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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도시민 인구유입과 농촌 활성화 - 임경수

얼마 전에 미국, 영국, 일본의 농어촌 인구에 대한 자료를 검토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선진국과 우리의 발전단계나 상황이 달라 선진국의 정책, 사례, 경험을 무조건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인구감소와 고령화를 겪고 있는 우리 농촌과 비교하면 무언가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살펴보았습니다.미국의 경우 1930년대의 저출산과 40~50년대 도시화를 거치며 꾸준히 감소해오던 농어촌의 인구가 80~90년대 이후 증가하고 있습니다. 1980년대 2.7% 증가율에 이어 1990년대 10.3%의 높은 인구증가율을 보였고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노령층이 이주한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30~59세의 고학력 고소득 백인층이 농어촌에 이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농어촌의 다양한 일자리와 교통 및 통신 서비스의 발달, 농어촌의 어메니티에 대한 인식변화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영국의 경우도 유사합니다. 90년대부터 매년 6만 명 정도가 농어촌으로 이동하고 있고 이러한 현상은 현재까지 15년 이상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국의 총 인구증가율 2%에 비해 농어촌인구는 5.5%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경우 노령인구의 이주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인구이동의 원인에 대해 웰빙, 건강, 교육의 관점에서 농어촌의 어메니티의 가치 상승, 도시에 뒤지지 않는 일자리의 창출, 교통 및 통신 등의 기반시설의 확충 등을 들고 있습니다.일본의 경우는 현상적으로 약간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2007년부터 47년부터 49년 사이에 태어난 전후 베이비 붐 세대가 은퇴시기를 맞음에 따라 농어촌 회귀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이 세대를 농어촌에 이주하기 위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풍부한 자연환경을 지닌 중소도시 및 중산간지역을 도시적인 서비스와 여유 있는 주거환경, 풍부한 자원을 향유할 수 있는 자립적인 권역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다자연(多自然) 지역정책과 주말체제농원이나 별장 등으로 2지역 거주(multi-habitation)를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 영국의 경우 이미 농어촌의 인구 유입이 시작되어 농어촌으로 이주하는 도시민의 욕구를 충족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하는 정책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일본의 경우 인구 유입을 예상하고 이에 대응하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점이 다르긴 하지만 농어촌의 인구유입에 대한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그런데 미국, 영국, 일본의 정책에서 공통점이 있다면 농어촌의 어메니티를 건강, 교육, 복지의 관점에서 보다 폭넓게 그 중요성을 인식하여 그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과 농어촌 지역사회에 활력을 주기 위한 일자리와 공공서비스의 향상을 농어촌의 인구정책의 중요한 수단으로 보고 있습니다.농촌이 없는 도시는 공허합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그 공허함을 메우기 위해 농촌을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근본적으로 그 공허함은 자연과 함께 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고 이웃과 함께 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농촌활성화와 관련된 많은 정책과 사업들이 현재의 농촌 주민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에 농촌으로 돌아올 도시민들을 함께 고려하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추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그래야만 진정하게 농촌도 활성화될 것이라 생각합니다./임경수(사회적기업 이장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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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4.21 23:02

[새벽메아리] 교육감 예비후보에 바란다 - 김영기

중2 딸을 둔 아빠입니다. 요즘 딸아이가 아프고 피곤해서 학교를 자주 쉬네요. 처음에는 지나쳤지만 막상 결석도 하고 돌출행동을 하기도 해 병원에서 건강 검진도 하고 상담소에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한창 사춘기로서 민감한 시기인데 걱정이 많습니다. 아빠, 기성세대, 시민운동가로서 '대체 무엇을 하고 있나!' 자문하고 후회도 됩니다. 이제 중 2인데 학교에서 저녁 6시까지 생활한답니다. 오후 되면 너무 피곤하데요! 제가 아침 7시에 등교를 시키고 있으니 등하교준비까지 거의 12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네요. 대체 우리 사회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요. 이제 14세 어린 소녀들이 딱딱한 책상에 않아 선생님들이 열성적으로 가르치더라도 긴 시간 수업을 받아야 하는 현실이 납득되지 않네요. 강남을 위한 무한 경쟁의 서열화된 입시와 이에 편승한 교육관료, 여기에 장단 맞추는 부모들의 욕심채우기에 우리의 사랑스런 딸들이 희생양이 되고 있습니다. 저는 제 딸아이가 건강하고 매사에 긍정적이며 이웃을 돌아보는 건전한 청소년으로 성장해가길 바랍니다. 그렇다고 '튀는 학생'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고 평범한 학생이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 교육감 선거운동이 한창인데요. 거창한 구호나 변별력 없는 공약보다 아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는 학교 만들기에 앞장서겠다는 것을 가장 우선시하라고 하고 싶네요. '영교시'와 '방과 후 학교'가 변질된 학력보강 수업이 되어버린 현실, 학교와 학원의 차이는? 빅뱅을 좋아하고 몸과 옷치장에 신경 쓰고 하고 싶은 것을 하고자 하는 딸아이에게 희망을 주는 그런 공약은? 학교 현장을 황폐하게 만든 것은 교육관료, 이를 선도하는 교수, 저를 포함한 기성세대는 모두 책임이 있습니다. 시대착오적인 색깔논쟁이나 책임전가식 흠집내기보다 진정 학교현장에 필요하고 교육부장관이 교육감을 고발하는 현실인 10%자치 교육감이 할 수 있는 일을 제기해야 합니다. 교육감 후보가 정치인과 찍은 사진을 내걸고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구태 정치인과 다름없는 말 그대로 구태입니다. 얼치기 정치인 흉내를 내며 표를 구해서는 안됩니다. 아이들의 학력 신장에 숨어있는 어른들의 허위와 공명의식을 거부해야 합니다. 평생 미국 한 번 가기 어렵고 무역과 학문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영어를 왜 미국인보다 더 설쳐 되며 모든 학생이 이십년을 배워야 하는지 답해야 합니다. 수학도 마찬가지이지요, 논리와 과학적 사고능력을 이야기 하지만 저는 철학과 윤리 공부하며 논리와 과학적 사고를 배운 것 같습니다. 우리의 언어와 역사를 알고 지역사회를 이해하는 것이 더욱 인생에 필요한 것이고 체육과 음악, 미술을 비롯한 다양한 교육을 받았다면 제 인생은 더욱 건강하고 감성이 풍부한 인간이 되었을 것입니다. 교육감 선거가 정치놀음이 되어서는 전북교육의 미래도 없고 우리 아이들의 행복도 없습니다. '모대학 합격 축' '축 고시합격'이 붙는 학교 현장에 대해 침묵하거나 좌절하는 교사가 많은 오늘, 우리를 돌아보는 계기로 이번 교육감 선거를 보며 학연, 혈연, 지연, 정치연이 아니라 진정 전북교육의 미래를 위한 주춧돌을 놓는 후보를 선택하는 선거가 되었으면 합니다./김영기(전북참여자치시민연대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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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4.14 23:02

[새벽메아리] 자살론 - 김관식

최근 유명 연예인 남매의 잇따른 자살 소식을 들으며 한마디로 표현하기 힘든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남은 자의 깊은 슬픔, 자신을 죽여야하는 비통함과 자신으로부터 죽임을 당해야 하는 절망감 등으로부터 전해지는 것이었다. 느낌의 일단을 꺼냈을 때 선배의사 한분은 의사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이야기하였다. 문학과 예술 분야에서 자살은 작품의 모티브로서 다양하게 표현되어 왔지만 자살을 진지하게 논의하는 것은 터부시되는 경향이 있어 인문학이나 과학, 심지어 의학분야에서 조차 연구가 활발치 않은 편이다.2007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망원인별 사망률(10만명당)은 암이 부동의 1위(137.5명)를 차지하고 있으며 뇌혈관 질환(59.6명), 심장질환(43.7명), 자살(24.8명)이 그뒤를 잇고 있다. 그러나 보다 주목할만한 점은 1997년 자살은 사망원인 8위(13.0명)를 차지하였으나 10년만에 4위로 사망율이 두배로 늘었으며, OECD평균 자살율과 행복지수에 비춰보았을 때 우리나라가 자살율 1위 행복지수 28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가 몸담은 사회가 세계적 평균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 이미 떠나온 자리를 바라보며 의욕을 잃어가는 구성원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대변해주고 있다.메닝거 KA가 1967년 집필한 저서 '자살론'은 필자가 80년대 후반에 읽었던 책이다. 사람은 누구나 죽기에 성공한다. 다만 그 속도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사람은 파괴적 본능과 건설적 본능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자기파괴의 본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그 죽음의 완급과 자기파괴의 본능 저편에 숨어있는 작동기재에 대한 분석과 이해를 통해 삶의 희망과 건설적 삶을 추구하기 위한 성찰로서 집필된 이 책은 자살에 관한한 드믈게 만날 수 있는 심도있는 학문적 결과물이다. 자살과 관련된 우울한 소식을 접한 후 서고 한켠에 꽂혀있던 빛바랜 책을 다시 뽑아 읽게 되었다. 60년대 미국사회에서 집필된 저서가 현재 시점의 우리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인간 사회는 문명과 문화의 바다를 정박없이 항해하는 거대한 함선이다. 구성원이 속한 함선이 시간의 흐름을 타고 리더를 따라 문명과 문화의 좌표를 바꿀 때 개개인의 심리적 좌표는 함께 움직인다. 특정 개인이 함선의 방향에 적응하지 못할 때 잃어버린 좌표를 향해 함선으로부터 투신하게 되는 불행한 일이 벌어진다.암을 정복하고 심혈관 질환이나 심장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고자 하는 논의는 역동적이며 찬사받기 쉬운 것이다. 자살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는 것은 유쾌하지 못하며 사람들의 귀를 돌리게하는 주제이다. 그러나 오히려 자살이 기질적인 질환에 의한 죽음에 비해 사회병리적 기재와 훨씬 인과관계가 깊으며 임상적 뿐만 아니라 사회적 접근이 필요하다. 따라서 국가나 지역사회는 잠재적으로 자기 파괴의 본능에 사로잡힌 또는 사로잡힐 수 있는 개인을 세심한 배려로 살펴보아야 한다. 이를 위해 종교, 임상의학, 복지행정, 구호구조 등 관련 분야의 전문인들이 협조하여 그들의 삶을 지지해줄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자살은 전적으로 유명을 달리한 한 개인이나 그 가족만의 영역에서 끝날 일이 아니다./김관식(자인산부인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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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4.07 23:02

[새벽메아리] 서산에 걸린 '인문주의'를 부탁해 - 허소라

지난 동계 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땄을 때 그 부대 효과가 물경 20조원에 달한다고 보도되자 일부에선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국민적 환희를 그대로 누리면 그만이지 순수한 올림픽 메달을 굳이 돈으로 환산해야만 하느냐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며칠 전의 세계대회에서는 첫 날 7위로 내려앉는 등 기대에 부응치 못했는데 이런 경우에는 원가 손실을 어느정도로 산정해야 하는 것인지? 이처럼 우리는 매사 경제논리에 이끌려 왔다.이는 지난 70년대 초 외국기자 한 사람이 신라 금관을 감상하면서 도대체 경주일대에 매장된 금이 몇 파운드나 될까를 유추했던 경우와 다를 바가 없다. 당시 신라인들이 불국사를 창건하고 석굴암을 조각했던 것은 도저한 불심과 장인정신, 즉 예술혼의 발로에서였지 뒷날 경주일대의 엄청난 관광수익을 위해서였겠는가? 그 기자는 '가격'과 '가치'를 혼동하고 있었던 것이다.지난 병인양요(1866)때 프랑스 군대가 강화도에서 약탈해간 외규장각 도서를 '약탈은 인정하나 반환은 할 수 없다'는 전통 있는 국가로서의 체통을 잃으면서까지 버티고 있는 이면을 짚어보아야 한다. 고대 이집트의 유물과는 또 다르다. 이 도서는 자국민들이 고려청자처럼 시각적으로 즐길 가치도 없거니와 읽지도 못한다. 설혹 독해력이 있다 해도 그들의 헌 서점에 널려있는 소설만치도 재미가 없다. 6?25 때 UN군으로 참전하여 적잖은 희생을 감수한 우방임에도 이 무례한 버팀이 한없이 야속하지만 그 배면에 깔린 문화주의, 인문주의에의 집착력만은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널리 알려진 '아라비안 나이트'(일명,천일야화)를 기억할 것이다. 옛날 아내의 부정에 크게 진노한 왕이 여자의 정절을 믿지 않게 되자, 하루를 같이 지낸 처녀의 정절을 영구 보존키 위해 그녀를 죽이는 기벽을 갖게 된다. 급기야는 처녀들이 모두 죽거나 도망가게 되자 왕이 같이 잔 처녀를 죽이는 일을 맡고 있던 대신의 딸이 자진해서 왕에게 나아가 이야기로, 못된 왕의 노여움을 풀려 한다. 그가 바로 샤라자드이다. 그녀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계속함으로써 자신의 죽음을 유예시켜 나간다. 샤라자드가 이야기로 죽음의 위협에서 벗어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그녀가 사람의 마음 속에 있는 호기심의 실체를 예리하게 간파한 데서 연유한다.이윽고 왕에게 가기로 한 날짜가 정해지자 명민한 샤라자드는 그동안 자신이 열심히 읽어놓은 선왕에 대한 일화와 전설, 시문, 그리고 동서고금의 역사, 철학 등의 명저를 다시금 되새기며 평소의 지식과 교양을 동원하여 왕의 마음을 사로 잡으려 한다. 만일 이야기가 재미없어 왕이 그 다음을 들으려하지 않을 때에 그녀의 삶은 끝장이 난다. 이윽고 목숨을 건 그녀의 이야기를 왕이 계속 즐겁게 들음으로써 그녀는 죽음을 면하게 된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그녀가 밤새도록 끌고 간 이야기는 자신이 직접 체험한 이야기가 아니라 책에서 읽었거나 남에게서 익힌 이야기였다는 사실이다. 만일 그가 눈에 보이는 값진 장식이나 요염한 애교로 왕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했다면 필시 그는 죽음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지금 이 시대는 당시의 샤라자드처럼 목숨을 건 이야기꾼도 드물거니와 아예 그런 무미건조한 이야기를 들으려는 대상도 없다. 차라리 이야기보다는 요염한 자태나 뇌쇄(惱殺)스런 애교라야 살아남을 확률이 더 높을지도 모른다. 이제 더 이상 정치나, 경제논리 속에 인문주의가 짓눌려서는 안된다. 궁극적으로 세계역사는 다소 완만할지라도 문화, 인문주의의 수레가 끌고 있다. 그 저변엔 언제나 인류의 본원적인 휴머니즘이 두 팔을 벌리고 있기 때문이다./허소라(시인군산대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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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3.31 23:02

[새벽메아리] 사회적 일자리와 농촌살리기

사회적 일자리란 사회적으로는 유용하지만 수익성이 낮아 민간기업이 참여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의 예산지원이나 비영리단체에 의해 창출되는 일자리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저소득 근로자 및 맞벌이 부부의 자녀 방과 후 교사, 장애인 교육보조원, 저소득층 독거노인장애인ㆍ소년소녀가장 등을 위한 가사간병도우미, 방문간호보조원, 장애인 이동지원 등과 같은 것이 일반적인 사회적 일자리에 해당됩니다. 사회적 일자리라는 개념은 1980년대 유럽의 장기불황으로 저소득층의 실직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생겨났다고 합니다. 사회적일자리와 관련해서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 기업적 방식을 도입하는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 사회적 일자리를 활용하여 지역의 상생적인 발전 경제구조를 만드는 사회적 경제(Social Economy)라는 용어도 심심치 않게 회자되고 있습니다.우리나라에선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부터 공공근로 형태로 무료간병인, 생명의 숲 가꾸기, 음식물찌꺼기 재활용사업 등의 사회적 일자리가 시도되었습니다. 또한 외환위기 때 국민성금으로 출범한 실업극복국민재단은 폐(廢)컴퓨터와 음식물 재활용, 친환경 청소업체와 영림사업단을 지원함으로써 저소득층의 취업을 유도하였고 최근에는 함께하는 재단으로 이름을 바꾸고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일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최근 이러한 사회적 일자리,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를 농어촌에 도입하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첫째, 농어촌에 일자리가 없으므로 정부의 지원, 기업의 사회공헌사업, 지역의 민간자본을 바탕으로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자는 측면이 있습니다. 둘째로는 정부에 의해 공공서비스로 제공되는 교육, 문화, 복지 서비스가 농어촌의 수요에 잘 대응하지 못하거나 수준이 낮기 때문에 민간에서 참여하여 그 수준을 높여보자는 측면이 있습니다. 더 나아간다면 이렇게 만들어진 일자리로 인해 도시의 유후 인력이 농어촌에 유입되고 이로 인해 지역이 자극받고 더불어 농어촌의 교육, 문화, 복지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면 지역을 이탈하는 인구가 줄어들 것이고 오히려 도시인을 유입하는 선순환적 인구구조가 만들어져서 농어촌에 활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농어촌 지역과 관련한 이러한 움직임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우선 농어촌의 교육, 문화, 복지 서비스에 민관이 협력하는 거버넌스의 개념을 도입하고 이러한 사업에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그 질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경제, 지역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이제 농어촌의 문제를 농어업이나 농어촌의 문제로만 풀 수 없고 교육, 문화, 복지와 같은 다양한 분야의 도움을 받아야 할 만큼 심각해졌다는 점에서 한편으로 씁쓸하기는 하지만 농어민의 삶을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분리해서 바라보던 시각에서 통합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이후 낙후되어 버린 농어촌에서 누가 어떻게 이런 일들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남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움직임이 단기적인 "농어촌살리기"가 아니라 긴 호흡으로 "농어촌에 살기"와 연관되어 추진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농어촌은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최근 전북지역에 전북사회적기업지원센터가 만들어져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공공기관의 일방적인 방식이 아니라 민관 협력방식으로 사회적기업의 조례 제정과 함께 만들어진 전국 최초의 사례라고 합니다.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와 관련된 다양한 노력이 전북지역에 많이 생겨나기를 희망합니다. 그래서 살기 좋은 전북지역이 되기를 희망합니다./임경수(사회적기업 이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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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3.24 23:02

[새벽메아리] 민주당 독선의 끝은 어디인가 - 김영기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지방선거를 이명박 정권의 심판의 장으로 성격 규정하고 이명박 정권의 서민경제 파탄, 남북관계 악화, 1% 부자들을 위한 정책과 세종시 문제 등 일방통행식독선과 독주를 막아내기 위해 제 정당 및 시민사회진영과의 연대를 통해 단결과 개혁 공천을 실현하겠다고 누누이 강조하여 왔다. 그래서 5+4를 통한 제정당의 반MB 전선을 구축하는 한편 개혁공천의 일환으로 처음으로 도입하려는 제도가 시민공천배심원제이다. 하지만 이러한 민주당의 주장은 점점 퇴색해져가고 있다. 5+4도 진보신당의 참여여부가 변수이고 시민공천배심원제는 기득권을 지키려는 국회의원과 지도부의 우유부단함으로 인해 원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전북도의 상황은 더욱 가관이 아니다. 민주당 도당은 개혁 공천의 바로미터가 되는 공심위원을 기득권 세력인 국회의원들과 그 대리인으로 하고 여성할당과 외부인사 참여를 '눈 가리고 아옹하는 식'으로 구성하여 과연 개혁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경선방식을 지역구 국회의원들에게 유리하게 만들어 영향력 확대에 힘을 보태는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 전북도당의 입장은 온데간데없고 오직 자신의 욕심만 채우려는 국회의원들의 다툼만 있을 뿐이다. 또한 시민공천배심원제는 임실만 겨우 확정된 단계이고 거론되던 정읍과 남원은 물론이고 군민들이 연서명하며 요구하고 있는 부안은 안개 속이고 대도시 지역은 거론조차 되지 않아 생색내기로 전락하고 있다. 한마디로 '제 밥그릇 챙기기'의 장으로 되었다. 이러한 경선으로는 정치신인들이 기존의 단체장을 비롯한 지방의원들과 경쟁하여 공천을 획득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다. 지역위원장에 대한 충성도로 줄을 세우며 지방선거를 치루겠다는 발상이다. 이것은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민주당이 말로만 변화를 외칠 뿐 타 지역의 한나라당의 모습과 차이가 없는 것을 반증하는 행태이다. 유감인 것은 오직 민심 이외에는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어떠한 장치도 없다는 것이며 투표 때에는 또 다시 '미워도 다시 한 번'을 외치며 그들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지역구도가 온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지도부의 개혁에 대한 불철저함과 지도력과 추진력의 부족, 민주당 전북도당의 무기력함과 오만함의 결합으로 눈앞의 이익을 위해 대의를 저버리며 지역구도에 안주하여 종국에는 전국적으로 큰 것을 잃는 길로 가는 것이다. 당원도 아닌 사람이 민주당의 미래까지 걱정할 필요가 있는가? 자문해보면 여타의 정당은 아직 생존이 주요 과업이 되고 있는 현실에서 지방선거뿐만 아니라 앞으로 있을 총선과 대선에 이르는 과정까지 핵심적 역할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루어 내고 서민들을 고통의 나락에서 구원해 줄 정당이 아직은 민주당 이외에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고 정권창출의 실패는 민주주의의 후퇴와 서민들의 고통으로 온다는 것을 이명박 정권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구습을 답습하고 있는 민주당에 맞서 새로운 민주적인 정치세력이 출현하여 오만한 민주당을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제압할 조건이 성숙되지 못한데 있다. 하지만 민주당을 심판하는 것은 언젠가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것으로 믿는다.민주당 전북도당은 남원, 완산 갑, 익산, 정읍 등 분란이 있는 곳과 부안은 물론이고 대도시 지역의 개혁적인 공천 방식을 중앙당에 제안해야 한다. 그리고 현 단체장이나 의원들은 인지도에 불과한 여론조사만이 아니라 객관적인 행정능력과 의정평가를 통해 문제가 드러난 곳은 기득권을 제약하는 경선방식으로 변화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만들어야 개혁적인 신진인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하며 도민들이 제대로 평가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 수 있다. 변화 없는 민주당은 시기가 문제일 뿐 백척간두의 죽음 앞의 정당일 뿐이다./김영기(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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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3.17 23:02

[새벽메아리] 대지의 여신 - 김관식

실내에서 키우던 상록수가 지난 주 털갈이 하듯 오래 묵은 잎새들을 떨궈냈다. 지난해에는 나무가 행여 잘못되지 않을지 노심초사했으나 이번에는 봄이 오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둘러보니 곳곳에 생기가 차오르고 있었다. 요즘은 흔히 말하는 기후 변화 때문에 우리나라도 사계절의 변화가 무뎌지기는 하였으나 순환의 봄이 가져오는 만상의 변화는 매번 경이롭고 경이롭다.최근의 환경 변화와 그에 따른 현상이나 재앙은 지구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로 보는 가이아 이론을 새삼 떠오르게 한다. 1960년 후반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에 의해 제시된 가이아 이론은 1979년 '지구상의 생명을 보는 새로운 관점'이라는 저서를 통해 대중에게 소개되고 발전된 이론이다. 그리스 대지의 여신 '가이아'의 이름을 빌려 지구에 살고 있는 생물과 대기권, 대양, 토양 등 무생물까지 포함하여 살아있는 통합적 시스템을 표현하고 있는데, 지구를 생물과 무생물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스스로 변화하고 진화해나가는 하나의 생명체이자 유기체로 바라보는 것이다. 최근 환경과 기후에 대한 세계적 담론과 관련되어 주목할 만한 이 이론은 종양학 분야에서 생명현상을 연구했던 필자에게도 매력적이다.하나의 세포가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용하는 네트워크를 들여다보면 지구상의 모든 현상을 하나의 세포에 응축시켜놓은 것처럼 복잡하고 난해하다. 생명현상을 단적으로 정의하기는 불가능하지만 생물의 특성은 대사작용이나 생식능력, 환경에 적응하는 변화 또는 진화능력 등으로 설명될 수 있다. 그러한 생물의 대사, 생식, 변화 과정에 세상을 구성하는 물질이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를 끊임없이 넘나들어, 생물적 존재와 무생물적 존재가 복잡한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대지의 여신 가이아를 한차원 높은 생명체 또는 생명현상의 주체로 봐도 좋을 것이다.우리가 건강을 점검할 때 보는 가장 기본적인 생체활력징후는 혈압, 맥박, 호흡수, 체온을 들 수 있다. 건강이 악화되면 이러한 활력징후가 불안정해지며 병원은 환자의 활력징후를 불안정하게 하는 원인을 찾아 처방하고 치료하게 된다. 최근 지구상 곳곳에서 일어나는 홍수, 가뭄, 태풍과 해일 등 기후 변화, 지각변동에 따른 지진이나 화산활동 등 예기치 않은 현상들은 대지의 여신 가이아의 건강에 이상이 있음을 알려주는 징후들이다. 국제사회는 그 징후를 이해하기 시작했으나 기후변화협약이라는 처방을 협의하는데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우리는 지구생명체의 일원으로 가이아의 뼈를 잘라 집을 짓고 살점을 나누어 먹고 어둠을 밝혀 왔다. 그러나 대지의 여신이 한없이 인간의 문명만을 편애하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생명체가 그렇듯 지구상에 기록된 시간의 역사는 가이아 역시 스스로의 상처를 치유해낼 수 있는 자생력이 있으며 그것이 우리에게 파멸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국가간의 기후협약은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개개인의 실천은 사실 먼 곳에 있지 않다. 나무심기 좋은 요즈음 한 그루 나무를 심고 가꾸거나, 일상에서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여신의 수고를 더는 일이 될 것이다./김관식(자인산부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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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3.10 23:02

[새벽메아리] '죽은 시인의 사회'와 우리 현실 - 허소라

바야흐로 만물이 약동하는 3월이다. 아파트 주변엔 벌써 밝은색 차림의 어린이들 발걸음이 분주하다. 친구집에 놀러 가느냐고 물으니 일거에 고개를 흔든다. 그런데 토요일 오후나 일요일에도 한결같이 빈 손이 아니다. 알고보니 무슨무슨 학원이나 개인지도를 받으러 가는 길이다. 이런 모습은 미국의 오바마대통령도 인정하리만큼 세계적으로 교육열이 높은 우리 사회의 풍속도가 된지 오래다. 여기에 TV, 컴퓨터, 문제집 등 가까이 보는 데에만 익숙해져 점차 근시가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다시 말해 '먼 산마루', '높푸른 하늘과 구름', '쟁반같이 둥근 달과 별', 나아가 '유유히 흐르는 강' 등 멀리, 높이, 그리고 깊은 곳을 쳐다 볼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이는 단순히 이격된 거리상의 문제라기보다 그만치 '상상의 공간'이 일실되어졌다는 데에 심각성이 있다. 이 상상의 공간이야 말로 남을 배려하고, 용서하고, 사랑하며 희생할 줄 아는, 이 시대에 그무엇보다 소중한 시적 공간이 아닐 수 없다.지난 80년대 말에 상연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기억할 것이다. 톰 슐만 원작의 이 영화는 1859년에 창립된 미국의 웰튼학원에 들어온 50명의 신입생 입학식으로 시작된다. 배가 나온 교장선생은 본교가 전통있는 명문교임을 자랑하며 마치 사관학교에 준하는 엄격한 규율을 강조한다. 이어 본교 출신의 새 교사 죤 키티선생을 소개한다.그런데 키티선생은 수업 첫 시간부터 학생들을 놀라게 한다. 낭랑히 시를 읊조려 주는데 "모을 수 있을 때 장미를 모으라/ 언젠가 우리는 죽는다." 라면서 학생들을 모두 교실 벽에 걸린 선배들의 빛바랜 사진 앞에 모이게 한다. 그리고는 '제군들 이미 그들은 묻혔다, 그들의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라며 목청을 높인다 오랜기간 엄격한 통제 속에서만 자라온 이들을 그 틀에서 과감이 벗어나게 하려는 키티선생의 깊은 뜻을 알아차린 것은 그 이후였다.어느날 키티선생은 학생시절 어느 동굴 속에서 동료들과 낭만주의자가 되어 시와 영혼, 자유 그리고 여자이야기로 날을 샜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때 만든 써클명이 바로 '죽은 시인의 사회'였다. 키티선생을 유달리 따랐던 닐 군이 몇몇 동료들과 한밤중에 이 동굴을 찾아내어 선생처럼 테니슨의 시를 낭송하며 이상한 춤과 노래, 그리고 여학생 사진을 돌려보는 등 실로 오랜만에 자유를 만끽한다. 다음날 수업시간엔 키티선생이 갑자기 교탁위에 오르더니 모두를 책상위에 오르라 한다. 머뭇거리던 이들이 '죽은시인의사회' 멤버들을 중심으로 하나 둘 오르자 '저 멀리를 보아라! 저 하늘은 모두 너희의 것이다' 라고 외쳐댄다. 그 후 닐군이 키티선생이 연출하는 섹스피어의 극 '한여름밤의 꿈'에 오로지 의과대학 진학만을 열망하고 있는 아버지의 강한 경고에도 주연으로 출연한다. 이윽고 막이 내리고 기립박수가 쏟아지는 속에 나타난 아버지는, 당장 전학 후 육군사관학교에 보내겠노라면서 닐을 끌고 나간다.가족 모두가 깊이 잠든 밤 이충에서 '빵!' 하고 총성이 났다. 잠결에 달려온 아버지가 '안돼!' 하며 끌어 안았으나 그 때 닐은 실로 오랜만에 그 누구의 제지도 없이 '한여름밤의 꿈' 속에서 드넓은 하늘을 훨훨 날아가고 있었다.- 지금 이 시대가 바로 '죽은 시인의 사회'가 아닌지 더듬어볼 일이다./허소라 (시인. 군산대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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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3.03 23:02

[새벽메아리] 진정성 있는 마을전문가 발굴해야-임경수

정부가 지원하는 마을만들기 사업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마을컨설팅이란 이름으로 참여하고 있다. 컨설팅 과정을 통해 주민을 교육하고 마을에서 필요한 사업을 계획하면 건축, 토목, 조경설계업체가 실시설계를 하고 그 설계에 따라 각 분야에서 시공을 하는 방식으로 마을만들기 사업이 추진된다. 사업단계별로 사업시행자가 달라 처음 기본계획에서 의도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사업이 이루어지거나 서로 다른 개념으로 사업이 추진되어 사업이 누더기처럼 변하는 것을 수없이 경험하였다. 실제로 몇 년전 충남의 한 마을사업의 추진과정에서 방문자센터 건축물이 목조의 아담한 건물로 제안한 기본계획과 달리 벽돌의 우람한 건물로 바꾸어지는 과정에서 기본계획을 한 나는 어떤 문제제기도 할 수 없고 주장도 할 수 없는 암담함을 체험하였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추진하는 문화역사마을만들기 사업에 자문단으로 참여하면서 책임전문가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하였다. 책임전문가제도는 기본구상, 기본계획, 실시설계, 시공, 감리, 사업의 시행 및 시설의 운영까지 한명, 혹은 다수의 전문가가 책임을 지고 관리, 감독하는 시스템이다. 책임전문가는 사업을 시행하고 관리할 권한을 가지지만 사업의 성공여부와 투명성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되고 이러한 권한과 책임에 따르는 적절한 경제적 보상을 해야 한다.문화역사마을만들기 사업에 이 제도가 채택되어 사업대상 마을은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추진위원회에 마을사업에 적합한 외부 전문가 2-3명을 추천하여 선정하였다. 외부전문가는 명망있는 건축가 한명과 마을 특성에 맞추어 관광, 체험교육, 문화재 등의 전문가로 구성하였다. 한 마을의 책임전문가가 첫 번째 사업으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추진위원이 모두 모여 마을사업에 대한 웍샵을 진행한 적이 있다. 1박 2일로 진행한 웍샵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미리 말을 맞추지 않았지만 하드웨어 중심의 계획, 단순 관광소득 중심의 사업내용, 환경이나 경관을 무시한 건축과 공간계획의 문제점에 대해 주민들을 설득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문화역사마을을 만들자는 이야기를 했다.그 웍샵 후에 회의에 참석한 문화재 분야의 원로 선생님이 저에게 싱글벙글한 얼굴로 이렇게 이야기하셨다."세상에 이런 위원회는 처음 봐. 모든 위원회가 이것 하자 저거 하자, 뭐든지 만들고 세우자라고 결정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 위원회는 뭐든지 하지 말자고 하니... 참. 재미있어요. 뭔가 될 것 같아요."지난 정부에서부터 활발하게 벌어지기 시작한 마을만들기 사업은 여전히 농촌개발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농촌마을을 위해 지원하는 사업이 여러 분야로 나뉘어지고 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주머니만 채워주는 사업이 돼서는 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촌마을의 사회적, 경제적 상황을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진정성있는 전문가를 발굴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전문가들이 책임지고 일할 수 있고 사업의 성과에 따라 경제적인 보상과 사회적인 보상, 즉 보람과 명예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 방식을 통해 행정, 지역주민, 전문가가 협력하는 새로운 마을만들기의 사례가 전라북도에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임경수(사회적기업 이장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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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2.24 23:02

[새벽메아리] 정동영의원 변화의 길로 나서야 - 김영기

이제 본격적인 지방자치 동시선거가 시작되고 있다. 특히 설전에 정동영의원의 탈당과 출마, 신건 의원과의 동반 당선으로 조성된 민주당의 지루한 분열상이 정리되고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 이제 정동영 의원은 본인의 말대로 이명박 정부의 독선과 독주를 견제하고 한국사회 민주주의의 후퇴를 막아내는 일에 백의종군하여 온힘을 다해야한다. 이것이 자신을 당의장과 대선후보로 만들어 준 민주당을 탈당하며 출마한 보궐선거에서 다시 한 번 지지를 보내준 전주 시민들에게 보은하는 길이다. 전주 시민들은 정 의원이 잘했다고 지지한 것이 아니다. 당시 민주당이 당위성에 얽매여 자충수를 둔 상황에 대한 불만과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판단의 결과이다. 이제 정 의원은 과거를 반성하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한마디로 큰 정치를 해야 한다. 또한 큰 정치를 하려면 지역구에 대한 일대 혁신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놓고 개혁성과 참신성, 변화에 대한 열망을 반영하는 개혁공천을 해야 한다. 과거 정 의원의 지역구는 본인의 전국적인 지명도와 개혁적 이미지에 반하는 토호세력과 토목, 건축업자들이 주류를 이루어 전북 정치를 후퇴시켰다. 주변 인물들과 의원들이 지역사회민주화화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았다. 이제 새로운 출발을 하는 정 의원은 지역구에서부터 참신하고 개혁적인 인물들도 일대 물갈이를 하고 이들로 하여금 전북과 전주의 정치에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조건을 형성해야 한다. 이것이 정 의원이 다시금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는 진정성을 보이는 유일한 길이다. 청년과 여성, 시민세력, 소외된 계층을 대변하는 인물들을 실질적으로 전진배치하며 서민을 위한 열린 정치와 화합의 정치, 개혁의 정치, 범민주연합적인 정치를 실현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전북지역 여타의 각급지방선거에는 일절개입하지 않고 전국을 순회하며 과거 집권당의 대선후보로서 국민적지지 획득에 실패한 상황에 대해 반성하고 현재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이 땅의 민초들을 위로하며 민주당 지도부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역할을 전개해야 한다.학연과 측근들에 의존하는 정치를 버리고 능력과 참신함을 갖는 비주류나 정치 신인들을 적극 발굴하는 모습의 정동영을 기대한다. 벌써부터 '어머니 정동영입니다'를 흉내 내며 줄서기와 후광으로 정치하려는 꾼들이 전주를 덮어 가고 있다. 무소속으로 뛰면서 주변에 몰려든 퇴락한 인사들을 멀리하는 것에서부터 '정동영은 변했다'는 분명한 모습을 보이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그리고 본인에게도 일정한 책임이 있는 공당조직체계의 훼손과 당의 입장에서 일한 사람들을 배려하는 모습을 통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사과해야 한다. 과거 집권까지 한 정당이 해당집권자들을 최소한의 징계조차 하지 못하는 현재의 모습으로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새로운 집권의 길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본인 스스로 잘 알 것이다. 하물며 친목단체에서도 위해를 가한 자들에게는 그에 합당한 조치를 취한다. 물론 선거 코앞에서 이제야 징계를 하겠다는 것도 정략적이며 속보이는 일이다. 하지만 해당집권자들이 징계를 받지 않았더라도 마치 점령군처럼 행세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정동영 의원은 지난 선거 시기에 본인이 구원을 요청한 '어머니'가 당근뿐만 아니라 회초리도 들고 있다는 사실을 항상 가슴에 새기며 이후 정치 활동에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할 것이다. 불효는 대선 패배와 무소속 출마 두 번으로 족하다. 더 이상 어머니의 가슴을 아프게 하면 남는 것은 삼진아웃이다./김영기(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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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2.17 23:02

[새벽메아리] 선택우선론 VS 생명우선론 - 김관식

2008년 신생아 수는 46만여명, 작년 한해 출생한 신생아 수는 약 45만 전후 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확한 통계치는 없으나 인공유산 수는 한해 신생아수의 2-2.5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공유산 문제에 대하여 정부는 2009년 11월 25일 미래기획위원회의 '제1차 저출산 대응전략 회의' 에서 적극적 대응을 천명하였다. 이에 산부인과의사회에서는 불법적 인공유산을 중단할 것을 회원들에게 권고하였으며 대한산부인과학회가 인공유산수술에 대한 설문조사에 나서는 등 대책마련에 분주하다.태아의학의 연구에 따르면 6-7주경부터 뇌파가 감지되고 12주가 되면 주민등록증에 찍히는 지문이 형성된다. 그렇다면 의학적으로 태아의 생명은 언제 시작되는 것인가. 이 질문에 아직까지도 명쾌한 해답은 없다. 가장 널리 읽히는 산과학 교과서에 따르면 길이가 25cm 또는 몸무게 500g미만일 때 -이를 주수로 환산하면 제태령20주 내지 22주에 해당하는데- Arbotus(유산아)라고 부른다. 그 이상이 되어야 자력으로 세상을 살아낼 최소한의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달로 치면 5-6개월에 해당하는데 그렇다고 이것이 의학에 있어 태아의 생명을 논하는 기준은 아니다.인공유산의 적응증은 크게 보아 네가지로 볼 수 있다. 첫번째는 의학적 적응으로 임신의 지속이 모체의 생명에 위협이 되거나 모체 또는 태아의 정신 및 신체의 기능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경우이다. 다음은 우생학적 적응으로 모체 또는 태아가 유전성 질병 또는 장애가 있는 것이 확실한 경우다. 또한 강간, 근친간 또는 임부 및 그 가족의 명예가 지켜져야할 특수한 상황인 윤리적 적응들 수 있으며 그외 사회 경제적인 이유로 출생아의 양육이 곤란하거나 출생아 때문에 가정생활이 곤란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러한 적응증의 허용범위는 나라마다 다르다. 우리의 경우는 모자보건법에 인공유산의 허용범위를 정해 형법상 낙태죄를 규정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칼집 속의 칼이었다. 그러니 한편에서는 현실을 반영한 법개정을, 다른 한편에서는 기존의 법조항을 엄격히 시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한두가지 예를 들자면 우리의 현행법으로는 '스스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유전질환이나 기형이 확인된 임신, '법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성폭행 임신의 인공유산이 모두 불법에 해당한다. 인공유산 찬성단체를 중심으로 여권신장에 노력해온 선택우선론자들은 자신의 신체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처함에 있어 자신이 결정할 권한이 있다고 말한다. 반면 종교계를 중심으로 낙태 반대자들은 생명의 존엄성은 그 어떠한 것보다 우선한다는 생명우선론을 제기하고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생명에는 우열이 없으며 생명의 시작이 언제부터인가 하는 문제는 완전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그러나 앞서 예로 든 임신의 환자에게 생명이 우선이니 라고 쉽게 운을 떼기 또한 힘들다.생명과 관련된 인공유산 문제는 선택우선론과 생명우선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영역이다. 그러나 이성적 논의의 틀 안에서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고 다듬어주기를 기대한다. 이 논의가 전투적일 때 그 상처는 우리의 딸들에게 그리고 우리사회에 되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김관식(자연산부인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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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2.10 23:02

[새벽메아리] 신(神)이 놓고 간 '물음' 하나만으로도 - 허소라

여기서 '신'이란 굳이 특정 종교로 한정하지 말고, 그 주체를 '자연'이라 해도 무방하다. 거슬러보면 인류는 선사시대부터 엄위한 절대 앞에 무릎을 꿇는데 익숙해왔으며 그 절차 또한 지극정성이었다. 그것은 내 힘의 한계, 내 모자람에 대한 고백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느 때부턴가 엄위한 그 자리에 사람들이 차지하기 시작했고, 구체적으로는 '나' 스스로가 골리앗 장군이 되어 버티고 있는 것이다. 정작 스스로가 '큰 바위 얼굴'임에도 마냥 큰 바위 얼굴만 찾아다니던 시절에서 이제는 자신이 '큰 바위 얼굴'이 되어버린 것이다.지난 60년대 초, 최전방에서 S대학 재학 중에 학보병으로 입대한 최모 일병이 내무반에서 선임하사와 고참병을 사살한 사건이 일어나 전국이 떠들썩한 적이 있었다. 사연인즉 홀어머니 밑에서 가정교사로 근근이 학비를 조달하던 최군이, 가르치고 있던 학생의 누나와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 입대한 이후에는 거의 사흘에 한통씩 편지를 주고받았다. 그런데 이 편지를 맨 처음 뜯어 읽는 사람은 당시의 선임하사였다. 상대적으로 학력이 낮았던 선임하사는 이 편지를 최일병에게 고분고분 전해주지 않았다. 어느 땐 야외 화장실아래에 휴지로 떨어져 있었는가 하면 아침 소대원 점호 시 교태스런 목소리로 크게 낭독하여 전 소대원으로 하여금 킬킬대게 하는 모욕도 당했다. 그러던 중 그해 크리스마스이브 때 대학에 재학 중이던 최일병의 연인이 전방으로 면회를 왔다. 가까스로 하루의 외박을 허락받은 최일병은 산 아래 민가의 처마 밑에서 밤새도록 정담을 나누다 다음날 아침에 서둘러 귀대를 하였다. 그런데 이 때 선임하사가 여러 소대원 앞에서 강제로 웃통을 벗게 하였다. 애인의 손톱자국이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이 순간 수없이 참기만 해온 최일병이 그만 이성을 잃고 만 것이다. 태어난 이래 처음으로 쌓아올린 이 고귀한 사랑을 목숨으로 지키고 싶었던 것이다. 내무반으로 달려간 최일병은 M.1 소총을 꺼내어 서임하사와 틈만 나면 자신을 괴롭혔다고 생각되는 고참병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고 말았다. 이후 최일병은 사형만은 면케 해 달라는 각계각층의 탄원에도 불구하고 "이 캄캄한 무덤 속에서 나를 잠들게 하라"는 옥중수기를 남긴 채 저세상으로 갔다.그런데 엊그제 보도를 보니 아파트 지하에서 단순히 쳐다보았다는 이유만으로 공기총으로 사람을 죽게 하였다. 같은 살인사건이지만 그 본말에서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지금 이 시대의 가장 큰 고뇌는 쌀이 없어서도 아니고, 물이 없어서도 아니다. 옛날에 비해 물질적으로 얼마나 부유하고 편리한 세상인가? 그럼에도 사회는 전방위적으로 일촉즉발이다. 마치 대회전의 전야와 같다. 저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보자. 물은 저 홀로 흐르지 않는다. 그리고 서로의 몸을 받아들이면서 함께 흐른다. 바야흐로 문화적 체르노빌에 직면한 이 시대에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 지체없이 '나'를 귀향시키는 일이다. 인간생명의 본향으로 나를 달래며 돌아오는 일이다.신(神)이 놓고 간 '물음' 하나만 가지고도 평생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그런 날은 언제나 올 것인가?/허소라(시인, 군산대 명예교수)▲ 허소라 교수는시인이며 1959년 '자유문학'지를 통해 문단 데뷔했다. 제28대 한국기독교문인협회장을 거쳐 현재 '전북문학연구원'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황주연기자test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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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2.03 23:02

[새벽메아리] 세계화시대의 마을만들기 운동 - 임경수

우리나라의 마을만들기 운동은 1997년 『이런 마을에서 살고 싶다』라는 김찬호의 책으로부터 촉발되었다. 그 이후 지방자치의 시작과 마을을 새로운 문화 창조의 공간으로 바라보려는 시도와 맞물리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하기 시작하였다.도시에서의 마을만들기 운동은 서울 인사동에서 지역의 정체성과 장소성을 찾기 위한 활동으로 시작하여 북촌 한옥마을로 이어졌으며 여러 도시에서 차 없는 골목 만들기, 쌈지 공원 만들기, 어린이 통학로 확보 운동 등으로 번져나갔다. 이후 대구 삼덕동의 담장 허물기 운동, 홍익대학교 주변 클럽을 중심으로 한 거리문화 운동, 성미산의 나무를 지키기 위해 시작된 마포 성미산의 사례로 발전하였다.농촌의 경우는 90년대 후반 녹색연합의 금산 건천리 생태마을 사업을 그 시작으로 보고 있다. 녹색연합은 강화도 장화리, 무주 진도리, 홍성 문당리에서 사업을 추진하면서 농촌에서의 마을만들기 운동을 주도하였다. 이를 계기로 농촌살리기, 그린투어리즘의 차원의 중앙정부 지원이 이루어지면서 화천 토고미마을, 양평 부래미 마을, 남해 다랭이 마을 등 이른 바 스타 마을을 탄생시키기도 했다.그런데 마을이 존재하고 있는데 왜 마을만들기 운동일까. 이는 마을의 외형은 있지만 예전의 마을에서 운영되고 동작되었던 많은 일들이 일어나지 않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마을이 해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의 마을은 마을주민들이 소속감과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공간이었으며 생산, 소비, 교육, 문화, 복지가 한 번에 어우러져 있는 공간이었다. 대규모 아파트의 건설, 부동산 가격과 교육여건에 의한 잦은 이사, 대형유통센터 중심의 소비생활은 도시마을을 그저 우편물이 찾아오게 하는 주소의 의미로 전락시켰다. 인구의 유출과 고령화에 의해 농촌마을은 이제 작목반마저 구성하기 어려워졌고 주민 활동은 거의 없는 반 양노원이 되어가고 있다.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마을의 해체가 경제적으로도 우리 삶의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 마을에서 공동체적으로 해결했던 많은 일을 현금을 주고 해결할 수밖에 없어 많이 벌지만 더 많이 지출해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소비활동을 외부에 의존하다 보니 지역의 일자리 줄어들고 있다. 외국의 마을만들기 운동은 이러한 모순적인 구조에도 도전하고 있다. 다양한 생활협동조합운동, 농민중심의 지역시장(Farmers Mraket), 로컬푸드(Local Food) 운동, 지역화폐(LETS) 등 지역의 공동체성을 바탕으로 지역경제를 살리고 사회적 약자를 돕는 다양한 운동과 사업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마을의 해체는 더욱 가속화되고 지역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마을만들기 운동이 더욱 발전하여 세계화 시대에 마을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지역사회와 지역경제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든든한 지킴이가 되기를 희망해본다./임경수(사회적기업 (주) 이장 대표이사)▲ 임경수 이사는서울공대를 졸업했으며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환경농업과 교수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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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1.27 23:02

[새벽메아리] 무늬만 지역정치인 퇴출시켜야 - 김영기

이명박 정부 들어 독선과 오만, 아집의 정치가 되풀이 되고 있다. 촛불 민심외면, 싸용차와용산참사, 미디어법 날치기 등 대화와 타협보다는 대립과 갈등을 불러오고 있다. 이는 이명박 정부가 민심에 귀 기울이지 않고 불도저식 밀어붙이는 정치를 계속하는데 있다. 검찰과 경찰을 앞세운 공안적 탄압으로 민주주의의 후퇴를 가속시키고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서울 및 수도권의 과밀과 집중 정책을 가속화시키는 것이다. 서울공화국의 오명을 벗고 지역균형발전을 추진하는 것은 역대 정권의 숙원사업이었다. 산업화 초기 단계에 압축 성장을 위해 숱한 지역의 희생 위에 오늘의 한강의 기적 이라 불리는 서울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나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집중과 인구의 과밀은 비효율을 극대화시키고 결국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전락된 것이 오래전이다. 산업화의 상징인 서울은 더 이상 발전을 선도하는 곳이 아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지역균형 발전 모색과 서울의 과밀을 막기 위한 정책이 이명박 정부 들어 송두리째 무너졌다.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수도권 집중이 되풀이되며 지역은 황폐화를 지나 존립자체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여기에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의 무력화는 이명박 정부의 지역 말살정책의 기본입장의 반영과 더불어 지금까지 힘겹지만 그나마 진행되었던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싹조차도 송두리째 허물어버렸다. 이제 중앙정부의 지원에 근거한 지역균형발전은 세종시와 더불어 또 하나의 축인 혁신도시와 기업도시의 무력화와 지연 정책에서 보듯이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 이미 수도권은 제동장치를 제거하고 무한질주하며 모든 지역의 역량을 빨아들이고 있다. 이제 지역이 살 길은 중앙정부에 대한 '대답 없는 메아리'와 짝사랑을 버리고 스스로 살 길을 모색하는 길 밖에 없다. 중앙정부가 주는 떡고물에 기대어 종자돈을 마련하여 투자확대를 통한 산업발전은 물거품이 되었다. 중앙정부는 4대강처럼 기득권 유지에는 수십조를 단박에 책정하며 밀어붙이면서 지역에는 때 쓰는 아이에게 사탕하나 주듯이 입막음으로 찔끔찔끔 주면서 오만 생색은 다 내고 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진입장벽은 다 풀어주고 지역 상권을 붕괴시키면서 특성화 시장이나 재래시장 살리기에 돈 몇 푼주며 중소상인을 살린단다. 공룡신문과 미디어는 온갖 탈법과 세력 확장을 허용하고 지역신문 살리는 데는 몇 푼 안 되는 기존 지원마저 끊어가고 있다. 전북지역은 당장 혁신도시와 새만금자유경제구역을 비롯한 지역 산단이 수도권의 빨대효과와 세종시에 대한 특혜로 인해 경쟁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있다.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패러다임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한국경제에서 지역경제로, 한국학에서 전북학, 한국인에서 전북인, 서울 대학에서 지역 대학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것에 우리도 모르게 몸속 깊이 배어있는 중앙주의적 습속과 사고를 버리고 지역을 주체로 놓고 새롭게 정체성을 확립해가야 한다. 서울에 대한 독립군 의식 없이 지역은 살길이 없다. 독립투쟁하는 심정으로 모든 것에 변화를 위한 기초를 다져야 한다. 정치도 지역정치만이 살길이다. 오늘의 전북을 망친 30여년 넘게 지역을 장악한 대다수 유력 지역 정치인이 뜨내기로 거의 서울 사람이다. 잠시 주소만 놓고 주말 자취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서울 사람인 그들을 금의환향한 전북사람인 줄 알고 짝사랑하며 찍어준 우리의 책임이 크다. 비록 시작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일지언정 지금부터 이들을 퇴출시키는 일을 해야 한다. 이번 6,2 지방선거도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과 더불어 중앙에 줄 댄 기생 지역정치인, 금의환향을 가장한 서울 사람들을 가려내고 진본 지역정치인을 가려내는 투표를 통해 지역사회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서울 중심 카르텔을 허물어 가야 한다. 지역사회민주화는 서울 정치권 및 중앙정부와 야합한 지역의 가짜 정치인들을 퇴출시키는 작은 걸음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투표를 통해 보여주자! 지역은 지역 정치인에게 맡기자! 전북정치의 중심을 여의도에서 전북으로 옮겨와야 한다. 여기에 전북이 살 길이 있다./김영기(전북참여연대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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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1.20 23:02

[새벽메아리] 결찰과 복원 - 김관식

2009년의 마지막 날을 보내며 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 몇 분과 송년모임을 가진 적이 있다. 불임과 내분비학, 산과학, 종양학 등의 전공 교수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던 중 화제는 당연한 듯 최근 분만수의 현저한 감소와 함께 산부인과의 어려운 사정이 회자되었다. 의례 그렇듯 산과 담당 교수들의 탄식 어린 이야기를 들으며 출산율을 유지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를 기회 있을 때마다 되짚어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가 되었다.우리나라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겪으며 많은 것을 빠른 시간 내에 성취해 왔다. 그 중 하나가 가족계획사업이다. 한때 우리는 출산율이 현저히 떨어지자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단기간 내에 성공한 인구정책이라 자랑했으나 지금은 그 자랑이 우려스러운 것이 되고 말았다. 필자가 1980년대 무의촌에서 공중보건의사로 복무하던 시절에 읍면 단위에도 보건업무 담당직원이 있었다. 이들은 가가호호 방문하여 산아제한 정책의 핵심사업인 남성의 정관결찰술이나 여성의 난관결찰술 등 불임시술 실적을 다투던 이들이었다. 그러다 90년대 초 전공의 시절엔 대학병원에서 불임수술을 위해 묶였던 난관을 복원하는 수술팀의 일원이 되어 일했던 필자로서는 최근 저출산과 관련된 논의들이 남다르게 느껴진다.복원수술의 성공을 위해서는 복원하려는 이유에 대한 상담에서부터 환자의 생식력에 대한 객관적 평가, 수술과정의 현미경적 정밀함, 적절한 수술 후 처치, 임신 성공률에 미치는 영향요인의 분석을 통한 지속적인 수술 술기의 향상노력 등이 있어야 한다. 하물며 출산율의 복원은 거시적이면서도 정밀한 노력을 다하여도 선진국의 경험에 비춰보면 일시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최근에는 중앙정부나 지자체에서도 출산율 증가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한편으론 출산율과 관련지어, 개인적 가치관에 따라 태도의 편차가 심하여 선진국에서도 항상 쟁점이 되어온 인공유산 문제에 대한 대책도 논의되고 있다. 심지어 병무청은 있는데 출산청은 왜 없느냐는 이야기도 들린다.이같은 무성한 논의에도 여전히 신생아실의 아기울음소리는 돌아오지 않는다. 과거 출산율 감소는 정책의 결과지만 현재의 낮은 출산율은 본질적으로 젊은이들의 의식의 변화에 기인한 것이다. 그러나 많은 대책들은 젊은이의 내적 변화를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특히 여성의 경우 스스로를 제어할 수 없었던 남성 중심의 과거와 달리 현재는 다양한 피임법의 보급과 함께 여성 자신의 몸에 관한 자기결정 의식이 높아져 있다. 사회경제적 이유로 아이를 안낳는 여성 뿐만 아니라 출산이 인생에 있어 반드시 해야 할 가치 있는 일의 우선순위가 아니므로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말하는 여성이 늘고 있는 것이다. 출산이 의무가 아니라 일생 중 하고 싶은 버켓리스트의 상위를 차지할 때 출산율 복원에 대한 다양한 대책도 효과를 나타나게 될 것이다. 출산 문제가 여성의 주도하에 있음을 인식하고 여성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김관식(자인산부인과 원장)※ 김관식 원장은전북대 산부인과학 교수전북대학교병원 교육연구실장를 역임했다. 현재 전북대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대한산북인과학회 재정위원세계산부인과학회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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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1.13 23:02

[새벽메아리] 이웃과 이웃속에 발견하는 희망의 싹 - 김길중

한해가 저물고 또 다른 한해가 열리면서 지난 시간에 대한 아쉬움에 대한 정리와 새로 맞이하는 한해에 대한 여러 소망이 사람들 속에서 오르내리는 시기다.소망하고 기대하는 새해의 희망 중 으뜸으로 꼽는다면 자신과 가족, 그리고 사회와 나라의 건강과 평화로움, 그리고 풍요로움에 대한 내용이 많을 것이다. 이 모든 소망과 기대들이 나와 이웃들에게도 이루어지기를 이 자리를 통해 빌어본다.필자가 거주하는 동네는 전주시내 여러 권역중 생활수준이 중간이상에 속하고 교육열이 높은 지역에 포함되는 편이다. 인구밀도가 높고 아파트 거주자의 비율이 또한 매우 높은 지역이다. 이 동네는 이러한 주변환경 속에서 몇 년 전부터 관심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서 회자될 만큼 주민공동체에 의한 여러 지역 활동이 진행 중이다. 입주민들끼리 팔 걷어붙이고 만들고 잔치를 벌이는 '섶다리'가 있고, 여러 아파트가 힘을 합해 '한동네 큰잔치'라는 이름의 조그만 주민축제를 스스로 준비하고 진행하며, 아파트가 아닌 원거주민들의 지역에서는 문화적으로 소외되기 쉬운 동네에서 스스로 동네를 디자인하고 문화적 프로그램으로 꾸며가는 '재뜸마을'이 있는 지역이다. 아파트 숲과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섶다리가 아파트 숲 한가운데 있어 더욱 빛나며, 한동네 큰잔치를 통? ?이웃과 이웃을 넘어 동네가 어우러져 시골에서의 면민의 날과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는 어울림의 마당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재뜸마을로 불리는 동네에서는 오래전 기억속의 풍경이 살아나온 듯 천막치고 스크린 걸고 동네 마당에서 영화와 연극을 본다.누군가 목적의식적으로 기획하여 만든 것이 아니며 시민단체가 결합되어 공동체복원과 활성화를 목적한 작품의 결과물도 아니다. 섶다리 마을에서는 그 마을의 사연이 있다. 기존의 동민의 날과 경쟁하는 관계로 이해되었던 초창기를 지나 주민들 스스로 준비하고 이끌어가는 '한동네 큰잔치'가 말 그대로 자연스레 지역을 대표하는 작은 잔치로 잡아 해마다 그 시기가 되면 또한 묵묵히 어떤 사람들에 의해 준비되는 과정을 통해 정착해가고 있다.얼마 전 위에서 언급한 것 중 하나인 섶다리의 경험을 담아, '섶다리를 통해 만들어진 민관협력의 사례'라는 내용으로 지역의 한 시의원이 전국의 지방의원들 중 우수의정활동사례로 꼽혀 시상하게 되었다. 상은 시의원이 타지만 주민들에 의한 지역공동체의 노력이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모범사례로써 언급된 것으로 여겨 이러한 노력에 관계했던 한 사람으로써 매우 기쁘고 또한 이러한 사례들이 형태와 내용을 달리하지만 확산되고 정착해 가야할 대안으로써 평가받음에 대해 반갑다.필자는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이 지역을 떠나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간다. 사는 곳은 달라지지만 이 동네에서의 이 활동들의 앞날이 어떻게 전개되고 어떤 식으로 발전되어 나갈 것인지에 대해 매우 관심이 깊다. 삭막하고 단절감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아파트에서 이웃과 동네를 이루어내고, 다양하고 활발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문화적 프로그램을 통해 그것이 넓혀져 마을을 이루고 도시를 이뤄가는 것, 그것이 모두의 희망이지만 섣부르게 말하기 쉽지 않아 묻어둔 우리 모두(공동체)가 바라는 우리들의 삶의 가장 구체적인 상이 아니겠는가? 실컷 자랑한 동네를 떠나면서도 이 동네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못하는 나의 새해의 희망이 여전히 이곳의 여러 활동에 있는 이유이자 근거이다./김길중(전주섶다리만들기시민모임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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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1.06 23:02

[새벽메아리] 동네민주주의의 실천 - 최성은

얼마 전 이메일 하나를 받았다. 풀뿌리 다큐멘터리 "우리동네" 라는 제목이었다. 타 지역에서 만든 다큐멘터리 소식을 전하는 이메일이다. 아마 동네사람들의 진솔한 삶이나, 동네사람들이 주인공이 되어 자기의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내용이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메일을 열어보았다. 그런데 기획의도가 심상치 않다. "민주주의란 무엇입니까?" 라는 다소 도발적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30년전 유신체제에 반대해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표출한 이후 오늘날 한국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성장 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동네 이야기를 다루면서 다소 거창한 표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기에 민주주의라는 거대 담론을 이야기 하고 있을까? 그리고 민주주의는 무엇이지? 라는 의문이 들었다.답은 의의로 간단했다. 바로 대화와 소통이었다.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 되는 지역의 여러 동네는 주민들이 참여하고 하나가 될 수 있는 다양한 매개체를 활용하고 있었다. 지역화폐, 마을 도서관, 공동육아, 마을 축제 등 여러 가지 통로를 통해 지역의 주민이 참여 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의 의제를 결정하는데 있어 주요한 절차가 표결과 다수결이 아니라 대화와 소통이라는 것이다. 때론 수다처럼, 때론 격렬하게 서로의 의견을 표현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다큐는 결과에 탄복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걸 이뤄나가는 과정에서 서로 의견을 나누고 소통하는 것이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것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었다.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민주주의의 진정성을 바라보고 있었다.물론 국가적인 의제에서는 상황이 다를 수 도 있다. 전 국민이 모두 모여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 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지난 한 해를 돌이켜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거론하는 것 중에 하나가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고, 그 원인의 하나가 대화의 단절과 소통이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대화와 소통이 얼마나 민주주의를 실천함에 있어 중요한 매개체임을 알 수 있다.자신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강요한다면, 자유로운 의견의 교환이 이뤄지지 못한다면, 매섭지만 비판이 허용되지 못한다면, 과정 보다는 결과만을 중시한다면 살아있는 민주주의라 하기 어려울 것이다.한해가 저물어 간다. 이맘때쯤이면 아마 대부분 한해를 돌이켜 보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 생각된다.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 등을 돌아볼 시간인 것 같다. 돌이켜 보니 올해도 역시 다사다난 했던 한해였다. 뜨거웠던 광장의 촛불,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 미디어법을 둘러싼 국회의 대치 등 그 어느 해 보다도 다사다난 했다. 아마 내년에도 어김없이 많은 일이 있을 거다. 그러나 올해와 조금 달라졌으면 한다. 새해엔 소통과 대화가 넘치는 왁자지끌한 한해가 되길 소망한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문제를 토의하는 민주주의, 과정과 소통을 중시하는 민주주의, 느리지만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동네 민주주의가 이 동네 저 동네를 비롯해 우리사회 전반에 널리 퍼졌으면 한다. /최성은(전주 시민미디어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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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30 23:02

[새벽메아리] 아이 낳고 애국도 하고 - 이윤애

'아이 낳아 애국하자고? 그럼 국가가 나와 아이를 위해 뭘 해 줄 건데?' 다섯 살 된 딸아이를 키우며 직장생활을 하는 엄마가 도발적으로 반문한다. 어린이집 종일반에 딸아이를 출근하면서 데려다주고 퇴근하면서 데려오는데, 출장이나 교육, 연장근무 등으로 아이를 제시간에 인계인수할 수 없는 상황이나 요즘처럼 신종플루비상으로 갑자기 어린이집이 휴원을 하면 아이를 잠시 돌봐줄 사람을 찾느라 쩔쩔 매곤 한다. 또한 법적으로 당당하게 쓸 수 있는 출산휴가도 눈치 보이는 데 육아휴직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더구나 끝이 보이지 않는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 일하는 엄마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보육시스템. 그 뿐인가? 우리 사회 곳곳에 아이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건사고들, 유해음식들, 유해환경들... 무모한 엄마가 아닌 다음에야 아이를 제대로 키울 자신이 없어 둘째는 일찌감치 포기했다고 한다.인구보건협회가 발간한 '2009 세계인구현황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은 전 세계 평균(2.54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22명이며, 186개 조사대상국 가운데 최하위에서 두 번 째 국가이다. 급격한 인구고령화 추세와 맞물린 저출산의 심각성은 생산인구를 감소시켜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리고 엄청난 사회보장재정 부담으로 국가적 재앙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부도 미래 지속성장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2006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출산장려금 지원, 보육료 지원, 각종 세제혜택, 가족친화적 사회문화 조성 등 꾸준히 저출산 극복을 위한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정부의 저출산 대책은 범위가 제한적이고 제도를 만들어도 젊은 부부들의 피부에 와 닿지 못해 아이낳기를 꺼리는 이들의 마음을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다. 예를 들어 충북 괴산군에서는 다섯째 아이를 낳으면 천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원한다고 한다. 첫째 낳기마저도 주저하는 가임부부들에게 과연 다섯째아이 천만원이 출산유인책이 될 수 있을지 그 실효성에 의구심이 들 뿐이다. 자치단체의 정책이라지만 참 한가한 출산장려책이다.생태경제학자 우석훈은 환경과 인간을 학대하는 토건사업이 인간의 성욕을 감퇴시켜 성관계 횟수를 줄이고, 결과적으로 출산율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열변을 토했다. 토건과 출산율이 반비례한다는 명제가 과학적 증명을 통해 성립되었는지 모르겠으나 그 명제에 동감한다. 걱정된다. '아이낳기 좋은세상 운동본부'는 다자녀가족 시상뿐만 아니라, 일과 양육을 병행할 수 있는 가족친화적 일자리나 일하는 엄마를 배려하는 보육시설들을 발굴해 '칭찬합시다'와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회적 모델로 삼고, 워킹맘들에 비친화적인 기업과 기관들의 사례를 찾아 사회적으로 고발하는 등의 활동으로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야 한다. 이러한 사회적 활동들이 많아질수록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효과적인 정책들을 펴 나갈 것이며, 가임부부들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을 것이다. 가까운 훗날 나의 딸과 아들이 아이 좀 봐 줄 수 없냐고 간청한다면 단호히 거절하고 자손만대로 부모들이 마음 놓고 아이 키우기 좋은 사회적 돌봄시스템구축을 위한 할머니운동을 해야 할 것 같다. 한편 할머니가 되기 전 이미 운동의 필요성이 해소되진 않을까 과도하게 욕심스러운 기대도 함께 해본다./이윤애(전북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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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23 23:02

[새벽메아리] 소중한 사람들이 함께한 주거복지 실천 - 김영찬

2009년 한 해 동안 많은 일들을 지역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해왔다. 주거복지라는 화두를 던지면서, 조금은 낯설고, 어렵기만 한 그러나 꼭 필요했던, 그간 다루지 못했던 주거복지에 대한 관심을 전북지역 곳곳에 알려내기 위해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렸다. 지역의 소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주거복지가 무엇인지 함께 토론하고, 설명회도 개최하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민간단체들이 함께 하여 전주주거복지네트워크가 구축이 되고, 전북주거복지협의회가 구축되어 올 한 해 동안 전북지역에서 주거복지를 공론화 시켜왔다.정부에서는 저소득층의 주거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주거복지 프로그램들을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주거복지 프로그램의 주요 대상이 되는 이른바 주거취약계층의 대부분이 정부의 주거복지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실정을 알게 되면서부터 주거복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다. 주거복지는 사회복지영역에서 막내둥이다. 또한 정부의 정책과 제도가 미흡한 게 사실이다. 그 결과 주거복지 인적/물적 자원이 한정되어 있고, 수도권에 집중되어져 있고, 주거복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정부의 주거복지 프로그램은 지원내용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첫째는 공공임대주택(영구임대, 국민임대, 전세임대, 매입임대 등)을 제공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주택임차자금(저소득 전세자금대출, 근로자, 서민 전세자금 대출 등)을 지원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주택개량(주거현물집수리, 서민주택 집수리, 농어촌장애인주택개보수 등)에 대해 지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주거복지 프로그램을 주민교육, 상담진행, 홍보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알려내고 자신들의 주거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하여 지금은 많은 분들이 알고 있다. 다만, 여전히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현실이 안타깝다.주거복지 자원이 부족한 현실에서 지역주민ㆍ복지시민사회단체, 집수리자활공동체들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여 지역의 주거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주거상담 및 각종 주거정보제공, 집수리지원, 공공임대주택 입주지원, 긴급임대료 지원, 주거지 마련을 위해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월세가 밀려 강제퇴거에 몰린 모자가정에 대해 민간자원을 연계하여 주거안정을 찾게 하고, 주택이 붕괴되어 어려움에 처한 노인, 장애인 가정에 주택을 마련해주고, 몸이 불편한 노인, 장애인 분들을 직접 모시고 공공임대주택에 입주를 지원하기 위해 신청에서부터 입주까지 도움을 주기 위해서 작은 실천들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소중한 사람들이" 함께 하였기에 가능한 일이였습니다.집수리자활공동체, 네트워크 참여단체 실무자, 솔내주거복지사업단의 어르신, 개별 후원인 들의 "소중한 사람들이" 정말 고맙습니다./김영찬(전주주거복지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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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16 23:02

[새벽메아리] 지속가능한 전주를 위한 희망사항 - 김길중

한해가 저무는 12월, 전주에도 달라진 게 많을 것이다. 그중 눈길을 끈 것은 간선도로상의 화단형 중앙분리대 설치다. 무단 U턴과 사고방지, 열섬현상 해소 등을 목적한 것으로 알고 있다. 기린로 등 대로에 재설치 된 중앙분리대의 경우 수십년 째 설치와 해체를 반복 하였다. 교통정책과 도시계획 변동 탓으로 이해 하지만, 나에겐 반복되었던 과정으로 유추할 때 이번에 설치한 중앙분리대는 몇 년 후에 없어질지에 더 관심이 간다. 매번의 설치와 복구에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또한 두는 게 좋은지 없는 것이 나을지는 내가 잘 모르는 일이다. 다만, 갈팡질팡하며 벌어지는 과정상의 낭비를 지적하고자 한다. 중앙분리대를 들어서 이야기 했을 뿐, 이런 사례들은 많다. 자전거도시나 경전철 번복도 자치단체장의 교체에 따른 일관성 결여와 연속성 없는 도시계획 사례에 포함 될 것이다.런던이나 베를린과 같은 도시도 구도심 공동화와 대중교통 문제, 새로운 도시계획의 수립과 형성에 있어 우리가 현재 겪는 문제를 앞서 걸었다. 여러 차이가 있겠지만, 그 도시들과 우리도시의 가장 큰 차이가 도시계획에서의 일관된 정책의 고수가 아닌가 싶다. 일관된 도시정책의 핵심은, 도시공동체에 의해 수립되고 지켜졌다는 점이다. 우리처럼 자치단체장의 교체에 따른 중단이 존재 할 수 없는 도시 정책 수립에 대한 공동체의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전주에도 장기적인 발전계획과 관련해 논의하는 위원회가 있다. 과문한 탓인지 시민들의 공감과 참여, 합의 속에 만들어진 비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있다면 선거에서 새로 당선된 시장을 중심으로 나왔던 추상적인 구호와 상징적인 이미지에 불과할 뿐, '자전거도시', '전통문화예술도시' 역시 시민에 의해 공유되고 합의된 것은 아니다. 필자도 이 방향에 동의하며 적극 추진되어야 한다고 믿지만 그것이 도시공동체에 의해 수립되고 동의된 것인가 와는 다른 문제다.내년이면 지방선거가 실시되고 시장과 선량들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입지자 들에게 주문하고 싶은 게 있다. 어김없이 등장할 '**비전연구소', '**발전연구원'과 같이 연구의 실체가 없는 조직 말고, 입지자로서 가져야할 비전을 갖추기 위해, 또는 그 비전을 창출하는데 기여하고 참여하는 목적의 네트워크를 만드는데 앞장서 달라는 주문이다. 남들과 차별화된 공약으로써 내세우기 위한 목적 대신에, 흔들리지 않고 가야할 전주의 비전을 만드는데 노력해 주는 정치인들이 있었으면 한다. 교통정책 수립시 대중교통과 자전거는 자동차 정책과 어떻게 연계시켜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연구하며 한옥마을과 전주천, 그리고 영상산업을 어떻게 배치해야 전통문화와 현대가 어우러진 도시로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전문가와 시민의 총의를 모아 만들 방법을 논의하는 조직을 필! 요로 한다.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전주가 나아갈 길을 열어가는 앞머리에 서야 하는 게 바로 그들의 책무이기 때문이다.한 표가 아쉬울 입지자 들에게 이런 주문이 접수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완성되고 걸러지지 않은 구상을 섣부르게 공약으로 내세우려 하기보다 시민에 의해 합의되고 마련된 '전주의 정책'을 만드는데 역할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 이자 나의 희망사항이다./김길중(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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