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5 04:17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황보윤 소설가 - 이시은 소설집 ‘고래 365’

이시은 작가의 소설집은 핫하다. 핫하다의 사전적 의미처럼 매력이 넘치고, 섹시하고, 열정적이다. hot한 문제적 인간들이 매 작품마다 등장한다. 그래서일까, 같은 주제나 같은 인물로 작품을 잇달아 지은 연작소설처럼 읽힌다. 이시은 작가는 교도소 안 곳곳을 돋보기로 들여다본다. 미셀 푸코는 개인이 처벌받는 것은 법률 위반 때문이 아니라 전체 사회와 대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근대 이후 교도소는 이런 개인을 처벌하거나 교정하는 공간이 되었다. 삭막한 시멘트 담장으로 둘러싸인 교도소는 세상과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다. 작가는 굳게 닫힌 철문 안에서 벌어질 법한 일들, 처벌받는 개인과 교정하는 개인의 길항을 그려 낸다. <도어>의 상습절도 전과자 산들은 모범적인 수용 생활로 사소 자리를 꿰찬다. 야무지고 눈치가 빠르고 입이 무거운 그녀는 덜렁이로 통하는 유니폼의 빈틈을 노려 문어와 쪽지로 통방한다. 문어는 그녀에게 정치범 5가 병원에 실려 갈 정도로만 찌르라고 한다. 그에 대한 보상은 산들이 남의 집을 털며 평생 꿈꾸어온 집이다. <고래 365>의 나는 식품위생법 위반, 같은 방의 365번은 보건위생법 위반으로 수감된다. 나는 고래를 보러 갈 날을 앞당기기 위해 성실히 조리장으로 일한다. 그러나 출소는 요원해 보인다. 타투 일인자를 꿈꾸는 365번은 도구함 속의 칼을 양잿물 항아리에 깊이 숨겨 놓는다. 칼을 찾지 못한 담당은 문책을 당한다. 깊은 밤 나는 365번을 깨워 고래 문신을 부탁하고, 365번은 장미 가시로 땀을 뜬 자리에 칼날로 선명하게 선을 그려나간다. <층>의 유니폼 나는 교도관이다. 교정교화를 신뢰하지 않는 나와 달리 팀장은 수감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한다. 유해화학물질 흡입으로 교도소를 제집처럼 들락거리는 조진자를 두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진자의 동거남이 사망하자, 팀장은 도리를 앞세워 휴가를 건의하고, 나는 믿을 수 없는 종이라며 반대한다. 진자의 귀휴는 나의 의견으로 불허된다. 순찰을 돌던 나는 진자에게 고무장갑으로 목이 졸린다. <달팽이 행로>에는 한때 연인이었으나 사형수와 사형집행인으로 만난 두 남자가 나온다. 사형제가 국회를 통과하면서 오랫동안 집행이 미뤄진 사형수들은 사형집행장이 설치된 곳으로 이송된다. 나는 순번제에 의해 석기의 형 집행자가 된다. 나와 헤어진 뒤 나와 닮은 사람을 찾아다니다가 연쇄 살인자가 된 석기에게 나는 석기가 좋아하던 흰색 운동화를 선물한다. 석기는 내게 편지를 남긴다. 운동화는 너무 깨끗해 신을 수 없었다. 운동화를 받는 순간 놀랍게도 내 모든 얽힌 감정들이 녹아내리더구나. 그들은 왜 교도소로 갔을까? 작가는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사람들의 삶을 핍진한 묘사로 복원한다. 고아로 마리아집에서 태어나 소녀원과 교도소, 갱생보호소를 거쳐 시립공동묘지에 묻히는 인생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고 역설한다. 인생의 문을 잘못 연 대가로 평생 미로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연민한다. 미덕이 하나 더 있다. 작가는 작품 곳곳에 나무를 식재한다. 산수유나무 감나무 장미 소철 라일락 철쭉 층층나무 엄나무 굴참나무 왕버들 사이프러스. 땅을 가리지 않는 식물들은 어디서든 뿌리를 내린다. 소설 속 인물들의 욕망은 해를 향해 가지를 뻗는 나무들처럼 담박하다. 어쩌면 그들은 문제적 인간이 아니라 문제를 해체하는 사람들일 수 있다. 그러므로 그들의 삶은 강렬하고 핫하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1.03.24 17:54

고려시기 송나라 사신 영접했던 망주봉 일대 지표조사 필요

지난 2018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13호로 지정된 군산 선유도 망주봉(望主峰) 일원에 대한 지표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곳에 고려 사신이 중국 송나라 사신을 영접했던 행궁, 정자 등 시설이 존재했다는 문헌기록이 있지만, 이들 시설이 존재했던 위치가 확실하게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중국 교류의 장으로 역사적 가치가 높은 지역인 만큼 정확한 고증이 필수라는 주장이 나온다. 인종 원년(1123) 고려를 찾은 송나라 사신 서긍이 편찬한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에 따르면, 군산도(지금의 선유도) 망주봉 일대에는 임금의 임시거처인 숭산행궁(崧山行宮), 사신을 맞이하던 군산정(群山亭), 바다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오룡묘(五龍廟), 사찰인 자복사(資福寺), 손님이 묶는 객관, 관가 10여 칸, 민가 10여 채가 있었다. 또 이곳에서 열린 송 사신을 위한 대규모 영접행사와 여기에 참가한 신료들, 주변 경관까지 자세히 묘사됐다. 실제 군산대학교와 국립전주박물관, 전라문화유산연구원의 학술발굴을 통해 12세기~14세기 최상급 청자, 중국제 자기, 기와편 등 다양한 유물들도 나왔다. 그러나 숭산행궁과 군산정, 자복사, 객관터가 어디 있었는지 확실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이다. 위치를 두고 학설만 분분한 상황이다. 군산시 나병호 학예연구사는 행궁이나 관의 이름이 적힌 명문기와가 나오면 확실히 규명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배수로터 정도만 발견된 상황이라며 지표조사를 통해 위치를 잡고 대규모 발굴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 연구사는 이어 내년까지 사유지 매입이 완료되면 망주봉 정합정비계획에 맞춰 문화재청과 지표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 망주봉은 고군산군도내 대표적인 섬인 선유도의 상징이다. 해발 152m의 바위산으로, 관광객들에게 고군산군도를 대표하는 산으로 각인되고 있다. 망주봉은 선유도에 유배된, 임금을 그리는 충신의 모습을 땄다거나 천년 임금을 기다리다 부부가 돌이 돼 이름이 지어졌다는 등의 이야기가 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3.23 18:15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보물을 품은 완주 갈동유적

2003년 필자는 마한과 일본 야요이 분구묘에 대한 비교연구를 위해 일본 리쯔메이칸(立命館) 대학에 머물고 있었다. 그 해 여름 일본 언론을 통해 완주 갈동에서 출토된 세형동검의 거푸집에 대한 주요기사를 접하면서 흥분했던 기억이 새롭다. 세형동검은 한국식 동검이라 불리는 한반도 후기 청동기시대를 대표하는 유물로서, 중국 동북지방과 일본 구주지역에서도 폭넓게 발견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세형동검의 생산을 직접적으로 증명해 주는 거푸집이 정확한 유구에서 발견되었으니 국내외의 많은 연구자들에게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완주 갈동유적은 전주시 관내 국도대체 우회도로 개설구간에서 발견된 것으로 2003년 1차 조사에서 토광묘 4기와 제의유적 1기, 2007년 2차 조사에서 토광묘 7기와 제의유적 3기가 확인되었다. 이들 유적에서는 세형동검과 청동거울을 비롯한 청동유물, 철기류, 그리고 점토대토기와 흑도장경호 등이 출토됨에 따라 전주완주지역에서 마한 성립기 유적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려준 계기가 되었다. 거푸집은 갈동 1호 토광묘의 남쪽 단벽에서 세워져 노출되었고, 길이 3233.1cm, 폭 3.2cm이며 활석계 석재로 제작되었다. 이 거푸집은 동검과 동과를 제작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2매를 한 쌍으로 하는 합범(合范)인데, 한 점은 한쪽 면에만 동검의 거푸집을 새겼고, 다른 한 점은 동검과 동과의 형태를 각각 양면에 새겼다. 그것은 동과를 만들었던 거푸집의 1매가 파손된 후 나머지 1매를 재사용하여 세형동검의 거푸집으로 재사용한 결과를 볼 수 있다. 갈동유적 조사 이전에 국내에서 확인된 청동제품 생산을 위한 거푸집은 평양 장천리, 용인 초부리, 전남 영암 등인데, 모두 신고품이거나 출토지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학술적인 가치가 결여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갈동 출토 거푸집은 출토 지점과 출토 정황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례라는 점에서 자료의 진실성은 다른 거푸집들과 비교하기 어렵다. 또한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하여 당시 사회의 청동기 주조기술을 보여주는 데도 탁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나아가 부장양상 뿐만 아니라 당시 청동기를 제작했던 장인의 위계를 추정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는 점에서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같은 중요성이 인정되어 2019년 6월 보물 제 2033호로 지정되었다. 이 유적은 도로부지에 대한 조사만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유적 범위는 이보다 훨씬 너른 범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일부는 경작지로 혹은 나대지로 남아 있기 때문에 유적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각별한 보호대책도 요망된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3.23 18:15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43) 최창학, 폭력의 시대 그 실존과 불안을 증언하다

최창학 소설가는 일제강점기 후반인 1941년 7월 26일, 전북 익산시 오산면에서 태어났다. 1948년에 오산남초등학교에 입학하였고, 1954년 이리로 이사하여 이리동중과 남성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419 혁명이 일어나던 해인 1960년에 고려대학교 국문학과에 입학하였다. 대학 졸업 후 신구문화사와 민음사 등에서 근무하였으며, 1978년부터는 서울예술전문대학에서 문예창작과의 교수로 근무하다가 2007년 2월 정년 퇴임하였다. 그는 1968년 중편 「창(槍)을 『창작과 비평사』에 발표하면서 문단의 이목을 끌었다. 이 외에도 『바다 위를 나는 목』(1979), 『하늘의 침묵』((1983), 『긴 꿈속의 불』((1988), 『창(槍)』(1990), 『가사자의 꿈』(1994), 『아우슈비츠』(1997), 『케모포트』(2019)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남겼다. 최창학은 해방과 전쟁, 유신독재 시대를 살아오면서 한순간도 불안과 공포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손주를 돌보기 위해서 상경했던 부모가 자신의 집에서 연탄가스 중독으로 죽는 사고를 겪었고, 첫아들의 죽음을 아프게 대면해야 했다. 그것뿐이 아니다. 전쟁과 사회적 갈등으로 희생된 수많은 사람의 죽음을 목격하면서 그는 불안과 공포에서 한 걸음도 벗어나지 못했다. 작가의 이러한 체험적 사실은 그의 소설 속에서 그대로 변주되면서 불안과 공포로 특징되는 그만의 작품세계를 보여 주었다. 그의 중편소설 『창(槍)』(1990)은 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 소설에서는 가족의 죽음과 자신의 불치병에서 비롯된 죽음에 대한 공포를 이야기한다. 작가 지망생으로서 열정을 갖지 못한 시대 상황까지 더해지면서 주인공 이상(李常)은 살아 있되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인물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면도날로 팔의 동맥을 끊는 공상을 하는 자학의 광기를 보여 준다. 엄숙희 전북대 교수는 〈최창학 소설에 나타난 불안과 증상으로서의 광기〉라는 연구에서 소설 『창(槍)』의 주인공 이상(李常)이 겪게 되는 불안은 작가가 경험했던 유신 시대의 불안 등 당대의 불모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하였다. 이 작품을 바라보는 당대의 시선은 크게 엇갈린 것 같다. 소설 『광장』의 작가 최인훈은 일상 의식의 흐름을 기록한 보기 드문 문제작이라고 하였지만, 평론가 김현은 타기해야 할 소비 문화적 외설소설(猥褻小說)에 불과하다고 했다. 최창학은 1997년까지 100여 편의 작품을 왕성하게 쏟아냈다. 그런 그가 1997년부터 22년 동안 절필한 사건은 매우 특이한 일이다. 그가 절필하게 된 사연은 엄숙희 교수의 연구에 자세하게 나온다. 이 연구에 의하면, 작가는 소설이 신문에 연재되는 것을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신문사 지인으로부터 거절하기 어려운 소설 연재 의뢰를 받게 된 것이다. 그리고는 『하늘의 침묵』이라는 소설을 신문에 연재하게 되었는데, 이 소설이 대중의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그 후 1983년, 고려원에서 문제작만 써왔던 최창학이 백만 독자와의 악수를 위해 최초로 시도한 대중소설이라는 광고 문안까지 담긴 책을 출간한 것이다. 그 후 여러 곳으로부터 드라마와 영화 제작 제의를 받았지만, 최창학은 이는 곧 소설의 죽음이라며 극심한 자괴감에 시달렸다. 이에 최창학은 소설의 신문 연재를 치명적인 실수로 생각했고, 자신을 단죄하는 차원에서 절필했다는 것이다. 그는 대중의 흥미에 영합한 자신을 진정한 작가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그의 투철한 작가 정신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최창학은 그 후 어떤 작품도 내지 않다가 대장암으로 투병하면서 최후의 작품을 남겼는데, 그것이 2019년 12월에 출판한, 제목조차 낯선 『케모포트』라는 소설이다. 케모포트란 항암 주사를 맞기 위해 어깻죽지 안쪽에 심어 놓은 장치라고 한다. 그러니까 케모포트는 암 환자에게 약물을 몸 안으로 넣은 투입구인 셈이다. 이 소설에서 케모포트는 대장암과 싸우는 격전지인 동시에 절망적인 순간에도 작가에게 소설을 쓰게 한 힘의 원천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대장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고 항암 주사를 맞아가며 쓴 회고록이나 유언장 같은 작품이다. 암 투병기와 젊은 시절 아내와의 첫 만남, 연애, 결혼, 여제자들과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교차하고 있으며, 죽어가면서 아내에게라는 부제가 보여 주듯 아내에게 모든 것을 고해하고 용서를 구하는 소설이다. 또한, 이 소설은 소설가 신경숙, 시인 지연의, 제자 조복순 등의 실명이 거론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창학 소설가는 우리 고장 익산 출신이지만, 작품활동은 주로 서울에서 하였다. 그래서 전북 문단보다는 중앙 문단에 더 널리 알려진 분으로 그에 대한 연구가 미흡한 점을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전북에서부터 큰 관심과 사랑을 보여 주었으면 한다. △ 참고자료 엄숙희 〈최창학 소설에 나타난 불안과 증상으로서의 광기> 이승준 〈최창학의 중편소설 『창(槍)』의 연구 :소설 미학적 실험에 관하여〉

  • 문화일반
  • 기고
  • 2021.03.23 18:15

뮤지컬 ‘캣츠’ 40주년 전주 공연… “오리지널 감동 그대로”

각양각색, 사연 있는 젤리클 고양이들이 전주를 찾는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캣츠 40주년 내한공연을 마련했다. 다음 달 16~18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공연계가 멈춰있는 시점에 긴 역사를 이어온 작품의 생명력은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지난 1981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을 올린 뮤지컬 캣츠는 그동안 30개 국가, 300여 도시에서 관객 8000만 명을 만났다. 뮤지컬계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카메론 매킨토시가 콤비를 이룬 첫 작품으로 전 세계 뮤지컬 시장을 뒤흔들며 세계 4대 뮤지컬 신화를 탄생시켰다. 캣츠는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 최장기 공연 기록을 동시에 세운 첫 번째 뮤지컬이기도 하다. 40주년 뮤지컬 캣츠는 레미제라블 등으로 사랑을 받은 뮤지컬 디바 조아나 암필, 한국 관객이 사랑하는 뮤지컬 스타 브래드 리틀 등 최정상 기량의 배우들이 참여해 무대를 빛낸다. 뮤지컬 캣츠 속 젤리클 고양이들의 이야기는 선과 악, 희망과 절망, 탄생과 죽음의 의미를 포함해 인간의 희로애락,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는 풍자까지 담아내며 전 세대에 고른 공감을 자아낸다. 새로 태어날 고양이로 선택받기 위해 풀어놓는 그들의 개성 있는 삶에는 인생의 단면이 녹아 있다. 이 가운데 캣츠의 세계관에 영감을 준 주인공은 그리자벨라이다. 명곡 메모리는 도시 뒷골목 인생의 의미를 다시금 묻는 아름다운 노랫말과 음률로 그리자벨라의 유일한 넘버이자 뮤지컬 관객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곡 중 하나이다. 이외에도 20여 곡에 이르는 뮤지컬 넘버는 젤리클 고양이들의 독특한 삶만큼이나 다양한 곡조로 감상의 풍부함을 더해준다. 또 질리언 린의 안무는 젤리클 고양이들의 몸짓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발레, 아크로바틱, 재즈댄스, 커플 윈드밀 등 무대에서 표현될 수 있는 모든 장르의 안무가 공연 내내 숨 가쁘게 펼쳐진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관계자는 이번 내한공연은 작품 본연의 즐거움 외에 뮤지컬사의 중요한 순간까지 더해져 감동의 축제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3.23 18:08

전북대 국문과 진주 강사, 두산아트센터 공모 선정

진주 전북대 국문과 강사 전북대학교는 국어국문학과 진주 강사가 두산아트센터에서 주최한 공모를 통해 DAC 아티스트로 선정됐다고 22일 밝혔다. DAC 아티스트 공모는 공연예술 분야의 만 40세 이하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올해부터 보다 많은 창작자들과 만나기 위해 공모로 전환해 매년 2명 씩 선정한다. 첫 공모였던 올해 190명의 창작자가 지원한 가운데, 95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진주는 최대 1억 원 상당의 제작비를 지원받아 2022년 9~10월 중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극장 공간 및 연습실과 홍보마케팅 전반을 지원받는다. 진주 강사는 동시대 사회문제를 포착해 사회 이면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극작가로, 배소고지 양민학살사건 속 여성의 삶을 다룬 연극 배소고지 이야기:기억의 연못, 대한제국 시기에 세워진 최초 서양식 호텔인 손탁호텔의 흥망성쇠를 함께한 평범한 사람들을 그린 연극 정동구락부: 손탁호텔의 사람들 등 한국 근현대사의 크고 작은 사건들을 끄집어내 작업해왔다. 또한 다문화 이주여성의 자살사건을 모티프로 한 연극 ANAK, 성소수자의 일상과 이별을 그린 연극 이사 등 동시대의 이야기를 세밀하게 풀어낸다. 최근 두산아트랩 2020 연극 이것은 실존과 생존과 이기에 대한 이야기에서 2030세대의 결혼과 불안을 사실적으로 다뤄 공감을 안겼다. 이후 연극 궁극의 맛의 각색으로 참여했다. 진주 강사는 연극은 혼자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와 언제 만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세계가 열린다. DAC 아티스트라는 만남을 통해 누구를 만나 어디에 도달하게 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백세종
  • 2021.03.22 19:31

팔복예술공장 창작레지던시 입주작가 프리뷰전

팔복예술공장 창작스튜디오 4기 입주작가 프리뷰전이 23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20일간 팔복예술공장 A동 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프리뷰전은 올해 선정된 4기 입주작가 7인의 시작을 알리고 대표작을 소개하는 전시다. 입주작가는 고영찬, 김수나, 박수지, 서수인, 서완호, 여인영, 정철규 7인으로 설치미술, 회화, 필름, 비디오, 시각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로 구성돼 있다. 전북대 미술대학원에서 석박사를 공부한 서완호 작가는 자신의 그림을 디스토피아의 일면이라고 정의하며 사람들의 고독과 불안에 관해 이야기한다. 화면은 비정상적으로 흔들린다. 희미하게 흔들리는 풍경은 시간이 정지된 낯선 도시 안으로 우리를 끌어들인다. 또 전북대 미술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서수인 작가는 시간을 발견하며 작업한다. 작가는 물감이 흐르고 중첩되고 사라지는 것을 통해 이 순간에도 낡아가고 있음을 표현한다. 외로움과 공허함의 대상은 물건이 되기도 사람이 되기도 한다. 서수인 작가가 시간을 주제로 작업한다면, 고영찬 작가는 사진과 영상으로 현장을 기록조사하며 장소에 기반한 작업을 하고 있다. 프랑스 니스 국립고등미술학교 학사석사를 졸업한 작가는 그동안 프랑스에서 작업한 주제를 한국과 연결해 연작 형태로 진행하고 소개할 예정이다. 팔복예술공장 창작스튜디오는 창작 공간과 전시, 비평가 매칭, 워크숍, 리서치 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예술가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총 153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22대1을 기록했다. 팔복예술공장 나유미 창작기획팀장은 이번 전시는 작가들의 개별성을 최대로 살리고, 그들의 작업 경향과 나아갈 방향을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3.22 18:08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우리가 알아야 할 색채 ⑧

몇 주 동안 색채를 말했으나 색채학(學)이나 론(論)에 관해서는 이제 막 발을 들여 밀었을 뿐이라고 보면 적합할 것이다. 생활에 필요한 색채를 생각나는 대로 순서 없이 말했을 뿐이다. 우리는 지금 거의 다 보행보다는 자동차의 주행에 의존한다. 그야말로 마이 카 시대에 살고 있다. 겨울 얼음판을 걸을 때 힘을 주어 걷던 기억마저도 가물거린다. 지금은 차를 고를 때 대부분 자신의 취향이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색상을 선택할 것이다. 70년대에는 자가용은 거의 검은색이고 택시는 노랑이나 초록이 많아서 미국영화에 나오는 다양한 색상의 자동차를 부러워하기도 했었다. 2018년의 보고서를 살펴보니 전 세계 자동차 색상 선호도가 흰색 41%, 검정 16%, 회색 계열 13%, 실버 9% 등이 전체 차량의 80%로 나왔다. 나머지 20% 안에 빨강을 비롯한 다양한 색상이 있을 것이다. 미국은 무채색의 색상이 75%를 차지하는 반면 중국만은 의외로 빨강, 파랑, 노랑, 브라운, 골드의 순서로 발표되었다. 이는 국민성이나 개성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사례이다. 그러나 차량 색상의 안전도는 또 다르다. 자동차의 색상이 사고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파랑은 같은 거리에서도 7m 더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므로 파란 차는 실제보다 더 멀리 있다고 인식하게끔 하는 착시 효과로 사고율이 제일 높지만, 노란 차는 빛의 굴절률로 더 가까이 있다는 인식이 되어 학교 버스나 어린이집, 학원 차량 등은 노란색으로 채택하는 것이 전 세계의 추세이다. 한편 붉은색 차량은 파랑과 반대의 효과로 낮에는 사고율이 적지만 밤에는 짙은 검정으로 착시 효과가 있어 야간 사고율은 더 높다. 차량의 온도는 실제 36℃의 상황에서 흰색 차의 표면 온도는 54.4℃, 파랑은 71℃, 빨강은 73.8℃, 어두운 초록색은 79.4℃, 검은색은 83.3℃의 압도적인 차이를 보여주고 있으니 더위에 약한 사람이나 장거리를 가야 하는 사람은 자동차를 잘 관리한다는 조건으로 흰색 차량도 추천할 만하다. 흰색은 시인성은 높지만 그만큼 먼지가 앉았을 때 이마저도 눈에 너무 잘 보이기 때문이다. (두 달을 색채 타령이다. 색채는 좀 쉬어야겠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3.22 18:08

민관 위탁, 민간 공연기관 여전히 코로나 19로 신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국내 접종이 지난달부터 시작됐지만 지역 공연기관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연일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수가 400명대를 유지하면서 민간 예술단체나 개별 예술인들이 공연을 망설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연장 대관료가 주 수입원인 기관들은 예산 문제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소리문화전당)은 올 상반기 공연기획사업을 사실상 접은 상황이다. 자체수익 30~40%로 사업 예산을 집행해야 하는 구조라서 지출을 줄이고 있다는 게 소리문화전당의 설명이다. 이는 대관수입이 운영 예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상황에 기인한다. 여기에 민간 예술단체, 개별 예술인들도 대관을 주저하고 있다. 소리문화전당 관계자는 코로나 19 확진 상황도 언제 나아질지 모르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관객 수도 제한되다 보니 자체적으로 취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백신 접종이 확산돼도 확진자수가 줄어들 것 같지 않아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다만 운영은 민간에 위탁해서 하지만, 전북도 산하기관이다보니 보조금은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소리문화전당 관계자는 다른 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행스럽긴 하다며 자치단체 보조금마저 없으면 운영상의 어려움이 더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진문화공간은 코로나 19 확산 이전과 이후를 비교했을 때, 기획대관 공연수가 4~5배 가량 줄었다. 우진문화공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분기(1월~3월) 공연 횟수는 50회였다. 그러나 2020년과 2021년에는 각 11회, 15회에 그쳤다.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 박영준 제작감독은 2020년 1분기 같은 경우 코로나 19 확진자가 늘어남에 따라 대관 예약이 대거 취소됐다며 코로나 19확산 이후 공연 횟수가 크게 줄다보니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난이 회복이 안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전주시로부터 보조금은 받고 있는 상황이다. 박 감독은 전주시의 민간 보조금 지원사업인 우리소리 우리가락 사업을 하고 있어 보조금을 조금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조금을 지원받지 못하는 민간공연관들은 막막함을 호소하고 있다.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의 경우 대관료와 임대료 수입으로만 운영하고 있다. 삼성문화회관 관계자는 보조금 없이 자체예산만 가지고 운영하다보니 어려움이 크다며 시설보수 등도 필요한 상황이지만 코로나 19이후 대관이 줄어들다보니 원활하게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문화체육관광부나 전주시에서 현황 파악을 하기 위한 요청은 들어온다면서도 다만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부연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3.22 18:02

[전라감사 100인 열전] 세종의 장인 심온 사건으로 희생된 박습

박습(朴習, 1367~1418)은 태종 15년(1415) 3월에 전라감사로 부임하여 그 해 11월경 이임하였다. 그는 전라감사 재임시 김제 벽골제를 수축하였으며, 세종이 즉위하던 해에 형조판서에 올라 세종의 국구 심온 사건에 연루되어 상왕 태종에 의해 억울한 죽임을 당했다. 박습은 태종과 같은 해 과거시험에 급제하였던 동방급제자요 태종대 원종공신이었다. 박습은 함양 박씨로 아버지는 이부 상서 박덕상(朴德祥)이고, 할아버지는 호부 상서 박원렴이며, 증조부는 병부 상서 박인계이다. 박습의 아들 박의손은 문과에 급제하여 사헌부 감찰을 지내고 아버지 박습이 처형된 후 죽임을 당했다. 박의손의 4대손 박대립(朴大立)은 퇴계 이황의 문인으로 문과에 급제하여 선조 때 좌찬성을 지냈다. 박습은 1383년(고려 우왕 9) 과거시험에 동진사(同進士) 19위로 급제하였다. 이때 그와 같이 합격한 동방급제자들이 태종 이방원, 양녕대군의 장인 김한로, 세자 방석의 장인 심효생 등이다. 김한로가 을과 1등 장원, 심효생이 을과 2등 방안(榜眼, 차석), 이방원은 병과 7등으로 급제하였다. 당시에는 갑과가 없어서 을과 1등이 장원이다. 동진사는 갑과, 을과, 병과로 나누면 병과에 해당한다. 동방급제한 이들의 운명은 새왕조 개창후 정치적 혼돈기에 기구하게 얽혔다. 심효생은 전주출신으로 개국공신이 되어 세자 방석의 장인이 되었는데 1차 왕자의 난 때 정도전과 함께 이방원세력에 의해 살해되었다. 양녕대군은 태종에 의해 세자에서 폐위되고, 그 장인 김한로는 나주로 유배되었다. 박습은 태종이 양위후 세종의 장인 심온을 제거하면서 희생되었다. 박습은 태종과 나이도 같았고, 태종을 왕위에 올린 원종공신이었다. 박습은 좌간의ㆍ우산기 등 대간직을 지내고 국왕의 비서인 동부승지 등을 역임한 후 태종 11년에 강원감사로 나갔다. 태종 12년에는 명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왔다. 전라감사에 임용된 것은 태종 15년 2월 19일이며, 전라도 임지에 부임한 것은 3월이다. 이후 8개월정도 전라감사로 재임하다가 그해 11월경에 이임하였다. 전라감사로서 그의 가장 큰 치적은 김제 벽골제(碧骨堤)를 수축한 일이다. 『태종실록』, 15년 8월 1일, 전라감사 박습은 김제 벽골제를 수축하는 일과 왜구에 대비해 연해 3읍의 성을 수축할 것을 아뢰었으며, 태종은 벽골제를 우선 수축하라고 명하였다. 박습이 올린 소에, 벽골제 뚝을 쌓은 곳이 길이가 7천 1백 96척이고 넓이가 50척이며, 수문이 네 군데인데, 가운데 세 곳은 모두 돌기둥을 세웠고 뚝 위의 저수한 곳이 거의 일식(一息)이나 되고, 뚝 아래의 묵은 땅이 광활하기가 제(堤)의 3배나 됩니다.라고 하였다. 박습은 행정구역도 개편하여, 능성현 임내(任內)인 철야현을 남평현에 병합하고, 태인현의 치소(治所)를 거산역에 옮겼으며, 장사현의 치소를 무송현으로 옮겼다. 그는 또 전라감사 재임 중에 제주도의 말을 잘 키웠다고 하여 포상을 받기도 하였다. 박습은 태종 16년에는 호조참판에 올랐으며, 이듬해 경상감사를 지내고 대사헌에 임용되었다. 양녕대군을 폐위하기 직전 태종 18년 5월에 형조판서에 임용되었고, 이해 8월 태종이 세종에게 양위한 직후 병조판서에 제수되었다. 이 병판 임용이 그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 태종은 공신과 외척을 제거하여 정치적 안정을 이룩하고, 새왕조 정치체제의 기틀을 정립하였다. 태종의 외척제거는 그의 재위 4년에 이르러, 이전에 사병혁파에 따르지 않았던 왕실의 겹사돈 이거이ㆍ이저 부자를 제거하는 데서 시작되었다. 이거이의 아들은 태조의 큰딸 경신공주와 혼인하였고, 다른 아들 이백강은 태종의 큰 딸 정순공주와 혼인하였다. 태종은 민씨 처남 넷을 또 모두 처단하였다. 태종 6년, 태종이 양위파동을 일으켰을 때 이를 적극 반대하지 않았다고 하여 민무구ㆍ민무질이 유배되었다가 태종 10년에 자진의 명을 받고 죽었으며, 민무휼ㆍ민무회는 불충한 말을 했다고 하여 태종 15년에 유배되었다가 이듬해 자진의 명을 받고 죽었다. 태종비 원경왕후 여흥민씨 민제의 딸이고, 민제는 태종과 하륜을 연결시킨 인물이다. 태종 8년 민제가 죽은 후 그 아들들도 운명을 달리했다. 태종의 외척제거는 민씨처남들을 죽이는데서 그치지 않았다. 태종 18년 세자를 충녕으로 바꾸고 왕위를 양위한 후 상왕으로서 세종의 장인 심온을 처단하였다. 당시 심온은 왕의 국구에다가 벼슬이 영의정이었다. 그가 중국 사신으로 떠날 때 그를 마중하느라 한양이 텅텅 비었다고 하였다. 사건의 발단은 병조참판 강상인에게서 시작되었다. 태종이 세종에게 왕위를 양위하였지만 군사권은 내주지 않았다. 태종은 군사권을 가지고 22살의 세종에게 정치적 경험을 쌓게 하였다. 왕은 세종이지만 군사는 태종에게 보고해야 했는데, 강상인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 왕이 군사권이 없다는 것은 비정상적인 체제로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었다. 태종은 결국 이를 문제삼아 병조참판 강상인만이 아니라 병조판서 박습을 처형하였다. 강상인과 박습은 태종과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 태종이 강상인에게, 너는 나를 30년이나 따라 다녔다고 하였다. 그럼에도 태종은 외척 제거를 위해 이들을 죽음으로 몰았다. 이들은 죽어야 할 죄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강상인은 거열형으로 처형되면서, 내가 무슨 죄가 있어서 죽이냐고 울부짖었다. 태종은 강상인과 박습을 죽이고 중국 사신으로 갔다 오는 심온을 이 사건과 연루시켜 바로 잡아들여 처형하였다. 강상인은 이미 죽어 대질할 수도 없었고, 심온은 이를 부인하였다. 유정현이 공의 지위와 권세로 보아 승복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알지 않냐고 했고 이에 심온은 승복하였다. 태종으로서는 정치적으로 부담이 큰 심온을 제거해야 했고, 그 발판으로 강상인과 박습을 먼저 희생시켰다. 태종은 냉혈적이었다. 세상에는 억울한 죽음도 있다. 박습의 자손들은 세조 때에 벼슬에 나오는 것이 허용되었다. 심온의 아들 심회는 성종 때 영의정을 지냈다. <끝>

  • 문화일반
  • 기고
  • 2021.03.22 17:56

웅치전적지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최종절차 돌입

임진왜란 당시 민관이 하나가 돼 곡창지대인 호남으로 향하는 길목을 지켰던 웅치전적지 국가지정 문화재 지정단계가 최종 절차에 들어갔다. 웅치전적지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을 위한 TF는 지난 19일 오후 4시 전주비전대학교 비전관에서 전북도청 문화유산과 국철인 과장과 도 관계자, 하태규 전북대교수, 완주군, 진안군 문화재 업무 담당, 용역 담당인 비전대 심정민 교수 팀등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최종 회의를 가졌다. TF는 이날 기존 완주지역 도지정문화재 구역에 이어 진안군 구역까지 아우르는 90만 여㎡ 부지를 국가지정문화재 보호구역대상 신청 지역으로 정했다. 현 전라북도 기념물 제25호인 전북웅치전적지가 90㎡가 넘는 국가지정문화재로 다시 태어나는 최종 행정적 단계에 들어간 셈이다. 구체적 대상지역은 완주군 소양면 신촌리 산51번지 일대 74만7347만㎡와 진안군 부귀면 세동리 산292-2임야 일대 16만807만여㎡ 등 일대 90만 8154㎡ 부지이다. 기존 300만㎡가 넘는 완주군 소양면 신촌면 일대 웅치 전적지보다 면적이 대폭 줄어든 것인데, TF는 국가사적 지정을 위한 보다 효율적인 대상지 조사와 주민설명회, 현장 탐사, 전문가 의견 수렴 절차 등을 거쳤다. TF는 향후 도지정문화재 지정을 위한 도문화재지정심의위원회에 진안군 구역을 포함하는 안을 5월 안에 신청하고 6월 중으로 문화재청에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신청을 한다는 계획이다. 도는 도지정 문화재 위원회 통과 이후 국가지정문화재로 웅치전적지가 지정될 경우 전적지에 대한 보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 웅치전적지 기념관을 건립하고 도와 시군간 연계 협력망 구축, 유지관리, 역사탐방길 조성 등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 하태규 전북대학교 교수는 어려운 과제를 심 교수가 잘 정리해 주신 것 같다. 주민민원이 많았을 텐데, 완주와 진안 두 지자체 관계자가 협조해 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웅치전적지 국가지정문화재 논의는 1990년대부터 시작되는 등 지역 숙원 사업 중 하나였다. 이제 마지막 단계에 들어간 것 같고 역사적인 사건의 상징성이 부여될 수 있는 것 같아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이번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사업 과정에서 주목할한 만한 것은 도와 두 개 기초지자체가 함께 해 지정지역을 도출했다는 점이 의의가 크다다며 전국에서도 찾아볼수 없는 역사를 바로세우기 위한 지자체간 협의도출의 사례라고 말했다. 국철인 도 문화유산과장은 TF를 작년부터 가동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연기되면서 오늘까지 왔다. 오늘 회의가 마무리돼 종지부를 찍었으니, 남은 기간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재·학술
  • 백세종
  • 2021.03.21 18:12

문화재아웃리치연구소 ‘바람따라 완주, 물 따라 문화유산’ 진행

(재)문화재아웃리치연구소 문화재활용사업단이 지난 19일부터 바람따라 완주, 물 따라 문화유산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완주군 중학생에게 지역문화유산이 가진 역사적 의미를 현장에서 교육하는 답사 프로그램으로 1년 동안 진행된다. 문화재청과 전북도, 완주군이 지원한다. 답사에서 소개하는 유적은 위봉산성과 완주 구 삼례 양곡창고, 화암사 극락전 등이다. 위봉산성은 태조 이성계 어진을 전란에서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지어졌으며, 삼례 양곡창고는 일제 강점기 수탈의 현장을 보여준다. 화암사 극락전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하앙양식(겹 서까래) 목조건축물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완주군이 가진 문화 DNA를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들이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갈 것인지를 배우는 게 프로그램의 목적이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은 두 가지로 나눠서 진행된다 우선 꽃비 흘러 만경강을 이루다 는 문화재를 답사한 뒤, 이해하는 프로그램이다. 다른 하나는 신이 준 선물! 흙으로!, 나무로!로 학교 교실에서 단청수리기술자, 문화재보존전문가, 도시재생전략가 등 다양한 진로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완주 소양중학교의 지난 19일 답사를 시작으로 프로그램을 열었다며중학생들이 문화재를 알아가며 완주인으로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또 진로를 모색해보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러명이 참가하는 답사프로그램인 만큼 코로나 방역지침을 철저하게 준수하며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3.21 18:12

지화장 도홍스님 “270번 망치질, 100번 칼질로 만든 지화”

전주의 한지로 지화를 만들었어요. 꽃밭정이(전북도청)에서 꽃길 한번 걸어보세요. 지화장 김완섭 도홍스님(67)이 전주한지가 지화를 만나다를 주제로 한 지화전을 열고 있다. 49가지 4900송이 지화가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태고종 전북교구 안에는 전북무형문화재 제18호 전북영산작법보존회가 있다. 이곳에는 범패와 작법, 지화가 삼위일체를 이룬다. 특히 종이로 만든 꽃인 지화는 불단의 장엄물이자 공양물이다. 지화는 한지에 꽃칼을 망치로 찍어 꽃 모양을 만들어낸다. 한 송이 꽃을 만들기 위해서는 산에서 원료를 가져와 49일간 건조하고, 적절한 온도로 6시간 이상 끓여 7가지 색상을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종이에 자연 채색을 해야 한다. 그 종이로 한 송이 꽃을 만드는 데는 270번의 망치질이 필요하다. 꽃잎의 크기와 모양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또 대나무 살로 꽃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100번의 칼질을 해야 한다. 즉 국화꽃 한 송이를 만들기 위해 270번의 망치질과 100번의 칼질로 정성을 쏟아야 하는 것이다. 전주에서 태어난 도홍스님은 1977년 지화장 청암스님을 은사로 지화장엄을 공부하다 1980년 삼보정사에서 출가했다. 43년간 전통 방식으로 지화장엄의 맥을 이어온 스님은 2000년 새만금 안전발전기원 대법회 지화장엄 전시 등 20여년 간 지화장엄 전시를 열어왔다. 지난해에는 영산작법 이수자로 선정됐다. 현재 김제 성덕사 주지, 태고종 전북종무원 부원장으로 있다. 전시는 오는 26일까지 전북도청 1층 기획전시실에서 이어진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3.21 18:10

전주국제영화제, 전북지역 공모 선정작 5편 발표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준동)가 올해 관객들에게 선보일 한국단편경쟁 본선 진출작 25편과 지역 공모 선정작 5편을 발표했다. 전북 영화와 전북 영화인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 공모 선정작에는 강준하 감독의 <개정>, 김태경 감독의 <두번째 장례>, 이지향 감독의 <스승의 날>, 허건 감독의 <연인>, 조미혜 감독의 <큐브> 등 단편 5편이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스승의 날>은 한국단편경쟁에서, 다른 4편의 작품은 코리안시네마(단편)에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올해 지역 공모에는 총 28편이 접수됐다. 지난해 출품된 47편 대비 급감한 수다. 이에 대해 전주국제영화제 문석 프로그래머는 아무래도 지역 영화 생태계가 코로나19 팬데믹에 큰 어려움을 겪는 듯해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전하면서 다행스럽게도 이들 작품의 뛰어난 질적 측면은 줄어든 편수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도록 하기에 충분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올해 한국단편경쟁 공모에는 총 993편이 출품돼 최종 25편이 본선에 올랐다. 극영화 17편, 다큐멘터리 2편, 실험영화 3편, 애니메이션 3편 등이다. 한국단편경쟁 출품작 경향에 대해 예심 심사위원들은 여성을 비롯해 사회적 안전망 바깥의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작품이 주를 이뤘다. 또 코로나19를 소재로 하거나 소통의 문제를 고민하는 작품들도 눈에 띄었다고 설명했다.

  • 영화·연극
  • 문민주
  • 2021.03.18 19:37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