익숙해 지는 것. 사실 어찌할 도리가 없기도 했다. 신발은 이미 차 안에 두고 온 것을. 조심조심 발을 옮겨 대원사까지 다다랐다. 절 마당에 들어서니, 조금 살 것 같다. 마당흙의 보드라움이 맨살을 간지럽힌다. 발등을 스치는 풀잎들이 장난을 걸어 오면서 새살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발가락 사이로 '쭈욱~' 흙이 올라 오는 느낌은 살아있는 땅의 육성을 듣는 듯 했다.잠시 절간의 툇마루에 앉아 박선생님께 시낭송을 청했다.조지훈 님의 '승무'에 이어 박규리님의 '치자꽃' 설화가 이어졌다.맑은 물소리와 고즈넉한 산사 풍경, 운무에 허리를 휘감긴 산봉우리들의 초록이 눈이 아프도록 선명했다. 추적추적 하염없는 빗방울을 배경삼아 가만 시를 듣고 있자니 잠시 온 세상 시간이 멎은듯 했다.처마 끝에서 '똑똑' 떨어지는 빗방울들이 가슴으로 사무쳐 나도 고만 설운 눈물 방울 하나 똑 떨어질 것 같아 서둘러 툭툭 털고 일어나 길을 재촉했다.비도 오고, 맨발 사정도 있고 하여 우리는 대원사에서 발길을 돌린다.맨발이라서 좋은 게 또 있다. 바로 물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망설임 없이 계곡물 속에 들어가 잠시 물고기들과 친구하고 물장난도 해볼 수 있다.맨발로 산을 만나고 온 날. 맨살로 온 몸으로 누워있는 모악산을 전면적으로 만나본 날이다.교감! 그것은 내면에서만 느껴지는 쌍방 교통이다.비언어적인 교감은 말로는 다 표현될 수 없는 수많은 신호들로 쏟아져 들어오는 것이다.마치 여름밤 평상에 누워 올려다 본 하늘에서 무수히 쏟아져 내리던 별비처럼 말이다.내가 맨발로 새벽 모악산과 커뮤니케이션 하였듯이, 나비가 꽃을 찾고, 민들레의 홀씨가 세상을 향해 도움닫기하는 절실함도, 결국은 세상을 향한 커뮤니케이션이다. 당신을 향한 커뮤니테이션이다.당신은 오늘 , 무엇으로 세상과 통(通)할 것인가./이숙현(아파트관리사무소 소장)

  • 여성·생활
  • 전북일보
  • 2008.08.14 23:02

[여성의 힘 2050] 학부모 박현정·이미라씨가 본 계절학교

"농촌에 살다보니 아이들이 문화적으로 소외될까봐 고민 많았어요. 그런데 계절학교가 있으니까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서 마음이 놓이더라구요. 그 전까지는 캠프를 보낼까도 이곳 저곳 알아보기도 했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거든요."둘째부터 셋째까지 아홉 번의 계절학교를 경험한 학부모 이미라(43)씨.이씨는 "여름방학 계절학교를 통해 아이들이 부쩍 성장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교과서 밖으로 눈을 돌리다 보니, 수업에 대한 부담감이 없는 데다 도자기를 빚고, 공작 공예 등을 직접 체험을 통해 아이들의 오감이 '쑥쑥' 성장한다는 것이다.전주에 있는 학교에서 전학 와서 처음으로 계절학교에 아이를 보낸 박현정(35)씨는 "재량 활동 시간을 짧은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활용한다는 생각 자체가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말했다.아이가 평소 종이접기를 좋아해 신청했는데, 종이학·꽃 등 다양한 접기를 통해 아이의 관심사를 자극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수도권이나 지방의 중소도시에 있었다면 수강료를 따로 들여 문화센터 등에 보내야 가능할 일이었을 텐데, 학교에서 무료로 이런 좋은 체험을 할 수 있어서 대만족이었다고 설명했다.학부모들은 계절학교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의 선택권을 존중해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라고 꼽았다. 또한 강좌를 '놀이'로 표기함으로 재미와 교육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고도 덧붙였다."학생들에게는 좋은 프로그램이지만, 이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고생하는 사람은 따로 있는 것 같아요. 한 달 넘게 준비하시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학생 중심의 교육관을 실천하는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습니다." /김은자(여성객원기자)

  • 여성·생활
  • 전북일보
  • 2008.08.07 23:02

[여성의 힘 2050] "夏夏夏" 완주 삼우초교의 놀면서 배우는 여름방학

夏夏夏 놀면서 배우는 여름방학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다. 완주군 고산면 삼우 초등학교(교장 전태찬) 학생들. 이들은 지난 7월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열리는 '계절 학교'를 손꼽아 기다려왔다.삼우 초등학교는 지난 2003년 고산 서초등학교와 삼기 초등학교가 통합돼 세워졌다. 교사들과 학부모가 뜻을 모아 지역사회 문화공동체로 마련한 교육공간. 이듬해 3월부터 자연사랑·인간사랑·문화사랑을 교육 목표로 첫발을 내딘 삼우초교는 '계절학교'에 주목해왔다. 교사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이 되찾아지는 곳이다.7차 교육과정의 '창의적 재량활동'은 학교마다 자율적으로 특화수업을 할 수 있도록 일주일에 두 시간씩 배정돼 있는 수업시간이다. 하지만 삼우초교는 이것을 학기 중에 실시하지 않는다. 대신 일 년에 두 번 여름·겨울 방학을 앞두고 '계절학교'를 통해 재량활동 시간을 연속성있게 운영해오고 있다.하루 6시간, 2시간씩 나눠 진행하는 '계절학교'는 크게 '바탕놀이(학년별 체험활동)' '선택놀이(선택 수업)' '두레놀이(전학년 학생이 참여하는 소규모 커뮤니티)'로 짜여진다. 수업 대신 '놀이'라고 부르는 것도 아이들에게 강제성을 주지 않고, 수업이 하나의 재미난 놀이로 다가가야 한다는 철학에서 비롯됐다."계절학교는 강제성을 띠지 않고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준다는데 큰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바탕놀이'을 통해 교과서 밖으로 눈으로 돌려 다양한 체험을 하도록 하죠. '선택놀이'는 아이들의 입맛에 맞는 수업을 듣게 하고, '두레놀이'를 통해 선후배간 정을 돈독히 하면서 다양한 체험을 함께 하도록 합니다."교감 박동규씨가 설명했다.1·2교시엔 '바탕놀이' 수업이 진행됐다. 저·중·고학년으로 나눠 영화감상·요리하기·전통놀이·축구경기 등을 진행됐다. 3·4 교시엔 '선택놀이'다. 태권도 공예 그리기 다도 책놀이 등 13과목 수업 중에서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신청해 참여하도록 했다. 특히 지역 전문 강사들과 학부모들이 자원봉사형태로 참여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 점이 돋보였다. 마지막 5·6교시엔 전학년이 참여하는 '두레놀이'를 통해 숲체험 생태체험 물놀이 등이 펼쳐졌다.'두레'는 삼우초에만 있는 전학년 5∼6명이 참여해 운영되는 소규모 공동체다. 대개 5∼6학년 고학년 학생들이 '두레지기'를 자처해 급식·청소 등 크고 작은 학교안의 일들을 함께 하면서 선후배간의 정을 쌓으며 학교생활을 해나간다.22일∼23일까지 1박 2일 야영도 열렸다. 무대는 학교. 3학년부터 6학년 학생들이 집에서 이불과 간식거리 등을 가지고 와서 교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먹고 자면서 몸으로 부대끼는 캠프 형태로 이루어졌다.경기도에서 전학 와서 처음으로 계절학교에 참여한 오해솔(10)양은 "미술시간에 눈으로만 배우던 도자기 빚기를 직접 해보니까 신기했다"며 "특히 동화 속 다양한 캐릭터 등을 표현하는 게 어려웠지만 재밌었다"고 말했다.이렇듯 교과서 밖으로 눈을 돌린 삼우초교 아이들은 여름방학 '계절학교'를 통해 '쑥쑥' 성장하고 있다.학부모들은 "비싼 사교육비 들여 여름방학 캠프 보내는 것보다 계절학교를 통해 아이들에게 다양한 체험활동을 제공해줄 수 있어서 기쁘다"고 입모아 말했다. /김은자(여성객원기자)

  • 여성·생활
  • 전북일보
  • 2008.08.07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