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5 03:43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어흥’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 맞이 기획전 개최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호랑이를 신성한 영물로 여기는 관습이 있었다. 호랑이 그림은 길상의 의미와 벽사의 기능을 내포하고 있다. 호랑이 그림을 집에 장식하여 집안에 부정한 액을 방지하고자 하기도 했다. 다가오는 2022년은 검은 호랑이의 해다. 이에 우진청년작가회가 전시회를 기획했다. 우진청년작가회(회장 조현동)가 내년 2월 9일까지 우진문화공간에서 2022년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을 맞이해 기획전을 연다. 전시의 주제는 어흥! 복 내려온다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김성민, 김성석, 김수진, 김승호, 김중수, 김철규, 박지은, 박진영, 박천복, 송지호, 엄기석, 이은경, 이일순, 이철규, 이효문, 임택준, 장영애, 조병철, 조현동, 최정환, 홍경준, 홍경태, 홍남기, 황나영 등 24명이다. 이들은 호랑이를 주제로 한 한국화, 서양화, 조각 등 다양한 재료와 기법으로 저마다의 개성이 담긴 작품을 만들었다. 호랑이가 그려진 항아리, 아기 호랑이, 호랑이를 떠올리게 하는 문양 등 캔버스에 들어진 호랑이 그림을 담았다. 우진청년작가회 관계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촌은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임인년 새해에는 용맹한 호랑이처럼 모든 질병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댁 내에 건강과 만복이 깃들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21.12.20 19:24

광복회 전라북도지부, 독립정신 담은 웹툰 공개

광복회 전라북도지부(지부장 이강안)가 76주년 광복절계기 사업으로 일제강점기 항일 의병전쟁을 치열하게 전개했던 정재 이석용 의병장과 해산 전수용 의병장의 활동 상황과 정신을 모티브로 한 웹툰(인터넷 만화)를 공개했다. 이 웹툰은 전북 동부보훈지청의 지원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후원으로 제작됐다. 이석용 의병장을 다룬 6편과 전해산 의병장을 다룬 5편 등 11편으로 구성했다. 현재 광복회 전라북도지부 누리집과 네이버 도전만화에서 연재하고 있다. 충의를 중시한 이석용이라는 제목으로 진안 마이산에서 호남 창의동맹단의 결성장면을 시작으로 의병전쟁을 수행하는 과정과 그 정신을 알아보는 내용의 웹툰을 연재했다. 이후 호남 최고의 의병장 전해산의 이야기를 담은 의병전쟁의 모습을 비롯하여 대동창의단의 활약과 호남동의단의 활동 등 남한 대토벌작전에 따른 고통, 순국까지의 과정을 알려 나갈 계획이다. 웹툰은 온라인을 통해 누구나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광복회 전라북도지부 누리집을 통해 제공되는 네이버 폼 설문에 참여 시 추첨을 통해 커피 음료권도 증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강안 지부장은 우리 전라북도는 압박과 억압에 굴하지 않고 자주적 정신을 꽃피운 나라의 정신적 지주였다. 민족의 정기와 얼이 살아 숨 쉬는 의이가 가장 뛰어난 고장으로 특히 병오창의를 비롯한 호남의병의 시발점이었고 투쟁도 가장 치열했다며 이러한 항일 독립투쟁에 가장 앞에 서셨던 의병 두 분의 활동과 정신을 널리 젊은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웹툰을 만들게 되었다고 전했다. 한편 향후 광복회 전라북도지부는 젊은 세대가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의병을 비롯한 전북 독립운동가들의 투쟁과 정신을 웹툰뿐만 아니라 UCC 등 인터넷 매체를 활용해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21.12.20 19:24

제철유적, 봉화 관련유물 검증 두고 격돌 “반파·기문 검증” vs “검증 다시 해라”

20일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열린 전북 가야사 조사 성과와 미래전략 학술발표회에서는 소위 전북가야사를 규명하기 위해 발굴한 유물‧유적과 문헌사료 해석문제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동부지역에서 발굴된 제철‧봉수(봉화)유적터가 전북 가야 의 실체를 완벽히 규명해줄 수 있는지가 논의의 골자다. 이와 함께 문헌자료인 <일본서기(日本書紀)>와 <양직공도(梁職貢圖)>에 나온 기문과 반파를 각각 남원과 장수로 볼 수 있는 지를 두고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이도학 한국전통문화대 교수는 문헌‧고고학적 연구 결과 반파국의 소재지는 장수, 기문국은 남원으로 드러났다며 고고학적 발굴성과와도 잘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본서기>뿐만 아니라 실학의 비조인 성호 이익도 가야의 범위를 전북 동부로 봤다고 설명했다. 봉화와 관련해서는 거대 봉화망의 발견은 문헌사료에서 누락된 정치체의 발견으로 볼 수 있다며 <일본서기>등에 따르면, 백제-왜-신라-반파국은 3년 간 전쟁을 벌였고, 당시 봉화가 국가(가야국) 운영에 중요한 요소였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제철유적과 관련해서는 운봉‧진안고원, 장계분지에 발견된 제철산지를 4국 전쟁과 관련해서 설명할 수 있다며 제철을 확보하기 위해 벌어진 전쟁이라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체계적인 발굴이 이뤄지면 이 같은 상정을 뒷받침해줄 것이라고 부연했다. 곽장근 군산대 교수는 발굴된 봉화를 토대로 전북 동부지역에 형성된 봉화망을 주장했다. 곽 교수는 운봉‧무주‧금산‧완주‧진안‧관촌‧임실‧순창 봉화로는 장수군 장계리 삼봉리 산성에서 하나로 합쳐진다며 이들 전체망은 제철유적의 밀집도가 높은 지역과 국경선을 따라 배치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봉화시설에서 장수군 가야계 분묘유적 출토품과 동일한 가야토기가 출토됐다며 운영주체를 장수가야로 고증됐다고 주장했다. 이남규 한신대 명예교수는 발굴된 제철유적을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직 가야시대 제철로 보기엔 시기상조라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이 교수는 조선시대 <세종실록지리지> 등에서도 무주, 순창, 완주에 일찍부터 철산지가 있었다고 나와 있지만, 장수, 진안, 남원지역의 철산은 고문헌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향후 개별 유적들에 대한 정밀 지표조사와 굴토작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료를 충분히 선별해 분석전략을 세우고 고고학‧금속공학 연구자들과 작업을 같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인선 순천대 교수는 학계 일부에서 가야 봉화로 볼 수 있는 확실한 근거가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며 약속된 규칙과 노선에 따른 신호전달 체계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규영 진안향토사연구소 소장은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최 소장은 전북 가야론자들이 주장하는 진안 지역 25개 봉수가 흔적도 없는 이름만의 봉수들이라며 이 봉수들이 완주나 금산의 봉수로의 중계지 역할을 한다는 주장이 도무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27곳이나 되는 제철지 역시 금시초문으로 흔적조차 잡을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문헌사료와 관련해서는 전북 가야의 존재는 <일본서기>의 간략한 기록 뿐이라며 그런데 장수(장계)처럼 해안에서 멀고 내륙 깊숙한 지점에 있는 곳이 봉화가 필요한 이유를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가야 지역인 고령은 낙동강을 바로 옆에 끼고 있다"고 부연했다.

  • 문화재·학술
  • 김세희
  • 2021.12.20 19:24

강민숙 시인, 부안을 노래하다

부안은 동진강을 사이에 두고 인접한 김제의 징개맹개 외배미들 못지않은 너른 들판이 있는 풍요의 고장이다. 변산반도와 서해바다까지 끼고 있는 부안은 그야말로 농림수산의 본산이다. 그곳에서 나고 자란 시인이 부안 사람들의 삶과 질곡의 역사, 아름다운 풍광 등을 한 권의 시집으로 엮어내 눈길을 끌고 있다. 25년 전 첫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로 세상에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던 강민숙 시인(59)이 최근 네 번째 시집 ‘채석강을 읽다’(실천문학사)를 발표했다. 1994년 첫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를 비롯해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 ‘꽃은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 ‘둥지는 없다’에 이은 다섯 번째 시집이다. 강 시인은 그동안 시집에서 그리움과 외로움을 절절하게 쏟아냈다. 그러나 이번 시집(총 4부 77편)에서는 정다운 친구, 가족 등에 대한 그리움과 삶의 생채기 등을 소재로 하면서도 고향 부안의 역사와 청정한 아름다움, 풍요로움을 두루 이끌어내었다. 사뭇 소설처럼 부안의 아름다움과 아픈 역사, 자랑스런 역사를 이야기 하고 있다. 시인은 ‘동진강 푸른 물결과 사람들’을 터치하며 독자 마음 속 어딘가에서 숨어 스멀거리고 있을 감성을 자아낸다. 동진강 다리 옆 백산 삼거리에는 ‘약산이네 매가리간’ 흔적이 남아 있다. 일제의 쌀 수탈 증거물이다. 그 옆 백산은 동학농민혁명군이 전주로 진출하기 전 집결했던 역사 현장이다. 신경림 시인은 “부안 백산은 동학의 성지로서 ‘앉으면 죽산이요, 서면 백산이다’는 말이 있다. 부안에서 태어나고 자란 강 시인은 동학농민혁명에 대해 자연스럽게 눈을 떴고, 부안의 산과 들과 바다와 사람들을 자기 이야기로 소화하고 있다”고 평했다. 시인은 시 ‘동진강은 알고 있다’에서 동진강을 안으로 흐느끼며 흐르는 강, 넓은 들을 눈물로 적시며 흐르는 강으로 노래한다. 시인은 눈물만 노래하지 않는다. ‘곰소에 피어나는 하얀 소금 꽃을 노래하고, 채석강과 월명암, 내소사, 개암사 등 부안의 명승지를 노래한다. 강 시인은 “서울에 살면서도 고향 부안의 발전에 관심을 가졌고, 걸맞는 역할을 찾기도 했다”며 “그중 하나가 동학농민혁명 백산대회 성지화 사업이다. 희생자의 업적을 기리고 원혼을 불러내 영원의 불꽃으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완주=김재호 기자

  • 문학·출판
  • 김재호
  • 2021.12.19 19:22

강성수 한국예총명인 보석작품 75점’, 익산역 전시

보석도시 익산의 귀금속·보석 가공 솜씨를 한 눈에 볼수 있는 특별전시회가 익산역에 마련됐다. 익산시 보석박물관은 우리나라 대표 보석명인 강성수 한국예총명인의 전승 공예 및 현대 주얼리 작품 75여점이 오는 25일까지 익산역에서 전시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비 이방자(李方子) 여사의 봉황비녀 등 전승 공예 대표 재현 작품들이 많이 선보여 지고 있어 귀금속과 보석 관련 익산시 역사·문화와 작품을 마음껏 감상할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강성수 한국예총명인은 익산 귀금속보석 1공단에 위치해 있는 석지랑 대표로 용잠(용머리 비녀). 봉황잠(봉황머리 비녀), 호박잠, 꽃잠 등 전통장신구와 현대장신구 호박 팬던트, 에메랄드 브로치, 루비 반지, 목걸이 등이 대표 작품이다. 비녀는 잠두(비녀의 머리)의 모양에 따라 봉황잠, 용잠, 원앙잠, 매죽잠, 모란잠, 석류잠, 국화잠 등이 있고 이 같은 잠두의 장식은 대부분 길상을 상징하는 것으로서 특히 부귀와 다남, 장수의 기원을 담고 있다. 1967년부터 비녀 제작 및 세공일을 배우기 시작한 강성수 명인은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을 통해 그동한 꾸준히 입상해 왔다. 또한, 그는 지난 2018년 익산시 보석박물관에 영친왕비 봉황잠 재현작품 3점을 기증하는 등 귀금속 전통비녀 부문 국가무형문화재로서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익산=엄철호 기자

  • 전시·공연
  • 엄철호
  • 2021.12.19 19:22

전북도립미술관, ‘이곳이 미술관임을 증명하는 네 가지 방법’展 개최

전북도립미술관(관장 김은영)이 내년 2월 4일까지 전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이곳이 미술관임을 증명하는 네 가지 방법展을 연다. 전시는 전북도립미술관에서 학예사 인턴으로 근무한 박은지, 오유미, 이수민 씨가 공동기획했다. 전시를 통해 공립미술관의 공공성과 수집, 연구, 전시, 교육이라는 주요 기능 네 가지를 소개한다. 미술관 관계자를 포함한 전시회를 찾는 관람객들이 앞으로 미술관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한 전시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북도립미술관의 컬렉션을 전시한다. 올해 12월을 기준으로 모인 작품 2,003점 중 4점을 선별했다. 전시되는 작품은 미디어, 회화, 조각과 설치 분야에서 대표적인 작품이다.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품마다 QR코드를 마련했다. 전시에는 권순환, 덱스터 페르난데스, 박재연, 정하영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권순환 작가는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인간의 소통이 기계처럼 점점 차가워지는 현상을 홀로그램, LED조명, 콘크리트 화분, 동작 센서 등을 활용해 표현한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덱스터 페르난데스(필리핀) 작가는 그라피티 기법을 캔버스에 적용한 회화 작품을 전시한다. 작가는 어릴 적 키우던 반려견에서 진드기 감염병을 접하게 되었고, 결국 반려견을 쫓아냈다. 이로 인해 감염병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기억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박재연 작가의 용접 조각 작품도 볼 수 있다. 그는 철이 부식되어 가는 과정도 작품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관람객들이 작품성, 예술성, 시간성의 관계를 생각하게끔 유도한다. 전시장 한가운데에 설치해 작품 주위를 둘러보며 다양한 각도에서 작품을 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 정하영 작가는 설치미술 작품에 다양한 의미를 담았다. 일제강점기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살았던 여성들의 아픔과 희망을 표현하기 위해 붉은색 케이블타이와 다양한 재료를 활용했다. 작품을 통해 아픈 역사를 떠올리게 하고, 붉은색으로 현재까지도 뛰고 있는 심장, 핏줄, 꿈 등을 표현했다. 전라북도 미술사에서 주요하게 논의되는 권순환, 박재연, 정하영 작가는 전북 지역 출생으로 전북에서 미술교육을 받았다. 현재까지도 전북에 기반을 두고 작품 활동을 지속 중인 작가들이다. 필리핀 출생의 덱스터 페르난데스 작가는 지난 2015년 전북도립미술관의 전시 작가로 참여하기도 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21.12.19 19:22

[서유진 기자의 예술 관람기] 초현실주의

기이한 것은 언제나 아름답고, 기이한 것은 모두 아름다우며, 사실 기이한 것만이 아름답다. 1924년 시인이자 비평가 앙드레 브르통은 초현실주의 선언을 한다. 초현실주의는 제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사이에 유럽에서 일어난 문학 및 시각예술 운동이다. 초현실주의는 경험의 의식적 영역과 무의식적 영역을 완벽하게 결합시키는 수단이며, 절대적 실재, 즉 초현실 속에서는 꿈과 환상의 세계가 일상적인 이성의 세계와 결합 될 수 있다고 본다. 꿈은 무의식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20세기 최고의 지성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이론에 기초한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초현실주의 거장들 전시회가 내년 3월 6일까지 열리고 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위치한 보이만스 판뵈닝언 박물관이 보유한 초현실주의 거장들: 마르셀 뒤샹,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그리트, 호안 미로, 만 레이, 막스 에른스트 등의 180여 점의 걸작들이 펼쳐진다. 전시는 크게 초현실주의 혁명, 다다와 초현실주의, 꿈꾸는 사유, 우연과 비합리성, 욕망, 기묘한 낯익음으로 나뉜다. 초현실주의자들은 꿈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길들여지지 않는 생각을 활용하기 위한 도구로 여겼다. 1920년대 후반에 초현실주의 대표적 거장 살바도르 달리는 하나의 이미지를 보면 편집증적인 사고를 하게 되는데 이를 해석의 광란이라 칭하기도 했다. 자동기술법(오토마티즘)으로 이성과 도덕성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무의식적인 작품을 구현하기도 한다. 초현실주의자들에게 사랑과 욕망은 중요한 주제로, 관능적이고 기이한 물건, 사진, 잡지 등을 보여준다. 또한 그들은 재봉틀과 해부용 탁자 위의 우산이 우연히 마주치는 것처럼 아름다워 소설 말도로르의 성가의 일부 등을 시금석으로 삼았다. 그들은 이 문구처럼 전혀 연관성이 없는 물체가 만나서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을 추구했다. 수많은 작품 중 머리에 구름이 가득한 커플은 살바도르 달리와 그의 아내이자 뮤즈 갈라 달리를 묘사한 그림으로, 두 사람의 내면은 평화로운 듯 보이지만 머리에는 먹구름이 몰려오는 복잡한 상황을 보여준다. 웬일인지 이 작품이 필자의 마음을 표현한 듯 마음에 다가온다. 삶은 이성(理性)만 가지고 해석하고 해결할 수 없는 복잡다단한 변수를 가지고 있다. 특히 예술은 그렇다. 전시회를 나올 때는 기이하고 다양한 걸작과 뛰어난 표현력에 놀랍고 부럽기까지 했다.

  • 전시·공연
  • 서유진
  • 2021.12.19 19:22

전북 가야 조사 성과 검증의 장 열린다

전북 동부지역에 존재했다는 가야세력의 실체를 조사한 성과를 살피고 재정립하는 학술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특히 독자가야세력설의 근거인 제철 유적과 봉수의 조성 시기 문제, 문헌사료인 일본서기의 해석문제가 주요 화두가 될 전망이다. 전북도와 군산대학교 가야문화연구소는 20일 국립전주박물관 강당에서 전북 가야사 조사 성과와 미래전략 학술대회를 열고, 전북 가야의 역사적 실체 등에 대해 토론을 한다. 주제는 전북 가야를 둘러싼 여러 가지 쟁점사항과 당시 고대국가의 움직임으로 압축된다. 제1세션에는 최완규 전북문화재연구원장이 마한과 백제, 그리고 전북가야, 최병현 숭실대 명예교수가 고고학으로 본 신라의 전북지방 진출과정, 이도학 한국전통문화대 교수가 전북가야의 역사적 실체 검증을 발표한다. 제2세션에는 이남규 한신대 명예교수가 전북 제철유적의 현황과 조사방법, 곽장근 군산대 교수가 전북가야 봉화망과 그 의미를 발제한다. 주제별 발표가 끝난 뒤에는 이재운 전주대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지정토론 및 종합토론이 열린다. 토론자로는 조상진 전북일보 객원논설위원, 김재홍 국민대 교수, 송화섭 중앙대 교수, 홍진근 국립전주박물관장, 최인선 순천대 교수, 이춘구 전 KBS국장, 최규영 진안향토사연구소장이 참석한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전북 가야 유물, 유적의 조사 성과 검토 외에 가야 정치체의 실체, 관련 유물인 봉수봉화제철유적의 조성시기, 반파국의 장수지역 존재여부, 문헌사료인 일본서기 해독 문제 등을 두고 갑론을박도 벌어질 전망이다. 전북 가야가 발표된 뒤, 학계에서 그 동안 논쟁을 벌여왔던 주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반파국의 장수지역 존재와 일본서기 사용 및 해석여부를 두고는 최근에도 언론과 학계, 시민사회단체에서 치밀한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 문화재·학술
  • 김세희
  • 2021.12.19 19:22

제25회 전북예총하림예술상…본상 10명, 공로상 4명 수상

(사)한국예총전북연합회(회장 소재호)와 ㈜하림그룹(회장 김홍국)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25회 전북예총하림예술상 시상식이 16일 오후 3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매년 예술문화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큰 예술인에게 주는 이 상은 전북예총 소속 10개 협회와 11개 시군예총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운영위원회에서 선정한다. 올해 심사는 1819대 회장을 역임한 김남곤 전 전북일보 사장과 21~23대 전북예총회장을 지낸 선기현 고문, 소재호 현 회장이 맡았다. 예술상 본상은 이태원(건축), 김삼숙(국악), 강명선(무용), 이연희(문인), 태건석(미술), 유백영(사진), 조승철(연극), 박화실(연예), 최정호(영화), 김정렬(음악)이 받있다. 도지사 공로상은 김종덕(국악)정량미(문인) 시인이, 한국예총회장 공로상에는 권병길(군산), 황양운(사진)이 수상했다. 제1회 전북예술문화대상은 선기현 화가, 익산예총 김영규 회장, 군산예총 황대욱 회장, 전북예총진흥위원회 사무처장을 지낸 이명기 씨가 받았다. 수상자 대표인사에서 선기현 화가는 25년 넘게 예술인들을 지원해준 하림그룹에 감사하다며, 붓을 잡을 수 있는 날까지 창작열을 불태울 각오로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하림 박길연 대표이사는 격려사에서 지역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열정을 다하신 예술인들께 무한한 존경과 박수를 보낸다며, 하림은 앞으로도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지역문화예술의 마중물 역할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백봉기 예총 사무처장의 경과보고와 심옥남 편집주간에 대한 감사패 증정, 축시낭송도 함께 열렸다. 창림 60년을 기념해서 발간한 <전북예술문화 60년사> 출판기념회도 진행됐다. 소재호 전북예총회장은 대회사에서 60년을 맞은 전북예총이 진정 전북예술의 중심이고 희망이며 자무심이라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100년의 역사를 올차게 가꾸고 꽃피우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전라북도 김성관 문화예술과장과 ㈜하림 박길연 대표이사, 전북예총진흥위원장인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 전북예총회장을 역임한 김남곤 전 전북일보 사장, 전북예총전문위원장인 임 환 전북도민일보 사장을 비롯한 10개 협회와 11개 시군예총 회장단 등 90여 명이 참석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12.16 16:38

[2022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 “소재는 폭넓어졌지만 수준은 높게 향상되지 못해”

2022 전북일보 신춘문예 응모를 지난 15일 마감한 결과, 시 부문에 302명이 1157편, 단편소설 부문에 117명이 120편, 수필 부문에 161명이 366편, 동화 부문에 121명이 126편 등 총 701명이 1769편을 응모했다. 지난해(700명, 1901편)에 비해 응모자수는 1명 늘었고, 출품작 수는 132편 줄었다. 연령별로는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응모가 많았지만, 10대부터 80대 응모자까지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전북보다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응모가 눈에 띄게 많았다. 서울, 경기, 강원, 경상, 충청, 대구, 부산 등지에서 골고루 작품을 보냈다. 올해 신춘문예 예심은 15일 전북일보사 역사전시실에서 진행됐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 19확산 방지를 위해 심사위원들을 2개조로 나눠서 심사했다. 오전에는 시수필, 오후에는 단편소설동화를 심사했다. 심사는 전북일보 문우회(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들의 모임) 회원인 경종호김헌수김형미 안성덕장창영김영주이진숙오은숙정숙인최기우최아현황지호김근혜이경옥장은영 작가가 함께했다. 올해는 폭력, 죽음, 종교 등 사회문제부터 자아를 성찰하는 작품까지 소재가 폭넓었다. 다만 예년보다 작품 수준이 높게 향상되진 못했다는 평이 중론이었다. 완결성 측면에서도 다소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다. 시 부문 예심 심사위원들은 14편을 본심에 올렸다. 심사위원들은 전체적으로 예년에 비해 고르고 높은 수준을 보여 심사 내내 흡족한 마음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의 함축적인 묘미에서 벗어나 주제와 동떨어진 말들로 불필요하게 길게 풀어 산문화했다면서 때문에 시의 완결성이 약하고 앙꼬 없는 찐빵 식의 이미지에 치중된 작품이 많았다고 밝혔다. 수필 부문에서는 19편이 본심에 올라갔다. 심사위원들은 사회문제를 반영하는 소재가 지난해보다 줄었다고 평했다. 이어 자아 성찰의 폭이 넓어진 수필이 많았다면서도 출품작의 소재가 유사해 응모자의 필력을 가늠하기가 힘들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단편소설은 10편을 본심 진출작으로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가족서사가 주를 이루었으며, 사회 전반의 어두운 분위기를 반영한 듯 많은 작품에서 종교, 죽음, 폭력 등이 소재로 작동했다며 간접적이고 세련된 방식으로 세태를 반영하는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6편이 본심에 진출한 동화는 예년보다 전체적으로 수준이 낮아 실망스러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재가 진부하거나 구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작품들이 많았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중론이다. 심사위원들은 전체적으로 생활, 의인, 판타지, 생태 동화가 주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도입부와 줄거리의 개연성이 떨어지거나 결말이 뻔한 스토리가 많았다. 상징이나 은유가 갑작스럽고 현실과 환타지의 경계도 모호했다고 혹평했다. 다만 기발한 소재로 주제를 형상화 시키기 위해 고민한 작품도 있어 반가웠다고 말했다. 당선작은 본심을 거쳐 2022년 1월 1일자 본보 신년호를 통해 발표한다. 당선자에게는 개별 통보한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2.16 16:38

전재복 작가의 시시콜콜한 이야기…'숨표, 쉼표'

전재복 작가가 산문집 <숨표, 쉼표>(수필과비평사)를 펴냈다. 이 책은 알콩달콩 시시콜콜, 1,100자로 담아내는 풍경, 쉼표 혹은 숨표, 선생님, 그 이름,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전재복 작가의 일상을 60여 편으로 만나볼 수 있다. 숨 고르기를 위한 짧은 쉼, 교사로서 느꼈던 아픔과 희열, 느리게 흘러가는 시골살이의 단면을 모았다. 일기 형식으로 엮어 작가의 삶을 함께 사는 듯한 느낌을 선물한다. 그는 작가의 말을 통해 지나간 시간의 얼룩이 크게 흉이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물러날 때를 가려 찬란했던 흔적을 지워가는 나무들의 경건한 의식을 본다. 다른 이름의 계절을 맞아들이는 시간의 무심한 몸짓처럼 묵은 것을 덜어내려는 이 마음이나, 그것을 헤아려 읽어주는 누구거나 그 마음, 구름에 달 가듯이 맑고 가비얍기(가볍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전재복 작가는 지난 1972년부터 36년간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다. 2008년에 교감으로 명예퇴직했다. 지난 1979년에는 소년조선 동화 부문에서 은상을 받았다. 한국문협, 전북문협, 표현문학, 전북시인협회, 전북불교문학, 전북교원문학, 군산문협 등 회원이며, 현재 군산평생학습관 글쓰기 지도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그대에게 드리는 들꽃 한 다발>, <풍경소리>, <연잎에 비가 내리면>, <잃어버린 열쇠> 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는 <한 발짝 멀어지기 한 걸음 다가가기>가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12.15 18:27

동화 ‘까망이’…“행복은 기다림 없이는 찾아오지 않는 법”

행복은 기다림이 없으면 찾아오지 않는 법이다. 기다림은 우리를 성숙하게 해 보지 못했던 것까지 볼 수 있게 해 준다. 그것이 무엇일까? 다섯 편의 이야기 속에 그 정답이 들어 있다. 양정숙 작가가 남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지 일깨워주는 동화 <까망이(그림 이소영)>(가문비 어린이)를 출간했다. 이 책에는 까망이, 똥 좀 싸면 어때, 재돌이와진돌이, 눈새기꽃, 그날의 꽃 등 다섯 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양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남을 배려하고 감싸 안으면 더불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까망이에서는 생명을 아끼는 마음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담겨 있다. 양 작가는 베란다에 놓아둔 계란판에서 병아리가 태어났다는 뉴스를 보았다. 텔레비전에서 비춰주는 병아리를 보자 양 작가의 가슴이 싸해졌다. 이에 그는 우리가 쉽게 대하는 계란판에서 스스로 태어난 생명의 신비로움을 느끼고, 좁은 아파트에서 병아리를 키우기 위해 부모님의 극구 반대에도 병아리를 포기하지 못하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현수의 이야기를 썼다. 똥 좀 싸면 어때는 알이 깨어 새끼가 날아갈 때까지 집에 온 비둘기를 돌봐주기로 마음먹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이야기다. 할머니는 비둘기를 쫓기 위해 물도 뿌리고 막대로 밀어내 보기도 한다. 그러던 중 비둘기가 알을 품은 것을 알게 되고,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비둘기를 지켜 준다. 재돌이와 진돌이에서는 버림받아 들개가 된 재돌이와 진돌이가 다시 사람의 품으로 돌아오는 이야기를 다뤘다. 눈새기꽃은 사람을 사랑하다 쫓겨난 신의 딸이 풀이 되어서도 그 마음을 지킨다는 이야기다. 그날의 꽃은 컴퓨터 아줌마의 섬세한 보살핌을 받은 송이가 세상에 좋은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끼며 고마워하는 내용이다. 양정숙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모든 이야기가 갖가지 사연을 안고 태어났다. 글을 쓰는 동안 직접 또는 간접으로 겪은 이야기들이 내 마음속에 들어와 가슴을 따스하게 데워 주었다. 부디 다섯 편의 동화가 여러분들이 자라는데 넉넉한 자양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전북 순창에서 태어나 부안에서 자랐다. 이어 조선대 문예창작을, 광주교대 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전공했다. 지난 1995년 수필과 비평에서 수필로 신인상을 받았으며, 2016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됐다. 저서로는 동화집 <구리구리 똥개구리>, <감나무 위 꿀단지>, 수필집 <엄마, 이 세상 살기가 왜 이렇게 재밌당가> 등을 펴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12.15 18:27

‘익어 가는 청포도’ 이육사 시인을 담은 ‘칠월의 청포도’

내 고장 칠월은/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중략)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 쟁반에/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이육사 시인의 청포도) 우리에게는 교과서에 실린 시인으로 잘 알려진 이육사 시인의 시 청포도다. 그의 생을 더욱더 본격적이고 생생하게 다룬 작품이 출간됐다. 시라는 예술의 형태를 통해 자유와 희망을 실현하고자 했던 이육사 시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 읽기와 생각 나누기를 즐기는 상산고 국어 교사 강영준 씨가 익어 가는 청포도처럼 푸르게 살다 간 이육사 시인의 싱그러운 꿈, 이 시인의 일대기를 다룬 <칠월의 청포도>(북멘토)를 펴냈다. 강 씨는 일본 제국주의의 폭압적인 지배 아래서 두 팔을 걷어붙이고 직접 행동하고, 굴하지 않는 저항 정신으로 투쟁한 이육사 시인의 내면을 들여다봤다. 그는 언젠가 이루어 낼 독립이라는 꿈과 무한한 자유, 희망의 세상을 품었던 이 시인의 삶을 충분히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고, 맛보고, 냄새 맡을 수 있도록 싱그럽게 그려냈다. 그는 희망이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이육사 시인을 만나 보고 이 시인의 삶을 통해 해답을 찾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글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진 자료와 연보를 통해 이육사 시인이 처했던 시대의 분위기와 역사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강영준 씨는 현재 전주 상산고에서 10대들에게 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그동안 <시로 읽자, 우리 역사>, <한중록: 누가 사도세자를 죽였는가?> 등 문학과 역사를 두루 살펴보는 글을 써 왔다. 이어 그는 <허균 씨 홍길동전은 왜 쓰셨나요?>로 제7회 창비 청소년 도서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문학과 심리학을 엮어 <친애하는 내 마음에게>를 펴내기도 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12.15 18:27

[신간] 우연히 잡힌 주파수처럼, 필라멘트처럼

모른다, 얼마나 울어야 할지/어떻게 울어야 할지, 어렵기만 한 울음의 방식//액자 자국만 남은 사진을 보며 울고/망치 소리만 들리는 못 자국에 우는 울음//물감을 짜 마구 덧칠하는 허방 같다(하략) (소리없이 그리다 일부) 익산 출신인 김다연 시인이 시집 <우연히 잡힌 주파수처럼, 필라멘트처럼>(모악)을 내놨다. 김 시인의 시집은 정신을 앓는, 즉 마음이 아픈 존재의 비망록처럼 보인다. 시집 속에 담긴 시의 절반 이상이 앓는 존재를 언어의 구조에 가둬두고 있다. 시인 자신을 앓는 존재와 동일시하는 것 같다. 우석대 문신 교수는 드러난 것은 소리 없이 앓는 존재뿐이라고 분석한다. 이렇듯 시인은 시어로 드러나지 않는 존재의 삶을 이야기한다. ~자국, ~만 남은 이라는 표현은 누군가 존재했다는 흔적은 드러내지만, 어떻게 존재해왔는지는 명확히 밝히질 못한다. 이 때문에 그의 시를 읽고 나면 저물녘의 어스름에 감염된 것처럼 삶의 갈피들이 아려온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는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55편이 수록돼 있다. 김다연 시긴은 방송통신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시집 <사랑은 좀처럼 편치않은 희귀새다>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바늘귀를 통과한 여자>로 주목받았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2.15 18:10

[신간] 인간의 잃어버린 시간과 내면의 본질을 파헤친 소설집 ‘표절’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삶의 풍경을 되돌아보며 한 인간이 잃어버린 시간과 내면의 본질을 파헤친 소설집이 나왔다. 소설집은 내면에서 드러나는 고독과 심연의 과정이 돋보인다. 소설가 차호일 작가가 소설집 <표절>(도화)을 출간했다. 표제작인 표절은 독거노인 고독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 안전망 구축 작업을 하는 화자가 시체로 발견된 스님과의 인연을 회상하면서 시작한다. 남루한 그의 소지품에서 발견한 르낭의 <예수의 생애>, 성경, 불경 등의 서적을 보면서 화자는 생각에 잠긴다. 그는 스님이 성경은 불경을 표절한 것이라는 말을 떠올린다. 그러면서 어느덧 어차피 우리 모두는 어느 누군가의 인생 표절이 아닌가하는 깨달음에 이르는 여정의 세계를 시작한다. 다른 작품인 슬픔은 낙엽처럼, 광장, 별에서 온 아이, 정선아리랑, 여름 일기, 그 집 앞, 배신의 피 등도 인간의 삶과 운명, 내면의 세계를 다시 한 번 들여다보게 한다. 특히 별에서 온 아이는 낙동강 삼각주에서 만난 아이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지금의 나이든 내 모습과 과거를 비교하며 세월의 무게를 느끼게 만든다. 이처럼 차호일 작가는 다양한 이야기로 자기 반영적 서사와 과거 회고적인 텍스트를 교차하며 보여준다. 작가가 보여주는 상상력은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엄숙성의 세계를 투영한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 사이 대화는 현 시대의 문제의식도 드러난다. 차호일 작가는 갈수록 우리의 삶은 팍팍하고 살벌해지고 있으며, 증오, 불신, 편견과 같은 인간성을 파괴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문학마저 없었더라면 어떻게 됐을 지 생각하게 된다고 밝혔다. 차 작가는 이어 앞으로 독자의 가슴에 희망을 주는 해바라기 같은 작품을 남기고 싶습다고 밝혔다. 서울 출생인 차호일 작가는 문학박사이다. <문예한국>. 충청일보 등에 작품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저서는 <비명소리>, <달빛끄기>, <그해 여름의 이상했던 경험>, <아주 오래된 기억>, <내 마음 그 깊은 곳에>, <디지털시대 우리문학 다시 읽기>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2.15 18:1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