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현대차는 왜 교대작업을 안하나 - 국중하
세계최대자동차회사 GM은 금년에 3만 명을 감축하고도 적자폭을 줄이는데 만족해야만 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시가총액이 반 토막인 크라이슬러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포드역시 만 명이 넘는 인원을 줄였지만, 58억 달러 적자로 현금 확보가 힘든 최악의 경영상황을 맞고 있다. 도요타는 최근 5년간 임금을 동결해오다가 올해 월1,000엔(8,700원)의 임금인상에 노사가 합의했다. 이것이 현재 세계 유수의 자동차회사 현황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는 BIG 5 속에 들어가는 것을 생존목표로 삼고 국내외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20년 설립기간동안 19년 파업, 12년 연속파업 이라는 불명예스런 기록으로 파업의 누적손실이 10조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도 어려움은 예외가 아니다. 1994년 10만대 생산규모의 최신 설비를 갖추고도 10년이 지난 지금도 설비용량의 50%만 가동하고 있다. 올해 새로운 경영진이 맡으면서 현대자동차는 지난 5월부터 대규모 신입사원 채용에 들어갔다. 2교대작업으로 생산시간을 늘려 금년 6만대, 내년 7만대, 2010년에는 설비용량인 10만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 하반기부터 2교대작업을 하기 위해서였다. 전국에서 2만1000명의 응시자가 모였고 700여명을 선발했다. 하지만 합격자발표 자체를 못 하고 있다. 협력사도 고가설비증설, 이에 따른 공장증축, 추가인원 선발을 마치고 2교대작업을 위해 대기 중이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노사합의가 지연되면서 현대자동차는 최종 합격자 발표를 미룰 수밖에 없고 협력사도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 지난 8월20일부터 31일까지 남미, 러시아, 동남아시아 등 3개 팀으로 구성, 세계자동차시장의 수요예측과 안정적인 수주물량을 확인하고 돌아왔으나 아직도 작업이 안 되고 있어, 현대 전주공장은 당초의 생산계획 6만 2천대보다 일 만대 적은 5만 2천대로 생산계획을 수정했다. 길게 말할 필요가 없다. 기아자동차의 국내외 “연간30만대 생산성”을 비교해 보자. 슬로바키아 기아공장 평균월급 48만원X소요인원 3,100명기아자동차 광주공장 평균월급400만원X소요인원 6,000명인건비가 국내의 8분의1이고, 생산성 두 배, 공장부지 무상지급, 각종세제해택 등 기업모시기 경쟁을 벌리는 외국을 선호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3분기 GDP성장률 0.9%, 소비증가율 역대최저수준, 내국인 해외투자 50% 급증, 외국인의 직접투자 4분의1 수준으로 급감, 외국인자금 국내이탈 가속화 등이 현재 나라경제의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북핵, 환율, 유가, 원자재가, 노사분규 장기화예고 등 기업 경영의 5대 장애요인들이 내년경제 환경을 더 악화 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기업들은 내년 사업계획에 비상이 걸렸다.세계자동차시장은 연간 2000만대에 이르는 만성적 과잉생산체제 속에 있다. 기존자동차회사들은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다 하고 있다. 그런데 현대는 차를 사겠다는 고객의 발을 7개월씩이나 묶어 두고 있다. 아직은 사겠다는 사람이 있으니까 배짱이지만, 이런 무한경쟁체제에서 그것이 언제까지 가능할까. 결과발표를 기다리는 수많은 구직자의 문제, 협력사의 설비증설과 인원채용에 대한 보상 등은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모르겠다.교대작업으로의 전환은 협력사를 포함, 천 백 여명의 고용증대와 그 만큼의 지역경제효과를 불러온다. 경제를 최우선으로 하는 전북지역도 문제해결에 동참해야한다. 이것은 한 개 기업의 내부 문제만으로 간과할 수 없다. 이 정도면 중소기업 하나를 외지에서 유치한 것과 같을 뿐 아니라 노사합의문제로 많은 인원을 선발해놓고도 반년가까이 교대 작업을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전북지역의 기업유치에 도움이 될 수 없다. 포스코 본사가 지역건설 노조원들에게 점거 당했을 때, 포항지역경제를 위해 상공회의소 주관으로 “포항경제 살리기 범시민궐기대회”를 열어서, 지역발전 협의회 등 35개 경제사회단체 회원 만 여명이 모여 노조원들의 파업을 중단시킨 적이 있다. 기존기업에의 지원과 더 많은 배려가 기업유치의 기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전북지역상공인과 사회단체 회원을 중심으로 도민모두가 경제의 걸림돌을 치워줘야 한다. 그래야 기업하기 좋고 노사분쟁 없는 전북으로 알려져 기업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다. 현대자동차와 노조는 하루빨리 주야 2교대 생산으로 고객과 협력사의 고통을 덜어주고, 지역경제를 이끌어 지역사회로부터 인정 받아야한다. /국중하(우신산업(주)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