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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필하모닉오케스트라, 15일 혁신 만성 통합 기념 '힐링 파크 콘서트' 개최

혁신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오는 15일 오후 5시 전주 엽순공원 야외무대에서‘힐링’을 연주한다.전북 문화예술진흥사업으로 선정돼 진행되는 이번 ‘힐링 파크 콘서트’는 돗자리와 간식을 지참하는 등 잔디 위 음악과 함께 서늘한 가을밤을 즐기기 위해 마련됐다. 이혜영 혁신필하모닉오케스트라 단장은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영화 OST 등 전 연령이 좋아할 만한 곡들로 무대를 준비했다”며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공원을 방문하는 모든분들이 즐길 수 있게 연령 제한 없이 시민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무대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연은 드넓은 초원을 연상시키는 ‘아프리칸 심포니’로 문을 열어 가을의 정서에 어울리는 ‘마이웨이’가 연주될 예정이다. 이어 축제의 분위기를 가중시키는 ‘가면무도회’,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 OST’를 현악 4중주로 선보이고, ‘캐논’, ‘젓가락 행진곡’ 등 대중적인 곡으로 아이들의 귀까지 사로잡을 예정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아트피아 어린이 합창단과 함께 ‘빛’, ‘파란나라’를 협연해 관객에게 순수한 동심을 전할 계획이다. 공연 마지막에는 한민족의 정체성이 담긴‘아리랑’과 ‘애국가’와 함께 ‘랩소디 블루’ 등을 연주해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한편 혁신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지난 2020년부터 매년 야외 공연을 통해 전북 도민과 만나고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3.10.12 16:49

전주문화재단, 2023 전주예술놀이 축제 '놀이로, 돌봄 찬' 개최

전주문화재단이 예술이 놀이가 되고, 돌봄이 가득한‘전주예술놀이 축제’를 개최한다. 13일부터 3일간 진행되는 이번 축제는‘놀이로, 돌봄찬(care-full)’이라는 슬로건으로 팔복예술공장 일대에서 진행된다. 올해 축제는 예술교육이 내포하고 있는 사회적 역할 중 ‘돌봄’에 초점을 맞춰, 그간 전주문화재단이 추진해 온 예술교육 사업을 중심으로 문화예술 교육의 주요 이슈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짚어볼 계획이다. 특히 이번 축제는 사회자 없는 진행과 어린이 연사들의 축사로 개막행사의 문을 여는 등 기존의 학술행사 방식의 격식을 탈피한 예술교육의 주인공인 예술가와 시민들이 주체로 진행될 예정이다. 또, <지속가능한 마을, 교육, 공동체를 위하여>의 저자 강영택 우석대 교수가 기조 발제자로 참석해 돌봄에 대한 화두를 던지면서 개막행사가 진행될 계획이다. 이어 행사의 2~3일차인 14, 15일은, 한국연극협회 전주시지부와 협력하는 단막극 페스티벌이 팔복예술공장 일대에서 동시에 진행되며, 곳곳에서 공연, 전시, 체험프로그램, 예술놀이 프로그램, 어린이 플리마켓 등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놀거리들이 푸짐하게 선보여질 예정이다. 백옥선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전주시가 예술놀이의 거점 도시로써 제 역할을 하고 지속적으로 시민들에게 다양한 예술놀이를 선보일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전문성 있는 경험들을 축적하고 질 높은 축제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팔복예술공장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접수할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전주문화재단 예술놀이팀(063-283-9221)에 문의하면 된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3.10.12 16:49

국립무형유산원, ‘탱고, 시간을 만지다’ 초청공연 마련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안형순)은 13일 오후 7시 30분과 14일 오후 2시, 오후 7시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에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탱고(Tango)’초청공연을 연다. 국립무형유산원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해마다 개최하는 공연으로 이번엔 ‘탱고, 시간을 만나다’를 주제로 한다. 탱고는 2009년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공동 등재했으며 서로 다른 풍습과 신앙, 의례 등이 통합되고 변형되면서 새롭게 창조된 무형유산이다. 이번 공연은 국립무형유산원이 주최하고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주한아르헨티나대사관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무대는 세계적인 탱고 악단 ‘안다리에가’가 함께한다. 세계 순회공연을 해온 실력파 악단으로 1940년대를 대표하는 정통 탱고의 예술적인 정수와 역동적인 힘을 지닌 밀레니엄 탱고를 동시에 담은 독특한 음악 스타일을 선보인다. 음악과 함께 무대를 빛낼 무용수로는 깊은 연륜과 노련한 성숙미를 갖춘‘아스트로 피아졸라’ 재단 소속의 알리시아 오를란도, 클라우디오 바르네익스를 비롯해 2010년 탱고 세계대회 챔피언 폴라 테헤다, 루카스 카리소 등이다. 14일 오후 4시 30분에는 부대행사로 탱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정보를 들을 수 있는 ‘알면 쓸모 있는 탱고 잡학사전’강연과 실제 무용수들에게 탱고를 배워볼 수 있는 연수회도 진행된다. 공연과 부대행사는 모두 무료이며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www.nihc.go.kr)을 통해 사전 예약하면 된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10.12 16:49

[2023 전주세계소리축제 리뷰] 가을과 형제의 우애는, 판소리와 함께 깊어져 갔다

김일구(19일), 김수연(20일), 정순임(21일), 신영희(22일), 조상현(23일)으로 이어진 ‘국창열전’은 전주세계소리축제(9월 15~24일)가 오르기도 전에 간판 시리즈로 자리 잡았다. 이들을 보기 위해 전주행을 결정한 이도 여럿. 게다가 2016년부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일대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축제가 전주한옥마을이라는 열린 공간으로 다시 돌아왔다는 소식도 반가웠다. 필자 역시 이런 기대감으로 정순임 명창의 흥보가 완창 현장인 한옥마을 동헌의 풍락헌 뜰을 찾았다. 동헌은 지금의 전주시장에 해당하는 전주 부윤의 집무실이다. 과거 행정의 현장은 국창열전의 김일구와 김수연이 달궈놓은 전 공연으로 판소리의 성소가 되어 있었다. 다섯 명창의 공연 중 정순임 명창을 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조상현과 신영희 명창은 대중매체를 통해 자주 접했다. 김일구와 김수연 명창은 고령임에도 서울 무대에서 자주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왜인지 정 명창을 만날 기회는 드물었다. 그가 2020년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지정됐을 때도 코로나19로 그의 제대로 된 무대를 만나볼 수 없었다. 기회는 ‘국창열전’뿐이었다. 최동현 군산대 명예교수가 공연에 앞서 정 명창의 집안 내력을 해설하며 판을 달궜다. 장월중선(1925~1998)의 딸이자 명창 장판개의 조카, 이번 공연에 함께 하는 소리꾼 정경옥과의 남매. 2007년 문화체육관광부는 그의 집안을 ‘판소리 명가 1호’로 지정하기도 했다. 올해 여든인 정 명창은 단가 ‘인생 백년’으로 소리판을 열었다. 앞 좌석열과 정 명창과의 간격은 1미터도 되지 않았다. 동생 정경옥과 애제자 조애란이 스승과 여러 대목을 나눠 불렀다. 고수로 조용복, 정성용, 김철준이 북채를 바꿔가며 세 소리꾼과 함께 했다. 판소리 완창은 3~4시간에 달한다. 듣는 방식도 다양하지 않으면 이 마라톤을 즐길 수 없다. 소리꾼의 소리에 집중해도 좋고, 주위의 정취를 즐겨도 좋았다. 시선을 문밖 너머의 돌담으로 옮기니 ‘조선의 뮤직비디오’가 펼쳐진 듯하다. 가사가 담긴 사설집을 부지런히 읽기도 한다. 판소리는 음악이기도 하지만, 가사(사설)는 고전문학의 한 갈래이다. 노래에 맞춰 131쪽 분량의 사설집을 한줄 한줄 읽다 보니 노래가 책 속의 글자들을 춤추게 하는 것 같았다. 소리와 소리 사이로 소리꾼들의 농조 담긴 꽃도 피어났다. 각 대목을 나눠 부르기로 한 세 소리꾼의 순서가 잠시 꼬이면 “아따, 이 대목부터는 우리 선생이 하셔야 하는디”라면서 제자가 너스레를 떨었다. 스승은 농담과 함께 나타나 뜻밖의 웃음을 선사했다. 완창 공연이지만 중간에 정경옥의 가야금병창도 들어갔다. 각본에 의한 정격화된 흐름이 아닌, 현장의 여흥을 관용하고 수렴한 소리꾼의 결정이 내린 막간 서비스였다. 놀부가 죄를 뉘우치고 흥부와 우애를 다지니 한옥마을에는 저녁의 시간이 내려앉고 있었다. 좌식 의자마다 ‘로열(Royal)’을 뜻하는 ‘R’이 붙어 있었다. 정 명창의 소리로 모두가 왕중왕의 청중이 되어 동헌을 나왔다. ‘국창열전’ 시리즈가 내년에도 이어진다면, 여기 온 청중의 얼굴을 그 자리에서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송현민 음악평론가는 음악평론가이자 월간 '객석' 편집장. 국립국악원 운영자문위원, 국민대 겸임교수이며, 국악방송 'FM국악당' 진행자로 저녁마다 공연 현장을 전한다. 제13회 객석예술평론상, 국립국악원 70주년 유공자 표창을 수상했다.

  • 전시·공연
  • 기고
  • 2023.10.12 16:48

최동현 군산대 명예교수 '안숙선의 판소리' 출간

안숙선. 그 이름 석자만으로 우리나라에서 명창이란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다. 남원 출신인 안숙선 명창은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소리꾼으로 유명하다.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명창이자 현 시점에서 청중 동원력 하나만으로 공연을 이끌어갈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최동현 군산대 명예교수는 최근 <안숙선의 판소리>(민속원)를 세상에 내놨다. 저자는 명창을 만나면서 보고 들은 내용을 고스란히 증언집으로 정리했다. 한 인물의 문화와 역사를 책으로 담는 과정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터. 그럼에도 저자는 각고의 노력 끝에 과거 별명이 녹음기였던 소리꾼이 털어놓은 인생과 철학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이번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앞부분은 안숙선의 출생부터 여성 소리꾼으로서 소리를 배웠던 과정까지 솔직담백한 이야기가 전개되고 뒷부분은 안숙선이란 사람의 예술에 대한 평가를 담고 있다. 우연한 계기로 명창에 관한 판소리와 창극에 대해 두 권의 증언집을 내기로 한 저자는 집필에 나서면서 마치 필연적인 만남이었음을 느꼈다. 저자 또한 명창에 버금가는 귀명창으로 알려져있는데 채록을 통해 판소리뿐만 아니라 소리꾼의 인생에 대해 인간적으로 공감하고 이해하는 단계까지 도달한 것. 책은 명창의 이야기를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군더더기 없이 있는 그대로 채록하는데 집중했다. 모든 부분은 인물이 증언한대로 기록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다만 등장인물이 많고 어려운 용어들도 많은 부분이 있어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을 달았다. 사투리도 심한 경우가 아니면 그대로 적었다. 저자는 “대담이 계속될수록 평소에 알고 있던 안숙선은 표피적인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였다”며 “겉으로 보는 것보다 더 깊고 아름다운 내면이 드러났다”고 술회했다. 순창 출신인 저자는 전북대를 졸업하고 군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근무했다. 현재 군산대 명예교수로 있으며 오랫동안 판소리 연구에 전념해와 70여 권의 저서와 3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시집 <바람만 스쳐도 아픈 그대여>를 내기도 했으며 판소리학회장, 전북작가회의 회장, 전북민예총 회장, 전북문화재위원,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0.11 17:05

혼불문학상 문경민 작가 "최명희 문학정신 본받아 창작에 더욱 매진"

“최명희 선생님의 문학 정신을 본받아 창작에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사단법인 혼불문학과 전주MBC가 주최한 제1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출간 기자간담회가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올해의 주인공은‘교권 추락’, ‘장애’, ‘돌봄’ 등 우리 사회가 직시해야 할 화두를 담은 문경민(47) 작가의 <지켜야 할 세계>. <혼불>의 작가 고(故) 최명희 선생의 문학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1년에 제정된 혼불문학상은 1회 '난설헌' 수상을 시작으로 '프린세스 바리', '홍도', '비밀정원', '나라 없는 나라', '고요한 밤의 눈', '칼과 혀',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 '최후의 만찬', '플라멩코 추는 남자', '검푸른 고래 요나'에 이어 올해는 문 작가의 ‘지켜야 할 세계’가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혼불문학상은 심사 과정에 있어 새로운 변화가 있었다. 예선 심사를 통과한 작품들만을 대상으로 본심을 열어 최종 수상작을 선정했던 과거와 달리 7명의 본심 위원이 응모된 모든 작품을 읽고 저마다 선정한 수작을 모아 토의와 숙고를 통해 수상작을 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 은희경 심사위원장은 “우리 소설의 가능성과 다양성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다”며 “이번 당선작은 물론 응모된 여러 작품을 읽으며 장편소설의 방식으로만 닿을 수 있는 세계가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수상작은 한 가족의 불우한 서사와 불온이라 낙인찍혔던 노동운동사가 함께 맞물려 있는 작품이다. 최종심에 참여한 심사위원들은 심사평을 통해 “인간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변주되는 ‘돌봄’의 방식을 안정감 있는 문장으로 구현해 내는 한편, 존재와 공존하는 죄의식이 삶의 어떤 태도로 발현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낯선 국면을 맞닥뜨리게 하는지 끈질기게 탐구한다”고 전했다. 문 작가는 수상소감을 통해 “보통 장편소설을 집필하게 되면 아이템 선정부터 취재까지 평균 2년의 세월이 걸리지만, 이번 수상작은 7년 동안 함께한 작품으로 오랜 시간 품어온 작품을 세상으로 내보내는 기분이 묘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완성된 소설이 분명히 누군가의 마음에 와닿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10.11 17:05

정휘립 시인, ‘산문시 150년-그 등장과 한국적 수용 및 전개 과정’

산문시는 무엇인가. 그리고 한국 문학사에서 어떻게 변모해 왔는가. 정휘립 시인이 <산문시(散文詩) 150년-그 등장과 한국적 수용 및 전개 과정>(아트매니저)이란 연구서를 새로 펴냈다. 10년 동안 저자는 산문시의 출현과 발전 과정에 천착하고 관련된 자료를 수집했다. 이를 통해 내놓은 연구서가 분량만 600쪽이 넘을 정도로 방대하다. 조선시대인 1840년대부터 현대에 이르러 1990년대까지 150년 동안 유구한 역사를 지닌 산문시의 특징을 저자만의 시각으로 짚어나갔다. 특히 시대적인 변화의 흐름 속에 산문시가 보여 온 태동과 그 특징을 담아낸 자료들을 모아서 수록한 점이 눈에 띈다. 산문시를 알기 위해선 역사적인 흐름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지론이다. 한국 문학사에서 일제강점기 시절과 해방 이후의 6·25 전쟁, 군사정권 시기로 거슬러올라가 초기 산문시의 형태부터 기원, 발전 양상을 추적했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산문시의 변화와 함께 어떻게 산문시가 진화하고 작품상에 표현됐는지 분석해놓았다. 과거만이 아니라 향후 산문시의 미래에 관한 모색과 전망 제시도 시선을 끈다. 저자는 “한국 문학사에서 산문시에 관한 연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며 “문학 연구자와 젊은 시인들에게 산문시 창작의 올바른 이정표를 제시하기 위해 연구서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전주 출신인 저자는 전북대 대학원(영어영문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9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시조) 당선 후 시조집 <뒤틀린 굴렁쇠 되어>를 출간하며 작품 활동과 문학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0.11 17:05

최재선 시인, 시집 '단 하나만으로' 출간

최재선 시인이 7번째 시집 <단 하나만으로>(인간과문학사)를 출간했다. 이번 시집에는 사람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작품 세계를 펼쳐 보이며 표제 시 ‘단 하나만으로’ 등 총 100편이 실렸다. 다른 어떤 벼슬보다 시의 감옥에 갇혀 사는 게 좋다고 말하는 시인. 시인은 “시가 밥이 되진 않지만 시를 쓰면 입맛이 돈다”며 “시를 쓰는 동안 생각은 젊어지고 다름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평수도 더 넓어진다”고 고백한다. 그런 그에게 시라는 문학 장르는 살아야 할 이유가 되고 삶에 있어서 순간순간마다 긴 호흡의 원천이 된다고 털어 놓는다. 꾸준히 작품 활동에 몰두한 시인은 <문안하라> 등 6권의 시집과 <경전> 등 5권의 수필집을 낸 바 있다. 아울러 시조집 <몸시(詩)>도 출간했으며 연암박지원 문학상을 수상한 그는 현재 한일장신대 교양교육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권대근 문학박사(대신대 대학원 교수)는 시인의 시집에 대해 “시를 읽을 때 한 번, 다시 읽으면서 평을 쓰는 동안 또 한 번, 두 번이나 감동이 밀려오는 걸 경험했다”며 “사물이 이미지가 되고 이미지가 움직이더니 색을 입고 마침내 우리가 기다리던 모습으로 걸어 나오며 말을 거는 풍경이 걸작인 이유다”고 평했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0.11 17:05

전주문화재단, 고(故) 김학 수필가 세미나 연다

전주문화재단은 고(故) 김학 수필가를 재조명하는 작고 작가 세미나를 15일 오후 2시 전주 한벽문화관 한벽공연장에서 개최한다. 전주 백인의 자화상 사업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세미나는 전주독서대전과 연계 진행된다. 추모문집 ‘김학수필문학론’을 펴내기도 한 장세진 평론가가 ‘김학의 수필인생과 문학세계’를 주제로 발제에 나서며 백봉기 전북수필문학회장, 윤철 전 전북수필문학회장, 정석곤 은빛수필문학회장이 토론에 참여한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고인의 문학 활동과 수필 세계, 인간적인 면모를 탐구하고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또한 고니밴드가 고인의 수필에서 영감을 받아 작사 작곡한 곡을 선보인다. 고인은 1980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해 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장, 전북펜클럽 회장을 역임했다.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수필집 14권, 수필선집 3권, 수필평론집 2권을 남겼으며 전북대 평생교육원, 신아문예대학 등지에서 수필 지도교수로 여러 수필가를 배출했다. 고인의 예술과 삶을 채록, 기록한 내용을 담은 ‘2023 전주예술사’는 12월 발간될 예정이다. 전주문화재단 관계자는 “올해 작고 작가 세미나에서 수필 문학의 저변 확대에 앞장서온 김학 수필가를 조명하게 돼 의미가 깊다”며 “수필 문학의 거목인 고인을 재조명하는 작고 작가 세미나에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0.11 17:05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영주 작가-하미경'수선화 봉오리를 사겠어'

하미경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수선화 봉오리를 사겠어>를 펼쳤다. 수선화 봉오리를 사겠어 꽃집에 가야겠어 내일 봄비가 내리면 밖에 핀 목련은 떨어질 테니까 수선화 봉오리를 사겠어 거실에 화분을 놓고 수건으로 잎을 닦아줄 거야 물도 넘치지 않게 주고 창문을 열어 환기도 시켜줄 거야 나는 얼굴도 멋지고 성격도 부드러운 아이 이 말을 꼭 전해주라고 주문을 걸 거야 봉오리가 살짝 벌어질 때 나는 화분을 들고 너를 만나러 가겠어 주문 건 말들이 너에게만 쏟아지도록 볼이 발그레한 소녀가 수선화 봉오리를 돌보는 모습,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주문을 걸었을 모습이 생기 있게 표현되어 있다. 봉오리 자체가 꿈이고, 희망이다. 화분을 건네주기 전에 할 말을 차곡차곡 넣어 놓는다. 수줍은 소녀와 수선화 봉오리의 절묘한 조화에 매료된다. 봉오리가 살짝 벌어질 때 그동안 걸었던 주문이 튀어나올까 봐 소녀는 너를 만나러 가겠다고 말한다. 하미경 시인은 부지런하다. 늘 동시생각에 빠져 앞은 보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언니, 들어봐잉! 목련 꽃잎은 떨어졌응게 수선화 봉오리를 사는 거야. 잉, 워뗘?” “좋다.” “좋아? 그럼 봉오리에다가 주문을 거는 거여. 나의 좋은 모습을 어필하는 주문 말여. 워뗘?” 하미경 시인의 ‘들어봐잉’이란 말을 할 때는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그간 쓴 동시를 마치 모노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읽어준다. 나는 웃음을 참지 못할 때가 많다. ‘동시가 저렇게도 좋을까?’ 설레는 그녀를 보노라면 나도 모르게 읊조리게 된다. 다람쥐는 밤이나 잣을 구해와 겨울 식량으로 먹는다며 땅에 묻고는 어디다 묻었는지 잊는단다. 그곳에서 싹이 돋아날 때면 그제야 밝혀지듯 기억하지 못한다. 하미경 시인은 절대 그런 법이 없다. “이건 별로지? 그럼 넘어가고잉?” 하지만 그녀는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김장독에 김치를 저장하듯 시시때때로 독을 열어 김치를 맛보듯 동시의 깊이를 키운다. 어느 날이 되면 잘 익은 김치 한 쪽 떼주듯 내게 말한다. “들어봐잉?” 동시인으로서 그곳에 흠뻑 미치는 것조차 하미경 시인에게는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빤닥빤닥한 그녀의 이마와 상기된 볼은 늘 동시를 꿈꾼다. 지금도 다음 동시집을 채울 동시를 쓰고 있을 것이다. 하미경 시인의 첫 동시집의 「공」이란 동시다. 굴러가야 공이지 누군가 뻥! 걷어차야 공이지 그냥 우두커니 있으면 동그라미지 하미경 시인은 그냥 우두커니 멈춰 있는 동그라미이길 거부한다. 굴러가고 뻥 차 하늘 높이 떠오른 공이길 바란다. 공만큼이나 부지런하다. 이번 시집에는 「손」이란 동시다. 땀이 나면 손수건이 되고 밥을 먹을 때면 손가락 젓가락 집는 도구가 되고 잘 가라고 흔들면 안녕이라는 말이 되지 네가 손을 잡을 때만 손이 되는 거야 찌르릉 내 짝꿍. 찌르릉, 내 짝꿍. 찌르릉 내, 짝꿍. 찌릉내 나는 아이를 내 짝꿍이라는 게 정겹다. 계속 나는 찌릉내는 교실에서 자전거를 타며 맴돌 듯 ‘찌릉찌릉찌르르르릉’ 거린다. 하미경의 동심은 찌르릉 살아있다. 김영주 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문 ‘마키코 언니’로 등단. 동양일보 동화부문에서 ‘가족사진’으로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레오와 레오 신부>장편동화, <가족이 되다>청소년소설, 수필오디오북 <구멍난 영주씨의 알바보고서>를 출간했다. 현재 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글 놀이 중이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10.11 17:04

가을 유혹하는 ‘제7회 전주산조예술제’ 3년 만에 열린다

가을 단풍을 유혹하는 산조의 울림으로 소리의 고장 전주가 3년 만에 물든다. 제7회 전주산조예술제가 13일 오후 6시 전주대사습청 공연장에서 열린다. 전주산조예술제조직위원회(위원장 주정수)는 ‘산조가락이 전해주는 울림! 감동! 희열!’이란 주제로 이날 무대를 마련한다. 소리와 멋의 풍류 문화에서 산조는 여러 가락과 느리고 빠른 장단의 예술적인 결합체로 현재 거문고산조, 가야금산조 등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전승 보존되고 있다. 일반에겐 다소 생소하지만 산조는 전라도를 비롯해 충청도, 경기도 남부의 민속인들이 주로 연주하던 곡으로 대부분 이 지역에서 연주가들이 탄생했다고 전해진다. 전주산조예술제는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전주 한옥마을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가 부침을 겪기도 했다. 당시 조직위원회 내부 사정으로 중단되는 파행을 맞은 것. 그럼에도 민족 대표 음악의 한 장르인 산조의 생명력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되살아났다. 오랜 산고 끝에 전주산조예술제는 16년 만인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신호탄을 쏘아 올리며 무대를 마련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에 중단됐다가 3년 만인 올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새로운 무대를 꾸미게 됐다. 이번 무대는 고은현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상임단원의 사회로 전라삼현육각이 첫 공연의 문을 열고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이수자인 주정수 조직위원장의 가야금 병창, 남도 민요 새타령, 전라삼현승무, 신관용류 가야금산조 협주, 이생강류 대금 산조가 이어진다. 끝으로 꽹과리와 북, 장고, 징이 어우러진 사물판굿이 무대 위에 펼쳐져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주 조직위원장은 “민족의 대표적인 산조 음악의 존재가 점점 잊혀져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며 “산조의 발상지인 전주에서 명맥을 이어가고자 어려운 여건 속에 전주산조예술제를 준비했는데 아낌없는 성원과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10.10 18:08

‘한지의 날’ 1주년 기념 리셉션 전주서 열려

선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전통한지의 본고장인 전주 흑석골에서 올해 첫 돌을 맞게 된 ‘한지의 날’을 축하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10일 전주천년한지관에서는 한지살리기재단과 전통한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추진단, 전주시, 한국전통문화전당 등이 마련한 ‘한지의 날 1주년 기념 리셉션’(제2회 한지의 날)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우범기 전주시장, 임상규 전북도 행정부지사, 김도영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 노영혜 종이문화재단 이사장, 김혜미자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색지장 등 한지 장인을 비롯해 관련 전문가 및 종사자, 흑석골 주민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도영 원장은 “‘한지의 날’은 한지에 담긴 조상들의 얼과 지혜에 감사하고 이를 인류의 소중한 무형문화유산으로 남기기 위한 후손들의 노력의 산물”이라며 “‘한지의 날’이 한지의 유무형적 가치를 세계에 널리 전파하는 주춧돌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혜미자 전북무형문화재 색지장은 축사를 통해 “우리가 자식을 사랑하듯이 또 자기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사랑하듯이 한지를 사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지살리기재단은 이사회를 통해 10월 10일을 ‘한지의 날’로 제정했다. 한지는 99번의 제조과정을 거쳐 100번 째 흰 종이로 탄생한다고 해서 ‘백지’(白紙)로 불린다. 기념일을 10월 10일로 정한 것도 ‘10×10=100’이란 의미가 담겨 있다. 올해 전주에서 마련된 ‘한지의 날’ 행사는 지난해 10월 10일 경남 양산시 영축총림 통도사 서운암 장경각 특설무대에서 ‘제1회 한지의 날 제정 선포식’을 개최한 후 열린 두 번째 행사다. 최근 전통한지는 한국의 23번째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전통한지의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 등재를 염원하는 ‘한지 바람 쓰고 한지함에 염원 기원’ 세리머니와 축하 공연, 전주천년한지관 관람 등이 진행됐다. 특별히 마련된 세리머니에서는 ‘한지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 등재를 위한 바람’을 두루마리 족자에 남기고 이를 낭독한 후 한지함에 보관했다. 보관된 족자는 3년 뒤인 2026년 전통한지가 인류 무형유산으로 확정된 후 공개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김영호
  • 2023.10.10 18:08

반복되는 일상 속 섬세한 이야기로 전하는 치유⋯판타지 뮤지컬 ‘이상한 엄마‘

평범한 일상 속 착한 마법 같은 이야기로 어린이와 어른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이야기.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받은 백희나 작가의 원작을 뮤지컬화 한 ‘이상한 엄마’가 오는 12일부터 3일 동안(12일 오전 11시, 오후 2시·13일 오전 11시·14일 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4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하 전당) 모악당에서 펼쳐진다, 전당의 기획공연으로 진행되는 이번 뮤지컬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 번쯤은 겪어봤을 도움이 간절한 순간 나타난‘이상한 엄마’의 손길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에서 태동했다. 특히 원작의 섬세한 스토리 구성에 중독성 있는 음악 등 다양한 무대효과를 추가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평범한 일상의 공간인 ‘집’에서 펼쳐지는 엉뚱한 이야기 속 아이와 부모 모두가 공감하는 가사에 따뜻한 선율이 더해져 반복되는 일상과 육아 등에 지친 모든 이들에게 힐링의 시간을 선물한다. 한편 2023 공연유통협력지원사업에 선정된 이번 공연에서는 단체 예매자 중 선착순 3팀을 선별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공연장의 간단한 투어와 배우들과의 사진 촬영 이벤트도 진행될 예정이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3.10.10 18:07

제11회 중산문학상에 이동희 시인 선정

제11회 중산문학상 시상식이 지난 9일 바울 센터 그레이스 홀에서 열렸다. 앞서 중산문학상운영위원회는 수상자로 이동희 (76)시인을 선정했다. 이날 이 시인은 상패와 창작 지원금 500만 원을 받았다. 중산문학상은 한국문학 융성을 위해 노력해 온 문인을 대상으로 작품성, 한국문학 발전 등에 기여한 문인을 찾아 수여하는 상이다. 중산문학상을 제정한 고 이운룡 박사의 높은 뜻을 기리고 한국문학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는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 김남곤 시인,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 등 60여 명의 문인들이 참석했다. 심사위원을 맡은 김남곤·소재호 시인은 “중산 문학상은 자연과 인간의 존엄성을 문학 작품으로 구현, 문학 사회적 위상, 작품성,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를 찾아 장르 관계없이 모든 문인을 대상으로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상자에 대해“전서와 문학평론집에서 보이듯 오랜 기간 진지한 삶의 품위를 유지하며 누구도 근접할 수 없을 만한 실력과 탐구력으로 후진 양성과 집필에 열과 성을 다하는 작가”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동희 시인은 오랜 교직 생활과 전주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한 문학평론가다. 그의 저서로는 <빛더듬이>, <북으로 가는 서정시>, <숨쉬는 문화 숨죽인 문화> 등이 있고, 현재 ‘부안문예창작반’, ‘유연문예교실’ 등 인문학적 삶을 통한 문예 창작 지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3.10.10 18:06

[2023 전주세계소리축제 리뷰] 소리로 펼친 '상생과 회복'의 메시지

2023 전주세계소리 축제가 “상생과 회복”이라는 제목을 내건 개막공연으로 열흘간의 대장정의 시작을 알렸다. 9월 15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진행된 이 개막공연은 코로나19 상황의 끝을 알리고, 이왕준 조직위원장과 김희선 집행위원장 체제하에서 새롭게 출발한 소리축제의 변화를 예견하게 해주는 수준 높은 공연이었다. 개막공연의 연출을 맡은 이소영은 “당악의 향악화에서 양악의 향악화로”를 제목으로 한 연출노트에서 본 공연을 통해 이 시대 외래 요소의 토착화를 가장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서양음악의 향악화’를 보여주고자 하는 기획의도를 밝혔다. 서양음악 오케스트라가 무대의 전면을 차지하고 있는 점이 국악관현악단 혹은 월드뮤직 악단이 무대를 채웠던 과거의 소리축제 개막공연과는 가장 큰 차이점이었다. 또한 최근 수년간의 개막공연들이 소리축제기간 중 이루어질 다양한 공연을 맛볼 수 있는 구성으로 이루어졌던 것과는 달리, 이번 개막공연은 독자적인 성격을 가지고 기획되어 국악·외래음악, 전통·현대의 간극을 허물어뜨리고자 하는 소리축제의 문제의식을 담아내는 듯 했다. 이런 점 때문에 과거 소리축제의 개막공연을 보았던 관객들은 낯섦과 기대감을 동시에 안고 이번 개막무대를 지켜보았으리라 생각된다. 개막무대의 중심이 된 전주시립교향악단(지휘 성기선)은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서의 역량을 드러내며 오케스트라를 중심축으로 삼아 “한국적” 음악양식을 시도한 다양한 작품들을 충실히 연주해 냈다. “아리랑 환상곡”과 25현 가야금을 위한 협주곡인 “바람과 바다”(25현 가야금 협연: 문양숙)에서는 아리랑 민요 선율과 동해안 별신굿의 장단과 선율이 각각 화려한 관현악으로 변형되었다. 이어진 무대는 ‘성악가’와 ‘소리꾼’들의 무대였다. 소프라노 서선영은 “새야 새야 파랑새야”, “밀양아리랑”을, 바리톤 김기훈은 창작오페라 <박하사탕> 중의 아리아 “나무꾼과 선녀”와 “뱃노래”를 불렀고, 한국 최초의 창작오페라로 꼽히는 <춘향전>의 춘향과 도령의 2중창 “한번을 보아도 내사랑”을 함께 불러 초창기 한국 오페라 역사에 기여한 전통의 힘을 상기시켜 주었다. 이어서 소리꾼 김율희는 판소리 <흥보가>의 한 대목을 재구성한 “제비노정기”를, 소리꾼 고영열은 직접 오케스트라용으로 편곡한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를 연주했다. 두 명의 소리꾼은 함께 “북”, 그리고 “동백타령”을 연주하여 소리꾼들의 다양한 음악적 표현들이 한국의 음악을 얼마나 풍요롭게 만들어주는지를 확인시켜 주었다. ‘노래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창법과 그 음악어법에서는 큰 차이를 보여주던 성악가와 소리꾼들의 목소리는 2023 전주세계소리축제 위촉작인 “꿈”(작곡 최우정)에서 완벽한 어우러짐을 선사했다. 여섯 곡의 동서양 뱃노래를 모티브로 한 4중창은 오케스트라의 탄탄한 음향적 토대 위에서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남녀 성악가와 소리꾼의 목소리의 어우러짐도 탁월했지만 한국음악과 서양음악이 지닌 감동의 포인트들이 오케스트라 음향을 통해 이질감 없이 어우러지며 “상생과 회복”을 모토로 한 2023 소리축제의 의미를 더할 나위 없이 살려주었다. 이번 개막공연은 2023년 전주세계소리축제 전체에서 펼쳐질 “상생과 회복”의 메시지를 생생하게 전하며, 소리축제의 정체성과 역사적 의미까지도 되새기게 해주는 품격 있는 무대였다. 이미배 음악학자는 서울대 작곡과 이론전공에서 학사, 석사학위를 취득 후 미국 뉴욕시립대에서 음악학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KBS 클래식 FM 작가로 활동한 바 있으며, 슈만의 음악, K-클래식, 한국 예술가곡 등을 주요 연구주제로 삼고 있다. 현재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음악과 부교수로서 전북대 예술문화연구소의 학술지 <예술과 문화>의 편집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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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0.1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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